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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인종차별 심각하다”는 라건아 호소, 인권의식 고취하고 차별금지법 제정해야

    프로농구 전주 KCC 소속인 귀화선수 라건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일부 팬의 인종차별적 표현은 “이게 과연 2020년 우리 국민들의 인권 감수성 수준인가” 하는 자괴감을 들게 할 정도다. 한 네티즌은 라건아를 “검둥이”라 부르며 그의 어머니까지 욕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아예 “네 나라로 돌아가라”며 반감을 감추지 않았다. 라건아가 누구인가. 8년전 KBL에 데뷔한 그는 외국선수 MVP를 세 번이나 차지할 정도로 특출한 실력을 인정받았고, 2018년에는 체육 분야 우수 인재 특별귀화 형식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해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리카르도 라틀리프라는 미국 이름 대신 한국 이름을 쓰는 그는 “우리 가족 터전은 한국”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정도로 완전히 한국에 동화됐다. 이런 그에게 인종차별적 인신공격이 난무했고, 참다못한 그가 결국 이 같은 실태를 폭로하며 “제발 그만하라”고 호소하기에 이른 것이다. 라건아의 호소 하루만에 안양 KGC 소속 외국인선수 브랜든 브라운도 비슷한 피해 사실을 공개하는 등 귀화선수와 외국인선수에 대한 국내 팬들의 인종차별 행태가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브라운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팬들이 보낸 악성메시지를 공개했는데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영어 욕설과 흑인을 비하하는 호칭을 섞어 “한국에서 꺼지라”거나 “교통사고로 죽어라”라는 비난과 저주를 퍼붓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프로스포츠가 활성화되면서 종목마다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선수들이 잇따라 영입됐고, 아예 한국으로 귀화하는 외국인 선수들도 많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태극마크를 단 귀화선수가 전체 국가대표 145명의 10%가 넘는 15명이나 됐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유럽 등에서 인종차별적 인신공격을 받는 사례가 이따금 전해지는 것만큼이나 국내에서도 특히 흑인 선수들의 피부색을 폄하하는 표현이 일부 경기장에서 나오곤 했다. 대부분 일회성 해프닝으로 여겨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는데 결국 이번에 사달이 난 셈이다. 현재 종목마다 협회와 연맹 차원에서 인종차별 언행 등에 대한 제재 규정이 있지만, 이보다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본다. 미국 프로농구에서는 흑인 비하 발언을 한 구단주에 대해 아예 영구제명을 했는가 하면 유럽 축구계에서는 인종차별 물의를 일으킨 팬들의 경기장 출입을 평생 막고, 구단에게도 관리책임을 묻는다. 국내도 유럽이나 미국 체육계처럼 더 엄격한 인종차별 철퇴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번번히 입법이 좌절되고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서두르고, 사회 구성원들의 인권의식 고취를 위한 범국가적 캠페인도 진행할 필요가 있다.
  • 라건아 호소 하루 만에 또 폭로… ‘인종차별 #미투’ 번지나

    라건아 호소 하루 만에 또 폭로… ‘인종차별 #미투’ 번지나

    국내서 네 시즌째 활약 중인 브라운 “흑인 비하 등 악성메시지에 시달려” ‘귀화’ 라건아 “가족 향한 공격 늘어 심적으로 힘들지만 한국 생활 만족” KBL “법적 대응 방안 우선 검토 중”귀화 프로농구 선수 라건아(31·KCC)가 소셜미디어에 일부 팬으로부터 인종차별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데 이어 KGC의 외국인 선수 브랜든 브라운(35·미국)도 비슷한 피해 사실을 공개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한국 팬의 인종차별 행위가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은 처음이어서 충격을 준다. 통상 한국인은 인종차별 피해자로 인식돼 왔으나 라건아와 브라운의 호소는 한국인도 가해자가 됐다는 얘기다. 브라운이 1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팬의 악성 메시지에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영어 욕설과 함께 흑인을 비하하는 호칭을 섞어 ‘한국에서 꺼지라’고 하는 등 비난을 퍼붓는 내용이 담겼다. ‘교통사고로 죽어라’라는 저주도 있었다. 앞서 전날 라건아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종차별적 표현과 욕설이 담긴 악성 메시지를 공개하며 “나는 한국인들로부터 이런 메시지를 매일같이 받는다. 대부분은 그냥 차단하면 그만이지만, 나는 이런 문제들을 매일 헤쳐 나가야 한다”고 토로했다. 라건아는 이날 경기 용인 KCC 체육관에서 훈련을 시작하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예전부터 이런 메시지를 받곤 했지만 최근 아내와 딸을 공격하는 내용까지 늘어났다”며 악성 메시지를 공개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대응할 것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메시지를 받으면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다”고 털어놨다. 다만 ‘귀화를 후회하느냐’는 질문에는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나와 가족 모두 한국을 사랑한다”고 답했다. 한국에서 네 시즌째 뛰고 있는 브라운은 “휴대전화에서만 센 척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너는 계속 농구에 전념해야 한다. 한국 국가대표로 처음 뛰는 (외국인) 선수답게 열심히 노력해 네 딸과 다른 한국 어린이들의 존경을 받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며 라건아를 격려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5년 인종차별 발언 등을 품위 손상 행위에 포함시켜 이를 제재할 수 있도록 야구 규약을 개정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종교적 차별 행위, 정치적 언동, 인종차별적 언동 등에 대한 징계 조항을 따로 마련해 운영하는 한편 차별 행위에 연관된 기업의 광고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찌감치 인종차별이 사회문제화된 서구 국가들이 인종차별에 강하게 대응하는 것처럼 우리도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BL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면서 “외국인 선수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연맹과 구단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는 게 있는지 우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피해를 입은 외국인 선수들의 심리치료를 위한 클리닉을 운영하고 비슷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용철 서강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피부색을 떠나 능력으로 인정받는 스포츠는 다름을 포용하는 데 있어 모범이 되는 분야이면서 한편으로는 혐오와 편견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반면교사가 돼 우리 사회가 한층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라건아 호소 하루 만에 또 폭로… ‘인종차별 #미투’ 번지나

    라건아 호소 하루 만에 또 폭로… ‘인종차별 #미투’ 번지나

     귀화 프로농구 선수 라건아(31·KCC)가 소셜미디어에 일부 팬으로부터 인종차별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데 이어 KGC의 외국인 선수 브랜든 브라운(35·미국)도 비슷한 피해 사실을 공개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한국 팬의 인종차별 행위가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은 처음이어서 충격을 준다. 통상 한국인은 인종차별 피해자로 인식돼 왔으나 라건아와 브라운의 호소는 한국인도 가해자가 됐다는 얘기다.  브라운이 1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팬의 악성 메시지에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영어 욕설과 함께 흑인을 비하하는 호칭을 섞어 ‘한국에서 꺼지라’고 하는 등 비난을 퍼붓는 내용이 담겼다. ‘교통사고로 죽어라’라는 저주도 있었다.  앞서 전날 라건아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인종차별적 표현과 욕설이 담긴 악성 메시지를 공개하며 “나는 한국인들로부터 이런 메시지를 매일같이 받는다. 대부분은 그냥 차단하면 그만이지만, 나는 이런 문제들을 매일 헤쳐 나가야 한다”고 토로했다.  라건아는 이날 경기 용인 KCC 체육관에서 훈련을 시작하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예전부터 이런 메시지를 받곤 했지만 최근 아내와 딸을 공격하는 내용까지 늘어났다”며 악성 메시지를 공개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대응할 것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메시지를 받으면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다”고 털어놨다. 다만 ‘귀화를 후회하느냐’는 질문에는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나와 가족 모두 한국을 사랑한다”고 답했다.  한국에서 네 시즌째 뛰고 있는 브라운은 “휴대전화에서만 센 척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너는 계속 농구에 전념해야 한다. 한국 국가대표로 처음 뛰는 (외국인) 선수답게 열심히 노력해 네 딸과 다른 한국 어린이들의 존경을 받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며 라건아를 격려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5년 인종차별 발언 등을 품위 손상 행위에 포함시켜 이를 제재할 수 있도록 야구 규약을 개정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종교적 차별 행위, 정치적 언동, 인종차별적 언동 등에 대한 징계 조항을 따로 마련해 운영하는 한편 차별 행위에 연관된 기업의 광고도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찌감치 인종차별이 사회문제화된 서구 국가들이 인종차별에 강하게 대응하는 것처럼 우리도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BL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면서 “외국인 선수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연맹과 구단 차원에서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는 게 있는지 우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피해를 입은 외국인 선수들의 심리치료를 위한 클리닉을 운영하고 비슷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용철 서강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피부색을 떠나 능력으로 인정받는 스포츠는 다름을 포용하는 데 있어 모범이 되는 분야이면서 한편으로는 혐오와 편견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반면교사가 돼 우리 사회가 한층 더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욕설테러’에 애국심으로…라건아 “한국을 사랑한다”

    ‘욕설테러’에 애국심으로…라건아 “한국을 사랑한다”

    “아내와 딸을 공격하는 내용 있어”“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힘들다”2017년에도 “마약·총 없는 나라”인종 차별적인 메시지로 고통받은 프로농구 전주 KCC의 라건아(31)가 16일 ‘귀화를 후회하느냐’는 물음에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나와 가족 모두 한국을 사랑한다”고 답했다. 일부 악성 농구팬이 가족과 자신의 피부색을 비하하는 ‘욕설테러’를 했지만 그는 오히려 애국심을 드러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라건아는 이날 인터뷰에서 “예전부터 이런 메시지를 받곤 했지만 최근 아내와 딸을 공격하는 내용까지 늘어났다”고 개인적으로 받은 메시지를 공개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법적으로 대응할 것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메시지를 받으면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다”고 털어놨다. 라건아는 서울 삼성 소속으로 귀화 전이었던 2017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 5년 동안 한국에서만 뛰었다”며 “나와 가족 모두 이 나라를 사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특히 “(한국은 미국과 달리) 마약도 총도 없고 우리 가족 모두 안전하게 살 수 있어서 더 좋다”고 말해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라건아는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종차별적 표현과 욕설이 담긴 악성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메시지에는 “KBL에서 뛰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이 너보다 잘하니 네 나라로 돌아가라”라는 말과 함께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인종차별적 표현 등이 들어있었다. 라건아는 심지어 “나는 한국인들로부터 이런 메시지를 매일같이 받는다”고 토로했다. 라건아가 속한 전주 KCC는 이날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접전 끝에 75-80으로 패했다. 라건아는 이날 29점, 12리바운드로 분전했다. 그러나 일부 농구팬들은 이 경기와 지난 10일 잠실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경기 패배 등을 이유로 들어 라건아에게 비난여론을 집중하고 있다.라건아는 전날에도 인스타그램에 “대부분은 그냥 차단하면 그만이지만, 나는 이런 문제들을 매일 헤쳐나가야 한다”고 울분을 토한 바 있다. 인종차별은 그에게 처음 있었던 일이 아니다. 그는 2017년 인터뷰에서도 “택시를 2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아무도 태워주지 않았다. 내가 흑인이라서 승차 거부를 당했다고 SNS에 올렸다”며 인종차별 경험을 강하게 토로한 바 잇다. 라건아는 2012년 대학 졸업 뒤 곧바로 KBL에서 프로로 데뷔했다. 울산 현대모비스, 서울 삼성에서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하던 라건아는 2018년 체육 분야 우수 인재로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새하얀 피부와 속눈썹…편견 딛고 일어선 ‘알비노 자매 모델’

    새하얀 피부와 속눈썹…편견 딛고 일어선 ‘알비노 자매 모델’

    창백한 피부, 새하얀 속눈썹과 털, 붉은빛 눈동자. 선천성 색소 결핍에 걸린 알비노는 중세시대 ‘마녀사냥’의 주된 희생양이었다. 아직도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알비노를 마녀로 몰아 학대하거나, 신체를 훼손해 주술용으로 거래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모델계에서 알비노는 평범한 모델과 다른 대우를 받는다. 최근 카자흐스탄에서는 12살 차이의 ‘알비노 자매’ 아셀 칼라가노바(14)와 카밀라 칼라가노바(2)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언니 아셀은 10살부터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 당시 이미 알비노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주목 받았지만, 막냇동생 카밀라까지 알비노로 태어나면서 관심이 급증했다.모델 활동 전까지 아셀은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어머니는 “아이들은 딸을 빤히 쳐다봤다. 처음에는 정말 어려웠다”라고 털어놨다. 사람들의 편견과 차별적 시선 때문에 아셀은 어릴 적 장애아동이 다니는 특수학교를 가야만 했다. 이후 어머니는 닥치는대로 공부를 시작했다. 알비니즘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머리카락, 속눈썹, 눈, 피부색이 조금 다를 뿐 아셀이 다른 아이들과 큰 차이가 없다는 걸 안 어머니는 딸이 그 어떤 제약도 받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졌다. 이 같은 가족의 지지 속에 아셀은 10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모델 활동에 들어갔다. 2년 전 동생 카밀라 역시 알비노로 태어난 뒤에는 ‘알비노 자매 모델’로 함께 일하고 있다.불편한 게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알비노 자매 모델' 중 언니인 아셀은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고,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긴소매 옷을 입거나 우산을 써야 한다. 그래서 해가 진 뒤에 다니는 게 편하다”라고 말했다. 눈부심과 시력 감퇴 때문에 안경 착용도 필수다. 아셀의 둘째 동생인 알디야르 칼라가노바(8)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알디야르는 자신과 다른 모습의 누이들을 보고 한때 정체성에 의문을 가졌지만, 지금은 누구보다도 누이들을 응원하고 있다. 어머니는 여러 어려움 속에 안정을 되찾은 아이들이 이제 다른 알비노 청소년과 교류하며 공통의 경험을 나누고 ‘다른 것은 틀린 게 아니’라는 것을 알기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들 자매 외에도 최근 여러 알비노 모델이 특유의 신비한 분위기로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으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브라질 출신의 쌍둥이 알비노 자매 라라와 마라(13)도 어린 나이부터 나이키 등 유명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으며 눈길을 끌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나 찾아봐라”… ‘위장술 대가’ 도마뱀의 능력 촬영해보니

    “나 찾아봐라”… ‘위장술 대가’ 도마뱀의 능력 촬영해보니

    한 파충류가 나뭇가지를 배경삼아 어떻게 위장하는지를 보여주는 영상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8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체셔주 매클스필드에 사는 한 파충류 사육사가 공개한 영상을 소개했다. 데이브 백쇼(34)라는 이름의 이 사육사는 자택 사육장에서 기르고 있는 남방납작꼬리도마뱀붙이 세 마리가 어떻게 나무 몸통이나 나뭇가지에서 위장하고 있는지를 직접 촬영해 공유했다.이 영상에서 이 사육사는 직접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애완 도마뱀붙이들이 숨어 있는 각 나뭇가지를 위아래로 훑는데, 대부분 사람은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도 좀처럼 발견하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 파충류는 나무에 달라붙은 채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몸의 형태와 피부 색상 덕분에 나무의 일부분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들 종의 습성은 사냥할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온종일 이런 상태로 쉬거나 잠을 자 포식자들의 눈을 피할 수 있다.남방남짝꼬리도마뱀붙이의 길이는 머리부터 꼬리까지 15~20㎝에 달한다. 눈은 크고 눈꺼풀이 없으며 동공은 타원형, 공막은 노란색이어서 야행성 습성에 적합하다. 꼬리는 다른 납작꼬리도마뱀붙이류처럼 꼬리가 위아래로 납작하다. 이들의 피부색은 주변 환경에 맞춰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다. 따라서 발견된 종을 살펴보면 회갈색에서 검은색, 녹갈색 바탕에 나무껍질과 그 위에 서식하는 지의류 이끼를 닮은 다양한 무늬를 띤다.특히 이들 종은 옆부분에 머리에서 꼬리까지 일렬로 피부가 삐죽삐죽하게 늘어나 있다. 이는 옆구리 덮개(dermal flap)라고 부르는 것으로, 낮에 나무줄기 위에서 쉴 때 그림자를 흩어버려 가장자리를 알아보기 어렵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백쇼는 “위장술의 대가인 카멜레온은 눈으로 주변 자연 환경을 보고 나서 피부색을 바꾸지만, 이들 도마뱀붙이는 피부 자체에서 주변환경을 인지해서 피부색을 바꾼다”고 설명했다.한편 남방납작꼬리도마뱀붙이는 모시 리프테일 게코(mossy leaf-tailed gecko)나 서던 플랫테일 게코(southern flat-tail gecko)라고도 불리며 서식지 파괴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의 국제적 멸종위기종 목록(협약 부속서)에서 부속서II로 보호받고 있다. 부속서II는 현재 멸종위기에 처해 있지는 않으나 국제 거래를 엄격하게 규제하지 아니하면 멸종위기에 처할 수 있는 종을 말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싸이 이어 뉴욕 타임스퀘어서 신년맞이 공연펼친 방탄소년단(BTS)

    싸이 이어 뉴욕 타임스퀘어서 신년맞이 공연펼친 방탄소년단(BTS)

    2020년 새해를 맞는 미국 뉴욕 맨해튼은 한국 방탄소년단(BTS) 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31일(현지시간) 밤 타임스스퀘어의 새해맞이 라이브 무대에 오른 BTS는 8분간 히트곡 2곡을 선보였다. 행사를 진행한 방송인 라이언 시크레스트는 “전 지구를 홀린 그룹”이라고 BTS를 소개했다. ‘메이크 잇 라이트’(Make It Right)로 공연을 시작한 BTS는 계단 아래 메인무대로 이동해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로 무대를 마무리했다. 7명의 멤버들은 한목소리로 팬들에게 ‘해피 뉴 이어’를 외쳤고 타임스스퀘어는 환호로 뒤덮였다. 피부색과 국적, 성별, 연령대를 초월한 팬들은 한국어 노랫말을 따라부르며 ‘한국어 떼창’을 이어갔다. BTS가 출연한 ABC방송의 ‘뉴 이어스 로킹 이브 2020’(New Year‘s Rocking Eve)은 약 2500만 명의 미국인들이 시청하는 미국의 최대 새해맞이 라이브 쇼다.최정상급 가수들만 무대에 서며 BTS와 함께 포스트 말론, 샘 헌트, 엘라니스 모리셋, 뮤지컬 ’재기드 리틀 필‘ 출연진 등이 무대에 올랐다. BTS는 지난 2017년 사전녹화를 통해 할리우드 무대에 출연했지만, 타임스스퀘어 무대에 직접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인 가수로 타임스스퀘어 새해맞이 무대에 오른 것은 2012년 ‘싸이’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광장에 모인 100만명 인파가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에 맞춰 ‘말춤’을 추는 장관이 연출된 바 있다.뉴욕경찰은 공식 트위터 계정에 타임스스퀘어를 찾은 BTS 팬들과 경찰의 기념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뉴욕경찰은 타임스스퀘어 새해맞이 인파가 150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타임스스퀘어 일대에는 중무장한 경찰과 폭발물 탐지견 등이 배치됐고, 종일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블랙 퀸’ 시대 열렸다…미인대회 흑인 싹쓸이

    ‘블랙 퀸’ 시대 열렸다…미인대회 흑인 싹쓸이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미스 월드 대회에서 자메이카 국적의 흑인 여성 토니 앤 싱이 영예의 왕관을 차지했다. 이로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조지비니 툰지가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미스 USA 대회에서 변호사 출신 체슬리 크리스티가 각각 우승하며 세계 주요 미인대회에서 흑인이 모두 정상에 올랐다. 툰지는 당시 수상 소감에서 “나와 같은 피부색과 머릿결, 생김새를 가진 여성이 결코 아름답다고 여겨지지 않는 세상에서 자랐다”면서 “오늘로 그러한 생각을 끝내야 할 때”라고 말해 전 세계에 큰 울림을 준 바 있다. 지난 4월 ‘2019 미스 틴 USA’ 등에서도 흑인 우승자가 나오는 등 최근 미인대회에서 인종에 대한 선입견이 더욱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미에 대한 관점이 인종주의와 성적 고정관념으로 훼손됐던 과거로부터 얼마나 많이 진화됐는지를 보여 준다”고 평가한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2019 미스월드’ 토니-앤 싱 왕관…올해 세계 미인대회 사상 첫 흑인이 휩쓸어

    ‘2019 미스월드’ 토니-앤 싱 왕관…올해 세계 미인대회 사상 첫 흑인이 휩쓸어

    올해 주요 세계 미인대회 왕관을 사상 처음으로 흑인이 모두 휩쓸었다. 최근 주요 미인 대회에서 흑인 약진은 뚜렷한 흐름으로 자리를 잡았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9 미스 월드 대회에서 자메이카 국적의 흑인 여성 토니-앤 싱이 영예의 왕관을 차지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싱은 미스 프랑스와 미스 인도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미스 USA, 미스 틴 USA, 미스 아메리카 등 미국 3대 미인대회는 물론 미스 유니버스까지 올해 정상급 미인 대회를 역사상 처음으로 모두 흑인이 석권하는 진기록이 작성됐다. 싱은 자메이카 세인트토머스에서 출생한 뒤 미국 플로리다 대학에서 심리학과 여성학을 전공하고, 의과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있는 재원이다. 그는 올해 미스 월드 대회에서 휘트니 휴스턴의 히트곡 ‘아이 해브 낫싱’(I Have Nothing)을 열창해 청중의 환호를 받았다. 싱은 우승 직후 트위터를 통해 “세계의 모든 소녀들이여, 스스로를 믿으세요. 여러분은 가치가 있는 사람이고, 꿈을 실현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 왕관은 내 것이 아니라 당신들의 것입니다.여러분들은 ‘결단력’을 지니고 있어요”라는 소감을 밝혔다. 앞서 지난 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2019 미스 유니버스 대회의 왕관은 미스 남아공의 조지비니 툰지이 차지했다. 그는 수상 소감으로 “나는 나와 같은 피부색과 머릿결,생김새를 가진 여성들이 결코 아름답다고 여겨지지 않는 세상에서 자라났다. 오늘로 그러한 생각을 끝내야 할 때”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 5월에 열린 2019 미스 USA 대회에서도 흑인 여성으로 재소자에게 무료 법률 상담을 해온 변호사 체슬리 크리스트가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4월 ‘2019 미스 틴 USA’와 지난해 9월 열린 ‘2019 미스 아메리카’ 역시 흑인 여성이 우승하면서 사상 최초로 미국의 3대 미인 대회를 모두 흑인이 휩쓸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블랙 퀸’ 시대 활짝…美 미인대회 모두 휩쓴 흑인 여성들

    ‘블랙 퀸’ 시대 활짝…美 미인대회 모두 휩쓴 흑인 여성들

    미국 미인대회 역사상 가장 큰 이변이 일어났다. 8일(현지시간) 열린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표 조지비니 툰지(26)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미스 USA, 미스 틴 USA, 미스 아메리카에 이어 미스 유니버스까지 미국 주요 미인대회 왕관이 모두 흑인 여성에게 돌아갔다. 지난 5월 미스 USA에 등극한 첼시 크리스트(28)와 4월 미스 틴 USA에 선정된 칼리그 개리스(18), 지난해 9월 미스 아메리카에 뽑힌 니아 프랭클린(25) 모두 흑인이었다. 미스 유니버스까지 4개 대회가 같은 시즌 나란히 흑인 우승자를 배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77년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 자넬 페니 컴미송이 미스 유니버스 사상 최초의 흑인 우승자가 된 이후로는 42년 만의 일이다.성폭력 예방 활동가인 툰지는 “허물지 못하리라 생각했던 경계들이 계속 무너져내리고 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녀는 “나와 같은 피부색, 나와 같은 머리칼을 가진 여자는 결코 아름답다고 여겨지지 않는 세상에서 자랐다. 이런 흐름은 오늘로써 끝내야 할 때”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자신을 보며 스스로의 아름다움을 발견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툰지의 우승은 결코 개인의 승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앞선 3개 대회 우승자들과 함께 미국 미인대회 역사에 한 획을 그으며 ‘블랙 퀸’ 시대의 막을 열었기 때문이다.미국 미인대회에서 역사가 가장 긴 미스 아메리카는 1921년 창설 당시 ‘백인 여성만 참가할 수 있다’라는 규정에 따라 흑인 여성의 출전이 제한됐다. 1970년 출전 제한이 풀렸지만 첫 흑인 우승자가 나오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미스 아메리카는 1983년에야 비로소 첫 흑인 우승자 바네사 윌리엄스를 배출했다. 1952년부터 치러진 미스 USA에서는 1990년에야 첫 흑인 우승자 캐롤 앤-마리 기스트가 나왔으며, 같은 해 시작된 미스 유니버스는 1977년 트리니다드토바고 출신 자넬 페니 컴미송이라는 여성을 최초의 흑인 우승자로 지명했다. 1983년부터 시작된 미스 틴 USA의 첫 흑인 우승자는 1991년 당선된 아프리카계 미국인 자넬 비숍이었다.이처럼 오랜 기간 백인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미국의 미인대회에서 흑인 여성의 비중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달라진 미의 기준과 흑인 여성의 위상을 들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흑인 여성의 잇따른 선전이 미국인들의 미적 기준이 인종차별과 고정관념으로 얼룩진 과거에서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보여주는 강력한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일례로 올해 미스 틴 USA 우승자인 자넬 비숍은 자연스러운 곱슬머리를 생머리로 손질하지 않고 대회에 참가했지만, 오히려 더 큰 주목을 받았다.‘블랙 걸 매직’(#BlackGirlMagic) 운동 등 SNS를 중심으로 흑인 여성의 목소리가 커진 것도 한몫했다. 블랙 걸 매직이라는 해시태그는 2013년 6월 카숀 톰슨이라는 흑인 여성이 의류 사업을 하면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흑인 여성의 곱슬곱슬한 머리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의미로 쓰던 태그는 점차 흑인 여성의 미적 아름다움과 힘, 업적을 바로 보자는 의미의 운동으로 전개됐다. 이런 움직임에는 미셸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부인도 힘을 싣고 있다. 오바마 여사는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4개 미인대회를 휩쓴 흑인 여성들의 소식을 전하며 블랙 걸 매직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했다.흑인 여성의 미인대회 진출과 함께 미인대회의 다양성 확보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미스유니버스조직위원회는 2012년부터 트랜스젠더 여성의 대회 참가를 허용했으며, 미스 아메리카는 지난해부터 수영복 심사를 폐지했다. 그러나 ‘미스 블랙 아메리카’ 출신 애슐리 엔카디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입장이다. 그녀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인대회 우승자 중 아시아 여성, 플러스 사이즈 여성은 없다”면서 “여전히 유럽인 중심의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꼬집었다. 오랫동안 미인대회를 연구해온 힐러리 레비 프리드먼 브라운대학교 초빙교수 역시 “대회의 다양성은 아직 많은 집단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다양성을 높이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미스 유니버스 개념 소감 “소녀들이 자신의 얼굴에서 내 모습 발견하길”

    미스 유니버스 개념 소감 “소녀들이 자신의 얼굴에서 내 모습 발견하길”

    “모든 소녀들이 자신의 얼굴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길 바란다.” 미인 선발대회에서 들어보지 못한 색다른 수상 소감이다.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진행된 2019 미스 유니버스로 뽑힌 미스 남아공 조지비니 툰지(26)의 메시지라고 영국 BBC 라디오1 뉴스비트가 다음날 소개했다. 90여명의 각국 대표들 가운데 그녀와 미스 푸에르토리코 매디슨 앤더슨, 미스 멕시코 소피아 아라공이 마지막 3인의 후보로 선출돼 사회자로부터 기후변화, 시위, 소셜미디어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녀는 오늘을 사는 소녀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리더십이다. 나처럼 생기고 피부색이나 머리칼이 나같은 여성들이 아름답다고 여기지 않는 세상에서 자라났다. 아주 오랫동안 소녀들과 여성들에게 부족했던 뭔가가 있는데 우리가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회가 여성들에게 붙인 라벨 때문”이라면서 “내 생각에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힘있는 존재이며 우리에게 모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가 소녀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것이란 바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흑인으로서 왕관을 처음 쓴 것은 아니다. 2011년 레일라 로페스(앙골라)가 맨처음이었는데 그녀는 인스타그램에 “축하를, 당신은 우리를 매우 자랑스럽게 했다”고 적었다. 조지비니는 “오늘밤 문 하나가 열렸고, 난 그걸 열고 걸어들어간 한 사람이 됐다는 점을 무한한 감사를 표할 길이 없다. 이 순간을 목격한 모든 소녀들이 자신의 꿈이 지닌 힘을 영원히 믿고 자신들의 얼굴에서 날 찾아주면 좋겠다. 난 자랑스럽게 내 이름 조지비니 툰지를 미스 유니버스 2019로 선언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남아공 출신이기도 한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도 트위터의 해시태그 #MissUniverse를 공유하며 “리더십은 오늘 소녀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우리 소녀들을 위한 리더십 아카데미 #OWLAG를 찾아준다면 환영하겠다”고 밝혔다. 미스 유니버스는 지난 8월 미스 남아공으로 뽑힌 조지비니에 대해 “자연미의 자랑스러운 변호인”이라고 표현한 뒤 그녀가 “다른 젠더(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일에 맞서 싸우는 열정적인 활동가“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젠더 고정관념에 따른 수사를 바꾸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동영상을 보면 그녀의 머리카락은 곱슬곱슬하기만 하다.대회 주최측은 상금 액수를 공개하지 않지만 조지비니는 미국 뉴욕의 아파트에 일년 동안 공짜로 머무를 수 있고 10만 달러의 봉급을 받게 된다. 매체 인터뷰를 위해 세계를 여행하며 모델 일을 할 기회도 주어진다. 미스 유니버스를 비롯해 다른 미인 선발대회 모두 오늘날 사회에서 이런 대회가 필요한가 라는 질문에 맞닥뜨린다. 한 트위터리언은 “여성을 다른 여성과 겨루게 하는 미인대회는 너무도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런 추세를 의식해 여러 미인대회는 수상자의 개인적 성취에 초점을 맞추거나 여성으로서 목소리를 내게 하는 식으로 비판을 피해갔다. 하지만 미스 유니버스는 아직도 TV 중계로는 내보내지 않지만 비키니 수영복 심사를 고집하고 있다. 이 대회와 쌍벽을 이루는 미스 월드 대회는 아이를 가진 엄마의 출전 기회를 봉쇄하고 있다. 지난해 미스 우크라이나로 뽑힌 모델 베로니카 디듀센코(24)는 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숨겼다는 이유로 왕관을 박탈당해 법적 소송에 들어갔다. 그녀는 뉴스비트 인터뷰를 통해 “대회를 오늘에 발맞추고 일과 개인적 삶의 균형을 완벽하게 찾을 수 있는 여성들의 현실을 반영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사설] 우리 사회 만연한 탈북 여성 차별, 부끄럽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그제 “탈북 여성들의 상당수가 어렵게 얻은 직장에서 임금 차별과 일상적인 성희롱,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5월부터 넉 달여 동안 직장에서 일하는 탈북 여성 100명을 설문 조사하고 35명은 심층 면담한 결과이다. 이에 따르면 탈북 여성들은 사투리 등으로 인해 구직 단계부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어렵게 취업했더라도 임금격차 등 각종 차별에 시달리고 있었다. 실제 월평균 임금은 189만 9000원으로 일반 평균 임금 255만 8000원의 74.2% 수준에 그쳤다. 응답자의 37%는 직장에서 모멸감이나 성희롱, 괴롭힘 등을 경험했지만 대부분(41%)은 혼자서 참고 지낸다고 답했다. 현재 탈북 여성은 2만 3500여명으로 전체 탈북 이주민 3만 2700여명의 72%인 점을 감안하면, 탈북 이주민 대부분이 우리 사회의 차별적 대우를 경험했거나 차별 속에서 살고 있다고 봐야 한다. 탈북 여성의 고용률이 56.6%로 우리나라 여성의 51.3%보다 높은 것은 자녀와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경제적 사정 때문이다. ㈔북한인권정보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주민의 30.7%가 빚을 지고 있고 76%가 월세로 살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우울감과 절망감을 느낀 비율은 25.6%로 취업자가 실업자보다 높다고 하니 탈북 여성들이 겪는 이중, 삼중의 고통을 짐작할 수 있다. 중국 동포보다 탈북인들이 더 차별받고, 탈북 여성은 보이지 않는 차별을 더 받는 게 현실이다. 경제력이나 피부색깔, 출신국가, 성별 등을 이유로 차별한다는 것은 낯부끄러운 일이다. 더구나 탈북 여성은 자유를 찾아 어려운 과정을 거쳐 한국을 찾아온 사람들 아닌가. 제도적인 차별이나 혐오뿐만 아니라 눈에 드러나지 않는 각종 차별의식을 없애는 데 우리 사회가 좀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 그래야 결혼이주민으로 한국서 사는 다문화가족에게도 더 따듯한 사회가 될 것이다.
  • 헌재 “차별·혐오 표현 금지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합헌”

    헌재 “차별·혐오 표현 금지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합헌”

    기독교학교 교장 등 ‘반동성애 못 가르친다’ 헌법소원헌재 “차별·혐오 금지는 인간 존엄성 보장 차원 긴요”“타인의 인권 침해하는 표현은 보호 가치 매우 낮아” 성별이나 종교,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혐오 표현’을 하지 말도록 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며 기독교학교인 서울디지텍고 교장이었던 곽일천 이사장과 같은 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들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조례 5조 1항은 학생은 성별, 종교,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국가·민족, 신체조건,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상황, 인종, 경제적 지위,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병력, 징계, 성적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한다. 또 5조 3항에서 학교의 장과 교직원, 그리고 학생들이 5조 1항에 적시된 이유로 차별적 언사나 혐오 표현을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청구인들은 해당 조례가 헌법 위임이 없고 표현·종교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들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주장한 것은 성별 정체성·성적 지향을 이유로 차별·혐오 표현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부분 때문이다. 성별 정체성이란 개인이 스스로 인식하는 젠더를 의미한다. 스스로를 남성으로 인식하는지, 여성으로 인식하는지 아니면 그 외의 젠더로 인식하는지를 가리킨다. 성적 지향이란 성별 정체성과 별개로 개인이 이끌리는 상대의 양상에 따라 구분된다.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범성애, 무성애 등이 이를 구분짓는 개념이다. 청구인들은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종교적 교리에 따라 동성애 등을 인정하지 않는 교육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고, 이것이 곧 표현의 자유 침해에 해당한다면서 헌법소원을 청구한 것이다. 재판부는 “차별·혐오 표현은 개인이나 소수자의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침해하고 특정 집단의 가치를 부정하므로, 금지되는 것이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 보장 측면에서 긴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특히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장기에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차별·혐오 표현은 학생의 정신적·신체적 능력을 훼손하거나 파괴할 수 있고, 판단 능력이 미성숙한 학생들의 인격이나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또 “해당 조항으로 달성되는 공익은 매우 중대한 반면, 제한되는 표현은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정도에 이르는 표현으로 그 보호 가치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청구인들은 학생인권조례를 상위 법령 없이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정한 것은 법률유보원칙(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사항은 국회 의결을 거친 법률로써 규정해야 한다는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헌법과 법률, 협약 등에서 규정·선언하고 있는 것을 구체적으로 규범화하여 마련한 학교 운영 기준 중 하나”라고 판단했다. 370여개 청소년·교육단체 등이 모인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논평을 내고 “우리 사회가 차별 언행 및 혐오 표현 등에 대처해야 할 필요를 인정한 것”이라며 “이후 차별금지법 등 관련법이 제정돼야 할 정당성도 시사한다”고 환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피부색과 성공은 상관없어, 그게 런던

    피부색과 성공은 상관없어, 그게 런던

    英최고의 문제적 작가 제이디 스미스 다문화에 대한 혐오의 최격전지 런던 경제적 성공 좇는 서로 다른 네 인종 브렉시트 전후 영국인의 고민 담아내 오늘의 런던을 읽는 두 가지 콘텐츠는 지난 5일 개봉한 영화 ‘라스트 크리스마스’와 제이디 스미스가 쓴 소설 ‘런던, NW’다.‘라스트 크리스마스’에서 런던은 유고슬라비아 출신 난민, 아시아계 등이 집결해 아직도 혐오와 차별에 허덕이는 격전지다. 영국 문예지 ‘그랜타’가 선정한 ‘영국 최고의 젊은 작가’ 제이디 스미스가 그린 런던은? 다문화주의를 넘어 강고한 신자유주의로 넘어가는 복판에 있다. NW는 런던의 북서부 지역을 의미하는 우편 기호라고 한다. 이 소설은 NW의 저소득층 주택단지를 배경으로 성장한 네 인물들이, 서로 다른 인종과 문화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성공이라는 공통된 꿈을 좇는 모습을 추적한다. 리아, 내털리, 필릭스, 네이선은 런던 북서부의 저소득층 주택 단지 ‘콜드웰’에서 자랐다. 네 사람 중에 가장 낭만적인 성격의 백인 리아 한월은 미래를 위해 쾌락을 보류하는 대신, 모든 시절의 유행을 마음껏 즐기며 성장했다.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프랑스 출신의 흑인 미용사 미셸과 결혼했지만, 이들의 동상이몽은 점입가경이다. “프랑스에서라면 내가 아프리카인인지 알제리인인지 아무도 관심 없어.(중략) 거기에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좀처럼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 여기서는 얼마든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지.”(52쪽) 미셸은 호언장담하지만, 리아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남편과 침대 위 쾌락에만 집중할 뿐 왜 사랑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도대체 어느 쪽이 앞인지에 대해서는 반문한다. 미셸은 미래에 태어날 아이를 위해 크고 좋은 집을 구하려는 꿈에 부풀어 있지만 책으로 배운 투자로 번번이 실패하는 한편, 리아는 몰래 피임약을 복용한다. 한편 4인방 중 유색인인 내털리는 보란 듯이 성공해 법정 변호사가 됐다. 리아가 마리화나에 빠져 세월을 보내는 동안, 유색인인 내털리는 도서관에서 독학해 오늘의 성취를 이뤘다. 그러던 어느 날, 내털리는 상류층 인사들이 가득한 자신의 파티에 리아 부부를 초대하고, 리아 부부는 파티에 섞이지 못한 채 낯선 긴장감을 유발한다. 화려한 저택과 든든한 인맥, 그리고 아이가 있는 삶. 이 모든 것은 그간 열심히 노력한 내털리가 누려 마땅한 보상일까, 혹은 또 다른 윤리적인 문제의 시작일까. 소설의 첫머리를 장식한 글귀 하나. ‘아담이 밭을 갈고 이브가 베를 짜던 시대에는 누가 귀족이었을까?’ 14세기에 활동한 영국의 사상가이자 농민 반란 지도자인 존 볼의 말이다. 거의 ‘태초에 귀족이 있었다’ 수준이다.‘라스트 크리스마스’ 이후의 세계는 ‘런던, NW’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소설 속 인물들 하나하나의 삶은, 어찌 보면 개인의 선택이다. 그러나 그 선택은 자신의 인종적 처지에 따라 내몰린 경향이 있고, 그 결과는 자식들에게 대물림될 가능성이 높다. 행복하게 부유하거나 고통스럽게 전진하기, 행복한 빈민이 되거나 불행한 귀족이 되거나. 브렉시트 전후의 영국 구성원들의 고민을 담은 소설은 출간과 동시에 ‘뉴욕타임스 북 리뷰’가 꼽은 최고의 책 10권, ‘월스트리트저널’과 ‘타임’이 뽑은 최고의 소설 10권에 선정되었다. 본인 자신도 자메이카 이민자인 어머니와 영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제이디 스미스는 지금 현재 영국에서 가장 문제적인 작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씨줄날줄] 아, 위구르!/박홍환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 위구르!/박홍환 논설위원

    중국에는 모두 56개의 민족이 있다. 중국 인구는 가장 최근의 통계인 2010년의 제6차 인구총조사에서 13억 3900여만명으로 집계됐는데 한(漢)족이 12억 2084만여명으로 91.51%를 차지한다. 나머지 8.49%는 55개 소수민족이 많게는 1000만명대에서 적게는 수천명대까지 분포한다. 남부 광시(廣西)자치구에 주로 거주하는 좡(壯)족이 1692만여명으로 가장 많고 후이(回)족과 만주족, 위구르족 순이다. 위구르족은 1006만여명으로 집계된다. 조선족은 183만여명으로 소수민족 가운데 14번째다. 다양한 민족이 하나의 깃발 아래 모여 사니 중국 정부의 최대 관심사는 늘 통합이다. 56개 민족의 화합을 강조하는 계몽가요가 많은 이유이다. “56개의 별자리와 56송이 꽃/ 56민족 형제자매는 한 가족/ 56종 언어가 모여 한 구절이 되네/ 나의 조국 중국을 사랑하자” 각종 국가행사에 빠짐없이 연주되는 노래는 이렇게 시작한다. 하지만 다수의 힘을 앞세운 무리한 통합은 소수의 반발을 부르기 마련이다. 실제 티베트족 거점인 시짱(西藏)자치구와 위구르족의 본고장인 신장(新疆)자치구에서는 2000년대 이후에도 대규모 분리독립 시위가 빈발했다. 두 지역에서는 중국 정부가 감시의 눈길을 번득이며 요즘도 분리독립주의자 색출에 몰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구르족은 중국 내 소수민족 중에서 인종문화적으로 가장 이질적이다. 피부색, 얼굴, 언어 등이 확연히 다르고 대부분 이슬람교를 믿는다. 유전학적으로는 터키인과 비슷하다. 저항과 독립염원의 뿌리도 깊다. 한족에 대한 피해의식도 크다. 원래 위구르인들의 것을 한족들이 들어와 차지해 버렸기 때문이다. 신장자치구의 수도인 우루무치 시내 인민광장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진군 신장 기념’이라는 거대한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1949년 신장 지역에 무력진입한 중국은 이후 우루무치를 비롯한 신장 지역 곳곳에 중국 문화, 한족 문화를 심는 데 주력했고, 이에 비례해 위구르인들의 박탈감은 지속적으로 커졌다. 마침내 2009년 7월 200여명이 목숨을 잃은 위구르족과 한족 간 유혈충돌이 벌어졌다. 이후 중국 정부는 신장자치구를 더욱 철권통치하면서 분리독립운동의 씨를 말렸다. 미 하원이 지난 3일(현지시간) 위구르족 탄압에 관련된 중국 인사를 제재하는 이른바 ‘위구르 인권법’을 사실상 만장일치로 통과시키자 중국 정부가 “내정간섭”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관련 뉴스를 챙겨 보는데 2009년 우루무치 유혈사태 현지취재 때 만난 위구르족 소녀의 절규가 귓전을 맴돌았다. “도대체 왜 아무런 잘못 없는 아빠와 오빠를 잡아갔나요?” 그 소녀의 오빠와 아빠는 무사히 풀려났을까? stinger@seoul.co.kr
  • ‘다문화 깃발’ 휘날리는 대구 북동중… “우리 학교엔 차별도, 학폭도 없어요”

    ‘다문화 깃발’ 휘날리는 대구 북동중… “우리 학교엔 차별도, 학폭도 없어요”

    다문화·외국인 학생 입학 4배 급증 전체 학생수 352명 중 14.2% 달해 다문화 여학생이 부회장 선출 ‘눈길’ 인성교육 대상 우수 기관에 선정도25일 대구 달성군 논공읍 달성1차산업단지 내 북동중학교 교문에 들어서는 순간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게 국기 게양대였다. 다른 학교와 달리 2개의 국기 게양대에 7개국 국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한 곳에는 태극기가, 다른 곳에는 6개 나라의 국기가 아래쪽으로 나란히 걸려 있었다. 이 학교가 7개의 국기를 게양한 것은 지난해 3월. 외국인 산업연수, 국제결혼을 통해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학생들의 입학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부모 모두 외국인인 학생이 2017년 4명에서 1년 만에 15명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재는 부모 모두 외국인인 학생 33명, 부모 한쪽이 외국인인 학생 17명 등 다문화 학생이 50명에 이른다. 전체 학생 352명 가운데 14.2%를 차지한다.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베트남, 중국 등 6개 국가의 다문화 학생들이다. 박미숙 북동중 교감은 “7개국 국기 게양과 함께 수업에 다문화 관련 부분을 도입하는 등 다문화 학생에 대해 많은 배려를 한 뒤 학교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운동장에서 조회나 행사 때 우리나라 학생들은 태극기를 향하지만 다문화 학생들은 자국의 국기를 바라보고 경의를 표하는 광경이 펼쳐진다. 또 학생들은 언어나 피부색을 두고 차별을 하지 않게 됐다. 2017년 52건에 이르던 학교폭력 등이 지난해 15건으로 줄었다. 올해는 지금까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올해 초 전교 회장단 선거에서 필리핀에 외가가 있는 윤보미(3년) 학생이 부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국적이 중국인 장호양(3년)군은 “친구들끼리 부모님 국적을 의식하지 않고 사이 좋게 잘 지낸다. 한국 학생이나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다른 나라 학생이나 모두 다 같은 북동중 학생이고 친구”라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 국적인 타치아나(3년)양은 “운동장에서 펄럭이는 우즈베키스탄 국기를 보면서 더욱 힘을 내 공부하고 있다. 선생님들이 다양한 다문화 수업을 해 재미있고 북동중 학생이라는 자부심도 갖게 된다”고 밝혔다.북동중의 교훈은 ‘나는 잘할 수 있다’이다. 이 교훈으로 학교 로고를 만들었는데 세계를 나타내는 지구본 위에 피부색이 다른 3명의 학생이 서로 손을 잡고 ‘아이 캔 두 잇, 유 캔 두 잇, 위 캔 두 잇’(I can do it, You can do it, We can do it)이라는 슬로건을 외치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다문화 중점학교인 이 학교의 운영 목표를 함축한다. 박 교감은 “다문화 학생들이 정규교육을 이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게 학교 운영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대구시교육청으로부터 2017년과 지난해 2년 연속 다문화교육 우수학교로 지정되기도 했다. 올해는 대한민국 인성교육 대상 우수 7개 기관에 선정됐다. 박 교감은 “다문화 학생들을 대상으로 행복한 학교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실천 중심의 인성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로 인해 학교 수업과 생활에 만족한다는 학부모와 학생이 98%에 이른다”고 말했다. 글 사진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꼿꼿하게 앉은 채 매장된 7000년 전 여성 복원해보니

    꼿꼿하게 앉은 채 매장된 7000년 전 여성 복원해보니

    7000년 전 지금의 스웨덴 지역에 살았던 고대 여성의 모습이 완벽하게 재현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보도에 따르면 1980년대에 스웨덴 남부 연안에서 발견된 이 여성은 기원전 5500~4600년 전 살았던 고대 인류로, 사망 당시 나이는 30~40대로 추정된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여성의 시신은 매우 화려한 장신구로 장식돼 있었고, 이를 통해 수렵·채집사회에서 상당히 중요한 지위를 가졌을 것으로 추측됐다. 이 여성이 착용한 액세서리는 최소 130개의 동물 이빨로 만든 목걸이와 벨트 등이었으며, 연구진은 시신의 DNA를 분석한 결과 피부색이 어둡고 파란색의 눈동자를 가졌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키가 150㎝정도로 추정되는 7000년 전 여성 시신의 또 다른 특징은 매장 형태다. 당시 인류가 대부분 시신을 눕혀 매장했던 것과 달리, 이 여성은 무덤 한가운데에 꼿꼿하게 앉은 채 매장됐다. 현지 고고학자들은 DNA분 석과 유물로 발견된 장신구 복원, 두개골의 CT 스캐닝 등의 과정을 거쳐 7000년 전 살았던 고대 여성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복원을 담당한 현지의 고고학자 오스카 닐슨은 내셔널지오그래픽과 한 인터뷰에서 “근육과 근육을 겹쳐 올리며 얼굴을 표현하고자 했다. 특히 연골과 연조직을 섬세하게 쌓아 특유의 표정을 강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복원 과정 내내 이 여성을 일종의 ‘주술사’(무당)라고 상상했다. 실제로 이 여성이 고대 사회에서 어떤 지위를 가졌는지 알기 어렵지만, 함께 발견된 장신구나 꼿꼿하게 앉은 채 매장됐다는 사실들로 미뤄 봤을 때 높은 지위를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복원된 7000년 전 여성의 모습은 스웨덴 스네코주에 있는 트렐레보리 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새 시대 두려워한 제국주의가 낳은 모험소설

    새 시대 두려워한 제국주의가 낳은 모험소설

    브람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1897)를 모르는 이는 없을 듯하다. 책, 영화 등으로 한 번쯤 접해봤을 고전이다. 한데 이 소설에 19세기 말 영국에 횡행했던 백인과 남성 우월주의, 순혈주의, 제국주의 등의 가치관이 투영됐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신간 ‘들려준 것과 숨긴 것’은 이처럼 세기말을 풍미했던 모험소설들을 해부해 책 속에 감춰진 온갖 이데올로기적 장치들을 낱낱이 끄집어내고 있다. ‘로빈슨 크루소’ 등 익히 알려진 책 외에도 헨리 라이더 해거드의 ‘쉬’(그녀) 등 다양한 책들이 도마에 오른다. 되짚어 보면 사실 드라큘라는 도입부부터 서양의 우월의식을 드러내고 있었다. 영국의 전도유망한 젊은 변호사 조나단 하커가 여행을 시작하며 “서양을 벗어나 동양으로 진입하는 것 같다”고 중얼거린 대목이 그 예다. 드라큘라 백작의 성이 있는 곳은 트란실바니아 동북쪽의 후미진 지역이다. 이 지역에 정착한 민족은 ‘세클레르족’이다. 아시아에 거주했던 기마민족 훈족의 후예다. 훈족은 한때 서양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야만족’이다. 그러니까 소설의 배경부터 당대의 유럽인을 위협했던 ‘퇴행성’이 유래한 곳으로 설정된 셈이다. 흉물스런 세력의 우두머리였던 드라큘라 백작은 더 말할 게 없다. 동양의 전제주의, 비합리적 미신, 야만성 등이 죄다 그에게서 구현된다.●신여성에 대한 불안감 드라큘라에 반영 왜 이런 소설이 당대에 유행했을까. 저자는 영국 내부의 제국주의적 요소 외에도 남성의 권위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부상하던 ‘신여성’에 대한 강력한 경계 심리가 또 하나의 축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19세기 말 영국에는 가부장의 권위에 도전하는 여성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빅토리아 시대의 가부장들은 여성의 성에 대해 가졌던 온갖 의심과 불안을 경제 영역에서 남성의 경쟁자로 떠올랐고, 정치적 권리까지 요구하는 신여성에게 투사했다. 신여성은 “공격적”이고 “악의에 차” 있으며 “성적으로 무절제”한 데다 “도덕적으로도 타락”했다며 공격했다. 신여성의 문란한 성에 대한 불안은 ‘드라큘라’의 여성 흡혈귀들에 대한 묘사에도 반영된다. 조나단 하커가 드라큘라의 성에서 만나는 세 명의 여성 흡혈귀들은 각기 피부색은 다르지만 관능적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는 감미로웠고 자태도 관능미가 넘쳤지만 “날카로운 흰 이빨”은 결코 야수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 ‘남성’ 하커가 ‘여성’의 유혹에 굴복하는 대가로 문명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잃고 야만적 수준으로 퇴행한다는 메시지가 이 대목에 담겼다.●19세기 ‘제국주의 로맨스’ 낱낱이 해부 저자는 이런 방식으로 이제껏 고전으로 여겨졌던 영국의 모험소설들을 낱낱이 해부한다. 예컨대 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의 효시로 꼽히는 ‘로빈슨 크루소’(1715)의 경우, 전체 얼개를 영국 제국의 식민지 경영이라는 맥락으로 해석하고 있다. 19세기 영국에서 유행했던 ‘제국주의 로맨스’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 그러니까 유럽 중심적 시각, 백인 남성성을 입증하는 일종의 통과의례였던 해외 모험, 여성을 배제하거나 주변화시키면서 드러내는 특권화된 남성성 등이 원형적 형태로 발견된다는 것이다. ‘보물섬’(1883)에 대한 분석도 흥미롭다. 소설에서 보물은 하층민이 상류층으로 이동할 수 있는 사다리 노릇을 한다. 하지만 보물들의 출처를 거슬러 오르면, 보물은 모두 이전 세대의 해적질로부터 온 것이란 걸 발견하게 된다. 결국 해적은 제국주의의 다른 얼굴이란 얘기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20SS 메트로시티 패션쇼&파티’ 개최… 1,400여 명 참석 성황

    ‘20SS 메트로시티 패션쇼&파티’ 개최… 1,400여 명 참석 성황

    이탈리아 네오 클래식 브랜드 ‘메트로시티’의 20SS 패션쇼&파티에 1,400여 명의 게스트들이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다. 메트로시티는 지난 18일(금) 서울 드래곤 시티 스카이 킹덤에서 ‘20SS 메트로시티 패션쇼&파티’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해외 및 국내 셀럽 73명을 비롯해 인플루언서, 프레스, 해외바이어들이 한 자리에 모여 메트로시티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20SS 메트로시티 컬렉션은 #NEO CLASSIC #MILANO ORIGIN #CRAFTMANSHIP #관점(Point of View)의 키워드로 구성됐다. 시각의 각도와 빛, 주변의 사물에 따라 다르게 각인되는 형형색색의 칼레이도스코프 이미지에서 모티브를 따와 변덕스럽고 고집스러운 관점을 표현한 실험적인 연출로 눈길을 모았다.패션쇼가 시작되자 쇼장은 전체 암전되고 게스트들은 지급받은 개인 플래시를 이용해 자신이 보고 싶은 모델들의 룩, 백, 슈즈를 직접 비춰보며 쇼를 관람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 플래시는 쇼장의 라이트 역할을 했으며, ‘시각적 자극과 타인의 간섭에서 벗어나 보고 싶은 것만 보며 나만의 기억을 만든다’는 20SS 메트로시티 컬렉션의 콘셉트를 게스트들이 직접 체험하도록 유도했다. 클래식을 세련되고 모던하게 재해석한 쇼 음악은 긴장감을 더하는 인트로를 비롯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스토리를 담고 있어 쇼장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극대화시켰다. 피날레에 이르자 모두의 시선이 일치되었을 때의 화려한 순간을 스트로바 조명으로 표현, 게스트들이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뷰티 브랜드인 ‘컬쳐앤네이처’와의 협업이 이뤄진 이번 컬렉션에서는 총 45명의 모델이 62개의 착장을 선보였다. 웨어러블한 레디투웨어 룩을 대거 선보인 가운데 화이트, 크림, 샌드, 터콰이즈 블루, 핑크 등을 메인 컬러로 사용하고 네온 컬러를 20SS KEY COLOR 컬러로 사용해 컬러 대비를 이뤘다. 여기에 새틴과 쉬폰 등의 소재를 사용해 자유롭고 루즈하게 흐르는 실루엣을 완성했다. 동시에 과감한 로고 프린팅, 드라마틱한 컬러 대비, 핸드 크래프트 디테일 등으로 클래식한 아이템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 특히 20SS KEY COLOR인 네온 컬러는 밀라노 두오모 성당의 태양 빛을 투과하는 스테인드글라스 색깔처럼 화려하면서도 조화로운 컬러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모델들 또한 저마다 다른 국적과 피부색을 지니고 있어 메트로시티가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했다. 이번 쇼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만의 컬러를 갖고 있고 충분히 아름다우며,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비로소 자유로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메트로시티의 스피릿이 구현된 자리였다. 20SS KEY COLOR로 제작된 네온 수트, 새롭게 개발된 패턴으로 디자인된 니트 원피스는 쇼가 끝난 후 온라인에서 구매 문의가 쇄도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또 쇼에서 선보인 루치다 슈즈 컬렉션, 유니크한 스니커즈와 하이퀄리티 소재의 로퍼, 시그니처 패턴 패브릭과 로고 모티브의 엘라스틱 밴드 포인트 등은 트렌드에 민감한 게스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패션쇼 후에는 게스트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DJ 공연, 퍼포먼스, 프로모션, 칵테일&케이터링 파티가 진행됐다. 식음 브랜드 ‘미미미’와 주류 브랜드 ‘롯데주류’가 콜라보로 참여하기도 했다. 패션계에서 최근 가장 트렌디하다고 알려진 드랙 아티스트 ‘나나 영롱 킴‘이 퍼포먼스를 펼쳐 현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렸으며, 스페셜 게스트로 일리네어 레코즈의 더 콰이엇&빈지노가 힙합 공연으로 게스트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이외에도 게스트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이벤트가 이어졌으며, 현장 상황은 게스트들의 SNS 채널을 통해 공유되며 20SS METROCITY SHOW&PARTY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금숙의 만화경]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김금숙의 만화경]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식당은 만원이었고, 나는 혼자 찌개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옆 테이블엔 건설 현장에서 일하다 온 듯한 다섯 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밥을 막 먹으려던 참이었다. 나는 망설이다가 가장자리에 불편하게 앉은 아줌마에게 내 쪽으로 오셔서 드시라고 했다. 그녀는 조금 놀란 듯 미소를 지으며 괜찮다고 했다. 왜 사람들은 자기가 태어난 땅을 떠날까? 아니 떠날 수밖에 없는 걸까? 이유야 다르겠지만 나는 화가로서의 내 꿈을 실현하기 위해 22살에 고향과 가족을 떠났었다. 스트라스부르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큰물에서 놀겠다고 돈도 없으면서 야심 차게 파리로 올라왔다. 창작에 집중하고 싶었지만 먹고살아야 하는 문제가 당장 급했다. 파리 보자르를 졸업한 한 프랑스 친구는 퐁피두센터에서 전시 지킴이를 했다. 말 그대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지키는 그 일은 어두운 설치나 괴상한 음향의 작품일 경우엔 곤욕이었다. 비슷한 연령의 유명 예술가와 유명 예술가를 꿈꾸는 무명 예술가가 같은 공간에 빛과 그림자의 차이로 공존했지만 페이는 괜찮은 편이었고 점심 티켓까지 나오니 자리만 있다면 얼씨구나 달려들 참이었다. 하지만 내겐 그마저도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 나는 퐁피두 미술관 광장 앞에 있는 체인점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유학생 자격으로 일주일에 20시간까지 노동이 가능했다. 가게에는 나 외에 세 명의 정직원과 한 명의 책임자가 있었다. 나를 제외한 그들은 모두 20살에서 23살. 파리 외곽 지역인 방리유에 살았다. 그녀들 사이엔 서열이 있었는데 가게 안에서 힘들고 귀찮은 일들은 무고건 내 차지였다. 나도 외국인이요, 본인들의 부모도 이주민이었다. 이주자 2세인 그녀들 또한 프랑스 사회에서 소외 계급이었지만 그녀들은 나를 더 낮은 서열로 보았다. 내가 청소기를 들고 1, 2층을 도는 동안 그녀들은 음악을 틀고 담배를 피우며 수다를 떨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사장의 아들이 느닷없이 가게에서 긴급 회의를 열었다. 수익금이 자꾸 사라진다는 이유였다. 누가 도둑인지 안다고 했다. 나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라지는 돈에 관한 이야기 대신 가게 안에서 보이지 않은 권력 행사와 부당함, 차별에 예를 들어 가며 이야기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나를 제일 괴롭히던 판매원이 울음을 터트리며 가게 문을 박차고 나가 버렸다. 기가 막혔다. 정작 피해자는 나인데 왜 자기가 우는지. 돈을 훔치고 옷을 훔치고 날 못살게 괴롭히던 그녀는 해고되지 않았다. 그만둔 건 오히려 나였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울고 나간 그 판매원은 사장의 조카라고 했다. 아르바이트 마지막 날 옷가게를 나와 퐁피두센터를 뒤로하고 전철역으로 향하는데 겨울바람이 매섭게 내 볼을 쳤다. 잔뜩 웅크리고 걷는데 누군가 나를 팍 민다. “랑트레 셰 투아.”(Rentre chez toiㆍ너희 집에 가) 웬 젊은 남자가 날 보며 소리 질렀다. 옆에 있던 그의 친구들이 놀라는 내 표정을 보고 킬킬대고 웃으며 지나갔다. 보통 때 같으면 욕이라도 해줬을 텐데. 내 모럴과 마음은 지칠 대로 지쳤고 약할 대로 약해진 상태였다. 나는 왜 이 먼 땅까지 와서 이 고생을 하는가? 예술가가 되겠다고 어렵게 공부해 졸업까지 해놓고, 이게 뭐하는 짓인지. 가난이 죄냐? 외국인인 게 죄냐? 여자인 게 죄냐? 여자로 흙수저로 외국에선 동양인으로 살면서 차별 때문에 화가 날 때마다 욱 튀어나오려던 이 문장들을 속으로만 곱씹었다.오랜 외국 생활 속에서 얻어진 나의 이 소중한 경험은 국내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소극적 관심과 이해에 도움을 준다. 내 나라보다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고, 피부색이 다르다고 한국말을 잘 못한다고 멸시하고 차별하는 태도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 존중하지 않는 것과 같다. 얼마 전 노동 현장에서 사고로 죽은 이주노동자의 소식을 뉴스로 접했다. 어디 이주노동자들뿐이랴. 우리는 고 김용균을 기억해야 한다. 미술관 지킴이처럼 그늘 속에 가려진 노동자들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 문득 고개를 돌리니 마당의 감나무에 태풍이 지나고 붙어 있는 감들이 주홍빛을 띠기 시작한다. 저 붉어지는 감처럼 온 힘을 다해 매달려야만 살아지는 삶이 아닌 조금 덜 애써도 행복감을 느끼며 살기 좋은 사회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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