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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미정상, 미래의 큰 그림 다시 그릴 때다

    이명박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오늘 정상회담을 한다. 이 대통령의 취임 이후 세 번째 갖는 회동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런 만큼 이번 회담에 거는 기대 또한 작지 않다. 우리 역시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에 걸맞은 결과가 나오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늬만 정상회담이 아닌 실질적 회담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양측이 각별히 신경써야 할 대목이다. 무엇보다 미국측이 성의를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본다. 지난 4월 정상회담 때 합의한 ‘21세기 전략적 동맹관계’의 연장선에서 큰 그림을 다시 그려야 한다. 동맹국에 대한 예우차원에서도 그렇다. 두 나라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에 대한 큰 틀의 원칙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양측이 조율한 결과로 여겨지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지금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문제를 비롯해 북한의 비핵화 3단계 진입을 위한 공조, 한국인의 미국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 등 어느 것 하나 만만치 않다. 여기에 독도 사태와 금강산 여성관광객 피살사건도 짚고 넘어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다. 이처럼 의제가 많다 보니 자칫 소리만 요란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그럼에도 미국은 자기네 국익을 먼저 챙긴다.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보좌관은 “우리는 한국인들이 아프간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을 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에 한국군 파병을 공식 요청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돕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군 파병은 국회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라크 파병 문제도 있는 터라 신중할 필요는 있다. 따라서 동맹국에 대한 미측의 배려가 우선돼야 한다. 부시 대통령의 결단을 지켜 보아야 할 이유다.
  • 꼬인 북핵·금강산·독도문제 풀릴까

    꼬인 북핵·금강산·독도문제 풀릴까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주 서로 얼굴을 맞대고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6일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베이징 올림픽 개막일인 8일 환영오찬과 개막식 등에서 정상외교의 장이 벌어진다. 남북과 미·중 정상간 회동이 잇따라 이뤄지면서 북핵 문제를 비롯, 금강산·독도 문제 등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가 급물살을 타게 될지 주목된다. ●한·미, 북한에 결단 촉구할까 올 들어 3번째 만나는 이명박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주요 의제로 협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비핵화 2단계를 넘어 3단계인 핵폐기로 넘어가기 위해 북한이 제출한 핵프로그램 신고서 검증체제 구축 필요성에 의견을 같이 하고, 이를 북측에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11일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 발효를 앞두고 북핵 검증체제가 구축되지 않을 경우 해제 시점을 늦추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어 한·미간 이를 지렛대 삼아 북한을 압박하는 방안도 협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시 대통령이 한국·태국 등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인권 문제를 거론하겠다고 밝힌 만큼 북한 인권 개선에 대한 협의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소식통은 “이 과정에서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등에 대한 의견 교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 지명위원회(BGN)의 독도 표기 원상 회복 이후 독도 문제에 대한 의견도 조율될 전망이다. ●베이징 정상외교, 돌파구 찾나 북핵 문제와 함께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 한·일간 독도 문제 등이 얽혀 있는 상황에서 관련국 정상들이 8일 베이징에서 한 자리에 모이게 되면서 한반도 외교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두차례 만날 기회가 있어 이 자리에서 금강산 사건에 대한 메시지가 전달될 것인지 주목된다. 정부 소식통은 “남북간 별도 회담이 아니더라도 환영오찬과 개막식에서 자연스럽게 만나 금강산 사건 등 남북간 현안을 협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 회동 못지않게 북·미 정상간 접촉 여부도 주목된다.6자회담 등을 통한 최근 북·미 관계 진전 분위기를 고려할 때 회동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외교가의 관측이다. 또 미·일 정상 회동 가능성도 있어 부시 대통령이 한·일간 독도 문제에 대한 중재에 나설지도 관심거리다. 이런 상황에서 올림픽 개최국이자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은 남북 및 미·일·러와 각각 양자회담을 갖고 현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측이 남북 정상을 오찬에 함께 초대하고 각각 양자회담을 갖는 등 중재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한반도 외교가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당청 엇박자 볼썽사납다

    청와대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 삐걱거리고 있다. 장관 인사청문회와 18대 국회 원구성 문제 등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홍준표 원내대표가 사안마다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이유야 어디에 있든 국정 혼선이나 표류로 이어질 이런 엇박자가 더는 없도록 당·청은 내부소통부터 힘써야 할 것이다. 양측 간 불협화음이 표면화한 원인은 장관 인사청문특위 구성에 대한 견해 차이다. 장관 인사청문회는 유관 상임위에서 열어야 한다는 법규를 무시한, 민주당 측의 요구를 홍 원내대표가 덜컥 수용하려 하자 청와대가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홍 원내대표가 뒤늦게 “오버액션을 했다.”며 갈등 수습에 나섰지만, 당·청간 원활한 의사소통 부재를 입증하는 해프닝이다. 더욱이 이런 엇박자는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뒤에도 벌어졌었다. 여당 박희태 대표가 대북 특사 파견을 제의하자 이명박 대통령이 실현가능성을 들어 회의적 반응을 보이면서다. 국정운영의 양대 축인 당·청간 엇박자는 고스란히 국민의 피해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당장 여야간 이견이 큰 데다 당·청간에도 손발이 맞지 않는 바람에 원구성 문제는 장기 표류하게 됐다. 이로 인해 각종 민생법안 처리도 천연되게 되지 않았는가. 청와대와 여당은 이제부터라도 상호 스킨십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당·청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가도 시원치 않을 엄중한 시기다. 원구성이나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야당의 협조를 설득하기 전에 대통령과 여당 대표간 정례회동 부활 등 소통 채널의 복원부터 서두르기 바란다.
  • ‘착잡한’ MH 5주기

    ‘착잡한’ MH 5주기

    현대그룹이 4일 고(故) 정몽헌(MH) 회장의 5주기를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치렀다. 현정은 회장은 맏딸만 대동한 채 이날 새벽 쓸쓸하게 남편 묘소를 찾았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이 다시 방북 길에 올랐지만 돌파구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현 회장은 당초 금강산에서 MH 5주기 행사를 치를 계획이었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이 터지자 방북 계획을 전면 취소하고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 경기도 하남 창우리 묘소를 찾기로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계획을 바꿨다. 맏딸인 정지이 현대유앤아이 전무만 데리고 새벽에 단출하게 참배를 다녀왔다. 언론의 집중조명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묘역에서 발표할 예정이던 대북사업 관련 입장도 생략됐다. 현대그룹측은 “현 회장께서 ‘조용히 개인시간을 갖고 싶어 미리 참배를 다녀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 30여명은 예정대로 이날 오전 11시 창우리 묘역에서 추모식을 가졌다. 한 임원은 “올해가 금강산관광 10주년이고 관광객 수도 급증해 그 어느 때보다 5주기 행사가 빛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뜻밖의 참사로 가장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며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하필 북한이 MH 기일 하루 전날 강경 담화문을 낸 것에도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이날 아침 일찍 북한으로 떠난 윤만준 사장 일행도 금강산 관광지구 안에 세워진 MH 추모비에 참배했다. 정부와 현대그룹은 윤 사장이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에 물꼬를 터주기를 내심 바라고 있지만 큰 기대는 어렵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표면적 부인과 달리, 현재로서는 윤 사장이 유일한 대북 채널이라는 점에서 현 회장의 방북 등 물밑 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사설] 북한의 ‘금강산 추방’ 진의는 뭔가

    북한이 어제 금강산 지역 군부대 대변인 명의의 특별 담화를 통해 금강산 관광지구에서 불필요한 남측 인원을 추방하고,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의 현장 합동조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합동조사단이 모의 총격실험을 통해 숨진 박왕자씨가 100m이내에서 조준사격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외교안보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북한군 담화는 납득할 수 없으며 이번 사건이 해결되지 않으면 금강산에 관광객을 보낼 수 없다.”면서 “개성지역도 신변안전보장을 위한 조치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북한은 ‘강경에는 초강경으로’ 대응하는 특유의 위기 고조 방식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내부적으로 흩어진 민심을 다잡고 군부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대외적으로는 책임론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남측의 교전수칙까지 인용하는 등 피살사건이 우발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모습을 엿보였다. 아울러 금강산 관광의 중단을 언급하거나 시사하지 않았다. 연간 4000만달러 이상의 짭짤한 현금 수입원을 잃고 싶지 않은 데다 관광이 중단될 경우 남북간 투자보장합의에 따라 남쪽 투자분에 대해 보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것이다. 금강산 관광사업이 ‘수령님’의 유훈 사업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어쩔 수 없이 당분간 금강산, 개성관광 등은 경색국면을 맞게 됐다. 그러나 그 어떤 것에 앞서, 관광객의 신변안전 문제는 철두철미하게 짚어야 한다. 이번 피살사건에 담긴 의미이다. 따라서 북한은 억지를 부리기보다, 피살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협조해야 한다. 다만 이번 사건이 남북관계의 전면적인 대립구도로 진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부는 앞으로 사태전개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북한의 진의를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 이대통령-김영남 8일 베이징 회동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8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참석차 8∼9일 베이징을 방문하는 동안 김영남 위원장과 공식 석상에서 접촉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3일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후진타오 주석이 주최하는 오찬에서 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나란히 초청을 받았으며, 같은 테이블에 좌석이 배치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남북한 현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번 만남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과 금강산 내 남측 인원 추방 등 남북한 경색 국면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의 회동이라는 점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방중 기간 동안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대통령은 베이징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한편 올 5월 한·중 정상회담 때 협의했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구체적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정부, 대북 식량지원 ‘골머리’

    정부가 대북 식량 지원 여부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이 북측의 진상조사 거부로 장기화하는 가운데 세계식량기구(WFP)가 북한 식량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 한국 등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31일 “WFP측이 전날 ‘북한 주민이 2001년 이후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발표한 뒤 아직 우리측에 공식 설명이나 지원 요청을 해오지 않고 있다.”며 “WFP가 요청해 올 경우 관계 부처 협의 및 국민 여론을 고려해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문제와 연계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북한의 식량 사정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확인되면 국민 여론을 감안해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입장은 대북 식량 지원에 정치적 고려는 하지 않겠지만 금강산 사건 이후 국민 여론이 악화돼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대북 소식통은 “정부가 난감해하는 부분은 그동안 파악한 북한의 식량 사정이 WFP의 발표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양강도·함경도 등은 상대적으로 식량 사정이 악화돼 지역별 편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WPF는 지난 5월 말 한국 등 16개국에 대북 식량 지원을 호소하는 서신을 보낸 바 있다. 한편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부 대북정책의 공식 명칭을 ‘상생과 공영’으로 확정했다.”며 “이를 기본으로 향후 5년간 대북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박홍환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합조단 “박왕자씨 100m 이내 총격 추정”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총격 사망사건을 조사중인 정부합동조사단(단장 황부기)은 “북한군이 100m 이내의 거리에서 박씨를 조준사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합조단의 김동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총기연구실장은 1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에 대한 중간조사 브리핑에서 최근 실시한 모의실험을 통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북한군 소총의 평균 명중률을 감안해 200m 이내에서 사거리를 달리한 실험을 반복한 결과 피격 거리가 100m 이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의탁사격(조준을 정확히 하기 위하여 총을 고정하고 쏘는 사격)일 경우에는 100m,추격 중일 때는 60m 이내의 거리에서 사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측 주장대로 박씨가 도주했을 경우 (초병들이 빠른 걸음으로 추격했을 것이므로) 사격 거리는 100m보다 훨씬 가까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그러나 합조단은 북한 초병들이 실제 초소 밖으로 나와 박씨를 추격,사격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피격 당시 상황에 대해 김 실장은 ‘박씨가 정지 명령에 불응하고 도망쳐 총을 쐈다.’는 북한측 설명과는 달리 “박씨가 천천히 걷거나 정지 상태에서 총을 맞은 것 같다.”며 “박씨의 시신에 남아 있는 2개의 총상을 분석한 결과 총탄이 들어간 자리와 나간 자리가 지면과 수평을 이루고 있는 점에 근거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총격 횟수 및 시간에 대해 “총상의 형태로 봐서 최소한 3발은 쐈을 것”이라고 말한 뒤 “그러나 총격 시간은 현재로서는 오전 5시16분 이전으로 알고 있을 뿐 정확히 확정할 수 있는 데이터는 없다.”고 밝혔다. 초병이 최소 3발을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근거에 대해 부검결과에서 드러난 박씨의 허벅지 상처에 대해 언급하며 “이번 실험에서 허벅지 상처가 박씨 발 주변을 타격한 총탄에 의해 모래·조개껍질 등이 튀었을 경우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발사 위치와 관련, “세 번째 발사 위치는 제1탄 피격 후 고인의 행동에 따라 고인의 전방향,고인의 진행방향을 기준으로 2시 방향 또는 4시에서 6시 방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그는 “따라서 각각 2발이 발사되었을 가능성과,전·후방에서 각각 1발씩이 발사되었을 가능성이 모두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어떤 총탄이 우선인지 모르지만 하체에 난 상처는 섰을 때 생성될 수 있는 상처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정황상 둔부를 먼저 맞고 그 이전에 허벅지 상처 입고 나중에 가슴 총상 입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말 그대로 예측이고 정황증거만 가지고 말하는 것이라 실제 객관적으로 제시할 데이터는 없다.”고 말했다 북측이 박씨가 관광객임을 식별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실험한 날은 안개가 끼어 있어 확실하지 않으나 대체로 남녀식별거리는 70m 정도”라고 설명한 그는 “모의실험이 사건 현장과 다른 측면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가지고 관광객임을 알았다 몰랐다 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확답을 피했다. 김 실장은 북측의 의도성에 대해 “이런 모의실험을 가지고 사실을 판달할 수 없다.”고 대답을 피하면서도 “분명한 것은 조준을 한 병사가 자기가 겨눈 총의 조준관에 자기가 목표한 목표물를 담고 목표물의 움직임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초병은)조준 당시 표적의 움직임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지상태라는 것을 인지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이 어떤 의도가 있는지 아니면 우발적으로 계속 연속사격을 하게 됐는지는 이런 실험결과를 가지고는 판단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모의 실험 자체가 실시하는 현장의 일기 상황 등의 조건들에 따라 차이날 수 있으므로 사건 현장에 가서 실험해 봐야 한다.”며 현장 실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합조단은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이번 실험 결과는 북한 초병의 과잉대응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합조단은 지난달 27∼28일 동해 해변에서 국과수와 경찰청 등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산책시 이동거리 소요시간,사격 거리와 방향,사건 발생 시간대 사물 식별 가능여부,총성 등 5가지 모의실험을 진행했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합조단 “박왕자씨 100m 이내 총격 추정”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총격 사망사건을 조사중인 정부합동조사단(단장 황부기)은 “북한군이 100m 이내의 거리에서 박씨를 조준사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합조단의 김동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총기연구실장은 1일 오전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에 대한 중간조사 브리핑에서 최근 실시한 모의실험을 통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북한군 소총의 평균 명중률을 감안해 200m 이내에서 사거리를 달리한 실험을 반복한 결과 피격 거리가 100m 이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의탁사격(조준을 정확히 하기 위하여 총을 고정하고 쏘는 사격)일 경우에는 100m,추격 중일 때는 60m 이내의 거리에서 사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측 주장대로 박씨가 도주했을 경우 (초병들이 빠른 걸음으로 추격했을 것이므로) 사격 거리는 100m보다 훨씬 가까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그러나 합조단은 북한 초병들이 실제 초소 밖으로 나와 박씨를 추격,사격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피격 당시 상황에 대해 김 실장은 ‘박씨가 정지 명령에 불응하고 도망쳐 총을 쐈다.’는 북한측 설명과는 달리 “박씨가 천천히 걷거나 정지 상태에서 총을 맞은 것 같다.”며 “박씨의 시신에 남아 있는 2개의 총상을 분석한 결과 총탄이 들어간 자리와 나간 자리가 지면과 수평을 이루고 있는 점에 근거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총격 횟수 및 시간에 대해 “총상의 형태로 봐서 최소한 3발은 쐈을 것”이라고 말한 뒤 “그러나 총격 시간은 현재로서는 오전 5시16분 이전으로 알고 있을 뿐 정확히 확정할 수 있는 데이터는 없다.”고 밝혔다. 초병이 최소 3발을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근거에 대해 부검결과에서 드러난 박씨의 허벅지 상처에 대해 언급하며 “이번 실험에서 허벅지 상처가 박씨 발 주변을 타격한 총탄에 의해 모래·조개껍질 등이 튀었을 경우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발사 위치와 관련, “세 번째 발사 위치는 제1탄 피격 후 고인의 행동에 따라 고인의 전방향,고인의 진행방향을 기준으로 2시 방향 또는 4시에서 6시 방향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그는 “따라서 각각 2발이 발사되었을 가능성과,전·후방에서 각각 1발씩이 발사되었을 가능성이 모두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어떤 총탄이 우선인지 모르지만 하체에 난 상처는 섰을 때 생성될 수 있는 상처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정황상 둔부를 먼저 맞고 그 이전에 허벅지 상처 입고 나중에 가슴 총상 입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말 그대로 예측이고 정황증거만 가지고 말하는 것이라 실제 객관적으로 제시할 데이터는 없다.”고 말했다 북측이 박씨가 관광객임을 식별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실험한 날은 안개가 끼어 있어 확실하지 않으나 대체로 남녀식별거리는 70m 정도”라고 설명한 그는 “모의실험이 사건 현장과 다른 측면들이 있기 때문에 이를 가지고 관광객임을 알았다 몰랐다 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확답을 피했다. 김 실장은 북측의 의도성에 대해 “이런 모의실험을 가지고 사실을 판달할 수 없다.”고 대답을 피하면서도 “분명한 것은 조준을 한 병사가 자기가 겨눈 총의 조준관에 자기가 목표한 목표물를 담고 목표물의 움직임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초병은)조준 당시 표적의 움직임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지상태라는 것을 인지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이 어떤 의도가 있는지 아니면 우발적으로 계속 연속사격을 하게 됐는지는 이런 실험결과를 가지고는 판단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모의 실험 자체가 실시하는 현장의 일기 상황 등의 조건들에 따라 차이날 수 있으므로 사건 현장에 가서 실험해 봐야 한다.”며 현장 실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합조단은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이번 실험 결과는 북한 초병의 과잉대응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합조단은 지난달 27∼28일 동해 해변에서 국과수와 경찰청 등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산책시 이동거리 소요시간,사격 거리와 방향,사건 발생 시간대 사물 식별 가능여부,총성 등 5가지 모의실험을 진행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北, 비동맹회의서도 ‘10·4선언’ 로비전

    북한이 최근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이어 27∼30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리는 비동맹운동(NAM) 장관급회의에서 우리측의 남북정상회담 ‘10·4선언’ 이행 촉구를 공론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금강산 피살 사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문제 제기에 대한 맞불 전략으로, 국제사회에서 10·4선언을 이슈화해 우리측을 압박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29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ARF 참석에 이어 테헤란 비동맹운동 장관급회의에 참석, 우리측의 10·4선언 이행에 대한 참가국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외교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독도 분쟁지역 표기 파문] 인재없어 ‘人災외교’

    최근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발생한 ‘망신 외교’와 독도 영유권 문제 악화는 정부의 안이한 대응이 부른 예견된 ‘인재(人災)’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청와대·외교부 등 외교안보라인 내 엇박자가 심각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돼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정부 내 혼선, 북한에 뒤통수 29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유명환 외교장관 등 외교부 ARF 대표단은 출국 전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에 대한 문제 제기 수준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환 장관과 권종락 제1차관은 이 자리에서 ‘로-키(낮은 톤) 대응’ 입장을 밝혔으나 이용준 차관보와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단 사이에서 금강산 사건 공론화를 둘러싸고 이견이 컸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장성명에 10·4선언이 포함되자 유 장관은 싱가포르측에 항의를 전달하는 수준에서 지시했지만 이 차관보는 청와대측의 지시를 받아 싱가포르측을 만나 10·4선언을 빼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싱가포르측이 금강산 사건도 빼겠다고 하자 유 장관이 아닌 본부에 있는 권 차관에게 연락했으며, 권 차관은 청와대측과 10·4선언을 빼기로 협의한 만큼 직권으로 “둘 다 빼라.”는 훈령을 내린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0·4선언을 삭제하면서 금강산 사건도 빠지게 된 것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으며 좀 더 치밀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우리 대표단이 전략 없이 오락가락하는 동안 북한은 회의 첫날부터 싱가포르측을 개별적으로 만나 10·4선언을 넣어달라고 로비했고, 금강산 사건이 포함되자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빼달라고 요청하는 등 집요한 외교전을 펼쳤다. 이 결과, 금강산 사건이 빠지면서 우리 대표단은 북측으로부터 뒤통수를 맞게 됐고 빈 손으로 돌아온 것이다.●‘조용한 외교’ 고수하다 자초 지난 14일 일본의 교과서 해설서 독도 명기 발표로 한·일간 불거진 독도 영유권 문제가 미국 지명위원회(BGN)의 독도 한국령 표기 변경으로 옮겨간 것도 정부 당국자들의 미흡한 대응이 불러온 것이라는 지적이다. 청와대 및 외교부측은 겉으로는 일본측에 항의와 시정을 요구하면서도 기존의 ‘조용한 외교’가 실익이 크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구체적인 대응책을 추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중립적 표기를 사용한다고 해서 크게 의미를 부여할 일은 아니다.”며 “오히려 우리가 세계 각국과 기구에 표기 수정을 요구하는 게 일본의 분쟁지역화 시도에 말리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4일 발족한다던 국무총리실 산하 ‘범정부 독도 태스크포스’(TF)는 회의를 한 번도 열지 않았고, 외교부도 뒤늦게 독도 오기를 막겠다며 TF를 꾸렸지만 동북아국·조약국 등의 역할 분담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베이징 2008 D-10] 태극기, 그 다음에 인공기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한국은 전체 204개 국가와 지역 가운데 176번째로, 북한은 177번째로 잇따라 입장하게 됐다. 대한올림픽위원회 정홍용 선수단 연락관은 28일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가 각국의 입장순서를 간체자(簡體字) 획순에 따라 결정한 결과 한국은 176번째, 북한은 177번째로 입장하게 됐다.”면서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는 않았지만 이미 선수촌에도 입장순서에 따라 태극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게양됐다.”고 말했다. 중국은 간체자로 표기한 각국의 첫 글자 획순에 따라 입장 순서를 결정하면서 우리나라에는 정식국호인 대한민국(大韓民國)의 대(大)자 대신 12획인 한국( )의 한( )자가 적용됐다. 북한의 간체자 명칭인 조선(朝鮮)도 첫 글자가 12획이지만 둘째자 획수가 많아 우리나라 바로 다음으로 결정됐다. 이번 대회에서도 관행에 따라 첫 번째 입장국은 획수와 관계없이 올림픽이 시작된 그리스이며, 개최국 중국은 맨 마지막에 입장하게 된다. 정 연락관은 “당초 참가국가는 205개국이었으나 이라크의 올림픽 참가가 무산되면서 참가국이 204국으로 줄어 한국과 북한이 한 순서씩 앞당겨져 176번째와 177번째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 선수단의 동시 입장은 지극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 금강산 관광객 총기 피살 사건 등으로 경색된 남북관계를 감안하면 동시 입장과 같은 깜짝 이벤트를 연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필리핀서 한인 일가족 3명 피살

    필리핀 올롱가포시에 살던 한국인 일가족 세 명이 흉기에 찔려 숨졌다. 현지 경찰은 27일 “수도 마닐라에서 서쪽으로 80㎞ 떨어진 울롱가포시 카발란 마을 장모(54·여)씨 집에서 이날 오전 장씨와 딸,10살된 손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방에서 자고 있던 손자 1명은 무사했다. 경찰은 “강도들이 에어컨 환기구를 뜯고 내부로 침입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들은 귀중품을 찾기 위해 서랍을 뜯는 등 집안 곳곳을 뒤진 흔적을 남겼다.”고 말했다. 올롱가포시는 과거 미군 해군기지가 들어서있던 곳이다. 미군 철수 이후 산업도시로 변신했고 현재 한국인들의 진출도 활발한 상태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한국외교 실종] 전략·원칙·대책 ‘3無’… ‘失用외교’ 전락

    [한국외교 실종] 전략·원칙·대책 ‘3無’… ‘失用외교’ 전락

    이명박 외교, 정말 왜 이러나?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의장성명에서 금강산 사건의 해결 및 10·4선언에 기초한 남북대화를 지지하는 문구가 동시에 빠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명박 정부의 외교정책에 닥친 총체적 위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남북 당국간 대화 단절로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이 장기화하자 국제회의에서라도 북측에 대화를 촉구하려 했지만 전략 부재로 오히려 일을 더 키우고 뒤통수만 맞았다는 지적이다. ●韓·美동맹 강조하다 北·中 반발 불러 정부는 또 한·일간 독도 영유권 명기 문제가 불거진 뒤 얼마 되지도 않아 미국 지명위원회가 최근 독도의 우리나라 영유권을 ‘미확정 상태’로 표기, 분쟁지역화했는 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뒤늦게 대응에 나서 이에 대한 후폭풍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는 명확한 원칙은 물론 구체적인 대책도 없는 이명박 정부의 부실한 외교안보정책이 가져올 수밖에 없는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한·미 동맹 등 대외관계 위주의 외교안보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대북 정책은 실종된 지 오래됐고, 결국 국제회의에서 남북 문제를 풀려다가 북한에 오히려 당한 꼴이 됐다.”며 “청와대의 조정기능 실종과 외교부·통일부의 정책 엇박자가 자초한 결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 들어 한국 외교는 ‘국익을 위한 실용주의’라는 구호에 얽매여 한·미 관계 복원과 한·일 관계 개선, 대북 강경책 등 지난 정부와 반대로 가려는 기조로만 밀어붙이다가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미래관계’만 외치다 日에 독도 뒤통수 대통령 방미를 서두르다 미국산 쇠고기 개방을 ‘선물’로 주는 우를 범해 국민들을 촛불집회로 나가게 했으며, 한·미 동맹을 강조하다 보니 한·중 관계도 껄끄러워지고 있다. 게다가 ‘과거를 넘어 미래로 가자.’던 한·일 관계는 일본의 교묘한 독도 영유권 명기 추진 시도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뒤통수를 맞아 한·일 관계가 파탄될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특히 독도 문제와 관련,‘사후약방문’식 생색내기 대책만 있을 뿐 전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독도의 분쟁지역화 시도를 막지 못하고 있어 외교력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뒷전에 밀려 있던 남북 관계가 금강산 사건으로 악화되면서 이를 남북 채널이 아닌 국제 관계를 통해 풀어보려고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북측에 빌미만 주게 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靑 조정기능 상실로 외교·통일부 엇박자 김기정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대통령 자신이 한·미, 한·일 등 대외 관계, 남북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고 청와대는 정책 조정에 실패했다.”며 “이렇게 원칙과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외교부·통일부가 눈치만 보고 일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해 한국 외교가 만신창이가 됐다.”고 말했다. 외교·대북 전문가들은 이제라도 외교안보라인의 인적 쇄신과 함께 대북 정책을 제대로 세울 수 있도록 북한 전문가를 등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10·4선언 전면 삭제 요구 안했다”

    |도쿄 박홍기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 지난 24일 발표된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의장성명에서 ‘참가국 장관들은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의 조기 해결을 기대했다.’는 문구가 다음날 삭제된 것은 북한이 강력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교도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이용준 외교부 차관보도 27일 “북한은 처음부터 10·4선언 조항을 의장성명에 포함시키기 위해 강력한 로비를 펼쳤고 나중에 금강산 사건 조항을 삭제하려 맹공을 펼쳤다.”고 말해 북한측의 로비가 있었음을 확인했다. 이 차관보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정부는 10·4선언과 관련된 조항 전체를 삭제해 달라는 요청은 한 적이 없으며 단지 일부 잘못된 조항의 삭제를 요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관련 문장 중 ‘(ARF에 참가한)장관들이 10·4선언에 기초한 남북대화 발전을 강력히 촉구했다.’는 표현은 실제로 어느 나라도 얘기한 적이 없는 가공적인 표현이어서, 그 부분을 의장성명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10·4선언 부분을 삭제토록 한 것은 부득이한 조치”라고 말해 이 차관보의 설명과는 뉘앙스의 차이를 나타냈다. 이 차관보는 또 오후 브리핑에서 “의장성명 초안에는 ‘장관들이 남북정상회담과 10·4선언을 환영했다.’는 문구가 있었다.”며 “사실과 다르다며 ‘주목했다.’로 고쳐 달라고 요청했고 싱가포르측이 이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는 우리측이 회의에서 금강산 사건을 언급하면 이를 의장성명에 넣겠다고 했으며 이를 북측에는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다음날 이 차관보가 싱가포르측을 만나 10·4선언 부분을 기록상이라도 빼달라고 했고 싱가포르측은 양측이 요청한 문구를 모두 빼겠다고 제안했고, 우리측이 이를 수용한 것이다. hkpark@seoul.co.kr
  • ‘MB직계’ 공성진 “유명환 외교팀 문책해야”

    ‘MB직계’ 공성진 “유명환 외교팀 문책해야”

    ‘친이(친 이명박)’ 세력의 핵심인사인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금강산 피살’ 삭제 파문 및 미국 국립지리원 ‘독도 분쟁지역화’ 등으로 외교 실책 논란을 빚고 있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을 강하게 비난하며 사퇴를 주장했다.야당에 이어 한나라당 인사마저 정부 외교팀 책임론을 제기함으로서 이를 계기로 ‘2차 개각’이 이뤄질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 의원은 28일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ARF 파문에 대해 “해프닝이라 보기에는 결과가 상당히 심각하다.”고 평가한 뒤 “(이번)사태가 국제 공조를 강조하던 ‘MB독트린’도 무색하게 만들었다.외교 장관의 외교력에 한계가 있고,비판받아야 마땅하다.”며 유 장관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남북문제도 국제 공조를 통해서 해결하자는 ‘MB 독트린’의 방향은 맞지만 외무 장관이 이와 같은 전략적 측면을 충분히 감안하지 못했다.”며 “전략적 판단을 잘못한 것이 두드러진다면 인책뿐 아니라 본인 스스로 대통령과 정부에 누를 끼쳤다는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거듭 유 장관을 질책했다. 미국 국립지리원의 독도 분쟁지역화 파문에 대해서도 “‘외교부가 과연 뭘 하고 있느냐.대응 능력이 있느냐.’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 그는 “주일대사를 지낸 유 장관은 일본의 행태와 외교 역량을 잘 알 텐데,우방국인 미국이 일본 손을 들어준 모습을 볼 때 과연 이 외교 진영을 가지고 ‘MB외교’ 독트린을 구체화 시킬 수 있을 지 의문이 든다.”며 ‘유명환 외교팀’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공 의원은 “지난주에 긴급 현안질의를 통해 독도전담 TF팀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를 했는데도 (외교부는)곧바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 독도 문제가 불거지니까 사후약방문식으로 독도 위원회를 TF차원에서 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절실함과 치열함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한 뒤 “차후에 문책을 해야한다.”며 유 장관의 경질을 거듭 주장했다. 한편 그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최근 인터뷰를 통해 “현 정부가 통일부 구조조정을 심하게 했고 또 국가정보원도 약화시켜서 대북 정보라인이 무너졌다.”며 현 정부 책임론을 주장한 것에 대해 김만복 전 국정원장의 ‘방북대화록 유출사건’을 거론하며 “국정원장이 백주대낮에 얼굴을 드러내놓고 대로를 활보하며 북한을 다니는데 미국과 일본이 정보를 주겠는가.(미국과 일본이)정보가 북한으로 새어나갈지도 모른다고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한 뒤 “정 전 장관이 그런 식으로 이야기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피격 사망지점 北발표와 100m차”

    금강산 관광길에 피살된 고(故) 박왕자씨는 통제선 펜스로부터 200m 떨어진 지점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정부합동조사단이 25일 발표했다. 또 박씨는 사건 당일 새벽 5시16분 이전에 총격을 받았음이 확인됐다고 합조단은 밝혔다. 합조단은 그러나 총이 몇발 발사됐는지, 박씨가 정확히 언제 총을 맞았는지 등 총격의 우발성 여부를 밝혀줄 결정적 의문들에 대해서는 현장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한 단정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목격자 30여명과 50여장의 현장사진 등을 토대로 한 11일간의 합조단 조사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진상이 속시원히 드러나지 않음에 따라, 북한이 현장조사를 계속 거부할 경우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합조단 황부기 단장은 브리핑에서 “피격된 곳은 해수욕장 경계선 울타리에서 기생바위 쪽으로 직선거리 약 200m 지점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현대아산 측이 촬영한 시신수습 사진과 관광객들이 촬영한 여러 사진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정밀 분석한 결과로, 북한이 당초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 방북시 통보해온 거리와는 100m가량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북측은 사건 발생 당일(7월11일) 200m 지점에서 사망했다고 현대아산측에 밝혔다가 그 후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이 12∼15일 방북했을 때는 300m 지점이라고 정정했다. 황 단장은 이어 “목격자 진술과 관련 사진을 분석한 결과 박씨의 피격 사망 시간은 ‘11일 오전 5시16분 이전’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북측은 지난 12일엔 사망시간을 오전 4시50분이라고 했다가 윤 사장 방북 때는 오전 4시55분에서 5시 사이에 사망했다고 수정했다. 황 단장은 공포탄 1발과 실탄 3발을 쐈다는 북측 주장의 진위와 관련,“현장 관광객 중 총성을 2발을 들었다는 분들이 많지만,3발이나 4발,5발 이상을 들었다는 사람도 있다.”며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합조단은 또 박씨 숙소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박씨가 현대아산의 설명대로 11일 오전 4시31분이 아닌 4시18분 호텔방을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국외교 ‘망신살’

    “혹 떼려다 혹 붙인 꼴이 됐다.” 지난 22∼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3,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결과를 지켜본 한 외교 전문가는 25일 뒤통수만 맞고 온 한국 외교의 성적표를 이렇게 혹평했다. 우리측 대표단은 회의 참석 전부터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을 의제화해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ARF 의장성명에 금강산 사건뿐 아니라 북측이 언급한 10·4선언을 지지하는 입장이 포함되자 이날 뒤늦게 이를 빼달라고 요청, 결국 금강산 사건 해결에 대한 지지 내용까지 빠지는 어이없는 결과가 초래됐다. 유명환 외교장관은 첫날부터 각종 양자·다자회의에서 금강산 사건을 제기했다.ARF에서는 북측에 진상조사를 위한 우리측 조사단 수용을 촉구했다. 그러나 북측 박의춘 외무상은 “금강산 사건은 남북간의 문제”라며 언급을 회피했다. 대신 “6·15,10·4선언을 부정하는 정권이 남한에 출현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를 공격했다. 남북이 이렇게 부딪치자 ARF 의장국인 싱가포르는 양측 의견을 병기하는 의장성명을 발표, 우리측 대표단을 당황케 했다. 성명은 ‘금강산 사건의 조속한 해결 기대’라는 원론적 입장 명시에 비해 ‘10·4선언에 기초한 남북 대화의 지속적 발전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강조해 결과적으로 북측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10·4선언이 성명에 명시되자 청와대측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으며, 조율 없이 이뤄진 이같은 결과를 수정할 것을 대표단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용준 외교부 차관보는 싱가포르 차관을 만나 “10·4선언은 협의도 안 됐는데 성명에 왜 들어가느냐.”며 빼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싱가포르측은 “금강산 사건도 북측이 남북간 문제라고 한 만큼 같이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의장성명에서 10·4선언을 빼기 위해 금강산 사건의 조속한 해결에 대한 지지도 포기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금강산 사건은 이번 회의에서 충분히 공론화됐기 때문에 구속력 없는 의장성명에 들어가지 않아도 괜찮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이명박 대통령이 10·4선언 등 모든 남북 합의에 대해 대화하자고 했지만 계승한다는 입장은 밝힌 바 없기 때문에,ARF성명에서 삭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은 이 같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국제회의 성명에 10·4선언이 명시됐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북측은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의 참가국들은 우리측의 문제 제기에 “남북간 대화로 풀길 바란다.”는 원론적인 응답만 되풀이해 국제사회 공론화에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우리측 스스로가 미·중의 대북 압박 분위기까지 연출해 남북 문제 해결의 주도적인 역할을 다른 나라로 넘기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野 “굴욕외교 이은 망신외교” 야권은 일제히 비난 성명을 냈다.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정부는 금강산 사건 규명보다 10·4선언이 더 싫은가.”라면서 “굴욕외교에 이은 망신외교”라고 논평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외교력 한계가 빚은 참사”라고 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박씨 5시15분께 사망”… 의도적 총격 심증

    “박씨 5시15분께 사망”… 의도적 총격 심증

    25일 정부합동조사단의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사건 중간조사결과 발표는 사건의 진상을 결정적으로 규명해주지 못했다. 그러나 새로 드러난 몇가지 민감한 정황들은 총격이 우발적이라기보다는 의도적이었다는 쪽으로 심증을 더욱 기울게 하고 있다. 우선 통제선 펜스와 박씨의 시신이 발견된 곳과의 거리다. 북한은 사건 직후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을 통해 이 거리가 300m라고 했었다. 그러나 사건 당일 관광객들이 촬영한 사진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정밀 분석한 결과 이 거리는 200m로 추정된다고 합조단은 밝혔다. 합조단의 분석이 사실이라면 박씨가 통제구역 안으로 깊숙이 들어온 것처럼 꾸미기 위해 북측이 거짓말을 했다는 추론이 가능하고, 이는 다시 박씨가 통제선을 넘은 지 얼마 안돼 조준 사격당했다는 적극적 추측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당시 총격 대상을 구별할 수 있을 만큼 날이 밝았다는 정황도 차츰 짙어지고 있다. 합조단은 관광객들의 사진을 분석한 결과 박씨 사망시간은 ‘5시16분 이전’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5시16분에 찍힌 사진에 북한군인 두어명이 시신을 들여다 보고 있는 장면이 잡혔다는 것이다. 총성 직후 북한군인들이 숲속에서 뛰쳐나왔다는 목격자들의 종전 진술을 감안하면 이미 동이 훤하게 튼 새벽 5시15분을 전후해 총격이 가해졌을 공산이 커지는 대목이다. 이는 북한군인이 박씨를 불순분자로 보고 당황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쏜 게 아니라 관광객인 줄 뻔히 알면서도 조준사격했다는 추론으로 연결될 수 있기에 중요하다. 합조단은 한술 더 떠 북측 주장대로 총격 시간이 4시55분∼5시 사이라 하더라도 행인의 식별이 가능할 만큼 날이 밝았다는 입장을 이날 밝혔다. 종전 신중했던 태도와 비교해 보면, 이 부분 만큼은 상당히 심증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아쉬운 것은 우발성 여부를 가려줄 결정적 단서 중 하나인 총성의 횟수가 확인이 안된 것이다. 총성이 2발이 확실하다면,2발을 쏴서 2발 모두 명중시킨 것이기 때문에 의도적 조준사격일 가능성이 높은데,3발 또는 4발, 심지어는 5발 이상 들었다는 목격자들이 새로 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 숙소의 폐쇄회로(CC)TV 판독 결과 박씨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12분가량 빨리 호텔을 나간 것으로 확인된 사실은, 별 의미는 없어 보인다. 시간이 약간 늘어났다고 해서 50대 중년여성인 박씨가 북측 주장대로 통제구역 깊숙이 들어와 그 긴 거리(3.3㎞)를 이동했다고 보기는 여전히 무리인 데다 박씨가 호텔 앞 해변에 머물다가 통제선쪽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시론] ‘금강산 피살’ 국제무대로 가지 말아야/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시론] ‘금강산 피살’ 국제무대로 가지 말아야/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정부는 금강산 피격사건 당일, 이 사건과 남북관계는 별개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북측이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조사를 거부하자 식량과 통신 및 금강산면회소 장비 지원을 보류하고 개성관광 중단을 검토하는 등 대북정책을 강경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특히 이 문제를 북핵위기 발발 후 처음으로 열린 6자 외무장관회담과 아세안지역안보포럼의 의제로 삼아 국제적인 대북 압력을 유도하려 하고 있다. 물론 정부가 남북 당국간 채널이 단절된 상태에서 북한이 적반하장격인 태도를 취하자 고육지책으로 국제 협력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유념할 사항들이 많다. 먼저 이명박 대통령이 개원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식으로 이행을 제의한 7·4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의 기본 정신이 남북문제의 남북간 해결이라는 점을 반추해 보아야 한다. 민족문제를 외세의 힘을 빌려 해결하려는 것은 단기적 효과는 있을지언정 중장기적으로는 외세의 한반도 문제 관여를 자초할 수 있다. 더구나 북한이 체면을 지키면서 남북관계를 재개할 명분을 찾고 있다면, 우리의 국제압력 도모 노력은 북한의 대화복귀 길을 차단할 수도 있다. 6자회담의 경험도 경종을 울린다.2002년 10월 2차 북핵위기 발발 직후 관련국들은 북·미 협상이 해결책이라고 권고했다. 북한은 북·미 불가침협정만 체결된다면 기꺼이 핵을 포기하겠다고 했다.6자회담 틀을 고집한 것은 미국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믿기 어려우므로 여럿이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상외로 2005년 9·19 공동성명은 의장국 중국이 작성한 초안에 대해 오히려 미국이 5대1로 수세에 몰리면서 타결되었다. 그러나 미국은 대북 무시전략과 국제공조를 통한 압박을 강화했다. 북한은 굴복하지 않고 핵실험을 감행했다. 놀랍게도 미국은 비록 늦었지만 정책을 전환, 북·미 양자협상에 나서 2·13,10·3합의를 통해 북핵 폐쇄와 신고를 거쳐 현재 불능화를 마무리하고 있다. 북핵 위기 발발시 북한의 핵능력은 핵탄두 1∼2개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가졌다는 의혹에 불과했는데, 미국이 양자회담 대신 다자적인 국제 해결을 모색함으로써 북한이 핵 탄두 5∼7개를 만들 플루토늄을 확보하고 핵실험까지 감행하는 것을 용인하여 실체적인 위협에 직면하게 된 것을 우리는 볼 수 있다. 조기에 적절한 대응책을 취하지 않아 문제를 키우고 뒤늦게 진땀을 빼면서 수습하는 모습이다. 만약 부시 행정부가 초기부터 북·미 양자 협상을 시도했다면 오늘날 북핵 문제는 이미 완전히 해결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민간인 관광객에게 등 뒤에서 총격을 가하고도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는 북한의 태도는 어이가 없다. 그러나 초강대국인 미국조차도 북한의 버릇을 고치겠다고 작심했다가 6년만에 대화를 통해 북한을 다스리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북한의 행태는 목불인견이지만 북한을 상대하기에 미국보다 훨씬 열악한 여건을 가진 우리가 미국의 전철을 밟는다면 더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정부는 민족 내부문제인 금강산 사건을 국제무대로 끌고가 문제를 키우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특사 파견 등을 통해 어떻게든 남북간에 해결하는 것이 현명하다. 한걸음 더 나아가 정부가 금강산 사건 하나의 해결에만 급급해하지 말고 미래 비전을 가지고 이를 오히려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기회로 전환시키는 전략과 능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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