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오염 막게 남북환경공동체 추진
◎우리정부의 환경보전 실태와 대책을 알아본다/북한 진출 국내 환경 기준을 적용/기술개발 1천억 투입… 무역환경 변화 대처
오는 5일은 유엔이 정한 제23회 「세계 환경의 날」병들어 신음하는 지구를 살리자는 세계인의 목소리는 해마다 커져가고 있지만 지구환경은 오히려 더욱 나빠지고만 있다.세계 1백여 국가는 이날을 기념하는 각종 캠페인과 행사를 갖는다.우리나라에서도 3일부터 1주일 남짓 연인원 1천만명이 참가하는 매머드 행사들이 환경보전협회 주관으로 펼쳐진다.지구환경의 현주소와 우리의 환경대책등을 진단하는 특집을 꾸며본다.
김중위 환경부장관은 지난달 26일 『북한과 함께 남북환경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통일원등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김 장관은 『앞으로 북한에 진출하는 우리기업은 북한에서도 국내에서 적용받았던 환경기준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인공위성 자료를 이용,한반도를 포함한 주변 지역의 생태계등을 실지탐사한 것처럼 분석할 수 있는 원격탐사실이 환경부에 개설된 다음날이었다.
한국통신사태로 온나라가 시끄럽던 시점에 나온 이 발언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못했다.하지만 남북환경공동체의 추진과 북한 진출기업의 환경오염 방지의무를 언급한 김 장관의 말은 한반도 전역을 염두에 둔 환경보전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전문가들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동북아등 지구환경의 오염을 막는데 우리나라도 중심역할을 분담할 것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풀이했다.
우리의 환경수준은 지금 국민들의 기대치에 크게 못미치는게 사실이다.대기 토양 물 어느 하나 만족할만한 게 없다.
정부는 다음주쯤 21세기의 환경비전을 국민들에게 제시할 계획이다.「경제개발 모델국가」에서 「환경보전 모범국가」로 전환하려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한다는 게 이 안의 핵심내용이다.10년 뒤인 20 05년에는 선진국 수준의 쾌적한 환경을 실현할 수 있는 세부방안을 담고 있다고 한다.환경부의 정진승 정책실장은 『이번 안은 국내의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세계 환경의 개선을 유도한다는 명목으로 무역장벽을 쌓으려는선진국에 뒤지지 않는 환경기술을 개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그동안 「환경모범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이미 여러차례 시도했다.국토종합개발을 세울때 환경보전개념을 우선 고려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 출발점이다.환경에 가급적 영향을 주지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전국토를 생태적으로 연결하는 녹지축과 생태계 통로를 만들어 자연생태계가 살아 움직이는 생태계연결지대를 만들어 나가는 방안이 제시됐다.서해안의 생태계 보존등을 위해 주요지역을 연안오염 특별관리 해역으로 지정,대규모 간척사업등 해역 이용행위를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심각한 대기오염의 방지와 토양보존,깨끗한 물의 공급도 빠른 시일 안에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로 관계자들은 꼽고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의 환경보전을 위한 노력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남극조약당사국회의를 지난달 서울에서 개최한 것도 환경보전을 위한 우리의 위상을 확인시킨 계기가 됐다.우리나라는 1백70여개의 국제환경협약가운데 대기분야 5개,해양분야 11개,자연환경분야 5개등 모두 31개의 협약에 가입,지구환경보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북한과의 환경공동체 추진은 통일비용을 줄이는 장기투자의 방안으로도 이해된다.최근 환경부가 공개한 평양주변의 환경분석에서는 대동강이 한강보다 더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북한의 환경오염 수준을 간접적으로 가늠하는 하나의 지표였다.
환경보전을 빌미로 선진국이 내세우려는 무역장벽을 넘는것도 시일을 늦출 수 없는 숙제다.미국과 일본,유럽공동체등은 기술기준의 강화나 표준규격제도·환경마크제·인증제도등 다양한 규제로 장벽을 쌓으려 하고 있다.자동차배기가스의 기준 강화,가전제품의 기술기준 강화,포장재질 규제등 다양한 비관세 장벽이 도사리고 있다.
지금 우리의 환경기술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우리나라가 지난 한햇동안 환경기술의 도입과 관련,외국에 지불한 로열티는 1백72억원이나 됐다.
그러나 오는 99년까지 1천억원을 투입,선진국 기업의 오염물질 배출허용 기준과 자동차배출가스 기준에 맞는 핵심기술의개발을 추진하고 있다.오는 20 01년까지 모두 2천3백여억원을 들이는 선진환경공학기술 개발계획(G7 프로젝트)이 마무리 되면 환경기술선진국으로의 진입을 시도할 수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20 00년에 4백80조원 규모가 될것으로 전망되는 세계환경시장을 겨냥,환경산업체에 대한 기술보급및 융자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의 날 유래/113국 참가 「유엔환경회의」 기념 72년 선포/“지구촌 오염 해결점 찾자” 각국서 기념행사
세계 환경의 날은 72년 12월 제27차 유엔총회에서 선포됐다.이에 앞서 6월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1백13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던 유엔인간환경회의를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공식적인 기념일로 지정된 것은 다음해인 73년 6월5일이다.
이날은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환경보존에 함께 노력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선포됐다.인류 모두가 각국의 급격한 산업화 추진으로 갈수록 심각해지는 지구환경 오염의 위기를 일년 가운데 단 하루만이라도 곰곰이 생각하고 해결점을 찾는데 노력하자는 취지다.
그뒤 세계 각국은 해마다 환경의 날 또는 환경주간을 지정,기념식을 비롯하여 각종 세미나 전시회 캠페인 등 환경보전행사를 전개해오고 있다.우리나라는 80년대부터 환경보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정부,민간단체·기업들이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행사를 벌이고 있다.92년에는 「국가환경선언문」을 선포했다.
세계 환경의 날이 제정된 배경에는 지난 62년 발간된 미국의 레이첼 카슨여사의 「침묵의 봄」과 72년에 나온 로마클럽의 보고서 「성장의 한계」가 한몫을 했으며 이 두권의 책은 환경보전에 관한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우리 모두 세계 환경을 위해 하나가 되자」를 올해 세계 환경의 날 주제로 정했다.로고는 인간의 모습을 녹색나무로 표현하고 있다.
◎김중위 환경장관/“환경산업 적극 육성하겠다”/지역이기주의 따른 생태계 파괴 안될말(인터뷰)
『이제는 환경문제를 「내가 사는 지역」에 국한해 생각할 수 없습니다』
김중위 환경부장관은 2일 세계 환경의 날을 앞두고 『세계가 모두 하나라는 환경공동체의 인식속에 환경문제를 생각하고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정부는 물론 국민,기업 모두가 공동체 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며 앞으로의 정책방향도 이같은 거시적 접근방법에 초점을 맞춰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간 이기주의,지역간 이기주의 등으로 환경문제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는데.
▲이제 특정지역의 노력만으로는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동해의 핵폐기물에 관심을 갖는 것은 동북아의 환경공동체라는 인식이며 지구 온난화,오존층 파괴,생물다양성 보존등에 관심을 갖는 것은 지구환경 공동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국내에서 지역이기주의에 따른 님비현상이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고 자연훼손을 동반한 지역개발도 이러한 인식의 부족 때문이다.국가간의 환경협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한반도 주변의 환경보전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본격적인 지방화가 이뤄지면 지역간 이기주의에 따른 환경파괴가 더욱 심화될 우려가 있으므로 생태계보존등과 관련한 핵심현안등에는 중앙정부의 조정기능을 강화할 생각이다.
환경산업의 육성방안은.
▲정부가 최대한 기술지원을 해나갈 방침이다.중소기업 오염방지시설 설치자금,환경기술 산업화자금,환경기술 연구개발자금,재활용 육성자금등의 지원을 대폭확대해 오염물질 배출업소들이 환경시설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인식 변화도 중요한데.
▲기업들이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생산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정부및 공공기관에서 환경마크가 있는 상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권장하고 있다.소비자들도 환경제품을 애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겠다.
◎30년내 지구생물 25% 사라진다/지구촌 환경 실태/온난화로 해수면 상승… 육지면적 계속 감소/매년 11만㎢ 산림줄고 농지6백만㏊ 사막화
「세계 환경의 날」에 즈음하여 되돌아 보는 오늘날 지구의 환경은 참담한 수준이다.
환경전문가들은 『세계가 하나가 되어 지구를 살리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몇해째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이상기온 현상과 자연재난 등도 지구환경의 오염 때문으로 진단된다.
유엔환경개발계획(UNEP)은 산업화의 영향으로 최근 1백년동안 대기 가운데 이산화탄소 농도가 25%나 증가해 지구의 평균기온이 0.3∼0.6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이대로 가면 오는 21 00년 무렵에는 지구 온도가 2∼5도 올라가기 때문에 해수면이 높아지고 해안저지대가 침수돼 육지의 면적은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70년대부터 해마다 지구면적의 0.1%에 이르는 11만㎦의 산림이 줄고 있고 6백만㏊의 농지가 사막으로 변하고 있다.아프리카등지의 정글이 사막화의 초기단계인 초원으로 변해가는등 건조지대의 70%에 사막화 징후가 나타난다.
프레온 가스의 영향으로 생물에 유해한 자외선을 흡수하는 오존층의 오존량이 지난 10년동안 3%가량 줄어들었다.남극의 상공에는 정상상태의 40%에 불과한 오존구멍이 북미대륙만큼 넓게 뚫렸다.
전문가들은 수산물 생산의 격감,피부암 인구의 급증 등도 오존층 파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세계인구는 해마다 1억씩 늘고 있으나 각종 동식물은 해마다 2만5천∼5만종씩 줄어 앞으로 30년 안에 지구상 생물의 종류가 4분의 1이상 사라질 전망이다.
환경파괴의 피해를 받는데 우리나라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최근 기상청에서는 우리나라도 20년 뒤에는 남극보다 더 심각한 오존층 파괴의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보고가 나와 충격을 주었다.중국의 환경오염 여파로 지난 봄 극심한 황사현상에 시달렸고 서해안은 병들어 가고 있지만 마땅한 대응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총체적 위기 속에 인류의 공동대응 노력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수준이다.국가간의 이해대립등으로 효과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데는 미흡한 실정이다.올해만 해도 베를린기후회의,남극조약당사국회의,유엔지속개발회의등 국제회의와 지역별 회의가 다양하게 열렸다.하지만 대부분의 회의가 환경보전의 원칙등만 확인하거나 당사국간의 입장차이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이산화탄소의 배출규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4월 열린 베를린회의는 처음 예상대로 서방선진국과개도국의 견해차로 성과없이 막을 내렸다.자연자원에 국가 경제를 의존하고 있는 많은 저개발국에게 환경비용의 부담요구는 여전히 난제로 남아있다.또 선진국들은 지구환경의 보전을 명목으로 무역장벽을 구축하여 산업경쟁력 강화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어 해결점을 찾는데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