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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댄스음악열풍 너무오래간다/90년대들어 유행…발라드등 타장르 무력화

    ◎김건모·룰라 앨범 1백만장이상 팔려/평론가들 “가요계 균형발전 저해 걱정” 댄스음악이 너무 오래 춤추고 있다.지난 90년대부터 불기시작한 랩,레게 열풍이 절정에 이르면서 댄스음악은 상반기 가요계를 평정하다시피 하고 있다.해가 바뀌자 마자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이 음반시장을 달궈놓더니 이제는 룰라의 「날개잃은 천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아무리 가요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멜로디를 외우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레코드가게마다 집중적으로 틀어대니 이 사이에 다른 분야의 노래가 끼어들 틈이 없다. 댄스음악 열풍을 그대로 반영하는 곳이 음반시장.김건모의 3집앨범은 2백만장 고지를 훌쩍 넘어 2백50만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룰라 2집이 1백만장을 넘어섰다.듀스의 최신앨범도 「굴레를 벗어나」를 빅히트시키면서 도매상 사전주문만 1백만장 고지에 올랐다.그러나 댄스음악 2백만장 시대의 한켠에서 발라드,록 등 다른 장르의 앨범은 20만장을 넘기기 힘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음반산업의 전반적인 불황속에서 댄스음악만 「공룡」과도 같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댄스음악앨범의 구매계층 대부분이 청소년층이라고 볼때 이런 기형적인 현상이 시장의 균형잡힌 발전을 저해할 것은 불을 보듯 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댄스음악의 과열장세는 가요계 전체를 놓고 볼 때도 우려되는 일.Re.f,피아노,팝콘 등 새로운 댄스그룹들은 쏟아지는데 신승훈,장혜진 등을 받쳐줄 발라드 가수로는 서지원,녹색지대 정도를 꼽을 수 있는 형국이다.폭발적인 댄스음악의 유행이 지나고 나면 뚜렷한 대안이 없는 가요계는 황폐해 질 수 밖에 없다는 것. 물론 댄스가 대중음악의 주체인 젊은이들에게 가장 친근한 음악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또한 댄스음악이 호황속에 다채롭게 가지를 치며 자체적으로 발전한 측면도 없지 않다.정통 랩을 구사하며 청소년팬을 모으고 있는 듀스는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그 음악성을 상당히 인정받고 있다.문제는 작년까지만 해도 조화롭게 공존하던 복고풍,리메이크,리듬 앤드 블루스 등이 올해 김건모 열풍을 기점으로 일제히 자취를 감췄다는데 있다.한 평론가는 『댄스음악 자체가 죄인이라기 보다 댄스만 극단적으로 편식하는 수용자의 자질이 문제』라면서 『가요의 고른 발전을 막는 이런 편애로 결국 가장 손해를 보는 것이 수용자들이라는 점이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 남중생 최고인기직업 “운동선수”/교육개발원,7천8백명 조사

    ◎방송·연예직종 뒤이어… 여중고생은 “교사”/본받고 싶은 인물,위인서 선생님·부모로 중·고교에 다니는 청소년이 가장 원하는 직업은 무엇일까.또 어떤 사람을 가장 따르고 싶어할까. 한국교육개발원이 최근 전국 38개 중·고교생 7천8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중고생의 논리적 사고및 정의적 발달 특성연구」라는 보고서가 흥미로운 응답을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하는 직업은 남자 중학생은 1위가 운동선수이고 다음으로 의사·과학자·군인·경찰·회사원 순이며 여중생은 1위가 교사이고 연예인·디자이너·의사·학자 순이다. 또한 여학생들에게 가장 매력있는 직업은 중·고교 똑같이 교사로 조사돼 여학생의 현실적인 직업관을 나타냈다. 또 중·고생들이 따르고 싶어하는 동일시 인물은 역사적인 유명인물에서 벗어나 선생님이나 친구·부모 등을 꼽아 가까이 있는 사람을 택하는 현실적인 사고 경향을 드러냈다. 마음속으로 좋아하거나 따르고 싶은 인물은 중학생이 친구·선생님·어머니·아버지 순이었고 고교생은 선생님·친구·어머니·아버지였다. 중·고생이 가장 갖고 싶은 물건은 남중생이 컴퓨터·자전거·오토바이,여중생이 옷·컴퓨터·피아노,남고생이 오토바이·컴퓨터·자가용,여고생이 컴퓨터·오디오·옷 순으로 조사됐다. 교육개발원은 또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8개 생활영역에서의 고민내용을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용모면에서는 「키가 너무 크거나 작다」,가정환경에서는 「부모님의 기대가 너무 높아 부담스럽다」,친구면에서는 「진정한 친구가 없다」,이성문제에 있어서는 「고민을 의논할 수 있는 이성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제일 큰 고민으로 들었다.
  • 온가족 즐길수 있는 음악회 풍성

    ◎예술의 전당·계몽앙상블·KBS향·페스티벌 앙상블 마련/동요·만화영화 주제곡 등 신나는 선율로 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로 이어지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각종 공연들이 다채롭게 마련된다. 예술의 전당은 4∼6일 음악당에서 어린이날 기념 가족음악축제를 대대적으로 펼치고 실내악단 계몽앙상블은 3일 하오7시30분 계몽아트홀에서 「어린이와 어머니를 위한 음악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영상과 이야기를 곁들인 음악회를 연다. KBS교향악단도 5일 하오4시부터 KBS홀에서 「파란마음 파란 음악회」라는 타이틀의 어린이날 연주회를 갖고,한국페스티벌앙상블은 7일 하오4시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야외조형무대에서 「꽃과 환상의 축제」라는 이름으로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야외음악회를 마련한다. 예술의 전당이 어린이 날을 맞아 기획한 가족음악축제는 ▲4일 하오3시,7시 「군악대 아저씨와 함께」 ▲5일 하오 2시,6시 「금난새와 함께 하는 어린이 클래식음악회」 ▲6일 하오2시,6시 「동요콘서트」로 다양하게 꾸며진다.계몽앙상블의 「어린이와 어머니를 위한 음악이야기」는 어린이책 전문 출판사인 계몽사가 기획한 연주회.순수 클래식 공연과 달리 연세대 성악과에 재학중인 인기탤런트 이아현씨가 출연,연주곡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 이해와 흥미를 높인다.모차르트의 「피아노 듀엣을 위한 소야곡」「작은 별에 의한 12개의 변주곡」 등을 들려주며 마지막에는 월트디즈니의 만화영화 「미녀와 야수」,「인어공주」,「알라딘」,「라이온킹」의 주제음악을 영상화면과 함께 연주한다. KBS교향악단 수석 객원지휘자 박탕 조르다니아의 지휘로 연주되는 「파란 마음 파란 음악회」는 어린이들을 주 관객으로 하는 음악회인만큼 신나고 재미있는 곡들로 꾸며진다.만화영화의 효과음악으로 가장 자주 사용되는 로시니의 「윌리업 텔」서곡으로 시작해 생상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앤더슨의 「타이프 라이터」「나팔수의 휴일」을 연주한다.특히 모차르트의 「장난감 교향곡」을 장난감악기로 연주하고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을 경쾌하고 맑은 소리를 내는 마림바로 연주한다. 한국페스티벌이 국립현대미술관과 공동주최하는 「꽃과 환상의 축제」는 가족들이 함께 야외에 앉아 초여름의 꽃향기에 실린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을 즐길 수 있는 자리.연주곡도 비발디의 「나는 재스민꽃」,슈만의 「호도나무」,포레의 「버림받은 꽃」,김동진의 「수선화」,듀크 엘링턴의 「아프리카의 꽃」 등 꽃에 대한 노래들이다. 그런가하면 국립국악원은 5일 어린이 날을 맞아 상오11시부터 미사리 조정경기장 잔디광장에서 야외국악공연을 연다. 매년 수천명의 가족단위 입장객을 맞는 미사리조정경기장에서 국악원 연주단과 무용단 70여명이 펼치는 이번 공연에서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궁중무용과 궁중음악에서부터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봉산탈춤,사물놀이를 선보인다.관람료는 무료.
  • 독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내한/거장 마주르 지휘… 강동석과 협연

    2백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26∼2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우리 음악팬들에게 첫선을 보인다. 지난 여름 뉴욕필하모닉을 이끌고 우리나라를 찾았던 거장 쿠르트 마주르가 지휘봉을 잡고,세계 정상급의 재불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이 협연하는 무대. 오랜 전통에 걸맞게 베토벤 피아노협주곡5번 「황제」,멘델스존 바이올린협주곡 E단조,슈베르트 교향곡9번 「그레이트」 등 많은 명곡들을 세계 초연한 바 있는 게반트하우스오케스트라는 이번 한국무대에서 브람스 교향곡 2번과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26일),멘델스존 바이올린협주곡(강동석 협연)과 브루크너 교향곡 3번(27일),베토벤의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과 교향곡 7번·8번(28일)을 연주한다.
  • 「뮤지컬」서 순수음악거리로 탈바꿈 추진(브로드웨이“새바람”:13)

    ◎링컨센터,MET개관 30돌 맞아 국제페스티벌 준비/클래식·현대음악 총망라… 미대표적 문화행사로/각공연장 대대적 보수,개인용 좌석자막 설치도 브로드웨이의 봄은 하나의 얼굴로 나타나지 않는다.거리마다 다른 특징을 지닌 수많은 얼굴로 나타난다.그렇기 때문에 이들 많은 얼굴들은 브로드웨이가 「뮤지컬」이라는 하나의 얼굴로 대표되는 것에 거부감을 표시한다. 뉴욕의 대표적 공연장인 링컨센터를 중심으로한 「클래식」음악의 세계는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거부감을 나타내는 얼굴이다.뉴욕이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오케스트라와 오페라의 거점이 엄연히 브로드웨이에 연해 있는데 브로드웨이가 뮤지컬의 거리로만 불리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링컨센터측이 밝힌 대규모 국제공연예술행사인 「인터내셔널 아트 페스티벌」청사진은 뉴욕을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영국의 에든버러 못지않은 국제적인 페스티벌의 도시로 부상시키려는 바람에서 나온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브로드웨이의 주도권을 뮤지컬측으로부터 되찾자는 클래식측의 대공세로 해석하는 이들도 많다. 링컨센터내 중심 공연장인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MET)의 개관 30주년을 맞는 내년 여름부터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페스티벌은 클래식음악뿐 아니라 현대음악,무용등을 총망라 하고 있다. 링컨센터에서 기존에 개최해오던 콘서트인 모스틀리 모차르트,시리어스 펀 페스티벌,째즈 앳 링컨센터,그레이트 퍼포먼스 시리즈등을 모두 이 새로운 페스티벌에 흡수시켜 미국을 대표하는 대규모 국제 문화행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1천4백만달러의 예산까지 세워놓고 있다. ○클래식측서 대공세 펴 링컨센터측은 이 페스티벌을 위해 뉴욕타임스의 음악평론가였던 존 라크웰씨를 예술감독으로 임명했으며 산타 페 오페라의 매니저였던 니겔 레던을 총감독으로 스카우트 하는등 전열도 완벽하게 갖춰놓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최근 연방정부의 긴축정책으로 예술지원 예산도 대폭 삭감된 상황에서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또하나의 페스티벌을 할 필요가 있는가 혹은 준비과정이 너무 짧아 졸속의 우려가 있다는등 비판적인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제기에 대해 링컨센터의 나탄레벤살 회장은 『청중이 없다지만 실제로 청중은 우리 주위에 있게 마련』이라고 전제하며 『어려울수록 움츠러들기 보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센트럴파크가 시작되는 서쪽끝인 콜럼버스서클 북쪽의 브로드웨이 62스트리트에서 66스트리트까지 걸쳐 있는 링컨센터는 오페라의 전당인 MET를 중심으로 뉴욕필하모니의 거점인 에이브리 피셔홀,뉴욕시티발레와 뉴욕시티오페라의 본거지인 뉴욕스테이트극장,비비안 보몬트극장,그리고 세계적 음악대학인 줄이아드스쿨등 다섯개의 대형 공연장과 여러개의 작은 공연장들로 이뤄져 있는 명실공히 순수음악과 무용의 중심지 역할을 해오고 있다. 더욱이 링컨센터는 57스트리트에 있는 카네기홀과 함께 뉴욕음악의 중심지역을 형성해왔으며 60스트리트의 포댐대학,77스트리트의 국립자연사박물관과 함께 센트럴파크 서부지역을 문화지대로 발전시키는데 공헌을 해왔다. 슬럼화 돼있던 이 지역은1957년 존 D 록펠러3세가 4천5백만달러를 기증,새로운 뉴욕음악의 중심지로 개발이 시작되어 마침 카네기홀에 거점을 두고 있던 뉴욕필하모니와 오랫동안 39스트리트의 뮤직홀에 있던 메트로폴리탄오페라가 새로운 장소를 물색하게 되자 더욱 급속히 추진됐다.59년 공사를 시작,62년 필하모니홀(후에 에이브리피셔홀로 개칭)이 최초로 완성됐으며 64년에는 뉴욕스테이트극장이,66년에는 MET가 개장되었고 다른 공연장들도 속속 들어섰다.92년 오늘날 공연예술도서관과 기타 사무실로 쓰이는 링컨센터 노스의 개관으로 링컨센터는 완공을 보게됐다. ○준비과정 졸속 우려 링컨센터측은 새로운 페스티벌 개최와 함께 각 공연장의 시설도 대대적인 보수를 계획하고 있다.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MET에 설치될 등받이 자막이다.오페라를 관람할때 무대옆에 설치해놓는 동시번역 자막 대신 좌석 뒷면에 스크린을 설치,관객들이 앞좌석 뒤에 설치된 개인용스크린을 통해 번역자막을 보게 하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필요에 따라 스위치로 껐다 켰다 할수가 있어보기에도 편한것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의 피해도 최대한 줄일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다.MET는 그동안 무대관람에 지장을 주고 번역이 필요치 않은 관객들에게는 혼동을 준다는 이유로 자막설치를 반대해 왔으나 최근 공연중인 오페라 「나비부인」에서 시험 가동해본 결과 관객들의 호응이 좋아 2백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올여름까지 설치할 계획으로 있다. 특히 링컨센터를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내 공연예술의 총본산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줄리아드 음악학교의 존재다.교육과 실연이 한자리에서 이뤄지는 환상적인 교육환경을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1905년 미국 음악도들에게 유럽의 음악학교에 필적할만한 교육제공을 목표로 세워진 음악예술학교를 전신으로 하는 이 학교는 1919년 이 학교에 천문학적 액수인 2천만달러를 기부한 거상 아우구스투스 줄리아드의 이름을 따서 줄리아드로 개칭됐다. 51년 무용학부가 개설되고 68년에는 연극학부가 개설돼 종합예술학교가 된 이 학교의 최대 강점은 세계 최대의 교수진이다.세계적인 대가들을 배출한 이들 2백20여명에 달하는 교수진이 철저하게 1대1 레슨을 통해 교육을 시킨다. 줄리아드를 빼고는 한국음악을 얘기할수 없을 정도로 줄리아드는 많은 세계정상급 한국인 음악가를 키워내기도 했다.박인수(성악·서울대) 김남윤(바이올린·한국예술종합학교) 한동일(피아노·보스턴대)등 대학에서 후진양성에 힘을 쏟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 백건우 정명훈 서혜경 강동석등 세계 권위의 콩쿠르에 입상,세계무대에 진출한 음악도도 많다.줄리아드는 미래 음악도를 양성하기 위한 예비학교로도 유명해 바이올린의 장영주양,첼로의 장한나양등도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줄리아드 존재 우뚝 센트럴파크의 서쪽에 위치해 웨스트사이드라고도 불리는 이 지역은 57년 레오나드 번스타인에 의해 제작된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주무대로 주먹이 판치던 것으로 유명했던 지역이다.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본떠 이 지역 양대 갱단 자녀들의 사랑을 다룬 이 뮤지컬은 61년 영화로도 상영됨은 물론 68년과 80년 두차례 뮤지컬 리바이벌 공연을 가질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이 지역은 이제 링컨센터를 중심으로 문화예술의 거리로 바뀌었으며 센트럴파크 혹은 허드슨강 쪽으로 전망이 좋은 곳에 들어선 값비싼 아파트들에는 많은 인기인들이 모여살고 있다.더스틴 호프먼,데미 무어,말론 브랜도,미아 패로,마돈나등 세계적 스타들이 이 동네의 이웃들이며 세계적 패션디자이너 캘빈 클라인,인기 앵커우먼 코니 정도 이 부근에 살고 있다. 다양한 브로드웨이의 얼굴들은 이처럼 저마다의 독특한 모습으로 브로드웨이에 풍요를 선사하고 있으며 변신의 몸부림을 계속하고 있다.
  • 할부 금융회사/내년 1월 출범/재경원,인가기준 확정…5월 접수

    소비자들은 내년 1월부터 자동차·냉장고·피아노·가구·농기계 등 내구재를 살 돈이 없어도 새로 생기는 할부금융사로부터 융자를 받아 물건을 살 수 있게 된다.할부금융이란 소비자가 값비싼 내구재를 살때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는 대신 대출금액에 이자와 수수료를 덧붙여 일정한 기간에 나눠 받는 금융이다. 재정경제원은 늘어나는 할부금융 수요를 제도화하고 제조업체들의 금융비용을 덜어주기 위해 새업종인 할부금융 회사를 신설키로 하고 인가기준을 확정,3일 발표했다. 기준에 따르면 오는 5월부터 한달동안 내구재 제조업체나 리스전업사·신용카드 전업사·팩터링회사·외국인을 대상으로 할부금융 회사설립을 위한 내인가 신청서를 받는다.자본금이 2백억원 이상이어야 하며 일반기업의 경우 외상으로 판 매출잔액이 2천억원 이상이 돼야 한다.최대주주는 내구재 제조업체나 금융업체로 제한된다.
  • 탤벗 선생님의 교실/김영화 한림대 교수·영어학(굄돌)

    탤벗 선생님은 「Mrs.Talbot's」라는 명찰이 붙여진 교실에서 일학년 학생들만 가르치고 있다. 자신의 교육철학에 따라 책상과 걸상을 배치하고 교실안에 자동차 모형의 칸막이를 해놓고는 일상적인 학습이 아닌 상담이나 기타 창의적인 생각을 할 계기가 생길때 그안의 테이블로 일부 학생들과 자리를 함께한다. 아이들이 짝을 지어 모형자동차안에 들어가서 놀이를 할때도 있는데 그때에는 순서대로 들어가기,남한테 방해되지 않게 놀기 등의 질서도 지키게 된다. 텔벗선생님은 아침 첫수업을 국기에 대한 맹세로 시작한다. 아이들은 미국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부끄럼없는 자랑스러운 미국인임을 다짐하며 긍지를 가지고 살것을 맹세한다. 미국에서 유아기를 보내고 있는 한국계 어린이들에게 『너 한국인이냐 미국인이냐』하고 물으면 서슴없이 『미국인』하고 답이 나오는 것을 이해할 만하다. 미국의 어린이들이 피아노를 배울때 처음 치게 되는 곡은 모두 「아메리카」에 관한 곡들이다. 미국은 자유와 정의의 나라,미국의 역사를 이룬 선조들은 훌륭하며 우리는 미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내용들이다. 그러니 미국인들이 한국에 옮겨놓고 운영하는 유치원에서 성조기 그리기를 시키는 것은 정해진 과정대로 하는 것일 뿐이다. 어린이들을 영어 한마디 배우러 보냈다가 미국사람 만들어 버리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될 일이다. 과밀학습에서 성적순위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끝나자마자 학원으로 뛰어가 경쟁력을 키워야만 되는 우리 어린이들을 생각하며 교육개혁은 국민학교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아니할 수 없다. 대대적인 투자를 국민학교교육에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미래를 보장하는 길이 될 것이다.
  • 불 퐁피두 문화센터(걸작건축감상:14)

    ◎“예술은 즉흥적” 가건물처럼 축조/철제 구조물이 외벽 형성… 내부엔 기둥 없애/대형벽 1시간내 이동… 건물 해체·조립 가능/설계안 71개국서 6백81점 응모… 총공사비 1억불 파리 퐁피두센터 『언제 완공되는가?』 파리의 조르주 퐁피두 예술문화센터를 처음 찾는 이가 하는 말이다. 『벌써 보수공사를 해야만 하는가?』 두번째 방문에서 하는 말이다. 『?!』 다음부터는 입빠른 질문을 삼간다.조심스럽게 건물을 살필 뿐이다.혼란과 당혹은 미완성이거나 보수공사중인 느낌의 외관에서 유래한다.건물을 둘러싼 철제구조물은 가설공사용 비계로,정면 공중에 떠 있는 투명 튜브 에스컬레이터도 가설계단으로 오해받는다.마치 조립과 해체가 쉬운 곡마단의 가설극장인듯 「가설건물」을 이룬다.건축가의 의도도 예술무대가 갖는 가설성,즉흥성에 착안하여 이를 건물의 기본구상으로 삼은 것이니 만큼 관광객들의 즉흥적인 질문은 정곡을 찌른 평이랄 수 있다. 외벽과 지붕의 거대한 파이프라인과 환기탑은 정유공장 제분공장을 연상하게도 한다.공장의 외관이란 제조공정을 시각화한 결과라는 점에서 예술문화공장을 자처하는 이 센터의 본연의 임무와도 통한다.투명한 유리벽,노출된 뼈대와 내장기관(동선과 설비공간),거대동물의 관절과 같은 기둥과 트러스보는 자연사박물관의 조립복원된 화석공룡군이 주는 구조미와 통한다. ○문예진흥 담당기관 퐁피두센터는 예술문화진흥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으로 1975년 퐁피두대통령에 의해 세워졌는데 실은 1960년대말 앙드레 말로가 제기했던 「위대한 프랑스의 문화적 재창조」에서 유래한다.국립현대미술관,산업미술센터,국립정보도서관,음악음향연구소의 4개 전문영역으로 구성되며 모두 이 건물에 있다.「보부르」란 애칭으로도 불리는 이 건물은 기관이 발족되기 전인 1971년에 벌써 설계안이 공모되어 총공사비 1억달러를 들여 1977년에 완공되었다. 『퐁피두센터를 설계하면서 우리들이 원했던 것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만드는 것이었다.이곳은 문화의 중심지이지만 문화를 경배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냥 드나들 수 있고 여러가지 활동이 진행되는 장소가되는 것을 바랐다』 퐁피두센터를 설계한 리처드 로저스는 이렇게 설계구상을 밝힌바 있다. 건물이 자리한 곳은 파리의 전형적 17세기 석조건물지구이며,터의 절반은 광장으로 할애되었다.야외극장 겸 광장은 건물을 향한 내리경사로 방향성과 친절한 초대의 인상을 풍기면서 에스컬레이터와 현관으로 안내한다.철과 유리의 가설무대같은 건물은 획일에 가까운 주변 고전건물군과 극적인 대조를 이루는데 설계자는 그렇다 치고 이를 뽑은 심사위원들의 안목과 배짱이 더 돋보이는 부분이다.1만㎡에 달하는 지상5층 지하4층에는 4개 전문영역 공간외에도 각종 편의시설이 있고 옥상층의 전망대,레스토랑,실험극장,간이전시장은 밤늦게까지 개방되어 항상 활력을 뿜는다.맑은날 광장 모퉁이에서는 차력사와 마술사의 연기를 보며 쉽사리 이탈리아영화 「길」의 주인공 잠파노와 젤소미나의 세계로 빠지게 된다.차력사의 거리무대부터 세계 최고수준의 음향실험실까지 포용하는 이곳은 중첩이 많을수록 더 많은 흥미와 대중의 참여가 가능하다는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 건물설계안은 현상공모에 참가한 71개국 6백81개 계획안 중에서 뽑은 것이다.건축가와 미술관 실무자로 구성된 국제심사위원회는 렌조 피아노­리처드 로저스­아럽(이탈리아,영국,덴마크계)의 협동안을 당선작으로 지명하였다. 정부당국은 설계와 시공의 질을 위하여 설계감리(설계대로 시공되는가를 확인하는 임무),건설에서의 자금운용과 공기에 대한 전권을 건축가에게 부여하는 특별계약을 체결하였다.자금은 12%,공기는 2개월의 여유만을 허락하였는데 준공시에 이 모두는 지켜졌고 이후 설계시스템 개정의 계기로 작용하였다. ○독서 조립 주철 생산 설계는 「변화의 수용」과 「가능성의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이를 위하여 ①내부에서 기둥과 고정벽을 제거하였고 ②계단과 설비공간을 변두리에 조립하였고 ③가동칸막이시스템을 채택하였다.이렇게 하여 변화는 평면만이 아닌 입면과 단면에서도 가능하였다.사무실칸막이는 수분만에,미술관의 대형벽은 1시간에,방화벽은 하루만에 모터로 이동시킬 수 있다.정면 모습도 쉽게 바꿀 수 있으며,심지어는 건물전체를 해체했다가 다시 조립하는 것도 가능하다.더 복잡미묘한 가능성은 음악음향연구소에 적용되었다.지하에 배치된 스튜디오 겸 콘서트홀은 부피와 음향조건을 변경하여 각종 실험을 할 수 있다. 건물은 건축이외의 분야에서도 큰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뼈대는 19세기 게르버식교량에서 힌트를 얻었는데,산업혁명기의 주철구조 현수교량이 현대의 최신건물에 활용된 것이다.부재의 표준화,철재량의 경감,물량의 적기생산 등을 위해서는 조선과 항공산업에서의 경험을 빌렸다.5년으로 제한된 공사기간에 맞추는데는 조립식구조가 절대적 도움을 주었으며,공정은 지하와 지상에서 동시에 착수되었다. 조립용 주철은 독일의 크루프공장(1차세계대전시 독일의 거포 제작사)에 의뢰함으로써 프랑스 국내에 큰 논쟁도 일으켰고 특별허가를 내주었던 퐁피두대통령도 난처한 지경에 이르기까지 했었다.공장에서의 시험조립,수송,현장도착과 곧 이어 행해지는 조립은 거창한 의식이었다.심야에 초대형 트러스(길이 45m,높이 3m,무게 67t)는 트럭 2대가 양끝을 받들고 수송하는데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운반과 맞먹는 작전이었다.지붕과 동축입면에 노출된 설비용 배관은 요란한 형태와 색채를 갖는데,보수 증설 등 「가능성의 확대」원칙과 프랑스 표준색채규정을 따른 결과이다.공기를 다루는 공기조화용 덕트파이프는 푸른색이다!(동일한 원리로 물과 전기는 각기 초록과 노랑이다) ○하루 2만여명 찾아 신기술개발은 그러나 파리소방당국의 까다로운 규정을 충족시키는 데서는 기대이하이었고 많은 에너지를 소진하게 하였다.트러스는 둔중해 보이는데 그것은 2시간 내화를 위해 철구조를 두껍게 단열피복하고 알루미늄 캐스팅을 덧씌운 때문이다.더 복잡한 것은 동축입면이다.전면이 스플링클러 소화시설이 된 것은 물론,모든 기계설비 장치는 소요기능에 따라 반시간,1시간,3시간별 내화등급처리가 되어야 했다.건물은 법제,기술,정치,경제 상황과 유리될 수는 없으며,설계는 이 제약조건을 흡수하고 긍정적 요소로 변환시켜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어색하게 여겨지는 부분이다. 매일 2만5천명 이상이 이곳을 찾는 데당초 계획보다 2만명 초과한 것이며,루브르박물관과 에펠탑 방문자를 합한 것보다 많다.방문자 폭증에 따른 시설조정은 당초부터 건물에 부여된 「가능성의 확보」때문에 아주 쉬운 일이었다.준공 10여년만에 영화관이 지하에 신설되었고 화장실캡슐이 주변에 더 끼워졌는데 조립식으로 간단히 해결되었다.출입구는 13개에서 2개로 줄이고 대기줄을 길게 하였다.장차 필요하다면 공중에스컬레이터도 쉽게 끼워질 수 있다.관리요원도 2배로 늘어나 사무실은 인근 건물로 이사해 나갈 것이다.이러한 것은 예기했거나 아니거나간에 건물 「보부르」가 사람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첫 반응이며,변화와 불확정성이 강한 현대에 있어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다.
  • 주택 2채이상 임대/양도·지방세 감면/물가대책회의

    ◎전·월세값 안정위해 하반기부터/공공료 1년단위 조정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집을 2채 이상 임대하면 임대사업자로 인정,양도소득세와 지방세 감면 혜택을 준다.주택 건설업자도 자기가 지은 집을 직접 임대할 수 있게 된다. 공공 요금은 원칙적으로 1년 단위로 조정,상수도 요금은 7∼12월에 지역별로 시기를 달리해 올리고 주산·속셈·피아노·입시학원 수강료는 인상 폭과 시기를 차등화한다.특히 유치원 비를 10% 이상 올릴 경우 교육감의 승인을 받도록 한다. 정부는 7일 과천청사에서 이석채 재정경제원 차관 주재로 중앙 물가정책 협의회와 물가대책 차관회의를 잇달아 열고 전월세값 안정을 위해 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김호식 재경원 국민생활국장은 『최근 일부 지역의 임대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데다 부동산실명제로 집을 세놓기보다는 팔려는 사람이 많아 전월세 가격이 오름세』라며 『상반기에 임대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현재 5호 이상인 임대사업자 등록요건을 2호 이상으로 낮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임대주택 사업자가 5년 이상 임대한 집을 팔면 양도세를 전액 면제하고 5세대 이상 임대주택 사업자에는 재산세 등 지방세를 절반 감면해 준다. 정부는 임대주택법을 개정,주택건설업체들이 준공한 집을 자기 명의로 이전하지 않고도 직접 임대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수도권의 1만5천호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11만호에 이르는 미분양 주택을 적극 해소하기로 했다. 지난해 10% 이상 오른 주산·속셈·피아노·미술학원 수강료는 올해 인상을 불허하고 전산·외국어 학원과 독서실은 4월,입시 단과 및 종합학원은 7월부터 각각 5% 내에서 올리도록 한다. 이미 유치원비를 10% 이상 올린 곳은 교육감 책임 아래 오는 14일까지 인상폭을 10% 이하로 낮추도록 한다.외식업·목욕업 등 개인서비스업에 대해서는 8∼14일 특별 점검을 한다.
  • 백화점 중고품 보상판매 경쟁/롯데·신세계 어제부터 일제히

    ◎의류·가전품·잡화 등 품목 갖가지 쓰레기종량제의 실시이후 주요 백화점들이 의류와 가전제품 등 중고물품에 대한 첫 보상교환판매에 들어갔다.보상금은 상품의 보관상태와 구입일시 등에 따라 다르다. 롯데백화점은 15일부터 오는 19일까지 본점 등 5개 점포에서 의류와 잡화,가전제품 등에 대한 대대적인 중고물품 보상교환판매를 실시한다. 이 기간동안 같은 상표의 해당 품목에 대해 최저 5천원에서 최고 50만원까지 보상한다.아라모드와 마르조 등 숙녀의류 91개 브랜드를 비롯,버킹검과 런던포그 등 신사의류 62개 품목 및 아동스포츠용품,가전제품 등이다. 신세계백화점도 15일부터 오는 23일까지 본점 등 전 점포에서 의류와 가전제품,잡화 등에 대한 보상교환판매를 실시한다. 세탁기는 평균 3만원,냉장고는 10만원선에서 보상된다.피아노의 경우 10만원에서 최고 1백만원까지,컴퓨터는 15만원에서 5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 뮤지컬(브로드웨이 “새바람”:5)

    ◎「팬태스틱스」 35년째 공연 “세계최장”/작년 내한 「캐츠」도 13년째 막올려… 인기는 여전/감미로운 선율·치밀한 구성에 관객 갈채/서쪽 소호·그리니치 빌리지 지역 소극장 몰려/연기·노래·춤 어우러진 총체적 공연예술 워싱턴 스퀘어(광장)를 중심으로 한 그리니치 빌리지의 겨울 낮 동안은 매서운 추위와 수북한 눈덩이 속에서 모든 것이 고요하기만 하다.그러나 날이 저물면 밤의 열기로 거리는 뜨겁게 달아오른다. 남쪽으로 커낼 스트리트에서 북쪽으로 14 스트리트에까지 이르는 브로드웨이 서쪽의 소호와 그리니치 빌리지는 수많은 화랑과 소극장·라이브 하우스들이 한데 어우러져 독특한 예술의 거리를 이룬다. ○예술기행의 필수 코스 브로드웨이의 예술은 뮤지컬로 대표된다.워싱턴 스퀘어 아래쪽 설리번 스트리트의 플레이하우스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팬태스틱스」는 브로드웨이 공연예술 기행의 필수 입문코스다. 『9월을 기억해 보세요,생명이 서서히 익어가는/9월을 기억해 보세요,풀은 파랗고 곡식은 누렇게 변해가는/9월을 기억해 보세요,당신이 부드럽고 가냘프던 때를/기억해 보세요,기억이 나거들랑 그대로 따르세요…/12월이 깊어지면 기억하기 좋을 거예요,상처가 없는 가슴은 공허 뿐인 것을/12월이 깊어지면 기억하기 좋을 거예요,우리를 익게 한 9월의 열기를/12월이 깊어지면 우리의 가슴은 기억해야 해요,그리고 따라야 해요』 이 뮤지컬의 극중 해설자인 로버트 스미스가 고음으로 부르는 주제곡 「기억해 보세요」(Try to Remember)의 감미로운 선율은 눈덮인 브로드웨이의 겨울에 한송이 눈꽃으로 피어 있다. 그리니치 빌리지 한 모퉁이에서 19 60년 공연을 시작하여 세계 최장수 뮤지컬의 명성을 얻고 있는 이 극은 극장이 위치한 설리번 스트리트 도로표지판 위에 팬태스틱스 레인(골목)이라는 표지판을 하나 더 달게 할 정도로 기념비적인 존재로 남아 있다. 시골의 한 마을에 사는 16살의 소녀와 20살 청년의 사랑이야기인 단순한 내용에 등장인물 8명으로 오프 브로드웨이(브로드웨이 외각을 뜻하며 이곳의 소극장들은 브로드웨이 극장들보다는 규모가 작고 실험적인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경향이 있다)의 작은 극장에서 시작한 평범한 뮤지컬임에도 한 장소에서 한 세대를 뛰어넘어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설리번 스트리트 플레이하우스는 10m도 채안되는 폭에 길이 50여m의 작은 극장.관람석은 둥그렇게 무대가 자리잡은 중앙부분에는 세줄 밖에 놓일 수 없고 양쪽 옆으로 놓인 7∼8줄을 포함,모두 1백52석에 불과하다.브로드웨이 대형극장의 오케스트라 역할은 무대 뒤와 옆에 놓인 피아노와 하프 한대가 맡는다. 세트는 네개의 쇠기둥이 달린 마루판과 소품을 꺼내기도 하고 등장인물이 드나들기도 하는 커다란 검은 상자 두개와 의자 하나가 고작이다.좁은 무대에서의 공간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 극에는 검은 옷에 마술사 모자를 쓴 무언배우(Mute)가 등장,유연한 몸짓으로 담장이 되기도,나무가 되기도 하며 눈도 뿌리고 배우들에게 소품을 공급해주는 등 바쁘게 오간다. 반대하는 척 하면서도 속으로는 아들과 딸의 결합을 원하는 양측 아버지들이 연극을 꾸며 극적인 해피 엔딩의 결합을 가져오게 하는 이 극에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캐루젤」과 「캐츠」의 주연으로 활동한 바 있는 소녀역의 리자 메이어와 「오클라호마」,「쇼보트」 등에서 명성을 날린 해설자역의 로버트 스미스 등으로부터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의 신인인 남자역의 조시 밀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력의 배우들이 등장하고 있다. ○주제곡 40여명이 불러 이 극은 또 35년동안 공연해 오며 온갖 기록을 보유한 브로드웨이의 산 역사로 남아 있다.70여개국 1천여회의 외국 공연을 포함,모두 1만4천여회를 공연했으며 현재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유명배우들 대부분이 이 극을 거쳐갔다.소년의 아버지 허클비로 나오는 65세의 고든 존스는 브로드웨이 최고령 배우이며 늙은 배우 헨리역의 브리안 헐은 한 극에서 14년 연속출연이라는 진기록을 지니고 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비롯한 9명의 역대 미국대통령이 관람한 기록도 갖고 있는 이 극은 특히 주제곡 「기억해 보세요」와 「곧 비가 내릴 거야」(Soon It’s Gonna Rain)를 에드 에임스,앤디 윌리엄스 등 40여명의 가수들이 레코드로 취입,공전의 히트를 시킨 기록도 갖고 있다.이 극장의 2층은 조그만 박물관으로 각종 사진자료들과 4달러에서 현재의 33달러에 이르기까지의 입장료 변천사 등이 진열돼 있다. 61년부터 이 극에 출연,뮤트역과 인디언역 등을 거쳐 현재 무대감독을 맡고 있는 제임스 쿡씨(58)는 『이 극의 제작자인 탐 존스와 하베이 슈미트는 50년초 서로 시기를 달리해 한국전에 참전하면서 편지를 통해 대본과 음악을 함께 만들었기 때문에 전쟁에의 공포가 없는 인간 본연의 순수한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면서 『젊은층과 노년층,미국인과 외국인,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쉬운 내용과 제한된 상황에서의 치밀한 무대 구성이 장수의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또 『일본에는 세차례나 가서 공연했는데 한국은 막상 한차례도 갈 기회를 갖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팬태스틱스」 다음으로 현재 공연중인 작품 가운데 브로드웨이와 오프 브로드웨이를 통틀어 장수의 기록을 갖고 있는 작품은 「캐츠」다.지난해 한국에서도 공연된 이 작품은 1982년의 첫공연 이래 13년동안 브로드웨이 50 스트리트의 윈터 가든 극장에서 공연되고 있으며 「지금 그리고 영원히」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아직도 그 인기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9월29일 5천회 공연기념으로 맨해튼의 국민학생 1천명을 초청해 기념공연을 가진 「캐츠」는 지금까지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 기록을 갖고 있는 슈버트 극장의 「코러스라인」(6천1백37회)과 에디슨 극장의 「오! 캘커타」(5천9백59회)의 기록을 깨는 것이 시간문제로 돼있다. ○일정한 대사없이 진행 뮤지컬의 황제로 일컬어지는 로버트 웨버의 대표적인 영국 뮤지컬인 「캐츠」는 시 「황무지」로 유명한 티 에스 엘리엇의 고양이에 대한 단편들을 모아 각색한 것이다.관람석을 포함한 무대 전체를 타이어 등이 쌓이고 지저분한 쓰레기가 널려 있는 폐차장으로 꾸민 무대장치에서 파격미가 느껴진다.일정한 대사도 없고 20여곡의 노래로만 진행된다. 제각기 독특한 의상을 차려 입은 의인화된 고양이들이 매력적인 춤과 노래로 재미 있거나 때로는 슬픈 과거를 회상하는 이 뮤지컬에는 하루종일 앉아 있기만 하는 늙은 굼비,신비의 힘이 있는 매캐비티,철도변에 사는 스킴블레생크,바지선을 타고 여행하는 난폭한 그롤티거,매력적인 그리자벨라 등 수많은 고양이들이 등장한다. 무대 벽면이 앞으로 내려와 거대한 배로 변하기도 하고 또 바퀴와 기관·연통 등을 제각기 갖고 나와 기차를 만들기도 하는 등의 다양한 무대변화가 극의 흥미를 더해준다. 특히 그리자벨라가 올라탄 타이어가 로켓처럼 불을 뿜으며 공중으로 치솟아 하늘에서 내려온 계단과 연결돼 그리자벨라가 하늘로 오르는 장면은 다양한 현대 무대예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그리자벨라 고양이로 분한 리즈 콜라웨이가 두차례 간절한 목소리로 부르는 이 뮤지컬의 주제곡 「메모리」는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와 주디 콜린스가 이 노래로 음반을 제작,선풍적인 인기를 불러 일으켰다. 브로드웨이와 오프 브로드웨이의 최장수 뮤지컬의 주제가는 공교롭게도 아름다운 회상을 주제로 하고 있다.그러나 연기와 노래와 춤이 한데 어우러진 총체적 공연예술의 메카 브로드웨이는 끊임없는 변신의 몸부림으로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 세계 유명실내악단 내한공연 러시

    ◎보자르 트리오/비발디 체임버 오케스트라/바르토크 현악4중주단/보자르/40년간 연주회·레코딩 활동 8천회/비발디/여성들로만 구성… 레퍼토리 다양/바르토크/세계 실내악콩쿠르 휩쓸며 명성얻어 새봄을 앞두고 세계 정상의 앙상블을 자랑하는 유명 실내악단들의 내한공연이 잇따라 열려 실내악 애호가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이달 중 서울서 연주회를 갖는 실내악단은 미국의 보자르 트리오(14일 예술의 전당 음악당),러시아의 비발디 체임버 오케스트라(16일 양재동 횃불선교센터 희락성전),헝가리의 바르토크 현악4중주단(17일 예술의 전당 음악당) 등. 「아름다운 예술」이란 뜻을 지닌 보자르 트리오는 세계 음악계에 실내악의 장르를 구축시킨 연주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55년 탱글우드 음악축제를 통해 데뷔한 후 세계 무대에서 8천회가 넘는 연주회와 레코딩 활동을 펼치고 있다. 창립멤버인 피아니스트 메나헴 프레슬러,92년부터 보자르 트리오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여류 바이올리니스트 이다 카바피안,첼리스트 피터 윌리로 구성된 보자르 트리오는 단원 각자의 뛰어난 기량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면서 엮어내는 음색과 폭넓은 레퍼토리로 음악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88년 서울올림픽 문화축전 이후 두번째로 갖는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국내 음악팬들의 귀에 익은 모차르트 피아노 3중주 다장조 K.548,멘델스존 피아노 3중주 1번 라단조 작품 49,베토벤 피아노 3중주 내림 나장조 「대공」을 들려준다. 젊은 여성들로만 구성된 비발디 체임버오케스트라는 3백여년전 안토니오 비발디가 자신이 경영하는 수도원서 공부하는 젊은 여성들로 체임버앙상블을 구성,활동했던 것을 본받아 러시아의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음악제작자인 스베틀라나 베즈로드나야가 88년 창단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창설 이후 프랑스 독일의 주요 도시에서 다양한 레코딩 취입과 연주경력을 쌓았다.여성 특유의 부드러운 터치와 곡 해석력으로 비발디 뿐 아니라 바흐 모차르트 스칼라티 로시니 차이코프스키 쇼스타코비치 글라주노프 등의 작품을 망라하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다루고 있다. 10일 예술의 전당에서 첫 연주회를 가진데 이어 16일에는 로시니 노나타 1번,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비발디 바이올린협주곡,그리그 「홀베르그 모음곡」 등을 들려준다. 바르토크 현악 4중주단은 실내악의 강국 헝가리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연주단.지난 57년 리스트 음악원 출신 학생들로 창단돼 하이든 국제실내악 콩쿠르,부다페스트 국제실내악 콩쿠르,벨기에 국제 현악 4중주 콩쿠르 등을 휩쓸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제 1바이올린 페테르 콤로시,제 2바이올린 게자 하르기타이,비올라 게자 니메트,첼로 메저 라슬로.이번 내한 공연에선 베토벤 현악 4중주 F장조 작품 18의 1,브람스 피아노 5중주 F단조 작품34 (피아노 박승민),드보르자크 현악 4중주 12번 「아메리카」를 연주한다.
  • 「월드스타」강수연/「돌아온 명배우」명계남/연극무대서 자존심 대결

    ◎강/「메디아」서 복수의 화신역 훌륭히 소화/명/10년만에 무대 컴백… 「콘트라…」 주연 맡아 「월드스타」와 「돌아온 명배우」가 동숭동에서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베니스영화제(87년)와 모스크바영화제(89년) 여주주연상을 수상,세계적인 스타가 된 영화배우 강수연씨(30)와 불혹을 넘긴 나이에 전업배우로 돌아와 의욕적인 무대활동을 펼치고 있는 명계남씨(43).「월드 스타」와 「명배우」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들은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3일 막을 올린 극단 무천의 「메디아」(김윤미 작,김아라 연출)와 극단 완자무늬가 소극장 학전에서 4일 무대에 올린 「콘트라베이스」(파트릭 쥐스킨트 작,김태수 연출)에 각각 주인공으로 출연중이다. 두 작품 모두 연극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정통극으로 상업적 색채가 강한 감각적 연극들이 득세하는 요즘 연극계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메디아」는 고대 그리스 비극작가 유리피데스의 대표작 「메디아」와 독일의 현대작가 하이네 뮐러의 삼부 단막극 「황폐한 강변,메디아 소재,아르고 선원들이 있는 풍경」을 토대로 연출가 김아라씨와 작가 김윤미씨가 재창작한 작품.콜키스의 공주 메디아는 사랑하는 남편의 성공을 위해 살인과 계략을 서슴지 않지만 남편으로부터 버림받자 그 복수로 남편의 연인은 물론 자기가 낳은 자식까지 살해한다.유리피데스는 사랑과 증오의 관계를 파헤쳐 인간의 숙명적 비극을 그렸지만 이번 연극에선 생산력과 파괴력의 대비를 통해 여성의 무한한 생명력이 상징적으로 그려진다. 이 연극에서 강수연씨는 발성과 호흡에 다소 문제가 보이지만 특유의 강렬한 눈빛을 번득이며 질투와 증오에 불타는 복수의 화신 역을 훌륭히 소화해 내고 있다.극의 전개에 맞춰 무대에서 두드리는 현대 음악가 임동창씨의 피아노 연주,기억속의 풍경을 보는듯한 독특한 무대도 볼만한 이 연극은 오는 5월 덴마크 프렌자페스티벌에 참가한다. 한편 독일의 은둔작가 파트릭 쥐스킨트의 대표작인 모노드라마 「콘트라베이스」에서 오케스트라의 콘트라베이스 주자로 출연,세상에 대한 환멸과 절망감을 지닌채 살아가는 소시민의연약한 모습을 연기하는 명계남씨(43)는 연세대 연희극예술연구회 출신의 배우. 73년 연극활동을 시작,극단 창고극장·사조·세실·사계 등에서 배우로 활동하다 85년 연극활동을 중단하고 광고회사 카피라이터,이벤트 기획자로 일하다 뜻한 바 있어 지난 93년 무대로 돌아왔다.연극 「북회귀선」「불좀 꺼 주세요」외에도 영화 「그 섬에 가고 싶다」「너에게 나를 보낸다」 등에 단역으로 출연하며 존재를 알리는데 성공한 그가 정말 연극다운 연극으로 관객을 사로잡겠다는 일념으로 30년 지기인 김태수씨와 손잡고 만든 것이 이번 작품이다. 복수의 화신으로 질투와 분노로 절규하는 강수연,자기 몸만큼이나 커다란 콘트라베이스를 들고 나타나 인생의 의미를 묻는 명계남.이들의 열정이 신춘 연극계를 뜨겁게 달군다.
  • 세계 유명 재즈연주자 잇달아 내한

    ◎피아노 클로드 볼링·가수 앨 재로/색소폰의 팻 매시니도 국내 콘서트/존루이스 등 거물급 피아니스트 10인 합동 공연 올해는 비중있는 재즈 연주자들의 내한공연이 줄을 이을 예정이어서 국내 재즈팬들을 설레이게 하고 있다. 벤조를 이용한 토속적 퓨전재즈로 미주와 캐나다 등지에서 각광받아온 재즈 트리오 「벨라플렉과 플렉턴스」가 지난달 19일 다녀간데 이어 이번달엔 클로드 볼링과 앨 재로가 국내무대에 선다.6월에는 거물급 재즈 피아니스트 10인의 합동공연이 열리고 하반기엔 「재즈 섹스폰의 대부」 팻 매시니의 국내 콘서트가 계획되고 있다. 80년대 연주음악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재즈피아노의 거장 클로드 볼링의 내한공연은 오는 15·16일 하오 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감칠맛나는 크로스오버의 진수를 들려주는 볼링의 연주는 대중음악 뿐만아니라 클래식팬들로부터 광범위한 사랑을 받아왔다.이번 공연에선 플루티스트 장 피에르 랑팔과 협연,빌보드차트에 5백30주동안 올랐던 「플루트와 재즈피아노 트리오를 위한 모음곡제1번」을 비롯,귀에 익은 재즈넘버들을 들려준다. 솜털처럼 푸근한 음색의 재즈가수 앨 재로는 26일 하얏트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두 차례에 걸쳐 한국팬들과 만난다.얼마전 TV로 방영된 외화 「블루문 특급」의 주제가를 부르기도 했던 그는 그래미상을 다섯번이나 수상한 탁월한 재능의 소유자.일반팬들에게도 어렵지 않은 달콤한 곡들로 꾸며질 이번 무대는 재즈를 대중에게 한발짝 다가서게 하는 뜻깊은 계기가 될것. 6월 2일 열릴 재즈 피아니스트 10인 합동공연엔 존 루이스,레이 그란트,짐 해리스,행크 존스 등 쟁쟁한 피아니스트들이 참여한다.지난 3년간 매년 일본무대에서 열렬한 갈채를 받아왔던 이들은 이번 콘서트를 통해 재즈 연주의 진수라고 할 화려한 애드립을 선뵈며 관객을 사로잡을 작정. 재즈콘서트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재즈를 즐기는 저변인구가 두터워지고 있는데서 찾을 수 있다. 한국재즈클럽의 권명문총무는 『요즘은 대중음악 홍수시대라 어디를 가나 대중가요와 만나게 된다.대중음악을 듣는데 어느정도 이력이 나면재즈로 귀를 돌리게 되는 만큼 재즈팬의 증가는 이런 대중음악의 포화현상과 무관하지 않을것』이라고 분석했다.이밖에 연주자의 해석에 따라 곡이 달라지는 재즈음악의 속성자체가 라이브 공연의 현장감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는 것. 지난해 뜻하지 않은 흑인음악 열풍이 부는등 우리 가요에 대한 팬들의 입맛도 달라지고 있는 만큼 재즈계에서는 공연의 성과를 낙관하고 있다.
  • 설연휴 극장가/신작영화 “봇물”

    ◎영원한…/「정조개혁」 둘러싼 당파 갈등 그려/불멸의…/베토벤의 음악열정·인간적 고뇌/「밴디트 퀸」은 인도 계급사회의 모순 다룬 화제작 올해 설 연휴에는 어떤 영화를 보아야 할까.극장가 최대대목인 구정을 앞두고 신작영화들이 대거 쏟아져나와 영화팬들을 즐거운 선택의 고민에 빠지게 하고있다. 28일 하루에 개봉될 영화만도 예닐곱편.이 가운데 특히 화제를 모을만한 작품으로는 한국영화「영원한 제국」을 비롯,할리우드영화「불멸의 연인」,인도영화「밴디트 퀸」등 3편을 우선 꼽을 수 있다. 이인화의 동명소설을 영상으로 옮긴 「영원한 제국」(감독 박종원)은 「조선의 르네상스」로 불리는 18세기,정조 집권시대를 배경으로 왕권과 신권의 정치적 갈등을 그린 작품.정조가 부르짖었던 개혁의 명분과 실체를 한 규장각 사서의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미스터리극 형식을 빌려 해부한다.정조를 따르는 남인은 붉은 옷을,심환지를 정점으로 한 노론파는 푸른 옷을 입는 등 적대적인 두 세력의 대립을 색상의 대비로 상징처리한 점이 돋보인다.영조대왕의 비서「금등지사」의 행방을 쫓는 「역사의 퍼즐게임」이 추리극의 묘미를 느끼게 하지만 중첩된 갈등구조가 좀 지루한 감을 주는 것이 흠.성군이자 야심가였던 정조역에 안성기,노회한 노론총수 심환지역에 최종원,작품의 화자인 이인몽역에 조재현,명쾌한 논리로 사건을 규명하는 정약용역에 김명곤,인몽의 처 상아역에 김혜수가 열연했다. 「불멸의 연인」(감독 버나드 로즈)은 악성 베토벤의 음악적 고뇌와 열정을 다룬 전기영화다.소리를 잃어가는 처절한 고통속에서 그가 겪었던 사랑하는 여인과의 만남,격정적인 사랑과 파경을 베토벤 자신의 심경이 담긴 교향곡,협주곡,소나타 등의 음악을 매개로 풀어나간다.영화는 베토벤이 「나의 천사,나의 모든 것,나의 분신」으로 불렸을만큼 사랑했던 여인 조안나(요안나 테르 슈테게)와의 운명적인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주변과의 끝없는 불화를 통해 한 음악가의 천재적 괴퍅성이 한꺼풀씩 드러나면서 관객은 인간 베토벤의 참모습과 만나게 된다.헝가리 최고의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경의 지휘로 펼쳐지는 기돈 크레머 바이올린,요요마의 첼로,머레이 페라이어의 피아노 선율이 음악영화로서의 리얼리티를 한껏 살려준다.베토벤 역은 「JFK」「드라큘라」「트루 로맨스」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보여준 연기파배우 게리 올드만이 맡았다. 「밴디트 퀸」은 지난 88년「신상」이후 두번째로 국내에 소개되는 인도영화.「인도의 잔다르크」로 불리는 전설적인 여자산적 두목 풀란 데비의 실화를 토대로 한 작품이다.지난해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10대 영화에 들기도 한 화제작이지만 인도 계급사회의 모순을 정면으로 건드리는 인화성 강한 내용때문에 지금까지 인도내 상영이 금지돼 있다.인도영화의 고전「미스터 인디아」를 연출한 세카르 카푸르 감독 작품.인도의 인텔리 배우 시마 비스와스가 풀란 데비로 나온다.
  • 「공연예술의 메카」나윤도특파원 현장리포트(브로드웨이“새바람”:3)

    ◎월스트리트/국제금융 중심가서 「정오 콘서트」26년/고건축 벽조각과 현3대식 건물 조각물 조화 볼링 그린에서 힘차게 출발한 브로드웨이에 추진력을 달아주는 것은 월 스트리트다.국제금융의 중심지로 자본주의의 산파역이자 물질문명의 대명사로 불리는 월 스트리트와 약간 북쪽의 풀턴 스트리트에서 연결되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가 2백년의 시차를 뛰어넘어 브로드웨이를 동서로 떠받치고 있다. 북쪽 인디언들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해 통나무 담(wall)을 둘러친데서 유래했다는 월 스트리트는 트리니티 교회와 마주하고 있는 브로드웨이 80번지(뉴욕은행)와 100번지(도쿄은행)사이 동쪽으로 5백여m 뻗어나간 폭10m도 되지않는 작은 골목길이다.고딕 양식의 웅장한 교회첨탑으로 길이 막힌 것처럼 보일 정도로 트리니티 교회는 엄숙하게 월 스트리트를 내려다보고 있다.인간의 물욕에 대한 신의 심판을 가하는 형상이다. 뉴욕증권거래소와 연방준비은행을 중심으로 수많은 금융기관과 증권회사들이 몰려 있는 월 스트리트는 브로드웨이의 또다른 얼굴이다.하얀와이셔츠에 단정하게 타이를 맨 정장 차림의 청년들과 무릎에 와닿는 우아한 투피스 차림의 단정한 아가씨들이 서류철등을 들고 골목 사이를 바쁘게 오가는 모습은 자유분방하고 느슨한 브로드웨이의 보통 모습과는 사뭇 큰 차이를 느끼게 한다. 그러나 막상 미국인들에게 월 스트리트는 금융의 거리에 앞서 역사의 거리로 인식돼 있다.페더럴(연방)홀을 비롯,구석구석 초대 워싱턴 대통령의 체취가 흠씬 배어있다.그리스 신전처럼 8개의 석조기둥으로 전면을 장식한 이 홀은 1789년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하고 1년동안 대통령 집무실이자 연방청사로 사용했던 곳으로 건국초기 미국의 틀을 짠 곳이다. 이 건물은 박물관으로 꾸며져 둘레의 전시실에 워싱턴 대통령이 취임선서할 때 쓴 성경책,집무책상등이 진열돼 있으며 중앙홀에는 의자들이 놓여있어 각종 공연이나 집회를 가질 수 있도록 시민들에게 개방되고 있다.건물앞에는 워싱턴 대통령의 동상이 우뚝 서 있어 또하나 월 스트리트의 감독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약간 아래 펄 스트리트 모퉁이에는 워싱턴 장군이 자주 다녔다는 선술집 프론세스 태번이 있다.붉은 벽돌 3층집인 이 집은 1783년 12월 파리평화회의후 전쟁영웅 워싱턴 장군이 지휘권을 대륙회의에 반납하고 마운트 버넌의 고향집으로 돌아가면서 부하들에게 마지막 고별사를 했던 곳이다. 『이제 나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료하였습니다.본인은 그 빛나고 위대했던 활동의 무대에서 물러나려 합니다….이렇듯 위엄에 넘치는 대륙회의에 대하여 존경과 사랑의 마음으로 작별의 인사를 드리며 아울러 본인의 임명장을 반납하고 모든 공직생활에서 물러나겠습니다』 ○2층엔 연설문 보관 ○…워싱턴이 연설했던 2층방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이 낡은 연설문 종이 한장은 물러날 때를 아는 한 위인의 우렁찬 음성으로 후세에 남아있다.그러나 그로부터 6년후 워싱턴은 국민적 추대를 받아 초대 대통령으로 이곳에 다시 왔다.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인 이 집은 현관에 커다란 워싱턴 초상화와 독립당시 성조기를 걸어놓고 그 정신을 일깨우고 있다. 한편 브로드웨이를 건너 허드슨강 쪽으로 위치한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110층 높이의 쌍둥이 건물로 1973년 완공,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세계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그 파낸 흙으로 강을 메워 건설한 배터리 시티의 월드 파이낸셜 센터와 함께 월 스트리트를 압도하는 새로운 금융가를 형성하고 있다. 이 지역의 브로드웨이를 걸어 올라가다 보면 트리니티 교회와 그 두 블록 위쪽의 세인트 폴 교회가 있다.세인트 폴 교회는 1766년 트리니티 교회 지교회로 설립됐으나 모교회가 두차례 허물어지는 동안에도 굳건히 버텨와 맨해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의 교회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워싱턴 대통령의 취임예배도 트리니티 교회의 화재로 이 교회에서 행해졌다. 두 교회의 위치를 유심히 보면 재미있다.트리니티 교회가 월 스트리트를 내려다보고 있듯이 세인트 폴 교회는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내려다보고 있다.즉 트리니티 교회 강대상은 동쪽을 향하고 있는데 반해 세인트 폴 교회는 강대상이 서쪽을 향해 나있는 것이다.2백년후의 상황에 맞게 향이 반대로 지어진 것을 보면 이곳에도 풍수지리와 비슷한 신의 계시가 있었나 보다. 1792년 이곳 플라타너스 나무밑에서 24명의 브로커들이 모여 시작한 이래 세계각국의 2천여개 상장 주식에 4천7백만 개인주주와 1만여 기관투자가를 거느리는 세계최대 증권거래소로 성장한 뉴욕증권거래소는 견학코스를 마련,증권의 모든 것을 이해시키고 마지막에는 중앙홀의 거래광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유리회랑으로 안내한다. 각기 50여개의 텔레비전 모니터와 20여개의 시황안내 로보트팔을 갖고 있는 7개의 커다란 기둥이 서 있으며 그 주위에 기능에 따라 빨간색·청색·녹색·하늘색 재킷을 걸친 브로커들이 세계의 주가를 요리하는 뉴욕증권거래소 중앙홀은 긴장감과 열기로 가득하다. 그러나 월 스트리트가 브로드웨이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역사 때문도 금융 때문도 아니다.어느곳 못지않게 살아 숨쉬고 있는 예술성 때문이다.특히 세인트 폴 교회의 「눈데이(정오) 콘서트」는 이 지역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신성모독을 자비로 다스리는 위대함이다. ○5백여 관중석 “만원” ○…23일 낮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코프스키의 러시아 음악을 베이스 아나톨리 판초스니의 노래와 릴리야 코보트코바의 피아노 연주로 들려주는 눈데이 콘서트의 현장은 5백여석 교회 의자가 꽉찰 정도로 성황을 보였다.샐러리맨도 관광객도 쇼핑객도 고급연주의 클래식 음악을 이같이 생활의 일부로 할 수 있음은 브로드웨이만의 축복이다.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정오 교회에서 맨해튼의 중견 연주자들을 초청,한시간씩 클래식 연주회를 갖는 눈데이 콘서트는 26년의 역사를 갖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3개월치씩 인쇄돼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면 30일에는 앤젤리스 현악 4중주단의 하이든곡 연주,내달 2일에는 영콘서트 아티스트상 수상자인 마코토 나쿠라의 마림바(목금의 일종) 연주와 마리아 마틴의 플루트 연주,21일에는 특별 오페라 순서로 바그너의 「니벨룽겐의 반지」 중에서 「발퀴레」1막 공연등 다양하게 계획돼 있다. 이 지역에 살아 숨쉬는 또하나의 예술성은 조각품에서 발견된다.브로드웨이 양편에 늘어선 고건축물들의 벽 장식조각에서부터 현대식 건물들앞에 세워진 현대조각까지 다양한 조각박물관을 이루고 있다. 파르테논 신전 같은 도리아식 기단을 8층까지 올리고 사이에 수많은 이오니아식 기둥을 세운 벽면에 파라오의 벽화를 조각한 AT&T건물(195번지),역시 도리아 양식에 8개의 여신상을 2층기단에 세워놓은 도쿄은행 건물등 구석구석을 모두 정교한 조각으로 장식한 빌딩들이 늘어서 있다. 동그란 구멍이 뚫린 빨간 정육면체를 모로 세운 브로드웨이 140번지 머린 미들랜드 뱅크 사옥앞의 이삼 녹치 작품 「레드 큐브」는 이지역 현대조각의 대표적 작품으로 꼽힌다.체이스 맨해튼 은행 앞에는 거대한 4개의 버섯모양인 뒤뷔페의 「포 트리」와 역시 이삼 녹치의 「물위의 정원」등이 있다.특히 연방준비은행 옆 루이스 네벨슨 광장은 검은 철골 7개로된 「셰도우 앤드 플래그」조각이 서 있으며 작가의 이름을 따서 가로의 이름을 지을 정도로 유명하다. 한편 월드 트레이드 센터 쪽으로도 네벨슨의 「스카이 게이트」를 비롯,프릭 쿠닝,호앙 미로,다니엘 맨체스터등 세계적 작가들의 수많은 작품들이 곳곳에 자리잡아 자칫 삭막해지기 쉬운 이 거리에 늘 생동감을 뿜어주는 원천이 되고 있다. 그러나 월 스트리트는 최근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20년래 오피스빌딩의 첨단화로 사무실의 지리적 원근개념이 없어지면서 20개 대형 증권회사중 1개만 남고 모두 이곳을 떠났고 딴 금융회사들도 떠나려 하고 있다.이곳의 낡은 건물로는 첨단설비가 어렵고 임대료도 비싸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떠나간 금융회사들을 월 스트리트로 다시 불러들이고 더이상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보려 5년동안 부동산 취득세와 영업세를 대폭 감해주고 건물 신축 및 개축 제한을 대폭 완화하는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21세기 새로운 브로드웨이 건설의 원동력인 월 스트리트의 대변혁이 이미 시작된 것이다.
  • 고대 합격선 5∼10점 낮아져/합격자 평균점수 30∼50점 하락

    고려대가 22일 입시 사정작업을 끝내고 합격자를 발표한 결과 학과별 합격자 평균점수가 지난해보다 30∼50점 이상 떨어져 합격선도 예상대로 5∼10점 정도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합격자 평균점수가 가장 높은 학과는 법학과로 1천점 만점에 8백59.1점이었고 자연계는 의예과가 8백47.2점으로 가장 높았다. 또 인문계의 경우 행정학과 8백44.6점,영문학과 8백40.9점,정외과 8백38.0점,경영학과 8백33.5점,중문학과 8백32.7점,경제학과 8백30.4점,일문학과 8백21.1점 등이며 자연계는 의예과에 이어 전자공학과 8백24.6점,건축공학과 8백20.5점,전산과학과 8백17.0점 등의 순으로 나타났고 사범대 영어교육과는 8백46.1점이었다. 이는 지난해 학교측이 발표한 합격자 평균점수보다 의예과의 경우 50.7점,정외과 46.7점,경영학과 40.3점,법학과 34.1점,영문학과 33.4점,전자공학과 23.2점이 각각 하락한 것이다. 학교측과 입시전문가들은 이에대해 지난해와 달리 전과목이 1백% 주관식으로 출제돼 답안 작성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합격자의점수분석결과 수능성적과 본고사와의 상관계수가 0.850으로 내신성적과 본고사와의 상관계수 0.713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내신보다는 수능성적을 잘 받은 수험생이 본고사에서도 좋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 합격자중 재수생이 25.2%로 지난해 23.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수석 겸 인문계수석은 법학과에 지원해 1천점만점에 9백12.9점을 얻은 윤효정(19·동덕여고 3년)양이,자연계수석은 9백12.9점으로 의예과에 합격한 이병훈(20·용문고졸)군이 차지했다. 합격자 신체검사는 24일까지,등록기간은 25일부터 28일까지이다. ◎고대수석합격 2명 인터뷰/학교수업 충실… “국제변호사 되겠다” ▷전체수석 윤효정양◁ 고려대 전체 수석을 차지한 윤효정(19)양은 22일 『대학에서 더욱 열심히 공부해 세계화 시대에 무역마찰 등을 해소하는 국제변호사가 되겠다』며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과외를 한번도 받지 않았다는 윤양은 『평소 학교수업에 충실하면서 모의고사 결과를 꾸준히 분석·정리하고 시간 계획대로 공부한 것이뜻밖에 좋은 결과를 얻게 됐다』며 기뻐했다. 특히 논술에 대한 부담감이 많았으나 책을 많이 읽고 시사전문지와 신문사설을 폭넓게 접해 많은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평소 바하의 무반주첼로곡을 즐겨 들으면서 긴장을 풀었다는 윤양은 피아노연주도 프로급으로 윤재원(46·청운회계법인 공인회계사)씨와 정덕자(45)씨의 3녀중 차녀. 윤양은 『공인회계사인 아버지가 연구에 열중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아 힘든 법학도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면서 『고려대 경영학과 69학번인 동문 아버지와 함께 올해 고·연전에서 열띤 응원을 하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재수­특차 낙방끝에 영광 거머쥐어 ▷자연계수석 이병훈군◁ 특차전형에서 의예과를 지원,낙방의 고배를 마셨던 이병훈(20)군은 본고사에서 같은 학과에 응시해 자연계 수석의 영예를 안았다. 이군은 『지난 한햇동안 힘든 재수 생활 중에도 싫은 소리 한번 안하시고 항상 용기를 북돋아주신 부모님께 영광을 돌린다』며 겸손해했다.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이복상(47)씨와 홍영희(42)씨의 1남2녀중장남인 이군은 히포크라테스의 정신을 구현하는데 일생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이군은 『물리학 총론이나 토플서적 등 대학교재를 참고로 평소 예·복습을 철저히 하고 특히 학원 친구들과 논설 스터디그룹을 가지면서 서로 토론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수석합격의 비결을 소개했다. 평소 「레드제플린」「넥스트」등 국내외 록그룹의 음악을 즐겨 듣는 이군은 록 음반만 4백여장이나 소장한 음악광. 예방의학 등 기초의학을 공부해 널리 인술을 베푸는 의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 소설가 강신재(이세기의 인물탐구:67)

    ◎「젊은 느티나무」로 60년대 낭만주의 새바람/주제설정 명확하고 작중인물 심리파악에 민감/오페라 가수가 아리아 부르듯 혼신의 창작작업/“언제나 깨어있는 작가”… 최근엔 역사재조명 작업 전념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냄새가 난다.아니,그렇지는 않다.언제나라고는 할 수 없다­ 이렇게 시작되는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는 1962년 이 소설이 발표되자 문단은 한동안 「젊은 느티나무 감동」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듯했다.당시 카뮈 사르트르의 반항과 부조리문학에 감염되어 기진하고 황폐하던 젊은이들에게 이 한편의 명편은 푸르른 낭만과 사랑의 절제를 심어줬으며 「비누냄새」는 지금까지도 싱그러운 젊음의 상징으로 대변되고 있다. 강신재소설은 현대적 감각과 단편소설만의 「영롱한 완벽성」을 추구하면서 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화섬의 문체가 특징이다.그의 글은 독자에게 긴장된 추적을 강요하지 않는다.난해한 관념을 함축하기보다 간결하고 명징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을 설명해낸다.사랑에 빠진 한 소녀가 상대방 청년에게 느끼는 미묘하고도 애틋한 감정을 「그에게서 비누냄새가 난다」고 표현한 것이 그 예다. ○천분의 재질 갖춘 작가 일찍이 월탄은 그의 소설을 향해 『주제설정이 명확하고 작중인물의 다면적·복합적 심리파악에 특히 민감하다』고 했고 남의 작품평에 까다로운 박화성도 『인물들의 개성을 신기에 가깝도록 그려내기 때문에 그의 소설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찬사를 보냈다.평론가 김윤식은 그의 첫장편소설인 「임진강의 민들레」에 이르러 『천분의 재질로 황홀한 경지를 이룩한 작가』임을 전제,『만일 불모성을 향한 소멸의 미학이 사랑이라면 한국문학은 이 작가에 의해 종종 양식에의 도전을 받게 될 것』을 예고했다. 작가자신은 「언제나 깨어 있는 작가」이기를 원한다.그리고 작품을 쓸 때마다 자신의 슬픔이나 기쁨을 『마치도 오페라가수가 전심전력을 기울여 아리아를 부르듯,혹은 해변의 빛과 볕에 마음을 그을리듯』 그렇게 함몰된 상태에서 혼신을 다했다고 말한다.이런 투철한 문학정신으로 63년 「현대문학」에 연재한 「파도는 노소층을 막론한 이례적인 절찬을 모았고 그후 20여개에 이르는 신문연재소설도 일과성이 아닌 문학작품의 범주에서 독자의 수준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의 삶을 이리 밀치고 저리 밀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소용돌이치는 사회기구의 힘을 어떻게 느끼지 않을 도리가 있으며 그것의 포악과 비정과 어리석음을 작가로서 어찌 무심할 수가 있겠는가』 그래서 모든 시대상의 아픔을 가족사나 남녀의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승화시키면서 작품의 진실과 완벽성에 천착할 뿐 이리저리 가꾸어 맵시나게 만들자는 생각은 애초부터 갖고 있지 않았다.그런 만큼 「감각적」이라거나 「아름다운 수채화」란 말을 듣기보다 「이지적인 필치」「냉정한 태도로 대상을 간파한 문학작품」이란 평을 들을 때 그는 비로소 작가로서의 긍지를 느낀다. 그에게선 시류에 휩쓸리거나 감정에 복받치거나 상황에 따라 모습을 변환시키는 속물근성은 찾아볼 수 없다.불가근불가원으로 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세상을 냉철하게 정시하고 어떤 소설에서든지 적시에 삶의 진실과마주치는 필연을 제시해나간다. 낮고 조용한 목소리,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따뜻한 표정은 실은 무한히 다정할 것 같지만 은근히 까다롭고 은근히 고집과 자존심이 세어서 하지 않는다고 마음먹은 것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60년대말 조선일보에 「유리의 덫」을 연재할 때가 그 좋은 예일 것이다. 당시 편집국장으로 있던 선우휘가 그에게 연재소설을 부탁했고 『원고료는 작가에게 실례가 되지 않게 대접해드리겠다』고 단서를 붙였다.그러나 연재 한달만에 붙여온 고료는 결코 섭섭지 않게 대접하겠다는 약속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그는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일년동안 쓰겠다고 약속했으니 그 약속은 지키겠다.그러나 원고료는 보내지 말라.이번에 보낸 고료도 다시 가져가라』고 했다.이 전화를 받은 선우휘는 혼비백산하여 사정을 알아보고는 그에게 백배사죄한 후 그의 부군인 서임수씨를 만나 『서선생,애 많이 잡숫갑시다』했다는 것이다.「그처럼 까다로운 여류작가를 부인으로 모셨으니」 부군으로서 참으로 고달프리라는 우려였다. ○남편의 식사는 손수준비 그러나 실은 그는 누구보다 가정적인 여류로 유명하다.번거로운 모임이나 단체에 관여하지 않고 어쩌다 문단모임에 나와서도 시간이 되면 소리없이 빠져나가 부군의 식사를 손수준비한다.미식가이며 특히 무청과 배추줄거리를 좋아하는 부군을 위해 새벽마다 시장에 나가 채소상이 길에 버린 무청을 거둬들이자 시장사람들이 오죽하면 『집에서 토끼를 기르시나보다』고 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그런 그를 문단에서는 「쌀쌀이」란 별명을 붙이고 있지만 낯모르는 후배가 책을 출간하여 증정하면 잘 받았다는 축하카드와 함께 반드시 문학의 정진을 격려하는 글을 써서 보내준다. 언젠가 「북간도」의 작가 안수길은 『강신재가 있으면 장미꽃밭처럼 화사하고 향기롭다』고 말한 적이 있다.원로·중진들이 엄숙하게 모여앉은 자리에 그가 나타나면 무겁고 지루하고 낡아보이던 모든 것이 금가루를 뿌린 듯 금세 현란해진다는 것이다.그것은 무엇보다 그의 타고난 미모탓일 수도 있다.지금도 여전히 섬연하여 만모의 기색이나 비풍이 없이 사람을 반기고 감싸면서 그가 쓴 「레이디 서울」처럼 만년숙녀의 모습을 변함없이 간직한다. 그는 지금의 남대문근처인 용산구 어성동에서 태어났다.부친은 세브란스병원 의사인 강태순씨이고 어머니는 숭의학교를 졸업한 신여성으로 풍금·피아노가 있는 환경에서 비바람을 모른 채 곱게 성장했다.경기고녀에 다닐 때는 영미문학에 심취했으나 일본인 교사가 『귀축미영과 전쟁을 하고 있는데 영문학을 한다는 것은 사상이 불건전해 보이기 쉽다』고 경고하여 이전 가사과에 가게 되었다.그러나 염색이니 자수·재봉은 체질에 맞지 않아 대학재학중에 만난 서임수씨와 결혼,우연히 써본 단편소설을 손소희를 통해 김동리에게 보였고 과찬의 추천사와 함께 문단에 등단했다. ○아직도 청랑의 미모간직 그가 소설을 쓰기까지는 서임수씨(남성해운 이사)의 보이지 않는 외조를 빼놓을 수 없다.서임수씨는 경향신문부사장·국회의원·국민대학장등을 지낸 저명인사로 그는 소설집필에 필요한 모든 자료와 책들을 일일이 구입해주어 서재에 산적해 있는 수천여권의 장서중작가의 손으로 산 책은 한권도 없을 정도다.자녀(건축가 기영씨와 피아니스트인 타옥씨)는 결혼후 따로 나간 지 오래이고 동호가 내려다보이는 옥수동 한남 하이츠빌라에서 부부가 새벽산책과 음악과 미식을 즐긴다. 그에게도 어쩔수없이 세월이 스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이제는 청랑의 미문이나 감각의 번뜩임을 휘두르기보다 「육성에 닮아 있을수록 문학이 우수하다」는 것을 지키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사실로 존재하던 소설이며 소설은 존재할 수 있던 역사』라는 공쿠르의 말에 공감하여 최근에는 역사를 있는 그대로 재조명하는 작업에 계속 전념해 있다.지난해말 아홉번째 역사소설인 「광해의 날들」을 펴냈고 이번 겨울 조선조말을 무대로 하는 다음 작품의 구상을 끝냈다. 별은 딸 수 없는 물건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며 웃고 울고 생각하는 인간의 행위는 이후로도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그리고 그런 행위에 많은 시간과 힘을 바치는 사람들의 행렬에 끼어 그는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별빛 같은 화섬의 광채를 언제까지나 비쳐줄 것이다. □연보 ▲1942년 경기고녀 졸업 ▲1944년 이화여전 중퇴 ▲1949년 「문예」지 소설「얼굴」「정순이」추천 ▲1958년 단편집 「희화」(계몽사) ▲1968∼82년 문협 PEN이사 ▲1982년 한국여류문학인 회장,한국소설가협회 분과위원장 ▲1992년 소설가협회 대표위원회 위원장 대한민국예술원 정회원, 소설가협회 대표위원 단편집 「여정」(중앙문화사 59년)「젊은 느티나무」(대문출판사 72년)「황량한 날의 동화」(삼중당 76년) 장편집 「청춘의 불문률」(여원사 60년)「임진강의 민들레」(을유문화사 62년)「이 찬란한 슬픔을」(신태양사 64년)「그대의 찬손」(신태양사 65년)「오늘과 내일」(을유문화사 66년)「신설」(대문출판사 67년)「숲에는 그대 향기」(대문출판사 69년)「유리의 덫」(삼성출판사 70년)「파도」(대문출판사 72년) 강신재대표작전집 8귄(삼익출판사 74년)「레이디 서울」(선일문화사 75년)「서울의 지붕밑」(문리사 76년)「그래도 할말이」(서음출판사 77년)「마음은 집시」(태창문화사 77년)「밤의 무지개」(청조사 77년)「천추태후」(동화출판사 78년)「불타는 구름」2권(지소림 78년)「우연의 자리」(명서원 78년)「모험의 집」(범조사 79년)「사도세자빈」3권(행림출판사 81년)「사랑의 묘약」2권(중앙일보사 86년)「신사임당,문정왕후 아수라」(한벗 87년)「간신의 처」(문학세계사 89년)「명성황후」3권(세명서관 91년)「광해의 날들」(창공사 94년) 수필집「사랑의 아픔과 진실」(중앙문화사 66년)「모래성」(서문당 74년)「거리에서 내마음에서」(평민사 76년)「무엇이 사랑의 불을 지피는가」(나무사 86년) 한국문협상 여류문학상 중앙문화대상 예술원상
  • 감미로운 음율에 청중 “환호”/동구정상 음악가 혼신의 연주·열창

    ◎서울신문 주최 신년국제음악회 서울신문 창간 50돌 기념 「95 신년국제음악회」가 13일 하오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3시간동안 펼쳐진 이날 음악회에서는 헝가리 코다이 현악4중주단,우크라이나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아나스타샤 체보타레바,불가리아 플로브디프 오페라합창단 등 동유럽을 대표하는 연주자 및 단체들이 세계 정상급 연주를 선사해 객석을 가득 메운 3천여 관객을 감동시켰다. 부다페스트 음악원 출신 멤버로 구성된 코다이 현악4중주단은 20년 넘게 맞춰온 호흡을 바탕으로 하이든의 현악 4중주 작품 64의 5와 슈베르트의 피아노5중주 「송어」,모차르트의 현악4중주 K465를 연주했다. 지난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1위없는 2위에 입상한 체보타레바는 크라이슬러 편곡 타르티니의 소나타 「악마의 트릴」과 사라사테의 「비제의 카르멘 주제에 의한 환상곡」을 연주,뛰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포로들의 합창」「집시들의 합창」등을 연주한 플로브디프 오페라 합창단은 중후한 저음을 바탕으로 강하면서 부드러운 동구권 합창단 특유의 음색을 자랑했다.특히 이들은 앙코르곡으로 우리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두차례나 불러 청중으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 서울신문주최 신년국제음악회 참가/불가리아 합창단 등 내한

    서울신문 창간 50돌을 기념하는 「95 신년국제음악회」(13일 하오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 참가하는 헝가리의 코다이 현악 4중주단과 피아노 반주자 도나텔라 파이로니,불가리아의 플로브디프 오페라 합창단이 12일 상오 서울에 왔다. 동유럽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연주 단체인 이들은 공항에서 『서울신문 독자들과 음악팬들을 위해 훌륭한 연주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음악회를 하루 앞두고 도착한 이들은 평창동 올림푸스호텔에 여장을 푼 뒤 곧바로 서울예고 강당에서 리허설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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