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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플러스] 아라파트 사촌 자택서 피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안책임자를 지낸 무사 아라파트(65)가 7일 아침 가자지구 자택에서 무장 괴한들의 기습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알 아라비야 방송이 보도했다. 무사 아라파트는 지난해 11월 사망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전 자치정부 수반의 사촌으로, 그동안 부정부패 의혹이 끊이지 않았고 수차례 암살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인민저항위원회(PRC)는 사건 직후 아라파트를 ‘반역자’로 지칭하며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행위라고 주장했다.PRC는 집권 파타당 이탈 세력과 하마스, 이슬라믹 지하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유대인 정착촌 철수 후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거물 인사가 암살됨에 따라 자치정부의 치안유지 능력이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 출판계가 만들어 가는 사회코드

    ‘인간 심리’와 ‘옛것’, 그리고 ‘숫자’. 요즘 출판계가 선호하는 키워드 세 가지다. 극심한 출판 불황 속에서도 제법 팔리는 책들을 보면 이 세 가지 키워드중 하나를 주제로 삼고 있다. ‘심리’가 유행하는 것은 결국 현대인들의 불안한 심리를 반영한다.‘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란 속담이 요즘처럼 가깝게 다가오는 때가 있을까? 일자리를 얻기 위해, 승진하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얻기 위해, 반항하는 자녀의 속내를 알기 위해 변덕스러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심리’를 파헤치는 것은 중요해졌다. ‘평생성적, 초등학교 4학년에 결정된다’처럼 책 제목에 숫자를 끼워넣는 것도 이같은 불안 심리의 연장이다. 도덕 선생님 같은 두루뭉수리한 훈계는 싫다. 족집게 강사처럼 하나라도 실제에 도움이 되는 것을 원한다. 신년 하례때 일부 정치인들이나 휘갈려 쓰며 한껏 폼을 잡던 ‘고전’의 문구가 일반에 되살아난 것도 주목할 만한 일.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가 조성모에 의해 리메이크되어 각광 받았듯, 수천 년, 수백 년 전 선조들이 현대의 각색자에 의해 새롭게 태어나 사람들의 지적 욕구를 자극한다. 옛것도 리메이크하면 새것. 현대인들은 옛것을 통해 오늘을 해석하고, 내일을 내다본다. 베스트셀러는 이같은 사회코드를 들여다보는 프리즘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1) 심리를 공략하라 심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애인이, 상사가, 동료·후배가, 자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사회가 갈수록 복잡다단해지다 보니 더욱 그렇다. 그래서 사람들은 타인의 심리 읽기에 열중한다. 이같은 ‘심리 읽기 욕망’을 겨냥한 책들이 바로 요즘 쏟아져 나오는 ‘…심리학’류 책들이다. 남녀가 서로를 유혹하는 데 키포인트는 뭘까?능력도, 자상함도, 잘생김도 아니다. 인간의 유혹은 단지 감각의 산물이다. 약물을 써 동공을 확대시킨 여자들에게 남자들은 한결같이 열광한다. 나이트클럽의 고막이 터질 듯한 음악은 뇌의 호르몬 작용에 관여해 ‘작업’의 성사를 쉽게 한다. 이 모두 추측이 아니라 실험이 증명한 사실임을 파트릭 르무안의 ‘유혹의 심리학’(북폴리오)은 말해 준다. 1964년 미국 뉴욕의 한 동네. 새벽에 20대 여성이 집 앞에서 피살됐다. 그녀는 ‘도와 달라.’고 고함쳤고,38명의 이웃이 창문으로 현장을 보았지만 누구도 도와주거나 신고하지 않았다. 로렌 슬레이터가 쓴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에코의 서재)에선 이 사례에서 책임의식에 대한 현대인의 심리를 본다. 개인의 책임의식은 그들이 소속한 집단의 크기에 반비례한다는 것. 실험에 따르면 오히려 목격자가 한 명밖에 없었다면 피해자가 도움받을 확률이 85%였다. 기업 경영자나 간부들이 어떻게 조직을 이끌어가야 할지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소비를 지배하는 것도 심리다. 불황인데도 명품이 잘 팔리는 현상엔 ‘실패확률이 낮다.’란 소비자의 안전심리가 깔려 있다. 쇼핑몰에 ‘마지막 한정품’이란 푯말이 자주 붙는 것도 ‘지금 아니면 살 수 없다.’란 불안감을 부추기기 위한 것. 시식코너에 6가지의 햄을 늘어 놓은 날이 24종류의 햄을 늘어 놓은 날보다 매출이 높았다는 실험은 선택의 홍수시대에 지나친 선택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 심리를 잘 보여준다. 니혼게이자이신문 기자들이 펴낸 ‘마음을 유혹하는 경제의 심리학’(밀리언하우스)은 이처럼 수많은 경제이론 속에 숨겨져 있는 경제의 참모습을 ‘심리’라는 프리즘을 통해 살펴본다. (2) 숫자는 확실하다 지난 연말 출판되어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책이 있다. 번역서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탄줘잉 편저, 위즈덤하우스). 무한경쟁의 시대에 작은 실천으로 큰 행복감을 얻는 행위들을 소개한 책이다. 내용과 함께 궁금한 것 한 가지. 왜 49가지일까?. 이에 대해 출판사측은 ‘나이 쉰이 되기 전’이라는 의미를 부여한다.‘아 그래, 힘 떨어지기 전에, 쉰이 넘기 전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심리를 겨냥한 것. 불교에서 ‘사십구재’ 등 죽음의 의미가 있는 것도 작용했다. 원서엔 99가지로 되어 있던 것을 출판사에서 49가지만 추려냈다. 한데 이 책만이 아니다.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평생 성적, 초등학교 4학년에 결정된다’(예담)‘상위 1%로 가는 10분 공부법’(파라북스)‘2010 대한민국 트렌드’(한국경제신문)‘2000원으로 밥상 차리기’(영진.COM) 등등. 왜 사람들은 이렇게 ‘숫자’를 좋아하는 걸까? ‘평생성적∼’를 펴낸 예담의 김태영 사장은 “궁금증과 위기의식을 유발하고, 구체적 정보를 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밝혔다.‘그럼 5학년 때부터는 이미 늦어 공부 다했다는 얘기냐?’는 거부감이 들지 않을까? 처음엔 그냥 ‘평생성적, 초등학교때 결정된다’로 했다가 너무 두루뭉수리하고, 힘이 없어 보여 ‘4학년’이란 숫자를 도입했단다. 어쨌든 ‘봐라 4학년이 중요하지 않느냐.’라고 위기감을 준 것이 마케팅에서 주효해 35만부나 팔려 나갔다.‘일곱살부터 하버드를 준비하라’(북센스),‘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랜덤하우스 중앙) 등도 이같은 의도가 깔려 있다. 이같은 숫자 마케팅은 특히 미래담론에서 그 힘을 발휘한다.‘2010 대한민국 트렌드’‘10년후 한국’‘10년후 세계’‘2020 미래한국’ 등등.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대에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사람들의 미래에 대한 궁금증은 높아만 간다. 이런 책들은 구체적 시간, 구체적 내용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의 마음을 잡은 책들이다. (3) 옛것은 ‘오래된 미래’ 홀대받아온 고전, 고리타분하다고 배척받아온 옛 사람들이 부흥기를 맞았다. 서점에 가면 동양고전이 세련된 장정으로 옷을 갈아 입고 유혹의 눈짓을 보낸다. 잊고 지냈던 옛 선조들이 수백년을 뛰어넘어 나와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호통을 친다. 요즘 독자들의 시선을 받는 고전은 ‘옛날이란 시대’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생생히 살아있다. 아니 현실을 넘어 미래를 이야기한다.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가 동양 고전을 재해석해 풀어낸 책 ‘강의’(돌베개)는 5만부나 팔렸다. 고전책으론 엄청난 기록. 한국의 대표적 진보 학자인 저자는 신자유주의적 패권 질서로 위기에 처한 세계문명의 대안을 동양고전에서 찾는다. 내 나라, 내 가족, 나 자신의 이익만이 판치는 현대에서 이웃과 공생하는 관계론의 시각으로 공자와 맹자, 노자, 장자를 해석한다. ‘옛 공부의 즐거움’(웅진지식하우스)을 쓴 이상국은 고전과 옛 사람들을 ‘놀이의 장’에 끌어 들인다. 노자의 ‘도덕경’을 놓고 김춘수와 유치환, 박경리를 불러내 작품 이야기를 펼친다. 글과 실용의 일치를 주장하고 실천했던 연암 박지원과 다산 박지원을 불러내 공리공론만 일삼고 있는 선학들을 꾸짖기도 한다. 정민의 ‘미쳐야 미친다’(푸른역사), 이덕무의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에 나오는 18세기 조선의 학자들은 현대 한국의 지식인 사회가 거울로 삼아야 할 선학들이다. 이덕무씨는 “다산과 연암 등 열린 지식인층이 주류로 편입되지 못하면서 조선 지식인 사회는 성리학 중심이라는 폐쇄회로에 갇혔다.”고 분석한다. 또 오늘날 한국의 지식인 사회도 상아탑의 폐쇄적 권위와 전문분야 지식에 대한 독점적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CEO칼럼] 10가지 ‘메가 쇼크’ 이겨내자/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CEO칼럼] 10가지 ‘메가 쇼크’ 이겨내자/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한국과 한국기업, 한국인이 각각 좋은 나라, 좋은 기업, 좋은 국민이 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 10가지가 있다.10가지 메가 쇼크(Mega Shock)를 이겨내야 한다. 트렌드라고 하기에는 너무 한가로워 쓰나미와 같은 메가 쇼크라고 불러야 옳다. 첫째, 세계화 쇼크다. 탈 냉전, 국경의 붕괴, 무한 경쟁, 글로벌 스탠더드, 카지노 자본주의, 달러 대 위안화, 기업의 찰스 다위니즘(생물진화 요인에 대한 찰스 다윈 이론), 투명 경영 등등. 세계화 하면 생각나는 숨가쁜 키워드들이다. 어느 것 하나 만만찮다. 이 모든 단어들이 어느날 갑자기 몰아닥쳤다. 세계 자본을 겪으며 비싼 등록금을 내고 있다. 영국계 펀드 소버린은 SK의 경영권을 압박하는가 했더니 거액의 차익을 먹고 사라졌다. 골드만 삭스도 외환위기후 화의 중이던 진로를 주무르며 거액을 챙겼다. 이제 국가라는 보호막 속의 지역주의 로컬리즘(Localism)에서 글로벌리즘(Globalism)에 입각한 세계화·지구촌시대에 진입한 것이다. 중국은 7000만명이 넘는 화교자본의 힘을 배경으로 중국 창조를 꾀하고, 인도 역시 2000만명의 인교(印僑)를 통해 도약을 도모하고 있다. 한국 역시 500만 한교(韓僑)의 네트워크와 적극 결합하는 게 긴요하다. 둘째, 민주화 쇼크다. 산업화를 이룩한 동시에 정치 민주화를 달성했다. 경제민주화는 필수 관문이다. 그런 것들을 통과후 선(先)진화를 이루고 선(善)진화를 향해 가야 한다. 하지만 기업 내부의 적이 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형제의 난’에서 보여진 바와 같은 비뚤어진 소유와 경영 체제인 지배구조와 상습적으로 파업을 일삼고 부패를 자행하는 상당부분의 노조 지도부가 그것이다. 이제 보스십보다 파트너십이 절실하다. 셋째,IT·하이테크 쇼크다. 이른바 ‘스리 애니(three any)’를 실현하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킹 비전’으로 요란하다. 언제(anytime), 어디서나(anywhere), 어떤 단말기(Any device)로도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해 비즈니스, 게임, 미디어 감상이 가능해지고 있다. 넷째, 저출산·고령화 쇼크를 이겨내야 한다. 국민연금이나 출산장려금 같은 돈 시스템도 중요하거니와 탁아 시스템과 탁노(託老) 시스템 같은 사회대책이 긴요하다. 다섯째, 여풍(女風) 쇼크를 잘 이해해야 한다. 여성 존중·여성 경영·여성과 함께는 목전의 과제가 됐다. 여자는 시간과 돈과 정보를 장악했다. 여섯째, 환경쇼크다. 이제 환경은 외면할 수 없는 아젠더다. 환경·발전을 모두 얻는 녹색 성장만이 지속성장가능경영을 열 수 있다. 일곱째, 친디아(Chindia) 쇼크를 이겨내야 한다. 친디아는 차이나와 인디아의 결합어다. 곧 중국에서 만든 소나타를 구입해야 할지 모른다. 한국이 IT강국을 자부하지만 인도의 소프트웨어를 극복해야 한다. 여덟째, 원자재 쇼크다. 배럴당 원유가는 100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얼마전 한국석유공사는 베트남에서 경제성이 높은 유전을 발견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끊임없는 유전 확보와 대체에너지 연구가 시급하다. 철강 등 광물자원과 농산물 등의 가격도 참기 힘든 고통을 주고 있다. 아홉째, 북핵·테러 쇼크다. 이라크에 진출했던 가나무역의 김선일씨 피살사건은 남의 얘기가 아니다. 한국은 알 카에다 연루 의혹자가 경유한 국가다. 또한 북핵을 요리하고 경영하면서 개성공단을 두드려야 한다. 마지막은 부동산 쇼크다. 한국인들은 부동산에 관한한 달통한(?) 도사들이며 동시에 피해자들이다. 한국에서는 비싼 값에 공장부지를 구입해야 한다. 반면에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고도 팔리지 않는 공장 때문에 골치를 앓아야 한다.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
  • 당일치기 가을 개성관광

    당일치기 가을 개성관광

    고려 500년 도읍지였던 개성은 그리 매력적인 여행지가 아닐지도 모른다. 까탈스럽고 번거로운 CIQ(출입관리시설) 검문을 거쳐야 하고, 때로는 이미 짜여진 일정에 따라 북측의 통제를 받으며 여행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성만큼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여행지를 찾기란 쉽지 않다. 여정은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긴다. 분단 55년 만에 문을 연 개성 관광길. 금강산에 이어 두번째 북한 관광길이지만 느낌은 사뭇 다르다. 마치 꿈을 꾸는 듯 손내밀면 닿을 듯한 거리에서 개성 시민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다소 낡아 보이는 아파트 베란다는 화분으로 한껏 멋을 냈고, 그 사이로 시민들이 어디론가 발길을 재촉한다.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사람들, 교복 입은 아이들, 한복을 입고 유모차를 끌고가는 여인들…. 풍경 하나하나가 코끝을 찡하게 한다. 사진촬영을 통제해 가슴에만 담아온 것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가을의 문턱에 접어든 개성. 하루로는 진정 아쉬움이 컸던 개성 당일관광으로 안내한다. 개성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이것은 조심하세요 개성 관광은 북측 지역 내에서 이뤄지는 만큼 지켜야 할 주의사항들이 적지 않다. 어길 경우 위반금을 물어야 하며, 심할 경우 북측에 억류돼 조사를 받아야 한다. 금강산 관광과 마찬가지로 버스로 이동할 때와 북측 CIQ 및 군사시설에 대한 사진촬영이 금지돼 있다. 북측의 정치, 경제, 사상 등 서로 자극할 수 있는 대화는 자제하고, 검문 절차가 까다로운 만큼 소지물품을 간편하게 하는 것이 좋다. 신분확인을 위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반드시 지참해야 하고, 개성관광증은 남과 북이 합의한 개성출입 여권 및 비자와 같은 역할을 하므로 낙서를 하거나 훼손해서는 안 된다. 휴대품에는 제한 규정이 있는데 ▲10배율 이상의 쌍안경 및 망원경 ▲초점거리가 160㎜ 이상인 카메라 렌즈나 이를 탑재한 카메라 ▲광학 24배줌 이상 캠코더 ▲휴대전화(PDA포함) 등 통신기기 ▲휴대용 TV와 라디오,MP3, 기타 남측 신문 및 인쇄물 등 관광목적에 부합되지 않는 물품 등을 휴대해서는 안 된다. 휴대전화는 안내 직원에게 맡긴 뒤 남측 귀환시 반환받을 수 있다. 관광 중에 통용되는 화폐는 미국 달러이며, 기념품은 1인당 300달러까지만 면세가 적용된다. 북측 의약품과 뱀술, 영정술, 우황청심환과 북한 사상 관련 각종 출판물은 남측 반입이 되지 않는다. 북측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질해서는 안 된다. 북한군들은 남한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손총질’이라 해서 철저하게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관광지 내에서는 되도록 흡연을 삼가고, 관광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정해진 경계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 ■ 개성 37mile 당일치기 여행 벽은 무너지고… ‘개성 시내의 모습은 어떨까. 선죽교, 박연폭포의 경치가 아름답다던데’ 설렘 속에 시범관광단을 실은 버스가 서울 경복궁을 출발했다. 개성까지의 거리는 약 50㎞. 승용차로 달리면 1시간 남짓한 거리다. 개성은 38선 이남에 있는 북한 땅으로 한국전쟁 전까지 남한에 속했던 지역이다. 자유로를 따라 달리던 버스가 속도를 줄인 곳은 임진강을 가로지르는 통일대교. 민족의 통일 염원을 담은 다리지만 차량 통제를 위해 겹겹이 막아놓은 바리케이드가 먼저 분단 현실을 실감케 한다. ‘남북왕래차량외 진입금지’라고 쓰인 표지판이 가로막힌 도라산역 남측 CIQ(출입관리시설). 버스에서 내려 CIQ에서 간단한 짐검사와 법무부 출입국 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출경수속을 마쳤다. 출경 수속은 일찍 끝났지만 정해진 시간에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8시 정각에 버스가 다시 남측 CIQ를 출발했다. 군사분계선 주변은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어 평온해 보였지만 도로를 제외한 주변 모두가 지뢰밭이라고 한다. 도로는 왕복 4차선. 도로를 따라 철길이 나란히 달린다. 오른쪽 창밖으로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로 널리 알려진 낡은 열차가 분단의 아픔을 느끼게 한다. 마침내 북한땅. 군사분계선 북측지역으로 넘어가자 총을 들고 부동자세로 버스를 응시하는 북한 군인의 모습에 마른 침이 절로 넘어간다. 군복을 차려입은 인민군 장교가 버스에 올라 눈으로 인원체크를 하는 것으로 북측 CIQ 입경 수속이 시작됐다. 버스 앞에서 눈으로 인원을 세는 사이 버스에는 잠시 적막감이 흐른다. 그 시선은 마치 이곳부터는 ‘북한’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듯했다. 이어 인민군 장교가 ‘개성 관광증’에 찍힌 일련 번호에 따라 호명하는 순으로 버스에서 내린 뒤 몸검사와 짐검사가 시작됐다. 인민군과 세관, 개성총국에서 함께 관리하는 CIQ에서는 가방을 열어 일일이 모든 것을 체크한다.CIQ 멀리 평화롭게 보이는 기정동 마을이 한적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 카메라는 몇 ㎜입네까?”라며 출입하는 사람들에게 긴장감을 준다. 그러나 생각보다 그리 위압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여행의 재미로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CIQ 뒤편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평양 아리랑 총회사 소속 직원들이 술과 기념품을 판매한다. 판매원 김윤화(21)씨는 “시내에 들어가면 술 한병에 여기보다 다섯달라(5달러) 이상 비싸요.”라며 권한다. 실제 개성인삼주가 이곳에서는 8달러지만 박연폭포 앞에서는 14달러를 줘야 한다. 1시간이면 달려올 거리를 3시간 만에 버스가 개성 시내로 향한다. 버스에는 20대 후반의 문광철(관광총회사 소속)씨와 조성(개성시 소속)씨 등 2명의 안내원이 동승했다. 이동중에 시내나 북한 주민 등의 사진 촬영을 감시하기 위해서다. 일행 중 한명이 “시내 사진 한장 찍어도 될까요.”라고 묻자 문씨는 “그러면 아주 불쾌한 관광이 됩네다.”라며 농담으로 응수한다. 개성으로 가는 길은 정비가 끝나지 않아 덜컹거린다. 개성공업지구를 지나 드디어 개성 시내로 들어섰다. 시내는 아름드리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고, 중심가에는 20층은 족히 돼 보이는 아파트가 종종 눈에 들어온다. 건물은 낡았지만 베란다는 갖가지 화분들로 한껏 멋을 내고 있다. 주민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았다. 하지만 그들은 이를 애써 외면하고 제갈길을 재촉했다. 아파트 창문은 커튼으로 가려져 있지만 멀리 아파트 창문으로는 빠꼼히 버스 행렬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버스에서 내려 시내를 걸어보고픈 충동이 밀려 왔다. 언젠가는 마음놓고 걸어볼 날이 오겠지…. 버스는 고려 박물관(고려 성균관)에 도착했다.992년 창설된 최고의 교육기관인 국자감의 후신으로 1308년 성균관으로 개칭됐으며, 조선시대 설립된 성균관과 구분하기 위해 고려 성균관으로 불린다. 건물은 임진왜란 때 불타 1610년 재건한 것으로 입구에 있는 수령 500년 된 은행나무가 오랜 역사를 말해 준다. 박물관은 4개의 전시관과 야외전시관이 있는데 고려청자와 금속활자 등 고려시대의 대표적인 유물과 현화사 7층탑, 현화사비 흥국사 석탑 등 북측의 국보급 문화재가 전시돼 있다. 입구에는 북측 화가들이 자신이 그린 그림을 팔고 있다. 전시관에 들어서자 안내원들의 맛깔스러운 설명이 이어진다.“고려 유물은 임진왜란 때 왜군이 많이 약탈했습네다. 이제 북·남이 힘을 합쳐 다시 찾아와야지요.” 송도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는 이옥한(40) 해설원은 유물 설명중 ‘개성 깍쟁이’의 유래에 대해 “‘깍쟁이’라는 말은 ‘가게 쟁이’에서 유래된 것으로 셈이 밝아서 그런 게 아니라 상업이 번창해 가게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고려 박물관에서 버스로 5분 거리에 있는 선죽교에 도착했다.919년 고려 태조가 개성내 하천축조의 일환으로 건립한 돌다리지만 고려 충신 정몽주가 피살당한 곳으로 더 유명하다. 다리의 길이는 6.67m, 너비는 2.54m. 원래는 난간이 없었으나 1780년 정몽주의 후손들이 난간을 둘러 보호하고 옆에다 돌다리도 하나 더 놓았다. 개천을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로 화려함은 없지만 정갈한 느낌이다. 안내원 한명이 다리 한편에 있는 옅은 붉은색 얼룩을 가리켰다. 그는 “이게 정몽주 선생의 피”라며 “그래서 선지교였던 이곳이 선죽교라 불리게 됐다.”는 재미있는 설명을 곁들였다. 선죽교 옆에는 정몽주를 기리는 사당과 비석이 여러개 서 있다. 당초 일정이 개성민속여관에서 정몽주 생가인 ‘숭양서원’으로 바뀌었다. 개성민속여관은 조선시대 전통가옥을 여관으로 꾸민 것으로 현재 외국인 관광객들이 묵고 있어 관람이 어렵다는 것.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서원으로 올라가는 길에 ‘7월11일 붉은기, 선죽동, 제2인민반’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북측 안내원에게 “학교 간판이냐.”고 묻자 “번지인데 이 집은 특별한 날을 기리기 위해 날짜를 적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몽주 영정 등이 모셔져 있는 사원에서는 개성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였다. 사원에서 내려다 보는 경치가 무척이나 아름답다. 사원 앞에 있는 간이 상점에 들르자 북한 음료가 눈에 띈다. 코카콜라와 비슷한 검은색 음료는 ‘코코아 탄산단물’이며, 환타와 같은 음료는 ‘모란봉 레몬 탄산 단물’이란다. 가격은 1달러. 냉장고에서 꺼낸 코코아 탄산단물은 달착지근한 맛이 그런대로 갈증을 풀어준다. 숭양서원을 나와 개성백화점, 김일성 동상 등을 지나 개성 남대문 로터리를 돌아 다시 선죽교 인근에 있는 자남산 여관에 마련된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또다른 식사 장소로는 통일관과 영통식당, 민속여관내 식당 등이 있다.2층 식당에서는 한상 가득 개성식 식사가 차려져 나왔다. 반찬으로는 개성 약밥과 떡합석, 삼색나물, 닭고기 장과, 돼지고기 편찜, 오이소박이 등이 맛깔스럽게 차려졌다. 이중 눈에 띄는 것은 ‘우메기’. 종업원 김영실씨는 “찹쌀 70%에 멥쌀 30%로 만들었는데 기름에 튀긴 뒤 떡 위에 우묵우묵 칼자국을 내서 ‘우메기’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김치는 왜 안 나오느냐고 묻자 “개성은 보쌈김치가 유명한데 그건 겨울에 오셔야 합네다.”라고 덧붙인다. 식사는 대부분의 식당들이 비슷하지만 11첩 반상기와 단고기(개고기) 정식 등이 나오기도 한다. 개성에서 북쪽으로 26㎞ 떨어진 박연폭포로 가는 길은 제주도 오름을 연상시킬 만큼 널찍한 초원이 반긴다. 개성∼평양간 고속도로 주변은 나무가 많지 않은 구릉들로, 푸른 초원이 덮여 있어 절로 감탄을 쏟아내게 한다. 1992년 김일성 80회 생일에 완공된 이 고속도로는 북한 최초의 아스팔트 4차선 도로다. 평양까지는 160㎞로 승용차로 1시간30분 걸린다고 한다. 도로 주변에서는 옥수수 밭을 자주 볼 수 있는데 농부들이 노란 옥수수를 수확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사진을 찍고 싶은 충동이 밀려왔지만 (감시원이 있어) 멋진 경치를 눈으로만 담아와야 했다. 200m 남짓한 숲길을 오르자 박연폭포가 거대한 물줄기를 쏟아 붓는다. 천마산과 성거산 사이를 흐르는 계곡물이 북쪽 계곡을 따라 흐르다 못을 만들고 그 아래 37m 높이의 폭포를 이루고 있다. 폭포 위에는 박연이라는 연못이 있고, 폭포 아래 직경 40m의 고모담이란 바위 연못이 있다. 박연폭포는 화강암벽의 순수 자연폭포로 금강산의 구룡폭포, 설악산의 대승폭포와 더불어 한반도의 ‘3대 폭포’로 꼽힌다. 웅장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폭포수와 함께 인근 소나무, 화강암벽이 자연스레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폭포수 아래 동쪽 언덕에는 법사정이라는 정자가, 서쪽에는 용바위라는 둥근 바위가 각각 절묘한 미색을 자랑한다. 자남산 여관 서점에서 산 ‘개성관광안내 책자’에 따르면 ‘옛날 퉁소를 잘부는 박진사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곳 물가에서 퉁소를 부는 그에게 끌리어 물 밖에 나온 용왕의 딸이 박진사를 물속으로 데리고 들어가 같이 살았다고 하여 ‘박연’이라고 한다. 그 아래 고모담은 박진사의 어미가 아들을 잃은 슬픔을 안고 통곡하다가 물에 떨어져 ‘어미담’ 또는 ‘고모담’이라고 불렀다.’고 적혀 있다. 박연폭포 위 대흥산성에 오르면 위에서 박연폭포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올라가는 길은 흙길이지만 진흙과 모래가 섞여 있는 마사토로 질지 않다. 1시간 남짓 박연폭포를 돌아본 뒤 짧은 개성 관광이 마무리됐다. 버스에 오르라는 안내원들의 재촉에 “여행이 수박 겉핥기 식이다. 너무 짧다.”며 곳곳에서는 아쉬움 섞인 푸념들이 들려 왔다. 박연폭포에서 내려가는 길은 구름 한점 없이 푸르던 하늘에 갑자기 먹구름이 밀려왔다. 반세기 만에 찾은 남측 손님들의 아쉬움을 아는지 하늘에서는 간간이 빗줄기가 쏟아졌다. ■ 꼭보자 베스트3 개성은 한민족 최초의 통일 국가인 고려의 500년 도읍지였던 만큼 고려 건국시조인 왕건왕릉과 고려 31대 공민왕릉, 고려민속박물관, 선죽교, 영통사 등 고려 유적지가 주류를 이룬다. - 왕건왕릉(북한 사적 제53호) 개성에서 북서쪽으로 6㎞ 떨어진 해선리의 만수산 자락에 있는 왕건왕릉과 신혜왕후 무덤은 왕건의 뜻에 따라 검소하게 만들어졌다. 왕릉은 1994년 새롭게 단장됐다. 3단 축조의 웅장한 무덤과 그 앞에 문무관의 석인상, 호랑이와 양을 비롯한 석조군상으로 위용을 자랑하며 능문과 제당도 갖춰져 있다. 무덤안을 직접 들어갈 수 있게 돼 있으며, 능앞에 넓은 공원이 조성돼 있다. 최근 왕릉에서 청동의 왕건조각상이 출토돼 세간을 깜짝 놀라게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등신대의 인물조각상으로 연구가치가 높다. - 공민왕릉(북한 국보급문화재 제39호) 개성에서 서쪽으로 9.8㎞ 떨어진 개풍군 해선리 봉명산 문선봉 아래에 있는 무덤은 쌍분으로 왼편이 고려 31대 공민왕의 현릉이고, 오른편이 부인 노국공주의 정릉이다. 이 무덤은 남한에서 주로 보는 왕릉과 달리 3개의 층단으로 구성돼 있는 점이 특이하다. 봉분의 높이는 6.5m. 각 봉분에는 12각의 병풍석을 돌리고 12지신상과 연꽃무늬로 섬세하게 조각했다. 공민왕은 1365년 왕비 노국공주가 난산으로 죽자 애통한 나머지 9년 동안 자신이 직접 주관, 방대한 조영사업을 벌였다. 이 왕릉에는 고려시대 수학, 천문, 지리, 건축, 예술 등 총체적인 역량이 집대성돼 있다. - 영통사(북한 보물급 문화재 35~38호) 1027년(현종 18년) 창건되었다. 고려 왕실과 깊은 관련이 있어 인종을 비롯한 여러 왕들이 자주 행차해 분향하였으며, 인연이 있는 왕들의 진영(眞影)을 모시는 진영각이 있었다. 대각국사 의천도 이곳에서 교관을 배웠으며, 입적한 후에는 그의 비가 이곳에 건립되었다. 언제 폐사됐는지는 확실치 않다. 문화재로는 북한의 보물급 문화재 제36호인 영통사대각국사비, 제37호인 영통사 당간지주, 제35호인 영통사동삼층석탑, 제38호인 영통사서삼층석탑, 국보급문화재 제37호인 영통사오층탑이 있고 보광원, 중각원 등이 있다. ■ 3가지 코스 중 고르세요 개성관광은 ‘고려반’‘박연반’‘왕릉반’ 등 3개의 코스로 구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1개 코스를 택하게 돼 있다. 고려반은 오전 개성시내관광(고려박물관, 선죽교, 개성민속여관), 오후 박연폭포를 참관하는 코스이며, 박연반은 오전 박연폭포, 오후 개성시내 관광을 하는 것. 왕릉반은 공민왕릉과 왕건릉을 참관한 뒤 오후에 개성시내관광을 하는 것이다. 관광은 대략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쯤 모두 끝나게 되며, 돌아오는 길에 개성공단 시범단지를 견학한다. 관광 중 세부적인 해설은 북측의 전문 해설원들이 맡게 되며, 점심식사는 개성시내에 있는 자남산호텔식당이나 영통식당, 통일관, 민속여관내 민속식당 등에서 하게 된다. 그러나 현대아산에 따르면 본 관광 시기와 요금은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았다.3차례 실시된 시범관광의 경우 관광요금 17만 4000원과 식대 2만 1000원을 포함해 19만 5000원인데 본 관광 요금이 이보다는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게 현대아산측의 설명이다. 개성관광에 대한 문의 및 예약은 현대아산 (02) 3669-3000.
  • 사랑과 증오와 위장의 이빨자국

    사랑과 증오와 위장의 이빨자국

      한강나루터 여인 피살사건에서는 이빨자국이 범인을 잡았다. 우리나라 과학수사상 처음 있은「케이스」다. 이 이빨 흔적의 감정에서 공로를 세운 사람이 문국진 박사(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 과장)이다. 그가 현장과 멀리 떨어진 실험실에서 결정적 증거를 잡을 때까지의 법의학적「추리」의 고충담을 들어 보았다. 사람이 사람을 무는 것은 사랑·증오·위장할 때 문국진 박사 얘기를 들으면 사람이 사람을 깨물 경우에는 세 가지 상황을 상정(想定)할 수가 있다. 첫째가 느껴움의 극치에서 상대방을 애무(愛撫)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깨뭄. 둘째가 증오심에서 가해지는 사정없는 물어뜯음. 셋째가 지능범이 흔히 획책하는 방법으로 위장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남기는 엉뚱한 교상(咬傷). 법의학의 연구에 따르면 이 세 가지 경우에 있어서 물린 사람의 몸에 나타나는 자국이 모두 다르다. 첫째의 경우, 앞이빨 자국이 남는다. 둘째의 경우, 맨 앞이빨에서 좌우로 세 번째 있는 불쑥 솟아오른 대치(大齒)의 자국이 깊게 파인다. 셋째의 경우, 앞뒤 이빨의 차이 없이 균등한 자국이 난다. 지난해 12월 28일 사건발생이 보고되었을 때 현장에 급거 출동한 과학수사진은 가장 귀중하면서도 유일한 증거를 채취했다. 피살된 이(李)여인의 턱과 젖가슴과, 그리고 국부의 세 군데의 뜯은 흔적. 그래서 범인을 두고 변태성욕자설까지 세워졌다. 이 세 가지 색다른 증거물을 놓고 문박사의 추리가 시작되었다. 세 자국의 검증 결과는 애무를 위한 가벼운 교상도 아니었다. 미움에 복받친 잔인한 물어뜯음도 아니었다. 마지막 셋째 번의 경우였다. 자국이 균등하게 나 있는 것으로 보아 문 사람이 냉정한 상태에서 제3의 목적을 위해 저질렀다는 결론 밖에 얻을 수 없었다. 위장을 위한 교상이다. 다음 문박사는 사람 몸에 교상이 남을 수 있는 여러가지 경우를 법의학의 연구실적의 여러 실례에서 뽑아내어 보았다. 물린 상처의 정도 보면 생전이냐 사후냐 알아 첫째 피해자가 물리는 경우. 여기에도 A-피해자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물리는 경우와 B-죽은 상태에서 물리는 경우의 두 가지가 있다. 둘째 가해자가 물리는 경우다. 이번 사건은 둘째 경우는 아니다. 피해자가 물리는 경우에도 A와 B에 따라서 자국이 나타남이 달라진다. 살아 있을 때에 물리면 아프다. 피해자는 얼른 피하려고 한다. 따라서 오래오래 남는 깊은 자국이 나지 않는다. 하물며 이여인처럼 턱, 젖가슴, 국부로 상당히 거리가 먼, 그리고 여자로서는 결정적인 곳을 물어 뜯기면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또 살아 있으면서 물렸다면 그 직후 곧 피살되었다고 해도 교상이 상당히 나아졌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여인은 사후에 물어뜯겼다. 그러기에 그 상처가 경직(硬直)과 함께 뚜렷이 남게 되었다. 범인은 이여인의 숨을 먼저 거두게 한 후 위장을 위해 시체에 이빨 흔적을 낸 것이다. 이러한 3단논법으로 문박사의 결론은 내려졌다. 이빨은 지문(指紋)과 같이 만인부동(萬人不同)이고 종생불변(終生不變). 이번 경우는 용의자 치형(齒型) 피살자의 상흔(傷痕)과 꼭 맞아 피살체에서 떠낸 이빨 흔적과 똑 같은 모양의 이빨을 가진 사람이 범인이다. 경찰에 연행된 용의자들의 이빨 모양을 모조리 석고에 따서 흔적과 대조했다. 연말연시의 휴가도 다 날리고 실험실에서 살았다. 문과장뿐만 아니라 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과 직원이 총동원 되었다. 꼭 열흘 동안 밤샘이 계속되었다. 문박사에게는 뚜렷한 증거를 살리지 못한다면 법의학이 운다는 사명감도 있었다. 또 이빨자국이 범인을 체포한다면 세계법의학계에 새로운 보괒료도 되므로 법의학자로서의 야심도 작용했다. 교상흔적과 범인의 이빨형태가 꼭 같아서 영락없이 범인을 잡은 이번 같은 예는 세계에서도 10년에 한 번쯤 있을까 말까 하는 통계다. 우리나라에서도 교상흔적이 단서가 되어 범인이 체포된 예가 있기는 있었지만 이번 경우와는 달랐다. 7년 전 뚝섬에서 여인 타살(打殺)사건이 발생했었다. 용의자로 피살자의 애인인 벽돌공장 직공이 연행되었다. 증거가 없었다. 다만 용의자는 엄지손가락에 상처를 입고 있었다. 용의자는 벽돌이 떨어져서 다쳤다고 우겼다. 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는『벽돌에 사람 이빨이 나 있으면 그러한 형태의 상처가 날 수 있다』였다. 용의자는 이 바람에 순순히 자백을 했다가 그 손가락의 상처는 피해자가 죽기직전 가해자를 문 흔적이었던 것이다. 애매한 용의자 풀어줄 때 법의학 하는 보람을 느껴 이 경우는 이번처럼 흔적과 이빨을 대조하지 않고 자백을 얻은 예다. 문박사는 1월 6일 이미 결론을 얻었단다. 바로 남편인 최대연(崔大連)(51)의 이빨과 그 흔적이 일치한다는 사실. 그러나 문박사는 하루 24시간을 꼬박 고민 속에서 지냈다. 『원래 법의학을 하게 된 것은 개인의 병을 고치기에 앞서 인권옹호를 통해 사회의 병을 고치자는데 목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조사가 혹시 잘못되어 생사람을 잡는 결과가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고민이었습니다』 그래서「데이터」를 되풀이 검토한 뒤「법의학자의 양심」을 가지고 7일에 결과를 일선 수사진에 통고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용의자였던 최대연은 횡설수설을 거듭하고 있었다. 그를 범인으로 지목할 결정적인 증거가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거짓말 탐지기에까지 걸어 보았으나 거기서도 범인이 아닌 것으로 나타나 있었다. 그 용의자가 교상 흔적과 이빨 모양이 일치한다는 과학수사의 결과에 그만 자백을 하고 말았다. 문박사의 얘기론 이번 이빨감정의 성공으로 우리나라에 흔한 밤중에 강도사건도 쉽게 해결될 가능성이 엿보였다. 우리나라의 도적들은 대체로 통금시간 전에 목적한 입에 잠입, 해제 직전에 일을 해치우고 도망을 친다. 그들은 잠복하는 2~3시간 사이에 음식들, 특히 과일들을 먹는단다. 그러니까 먹다 남은 것이 그 자리에 버려지기가 일쑤. 그 유기물(遺棄物)에서 범인의 이빨을 잡아낼 수 있는 것이다. 경찰관들은 이빨자국에도 눈독을 들여야 한다. 외국에서는 이빨자국이 범인체포에 많은 성공을 거두고 있는 탓으로 이빨흔적만 연구하는 법의학이라는 새 분야가 치의학에서 떨어져 나와 독립된 학문의 하나로 확립되어 있다. 그만큼 이빨자국이 중시되고 있는 셈. 문박사는 서울의대를 졸업, 계속 과학수사연구소에 근무하다가 64년에「급사혈(急瀉血)이 조직비만세포(組織肥滿細胞)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법의학 논문으로 모교에서 박사 학위를 얻었다. 동기생들 중에는 돈을 번 사람도 상당히 많으나『자기는 3급 갑류의 의무지정으로 봉급은 본봉 1만 4천원「플러스」수당 1만원의 박봉 공무원』이란다. 실험실에서 일선의 수사를 돕는, 햇빛을 받지 못하는 법의학도이지만 보람을 느낄 때도 있다. 애매한 용의자가 그의 감정결과로 풀려 나오면 다른 의사가 죽어가는 환자를 살린 것 이상의 기쁨에 젖는다. 『한 나라의 민주주의와 문명이 얼마나 발달되어 있는가를 알려면 그 나라의 법의학의 발달도를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 선데이서울 69년 1/19 제2권 제3호 통권17호 ]
  • 강남 또 살인사건

    서울 강남의 명품관 거리 근처에서 20대 여성이 피살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건현장은 불특정다수를 촬영할 경우 인권침해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 방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지 않은 대로변 근처였다. 26일 오전 6시쯤 청담동의 한 상가건물 계단에서 최모(21·여)씨가 엎드려 숨져 있는 것을 환경미화원 조모(51)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조씨는 경찰에서 “청소를 하려고 계단을 올라가는데 젊은 여성이 옷이 벗겨진 채 1층과 2층 사이에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사건현장의 벽과 바닥 등에서는 혈흔이 발견됐으며, 최씨의 팔 등에 저항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경찰은 최씨의 지갑에 든 현금이 사라진 점을 중시, 강도살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늦은 시간에 인적 없는 건물에 함께 들어간 것으로 미뤄 면식범에 의한 살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곳은 청담동의 명품관 거리 옆골목의 3층짜리 건물로 아직 상점이 다 입주하지 않아 절반 이상 비어 있었다. 사건현장은 사람이 많이 다니는 대로변과 인접,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사각지대라 범인이 최씨와 함께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 등 결정적인 증거자료가 확보되지 않았다.청담동은 이번에 강남구가 CCTV 100대를 추가로 설치한 지역 중 한 곳이었지만 아직 정상가동을 하지 않은 상태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의 CCTV화면을 모두 분석, 수상한 인물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강남 방범 CCTV ‘반짝 효과’

    강남 방범 CCTV ‘반짝 효과’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 전역에 설치됐던 폐쇄회로(CC)TV가 범죄 예방에 반짝 효과를 내는 데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설치 후 5개월간 범죄율은 매달 22% 안팎으로 줄었으나 6개월째부터 범죄발생 건수가 설치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2004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 시내 31개 경찰서 관내에서 발생한 살인·강도·절도·강간·폭력 등 5대범죄 건수를 분석한 서울경찰청 자료에서 밝혀졌다. 사생활 침해 논란 속에 범죄예방의 총아로 등장한 CCTV 만능론을 뒤집은 결과로, 급증 추세에 있는 CCTV 설치와 관련해 심도있는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해 8월25일 서울 강남구 주요 골목과 우범지대에 272대의 CCTV를 설치했던 강남경찰서 관내에서는 CCTV 설치 직전 122건이던 5대범죄 발생률(인구 10만명당)이 한달 만에 95건까지 떨어졌으나,6개월 만인 올 2월에는 123건이나 발생해 설치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강남서 관할 구역에서 줄었던 범죄가 가까운 지역으로 옮아갈 것으로 우려됐던 서초·송파·강동·수서 등 인접 경찰서 관내로의 범죄전이 현상도 초기 5개월 이후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난 1년간 서울 전역의 5대범죄 발생률이 11.8% 줄어들었으나 강남서 관내에서는 8.6% 감소하는 데 그쳐 CCTV 효과가 미흡함을 뒷받침했다. 이들 CCTV는 강남구가 80억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했으며 역삼동 관제센터에서 통합관리하고 있다. 31개 경찰서별 5대범죄 발생건수 순위에서 1424건으로 6위를 차지한 강남서는 강도발생률에서는 3위로 뛰어올라 여전히 부유층을 노리는 범죄꾼들의 타깃인 것으로 확인됐다. 절도 발생률 감소도 19.5%에 불과, 서울 평균 감소율인 22.8%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1년간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 사건과 서울 서남부 부녀자 피살 및 피습사건 이후 서울 각지에서 흉악범죄가 끊이지 않아 어느 때보다 범죄피해에 대한 불안이 컸지만, 실제 강력범죄발생은 이전보다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년 동안 서울에서는 11만 3782건의 5대범죄가 발생했다. 범죄율의 기준인 인구 10만명 당 발생건수로 치면 1106건이다. 전년도 같은 기간에는 1266건이었다.5대범죄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강도범죄는 같은기간 전년대비 41.9%나 줄어들었다. 절도와 강간·폭력도 각각 22.8%,3.6%,5.9% 줄어들어 감소추세를 보였으나, 살인만 1.9% 늘어났다. 특히 살인발생률은 구로 등 서울 외곽의 ‘베드타운’에서 큰 폭으로 증가해 주택가의 치안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양구서 전당포 주인부부 피살

    14일 낮 12시쯤 강원도 양구군 중리 Y전당포에서 중국인 주인 왕모(77)씨와 아내 우모(69)씨가 흉기에 가슴 부위를 찔려 숨져 있는 것을 인근에 사는 아들(45)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경찰은 왕씨 부부의 시체 상태 등을 보아 전날 밤 강도에 의해 살해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그러나 부부가 똑같이 흉기에 찔린 점 등으로 미뤄 면식범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양구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스리랑카외무 총격 피살

    라크시만 카디르가마르(73) 스리랑카 외무장관의 암살로 불안정하게 유지돼 오던 정부군과 반군의 휴전이 위태롭게 됐다. 카디르가마르 외무장관은 지난 12일 밤 수도 콜롬보 자택 부근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해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스리랑카 정부는 “반군단체인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의 소행”이라며 14일 타밀 소수민족 12명(여성 1명)을 콜롬보 주변에서 체포했다. 정부는 이번 사태로 “양측간 평화협정 재개 노력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졌다.”면서 전날 새벽 무기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러나 LTTE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과 관련이 없다.”며 “정부내 세력이 자신들에게 뒤집어씌워 양측간 휴전협정을 파괴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타밀 반군의 정치인 공격은 1970년대 초부터 시작해 지난 2002년 2월 노르웨이가 중재한 휴전협상 이전까지 계속됐다.1999년에는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대통령이 반군의 공격으로 중상을 입는 등 내전이 격화되기도 했다. 올 들어서도 쓰나미 피해복구 구호기금 분배, 타밀지역 저명인사 암살 등으로 휴전협정이 위기를 맞기도 했다. 지금까지 반군의 무장 투쟁으로 양측은 6만 5000여명이 희생됐다. 타밀족 변호사 출신으로 대통령 측근인 카디르가마르 외무장관은 LTTE를 테러조직으로 규정, 불법화하는 움직임을 주도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중국 부자들 해외서 범죄 타깃

    중국 부자들은 꾀죄죄한 외모로 자신의 부를 감추는 경향이 있다.‘돼지는 살찌는 것이 두렵고 사람은 이름이 알려지는 것이 무섭다.(猪壯 人出名)’는 속담도 중국인들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인들은 국내와는 달리 해외에 나가면 자신의 부를 과시하지 못해 안달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구치 핸드백과 루이뷔통 가방 등 세계적인 명품들을 싹쓸이하는 관광객의 대부분이 중국인들이다. 올 상반기 중국인들의 1인당 해외쇼핑 금액은 987달러(약 100만원)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그래선지 중국의 부자 관광객들은 유럽과 동남아 범죄단체의 표적이 되고 있다.중국 관광객들이 신용카드 보급의 미비로 현금 소지율이 높고 원정 도박을 위해 거액의 현금을 갖고 있어 최적의 사냥감인 셈이다. 신화사는 최근 “많은 중국 여행객들이 파리와 런던 등 유럽은 물론 러시아 등의 주요 공항과 지하철 등에서 범죄 집단의 습격을 받고 있으며 대부분의 피해자가 고급 카메라와 거액의 현금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유럽에서는 중국인들을 상대로 ‘가짜 경찰’까지 등장하는 사기극도 벌어진다고 중국 언론들이 전했다. 해외에서 중국인들의 수난은 관광객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한 중국인 사업가가 현지 폭력배에 납치돼 살해됐고, 아프카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따라 여름방학 해외여행 성수기를 맞아 각국 대사관에 “자국민들이 해외여행시 의도적으로 자신의 부를 과시하지 않도록 하고 공공장소에서 남의 이목을 끌지 말도록 교육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북경만보(北京晩報)가 보도했다. 원한과 보복 등으로 국내에서 졸부들의 납치·피살사건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부유층 해외 관광객들이 연이어 수난을 당하는 것은 성숙한 ‘부의 문화’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가진 자’들의 부의 과시는 빈부 격차 확대로 고심하는 중국 당국에게 새로운 두통거리가 되고 있다.oilman@seoul.co.kr
  • [세계의 도청 실태] 국가 감시 개인파괴 다뤄

    [세계의 도청 실태] 국가 감시 개인파괴 다뤄

    영화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Enemy of the state)’는 국가기관의 도청과 감시가 얼마나 개인을 철저하게 파괴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난 1998년 개봉됐을 때만 해도 이 영화에 나오는 첨단 장비를 이용한 치밀한 도청과 감시는 ‘공상과학’의 영역에 속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국가기관의 도·감청을 합법화하는 법안에 반대하던 한 국회의원은 미 NSA 요원에게 피살되고 이 장면은 우연히 사진작가의 카메라에 잡힌다. 변호사 로버트 딘(윌 스미스 분)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 장면이 담긴 디스켓을 갖게 되면서 그에게는 감당하지 못할 시련이 찾아 온다. 갑자기 변호사 사무실에서 해고당하고, 금융기록이 조작돼 신용불량자가 된다. 다른 사건 때문에 연락을 주고 받던 옛 애인은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여기저기 숨어보지만 NSA는 항상 그의 뒤를 따라다니며 위협을 가한다. 자신이 왜 쫓기는지, 자신의 행적을 NSA가 어떻게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지 영문을 모르던 딘은 전직 정보기관 요원 브릴(진 해크먼 분)을 만나면서 궁금증을 풀게 된다. 딘의 옷과 신발, 소지품에는 초소형 전자추적장치가 숨겨져 있고 집에는 구석구석 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었다. 통화내용은 물론 그가 다른 사람과 나누는 모든 대화는 정보기관에서 도청하고 있었다. 이를 통해 NSA는 마치 딘의 옆에서 보는 것처럼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빠짐없이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영화 속에서 딘은 브릴의 도움을 받아 NSA에 멋지게 복수를 한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 개인이 국가기관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맞서 싸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국제플러스] 이라크서 피랍 美기자 피살

    |바그다드 외신|이라크에서 취재 활동을 해온 미국인 프리랜서 기자 겸 작가 스티븐 빈센트가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된 뒤 총에 맞아 살해됐다고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이 3일 밝혔다. 빈센트는 이라크 남부 도시 바스라의 고속도로 옆에서 머리와 몸에 여러 발의 총알을 맞은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빈센트와 이라크인 여성 통역 누르 와이디가 2일 저녁 바스라의 환전소에서 나온 뒤 경찰차를 탄 5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고 말했다. 와이디는 중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CNN은 빈센트가 바스라의 역사에 대한 책을 집필하면서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뉴스를 전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등 신문에 글을 기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급진적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를 따르는 이들이 이라크 경찰 내부에 침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이라크 수니파 헌법초안委 이탈

    |카이로 연합|이라크 헌법초안위원회가 수니파의 이탈로 삐걱대면서 이라크 새 정부의 정치 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초안위에 참여해 온 수니파 위원들은 21일(현지시간) 최근 발생한 동료 위원 피살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헌법 성안 과정에서의 수니파 역할 확대 등을 요구하며 일시 철수키로 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초안위의 주축을 이루는 시아파와 쿠르드족 위원들이 수니파 위원들의 불참 속에 헌법 초안을 만들게 되면 대표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헌법안 확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수니파가 전면 보이콧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아 새 헌법에 따라 정통성을 갖춘 주권정부 출범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 [사설] 반인류 테러 우리도 철저 대비를

    그저께 영국 런던에서 자행된 연쇄 폭탄테러는 세계인들을 또다시 공포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알카에다 유럽지하드’라는 단체는 이 테러가 자신들의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영국의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개입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어떤 이유로든 테러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폭력은 전세계인이 힘을 모아 막아야 하고, 응징해야 한다. 더이상 지구촌을 불안과 공포로 뒤덮이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지금 지구촌의 현실은 심각하다.4년전 미국 뉴욕 무역센터를 강타한 9·11테러 이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의 열차 폭탄테러가 발생했고, 런던의 테러 시점에는 바그다드 주재 이집트 대사가 테러단체에 의해 피살됐다. 미국과 영국 등 세계각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오래됐지만 테러가 줄기는커녕 늘어나는 지경이다. 국제적 테러대비 공조체제를 더욱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전쟁과 갈등을 줄여 지구촌의 평화를 정착시키는 데 인류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테러조직들에는 테러로는 어떤 목적이나 주장도 관철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 우리나라도 테러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점은 수차례 경고된 바 있다. 최근의 테러는 이라크전에 참전한 나라들을 공격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는 이라크에 파병하고 있으며, 불특정 테러단체로부터 여러차례 테러위협을 받은 바도 있다. 이제 테러는 남의 일이 아니다. 언제 우리의 안전을 위협할지 모른다. 테러에 대비한 국제공조는 물론, 국내시설 보호나, 여행객들의 안전, 국제행사가 열리는 시기나 행사장 주변에 대한 경계업무도 더욱 철저하게 해야 할 것이다. 말로만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테러가 사라질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 이라크주재대사 끝내 피살 이집트, 바그다드공관 폐쇄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무장단체 ‘이라크의 알 카에다’가 지난 2일 바그다드에서 납치한 이라크 주재 이집트 대사 이합 알 샤리프(51)가 끝내 살해됐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이라크 정부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 입장을 밝혔지만 이집트 외교부가 바그다드 주재 공관을 잠정 폐쇄키로 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이집트는 이라크 주재 외교관 보호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이라크의 알 카에다’는 7일(현지시간) 웹사이트에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샤리프 대사라고 주장하는 남자의 모습을 담은 짧은 동영상을 공개한 뒤 그를 처형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이 단체는 또 성명에서 “미국이 배후에 있는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는 국가들을 응징하기 위해 앞으로 최대한 많은 외교관들을 처형하겠다.”고 경고했다. 하루 전인 6일에는 “이집트가 ‘유대인 및 기독교인’과 동맹하는 배교(背敎) 행위를 했기 때문에 납치한 외교관을 처형하겠다.”는 성명을 냈었다. 이집트가 미국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정부에 협력, 이슬람을 배신했기 때문에 이집트 외교관을 처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라크 저항세력이 외국 공관장을 살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집트 외교부는 샤리프 대사가 살해됐다고 확인했지만 아직 이라크 정부로부터 결정적 증거를 넘겨받지는 못했고 시신이 어디 있는지도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이번 사건으로 이집트가 이라크 공관을 잠정 폐쇄키로 함에 따라 이라크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백악관의 지원을 받아 아랍과 이슬람 국가들에 외교관 파견을 공식 요청해온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은 알 카에다 등 저항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공표했지만 외교관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아랍·이슬람권은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뒤 상당수가 단교했다. 이라크 외무부에 따르면, 이라크 내 외국 공관은 현재 46개로 이집트 공관을 포함,14개가 아랍ㆍ이슬람권 공관이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유학생이 마약운반 ‘알바’

    홍콩에 본부를 둔 국제 폭력조직인 ‘삼합회’로부터 2600억원대의 마약을 공급받아 한국을 비롯한 일본·호주 등지로 밀반입한 마약밀수범과 유학생 등이 검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수원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신문식)는 5일 최모(25·유학생)씨와 박모(35·여)씨 등 유학생 및 어학연수생 7명을 포함한 국제 마약밀수사범 18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유학생 최씨는 지난 2월 삼합회 캐나다 지부 조직원으로 알려진 마약공급책 김모(25·캐나다 교포·사망)씨로부터 히로뽕 3㎏과 환각제인 엑스터시 1만정을 받아 국내에 반입시킨 뒤 이중 히로뽕 1㎏을 국내에 유통시킨 혐의다. 또 함께 구속된 박씨는 캐나다에서 유학 중인 한국 학생들을 마약공급책 김씨에게 소개시키고 국내에 반입된 마약을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구속된 유학생 및 어학연수생 가운데 이모(25·유학생)씨 등 5명은 지난해 3월부터 마약공급책 김씨로부터 마약을 넘겨받아 일본, 호주 등에 반입시킨 혐의다. 김씨는 지난 3월26일 미국 워싱턴주 소노호미시 카운티에서 피살됐으며 현지 경찰은 김씨가 마약거래와 관련, 피살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 수사결과 이번에 적발된 마약사범들이 지난해 3월부터 올 2월까지 국제적으로 유통시킨 마약은 모두 80㎏(시가 2600여억원 상당)으로 26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며, 이 가운데 3㎏이 한국으로 유입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마약을 운반한 혐의로 적발된 유학생들은 캐나다 현지에서 마약조직원들에게 포섭된 뒤 용돈을 번다는 명목으로 마약을 넘겨받아 비닐 등을 이용, 몸에 감춘 상태에서 1건당 150만원씩을 받고 일본 등으로 운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마약공급책 김씨가 홍콩 범죄조직의 조직원으로 알려짐에 따라 국제경찰과 공조수사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부시 “이란대통령 테러전력 밝혀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당선자는 25년전 테헤란의 미국대사관을 무단점거해 인질들을 감금했나?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아마디네자드 당선자가 지난 1979년 52명의 미국 외교관을 444일동안 인질로 잡은 사건을 주도했는지 답을 하라고 요구했다. 당시 인질로 잡혀있던 미국인들이 아마디네자드의 사진을 보고 그가 인질극을 주도한 학생 지도부였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측근들이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가 사건을 조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테러리스트 대통령’이 사실로 확인되면 아마디네자드의 핵개발 고수 의지와 더불어 미국·이란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전망이다. 79년 11월4일 이란 운동권 학생들은 미 정부가 혁명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팔라비 전 국왕을 넘겨주길 거부하자 테헤란에 있는 미국대사관을 무단 점거했다. 인질 사건은 팔라비 국왕이 80년 7월 카이로에서 사망하고,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막을 내렸다. 이로부터 26년동안 미국은 이란과 단교 상태를 유지해오고 있다. 눈을 가린 미국인 인질을 이란 학생들이 붙잡고 있는 두장의 흑백 사진이 공개되면서 사진 맨오른쪽 인물이 아마디네자드 당선자란 것이 일부 당시 인질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인질극 지도부였던 압바스 아브디는 “아마디네자드는 다른 학교 학생이었으며, 우리는 그가 참여하겠다는 것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흑백사진 속 학생은 아마디네자드가 아니라고도 했다. 아브디 등 당시 학생 지도부는 현재 정치적으로 아마디네자드의 반대편에 있어 증언에 무게가 실린다. 아마디네자드측은 인터넷에 젊은 시절 사진을 올려 공개된 인질극 당시 사진과 동일 인물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아마디네자드의 측근은 “새 대통령은 할 일이 많다. 언론 게임이 빠져들지 않을 것”이라며 AP통신 기자의 사진 확인 요청을 거부했다. 한편 아마디네자드가 1989년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한 쿠르드족 지도자 피살사건에도 개입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1일 체코 일간 프라보는 이란에서 추방돼 이라크에 살고 있는 쿠르드족 야당지도자의 말을 인용,“그는 89년 당시 쿠르드족 인사 3명을 살해하는 데 사용된 무기들을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고 DPA통신이 전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시네마 천국] 새달 7일 개봉 스릴러 ‘프리즈 프레임’

    누군가에게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24시간 동안 1초도 빠짐없이 내가 나 자신을 감시해야 한다면? 새달 7일 개봉하는 스릴러 ‘프리즈 프레임’(Freeze Frame)은 이야기 얼개를 언급하는 순간부터 숨이 막힐 것 같다. 언제 어느 순간에든 알리바이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카메라 프레임 안에 묶어두는 남자의 이야기다. 10년전 일가족 살해 혐의로 기소됐다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난 숀 베일(리 에반스). 또 언제 어떤 식으로 누명을 쓸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이후 10년 동안 자신의 행위들을 빠짐없이 카메라로 기록해왔다. 집안 구석구석에 폐쇄회로 카메라를 달아두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몸에까지 카메라를 붙이고 다닐 정도다. 피해의식에 빠져 심각한 편집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의 상황을 도입부에서부터 밀착묘사한 영화는 한참동안 관객을 무중력 상태에 빠트려 놓는다. 숨막힐 듯 시종 어둡기만 한 화면에 지루하게 나열되는 주인공의 ‘기록 편집증’이 영화에서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중반을 넘어선 뒤에야 감잡힌다. 늘어져 있던 영화가 신경줄을 조이기 시작하는 건, 또다시 살인혐의를 받게 된 숀이 알리바이를 증명할 녹화 테이프를 잃어버린 사실을 알아차린 대목에서부터. 피살자의 몸에서 문제의 테이프가 발견되자 숀의 숨통을 조이는 경찰, 꼼짝없이 궁지에 몰린 숀, 사건에 유별나게 관심이 많은 여기자(케이시 카터) 등 세 축을 뼈대삼아 스릴러는 살을 붙여나간다. 햇빛 한줄 없는 숀의 어두운 지하실 방이 주요공간인 영화에 어떤 이는 폐쇄공포증의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을 듯. 누군가의 계획된 음모에 걸려 혼자 눈물겹게 진실을 밝혀나가는 주인공의 연기가 밀도 높다. 리 에반스는 영국의 코미디 스타 출신.‘마우스 헌트’‘제5원소’‘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등의 조연으로 꾸준히 얼굴을 내밀어온 그가 완전히 딴판 캐릭터의 주인공을 연기했다. 설명이 길어졌다간 자칫 스포일러가 되기 십상인 막판 반전이 놓였다.15세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국제플러스] 레바논 테러… 反시리아 인사 사망

    |베이루트 AFP 연합|시리아군 철수 뒤 치러진 첫 총선에서 반시리아 야당연합이 승리를 거둔 지 하루 만에 레바논에서 폭탄테러가 발생, 반시리아계 정치인이 사망했다.21일 오전 10시쯤(현지시간) 베이루트 시청 근처에서 전직 공산당 지도자이자 시리아의 내정간섭에 반대해온 조지 하위가 타고 가던 차에서 폭발물이 터지면서 하위가 즉사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하위는 기독교계 정치인으로서 그동안 시리아 정보기관이 레바논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 반대하는 발언을 자주 해왔다. 이달 들어 베이루트에서 반시리아계 인사가 피살된 것은 지난 2일 이번과 비슷한 방법으로 폭사한 신문 칼럼니스트 사미르 카시르에 이어 두번째다.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살인 부른 ‘천민 자본주의’ 부작용

    중국에서는 졸부를 ‘바오푸(暴富)’라고 부른다. 벼락부자라는 의미로 개혁·개방 이후 비정상적인 부의 축적 과정을 상징적으로 함축한 단어다. 사실 중국에서 ‘큰 부자’는 고위층과의 ‘관시’(關係)를 활용했거나 부정부패에 연루돼 있어 존경보다는 눈총을 받는 분위기다. 이런 와중에 최근 중국 전역에서 부자들이 살해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18일 새벽 지린(吉林)성 왕칭(汪淸)시의 최고 갑부인 차이콴시(蔡寬錫) 일가 4명이 집안에서 살해됐다. 건축업으로 떼돈을 버는 과정에서 원한을 사 피살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현지 경찰의 판단이다. 지난 4월 네이멍구(內蒙古)를 뒤흔들었던 사영 기업가 저우진신(周錦新) 살인사건도 마찬가지다. 바오터우시(包頭市)의 한 호프집 앞에서 살해된 그는 4명의 동업자가 보복으로 암살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3년에도 전국공산연합회의 저명 기업인인 리하이창(李海蒼) 부주석이 의문의 죽음을 당해 중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부자들의 ‘수난’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는 것은 중국 자본주의의 내재적인 모순 때문이다. 우리 역시 1960∼70년대에 경험했지만 부의 축적 과정은 온갖 비리가 얽혀 있는 ‘천민 자본주의’의 특징이 강하다. 신징바오(新京報)는 최근 ‘벼락부자의 조건’이라는 기사에서 “벼락부자들은 토지와 금융 자원을 장악하고 국유 재산을 빼돌리고 있다.”고 한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동자들의 착취로 사영 기업가들이 자신의 배를 불리고 관료들의 이권개입과 부정부패가 만연되면서 ‘공정성’이 상당부분 훼손돼 가고 있다. 부자가 존경받기는커녕 불안에 떨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경제잡지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중국 100대 부호의 명단은 ‘구속자 명단’과 일치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다. 이들의 상당수가 부정부패나 세금포탈 등의 혐의로 쇠고랑을 차고 있는 중국의 현주소를 빗댄 말이다. ‘부자가 존경받지 못하는 사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은 한국사회 역시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oilm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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