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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하마스 새지도자는 자하르”

    한달만에 2명의 지도자를 잃은 팔레스타인의 저항운동단체 하마스는 새 지도자를 선출하고도 신원을 공개하지 않았다.또 다른 암살의 표적이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마스는 지난달 아흐메드 야신 피살 후 압델 아지즈 란티시를 가자지구 지도자로,칼리드 마슈알 정치국장을 해외 지도자로 하는 쌍두 체제를 유지해왔다. 이스라엘군 라디오방송은 란티시 다음 서열인 마흐무드 자하르(59)가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로 선출됐다고 보도했다.야신의 주치의 역할도 했던 자하르는 란티시와 비슷한 성향의 강경파.1990년대 중반부터 하마스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연락책 역할도 해왔다.일부에서는 40세의 강경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를 새 지도자로 지목하고 있다.그는 야신이 살해되기 전까지 비서 역할을 했으며 하마스 가자지구의 대변인을 맡아왔다. 가자지구 밖에서 하마스의 최고지도자는 여전히 칼리드 마슈알(48)이다.마슈알은 1987년 야신과 함께 하마스를 공동 창설한 7인 가운데 한명이며,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해외 지도부를 이끌고 있다.지난해 시리아가 미국의 압력으로 다마스쿠스의 하마스 본부 사무실을 폐쇄한 뒤로 마슈알은 공개석상에 모습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도운기자 dawn@˝
  • 팔 “26일만에 새 지도자마저” 분노

    폭력과 유혈로 얼룩진 중동지역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중동평화협상의 성공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고 있다.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정착촌 철수 구상에 대한 미국의 지지,하마스 지도자 압델 아지즈 알 란티시(56)의 표적살해로 중동 정세가 또다시 요동치는 데 따른 것이다. ●두번째 하마스 지도자 암살 란티시는 17일 아들과 부인,경호원들과 함께 승용차를 타고 가다 이스라엘군 헬기의 로켓포 공격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 도중 사망했다.그의 전임자이자 하마스를 창건했던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이 이스라엘의 표적암살 공격으로 숨진 지 26일 만이다.란티시의 아들과 경호원 1명도 현장에서 즉사했다. 란티시 피살은 사흘 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 유지권을 인정하고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새로 건국될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로만 귀환할 수 있다고 밝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분노가 들끓는 시점에서 나와 그 파괴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불난 데 기름을 부은 격이 되고 만 것이다.그럼에도 불구,이스라엘은 란티시가 이스라엘에 대한 수많은 테러 공격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팔레스타인의 테러 공격이 그치지 않는 한 똑같은 방법으로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복수심을 자극했다. ●팔레스타인,이스라엘·미국 싸잡아 비난 하마스는 즉각 100배의 보복을 이스라엘에 돌려줄 것이라고 다짐했다.하마스의 또 다른 고위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는 “란티시의 피가 헛되지 않게 하겠다.”며 대이스라엘 강경 보복공격을 경고했다.이날 가자지구에는 수십만의 팔레스타인 사람이 모여 야신과 란티시의 거듭된 표적살해에 대한 복수를 외쳤다.한편 하마스는 란티시를 이을 새 최고지도자를 선출했다고 밝혔으나 표적살해가 이어질 것을 우려,신원 공개를 거부하면서 익명으로 발표했다. 아흐메드 쿠레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총리는 “란티시 암살은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편향된 정책이 불러온 직접적인 결과”라고 미국을 이스라엘과 함께 비난했다.나빌 샤스 외무장관도 “미국은 우리 영토 일부를 이스라엘에 주고 난민의 권리를 무시했다.”며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강경정책을 묵인해준 게 란티시 암살로 이어졌다고 비난했다. 이처럼 미국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함으로써 미국 주도의 중동평화 청사진은 당분간 입에 올리기조차 힘들게 됐으며 유혈보복의 악순환이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전세계 이스라엘 규탄 미국이 이스라엘은 테러리스트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권을 갖는다고 옹호했을 뿐 전세계가 이스라엘의 표적살해를 규탄하는 데 입을 모았다. 유럽과 아랍권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일본도 일제히 이스라엘의 란티시 표적살해를 비난했다.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조차 이스라엘의 거듭된 표적살해는 명백한 불법이며 정의에 어긋나는 짓으로 아무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란티시는 누구 이집트에서 공부한 소아과 의사 출신의 란티시는 야신과 함께 하마스 공동 창설자 가운데 한 명으로 이슬람 근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강경 무력투쟁을 적극 주장해온 것으로 유명하다.이 때문에 이스라엘의 암살명단 제일 윗자리에 올랐다.지난달 야신 암살 후에는 시리아에서 활동중인 하마스 정치국장 칼리드 마샬과 함께 하마스의 양대 기둥으로 여겨졌다. 유세진기자 외신 yujin@seoul.co.kr˝
  • 이라크 日인질 3명 풀려나

    이라크 저항세력에 납치됐던 일본인 인질 3명이 15일 석방돼 이라크 납치·인질사태가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하지만 이날 바그다드에서 이란 외교관 1명이 피살돼 이라크 사태는 여전히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지난 8일 이라크 저항세력에 납치됐던 일본인 인질 3명이 피랍 8일만에 풀려났다고 확인했다고 NHK방송이 보도했다. 카타르의 위성방송 알 자지라도 일본인 3명이 이날 석방됐으며 건강한 상태라고 전했다. 알 자지라는 “일본인 인질 3명이 현재 바그다드에 있으며 모슬렘 학자들의 손님 대접을 받으며 자유로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바드다드에서는 이란 외교관 1명이 피살돼 파장이 일고 있다.알 자지라는 무장괴한이 이란대사관 부근에서 피살 외교관이 타고 가던 승용차에 총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외교관 피살이 미군과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간 유혈사태 종식을 위한 이란 대표단의 이라크 방문과 관련된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이에 앞서 14일 이라크 저항세력에 납치된 이탈리아인 인질 4명 중 1명이 처형된 데 이어 일본인 2명이 또다시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여단’으로 알려진 저항세력에게 붙잡힌 이탈리아인 인질 4명 가운데 파브리지오 카트로치(35)가 살해됐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납치범들이 이라크 주둔군 철수 등 정치적 요구조건 거부를 이유로 이라크 파병 국가의 인질을 살해한 것으로 확인된 첫 사건이다. 또 바그다드 서쪽 20㎞ 지점 아부 그라입에서 취재 중이던 야스다 준페이(30) 등 일본인 자유기고가 2명이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도쿄 일본비주얼저널리스트협회(JVJA)에 접수됐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15일 보도했다. 이탈리아인 인질을 처형한 저항세력은 알 자지라 방송에 처형 장면을 담은 비디오테이프와 함께 ‘미군 철수’ 등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나머지 인질들도 차례로 처형하겠다는 성명서를 보내왔다. 황장석기자 외신 surono@
  • “탈북자 中軍에 피살”

    탈북자 24명이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의 국경도시인 만저우리 부근에서 몽골로 탈출을 시도하다 1명이 중국 국경 수비대의 총격을 받아 사망하고 나머지 탈북자들은 체포 또는 행방불명됐다고 ‘두리하나’ 선교회측이 밝혔다. 탈북지원단체인 ‘두리하나’측은 13일 “지난 2일 오전 1시께 김모(31·여)씨 가족 등 탈북자 24명이 탈출을 시도하다 17명이 체포돼 현재 만저우리 국경수비대에 수감 중”이라면서 도주하던 7명 중 1명은 수비대가 발사한 총에 맞아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밝혔다.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박모(31·남)씨 등은 몽골로 탈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4월 초 18명의 탈북자들이 중국 네이멍구에서 체포됐고,그 과정에서 부상자와 사망자가 있다는 익명의 제보를 입수한 후 중국 당국에 조속한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면서 “그 제보내용이 사실일 경우 이들을 자유의사에 따라 인도적으로 처리하고 북송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사드르, 美와 장기전 태세

    이라크에서 반미 봉기를 이끌고 있는 시아파 소장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가 6일 쿠파의 사원에서 나와 시아파 최고 성소(聖所)인 나자프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맘 알리 사원에 머물며 자신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미군과의 장기 대치에 들어갈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사드르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더 이상의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쿠파의 사원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반미)봉기는 미군 주도 연합군의 이라크 점령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며 이라크에 파병한 모든 국가들은 군대를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사드르는 지난해 4월 나자프의 이맘 알리 사원에서 발생한 시아파 온건 지도자 압둘 마지드 알 호이 피살 사건을 배후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미군이 사드르에 대한 체포의지를 재천명했지만 10일부터 300만명의 이슬람교도가 나자프에 운집할 예정인 시아파 성일(聖日)이 시작되기 때문에 섣불리 사드르 체포작전을 펴거나 대형 테러사건이라도 발생한다면 반미시위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어 강경일변도로 몰아붙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균미기자
  • 시아파 미군 충돌 격화

    이라크 사태가 결국 미군과 이라크내 최대 종파인 시아파간의 대결이라는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이라크는 한국군이 파병될 북부의 쿠르드족 지역을 제외한 전역이 소요사태에 빠져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오는 6월로 예정된 미군의 주권이양은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는 시각까지 제기된다. ●시아파와의 충돌은 재앙의 시작 3일과 4일(현지시간) 바그다드와 사드르,나자프,쿠파,아마라,나시리야 등 주로 이라크 시아파의 근거지에서 미군 등 연합군과 시아파 과격단체가 충돌,수십명이 목숨을 잃고 수백명이 부상하는 참극이 발생했다.5일에도 사이파의 젊은 지도자 알 사드르를 추종하는 과격 무장세력이 영국군이 관할하는 남부도시 바스라의 지사 사무실을 점거하는 등 전국적인 소요사태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군은 이날 이라크와 요르단 국경을 지나는 고속도로를 폐쇄,국경을 차단했다.또 지난주 미국 민간인 4명이 살해되고 시체가 훼손된 팔루자 지역을 봉쇄한 뒤 대규모 보복 군사작전에 들어갔다. 사드르시에서는 미군과 알 사드르를 추종하는 무장세력이 충돌,미군 7명이 숨지고 이라크인 24명이 부상했다.이에 앞서 시아파 성지 나자프에서는 알 사드르의 추종세력 5000명이 시위 도중 스페인 주도의 연합군과 충돌,이라크인 20여 명이 숨지고 200여 명이 다쳤다. 안바르주에서의 교전에서는 미군 해병대원 2명이 전사했으며,남동부 아마라에서는 영국군과 알 사드르의 무장세력 사이에 소총과 대 전차 로켓을 동원한 치열한 공방전이 벌여져 이라크 주민 4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이번 사태는 미군측이 시아파의 젊은 지도자 알 사드르가 이끄는 과격 무장세력을 제거하려는 과정에서 촉발됐다.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 임시행정처(CPA)는 지난달 28일 알 사드르의 신문으로 알려진 ‘알 하우자’가 허위사실을 보도하고 폭력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60일 정간조치를 내렸다.미 군정은 또 지난 3일 사드르의 측근인 무스타파 알 야쿠비를 지난해 8월 발생한 시아파 지도자 모하마드 바크르 알 하킴 피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체포했다. 미군의 포위망에 위기의식을 느낀 알 사드르는 곧바로 수천명의 추종자들을 무력투쟁으로 이끌었다.알 사드르측은 나자프에서 충돌이 발생한 직후 내놓은 종교칙령을 통해 평화적 시위를 중단하고 점령군에 대항해 무기를 들고 성전(지하드)에 나서라고 촉구했다.미군도 알 사드르를 알 하킴 피살사건과 관련된 혐의로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체포에 나섰다. ●시아파간 주도권 다툼도 연합군과 시아파간 충돌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시아파의 정신적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시스타니는 이날 시아파 신자들에게 “냉정을 되찾고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그러나 미군의 장기 주둔에 염증을 느낀 이라크 주민들은 대미 강경투쟁을 선언한 사드르쪽으로도 마음을 열어두고 있다.이에 따라 시아파는 미국을 협상대상으로 인정해온 시스타니파와 대미 무력투쟁을 호소하는 사드르파로 양분될 가능성도 있다. ●6월 정권이양은 물 건너 간 듯 당초 미군측에 협조적이었던 시아파 마저 일부 무력투쟁에 돌입하면서 오는 6월말로 예정된 정권이양이 예정대로 이뤄질지는 매우 불투명하다.시아파의 주류가 전면적인 대미 투쟁에 돌입할 경우 이라크의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미군을 비롯한 연합군도 주둔 전략을 다시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닥치게 된다. 폴 브리머 최고행정관은 이번주 미 의회에서 이라크 상황에 대해 비공개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리처드 루거 상원 외교위원장은 ABC방송에 출연,6월말 주권이양에 대해 “그것이 가능할지 협의해봐야 할 시점인 것 같다.”며 어려움을 실토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儒林(61)-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서거정이 지은 ‘필원잡기’에는 유관(柳寬)에 관한 다음과 같은 일화가 기록되어 있다. “문정공(文貞公) 유관은 공정하여 청렴하며,신하로서는 최상의 지위에 있었으나 초가집 한 칸과 베옷과 짚신으로 평생 소박하였다.언젠가 한 달이 넘도록 장마가 져서 비가 삼줄기처럼 새어 내렸다.공은 방안에서 우산을 들고 비를 피하며 부인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우산이 없는 집은 어떻게 견디겠소.’ 이 말을 들은 부인이 말하였다. ‘우산이 없는 집은 반드시 미리 방비가 있을 것입니다.’” 유관이 들고선 우산은 과거에 급제한 사람에게 주는 일산으로 모든 집이 다 일산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유공이 걱정하였던 것이다.유관의 집이 있던 곳은 동대문과 신설동 사이,따라서 이 동네는 ‘우산각골’이라고 불리었던 것이다. 갖바치가 조광조에게 ‘군주는 하늘이니 비가 내려 집이 새면 우산을 받쳐서 온 천하가 새지 않게 하여야 한다.’고 하였던 말은 유관의 일화를 통해 조광조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었다. 특히 오늘날의 언론(言論)에 해당하는 언로가 통해야만 온전한 우산노릇이라 할 수 있다는 갖바치의 충고는 언로의 중요성을 강조한 정도전의 정치사상에서 비롯된 것인데,조광조도 이미 언로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종이 즉위 10년째 되던 해에 왕비로 맞아들인 장경(章敬)왕후가 2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왕비 신(愼)씨를 복위시켜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왕비 신씨는 연산군을 폐위시킬 때 제일 먼저 피살당한 신수근(愼守勤)의 딸로 혁명을 일으킨 훈구파에서는 후환을 없앤다는 이유로 강제로 신씨를 쫓아내어 인왕산 밑에서 살게 하였던 것이다.매일 왕을 그리워했던 신씨는 마침내 인왕산에 올라가 자신의 간절한 마음을 전하는 방법을 발견해 냈는데,그것은 인왕산의 큰 바위 위에 자신의 치마를 벗어 놓는 일이었다.중종 역시 신씨를 잊지 못하여 신씨가 있는 인왕산 쪽을 자주 바라보았는데,어느 순간 그 치마가 눈에 들어온 것이었다.처음에 그 이유를 잘 모르다가 비로소 내막을 알게 된 중종은 매일같이 ‘치마바위’를 통해 애틋한 사랑의 언어를 주고받으며 지내고 있었던 것이다.그러던 차에 장경왕후가 죽자 담양부사 박상(朴祥)과 순창 군수 김정(金淨)이 공동명의로 옛 왕비 신씨의 복위를 청하는 ‘청복고비신씨소(請復故妃愼氏疏)’의 상소문을 올렸던 것이다.이에 훈구파 공신들은 격렬하게 반대하고 나섰는데,무엇보다 언론과 정치와의 상관관계를 잘 알고 있었던 조광조는 왕 앞에 나아가 언로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극간하고 있다. “전하,언로가 통하고 막히는 것은 가장 나라에 관련이 깊은 것이어서 통하면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편안하나 막히면 분란이 일어나고 망하게 됩니다.그래서 임금 되는 이는 언로를 넓히기에 힘써서 위로는 공경(公卿)과 여러 관료로부터 아래로는 일반 시정의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 언로를 열도록 해야 합니다.그러나 책임지는 언로가 없으면 스스로 뜻을 다할 수 없는 고로 간관(諫官)을 설치하여 이를 주로 하도록 맡기는 것이니,그 말하는 바가 좀 지나치더라도 모두 마음을 비워놓고 우대하여 용납하는 것은 언로가 혹 막힐까 우려하기 때문인 것입니다.근래에 박상과 김정 등이 구언(求言)하심을 당해 진언을 드렸는데,그 말이 만약 지나친 바가 있으면 쓰지 않으면 될 일이지,어찌 다시 죄를 줄 수 있겠습니까….” 이처럼 언로를 중요시하였던 갖바치와,언로가 통하고 막히는 것이야말로 나라의 흥망이 달려 있다고 극간한 조광조는 서로 일맥상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조광조는 이 갖바치를 어떻게 해서든 관직에 추천하여 등용시키려 하였다.이렇게 뛰어난 인물을 미천한 갖바치로 머물게 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본 때문이었다.그러나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국가의 크고 작은 관직은 모두 양반들이 독차지하고 있었으므로 일개 피장의 신분으로는 이 벽을 뛰어넘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 儒林(61)-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儒林(61)-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서거정이 지은 ‘필원잡기’에는 유관(柳寬)에 관한 다음과 같은 일화가 기록되어 있다. “문정공(文貞公) 유관은 공정하여 청렴하며,신하로서는 최상의 지위에 있었으나 초가집 한 칸과 베옷과 짚신으로 평생 소박하였다.언젠가 한 달이 넘도록 장마가 져서 비가 삼줄기처럼 새어 내렸다.공은 방안에서 우산을 들고 비를 피하며 부인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우산이 없는 집은 어떻게 견디겠소.’ 이 말을 들은 부인이 말하였다. ‘우산이 없는 집은 반드시 미리 방비가 있을 것입니다.’” 유관이 들고선 우산은 과거에 급제한 사람에게 주는 일산으로 모든 집이 다 일산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유공이 걱정하였던 것이다.유관의 집이 있던 곳은 동대문과 신설동 사이,따라서 이 동네는 ‘우산각골’이라고 불리었던 것이다. 갖바치가 조광조에게 ‘군주는 하늘이니 비가 내려 집이 새면 우산을 받쳐서 온 천하가 새지 않게 하여야 한다.’고 하였던 말은 유관의 일화를 통해 조광조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었다. 특히 오늘날의 언론(言論)에 해당하는 언로가 통해야만 온전한 우산노릇이라 할 수 있다는 갖바치의 충고는 언로의 중요성을 강조한 정도전의 정치사상에서 비롯된 것인데,조광조도 이미 언로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종이 즉위 10년째 되던 해에 왕비로 맞아들인 장경(章敬)왕후가 2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왕비 신(愼)씨를 복위시켜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왕비 신씨는 연산군을 폐위시킬 때 제일 먼저 피살당한 신수근(愼守勤)의 딸로 혁명을 일으킨 훈구파에서는 후환을 없앤다는 이유로 강제로 신씨를 쫓아내어 인왕산 밑에서 살게 하였던 것이다.매일 왕을 그리워했던 신씨는 마침내 인왕산에 올라가 자신의 간절한 마음을 전하는 방법을 발견해 냈는데,그것은 인왕산의 큰 바위 위에 자신의 치마를 벗어 놓는 일이었다.중종 역시 신씨를 잊지 못하여 신씨가 있는 인왕산 쪽을 자주 바라보았는데,어느 순간 그 치마가 눈에 들어온 것이었다.처음에 그 이유를 잘 모르다가 비로소 내막을 알게 된 중종은 매일같이 ‘치마바위’를 통해 애틋한 사랑의 언어를 주고받으며 지내고 있었던 것이다.그러던 차에 장경왕후가 죽자 담양부사 박상(朴祥)과 순창 군수 김정(金淨)이 공동명의로 옛 왕비 신씨의 복위를 청하는 ‘청복고비신씨소(請復故妃愼氏疏)’의 상소문을 올렸던 것이다.이에 훈구파 공신들은 격렬하게 반대하고 나섰는데,무엇보다 언론과 정치와의 상관관계를 잘 알고 있었던 조광조는 왕 앞에 나아가 언로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극간하고 있다. “전하,언로가 통하고 막히는 것은 가장 나라에 관련이 깊은 것이어서 통하면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편안하나 막히면 분란이 일어나고 망하게 됩니다.그래서 임금 되는 이는 언로를 넓히기에 힘써서 위로는 공경(公卿)과 여러 관료로부터 아래로는 일반 시정의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 언로를 열도록 해야 합니다.그러나 책임지는 언로가 없으면 스스로 뜻을 다할 수 없는 고로 간관(諫官)을 설치하여 이를 주로 하도록 맡기는 것이니,그 말하는 바가 좀 지나치더라도 모두 마음을 비워놓고 우대하여 용납하는 것은 언로가 혹 막힐까 우려하기 때문인 것입니다.근래에 박상과 김정 등이 구언(求言)하심을 당해 진언을 드렸는데,그 말이 만약 지나친 바가 있으면 쓰지 않으면 될 일이지,어찌 다시 죄를 줄 수 있겠습니까….” 이처럼 언로를 중요시하였던 갖바치와,언로가 통하고 막히는 것이야말로 나라의 흥망이 달려 있다고 극간한 조광조는 서로 일맥상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조광조는 이 갖바치를 어떻게 해서든 관직에 추천하여 등용시키려 하였다.이렇게 뛰어난 인물을 미천한 갖바치로 머물게 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본 때문이었다.그러나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국가의 크고 작은 관직은 모두 양반들이 독차지하고 있었으므로 일개 피장의 신분으로는 이 벽을 뛰어넘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 [하프타임] 세르비아 축구협 사무총장 피살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축구협회의 브랑코 불라토비치(53) 사무총장이 28일 협회 로비에서 괴한이 쏜 총에 머리를 맞아 병원 치료 도중 숨졌다고 협회측이 밝혔다.현지 경찰은 아직 뚜렷한 범행 동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나,협회 관계자들은 유망주를 해외에 빼돌리면서 이익을 챙기는 한편 승부 조작에도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축구 마피아’측이 배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 이-팔 ‘일촉즉발’

    하마스 지도자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이 피살된 이후 아랍권과 이스라엘간 정면충돌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저항세력 하마스는 상대측 지도자 암살을 공언하면서 군사적 준비태세를 정비중이다.팔레스타인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대응을 분리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양측간 외교전·선전전도 가속화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국토에 있는 적들만 공격 팔레스타인의 무장 저항세력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크하리드 메스할은 25일 아랍신문 알 하야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등 과거 팔레스타인 국토에 있는 적들에게만 한정해 공격할 것”이라며 “미국 등 다른 국가를 공격할 이유도 능력도 없다.”고 말했다. 이는 야신의 사망 배후에 미국이 있다던 기존의 입장을 바꾼 것이다.미국과 이스라엘간의 틈새를 벌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또 국제사회가 테러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자 초점을 이스라엘에 맞추기로 한 것 같다. 22일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지도자 야신을 암살한 이후 중동에서는 3일째 항의 시위가 계속됐으며,일부 서방국 대사관에는 테러위협이 이어졌다.레바논 베이루트에서는 24일 레바논인과 팔레스타인 난민 5000명이 모여 이스라엘과 미국 국기를 불태웠다.이집트 카이로에서는 1만여명이 야신 추모 집회를 열었다.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발생한 시위에선 부시 대통령과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모형이 불에 탔다. 이집트와 이스라엘간의 평화협정 체결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3일 이집트 의회에서 연설한 샤론 총리는 “이웃 국가들과 평화를 향한 행진을 계속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연설에는 120명의 의원 중 20명만이 참석했다. ●이, 카타르·모리타니아 외교대표부 폐쇄 이스라엘은 야신 암살 이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의 보복공격에 대비,카타르와 모리타니 주재 외교 대표부를 잠정 폐쇄했다고 발표했다.이스라엘은 또 아랍권 내 여러 공관 직원들에게 출근을 자제하고 자택에 머물도록 지시했다고 이스라엘 라디오는 전했다. 이스라엘의 실반 샬롬 외무장관은 24일 테러문제를 다루는 유엔 특별회의 개최를 요청했다.그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새 지도자 란티시도 암살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느 누구도 (암살공격에서) 면제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팔레스타인측은 유엔 안보리 이사국인 알제리를 통해 야신의 암살을 주도한 이스라엘에 대한 안보리 비난 결의안 채택 시도를 계속했다. 미국 국무부는 다음주 이스라엘에 특사를 보내 가자지구 철수 계획 논의를 재개할 것이라고 24일 밝혔다.미국도 중동지역의 공관에서 테러 위협이 감지됨에 따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주재 대사관과 영사관을 잠정 폐쇄했다.또 미국인들에게 가자지구에서 떠나도록 권고하고,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에 대한 여행 자제령을 내렸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중동 화약고’ 터지나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저항세력 하마스의 지도자 셰이크 아흐메드 야신을 암살하면서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더 나아가 지구촌 전체가 유혈충돌과 테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하마스는 강경파 란티시를 새 지도자로 선출하면서 피의 보복을 다짐했고,이슬람 세력들은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한 테러를 경고하고 있다.이에 대해 이스라엘도 하마스 지도자 제거를 공언함에 따라 유엔 등 국제사회의 중재노력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피의 보복’ 대 ‘선제공격’ 23일(현지시간) 하마스의 새 지도자로 선출된 란티시는 무장조직인 에제딘 알 카삼 여단에게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적들에게 점령의 대가를 가르치라.”고 지시했다.그는 “셰이크 야신의 정책을 계승할 것이며 그가 세운 목표를 이룰 때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강경투쟁을 다짐했다. 피살된 야신의 여자 친척들을 비롯한 수백명의 여성 추종자들은 야신의 집에 모여 이스라엘에 대한 자살폭탄 공격을 다짐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선제공격으로 맞섰다.23일밤 로켓포로 팔레스타인 게릴라를 폭격한 데 이어 24일에는 탱크를 동원 가자지구의 칸 유니스 난민캠프에 진입했다.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 아비 파즈너는 “란티시는 가장 극단적인 하마스 요원들 가운데 하나”라며 그를 새 지도자로 선출한 하마스 지도부 결정을 비난했다. ●유엔 중재노력 실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3일 이스라엘의 야신 암살 문제에 대한 결의안 채택 문제를 논의했지만 미국과 팔레스타인이 타협을 거부함에 따라 극한 대립만 거듭하다 산회했다. 제네바의 유엔인권위원회는 이스라엘에 야신을 암살한 데 대한 해명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유엔 인권위는 또 이슬람 국가 회의체인 이슬람회의기구(OIC)가 제출한 이스라엘 비난 결의안을 승인했다. 유엔 인권위의 53개 회원국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34개국이 이 결의안에 찬성했다.그러나 미국,호주,에리트레아는 반대했으며 대부분 유럽국가인 14개국은 기권했다. ●이슬람 국가의 반발과 투쟁 아랍국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이 23일 대규모 이스라엘 규탄시위를 주도하고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를 전범재판에 회부할 것을 촉구했다. 살레 대통령은 수도 사나 한복판 알 타흐리르 광장에 운집한 100만 군중을 향해 샤론 총리를 국제법정에 전범으로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터키에서는 시위대 2000여명이 수도 앙카라 중심가에서 ‘살인자 샤론,살인자 부시’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팔 분쟁해결 불투명 이에 따라 미국의 조지 W 부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 체제 인정을 통한 분쟁 해결방안도 이행여부가 극히 불투명해졌다.팔레스타인이 미국을 중재자가 아니라 이스라엘의 배후세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2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의 자위권은 인정하지만 자신들의 행동이 가지고 올 결과에 대해 신중히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23일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2국 체제를 통한 분쟁해결 방안이 이스라엘은 물론 팔레스타인에도 좋다.”고 강조하면서 “상황이 허용한다면 다음주 대표단을 중동에 파견,중동평화 실현방안을 논의토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도운기자 dawn@˝
  • ‘여중생 피살’ 포천 르포-집단공포 증후군

    “아이들 걱정에 24시간 ‘비상대기중’입니다.범인이 잡히지 않으면 이사라도 가야겠습니다.” 여중생 엄모(15)양이 숨진 채 발견된 지 6주가 지난 22일.경기 포천시 소흘읍 사건 현장 주변에는 목격자를 찾는 플래카드가 바람에 날리는 등 스산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집단 공포와 스트레스에 시달린 끝에 주민들의 생활패턴은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다.하지만 경찰 수사는 여전히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집단공포 속 심야 자율순찰 엄양 가족이 사는 아파트의 주민 임모(39·주부)씨는 “세 딸이 평소보다 1분이라도 늦게 집으로 전화하면 불안해진다.”면서 “전화를 받자마자 달려나가 학교에서 데려온 뒤에야 한 시름 놓는다.”고 했다.엄양이 실종된 곳에서 300m 남짓 떨어진 D고교 2학년생 조모(16)양은 “하루는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어두고 받지 않았더니 어머니가 1시간 동안 몇십통이나 전화했다.”면서 “무서워서 낮이든 밤이든 친구들과 몰려다닌다.”고 호소했다. 이 아파트 1개동을 비롯한 인근 33가구 주민들은 불안을 떨치지 못해 자구책에 나섰다.매일 두 명씩 번갈아가며 오후 8시부터 두시간 동안 학교와 야산·도로 등을 순찰한다.전투복 차림으로 경광등과 방범봉을 들고 순찰하던 주민 김시권(27) 중사는 “사건 이후 아이들이 혼자 다니지 못하는 등 극도의 공포와 긴장감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밤늦게 귀가하는 아이들은 차를 태워준다.”고 말했다.보충학습이 끝나는 밤 10시가 되면 학교 앞은 자녀를 기다리는 학부모로 장사진을 이룬다.D고교 조대행(55) 교장은 “아이들에게 비상시 도움을 구할 수 있도록 호루라기를 갖고 다니게 하고,친구끼리 짝지어 휴대전화 위치추적 서비스에 가입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유가족,수면제와 정신과 치료에 의존 엄양의 어머니 이모(42)씨는 지난달 8일 엄양의 시체가 발견된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밤마다 수면제의 도움으로 잠을 청한다.이씨는 “충격이 가시지 않아 아직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다.”면서 “딸을 잃은 이 동네가 끔찍하지만 범인이 잡히기 전에는 절대 이사갈 수 없다.”고 눈물을 훔쳤다.이씨는 “혼자 바깥에 나가는 것이 무서워 외출할 일이 있으면 꼭 아는 사람을 불러 함께 다닌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소규모 마을 등 공동체 요소가 강한 집단일수록 범죄로 인한 공포감이 쉽게 확산된다고 분석했다.경찰대 표창원(38·범죄심리학) 교수는 “범죄에 대한 공포는 사건 자체보다 ‘나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에서 비롯된다.”면서 “소흘읍 같이 규모가 작고 비슷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경우 ‘감정 공유도’가 커서 집단적인 공포 증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꿈에서도 용의자 조사” 엄양의 시체가 발견된 이후 연인원 1600여명의 수사인력이 동원됐고,36명이 수사본부에 상주하지만 수사의 실마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사건 초기 여론의 높은 관심 속에 활발히 수사를 벌이던 경찰은 사건이 장기화하면서 엄청난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수사본부에 파견된 포천경찰서 일동지구대 이영재(33) 순경은 “꿈에서 용의자를 잡아 ‘도대체 어떻게 한 것이냐.’고 다그쳤다.”면서 “그러다 깬 것이 너무 아쉬워 수첩에다 그가 말한 내용을 옮겨 적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일부 형사들은 사건에 빠지다 보니 밤마다 엄양의 사진을 베개 밑에 깔고 자는가 하면 엄양의 손톱과 발톱에 칠해져 있던 것과 같은 색의 매니큐어를 왼손 새끼손가락에 칠하고 다닌다.시장이나 매니큐어 가게를 탐문조사할 때 직접 비교해 보기 위해서다.수사본부 소속 경찰관은 “매니큐어 구입처를 알면 단서를 찾을 수 있다는 실낱 같은 기대감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엄양의 손톱 등에 칠해진 매니큐어는 유명 회사 제품이 아닌 ‘길거리표’로 밝혀져 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고 씁쓸해했다. 포천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야신 피살 파장-하마스 “무차별 피의 보복”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도자 아흐메드 야신을 표적살해하고 하마스가 즉각 무차별적인 보복 공격을 다짐하고 나서 중동의 화약고가 드디어 폭발하게 됐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이스라엘을 겨냥한 하마스의 보복 공격이 잇따를 게 뻔한 상황에서 피의 보복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염려된다. 가자지구 철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는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야신 암살을 통해 이스라엘에 최대의 위협을 가해온 하마스의 약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물론 야신의 죽음으로 하마스가 당장 타격을 받을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그의 죽음은 팔레스타인인들의 복수심을 자극해 오히려 이스라엘에 더 큰 타격을 가하는 역작용을 부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당장 전세계가 야신 암살과 관련,이스라엘을 비난하고 나섰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의 연이은 보복 공격과 이스라엘이 이에 강경 대응해 양측간 대립이 전면전 양상으로 확산되는 것이다.하마스를 비롯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은 즉각 이스라엘에 대한 철저한 보복을 선언했다.이스라엘이 먼저 ‘지옥의 문’을 열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도 물러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이스라엘은 야신이 죽은 것을 확인한 즉시 가자지구 봉쇄에 나서 팔레스타인의 테러 공격에 대비하고 나섰다.지이브 보임 이스라엘 국방부 부장관은 “하마스가 자행한 모든 테러공격에 야신이 연루돼 있기 때문에 죽어 마땅하다.”고 말했다.그는 “단 한명의 테러 지도자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지도자들에 대한 표적살해 공격이 계속될 것임을 경고했다.이번 기회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의 기반을 철저히 파괴해 이스라엘을 겨냥한 테러 공격을 뿌리뽑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야신 암살에는 또 가자지구 철수가 팔레스타인의 승리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팔 양측간 무력충돌이 격화되면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양측에서 대화를 주장했던 협상파들의 입지는 위축되고 강경파들의 목소리만 높아질 수밖에 없다.이럴 경우 미국이 주도해온 중동평화 로드맵 등 중동 평화 정착을 위해 힘겹게 노력해온 대화 분위기는 전면 중단되고 사생결단식 정면충돌만 남게 된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사설] 황장엽씨 신변위협 예사롭지 않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 대한 신변 위협 사건이 발생했다.황씨가 명예회장으로 있는 탈북자 동지회 사무실 앞에서 지난 8일 발견된 유인물과 칼이 꽂힌 황씨의 사진에는 황씨와 함께 망명한 김덕홍씨,주콩고 북한대사관 1등서기관이었던 고영환씨 등에 대한 협박도 적혀 있었다. 이번 사건은 황씨 망명직후인 1997년 2월 발생한 이한영씨 피살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김정일 친척인 이씨는 1982년 망명해 9번이나 이사다니며 숨어 살았지만,신변보호가 허술한 틈을 타 결국 피살되고 말았다.그해 말 이른바 부부간첩이 검거되면서 북한 공작원이 살해했다는 사실을 거의 확인하고도 사건은 여전히 미해결 상태다. 탈북자의 신변 안전을 지켜주는 것은 국가의 의무다.이씨처럼 어처구니없는 죽음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협박에 의해 탈북자들의 활동이 위축되어서도 안 된다.당장 황씨도 당분간 대외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이들의 발언과 대외활동이 남북 관계에 방해가 되느냐 안 되느냐,북한 이해에 도움이 되느냐 아니냐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발언 내용의 적실성은 검증이 필요할 뿐 협박에 의해 침묵이 강요될 성질의 것은 아니다. 공포심으로 국민의 생명과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정부는 철저한 수사를 펴는 한편 주요 탈북자 신변보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이한영씨 피살전에도 신변 불안에 대한 문제 제기가 여러차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이를 무시하다 목숨을 잃게 만들었다.예단을 갖지 말고 폭넓게 수사를 벌이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음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 [기고] 백범·유관순 열사를 화폐 모델로/홍원식 (사)백범정신실천연합 사무처장

    헌법은 전문에서 대한민국의 정치적 출발 시점을 1919년 ‘3·1민족저항권행사일’로,법적 태동 시점은 대한민국임시정부 탄생일(1919년 4월13일)로 하고 있다.헌법의 ‘국가태동일’ 명시는 단순한 상징적 의미에 그치지 않는 법적 의미를 내포한다.일제하는 물론 광복 후 ‘미·소 군정’하에서 자행된 기본권 침해에 대한 ‘통일한국’에서의 보상기준 시점으로 검토 가능할 것이다. 또 1948년 남·북한 정부수립 이후 발생한 토지몰수 등 민족 성원의 재산권 침해에 대한 보상 시점으로 유력시될 수 있다.당장에 문제가 되고 있는 조선족을 비롯한 재외동포의 국적 부여 시점으로도 선택할 여지가 있다.3·1절은 역사 속에서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서도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이다. 매년 돌아오는 3·1절을 맞으면 33인보다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유관순이다.3·1운동이 일어나자 이화학당 고등과 1학년생으로 만세시위운동에 참가한 처녀 독립운동가.‘3·1항거’로 이화학당이 휴교하자 유관순은 충남 천안으로 귀향,예배당을 중심으로 서울의 독립시위 상황을 설명하면서 마을유지들을 규합했다. 그 결과 같은해 음력 3월1일 아우내(병천)장터에 수천 군중을 모아 독립만세를 선창하며 만세 시위운동을 전개하였다.이때 부모를 비롯해 많은 인사가 피살되었으며,유관순은 주모자로 체포되어 가혹한 고문을 받았으나 끝내 굴하지 않았다.7년형을 선고받고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하면서도 독립만세를 부르며 옥중항쟁을 벌이다 옥사하였다. 이 ‘순백의 독립열사’가 뜻있는 이들의 마음에 ‘영원한 누나’로 자리잡고 있다면,민족의 영원한 사표로 자리잡은 사람도 있다.보·혁을 막론하고 제반언론의 여론 조사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20세기 가장 존경받는 민족지도자’,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역사 그 자체라 할 백범 김구 선생이 그 분이다. ‘3·1민족저항운동’을 기폭제로 탄생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27년 역사는 파란만장하다.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윌슨 미국 대통령에게 한반도 신탁통치를 간청하는 공문을 보낸 사실이 국제사회에 알려져 ‘자의적 직무집행’을 이유로 탄핵·파면되면서 임시정부의 고난은 예견됐다.많은 이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임시정부를 떠나거나 배반의 길로 돌아섰다.그러한 와중에서 시종(始終)을 임시정부와 함께하였을 뿐만 아니라,세계인의 관심 대상에 들지 못하던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이봉창 의거’와 ‘윤봉길 의거’를 통해 전세계에 알리는 쾌거를 이룬 백범. 민족의 광야에 남긴 백범의 거대한 발자국은 광복 직후 ‘미·소 점령군’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으며 그를 경계하는 요인이 됐다.그런데도 백범은 “그 어떠한 이념도 민족의 하나됨보다 우선할 수 없다.민족의 분열을 막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의 독립운동”이라고 가슴에 호소하며 48년 남북연석회의를 주도하는 등 전국을 순회했다.그는 비명에 우리 곁을 떠났으나 ‘20세기 가장 존경받는 한국인’으로 겨레의 가슴에 자리잡고 있다. 33인도 아니면서 3·1절이면 사무치는 정으로 생각나는 백범과 유관순 두 분.기왕에 새 화폐를 만들 계획이라면 이 두 분을 그 주인공으로 삼으면 어떨까.동서남북으로 갈라진 것에도 성이 차지 않았는지,소위 보수니 진보니 하며 세를 지어 ‘내전’에 휩싸여 있는 지금,새 화폐를 볼 때마다 두 분의 얼굴을 만난다면 민족대통합을 위한 전기가 될 뿐만 아니라 남녀 평등주의에도 부합할 듯해서 하는 제안이다. 홍원식 (사)백범정신실천연합 사무처장˝
  • 키르쿠크 치안 ‘악화일로’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가 임시헌법 초안 제정시한을 넘기는 등 정정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부 키르쿠크 지역의 치안상황은 갈수록 악화돼 한국군 파견 이후 적지않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라크 경찰은 28일(현지시간) 밤 키르쿠크에서 저항세력들이 공항의 미군기지와 도심의 이라크 경찰학교에 로켓포를 발사,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목격자들은 미군기지에 로켓포 1발,경찰학교에 로켓포 3발이 각각 떨어졌다고 전했으며,거리에서는 총소리가 들렸다고 주민들이 말했다. 이에 앞서 이라크의 이슬람 최대종파인 시아파의 민병대원 1750명은 이날 낮 시가지를 누비며 정치적 위력을 과시했다.시아파의 과격 소장파 성직자 모크타다 사드르에 충성하는 무장조직 ‘메흐디 군’에 소속된 대원들은 시가지를 돌며 “키르쿠크는 모든 주민들의 것이며 어느 특정 그룹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키르쿠크 거주 시아파 주민들과 바그다드를 포함한 이라크 북부 지역에서 몰려온 시아파 지지자들은 이날 이라크기와 사드르 및 피살된 사드르의 아버지 아야톨라 모하메드 사데크 알 사드르의 초상화를 흔들면서 시위를 벌였다. 이와 함께 이날 투르크멘인들도 정치적 권리 신장을 요구하며 상점과 식당 문을 닫는 등 파업을 벌였다.투르크멘족 단체인 ‘전국 투르크멘 운동’은 성명을 통해 “투르크멘인 권익신장을 위해 바그다드에서 진행중인 단식투쟁를 지원하기 위한 오늘 파업에 모든 시민들이 동참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키르쿠크의 투르크멘족 출신 경찰관들도 이날 파업에 동참했다.투르크멘족은 키르쿠크 지역 25만명을 포함,이라크 전체국민 2500만명 가운데 약 13%(300만명)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각 종파간의 이해다툼으로 치안불안이 가속되는 가운데 키르쿠크주내 가장 큰 마을인 하위자에서 알오베이디족과 함께 양대 족벌을 이루는 알주브르족의 나이프 앨미해리(74) 부족장은 “한국군이 오면 부족민들이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수종파인 시아파 애도의 날인 아슈라(2일)를 앞두고 이라크는 긴장상태가 고조되고 있다.키르쿠크에도 수십만명의 시아파 무슬림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돼 종파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는 임시정부 구성을 위한 임시헌법 초안 제정 마감 시한인 28일까지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과도통치위는 그러나 이슬람 법률의 역할과 여성의 지위 등 종파와 민족 간에 이견이 있는 주요 쟁점 사항을 놓고 이날 이후에도 마라톤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임시헌법 제정 작업이 지연됨에 따라 오는 6월30일까지 이라크 임시정부에 주권을 넘긴다는 미군정의 계획에도 차질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도운기자 외신˝
  • 블란쳇 주연영화 2편 개봉

    ‘반지의 제왕’에서 엘프족을 이끄는 여인을 맡아 신비한 이미지로 각인된 호주 출신의 할리우드 여배우 케이트 블란쳇(35).27일 그녀가 주연한 영화 2편이 나란히 개봉된다. ●베로니카 게린(Veronica Guerin) 27일 개봉하는 ‘베로니카 게린(사진 왼쪽·Veronica Guerin)’은 실화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다.9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발생한 여기자 베로니카 게린의 피살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는 그녀의 삶에서 가장 치열했던 시절을 집중조명하면서 기자의 소명의식·인간의 길 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는 베로니카(케이트 블란쳇)의 살해 장면으로 열리고 닫힌다.신호 대기중인 그녀 차에 다가온 괴한들이 쏜 여섯발의 총성.‘폰 부스’‘타임 투 킬’ 등으로 낯이 익은 조엘 슈마허 감독은 그 사연을 밝히려 2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약밀매가 기승을 부릴 때 관련 기사를 심층취재하게 된 베로니카는 마약을 주입한 빈 주사기가 거리를 메우고 눈자위가 퀭한 청소년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광경에 분노한다.자기 정보원을 이용해 밀매조직의 보스에 대한 기사를 쓰려고 하자 위험을 느낀 보스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보복에 나선다. 집에 날아든 총탄이나 허벅지를 관통한 청부업자의 습격도 진실을 향한 베로니카의 집념을 꺾지 못한다. 영화 곳곳에 감독은 베로니카가 기자 이전에 주부·엄마·딸로서 고심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담아 영화의 진정성이 더 살갑게 다가온다. 명랑하고 발랄함,대담하고 용기있는 모습,위협에 시달리는 표정 등 케이트 블란쳇의 폭넓은 연기는 영화 비중만큼이나 안정감 있게 펼쳐진다.‘캐리비안의 해적’‘나쁜 녀석들2’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 유명한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 ●실종(The Missing) 케이트 블란쳇의 잡초처럼 강인한 캐릭터가 돋보이는 스릴러. 그녀의 역할은 미국 뉴멕시코의 시골마을에 두 딸을 데리고 혼자 사는 의사 매기.백인임에도 20년전 가족을 버리고 인디언의 삶을 택한 아버지 사무엘(토미 리 존스)이 갑자기 나타나자 분노하지만,곧 큰딸이 실종되면서 그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 없다.살인마 인디언에게 납치된 딸이자 손녀를 찾느라 목숨을 건 부녀(父女)의 이야기로 영화는 초점을 모은다. 대평원을 배경으로 한 로드무비 형식으로 선악의 캐릭터들을 뚜렷이 갈라놓은 뒤 그 사이사이에 부녀의 근원적인 사랑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목숨을 내걸고 손녀를 구하려는 아버지의 참사랑을 느끼며 매기는 조금씩 마음을 연다. 백인과 인디언들의 뿌리깊은 문화적 갈등과 반목을 요소요소에 반전소재로 집어넣어 쫓고 쫓기는 스릴러물의 단조로움을 피했다.주술이 지배하는 인디언 문화와 과학문명을 좇는 백인문화가 정면충돌할 때는 이(異)문화를 백안시하는 할리우드의 패권주의가 여지없이 드러나 씁쓸해지기도 한다. ‘랜섬’‘뷰티풀 마인드’의 론 하워드 감독이 연출했다. 이종수 황수정기자 sjh@˝
  • 울산 여대생 피살사건 고교시절 교사가 용의자

    울산시 상북면 가지산 골짜기에서 지난 8일 목졸려 숨진 채 발견된 여대생 최모(21·부산 D여대 유아교육학과 2년)씨 변사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울산서부경찰서는 22일 최씨의 고교 시절 교사였던 정모(40·교사)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체포해 조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최씨가 숨지기 전까지 사귀어 온 것으로 알려진 정씨의 승용차 뒷좌석 바닥에서 발견된 혈흔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감식한 결과,최씨와 DNA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씨가 자신이 근무하던 고교 2학년이던 최씨를 만나 사귀어 왔으며,최씨가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지난달 6일) 다음날 새벽에 귀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씨가 혐의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으나 보강조사를 벌여 23일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정씨가 숨진 최씨와 사제 이상의 특별한 관계가 아니라고 했다가 승용차 안의 혈흔을 추궁하자 성관계에 따른 것이라고 하는 등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고 밝혔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성급한 경찰

    부천 초등생 살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였던 박모(14·중2)군이 19일 혐의를 벗고 귀가함에 따라 이 사건이 ‘개구리소년 사건’과 같이 미궁에 빠질 처지에 놓였다.경찰은 당초 초등생들을 살해했다고 자백했던 박군이 “경찰이 ‘형(21)의 운동화 문양이 초등생들의 사체 어깨에 찍힌 신발자국과 비슷하다.’며 형을 의심하는 것 같아 형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며 범행을 부인하는데다 물증이 없어 박군을 이날 석방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군이 진술을 번복하는데다 기존 진술도 신빙성과 구체성이 떨어져 박군을 일단 용의선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따라서 판단력과 의지가 약한 10대 소년의 말만 믿고 ‘유력한 용의자’로 긴급체포하고 언론에 발표까지 한 것은 경찰의 사건해결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일각에서는 강압수사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다시 원점으로 경찰은 이번 사건을 그동안 면식범에 의한 단독살인으로 보고 피해 학생들의 주변인물들에 대한 면밀한 수사를 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한때 “초등생들이 승용차로 납치되는 것을 봤다.”고 진술한 40대,살해현장과 가까운 곳에 있는 움막에 거주하던 60대 등이 용의선상에 올랐으나 모두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이 가운데 40대는 목격진술이 거짓인데다 살해된 윤군 등의 인상착의와 옷차림 등을 너무 정확하게 기억해 졸지에 ‘목격자’에서 ‘피의자’가 됐으나 해프닝으로 끝났다. ●미숙한 경찰수사 이처럼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피살현장에 범인 윤곽을 추정할 만한 증거물이 없고,신빙성 있는 목격자나 제보마저 드물기 때문이다.사건이 겨울철 늦은 밤 한산한 주택가 골목길과 야산에서 발생해 믿을 만한 목격자가 “윤군 등이 가톨릭대 앞에서 30대 남자를 따라갔다.”고 진술한 친구(11) 한 명밖에 없어 수사진의 애를 태우고 있다.경찰은 현장에서 모발 24점과 초등생들의 사체 어깨에 있는 운동화문양 등을 채취했으나 이것들은 범인 검거 후 동일인 여부를 밝히는데 참고가 되는 정도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이 개구리소년 사건과 같이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겨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이와 함께 뚜렷한 증거도 없이 중 2학년생의 진술을 근거로 유력한 용의자로 분류한 것도 성급했다는 지적이다.165㎝의 키인 박군이 150㎝인 초등생 2명을 한꺼번에 살해하기가 어려운데도 경찰은 박군을 이틀째 조사하며 긴급체포까지 해 공권력에 대한 불신은 물론 인권침해를 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부천 김학준기자 kimhj@˝
  • ‘부천초등생 살해’ 중학생이?

    부천 초등생 피살사건을 수사중인 부천남부경찰서는 18일 살해된 윤군(12) 등의 이웃에 사는 박모(14·중학교 2년)이 윤군 등을 살해했다고 자백함에 따라 박군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 경찰에 연행된 박군은 같은날 밤 조사 과정에서 “윤군 등으로부터 돈을 뺏기 위해 ‘뱀을 보여주겠다.’며 인근 산으로 유인해 올라갔으나 이들이 돈이 없는데다 울기 시작해 순간적으로 당황해 목졸라 죽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박군이 “사건 당일 형의 운동화를 신었다.”고 밝힘에 따라 이 운동화를 확보,바닥문양과 두 초등학생의 시체 어깨에 찍힌 신발자국과의 일치 여부를 확인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까지 자백 이외에는 증거가 없고,박군의 진술이 구체적이지는 못하지만 사건 당시 정황과 상당부분 부합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윤군 등이 살던 동네와 학교 주변의 우범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군에 대한 정황적 용의성이 드러나 연행,조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군은 초등생들이 살던 부천시 원미구 소사동 연립주택에서 300여m 떨어진 곳에 거주하고 있으며,1년 전부터 동네 불량배들과 어울리면서 학교를 자주 결석했으며 지난 9일부터는 학교에 나가지 않고 집에도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찰은 “박군의 자백 이외에는 아무런 물증이 없어 범인으로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유력한 용의자이기 때문에 신병확보 차원에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학생이 신체가 큰 초등학생 2명을 살해할 수 있느냐는 의문과 함께 윤군 등을 사건 당일 최종 목격한 친구 김모군이 밝힌 용의자와 박군의 인상착의가 크게 달라 진범 논란이 일고 있다. 부천 김학준 채수범기자 kim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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