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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리비아 근해 구축함 배치… 해병50명 도착

    ‘9·11 테러’ 11주년인 지난 11일(현지시간) 리비아 제2도시 벵가지의 미국 영사관이 공격을 당해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대사 등 자국민 4명이 숨지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 정부가 13일 리비아 인근 해상에 구축함을 배치하는 등 특단의 보안 강화 조치를 발동했다. 유엔과 한국, 중국 등 국제사회도 이번 테러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비난 수위를 높였다. AFP통신은 미 관리의 말을 인용, 순항 미사일을 탑재한 해군 구축함 ‘라분함’이 리비아 인근 해상에 배치됐으며 ‘맥폴함’은 며칠 내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미 대사관 등의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 반테러 최정예 해병대 50명이 이날 리비아에 입국했으며,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도 급파됐다. 사태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무함마드 마가리아프 리비아 대통령,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과 각각 전화통화를 하고, 현지 미 외교관의 안전을 위해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리비아 정부는 벵가지 미 영사관 피습 사건과 관련, “내무부와 법무부가 이번 사건 수사에 착수해 증거를 수집 중이며, 일부 용의자를 검거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국제사회의 비난 성명도 잇따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가장 강력한 어조로 이번 공격을 규탄한다.”며 “그 어떤 명분도 벵가지에서 발생한 잔학 행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과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성명 등을 통해 미 영사관 공격 행위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美 “영사관 피습, 이슬람 무장세력의 9·11 기념 테러”

    ‘9·11 테러’ 11주년을 겨냥한 치밀한 소행인가, 알카에다와 연계된 조직적 반미 테러인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리비아 벵가지에서 발생한 이슬람 무장 세력의 미국 영사관 습격 사건을 둘러싸고 미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슬람을 모욕한 미국 영화에 반발한 일부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이라고는 하지만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리비아 주재 미 대사 등이 공격을 받아 사망하자 배후 파악에 분주한 모습이다. 미 폭스뉴스 등은 12일 미 정부가 이번 미 영사관 공격이 우발적 폭력 사태가 아니라 9·11 테러 11주년을 겨냥한 이슬람 무장 세력의 계획적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인터뷰에서 “초기 조사 결과 이번 공격이 사전에 계획됐다는 징후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미 하원 정보위원장인 마이크 로저스 의원도 “이번 공격은 군대나 특공대 방식으로 군이 개입한 것이며 명확한 목표물을 겨냥해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라고 밝혔다. 피트 혹스트라 전 하원 정보위원장은 “우리는 수년간 알카에다와 극단적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9·11 테러 기념일을 ‘축하’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어 왔다.”고 알카에다 연계 의혹을 제기한 뒤 “시위대는 미 대사가 있던 벵가지를 겨냥했고 완전 무장을 했다.”며 ‘사전 계획’에 무게를 뒀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미 정부 당국자들도 A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격은 매우 조직적이고 전문적인 (집단의) 소행으로 판단된다.”며 당국이 이미 테러 가능성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한 고위 관리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사전에 계획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슬람교 모독 영화에 대한 비난 시위를 기회로 이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영국 BBC는 아마드 지브릴 영국 주재 리비아 부대사의 말을 인용, 이번 공격이 극단주의 단체인 안사르 알샤리아에 의해 행해졌다고 전했다. 리비아 동부 지역에서 활동하는 이 단체는 여러 차례 테러를 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허궈창 깜짝 등장, 시진핑 건재 신호?

    권력 교체가 예정된 18기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전대)를 한 달 남짓 앞두고 열흘이 넘도록 종적을 감춰 신병 이상설이 증폭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건재하다는 신호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 부주석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는 그와 관련된 각종 소문과 전대 연기 등 정치 일정 변동설 등이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반관영통신인 중국신문사는 13일 시 부주석이 최근 사망한 광시(廣西)좡족자치구 공산당위원회 황룽(黃榮) 상무위원의 가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시 부주석의 동정이 보도된 것은 지난 1일 이후 12일 만으로 언론을 통해 그가 건재함을 알리기 위한 목적을 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통신은 시 부주석이 어떤 경로를 통해 조의를 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서열 8위인 당 중앙기율검찰위원회 허궈창(賀國强) 서기가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시 부주석이 건재하다는 신호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중국중앙(CC)TV는 허 서기가 사정기관 언론사를 시찰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로써 그가 시 부주석과 한 시간 간격으로 교통사고로 위장된 반대파의 습격을 받았다는 항간의 루머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허 서기의 모습이 공개된 것은 지난달 29일 이후 14일 만이다. 정치평론가 저우샤오후이(周曉輝)는 전날 홍콩의 한 온라인매체가 시 부주석의 가족으로부터 받았다며 공개한 “괜찮다. 모든 것이 괜찮다. 안심하라.”는 내용의 짧은 메시지와 관련, “메시지의 내용으로 미뤄 볼 때 시 부주석은 건강상의 문제가 있었으나 지금은 고비를 넘기고 괜찮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그동안 제기된 권력 투쟁설은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이날 홍콩 인권·민주주의정보센터(ICHRD)는 시 부주석이 지난 2일 건강검진 결과 간에서 초기 암세포가 발견돼 수술을 받았으며 현재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 일정 중단 가능성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당초 18기 전대가 다음 달 10~18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시 부주석의 병세가 심각해 당 대회 일정과 지도부 인사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공산당 인사의 말을 인용해 “18기 전대 이전에 그 일정을 확정할 중앙정치국 회의를 열어야 하는 만큼 시 부주석의 병 상태는 18기 전대 준비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중앙정치국 회의는 이르면 다음 주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주재로 열릴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리비아 주재 美대사, 공관 피습 사망

    리비아 주재 美대사, 공관 피습 사망

    ‘아랍의 봄’ 이후 민주화 실험에 나선 리비아, 이집트에서 미국 외교공관이 잇따라 공격을 받으며 리비아 주재 미 대사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9·11테러 11주년인 11일(현지시간) 리비아 제2의 도시 벵가지의 미국 총영사관이 무장 세력의 습격을 받아 J 크리스토퍼 스티븐스(52) 미 대사와 영사관 직원 3명이 사망했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미 대사가 공무수행 중 피습으로 숨진 것은 1979년 아프가니스탄 주재 미 대사가 테러리스트들에게 납치됐다 사망한 이후 처음이다. 이날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도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이끈 시위대 3000명이 미 대사관을 에워싸고 성조기를 불태우며 반미 시위를 벌였다. 이번 사태로 중동 전역에서 반미 시위가 확산될지, 미국의 중동정책이 급변할지 주목된다. 12일 미국은 자국민, 외교시설 보호를 위해 해병대 대테러팀을 리비아로 급파했다. 대선으로 정권을 장악한 이집트 무슬림형제단이 14일 전국 시위를 추가로 촉구해 사태는 더 악화될 조짐이다. 지난 5월부터 트리폴리 주재 미 대사관에서 임기를 시작한 스티븐스 대사는 전날 밤 벵가지 총영사관을 찾았다가 재임 4개월 만에 참변을 당했다. 리비아 보안 소식통은 “스티븐스 대사가 연기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미국 관리는 그가 직원들의 대피를 돕다가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무장 세력 수십명은 공중에 총을 발사하며 벵가지 미 영사관에 난입했다. 일부는 건물에 불을 지르고 성조기를 찢었다. 인근 농장에서는 영사관 쪽을 향해 로켓추진 수류탄이 발사됐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미국 영사관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전 세계 미 외교공관에 보안 강화를 지시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번 테러가 소규모 무장집단의 행위임을 강조하며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리비아와의 우정을 저버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리비아와 이집트에서의 반미 시위는 이스라엘 태생 미국인이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린 영화가 이슬람교 창시자인 마호메트를 모욕했다며 급속히 확산됐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사기꾼 마호메트’ 영화 한편에… 리비아·이집트 극렬 反美시위

    독재 정권을 끌어내린 아랍 민주화 혁명의 심장부 리비아, 이집트에서 반미 시위로 미국 외교 공관이 잇따라 공격을 받으면서 새 정권을 우방으로 끌어오려던 미국의 중동 외교가 암초에 걸렸다. 이번 사태가 미국, 이스라엘 대 범무슬림 지역 간 외교 갈등으로 비하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슬람교 창시자 마호메트를 모욕해 이번 반미 시위를 촉발한 것으로 알려진 영화가 이스라엘 태생 미국인이 제작하고 유대인들의 자금 지원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밋 롬니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엇갈리는 대응을 하고 있다.”며 비난 공세에 나섰다. ●아프간 정부 “영화 접속 금지” 11일(현지시간)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총영사관에 무장 시위대가 난입해 J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미 대사와 영사관 직원 3명이 사망했다. 이에 앞서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시위대 3000명이 카이로 주재 미 대사관을 둘러싸고 극렬한 반미 시위를 벌였다. 이집트 최대 이슬람 조직인 무슬림형제단은 14일 전국의 이슬람 사원 앞에서 추가 시위를 갖자고 촉구해 중동 전역에 반미 시위가 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해당 영화에 접속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반미 시위의 불을 댕긴 것은 이스라엘 태생의 미국인인 부동산 개발업자 샘 바실(56)이 만든 ‘무슬림들의 순진함’이라는 두 시간짜리 영화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 영화의 14분짜리 예고편은 아랍어로 번역돼 유튜브를 통해 중동권으로 퍼졌다. 영화는 이슬람교 창시자인 마호메트를 사기꾼으로 묘사하고 마호메트가 여성들과 성관계를 갖거나 대량 학살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대인 100여명 영화제작비 지원 바실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이슬람교의 결함을 전 세계에 알리면 내가 태어난 땅, 이스라엘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슬람교가 혐오스러운 종교란 걸 보여 주고 싶었다.”며 영화제작 배경을 밝혔다. 바실은 영화 제작 비용으로 500만 달러(약 5600만원)가 들었으며 100명 이상의 유대인 기부자들이 재정 지원을 해줬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만든 영화의 파장이 외교공관에 대한 테러사건으로까지 비화되자 캘리포니아주에서 활동하던 바실은 현재 도주한 상태다. ●국제사회 “극악무도한 공격에 큰 충격” 미국은 폭력 행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중동 내 반미 감정이 확산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11일 “이런 종류의 폭력 행위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폭력 시위를 비난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12일에는 리비아 새 정권과의 우호 관계를 견지해 갈 것임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을 흠집 낼 기회를 잡은 롬니는 정부의 초기 대응을 “수치스럽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이번 폭력 사태에 정부가 혼재된 시그널을 주고 있다.”며 공격했다. 유엔,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 비난도 쏟아졌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2일 “극악무도한 공격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리비아 정부에 각국 외교 인력 보호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아프간 미군기지 피습 한국군 헬기 일부손상

    국방부는 탈레반으로 추정되는 적대 세력이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바그람 공군기지에 곡사화기 공격을 퍼부어 기지에 세워진 우리 군 오쉬노부대의 헬기가 일부 손상됐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 공격이 애초에 미군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탈레반의 공격으로 우리 군의 장비가 파손된 것은 처음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1일 “바그람 기지에서 위협 세력이 현지시간으로 10일 오후 9시 58분에 4발, 오전 1시 30분에 3발의 곡사화기 사격을 했다.”며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오쉬노부대의 UH60 헬기 1대가 파편으로 인해 꼬리 날개에 금이 가는 등 기체 일부가 손상됐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 사격은 박격포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며 피해 헬기는 자체 정비가 가능한 상태로 임무 수행에 지장은 없다.”라고 밝혔다. 군 당국에 따르면 올해 탈레반 등의 미군 바그람 기지 공격은 총 21회 47발로 집계됐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동아시아 영토분쟁 새 국면 예고] 日·中, 센카쿠 숨고르기?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을 빚고 있는 중국에 대해 유화 제스처를 취하면서 양국 간 충돌이 숨고르기 국면으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노다 요시히코 총리는 28일 방중한 야마구치 쓰요시 외무 부상(차관)을 통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에게 친서를 보냈다. 노다 총리는 친서에서 센카쿠 열도 문제로 양국 관계가 긴장 상태에 놓인 데 대해 우려 입장을 밝히고 오는 9월 중·일 국교정상화 40주년을 맞아 전략적 호혜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양국이 냉정을 되찾고 고위급 대화를 전개하자고 촉구했다. 이번 친서 전달은 일본 정부의 센카쿠 열도 국유화 방침, 센카쿠 열도 상륙 홍콩 시위대 체포, 주중 일본대사 차량 피습 사건 등이 잇따라 발생하는 등 중·일관계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져 중국 측 대응이 주목된다. 니와 우이치로 일본대사 차량 피습 사건과 관련해 베이징시 공안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으며, 공안 수십명을 일본 대사관에 파견해 경계에 나서는 등 중국 정부가 사태 수습에 나섰다고 홍콩 봉황TV가 이날 보도했다. 후지무라 오사무 일본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중국 측에 절제된 외교 용어로 공정한 수사를 요청하는 등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했다. 한편 중국은 센카쿠 열도 문제의 현상 유지를 위해 일본에 ▲상륙하지 않는다 ▲자원·환경 조사를 하지 않는다 ▲건조물 설치 및 개발을 하지 않는다는 등의 3개 조건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센카쿠 국유화 문제는 요구 사항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는 센카쿠 국유화를 사실상 묵인하겠다는 유연한 자세를 내보인 것이다. 도쿄 이종락·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베이징서 주중 日대사 차량 피습”

    중국 베이징에서 주중 일본 대사가 탑승한 차량이 한 중국 남성으로부터 습격받았다고 환구시보의 인터넷 뉴스 사이트인 환구망이 일본 교도통신을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니와 우이치로(73) 중국 주재 일본 대사의 차량에 꽂혀 있던 일장기를 탈취당했으며 니와 대사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다고 전했다. 일본 대사관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 문제에 따른 반일 행동으로 보고 중국 외무부에 엄중하게 항의했다. 중국에서는 홍콩 시위대가 센카쿠열도에 상륙한 지난 15일 이후 전국 각지에서 반일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26일엔 광둥성과 저장성 등 5개 도시에서 반일 시위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관영 언론을 통해 한국의 ‘독도 수호 역사’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일본과의 영토 분쟁에서 한국을 ‘롤모델’로 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관영 신화통신은 27일 ‘한국 국민들은 일본으로부터 어떻게 독도를 되찾아 왔는가’란 제목으로 홍순칠 독도의용수비대장의 일대기를 사진과 함께 상세히 소개했다. 베이징시 기관지인 베이징만보도 이날 ‘한국 독도 수호의 저력은 무엇인가’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독도 수호 전략을 소개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전자발찌 대상자 9명 잠적…관리 허점 또 드러나

    앞으로 미성년자도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서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된다. 범죄 예방을 위해 성범죄자의 얼굴은 최근 찍은 사진을 담도록 했으며, 신상정보 공개 대상 범죄는 카메라 촬영, 공공장소에서의 추행,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까지로 확대된다. 현재 15년 상한인 성범죄자 치료감호 기간은 완치될 때까지로 늘어나게 된다. 법무부는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치료감호법 개정안을 다음 달 의원입법 형식으로 국회에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가로 3.5㎝, 세로 4.5㎝로 규정된 성범죄자의 얼굴사진 규격은 식별이 쉽도록 더 키우고 새로 찍은 사진은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공개한다. 기존의 성범죄자 신상정보 등록사진은 대상자가 임의로 촬영해 얼굴식별이 쉽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미성년자도 인터넷에서 성범죄자 신상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성인 인증절차를 폐지할 예정이다. 이 밖에 성범죄자 주소를 지번까지 공개하고, 신상정보 공개 대상자를 제도 최초 시행일인 지난해 4월 16일 이전에 유죄 선고를 받은 사람까지 소급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성폭력 사범 치료도 강화한다. 국내 유일의 공주 치료감호소가 오는 2014년 포화상태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제2감호소 신축을 추진한다. 성범죄자는 판결 전 반드시 심리전문가 등의 검사를 받게 된다. 하지만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 관리는 여전히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는 전자발찌 부착 명령이 내려진 성범죄자 가운데 이미 출소해 소재가 불분명한 9명의 신원을 수사기관에 통보하고 지명수배를 요청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은 모두 성범죄 전력이 2회 이상이며, 형을 마치고 출소한 상태에서 전자발찌 부착 소급적용 대상자로 분류돼 보호관찰관이 찾아갔지만 판결문에 나온 주소에 있지 않아 소재를 찾을 수 없는 등 1∼3개월 연락이 닿지 않은 경우였다. 법무부는 지명수배를 통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전자발찌를 부착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여성들이 많이 거주하는 다세대주택·원룸 지역이나 터미널·지하철 등 다중이용 시설에 대해 정밀 방범 진단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묻지 마 범죄는 현장에서 반드시 검거할 수 있도록 하고, 112 종합상황실을 실질적인 컨트롤타워로 만들기로 했다. 이와 함께 테이저건(전기총) 등 경찰 장구 사용을 활성화하고 경찰관 피습 등 극한 상황에 대한 대응 태세도 점검한다. 범죄자에 대한 프로파일링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특히 서울 주요 지역을 경비하는 경찰관에게는 가스총을 지급하기로 했다. 경비와 무관하게 주변에서 강력범죄 발생 시 112신고에 따른 경찰투입 이전이라도 즉각 투입해 범인을 제압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경비 경찰관에게는 3단봉과 호루라기 장비만 지급됐다. 가스총 구매에 필요한 예산은 1억 8000여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홍인기기자kimje@seoul.co.kr
  • [사설] 日, 독도문제 자중자애하는 것이 해법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현해탄 기류가 냉랭하게 바뀌고 있다. 일본은 독도 영유권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하고, 일본 정부 내에 독도와 센카쿠 열도를 다루는 조직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한다. 그제는 히로시마 주재 한국 총영사관이 벽돌 피습을 당하는 등 우려할 만한 일도 벌어졌다. 일본 내 9개 우리 공관의 위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은 엊그제 독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독도는 진정한 우리 영토이고 목숨 바쳐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대한민국 영토를 굳건히 지켜 내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일본은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제사법재판소 제소는 일본이 틈만 나면 꺼내 왔던 카드다. 1954년 독도에 등대를 설치했을 때도, 1962년 수교협상 당시에도 일본은 국제사법재판소행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사회에 독도가 분쟁 지역이라는 점을 알리겠다는 속셈이 뻔히 들여다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정부가 일본의 국제사법재판소 요구 가능성에 응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운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노다 요시히코 내각은 지난해 9월 출범하면서 전 정권에 비해 독도 영유권 ‘생떼’의 수위를 높여 왔다.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은 지난 1월 일본 중의원 본회의에서 “독도문제에 대해 한국에 할 말을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본은 독도·동해 문제를 빌미로 여수엑스포 ‘일본의 날’에 관료 파견을 취소하기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올해로 8년째 방위백서를 통해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 일본은 점점 고조되는 일본 내 우경화 기류에 편승해 한·일 긴장의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史實)이다. 앞으로도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이어질 것이다. 일본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기보다 왜 우리 정부가 ‘조용한 외교’ 기조를 접고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는가를 먼저 따져 봐야 한다. 자중자애해야 한다. 그것만이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위한 해법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 조관우, 흉기 피습후 어떻게 지내나 봤더니…

    조관우, 흉기 피습후 어떻게 지내나 봤더니…

    지인이 휘두른 흉기에 큰 부상을 입은 가수 조관우(47)씨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경기도 일산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예당엔터테인먼트 측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조관우씨가 치료 후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면서 “회복 후 노래를 부르는 데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속사 측은 “지난 15일 새벽 2시 조관우가 지인과 함께 술을 마신 뒤 소주 두 병을 추가로 사들고 자택으로 향하던 길에 일이 벌어졌다.”고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당시 조씨는 지인 전(45)모씨가 휘두른 깨진 소주병에 길이 7㎝ 정도의 자상을 목 부분에 입어 병원에서 130바늘을 꿰맸다. 전씨는 경찰에서 “둘 다 많이 취한 상태였지만 말다툼도 없고 안 좋은 분위기도 전혀 아니었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면서 “귀신에 씌인 것 같다. 당시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소속사는 전했다. 전씨는 조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으며 조씨도 가해자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여서 원만한 합의를 원했고, 법원에 합의서도 제출했다고 소속사는 덧붙였다. 경찰은 전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영장전담 김성대 부장판사는 영장실질심사에서 전씨가 합의문을 제출한 점,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뒤 조씨의 상처에 지혈 조치를 하고 119에 직접 신고한 점, 도주 우려가 없는 점, 조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들어 을 기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65년만의 귀향] 중공군 뚫고 혹한 속 철수… 한·미군 7200여명 사상·실종

    25일 유해가 돼 고국으로 돌아온 국군들이 참가했던 장진호(長津湖) 전투는 1950년 11월 27일부터 12월 11일까지 15일 동안 벌어진 전투로, 6·25전쟁 중 혹한에서 가장 치열하게 벌어졌던 역사적 전투로 기록돼 있다. 1950년 겨울 북진 중이던 유엔군이 예기치 못한 중공군의 개입으로 동부전선에서 큰 피해를 입었고, 이를 지원하던 미 제1해병사단이 함경남도 개마고원 장진호 계곡을 따라 전진했다. 그러던 중 장진호 북방에서 8개 사단 규모의 중공군에 포위돼 공격을 받게 됐고, 혹한 속에 생사가 달린 철수작전이 시작됐다. 당시 포위된 지역은 높이 2000m 이상 높은 산들이 남북으로 뻗어 산맥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미 해병과 미 육군 병력 일부는 보름에 걸쳐 협곡지대를 돌파해 철수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미군과 국군은 7200여명이 사상·실종됐으며, 절반 이상은 동상으로 숨졌다. 전투 당시 미 뉴스위크지는 장진호 전투를 ‘진주만 피습 이후 미군 역사상 최악의 패전’이라고 혹평했으며, 미군의 전사에는 ‘역사상 가장 고전했던 전투’로 기록됐다. 그러나 철수작전 성공으로 청천강 일대에서 수세에 몰렸던 미 제8군의 철수가 가능해졌다. 특히 흥남 철수로 군인 10만명, 민간인 10만명 등 20만명이 남쪽으로 탈출했고, 중공군 7개 사단도 타격을 입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승강기서 다툰 中동포 피습… 의식불명

    서울 양천경찰서는 2일 자신이 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시비가 붙어 상대 남성을 흉기로 찌른 한모(41)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했다. 한씨는 지난달 30일 일을 마치고 오후 9시 20분쯤 자택인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다. 이때 이 아파트 주민을 방문한 중국동포 이모(35)씨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한씨의 얼굴을 쳐다보자 “당신 날 아느냐.”며 따졌고 두 사람은 욕설을 주고받으며 말다툼을 벌였다. 조사 결과 이들은 술을 마신 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씨가 자택이 있는 6층에서 내리자 이씨는 뒤따라 내려 한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려 넘어뜨린 뒤 계속 폭행했다. 싸우는 소리를 듣고 나온 한씨의 부인이 싸움을 말려 한씨를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한씨는 경찰에서 “아내 앞에서 폭행당한 것이 분해 부엌에서 흉기를 들고 나와 계단을 내려가던 이씨의 배를 한 차례 찔렀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간 손상 및 과다출혈로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도 철저히 도려내라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인 파이시티의 인허가 로비과정에서 5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이와는 별도로 10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로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에 대해서도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설 변경 승인이 편법으로 이뤄졌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고,지난해 7월 포스코건설로 우선협상대상자가 바뀌는 과정에서도 정권 실세들의 개입과 심사요건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한마디로 권력형 비리에 비정상적인 특혜, 불법적인 로비 등 비리백화점의 전형이라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우리는 최 전 위원장 등 정권 실세들의 관련설이 제기되자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비리 연루자들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2조 4000억원대에 이르는 파이시티 사건의 경우 인허가 여부가 사업 성패를 좌우한 만큼 사업시행자인 이정배씨로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최 전 위원장이나 박 전 차관과 같은 정권 핵심실세가 연루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이들이 로비의 ‘몸통’이라면 인허가 단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위치에 있었던 실무 공무원이나 도시계획 위원, 채권단 등도 로비 공세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것으로 본다. 검찰의 수사 방향과 범위에 대해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다. 항간에는 법정관리인 피습사건 이면에는 사업권 다툼이 도사리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공사 진행을 방해하는 이씨를 회유하기 위해 200억원 보상을 제의했으나 1000억원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씨가 로비를 위해 빼돌린 돈이 2000억원을 넘는다는 말도 있다. 모두 검찰이 소명해야 할 부분이다. 검찰은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도록 인허가는 물론 법정관리 돌입 및 시공사 재선정 과정까지 모두 밝혀야 한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로비를 통해 일확천금을 꿈꾸는 시행업자들이 발 붙일 수 없도록 제도적인 보완대책도 강구해야 한다. 파이시티 사건이 주는 교훈이다.
  • 영화 ‘부러진 화살’ 제2 도가니 되나… 법조계 술렁

    2007년 ‘석궁테러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부러진 화살’이 지난 18일 개봉된 이후 법조계의 심기는 불편하다. ‘부러진 화살’의 사회적 관심이 만만찮아서다. 영화 ‘도가니’의 힘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석궁테러는 성균관대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 김명호(55) 전 교수가 복직소송을 벌이다 2007년 1월 패소하자 당시 재판장이었던 서울고법 박홍우 부장판사(현 의정부지법원장)에게 석궁을 쏜 사건이다. 김 전 교수는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죄 등이 적용,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지난해 1월 23일 만기 출소했다. 사건에 등장하는 법조인들이 화려하다. 1997년 김 전 교수가 낸 부교수 확인 소송에 대한 1999년 항소심 재판장은 현재 양승태 대법원장이다. 당시 김 전 교수의 청구는 기각됐다. 2007년 복직소송 항소심 주심은 최근 페이스북에 이명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가카새끼 짬뽕’ 사진 등을 올려 논란을 빚은 이정렬 창원지법 판사다. 이 판사는 당시 ‘판사가 석궁을 맞을 정도로 판결을 잘못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이례적으로 “제가 주심으로 관여했던 사건에서 담당 재판부가 기득권층을 옹호했다고 하는 것은 재판부를 떠나 제 개인에 대한 엄청난 모욕이 아닐 수 없다.”는 글로 판결 취지를 적극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 상황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대목도 없지 않다. 박 판사가 피습을 당한 뒤 대법원은 긴급 간부회의와 전국 법원장회의를 갖고 “사법부에 대한 테러”로 규정했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김 전 교수의 유죄를 확신한 셈이었다. 김 전 교수 측은 사실상의 “재판 지휘”라며 “이후 재판은 엄벌을 위한 요식절차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또 재판이 김 전 교수 측에 불리하게 진행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 전 교수가 박 판사에게 쏜 것으로 알려진 ‘부러진 화살’은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다. 다른 9개의 화살에서는 혈흔조차 검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 전 교수는 “수사당국이 증거를 일부러 없앴다.”는 논리를 폈다. 다른 웃옷과 달리 혈흔이 없는 박 판사의 와이셔츠는 증거 조작이라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유전자분석을 통해 조끼·속옷·내의·와이셔츠 등에서 발견된 혈흔이 모두 동일한 남성의 유전자형임을 확인하고 김 전 교수 측의 혈흔 감정 신청을 기각했다.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 하지만 결과가 잘못된 판결은 아니었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김 전 교수는 화살이 우발적으로 발사됐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범행 2개월전부터 석궁발사 연습을 했고, 사건 당시 횟칼을 가방에 소지한 점 등을 들어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사라진 화살에 대해 “김 전 교수에게 불리한 결정적 증거물을 수사기관이 일부러 폐기·은닉할 이유가 없어 증거조작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박 판사가 자해한 뒤 사건을 조작했다는 주장도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불가능하다고 봤다. 재판에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당시 와이셔츠의 혈흔은 박 판사의 노모가 빨아서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노모의 세탁에 깜짝 놀란 박 판사의 제지로 다른 옷은 세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김 전 교수 측 주장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러나 영화로 재현된 ‘석궁테러사건’은 사회 불만과 맞물려 논란을 낳고 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가카짬뽕 판사 “석궁판결 지적은 엄청난 모욕”

    가카짬뽕 판사 “석궁판결 지적은 엄청난 모욕”

     2007년 ‘석궁테러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부러진 화살’이 개봉되면서 법조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석궁테러는 성균관대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 뒤 복직소송을 벌이다 2007년 1월 패소한 김명호(55) 전 교수가 당시 재판장이었던 서울고법 박홍우 부장판사(현 의정부지법원장)에게 석궁을 쏜 사건이다. 김 전 교수는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죄로 징역 4년형이 확정돼 복역했다.  이 사건에 등장하는 법조인들이 화려하다. 1999년 김 전 교수의 1997년 부교수확인 소송 항소심의 재판장은 양승태 대법원장이었다.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07년 복직소송 항소심 주심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카새끼 짬뽕·꼼수면’을 이정렬 창원지법 판사다. 이 판사는 당시 ‘판사가 석궁을 맞을 정도로 판결을 잘못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이례적으로 “제가 주심으로 관여했던 사건에서 담당 재판부가 기득권층을 옹호했다고 하는 것은 재판부를 떠나 제 개인에 대한 엄청난 모욕이 아닐 수 없다.”는 글을 올리며 판결 취지를 적극 설명하기도 했다.  박 판사가 피습을 당한 뒤 장윤기 법원행정처장이 긴급 간부회의와 전국 법원장회의를 갖고 이를 “사법부에 대한 테러”로 규정했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명확히 밝혀지기도 전에 피고인의 유죄를 확신한 셈이었다. 김 전 교수 측은 이를 사실상의 ‘재판 지휘’라며 이후 재판은 엄벌을 하기 위한 요식절차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에서도 재판이 김 전 교수 측에 불리하게 진행됐다는 주장에 수긍하는 시각도 있다. 김 교수가 박 판사에게 쏜 것으로 알려진 ‘부러진 화살’은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고, 다른 9개의 화살에서는 혈흔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김 전 교수는 증거를 일부러 인멸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상의와 달리 혈흔이 없는 박 판사의 와이셔츠는 증거가 조작됐다는 김 교수 측 주장의 근거가 됐다.  하지만 재판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유전자분석을 통해 조끼·속옷·내의·와이셔츠 등에서 발견된 혈흔이 모두 동일한 남성의 유전자형임을 확인하고 김 교수 측의 혈흔 감정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의 한 판사는 “일이 이렇게 복잡하게 될 줄 알았다면 피고인의 주장을 차라리 받아들이는 것이 옳았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 전 교수는 화살이 우발적으로 발사됐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범행 2개월전부터 석궁발사 연습을 했던 점을 들어 고의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라진 화살에 대해서는 “김 전 교수에게 불리한 결정적 증거물을 수사기관이 일부러 폐기·은닉할 이유가 없어 증거조작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박 전 교수가 자해한 뒤 사건을 조작했다는 주장도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불가능하다고 봤다. 재판에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당시 와이셔츠의 혈흔은 박 판사의 노모가 빨아서 없앤 것으로 밝혀졌다. 노모의 세탁에 깜짝 놀란 박 판사의 제지로 다른 옷은 세탁되지 않았다는 것.  ‘부러진 화살’ 논란은 법원 안팎에서는 영화의 흥행을 위한 ‘노이즈마케팅’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사법부가 한층 투명한 재판을 진행하지 못했다는 일말이 책임이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36) 목졸려 살해된 시신, 라면박스만 없었어도… 범죄가 흔적을 남기기 위해… 35) 그녀와 만난 남자는 모두 죽는다 마약에 눈먼 20대 명품녀의 엽기적 살인행각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中 신장위구르자치구 경찰서 피습 ‘인질극’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허톈(和田)에서 경찰서 습격에 이은 인질 사건이 발생, 경찰을 포함해 최소 4명이 숨졌다. 공안 당국은 테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가운데 2년 전 민족 갈등으로 대규모 유혈 사태가 발생했던 터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18일 오전 한 무리의 폭도들이 파출소를 습격해 경찰관을 인질로 잡고 불을 질렀다고 보도했다. 이어 공안과 무장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진압, 오후 1시 30분쯤 상황은 종료됐다. 이 과정에서 보안요원 1명을 포함한 인질 2명, 무장경찰 1명, 민간인 1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통신은 “많은 폭도들이 현장에서 사살됐고 인질 6명이 무사히 구조됐다.”고만 전했을 뿐 정확한 사망자 숫자는 적시하지 않았다. 또 공격 배경 등에 대해서도 아직까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공안은 국가대테러팀이 실무진을 신장자치구에 파견, 사건조사를 지휘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테러 사건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신장자치구에서는 2009년 7월 5일 한족과 위구르인 간 민족 갈등이 폭력 시위 사태로 번져 정부 추산 197명이 사망하고 1700명 다쳤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9) 지능적 칼잡이는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9) 지능적 칼잡이는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989년 11월 4일 오후 9시 50분 서울 중구 장충로 2가 타워호텔. 호텔 카바레에서 공연을 마친 가수 남진(당시 43세)은 일본 연예계 인사와 함께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때 건장한 20대 남자 3명이 몰래 그 뒤를 따라갔다. 남진이 승용차 오른쪽 뒷좌석에 오르려는 순간, 그들 중 한 명이 예리한 흉기를 품 속에서 꺼내 남진의 왼쪽 허벅지를 깊숙이 찔렀다. 남진은 인근 순천향병원으로 옮겨졌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다음 날 신문 사회면에 남진 피습 기사가 실렸지만, 그리 크게 나진 않았다. 남진의 전성기가 이미 지난 때였다고는 해도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로서 다소 섭섭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괴한이 공격한 신체 부위가 배나 가슴이 아니라 허벅지였다는 점에서 언론사들이 덜 위중하게 여겼던 것이다. 허벅지를 찔렀다는 것은 생명을 노렸다기보다는 그저 겁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 사건은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다. ●조폭들의 ‘허벅지 테러’ 하지만 이상한 점은 조직 폭력배들의 칼부림이 있을 때 유독 허벅지를 노려 공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허벅지는 피를 보면서도 최악의 결과로는 치닫지 않아 상대를 겁주기에 알맞다는 판단에서일까. 법의학자들은 그 반대라고 말한다. 허벅지 테러는 칼을 꽤 다룰 줄 아는 전문가들의 지능적인 살인 수법이라는 것이다. 아래 사례를 보면 무슨 뜻인지 짐작할 수 있다. #사건 1 2003년 7월 17일 오전 6시 40분쯤 서울 논현동 대로변 포장마차. A(33)씨 등 3명이 흉기로 B씨의 허벅지를 찔렀다. 채권·채무 문제로 서로 심하게 다투다 A씨 일행이 미리 준비한 흉기로 B씨의 허벅지를 여러 차례 찔렀고, B씨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 #사건 2 1992년 4월 12일 오후 11시 전주 완산구의 한 당구장. 폭력 조직 W파 행동대원 김모(24)씨가 경쟁 조직 N파 소속 2명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그 자리에서 숨졌다. 범인들은 2층 당구장으로 올라가는 김씨의 뒤를 노렸다. 목격자는 경찰에서 20대 청년 2명이 당구장 계단에서 흉기로 김씨의 양쪽 허벅지를 10여 차례 찌른 뒤 앞길에 대기시켜 둔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두 사건 모두 피해자가 과다 출혈로 사망했고 범인들이 노린 것은 허벅지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는 “조직 폭력배가 낀 테러 사건일수록 피해자의 자상이 허벅지 부위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조폭들이 허벅지 부위를 공격하는 이유는 대퇴부의 동맥이나 정맥을 끊어 상대에게 치명적인 상해를 가할 수 있는 반면, 나중에 자신은 재판정에서 죽이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변명할 여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살해를 하더라도 살의는 감추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로 검찰은 최근 들어 조직 폭력배 등이 관련된 이 같은 범행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의학적으로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전체 혈액 중 20~33% 정도를 쏟으면 사망에 이른다. 하지만 그 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실제 많은 피가 빠져나가 사망하는 ‘실혈사’(失血死)와 출혈을 하는 동안 급하게 혈압 등이 떨어져 사망하는 ‘실혈성 쇼크사’다. 피를 흘린 채 오랜 시간 방치될 경우에는 실혈사로, 대동맥 등이 절단돼 한꺼번에 급격히 피가 빠져나갈 때는 실혈성 쇼크사로 사망한다. ●전문가의 칼 솜씨는 다르다? 허벅지는 살이 많다는 이유로 갖은 수난을 겪어 왔다. 역사 속의 태형(笞刑)도, 학교의 체벌도 주로 허벅지나 엉덩이에 집중됐다. 하지만 매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처럼 많이 맞으면 신체 어느 부위를 막론하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곤장을 맞고 장독(杖毒)으로 죽는 게 이런 경우다. 맞은 부위에 피가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정작 심장에는 혈액이 부족해져 사망하는 것이다. 심하면 우리 몸의 피 6~7ℓ 중 3분의1 이상이 허벅지 한군데의 상처로 몰리기도 한다. “전문가의 솜씨입니다.” 영화에서 부검을 마친 의사가 형사에게 흔히 던지는 말이다. 과연 전문가의 칼 솜씨라는 것이 존재할까. 부검의들은 이른바 ‘전문 칼잡이’가 낸 자상은 한 해 수백 구의 시신을 부검하는 의사들도 실제로 보기 어렵다고 한다. 국과원 관계자는 “영화에서처럼 사람 죽이는 일이 직업인 사람이 현실에서는 흔치 않은 만큼 일반적으로는 살인자라도 심리적으로 동요하는 주저흔이 남기 마련”이라고 했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남진은 “이젠 가해자와 형님, 아우 하면서 지낸다.”면서 모두 용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찔했던 당시 상황은 똑똑히 기억했다. “흉기가 허벅지를 관통했는데 대동맥이 끊겼으면 위험할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대동맥을 5㎜ 정도 벗어났는데, 저에게도 또 가해자에게도 천만다행이었지요. 하늘이 도운 순간이었죠.”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9)] 괴한에 허벅지 찔린 남진, 5mm 차이로 구사일생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9)] 괴한에 허벅지 찔린 남진, 5mm 차이로 구사일생

    1989년 11월 4일 오후 9시 50분 서울 중구 장충로 2가 타워호텔. 호텔 카바레에서 공연을 마친 가수 남진(당시 43세)은 일본 연예계 인사와 함께 주차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 뒤를 건장한 20대 남자 3명이 몰래 뒤따랐다. 남진이 벤츠 승용차 오른쪽 뒷좌석에 오르려는 순간, 그들 중 1명이 예리한 흉기를 품 속에서 꺼내 남진의 왼쪽 허벅지를 깊숙히 찔렀다. 남진은 인근 순천향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남진의 피습기사는 다음날 신문 사회면에 그리 크게 나지 않았다. 당시는 이미 전성기를 넘긴 때이긴 해도 한 시대를 풍미한 스타로서 다소 섭섭할 수도 있는 수준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괴한이 공격한 신체 부위가 배나 가슴이 아니라 허벅지였다는 점에서 언론사들이 덜 위중하게 여겼던 것이다. 허벅지를 찔렀다는 것은 생명을 노렸다기보다는 그저 겁을 주기 위한 목적 정도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 사건은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졌다. 조폭들은 왜 허벅지를 공격할까 하지만 이상한 점은 조직폭력배들의 칼부림이 있을 때면 유독 허벅지를 노려 공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허벅지는 피를 보면서도 최악의 결론에는 치닫지 않아 상대를 겁주기 알맞다는 판단에서일까. 법의학자들은 그 반대라고 말한다. 허벅지 테러는 칼을 꽤 다룰 줄 아는 전문가들의 지능적인 살인 수법이라는 것이다. 아래 사례를 보면 무슨 뜻인지 짐작할수 있다. 사건1 2003년 7월 17일 오전 6시40분쯤 서울 논현동 대로변 포장마차. A(33)씨 등 3명이 B씨를 흉기로 허벅지를 찔렀다. 채권·채무 문제로 서로 심하게 다투다 A씨 일행이 미리 준비한 흉기로 B씨의 허벅지를 여러차례 찔렀고 B씨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사건2 1992년 4월 12일 오후 11시 전주 완산구의 한 당구장. 폭력조직 W파 행동대원 김모(24)씨가 경쟁조직 N파 소속 2명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그 자리에서 숨졌다. 범인들은 2층 당구장으로 올라가는 김씨의 뒤를 노렸다. 목격자는 경찰에서 20대 청년 2명이 당구장 계단에서 흉기로 양쪽 허벅지를 10여 차례 찌른 뒤 앞길에 대기시켜둔 승용차를 타고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두 사건 모두 피해자가 과다출혈로 사망했고 범인들이 노린 것은 허벅지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는 “조직폭력배가 낀 테러 사건일수록 피해자의 자상은 허벅지 부위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조폭들이 허벅지 부위를 공격하는 이유는 대퇴부의 동맥이나 정맥을 끊어 상대에게 치명적인 상해를 가할 수 있는 반면 나중에 자신은 재판정에서 죽이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변명할 여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살해를 하더라도 살의는 감출 수 있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로 검찰은 최근들어 조직폭력배 등이 연관된 허벅지 관련 흉기 범행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의학적으로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전체 혈액 중 20~33% 정도 피를 쏟으면 사망에 이른다. 하지만 그 과정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실제 많은 피가 빠져나가 사망하는 ‘실혈사’(失血死)와 출혈을 하는 동안 급하게 혈압 등이 떨어져 사망하는 ‘실혈성 쇼크사’다. 피를 흘린 채 오랜 시간 방치될 경우에는 실혈사로, 대동맥 등이 절단돼 한꺼번에 급격히 피가 빠져가갈 때는 실혈성 쇼크사로 사망한다. 전문가의 칼 솜씨는 다르다? 허벅지는 살이 많다는 이유로 갖은 수난을 겪어 왔다. 역사 속의 태형(笞刑)도, 학교의 체벌도 주로 허벅지나 엉덩이에 집중됐다. 하지만 매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처럼 많이 맞으면 신체 어느 부위를 막론하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곤장을 맞고 장독(杖毒)으로 죽는 게 이런 경우다. 맞은 부위에 피가 집중적으로 몰리면서 정작 심장에는 혈액이 부족해져 사망하는 것이다. 심한 경우, 우리 몸의 피 6~7ℓ 중 3분의 1 이상이 허벅지 한 군데의 상처로 몰리기도 한다. “전문가의 솜씨입니다.” 영화에서 보면 부검을 마친 의사가 형사에게 흔히 던지는 말이다. 과연 전문가의 칼솜씨는 존재할까. 부검의들은 이른바 ‘전문 칼잡이’가 낸 자상은 한해 수백구의 시신을 부검하는 의사들도 실제로 보기 어렵다고 한다. 국과원 관계자는 “영화에서처럼 사람 죽이는 일이 직업인 사람이 현실에서는 흔치 않은 만큼 일반적으로 살인자도 심리적으로 동요하는 주저흔이 남기 마련”이라고 했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남진은 “이젠 가해자와 형님, 아우하면서 지낸다.”면서 모두 용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찔했던 당시 상황은 똑똑히 기억했다. “흉기가 허벅지를 관통했는데 대동맥이 끊겼으면 위험할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대동맥을 5㎜ 정도 벗어났는데, 저에게도 또 가해자에게도 천만다행이었지요. 하늘이 도운 순간이었던 거죠.”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총감독 오바마, 재선 ‘파란불’

    총감독 오바마, 재선 ‘파란불’

    오사마 빈라덴 사살에 따른 정치적 수혜는 다른 누구보다 버락 오바마(얼굴) 대통령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군 통수권자로서 이번 사살작전을 총지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 밤(현지시간) 자신이 빈라덴 제거 작전 개시 명령을 내렸다고 밝힘으로써 이번 작전이 본인의 직접적 결단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7년 동안이나 추적했어도 잡지 못했던 빈라덴을 취임 2년여 만에 제거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유능한 군 통수권자의 이미지를 과시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보수세력으로부터 약점으로 공격받아 온 점들, 즉 안보에 무능하다거나, ‘후세인’이라는 중간 이름(middle name)으로 미뤄 무슬림이라거나, 미국 외 출생 의혹이 있는 등 애국심이 박약하다거나 하는 등의 의구심을 일거에 날려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 내용을 보면 본인의 이 같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빈라덴 제거에 각별한 공을 들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빈라덴을 잡기 위해 중앙정보국(CIA) 등과 긴밀한 작전을 가동했다.”는 비화를 공개했으며, 이 같은 노력의 결실로 임기를 시작한 지 불과 1년 7개월 만인 지난해 8월에 벌써 빈라덴의 행적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빈라덴 제거라는 뚜렷한 업적으로 내년 재선을 앞두고 결정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제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남은 변수는 경제다. 아무리 다른 쪽에서 공을 세워도 민생이 팍팍하면 재선에 실패할 수 있다는 교훈은 누구보다 오바마 대통령이 잘 인식하고 있다. 그가 리비아 공습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서두르는 것도 전쟁에 쓸 돈을 민생에 투입하려는 계산이다. 반면 경제가 중요하긴 하지만 너무 엉망으로 하지만 않는다면 재선은 무난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미국 국민 입장에서 10년 만에 ‘나라의 원수’를 잡은 대통령을 선거에서 떨어뜨리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특히 9·11테러는 미국이 진주만 피습 이후 당한 가장 자존심 상하는 공격이었다는 점에서, 빈라덴 제거로 분출되는 애국주의는 고스란히 현직 대통령에게 투영될 공산이 크다. 1일 밤 워싱턴 시민들이 백악관으로 몰려가 기쁨을 분출한 것이 단적인 현상이다. 만일 빈라덴 사살에 대한 보복으로 알카에다가 다시 테러를 자행한다면 그것 역시 오바마 대통령 재선에 결정적으로 유리한 사건이 될 것이다. 미국은 위기에 처할 수록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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