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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년음악회 테마는 ‘콜라보레이션’

    신년음악회 테마는 ‘콜라보레이션’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가들이 펼치는 콜라보레이션(협업) 무대는 최근 공연계의 굳건한 트렌드다. ●‘세시봉’ 윤형주, 인디밴드와 입맞추다 13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펼쳐지는 세시봉 멤버 윤형주와 인디밴드들의 무대가 대표적이다.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윤형주와 9인조 레게 밴드 킹스턴 루디스카, 인디밴드 마리서사, 아카데미 타악기앙상블이 ‘신년음악회-새해를 흔들다’란 이름의 공연을 연다. 윤형주는 ‘하얀 손수건’ ‘우리들의 이야기’ ‘비의 나그네’ 등을 섬세한 통기타 선율에 실어 들려준다. 잘 놀기로 소문난 킹스턴 루디스카는 ‘시작입니다’ ‘비 오는 날’ 등 자메이카 레게와 스카를 선보인다. “각각의 무대를 펼친 윤형주와 킹스턴 루디스카가 어우러지는 무대가 클라이맥스”라는 게 주최 측인 마포문화재단 백효진씨의 귀띔. 지난해 심수봉-킹스턴 루디스카, 김수희-나티, 주현미-국카스텐 등 트로트 여성 디바와 인디밴드의 합동무대로 화제를 낳았던 마포문화재단 기획공연의 연장선이다. 3만~5만원 (02)3274-8600, 1544-1555. ●피아니스트 임학성-오케스트라 눈맞다 클래식과 재즈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에 팝의 옷을 입혀 인기를 얻은 피아니스트 임학성은 ‘2012 신년 팝스콘서트’를 연다.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대명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함께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과 영화 ‘닥터 지바고’ 중 ‘라라의 테마’, 스티비 원더의 ‘서 듀크’(Sir Duke), 아리랑 등을 들려준다. 임학성은 서울올림픽 외국선수단을 위한 콘서트(1988년) 등 굵직한 무대에서 베토벤의 곡을 팝으로 편곡해 연주하는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으로 유명한 베테랑 연주자다. 특히 이번에는 성악가 김동규와 가수 박미경도 함께 선다. 김동규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와 ‘딜라일라’를, 박미경은 ‘이브의 경고’ ‘이유같지 않은 이유’ 등을 부른다. 5만~12만원. 1588-7890. 13일 군포문예회관 수리홀에서는 17집 가수 인순이와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여자경)가 함께 꾸미는 신년음악회도 열린다. 1부에서는 프라임필이 스메타나의 오페라 ‘팔려간 신부’ 서곡,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제4번(피아노 안수정)을 들려준다. 신년음악회의 떠들썩함은 2부에서 한껏 고조된다. 인순이가 뮤지컬 ‘캣츠’ 중 ‘메모리’와 ‘친구여’ ‘어퍼컷’ ‘거위의 꿈’ 등을 부를 예정. 2만 5000~3만원. (031)390-3501~4.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클래식 팬들 올핸 지갑 ‘텅텅’ 비겠네!

    클래식 팬들 올핸 지갑 ‘텅텅’ 비겠네!

    클래식 팬이라면 임진년 2, 6, 11월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우열을 가늠하기 어려운 세계 유수의 교향악단 공연이 봇물 터지듯 열리기 때문. 2008년 영국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발표한 ‘세계 오케스트라 톱 20’ 중 네덜란드 로열콘세르트허바우(1위), 영국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4위), 독일 바이에른방송 교향악단(6위), 러시아 마린스키극장 오케스트라(14위) 등이 한국 팬을 찾아온다. 포트폴리오를 짜지 않고 ‘질러대면’ 낭패보기 십상이다. ●잔인하거나 행복하거나 첫 테이프는 2월 21~22일 로열콘세르트허바우(RCO)가 끊는다. 브람스 교향곡 2번,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 등을 연주한다. 그라모폰 랭킹이 절대적인 잣대는 아니지만, 그래도 독일 베를린필과 오스트리아 빈필을 제친 ‘넘버 1’이다. 2010년에 이어 2년 만의 방한이다.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점이 눈에 띈다. 2010년 11월 이후 국내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영국 리즈 콩쿠르의 한국인 첫 우승자 김선욱이 피아노를 맡는다. 같은 달 23일에는 세계 최고(最古)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성 토마스 합창단이 바흐의 ‘마태수난곡’을 들려준다. 1750년 바흐 서거 이후 도서관에서 잠을 자던 악보가 빛을 본 건 1829년 멘델스존에 의해서다. 당시 멘델스존은 거의 2년 동안 예행연습에 매달렸다. 바로크 음악의 모든 형식을 망라한 대작인 만큼 연주시간만 3시간이 필요하다. 2004년과 2008년에 이어 세 번째 내한하는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성 토마스 합창단의 무대에 기대가 쏠리는 까닭이다. 런던심포니는 러시아 출신 수석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온다. 6년 만의 내한공연이다. 프로코피예프(피아노협주곡 3번), 쇼스타코비치(교향곡 5번·바이올린 협주곡 1번), 차이콥스키(교향곡 6번) 등 러시아 레퍼토리의 정수를 들려준다. 깊이와 쇼맨십을 두루 갖춘 게르기예프의 능력을 잘 보여줄 선곡이라는 평가다. 피아노 협연은 러시아 출신 데니스 마추예프, 바이올린은 한국 출신 사라 장이다. 마니아들의 공연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3가지 요인(상임지휘자의 직접 지휘, 가장 자신 있는 프로그램 선곡, 협연자와의 궁합)을 모두 충족하는 셈. 1980년대 후반 개혁과 개방의 물결 속에 옛 소련의 오케스트라들은 재정난에 시달린다. 서방으로 짐보따리를 싸던 레닌그라드필과 모스크바방송 교향악단의 악장·수석급 연주자들을 붙잡아 설립한 게 1990년 창단된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RNO)다. 산파를 맡은 사람은 명(名)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인 미하일 플레트네프. RNO는 객원지휘자에 대해 낯을 가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여년을 함께한 플레트네프가 3년 만의 내한공연 지휘를 맡는다. 한국 관객은 운이 좋다. ●게르기예프와의 최적 궁합은? 11월에는 게르기예프가 한국을 다시 찾는다. 이번에는 마린스키극장 오케스트라와 함께다. 1860년 개관한 마린스키극장은 러시아 황실의 오페라·발레·오케스트라로 황금기를 보냈다. 그렇다고 옛 소련 체제 막바지의 침체기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88년 게르기예프가 총감독을 맡으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각기 다른 악단을 만나 게르기예프의 지휘가 어떻게 변주되는지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할 터다. RCO 내한 때 상임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오지 않는다고 실망한 팬이라면 11월을 노려볼 만하다. 바이에른방송 교향악단이 얀손스와 함께 온다. 바이에른의 내한은 처음. 1949년 창단 때부터 초대 지휘자 오이겐 요훔의 헌신과 방송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이 악단은 동유럽의 유능한 연주자를 대거 영입하면서 급성장했다. 2차대전 이후 작곡가 말러가 재평가를 받는 데 공헌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첫 내한공연도 반가운데 베토벤 교향곡(2·3·6·7번)을 들고 온다. 기대치가 한껏 치솟는 까닭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대구자살 중학생, 죽기 전날 피아노 의자에서…

    대구자살 중학생, 죽기 전날 피아노 의자에서…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을 수사중인 대구 수성경찰서는 29일 유서에 적힌 가해학생 서모 군 등 2명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상습상해, 상습강요, 상습공갈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추가로 폭행 사실이 밝혀진 1명은 불구속 입건하고 A군 집에 드나든 것으로 폐쇄회로(CC)TV에 잡힌 3명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냈다. 사전 구속영장이 신청된 서군 등은 지난 9월 12일부터 A군의 사망 전날인 12월 19일까지 모두 230여 차례에 걸쳐 문자메시지를 A군에게 보내 자신들의 인터넷 게임 아이템 확보를 위해 온라인 게임을 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174차례는 “그냥 너는 끝이 없다. 게임할 때 문자해라, 늦을수록 너한테 안 좋을 거다.”라는 내용 등으로 협박했다. 서 군의 아이디로 지난 3월 1일부터 12월 2일까지 9개월 동안 모두 845차례 게임에 접속했으며 이 중 162차례는 A군의 집에서 접속된 것으로 드러나 서 군 등이 지속적으로 A군에게 게임을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A군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A군의 집에 있던 목검, 단소, 격투기용 글러브 등을 이용해 모두 33차례에 걸쳐 A군을 상습적으로 폭행, 엉덩이와 허벅지 등 부위 등에 상처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숨지기 전날인 지난 19일에는 A군을 피아노 의자에 엎드리게 한 뒤 함께 폭행했다. 서 군은 라디오를 들고 무릎을 꿇게 하는 벌을 세우고 칼로 몸을 그으려고 위협하는가 하면 라이터로 팔에 불을 불이려고 했다. 또 책을 찢고 빼앗기까지 했다. 물고문 부분에 대해서는 A군이 숨지기 엿새 전인 지난 14일 한차례 물고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 군 등에 대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는 새달 2일 또는 3일쯤 있을 예정이어서 이들의 신병 처리도 이때 결정된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산간마을에 퍼진 ‘우정의 하모니’… 대안교육 답을 찾다

    산간마을에 퍼진 ‘우정의 하모니’… 대안교육 답을 찾다

    시골 산간마을의 학생들이 오케스트라 연주를 통해 바른 정서를 키우며 주민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최근 잇따르는 학생 폭력의 대안교육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남 하동군은 28일 옥종 초등·중등·고등 3개교 학생 47명으로 구성된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창단 9개월여 만인 지난 22일 학교 강당에서 첫 연주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첫 연주회에 참석한 박선하 하동군 교육장과 옥종고의 유수용 교장, 옥종중의 김은숙 교장, 옥종초의 신대생 교장, 각급학교 교사, 주민 등 200여명은 연주회 내내 박수갈채를 보내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학생들은 오랜 시간의 힘든 연습을 통해 무엇인가 해냈다는 자신감 속에 관람석을 향해 활짝 웃었다. 3명의 교장과 교사들은 클래식을 접하기 어려운 시골 학생들의 정서함양을 위해 오케스트라 창단을 착안, 마침 ‘삼성꿈장학재단’의 배움터 지원사업에 응모했다. 취지를 공감한 재단의 당선 지원금 5000만원으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플루트, 클라리넷, 피아노 등 악기를 구입하고 지난 3월 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연장자인 신 교장이 단장을, 나머지 두 교장은 부단장을 맡아 오케스트라 운영에 발벗고 나섰다. 초등학생 30명, 중학생 10명, 고등학생 7명으로 단원을 꾸렸다. 대부분이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란 탓에 악기라고는 처음 만져 본다. 진주에서 음악학원을 운영하는 김상헌 상임지휘자와 파트별 전문 음악강사 7명을 일주일에 두 차례씩 산간마을로 불러 지도를 받았다. 이때부터 주민들도 온통 오케스트라 이야기를 했단다. 옥종 청소년 오케스트라는 드디어 무대에 올랐다. 프란츠 레하르의 ‘금과 은의 왈츠’, 제바스티안 바흐의 ‘미뉴에트 1·2·3번’, 팝송 ‘문 리버’와 ‘마이웨이’, 트로트 ‘어머나’와 ‘무조건’ 등 여러 장르의 음악을 무난하게 소화했다. 박 교육장은 “9개월 만의 성과라고 보기에는 학생들의 연주 실력이 뛰어나서 그동안 애를 많이 썼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아주 고맙고 기쁜일”이라고 관람 소감을 밝혔다. 학생들은 30일 하동군청 종무식에 참석해 연주를 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후배 단원도 뽑고 정기연주회도 열기로 했다. 또 벌써부터 진주 개천예술제, 하동 야생차 문화축제 등에서 초청 연주를 부탁받았다. 하동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29일 TV 하이라이트]

    ●진실의 기록, 다큐멘터리 50년(KBS1 밤 10시) 다큐멘터리는 허구가 아닌 현실의 삶을 기록하는 장르다. TV 방송과 더불어 KBS TV 다큐멘터리의 역사도 반세기를 맞았다. 다큐멘터리스트의 비판적 시선을 통해 사회는 변화해 왔다. 1964년 작 ‘카메라 초점’을 시작으로 최근의 ‘차마고도’와 ‘누들로드’에 이르기까지 다큐멘터리 50년의 역사와 의미를 짚어 본다. ●2011 트로트 대축제 1, 2부(KBS2 밤 8시 55분) 오랜 세월 우리와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트로트. 2011년 한 해 결산 행사를 MC 임성훈·장윤정의 진행으로 연다. 현철, 송대관, 태진아, 김연자, 주현미, 현숙, 문희옥, 최진희, 배일호, 최유나, 박현빈, 윙크 등 많은 활약을 통해 사랑받아 온 21명의 가수가 출연해 아주 특별한 무대를 꾸민다. ●오늘만 같아라(MBC 밤 8시 15분) 옥자의 집을 찾은 해준은 이제 다시는 옥자를 찾지 않겠다며 마지막 인사를 남기고 떠난다. 해준은 구김살 없이 밝은 효진과 자신의 처지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효진을 멀리하지만 효진은 그럴수록 해준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온다. 한편 우연히 효진의 전화 통화 목록에서 아저씨라는 이름을 본 재경은 해준의 번호로 전화를 건다. ●2011 SBS 가요대전 1, 2부(SBS 밤 8시 50분) 올해 대한민국 케이팝 스타들은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유럽과 미주, 중남미 등에서 한국을 알렸다. 전 세계가 인정한 스타들의 깜짝 놀랄 스페셜 무대가 펼쳐진다. 엄친아 이승기와 만능 엔터테이너 송지효, 그리고 소녀시대 윤아가 진행자로 나선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상상 그 이상의 매력적인 무대들을 함께한다. ●독립다큐관-굿바이, 평양(EBS 밤 12시 5분) 30년 전 어린 오빠들을 북으로 보낸 아버지를 많이 원망했던 그녀.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기약 없는 만남과 아들에 대한 사무친 그리움에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으셨던 아버지와 어머니를 존경한다.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염둥이 평양 조카 선화는 어느덧 어여쁜 아가씨가 돼 있었다. ●금난새의 황제 그리고 세헤라자데(OBS 밤 12시 10분) ‘한국의 베토벤’이라 불리는 피아니스트 유영욱이 협연자로 나선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와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관현악 모음곡 ‘세헤라자데’ 등을 연주한다. 특히 이번 연주회는 금난새 지휘자의 인천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취임 1주년을 기념한 단독 정기공연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 [28일 TV 하이라이트]

    ●행복한 교실(KBS1 오전 11시) 최근 연이은 청소년 자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실제로 우리나라 고등학교 한 반 평균 35명 중 4명이 우울증 약을 복용한다는데…. 4명 중 한 명은 자살까지 생각해 본 적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 주된 이유는 바로 성적과 외모, 가정 문제, 친구와의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다. 그 실태를 들여다 본다. ●수목 드라마 영광의 재인(KBS2 밤 9시 55분) 거대상사의 회장 서재명은 이사회를 열어 거대상사 대표이사 재신임 표결에 들어간다. 이에 재인(박민영)은 서재명의 재신임을 막기 위해 이사회장에 들이닥친다. 한편 영광은 인우의 계획대로 사내 1을 유인해 내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인우의 계획이 틀어지면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게 된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MBC 밤 7시 45분) 내상과 승윤은 좁은 사무실에서 단 둘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한동안 일거리마저 없자 할 일도 없고 너무 심심하다. 참다 못한 내상과 승윤은 게임을 하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기타를 들고 듀엣을 결성하기에 이른다. 한편 하선이 영욱과 헤어진 것을 알게 된 지석은 축 처져 있는 하선에게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다. ●한밤의 TV연예(SBS 밤 8시 50분) 12년 전 대한민국을 주름잡았던 아이돌 그룹. 그 그룹의 막내였던 고등학생 김태우. 이제는 한 가정의 가장이 된다. 거구의 몸집과 달리 매력적인 음색을 지닌 그가 크리스마스 다음 날에 결혼식을 올렸다. 신부는 예쁜 딸을 임신 중이다. 뛰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신부와 결혼식 현장을 ‘한밤의 TV연예’가 찾아간다. ●극한직업(EBS 밤 10시 40분) 포획단은 주민의 신고를 받고 멧돼지 포획을 위해 각자 위치를 정한다. 수색조가 멧돼지를 몰면 단원들은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포획할 계획이다. 수색조는 1명이 맡는데, 산 속에서 언제 어떻게 멧돼지와 맞닥뜨릴지 알 수 없다. 위험천만한 일을 김치욱씨는 30년 이상 해오고 있다. 베테랑 수색조인 그는 오늘도 사냥개들과 함께 산으로 향한다. ●창사특집 유키 구라모토와 친구들(OBS 밤 11시 10분) 심금을 울리는 유키 구라모토의 피아노 연주와 천재 오보이스트 함경, 감미로운 보컬 ‘팀’,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로 각광받는 소프라노 신델라의 공연이 어우러진다. 유키 구라모토의 베스트 연주곡과 ‘생명의 양식’(Panis Angelicus) 등 세밑에 어울리는 영화음악도 들려준다.
  • [27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2005년 11월 첫 방송을 시작해 2011년 현재까지, 지난 6년 동안 ‘러브 인 아시아’는 필리핀, 베트남 등 세계 방방곡곡 총 49개국을 넘나들며 다문화 가정들의 다양한 사연을 전했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짠하게 울렸던 만남과 이별, 그리고 방송 이후 출연자들의 근황들을 송년특집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선물’에서 만나 본다. ●TV소설 복희 누나(KBS2 오전 9시) 복희는 백구와의 일이 잘 해결되자 홀가분하게 그간 밀린 공부를 보충하러 민수 아파트로 향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냉랭한 은주의 반응에 무안하기만 하다. 한편 제사 지내러 덕천에 내려간 준모(류태준)는 매형으로부터 맞선을 보라고 강요받게 된다. 이에 준모는 은영과 결혼까지 할 뜻이 있음을 내비치는데…. ●일일연속극 오늘만 같아라(MBC 밤 8시 15분) 해준에게 집을 나가라며 역정을 내던 갑분이 쓰러지지만 거짓 연기로 드러난다. 그 모습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해준의 고민은 깊어져만 간다. 한편 효진은 미호가 적극적으로 지완을 두둔하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혹시라도 지완에게 딴마음 먹으면 미호와 절교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문화가중계(SBS 낮 12시 30분) ‘문화가 중계’에서는 지난 1년간 선보인 클래식 명연주, 명장면을 엄선하여 방송한다. 지휘자 정명훈과 양호재단이 함께하는 ‘미러클 오브 뮤직’, 손열음과 부천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하는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그리고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이사오 사사키 등의 연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감동의 무대를 선사한다. ●하나뿐인 지구(EBS 밤 11시 20분) 매년 겨울, 우리나라 전역에서는 야생동물 먹이주기가 이뤄진다. 폭설이 불러오는 먹이 부족으로 힘겨운 겨울나기를 하는 야생동물을 돕기 위해서다. 그러나 인간이 개입하는 먹이주기가 야생동물에게 꼭 약이 되는 것만은 아니라고 하는데….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야생동물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본다. ●가족(OBS 밤 11시 10분) 연말특집으로 가족 대상 시상식을 준비했다. 2011년 한해 동안 출연했던 가족들을 대상으로 대상인 ‘우리 생애 최고의 가족상’을 비롯해 ‘부부애상’, ‘시청자최고 인기상’, ‘금지옥엽상’ 등 4개의 시상 분야를 나누어 시상식을 선보인다. 각 테마별 수상 분야에서는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부부의 사랑으로 다양한 형태의 가족의 모습을 소개한다.
  • “피아노 연주도 소음!” 피아니스트 징역 위기

    “피아노 연주도 소음!” 피아니스트 징역 위기

    26세 스페인 여성이 피아노를 친 혐의로 징역을 살 위기에 놓였다. 검찰은 7년 6개월 징역을 구형했다. 스페인의 푸이그세르드라는 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황당한 사건이다. 검찰은 피아노를 친 여성과 가족에게 벌금 360유로(약 54만원), 이웃에게 피해배상금 2만1900유로(약 3300만원)을 지급토록 하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으로 피아노와 관련된 직업은 영영 갖지 못하도록 영구자격정지 명령을 내려달라며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황당한 재판으로 확대된 사건의 시작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여자는 피아노에 푹 빠져 매일 건반을 두들겼다. 주말을 빼고 매주 5일, 하루 평균 8시간씩 피아노를 연주했다. 피아노가 놓은 방에 방음처리가 되어 있지 않아 음악을 싫어(?)하는 이웃주민들에겐 엄청난 소음공해가 됐다. 급기야 한 이웃여자가 “너무 시끄러워 살 수가 없다.”며 피아니스트를 고발했다. 당국은 여자에게 4번이나 경고문을 보내 “방에 방음시설을 하라.”고 명령했지만 여자는 개의치 않고 계속 피아노를 두들겼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민 이웃은 결국 피아니스트를 형사고발했다. 검찰은 소음공해에 관한 규정을 위반하고 당국의 명령까지 무시했다며 여자를 기소했다. 검찰은 “법규상 낮에 낼 수 있는 소음은 30dB로 제한돼 있지만 여자는 피아노를 연주하며 훨씬 큰 소음(?)을 냈다.”며 환경오염 혐의로 여자를 재판에 회부했다. 여자 측 변호인은 “행정중재나 민사재판으로 끝나야 할 일을 검찰이 기소, 형사재판까지 열리게 된 것”이라며 검찰에 강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자료사진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LG전자 ‘프라다폰 3.0’ 예약 시작

    LG전자 ‘프라다폰 3.0’ 예약 시작

    LG전자의 ‘프라다폰 3.0’ 국내 예약 판매가 22일부터 SK텔레콤과 KT를 통해 동시에 시작된다. 예약 판매 기간에 구입한 소비자는 28일부터 순차적으로 개통된 제품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출고가는 89만 9800원이며, 판매가는 요금제에 따라 72만 9800원에서 75만 9800원(SKT 기준)으로 책정됐다. 2009년 출시된 ‘프라다폰2’가 180만원대의 고가로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인하된 셈이다. 2년 약정 요금 할인을 적용하고 월 5만 4000원 요금제 이상의 경우 2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프라다폰 3.0은 앞면에 풀터치 화면을, 뒷면에는 프라다의 고유 사피아노 문양을 적용하고 버튼을 최소화하는 등 프라다 디자인을 구현했다. 또 흑백 사용자 환경(UI)를 적용해 기존의 컬러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는 색다른 느낌이다. 조우현 SKT 영업본부장은 “프라다폰 3.0은 현재 출시된 3세대(3G) 스마트폰 중 가장 고급스러운 제품으로 첨단 스펙 위주로 경쟁해 온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미적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SKT와 KT 모두 예판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해 프라다 백팩 등 경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독일 프랑크푸르트, 어디까지 가 보셨나요

    독일 프랑크푸르트, 어디까지 가 보셨나요

    고민이다. 유럽 중앙에 자리 잡았다. 덕분에 항공망이 빵빵하다. 큰 국제공항이 자리 잡았다. 교통 이점 때문에 1년에 국제 행사만도 수십개가 열린다. 내년 일정, 그 가운데 큼직한 것만 꼽아 봐도 환상적이다. 파격적인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의 전시, 빛과 도시를 주제로 한 ‘루미날레 12’, 박물관과 미술관이 한데 어울린 박물관 축제, 합창 축제를 거쳐 도서전까지. 여기에다 아이언맨 유럽챔피언십(국제 철인 3종 경기), 마라톤 대회도 있다. 다달이 새로운 행사다. 행사가 겹칠 무렵엔 인근 숙박시설이 동나기 일쑤다. ●아이젠나흐-거리에서 만나는 인간 바흐의 맨 얼굴 그런데 관광객들은 ‘찍고’ 갈 뿐이다. 해서 도시 이름을 대 봤자 ‘어디어디를 가 봤는데 좋더라.’ 하는 얘기는 쉬이 나오지 않는다. 8시간 시차를 끼고 한국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일하다 보니 호텔방 ‘죽돌이 죽순이’가 됐다거나 드넓은 공항에서 노숙자처럼 늘어져 잤다거나 무거운 짐가방을 들고 헐레벌떡 뛰어다녔다는 얘기가 대부분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얘기다. 그래서 내놓은 아이디어다. 겨울에 프랑크푸르트와 그 주변 도시를 거닐어 보라는 것. 전통의 대학 도시 하이델베르크, 바로크의 거장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와 종교개혁의 아버지 마르틴 루터(1483~1546)의 흔적을 더듬어볼 수 있는 아이젠나흐, ‘그림동화’를 남긴 그림 형제의 이야기가 숨어 있는 하나우 같은 도시들이다. 가장 인상 깊은 도시는 아이젠나흐. 예전에 동독 지역이었다는 선입관 때문일까. 시내에는 독일 특유의 고즈넉한 소도시 분위기가 진하게 배어 있다. 여기엔 바흐의 생가와 박물관이 있다. 알려졌다시피 바흐는 19세기 멘델스존이 복원하기 전까지 잊혀진 인물이었다. 생가와 박물관에서는 ‘음악의 아버지’ ‘바로크의 지존’이 아니라 교회에 적당한 일자리 하나 구하려고 노심초사했던 인간 바흐의 맨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삐걱대는 마룻바닥 소리가 요란한 생가에서는 매시간 옛 악기로 바흐의 음악을 직접 연주해 준다. 초기 피아노는 피아노라기보다 큰 기타 같은 인상을 풍기는데 그 묘한 음색이 바흐 음악을 색다르게 느낄 수 있게 한다. 루터를 만나기 위해서는 아이젠나흐 인근 바르트부르크성으로 가야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성은 11세기에 지어졌다. 중세 고성답게 주변 지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언덕 위에 우뚝 서 있다. 종교개혁을 얘기하다 파문당하고 쫓기게 된 루터가 신약성서 번역을 위해 숨어든 곳이 바로 이 성이다. 좁디좁은 성에서 이뤄진 귀족들의 호사스러운 생활 모습을 엿보는 재미도 있지만 루터의 방만은 못하다. 구불구불 이어진 복도 끝 작은 방인데, 그 공간 자체가 이대로 주저앉지 않겠다는 루터의 결기를 느끼게 해 준다. ●하나우-그림형제의 고향… 폭격으로 흔적 소실돼 하나우는 그림 형제의 고향이다. 그런데 그림 형제의 흔적은 광장의 동상과 문패 하나가 전부다. 제2차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모두 소실돼서다. 전쟁 말기 연합군의 가혹한 폭격으로 모든 게 잿더미로 변했다. 그래서인지 하나우에서 만난 옛 기억을 가진 노인들은 “물론 우리가 잘못하긴 했지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드러내 놓고 불평할 처지가 아니라는 점은 잘 알지만 너무도 참혹하게 당한 기억을 떨쳐 버릴 수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하나우에서 눈에 띄는 건 오히려 시의회 청사다. 옛 시청 건물을 보존하면서 그 건물을 둘러싸고 건물을 하나 지었는데, 거기다 ‘콩크레스 파크’(Congress Park)란 이름을 붙였다. 왜 그런고 했더니 말 그대로 공원이다. 중극장 규모로 건물을 지어 둔 뒤 주민들 누구나 행사나 모임에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저마다 기념비적인 건물을 짓느라 여념이 없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연스레 비교되지 않을 수 없다. ●하이델베르크-미로같은 골목길·아름다운 고성 하이델베르크는 익히 알려진 대로 대학 도시다. 성은 한번쯤 꼭 올라가 볼 만하다. 아름다운 정원은 물론 세계 최대 규모인 22만ℓ의 와인 술통이 보관돼 있다. 미로 같은 골목길을 걸어도 되고 경사로를 오르는 트램을 타도 된다. 성 주변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빛 장식으로 장관을 이룰 모습이 절로 연상된다. 프랑크푸르트에도 볼거리는 있다. 시내 중심의 괴테하우스를 빼놓을 수 없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의 생가를 복원해 둔 것인데 한국어 안내도 있으니 불편함은 없다. 또 삐죽빼죽 솟은 마천루들도 눈여겨보길. 모든 노동자가 자연광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건물 모두 뾰족한 하이힐 같은 느낌을 준다. 거기다 대부분 유리로 마감했다. 몇 층마다 하나씩 아예 정원을 꾸며 놓은 빌딩도 간간히 눈에 띈다. ‘그린 시티’ 열풍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괴테하우스·하이힐 모양 건물들 프랑크푸르트가 대륙 중앙의 도시다 보니 이들은 모두 철도로 연결되어 있다. 아이젠나흐, 하나우, 하이델베르크 모두 프랑크푸르트에서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다. 또 아이젠나흐는 바이마르, 라이프치히, 에어푸르트, 예나 등 괴테가도로 이어진다. 하나우는 메르헨(민담)가도의 출발점이요, 하이델베르크는 체코 프라하까지 이어지는 고성가도와 독일 남서부를 관통하는 판타지가도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사통팔달, 이럴 때 쓰는 말이다. 단, 먹는 재미는 좀 덜하다. 독일의 족발이라는 슈바인학센과 겨울철 크리스마스 특식인 거위나 오리 요리가 있다. 맥주를 곁들이기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짠맛이 강한 편. 그러나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글루바인. 레드와인에 물을 타서 데운 것인데 주로 겨울에 마신다. 들쩍지근한 것이 노곤한 여행객의 단잠에 그만이다. 시장 같은 곳에 들어서면 시큼한 냄새가 나는데 이건 근처에 글루바인이 있다는 신호다. 크리스마스마켓에서 글루바인 한잔 사 들고 마인 강가에 서면 왠지 푸근해진다. 글 사진 프랑크푸르트(독일)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여행 TIP 도시마다 전일권 교통카드, 인근 도시 이동 땐 철도로 독일 대중교통은 편리하다. 시내를 운행하는 S반, 가까운 교외까지 운행하는 U반에다 지상의 트램도 있다. 1~2일에 걸쳐 충분히 둘러볼 생각이라면 ‘프랑크푸르트 카드’ 하는 식으로 도시마다 카드를 사두는 게 좋다. 가격은 도시별로 약간 차이가 있는데 1일권이 8유로 안팎, 2일권이 12유로 안팎이다.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에다 시티투어버스 요금과 박물관·미술관 입장료 할인 혜택이 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쇼핑을 즐기려면 근교 ‘바르트하임 빌리지’가 좋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서편에서 왕복 버스가 매일 운행된다. 프랑크푸르트 시내 쇼핑도 괜찮다. 시내 중심가에 주요 상점들이 밀집해 있다. 유리를 이용해 빛을 건물 내부로까지 깊숙이 끌어들인 독특한 콘셉트의 갤러리백화점은 건물 그 자체만으로도 탐험해 볼 만하다. 인근 도시를 가는 데는 철도가 편리하다. 복잡한 철도망을 이해해 보겠다고 얽히고설킨 철도 노선표를 앞에 두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기차역에 티켓 자동 발매기가 있는데, 목적지를 입력하면 노선과 개찰구를 일러주는 정보 제공 기능도 함께 있다. 노선 정보만 파악하는 것은 당연히 무료다. 국내에도 지점을 갖춘 ‘레일 유럽’을 통해 미리 기차표를 사 두면 편리하다. 독일 전역, 독일과 가까운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일부 지역에서도 쓸 수 있는 저먼 레일, 독일 등 17개국에서 쓸 수 있는 유레일 패스 등 용도별로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 바그너 악극 6시간 꼼짝 않고 보던 아이 ‘무터’를 꿈꾸다

    바그너 악극 6시간 꼼짝 않고 보던 아이 ‘무터’를 꿈꾸다

    독일에서 유학하던 성악 전공 부부는 딸 이름을 클라라로 붙였다. 독일 작곡가 슈만의 아내이자 브람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이름에서 딴 것. 걸음마도 떼기 전 음악은 소녀의 심장을 보듬었다. 일곱 살 터울 언니는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두 살 위 오빠는 첼로를 배웠다. 언니, 오빠의 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두 돌을 넘긴 아기에게 ‘산타클로스’는 바이올린을 선물했다. 4살 때 독일 만하임음대 예비학교에 최연소로 입학했다. “어릴 때부터 속눈썹 끔뻑거리는 바비인형류는 질색이었어요. 두 살 때 아빠랑 바이로이트 페스티벌(1951년부터 바그너의 성지에서 열리는 음악축제)에 가서 여섯 시간짜리 바그너 악극을 꼼짝도 하지 않고 봤대요. 유별났던 거죠(웃음).” 이듬해 함부르크 인근 뤼베크음대로 옮겨 자하르 브론을 사사했다. 그해 함부르크 심포니와의 협연으로 공식 데뷔했다. 국내에서는 사라 장의 스승으로 유명한 도러시 딜레이의 제안으로 언니, 오빠와 함께 1995년 미국 줄리아드음대 예비학교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다. “천재라고요? 오히려 평범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대단한 부모(아버지 강병운 서울대 교수는 아시아인으로는 처음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주역으로 섰다. 어머니 한민희씨도 유럽에서 오페라 주역으로 활약한 소프라노다.) 밑에서 태어났고 어릴 때부터 음악을 했으니까요.” ●‘마왕 변주곡’ 등 난해한 곡 대거 포함… “큰 도전, 즐겁게 했다”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24·한국 이름 강주미)의 얘기다. 최근 첫 솔로 앨범 ‘모던솔로’를 발표한 그를 서울 중구 태평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70㎝가 넘는 큰 키에 화장품 광고모델로 발탁될 만큼 수려한 미모. ‘엄친아’가 많은 클래식계에서도 그의 존재는 도드라진다. 앨범 얘기부터 물었다. 체코 작곡가 빌헬름 에른스트(1814~1865)의 ‘여름의 마지막 장미’와 ‘마왕 변주곡’ 등 웬만한 연주자들은 도전조차 꺼리는 무반주 바이올린 곡을 첫 솔로 앨범에 대거 포함시켰다. “‘여름의 마지막 장미’와 ‘마왕 변주곡’을 한 음반에 넣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음악적 깊이보다는 기교가 중시되는 곡이어서 큰 도전이었는데 즐겁게 녹음했어요.” 강주미의 새끼손가락은 약지(藥指) 길이의 절반을 조금 넘는다. 왼쪽 새끼손가락으로 튕기고 짚어야 하는 기교를 소화하기엔 어려움이 많다는 얘기다. 또 다른 ‘아픔’도 있다. 열두 살이 되던 1999년 9월,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이 이끄는 미국 시카고 심포니와의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협연이 잡혔다. 호사다마였을까. 학교에서 농구를 하다가 다른 학생에게 밀려 철조망 보호막에 몸이 부딛혔다. 하필 새끼손가락이 눌렸다. 손가락이 철사처럼 엉뚱한 방향으로 꺾였다. 두 차례나 전신마취를 하고 철심을 박는 대수술을 했다(그의 새끼손가락은 지금도 약간 뒤틀렸다). 바이올린을 다시 잡기까지 3년이 걸렸다. “무대에서 하는 실수는 다 새끼손가락 때문이에요. 비가 오면 쑤시고 무겁죠. 솔직히 인터뷰 때마다 손가락 얘기를 하는 건 싫어요. ‘부상을 딛고 재기한 아무개’란 식으로 보도되면 왠지 대중들에게 그걸 감안하고 들어 달라는 것 같거든요.” ●짧고 뒤틀린 새끼손가락 극복… 22일 ‘무한독주’ 공연 김남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제안으로 2004년 한예종으로 ‘역(逆)유학’을 왔다. 2009년부터 승전보가 이어졌다. 2009년 독일 하노버콩쿠르 2위에 이어 지난해 일본 센다이콩쿠르와 세계 3대 바이올린 콩쿠르로 꼽히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콩쿠르 우승을 거푸 차지한 것. 인디애나폴리스콩쿠르의 부상으로 시가 35억원짜리 1683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를 4년간 쓸 수 있게 됐고, 내년 5월 미국 케네디센터에서 독주회도 갖는다. 그의 롤모델은 ‘바이올린 여제’ 안네조피 무터(48)다. 강주미는 “무터는 무대에 걸어나오는 순간 관객을 사로잡는다.”면서 “무터처럼 한계가 없는, 질리지 않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어릴 때부터 용돈을 모아 패션잡지를 사 볼 만큼 패션과 미용에 대한 관심도 컸다. 하지만 모델일이나 화보 촬영은 어디까지나 ‘취미’라고 말한다. 그는 오는 2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올림푸스홀에서 ‘강주미의 무한독주’란 제목으로 공연한다. (02)6255-3270.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LG스마트폰 ‘프라다’ 손잡고 승부수

    LG스마트폰 ‘프라다’ 손잡고 승부수

    LG전자가 명품 브랜드 프라다와 손잡고 ‘프라다폰 3.0’을 공개했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애플과 삼성, HTC 등에 밀려 고전하는 LG로서는 이 제품이 또 한 번 ‘구원투수’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클래리지 호텔에서 프라다폰 3.0을 소개하는 행사를 갖고 내년 1월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이르면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프라다폰 3.0은 LG전자와 프라다, 양사가 세 번째 협력으로 탄생한 제품이다. 2007년 풀터치 휴대전화인 ‘프라다폰’을 출시해 전 세계적으로 1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2008년에도 손목시계 모양의 블루투스 액세서리가 포함된 두 번째 제품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제품은 세계적인 패션업체가 직접 디자인한 만큼 날렵한 외양을 자랑한다. 8.5㎜의 얇은 두께를 구현한데다, 실제보다 얇아 보이는 기술을 적용했다. 또 프라다의 디자인 철학을 담아 블랙 색상을 기본으로 전면에는 풀터치 스크린을 탑재했고, 뒷면은 프라다 고유의 천연가죽 문양인 ‘사피아노’ 패턴을 적용했다. 흑백의 사용자 환경(UI)을 탑재해 기존 컬러 기반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UI와는 색다른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듀얼밴드 와이파이 기능으로 빠른 응답속도와 자유로운 인터넷 환경도 지원한다. 4.3인치 노바 디스플레이로 800니트(nit·밝기 단위)의 밝기를 구현해 한낮에도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 거치대와 블루투스 이어셋 등에도 프라다 디자인을 반영했다. LG전자와 프라다는 이 제품 출시를 위해 2년 넘게 협업을 진행해왔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1대를 개발하는 기간이 길어도 1년 6개월 정도인 것에 견줘 상당히 오랫동안 논의를 거친 것이다. 특히 프라다의 UI와 외관, 액세서리 등에 대한 협의는 6개월 동안 100여 차례에 걸쳐 진행했을 만큼 심혈을 기울였다. 다만 일부 하드웨어 사양이 이미 출시된 경쟁 제품들보다 다소 뒤처진다. 안드로이드 OS의 최신 버전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4.0 버전)가 아닌 ‘진저브레드’(2.3)가 탑재됐다. 스마트폰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역시 1.0기가헤르츠(㎓) 듀얼코어로 갤럭시S2(1.2㎓ 듀얼코어), 갤럭시 S2 LTE(1.5㎓ 듀얼코어)보다 사양이 낮다. 현재 LG전자는 전 세계 주요 이동통신사들과 출시 가격을 협의하고 있다. 유럽 현지에서는 700유로(105만원) 정도에 내놓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출시 가격도 100만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양 경쟁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디자인이라는 새로운 화두로 접근하는 제품”이라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사랑과 신앙의 어머니 숨결 느끼며…”

    “사랑과 신앙의 어머니 숨결 느끼며…”

    “이곳은 저희 삼 남매가 종종 연주했던 장소로, 어머니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어머니가 생전에 특별히 좋아하셨던 브람스의 피아노 트리오를 연주하겠습니다.” 검은색 의상을 차려입은 첼리스트 정명화(가운데)와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왼쪽), 그리고 피아니스트 정명훈(오른쪽)은 간단한 소갯말과 함께 어머니와의 이별을 애도하는 곡을 연주했다. 정 트리오는 13일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강당에서 지난 5월 작고한 어머니 이원숙씨를 추모하는 ‘우리들의 어머니를 위하여’ 공연을 열었다. 이들이 함께 무대에서 연주한 것은 고인의 85세 생일 때인 2004년 이후 7년 만이다. 이들이 이화여대에서 추모 음악회를 연 이유는 어머니의 모교이자 예전에 대강당에서 정트리오가 음악회를 종종 열어서다. 정트리오는 미국 뉴욕의 퀸스 묘역에 세운 어머니 묘비에 어떤 말을 적을까 고민하다 “방향을 제시한, 사랑과 신앙의 어머니”(Visionary Mother of Love and Faith)라고 새겼다고 한다. 정경화와 정명훈은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21번 e단조도 연주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대입 정시특집] 명지대학교

    명지대는 이번 정시모집에서 나군과 다군으로 나눠 신입생을 모집한다. 나군 선발인원은 일반전형 849명, 농어촌특별전형 122명이며 전문계고교특별전형과 전문계고졸재직자전형에서도 일부를 뽑는다. 다군은 일반전형으로만 559명을 선발한다. 나군의 전형요소별 반영비율은 학생부 25%, 수능 75%다. 실기고사를 치르는 문예창작학과는 1단계에서 학생부 50%와 수능 50%로 정원의 6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학생부 25%, 수능 25%, 실기 50%로 합격자를 가린다. 디자인학부, 바둑학과, 영화뮤지컬학부(영화전공)는 학생부 25%, 수능 25%, 실기 50%를 반영한다. 체육학부는 학생부 20%, 수능 40%, 실기 40%이며 음악학부(피아노·작곡 전공)는 학생부 20%, 수능 20%, 실기 60%다. 수능 성적은 백분위 성적을 반영한다. 자연과학 공과대학 건축대학(건축학부) 지원자가 수리 가를 선택하면 백분위 점수의 10%를 가산점으로 준다. 원서는 23∼28일 인터넷으로 접수한다. 제출서류 마감일은 도착일 기준으로 30일이다.
  • Estonia 발트해를 적시는 찬란한 노래

    Estonia 발트해를 적시는 찬란한 노래

    Estonia 발트해를 적시는 찬란한 노래 “에스토니아에 일주일간 여행을 간다고요? 하루면 다 보는 곳 아닌가요?”라고 에스토니아를 여행해 본 사람들이 말했다.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발트 3국 중 하나’라는 사실만 알아도 실은 에스토니아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에스토니아는 더 이상 변방이 아니다. 당신의 다음 유럽 여행지로 꼽아두어도 에스토니아가 전혀 손색이 없는 이유를 소개한다. 글·사진 최승표 기자 취재협조 에스토니아관광청 www.visitestonia.com 핀에어 02-730-0067 www.finnair.co.kr @Tallinn탈린 재래시장에서 발견한 에스토니아 “너희들은 왜 이렇게 영어를 잘하니?” “글쎄…. 우린 작은 나라니까.” 25살, 앳된 얼굴의 가이드 카티Kati의 짧은 대답에는 많은 뜻이 함축돼 있었다. 15세기 이후, 50년 이상 독립국가로 존재해 본 적 없는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 덴마크, 스웨덴, 독일, 러시아 등 열강들에게 종속당해 온 시절을 고스란히 반영하듯, 에스토니아 곳곳에는 혼재된 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다. 여행을 하면서 ‘대체 무엇이 에스토니아의 고유한 문화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사실 에스토니아는 운명적으로 고유의 것을 창조하기보단 받아들이고 재생성하는 데 익숙할 수밖에 없었다. 지정학적으로 교역의 거점이었고, 강대국들의 텃밭이었던 까닭이다. 그럼에도 세계에서 가장 적은 인구가 사용하는 자신들만의 언어, 에스토니아어를 유지해 온 나라. 그 나라 사람들은 유달리 자존심이 강했다. ‘왕년을 회상하는’ 방식의 자존심이 아니라 지금을 소중히 여김에서 나오는 것이리라. 발트 3국의 하나인 에스토니아는 문화적으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많이 다르며, 언어와 민족은 북녘의 핀란드와 유사하다. 젊은이들이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가진 것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다른 점이다. 소련에서 독립한 후, 가파르게 경제 성장을 구가해 온 에스토니아는 MSN 메신저와 스카이프Skype를 개발한 IT 강국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탈린은 물론 지방 소도시의 식당에서도 대부분 무선 인터넷을 무료로 제공할 정도다. 발트 3국 중 유일한 유로 사용국가이기도 하다. 에스토니아의 혼재된 문화는 재래시장에서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 발틱역Baltic Station 맞은편에는 러시아식 재래시장이 매일 열린다. 앤티크 제품부터 채소, 과일, 생필품까지 50여 개 상점이 문을 여는데 탈린 시내와는 전혀 다른 구소련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차가운 사람들의 표정마저 시계를 20년 전으로 돌린 것만 같다. 발틱역에서 트램으로 한 정거장 거리에 자리한 옛 공장터 ‘키르부투르크Kirbuturg’에서는 매주 토요일이면 벼룩시장이 열린다. 누가 사 입을까 싶은 낡은 옷가지부터, 고장난 라디오까지 어딘가 익숙한 시장 풍경이 펼쳐진다. 여름철이면 구시가지의 시청광장에서는 민족 장터도 수시로 열린다. 탈린이 고대부터 교역의 중심지였음을 상징하듯 광장에는 주변 국가의 전통 의상을 입고, 전통 음식과 수공예품을 가지고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처럼 다채로운 전통 시장을 체험하려면 반드시 주말을 끼고 탈린을 여행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언덕에 올라 부엌을 들여다보아라” 탈, 린. 입에 감기는 발음마저 고혹적인 도시다. 어떤 합리적 연관성도 없지만 그 이름에선 묘한 여성성이 느껴진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구시가지Old Town의 풍경 또한 그러하다. 덴마크인들이 11세기에 이주해 오면서 도시의 면모를 갖춘 탈린은 13세기에 한자동맹의 중심도시로 번영을 누렸다. 거친 장사꾼들이 드나들며 만들어진 도시가 지금 이처럼 매혹적인 모습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관광지로 변모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중세시대에 탈린은 상인과 일반인들이 거주하던 저지대와 영주나 귀족들이 거주하는 고지대로 나뉘었다. 저지대에는 과거 길드 상인들의 건물들이 식당, 카페, 기념품 상점들로 용도가 바뀌어 보존되고 있으며, 고지대에는 교회와 각국 대사관을 비롯해 부유층의 집들이 있으니 그 모습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탈린은 도시 전체가 평평한 지형으로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톰페아 언덕Tompeaa Hill이 해발 40m밖에 되지 않아 도보 여행을 즐기기에 좋다. 구시가지는 어느 입구로 들어서든 풍부한 볼거리를 만날 수 있지만 비루 성문Viru gate에서 도보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성문을 통과해 100m 즈음 들어가면 북유럽에서 유일하게 고딕 양식으로 만들어진 구시청사와 시청광장이 펼쳐진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광장 주변 노천카페에서 음식과 차를 즐기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시청광장 부근에는 1422년에 문을 열고, 10대째 내려오는 약국이 있고, 카타리나Katariina 골목은 중세 분위기를 가장 원형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부엌을 들여다보아라Kiek in de Koik’라는 엉뚱한 이름의 포수대에는 탈린 성곽의 역사를 알려주는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탈린 시내를 조망하기 좋은 톰페아 언덕에는 제정 러시아 시절의 역사를 반영하는 알렉산데르 네프스키 교회가 화려한 위용을 뽐내고 있다. 이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돔 성당도 있다. 성당 내부에는 교회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장식품들이 가득해 어수선한 느낌을 주는데 현재는 중세시대의 유물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에스토니아인들은 종교에 큰 관심이 없는 까닭에 교회를 드나드는 사람들은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혹자는 구시가지를 하루에 세 번, 둘러봐야 한다고 말한다. 한가한 이른 아침, 이슬 낀 자갈길을 걸어 보고, 한낮에는 박물관, 교회 등을 들러보고, 저녁에는 화려한 조명으로 물든 야경을 감상하고, 라이브 카페와 클럽에서 젊은 탈린을 만나 봐야 한다. 구시가지에는 살 만한 기념품도 많다. 먼저 발트 지역의 명물인 호박Amber을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구시가지에는 인력거에서 중세 복장을 한 아리따운 여인들이 아몬드에 다양한 향신료를 첨가해 그 자리에서 직접 볶아서 판매하는 가게를 종종 볼 수 있다.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으니 선물용으로 훌륭하다. 1 탈린 구시가지 시청광장은 만남의 장소로 유명하다. 13세기 한자 무역시대의 건축물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2 구시가지 곳곳에는 젊은 여인들이 중세 복장을 입고 에스토니아 전통 간식인 볶은 아몬드를 판매하고 있다 3 구시가지는 도보 여행에 좋다. 비루 게이트 입구에서 세그웨이Segway를 빌려 탈 수도 있다 4 탈린 구시가지에는 재치 넘치는 디자인의 간판들이 가득하다 5 구시가지는 시간대에 따라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인적이 드문 이른 아침, 이슬에 젖은 자갈길을 걸으면 중세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느껴진다 Festival 전국민이 합창을 하는 나라 노래를 사랑하는 민족들은 많지만 노래를 통해 혁명을 이룬 역사를 가진 민족은 드물 것이다. 에스토니아는 소련이 붕괴되기 전인 1988년, 혁명 기간 중 약 30만명의 시민들이 집결해 소련의 통치에 반대하며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의 일환으로 광장에 모여 노래를 불렀다. 당시 소련은 경제가 붕괴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위를 진압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1991년 결국 독립을 이뤄내기까지 에스토니아는 반폭력 독립운동으로 일관했으며, 소련을 해체시키는 기반을 이뤘다. 비폭력 저항운동의 역사는 발트 3국이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1989년 3국 국민들은 탈린에서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까지 인간 띠를 만들어 소련 체제의 부당함을 전세계에 알렸고 자유를 외쳤다. 25만명이 만든 인간 띠는 ‘발트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 사건은 유네스코에도 유산으로 등재됐다. 에스토니아인들의 노래 사랑은 역사가 꽤 깊다. 탈린에서는 1869년부터 5년에 한번씩 송페스티벌Estonian Song Festival이 개최되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에스토니아인들은 합창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탈린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당신도 음악을 좋아하나요?’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여성들이 ‘물론이죠. 송페스티벌에 나간 적도 있답니다’라고 답했다. 인구 40만의 작은 도시, 3만명이 합창을 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무대에 한번쯤 서 보지 않은 이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구 소련 시절, 오케스트라 지휘자였다가 이제는 탈린관광안내사무소에서 일을 하는 티나Tiina씨는 “1988년, 우리는 결코 약하지 않은 민족이라는 사실을 노래로 세계에 보여주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노래의 힘을 신봉하는 듯 느껴졌다. 올해의 유럽 문화 수도로 선정된 탈린에는 축제가 끊이지 않고 있었다. 9월 말, 우리보다 앞서 단풍으로 물든 탈린에서는 디자인 축제와 재즈 축제가 한창이었다. 에스토니아 재즈 밴드의 공연이 펼쳐진 한 클럽에 인파가 몰려들었다. 맥주 잔을 들고 조용히 음악을 즐기던 중년의 남성에게 별 뜻 없이 말을 걸었다. “어디에서 오셨나요? 재즈를 좋아하시나 봐요”, “저는 독일에서 온 교사입니다. 탈린에만 3일째인데 재즈 축제 때문에 왔죠. 에스토니아의 수준 높은 음악문화에 매료됐답니다.” 리듬에 맞춰 잔뜩 흥에 취한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진지하게 기타리스트의 연주에 몰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1 2011 유럽의 문화수도로 선정된 탈린에는 축제가 끊이지 않는다. 에스토니아인들은 모두 노래부르길 좋아한다 2 재즈페스티벌을 관람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구시가지의 유명한 극장 본 크롤Von Krahl에서 기타 트리오의 연주가 펼쳐졌다 3 1869년부터 시작된 에스토니아 송페스티벌은 3만명이 합창을 펼치는 장관을 연출한다. 에스토니아는 구소련에 대항해 노래를 부르며 저항한 역사를 갖고 있기도 하다 4, 5 2008년 ‘올해의 유럽 박물관’에 선정된 현대미술관 쿠무KUMU는 중세 미술작품부터 최근의 미술 조류를 반영하는 작품까지 다양한 시대를 아우르고 있다 6 제정 러시아 시절, 표트르 대제가 아내를 위해 선물한 여름 궁전, 카드리오르그 공원의 미술관에는 낭만주의 시대의 명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Museum 표트르 대제가 아내에게 선사한 궁전 문화 수도 탈린에는 세계에 내놓을 만한 미술관도 있다. 18세기 제정 러시아 시절, 표트르 대제가 아내인 캐서린 1세를 위해 헌사했다는 카드리오르그 공원Kadriorg Park에는 화려한 궁전과 미술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올드타운에서 약 2km 떨어져 있는 공원 일대는 오크 나무와 라일락 나무로 울창한 숲과 호수가 조성되어 있어 시민들의 안락한 쉼터로도 이용되고 있다. 목조로 된 바로크 양식의 궁전은 공원의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으며, 지금은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는데 궁전 내부에는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러시아의 16~19세기 미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대형 홀에는 낭만주의 시대의 명작들이 다수 전시되어 있어 미술 애호가들을 행복하게 만든다. 공원 뒤켠에는 화려한 꽃들로 수놓여진 정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공간은 웨딩 촬영과 파티를 위한 공간으로도 애용된다고 한다. 카드리오르그 공원에서 얕은 언덕을 따라 오르면 석회석으로 지어진 뾰족한 외관이 인상적인 현대 미술관 쿠무KUMU를 만날 수 있다. 2006년에 문을 연 에스토니아 최대의 미술관으로, 2008년 ‘올해의 유럽 박물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주변의 자연 지형과 어우러진 디자인과 독특한 내부 설계는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 할 만하다. 7개 층에 전시된 작품은 종류도 시대도 매우 다채롭게 구성된 것이 런던의 테이트모던Tate Modern을 연상시킨다. 상설 전시관에는 18세기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에스토니아 화가들의 미술 작품들이 전시돼 있어 에스토니아 화풍의 변화와 함께 민중들의 삶의 궤적까지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2차 독립(소련 붕괴) 때까지의 작품들도 별도로 전시되어 있다. 이 전시관의 작품에는 소련 체제 하에 접어들면서 공산주의 사회로의 급격한 변화가 생생하게 반영되어 있다. 60년대부터 모더니즘, 팝아트, 극사실주의 등 당시 유행하던 화풍이 에스토니아라는 특수한 현실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읽어내는 것도 흥미롭다. 이외에도 매우 실험적인 장르의 미술, 조각, 설치 예술 작품들이 곳곳에 전시돼 있어 한나절을 박물관에서 보내도 다 볼 수 없을 정도다. 1 시청광장에서 아몬드를 볶고 있는 에스토니아 소녀의 모습 2 탈린 구시가지의 교회나 성벽의 첨탑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개성을 뽐내고 있다 3 톰페아 언덕에서 내려다본 구시가지의 모습. 멀리 발틱해, 핀란드만으로 나아가기 위한 항구도 보인다 4 중세 분위기의 레스토랑 올데한자Olde Hansa는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중 하나다 @Lahemaa National Park 라헤마 국립공원 숲, 바다, 늪, 대저택 그리고 완벽한 자연 많은 이들이 에스토니아를 하루 혹은 이틀만 여행하는 것은 ‘탈린 너머의 에스토니아’를 발견하지 못한 까닭이다. 탈린에서 출발해 러시아 방향으로 향하는 1번 도로를 타고 한 시간 정도 가면 전혀 다른 세상에 다다를 수 있다. 때묻지 않은 늪지대와 울창한 삼림, 중세시대 영주들의 호화로운 저택들이 어우러져 있는 라헤마 국립공원은 1971년 구소련이 지정한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그 화려하던 소련이, 그것도 전성기인 70년대에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는 사실만으로 왠지 그럴싸하지 않은가. 신발끈을 바짝 조이고 늪지대에서 이색 하이킹을 즐겨 보자. 조금 여유가 있다면 중세 영주의 집에서 스파를 즐기며 근사한 하룻밤을 보내는 것도 좋겠다. Viru Bog Trekking 늪지대를 엉금엉금 걷는 재미 에스토니아의 6개 국립공원 중 라헤마 국립공원은 탈린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다. 바다와 숲을 동시에 즐길 수 있으며, 중세 영주들의 집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어 탈린과 함께 여행하면 최상의 궁합을 이룬다. 라헤마 국립공원은 대체로 평지에 가까워 가벼운 하이킹이나 자전거 타기, 바다에서의 카약이나 카누 등을 즐기기에 좋다. 하이킹의 경우,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산책로가 잘 형성되어 있어 지도만 있으면 다니기에 불편함이 없다. 해변에서부터 늪지대까지 다채로운 산책로가 있으며, 에스토니아에 서식하는 비버Beaver를 구경할 수도 있는 산책로도 있다. 국립공원에는 50여 종의 포유류가 있다고 하지만 산책 중 이들을 만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양한 산책로 중에서도 늪지대(혹은 습지) 산책로를 선택했다. 습지 하이킹으로 유명한 곳은 비루Viru Raba 지역이다. 공원에 이르자 침엽수림이 내뿜는 공기가 신선하면서도 묵직하게 폐 속으로 침투했다. 숲 속으로 몇 걸음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전신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산소의 밀도가 높았다. 그러나 비루 습지 산책로의 주인공은 침엽수림이 아니었다.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몇백 미터를 들어가자 갑자기 하늘이 뻥 뚫리고 일견 잔디처럼 보이는 평원이 훤하게 펼쳐졌다. 맨땅에 뿌리를 내린 침엽수가 20m는 족히 넘는 키를 자랑하는 데 반해 늪지대에 나 있는 나무들은 큰 것이 3m 수준이었다. 무릎 높이의 나무 한 그루도 실은 수십년을 자란 것이라고 하니, 흙과는 전혀 다른 습지의 생태가 신기하기만하다. 이곳에서는 습지 위로 걷다가 발이 잠기는 위험에 처할 수도 있고, 식물들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통나무를 깔아놓은 3.5km 산책로를 걸어야만 한다. 산책길 중간중간 만날 수 있는 작은 연못은 물고기가 서식할 수 없을 정도로 맑아 수영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국립공원에는 840종에 달하는 식물군을 볼 수도 있으며, 찰스 다윈이 가장 좋아한 식물이었다는 식충식물도 곳곳에 있어 살아있는 과학교실로 활용되고 있다. Manor House 중세 독일 영주처럼 쉬어 볼까 라헤마 국립공원에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재미는 중세 영주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매너하우스Manor House를 구경하는 것. 개인적으로 지난 3월, 영국 코츠월드 지방의 매너하우스를 개조한 호텔에서 머문 경험이 있는 터라 매너하우스에 꽤나 매료가 된 상태였다. 유럽의 어느 나라를 여행하더라도 적어도 하룻밤 정도는 지방의 매너하우스에서 머물러 봐야 한다는 일종의 로망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그만큼 높은 기대치를 갖고 찾아본 에스토니아의 매너하우스. 영국의 그것에 비해 절대 뒤쳐지지 않는 화려한 정원과 럭셔리한 분위기를 자랑했다. 특히 라헤마 국립공원의 3대 매너하우스로 불리는 팔름세Palmse, 사가디Sagadi, 비훌라Vihula는 전혀 다른 개성을 간직하고 있다. 팔름세 매너하우스는 노랑, 주황으로 채색된 바로크풍 건물이 9월의 낙엽과 어우러져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팔름세는 화려한 정원이 뒤뜰에 펼쳐져 있고, 박물관, 공방, 와인 판매점, 카페, 식당 등이 한 데 모여 있다. 특히 메인 건물에는 18세기 에스토니아 영주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초상화, 낡은 피아노, 벽난로, 널찍한 테이블이 있는 살롱 등이 잘 보존되어 있어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1749년 독일 영주가 살던 사가디 매너하우스는 야생동물, 희귀식물 등 국립공원의 생태를 잘 보여주는 전시관Forest center을 보유하고 있다. 가장 모던한 모습으로 재탄생한 매너하우스는 비훌라. 16세기에 지어져 오랜 역사를 자랑함에도 골프코스를 갖추고 있고, 스파, 워터파크 등의 시설은 물론 인접한 해변에서 카야킹, 말타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 스포츠가 가능하다. 에스토니아인들은 누구나 로맨틱한 매너하우스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결혼식을 올리는 것을 꿈꾼다고 한다. 결혼식을 마친 후, 남편이 참나무 한 그루를 매너하우스에 기증하며 아내의 이름을 적은 종이를 뿌리와 함께 묻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참나무가 변치 않는 사랑을 상징하는 까닭이다. 1 습지의 생태는 일반적인 숲과는 전혀 다르다. 특히 이끼류의 식물이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다 2 라헤마 국립공원은 살아있는 과학교실이다. 어린 학생들이 선생님을 좇아 공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3 국립공원은 바다를 면하고 있다. 북극 빙하를 타고 온 퇴적물과 암석들로 해변 지역의 생태 또한 독특하다 4 라헤마 국립공원에는 군데군데 호수가 형성되어 있다. 물이 너무 맑아 물고기가 살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5, 6 비훌라 매너하우스Vihula Manor house는 가장 모던한 모습으로 재탄생한 중세 영주의 대저택이다. 에스토니아인들은 매너하우스에서 웨딩 촬영 및 예식을 올리는 것을 동경한다고 전해진다 @Parnu패르누 여름 수도에서 잘 먹고 잘 쉬기 에스토니아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그저 춥기만한 나라’라는 것.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바로 아래 있고, 유라시아 대륙의 서북쪽 끄트머리에 있으니 그런 오해가 있을 법하다. 겨울철에는 영하 20~30도는 예사이고, 오후 3시면 어두워지는 혹독한 겨울나라의 면모를 보이지만 6~8월은 영상 30도 가량의 온화한 날씨에 밤 11시가 넘어도 해가 지지 않는 백야의 나라로 변모한다. 고로 에스토니아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철은 여름이며, 남쪽의 해변도시 패르누Parnu는 여름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탈린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2시간을 달려 패르누에 도착했다. 거리상 129km밖에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탈린에 비해 공기가 훨씬 온화한 느낌이다. 패르누는 ‘에스토니아의 여름 수도’라는 수식어처럼 널따란 백사장이 있는 해변을 끼고 있다. 9월 말, 해변에는 산책을 나온 몇몇 사람들만 눈에 띄었을 뿐 백사장은 하얗게 비어 있었다. 그렇다고 패르누의 여행 시즌이 마감된 것은 아니었다. 패르누에는 19세기부터 스파 문화가 발달하기 시작해 자국민뿐 아니라 스칸디나비아와 동유럽 지역에서도 스파를 즐기기 위한 여행객이 연중 끊이지 않는다. 스파를 전문으로 하는 대형 리조트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고,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종류의 스파와 마사지, 트리트먼트를 받을 수 있으니 에스토니아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다. 패르누에서는 건강을 위한 웰니스 스파Wellness Spa와 치료 목적의 메디컬 스파Medical Spa를 모두 체험할 수 있다. 스트랜드 호텔Strand Hotel & Conference에서 진흙팩 트리트먼트를 받았다. 75분 동안 사해 머드를 온 몸에 바르고 나니 피부가 수분을 단단히 머금었고, 노폐물과 몸의 피로가 말끔히 사라진 듯했다. 유럽에서 이 정도의 서비스를 받고 39유로(약 6만2,000원)만 지불하면 된다는 사실도 새삼 놀랍다. 1시간 동안 진행되는 오일 마사지 등도 30유로 선에서 받아 볼 수 있다. 스파 에스토니아Spa Estonia와 같은 메디컬 스파 호텔에서는 각종 질병 진단을 10유로 수준에서 받아볼 수도 있다. 이외에도 중국식 마사지, 태국식 마사지부터 벌꿀 마사지까지 취향대로 마사지를 즐길 수 있다. 그로테스크한 호텔을 가득 채운 선율 패르누는 완벽한 휴양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음식도 단순히 먹고 배부르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우리 몸에 유익한 오거닉 푸드가 어울린다. 형형색색의 목조 건물들이 아름다운 올드시티에는 문을 연 지 2년 만에 에스토니아 50대 식당으로 선정된 오가닉 카페 ‘마헤딕Mahedik’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어 찾아보았다. 탈린에서 수십년간 호텔에 종사했던 에비 큐식Evi Kuusik씨는 오가닉 푸드에 대한 관심을 갖고 고향인 패르누로 돌아와 가게를 열었다. 직접 농부들로부터 채소와 육류를 구매하고, 어부들로부터 생선을 공급받아 신선한 재료와 빼어난 맛으로 순식간에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연어 샐러드와 엘크 고기로 만든 파스타를 맛보았다. 과일주스부터 디저트로 먹은 파이까지 몸에도 좋은 것이 맛까지 훌륭했다. 큐식씨는 “사실 오가닉 푸드라는 게 대단할 게 없어요. 패르누에서 어릴 적부터 먹어 왔던 것을 되살리는 일을 한 것뿐이죠”라고 맛의 비결을 이야기했다. 이 식당의 사장은 큐식씨의 딸 에벌린Evelin Kuusik이다. 흥미롭게도 그녀는 한국에서 패션모델로 활동했다고 한다. 빼어난 미모의 모녀가 운영하는 마헤딕에서는 일주일에 한번씩 피아노, 클라리넷 등의 소박한 공연도 열린다. 흥미롭게도 이 낯선 땅, 그것도 조그만 마을에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사람을 또 한 명 만났다는 사실을 그저 행운이라고 해야 할까? 패르누에서 가장 유서 깊은 럭셔리 호텔 아멘데 빌라Ammende Villa에서 묵는 밤. 운이 좋게도 영국의 유명 기타리스트인 제이슨 카터Jason Carter의 공연을 보게 됐다. 그는 평양에서 공연을 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음악으로 북한 사람들의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북한’을 여행한 경험을 관객들과 공유했는데, 공연이 끝나고는 ‘남한’에서 온 나와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눴다. 그리곤 이메일을 보내 왔다. 북한을 여행한 경험을 더 소상하게 얘기해 주고 싶다는 메시지와 함께…. 결국 제이슨 카터 덕분에 그의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을 뿐 아니라 패르누에서의 추억도 더욱 애틋하게 간직하게 됐다. 유명 뮤지션의 공연을 보는 것도 큰 행운이었지만 영화에서나 봤음직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의 대저택, 그러니까 무대 뒤편에는 뿔 달린 사슴 박제가 걸려 있고, 마룻바닥을 밟을 때마다 삐걱이는 소리가 들리는 이방의 공간에서 멜랑꼴리한 음악을 듣는 기분이란 참 기묘했다. 공연이 끝나고, 방으로 돌아왔다. 널찍한 욕조에서 반신욕을 즐기고, 자작나무 향이 짙게 풍기는 핀란드식 사우나에서 피곤을 풀었다. 에스토니아에서의 마지막 밤은 그렇게 포근하고 로맨틱하게 저물었다. 1 패르누는 ‘에스토니아의 여름 수도’라는 명성에 걸맞게 잘 먹고, 잘 쉬기 위한 모든 문화가 자리잡혀 있다. 최근에는 오가닉 푸드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2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스파를 체험할 수 있는 스트랜드 호텔 & 스파 3 가정집을 연상시키는 안락한 분위기의 카페 4 여름철이면 패르누는 전국에서 모여든 휴가객과 북유럽 여행객들로 붐빈다. 고운 백사장이 넓게 펼쳐진 해변에서는 여느 휴양지에 비해 상업적인 냄새가 덜 느껴진다 5 패르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아멘데 빌라. 1905년 독일인 부호가 딸의 결혼식을 위해 지었으며, 이제는 사우나 달린 객실, 유명 아티스트의 공연이 펼쳐지는 럭셔리 호텔로 변모했다 6 도심 가운데에 자리한 작은 공원에는 참나무가 빽빽이 들어차 밀도 높은 산소를 내뿜고 있다 7 소박한 분위기의 카페 풍경 Travel to Estonia ▶에스토니아 여행팁 탈린 카드Tallinn Card 탈린 여행의 필수품이다. 6시간(12유로), 24시간(24유로), 48시간(32유로), 72시간용(40유로)이 있으며, 카드 한 장이면 대중교통, 박물관, 스파·사우나 입장은 물론 가이드 투어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탈린 호텔과 라헤마 국립공원 투어 등은 할인이 가능하다. 탈린관광청 웹사이트(www.tourism.tallinn.ee/fpage/tallinncard)에서 사전 구매도 가능하며, 주요 호텔 및 관광안내소에서 구매할 수 있다. 전압 우리나라와 같은 220V를 사용한다. 화폐 1유로는 약 1,601원(10월 기준). 크룬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기후 6~8월에는 최고기온 30도 정도로 따뜻하며, 11월부터 3월까지는 평균 기온이 영하로 매우 추운 편이다. 여행을 하기에는 5~9월 사이가 좋다. 무선인터넷 에스토니아는 EU 국가 중에서도 IT가 가장 발전된 나라다. 대부분의 호텔과 식당에서 WIFI를 무료로 제공한다. ▶Food 영부인이 재유행시킨 검은 빵 에스토니아는 열강들의 통치를 받은 역사가 긴 만큼 음식 문화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대통령 영부인이 흑빵을 굽는 모습이 TV에 노출되면서, 이 전통 빵이 큰 유행을 타고 있다. 어느 식당을 가든 흑빵을 먹어 볼 수 있다. 탈린 시청광장에 자리한 올데 한자Olde Hansa는 15세기 한자 시대의 분위기로 에스토니아 전통식을 제공하는 가장 유명한 식당이다. 각종 곡물과 육류, 북유럽에서 즐겨 먹는 연어의 맛도 훌륭하지만 인테리어부터 음악, 점원들의 복장까지 완전히 중세풍으로 연출해 이색 체험 차원에서도 추천할 만하다. www.oldehansa.ee 라헤마 국립공원 내에 자리한 어부들의 마을 ‘알트야Altja’에 있는 에스토니아 전통식당 알트야 코르츠Altja Korts는 앞바다에서 잡힌 청어요리가 주를 이루며, 막걸리 맛과 흡사한 러시아식 전통음료인 크바스Kvass의 맛이 훌륭하다. www.altja.ee ▶Hotel 이왕이면 핀란드식 사우나 달린 호텔 탈린에서는 올드타운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곳에 호텔을 잡는 게 편리하다. 수영장, 사우나를 무료로 제공하는 호텔이 많으니 예약 전 확인하는 게 좋다. 올드타운 비루 게이트 앞에 위치한 노르딕 호텔 포럼Nordic Hotel Forum이 가격, 접근성, 서비스 면에서 추천할 만하다. www.nordichotes.eu 패르누에서도 사우나, 스파 시설 여부를 확인하는 게 좋으며, 도시의 역사를 대변하는 아멘데 빌라Ammende Villa는 아르누보풍의 웅장한 분위기 속에서 수준 높은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www.ammende.ce FINNAIR 에스토니아로 가는 가장 빠른 길 우리나라에서 에스토니아로 가는 직항은 없지만 항공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핀에어를 이용하는 게 최선이다. ‘유럽으로 가는 가장 빠른 항공사’인 핀에어는 서울과 헬싱키를 9시간 만에 연결하며, 헬싱키에서 탈린까지는 35분만에 연결된다(헬싱키에서 페리를 이용할 경우, 탈린까지 2~3시간이 소요된다). 핀에어는 설립 이후 단 한번도 안전 사고를 일으킨 적 없어 매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항공사로 선정되고 있으며, 각종 매체로부터 ‘북유럽 최고 항공사’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항공사 TOP 5’에 꼽히기도 했다. 개인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물론 개인 노트북 연결 콘센트 및 USB 연결장치를 탑재하고 있고, 비즈니스석에는 180도 젖혀지는 침대형 좌석을 도입했다. 특히 한국 승무원 탑승, 비빔밥, 불고기 등 한식 기내식 제공, 한국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 한국 승객들을 배려한 기내 서비스는 한국 승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헬싱키 반타 공항 역시 유럽 공항에서는 최초로 한국어 표지판을 설치해 환승 및 공항 이용의 편의성을 한층 높였다. www.finnair.co.kr 02-730-0067
  • [연극리뷰]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에 치인 2인자, 살리에리의 삶

    [연극리뷰]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에 치인 2인자, 살리에리의 삶

    “철없는 풋내기가 놀면서 쓴 곡이 내가 심혈을 기울여 쓴 곡을 생명력 없는 낙서로 만들어 버리는구나.” 연극 ‘아마데우스’에서 안토니오 살리에리가 읊조리며 내뱉는 대사 일부다. 주위의 뛰어난 천재 때문에 열등감, 시기, 질투를 느끼는 것을 ‘살리에리 증후군’이라고 부를 만큼 살리에리는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의 재능을 부러워하면서도 저주했다. ‘아마데우스’는 모든 곡을 머릿속에서 구상해 프린터기가 인쇄하는 수준으로 종이에 옮겨 적곤 했던 모차르트의 예술성과 천재성, 모차르트와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2인자로 지내야 했던 살리에리의 콤플렉스와 낮은 자존심이 얽히고설킨 작품이다. 200여년 전 오스트리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현대 사회 어느 곳에서나 빈번하게 일어나는 경쟁, 이 과정에서의 승리감, 열등감, 자괴감 등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그래서 관객은 천재 작곡가 모차르트보다 스스로의 평범함을 너무나 잘 인식하고 있는 살리에리의 인간적 고민과 슬픔에 더욱 동감하게 된다. 극은 일흔을 넘긴 늙은 살리에리가 죽기 전 과거를 회상하는 시점, 1823년 11월에서 출발한다. 극을 이끄는 해설자인 살리에리는 1781년 모차르트를 만난 시점부터 그를 떠나 보낸 10년 동안을 미래의 후손, 즉 관객들에게 회상하며 자신의 심정과 잘못을 깨알같이 고백한다. 잘나가는 궁정작곡가로 활동 중인 살리에리는 자신보다 18살이나 어린 모차르트를 처음 만난 순간부터 자신의 무능을 감지한다. 아무리 심혈을 기울여 쓴 곡일지라도 자유분방하게 음표를 그려내는 모차르트를 당할 수 없었다. 노력보다는 신에게 부여받은 능력 덕분에 모차르트가 인정받는 모습을 살리에리는 감당하기 어렵다. 그래서 모차르트를 최대한 지능적으로 악랄하게 괴롭힌다. 자유분방한 영혼의 소유자 모차르트는 살리에리의 계략을 눈치채지 못하고 점점 더 궁핍한 생활에 빠져든다. 하지만 죽는 순간까지도 예술혼은 놓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 그의 손에 쥐어져 있던 것은 레퀴엠(진혼곡)을 완성하기 위한 깃털펜이었다. 살리에리는 자신이 모차르트를 독살했다고 굳게 믿는다. 하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관객은 쉬는 시간을 포함해 3시간의 공연 동안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애증 관계, 그리고 그들의 예술성에 빠져들게 된다. 배우들의 열연과 모차르트의 음악이 빚어내는 조화도 묘미다. 공연 내내 모차르트가 작곡한 ‘피가로의 결혼’, ‘마술피리’ 등이 피아노 독주 또는 피아노 4중주로 연주된다. 같은 제목의 영화 ‘아마데우스’를 본 관객이라면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 화제의 연극 ‘에쿠우스’를 쓴 영국 극작가 피터 셰퍼의 작품이다. 내년 1월 1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 2만~5만원.1644-2003.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화제의 연극 ‘에쿠우스’ 현대무용으로 재탄생

    화제의 연극 ‘에쿠우스’ 현대무용으로 재탄생

    ‘에쿠우스’. 라틴어로 뜻은 말(馬). 우리나라에서는 고급대형차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문화계에서는 영국 최고의 극작가 피터 세프의 실험적 연극으로 이름이 더 높다. 말을 떠받들던 17살 앨런이라는 아이가, 어느 날 그렇게도 아끼고 사랑하던 말 26마리의 눈을 찌르는 범죄를 저지르고, 정신과 의사 다이사트를 만난 이야기다. ●8~10일 국립현대무용단 공연 실제 사건에서 소재를 가져온 데다 말이 상징하는 원초적 생명력에 대한 숭배, 첫 경험의 파격적인 섹스 등 정신분석학적 소재가 가득하다는 점에서 앨런 역은 단순히 하나의 배역을 넘어 배우에게 주어지는 훈장처럼 여겨진다. 강태기, 송승환, 최민식, 조재현 등이 앨런 역을 통해 진가를 인정받은 대표적인 배우들이다.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영화 ‘해리 포터’에서 귀여운 동안(童顔)으로 사랑받았던 대니얼 래드클리트가 성인이 된 뒤 앨런 역으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그 ‘에쿠우스’가 현대무용으로 재탄생했다. 8~10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 오르는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홍승엽)의 ‘말들의 눈에 피가’ 공연이다. ●말의 눈을 찌르는 장면선 전율 연극이 말의 육체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몸짱’ 남자배우들을 대거 무대 위에 불러올린다면, 언론에 먼저 공개된 ‘말들의’에서는 여자 무용수 9명이 파격적으로 말 역할을 맡았다. 해서, 말 그 자체의 근육질 몸뚱어리보다 앨런의 폐쇄적이고 분열적인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또 기괴한 사건의 전후맥락을 읊는 대신, 앨런이 마침내 말 눈을 찌르는 과정까지만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공연시간도 1시간 남짓으로 길지 않다. 관객들이 가장 전율을 느낄 만한 대목은 공연의 시작과 끝이다. 도입부에는 영화 ‘피아노’의 음악감독으로 유명한 마이클 니만의 곡이 쓰였다. 말 역할을 하는 여자 무용수들이 바닥에 드러누운 채 온 몸으로 무대 위를 구르는데, 마치 퍼드덕대는 말들의 발자국 소리가 잦아들면서 앨런의 머릿속으로 차츰 스며들어가듯 느껴진다. ●무용수들 압도적 군무가 백미 말 눈을 찌르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야생성과 원시성을 드러내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가운데 ‘희생의 춤’이 쓰였다. 이 극적인 음악에 리듬과 장단을 맞춰 펼쳐지는 무용수들의 압도적인 군무는 작품 최고의 백미로 꼽을 만하다. 얼마 전 어머니를 살해한 수험생 얘기로 사회가 떠들썩했다. 차단된 아버지, 광적인 어머니, 그 아래에서 절규하는 앨런의 이야기에서 그 원형을 찾아볼 수 있을지 모른다. 1만원. (02)3472-142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고향의 봄 부르며 졸업식 하니 눈물 더나요”

    “고향의 봄 부르며 졸업식 하니 눈물 더나요”

    “Na A Sal Thon Ko Hi Yang En Koth Pee Nun San Kol(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지난 2일 오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의 룸비니 칼리지 내 강당. 정겨운 노래가 들려 귀를 의심했다. 하얀 교복 상의에 넥타이를 맨 5학년 졸업 예정 여학생들이 알파벳으로 한국어 발음을 옮겨 쓴 ‘고향의 봄’을 능숙하게 불렀다. 이어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로 시작하는 ‘졸업식 노래’ 가사를 현지어인 신할리어로 번안해 합창했다. 재학생과 졸업생의 송사와 답사도 이어졌다. ●졸업행사 없는 현지에 첫 ‘한류졸업식’ 국내에서 2월이면 흔히 볼 수 있는 졸업식 장면이지만 스리랑카에서는 처음 열린 졸업식 행사였다. 스리랑카는 초등부터 고교 과정까지 12년을 내리 마친 뒤 수료증만 받고 졸업을 한다. 졸업을 기념하는 행사는 없다. 이른바 ‘한류 졸업식’이지만 강당 곳곳에서는 졸업생과 재학생, 학부모들이 눈가를 훔쳤다. 룸비니 칼리지는 초등 과정의 마지막 학년인 5학년을 마친 학생들을 위해 처음으로 졸업식을 마련했다. 지난해 10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스리랑카 현지 학교들에 한국의 졸업식 노래가 저장된 디지털 피아노 3000대와 교육용 칠판 3만개를 기증한 것에 대한 답례였다. “한국의 졸업식 문화를 전파하고 싶다.”는 이 회장의 제안을 스리랑카 교육부가 받아들여 이루어졌다. ●교육기자재도 전달… 베트남 등서 확산 부영그룹은 2003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캄보디아·스리랑카·동티모르 등 아시아 14개 국가에서 초등학교 600여곳을 무상으로 세웠다. 2006년부터는 교육용 칠판 56만여개, 디지털 피아노 6만여대를 기증하는 등 국제 문화교류와 민간외교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왔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 5월 베트남을 시작으로 캄보디아, 동티모르 등으로 한국의 졸업식 문화와 졸업식 노래가 확산되고 있다. 글 사진 콜롬보(스리랑카)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엠씨더맥스 콘서트-‘저스트 싱’ 29~31일 서울 용산아트홀 대극장 미르. 3인조 밴드 엠씨더맥스가 군 복무를 마치고 처음 갖는 콘서트. 발라드 풍의 팝 록으로 사랑받은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지난 10년간의 음악을 총정리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힌다. 6만 6000~7만7000원. (02) 3446-5356. [클래식] ●사진과 함께하는 피아니스트 윤홍천의 슈베르트 여행기 4일 서울 삼성동 올림푸스홀 오후 7시. 직접 카메라에 담아온 오스트리아 빈의 풍광과 슈베르트의 집, 무덤 사진 등과 함께 피아니스트 윤홍천이 슈베르트의 3개의 피아노곡 D.946, 이별의 알레그로 D. 915, 열두개의 왈츠 ‘고귀한 왈츠’ D. 969를 들려준다. 4만원. (02)2658-3546. [연극] ●연극 ‘동치미’ 31일까지 서울 연지동 가족극장 파라디소. 30여년 동안 공무원을 하다 은퇴한 아버지 김만복과 50여년 동안 그를 뒷바라지한 부인 정이분이 삼 남매를 낳아 키우고 시집장가 보내는 과정이 100분간 펼쳐진다. 3만원. (02)764-4600. [전시] ●김중만 ‘스코틀랜드&스카치’전 7일까지 서울 삼청동 공근혜갤러리. 지난 6월 스코틀랜드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찍은 각종 풍경 사진 40여점을 선보인다. (02)738-7776.
  • 첼리스트 장한나 “음악은 우주적 언어… 청중과 하나 되고 싶어”

    첼리스트 장한나 “음악은 우주적 언어… 청중과 하나 되고 싶어”

    첼리스트 장한나(29)가 2년 만에 국내에서 “관객과 내밀한 대화”를 갖는다. 새달 3일과 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하는 것. 장한나는 오케스트라 협연과 독주회의 차이를 ‘내밀한 대화’의 존재 여부라고 설명한 바 있다. ●“독주회는 관객과의 내밀한 대화” 장한나는 28일 중구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음악은 우리의 감정과 호소력을 담은 표현을 할 때 쓰는 우주적인 언어”라면서 “인간의 DNA에서 빠질 수 없는 혜택이자 특권인 음악, 혹은 노래를 통해 청중과 하나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 이번 리사이틀 프로그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장한나는 2년 전 리사이틀에서 브람스에 ‘올인’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한국 팬이 유독 사랑하는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는 물론, 장한나가 “큰 우주가 압축되어 있다. 특유의 아픈 곳을 찌르는 듯한 화음들은 20세기 최고”라고 평가한 라흐마니노프의 ‘첼로소나타’, 스페인 작곡가 마누엘 데 파야가 쓴 ‘7개의 에스파냐 민요’,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그랜드탱고’까지 펼쳐 보인다. 장한나는 최근 국내에서는 리사이틀보다는 ‘앱설루트 클래식’이란 이름으로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일에 좀 더 무게를 둔 게 사실. 장한나는 “지휘 공부를 하면서 음악 세계가 넓다는 걸 새삼 느낀다. 오케스트라 지휘 경험이 연주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면서 “2년밖에 안 됐지만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독주회가 더 설렌다.”고 털어놓았다. ●피아니스트 피닌 콜린스와 호흡 맞춰 공연 파트너로는 최근 수년간 단짝 호흡을 이룬 아일랜드 출신 피아니스트 피닌 콜린스가 나선다. 장한나는 “첼로와 피아노의 동등한 대화가 가능한 상대”라면서 “자꾸만 대화가 형성돼야 음악도 재미있다.”고 파트너를 치켜세웠다. 간담회에 동석한 콜린스는 “장한나처럼 열정적인 아티스트와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화답했다. 5만~15만원. 1577-5266.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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