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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여중생 성폭행 피살] 檢 “전자발찌·신상공개 소급적용 가능”

    [부산 여중생 성폭행 피살] 檢 “전자발찌·신상공개 소급적용 가능”

    부산 여중생 성폭행 피살사건과 관련, 검찰이 9일 밝힌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 근절 대책은 성범죄자를 사회로부터 가능한 한 오래 격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형벌을 강화함으로써 범죄 발생을 억제하고, 재범을 막겠다는 것이 취지다.당초 이날 화상회의는 ‘피해자 중심의 수사 패러다임을 통한 아동 보호’라는 주제로 지난해 ‘조두순 사건’ 당시 문제가 됐던 재판과정에서의 성폭력 피해 아동의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부산 여중생 성폭행 피살사건에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피의자 검거와 성폭력 사범의 재범 방지를 위한 관리·감독 강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그러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벌어진 뒤 사후대책을 내놓은 것과, 그 대책 또한 예방보다는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이라는 점에서 조두순 사건 이후의 모습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성범죄자에 대한 사회격리 방침도 이미 지난해 10월 조두순 사건 당시 나왔던 이야기의 재탕에 가깝다. 다만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김길태(33)씨처럼 이른바 ‘사각지대’에 있는 재범 우려자에 대한 전자발찌 부착 및 신상정보 공개 대상자 확대 적용은 효과적인 방안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전자발찌 부착대상 확대는 소급입법을 금지한 헌법에 어긋난다는 논란을 피하기 힘들다. 회의에 참여한 다수의 검사들은 “재범 우려자에 대한 전자발찌 부착 및 신상정보 공개 확대 적용이 소급입법 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전자발찌와 신상공개는 형법상 처벌이 아니라 보안처분이고, 징역 등 신체의 자유를 극도로 제한하는 형벌에 비해 제한성이 적다는 게 근거다. 또 인권침해의 정도와 범죄 예방효과를 비교했을 때 침해의 정도에 비해 예방의 효과가 월등하기 때문에 비례성의 원칙에도 부합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권자인 국민의 법감정이 성범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쪽에 기울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헌법재판소 관계자는 “전자발찌 부착이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보안처분이고 범죄행위 당시의 법률이 아닌, 행위 이후에 만들어진 법으로 보안처분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헌법상 소급입법 금지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형기를 마친 다음 기존에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가 아니었는데 입법을 통해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가 됐을 때 헌법소원이나 위헌법률심판이 들어온다면 헌재는 심사를 할 수밖에 없어 위헌 시비가 벌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검 관계자도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입법과정에서 전자발찌 부착 확대적용 대상자에 대한 구성요건 등을 마련해 소급입법 논란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30년 전자발찌’ 이르면 새달 시행

    ‘김길태 사건(부산 여중생 성폭행 피살사건)’을 계기로 검찰이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를 사회로부터 가능한 한 오래 격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전자발찌 부착기간을 최장 30년까지 늘리는 등 이른바 ‘전자발찌법’ 개정안이 이르면 다음달부터 시행된다. 대검찰청 형사부(부장 소병철)는 9일 전국 18개 지방검찰청의 성폭력·아동 전담 부장검사와 검사, 공판부장검사 등 7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연 화상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을 정하고, 이번 사건 피의자 김길태(33)씨처럼 ‘사각지대’에 놓인 재범 우려자에 대한 통제방안을 논의했다. 검찰은 우선 김씨의 조속한 검거를 위해 전국 검찰청의 강력전담검사가 사건 수사를 진행하고, 성폭력 전담검사가 협조하는 등 모든 수사역량을 동원하기로 했다. 또 이후 발생하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폭력 범죄에 대해 초동단계부터 실시간으로 수사 지휘키로 했다.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차장검사나 지청장이 직접 결재하기로 했다. 비슷한 전과가 있으면 ▲10년 이상의 징역형 등 중형 구형 ▲성폭력 전담검사가 직접 공판 참여 ▲선고형이 구형에 못 미칠 경우 전부 항소 등을 통해 가해자를 사회에서 최장기간 격리하도록 했다. 또 김씨처럼 ‘사각지대’에 있는 재범 우려자에 대한 통제방안에 대한 토론도 벌였다. 대검 관계자는 “자유토론에서 법 시행 전 성범죄자에 대해 전자발찌를 부착하는 내용의 입법은 헌법의 소급입법 금지원칙에 어긋난다는 의견과, 보안처분이므로 소급입법이 아니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고 전했다. 검찰은 논의된 의견을 취합, 법무부에 전달했고 법무부는 법리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법무부도 이날 국회에 계류 중인 ‘특정범죄자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전자발찌법) 개정안의 시행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개정안 부칙은 시행시기를 법안 통과 후 6개월이라고 규정하지만 법무부는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대로 하위법령도 함께 손질, 다음달부터 바로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번 개정안은 전자발찌 최대 부착 기간을 10년에서 30년으로 늘리고, 피해자가 13세 미만 아동이면 최소 부착 기간(1년)을 배로 늘릴 수 있도록 했다. 또 전자발찌 부착 기간 내내 현장 방문지도, 조사, 밀착 감독 등을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태성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여중생 성폭행·살해 파장] 김 “난 범인아니다” 경찰에 두차례 전화

    부산 여중생 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 사상경찰서 수사본부는 8일 이모양 살해 피의자로 용의자 김길태씨를 확정하고 전국 공조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맡고 있는 수사본부장을 기존 서장에서 경찰청 차장으로 격상하고, 전 경찰관에 갑호 비상에 준하는 근무를 실시키로 했다. 또 14개 팀 75명으로 추적 검거팀을 구성하는 동시에 피의자 검거에 결정적 단서를 제공하는 시민에게 주는 신고보상금도 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올렸다. 경찰은 이날 피살된 이양의 시신에서 채취·검출한 모발, 타액, 질액 등을 거둬 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한 결과, 범인 김길태씨와 유전자가 같은 DNA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피의자 김씨는 이양 납치 이후 2차례나 경찰에 직접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은 지난해 12월 초 김씨를 단순폭행범으로 검거까지 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이 상습 성범죄자인 김씨에 대한 추적관리와 사건현장 주변에 대한 치밀한 수사를 했더라면 이양 살해사건은 방지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경찰의 허술한 수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수사본부에 따르면 김씨는 이양 납치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덕포시장 인근 아버지 집에서 “나는 범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전화를 경찰에 걸었다. 또 경찰이 자신을 이양 실종사건 용의자로 지목한 같은달 28일에는 사상구 주례동 친구 이모(33)씨가 운영하는 한 주점에 나타나 “내가 범인이 아닌데 경찰이 나를 쫓는 것 같다. 어떻게 된 건지 알아봐 달라.”고 말한 뒤 오후 10시쯤 사라졌다. 이후 이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형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5분 뒤에는 직접 김씨가 공중전화로 이 형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씨의 전화를 받고 20여분 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김씨는 이미 주변을 벗어난 뒤였다. 첫 번째 검거 기회를 놓친 것이다. 이어 김씨는 지난 3일 오후 5시쯤 이양의 집에서 20여m 떨어진 빈집에 모습을 나타냈다. 잠을 자고 있던 중 경찰 수색팀의 플래시 불빛에 놀라 입구 반대편 창문을 통해 담장 3.5m 아래로 뛰어넘어 달아났다. 경찰이 김씨 뒤를 쫓았지만 지리에 익숙지 않아 담장을 넘는 과정에서 발목에 골절상을 입었다. 지난해 12월 초에는 단순 폭행 사건으로 이번 사건 수사본부인 사상경찰서에서 조사까지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본부 측은 “당시 김씨는 우범자관리대상이 아니고 단순 폭력 사건이어서 불구속 입건한 뒤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한편 이양의 빈소가 차려진 부산 감전동 부산전문장례식장은 온종일 울음바다를 이뤘다. 이양의 어머니 홍모(39)씨는 “우리 딸이 무슨 죄가 있다고 그렇게 험한 일을 당해야 하냐.”며 “범인에게 직접 물어보고 싶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다른 가족들도 모두 망연자실한 모습뿐이었다. 이양의 장례식은 9일 오전 금정구 영락공원에서 화장한 뒤 해운대구 반송동 실로암 공원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러 유학생 또 피습… ‘인종범죄’ 공포

    러시아에서 한국 젊은이를 상대로 한 폭행·살인 사건이 잇따라 발생, 교민 사회가 공포에 떨고 있다. 정부는 대책 마련에 부심중이지만, 명쾌한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8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7일 오후 5시쯤(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내 남서부의 한 상가 건물 앞에서 모스크바 국립 영화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심모(29)씨가 흰 가면을 쓴 괴한 1명이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를 찔렸다. 심씨는 사건 직후 모스크바 시립31 병원으로 옮겨져 4시간여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심씨는 한때 과다 출혈로 중태에 빠졌으나 빠르게 호전돼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 병원관계자는 “이젠 자연호흡을 하며 의사소통이 가능할 정도”라면서 “앞으로 2~3일 경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6년 전 유학온 심씨는 이날 교회 예배 후 한국인 친구들과 노래방에 들렀다 헤어진 뒤 여자친구 1명과 10여m를 걸어가던 중 변을 당했다. 괴한이 뒤에서 껴안은 뒤 갑자기 목을 찌른 뒤 달아났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당시는 해가 떠 있어 환했다. 사고 지역은 지난주에도 키르키스탄인 1명이 비슷한 방법으로 피살된 곳이다. 신흥 주거지역으로 외국인만 사는 아파트들이 있고 임차료도 높은 곳이다. 때문에 우리 정부와 러시아 경찰은 경기 불황으로 좌절한 러시아 젊은이나 스킨헤드족 등 인종혐오주의자의 범죄로 일단 추정하고 있다. 현재 모스크바에만 스킨헤드족 단체가 2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지난해 러시아 전체의 인종혐오범죄 사망자 수는 71명이었다. 특히 한국인 학생에 대한 범죄는 지난 한 달 새 2차례나 일어났다. 지난달 15일 알타이주 바르나울시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 중이던 대학생 강모(22)씨가 현지 청년 3명에게 흉기 등으로 집단 폭행을 당해 숨졌다. 지난해 1월에는 언어연수 중이던 여대생이 스킨헤드족 3명에게 인화성 물질로 테러를 당해 화상을 입었다. 2007년 2월에는 유학생 한 명이 집단구타 당해 숨졌다. 2005년 2월에도 10대 유학생 2명이 흉기에 찔려 다쳤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강씨 사건이 발생하자 주 러시아 대사관을 통해 러시아 당국에 중앙정부 차원에서 예방책을 마련토록 촉구했으나 유사 사건이 재발하자 허탈한 표정이다. 그렇다고 마땅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김영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일단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여행경보’를 내리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행경보’를 내리면 강대국 러시아와 척을 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우리 정부는 러시아 남서부의 체첸을 중심으로 한 카프카즈 지역만 테러행위 빈발을 이유로 여행경보 3단계(여행제한)로 지정해 놓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개개인이 스스로 안전을 책임진다는 자세로 조심하는 게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시론]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시론]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다시 3·1절을 맞는다. 어김없이 오전 10시에 사이렌이 울리면서 1분간 ‘순국선열 및 호국 영령’에 대한 묵념을 올릴 것이다. 그리고 세련된 기념사와 우아한 독립유공자 포상, 장엄한 ‘기미독립선언문’ 낭독 등이 끝나면 “이날은 우리의 의(義)요 생명이요 교훈”으로 “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 날을 길이 빛내자.”는 ‘삼일절 노래’를 부르고는 만세 삼창을 끝으로 뿔뿔이 제 갈 길로 흩어질 것이다. 묵념의 순간만이라도 순국선열들의 고통과 염원을 상기했던가. 식민통치 압제 아래서 2000여회에 이르는, 그리고 세계 최대의 평화적인 만세 시위운동 참가자 200여만명의 함성에 귀 기울였던가. 3·1운동 후 1년간 피살 7500여, 부상 4만여, 피체 5만여, 가옥 소각 700여, 교회 소각 60여, 학교 소각 3, 헌병 즉결 태형 1만여, 약식 태형 1500여…. 인류 역사상 가장 잔인했던 일제 침략자들의 각종 고문들, 대나무 바늘로 손톱 밑 찌르기, 시신과 함께 잠재우기, 철사를 달구어 남자 성기나 여자 음문·유방 난자, 발가벗겨 담뱃불과 다리미로 지지기, 기름종이를 국부에 삽입하여 불붙이기 등등…. 그런데도 신문은 일본인 순사가 시위 군중에게 음경 절단을 당했다는 등 허위 기사로 ‘불법 폭력 시위’라 우겼고 일부 비뚤어진 동포는 거기에 동조하기도 했다. 아니, 그런 비뚤어진 동포가 그때만 있었고 오늘에는 없을까. 그런 만행에도 식민통치의 경제 개발로 우리나라가 더 살기 좋아졌다는 논리에 따르면 3·1운동은 ‘불법 난동’일 뿐이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이라는 헌법전문처럼 ‘삼일정신’은 근대 민족혁명사의 모태이다. ‘기미독립선언문’은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천명하면서 “인류 평등의 대의”와 “전 인류 공존동생권(同生權)”을 위한 세계평화를 주창한다. 이어 “침략주의, 강권주의”를 구시대의 유물로 타매(唾罵)하고 “아아, 신천지가 안전에 전개되도다. 위력(威力)의 시대가 거(去)하고 도의의 시대가 내(來) 하도다.”고 절규한다. ‘기미독립선언문’은 세계사적 관점으로 보면 한 나라가 남의 나라의 예속에서 벗어나야 될 당위성을 밝힌 미국의 ‘독립선언문’(1774)이나, 현대 인권사상의 교본인 프랑스의 ‘인권선언문’(1789)에 뒤지지 않는 명문이다. 약간 번잡스러운 앞의 글이나, 너무 간결한 법률 조항인 뒤의 글이 지닌 아쉬움을 극복하고 유려 장엄한 문체로 인권과 독립정신 이념에다 민주화와 도덕의식 강조, 세계평화사상을 동시에 접합시킨 게 ‘기미독립선언문’이다. 글쓴이와 민족대표 33인 중 3명이 ‘친일인명사전’에 올라 옥에 티로 거슬리지만 그 정신은 고전적인 ‘홍익사상’을 제치고 근대 국민국가의 기본 이념으로 굳건히 자리잡았다. 그것은 상하이 임시정부와 국내외의 여러 항일투쟁 세력들이 삼일정신을 면면히 승계하면서 친일반민족행위를 가차없이 비판해 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헌법전문은 삼일정신을 이어받은 유일한 적통으로 ‘4·19 민주이념’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학은 이미 ‘5·18광주민주화운동’이나 ‘6월 민주화운동’ 역시 삼일정신과 4·19 민주이념의 계승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런 찬연한 민족 민주주의 이념의 모태인 3·1운동을 기리는 ‘3·1문화상’ 역대 수상자 가운데 13명의 친일파가 있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많은 친일파 명의의 기념사업이나 포상제도 역시 헌법전문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라는 삼일절 노래 가사는 선열들에게 이 나라를 봐달라고 할 만큼 우리가 떳떳하지 못함을 자책하는 표현일까. 아니면 살아 있는 우리 힘으로는 헝클어진 이 나라를 어쩔 수 없으니 돌아가신 당신들께서 다시 민족을 굽어 살펴달라는 애원일까. 아무래도 우리는 아직까지 “이 날을 길이 빛내자.”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 사면초가 모사드… 수장 경질론 ‘솔솔’

    사면초가 모사드… 수장 경질론 ‘솔솔’

    친절한 미소로 신분을 감춘 미녀 정보요원과 테니스 복장을 한 암살단, 투숙한 호텔 방에서 전기충격과 질식으로 숨진 채 발견된 무장정파 핵심 간부. 첩보영화를 방불케 한 하마스 간부 마흐무드 알마부 피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Mossad)’가 지목된 이후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자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모사드 수장인 메이르 다간(64) 국장 경질론이 나오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세계 유대계 언론에 뉴스를 공급하고 있는 유대통신(JTA)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와 모사드는 주요 암살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해 왔듯이 혐의를 인정하지도 부인하지도 않고 있지만 이스라엘 내부 일부 군사·외교 전문가들은 모사드 국장을 교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다간 국장 경질론은 모사드가 이번 알마부 암살에는 성공했지만 정보원의 위조여권 사용 적발, 호텔 폐쇄회로(CC)TV를 통한 암살 과정 노출 등에 이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암살 승인설까지 퍼지자 유럽을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한 계산에서 제기됐다. 이스라엘 정부는 비난의 화살이 모사드를 넘어 네타냐후 총리를 향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다간 국장의 경질을 쉽게 결정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자국을 둘러싼 국제 갈등 중에서도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가장 경계하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로서는 이란 핵문제에 대해서는 ‘대적할 상대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다간 국장이 모사드 수장으로서 최고 적임자이기 때문이다. 2002년 부임한 다간 국장의 임기는 올해 말에 끝나는 것으로 예정됐지만 JTA는 다간이 4번째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모사드 사상 유례 없는 장기 집권이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강경파인 아리엘 샤론 전 총리가 임명한 다간 국장은 취임사로 “이 사이에 칼을 문 것처럼 일하라”고 지시하며 암살 작전을 강화할 방침임을 예고했다. 실제로 그의 취임 이후 모사드의 암살 작전은 급증했다. 2008년 시리아에서 발생한 의문의 차량폭발로 헤즈볼라 고위간부 이마드 무그니야가 숨진 사건이 대표적이다. 또 지난해 12월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이란 관리와 하마스 대원들이 탑승한 버스 폭발 사건에 이어 같은달 베이루트에서 하마스 대원 2명이 숨진 차량 폭발 사건에도 모사드가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지난달 이란 핵물리학자인 마수드 알리 모하마디가 출근길에서 폭탄공격을 받고 숨지자 “전형적인 이스라엘식 수법”이라며 강력히 비난하기도 했다. 히브리어로 ‘기구’, ‘교육기관’ 등을 뜻하는 모사드의 공식 명칭은 중앙공안정보기관(Central Institute for Intelligence and Security)으로 1949년 창설됐다. 유대인의 팔레스타인 이주 정책을 위해 1951년 총리 직속 기관으로 편성된 후 활동 영역을 넓혀갔다. 이후 첩보활동 및 비밀정치공작 등의 업무를 담당하기 시작해 1960년 나치의 유대인 학살 책임자 아돌프 아이히만을 아르헨티나에서 체포하면서 국제사회에 이름을 알렸고 1972년 9월 뮌헨올림픽에서 이스라엘 선수단에게 테러를 가한 팔레스타인 테러조직 ‘검은 9월단’의 간부 20여명을 7년간의 추적 끝에 암살하는 끈질긴 면모도 보였다. 하지만 모사드는 자신들이 배후로 지목된 수많은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시인이나 부인도 하지 않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망자의 恨 산자의 과학으로 듣다

    망자의 恨 산자의 과학으로 듣다

    지난 18일 서울 신월동 국립과학수사연구소(NISI) 부검실. 메스를 든 부검의가 두꺼운 안경알 너머 냉철한 눈길로 시신을 바라본다. 최근 수도권에서 피살된 30대 여성이 차가운 수술대에 누워 있다. 망자(亡者)는 말이 없지만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 그의 일그러진 입술이 사건의 참혹함을 증언하고 있다. 부검의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시신을 뜯어 본다. 검안 단계다. 아랫배에 흉기에 의한 외상(外傷)이 있지만 결정적인 사인은 아니다. 부검의와 연구사 등 3명의 시선이 목에 남겨진 작은 상흔(傷痕)에 쏠린다. 결론은 피의자의 진술과 일치하는 ‘질식사’. ●서래마을 영아유기사건 등 해결 연구사와 부검의의 손길이 다시 빨라진다. 사인을 밝힌 이들은 차분하게 부검 칼자국을 봉합하며 망자의 한을 달랜다. 안치실로 되돌아가는 시신을 바라보는 부검의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송 맺혀 있었다. 하지만 편하게 커피 한 잔 마실 틈도 없다. 곧바로 중년 남성의 시신이 수술대에 놓인다. 메스를 집어 든 부검의는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 망자의 영혼을 달랜 뒤 죽음의 의문을 풀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 1955년 3월 처음 문을 연 국과수는 대한민국 과학수사의 보루다. 최첨단 과학수사 기법을 통해 영구 미제로 남을 뻔한 수많은 강력사건을 해결해 왔다. 2006년에는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 영아 유기사건의 범인이 프랑스인 부부라는 사실을 밝혀내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2월에는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점퍼에서 피해자 DNA를 추출해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해 모처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형제 사망사건도 시신에서 진정제 성분을 검출, 범인이 간호사인 엄마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성과를 거뒀음에도 국과수에서 일하는 법의학 전문의와 연구사들의 근무 여건은 열악하다. 부검의 1명, 연구사 2명, 촬영 담당 1명 등 총 4명이 1개 팀으로 활동하는 부검조는 각각 하루 최대 30명의 시신을 부검한다. 때문에 끼니를 놓치기 일쑤다. 전국 대학에 있는 교수를 모두 합해도 법의학 전문의는 40여명에 불과하다. 다른 전공에 비해 업무량은 넘치지만 수입은 많지 않아 의사 지망생들에게는 대표적인 ‘3D업종’이다. 국과수는 지난해 3명, 올해 1명의 부검의를 충원했지만 아직 5명이 공석이다. 부산의 국과수 남부분소는 부검의가 없어 아예 문을 닫았고, 전남 장성군의 서부분소도 곧 폐쇄될 위기다. 구형남 국과수 연구사는 “선진국 수준에 오르려면 현재보다 10배는 많은 법의학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검의 1명… 하루최대 30명 부검 전염병으로 사망한 시신에서 균이 옮는 사례도 적지 않지만 정부 지원이 부족해 부검실 시설 개선조차 쉽지 않다. 구 연구사는 “부검의와 연구사들은 ‘결핵에 걸려 보지 않으면 진정한 부검의가 될 수 없다.’는 자조 섞인 농담도 한다.”며 “열악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재외동포 납치·피살 특단의 안전대책을

    필리핀, 과테말라 등 치안부재로 범죄조직이 활개치는 나라에서 살고 있는 재외동포들이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한다. 필리핀에서는 지난해에만 한국인 100명 가운데 1.3명이 범죄 피해를 입었다는 게 경찰청의 통계다. 특히 한국인 관련 범죄 131건 가운데 살인, 강도, 강간, 납치, 행방불명 등 강력 사건이 71건을 차지했다. 과테말라에서 지난13개월 동안 청부살인과 강도 등으로 살해된 한국인은 8명이나 된다. 납치됐다가 돈을 내고 풀려난 교민들도 많다. 교민들이 강력범죄의 표적이 된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갈수록 피해가 늘어나는 것이 문제다. 사건이 발생하고 늑장대응을 하고 유야무야 끝나는 일이 반복된 탓이라고 본다. 현재 11만 5000명의 한국인이 체류하고 있는 필리핀의 경우 현지인들의 한국인 상대 범죄도 문제지만 한국인들에 의한 범죄가 최근 급격히 늘고 있다니 충격이다. 한국과 필리핀 경찰의 공조가 시급한 부분이다. 1만여 교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과테말라는 세계은행연구소가 조사한 치안조사에서 163위로 중미·카리브해 국가 중 꼴찌를 차지할 정도로 치안이 불안하다. 유엔인권발전프로그램의 보고서에 따르면 무기 소유가 합법인 과테말라에서 135만정의 무기가 유통되고 있으며 이중 약 80만정은 불법 무기다. 살인사건의 82%가 이들 무기에 의해 일어난다. 최근 한국인들이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고 한다. 교민들이 믿을 수 있는 곳이라고는 한국 대사관뿐이다. 하지만 현지 공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교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는 일뿐이다. 후속대책도 유야무야되다 보니 한국인들은 공격해도 보복이 따르지 않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범법자들이 한국교민을 더 이상 범죄대상으로 삼지 않는 방법은 국력에 맞는 한국인들의 대응력을 보여주는 것뿐이다. 안타까운 희생이 더 없도록 보다 강력한 안전대책을 당부한다.
  • 과테말라서 한국인 납치 살해

    과테말라에서 한 한국인 사업가가 납치돼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외교통상부는 3일 “봉제업체를 운영하는 송모(56)씨의 시신이 2일(현지시간) 과테말라시티에서 서쪽으로 40㎞ 떨어진 팔린시 야산지역에서 발견됐다.”면서 “송씨는 지난달 18일 납치된 직후 직접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 전화를 걸어 피랍 사실을 전했고, 이후 납치범들이 거액의 금품을 요구해 협상이 진행되던 중 24일부터 연락이 끊겼다.”고 밝혔다. 과테말라의 범죄조직원은 8만여명으로 추정된다. 반면 군과 경찰은 합쳐서 3만명 정도에 불과할 만큼 치안이 불안하다. 이에 따라 하루 평균 17건의 피살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만도 우리 교민 6명이 총격 등으로 숨졌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600명 살해 추정 ‘희대의 살인마’ 체포

    현상금 200만 달러(원화 약 23억원)가 걸렸던 희대의 살인마가 멕시코에서 13일(현지시간) 체포됐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 두목인 그는 지난 2008년에만 최소한 300명을 직접 살해하거나 살인을 사주했다. 멕시코 치안당국은 지금까지 그가 목숨을 빼앗은 사람이 최대 6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테오’라는 별명으로 불려온 그는 이날 오전 멕시코 북서부 바하칼리포르니아 수르 주(州)의 주도 라파스에서 전격 체포됐다. 작전에는 헬기 2대와 버스 4대에 나눠 탄 특수경찰 50명이 투입됐다. 멕시코 연방경찰은 “미국 마약수사당국과의 긴밀한 협조로 지난 5개월간 수사를 벌인 끝에 테오를 체포했다.”면서 “체포과정에서 총격전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멕시코 언론은 “그가 체포된 곳은 라파스에서도 가장 상류층이 몰려 산다는 부자 동네였다.”면서 “주로 정치인, 기업인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서 그가 호화스럽게 생활해왔다.”고 전했다. 마약 카르텔 ‘아렐랴노 펠릭스’의 두목인 테오는 무자비한 살인과 납치사건으로 악명을 떨쳐왔다. 미국과 멕시코 마약당국이 체포 1순위로 꼽아온 멕시코 마약 카르텔 두목이다. 특히 그는 엽기적인 피살자 시신처리 방법으로 유명했다. 일명 ‘인간 수프’ 방법이다. 지난해 1월 체포된 그의 부하 조직원은 “2008년에만 두목이 나에게 시신을 처리하라고 한 사람만 300명에 이른다.”면서 피살자 신원이 확인되지 않도록 시신으로 ‘인간 수프’를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멕시코 경찰 관계자는 “잡힌 ‘테오’가 최소한 300명을 죽였다지만 시신이 1구도 발견된 게 없는 데다 신원이 확인된 것도 없기 때문에 비록 증인은 있지만 (마약조직범죄 등 외에) 살인혐의로도 기소가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하루 69명 피살…멕시코 살인 또 신기록

    하루 69명 피살…멕시코 살인 또 신기록

    멕시코에서 조직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람이 현기증 나게 불어나고 있다. 대학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멕시코에서 조직범죄와 관련된 살인사건이 하루 기록으로는 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이 세워진 지 불과 4개월 만이다. 새해가 시작된 지 아직 보름이 채 안 됐지만 피살자 수는 총 3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어두운 신기록이 수립된 날은 바로 지난 9일. 멕시코 전국에서 조직범죄와 연관된 살인사건 69건이 발생했다. 2006년 12월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정부가 출범한 이후 최고 기록이다. 이로써 올 들어 멕시코에서 조직범죄 살인사건으로 사망한 사람은 9일(현지시간) 현재 283명으로 늘어났다. 하루 평균 30명꼴이다. 종전의 최고 기록은 지난해 8월 17일 57건이었다. 멕시코에선 지난해에만 이 기록이 세 번 경신됐다. 작년 2월 15일 52명이 피살되면서 최고 기록이 세워지더니 5개월 뒤인 7월 14일 53명 피살돼 연중 두 번째로 최고 기록이 세워졌다. 8월에 다시 기록이 깨졌다가 4개월 만인 올 1월 또 신기록이 나온 것이다. 멕시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조직범죄와 관련된 피살사건이 집중해서 일어나고 있는 곳은 미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치와와 주(州)의 도시 후아레스다. 9일 69건 사건 중 26건이 이곳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통계를 보면 7724건 사건 중 34%인 2635건이 후아레스에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2006년 12월 출범한 칼데론 정부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치안현장에 군을 투입했다. 하지만 조직범죄로 인한 인명피해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지난 3년간 1만6000여 명이 조직범죄와 관련된 살인사건으로 목숨을 잃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신문 선정 2009년 국내외 10대뉴스

    서울신문 선정 2009년 국내외 10대뉴스

    2009년은 벽두에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한 데 이어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나는 등 유난히 충격파를 던진 죽음이 많은 한 해였다. 강호순 사건 같은 강력사건과 연예계 성상납 같은 추문도 있었지만 남북이 2010 남아공 월드컵에 공동 진출하고, 한국이 2010년 G20 정상회의를 유치하는 등 한반도에 희망의 기운이 감돈 한 해이기도 했다. 국제적으로는 중국과 일본, 미국 등 한반도를 둘러싼 나라들이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고, 비록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지구가 겪고 있는 온난화라는 공통의 위기를 앞에 놓고 세계 각국이 머리를 맞대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었다. 올해 10대뉴스를 국내와 국제 부문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국 내 김대중·노무현 前대통령 역사 뒤안길로 검찰수사를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5월 고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한국 사회는 전에 없던 감정의 극한을 경험했다. 충격, 당혹, 참담, 분노, 연민…. 저마다 다르되, 복합적이었다. 8월에는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영결식이 국장으로 치러졌다. 한국 현대사와 민주주의에서 그의 존재감이 어떠했는지…. 상실의 한 해였다. 미사일 발사·핵실험… 잇단 북한발 충격파 북한은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5월 2차 핵실험, 11월 대청해전을 유발하며 1년 내내 남한을 자극했다. 8월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12월에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이 이어졌다. 표면에 드러난 남북관계는 냉랭했지만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비밀접촉설도 심심찮게 나돌았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17년만의 화폐개혁이 단행됐다. 용산재개발 철거민 참사… 보상문제 난항 1월20일 서울 용산 재개발지역 4층짜리 남일당 건물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졌다. 경찰이 철거민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옥상 망루에 불이 붙었고, 화재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경찰특공대를 투입한 것은 과도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용산 참사가 발생한 지 11개월이 지났지만 화재 원인, 강제 철거, 과잉 진압, 유족 보상 등을 둘러싼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세종시 원안수정 논란… 국론분열 양상 정운찬 국무총리가 9월 초 내정과 동시에 꺼낸 세종시 원안 수정 입장은 올 하반기 최대 뉴스로 떠올라 지금도 활화산이다. 충청권과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까지 수정 반대에 가세하면서 국론분열 양상으로 치달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 ‘대통령과의 대화’를 갖기에 이르렀다. 수정안 최종본이 발표되는 내년 1월11일 이후에도 메가톤급 뉴스로 위력이 계속될 전망이다. 내년 G20정상회의 서울유치 ‘국격 우뚝’ 내년 11월 세계인의 눈과 귀가 서울에 집중된다. 지구촌 최고의 20개 부자나라(G20) 정상들이 대한민국에 모두 모인다. ‘아시아의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서는, ‘경제올림픽’이 열리는 셈이다. 한국 외교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일대 사건이다. 지구촌 경제정책을 주도하고, 국격(國格)을 한 단계 끌어올릴 호기이기도 하다. 미디어법 등 입법전쟁… 난장판 국회 오욕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는 미디어법은 7월 여름 국회를 끝없는 파행으로 밀어 넣었다. 직권상정, 회의장 점거, 국회 경호권 발동, 의원직 사퇴, 재투표·대리투표 논란 등 입법부 파행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여야의 불신은 연말 예산안 심의로 이어졌다. 새해 예산안이 연내에 처리되지 못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준(準) 예산을 편성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나로호 궤도진입 실패… 절반의 성공 2009년 8월25일 오후 5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가 전 국민적 관심속에 우주를 향해 발사됐다. 자국 땅에서 자국의 로켓을 쏘아 올렸다는 데 의의를 가지며 우리나라 우주개발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하지만 한쪽 페어링(위성덮개) 미분리로 과학기술위성2호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데 실패함으로써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말았다. 인면수심 강호순·조두순 반인륜범죄 경악 올해도 반인륜적 강력 범죄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지난 1월 군포 여대생 피살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강호순은 미궁 속에 빠졌던 경기서남부지역 부녀자 연쇄살해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졌다. 2008년 12월 8세 여자 아이를 성폭행한 조두순은 징역 12년의 대법원 판결을 받았다. 국민들은 지나치게 낮은 형량에 분노했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을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 남아공월드컵축구 사상 첫 남북 동반진출 태극전사들은 1986년부터 월드컵 축구 본선 7회 연속 진출이라는 꿈을 일구며 국민들을 들뜨게 했다. 아시아예선을 무패(7승7무)로 마쳤다. 북한도 44년만에 본선에 올라 사상 처음으로 남북이 동반 진출하는 역사를 쓰게 됐다. 한국의 7연속 본선행은 브라질 등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번째 기록. 본선에서 한국은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와 B조에 편성됐다. 연예계 성상납 파문·잇단 자살 충격 지난 3월, 탤런트 장자연의 자살은 연예계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충격을 던졌다. 신인 배우 장자연의 자살이 화제를 몰고 온 것은 자살에 이르게 한 원인이 연예계의 고질적인 성(性)상납과 매니저의 폭력 때문이었다는 유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4월과 11월에는 신인 배우 우승연과 모델 김다울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연예계가 깊은 슬픔에 빠지기도 했다. ■국 제 미국 첫 흑인 대통령 ‘오바마 시대’ 개막 미국 최초의 흑인대통령이 취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월20일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이라크 주둔군 철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를 지시하는 등 의욕적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러시아, 유럽과 관계를 재정립하고 중동과 평화의 외교시대를 열었으며 이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글로벌 경제 회복… 두바이 사태 새 변수로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앞다퉈 내놓은 경기부양책의 효과로 세계 경제는 지난 2년의 경기침체를 탈출해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세계 증시는 지난 3월 바닥을 찍은 뒤 상승랠리를 시작했다. 그러나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 정부가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을 6개월 유예해 달라며 채무상환 유예를 선언하면서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신종플루 대재앙… 208개국서 1만명 사망 지난 4월 멕시코의 작은 마을에서 처음 발생한 신종플루는 빠른 속도로 확산, 전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다. 현재까지 208개국이 넘는 국가에서 사망자수가 1만명을 넘었다. 빠른 확산속도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6월 신종플루에 대한 경보 단계를 최고수준인 ‘대유행’으로 격상했다. 각국은 치료제와 백신 비축에 나서는 등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GM·크라이슬러 등 美 자동차제국 몰락 세계 금융위기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에도 큰 파장을 몰고 왔다. 미국 업계 1위인 제너럴모터스(GM)와 3위 크라이슬러가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잇따라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 세계는 자동차 제국의 몰락을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GM은 파산법원의 주도로 감원과 채무 조정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착수해 ‘뉴 GM’을 출범시켰다. 리스본조약 발효… EU 27개국 정치 통합 27개국으로 구성된 유럽연합(EU)의 미니 헌법인 리스본조약이 12월1일 발효했다. 이로써 경제통합에 이어 정치적 통합을 본격화한 ‘유럽 합중국’이 탄생했다. 회원국 만장일치제였던 의사결정 구도를 다수결로 변경, 정책결정의 효율성을 높였다. ‘EU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는 헤르만 판 롬파위 벨기에 총리가 당선됐다. 日 하토야마 집권… 54년만에 정권교체 ‘8·30 중의원 선거’로 1955년 이후 계속돼온 자민당 체제가 무너지고 민주당이 정권을 잡았다. 고이즈미 정권 시절 심화된 민심 이반은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자민당은 지난 2007년 7월 참의원에 이어 중의원까지 민주당에 내줬다.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는 ‘새로운 일본’을 기치로 각종 개혁 정책을 추진, 의원 친족의 국회의원 입후보 제한 등 7가지 공약을 지켰다. 코펜하겐 기후회의 선진·개도국간 온도차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지난 7일부터 19일까지 열렸다. ‘선진국 책임론’을 내세우는 개발도상국과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선진국의 이견은 결국 제대로 된 정치적 합의조차 이루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194개 회원국 중 28개국만이 동의한 ‘코펜하겐 협정’은 내용면에서뿐만 아니라 절차상 문제를 갖고 있다. 中 신장위구르 유혈 충돌… 197명 사망 지난 7월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 수도인 우루무치(烏魯木齊)에서 발생한 대규모 유혈시위로 197명이 죽고 1700여명이 다쳤다. 수백년간 곪아온 중국 내 소수 민족의 분리 운동과 자본주의 도입 이후 이 지역 GDP가 2배 이상 늘었음에도 대부분의 부를 한족이 차지하는 현실이 맞물린 결과였다. 중국 정부는 지역 투자를 늘리는 등 ‘위구르 달래기’에 나섰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하늘나라로 마이클 잭슨이 지난 6월25일 자택에서 심장 마비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각종 추문과 건강에 대한 억측을 불식시킬 것으로 기대됐던 영국 런던에서의 컴백 공연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었다. 연예계 최대 뉴스메이커였던 만큼 사망소식은 각종 인터넷 검색 순위 1위를 장식했고, 사후에만 저작권료 등으로 1000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이란대선 부정 의혹… 혁명이후 최대 시위 6월13일 실시된 제10대 이란 대선은 당선자가 발표되자 예상치 못한 후폭풍에 휩싸였다. 강경 보수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개혁파 미르 호세인 무사비 후보 간의 박빙이 예상됐지만 아마디네자드가 압승하자 무사비 지지자들은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개혁 진영의 결집으로 이어졌고 각지에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일어났다.
  • “할아버지의 친일재산도 돈주고 샀다면 환수못해”

    할아버지의 친일재산을 손자가 대가를 지불하고 매입했다면 국가가 환수할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이경구)는 친조부인 현준호씨의 친일재산 국가귀속결정을 취소해 달라며 현씨의 친손자가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13일 밝혔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에 의해 피살당한 현준호씨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친조부다. 재판부는 “원고는 해당 토지를 할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큰아버지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산 것으로 인정되는 만큼 원고는 법에 따라 보호되는 제3자에 해당한다.”고 밝혔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 닌자 어쌔신(액션·범죄/18세 관람가) 감독 제임스 맥티그 줄거리 거리의 고아였던 라이조(정지훈)는 비밀 조직 ‘오주누파’에 의해 세계 최고의 인간 병기로 키워진다. 어느날 조직이 친구를 처형한 것을 목격하고 조직을 나온 그는 행방을 감추고 복수를 준비한다. 한편 정체불명의 조직에 의한 암살사건을 추적하던 유로폴 요원 미카(나오미 해리스)가 일급비밀 문서를 손에 넣게 되면서 쫓기는 신세가 된다. 미카와 라이조는 서로 믿고 의지하는 사이가 된다. 감상 화려한 액션. 하지만 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비추 ■ 홍길동의 후예(액션/12세 관람가) 감독 정용기 줄거리 고등학교 음악교사인 ‘완소남’ 홍무혁(이범수)의 가족은 평범한 듯 보이지만 밤이 되면 의적 활동을 하는 홍길동 가문의 후예들이다. 홍무혁 일가 앞에 등장한 숙적 이정민(김수로). 정·재계를 아우르는 블랙 커넥션의 실세이자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그 어떤 불의와 불법도 마다하지 않는 냉혈한이다. 그런 정민과 절체절명의 대결 속에서도 동료 교사이자 애인인 연화에게 결혼을 재촉받고 심지어 그녀의 오빠인 검사 재필에게 자신의 실체까지 의심 받는다. 감상 연기파 배우들의 완벽한 조화 ■ 백야행(스릴러/18세 관람가) 감독 박신우 줄거리 막 출소한 사내가 피살된다. 이 사건이 14년 전 발생한 살인사건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눈치챈 경찰은 당시 담당형사였던 동수(한석규)를 찾아가고 동수는 이 사건이 당시 피해자의 아들 요한(고수)과 연루돼 있음을 직감한다. 한편 재벌 총수 승조(박성웅)의 비서실장 시영(이민정)은 그의 약혼녀 미호(손예진)를 의심, 뒤를 쫓는다. 다른 대상을 쫓던 동수와 시영의 만남. 이들은 14년전 발생했던 사건의 살인 용의자가 미호의 엄마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감상 원작은 잘 살렸지만 긴 러닝타임에 약간의 지루함도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 백야행(스릴러/18세 관람가) 감독 박신우 줄거리 막 출소한 사내가 피살된다. 이 사건이 14년 전 발생한 살인사건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눈치챈 경찰은 당시 담당형사였던 동수(한석규)를 찾아가고 동수는 당시 피해자의 아들 요한(고수)이 연루돼 있음을 직감한다. 한편 재벌 총수 승조(박성웅)의 비서실장 시영(이민정)은 그의 약혼녀 미호(손예진)를 의심, 뒤를 쫓는다. 다른 대상을 쫓던 동수와 시영의 만남. 이들은 14년 전 발생했던 사건의 살인 용의자가 미호의 엄마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감상 원작은 잘 살렸지만 긴 러닝타임에 약간의 지루함도. ■ 브로큰 임브레이스(드라마·멜로/18세 관람가)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줄거리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백만장자 어니스토(호세 루이스 고메즈)의 정부로 살고 있지만 레나(페넬로페 크루즈)는 여배우의 꿈을 키운다. 감독 마테오(루이스 호마르)를 만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되지만 어니스토는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게 신경쓰인다. 레나와 마테오는 어니스토를 피해 사랑을 나누지만 어니스토의 집착은 더욱 심해져 간다. 결국 레나는 어니스토에게 이별을 통보하지만 어니스토는 그녀를 쉽게 놔주지 않는다. 감상 치명적인 욕망의 덫. ■ 트라이앵글(드라마·멜로/전체 관람가) 감독 지영수 줄거리 미모의 재벌 미망인 지영(이수경)은 스키장에서 우연히 만난 전시기획사 최고경영자 상욱(안재욱)에게 호감을 갖는다. 하지만 상욱은 빈털털이 사기꾼으로 20억원을 호가하는 미술품 ‘갈라테이아의 눈물’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 이 와중에 지영에게 접근하는 동창생 성혜(강혜정)는 둘의 관계를 방해하고, 지영이 성혜를 기억 못한다는 사실에 상욱은 지영의 뒤를 밟는데. 감상 조금은 진부한 삼각관계이지만 부담 없이 영화를 즐긴다면. ■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드라마/15세 관람가) 감독 에밀리 영 줄거리 20대 중반의 베로니카(사라 미셸 겔러)는 아름다운 외모와 좋은 직업 등 모든 것을 가졌지만 자신의 삶을 끝내기로 마음먹는다. 자살 시도는 실패하고 정신병원에서 깨어난다. 정상적인 사회를 견디지 못해 자살을 선택했던 베로니카. 막상 눈을 떠 보니 병원 생활은 딴판이다. 하지만 그 ‘미친’ 사람들 속에서 그녀는 진실한 사랑과 새롭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배워간다. 감상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
  • 금강산관광 11돌… 차분한 현대

    금강산관광 11돌… 차분한 현대

    # 18일 오전 11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은 금강산으로 가기 위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이 금강산 관광을 시작한 지 11년째 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날 현 회장과 함께 북측으로 올라간 사람은 20여명뿐. 현대아산 조건식 사장과 현대그룹의 직원들이 전부였다. 금강산으로 가는 관문인 강원도 고성 동해선도로 남북출입사무소에는 매서운 겨울 바람이 불었다. 불과 3년전인 2006년 11월18일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통일부와 금강산 관광의 협력업체, 외주업체, 관광공사, 언론인 등 관계자 250여명이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북측에서도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해 대표적인 남북협력사업의 성공적 안착을 축하했다. 2박3일의 일정으로 평양 모란봉 교예단의 특별공연과 외금강 호텔에서 축하연도 열었다. 현대그룹에서도 8월4일 고 정몽헌 회장의 추모식과 함께 연중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을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행사는 매우 조촐하고 간소하게 진행됐다. 금강산관광이 1년4개월째 중단된 상태인 데다가 남북관계가 냉각된 분위기임을 고려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건 직후로 아예 기념행사조차 열지 못했다. 올해도 특별한 기념행사 없이 지나가려고 했지만, 현 회장이 강한 의지를 비춰 기념행사를 갖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는 고 정몽헌 회장 추모비 참배, 기념사·결의문 낭독, 기념식수 순으로 간단히 진행됐다. 지난 8월 정몽헌 회장 6주기 이후 3개월 만에 금강산을 찾은 현 회장은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지 1년4개월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금강산관광과 개성관광 재개 등 사업정상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각오를 다지기 위해 방문을 결정했다.”면서 대북사업 재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현대아산 조건식 사장도 “이제 긴 터널의 끝자락까지 왔고, 새벽의 여명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면서 “반드시 금년 안에 좋은 소식이 들려올 수 있도록 회사의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강산관광과 개성관광이 언제쯤 재개될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난 8월 현 회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금강산 관광재개와 관광객 피격사건의 재발방지를 구두로 약속받은 지 4개월이 지났다. 정부는 ▲관광객 피살사건의 진상규명 ▲재발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안전보장 등 기존 3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관광 재개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18일 11주년 맞는 금강산관광… 봄날은 오나

    18일은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지 11주년이 되는 날이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89년 방북해 공동개발의정서를 체결하면서 금강산 관광의 초석이 놓이게 됐다. 1998년 6월 육로를 통한 정 명예회장의 소떼몰이 방북, 10월 정 명예회장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면담에 이어 그해 11월18일 금강산 관광선 ‘금강호’의 첫 출항이 이뤄졌다. 남북 화해 시대의 막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기 전까지 금강산을 찾은 관광객은 모두 195만 5951명. 금강산 관광은 어느새 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2002년 4월부터는 금강산 지역에서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갖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7월11일 남한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금강산 관광은 중단됐다. 남북 화해의 상징에서 긴장의 현장으로 변했다. 북한의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현대 아산 직원 유성진씨 억류 사건 발생 등으로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 지속되면서 관광 재개는 불투명하다. 남측 관광객 억류,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자살, 자연재해 등으로 관광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적이 있지만 1년 이상의 장기 중단은 처음이다. 정부는 박씨 피살사건에 대한 북측의 충분한 설명 및 책임 있는 당국자의 사과, 재발방지 약속 없이는 금강산 관광 재개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 김 위원장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면담에서 박씨 피살 사건에 대한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금강산 관광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그 피해는 현대아산 및 협력업체 등으로 넘어가고 있다. 현대아산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약 2033억원의 매출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북한도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손해를 입는 건 마찬가지다. 금강산 관광의 경우 관광객 1인당 평균 60달러 정도의 입장료를 북측에 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 중단에 따라 약 60만명이 금강산을 찾지 못한 것으로 추산했다. 달러가 아쉬운 북한은 약 3600만달러를 날려보낸 셈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모닝 브리핑] 中 선양 주재 북한 영사 행방불명… 피살설도

    중국 선양 북한 영사관 소속 영사가 지난달 행방불명돼 중국 당국과 북한 영사관에 비상이 걸렸다.12일 복수의 중국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께 주 선양 북한 영사관의 김모 영사가 은행에 다녀오겠다며 영사관을 나간 뒤 지금까지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과 북한 영사관은 김 영사가 해외로 도주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그가 최근 선양 모처에서 피살체로 발견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북한 당국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선양 북한 영사관 내 상당수 인사를 북한으로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선양 연합뉴스
  • “시신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배우죠”

    “시신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배우죠”

    “부검을 통해 억울하게 죽은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동시에 그분들로부터 끊임없이 배우게 됩니다.” 제61주년 과학수사의 날을 하루 앞둔 3일, 올해 과학수사 대상 가운데 법의학 분야에서 대상을 수상한 서중석(52)국립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 부장의 수상 소감이다. ●시신 6000구 이상 부검 서 부장은 1991년 11월 국과수에 임용돼 지금까지 6000구 이상의 시신을 부검, 국내 법의학계를 이끌고 있다. 그는 수많은 사건·사고 중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와 1996년 등록금 인상 반대시위를 벌이다 숨진 연세대 노수석씨 사건, 2008년 금강산 박왕자씨 피살사건 등을 주요 사건으로 꼽았다. 서 부장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우리나라 최초로 법의학 전문가와 유전자 감식 전문가 등이 체계적으로 투입돼 조사가 이뤄졌다.”면서 “노수석씨와 박왕자씨 사건의 경우 부검은 진실되게 잘 됐는데 정치적으로 이용돼 가슴이 아팠다.”고 돌아봤다. 서 부장은 부검을 통해 억울하게 죽은 한 여대생의 살인범이 잡혔던 기억도 잊지 못한다. 서 부장은 “2004년 대전에서 발생한 여대생 강간 살인사건의 경우 당초 경찰은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검안 결과 죽은 여대생 애인의 사촌이 성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서 부장은 수많은 사건의 부검을 실시한 것 외에도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 프랑스인 영아살해사건 사례를 중심으로 한 영아살해의 법의학적 고찰’ 등 25건의 논문을 발표하고 2007년부터 고려대, 가톨릭대, 전북대 등 의과대학과 경·관·학 클러스터 협약을 통해 효율적인 법의부검 시스템을 도입, 한국 과학수사의 질을 높여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법의학 연구인력 100명 더 늘려야” 서 부장은 “우리의 법의학과 과학수사 기법은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수준이지만 연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현 상황에서 100명 정도는 더 충원돼야 검안부터 부검까지 더욱 철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망했다. 원래 부검의는 국과수에 16명이 있었지만 지난 2007년 대학과 협약을 맺은 뒤 대학교수 10명도 동참, 현재 26명이다. 그러면서 “법의학이 사회 경제적으로 후순위에 밀려 있다.”면서 “법의학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강화하는 동시에 법의학에 대한 사회 인식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안양, 아동범죄 ‘2번고통’ 막는다

    경기 안양시가 강력범죄 피해 아동의 실명이나 가명을 언론과 인터넷 등에서 쓰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제도 마련에 나섰다. 안양시는 강력범죄 피해 아동의 실명과 가명 사용을 모두 금지하고 기존 게재 글의 실명 부분도 삭제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언론과 정부, 지자체, 포털사이트 등에 발송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법무부에도 이 같은 내용의 법안 마련을 건의키로 했다. 이는 조두순 사건을 계기로 2007년 12월 발생한 안양8동 어린이 납치 살해 사건 피해 아동들의 실명이 언론과 인터넷에 또다시 게재되면서 가족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시가 조두순 사건 이후 조사한 결과 네이버와 다음 등 2개의 포털사이트에만 안양8동 피살 아동의 이름이 표기된 뉴스가 3400여개 올라와 있고 카페와 블로그를 포함하면 1만개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정부에서 강력범죄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배포한 보도자료조차 피해 아동 실명을 표기하는 등 유가족에 대한 배려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는 이에 따라 조만간 ‘강력범죄 피해 아동 호칭 삭제 및 사용 금지 협조 공문’을 만들어 중앙부처와 전국 지자체에 발송하기로 했다. 또 2차로 이필운 시장 명의로 신문사, 방송사, 포털사이트 등에 공문을 보내 뉴스와 카페, 블로그에 게재된 피해 아동 호칭의 삭제 혹은 변경을 요청할 계획이다. 법무부에서도 시의 공문이 접수되면 각 포털사이트 및 언론사에 정부차원의 협조 공문을 재발송키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장은 “성폭력범죄나 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는 피해자의 신원 및 사생활 누설을 금지토록 하고 있으나 아동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에 대해서는 이 같은 조항이 마련되지 않아 시 차원에서 법적 장치 마련을 촉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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