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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뜬 피서객, 무너진 거리두기… 엇나간 ‘만리포 사랑’

    들뜬 피서객, 무너진 거리두기… 엇나간 ‘만리포 사랑’

    지난 21일 올여름 처음 개장한 충남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에서는 자치단체의 방역활동과 코로나19로 오랫동안 갇히면서 해방감을 만끽하고 싶은 피서객의 욕망이 충돌했다. 지자체는 피서객들을 상대로 2m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요구했지만 호응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3시 30분쯤 바닷물이 계단식 콘크리트 호안 20m 앞까지 밀려왔다. 서너 시간 전까지 호안으로부터 200m쯤 물이 빠져 드넓었던 백사장이 밀물에 10분의 1로 줄어들자 사람 간 간격이 좁혀지면서 서로 부딪히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장 피부로 느껴지는 무더위부터 피하려는 인파 수천명이 좁아진 백사장에 몰리며 거리두기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사람 간 거리는 가까웠지만 마스크를 쓴 사람은 절반도 되지 않았다. 백사장과 상가거리 사이 폭 10여m 통로에 있는 호안 위와 1차선 도로에는 피서객과 차량이 뒤엉키기도 했다. 만리포 모항 3리 이장 황상남(65)씨는 “‘물에서 나오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를 유지해 달라. 접촉을 피하고 기침할 때는 코와 입을 막아달라’고 하루 종일 방송으로 호소해도 따르는 피서객이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샤워장에서는 무방비 상태의 아이들이 나란히 붙어 몸을 씻는 모습도 연출됐다. 태안군 관계자는 24일 “해수욕장에 현장 발열체크소를 만들어 피서객이 원하면 검사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예약제로 욕장 출입 인원을 조절하라고 했지만 만리포 특성 상 조수간만의 차로 백사장이 물에 잠겼다 드러나길 반복해 구획(칸막이)을 만들어도 소용이 없어 예약제 대신 자체 아이디어인 발열 체크를 실시하는 것이다. 경기 군포에서 가족과 함께 온 이은석(45)씨는 “마스크를 계속 쓰고 벗어 성가시지만 집에만 있던 아이들이 오랜 만에 바다로 나오니 무척 좋아한다. 육지는 푹푹 찌는데 바다만 봐도 시원하다”며 웃었다. 평택에서 친구와 함께 놀러왔다는 한 대학생은 “(해수욕장 예약제) 그게 지켜지겠어요. 모르고 온 사람을 (해수욕장 관리자들이) 무슨 수로 돌려보내요”라고 꼬집었다. 지역 주민들은 피서객들이 마스크를 꼭 착용해 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해수욕장 인근 횟집 종업원 장현화(64)씨는 “코로나가 무서워 식당도 잘 안 오는 사람들이 마스크는 왜 자기 애들한테도 안 씌우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태안군은 나머지 27개 해수욕장을 일제 개장하는 다음달 4일부터 만리포·몽산포 등 2개 해수욕장에 한해 진입로에서 보령시처럼 ‘드라이브 스루’ 발열체크를 실시할 계획이다. 글 사진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부산 해수욕장 파라솔 2m 간격 유지…코로나19 방역 대책

    부산시가 오는 7월 1일 해수욕장 전면 개장을 앞두고 코로나19 대책을 마련했다. 23일 부산시에 따르면 애초 해수욕장 사전예약제를 검토했지만,많은 사람이 몰리는 특성을 고려해 해운대해수욕장 스마트 비치 시스템을 활용한 현장 배정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통신사 정보를 활용한 해수욕장 혼잡도 표시제는 해운대해수욕장 등 공설 해수욕장 7곳에서 시행하기로 했다. 또 해수욕장에 코로나19 대응반을 운영하고 해수욕장 주요 통로에서 발열 체크를 한다. 시설물 방역 소독 강화,해변 내 이용객 분산과 이용객 수 파악을 위해 파라솔도 2m 간격을 유지 한다. 이에따라 해운대 해수욕장은 지난해 파라솔 4200개에서 올해는 1800개로,송정 해수욕장은 1050개에 450개로 대폭 축소된다. 파라솔 현장 배정에,피서 용품·시설 이용 대장 작성,해수욕장별 혼잡도 정보 제공,축제·행사 취소,개장 시간 단축 등도 시행된다. 의심 증상자 발생에 대비해 해수욕장별로 유증상자 격리공간도 따로 마련했다. 부산시는 24일 오후 3시 해운대해수욕장 관광시설관리사업소에서 해수욕장 현장 점검 보고회를 열기로 했다. 보고회에는 해수욕장 관리 지자체 공무원과 소방,해경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변성완 시장 권한대행이 해수욕장 개장 준비사항,코로나19 감염 예방 대책과 방역 사항을 직접 살핀다. 부산시 관계자는 “해수욕장을 이용하는 시민과 관광객들께서도 관련 지침을 꼭 준수하고 관계기관의 계도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포토] ‘참을 수 없는 더위와 갈증’

    [포토] ‘참을 수 없는 더위와 갈증’

    23일 강원 춘천시 강원도교육청에서 열린 이동형 안전체험차량 시연행사에서 인형탈을 쓴 직원들이 물을 마시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소방 당국은 해당 직원에게 냉방 조끼와 그늘 휴식 등 충분한 피서 대책을 제공했다. 2020.6.23 연합뉴스
  • “때 이른 더위 피하려”...해수욕장에 몰린 사람들

    “때 이른 더위 피하려”...해수욕장에 몰린 사람들

    전국 대부분 지역 낮기온이 30도를 훌쩍 넘은 가운데, 21일 전국의 유명산과 해수욕장에는 더위를 피해 도심을 탈출한 인파로 북적거렸다. 이날 수도권과 충청, 강원, 경북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전국 해수욕장은 인파가 몰려 피서철을 방불케 했다.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과 광안리 해수욕장에는 오전부터 바다에 뛰어들어 더위를 식히는 입욕객들로 붐볐다. 광안리 해수욕장의 갈대 파라솔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개장을 20여일 앞둔 속초와 경포, 낙산 등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에도 피서객들이 모래사장을 가득 메워 여름 성수기 모습을 연출했다. 강릉 송정해변에서는 해송 그늘에 돗자리를 편 시민들이 바다 위를 수놓은 카이트 보드들을 감상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제주 함덕 해수욕장과 김녕 해수욕장에서는 피서객들이 형형색색의 수영복을 입고 물장구를 치거나 튜브를 끼고 파도를 타는 등 휴일을 즐겼다. 충남 대천 해수욕장도 더위를 피해 바다로 몰린 피서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국립공원 등 유명산도 등산객들로 붐볐다. 충북 제천 월악산과 보은 속리산에는 이른 아침부터 약 6천 명이 몰려 산행을 즐겼다. 남원 지리산, 무주 덕유산, 정읍 내장산, 김제 모악산, 대구 팔공산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산 정상에 오르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도심 근교를 찾아 여유롭게 휴일을 즐기는 행락객들도 많았다. 100년 이상 된 해송 군락지가 조성된 울산 동구 대왕암 공원은 소나무 그늘을 거닐며 바닷바람을 쐬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몰렸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경기도, 바닷가 파라솔 불법영업 집중 단속

    경기도, 바닷가 파라솔 불법영업 집중 단속

    경기도가 지난해 청정계곡과 하천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불법 시설물 정비에 나선 데 이어 해안가 불법 파라솔 영업과 불법 어업 행위도 단속키로 했다. 경기도는 오는 30일까지 안산, 화성 등 비지정 해수욕장 3곳과 33개 항·포구를 대상으로 불법 파라솔 영업, 불법 시설물 설치 행위에 대해 자발적 원상복구를 유도하고 7월부터 강력한 단속으로 불법행위를 근절할 계획이다. 화성 제부도·궁평리, 안산 방아머리 해수욕장은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된 해수욕장은 아니지만, 매년 11만명이 넘는 피서객이 찾는 곳이다. 이런 비지정 해수욕장에서 불법 파라솔 영업을 할 경우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단 점·사용으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 궁평항, 탄도항, 오이도항 등 관광객 방문이 많은 어항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음식판매용 컨테이너 등 불법 시설물은 어촌·어항법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도는 바닷가 파라솔 불법 영업, 불법 시설물 설치 행위를 목격하면 경기도, 화성시, 안산시 해양수산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상우 도 해양수산과장은 “바다를 도민 품으로 돌려드리겠다는 이재명 지사의 약속에 따라 불법어업 단속 뿐 아니라 바닷가에 모든 불법행위를 근절시켜 공정한 경기바다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지난해 9월부터 청정계곡 복원사업을 추진해 최근까지 25개 시·군 187개 하천·계곡에서 적발한 1400여개 불법시설 중 95%가량 철거를 완료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한발 떨어져 찾는 ‘은밀한 일상’ 한발 앞서 찾아온 ‘따뜻한 위로’

    한발 떨어져 찾는 ‘은밀한 일상’ 한발 앞서 찾아온 ‘따뜻한 위로’

    빼앗긴 봄에도 꽃은 피듯이 코로나19 시대에도 여름은 왔다. 6월 초, 기온이 27도까지 올라가자 베를리너들은 성급히 옷을 벗고 공원에 드러누웠다. 꽁꽁 싸맸던 마음을 꺼내 햇빛에 널고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에 멍든 몸을 뜨거운 햇살에 지졌다. 남자들은 웃통을 벗고, 여자들은 비키니 차림이었다.7월의 수영장이나 해변이 아닌, 5월부터(!) 공원에서 저러고들 있으니 계절의 경계가 무색했다. 절로 눈길이 갔지만 동네이웃처럼 자주 보다 보니 어느새 익숙한 풍경이 됐다. 하루는 나도 비키니를 챙겨 입고 태닝족에 합류했다. 반듯이 누워 배와 등을 태웠다. 두 시간 남짓 누워 있었는데 벌겋게 살이 익었다. 베를린에선 이미 여름이 시작된 느낌이다.베를린에서 가장 좋은 계절을 꼽으라면 역시 여름이다. 베를린뿐만 아니라 유럽 도시 전체가 여름에 활기를 띤다. 오전 5시가 되기도 전에 날이 밝고(서머타임 때문에), 해는 밤 9시가 넘어야 진다.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나오면 하늘은 그제서야 짙은 푸른 색으로 어두워지고 석양의 끝을 지운다. 유럽으로 출장을 올 때마다 놀라던 초여름의 늦은 일몰, 잊고 있던 유럽의 긴 해가 매일 떠오르는 요즘이다. 여름에만 할 수 있는 일도 하나둘 늘어난다. 늦은 밤에 보는 오픈에어 시네마도 며칠 전부터 시작했다. 베를린에 있는 35곳의 야외 영화관이 문을 연 것이다. 야외 영화관은 여름 한철 반짝 문을 열고 9월 초면 문을 닫는다. 오픈에어 시네마가 문을 닫는 건 베를린의 여름이 끝났다는 신호다.●‘한여름 밤의 꿈’ 같은 오픈에어 시네마 지난해 여름엔 거의 매주 야외 영화관에 갔다. 이 좋은 걸 베를린 다닌 지 12년 만에, 남자친구가 생겨서 처음 해봤다. 야외 영화관은 동네마다 몇 군데씩 있다. 큰 공원 안에 있기도 하고 슈프레 강변의 바 안에 있기도 하고 클럽 옆에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곳은 크로이츠베르크의 마리아난 플라츠에 있는 프라이루프트 키노다. 영화관 뒤로는 1800년대에 지어진 멋진 문화공간이 있고, 사방은 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시골 숲속이나 인적 드문 공원에 들어가는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자연적이고 평온한 바람이 분다. 오픈에어 시네마의 자리는 일찍 온 순서대로 앉는다. 맨 앞자리 몇 줄은 천으로 된 비치의자를 놓을 수 있다. 자리를 사수하려면 한 시간 정도 일찍 가는 것이 좋다. 줄을 서 있다가 30분 전에 문이 열리면 사람들은 일사불란하게 비치의자를 들고 좋은 자리를 찾는다. 영화관 안에는 생맥주와 팝콘, 커리 부어스트(소시지) 등을 먹을 수 있는 야외 매점도 (당연히) 있다. 매점의 불빛이 서커스장 조명처럼 발랄하다. 야외 영화는 보통 밤 9시가 넘어야 시작한다. 싱그러운 나무의 냄새를 맡고 맥주를 마시며 영화를 보는 건 여름이라서 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계절엔 아예 즐길 수 없으니까. 커다란 스크린이 야외에 있으니 코로나19의 일상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심이 된다. 앉는 사람들 간의 거리는 조정을 하겠지만, 춤도 출 수 없고 디제이도 없이 문을 여는 베를린의 클럽보다는 상황이 훨씬 낫다. 베를린에서 야외 영화관을 고를 때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독일어로 더빙된 영화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일이다. 독일에선 극장뿐 아니라 TV에서 보여 주는 모든 해외 영화에 더빙이 돼 있다. 자막이 익숙한 우리에겐 구식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어릴 때부터 오디오 북을 듣고 자는 독일인들에게 더빙은 친숙하고 일상적인 문화다. 더빙 문화의 역사도 길어서,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의 목소리는 보통 정해져 있는 성우가 있다. 예를 들어 브루스 윌리스는 30년 넘게 한 목소리다. 야외 영화관을 고를 때는 원어에 영어 자막이 있는 영화를 선택해야 한다. 안 그러면 이해도 못 하는 독일어를 두 시간 내내 듣게 될 수도 있다. ●베를린의 편의점 ‘슈페티’ 앞에서 맥주 한 잔 베를린의 여름이 뜨거워지는 건 슈페티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수로 알 수 있다. 슈페티는 베를린의 편의점 같은 곳. 동네마다 있고 대부분 24시간 문을 연다. 없는 것 없이 다 파는 우리나라의 편의점과는 달리 간단한 식료품과 과자, 음료, 담배류, 술을 주로 판다. 종류마다 다 있는 건 역시 맥주. 밤 10시면 슈퍼마켓까지 다 닫는 베를린에서 유일하게 술을 살 수 있는 곳이다. 그러니 사람들이 밤마다 슈페티 앞으로 모이는 건 당연하다. 술을 사서 가게 앞 인도나 벤치, 길가에 아무렇게나 앉아 마신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슈페티 앞에는 늘 사람들이 맥주병을 들고 서 있다. 하지만 여름엔 그 열기의 농도 자체가 달라진다. 가게 앞의 긴 테이블과 의자를 가득 메우고 앉아 있는 사람들의 바이브가 짜릿하게 전해진달까. “여긴 뭔데 이렇게 사람이 많아?” 하고 쳐다보면 힙한 바가 아니라 슈페티 앞일 때도 많다. 베를린의 슈페티는 술 취한 아저씨나 돈 없는 어린애들만 가는 곳이 아니다. 온 몸에 문신을 한 힙스터들, 소문 듣고 찾아온 관광객, 클럽 가기 전에 취하러 온 젊은 애들, 집 앞에 한 잔 하려고 나온 동네 주민까지 한데 어울려 같이 마시고 같이 취한다. 동네 사랑방이자 여름엔 펍보다 붐비는 ‘가맥집’이다.그 도시에서 꼭 가 봐야 하는 바 순위가 있는 것처럼 베를린에는 유명한 슈페티 명소가 있을 정도다. 미테의 로젠탈러플라츠 역 바로 앞 슈페티가 그렇다. 밤새도록 사람들이 앉아 술을 마시는 다국적 만남의 장소다. 이곳은 워낙 유명해서 슈페티답지 않게 안에 어엿한 화장실도 갖추고 있다. 서울의 ‘편맥’처럼 베를린에는 ‘슈맥’이 있다. 슈페티 앞에 사람이 꽉 차 있는 밤을 만나면 베를린의 여름밤이 도착했음을 알리는 것이다.●히피들의 은신처, 크룽커크라니히 옥상 바 날이 좋으면 더 각광받는 곳, 바로 루프톱 바다. 베를린에도 내로라하는 야외 옥상 바가 많다. 대부분은 호텔 꼭대기에 있다. 25아워스 호텔 꼭대기에 있는 몽키바는 그중에서도 특히 유명하다. 베를린 동물원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때문에 유독 사랑받는다. 베를린을 놀러 오는 여행자들의 인기 리스트에 항상 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미테의 아마노 호텔 꼭대기에도, 베를린에서 가장 핫한 부티크 호텔, 소호에도 루프톱 바가 있다. 모두 세련되고 힙한 분위기가 넘친다. 하지만 우리가 매번 호텔 바를 가지는 않듯이, 여기서도 그렇다. 호텔 바보다는 오래돼 보여도 자연적이고 자유가 넘치는 곳을 좋아한다. 그런 옥상 바가 한 군데 있다. 히피들의 아지트처럼 대접받는 크룽커크라니히 바다. 노이쾰른의 쇼핑몰 꼭대기에 숨어 있는 이곳에는 삐걱대는 나무 의자와 테이블이 제멋대로 놓여 있다. 사람들은 바에서 맥주 한 잔을 사서 아무 데나 털썩 앉는다. 유일하게 이들이 신경을 쓰는 건 아름다운 노을. 그것만큼은 놓치지 않으려고 집요하게 쳐다본다. 이곳에서 내다보이는 베를린의 도시 풍경 또한 최고다. 시야를 막는 고층빌딩 하나 없이 고만고만하게 낮고 많은 지붕 너머로 베를린의 상징인 TV타워가 내다보인다. 이 낮은 지평선 도시와 석양을 즐기기 위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 노이쾰른의 아카덴 쇼핑몰 꼭대기로, 한 번에 찾기는 힘든 길을 헤매면서 올라간다. 가는 길이 쉽지 않아 관광객의 레이더에서는 여전히 조금 벗어나 있다. ●야외 사우나서 꿈꾸는 ‘이열치열’ 베를린의 여름이 매일 뜨겁고 쨍쨍한 것만은 아니다. 30도까지 치솟다가도 갑자기 13도로 뚝 떨어질 때가 있다. 그러면 7월 말이어도 조용히 가죽재킷을 꺼내 입어야 한다. 전기장판만큼은 켜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이렇게 으스스한 날엔 목욕가운을 챙겨 바발리로 향한다. 인도네시아 발리에 있는 스파 단지처럼 넓은 정원과 실내외 수영장, 마사지실, 레스토랑 그리고 사우나가 13개나 있는 곳이다. 카운터에서 밴드를 차고 들어가고, 나올 때 쓴 비용을 결제한다. 바발리 안에서는 모두 가운을 입고 돌아다닌다. 그러다 사우나에 들어갈 때는 고이 가운을 걸어두고 알몸으로 들어간다. 사우나 안에 남자 여자가 ‘깨벗고 같이’ 들어가는 것이다. 아는 사람은 알다시피 독일의 사우나는 혼욕 문화다. 안에 들어가면 계단식 나무의자에 줄줄이 발가벗은 사람들이 앉아 있다. 매 시간마다 열리는 사우나 프로그램에 맞춰 온 사람들이다. 처음엔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 몰라 허공을 쳐다보고 일부러 자연스러운 척도 한다. 하지만 알몸이라는 부끄러움도 잠시, 모두가 똑같이 알몸인 그곳에서 뭔가 원초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누구 하나 똑같은 체형 없이, 늘어진 배와 제각각으로 생긴 허벅지, 어깨, 가슴, 성기까지 늘어뜨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 그냥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바발리의 사우나에는 특별한 점이 또 있다. 필링 프로그램이 시작될 때, 팬티만 걸친 전문 마스터가 들어와 프로그램 소개를 하고 커다란 부채질을 한다. 사람들이 앉아 있는 뒤쪽 끝까지 골고루 뜨거운 바람을 보내 주는 것이다. 종교 의식을 치르듯 강하고 경건하게 부채질을 하는 마스터의 몸놀림 또한 이곳 사우나의 관전 포인트다. 야외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고 2층 벽난로 앞에서 와인을 마실 수도 있다. 바발리는 베를린에서 단연 최고의 경험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으로 현재 사우나는 이용이 중단된 상태다. 그래도 야외 수영장에서 나체로 수영하고 정원에 누워 마사지를 받거나 휴식을 취하는 건 여전히 가능하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바발리는 가장 먼저 가고 싶은 곳이다. 뜨거운 사우나에서 땀을 쫙 뺀 후 뻥 뚫린 샤워실에서 샤워하며 이열치열 여름을 나고 싶다. ●공원처럼 산책하는 베를린만의 ‘묘지피서 ’ 베를린에서 공원만큼 산책하기 좋은 곳이 묘지다. 동네마다 크고 작은 묘지가 있다. 제각각 다른 크기의 비석과 그 앞에 놓인 꽃들, 울창한 나무들이 많아 평화롭다. 대부분 숲처럼 나무가 많아서 공원인 줄 알고 들어갔다가 나중에 묘지인 걸 안 적도 많다. 아주 춥고 우중충한 날씨가 아니라면 음산한 기분도 들지 않는다. 햇볕 좋은 여름이라면? 18세기의 멋진 비석도 구경하고 책 읽고 빈둥거리기 좋다. 베를린 사람들은 묘지에서도 공원처럼 산책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풀어놓고 놀게 한다. 누군가의 묘지가 이토록 가깝고 친근하게 있다면 추모하는 일도 서글프지만은 않을 것 같다. 보다 가벼운 걸음으로 찾아와 마음을 나누다 갈 듯하다.베를린에 사는 친구의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묘지가 있었다. 그 묘지 안에는 장례식을 치르던 작은 교회가 있었는데, 나중에 카페로 오픈을 했다. 카페 스트라우스. 내부는 아치형의 천장이 그대로 있고, 안쪽으로 들어가면 장례식 홀로 쓰이던 공간이 나온다. 반투명 유리로 돼 있는 지붕과 빈티지한 카키색의 창문, 스테인드글라스 유리, 그 안으로 따사롭게 들어오던 햇살에 낮은 탄성이 나올 정도다. 누군가의 죽음이 거쳐 갔고 누군가의 눈물이 흘렀던 공간이라고 하기엔 더없이 평온하고 조용하다. 어느 해 8월, 이 묘지 교회의 작은 정원에서 한참을 앉아 있었다. 따뜻한 카푸치노 한 잔을 마시며 오전 내내 책을 읽던 아침이 생각난다. 베를린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라 더 그랬을 것이다. 작년 여름엔 남자친구와 함께 노트북을 싸 들고 자주 묘지로 갔다. 프란즐러베르크의 오래된 묘지 안에 있는 라이제파크에 가기 위해서다. 검은 비석과 잡풀, 큰 나무들이 울창한 묘지 안쪽으로 죽 걸어 들어가면 공원이 나온다. ‘볼륨을 줄인’, ‘거의 들릴 듯 말 듯한’, ‘나즈막한 목소리’ 등의 뜻을 가지고 있는 라이제파크는 이름처럼 뭔가 신비로운 분위기가 있다. 공원에는 짧은 풀들이 잔디처럼 자라 있고 그 뒤로 무릎까지 오는 잡풀이, 그 뒤로 중간 키의 나무들이, 그 뒤로 가장 큰 나무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다. 풀숲이 무성해 바로 앞까지 와서야 인기척이 느껴진다. 풀밭에 누워 있으면 도심 한가운데 있다는 사실을 잊게 된다. 푹푹 찌는 한여름, 살갗이 타 들어갈 것처럼 덥다가도 이 공원 나무 아래에만 누우면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에어컨 있는 집이 거의 없고 지하철에도 에어컨이 없는 베를린에서 호수로 피신을 못 갈 땐 이 공원이 제일 만만하면서도 은밀한 피서지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올여름 제주 해수욕장 야간 개장 안한다

    올여름 제주 해수욕장 야간 개장 안한다

    제주도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역 11개 지정 해수욕장에서 매년 실시한 야간개장을 올 여름철은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다만 도는 이호테우해수욕장과 삼양해수욕장,함덕해수욕장은 각 마을회의 요청으로 7월 15일부터 한 달만 개장 시간을 1시간 연장해 오후 8시까지 피서객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도내 지정 해수욕장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도는 제주해수욕장협의회 회의를 열어 해양수산부 지침에 따라 코로나19 대응반을 구성해 해수욕장 내 탈의실,담수 풀장,해수 풀장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객의 방문 일지를 작성하도록 하기로 했다. 또 방역 관리 요원을 배치하고 상황 발생 시 유관기관과 긴급 연락 체계를 갖췄다.상어 출현에 대비해 상어 퇴치기도 설치하기로 했다.도는 지정 해수욕장 11곳에 소방과 행정,민간안전요원 등 총 278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차양 시설(파라솔,평상,그늘막 등) 2m 거리 두기,해수욕장 내 침 뱉기 금지 등을 발표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해수욕장 사전 예약제·칸막이, 지역별로 알아서 운영”

    “해수욕장 사전 예약제·칸막이, 지역별로 알아서 운영”

    정부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해수욕장 사전 예약제와 백사장 칸막이 논란<서울신문 11일 자 12면>이 있은 뒤 지역별로 해수욕장 거리두기 방안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는 11일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부산시, 울산시, 경남도, 경북도, 강원도 등 동·남해안 자치단체 해수욕장 담당 공무원 40여명과 2차 회의를 열고 “지자체 실정에 맞게 아이디어와 정책을 운영하라”고 주문했다. 해수부는 지난 10일 충남 태안에서 인천, 충남, 전북, 전남 등 서해안 지역 자치단체 및 제주도 공무원들과 가진 1차 회의에서 해수욕장 입장객수 제한을 위해 피서객 온라인 사전 예약제와 백사장 구획 설치 방안을 제시해 논란이 됐다. 해수부는 또 단체 방문 자제, 파라솔 등 햇빛가림 시설물 간격 2m 이상 유지와 함께 다른 사람과 신체접촉·침뱉기 및 코풀기·샤워시설 이용 자제 등을 전달했다. 이어 손소독제 비치, 철저한 시설 및 대여물품 소독, 해수욕장 종사자 및 방문자 발열검사도 당부했다. 해수부와 참석 지자체 관계자들은 지역 실정에 맞는 탄력적인 사전 예약제 운영에 뜻을 같이했다. 전국 최대 규모인 해운대 해수욕장이 있는 부산시는 해수욕장 규모가 워낙 커 사전 예약제는 사실상 어렵다며 현장예약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해수부는 1, 2차 회의에서 나온 제안을 수렴, 중순 지침을 만들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경남 남해안 26개 해수욕장 7월 1일 부터 개장

    경남 남해안 26개 해수욕장 7월 1일 부터 개장

    경남도는 창원시·통영시·사천시·거제시·남해군 등 남해안 5개 시·군 26곳 해수욕장이 오는 7월 1일 부터 11일 사이 잇따라 문을 열고 피서객을 맞는다고 10일 밝혔다. 창원지역 유일한 해수욕장인 진동면 광암해수욕장은 7월 1일 개장해 8월 20일 폐장하고 나머지 해수욕장은 8월 23일까지 개장한다.시·군별 해수욕장은 창원시에 광암해수욕장, 사천시 향촌동에 남일대 해수욕장 등 해수욕장 1곳씩이 있다. 통영시에는 도남동 수륙해수욕장, 한산면 비진도에 산호빛해변, 사량면 사량 대항 해수욕장 등 3곳이다.거제 지역은 일운면 구조라와 망치, 동부면에 학동 흑진주몽돌해변, 남부면 명사와 여차, 장목면에 농소와 흥남해수욕장 등 모두 17곳으로 경남에서 해수욕장이 가장 많다. 남해군에는 백사장 면적 54만 6000㎡, 길이 2000m로 경남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인 상주면 상주 은모래비치를 비롯해 송정 솔바람해변, 설리, 사촌, 두곡·월포 등 모두 5곳이 있다. 도는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이날 5개 시·군, 통영·창원해양경찰서, 5개 시·군소방서 등이 참여한 가운데 ‘해수욕장 개장 대비 사전점검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대응 안전대책 등을 점검했다. 경남도는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시·군별로 대응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보건소와 유관기관 합동으로 ‘해수욕장 코로나19 대응반’도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는 해수욕장에서 생활속 거리두기 지침이 지켜질 수 있도록 유관기관 합동으로 지도·관리를 할 방침이다. 이종하 도 해양수산과장은 “올 여름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코로나19 청정지역인 경남지역 해수욕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이 안전하게 해수욕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전수칙 안내와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서울포토] 강아지 피서법 ‘아이스크림 먹고 폭염 이겨내요’

    [서울포토] 강아지 피서법 ‘아이스크림 먹고 폭염 이겨내요’

    서울에 올해 첫 폭염특보가 내린 9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한 시민이 반려견에게 아이스크림을 나눠주고 있다. 2020. 6. 9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포토] 거리두기 실천하는 피서객

    [포토] 거리두기 실천하는 피서객

    맑은 날씨를 보인 7일 오전 제주시 함덕해수욕장에서 도민과 관광객들이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여유롭게 주말을 보내고 있다. 2020.6.7 연합뉴스
  • [포토] 피서객으로 붐비는 만리포해수욕장

    [포토] 피서객으로 붐비는 만리포해수욕장

    낮 최고기온이 섭씨 25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를 보인 6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해변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이날 개장한 만리포해수욕장은 8월 16일까지 운영된다. 2020.6.6 연합뉴스
  • 2030 “해외 대신 제주” 휴가·신혼여행지 ‘북적’

    2030 “해외 대신 제주” 휴가·신혼여행지 ‘북적’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젊은이들이 제주도로 몰리고 있다. 제주신라호텔은 지난달 투숙객 가운데 20~30대 비중이 지난 1월에 비해 45%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국내여행보다 해외여행을 선호하던 젊은 세대가 코로나19 여파로 제주도로 발길을 돌리는 것으로 보인다. 2030세대는 최신 트렌드를 추구하면서도 차별화된 이색적인 경험을 선호하는 특징 등으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 불리며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신라호텔은 이달 중 이른 여름휴가를 제주에서 즐기려는 2030세대 유치를 위해 ‘얼리 서머’ 패키지 상품을 내놨다. 제주는 해외 신혼여행이 코로나19로 사실상 막히면서 다시 신혼여행지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중문관광단지 등 고급숙박업소들은 앞다퉈 ‘허니문 패키지’ 상품을 판매 중이다. 제주는 과거 신혼여행 메카였지만 1989년 해외여행이 자유화되면서 일반 관광객 중심의 여행지로 바뀌었다. 제주지역 관광업계는 해외 피서 여행이 막히면서 올여름 제주를 찾는 가족단위 휴가 피서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지난해 여름 휴가철인 7월에는 131만명이, 8월에는 142만명이 제주를 찾았다. 그러나 제주 여행 후 경기지역 목회자가 무더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이달 들어 제주를 찾는 여행객 수는 주춤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3만 4009명이었던 하루 입도객이 지난 2일 2만 4000명, 3일 2만 3000명으로 줄었다. 도 관계자는 “올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돼 제주 바다를 찾는 피서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7월 개장 예정인 해수욕장에 대한 특별 방역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재난지원금 신속 집행… 사무관 ‘카드사 연계’ 구상이 신의 한수

    재난지원금 신속 집행… 사무관 ‘카드사 연계’ 구상이 신의 한수

    카드사 홈피서 계좌번호·연락처 확인 접속 분산되고 카드 충전금으로 지급 3주 만에 지원대상 가구 99.1% 지급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돕기 위한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을 수령한 가구는 4일 현재 2152만 가구, 지급 액수는 13조 542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지원 대상 가구의 99.1%, 액수로는 95.1%다. 약 3주 동안 전 국민 대상 지급을 거의 완료한 셈이다. 지원금 중 소비를 통해 시중에 풀린 액수도 지급액의 64%나 된다. 이 같은 신속한 집행은 간단해 보이지만 그 뒤에는 엄청난 디테일이 숨어 있다. 정부가 직접 재난지원금 홈페이지를 만들지 않고 카드사 홈페이지에 바로 신청하도록 한 덕분에 신원 확인도 신속해지고 카드 충전금 형태로 지급도 간편해졌다.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하겠다는 발상을 버리고 금융권 자원을 활용한 덕분에 속도와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최근 일본 한 방송에서 한국 사례를 소개할 정도로 주목받는 이런 방식이 가능했던 것은 행정안전부 공무원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헌신이 있었다. 행안부는 처음에는 긴급재난지원금 신청과 지급을 직접 서비스하는 홈페이지를 자체적으로 만들고자 했다. 신청자 신원 확인 과정에서 오류가 나거나 중복 지급 사태가 나지 않도록 하려면 본인 인증이 필요하니 이를 위해 직접 만들어야 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수천만명이 사용하는 사이트를 단기간에 만들려니 야근을 거듭했다. 4월 7일 열린 민관 점검회의에서는 접속자가 폭주하지나 않을까 다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회의에 참석했던 이빌립(43) 행안부 디지털정부정책과 사무관은 그때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만난 이 사무관은 인터뷰에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자의 연락처나 카드 정보를 카드사가 다 갖고 있으니 카드사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해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충전금으로 지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면 일단 여러 카드사로 접속자가 분산되고 연락처와 카드번호를 신속히 확인해 곧바로 지급할 수 있으니 효율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사무관은 곧바로 서주현 디지털정부정책과장에게 아이디어를 전했다. 서 과장은 그날 저녁 간부회의에서 새로운 접근법을 설명했다. 4월 8일 행안부 차원에서 이 사무관의 아이디어가 확정됐다. 14일에는 범정부 차원에서, 사흘 뒤에는 카드사들로부터 동의를 이끌어 냈다. 서 과장은 “정부가 사이트를 직접 만들었다면 본인 인증부터 시작해 온갖 복잡한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행안부는 주민번호 자료는 있는데 전화번호·계좌번호는 없다. 이들 번호를 확인하려면 또 카드사에 물어봐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가능했던 것은 이 사무관의 독특한 이력도 한몫했다. 그는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시스템 개발·관리를, 회계법인에서 회계감사 지원 업무를 했다. 2011년 민간경력채용으로 공직으로 옮겼다. 서 과장은 “이 사무관이 금융·정보기술을 둘 다 아니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평했다. 이 사무관은 “우리가 작업한 것을 뒤엎자는 것인데도 과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줬다”고 화답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포토] ‘해변으로 피서’

    [포토] ‘해변으로 피서’

    4일 오후 기온이 32.3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이 기승을 부린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에서 일가족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뉴스1
  • 너에게만 알려줄게

    너에게만 알려줄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여름 시즌 숨은 관광지’를 발표했다. 국민에게 추천받은 관광지 855곳을 대상으로 선정위원회를 거쳐 추렸다. 최근 2년 내에 문을 열었거나, 여름에만 한정해 문을 여는 여행지들이 대상이다. 코로나19 탓에 이름난 명소를 찾는 게 꺼려진다면 이번 여름엔 덜 알려진 ‘신상’ 여행지를 고려하는 것도 좋겠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해당 지역을 방문하기 전 관광공사 누리집(korean.visitkorea.or.kr)의 ‘생활 속 거리두기’에 따른 여행 경로별 안전 여행 가이드를 꼭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①짜릿한 순간… 순창 채계산출렁다리·단월야행 채계산출렁다리와 강천산단월야행은 순창 여행의 새 아이콘이다. 지난 3월 개통한 채계산출렁다리는 코로나19로 한동안 출입을 통제하다 최근 다시 문을 열었다. 채계산과 강천산을 잇는 길이 270m 출렁다리로, 다리 기둥이 없는 무주탑 산악 현수교로는 국내 최장이다. 지상에서의 높이는 75~90m에 달한다. 중간전망대, 채계산출렁다리 위, 어드벤처전망대 등 각각 다른 시점에서 채계산출렁다리를 만끽할 수 있다. 출렁다리의 스릴 못지않게 섬진강과 적성 들녘 풍경도 압권이다. 입장료는 없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한다. ‘강천산단월야행’은 밤에 강천산 입구부터 천우폭포까지 걷는 프로그램이다. 1.3㎞ 거리의 산길을 색색의 조명과 미디어 파사드 영상으로 꾸몄다. 입장료는 3000원, 밤 10시까지 개방한다.②눈과 코가 뻥 뚫리네… 안산 바다향기수목원 싱그러운 피톤치드를 마시며 드넓은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수목원이다. 규모가 약 101㏊(30만여평), 축구장 140개 크기에 달한다. 서해안에서 많이 자라는 소사나무와 곰솔 등 1000여종, 30만본이 넘는 식물이 식재돼 있다. 다른 수목원에서 보기 힘든 갯잔디, 모새달 등 진귀한 식물도 만날 수 있다. 장미원에선 ‘꽃의 여왕’이라 불리는 장미가 매혹적인 향기를 뽐낸다. 이 수목원의 랜드마크는 바닷가 언덕에 세워진 ‘상상전망돼’다. ‘모든 상상이 전망되는 곳’이라는 뜻으로, 탁 트인 서해와 시화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깨진 도자기 조각으로 만든 오르막길도 명물이다. 70m에 이르는 언덕길을 파도와 물고기, 구름 등으로 꾸며 상상의 나래를 펴기 좋다. 입장료는 없다. 월요일은 휴무. 매점과 쓰레기통이 없으니 물과 간식을 준비해야 한다.③발길 닿는 곳마다 그림… 속초 상도문돌담마을 상도문돌담마을은 설악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앞으로는 쌍천이 흐르는 배산임수 지형에 터를 잡았다. 구불구불한 골목에는 정감 어린 돌담과 한옥이 어우러지고, 돌담 위를 다양한 스톤 아트로 꾸민 돌담갤러리가 자꾸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집마다 대문이 없어 주민들이 문을 열고 환영하는 느낌이 든다. 마을에는 돌담 외에도 조선 후기 유학자 매곡 오윤환이 지은 학무정, 함경도식 가옥의 변천 과정을 알 수 있는 속초매곡오윤환선생생가(강원문화재자료 137호), 금강소나무 숲이 장관인 송림쉼터 등 볼거리가 많다. 마을은 속초도문농요(강원무형문화재 20호)의 발상지다. 속초도문농요전수관을 비롯해 주민들이 도문농요의 전통을 이어 가며, 인형극 ‘도문 사람들’로 농요를 널리 알린다. 상도문돌담마을은 주민이 거주하는 곳이므로 해가 진 뒤에는 방문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입장과 주차는 무료다.④예당호 색다른 음악분수… 예산 ‘느린호수길’ 예당호는 둘레 40㎞에 달하는 초대형 저수지다. 지난해 개통한 국내 최장의 예당호출렁다리와 올해 4월부터 가동한 음악분수가 랜드마크다. 어둠이 내리면 ‘한국관광공사 야간 관광 100선’에 오른 예당호출렁다리에 그러데이션 기법을 적용한 형형색색의 불빛이 켜진다. 음악분수는 역동적인 물줄기에 음악과 빛을 더해 눈부시게 아름답다. 공연 시간 20분이 짧게 느껴질 정도다. 예당호출렁다리는 매달 첫째 월요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오후 10시 개방된다. 음악분수는 금요일과 주말, 공휴일에 하루 7회 가동한다. 입장료는 없다. 예당호 주변엔 느린호수길이 조성됐다. 턱이나 계단이 없어 누구나 걷기 쉽고, 물에 잠긴 나무와 낚시터 좌대 풍경이 아름답다. 느린호수길은 무료로 상시 개방된다.⑤하늘·바다 사이를 걷다… 남해 보물섬전망대 남해보물섬전망대는 요즘 남해를 찾는 이들에게 가장 ‘핫한’ 여행지로 떠오른 곳이다. 전망대에서 시원한 바다 풍경도 보고, 스릴 만점의 스카이워크도 체험할 수 있다. 스카이워크는 공중에 강화유리를 설치해 하늘과 바다 사이를 둥둥 떠서 걸어가는 느낌이다. 장비를 착용하고 천장에 달린 레일에 로프를 연결한 뒤 스카이워크에 올라 몇 발자국 걸으면 발아래 절벽과 바다가 까마득하게 내려다보인다. 담력이 센 참가자는 발로 난간을 힘껏 밀어 바다 쪽으로 몸을 던져서 그네를 타기도 한다. 튼튼한 로프로 연결돼 떨어질 염려는 없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는 시절이지만, 국내에 외국 못지않게 아름다운 바다가 있다는 사실도 큰 위안이다. 보물섬전망대는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입장료는 없다. 스카이워크 체험료는 3000원이다.⑥꽃길만 걷게 해줄게… 태백·정선 금대봉 태백과 정선에 걸친 금대봉과 대덕산 일대는 ‘천상의 화원’으로 불린다. 봄부터 가을까지 수많은 들꽃과 만날 수 있다. 눈처럼 하얀 홀아비바람꽃, 군락을 이룬 노란 피나물, 바람에 하늘거리는 보랏빛 얼레지 등이 저마다 고운 자태를 뽐낸다. 두문동재 탐방지원센터와 세심 탐방지원센터를 꼭짓점으로 하는 금대봉 탐방은 내리막길이 이어지는 두문동재 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는 게 수월하다. 두문동재 탐방지원센터에서 분주령을 거쳐 검룡소주차장에 이르는 탐방로는 6.7㎞, 대덕산 코스를 추가하면 2.6㎞ 정도 늘어난다. 금대봉 탐방로는 해마다 4월 셋째 금요일부터 9월 30일까지 개방하며, 인터넷 예약으로 하루 300명만 입장할 수 있다. 탐방 기간 중 출입 시간은 오전 9시~오후 3시다. 글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사진 한국관광공사
  • 제주 해수욕장 ‘출입구 일원화’한다

    제주도는 다음달 1일부터 중문해수욕장 등 11개 지정 해수욕장을 개장한다고 2일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관리사무소 등 해수욕장 내 다중이용시설 방문 시에는 발열 검사, 손 소독, 방문기록 작성 등의 방역 수칙을 준수하도록 했다. 또 백사장 차양 시설은 2m 간격으로 설치하고, 샤워장은 한 칸 떨어져 사용하며 침 뱉기 등을 자제하도록 했다. 도는 이 같은 정부 방역 지침 외에 제주지역만의 방역 대책을 추가 수립할 계획이다. 제주지역 해수욕장은 대부분 출입구가 한곳으로 정해지지도 않아 통제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도는 해수욕장 출입구 일원화와 야간 해수욕장 운영 중단, 비지정 마을 해수욕장 폐쇄 등 특별 방역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해외 피서 여행이 사실상 봉쇄돼 올여름 제주를 찾는 피서여행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해수욕장 지역 주민들과 협의해 다양한 방역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여름 축제 등은 코로나19 사태로 규모가 축소될 전망이다. 지난해 제주지역 해수욕장 이용객은 189만 8000명이다. 한편 도는 3일부터 6개 보건소에 초스피드 워크스루를 설치,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최근 14일 이내 해외방문 이력자, 입·출도자 중 37.5도 이상 발열자, 도내 학생 및 교직원 중 코로나19 의심증상자, 수도권 확진환자 동선 관련 업소 방문자, 요양원·요양병원 등 감염 고위험 시설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검체 채취가 이뤄진다. 지난 3월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제주공항 워크스루 진료소에서는 입도객 1738건의 검체 채취가 이뤄졌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포토] 파라솔 사라진 해운대 ‘안전개장’

    [포토] 파라솔 사라진 해운대 ‘안전개장’

    1일 안전 개장한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모래사장에서 피서를 즐기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로 6월 조기 개장을 포기한 부산 해운대·송정 해수욕장은 찾아오는 피서객의 물놀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안전관리 요원을 배치하는 안전개장을 오늘부터 실시한다. 2020.6.1 연합뉴스
  • 부산 해운대·송정 해수욕장 1일 안전개장

    부산 해운대·송정 해수욕장이 방역 관리 등을 위해 ‘안전개장’을 1일부터 한다. 부산 해운대구는 1일부터 해운대해수욕장 관광안내소∼이벤트 광장 앞바다 300m 구간을 물놀이 구간으로 정하고,안전관리 요원을 배치한다고 31일 밝혔다. 부산소방본부,해양경찰,해운대경찰서 등 유관기관 직원 55명이 물놀이 구간 앞 해변에 망루를 설치하고 안전·치안 관리 등에 나선다. 송정해수욕장도 관광안내소 앞 150m 구간이 물놀이 구역으로 지정돼 29명의 안전관리 인력이 배치된다. 구는 이달 중순 ‘물놀이 구역 지정 고시’를 하면서 6월 한 달을 ‘안전개장 기간’이라고 이름 지었다. 법적으로는 ‘개장’이 맞지만,예년과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안전개장’이라고 용어를 붙였다. 유관기관 인력 지원을 받으려면 각 기관의 지침상 해수욕장 개장 고시가 필요하다. 해운대구는 올해 6월 한 달 동안은 파라솔,튜브를 설치하지 않는 등 피서객 접객을 위한 시설은 아예 하지 않아 평년 조기 개장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해운대구 한 관계자는 “확진자 발생 시 보건소와 유기적으로 협력하도록 체계를 구축해놨다”면서 “관광시설 사업소 출입 시 발열 체크와 손 소독제를 쓰도록 했다”고 밝혔다. 구는 또 백사장 호안 도로에 방문자가 명함을 넣을 수 있는 함을 해운대 8곳,송정 3곳에 마련했다. 코로나19 발생 시 명함 투입자들은 곧바로 연락을 받을 수 있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지난 27일 해수욕장 이용객을 위한 방역 지침을 마련했다. 지침은 해수욕장 단체 방문 자제,햇빛가림 시설물 사이 2m 이상 간격 유지,타인과의 신체접촉이나 침 뱉기·코 풀기 주의,샤워시설 이용 자제 등의 거리 두기 등이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코로나19에 해수욕장 개장 시기 고민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지자체들이 해수욕장 개장 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전북도는 일선 시·군에서 해수욕장 개장을 준비하고 있지만 개장 시기를 아직 확정짓지 못했다고 28일 밝혔다. 군산시는 선유도 해수욕장을 7월 둘째 주께 개장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으나 확정하지는 못한 상태다. 지난해 6월 25일 개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2주 정도 늦은 날짜다. 군산시 관계자는 “유관기관 협의가 끝나지 않아 개장 시기를 명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7월 둘째 주부터 40여일 정도 개장할 것으로 잠정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변산과 격포·위도·모항·고사포 등 5개 해수욕장을 운영하는 부안군과 구시포와 동호 해수욕장을 운영하는 고창군 역시 개장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운 만큼 피서객이 늘 것으로 보고 해수욕장 운영 방침을 마련 중이다. 고창군 관계자는 “해수욕장 인근 상인들이 빠른 개장을 원하고 있어 협의회와 논의 중”이라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7월 둘째 주께 개장을 계획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부안군 관계자도 “코로나19가 우려되지만 해수욕장을 폐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거리 두기를 지키면서 해수욕장을 운영할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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