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들이여, 자외선을 두려워하라
봄볕이 조금씩 따가워지면서 자외선과의 본격적인 줄다리기가 시작되고 있다. 사실 햇볕을 통해 온화함과 청량감을 얻지만 햇볕속 자외선은 피부에는 백해무익하다. 기미, 주근깨는 물론 피부암의 주범도 바로 자외선이다.‘봄볕에는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 내보낸다.’는 우리 속담이 결코 그른 말이 아니다.
●10~20대도 색소침착 많아
이런 자외선의 피해가 전 연령층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명동점 류지호 박사팀이 이 병원을 찾은 10∼40대 여성 122명을 무작위로 선정, 조사한 결과 색소질환이 있다고 대답한 사람이 118명으로 전체의 96.7%나 됐다. 기미 등 색소 침착 질환이 나타난 시기로는 20대 때라고 답한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70.4%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10대 16.3%,30대 13.3% 순이었다. 이런 결과는 지금까지 중년 여성에게 주로 발생했던 색소질환이 10∼20대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응답자들은 또 색소질환의 원인으로 자외선(45.9%), 스트레스(27.8%), 유전성(18%) 등을 꼽아 자외선에 의한 색소침착이 가장 주된 원인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오전 10시~오후 3시 햇볕을 피하라
멜라닌 색소를 산화시켜 피부를 검게 태우고, 기미 주근깨나 잡티를 만드는 UVA(파장 320∼380nm대의 자외선)는 자외선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일출·일몰시는 물론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도 피해를 주며, 파장이 길어 피부 깊숙이 침투해 진피에 있는 탄력섬유와 콜라겐 섬유를 변화시킴으로써 피부 노화와 주름의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외선은 보통 3월에 증가하기 시작해서 6∼8월에 최고조에 이르며, 하루 중에는 오전 10∼오후 3시 사이에 가장 강하다. 특히 봄철에는 겨우내 자외선에 대한 피부의 방어막이 약해져 작은 자극에도 쉽게 손상을 받을 수 있다.
●자외선 차단제는 ‘PA´를 확인해야
자외선 피해를 막으려면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최선이다. 자외선 차단을 나타내는 지수 중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SPF(일광 방어지수)’는 UVB(파장 280∼320nm대의 자외선) 영역의 자외선 차단효과를 표시하는 단위이다. 즉, 자외선 차단 제품을 사용했을 때 자외선으로부터 피부가 보호되는 정도를 8,15,30,50 등의 수치로 나타낸 것. 이에 비해 UVA 차단 효과를 나타내는 지수는 ‘PA(자외선 A차단)’로 나타내며 차단 정도는 ‘+’,‘++’,‘+++’ 등으로 표시한다.SPF의 숫자가 높을수록,PA의 ‘+’가 많을수록 차단 효과가 크다. 따라서 자외선 차단제를 구입할 때는 SPF와 PA를 모두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차단지수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주변 환경과 제품의 자극 정도를 고려, 평소에는 SPF 15∼30 정도,PA++ 이상의 제품을 외출하기 30분쯤 전에 바르고, 이후 매 2∼3시간 간격으로 반복해서 발라주면 된다. 특히 자외선 차단제는 바르는 양에 따라 SPF의 차이가 아주 커지기 때문에 권장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얼굴에는 2g(엄지 손톱 크기), 몸통에 30g(오백원짜리 동전의 2배 크기) 정도를 발라주면 차단효과를 제대로 얻을 수 있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 주는 레티노이드가 많이 함유된 녹차나 고용량의 비타민C(1일 2∼3g)와 비타민A(1일 1∼2g)를 복용하면 항산화 작용을 도와 피부 노화를 피할 수 있다. 포도, 토마토, 오렌지, 오이, 브로콜리, 올리브 오일, 적포도주 등도 항산화 기능을 돕는 식품이다.
●기미 생기면 조기 치료
기미는 일단 생기면 잘 없어지지 않는 데다 단시간 내에 치료할 수 없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일단 기미가 생기면 시간이 흐를수록 얼굴 전체에 번지고 치료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하는 게 좋다.
지금까지는 치료에 사용한 미백용 화장품이나 약물, 화학박피술 등은 멜라닌 색소를 부분적으로 제거할 뿐이었다. 이에 비해 ‘멜라도파 치료법’은 미백 핵심성분인 알부틴, 레티놀, 엠브리카를 피부 자극없이 진피층까지 전달, 멜라닌 색소를 제거하고 멜라닌 색소 합성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티로시나제의 작용을 억제해 치료 효과가 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는 4세대 레이저 치료법(IPL)인 ‘루메니스 원’을 이용해 치료하기도 한다. 이 치료법은 515nm,640nm,695nm 등 7가지의 파장을 선택적으로 피부에 조사해 진피층 기미는 물론 잡티, 주근깨, 안면홍조를 모두 치료할 수 있으며, 진피층 콜라겐을 증가시켜 피부탄력을 좋게 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 박사는 “평소 편한 마음과 충분한 휴식, 자신의 피부에 알맞은 화장품 사용과 함께 비타민A·C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피부 색소침착을 막는 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