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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국책사업 ‘풍수처방’ 바람

    대형 국책사업 ‘풍수처방’ 바람

    사패산터널 풍수학자 조언 듣고 공사 #사례 1 지난 2003년 가을, 정부는 국립민속박물관에 한 가지 임무를 부여했다. 불교계 및 환경단체의 강력한 반발로 공사가 중단됐거나, 아예 착공조차 못한 수도권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터널과 경부고속철도 천성산터널을 풍수적으로 검토해보라는 지시였다. 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과 3명의 풍수·지리학자는 현장조사 끝에 “약간의 부족한 부분만 보완(비보·裨補)한다면 터널을 뚫어도 백두대간의 정기를 훼손하지는 않는다.”고 결론지었다. 같은 해 연말, 정부는 불교계의 양해를 이끌어내 공사에 들어갈 수 있었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터널이 두 산에 있는 수도도량의 기운을 해치지 않는다는 보고서가 불교계를 설득하는 재료로 활용됐을 가능성은 크다. ●청사내 조상사진 모셔 강한 氣 순화 #사례 2 외교통상부 청사 로비에는 ‘도약’이라는 제목의 대형 말(馬)그림이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림 왼쪽에 있는 동판과, 좌우로 진열된 외교 사료.2002년 12월 신청사에 입주한 이후 우환이 끊이지 않은 외교부의 ‘풍수 처방’이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의 갈등, 윤영관 장관의 중도하차, 김선일씨 피랍사건 등 악재가 겹치면서 청사 터의 기가 세다는 말이 오갔고, 급기야 보기에 따라서는 놀라 혼비백산한 것 같은 말 그림까지 입방아에 올랐다. 동판과 외교사료는 2004년 여름, 한 고위 당국자가 냈다는 액막이 처방. 동판에는 아웅산 폭탄테러를 비롯해 1970∼1990년대 외국에서 순직한 직원 35명의 이름이 들어있다. 외교 사료는 1945년 임시정부 인사들이 귀국해 태극기앞에 모여서 찍은 기념사진과 헤이그 만국평화회담에 파견된 밀사들의 사진 등이 핵심이다.‘조상의 음덕’으로 말의 기를 순화시킨 덕분인지 이후엔 대형사고가 없었다. 때로는 미신으로 취급받기도 하는 풍수(風水)를 뜻밖에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터널 공사와 말 그림은 아주 특수한 사례일 뿐, 정부가 추진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나 각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혁신도시 선정·건설 과정에도 풍수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정부는 신행정수도 입지를 선정하며 건설추진위원회에 풍수학자를 참여시켰다. 이후 행정도시추진위원회도 풍수학자의 도움을 받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이춘희 청장은 신행정수도추진위 부위원장 시절 풍수학자로부터 특강을 듣기도 했다. 이 청장은 국책 사업에 풍수학이 접목되면 ▲공사비가 적게 들고 ▲사건사고가 줄어들며 ▲그 터에 자리잡은 도시가 오래가고 ▲사람들이 평안하게 느낀다는 특강 내용에 설득력이 있다고 무릎을 쳤다고 한다. ●풍수학자들 행정도시 입지 선정 참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지금도 풍수학자의 자문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행정도시 도시개념 국제공모’에서 당선된 5개 작품을 토대로 행정도시를 설계하는데 풍수학자의 조언을 듣고 있는 것. 당선작 가운데 스페인의 안드레스 페레아 오르테가의 ‘1000개 도시를 가진 도시(The city of thousand cities)’는 풍수라는 개념을 전혀 모름에도 풍수학자들이 지적한 행정도시 예정지의 문제점을 잘 인식하고 있어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와 전북 혁신도시선정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풍수학자 김두규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는 “행정도시 예정지는 중심성과 상징성을 고루 갖추었지만, 아쉬운 점도 적지 않다.”면서 “풍수의 가장 큰 역할은 고쳐서 쓰는 것인 만큼 나무를 심거나 연못을 파는 조경으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수정 이두걸기자 crystal@seoul.co.kr
  • 피랍 대학경리부장 43일만에 변사체로

    지난해 11월18일 납치됐던 충남 아산 소재의 모대학 경리부장 김모(52·천안시)씨가 납치 43일 만에 시체로 발견됐다. 충남 천안경찰서는 1일 납치용의자로 구속된 A(43·무직·주거부정)씨를 추궁한 끝에 지난 31일 오후 5시10분쯤 아산시 배방면 세교 2리 하천 수문 속에서 피살된 김씨의 시체를 확인했다. 시체는 얼굴과 오른쪽 팔이 훼손된 상태로 목 부근에 무언가로 조인 듯한 상처가 발견됐다.양복 왼쪽 주머니에는 김씨의 얼굴과 이름이 새겨진 골프회원카드 등이 있었으며, 가족들은 치아상태와 복부 맹장수술 자국 등으로 숨진 김씨를 확인했다. A씨는 중학교 동창인 B(42·무직·주거부정)씨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라며 자신에 대한 혐의 일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은 “시체가 유기된 위치를 정확히 알고 식당에서 지문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추가조사가 이뤄지면 범행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해 11월18일 오후 11시쯤 천안시 쌍용동 한 아파트단지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김씨를 납치한 뒤 다음날 택시기사를 통해 현금 5000만원을 요구하는 익명의 편지를 가족에게 보내는 등 수차례 몸값을 요구해 왔다.경찰은 달아난 공범 B씨의 행방을 쫓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숨진 김씨의 부검과 유전자검사를 의뢰했다.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독일 前외무차관 가족5명 예멘서 피랍

    |파리 함혜리특파원|전 독일 외무차관 일가족 5명이 예멘에서 납치됐다.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위르겐 흐로보크(65) 전 외무차관과 부인 및 자녀 3명이 예멘에서 납치된 사실을 독일 외무부가 확인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예멘 정부도 흐로보크 전 차관 가족이 예멘 수도 사나에서 동쪽으로 460㎞ 떨어진 샤브와주에서 알-압달라 부족의 무장세력에 납치됐다고 밝혔다.흐로보크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정부에서 외무차관을 역임했으며 지난달 앙겔라 메르켈 총리 내각이 들어서면서 물러났다. 그는 현재 독일 자동차회사 BMW가 설립한 재단의 이사장직을 맡아 정·재계 간 대화를 주선하고 있다.납치범들은 인질 석방 대가로 예멘 정부에 대해 사형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인 부족원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예멘의 부족 무장세력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는 수단으로 서방인 납치를 이용하고 있다. 이번 납치는 예멘에서 올들어 네번째 발생한 서방인 납치 사건이다.lotus@seoul.co.kr
  • [국제플러스] 이라크 피랍 獨여성 풀려나

    지난달 이라크에서 납치된 독일의 여성 고고학자 주잔네 오스토프(43)와 운전기사가 석방됐다고 독일 외무부가 18일 확인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오스토프가 현재 바그다드의 독일 대사관에 있으며 건강 상태도 양호하다고 말했으나 어떻게 석방됐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DPA 통신은 오스토프의 이라크인 운전사도 함께 풀려났다고 전했으나 그의 행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아랍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오스토프는 이슬람으로 개종했고 지난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병원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해 왔다.
  • 북창 수용소 수감 “많이 맞아 괴롭다”

    지난해 말 탈북해 남한행을 모색하다 중국 공안에 체포된 국군포로 한만택(72)씨가 북한 평안남도 북창군 수용소에 수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납북자가족모임과 피랍탈북인권연대는 5일 서울 신천동 납북자가족모임 사무실에서 한씨의 조카 며느리 심정옥(51)씨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한씨가 북송된 뒤 남한의 조카(심씨 남편)와 통화한 육성 녹음과 한씨의 북한 가족이 보낸 편지, 감금 당시 사진 등을 공개했다. 사진(1장)과 편지(A4용지 3장) 등은 지난 3월18일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와 남한 조카 등이 북한 내 협조자를 통해 확보됐으며, 육성녹음(2분30초 분량)은 같은 날 이 협조자가 제공한 휴대전화로 남한 조카와 국제전화를 한 내용이다. 한씨는 전화통화에서 “나는 괜찮다. 하지만 맞아서 몸이 많이 힘들고 괴롭다.”고 심경을 밝혔으며 “여기(북한)에 있는 우리 자식들이 많이 걱정된다.”며 자신의 탈북으로 인한 가족의 피해를 우려했다. 최 대표는 한씨의 신변과 관련,“함경북도 무산군 보위부에서 한달여간 조사를 받은 뒤 자택에 감금됐으며 4월23일쯤 정치범 등을 수용하는 북창수용소로 옮겨진 것으로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히 통화내용에는 “(한씨가) 중국에서 체포된 뒤 9일 정도 머물렀고 1월6일까지 있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어 한씨가 체포 뒤 곧바로 북송되지 않고 한동안 중국 내에 있었음을 시사했다.이에 따라 한씨 체포 이틀 뒤인 지난해 12월30일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주중 한국대사관을 통해 한씨의 한국행을 요청했다는 외교통상부의 구명 노력에 허점이 있었는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최 대표는 “체포 직후 남한 외교관이 현지에 있었으며 ‘걱정하지 말라.’는 말까지 했다.”면서 “한씨가 체포된 뒤 중국 내에 머물렀다는 사실은 우리 정부가 눈치보기식 외교를 펼쳐 뒤통수를 맞았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당국에 분통을 터뜨렸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재외국민 보호 영사인력 늘린다

    외교통상부가 재외국민 보호와 영사 서비스 강화를 위한 영사인력 106명을 늘린다. 또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폐쇄했던 공관 22개를 재개설하는 등 2009년까지 매년 3∼5개 공관을 확충키로 했다. 늘어나는 영사인력은 부처내 실무영사인력 61명과 경찰 영사 30명, 출입국관리 영사 15명 등이다. 이들의 전문성 강화 방안 등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지난해 김선일씨 피랍사건 등을 계기로 추진 중인 영사업무 강화의 일환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25일 “올해부터 해외에서 재난·재해가 발생할 경우 우리 국민의 피해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영사 콜센터와 신속대응팀을 가동함에 따라 영사 인력이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또 대사나 총영사 외 한두명 직원만 근무하는 이른바 ‘2·3인 공관’도 최소 4명 규모로 인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3인 이하 공관은 31개다. 단계별로 재개설 또는 신설되는 공관은 크로아티아 예멘 온두라스 트리니다드토바고 자메이카 슬로베니아(이상 대사관), 일본 고베 독일 함부르크 터키 이스탄불 중국 시안 미국 앵커리지·마이애미 (이상 총영사관) 등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재외공관이 폐쇄되면서 국제기구 선거를 위한 교섭 거점을 상실했다.”면서 “여수세계박람회,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실패 등의 한 요인이 됐다는 판단도 있다.”고 밝혔다. 또 볼리비아의 경우 우리 정부가 공관을 폐쇄하자 지난 99년 5월 볼리비아가 대응 폐쇄로 나서는 등 외교적인 역량 약화도 초래했다는 것이다. 외교부 정원은 1991년 1729명에서 꾸준히 줄어 올해 1578명에 머물고 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후세인 재판 차질빚나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측근 변호인으로 지난 19일 재판에 참여했던 사둔 수가이르 알 자나비가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된 지 하루 만에 변사체로 발견됐다. BBC는 자나비의 죽음으로 인해 증인이나 변호인들의 재판 회피를 불러 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21일 지적했다. 이라크 당국은 저항세력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법정 TV중계를 허용하면서도 주심 판사를 제외하고는 법관들 얼굴 촬영을 하지 못하도록 했지만 자나비 등 대다수 변호사들은 카메라에 얼굴이 잡혔다.AFP통신은 흰머리에 검정색 콧수염을 기른 자나비가 피고의 오른쪽 둘째 줄에 다른 변호사와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을 촬영했다. 철통같은 신변 보호를 장담했던 정부도 그의 죽음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후세인 전 대통령과 함께 반인륜 범죄 혐의로 기소된 아와드 하미드 알 반데르 전 혁명재판소장의 변호인인 자나비는 재판 다음날인 20일 저녁 바그다드 사무실에서 복면을 한 괴한 10여명에 의해 납치됐다. 경찰은 피랍 당일 밤 바그다드 파르두스 사원 근처에서 머리와 가슴에 총상을 입은 그의 변사체를 발견,21일 가족들로부터 신원을 확인받았다. 한편 지난 19일 후세인 전 대통령의 재판을 TV로 시청한 후 바그다드 외곽 사드르 시티의 자택을 나서면서 괴한에 납치됐던 영국 일간 가디언의 로리 캐롤(33) 기자는 석방됐다고 이라크 내무부 고위 관리가 20일 밝혔다.임병선기자 외신종합 bsnim@seoul.co.kr
  • 中, 탈북자 8명 이번엔 한국영사관 인계

    중국 산둥성 옌타이(煙臺) 한국국제학교에 진입한 탈북자 7명의 북송이 알려진 지 하루 만인 11일 또 다른 탈북자 8명이 칭다오(靑島)의 한국국제학교에 진입했다가 무사히 우리 총영사관으로 옮겨졌다. 진입 4시간50분 만이다. 옌타이 국제학교 탈북자들의 북송으로 중국의 탈북자 정책이 초강경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됐지만 일단 중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임으로써 우려는 어느 정도 가라앉고 있다. 특히 이번 추가 진입은 중국측이 극도로 거부감을 갖고 있는 탈북지원단체의 ‘기획탈북’이란 점에서 중국측이 상당한 부담을 안은 채 전향적인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9시(현지 시간) 탈북자들이 칭다오의 이화국제학교에 진입한 직후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사무총장은 “탈북자 8명은 어제(10일) 모처에서 한국위성TV를 통해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 북송 소식을 접했지만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한국에 가겠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밝혀 학교에 진입시켰다.”고 말했다. 이들의 신병 처리와 관련, 유명환 외교부 제1차관은 닝푸쿠이 주한 중국대사를 불러 “이미 옌타이 한국국제학교에 들어간 7명의 탈북자들이 북송된 사실도 있고 11월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방문하는 점을 고려, 탈북자 8명이 절대 북송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납북자는 생사도 모르는데…”

    정부가 비전향 장기수의 추가 송환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당과 납북자 가족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5일 당 운영위원회에서 “(비전향 장기수의) 일방적 송환은 있을 수 없고, 정부도 국군포로와 납북자의 송환을 요구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또 납북자가족모임과 피랍탈북인권연대 등의 관계자 10여명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납북자와 국군포로의 생사확인 및 송환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비전향 장기수들의 북한 송환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이날 낮 이재근씨 등 귀환 납북자 4명과 납북자가족모임의 최성용 대표를 정부청사 국무위원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 하면서 위로했으나, 비전향 장기수 북송 반대 건의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고 최 대표가 전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대통령과 술/이목희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 당선 직후 송기인 신부는 언론을 통해 이렇게 충고했다.“주량을 늘려라. 몇 순배 돌 때까지 한잔 받은 술잔이 그대로라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수천만 국민이 대통령을 주시하고 있다. 얼마나 숨이 막히겠는가. 즐거운 술자리로 스트레스를 풀라는 권고로 들린다. 하지만 송 신부는 “자기 감정을 곧이곧대로 드러내지 않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모순된 당부도 했다. 거방진 술자리에서 감정을 숨기려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인다. 노 대통령도 이를 의식한 것인지, 취임 뒤 주량이 늘었다는 소식은 없다. 한때 담배를 다시 피웠다가 그것도 완전히 끊었다고 한다. 왕조시대, 음주는 양생술(養生術)의 하나였다. 잘 빚은 술을 적당히 마심으로써 임금이 스트레스를 풀어야 건전한 판단에 도움이 된다고 본 것이다. 나라에 어려움이 생겨 왕이 술을 자제하면 어의와 신하가 음주를 적극 권했다는 조선시대 역사기록이 있다. 중요한 것은 ‘적당함’이다. 스트레스를 풀려다가 도를 지나쳐 육체적·정신적 평정을 잃으면 큰 일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애주가로 알려져 있다. 집권 말기를 빼면 술로 인해 정책을 그르쳤다는 지적은 없다. 하지만 2001년 공개된 미국 국무부 기밀문서에 따르면 1960년대말 존슨행정부는 박 전 대통령의 과음을 우려했음이 드러났다.1·21사태, 푸에블로호 피랍사건과 관련해 술김에 ‘엉뚱한 행위’를 할까봐 걱정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대통령의 과도한 음주는 내치를 넘어 외교에도 영향을 미친다. 보드카광인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펑크내고, 한겨울에 보좌관을 강물에 밀어넣은 일화는 유명하다. 한반도 주변국 최고지도자 가운데 지금도 술을 즐기는 인사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뿐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운동을 더 좋아하고, 고이즈미 일본 총리 역시 술과 거리를 둔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건강 때문에 자제하는 쪽이다. 부시 미국 대통령은 알코올중독 수준까지 갔으나,20년전 술을 끊었다. 최근 카트리나와 이라크전에 따른 스트레스로 위스키를 마시다 부인에게 경고를 받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어차피 적당한 음주를 통한 스트레스 해소가 어렵다면 운동 등 다른 방안을 찾는 게 시류에 맞을 듯싶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국제플러스] 이라크서 피랍 美기자 피살

    |바그다드 외신|이라크에서 취재 활동을 해온 미국인 프리랜서 기자 겸 작가 스티븐 빈센트가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된 뒤 총에 맞아 살해됐다고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관이 3일 밝혔다. 빈센트는 이라크 남부 도시 바스라의 고속도로 옆에서 머리와 몸에 여러 발의 총알을 맞은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빈센트와 이라크인 여성 통역 누르 와이디가 2일 저녁 바스라의 환전소에서 나온 뒤 경찰차를 탄 5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고 말했다. 와이디는 중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CNN은 빈센트가 바스라의 역사에 대한 책을 집필하면서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뉴스를 전했으며 월스트리트저널,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등 신문에 글을 기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급진적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를 따르는 이들이 이라크 경찰 내부에 침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열린세상] 언론사 차원서 취재기자 보호를/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이른바 X파일을 특종 취재한 MBC의 이상호 기자에 대해 검찰이 출두를 통지하자 MBC 노조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공익 목적으로 보도가 이뤄졌는데도 도청내용이 유포된 부분만 문제 삼는 것은 잘못이라는 주장이다.MBC 노조는 검찰이 이 기자를 소환한 것을 “기자와 보도국장을 구속하고 이번 보도를 추악한 거래쯤으로 몰고 가 국민의 시선을 돌려보려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검찰은 백배 천배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도 놓았다. 노조의 주장이 일리야 있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런 일에 노조가 나서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상호 기자 문제가 노사관계에서 파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조의 존재 이유에 조합원의 권익 옹호도 들어 있겠지만 이때의 권익이란 원론적으로 말하자면 노사관계에서 비롯된 것을 의미한다. 그럼 기자협회가 나서야 하는가? 지난 2003년 양길승 사건이 터졌을 때 SBS에서는 기자협회 분회가 나서 당국의 압수수색을 물리력을 행사해 막은 전례가 있다. 물론 언론사가 압수수색에 불응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기자협회가 나선 것은 썩 잘했다고 볼 수 없다. 기자가 할 일은 뉴스를 취재하는 것이지 언론사에 들어오는 당국자를 몸으로 막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직당국의 압수수색이나 소환에 대처할 주체는 노조나 기자협회가 아니라 언론사 자체여야 한다. 기자는 취재를 하지만 그것을 보도할 것인지의 여부는 언론사의 공식 라인에서 결정한다. 바로 그 라인이 사후 문제까지도 회사를 대표해서 대응해야 한다. 따라서 검찰의 소환에 응할 것인지 말 것인지, 응한다면 검찰의 신문에 응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모두 공식 라인의 책임자인 보도국장이나 본부장이 결정하여 회사에 통고하고 기자에게도 지침을 주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보도국장이나 본부장은 기자에게 검찰 소환에 불응토록 하거나 설혹 소환에 응한다 하더라도 정보원(news source)에게 직간접으로 불리한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도록 지시해야 한다. 기자가 검찰에 가서 언론인으로서 언론윤리에 따라 신문에 불응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원에게 불리한 사항에 관하여는 응답하지 말도록 한 회사의 지시에 따라 신문에 응하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이 언론사 보도 책임자에게 있는 것이다. 작년에 AP통신의 한 기자는 김선일씨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피랍되었을 때 외교통상부에 전화를 걸어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뒤에 외교부의 누구와 통화했는지가 문제가 되었을 때 통신 기자는 전화 수신자를 밝히기를 거부했다가 종국에는 수신자를 밝혔다. 수신자가 누구인지를 말하지 않은 것도, 뒤에 말한 것도 다 회사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이런 사실을 우리 언론사로서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일련의 행위가 실정법에 어긋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알 권리는 헌법적인 것이며 언론사가 이를 구현하기 위해 정보원을 보호하는 것은 실정법적 권위를 초월하는, 언론윤리의 금과옥조라는 사실을 사법당국도 인정해야 한다. 정보원 보호를 위해 소환에 불응하거나 묵비권을 행사하는 관행은 미국에서 많은 기자의 희생을 통해 정립한 것으로 미국의 여러 주에서 법적으로 보장받고 있다. 미국 기자들은 흔히 “목숨은 내놓더라도 취재수첩은 내놓지 말라.”고들 한다. 정보원 보호야말로 목숨보다 소중한 것임을 일깨우는 말이다. 검찰은 이번의 X파일 보도가 ‘추악한 거래’의 소산이었을 개연성을 주목하고 이를 밝히기 위해 기자를 소환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불법적으로 도청한 내용을 돈을 주고 사서 보도했다면 사법제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바람직한 취재관행이 정착단계에 이르지 않은 우리 실정을 헤아려 언론계 내부에서 고민할 언론윤리의 문제로 넘겨야 한다. 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 아이티 피랍 한인 풀려나

    지난 28일 오전 아이티에서 무장단체에 납치됐던 한국 기업인 서모(봉제업체 MGA 이사)씨가 피랍 3일 만인 31일(현지시간 30일) 무사히 풀려났다고 외교통상부가 이날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아이티서 한국인1명 무장집단에 피랍

    카리브해 연안국 아이티의 봉제업체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 1명이 28일 오전 6시30분(현지시간)쯤 출근길에 무장 깡패집단에 납치됐다고 외교통상부가 29일 밝혔다. 이 직원의 신원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 집단은 현재 이 직원의 소속 회사에 몸값을 요구하고 있으며,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한다. 아이티에는 우리나라 공관이 없으며, 인근 주 도미니카 대사가 겸임하고 있다. 주 도미니카 대사관은 아이티에 영사를 급파하기로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알제리 대리대사 이라크서 또 피랍

    |바그다드 AFP DPA 연합|이라크 주재 알제리 대리대사와 직원 1명 등 알제리 외교관 2명이 21일(현지시간) 바그다드 중심부에 있는 만수르 구역에서 납치됐다고 이라크와 알제리 정부 관계자들이 밝혔다. 양국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알리 벨라루시 대리대사와 에제딘 벤 카디 등이 이날 만수르의 알사아 식당 근처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또 다른 알제리 외교관 압델 와합 펠라는 “2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온 괴한들이 알제리 외교관들을 차량에서 끌어냈으며 총은 한 방도 쏘지 않았다.”며 자신은 길 건너편에 있었다고 말했다.만수르는 바그다드 주재 외교관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이라크 내무부 관리들에 따르면 괴한들이 타고 달아난 차에는 알안바르주 번호판이 붙어 있었다.
  • 피랍 이집트대사 생존說

    이라크 저항세력에 납치돼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이합 알 샤리프(51) 이라크 주재 이집트 대사가 생존해 있다는 증언과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카이로에서 발행되는 일간 알 곰후리야는 20일 이라크 중부에서 휴대전화 통신망 사업을 하고 있는 나기브 사위리스 오라스콤 텔레콤 회장의 말을 인용해 지난 2일 납치된 알 샤리프 대사가 현재 살아있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보도했다. 사위리스 회장은 인터뷰에서 알 샤리프 대사가 무장단체의 주장과 달리 살해되지 않았다는 몇 가지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알카에다 “피랍 이집트대사 살해”

    |카이로 DPA 연합|이라크 내 알 카에다 조직은 7일 이라크 주재 이집트 대사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알 카에다는 한 이슬람 웹사이트를 통해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인물의 비디오 테이프를 공개하며 이합 알 샤리프 대사 내정자를 살해했다고 밝혔다. 비디오 테이프는 살해 장면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폴로 셔츠에 두건으로 얼굴이 가려진 인물을 보여줘 이 사람이 알 샤리프 내정자임을 암시했다.테이프 속의 남자는 본인이 이름이 알 샤리프라고 밝힌 뒤 과거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에서 근무했다고 설명했다.알 샤리프 내정자는 지난 2일 오후 바그다드에서 무장 괴한에 납치됐다. 알 카에다의 이같은 주장은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알 카에다는 이집트가 미국과 이라크 새 정부를 지지하는 배신 행위를 했기때문에 알 샤리프를 살해한다고 밝혔다.또 앞으로 더욱 많은 대사들을 납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이집트 대사를 납치했다는 사실을 늦게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 이라크 주재 이집트 대사 피랍

    |카이로 연합|이라크 주재 이집트의 대사급 외교관이 바그다드에서 납치됐다고 이집트 외교관들이 3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집트 관리 2명은 지난달 1일 바그다드 공관에 부임한 이하브 알-셰리프(51)가 2일 밤 납치됐다고 전했다. 이집트 정부는 지난달 중순 이라크와 외교관계를 대사급으로 격상시키겠다고 발표했으나 알-셰리프가 현재 대사직에 임명됐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집트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1991년 쿠웨이트를 침공한 후 이라크주재 대사를 철수시켰다. 목격자들은 납치된 알-셰리프가 외교관 번호판을 단 채 혼자 차를 운전하다 신문을 사기 위해 내리자 8명의 총을 든 남자들이 그를 ‘미국 스파이’라며 때리고 끌고갔다고 전했다.
  • 이종석 NSC차장 심야 회담장 방문 시위 정보에 종합촬영소 방문 취소

    제15차 장관급회담 이틀째인 22일 밤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이 회담장이자 숙소인 워커힐호텔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 차장은 밤 9시50분쯤 호텔에 도착했으며, 기자들과 마주치자 “정동영 통일부장관을 만나러 왔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호텔 17층 우리측 대표단 상황실에서 대책을 협의한 뒤 두 시간 가까이 지난 11시40분쯤 로비로 내려왔으며, 정 장관이 “내일 아침에 일찍 깨우지 말라고 하더라.”라고 귀띔했다. 북측 대표단의 23일 청와대 예방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 차장이 호텔을 찾아왔다는 점에서 북측 권호웅 단장을 면담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일부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남북은 오후 6시30분부터 7시45분까지 실무대표 접촉을 가졌다. 김홍재 대변인은 “추가 접촉은 없고 내일은 마무리를 지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 무궁화홀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앞서 정동영 통일부장관과 만난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는 남북관계를 속담과 은유적인 화법 등으로 빗대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회담 테이블인 원형탁자를 보며 “세상 만물이 원이고 태양과 대지도 둥근 원형이므로 자연에 존재하는 원형을 북남회담에 구현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원형 테이블이 상징하는 남북간 회담 문화 변화는 작은 부분까지 이어졌다. 남측 대표단은 전체회의를 마친 직후 이례적으로 남측 기조발언문 요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취재진에 배포하고 북측 기조발언까지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북측 대표단은 폴라 도브리안스키 미 국무부 차관이 입국 하루 전날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또다시 언급한 데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한편 이날 오후 북측대표단이 경기도 남양주 종합촬영소를 방문하기로 했다가 취소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정부 관계자는 “탈북자 관련 단체들이 현지에서 납북자 생사 확인 등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인다는 정보를 듣고 북측이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부득이하게 방문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대신 북측 대표단은 서울 잠실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남양주에서 북측 대표단의 방문 소식을 접한 북한민주화학생연대 등 5개 피랍·납북자단체와 피랍탈북인권연대 소속 회원 30여명은 ‘6·25전쟁 납북자 생사확인’과 ‘국군포로-민간인 납치자 생사확인’ 등을 요구하며 오전부터 1인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생각나눔] 국정조사는 정쟁수단?

    [생각나눔] 국정조사는 정쟁수단?

    지난 15일 활동을 마친 쌀 협상 국정조사 특위는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 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의원 13명이 상임위의 전문위원 18명을 ‘거느리고’ 한달 가까이 예비조사와 관계기관 보고, 청문회를 거쳤지만 끝내 조사결과 보고서조차 채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협상 과정에 이면합의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결국 용두사미로 끝난 것이다. 이처럼 기껏 국정조사를 벌여봐도 국회가 공동의 조사결과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면 활동은 거기서 끝이 나고 만다. 세상을 쩌렁쩌렁 울렸던 ‘12·12군사쿠데타, 율곡비리, 평화의 댐 사건’도,‘한보사건’도 모두 이런 식으로 흐지부지 묻혔다. ●여야 입씨름만 하다 흐지부지 이처럼 국정조사 제도가 본격화된 지난 13대 국회 이후 최근까지 국정조사는 모두 18차례 열렸지만, 조사결과 보고서가 채택된 것은 7건에 그쳤다. 그나마 국조라도 열린 것은 다행으로 여겨도 좋을 듯하다. 같은 기간 51건의 국정조사 요구서가 국회에 접수됐지만 ‘실행’된 것은 18건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는 국회사무처가 지난해 펴낸 ‘의정자료집:제헌국회-제16대 국회’와 국회 경과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다. 특히 16대 국회에서는 국정조사 요구서가 17건 접수됐지만, 실제 국정조사는 단 3차례 열렸다. 조사결과 보고서는 단 한 건도 채택되지 못했다.2000년 12월에는 ‘한빛은행 대출 국조’,‘공적자금 운용실태 국조’가 동시에 진행됐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16대 국회의 임기가 모두 끝난 2004년 5월29일 공식 ‘폐기 처분’됐다.2002년에도 한나라당 요구로 ‘공적자금 운용실태 국조’가 열렸지만,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가 입씨름만 하다 기관 보고조차 듣지 못했다. 1999년 8월에는 당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국 조폐공사 파업유도’와 관련해 국정조사가 열렸고 여야는 소위원회에서 조사결과보고서를 작성하는데는 합의했지만, 이후 시정 및 처리요구 사항과 관련된 문구를 넣는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가 끝내 공동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했다. ●조사요구서 51건중 18건만 실행 반면 가까스로 공동 보고서가 채택된 것은 7건에 불과했다. 가까운 예로는 지난해 이라크 무장단체에 피랍, 살해된 김선일씨 관련 국조였다. 국민적 관심도가 높았고, 여야 ‘정쟁거리’가 별로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5공화국 권력 비리조사 ▲양대 선거 부정조사(1988.7.8∼1990.11.17) ▲조선대생 이철규군 변사사건 조사 ▲공직자 세금부정 사건 조사(1995.1.11∼1.25)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조사) ▲IMF환란 원인규명과 경제위기 진상 조사의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 채택 못하면 조치 못해 국회의 한 관계자는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한 게 어떤 문제인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적어도 보고서가 채택되어야 정부에 공식 통보돼 문제점 지적 및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쌀협상 국조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예전 국회에서도 일단 국조만 진행하고 보고서는 채택하지 않은 사례가 많았으니 우리도 별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틈만 나면 “국정조사로 진상을 속시원히 규명해 드립니다.”라고 하는 정치권의 속마음은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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