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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북 국군포로 1명 中체류중

    피랍탈북연대 도희윤 사무총장은 24일 “국군포로 이 모(75)씨가 지난 5월말 북한 가족을 데리고 탈출해 중국에서 남쪽 가족과 함께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6ㆍ25 전쟁 당시 육군 수도사단 제1연대 소속 이등상사로 전투에 참가했으며 53년 7월 16일 전사처리돼 현재 국립현충원에 위패가 봉안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도 총장은 “이씨가 막내딸(36)과 사위(41),그리고 외손자를 데리고 탈북했다.”고 전했다.이씨는 전북 완주 출신으로 남한에 7남매가 생존해 있으며 최근 여섯째 남동생(58)이 중국으로 건너가 상봉이 이뤄졌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김선일씨 피살] 靑, 감사원 조사요청 배경

    정부기관의 회계감사나 정책감사를 벌이는 감사원이 김선일씨 피살사건을 둘러싸고 진행되는 진실 공방과 묵살 의혹을 ‘조사’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위법사항이 있을 경우에 감사를 벌이기 때문에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조사를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지시가 아닌 ‘요청’은 감사원이 헌법상 독립기관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감사원이 AP통신이나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는 기현상을 감안한 표현으로 풀이된다.그래서 조사는 감사원을 주축으로 하면서 다른 기관과 공동으로 진행될 것 같다.외교·안보 사안의 경우 국가정보원이 조사를 벌이는 게 관례지만,해외 정보를 맡고 있는 국정원도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배제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감사원의 조사대상 기관은 외교통상부·국방부·국가안전보장회의(NSC)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조사 내용은 첫째로 외교부와 AP통신간 진실 공방이다.윤태영 대변인은 “외국언론사와 우리나라를 대표해 외국에서 외교활동을 벌이는 외교부와의 공방이 계속될 경우 외교부의 공식적 신뢰성이 중대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둘째로는 피랍과정에서 가나무역측이 어디까지 역할을 했고 이 과정에서 주 이라크 대사관이 상황을 몰랐느냐는 것이다.윤 대변인은 “소속 회사 차원에서 이루어진 구출협상의 진행과 실질적인 내용에 대한 파악문제”라고 에둘러 설명했다.미군측이 우리에게 피랍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느냐는 점도 조사대상이 될 것 같다. 이런 탓에 감사원 조사는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하지만 진실이 밝혀지는 대로 관련 부처를 대상으로 한 문책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은 높다.노 대통령이 이날 ‘감사원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외교부·NSC·민정수석실 등의 결론을 받아들인 데는 진실을 철저히 파헤쳐 숨김없이 공개하라는 의지가 반영돼 있다는 풀이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김선일씨 피살] APTN ‘피랍직후 비디오’

    APTN 바그다드 지국이 6월3일 입수했다는 비디오테이프에 나타난 김선일씨의 육성과 몸짓은 인질로서의 절박한 처지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24일 공개된 이 테이프에서 김씨는 자신은 이라크를 사랑하며,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물론 미국을 싫어한다며 납치범들의 환심을 얻으려고 애썼다. 테이프에서 김씨는 아무 장식이 없는 회색 벽 앞에 앉아 있었고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깨끗하게 면도를 했고 머리도 짧게 잘랐다.흰색 원 안에 ‘보디 글로브(Body Glove)’라는 글귀가 적힌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테이프에서 화면에 드러나지 않은 남자 한 명이 영어로 김씨에게 계속 질문을 했다.김씨는 유창하지는 못했지만 침착하게 영어로 답했고 손으로 제스처를 해보이기도 했다.테이프 중간에 잠시 지워진 흔적도 있었다. 다음은 APTN과 AP통신이 공개한 김씨의 육성전문. 직업은. -한국에서 수학을 가르쳤다. 라크에는 언제 왔나. -바그다드에 말인가? 5일 후면 6개월이 된다.아랍어를 배우고 싶다.(지워진 부분 등장) 나는 결혼한 형제와 3명의 누이가 있다.나만 우리 가족 중에서 결혼하지 않았다.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진짜 테러리스트다.왜냐하면 한국에 있을 때 TV로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을 봤다.나는 부시가 여기를 공격한 것은 석유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사흘 전 팔루자 근처의 미군 캠프에 갔다.베개와 선글라스 등 물품을 배달하기 위해서였다.미군들은 총을 들이대고 “이봐,어디서 왔나.직업이 뭐지?” 등의 질문을 했다.온 몸을 뒤지기도 하고 나를 의심했다.(김씨는 몸수색을 받는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뒤돌아서는 두 손을 벽에 댔다.) 나는 미국인을 싫어한다.미국 캠프에 물품을 대고 있지만 나는 미국 군인들과 부시를 싫어한다.미군들은 팔루자에서 이라크인들을 죽인다.나는 이라크인들을 좋아한다.이라크인들은 매우 친절하다.그들은 전쟁 때문에 가난하다.바그다드에서 나에게 구걸하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돈을 줬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김선일씨 피살] 사전인지 은폐론 파장

    AP통신의 TV방송 자회사인 APTN이 지난 6월 초 피랍된 김선일씨의 육성 모습이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입수했고,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우리 외교통상부에 ‘김선일이라는 한국인이 이라크에서 실종된 사실이 있는지’를 물었다고 밝히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APTN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전제할 경우 외교부는 김선일씨 사건을 은폐·묵살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은폐하려 하지 않았더라도 최소한 무성의하게 자국민 문제를 처리,김선일씨 사건의 조기 해결 기회를 놓쳤다는 비난은 면키 어려워 보인다. APTN의 모회사인 AP통신측은 24일 외교부로 팩스를 보내 이같이 밝히면서 “한국인이 실종됐는지를 독자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비디오 테이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비디오 테이프 파문 엄청난 인사 파문으로 이어질 사안이란 점에서,또 국내외적으로 외교부의 총체적 위상이 걸린 문제란 점에서 외교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특히 비디오 테이프가 발송돼 우리 외교부에 확인한 시점(6월3일)은 김씨가 납치된 직후로,외교부가 조금만 성의를 갖고 주 이라크 대사관에 추적을 요청했다면 김씨 사건의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AP 비디오 파문의 강도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외교부는 자체 진상조사를 하는 한편,거듭 AP통신측에 외교부 누구와 통화했는지 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재까지 외교부 직원 가운데 전화를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라크 내 한국민 억류사건이 오무전기 직원 및 선교사 7명 등 두 건이나 있었던 상황이다.AP통신의 신원 확인 문의에 “그런 이름의 사람이나,다른 어떤 한국인도 이라크에서 현재 실종되거나 억류된 보고는 없다.”고만 할 사항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물론 AP통신이 구체적으로,진실하게 정보를 우리 정부에 전달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3주간이나 몰랐다 정부는 알자지라 방송측이 주 카타르 대사관에 비디오테이프 방송 사실을 알린 지난 21일 새벽 4시40분이 최초 인지 시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이에 대한 의혹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김선일씨가 실제 납치된 시점이 5월31일이고,그 사이 가나무역 사장 김천호씨가 4차례(6월 1·7·10·11일)나 대사관을 방문해 김씨 납치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았다는 부분은 김 사장의 ‘진실성’을 접어두더라도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현지 교민 중 일부는 주 이라크 대사관이 5월31일 피랍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전하고 있어,이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파병 확정과 연계됐나 정부의 사전인지 부분을 놓고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은 단순히 교민 보호 문제를 넘어서 파병 확정 시점 때문이다.납치 사실을 알릴 경우 파병반대 여론이 일어 파병 확정에 차질을 빚을 것을 정부가 우려했다는 것이 그 근거다.정부는 이같은 파문을 진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조사에 강도를 높일 것으로 알려졌다.외교부는 납치 진상과 관련해 주로 의존하고 있는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의 조기 귀국을 종용하고 있으나 김 사장은 완강히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김선일씨 피살] AP·외교부 ‘진실게임’

    ‘세계 유수의 통신사 AP와 외교통상부간의 진실게임’ 김선일씨 피랍·피살사건이 파생시킨 새로운 상황이다.24일 현재 양쪽 주장이 상반돼 진위를 가리기는 어렵다.만약 AP로부터 피랍 여부를 문의 받았음에도,조사에 착수하지 않고 은폐·묵살했다면 외교부는 전대미문의 중대한 사태에 맞닥뜨릴 수 있다. 거꾸로 AP가 명성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엄청난 ‘특종’을 제보받고도 제때 기사화하지 못한 꼴이 되기 때문이다.나아가 ‘즉시 보도를 했더라면 김선일씨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었다.’는 가정도 가능해져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이번 진실 공방은 기본적으로 ‘제로섬’ 게임이다.그러나 조금씩 드러나는 사실들을 종합해보면,양측 모두 상처를 입을 공산도 커 보인다.외교부로서는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의 말대로 “외교 업무를 맡은 외교부의 신뢰성과 관련된 사안”인 동시에,AP에는 언론사의 기본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를 되짚게 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왜 보도를 미뤘을까. AP는 비디오 테이프를 건네받은 즉시 보도를 하지 않은 경위를 장황하게 설명했다.우선 ‘김씨가 억류돼 있는 상태인지 확실치 않았다.’는 게 주된 이유다.‘화면에 총기를 든 사람도 보이지 않았고,(인질범으로부터) 아무런 요구도 없었다.그가 인질이라는 증거가 없었다.’는 것이다.기사 말미에는 ‘(김씨가) 면도도 했고 머리도 단정했다.’며,다른 두편의 비디오 테이프와 비교를 통해 기사에 대한 논리적 뒷받침을 하려 했다. 그러나 이런 정황을 십분 인정하더라도 설명이 충분치 않다.21일 알자지라가 김씨에 대한 살해 협박 비디오를 공개한 이후에도 침묵을 지킨 것을 해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혹 중요성을 망각하고 비디오 테이프를 방치했을 수도 있다.하지만 한국 외교부에 문의까지 했을 정도의 ‘정성’이었다면,테이프의 존재를 잊었을 리는 만무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애매한 AP의 태도 AP는 외교부 질의서에 대한 회신에서 외교부에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만 재차 확인했을 뿐 통화자나 구체적 상황을 밝히지 않았다.언론사가 일반적 상황에서 내거는 ‘취재원 보호’ 차원일 수도 있다.그러나 외교부는 취재원 보호와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AP를 압박하고 있다. 또한 AP는 서신에서 “서울의 AP기자가 외교부에 문의 전화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한국인의 실종 여부를 독자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비디오 테이프(의 존재)를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해당 기자가 ‘특종’ 욕심에 비디오의 존재 사실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래서 AP의 비보도를 피살에 대한 ‘미필적 고의’로 간주하는 시각도 제기된다.‘AP 기자가 보도를 했다면,협상이 가능했고 협상이 이뤄졌다면 살해를 면했을 수도 있었다.’는 주장이다.정부 일각에서는 당초 납치단체는 현금 보상을 위해 김씨를 납치,협상을 하려 했으나 협상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종교색이 강하고 과격한 ‘상급단체’에 김씨의 신병을 넘겼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문의 전화는 했을 가능성 AP는 이날 기사에서,외교부에 보낸 서신에서 문의 전화를 했음을 거듭 강조했다.전화를 건 사실에는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노무현 대통령이 감사원에 조사를 지시한 만큼 통화내역 조회 등을 통해 진실이 가려질 수도 있다.일각에서는 전화를 받은 직원이 사회적 중압감 때문에 사실을 숨기고 있을 개연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이렇게 되면 외교부는 책임론을 면키 어렵다.다른 일은 차치하고서라도 21일 피랍 사실이 확인된 이후라도 AP를 통해 어떤 조치라도 취할 수 있는 기회를 정부 스스로 내버린 셈이기 때문이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김선일씨 피살] “신원 문의” APTN 보도 여야 ‘발칵’

    APTN이 김선일씨가 피랍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납치현장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테이프를 확보해 외교통상부에 신원 확인을 문의했다는 외신 보도가 터져나온 24일 여야는 발칵 뒤집혔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오전 긴급 지도부회의를 열어 이 문제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기로 결정했다.그러나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는 곤혹스러운 상황에서도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당 “철저조사” 안영근 제1정조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실에서 “당은 외교부 등 정부를 대상으로 진상 조사에 나설 것”이라며 “김씨의 피랍 시점,인질 경위 등 범국민적 의혹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진상조사위원회 단장은 유선호 의원이 맡았고 통일외교통상위 소속의 이화영·최성·윤호중·정의용 의원 등이 위원으로 포함됐다. 유 의원은 “APTN의 보도가 국익과 관련이 있고,외교적으로도 민감한 내용이라서 AP 본에 외교부 누구와 어떻게 접촉했는지를 빠른 시간내에 알려줄 것을 강력히 요청해,반드시 관철시키겠다.”면서 “김천호 가나무역 사장을 조속히 귀국시켜 모든 사항,외교부와 관련된 부분도 완벽히 조사하겠다.”며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유 의원은 ‘김씨의 피랍에 대해 이라크 현지 교민들이 알고 있었다.’는 주장들에 대해 “조사 내용 중에 하나”라면서 “이를 조사하기 위해 이라크 현지조사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나라 “직무유기”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상임운영위에서 “APTN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외교부는 김씨 피랍을 접수받은 것”이라며 “그때부터라도 사실을 확인하고 추적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김형오 사무총장은 반기문 외교통상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여부를 확인했으나 명쾌한 답변이 없자 화를 내면서 “한국 외교의 현주소가 이런 수준이라는데 분노를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박진 의원은 “정부의 중대한 직무 유기에 해당되며 정권 차원에서 책임을 져야할 문제”라며 “국회에서 피살관련 진상 규명을 위한 특위를 구성해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고,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김선일씨 피살] 서희·제마부대 경계태세 강화

    합동참모본부는 피랍된 가나무역 김선일씨가 결국 살해된 채 발견됨에 따라 23일 이라크 남부 나시리야에 주둔해 있는 서희·제마부대에 경계태세 강화를 거듭 지시했다. 군 당국은 또 서희·제마부대의 영외활동 중단 조치를 계속 유지하고,부대 입구에 콘크리트 방벽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경계 수준도 대폭 높였다. 제마부대는 김씨 피랍사건 이후 부대원 안전을 이유로 잠정 중단했던 이라크 주민들에 대한 영내 진료도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당분간은 재개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의 이같은 방침은 서희·제마부대원들이 그동안 이라크 주민들을 상대로 진료 및 복구지원 활동을 헌신적으로 벌여왔음에도,추가파병 발표 이후 부대원의 안전을 전혀 담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아르빌로의 부대 이동을 앞두고 테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도 작용한 듯하다.현재 서희·제마부대가 주둔 중인 나시리야 미군 탈릴기지는 여의도의 3.5배 면적으로,외부 공격에 대비한 각종 감시장비와 콘크리트 방벽 등이 설치된 상태다.또 기지 접근에만 3개의 검문소를 거쳐야 하고,미군을 비롯한 동맹군이 24시간 3중 경계를 펼치고 있다. 현재 나시리야에 대한 전반적인 경계는 이 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이탈리아군이 맡고 있으며,미군은 탈릴기지를,서희·제마부대는 기지 내 자체 경계를 각각 담당하고 있다.지난해 11월 외곽경비를 맡고 있는 이탈리아군을 상대로 가해진 차량폭탄 테러 이후 서희·제마부대는 영외활동을 중단했으며,경계 수준도 꾸준히 강화해 왔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5월31일 피랍” 김천호사장 또번복

    김선일씨의 사망 시점은 22일 오전 8∼9시쯤(현지시간 22일 오전 3∼4시쯤)으로 이라크 현지의 미 군의관은 추정하고 있다고 신봉길 외교통상부 대변인이 23일 밝혔다. 이는 테러단체가 당초 제시한 협상종료 시점으로 여겨진 22일 새벽 1∼3시보다 조금 늦춰진 것이며,정부가 ‘원칙대로 파병’을 재천명한 21일 오전 10시보다는 만 하루정도 뒤의 일이다. 한편 최영진 외교통상부 차관은 이날 오전 열린우리당 긴급 의총에 참석해 김씨의 피랍 시점 논란에 언급,“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이 납치 시점을 처음엔 6월 17일이라고 했다가,두번째는 6월 15일,세번째는 5월 31일 이후라고 진술했다.”며 “김 사장의 최종진술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정확한 날짜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사실을 정확히 파악해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윤태영 대변인이 전했다. 신봉길 외교부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김씨가 납치된 이후 피살될 때까지 테러단체인 ‘유일신과 성전’과는 직접 협상을 하지 못했고,이라크 이슬람 성직자협회,주요 종교지도자,이라크 임시정부 등과 접촉,무사생환을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씨의 유해는 23일 오후 미군 군용기 편으로 바그다드 공항을 출발,쿠웨이트에 도착했다.외교부 관계자는 “미군측의 적극적인 협조로 고인의 유해가 C-130 수송기 편으로 쿠웨이트로 옮겨졌다.”고 밝히고 “한국으로의 송환은 시신 수습 및 행정절차 등을 감안할 때 일주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경악… 분노… “不容”

    이라크 테러단체에 납치됐던 김선일씨가 피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추가파병에 반대하던 국민의 상당수가 파병을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반인류적 범죄를 저질러서라도 한국군의 추가파병을 저지하겠다는 이라크 테러단체의 의도가 오히려 파병을 지지하는 여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셈이다. 국방부와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는 23일 “당장이라도 자원입대하겠다.”는 글이 오르는 등 파병에 찬성하는 여론은 급속히 결속했다.이라크의 평화유지와 재건이라는 파병부대의 임무를 바꾸어서 김씨를 살해한 테러단체를 철저히 응징해야 한다는 다소 과격한 주장도 크게 거부감없이 받아들여지는 모습이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열린우리당 김원웅,한나라당 이재오,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 등 여야 의원 50명이 이라크 추가파병 중단 및 재검토를 위한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하지만 몇몇 의원들은 격앙된 국민감정을 우려하여 “결의안 제출 시기를 하루라도 늦추자.”며 신중론을 펴기도 했다.파병을 일관되게 반대해온 시민사회단체는 이날도 촛불집회를 열어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이라크 파병은 한국 국민의 가장 고귀한 인권인 생명을 빼앗는 행위”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은 이날 ‘납치됐던 김선일씨가 살해됐다.이라크 파병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이라는 질문을 던졌다.이 여론조사에는 오후 11시 현재 36만 20명이라는 기록적인 숫자의 네티즌이 참여했다.그 결과 ‘파병을 찬성했으나,이제는 반대한다.’는 응답은 12.2%인 4만 3927명에 그친 반면 ‘파병을 반대했으나,이제는 찬성한다.’고 답한 사람은 20.6%인 7만 4019명에 이르렀다. 전체적으로는 파병 반대가 55.7%인 20만 449명,파병 찬성이 41.0%인 14만 7435명으로 나타났다.반대가 여전히 찬성보다 많지만,반대에서 찬성으로 마음을 바꾼 사람이 하루사이에 크게 늘어난 것이다.이에 앞서 김씨의 피랍소식이 알려진 지난 21일 다음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자국민 보호가 우선,당장 추가 파병을 철회해야’라는 응답이 79.3%로 ‘파병추진’의 14.2%를 압도했다. 23일 조사 결과는 극도의 불안감 속에 파병 반대 여론이 세를 얻고 있던 21일보다 찬성 여론이 크게 높아진 것은 물론 피랍사건이 일어나기 이전인 지난 7일의 여론조사보다도 파병에 찬성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당시 미디어리서치의 조사 결과는 ‘추가 파병 찬성’이 41.0%,‘반대’가 57.5%였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지난 21일부터 추가파병을 놓고 여론조사를 벌였다.41.71%인 1만 757명이 ‘찬성-정부 방침대로 추진’이라고 답했고,54.63%인 1만 4090명은 ‘반대-추가 파병 저지해야’라고 답했다.김씨의 피랍과 살해 시점을 구분하지 않은 조사였지만,네이버 관계자는 “23일 0시를 기준으로 7% 정도가 파병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파병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선 이유를 네티즌 ‘nuimiral44’는 “김선일씨가 피살된 이상 반미·친미를 따질 때가 아니다.미국의 주구가 되기 위해 파병하라는 것이 아니라,이라크인들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이러한 급격한 여론의 변화에 대해 한국사회병리연구소 백상창(70) 소장은 “김씨가 살해됨에 따라 파병에 찬성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반응”이라면서 “감당하기 힘든 죽음이나 손실에 대한 스트레스를 상대에 대한 증오와 공격으로 해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동철 유지혜기자 dcsuh@seoul.co.kr ˝
  • [김선일씨 피살]전문가들이 말하는 향후 대책

    김선일씨 피랍살해 사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의 초동대처 미숙과 외교력 부재를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해서는 ‘국제적 약속이 테러사건으로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주장과 ‘추가파병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렸다.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우리 안보외교의 반경이 한반도를 넘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련이 닥치고 있다.이라크 파병이라는 대외적으로 천명한 원칙은 확고히 해야 한다. 테러를 규탄하되 미국처럼 ‘테러범과의 협상은 절대 없다.’는 식의 자극적 용어로 말할 필요는 없다.이라크에 파병하려는 우리의 목적,유엔을 바탕으로 국제사회가 평화재건을 이루려는 목적을 생각하자. 우리의 순수한 목적이 테러범의 정치적 목적에 훼손될 수 없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한·미 간의 쌍무적인 문제로만 재단하지 말았으면 좋겠다.파병이 비록 미국의 요청이기는 하나 이라크 국민의 ‘인간 안보’를 위해,체제 위협을 덜어주기 위해 평화재건 목적으로 간다는 것을 보다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이번 사태에 외교부가 노련하지 못하고 미숙하게 대응했다는 점은 충분히 질책할 수 있다. 외교부가 그 질책을 120% 수용해야 한다.차제라도 외교부가 이라크에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국민적 여망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김경민 한양대 정외과 교수 지금 상황에서는 파병을 다시 고려할 것이 아니라 교민 안전대책 등을 수립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파병 재고는 미국과의 약속도 문제이지만 국제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테러에 굴복하면 또 다른 테러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비록 불행한 일이지만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대테러 대책 등 대비책을 더 강구해야 한다. 외교부가 초동 대처를 잘못한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교민들도 외교부의 철수 권고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우리가 평화 활동을 하러 간다는 인상을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러지 못한 점은 아쉽다. ●박순성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정치권에서 파병안 재검토 결의안을 낸 것에 찬성한다.무고한 민간인 피랍에도 반대하지만 침략 전쟁에도 반대한다.잘못된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유일한 길은 파병 원칙을 재검토하는 길밖에 없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정부의 외교적 대응이라는 것이 과연 있는지 의심스럽다.파병을 하는 문제는 부대만 보내는 게 아니라 그에 따른 외교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문소영 박정경기자 symun@seoul.co.kr˝
  • [김선일씨 피살] 어설픈 정보에 휘둘린 ‘초보 외교’

    이라크 테러단체에 의한 김선일씨 피살 사건이 온 국민을 분노와 절망의 ‘패닉’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그러면서 정부의 정보력과 협상력에 강한 의구심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고 있다.특히 피랍사실이 알려진 지난 20일 정부가 서둘러서 ‘파병원칙 재확인’을 표명한 것이 김선일씨의 피살을 재촉했다는 질타도 적지 않다. ●간접채널 통한 협상 22일 저녁 10시20분(한국시간) 김선일씨가 팔루자 도로에서 참혹한 모습으로 미군에 의해 발견될 당시 외교통상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외교부 11층 상황실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낙관적인 전망을 주고 받았다는 점에서 ‘허탈감’마저 주고 있다.향후 추가 파병과 함께 있을지도 모를 제 2의 피랍사건에 대비,테러단체와의 치밀한 협상대비 전략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주 이라크 한국대사관을 통해 미군과 이라크 내 이슬람 지도자 등 모든 채널을 동원해 ‘유일신과 성전’이라고만 알려진 이 단체와 접촉하려 했으나 결국 직접 접촉하지는 못했다.간간이 찾아낸 협상 채널을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우리측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뿐이다.물론 이 단체는 일반 이슬람인들도 혐오하는 종교적 광신집단이고,한국 정부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파병 철회를 조건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정부 관계자는 “이라크 팔루자 내 수많은 은밀한 테러조직 중 하나인 이 단체를 공개적으로 찾아내 협상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통일된 협상 채널을 마련하지 못했고,혼란된 정보 속에 헷갈렸다는 방증이다.간접채널을 통해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됐는지도 불분명하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국회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에게 “김씨의 피랍사실을 처음 알게 된 뒤 48시간 동안 김씨를 납치한 테러단체가 어디에 있는,어떤 단체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란 등 아랍 여러 나라 외무장관들과 만나거나 전화통화해 몇가지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며 이들이 애초부터 김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있었다고 밝혔다.이들 단체에 대해선 성직자들조차도 영향력 행사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직접 협상을 하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이 있으며,이 테러단체가 신뢰하는 중재자를 통한 메시지 전달이 효과적이라는 일본 등 주변국의 조언이 있었다.”고 밝혔다.그러나 정부가 24시간밖에 주어지지 않은 짧은 협상시한을 고려하지 않은 채 ‘파병 원칙 불변’을 강조한 것이 협상의 여지를 아예 없앤 것 아니냐는 비판론도 제기된다. ●22일 밤의 안타까운 장면 22일 밤 10시 노무현 대통령이 예고도 없이 NSC와 외교부 합동 심야대책회의를 격려하기 위해 외교부를 찾았다.김성곤 의원과 민간 경호업체 NKTS측,알 아라비야 방송의 김씨 생존 및 요구시한 연장 보도가 이어져 낙관론이 커지던 상황이었다.경호원도 없이 외교부 11층 상황실을 찾은 노 대통령에게 최영진 차관은 “희망적인 근거들이 나오고 있다.남은 숙제는 방향을 확실히 하고 무사귀환하도록 신속히 노력하는 것”이라고 보고했다. 노 대통령이 보고를 받기 시작한지 20분 후 “동양인 시체가 발견됐다.”는 미군의 통보가 주 이라크 대사관에 접수됐고,대통령이 청사를 떠난 30분 뒤인 밤 11시 임홍재 이라크대사는 우리 정부에 ‘비극’을 타전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김선일씨 피살] 협상실패 및 피살 배경

    우리 정부의 다각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랍된 김선일씨가 끝내 참수된 시체로 발견된 것은 그를 납치한 단체 ‘유일신과 성전’이 처음부터 김씨를 풀어줄 의사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24시간이라는 짧은 최후통첩 시한을 내놓고 파병 철회라는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세운 것도 자신들의 정치적 목표를 최대한 알리려는 선전수단일 뿐이었음을 방증한다. 김씨를 살해한 ‘유일신과 성전’은 알자지라 방송에서 “당신들은 우리의 경고를 거부했다.이는 당신들이 스스로 초래한 일이며 당신들의 군대는 이라크인들을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저주받을 미군을 위해 이곳에 왔다.”고 주장했다.이는 처음부터 돈이나 물질적 반대급부를 노린 게 아니라 한국의 파병 철회 관철이 목표였고,이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살해했음을 가리키는 셈이다. 이들 납치세력이 노리는 것은 잇따른 인질 살해로 파병국 또는 잠재적인 파병국들에 공포심을 조성하고 이를 철군이나 파병 철회로 몰아가겠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침략군으로 지목한 미군뿐 아니라 미국에 협조하는 자는 누구든 무차별 살해될 것이라는 공포의 메시지를 확산시키고 잔혹한 참수 장면을 되풀이해 공개함으로써 위협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게 이들의 계산인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저항세력들이 이처럼 파병 철회에 매달리는 것은 오는 30일 주권 이양 후 임시정부가 안정적으로 뿌리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임시정부가 안착하고 이라크 사회가 안정을 되찾게 되면 자신들의 존립 기반이 흔들리기 때문이다.이라크 사회의 안정은 이들에게 곧 자신들이 내세우는 이슬람에 대한 외세의 탄압 배격이라는 정치적 목표를 이루기 위한 토양 상실로 이어지는 것이다. 임시정부에 타격을 가하려면 계속되는 테러공격 등 치안 불안을 확산시켜 사회혼란을 유도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잇따른 자살폭탄 테러,이라크 임시정부 요인들에 대한 암살,외국인 인질의 납치·살해까지 끝없이 혼란을 유발하고 그 비난의 화살을 이슬람에 대한 외세의 탄압 때문으로 돌리려는 것이다.여기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외국군의 존재다. 따라서 주권 이양까지의 1주일 남짓한 기간은 물론 주권 이양 후에도 내년 1월로 예정된 총선까지 임시정부를 흔들어 사회불안을 부추기려는 저항세력의 기도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김선일씨 피살] 피랍서 피살까지

    ‘두가지 우려가 모두 최악의 상황으로.’ 김선일씨 피랍은 그 자체가 경악스러운 일이었다.지난 21일 이른 아침 김씨는 TV를 통해 “죽기 싫다.살고 싶다.”고 국내의 온 국민을 향해 절규했다.실종사실도 알려지지 않은 채 급작스럽게 튀어나온 피랍소식이어서 ‘설마 한국인까지‘하는 방심에 경종을 울렸다. ●혼돈 정부는 발칵 뒤집혔다.당일 오전 8시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가 긴급 소집되고,외교부에 긴급대책본부가 구성되는 등 회의에 회의가 꼬리를 물었다.9시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11시 최영진 외교부차관과 아랍 12개국 주한대사 긴급 면담,오후 1시30분에는 고위 당·정·청 협의회,오후 3시30분 NSC와 관계기관 대책회의 등이 잇따라 개최됐다.이어 정부합동대책반이 현지에 파견됐고,저녁 6시에는 카타르 주재 정문수 대사가 알자지라에 출연,김씨의 석방을 호소했다.그러나 한나절에 이뤄진 이 모든 일 가운데 테러단체가 주목했던 것은 오전 10시에 발표된 ‘파병원칙 재천명’이었을 수도 있다. 테러단체가 제시한 협상시한이 다가온 22일 자정무렵,온 국민은 초조감에 휩싸였다.가정마다 ‘어찌 될까.’ 하는 걱정에 TV곁을 떠나지 못했다. ●희망 22일 이른 새벽,정부는 다소 안도하는 모습이었다.무소식을 희소식으로 여긴 듯했다.‘24시간 최후통첩’은 “물리적 시간이 아닌 협상 촉구용일 여지가 많다.”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었다.조심스러운 가운데서도 “우려할 만한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정부 관계자의 멘트도 나왔다. 이날 정부는 한층 힘을 얻는다.마침 오전에는 현지 경호업체로부터 ‘김씨의 생존을 확인했다.무장단체와 협상중이다.’라는 소식이 전해졌다.요르단 암만에 도착한 정부대책반도 활동을 개시했다.결정적으로 오후 6시 현지의 알아라비야TV가 ‘협상시한이 연장됐다.’는 보도를 한다.7시에는 중국 칭다오에서 아시아협력대화(ACD) 외교장관회의를 서둘러 마치고 귀국한 반기문 장관이 알자지라의 일본 특파원을 불러 인터뷰를 갖고 김씨의 무사 귀환을 아랍세계에 촉구했다. 이날 불길한 징후들은 점점 가리워진다.NSC는 국회에서 여당과 가진 당정협의에서 김씨에 대한 참수 이후의 대책을 보고했다가 의원들로부터 면박을 당한다.오후 열린우리당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오늘 밤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본다.”고 한 최영진 외교부차관의 말은 낙관적으로만 해석됐다.“상황을 어렵게 또는 쉽게 보는 많은 정보가 입수되고 있어 규정하기 힘들다.”는 말은 희미해져 갔다.밤 10시,노무현 대통령이 외교부 상황실을 방문한다.최 차관은 여기서 “희망이 보이고 있다.”고 보고했다.노 대통령은 “좋은 소식이 있나 싶어서”,“답답해서” 느닷없이 들른 길이었지만,대통령의 방문 자체가 상황의 급전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여겨졌다. ●절망 이같은 희망은 그러나 채 1시간도 가지 못했다.대통령이 상황실을 떠난 지 30분여,주 이라크 대사관으로부터 충격적인 보고가 도착한다.“10시20분쯤 미군이 동양인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현지 한국군에 연락해 왔다.”는 것이다.이어 23일 0시45분에는 시신이 김씨의 것으로 확인됐다는 추가 보고가 접수되고,1시40분에는 알자지라가 김씨 사망관련 비디오를 방영한다.밝은 오렌지색 옷의 김씨는 복면을 한 무장세력 앞에서 눈이 가리워진 채 무릎을 꿇고 울먹이고 있었다.그는 마지막 길을 예감한 듯 영어로 ‘Please(제발)’를 외쳤다.뒤에는 기진한 듯,간간이 “I really don’t want to die(정말 죽고 싶지 않다).”라는 말을 되뇌이기도 했다. 1시 55분쯤,정부는 “불행한 소식을 전하게 돼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라는 말로 김씨의 피살 소식을 공식 발표하기에 이른다.그의 사체는 동강났으며 부비트랩이 설치된 채 도로변에 버려졌다.만 이틀도 못되는 동안,극도의 우려와 걱정에서 실낱 같은 희망을 뽑아내는가 싶더니,이내 닥친 최악의 상황으로 온 국민이 참담해지는 순간이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김선일씨 피살] ‘파병재검토 결의안’ 여야의원 50명 제출

    열린우리당 김원웅,한나라당 이재오,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 50명은 23일 ‘이라크 추가파병 중단 및 재검토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결의안에는 열린우리당 27명,한나라당 6명,민노당 10명,민주당 의원 7명이 서명했다.특히 대구고검 부장검사 출신으로 주로 공안분야 검사로 일했던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서명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파병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결의안은 재적의원(299명) 과반수 이상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수 이상 찬성이 있으면 통과되며,결의안이 통과될 경우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정치적으로 압박수단이 될 수 있다. 의원들은 결의안에서 “이라크 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로 이라크 추가 파병의 목적과 임무를 온전히 수행하기 어렵게 됐다.특히 김선일씨 피랍 사건과 같이 국민의 안전마저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에서 평화 재건 임무의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결의안은 또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추가 파병을 유보 또는 연기하고 일체의 실무 추진을 중단할 것”을 권고하면서 파병지인 아르빌의 안전 여부와 추가 파병 타당성 조사 등 5개의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결의안에 서명한 나머지 47명은 이원영 이경숙 강혜숙 김희선 이은영 송영길 김재윤 안민석 김태년 홍미영 김태홍 최재천 강창일 박찬석 강기정 유승희 정청래 장경수 이인영 유기홍 임종인 복기왕 장향숙 우원식 이상락 이광철(이상 열린우리당) 고진화 권오을 배일도 주성영 박계동(이상 한나라당) 노회찬 조승수 강기갑 권영길 심상정 최순영 이영순 단병호 현애자(이상 민주노동당) 손봉숙 김효석 이상열 이승희 김홍일 이정일 이낙연(이상 민주당) 의원 등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정보·협상력 겨우 이 정도였나

    김선일씨가 피랍된 이후 그의 참변 소식이 날아들기까지 정부가 보여준 정보력·협상력은 우리의 수준이 이 정도였나 하는 자괴감을 갖게 만든다.피랍시점부터 의혹 투성이인데다 납치단체의 정체,요구조건,협상상황 등 모든 면에서 정부는 시종 허둥대기만 하다 일을 당한 느낌을 준다.좀더 조직적으로 대처했더라면 그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안타까움이 더한다. 우선 피랍시점을 둘러싼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이 피랍시점을 계속 엇갈리게 진술하고 있다.독자적 석방노력을 하기 위해 현지 대사관에 알리지 않았고,그 과정에서 피랍일자 진술을 오락가락했다는 해명이나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그밖에 우리 정부의 최초 인지시점은 언제인지,또한 이라크 주둔 미군측이 알고도 고의로 우리측에 통보를 늦춘 의혹은 없는지 등은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 당국의 무능은 절대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특히 김선일씨의 운명이 이미 결정된 시각,종합상황실을 방문한 대통령에게 외교부 당국자가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는 보고를 했다는 사실에는 말문이 막힐 뿐이다.서울에서 출발한 정부 석방교섭단은 김선일씨의 참변 사실이 전해진 시각,현지에 도착도 못했다는 기막힌 소식이다. 앞으로 한국민을 겨냥한 테러는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우선 현지 교민과 상사원들의 철수를 독려하고 이라크 여행도 철저히 통제해야 한다.전문협상팀을 현지에 상주시켜 정보수집과 협상창구 모색,현지 미군측과의 정보공유 등 사전대비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국내도 테러 안전지대가 아니다.국제공항,항만의 출입국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 총력 대비태세를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 [열린세상] 故 김선일씨의 명복을 빌며…/김철규 고려대 사회학 교수

    어제 새벽 2시경,TV 속보를 통해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됐던 김선일씨가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충격이었다.온 국민이 생환을 고대하던 상황에서 들려온 비보에 망연자실,할 말을 잃었다.초저녁까지만 해도 납치범들이 요구시한을 연장했다는 보도가 있었기에,기도하는 마음으로 가냘픈 희망을 키웠던 터라 충격은 더 컸다.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남도 이러니,그 가족들의 애통함이야 오죽하겠는가.떨어지지 않는 입으로 가족들에게 위로의 인사를 전한다.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정부는 큰 책임 의식을 느껴야 한다.반성문을 써야 한다.첫 단추부터가 잘못 끼워졌다.처절한 음성으로 살려달라고 외치는 김씨의 비디오가 방영되고 나온 정부의 반응은 뜻밖이었다.자국의 국민이 납치되어 24시간의 시한부 생명을 선고받은 긴박한 상황에서,정부의 대응 방식은 어떻게든 사람 살려야겠다는 간절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납치와 관련한 정부의 21일 ‘파병 방침 불변’ 발표는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 주재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서 정리되었다는 정부의 입장은 귀를 의심케 하는 것이었다.꼭 그 상황에서 이라크 파병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고 큰소리로 외쳐야 했을까.테러 세력에는 굴복할 수 없다는 식의 발언이 적절했던가.설혹 정부의 속내가 그렇다 하더라도,그 사실을 꼭 그렇게 나발 불듯 떠들었어야 할까. 국가 대사를 이끌어가는 정부 입장에서는 원칙이 중요하다.논리와 명분도 필요하다.그런 의미에서 본다면,정부 반응은 그럴듯해 보인다.그러나 한 인간의 생명이 달리고,분초를 다투는 시급한 상황에서 정부가 그렇게 ‘잘난 척’을 했어야 했는지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한국 정부의 잘난 입장은 CNN,알자지라 방송,인터넷 등에 크게 다뤄졌고,납치범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었을 것은 뻔하다.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다.인질을 죽이든 말든 상관치 않겠다는 말로 해석되었을 것이다. 파병 방침 불변 발언이 무신경의 극치라면,이후 보여준 몇 가지 정부의 행동은 무지를 보여준다.이번 납치 사건의 핵심에는 이라크인들의 미국에 대한 적대감이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우리 정부는 지나치게 미국과의 친화성을 드러내는 행보를 보였다.미국에 협조를 의뢰하고,그 정보에 의존하고,미국의 성명서가 나오고….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이라크 무장단체에 어떻게 비쳐졌을까가 걱정스러웠다.최대한 미국과의 거리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을 간과했던 것도 사태를 악화시킨 한 요인이 되었다. 22일 열린우리당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NSC가 김선일씨의 참수에 대비한 대책을 보고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NSC의 정보관리실장이라는 사람이 피랍자가 참수당할 경우의 보상대책과 시신운송 방안 등을 보고했다는 것이다.절실한 마음과 결연한 의지로 분초를 다투어 사람 살리겠다고 나서도 모자랄 판에,준비성 참 좋다고나 해야 할까. 어려운 가운데도 정말로 성실하게 살다가,간절하게 생명을 원했던 대한민국 청년 김선일씨에게 ‘국가’는 과연 무엇을 해주었는가.국가의 이름으로 온갖 희생을 강요하면서도,막상 필요할 때 국민의 바람막이가 돼주지 못한다면 누가 국가를 위해 충성을 할 것인가. 한 젊은이의 죽음이 주는 큰 메시지를 놓치지 말자.이라크 파병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내건 전쟁의 명분은 미국 내에서도 그 의미를 잃은 지 오래다.월남전의 재판이 되리라는 우려가 높은 것이다.이런 상황에서 끝을 알 수 없는 전쟁에 휩쓸려 들어가서는 안 된다.귀한 우리 젊은이들을 초대받지 않은 곳에서 떼로 죽일 수는 없다.김씨의 마지막 절규를 귀담아 듣는 것이,그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다. 애통한 마음으로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김철규 고려대 사회학 교수˝
  • [김선일씨 피살] 김천호사장 ‘입열면 거짓말’ 왜?

    ‘민간업체에 휘둘린 인질석방 협상’. 김선일씨 피살 사건을 지켜보며 많은 국민들이 지적하는 사항이다.언론도,국민도 민간업체 사장의 말 한마디에 왔다갔다 했고,정부의 위신도 깎일 대로 깎였다. 특히 김씨가 소속된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의 행보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게 중론이다.직원 김씨가 납치된 뒤에도 주 이라크 한국 대사관에 알리지 않았고,뒤늦게 알린 뒤에도 납치 시점과 미군과의 접촉 사실 등 일련의 상황에 대해 헷갈리는 진술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이라크에 진출한 민간 경호업체 NKTS 최승갑 사장은 정부를 배제한 채 협상했다며 ‘요구시한’ 연장을 받아냈다고 자랑했다.모두가 적지 않은 혼선을 빚게 한 요인이다.이들이 이런 얘기를 했을 때 김씨는 이미 싸늘한 시체였다. ●허위 진술에 낭패 테러단체가 김씨를 납치한 시점과 협상 기간은 납치 목적과 협상 조건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다.하지만 김천호 사장은 허위 진술로 일관했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가장 가깝게 알 수 있는 사람의 허위 진술로 낭패를 봤다.”고 후회했다. 23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예방을 받은 김원기 국회의장은 “김 사장이 문제가 많은…”이라며 “개인 회사에서 납치 사실을 대사관과 정부에 즉각 신고하지 않은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측의 사실 은폐 의혹 미국측이 김씨 피랍 사실을 은폐했느냐도 파병을 앞둔 우리로선 매우 민감한 문제다.파병 반대론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피랍 사실을 김 사장에게만 밝히고 우리 정부엔 통보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당초 “20일 팔루자를 방문,미군으로부터 김씨 피랍 사실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22일 현지 대사관과의 최종 진술에서 김 사장은 원청업자인 바그다드 국제공항의 공항물품 서비스(AAFES)측에 피랍 가능성을 물어봤을 뿐이라고 밝혔다. 외교부측은 사건 공개 뒤 이라크 현지 우리군 관계자가 다국적군 사령부(MNF-1)협조장교,미 정보처 등에 알아봤으나 알지 못하고 있었으며,미 국방부,중부 사령부 등도 CNN 보도를 통해 처음 알게 됐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강도인질사건으로 알고 교섭” 김 사장은 진술서에서 “김씨 피랍이 확인된 뒤 테러단체와 잘 아는 변호사를 만나 석방을 요청했지만 테러단체로부터 사건을 경찰이나 대사관에 알리지 않는 게 잘한 일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김 사장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0일까지 4차례 대사관을 방문하면서도 김씨 상황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게 주 이라크 대사관측의 설명이다. 김 사장은 지난 22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테러단체와의 협상에서 과일까지 사들고 갔을 정도로 분위기는 좋았다.”고 밝혔다. 김 사장이 직원의 무사 석방을 위해 대사관에도 알리지 않고 독자해결을 시도했을 수 있다.하지만 우리 대사관에 알릴 경우 자신의 현지 사업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음을 우려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어떤 속사정이 있는지는 김 사장만이 알 일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김선일씨 피살] ‘서울신문 유감’ 편집국장이 드리는 편지

    어제 아침 서울신문 독자여러분은 깊은 안타까움으로 김선일씨의 피살소식을 접했을 것입니다.동시에 신문보도의 내용과 상황의 불일치에 당혹해 하셨을 것입니다. 이날 아침 방송에서는 피랍된 김선일씨의 피살이란 충격적인 뉴스를 내보내고 있었습니다.그러나 비슷한 시간에 펼쳤을 서울신문은 고인이 살아 있다거나 석방을 위한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는 정반대의 내용을 보도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신문은 이날 아침 서울 일부지역,20여개 지국에 발송된 신문에서만 김씨의 피살소식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피살소식을 전한 신문에도 ‘처형’이라는 잘못된 단어들을 사용했습니다.나머지 지역에는 모두 ‘김선일씨 살아있다’(충청·호남·강원) ‘김선일씨 석방협상 급진전’(수도권·영남지역)을 1면 헤드라인으로 삼았습니다. 본의일 리 없습니다만,독자여러분을 당혹케 한 점 신문제작 책임자로서 깊이 사죄합니다. 많은 독자들이 서울신문으로 아침 상황과 신문보도의 불일치에 대해 질책과 유감을 전해왔습니다.서울 상계동에 사는 한 독자분은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황당함을 이렇게 전했습니다.“집으로 배달된 서울신문을 지하철에서 읽고 있는데 내가 읽는 신문은 김씨 석방협상이 급진전되고 있다고 쓰여 있고,옆사람이 들고 있는 지하철 무가지에서는 김씨가 피살됐다고 쓰여 있었다.뭐 이런 황당한 경우가 있느냐.”.서울신문도 지하철가판용으로 배포된 신문에는 피살소식이 실려 있다는 말에 상계동 독자분은 조금 누그러지셨지만 당혹스러움을 완전히 씻지는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죄송스럽게도 조간신문 기자 모두에게 이날 아침의 상황은 최악이었습니다.국내에서 발행되는 모든 조간들이 서울신문과 같은 상황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사건처럼 취재기자들이 사건현장에 접근할 수 없거나 시시각각 내용이 바뀌는 경우에는 신문제작에 큰 어려움을 겪게 마련입니다.또 제작시간과 배달시점의 차이로 인해 내용이 맞지 않거나 이번 경우처럼 결과적으로 오보(誤報)를 낳기도 합니다. 서울신문은 하루 4개판의 신문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녁 6시30분에 나오는 5판은 서울시내 저녁가판과 교통이 불편한 강원·호남 일부지역에 배달되는 신문입니다.저녁 10시에 인쇄되는 10판은 호남·충청·강원지역에 배달됩니다.다음 15판과 20판은 각각 밤 12시와 새벽 1시에 서울본사공장과 대구공장에서 동시에 인쇄를 시작합니다.15판은 부산·경남 일원과 경기 인천지역,20판은 서울 및 대구지역에 배달되고 있습니다. 어제 신문의 경우 평소보다 한판이 더 늘어난 5개판의 신문을 인쇄했습니다만 제작시간과 구독시간의 차이로 인한 오보를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5판은 22일 오후 5시에 기사가 마감됐습니다.이때는 현지 한국인 경호업체 대표 최승갑씨가 본사 기자와의 통화에서 “테러단체와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생존을 확인했다.”고 밝힘에 따라 “김선일씨 살아있다”는 1면 제목을 내보냈습니다.10판은 저녁 9시쯤 마감이 되었는데 아랍위성 TV 알아라비야가 “납치범들이 요구시한을 연장했으며,인질에 대한 처형도 미루기로 했다.”고 보도함에 따라 5판때의 제목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밤11시에 마감된 15판 신문에는 상황이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는 징후들이 추가되었습니다.이에 따라 1면 제목을 ‘김선일씨 석방협상 급진전’으로 교체했습니다.긍정적인 징후에는 정부당국자들이 이날밤 10시쯤 “여러가지 희망적인 것이 많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부분도 포함되었습니다.15판 제목은 20판까지 유지되었습니다. 상황은 23일 새벽 1시40분쯤 알자지라 방송이 ‘김선일씨 참수’를 보도함으로써 참담하게 변했습니다.비슷한 시간 우리 정부의 외교부는 기자들에게 ‘새벽 2시 중대발표’를 예고했습니다.서울신문은 즉시 윤전기를 세우고 20.5판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대부분 지역에 신문이 발송된 이후였습니다.3시쯤부터 다시 윤전기를 돌리기 시작해 서울 일부지역에만 김선일씨의 피살소식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신문들은 지방에 인쇄공장을 세우거나 보다 빠른 윤전기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방송에 뒤지는 속보성을 보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서울신문이 대구에 인쇄공장을 두고 서울신문과 스포츠 서울을 인쇄하고 있는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입니다.또한 인터넷 신문을 통해 신문에서 할 수 없는 뉴스의 동시성을 실현하려 하고 있습니다.그러나 분공장이나 인터넷 매체를 통한 보강에도 불구하고 인쇄매체가 갖는 구조적 한계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하는 것이 유감스럽습니다.이같은 구조적 결함이 이번 사건에서 오보라는 치명적 결과로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서울신문 기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정확하고 공정한 신문을 만들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일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편집국장 김영만 youngman@seoul.co.kr ˝
  • [김선일씨 살해 충격] 美, 추가파병 영향 촉각

    CNN,FOX(폭스) 등 미국 방송들은 이라크에서 납치된 한국인 김선일 씨의 참수 소식을 알자지라 방송을 인용,긴급 보도하면서 한국의 추가파병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CNN은 군사정보 분석가인 켄 로빈슨을 출연시켜 각국 정부가 협상에 응하지 않을 줄 알면서도 납치조직이 계속해서 민간인을 납치, 살해하는 배경 등을 분석했다. 로빈슨은 특히 납치법이 한국인을 납치,살해한 이유에 대해 “미국이 이라크에 집중하기 위해 한국주둔 미군을 빼내기로 한 데 따른 한국민의 우려를 노린 것 같다.”며 “이라크 납치조직은 미국 동맹 가운데 취약하고 불안정한 고리를 집중 타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이들 납치조직은 한국 정부든,미국 정부든 자신들과 협상하지 않을 줄 알지만,이들이 겨냥하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일반 국민”이라며 “국민이 이에 놀라 자신들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납치범들이 미국의 민간용역 회사 직원들을 노리는 것도 그로 인해 보험비용 등 민간회사들의 이라크 내 사업이 점점 어려워지면 업계가 이라크를 외면하고,그렇게 되면 미국의 이라크 정책 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CNN이 아랍 어페어즈의 옥타비아 나스르 편집장의 도움을 받아 번역한 납치범들의 김선일씨 살해 직전 것으로 추정되는 성명은 “우리는 이미 경고했다.거짓말과 사기는 이것으로 충분하다.당신들의 행동의 결과다.당신들은 이라크를 돕기 위해 이라크에 온 게 아니다.미국에 봉사하기 위해 온 것이다.”는 내용으로 돼 있다. 나스르 편집장은 “화면에 흑색 복면을 한 사람이 대검을 차고 있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됐다.”고 말했다. 폭스 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한 로버트 조던 전 사우디아라비아 대사는 “김선일씨 피살은 개인적으론 비극이지만,납치범과 협상은 없다는 미국의 정책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납치ㆍ처형에 대한 중동지역 여론과 관련,“이 지역 지도자들이 반대 목소리를 점점 높이고 있으나,이보다 훨씬 전에 그랬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폭스 뉴스는 살해 장면이 든 비디오를 아직 입수하지 못했지만,그것을 입수하더라도 방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그들은 기도하고,시위하고,e메일을 보내고,또 외쳤다.’며 김선일씨 피랍사건과 관련,김씨 가족들의 분위기와 석방촉구 및 이라크 파병반대 촛불시위 등 소개했다. 타임스는 카타르주재 대사가 알자지라 방송에 출연,인질범들에게 김씨의 석방을 촉구하고 바그다드주재 미 관리들 또한 석방을 위해 협력했지만 이번 사태는 이라크파병을 지지해 온 이들까지 잠식,21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닷컴의 긴급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78.9%가 추가파병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이도운기자 외신 연합 dawn@seoul.co.kr˝
  • [김선일씨 살해 충격] 전문가제언-제성호 중대 법학과교수

    “테러에 굴복하는 것은 또 다른 테러를 만들어 낼 뿐입니다.이 시점에 한국이 추가파병을 번복하는 것은 테러단체의 위협에 굴복하는 것입니다.” 국제법 전문가인 중앙대 법학과 제성호(46) 교수는 가나무역 김선일씨의 피랍을 계기로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이 추가파병 철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제 교수는 “김씨 피랍사건은 국민모두에게 ‘슬프고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문제를 파병 재논의와 연결시키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강조했다.그는 “일부 급진적인 세력의 테러나 요구 때문에 파병철회가 논의된다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테러를 방조하는 행위”라고 못박았다. 이번 피랍사태를 푸는 방식과 관련해서는 “국가의 대의와 원칙은 지키면서 비공식적인 협상의 루트는 열어 놓는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번 피랍역시 이라크 급진세력 일부가 주동했을 뿐 다수 이라크인이 국가재건을 위한 파병을 원치 않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제 교수는 현시점에서 파병의 정당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역설했다.“전쟁이 끝난 상황에서 비전투병의 파병을 통해 이라크 평화재건 사업을 도우러 가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면서 “명분 있는 선택인 만큼 이제 와서 테러위험이나 전쟁의 정당성 등을 문제 삼아 파병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소아적인 판단이며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라크 추가파병의 성격에 대해 제 교수는 “동티모르 평화유지군의 역할과 다른 것이 없다.”고 정의했다.제 교수는 “우선 우리는 단지 반(反)테러 국제연대에 동참하는 것일 뿐이며 미국이 일으킨 전쟁에 정당성이 있어 파병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유엔 안보리 결의와 현지국 요청에 따른 재건지원인 만큼 주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파병을 했을 때 위험이 따른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그 역시 인정했다.“우리국민에 대한 테러위협이나 파병병력에 대한 테러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으나 이는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서 “이 문제로 국가간의 약속인 파병을 철회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재건사업을 통한 한국·이라크 관계 개선이 가져올 실익에도 기대를 건다고 했다.“우리 군이 ‘평화의 사절’로서 평화재건 지원사업을 훌륭하게 수행한다면 한국과 이라크의 관계는 물론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파병은 실보다 득이 많은 일인 만큼 단편적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소모적인 논쟁을 통한 정책적 혼선을 막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의 논쟁보다는 정치권의 합의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최근 일부 여당의원들의 파병철회 의견개진에 대해 그는 “이들이 파병철회 논의를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강한 톤으로 비판했다.그는 민주노동당과 일부 한나라당 의원의 파병반대 의견과 여당의원의 반대의견은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제 교수는 국민들,특히 네티즌 사이에서 파병 반대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그는 “다양성과 다원성이 인정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국민 스스로가 정부가 결정한 정책의 권위를 인정해 주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프로필 제성호(諸成鎬) 교수는 국제법,국제기구론,통일법 등 국제,통일 분야 전문가로 중앙대 법학과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통일연구원 북한경제사회연구실 실장과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센터 소장을 거쳐 현재 대한국제법학회 부회장.보수논객으로 저서로는 ‘남북한 특수관계론’(1995),‘한반도 평화체제의 모색’(2000) 등.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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