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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왕실 ‘왕따’였던 메건 마클, 켄싱턴궁 직원 왕따시켰나

    영국왕실 ‘왕따’였던 메건 마클, 켄싱턴궁 직원 왕따시켰나

    영국 해리 왕자와 결혼한 뒤 왕실의 ‘인종 차별’ 발언을 폭로해 큰 논란을 낳은 메건 마클 왕손빈이 자신이 영국 왕실 직원을 괴롭혔다는 보도에 대해 반격에 나섰다.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은 15일 마클이 왕실 직원 괴롭힘에 대한 조사의 증거를 공유해 달라 했다고 보도했다. 마클은 버킹겅궁 측에 어떤 문서나 이메일, 문자 메시지 등 그녀가 왕실 직원을 괴롭혔다는 증거를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마클의 요청은 시아버지인 찰스 왕세자에게 전달됐고, 현재 문서 조사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 2일 영국 타임스의 보도에 따른 것으로, 당시 보도 내용은 마클이 켄싱턴궁에 해리 왕자와 함께 사는 동안 왕실 직원을 괴롭혔다는 것이었다. 왕실 측은 성명을 통해 타임스의 괴롭힘 의혹 보도에 대해 전직 직원을 포함해 조사를 벌일 것이며, 직장에서의 어떤 괴롭힘이나 학대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왕실은 마클의 직원 괴롭힘 조사를 위해 법률회사 고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더썬은 전했다. 마클은 의혹에 대해 부인했으며, 자신이 따돌림과 왕따의 피해자였다가 공격 대상이 된 것에 대해 매우 슬프다고 대변인을 통해 말했다. 마클은 앞으로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자선 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며 무엇이 옳고 그른 지에 대한 모범을 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마클은 미국에서 이웃으로 살고 있는 오프라 윈프리의 토크쇼에 출연해 왕실이 흑인 어머니를 둔 자신의 첫째 아들 아치의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 염려했다고 폭로해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기며, 영국 왕실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입연 윌리엄 왕세손, “우린 인종차별주의자 아니다”(종합)

    입연 윌리엄 왕세손, “우린 인종차별주의자 아니다”(종합)

    영국 해리 왕자의 형인 윌리엄(38) 왕세손이 왕실 인사 중에 처음으로 입을 떼고 자신들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윌리엄 왕세손은 11일(현지시간) “우리 가족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전혀 아니다”라 말했다고 영국 로이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그는 부인과 함께 런던 동부의 학교를 방문했다가 “왕가는 인종주의자냐”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앞서 해리(36) 왕자의 부인 메건 마클(39)은 미국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해 왕실 일원 중에 한 명이 마클의 아들 아치의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 물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는 1997년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사망 이후 영국 왕실에 최대 위기를 불러왔다. 트위터 등 인터넷 상으로는 군주제를 폐지하자는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윌리엄 왕세손은 3일 전 윈프리 쇼의 방송 이후 해리 왕자와 아직 이야기를 하진 않았지만 대화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두 시간여의 인터뷰를 통해 마클은 왕실의 무시로 자살 충동을 느꼈다고 고백했으며 해리 왕자는 아버지 찰스 왕세자가 자신을 실망시켜 덫에 걸린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엘리자베스 2세(94) 여왕은 지난 9일 해리 왕자 부부가 지난 몇년간 감내한 어려움에 슬프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마클의 아버지는 백인이지만 어머니는 흑인으로 첫째 아치를 임신했을 때 왕실에서 태어날 아기의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에 대한 대화와 염려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마클과 해리 왕자 모두 누가 아치의 피부색에 대한 발언을 했는지 언급하지는 않았다. 윈프리는 이러한 발언을 한 사람이 엘리자베스 여왕이나 여왕의 남편인 필립 공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는 영국에서 1240만명, 미국에서는 1710만명이 시청했다. 한편 마클의 17년지기 친구인 배우 자니나 가반카는 해리 왕자 부부가 인터뷰를 마치고 자유로움을 느꼈으며, 영국 왕실의 인종차별을 증명할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가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영국 토크쇼 ‘디스 모닝’에서 밝혔다. 가반카는 또 영국 더 타임즈의 마클이 켄싱턴궁 직원들을 괴롭혔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마클을 공격하려는 시도라고 일축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영국 왕실 인종차별 주장한 마클 단짝 “이메일, 문자 증거 있다”

    영국 왕실 인종차별 주장한 마클 단짝 “이메일, 문자 증거 있다”

    해리 영국 왕자 부부의 ‘인종차별’에 관한 인터뷰 이후 트위터 상에서 군주제를 폐지하자는 운동이 벌어졌다. 스코틀랜드 언론인 TFN이 지난 2016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90세 생일을 맞아 벌인 군주제 폐지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6421명이 참여해 4764명이 군주제 폐지를 찬성했다. 트위터에서 벌어지는 군주제 폐지 운동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아돌프 히틀러 독일 총통과 웃으면서 악수하는 사진을 올리며 영국 왕실에 대한 혐오를 확산하고 있다. 앞서 해리 왕자와 마클 부부는 지난 7일 미 CBS방송에서 방영된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왕실의 인종차별 의혹 등을 제기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마클은 자신의 아들 아치가 태어났을 때 왕실 사람들이 아들의 피부색이 어두울 것을 우려해 아들을 왕자로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영국 왕실 전문가 케이티 니콜은 9일 미국 연예전문지 배너티페어에 쓴 글에서 “여왕은 충격적인 폭로와 왕실의 명성이 훼손될 가능성에 망연자실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또 “여왕은 심장 수술 후 병원에서 회복 중인 필립공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니콜은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에 대한 영국 왕실의 성명에 대해 “소식통들에 따르면 부부의 폭탄 인터뷰를 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왕실은 인터뷰가 나간 뒤 약 40시간 만인 9일 성명을 통해 해리 왕자 부부가 제기한 인종차별 문제를 심각하게 다룰 것이라면서도 “가족 내부에서 사적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인터뷰 방송을 직접 봤는지 불확실하지만 8일 아침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해리 왕자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가 이번 파문에 절망적 상태에 빠졌다고 니콜이 전한 바 있다. 마클은 현재 미국에서 윈프리와 이웃으로 살고 있으며 인터뷰에 대한 어떤 금전적 대가도 받지 않는다고 인터뷰 서두에 밝혔다. 윈프리는 마클로부터 영국 왕실의 인종차별에 대한 발언을 듣고 충격에 빠진 표정을 지었다. 마클의 17년지기 친구인 배우 자니나 가반카는 해리 왕자 부부가 인터뷰를 마치고 자유로움을 느꼈으며, 영국 왕실의 인종차별을 증명할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가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영국 토크쇼 ‘디스 모닝’에서 밝혔다. 가반카는 또 영국 더 타임즈의 마클이 켄싱턴궁 직원들을 괴롭혔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마클을 공격하려는 시도라고 일축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美언론 “왕실 폐지” 英여왕 “사적 문제”

    美언론 “왕실 폐지” 英여왕 “사적 문제”

    영국의 인기 뉴스 앵커가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믿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아 하차했다. ‘젊은 왕실’을 상징하던 이들 부부의 왕실 내 인종차별 폭로에 미국 언론에선 구습에 얽매인 왕실을 없애야 한다는 폐지론도 나왔다. 논란이 커지며 영국 왕실도 방송이 나간 지 이틀 만에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마클에 막말한 인기 영국 앵커 하차 AP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방송사 ITV는 9일(현지시간) 유명 진행자인 피어스 모건(55)이 6년여간 진행해 온 자사 주요 프로그램인 ‘굿모닝 브리튼’에서 하차한다고 밝혔다. 마클에 대한 모건의 비난이 적정 수위를 넘어섰다는 논란을 부른 탓이다. 전날 방송에서 모건은 마클의 CBS 인터뷰에 대해 “미안하지만 마클의 말을 한마디도 신뢰하지 않는다. 마클이 일기예보를 읽어 준다고 하더라도 믿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왕실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멸시당할 만하다”고 막말을 쏟아냈다. 할리우드 배우 출신으로 흑인 혼혈인 마클이 “왕실 일원이 아기의 피부색을 문제 삼았고 인종차별을 느꼈다”고 한 대목을 거짓말로 규정한 모건은 ‘피노키오 왕자비’란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사실 인종차별 논란을 두고 영미 간 반응에 온도차가 감지되는 게 사실이다. 인종차별에 민감한 미국에선 ‘유연성이 결여된 왕실의 모습’(CNN), ‘왕실이 극복하기 어려운 (쇄신의) 문제’(ABC) 등의 진단이 나왔다. 영국에선 입헌군주제 전통을 공격하는 해리 부부의 인터뷰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피노키오 왕자비’라고 매도한 모건의 불신에는 “정신적으로 약해진 이들의 어려운 고백을 공격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영국 당국은 모건의 발언에 대해 4만 1000건의 진정이 접수되자 발언에 가학성이 있다고 보고 방송윤리에 부합하는지 조사를 시작했다. 정신보건 단체 ‘마인드’ 역시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내놨다. ●英여왕 “인종차별, 심각하게 다룰것” 인터뷰 이후 파문이 이어지자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놨다. 왕실은 이날 성명에서 “인종차별 문제를 심각하게 다룰 것”이라면서도 ‘왕실 내부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왕실 내부의 일, 사적 처리”...마클 ‘인종차별 주장’에 선 그은 英 여왕

    “왕실 내부의 일, 사적 처리”...마클 ‘인종차별 주장’에 선 그은 英 여왕

    해리 왕자 부부의 인터뷰 이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공식입장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영국 왕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대신해 낸 성명을 통해 “제기된 문제들, 특히 인종 관련된 것은 매우 염려스럽다. 일부 기억은 다를 수 있지만 이 사안은 매우 심각하게 다뤄질 것이고 가족 내부에서 사적으로 처리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가족들은 해리 왕자와 그의 배우자 메건이 지난 몇년간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두 알고 나서 슬퍼했다”며 “가족들은 해리, 메건, 아치를 늘 사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가디언 등 영국 언론들은 여왕이 ‘사적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 해리 왕자 부부가 제기한 인종차별 주장에 선을 그으려는 시도를 했다고 해석했다. 앞서 지난 7일 해리 왕자 부부는 미 CBS 방송에서 방영된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종차별 의혹 등을 제기했다. 이날 성명은 방송 이후 왕실에 대한 비난과 해명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나오게 됐다. 성명 내용 가운데 ‘일부 기억은 다를 수 있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 가디언은 여왕이 해리 왕자 부부를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왕가가 해리 왕자 부부의 주장에 모두 사실로서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전했다. 또한 이 언급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두고 한 말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해리 왕자 부부가 인터뷰에서 주장한 아들의 피부색과 관련한 내용을 언급한 것일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마클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아들 아치가 태어났을 때 왕실 사람들이 아들의 피부색이 어두울 것을 우려해 아들을 왕자로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다만 아들의 피부색을 문제삼은 이들이 누구였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왕실 역사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들은 여왕의 성명 내용이 짧지만 수위 등을 조절하는 데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애나 화이트록 런던대 역사학 교수는 AP통신을 통해 “여왕의 성명은 길지는 않지만 매우 분명한 의도를 담고 있다”며 “가족 문제로 마무리지어 왕가 기관에 대한 비판이나 논의에서 떼어놓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씨줄날줄] 영국 왕실과 인종차별/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영국 왕실과 인종차별/이종락 논설위원

    넷플릭스 자체 제작 드라마인 ‘더 크라운’은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취임과 재임기에 일어난 각종 정치 갈등과 로맨스, 처칠과 대처 시대의 외교안보 사건 등을 그린 작품이다. 왕실의 존재가 큰 영연방 국가는 물론 영국 왕실에 관심이 큰 미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2018년 에미상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한 수작이다. 2016년부터 시작해 현재 4개 시즌까지 방영된 더 크라운은 시즌4에서 다이애나 왕세자비 얘기가 나오면서 냉정한 왕실 가족들의 실체가 공개됐다. 다이애나비는 당시 서민적 행보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지만, 불륜에 빠진 찰스 왕세자와의 불화로 고통에 시달렸다. 이로 인해 다이애나비는 섭식장애를 겪고, 왕실 가족과 원만하지 못한 생활을 보낸다. 다이애나비의 생존 시대보다 더 큰 스캔들이 영국 왕실을 덮쳤다. 다이애나비의 둘째 아들인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영국 왕실의 인종차별 문제를 제기했다. 영국 왕손빈인 마클은 7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에 출연해 “아들이 태어났을 때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 등에 대한 우려와 대화들이 오고 갔고, 왕실이 아치를 왕자로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면서 “왕가에서의 곤경으로 자살 충동까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해리 왕자도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이런 상황을 알면 매우 분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인과 흑인 혼혈인 마클은 2019년 5월 아들 아치를 출산했다. 마클의 인터뷰가 방영되자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영국 왕실의 인종차별주의를 비판하는 글이 쏟아졌다. 그동안 영국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유색인종 차별의 문제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짚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전체 인구의 3%가 흑인이지만, 이들이 기업 간부나 고위 공직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그 절반인 1.5% 수준이다. 의회 구성원 650명 중 흑인 등 유색인종은 10%인 65명에 불과하다. 영국 왕실이 국민의 세금으로 지탱되기 때문에 이번에 제기된 인종차별 문제는 영국의 입헌군주제에 중대한 문제로 부각될 수 있다. 드라마 ‘더 크라운’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왕실 문제와 관련해) 개인적 감정은 희생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장면이 수차례 나온다. 개인보다는 왕족의 평판을 앞세워야 한다는 의미다. 현안이 터질 때마다 신중한 모습을 보인 영국 왕실은 왕손 부부의 인종차별 발언에도 9일 오후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사안은 왕가의 사생활을 넘어 전 세계의 뜨거운 이슈인 인종차별 문제가 불거졌다는 점에서 영국 왕실은 드라마 속보다 더욱 곤혹스런 상황을 맞은 것 같다.
  • “왕실, 해명해야”… ‘해리·마클 폭로’로 시험대 오른 英 인종차별

    “왕실, 해명해야”… ‘해리·마클 폭로’로 시험대 오른 英 인종차별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왕실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왕실이 해명할 것은 물론 영국에서 그간 크게 부각되지 않은 유색인종 차별 현실도 제대로 짚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는 “많은 흑인 영국인들에게 해리와 마클의 인터뷰가 왕실에 대한 신랄한 평가를 제공했고, 영국 사회에 뿌리내린 아슬아슬한 인종차별의 긴장을 드러냈다”고 봤다. 영국에서는 인종차별 문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는 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의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9%가 영국이 인종차별적이라고 느끼지 않는다고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조사에서 흑인의 경우 75%가 백인과 비교해 자신의 권리가 보호받지 못한다고 답했다. 영국 여론조사기업 클리어뷰리서치의 케니 이마피든 국장은 WSJ에 “미국은 인종 문제에 관한 사회적 논의의 역사가 영국보다 길다”며 영국에서는 인종차별 문제가 수면 위로 잘 떠오르지 않아, 마치 심각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해리 왕자 부부에 대한 언론, 대중의 비뚤어진 관심과 차별적인 시선에도 비난이 쏟아졌다. 레딩대 역사학 교수인 케이트 윌리엄스는 가디언 기고글에서 “마클에 대한 태도는 찰스 왕세자의 부인 고 다이애나 빈의 사례에서 영국이 어떤 것도 배우지 못했음을 보여 준다”며 날을 세웠다. 그는 “왕실과 혼인하는 여성들은 모두 공격을 받지만, 마클은 더 심한 고통을 겪는다. 그에 대한 보도는 인종차별주의로 가득하기 때문”이라며 “수많은 기자가 그의 인종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부부의 시민권을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부부는 마클에 대한 개인적인 비난과 사생활 침해를 이어 간 영국 대중지와 오래전부터 사이가 틀어졌으며 소송도 여러 건 진행 중이다. 마클은 언론이 다른 왕실 일가에는 어떤 태도냐는 질문에 “무례한 것과 인종차별적인 것은 같지 않다”며 잘못된 행태를 꼬집었고, “사실이 아닌 보도에 대해 대응하는 언론팀이 왕실에 있는데, 우리에게는 작동하지 않았다”며 왕실의 소극적인 대응을 거듭 비판했다. 앞서 미 CBS방송에서 방영한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부부가 “왕실 고위 관계자가 첫째 아들 아치의 피부색이 검은 것을 우려했다”고 주장한 뒤 왕실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 발언의 화자를 놓고 윈프리는 “해리 왕자가 그 말을 한 사람을 알려 주진 않았다”면서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남편 필립공은 아니라고 확실히 했다”고 전했다. 한편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부부의 인터뷰는 미국에서만 1710만명이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올해 황금시간대 오락 특집물 중 가장 많은 시청자를 확보했다”며 “큰 스포츠 경기가 아닌 인터뷰 방송을 그 정도의 시청자들이 실시간으로 보는 건 드문 일”이라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내 아들 피부색 때문에 英 왕자로 인정 않으려 했다”

    “내 아들 피부색 때문에 英 왕자로 인정 않으려 했다”

    메건 “왕실 일원 된 후에도 보호 못 받아침묵 강요로 괴로움… 자살 충동 있었다”해리 “아버지가 전화 무시” 불화설 시인SNS엔 왕실 인종차별주의 분노글 폭발영국 해리 왕자와 결혼한 메건 마클 왕자비가 왕실에서 생활할 때 침묵을 강요당했다며 “당시 괴로움으로 자살 충동까지 있었다”고 7일(현지시간) 폭로했다. 그는 왕실에서 보호받지 못했고, 왕실이 피부색 때문에 자신의 아들을 왕족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며 인종차별 의혹까지 제기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이날 미국 CBS방송에서 방영된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정말 해방된 느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부부가 지난해 1월 왕실을 떠난 후 처음 이뤄진 2시간가량의 인터뷰에서 이들은 결혼부터 왕실을 떠나게 된 배경 등 그간 알려지지 않은 뒷얘기를 전했다. 마클은 “순진한 상태에서 왕실에 들어간 것 같다. ‘로열패밀리’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았다”며 “왕실 일원이 된 후 침묵한 채 지냈다”고 털어놓았다. 2018년 결혼한 두 사람은 교제 사실이 알려진 후부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영국 왕위 계승 서열 6위인 해리와 할리우드 인기 배우인 마클의 만남 자체도 그렇지만, 마클이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고 이혼까지 했다는 점 때문이다. 결혼 직후부터 부부가 보수적인 왕실과 불화를 겪는다는 보도가 끊임없이 나왔고, 둘은 결국 지난해 독립했다. ‘자신을 해하려고 생각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마클은 “그렇다. 왕가에서의 곤경 때문에 자살 충동을 갖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로 왕실에 도움을 청했지만 아무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2019년 출산한 아들 아치와 관련해선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 지에 대한 대화가 오갔으며 왕실이 아치를 왕자로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해리도 왕실에 서운함을 토로하며 불화설을 일부 시인했다. 그는 어느 시점부터 아버지 찰스 왕세자가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기 시작했다고도 했다. 그는 “이해 부족으로 왕실을 떠났다. 어머니(고 다이애나빈)가 이런 상황을 알면 매우 분노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과열 보도를 이어간 언론에 대해서도 불편함을 드러냈다. 마클은 해리의 형 윌리엄 왕세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이 자신 때문에 울음을 터뜨렸다는 기사가 사실이 아니라며 이 보도가 언론과 틀어진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도 했다. 현재 부부는 영국을 떠나 미 캘리포니아에 정착해 살고 있다. 올해 초 둘째를 임신한 사실을 공개했는데, 이날 인터뷰에서 여자 아이라고 밝혔다. 라이선스 구입비용으로 방송사가 윈프리의 제작사 하포 프로덕션에 최대 900만달러(약 101억원)를 낸 것으로 알려지는 등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모은 인터뷰 이후 트위터 등에서는 왕실의 인종차별주의에 분노하는 글이 쏟아졌다. 수천명이 ‘군주제를 폐지하라’는 해시태그(#AbolishTheMonarchy)를 달고 비판했고, 영국 왕실을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 크라운’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묘사할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영국 유명 언론인 피어스 모건은 “여왕과 왕실에 대한 불명예스러운 배신”이라며 “마클은 예상했지만, 해리 왕자가 그의 가족과 군주제를 이렇게 무너뜨리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해 빈축을 샀다. 왕실 측은 방영에 앞서 이를 “서커스”라고 일축했다. 왕실은 마클이 과거 켄싱턴궁 직원들을 괴롭혔다는 의혹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한 바 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윈프리 “아치 피부색 발언한 이, 여왕 부부는 아니라고 해리가 확인했다”

    윈프리 “아치 피부색 발언한 이, 여왕 부부는 아니라고 해리가 확인했다”

    인종차별 등 영국 왕실의 아픈 곳을 드러낸 해리 왕자 부부와 인터뷰한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8일(현지시간) 부부의 아들 피부색과 관련해 얘기를 한 인물이 여왕 부부는 아니라고 말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윈프리는 전날 인터뷰를 독점 방영한 미국 CBS 방송에 해리 왕자가 “그 말을 한 사람을 알려주지 않았다”면서도 “여왕 부부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기회가 되면 이를 알리길 원했다”고 전했다. 그는 녹화 중에나 카메라가 꺼졌을 때도 발언자를 알아내려고 했지만 결국 답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해리 왕자는 인터뷰를 통해 “아들이 태어났을 때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 등에 대한 우려와 대화들이 오갔다”면서 “그들은 그를 왕자로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윈프리는 인터뷰 중 이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와 함께 이날 CBS가 공개한 새로운 영상에서 해리 왕자는 인종차별 때문에 영국을 떠났느냐는 질문을 받고 “많은 부분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영국 언론사 데스크급들과 친한 이로부터 “영국은 아주 편협하다”는 말을 듣고 자신이 “영국이 아니라 영국 언론, 특히 타블로이드들이 편협하다”고 답했다는 사실도 털어놓았다. 그는 “불행히도 정보 공급처가 부패했거나 인종차별적이거나 치우쳐 있다면 그것이 나머지 사회로 흘러간다”고 덧붙였다. 해리 왕자 부부는 영국 대중지와 오래 전부터 긴장관계에 있으며 여러 건의 소동도 진행 중이다. 영국 언론이 다른 왕실 일가에는 어떤 태도냐는 질문에 마클은 “무례한 것과 인종차별주의자인 것은 같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사실이 아닐 때는 방어해주는 언론팀이 있는데 우리한테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윈프리가 ‘떠나게 된 것에 대해 다른 식구들로부터 사과를 받았냐’고 묻자 해리 왕자는 “슬프게도 그렇지 않다”며 “이건 우리 결정이니 결과도 우리가 책임지는 것이란 느낌”이라고 말했다. 관심도 우려도 많았던 인터뷰였던 만큼 방영 후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마클이 인터뷰에서 연꽃이새겨진 드레스를 입고 나온 것이나 힐, 귀걸이, 목걸이 등도 입길에 올랐다. 오른쪽 가슴 부위에 흰색 연꽃이 새겨진 검은 실크 드레스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제품으로 가격은 4700달러(약 532만원)다. 마클이 세계인이 지켜보고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인터뷰에 입을 드레스를 고르면서 옷이 주는 메시지를 생각하지 않았을 리 없다며 연꽃이 새로운 탄생을 의미한다는 점을 생각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와 월간지 ‘타운앤드컨트리’ 등은 마클이 드레스를 선택할 때 연꽃의 상징성을 특히 고려했다고 전했다. 연꽃이 수 놓인 드레스를 입은 것은 ‘부부가 독립체로 재탄생’했고 ‘왕실과 확실히 분리됐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NYT는 마클이 비싼 드레스를 고른 것은 “드레스를 입은 사람의 피해자성과 ‘고통 속에서 회복하고 있음’을 보이는 데 다소 모순된다”고 꼬집었다. 다이애나빈 소유였던 카르티에 ‘다이아몬드 테니스 팔찌’를 찬 점도 눈길을 끌었다. 부부는 해리 왕자의 어머니인 다이애나빈이 함께 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이 팔찌를 착용하기로 했다고 피플지는 전했다. 아쿠아주라의 695달러(약 78만원)짜리 힐과 캐나다 브랜드인 ‘버크스’(Birks)의 귀걸이, 영국 디자이너 피파 스몰의 목걸이를 착용했다. 마클은 과거 두 차례 공식석상에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원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선물한 귀걸이를 착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빈살만 왕세자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지시를 내린 인물로 지목됐다. 마클은 2018년 피지 순방 때 귀걸이를 착용했는데 카슈끄지 암살 3주 뒤였다. 카슈끄지가 운영하던 인권단체를 이끄는 마이클 아이즈너 변호사는 데일리 메일에 “(마클이 착용한) 귀걸이는 살인자가 피 묻은 돈으로 사들여 선물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해리 왕자는 ‘제이크루 루드로우’의 회색 정장을 입었는데 자켓은 425달러(약 48만원), 바지는 225달러(약 25만원)다. 그는 재작년 5월 아들 아치의 모습을 공개했을 때도 거의 비슷한 옷을 걸쳤다. 부부에 온정적인 사람들은 이들의 주장에 공감하는 반면, 많은 영국인들은 ‘못된 며느리’가 시댁을 공격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해리 왕자까지 영국 왕실을 대놓고 비판한 것에 대해 “영원히 영국에 돌아오지 말라”거나 “국민들의 세금이 아깝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9일 새벽 5시(한국시간) ITV를 통해 인터뷰가 영국에 방영되면 논란은 더 뜨거워질 것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기자회견 도중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응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임병선 기자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서울포토] “인종차별·자살충동” 영국 왕실 폭로한 메건 마클

    [서울포토] “인종차별·자살충동” 영국 왕실 폭로한 메건 마클

    메건 마클 영국 왕손빈이 7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에서 방영된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왕실을 떠나게 된 배경 등 그간 알려지지 않은 ‘내막’을 폭로했다. 마클은 영국 왕실에서 생활할 당시 “왕가에서의 곤경으로 자살 충동까지 있었다”고 밝혔다. 마클은 왕손빈으로서 왕실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채 침묵하고 지내야 했으며, 왕실이 ‘피부색’을 우려해 자신의 아들 아치를 왕족으로 받아들이기를 원치 않았다고 인종차별 의혹까지 제기했다. 해리 왕자와 함께 인터뷰에 응한 마클은 두시간 분량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결혼 당시의 상황부터 여러 뒷얘기를 소상히 털어놓았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 정착해 살고 있는 이들 부부는 첫째 아들 아치에 이어 올해 초 둘째를 임신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이날 인터뷰에서 둘째 아이가 ‘여자 아이’라고도 공개했다. AP·로이터 연합뉴스
  • 마클 “영국 왕실, 아들 피부색까지 따져…자살충동 있었다”

    마클 “영국 왕실, 아들 피부색까지 따져…자살충동 있었다”

    오프라 윈프리 독점 인터뷰서 폭로“순진한 상태에서 왕실 들어갔다”“왕실, 아들 왕자로 만들길 원치 않아”영국 해리 왕자와 결혼한 왕손빈 메건 마클이 7일(현지시간) 방송 인터뷰에서 “영국 왕실로부터 보호받지 못했고 자살 충동까지 있었다”고 밝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클은 왕실이 ‘피부색’을 우려해 자신의 아들 아치를 왕족으로 받아들이기를 원치 않았다며 인종차별 의혹까지 제기했다. 마클은 이날 미국 CBS방송에서 방영된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영국 왕실을 떠나게 된 배경을 폭로했다. 해리 왕자와 함께 인터뷰에 응한 마클은 2시간 분량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결혼 당시의 상황부터 여러 뒷얘기를 자세히 털어놨다. 그는 “순진한 상태에서 영국 왕실에 들어갔던 것 같다”며 “왜냐하면 왕실 가족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왕실에서 침묵한 채 살아…보호받지 못했다” 마클은 또 영국 왕실 일원이 된 이후 침묵한 채 지내야 했다면서 “난 왕실로부터 보호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왕실 기관 사람들)은 다른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도 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백인과 흑인 혼혈인 마클이 해리 왕자와 결혼한 이후 그가 영국 로열 패밀리와 인종차별 등으로 인한 불화를 겪는다는 보도가 끊이지 않았다. ‘자신을 해하려는 생각을 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마클은 “그렇다. 왕가에서의 곤경 때문에 자살 충동을 갖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또 자신의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해 왕실에 도움을 청했지만 아무 도움도 받지 못했다고도 말했다.2019년 5월 출산한 아들 아치와 관련해서는 “아들이 태어났을 때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 등에 대한 우려와 대화들이 오고 갔기 때문에 왕실이 아치를 왕자로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해리 왕자 부부에 대한 과열 보도를 일삼는 언론과 종종 마찰을 빚기도 했던 마클은 해리 왕자의 형인 윌리엄 왕세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빈이 자신 때문에 울음을 터뜨렸다는 보도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이 보도가 언론과 틀어진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도 했다. 해리 왕자도 인터뷰에서 영국 왕실에 서운함을 토로하면서 ‘불화’를 일부 시인했다. 그는 어느 시점인가부터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가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기 시작했다며 “이해 부족, 지원 부족으로 왕실을 떠났다”고 폭로했다. 또 어머니인 고(故) 다이애나빈이 이런 상황을 알면 매우 분노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해리 왕세자도 “이해·지원 부족으로 왕실 떠났다” 이들 부부는 이번 인터뷰의 대가로 돈을 받은 것은 없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CBS가 마클과의 2시간 인터뷰 라이선스 구입 비용으로 윈프리의 제작사 하포 프로덕션에 700만달러(약 79억원)에서 최대 900만달러(약 101억원)를 지불했다고 보도했다.2018년 5월 19일 결혼한 두 사람은 교제 사실이 알려진 직후부터 줄곧 전 세계 및 언론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손자이자 찰스 왕세자의 차남으로 영국 왕위 계승 서열 6위인 해리 왕자와 할리우드 인기 여배우였던 마클의 만남은 ‘세기의 로맨스’로 불렸다. 하지만 결혼 직후부터 해리 왕자 부부와 왕실의 불화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왔고, 두 사람은 결국 지난해 1월 왕실로부터의 독립을 전격 선언했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 정착해 살고 있는 이들 부부는 첫째 아들 아치에 이어 올해 초 둘째를 임신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이날 인터뷰에서 둘째 아이가 ‘여자 아이’라고 공개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발레블랑에 관한 이유 있는 논쟁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발레블랑에 관한 이유 있는 논쟁

    낭만발레 시절, 하얀색 모슬린 천으로 만든 튀튀를 입은 수십명의 발레리나들이 토슈즈를 신고 무대 위를 누비는 장면에서 탄생한 용어 ‘발레블랑’(하얀 발레). ‘블랑’(하얀 색)이니까 ‘백인’이 추어야 한다는 관행이 여전히 남아 있고 피부색에 관해서만큼은 극히 보수적인 발레계에서 상징과도 같은 ‘발레블랑’을 넘어 인종다양성을 수용하려는 시도가 있어 눈길을 끈다. 2015년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창단 75년 만에 미스티 코플랜드가 첫 흑인 여성 수석무용수로 등극했다. 1960년대 미국에서 첫 흑인 발레리나 레이븐 윌킨슨(1932~2018)이 등장했으나, 인종차별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짧은 활동에 그쳤던 터라 코플랜드의 쾌거가 큰 화제가 되었다. 흑인은 입장도 불가능했던 보수적인 골프장에서 22세의 타이거 우즈가 마스터스 대회 첫 우승을 했을 때만큼이나 경이와 찬사가 함께 터져 나왔다. 특히 홈리스 싱글맘 가정에서 13세의 늦은 나이에 발레를 시작한 배경까지 알려지면서 그 자리에 도달하기까지 겪어야 했을 어려움과 힘든 노력의 시간에 모두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보며 사회적 통념과 싸우는 발레리노의 삶을 이해했다면 코플랜드의 자서전 ‘Life in Motion’을 읽으며 흑인 발레리나의 애환을 공감했다. 발레는 더이상 부유한 백인가정 출신 소녀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도. 같은 해,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영화 ‘블랙 스완’의 안무가이자 주인공 내털리 포트먼의 남편으로 유명한 뱅자맹 밀피에가 예술감독으로 부임했는데 그동안 금기시했던 이슈인 ‘인종차별’에 맞선 것이다. ‘블랙 페이스 금지안’을 제시해 발레 ‘라 바야데르’에 나오는 ‘흑인 춤’을 ‘어린이 춤’으로 바꾸었고, 한국인 발레리나 박세은에게 ‘백조의 호수’ 주역을 맡기는 등 개혁을 일으켰다. 밀피에는 비록 1년여 만에 사임했지만 그의 여러 시도가 도화선이 되었고, 인종문제를 둘러싼 침묵에서 벗어나자는 단원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지난 2월 8일 파리국립오페라극장은 오랜 기다림 끝에 팝 은디아예 역사학자와 콩스탕스 리비에르 인권전문가의 공동연구보고서를 발표하며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고서는 발레와 오페라의 역사에 담겨 있는 인종차별과 무대 안팎에서 드러난 다양성 결핍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날 알렉산더 네프 극장 총감독은 발레단·발레학교·오케스트라에서의 ‘인종다양성 개혁’을 선포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360년 전통을 자랑하는 발레단에서도 이제 제2의 코플랜드 탄생을 기대하게 된 것이다. 가히 ‘발레블랑’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할 만하다. 현재 박세은을 포함해 한국인 단원이 3명이나 소속되어 있기에 이러한 변화에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예술은 늘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 반대로 고전은 고전다워야 한다.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모던발레의 경우는 다양한 인종이 오히려 유리하다. 문제는 ‘백조의 호수’와 같은 고전발레 작품에 있다. 하얀 칠로 분장하고 타이츠를 신으면 백인과 별 차이가 없는 동양인과는 달리, 강한 근육과 피부색이 진한 흑인이 등장하는 고전발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백조의 호수’에는 백조와 흑조가 등장한다. 주역 발레리나는 1인 2역으로 상반된 캐릭터를 모두 소화한다. 그러니 흑인이 하얀 튀튀를 입고 백조 역을 추는 모습을 보며 피부색과 상관없이 역할에만 집중하며 감상하긴 힘들다. 하지만 우리가 고전이라고 정의하는 ‘고전’은 익숙함을 전제로 한, 우리의 생각 속 ‘틀’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오늘의 이 낯섦이 언젠가는 익숙함으로 다가올 것이고, 그 또한 고전이라 불릴 날이 올 것이다. ‘하얀 발레’가 옛말이 되는 그날까지 우리는 피부색에 관한 논쟁을 이어 갈 것이다.
  • 뉴 페이스, 정보 선별, 금융의 힘… 이 ‘다큐’가 빛나는 이유

    뉴 페이스, 정보 선별, 금융의 힘… 이 ‘다큐’가 빛나는 이유

    여러 다큐멘터리 가운데 눈길을 끄는 다큐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기업 출발에서부터 업계 현황까지를 자체 제작한 다큐를 비롯해 프로그램 성격과 잘 맞는 유명 배우를 MC로 섭외한 다큐 등이 기대를 모은다.KBS1 TV는 지구 환경문제를 다루는 간판 프로그램 ‘환경스페셜’을 부활하며 배우 김효진을 MC로 발탁해 눈길을 끈다. ‘환경스페셜’은 ‘KBS스페셜’, 그리고 ‘KBS 역사스페셜’과 함께 KBS를 대표하는 다큐 프로그램이다. 1999년 5월 첫 방송을 시작해 2013년 4월 종영했다가 다음달 4일 저녁 8시 30분 다시 방송을 시작한다. 8년 만에 부활하는 프로그램이기에 가장 들어맞는 MC를 찾는 데 공을 들였다. 김효진은 배우로서 인지도도 높지만, 오래전부터 유기견 문제, 제로웨이스트 등 환경문제에 대한 소신을 밝혀 왔다. 또 채식주의자이기도 해 프로그램의 취지와도 잘 들어맞는다는 평가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김효진은 미래 세대가 지구를 잘 물려받을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겠다는 기획 취지에 공감해 흔쾌히 참여 의사를 밝혔다는 후문이다.22일 방송하는 KBS1의 특집 다큐멘터리 ‘호모 미디어쿠스’는 허위 정보, 디지털 성범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알고리즘 등을 다루는 5부작 다큐다. 각 편마다 해당 분야 전문가가 나와 설명하고, 깊이 있는 통찰을 제시하고자 기획했다. ‘주체적인 미디어 이용을 위해’ 기획했지만, 정작 홍보 포스터를 잘못 썼다가 “인종차별적 편견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인류가 진화하는 모습을 그린 포스터에는 진화가 진행할수록 피부색이 어두운 색에서 밝은 색으로 변하는 모습을 담았다. 인종차별에 관한 비판이 제기되자 제작진은 같은 피부색으로 수정한 포스터를 새로 내놨다.모바일 금융 플랫폼 ‘토스’(toss)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핀테크, 간편함을 넘어’를 최근 공개했다. 국내 핀테크 산업에 뛰어든 자사의 여정을 보여 주는 50분 분량 다큐다. 시범 서비스 시절부터 2015년 간편 송금 서비스를 출시하기까지를 설명하고, 이 과정에서 단칸 오피스텔에서 은행 관계자들에게 손 편지 수백 통을 써서 보냈던 에피소드 등도 다룬다. 직원들이 미팅에서 이승건 대표 등 임원에게 거침없이 반대 의견을 내놓는 모습도 보여 주며 자연스럽게 기업 문화를 드러내고, 현장감도 높였다. 기업이 자리를 잡기까지 과정을 단순히 보여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업계 현황, 미래 금융 서비스에 대한 내용 등을 담아 홍보물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기 투자자로 토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본 김한준 알토스벤처스 대표와 채대권 본드캐피탈 파트너,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등 업계 관계자들 인터뷰도 곁들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반전 없다, 자극 없다 하지만… 단단하다 공감된다, 그 질긴 가족의 힘

    반전 없다, 자극 없다 하지만… 단단하다 공감된다, 그 질긴 가족의 힘

    美시골마을에 새 터전 꾸린 한인 부부 아이들 맡아줄 어머니 ‘순자’ 오며 전개미나리 빗대 위기 속 가족의 의미 물어윤여정 “우린 모두 다르면서 아름다워”전 세계 60여개 영화상을 휩쓸고, 오는 4월 열리는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도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영화 ‘미나리’가 다음달 3일 국내 개봉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 윤여정이 미국에서만 24개 여우조연상을 받으면서 어떤 영화인지 궁금증이 큰 영화다. 기자 시사를 통해 미리 만난 ‘미나리’는 한인 가족의 삶을 통해 보통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이민 온 제이콥(스티븐 연 분)은 캘리포니아에서 사업에 실패한 뒤 아내 모니카(한예리 분)와 큰딸 앤(노엘 조 분), 아들 데이비드(앨런 김 분)와 함께 한적한 아칸소 시골 마을에 새 터전을 꾸린다. 제이콥은 채소밭을 일궈 성공하겠다고 하지만, 모니카는 걱정이 앞선다. 부부는 생계를 꾸리려 병아리 감별 공장에서 함께 일하고, 모니카는 아이들을 맡아 줄 어머니 순자(윤여정 분)를 부른다.가족을 사랑하면서도 크게 내색하지 않는 전형적인 한국 할머니 순자는 자칫 우울해지는 극의 흐름을 끌어올린다. 데이비드는 한국에서 온 ‘그랜마’(할머니)가 영 탐탁잖고, 급기야 “할머니는 진짜 할머니 같지 않다”며 불만을 드러낸다. 순자는 이를 유쾌하게 받아치며 데이비드와 밉지 않은 티격태격을 이어 간다. 순자가 아이들에게 화투 치는 법을 가르치는 장면, 교회에서 모니카가 낸 헌금을 순자가 슬쩍 거둬 가는 모습 등에서는 슬그머니 웃음이 난다. 다소 밋밋한 영화 흐름이 바뀌는 지점마다 순자가 어김없이 서 있는데, 특히 영화 막바지에 위기를 극대화하는 사실상 키(key) 역할이기도 하다. 제이콥의 일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지만, 모니카의 감정은 상할 대로 상했다. 부부가 심하게 다툰 날 순자가 급기야 큰 실수를 저지른다. 그러나 이 일을 계기로 오히려 가족은 더 단단해진다. 영화 제목 ‘미나리’는 순자가 한국에서 가져온 미나리 씨앗에서 따왔는데, 그의 대사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커다란 위기 앞에서도 가족은 끈질긴 생명력을 보인다. 영화는 1978년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태어나 남부 아칸소에서 자란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이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의 토대로 삼았다. 윤여정은 미국 주간지 ‘옵서버’와의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읽고 난 후 정 감독에게 ‘당신의 할머니를 흉내 내야 하느냐’고 물었는데, 정 감독이 ‘그럴 필요 없다. 있는 그대로 해 달라’고 해 용기를 얻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윤여정은 정 감독이 아닌 자신의 증조할머니에게서 순자 역의 힌트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을 두고 “처음엔 희극적으로 등장하지만, 결국 가족에게 심오한 삶의 변화를 가져다줄 캐릭터의 미묘함을 표현할 수 있는 강한 배우”라고 평했다. 감정의 적정선을 철저하게 유지하면서 전체 영화에 힘을 불어넣는 그의 연기는 보편성을 확보한다. 한국의 할머니라서가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서 우리 기억에 있는 할머니의 바로 그 모습이다. 아마도 전 세계가 윤여정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유일 터다. 영화는 대단한 반전도, 아주 자극적인 사건도 없다. 가까이서 가족의 삶을 지켜볼 뿐이다. 감독은 위기의 순간에 가족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묻는다. 뛰어난 연출력으로 단순한 이야기에 단단한 주제를 입혔다. 물론 윤여정을 비롯한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미나리’가 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가에 관해 결국, 윤여정의 인터뷰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그는 ‘미나리’ 속 한국인 이민자의 삶이 세계적으로 공감을 얻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자 “모든 사람은 다르고, 세상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며 “어떤 일을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잘못된 게 아니다. 다양성과 상호 이해가 더 중요하다. 피부색으로 나누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며 우리는 모두 다르면서 아름답다”고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프리뷰]보편성 확보한 윤여정 연기, 수상 행진 ‘이유 있었네’

    [프리뷰]보편성 확보한 윤여정 연기, 수상 행진 ‘이유 있었네’

    전 세계 60여개 영화상을 휩쓸고, 오는 4월 열리는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에서도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영화 ‘미나리’가 다음달 3일 국내 개봉한다. 우리에게 친숙한 배우 윤여정이 미국에서만 24개 여우조연상을 받으면서 어떤 영화인지 궁금증이 커졌다. 기자 시사를 통해 미리 만난 ‘미나리’는 한인 가족의 삶을 통해 보통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한인 가족의 삶이지만, 보편적 이야기 한국에서 이민 온 제이콥(스티븐 연 분)은 캘리포니아에서 사업에 실패한 뒤 아내 모니카(한예리 분)와 큰딸 앤(노엘 조 분), 아들 데이비드(앨런 김 분)와 함께 한적한 아칸소 시골 마을에 새 터전을 꾸린다. 제이콥은 채소밭을 일궈 성공하겠다고 하지만, 모니카는 걱정이 앞선다. 부부는 생계를 꾸리려 병아리 감별 공장에서 함께 일하고, 모니카는 아이들을 맡아 줄 어머니 순자(윤여정 분)를 부른다. 가족을 사랑하면서도 크게 내색하지 않는 전형적인 한국 할머니 순자는 자칫 우울해지는 극의 흐름을 끌어올린다. 데이비드는 한국에서 온 ‘그랜마’(할머니)가 영 탐탁잖고, 급기야 “할머니는 진짜 할머니 같지 않다”며 불만을 드러낸다. 순자는 이를 유쾌하게 받아치며 데이비드와 밉지 않은 티격태격을 이어 간다. 순자가 아이들에게 화투 치는 법을 가르치는 장면, 교회에서 모니카가 낸 헌금을 순자가 슬쩍 거둬 가는 모습 등에서는 슬그머니 웃음이 난다.다소 밋밋한 영화 흐름이 바뀌는 지점마다 순자가 어김없이 서 있는데, 특히 영화 막바지에 위기를 극대화하는 사실상 키(key) 역할이기도 하다. 제이콥의 일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지만, 모니카의 감정은 상할 대로 상했다. 부부가 심하게 다툰 날 순자가 급기야 큰 실수를 저지른다. 그러나 이 일을 계기로 오히려 가족은 더 단단해진다. 영화 제목 ‘미나리’는 순자가 한국에서 가져온 미나리 씨앗에서 따왔는데, 그의 대사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라”라는 말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커다란 위기 앞에서도 가족은 끈질긴 생명력을 보인다. ●단순한 이야기 단단하게 만든 연출 눈길 영화는 1978년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태어나 남부 아칸소에서 자란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이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의 토대로 삼았다. 윤여정은 미국 주간지 ‘옵서버’와의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읽고 난 후 정 감독에게 ‘당신의 할머니를 흉내 내야 하느냐’고 물었는데, 정 감독이 ‘그럴 필요 없다. 있는 그대로 해 달라’고 해 용기를 얻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윤여정은 정 감독이 아닌 자신의 증조할머니에게서 순자 역의 힌트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순자’ 역을 맡은 윤여정을 두고 “처음엔 희극적으로 등장하지만, 결국 가족에게 심오한 삶의 변화를 가져다줄 캐릭터의 미묘함을 표현할 수 있는 강한 배우”라고 평했다. 감정의 적정선을 철저하게 유지하면서 전체 영화에 힘을 불어넣는 그의 연기는 보편성을 확보한다. 한국의 할머니라서가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서 우리 기억에 있는 할머니의 바로 그 모습이다. 아마도 전 세계가 윤여정에게 박수를 보내는 이유일 터다.영화는 대단한 반전도, 아주 자극적인 사건도 없다. 가까이서 가족의 삶을 지켜볼 뿐이다. 감독은 위기의 순간에 가족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묻는다. 뛰어난 연출력으로 단순한 이야기에 단단한 주제를 입혔다. 물론 윤여정을 비롯한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미나리’가 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가에 관해 결국, 윤여정의 인터뷰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그는 ‘미나리’ 속 한국인 이민자의 삶이 세계적으로 공감을 얻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자 “모든 사람은 다르고, 세상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며 “어떤 일을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잘못된 게 아니다. 다양성과 상호 이해가 더 중요하다. 피부색으로 나누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며 우리는 모두 다르면서 아름답다”고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진화의 끝은 백인? KBS, 이번엔 인종차별 논란

    진화의 끝은 백인? KBS, 이번엔 인종차별 논란

    설 특집 국악 관련 프로그램에서 일본풍의 건축물 이미지를 등장시켜 왜색 논란을 빚은 KBS가 이번엔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렸다. KBS는 지난 18일 특집 다큐멘터리 ‘호모 미디어쿠스’의 포스터를 공개했다. 당시 공개된 포스터는 인류가 진화하는 과정을 다섯 단계로 표현했는데, 인류의 이미지가 까만색에서 갈색, 살구색, 흰색으로 점점 밝아진다. 마치 ‘피부색이 하얗게 변하는 것이 진화된 인류’라는 인종차별적 의미로 읽힐 소지가 있는 이미지다. 포스터가 공개되자 온라인상에선 “실제 피부색이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인종차별이 있는 사회에선 저런 이미지로 표현하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 “픽토그램(알아보기 쉽게 만든 이미지) 특성을 고려할 때 한 가지 색상으로 통일했어야 했다”는 등의 지적이 이어졌다. 이 같은 논란이 이어지자 KBS는 하루 뒤인 19일 포스터를 수정해 다시 배포했다. 논란이 된 피부색을 모두 같은 색으로 바꾼 이미지였다. KBS 관계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수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KBS는 설 특집 프로그램 ‘조선팝 어게인’에서 국악밴드 이날치의 무대 배경에 일본의 성 양식을 본뜬 이미지를 사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으며 왜색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제작진은 “상상 속의 용궁을 표현한 이미지”라며 “용궁을 구현하기 위해 여러 레퍼런스와 애니메이션 등을 참고해 제작했다” 해명했지만, 최근 KBS 수신료 인상 논란과 더불어 시청자들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흑백 혼혈’ 400년 금기…흑인 부통령은 깰 수 있을까

    ‘흑백 혼혈’ 400년 금기…흑인 부통령은 깰 수 있을까

    “더 많은 흑인 여성이 백인 남성과 로맨틱한 사랑의 가능성을 보기 시작할까? 해리스의 백악관에서의 4년은 이 질문에 답을 줄 것이다.” CNN이 15일(현지시간) 백인 남편을 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흑인 여성들에게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보도했다. 기사는 “미국의 첫 여성이자 아시아계 흑인 부통령인 해리스는 또 다른 분야의 개척자가 될 수 있다”며 “흑인 여성이 인종 간 금기를 깨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美 타인종 부부 17%뿐…“노예제 이미지 여전” 미국은 흔히 ‘인종의 용광로’로 알려진 나라지만, 지난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로 여실히 드러났듯 인종 차별 문제는 상존한다. 이는 연애나 결혼에서도 마찬가지라 백인과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 등 타인종 간의 결합은 흔치 않다. 퓨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신혼부부의 17%만이 다인종 커플이었다. 심지어 비교적 최근까지도 흑인과 백인의 결혼은 아예 법으로 금지됐다. 1967년 연방대법원의 ‘러빙 대 버지니아주’ 판결이 대표적이다. 1950년대 버지니아주법은 흑인과 백인의 결혼을 막았는데, 흑인 여성 밀드레드와 백인 남성 리처드 러빙 부부가 이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법원은 인종 간 결혼을 금지시킨 16개 주의 주법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그럼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불문율 때문에 다인종 커플은 자주 주목받고, 심지어 손가락질당하기도 한다. 2018년 미국 배우 메건 마클이 영국 해리 왕자와 결혼할 때도 언론 등에선 이들을 ‘흑백 혼혈’ 왕족으로 불렀다. 특히 흑인 사회에서는 여성이 백인 남성과 사귀거나 결혼하지 않기를 바라는 인식이 크다. CNN은 “노예제가 남아 있던 식민지 시절 백인 남성(농장 주인)이 흑인 여성(노예)에게 가한 성적 학대의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작가 샤몬티엘 본은 “비흑인 남성은 흑인 여성의 몸을 성적 대상화하고, 필요하지 않을 때도 인종을 화제로 꺼냈으며, 방송에서 나오는 흑인 남성의 특징을 억지로 따라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해리스의 백악관은 다를 것” 기대감 이런 상황에서 ‘미국 2인자’ 해리스는 자연히 이목을 끌었다. 해리스는 2014년 유대계 백인 변호사인 더글라스 엠호프와 결혼했다. 미국 역사상 첫 ‘세컨드 젠틀맨’이기도 한 엠호프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의 취임을 앞두고 일하던 로펌까지 그만두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해리스는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백인과의 결혼에 대해 공개적으로 길게 언급한 적은 없다. 2019년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 남편을 사랑하고, 그는 내가 결혼하기로 선택한 사람이었다”고만 답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한 이후 흑인 정체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진 만큼, 해리스의 등장으로 이 금기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크다. CNN은 “오바마처럼 해리스는 흑인 여성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줄 수 있다”며 “이는 해리스가 민감한 주제를 얼마나 더 얘기하는지, 그리고 인종과 피부색에 따라 나뉜 이 국가가 얼마나 귀 기울이는지에 달려 있다”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발레는 하얀색이 아니다”… 350년 금기 깬 국립 파리오페라

    발레 문외한이라도 ‘백조의 호수’ 중 블랙스완(흑조)의 32연속 회전(푸에테)은 들어봤을 것이다. 흰색의 발레 의상 속에서 눈길을 확 끄는 검은 의상은 이 작품의 백미로 꼽힌다. 그러나 그동안 발레 무대에서 검은 의상과 다르게 ‘검은 피부색’은 비상식적인 현상을 가리키는 블랙스완의 뜻처럼 기피 대상으로 취급받아 왔다. 이런 가운데 약 350년의 역사를 지닌 프랑스 국립 파리 오페라가 이 같은 금기를 힘겹게 깨고 있다고 AFP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알렉산더 네프 파리 오페라 총감독이 여전히 ‘백인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고전예술 분야에서의 다양성 추진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취임 한 달 뒤 직원 400명으로부터 “흑인 분장과 차별 용어 사용을 금지하고, 토슈즈와 타이츠를 피부색에 맞게 착용하게 해 달라”는 내용의 인종차별 반대 서한을 받은 네프 총감독은 외부에 ‘다양성 보고서’를 의뢰했고, 이날 완성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피부색에 맞는 토슈즈 착용, 차별 용어 금지와 같은 직원들의 요구 수용을 권고했다. 나아가 보고서는 “학교가 다양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재능이 적은 학생을 모집하라는 말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훌륭한 학생들을 찾아야 한다”며 채용 담당자를 전 세계로 파견해 인종·출신에 관계없는 채용 노력을 하라고 했다. 네프 총감독은 보고서 권고 이행을 약속하고, 파리 오페라에 ‘다양성과 포용성 책임자’를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파리 오페라의 변화는 지난해 이어진 일련의 인종차별 노력의 결과물로 평가된다. 지난해 미국을 휩쓸었던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이 유럽까지 확대되면서, 각국의 예술단원들은 고전예술에서 인종 포용성을 높일 것을 요구해 왔다. 예컨대 지난해 러시아 볼쇼이발레단 무용수들이 ‘라 바야데르’란 작품에서 하인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 얼굴을 과장되게 까맣게 칠한 ‘블랙 페이스’ 사진을 올리자 미국 명문 발레단인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흑인 수석 무용수 미스티 코플랜드가 “이것이 발레 세계의 현실”이라고 비판하는 트윗을 날렸다. 코플랜드는 2015년 ABT 창단 75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 수석 무용수가 된 인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파리 오페라의 결단은 우파 정치인들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극우 정치가인 마린 르펜은 “미친 인종주의”라고 독설을 가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월드피플+] 세계 최초 얼굴·양손 동시이식 성공…새 삶 얻은 美 청년

    [월드피플+] 세계 최초 얼굴·양손 동시이식 성공…새 삶 얻은 美 청년

    세계 최초로 얼굴 및 양손 동시이식 성공 사례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AP통신은 사고로 얼굴과 양손을 잃은 청년이 이식 수술로 새 삶을 얻었다고 전했다. 미국 뉴저지주 출신 조 디메오(22)는 2018년 7월 야간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졸음운전 사고를 냈다. 겨우 목숨은 건졌지만, 전신 80%에 3도 중화상을 입었다. 두 달간 24차례의 피부 재건 수술을 받았으나, 이미 눈꺼풀과 귀는 사라진 뒤였고 손가락은 절단해야 했다.얼굴과 양손을 잃은 청년에게 유일한 희망은 이식 수술뿐이었다. 하지만 성별과 피부색, 손 모양까지 여러 조건에 부합하는 기증자를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디메오와 면역체계가 일치하는 기증자를 찾을 확률도 단 6%에 불과했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로 장기기증이 급감해 이식수술은 더 복잡해졌다. 디메오를 위해 뉴욕 전체를 뒤진 미국 뉴욕대 랭곤메디컬센터는 지난해 8월 적합한 기증자를 찾아냈다. 그리고 마침내 디메오는 새 얼굴과 새 손을 얻게 됐다. 사고 2년 만이었다. 23시간의 대수술에는 의료진 140명이 동원됐다. 수술을 집도한 에두아르고 로드리게스 박사는 “힘줄 21개, 큰 신경 3개, 큰 혈관 5개, 뼈 2개를 교체하는 대수술이었다. 감염을 피하려면 가능한 한 빨리 수술을 마치는 게 중요했다. 3D 프린터 등 최첨단 기술을 동원해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기증자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얼굴 및 양손 동시 이식 수술 성공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9년 프랑스에서 세계 최초의 얼굴 및 양손 동시 이식 수술이 있었지만, 환자가 한 달 만에 합병증으로 사망하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2011년 같은 수술을 받은 미국 여성은 거부 반응으로 손을 다시 절단해야 했다. 수술 후 적응 기간을 거친 디모에는 지난해 11월 퇴원해 재활 훈련 중이다. 상태는 매우 양호하다. 물리치료와 언어치료 등 강도 높은 재활 훈련으로 혼자 옷을 입고, 밥을 먹을 수 있는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로써 디메오는 세계 최초로 얼굴 및 양손 동시 이식수술 성공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로드리게스 박사는 “내가 만난 환자 중 가장 의지가 강하다. 재활 훈련에도 적극적이라 예후가 좋다”고 설명했다.디메오는 “이식 수술이 끝나고 처음 내 얼굴을 봤을 때 매우 낯설었다. 진짜 같지가 않았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얼굴이 달라지고 있다. 이제 광대 윤곽도 보인다”고 기뻐했다. 이어 “아직 몸에 꼭 맞는 느낌이 아니라 재활을 계속하고 있다. 마치 아기가 된 기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 인생을 사는 것 같다. 내게 주어진 두 번째 기회”라면서 “기증자의 희생 없이는 이 모든 게 불가능했을 것이다. 언젠가 기증자 가족을 만나 직접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내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터널 끝에는 항상 빛이 있다. 당신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여기, 세 명의 여성 노동자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여기, 세 명의 여성 노동자

    한 해가 저물 때, 그리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될 때 우리는 무언가 긍정과 평화의 빛을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은, 특히 노동자의 현실은 잔인한 편이라 어김없이 무거운 소식으로 전해진다. 여기 세 명의 여성 노동자가 있다. 두 분은 이미 이 세상분이 아니다. 다른 한 분은 암과 싸우며 복직 투쟁을 하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는 2021년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가 어디쯤 서 있는지 너무도 고통스럽고 극명하게 보여 준다. 속헹. 캄보디아에서 온 30세 여성 노동자. 2020년 12월 20일 포천에 있는 농장에서 일하고, 근처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사망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낮 기온조차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닥친 그날 밤 비닐하우스는 난방이 끊긴 상태였다. 함께 지내던 다른 4명의 여성 노동자들은 냉골 숙소를 피해 지인의 집으로 피신한 덕에 죽음을 면했는지도 모른다. 한국의 농어업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2만여명. 이들 중 70퍼센트 정도가 속헹처럼 비닐하우스 안에 플라스틱 패널로 조립한 가건물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고용주는 숙소를 제공하는 명목으로 월 10만~30만원의 숙식비까지 월급에서 공제한다.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 노동자는 사람이고 사람은 집에서 자고 쉴 수 있어야 한다. 비닐하우스는 가건물이다. 그 어떤 사람도, 그 어떤 노동자도 가건물에서, 그것도 난방도 되지 않는 곳에서 살아서는 안 된다. 최경애. 전직 사회복지사인 50대 여성 노동자. 2021년 1월 11일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사망했다. 이날도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추운 날씨였는데, 물류 창고 안에는 그 어떤 난방시설도 없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쿠팡 물류센터에서만 세 명의 노동자가 돌연사했다. 최경애는 혼자서 2명의 자녀를 키우는 노동자였다. 이직을 알아보던 중 일당 10만원 정도를 받는(오후에 들어가서 다음날 새벽까지 작업하는) 야간 일일노동자로 일하다 쓰러졌다. 혹한의 날씨, 외부와 온도 차이가 없는 창고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허용된 것은 핫팩 하나. 사망이 보도된 후 회사의 첫 반응은 (고작해야 500원 정도 하는) 핫팩을 두 개 지급할 거라는 발표였다. 세상 그 어떤 노동자도 영하 10도의 작업장에서 일해서는 안 된다. 잠시 서 있기도 힘든 칼추위 속에 10시간 넘는 밤샘 노동이라니. 물류센터 노동자의 죽음을 핫팩 한두 개로 사소화시켜 버리는 사측의 논리가 놀라울 뿐이다. 김진숙. 복직을 위해 싸우고 있는 60세 여성 노동자. 21살에 용접기능사로 한진중공업에 취업했고, 5년이 지난 1986년 노동조합이 어용이라고 알리는 유인물을 만들어 주변에 배포한 이유로 부산 경찰국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았다. 당시 대공분실은 간첩을 조사해야 하는 기관이지만, 민주운동가와 노동운동가를 잡아다 고문하는 것으로 명성을 떨친 곳이다. 1980년대 대공분실에서 조사를 받는다는 것은 죽음의 문턱을 오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김진숙은 당시 26살이었다. 그는 회사를 비판한 것도 아니고 파업을 선동한 것도 아니건만,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회사에서 해고를 당했다. 해고무효 확인 소송을 벌였지만 패소했다. 2010년 한진중공업이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400명의 노동자를 희망퇴직시킨다고 발표하자 그는 다음해 1월부터 11월까지 35미터 높이 크레인에서 309일 동안 고공농성을 했다. 대공분실, 노동운동, 고공농성…. 그의 암이 어디서 왔는지 추측하긴 힘들지 않다.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그의 부당 해고를 확인하고 한진중공업에 복직을 권고했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도 복직 결의안을 의결했다. 하나 사측은 반응이 없다. 김진숙은 “해고자로 죽고 싶지 않다”는 소박한 요구를 들고 지난해 12월 30일부터 부산에서 청와대까지 도보 행진을 하고 있다. 2015년 캐나다 총리로 당선된 트뤼도는 31명으로 구성된 내각에서 15명의 여성과 5명의 소수자 출신을 장관직에 임명했다. 왜 그랬냐는 질문에 그는 “2015년이니까요”라고 답변한 것으로 많이 회자됐다. 2021년이다. 2021년이니까 이제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의 삶도 바꿔야 한다. 피부색과 상관없이 노동자는 가건물이 아닌 제대로 된 ‘집’에서 살아야 한다. 노동시장에서의 지위와 상관없이 노동자는 자신의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작업장에서 일해야 한다. 부당하게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는 자신의 일자리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2021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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