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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여선씨의 상상문학상 수상작 「푸르른 틈새」

    ◎짧은 삶의 기억 되새김한 성장소설 쓸모로 따지자면 한줌 공기만큼의 값어치도 없는 게 이야기다.최근 나온 제2회 상상문학상 수상작 「푸르른 틈새」(권여선 지음·살림출판사간)는 이런 군더더기같은 이야기들을 통해 삶을 비춰보는 주인공의 얘기다. 샘물이 솟듯 주인공 미옥에게선 이야기들이 끝없이 솟아난다.북두칠성이 된 냄비,「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아라비안 나이트」 등 듣거나 읽은 이야기 자락을 떠올리면서 주인공 화자는 지난 삶의 기억들을 함께 이끌어낸다.한 젊은이의 삶을 이야기와 엇갈려 짜며 이야기를 통해 반성적으로 살펴보는 이 작품은 전형적 성장소설의 외관을 갖추고 있다. 소설은 80년대 대학생 미옥이 2년간의 자취방인 「젖은방」을 떠나면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형식이다.미옥의 유년시절과 대학생활이 회상속에서 각각의 일화를 품은채 엇갈린다. 유년시절은 미옥의 탄생때 아버지가 본 파랑새,뱃사람 아버지가 비운 집에 빌붙은 몰락한 외가식구들,성에 눈떠가는 계집애들간의 야릇한 교감이 지배하는 공간이다.한편대학은 이성간의 공개적 호기심이 허락된 곳,술을 먹고 참가하는 가투,실패한 운동권의 자괴감,상처받은 연애로 기억된다. 미옥을 끔찍이 사랑하던,군주와 같던 아버지는 별볼일없는 실업자로 전락하고 절대 변치 않을 줄 알았던 사랑도 바랜다.「운동의 현장」인 공장을 일주일을 못버티고 박차고 나온 미옥은 자괴속에 「아라비안 나이트」를 붙든다.「아라비안 나이트」읽기를 통해 미옥은 상처입고 다친 삶을 한걸음 물러서 치유하는 이야기의 힘을 어렴풋이 엿본다. 이 작품은 난장처럼 널린 무수한 에피소드들로 이뤄져 있다.그 에피소드들은 떼어놓고 보면 재미있지만 그들을 한꺼번에 꿰뚫는 중심이 없다.읽고나면 「그래서 어떻단 말인가」라고 되묻게한다.이는 탐색할뿐 체계를 세우지 않는 성장소설의 특징이겠지만 육화되지 못한 날관념이 그대로 드러나 거북스러운 대목들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반짝이는 문장,솔직하고도 익살맞게 디테일을 척척 엮어나가는 작가의 힘은 돋보인다.무엇보다 삶의 깊숙한 아픔을 알아버렸으면서도 낙관을 거두지 않는작가의 진정어린 시선은 드문 재능으로 보인다.
  • 중 미사일훈련 4일째… 대만 최전방 표정

    ◎대만 김문도 주둔군 포사격 훈련/“오래끌면 중국도 손해” 조기 종결론 대두/마조도에 전쟁대비 무기탄약 속속 보급 ○…중국이 대만 인근 해역에서 이틀째 미사일훈련을 전개한 뒤인 9일 대만 최전방인 김문도 행정당국은 야간순찰을 강화한 가운데 한차례 민방위회담을 가졌으며 섬주둔 군인들은 포사격훈련을 실시. 김문도의 정부관리들과 섬 주민들은 그러나 중국이 섬을 공격하거나 침공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확신하면서 침착성을 잃지 않고 있었다. ○…첸 추이 차이 김문도지사는 김문도가 데프콘3(Defcon3)의 경계태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첸 지사는 섬에는 6개월을 지탱할 수 있는 식량이 있어 아직 어떠한 특별한 조처를 취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이곳 주민들은 아무도 두려워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 주민들도 중국이 침공하리라는 조짐은 없다고 말하면서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본토주민들과 해상에서 물물교환을 계속하고 있었다. ○…중국과의 또 다른 최전방 섬인 마조도 주민들도 이날 무기와 탄약 등 여타전쟁물자 보급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목격한 것으로 전언. ○…대만정부는 10일 전쟁이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 정부와 의회 등을 망라한 범국가적인 위기관리센터를 구축하고 있다고 발표. 대만 라디오 방송은 위기관리 센터는 비상시에도 총통부와 행정원 입법원 등의 주요업무가 유지되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보도. 한편 당황하지 말라는 정부의 거듭된 당부에도 불구하고 대만국민들은 쌀비축에 나섰으며 달러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은행으로 몰려드는 바람에 대북시의 많은 은행들은 이미 달러화가 바닥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은 중구과 전쟁발발 가능성에 대비해 공습대피훈련, 식량배급계획 등 민간방위대책을 강화 했다고 대만관리들이 10일 전언. 대만 소방국의 한 관리는 『우리는 전쟁발발시 화재 및 기타 김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임시 재해대책센터를 구성했다』고 말하고 도 각지방별로 중국의 공격시 대처방안을 논의하기 의한 김급회의를 소집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또 각 지역별로 지하주차장 등을 림시 대피소로 지정하고 담요·식품 등 필수품을 이미구비했으며 각급 학교들에서도 공습대피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언. ○…대만관리들은 중국의 군사훈련이 고웅항 인근의 항로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이같은 훈련이 무한정 계속된다면 수출입비용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선박 및 항공편에 대한 보험요율 할증 등으로 물자의 공급이 어려워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우려. 이들은 그러나 군사훈련이 계속되면 중국 역시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군사훈련이 오래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위안하는 모습.
  • 정보통신정책/이석채 장관 인터뷰(올해 국정 이렇게)

    ◎무궁화위성 18일쯤 통신 서비스/신규통신사업 중견기업에 기회/「초고속정보통신」기반 구축 총력/문화재정보도 전산화 적극 추진 □대담=이재일 과학정보부장 요즘 정보통신부 만큼 주목을 받는 부처도 드물다.재계는 온통 정통부만을 주시하고 있을 정도다.그리고 장관의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한다.오는 6월말 새로 생겨날 30여개의 신규 통신사업자에 대한 「칼자루」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4년 12월 정부조직개편으로 체신부에서 정통부로 문패를 바꾼 뒤 크고 작은 많은 일을 겪었다.한국통신 노사분규와 무궁화 1호위성 때문에 거푸 홍역을 치렀는가 하면 신문로 새 집으로 이사를 하기도 했다. 정통부에는 말그대로 현안이 산적해 있다.당장은 신규 통신사업자를 잡음없이 선정해 내야 한다.또 무궁화위성 서비스와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방식의 디지털이동전화서비스를 전국에 걸쳐 상용화해야 한다.장기적으로는 21세기의 국가중추신경인 초고속정보통신망 구축사업도 정통부의 몫이다. 본지 이재일과 학정보부장이 국가정보통신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석채 정통부장관을 만나 각종 현안에 대한 대책을 들어봤다. ­먼저 재계의 초미의 관심사인 신규통신사업자에 대한 선정방식을 뒤바꾼 배경이 궁금한데요. ○4대그룹 독점 막아 ▲정보통신정책도 정부의 전체적인 정책틀 안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게 저의 소신입니다.우리 경제정책의 일관된 흐름은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막고 건실한 전문 중소기업을 육성하자는 것입니다.기존의 방식대로 사업자를 선정한다면 개인휴대통신(PCS)의 경우 4대 그룹이 독점할 게 뻔합니다. 우리가 새로 통신사업자를 선정하는 이유가 뭡니까.통신시장 대외개방에 앞서 국내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것 아닙니까.그렇다면 건실한 중견기업들에도 기회를 줘야지요.앞으로 정보통신정책은 이러한 경제정책의 기조안에서 수립하고 추진해 나갈 생각입니다. ­장관에 취임한 지도 벌써 3개월째로 접어들었는데 그동안 업무파악을 하면서 특별히 느끼신 점이 있습니까. ▲우선 직원 개개인이 대단히 성실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또한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열심히 일하며 화합의 전통을 지켜온 것을 고맙게 생각합니다.다만 현재 정통부의 업무가 예전과는 달리 독단적으로 추진하기에는 불가능할 정도로 복합적이고 광범위해졌습니다.좀 더 거시적인 안목을 갖고 진취적인 방향으로 의식전환을 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무궁화위성을 이용한 통신·방송서비스가 지연되고 있습니다.특히 위성방송에 대해서는 공보처와 아직도 의견조율이 끝난 것 같지 않은데요. ▲국내 위성통신은 지난 90년부터 인텔샛위성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해왔습니다.이를 무궁화위성으로 전환하기 위해 현재 지상장비를 조정중에 있습니다.따라서 전환작업이 끝나는 오는 18일쯤부터 우리 위성을 이용해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지난해 개발해 용인에 설치한 디지털위성방송시스템은 이미 기술시험을 마쳤습니다.이달 중순부터 6월까지 방송사가 참여하는 위성방송 종합운용시험평가를 실시할 방침입니다. ­2015년까지 총 45조원이 들어가는 초고속국가통신망사업에 대해 국민들은 그 의미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국가정보화추진계획에 대한 「체감정책」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56만명 고용창출 ▲초고속정보통신기반 구축사업이 완성되면 총 투자액의 2배정도인 1백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56만명의 신규고용 창출등 경제적인 효과가 생깁니다.또 정보통신기술을 응용해 의료·교육·문화등 사회전반에 걸쳐 국민의 삶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입니다. 아직은 사업초기단계여서 국민들이 그 효과를 생생하게 체험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주민등록전산화와 같이 국민이 직접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사업을 구체적으로 추진해서 가시적이고 체험적인 정보화 생활상을 제시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동통신 요금체계를 개편했음에도 불구하고 요금이 아직도 비싸다는 여론이 있습니다.인하계획은 없는지요. ▲다음달부터 새로 디지털이동전화서비스를 시작하는 신세기통신에 대해서는 기존요금보다 다소 싼 요금을 책정해 경쟁에 나서도록 유도해 나갈 방침입니다.장기적으로는 시장원리에 따라 요금수준이 결정되도록 하겠습니다. ­국민들이 「114안내전화」에 대해 갖는 불만이 매우 큽니다.이제 선진국처럼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이를 유료화해서라도 질을 높일 생각은 없습니까. ▲114유료화문제는 안내서비스의 공공성과 통신시장의 공정경쟁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합니다.한국통신의 경영쇄신과 관련해 계속 검토해 볼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CDMA방식의 디지털이동전화서비스가 보편화되려면 단말기 가격인하등의 후속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요. ▲올해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CDMA이동전화를 상용화함으로써 디지털이동전화의 새 지평을 연 해입니다.CDMA단말기의 원활한 수요충족을 위해서 통신사업자가 단말기를 직접 도입해다 판매토록 했지요.또 국내에서도 양산체제에 들어가도록 독려하는 한편 올 하반기를 목표로 핵심칩 개발을 서두르고 있습니다.이렇게 되면 단말기 가격도 시장기능에 따라 저절로 내려갈 것으로 봅니다. ­체신공사 출범계획이 사실상 백지화된 것 같습니다.체신공사에 걸었던 기대는 서비스의 다양화 및 질의 향상이었는데 우정서비스향상을 위한 복안이 있는지요. ▲우정과 체신금융사업을 공사화하려던 근본적인취지는 자율성과 전문성을 높여 더욱 편리한 우정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었습니다.정부는 현재 공사화가 가지는 장점과 현 제도에서 보완해야 할 문제점등을 비교 검토하고 있습니다.우편과 금융사업이 적자를 내지 않는 범위안에서 지금보다 더 충실해질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을 곧 마련할 계획입니다. ­취임하신 뒤 줄곧 『정통부는 경제부처로서의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해 왔습니다.그러나 정통부는 순수 경제부처들과 달리 테크놀로지부문이 중시되는 부처 아닙니까.경제부처로서의 기능만 강조하다 보면 기술적인 측면이 무시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경제정책과 연계 ▲이제 정보통신분야는 국가경제정책의 핵심 부문으로 떠올라 전체 경제정책의 중요한 일부가 됐습니다.국가경제 운용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다른 부처와의 연관성 또한 높아졌지요.종전처럼 기술적인 측면만 너무 강조하다 보면 전체적인 경제정책이 나아갈 방향에 소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따라서 정보통신정책은 총체적인 국가경제정책의 틀과 궤를 같이 하면서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원격치매치료 계획 ­신규 원격시범사업은 잘 돼 가고 있습니까.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이미 지난 1월에 원격영상재판을 선보였습니다.오는 6월에는 초고속망을 이용해 원격치매진료와 원격직업교육도 실시할 계획입니다.또 연말에는 도서정보를 전산화한 전자도서관과 박물관·미술관·문화재정보를 전자화한 전자문화관도 등장할 것입니다. 그러나 시범사업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시범사업은 본래 완벽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여기서 발견된 문제를 얼마나 잘 보완해서 완벽한 실용화를 실현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는 한국통신노사분규로 많은 진통을 겪었습니다.노조관을 말씀해 주시지요. ▲우리가 맞서야 할 상대는 바깥입니다.지금은 격변의 시대입니다.세계 각국은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모든 것을 내걸고 있습니다.세계 어느나라를 둘러봐도 지금 노와 사가 다투는 나라는 없습니다. 조선말기 열강들이 물밀듯 몰려 들어 올 때 우리나라 내부실정은 어떠했습니까.그리고그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습니까.지금도 상황은 엇비슷합니다.선진국들은 입만 열면 우리 시장을 개방하라고 합니다.노사가 서로 불만이 있더라도 힘을 합쳐 외부세력에 함께 대응해야 합니다. ◎이장관 회견 언저리/기획원 시절부터 「소신행정」 정평/정보화 사회 선도에 자부심 대단 그의 표정에는 자신만만함이 서려 있었다.그의 몸에도 배어 있었다.그리고 그가 「똑 소리나는 사람」이라는 것을 금새 알 수 있었다. 이석채 정보통신부장관을 인터뷰하는 동안 그에게서 풍겨오는 「냄새」는 이처럼 범상치 않은 것이었다. 그를 아는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없다.몇마디만 나누어보면 어떤 사람인 줄을 쉽게 알 수 있다.겉과 속이 똑같다는 말이다.그러면서 짧은 시간에 이쪽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이같은 평판은 오래 전부터 경제부처에서는 그가 남긴 갖가지 에피소드와 함께 널리 알려져 있다.달변에다 정연한 논리,거기에 자신이 한번 옳다고 생각하면 결코 굽힐 줄 모르는 소신…. 소신이 강하다는 것은 고집이 세다는 뜻도 포함된다.지난 92년 경제기획원 예산실장을 지낼 때 중진 국회의원이 요구하는 예산배정을 끝까지 들어주지 않자 『이실장,반드시 내가 죽이고 말겠다』는 폭언에도 신조를 안굽혔던 얘기는 하나의 「신화」로 전해내려 오고 있다. 죽기는 커녕 농림수산부차관·재경원차관을 거쳐 지금은 여봐라는 듯이 정통부장관자리에까지 올라와 있지 않은가. 이처럼 철저한 소신파이다보니 「적」도 많다.그러나 적들이라고 해서 그를 쉽게 매도할 수는 없다.그른 것보다는 옳은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는 행정고시 7회의 선두주자로서 동기중에 맨처음 장관이 된 사람이다.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어떻게 그 자리에 올라갔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때까지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하다』고 우회적으로 답했다.이 말에는 국가에 봉사해오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하고 있음이 역력했다. 그는 특히 신문사에서 뉴미디어·하이테크분야의 기사를 비중있게 다루고 전자신문을 만들어 컴퓨터사용자들에게 서비스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언론이 계속해서 이같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우리사회의 정보화는 그만큼 앞당겨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정통경제관료로 잔뼈가 굵은 그가 정보화사회를 선도하는 정보통신부장관으로 부임한 이후 직원들에게 경제마인드와 정보마인드를 어떻게 하면 접목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큰 숙제였는데 그런데로 잘 풀리고 있단다. 『역사는 내가 만드는 것이지 남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인터뷰를 끝내며 던져준 이 한마디에서 그가 지닌 남다른 소신과 철학을 다시한번 엿볼 수 있었다.
  • 인권보고서(외언내언)

    미 국무부는 매년 2·3월이면 1천쪽이 넘는 두터운 책으로 된 인권보고서라는 것을 의회에 제출하고 그 내용을 일반에게 공개한다.보고서에는 세계 모든 나라의 인권상황이 「미국 시각」으로 기록된다. 국무부가 해외공관과 각급 정보채널을 통해 수집된 각국의 인권상황을 보고서로 만들어 상·하 양원에 제출하기 시작한 것은 77년.당시 카터대통령이 76년 국무부에 인권담당차관보를 신설,소위 「인권외교」를 펼치기 시작하면서 의회가 각국별 인권보고서를 제출토록 결의한데 따른 것이다.인권탄압국에 대해서는 원조나 무역거래와 관련하여 규제조치를 할 수 있다는 대외원조법(61년 제정),무역법(74년)관계 조항이 카터행정부 「인권외교」,인권보고서 작성의 근거였다. 금년에도 국무부는 세계 1백94개국의 인권상황을 다룬 보고서를 냈다.한국이나 북한에 관한 내용은 특히 눈길을 끌만한 것이 없다.남쪽의 국가보안법이 개정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북한에 15만명의 정치범이 억류돼 있다는 내용등 수년전부터 수록돼있던 것들이다.특히 정보입수가 어려운북한의 경우 똑같은 내용이 수년간 재록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한때 이 보고서의 한국내 위력은 대단했다.꼭 카터의 인권외교 때문만도 아니었다.레이건때인 80년대까지도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했었다.정통성 콤플렉스에 시달리던 권력자들은 인권보고서의 평가를 자신들의 「정치성적표」나 되는 양 보고서 내용에 따라 일희일비했었다.국무부 한국·북한담당관이나 서울의 미국대사관 서기관들에게까지 로비를 할 정도로 신경을 썼었다. 그러나 세상 참 달라졌다.불과 몇해전의 일인데도 이런 일들이 우습기 짝이 없는 에피소드가 돼버렸으니 말이다.도대체 밤거리를 마음놓고 나다니지도 못할 지경인 미국의 행정부가 인권분야의 선배국가라고나 해야 할 영국 프랑스를 포함,모든 나라의 인권을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 아니냐는 게 이웃나라들의 반응이었다.보고서가 뭐라 한다고 유독 우리 정부는 왜 그토록 난리를 쳤었는지 슬픈 희극이 아닐 수 없다.
  • 씨네마니아/여석기 지음(화제의 책)

    ◎30∼90년대 유명영화 33편 감상평 원로 셰익스피어학자이자 연극평론으로도 이름높은 지은이가 처음 낸 영화평론집.1930년 작품인 「모로코」부터 지난 94년작 「포레스트 검프」에 이르기 까지 33작품을 10년 단위로 끊어 소개했다. 굳이 영화의 역사를 정리한다는 목적으로 작품을 고른 것은 아니지만 소개된 것들이 대부분 영화사에 남을 명작들이어서 저절로 그같은 구실을 한다. 지난해 「영화탄생 1백년」을 맞아 숱한 영화평론서들이 나왔지만 이 책이 특히 돋보이는 점은 지은이가 수록작품들을 발표 당시에 직접 감상했다는 데 있다.지은이는 열일곱살 때인 1939년부터 영화에 빠져 웬만큼 평가받은 작품들은 대개 보았다고 한다.따라서 지금은 비디오로 밖에 만날 수 없는 흑백영화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까지도 글 속에 생생하게 담고 있다. 지은이는 이와 함께 제작에 얽힌 얘기들,예컨대 50년대 이전에 나온 영화들을 만든 기법이라든가 배우 캐스팅에서 촬영과정의 에피소드등 많은 읽을거리를 곁들여 놓았다. 고려대 명예교수인 지은이는 한국셰익스피어학회장,한국연극비평가협회장,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등을 지냈다. 솔 9천5백원.
  • 방송4사 새봄맞이 프로 새단장

    ◎새달부터 아침 방송시간 연장따라 대개편 KBS,MBC,SBS,EBS 등 공중파 방송4사가 다음달부터 새단장을 한다. 3월4일부터 일제히 실시되는 방송사들의 이번 프로그램 개편은 아침방송 종료시간이 상오 10시에서 낮 12시로 2시간 늘어남에 따라 EBS를 제외하고 나머지 3사의 아침시간대 프로그램을 신설하는 것이 주요골자다. 이가운데 가장 개편폭이 큰 곳은 MBC.25개 프로그램 신설에 23개프로 폐지를 포함한 M­TV 개편은 최근 시청률 경쟁에서 독주하고 있는 KBS에 철저히 맞대응을 펼치고 있는 점이 특색. 12년만에 하오 8시대에 일일연속극 「자반고등어」(극본 김정수,연출 박철)를 신설하는 MBC는 K­1TV 「바람은 불어도」의 인기를 허물어뜨림과 동시에 9시뉴스의 시청률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특명을 부여,「바람은…」보다 5분앞선 8시25분에 시작하기로 했다.또 7시대에는 KBS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같은 시간대에 집중배치했다.「긴급구조 119」에 대항해 「경찰청사람들」(화,하오 7시30분),「대추나무 사랑걸렸네」에는 「전원일기」(수,하오 7시30분),K­1TV「신세대보고 어른들은 몰라요」에는 신설프로 「1318! 힘을 내」(목,하오 7시30분)를 맞붙였다.이밖에 아침시간에는 「10시,임성훈입니다」(상오 10시),다큐멘터리 「세계로 가는 기차여행」(상오 10시50분),「MBC 여성아카데미」(상오 11시20분) 등을 신설한다.한편 장수 프로그램이었던 「신 인간시대」와 「종합병원」,「만화야 놀자」,「TV파크」,「그사람 그후」등은 폐지됐다. 상대적으로 느긋한 KBS는 공영방송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다큐멘터리,문화정보프로그램을 확충했다.「KBS 다큐멘터리극장」(토 하오 7시30분),사회고발프로 「이것이 궁금하다」(화 하오 10시15분),세계각국 현장을 누비는 「도전,지구탐험대」(일 상오 10시),돌연 직업을 바꾼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담은 「TV 인생바꾸기」(토 밤 12시10분) 등이 그것. 아침시간에는 1TV의 「TV소설,은하수」(월∼토 상오 8시20분)와 2TV 「여자가 사랑할때」(월∼토 상오 8시55분) 등 두개의 드라마가 새로 방송되고 「생활백과」(월∼금 상오 10시),「독점 여성시대」(월∼금 상오11시10분) 등이 편성된다.이와 함께 영상소설 「신 TV문학관」을 3월부터 두달에 한번씩 제작,방송할 계획이다. 지난 5일 한차례 개편을 한 SBS는 아침프로 일부만 손질한다.신설되는 프로그램으로는 「이경실의 세상을 만나자」(월∼목 상오 9시10분)「굿모닝 닥터」(월 상오 10시10분)「정보특급 금요베스트10」(금 상오 9시10분) 등이다. 이밖에 밤 12시부터 새벽 1시까지 방송시간을 1시간 연장하는 EBS는 청소년드라마 「우리는 와이틴」(연출 이영호,출연 김창완,김청)을 비롯해 「학교밖 미술여행」「모차르트 음악대」등 총 29편을 신설,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방송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 인 전 각료 등 14명 피소/자인가 뇌물수수 혐의

    ◎4월 총선 앞두고 파문 확산/뉴델리주 쿠라나 수석장관은 사의 표명 【뉴델리 AP 연합】 인도 중앙수사국(CBI)이 22일 재벌가문인 자인가의 1천9백만달러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전직 각료 등 정치인 14명을 추가 기소해 4월 총선을 앞둔 인도정국에 파란이 일고있다. 이날 기소된 정치인은 나라시마 라오 총리 내각에서 사임한 전직 각료 5명을 포함,국민회의당 소속이 1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야당인 인도인민당(BJP)과 자나타당 소속 정치인이 각각 1명씩 포함됐다. 수사당국은 또 뉴델리 주정부의 수석장관 마단 랄 쿠라나에 대해서도 기소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BJP 소속인 쿠라나 장관은 당국의 기소방침이 알려진 뒤 즉각 사임했다. CBI가 4년여의 수사 끝에 지난 달부터 관련 정치인들에 대한 기소를 시작한 이후 라오 총리 내각에서는 모두 7명의 각료가 사임한 바 있다. 이날 현재 자인가 뇌물수수 사건과 관련해 공식 기소된 주요 3개 정당 정치인은 모두 24명으로 늘어났다.
  • 사기혐의로 피소 정주일 의원 조사

    서울지검 특수1부(황성진 부장검사)는 22일 미국에서 50만달러(4억원)짜리 주택을 사려고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로 피소된 정주일 의원(56·예명 이주일)을 지난 17일 소환,조사했다고 밝혔다. 정의원은 검찰에서 『38만5천달러(3억4천만원)를 빌려 미국 뉴저지주에 주택을 샀고 월부로 빌린 돈 일부를 갚았으나 집값이 떨어져 나머지 돈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구멍난 경마장 안전관리(사설)

    휴일 과천 경마장에서 일어난 대피소동으로 70여명의 부상자를 낸 사고는 우리에게 커다란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2층 관람석에서 소화기분말이 분출되면서 폭발물로 오인돼 관람자들이 한꺼번에 출입구로 밀려나오면서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더욱이 문제가 된 소화기가 화장실에 비치돼 있었고 관람객이 끌어내 깔고 앉았다가 당한 일이라니 한심스럽다. 경마장은 주말이면 수만명의 인파가 몰리는 곳이다.마권을 산 관중들이 스탠드에 빽빽이 앉아있는 열기띤 장소다.따라서 평소 관람석의 안전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다중이 몰려있는 곳에서 사람들이 군중심리에 쉽사리 휩싸일 우려가 있으므로 안전관리에 대한 특별한 예방책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경마장과 비슷한 상황의 운동경기장도 마찬가지다. 우선 어떻게해서 관람객이 일정한 곳에 비치된 소화기를 스탠드로 끌어내 올 수 있었단 말인가.그런 행위는 당연히 장내 안전요원의 눈에 띄어 제지되었어야 할 것이다.관람석의 안전대책이 매우 부실했음을 입증하는 사례다.안전요원들이 제 할일을 충실히 수행했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소동이다.경기장은 한 순간에 엄청난 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요원들은 관람객의 대피유도등 평소에 사고예방을 위한 훈련을 쌓았어야 했다. 안전시설물을 멋대로 옮기는 관람객들의 수준도 부끄럽다.자기가 조금 편해지기 위해서 공공시설물에 손을 대는 행위는 공공질서를 파괴하는 일이며 건전한 시민정신의 실종을 의미한다.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훌륭히,모범적으로 치러 세계의 찬사를 받은 우리 국민들이 아닌가.일부 관람객들의 이해할 수 없는 경거망동으로 관람문화에 먹칠하는 일은 이제 없어져야 하겠다.또한 무심히 저지른 사소한 일이 경기장의 안전사고에 직결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마사회는 이번 사고를 거울삼아 입장객의 안전대책을 다각도로 검토,만전을 다해주기 바란다.
  • 경마장 대피소동을 보고/차재호서울대심리학과교수(기고)

    ◎우리사회 「신뢰의 끈」 약한 탓 일요일인 11일 서울근교 과천경마장에서 2층 화장실 앞에 비치된 분말소화기가 갑자기 분출하는 바람에 이를 폭발사고로 오인한 관람객 1천여명이 급히 대피하려고 서두는 판에 대혼란이 일어나고,이 와중에 1백여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당시 2층에는 3만여 관람객이 있었으나 분말소화기 근처의 1천여명이 비상구를 통해 급히 탈출하려고 좁은 계단에서 뒤엉키고,마구 밀어대며 나가는 바람에 관람객들이 넘어지면서 밟히고 한 것이다.일부는 계단 난간에서 1층으로 뛰어 내리면서 골절상을 입기로 했다고 한다. 이런 사고는 세계 도처에서 흔히 있는 일이지만 이번 사고에서 보인 시민들의 행동을 놓고 항간에서는 요즘 한국인의 불안한 심리 또는 질서의식의 결여를 나타내는 사건으로 해석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이런 사건은 많은 사람이 집결하고 위험을 내포한 장소에서 으레 일어나게 마련이다.사람들은 위험한 사태가 일어날 것을 알면 도피구를 찾는데 폐쇄된 공간에는 대개 한번에 많은 사람이 탈출할 만큼 큰출입구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대개 그런 시설의 출입구는 평상시에 질서있게 차례로 사람들이 들어가고 나갈 수 있는 그런 공간밖에 지니고 있지 않다.따라서 위급한 상황에서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들면 자연히 병목현상을 빚게 되어 있다. 심리학에서 이런 상황은 「도피공황」이라 부르기도 하고 「상호의존적 도피」라고 부르고 있다.미국에서도 1903년 시카고의 이로쿼이스 극장에서 화재가 났는데 극장측은 관중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전기가 나가고 무대 뒤에 화염이 넘실거리는 것이 보이게 되자 관중은 무작정 출구로 쏠렸다.일부 관중은 타 죽고 일부는 밖으로 뛰어내리면서 길바닥에 추락해 죽었다.그러나 희생자의 다수는 순전히 밟혀 죽었다.계단이 구부러지는 목에는 사람들이 1백50㎝ 높이로 쌓였다 한다.이런 사람무덤 속에서 목숨을 건진 사람이 한두명 있었지만 나머지는 시체로 발견되었다.시체들은 옷이 찢겨나가 있었고 어떤 경우는 뼈에서 살점이 떨어져 나간 경우도 있었다.이 사고에서는 소방대가 신속히 반응해 불을 10분만에 껐지만 6백명이상의 사망자를 내고 말았다. 이런 사고는 질서의식이나,사회풍토나,사람의 불안감과 같은 개념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앞서 말했지만 상황구조가 사람으로 하여금 소·돼지처럼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 이같은 사고를 막으려면 이런 특수상황에서 일어날 인간의 행동에 대한 이해가 앞서야 하고 이같은 예상상황에 입각한 대처방안이 세워져 있어야 한다. 우선 이번 사고를 놓고 볼때 관중에게 소화기 분출사고가 났다는 사실과 인명에 전혀 위험이 없다는 사실을 알렸어야 한다.그러나 이런 방송이 사태가 벌어진지 15분이 지나서야 나왔다는 것이 문제이다.물론 이런 사건은 우연히 터지는 것이기에 미리 대비한다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현장에 가깝게 있던 어떤 직원 한사람이라도 빨리 군중을 진정시키는 일을 했다면 사고는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이런 경우에 시간이 절대 중요하다.시간을 놓치면,그리고 혼란이 일어난 다음에는 아무리 설득을 해도 사람들은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또 군중들의 경영자에 대한 신뢰가 이런 사고의 관리에서는절대 중요하다.이런 사고는 평소에 쌓아두어야 하는 것이지 일시적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만일 위험한 일이 일어났을 경우,희생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길은 도피구를 알려주고 질서있게 행동하면 모두가 피난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요소요소에 직원이 나가 사람들의 흐름을 조절하고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화재라면 연기가 가득한 혼란한 상황에서 안내자가 잘 눈에 띄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사고를 보면서 「질서의식」을 들먹이는 구태의연한 습성을 버려야 한다.이런 것은 집단역학이란 사회심리학의 분야에서 과학적으로 다루는 문제이므로 이런 분야의 지식을 사회가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소화기 분말 분출… “폭발” 오인/관람객 수천명 대피소동

    ◎출구 동시 몰려 부상자 늘어/과천 경마장/일부 2층서 뛰어내려 중상도 【과천=조덕현기자】 11일 하오 4시쯤 과천시 막계동 과천경마장 2층 북단 남자화장실 옆 관람석에 있던 분말소화기에서 분말거품이 새어나오자 폭발물이 터지는 것으로 오인한 관람객들이 한꺼번에 긴급 대피하다 7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는 『치이­』소리를 내면서 분말거품이 분출되는 것을 발견한 한 관람객이 『폭발물이다』고 소리치자 주위에 있던 관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한꺼번에 출입구로 몰리면서 바닥에 깔리거나 2층 관람석에서 1층바닥으로 뛰어내리면서 일어났다. 이 날 사고로 이순옥씨(42·여·안양시 만안구 안양7동)와 김종현씨(33·강남구 청담동)가 다리골절상을 입는 등 7명이 중상,60여명이 경상을 입었으며 부상자들은 서울 방배동 오산당병원·안양 중앙병원·안양병원·한성병원·인덕원 정형회과·연세 정형외과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오산당병원에 입원한 이덕재씨(40·안양시 만안구 안양2동)는 『4층에서 경마구경을 하던중 9번경주가 끝나고 10번 경주 마권을 판매할 때 갑자기 「우르르」 소리가 나며 수백명의 관객들이 빠져 나오다 서로 뒤엉켜 넘어지면서 밟혔다』고 말했다.이씨는 또 『관람객중 일부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등 대형사고의 악몽이 떠올라 다급한 나머지 2층객석에서 1층으로 뛰어내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사회측은 사고 원인에 대해 『2층 관람석 북쪽 끝 화장실에 비치돼 있던 3.3㎏짜리 분말소화기가 객석에 놓여 있었던 점으로 미뤄 누군가가 이 소화기를 꺼내 깔고 앉아 관람을 했고 소화기의 화학 액이 섞이며 분말거품이 분출되자 폭발물로 오인돼 사고가 일어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경마장에는 휴일을 맞아 2만8천여명의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 민속연구가 심우성(이세기의 인물탐구:91)

    ◎남사당패 쫓아 풍물 놀고 탈 만들고…/현장 찾아 자료 채집·기록… “발로공부” 평가 받아/1인극 「쌍두아」는 인형에 혼을 담은 산무대로/「꼭두각시 놀음」·「발탈」 무형문화재 지정에 큰몫 심우성(민속연구가) 「나는 얼굴에 분칠을 하고/삼단같은 머리를 땋아내린 사나이/초립에 쾌자를 걸친 조라치들이/날라리를 부는 저녁이면/다홍치마를 두루고 나는 향단이가 된다./……산넘어 지나온 저 동리엔/은반지를 사주고 싶은/고운 처녀도 있었건만/다음 날이면 떠남을 짓는/처녀야!/나는 집씨의 피였다./내일은 또 어느 동리로 들어간다냐/ 시인 노천명은 옛유랑 예인집단의 기약없는 인생과 서글픈 족적을 이렇게 노래부르고 있다.몇년전 타계한 예용해씨는 「일수가 좋으면 공청에나 또는 주막집 기역자 판을 끼고 잘때도 있지만 인심이 사나운 마을에서는 처마끝에서 비를 피해야 할 때도 있다」고 남사당패의 일상을 그의 저서에 쓰고 있다. 그러나 누더기에 걸식행각으로 밥을 빌어먹을 망정(걸양) 그들은 「꼭두각시놀음(우희)으로 관중을 웃기고 울리는 소박한 신명에 겨워 살다가」 「어느 낯선 고장에서 길섶 아침이슬처럼」 사라져버린다고 했다. 판소리나 춤이나 연극을 하는 예인들의 대부분은 설날 명절 때 동네에 찾아든 유랑극단이나 광대패의 공연을 구경하다가 그들의 연희에 반해 길을 따라나서거나 부모의 대를 이어받는 수가 흔하다.인형극연희자인 심우성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그러나 그의 예능 기질은 누가 시킨 것도 권한 것도 아니며 집안의 내력을 이어받은 것은 더욱 아니다.단지 그의 마음속에서 끝없이 일고 있던 불가사의한 「끼」에 의해 뒤늦게 연희자로 돌아선 케이스다. ○머슴살던 노인에 영향 그는 언제부턴가 남사당패의 삶을 쫓아 풍물을 놀고 탈과 인형을 만들고 「취발이」나 「미얄할미」나 허세부리는 샌님,미소를 머금은 백정의 탈을 쓴 온갖 인형을 조종하면서 때론 분노로 때론 질타로 어느 때는 주책없고 어느 때는 넉넉하게 인간사의 천태만상을 손끝에서 펼치더니 어느 날 스스로 연희자가 되어 직접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다. 그가 민속연희중에서도 유독 인형극인 꼭두각시 놀음에 심취하게 된 것은 무대장치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무대밖의 공간이 연결되는 극적 공간의 자유로움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그리고 그의 무대는 혼자서 극중인물이면서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해설자에다 산받이까지 도맡아 양반들의 어처구니 없는 횡포나 위선위귀를 징치하기도 하고 재난을 물리치는 홍동지의 기개를 앞세우는 등 지배층에 대한 세찬 비판을 표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른바 「광대」란 역사속에 놓여진 동시대인들의 희로애락을 세상으로 되돌리는 영혼의 울림대이기를 자처한 사람이며 그는 자신의 역할에 완전히 만족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는 충남 공주의 만석지기 외아들로 태어나 서울에서 휘문중에 다니다가 6·25를 만나 고향인 공주군 의당면에 머물면서 김재철의 「조선연극사」를 읽은 것과 집안의 나이든 머슴인 정광진노인으로부터 남사당패들의 내력을 들은 것이 연희자가된 동기다. 한때는 소설가 신문기자가 될뻔도 했고 서울 중앙방송국 아나운서로 활약하기도 했으나 아나운서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걸핏하면지방 방송국에 출장간다는 핑계로 옛 남사당패를 찾아 나섰고 거의 전국을 떠도는 뜬 광대노릇으로 서서히 잊혀져 가던 풍물놀이(농악) 버나(대접돌리기) 살판(땅재주) 어름(줄타기) 덧뵈기(탈놀음) 덜미(인형극 꼭두각시놀음)등 남사당놀이 여섯가지를 재현해 내는데 수많은 돈과 시간과 정열을 들여왔다.가족들에겐 의논도 없이 3년만에 방송국을 집어치우고 나서도 「어디어디 답사,무슨무슨 녹음 촬영」등으로 새벽부터 집을 뒤쳐나가는가 하면 여행과 술에 지쳐 며칠씩이나 대낮에도 이불을 펴고 눕는 것이 다반사였다.오죽하면 그의 부인(권숙현여사)이 「올해도 당신 작년처럼 그렇게 지낼거예요」했다는 말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방송국 아나운서 출신 그는 가뜩이나 쪼들리는 살림에서 부친이 마련한 집을 팔기도 하고 동해안 서해안으로 다니다가 간첩혐의를 받기도 하고 녹음기와 카메라와 어렵사리 찍은 필름을 빼앗기기도 했다.5·16직후에는 종로 YMCA강당서 남사당창단 기념으로 남사당놀이중 「덧뵈기」를 공연하려 했을 때 「남사당」이 정당이름인줄 잘못알고 종로경찰서에 연행되는 웃지못할 에피소드를 빚기도 했다.59년 8월,전국에 흩어져있는 남사당패를 모아 지금의 남산도서관 자리인 빈터에서 요즘의 약장사처럼 「꼭두각시 놀음」을 공연한 것이 본격적인 해설가의 출발이 되었고 그후 전국각지 순회공연으로 「꼭두각시 놀음」과 「발탈」을 공연한 것이 후에 이 놀이들이 중요무형문화재(3호 7호)로 지정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그가 「책이 아닌 발로 공부한 사람」이란 평을 듣는 것은 자료수집에 혈안이 되어 현지에서 이를 확인보충하고 채집·기록한 공적과 실제로 수백여회에 이르는 연희를 주관하고 실연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심우성.민속예술에서 괴팍한 개성을 보이지 않는 사람은 드믈다.틀이 번듯하고 아나운서 출신답게 우아한 말씨를 쓰지만 그도 어쩔 수 없이 광대기질을 타고난 사람에 틀림없다.이제 그 시절의 남사당패는 사라지고 없으나 유일하게 그 흔적과 체취를 물씬 풍기는 무대가 있다면 심우성의 1인무언극이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뒤늦게 나마 재혼하는 과부의 설렘으로 무대에 서렵니다』 비장한 인사말과 함께 그가 지난 80년 공간사랑 소극장무대에서 선보인 첫번째 1인극 「쌍두아」는 글자그대로 머리가 둘,손은 넷에다 발이 둘인 전남 구례지방 풍장굿의 비비새놀이에 나오는 접광대를 본뜬 것으로 음악과 인형과 자신의 몸짓만으로 두동강난 조국의 분단된 역사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 뒤에서 인형을 조종하던 그가 이렇게 무대에 나서게 된 것은 「속되고 다난한 편력으로부터 스스로를 정리하는 전기가 되고 그리고 인형속에 혼을 불어넣는 산무대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며 이는 「연희자가 무대에 나와 인형과 함께 춤춘 최초의 시도」로서 평론가 양혜숙은 「가면극이 인형극으로 거듭나면서 우리 예술사의 흐름을 크게 바꿔놓은 계기다 되었다」고 평하고 있다.지난 88년 초연이래 최근까지 공연되고 있는 「남도 들노래」도 「민족적 아픔과 통일에의 염원」을 담아 분단을 넘어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희생된 한 젊은이의 장례식을 치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민속박물관 5월 개관 「민속이란 고전적이기 때문에 그것을 원형그대로 보존하라」는 강한 비판도 있었으나 그는 「민중의 습속이 시대따라 변하듯이 우리가 추구하는 민속극도 그 모습이 달라질 수 있고 옛 것을 재현하는 연극이 아니라 옛 것을 바탕으로 오늘의 것을 한다」는 의지다. 그는 지난해 고향인 공주에다 오랜 숙원이던 민속박물관 건립을 시작,각종 탈전시에서 모든 농기구에 이르기까지 민속과 관련된 자료전시관및 야외공연장을 오는 5월쯤 개관할 예정이다.가족은 노부모와 부부와 아들 하용씨(27·미캘리포니아대 경제학과 졸업)가 그를 돕고 있다. 호라티우스는 일찍이 「인간은 타인의 끄나풀에 조종당하는 인형 같이 움직인다」고 했지만 그의 인형은 「하나의 굳어버린 표정속에서 눈물을 흘릴 때 웃고 있고 웃어야 할 때 울고 있는」 아이러니와 시니시즘의 묘미를 그 때마다 능란하게 연출해낸다.오늘 그의 소원은 「타고난 광대의 운명」속에서 「피가 흐르고 살아숨쉬는 진짜 인형」이 되어 「인간이 가장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를 관중을 웃기고 울리는 소박한 신명으로 핍진하게 이룩하려는 것이다. □연보 ▲1934년 충남 공주출생 ▲53년 서울휘문고졸업 ▲53∼56년 서울중앙방송국 아나운서 ▲58년 홍익대 신문학과졸업 ▲59년 남사당놀이패공연(남산) ▲60년 남사당놀이중 「덧뵈기(탈놀음)」공연(종로 YMCA강당) ▲64년 민속극회 남사당결성 ▲66년 한국민속극연구소 창설 ▲79년부터 극단 서낭당창단,전통인형극 「꼭두각시놀음」「발탈」「만석중놀이」,창작인형극 「홍동지의 나들이」「신경림의 농무」「청개구리는 왜 날이 궂으면 우는가」「우리산 우리강」외 김명수춤판,강만홍 인도무용,이동안 전통무용,이매방 민속무용,김숙자 무속무용,우옥주 만구대탁굿등 공연 ▲80년 1인극 「쌍두아」로 무대데뷔(공간사랑소극장) ▲83년 우리문화연구소장,인형극 「만석중놀이」(문예회관소극장) ▲85년 「문」(산울림소극장) ▲86년 서강대·한양대강사 ▲90년 인도 국제인형극제에서 1인극 「남도 들노래」 참가 ▲91년 프랑스·말레이시아·일본민속극제 참가 ▲93년 「판문점 별신굿」 공연 ▲94년 제주 4·3항쟁추념 「남도 들노래」및 동학농민혁명 1백주년기념 「새야새야」(문예회관대극장)등 3백여회 공연 현재=우리문화연구소장,민학회회장 「남사당패연구」(74년)이후 「한국의 민속극」「한국의 민속놀이」「전통무용용어의 연구」「마당굿 연희본 1·2」,평론집 「민족문화와 민중의식」「꼭둑각시놀음」등 20여권 서울시문화상(인문사회과학부문·79년)
  • “피란때 김대통령이 보증서줘 인연”/이수성총리 KBS대담내용화제

    ◎「골프 취소」는 남부지방 가뭄 고려 결성/어제 소년소녀가장 사는 「벌집」 찾아 격려 이수성국무총리가 KBS­TV와의 대담프로그램에 출연,김영삼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인연과 국정운영의 소신,골프관(관) 등을 솔직담백하게 피력,화제가 되고있다. 이총리는 1일 밤 방영된 후배 박명진교수(서울대 신문학과)와의 TV대담에서 『피란시절 우리 8남매를 키우며 어렵게 살림을 꾸리시던 어머니께서 장사를 하기 위해 시민증이 필요했으나 보증인이 없어 애태우다 국무총리실(당시 장택상총리)을 찾아갔던 일이 있었다』고 소개하고 『그때 젊은 비서 한 분이 보증을 자청해 서주었는데 그분이 바로 김영삼대통령이었다』고 술회했다. 이총리는 『이후 그분이 의기있고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애정 비슷한 게 있었다』면서 『총리가 되는 과정에서 몇차례 만나 평소 몰랐던 면을 알게 되면서 개인적으로 반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이총리는 『과거 정권 때도 관직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해왔는데 이번에는 수락하게 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정상적인 권력체계를 거치지 않은 정부에 참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오기가 있었다』면서 『존경하지 않는 분에게는 머리를 숙이고 싶지 않았으나 김영삼정부는 다르게 봤다』고 답했다. 이총리는 연초에 골프약속을 취소했던 에피소드에 대해 『대통령께도 말씀드리고 계획을 세웠으나,비서실에서 남부지방에 가뭄이 심하다고 만류해 취소한 것』이라면서 김대통령이 골프를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골프가 사치스럽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총리는 광주 망월동묘역을 참배한 이유에 대해서는 『광주항쟁 당시 나는 컴컴한 지하감방안에 있었으며 제발 희생이 적게 해달라고 기도했었다』고 회고한뒤 『망월동에는 86년 조용히 가본적도 있으며,총리로서 참배를 알릴 상징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총리는 대담 말미에 『이루어질지 모르지만 총리로서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어린아이들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히고 『이를 위해 총리실에 특별팀을 이미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총리는 이같은 자신의 뜻을 실천하듯 2일 낮 기자들을 물리친채 서울역앞 언덕배기의 1평짜리 「벌집」에서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는 유진아양(18·고1)과 안국동 막다른 골목 셋집에서 외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안정규군(15·중2) 등 소년소녀가장을 찾아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훌륭한 어른으로 자라달라』며 격려했다.
  • 정주일의원 “사기” 피소/미 저택 구입때 대출금 안갚아

    ◎대출 보증인이 고소 정주일의원(신한국당)이 미국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을 갚지않아 보증인인 프로축구 옛 완산푸마팀 코치 문구호씨에 의해 사기혐의로 서울지검에 29일 고소됐다. 검찰은 문씨와 정의원을 이번주안에 소환,조사키로 했다. 건설업을 하고 있는 문씨는 소장에서 정의원이 지난 89년 미국 뉴저지주의 스펜서 세이빙스은행으로부터 38만5천달러(한화 3억6백여만원)를 대출받으면서 자신을 보증인으로 내세웠으나 5년안에 빚을 갚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아 대신 물어줬다고 주장했다. 정의원은 이 돈으로 미국 뉴저지에 있는 50만달러짜리 저택을 구입하는 데 보탰다고 문씨는 밝혔다.
  • 스페인 차기총리 후보 바리오누에보/「바스크족 암살대」 운영 피소

    ◎83∼87년 ETA 진압 당시 【마드리드 로이터 연합】 펠리페 곤살레스 마르케스 스페인 총리의 측근인 호세 바리오누에보 전 내무장관이 바스크족 독립운동 단체인 「바스크조국과 자유(ETA)」진압 작전시 암살대를 운영한 혐의로 25일 공식 기소를 앞두고 대법원에 소환됐다. 집권 사회당 고위 인사인 바리오누에보는 83년에서 87년까지 27명의 바스크 분리주의자들을 사망케 한 ETA 진압작전인 이른바 「더러운 전쟁」중 무장 암살 단체와 관련된 혐의 및 납치·공금횡령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다. 바리오누에보는 자신은 이 일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과거 부하직원들이나 보안 책임자들,비밀 형사들,심지어 동료 사회당 지도자들의 증언 내용도 부인하고 있다.
  • 호남 등 일부 제외 전국이“흔들”/어제 새벽 규모4.2지진 안팎

    ◎한반도선 비교적 강진… 철저 대비 필요 24일 새벽 강원도 양양부근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지진파의 총에너지)4.2의 지진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비교적 강한 편. 이날 발생한 지진은 진원이 해역이어서 비록 인적·물적 피해를 일으키지는 않았으나 감지범위가 호남과 제주 및 충청도 일부지역을 제외한 전국규모라는 점에서 국민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번 지진은 지난해 7월24일 백령도부근 해역에서 같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약 6개월 만에 나타난 것. 기상청은 이와 관련,『이 정도의 규모와 발생빈도라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번 백령도 지진이 저녁시간대에 발생한 반면 이번 지진은 새벽시간대에 발생,좀더 민감하게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규모 4이상 지진의 연간 발생횟수가 일본은 4백여회이고 세계적으로 1천5백여회인 반면 우리나라는 0.7회여서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근 우리나라 지진발생횟수가 현저히 늘고 있는 등 지진에 관한 한 우리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여러 각도에서 입증되고 있어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92년 모두 15차례 지진이 발생한 데 비해 93년 23차례,94년 26차례,95년엔 29차례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지진발생횟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육감으로 느낄 수 있는 규모 3.0이상의 지진은 92년과 93년 각각 7차례이상씩 발생했고 93년 12차례,95년엔 모두 11차례 일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의 지진분포상 서해안 백령도부근,동해안 울산에서 태안반도를 거쳐 해주까지가 지진다발지역으로 나타났다. 이는 예전보다 지진관측망이 정밀해졌고 해역의 지진까지 관측이 가능해졌다는 점도 감안해야 하지만 이같은 통계를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세계 곳곳에서 막대한 인명피해를 가져온 대지진이 발생한 점도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지난해 1월17일 발생한 일본 고베 지진은 규모 7.2로 5천5백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러시아 사할린(5월28일·규모 7.5)지진도 3천명의 생명을 앗아갔다.10월7일에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규모 6.3),9일에는 멕시코 잘리스코해안(규모 7.6)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각각 1백명과 66명이 사망했다. 한양대 지진연구소 김소구박사는 『최근의 통계는 오랫동안 계속된 한반도 중부지역의 정지기가 끝나 활동이 재개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징조일 수 있다』면서 『지진은 지각내부에 축적된 에너지가 어느 순간 단층을 따라 한꺼번에 압축되면서 일어나는 것으로 한반도 동해에 이같은 단층이 다수 존재한다』고 말했다. 김박사는 『그러나 단층의 위치·깊이·활성여부가 조사되어 있지 않아 전반적인 지질조사와 지진활동 관측이 필요하며 특히 서울·경기지역은 확률상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내진설계·관측·정밀연구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동해안 일대 주민 표정/진동에 잠깨고 집밖으로 대피소동도 느닷없는 지진으로 진앙지에서 30∼40㎞ 떨어진 강원도의 속초·양양·강릉·동해시 등 동해안 주민이 놀라 새벽잠에서 깼다.진앙지에서 1백90∼2백여㎞ 떨어진 춘천시와 원주시에서도 일부 시민이 진동을 느끼고 깨어났다. 한때 기상청과 군청에 전화를 거는 등 불안감에 떨었으나 다행히 별피해는 없었다. ○…진앙지에서 가까운 양양군 현남면 인구리 김복기씨(60·현남면 총무계장)는 『탱크가 지나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진동을 느껴 잠에서 깼다』며 『평생 처음 당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양양읍 조산리 진희병씨(43·회사원)는 『갑자기 몸이 흔들려 잠에서 깨니 창문과 방문이 5∼10초동안 떨려 속초의 기상청에 급히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양양읍 구교리 정아아파트 2동 603호 이정복씨(40·여)는 『집이 심하게 흔들리며 물컵이 식탁에서 떨어져 놀랐다』며 『군청에 전화를 해보고 지진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속초시 교동의 아파트에 사는 최재도씨(42·회사원)도 『컴퓨터작업을 하던 중 책상이 흔들려 깜짝 놀랐으나 지진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엄복희씨(27·여·춘천시 퇴계동)는 『건물이 흔들리며 몸이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어 깨어났으며 건물이 무너지는 줄 알고 집 밖으로 뛰어나왔다』고 밝혔다. 홍성옥씨(60·춘천시 효자2동 175의 19)는 『산책을 나가려고 문을 여는 순간 문짝이 흔들리며 소리까지 나 폭탄이 떨어진 줄 알았다』고 말했다. ○…원주시에서도 새벽에 깨 있던 사람은 진동을 감지했다.신원철씨(38·상업·단계동 810의 7)는 『새벽에 상점의 문을 열기 위해 깼을 때 집과 집기가 흔들리는 것을 느꼈으나 군 훈련장에서 포사격훈련을 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동해시 천곡동 1005의1 배운환씨(35)는 『난생처음 엄청난 진동을 느껴 인근의 건물이 무너지는 것으로 알았다』며 『식구가 모두 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동해안에서는 지난해 10월3일 울진,6일 삼척,8일 울산에서 각각 규모 3.5의 지진이 발생했으나 피해는 없었다.
  • 시집·산문집 동시 출간 시인 황명걸씨(인터뷰)

    ◎“손주들에 시인 할아버지로 기억 되고파” 시인 황명걸씨(61)가 20년만에 두번째 시집 「내마음의 솔밭」(창작과 비평사)을 펴내고 산문집 「한 마리의 제비가 봄을 만든다」(지구촌)도 묶어냈다. 『돈도 안되는데 시는 써서 뭐하나 싶었는데 환갑을 넘겨 손주를 품에 안고보니 그게 아니더군요.그녀석들한테 할아버지가 괜찮은 시인이었다는 얘기 하난 들어야겠다 싶었습니다』 지난 20여년간 여기저기 발표했던 시들을 한데 모은 「∼솔밭」은 시인의 생각이나 삶의 변천까지 자화상을 그린듯 보여준다.「요지경 난세」「절규」「궁핍의 나날」에선 단속할 수 없는 젊음의 열정이 치기와 맞물려 있고 「피그미에게」「난지도에서」「민초」「대장균이란 놈」같은 시들엔 참여시인의 형형한 눈빛이 살아있다.하지만 나이들어 쓴 최근 시들은 역시 도통한 인생론쪽으로 기운듯하다. (「백로 훨훨」중에서) 산문집 「한 마리의 제비∼」에는 톨스토이,졸라 등을 빌린 인생론부터 유럽여행기,50년대 명동을 함께 쏘다닌 동료문인이나 화가 등에 얽힌 에피소드 등이 잡다하게 모아져 있다.술과 도박으로 시도 잊고 「험하게」 살아온 젊은날을 고백하는 진솔한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북한강이 보이는 양평 한자락에서 화랑카페 「무너미」를 경영하고 있는 시인은 『자연에 묻혀 늙어가다보니 삶과 죽음에 대한 시상이 새록새록 솟는다』며 앞으로의 활발한 시작을 다짐했다.
  • 마가단 동물농장(시베리아 대탐방:60)

    ◎여우·밍크 한해 2만마리 모피로/생후 6개월 되면 가죽 벗겨 가공업자에/사육 우리마다 종자번호·품질평가 기록표/검은 단비 1백마리로 만든 긴 코트 5만불 호가 국내에 모피의류 보급이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하지만 아직까지도 사치품이란 인식이 적지 않다.그러나 러시아인들에게는 모피 코트,모자,목도리가 사치품일 수 없다.문자 그대로 생활필수품이다.러시아의 겨울은 길고 혹독하기 때문이다. 동물들도 추운 지방에서 겨울을 지내려면 따뜻한 털로 무장해야 한다.그래서 마가단,사하,캄차카 등 북해인접 지역의 모피는 세계최상의 질을 자랑할만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극동 마가단주의 마가단시내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즈베로 솝호즈 마가단스키」를 찾았다.마가단 국영 동물농장이다. 드넓은 오호츠크해변에 위치한 이 동물농장에서는 북극여우와 밍크를 사육한다.도로 위쪽에 북극여우 사육장이,아래쪽에는 밍크사육장과 건조실 등이 있다.북극여우는 종자 좋은 수놈 5백마리와 암놈 2천마리씩을 기른다.수놈 한마리가 암놈 4마리씩을상대하는 셈이다.밍크도 종자로 1천5백마리정도 기른다. ○좁은 우리에 가둬 사육 매년 북극여우는 5∼8마리,밍크는 2∼8마리씩 새끼를 낳는다.그래서 이 농장에서 연간 북극여우 1만4천마리,밍크 6천마리씩을 잡아 모피를 뽑아내 모피의류 제조업자들에게 넘긴다. 북극여우는 2∼3월에 교미시켜 56∼58일의 임신기간을 거쳐 4∼5월중에 출산한다.6개월이 지난 10월중순부터 11월말까지 잡는다.더운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털이 쓸만하게 다 자라는 추운 겨울이 늦게 오기 때문에 잡는 시기가 늦어지고 크리스마스를 넘기면 판매시기를 놓친다고 한다. 여우는 지상으로부터 1m정도 공간을 두고 높이 70㎝,가로 세로 1m쯤 되는 좁은 우리에 가둬 기르고 있었다.우리당 새끼는 두마리,어른은 한마리씩 들어 있다.짧은 일생을 갇혀살다 모피를 남기고 가는 신세가 딱해 보인다.흰색과 검은색이 섞인 것과 흰색의 두종류를 기른다.우리마다 부모와 자신의 고유번호,품질평가번호가 적혀 있다.종자는 새끼를 많이 낳고 털이 길고 좋은 것으로 매년 20%씩 교체한다. 사육장에는 털이 날아다니고 우리 주변에는 오물이 널려 있어 악취가 대단했다. 지난 7월부터 이곳 여우 우리에서 일을 시작했다는 옥사나 즈이코바양(22)은 『처음 왔을 때는 일이 무척 힘들었지만 이젠 적응이 돼서 괜찮다』면서 『월급 1백10만루블(약19만원)을 받는데 옷사고 식품사고 친구들과 파티에 가기에도 빠듯해서 저축할 여유가 없다』고 말한다. 건조실앞 쓰레기통에는 털을 벗겨낸 동물의 내장이 수북이 쌓여 있다.아침에 주사기로 약을 투입해 죽인 뒤 껍질째로 털을 벗겨낸다.벗겨낸 모피는 폭 10㎝,길이 1.5m,두께 1㎝쯤 되는 노 비슷한 모양의 끝이 뾰족한 나무판자에 거꾸로 뒤집어 씌운뒤 작은 못을 박아 고정시켜 건조시킨다.난방된 상태에서 하루를 말린 다음 다른 곳으로 보내 기름제거 등 1주일 정도 제조작업을 거쳐 모피가 완성된다고 한다. 북극여우 한 마리분 털값은 45만∼50만루블(8만원 내외)이다.목도리는 한마리분이면 되지만 코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16∼18마리가 필요하다. ○여우 한마리 털값 8만원 밍크도 60일간 임신기간을 거쳐 3∼5월에 새끼를 낳는다.생후 6개월이 지나면 10월말부터 잡기 시작한다.낳을 때는 5∼6㎝에 불과하지만 6개월이 지나면 60∼70㎝ 크기로 자란다.사진을 찍기 위해 우리에서 꺼내자 생사의 기로에 접한 듯 겁에 질려 이빨을 드러낸채 날카로운 비명을 지른다.가로 40㎝,세로1m,높이 30㎝쯤 되는 길쭉한 우리에 갇혀 산다.암놈털이 길고 좋아 코트는 암놈 것으로만 만든다.수놈털은 주로 모자를 만드는데 쓰인다.목도리는 2마리,모자는 3마리,반코트는 20마리,긴코트는 30∼35마리가 필요하다.마리당 모피가격은 질에 따라 18만∼31만 루블. 모피중 최고급은 검은 담비로 1백마리 분량의 담비털이 들어가는 긴코트는 5만달러(약3천8백50만원) 이상 호가한다.밍크코트의 8∼9배,여우코트의 17배 정도 가격이다.러시아인들이 시베리아 정복에 나선 이유는 넓은 땅을 탐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담비털에 욕심을 낸 것도 이유중의 하나라고 할 정도다.그래서 정복후 소수민족들에게 야사크라는 현물세를 부과,담비모피를 징수해가기도 했다. ○사료·연료값 올라 고전이 농장 직원은 모두 1백10명.동물 사육에 직·간접적으로 간여하는 일은 모두 여자몫이다.남자는 운전기사와 보일러실에서 일하는 10여명뿐이다.아침8시면 출근해 하오4시까지 먹이주고 오물치우고 가죽벗기고 하다 보면 하루해가 금방 간다. 이 동물농장의 예브게니 이사예프 사장은 『마가단을 비롯한 북극과 시베리아 지역의 모피는 긴털안에 또 작은 털이 있는 최상품이라서 노보시비르스크 등 러시아에서 뿐 아니라 한국 등지에서도 많이 사간다』고 말했다.모피값도 조금 올랐지만 사료,연료값은 더 많이 올라 남는 게 없다고 걱정한다. 하오4시가 조금 지나자 직원들이 옷을 갈아입고 나간다.피묻고 털묻은 작업복 차림에 초라하던 여인들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루즈 바르고 모피나 가죽옷을 차려입은 멋쟁이 여인들뿐이다.통근버스가 이들을 싣고 집앞에까지 데려다준다. 마가단 시내 식당에서 대신흥산의 박찬문사장(48)을 만났다.모피구입 상담차 왔다고 한다. 『러시아의 모피는 종자개량을 하지 않고 좋은 사료를 많이 주지 못하기 때문에 질이 점점낮아지고 있는데도 값을 비싸게 달라고 해 거래에 어려움이 많다』고 박사장은 말한다.지구온난화 현상과 동물보호주의운동 등으로 인해 모피산업 자체가 고전하고 있고 한국산 모피의 수출도 점차 어려움을 겪고 있단다. 미국의 모피소비량이 최근 7∼8년 사이에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서구에서는 모피에 대한 수요가 급속도로 곤두박질치고 있다.그러나 러시아인들 사이에서 모피 인기는 최근 들어 더욱 치솟고 있다.평균 봉급이 1백∼2백달러 정도에 불과한 일반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같이만 여겨지는 고액을 주저할 것 없이 지불할 수 있는 신부유층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얘기다. 그러나 러시아의 이러한 모피 인기도 세계에서 두번째다.첫번째는 한국이라고 한다.
  • 92년 노벨문학상 수상 월콧교수/미 보스턴대 교수

    ◎제자 성희롱 혐의 피소 【보스턴 UPI AP 연합】 92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미국 보스턴대학의 데렉 월콧교수(66)가 2년전 제자인 여대생을 성희롱 혐의로 피소됐다.지금은 30대 중반의 기혼자로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 살고 있는 니콜니미 여인은 소장에서 지난 94년 보스턴대 희곡부문 석사학위 과정에 수학하고 있을 당시 월콧교수가 몸을 허락하지 않으면 자신의 희곡작품을 통과시켜주지 않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퇴했다고 주장했다.
  • 광주진압 연대장이하 지휘관 사법처리 제외방침/검찰,현장조사 마쳐

    12·12 및 5·18사건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종찬서울지검3차장)는 19일 5·18사건의 실체규명을 위해 지난해 12월27일부터 시작된 광주 현장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20일중 광주지검으로부터 관련기록을 넘겨받아 정밀검토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검찰은 그러나 당시 광주시위진압에 참여,검찰에 피소된 연대장급 이하 현장 지휘장교들은 형법상 내란죄를 적용하기는 힘들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법처리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검찰관계자는 『계엄군의 총격에 사망한 시민의 암매장여부에 대해서는 관련자들의 증언이 신빙성이 떨어지는 등 장소확정 등에 문제가 있어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면 수사발표 이후라도 발굴작업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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