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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치게 외신 의존… 남발식 보도”

    “지나치게 외신 의존… 남발식 보도”

    “외신 보도에 지나치게 의존해 독자적인 콘텐츠가 없었다. 또 사건에 대한 남발식 보도로 소문 전달 외에 역할을 하지 못했다.”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 제10차 회의가 26일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 6층 회의실에서 열려 ‘아프간 피랍사태 보도’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회의에는 위원장인 차형근 변호사와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처장, 주용학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수석전문위원, 이문형 산업연구원 해외산업협력팀장, 임효진 중앙대신문 전 편집장 등 위원들과 노진환 사장, 박종선 부사장, 강석진 편집국장, 박재범 서울신문 미디어지원센터장, 김인철 부국장, 최종찬 국제부 차장 등이 참석했다. 임 위원은 “현재 사건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보도 전체를 평가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동안 보도를 보면 외신 보도에 지나치게 의존해 독자적인 생산 콘텐츠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임 위원은 “외신 보도를 그대로 받아 전달해 주다 보니 ‘혼선된 정보’가 많이 나오는 등 남발식 보도로 소문 전달 외에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문형 위원은 “무엇보다 이번 사태를 보는 전문가들의 기고에 대해 문제가 있었다. 각 매체들을 보면 탈레반에 대해 잘 모르는 엉뚱한 사람들이 나온 것을 본 적이 있다.”면서 “이 사건에 대해 오랫동안 이 문제를 연구해 온 외국 전문가들과 반 탈레반 정서를 지닌 중동국가 전문가들의 시각도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서울신문이 정신과 의사 등을 통해 진단한 것이 독창적이었는데 앞으로 피랍 사태가 끝난 뒤 좌담회 등을 통해 근본적인 문제 등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 위원은 “국제적으로 큰 사건이 발생했는데 현지에 특파돼 취재하거나 교포 등을 통해 현지 상황을 전달하는 것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서 위원은 “이번 사건은 국내 언론의 한계를 보여줬다. 해외 연락망과 외교 부서 협조, 지역적 한계로 인한 빈약성 등이 또 나타났다. ”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 사장은 “날카로운 지적을 겸허하게 받겠다. 앞으로 보도에 있어 지적한 문제를 보완해 나가겠다.”면서 “그렇지만 인명이 달린 심각한 문제인 데다 현장 접근이 어려워 보도에 한계가 있었음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노 사장은 “이 사건이 끝난 뒤 지적한 문제에 대해 좌담도 할 것이고 원인과 대책 등에 대해서도 충분히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후원:신문발전위원회
  • 테러리즘의 근원과 역사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한국인 23명의 피랍 사건이 애초의 기대와는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 이번 사건은 3년 전 김선일씨 사태 이후 아랍 세계와의 관계에서 근본적인 해결이나 진전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뼈아픈 깨달음을 안겨준다. 탈레반 세력의 부활, 무리한 선교활동, 정부의 뒤늦은 파병 철수 결정 등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지만, 이 또한 임시방편에 그친다면 비슷한 사태는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이슬람,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나?’(지아우딘 사르다르 등 지음, 유나영 옮김, 이후 펴냄)는 현대 이슬람 사회의 쟁점, 서구 사회가 이슬람에 대해 갖고 있는 오해와 편견 등을 살핀 책이다. 저자들은 이슬람이 오늘날 테러리즘, 독재, 억압 등과 결부돼 퇴행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안타까워한다.“(무슬림들이)서구야말로 자신들의 모든 문제를 일으킨 근원이라고 습관적으로 비난하면서도 서구가 그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않을까 슬며시 기대하는 모습 또한 흔히 볼 수 있다.”고 비판한다. 오늘날 이슬람에는 긴급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슬람에 대한 증오와 노골적인 공격으로 일관하면서 이슬람에 대한 이해와 협력을 거부하는 서구사회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는다. 특히 대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는데도 ‘터무니없이’ 간단히 규정해버리는 ‘박식한 무지’가 유독 무슬림에 대해 적용되고 있다면서, 이는 서구 중심의 오리엔탈리즘과 연결돼 있다고 경계한다. 나아가 “오리엔탈리즘은 무슬림을 이해할 수는 없어도 예측할 수는 있는 존재로 만들어 권위를 획득했다.”면서 “미국 9·11 테러 이후에 아랍인과 무슬림을 악마로 몰아붙이는 경향에도 오리엔탈리즘의 전형적인 특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고 일침을 놓는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슬람 내부에서 일고 있는 자성과 개혁 노력이다. 영국인 무슬림 샤밈 미아흐는 무슬림으로서 정체성을 재발견해 더욱 나은 시민이 됐다면서 이렇게 기술한다.“젊고 자기주장이 강한 남녀 무슬림들은 전통적 이슬람 관습에 끊임없이 도전한다. 나도 잠자리에 들 때면 전통적인 긴 옷을 벗어던지고 편안한 할랄 사각 팬티로 갈아입는다.”고. 언제나 일상의 작은 흐름이 역사를 만드는 법이다.9500원.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사설] 피랍 한인 살해는 천인공노할 만행

    아프가니스탄에서 무장단체에 납치됐던 우리 국민이 끝내 희생당하는 참극이 빚어졌다. 납치를 자행한 무장단체 탈레반은 한국인 남성 1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고, 아프간 정부 당국도 이를 확인했다. 사실이라면 무고한 민간인을 납치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행위도 모자라 고귀한 생명까지 잃게 하는 만행이 빚어진 것이다. 납치단체는 생명의 존엄성과 평화를 사랑하는 전인류의 공적으로 비난받아야 하고, 상응한 대가를 치러야 마땅하다. 납치된 인질들은 살기 어렵고 몸이 아픈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을 도우려는 순수한 목적으로 아프간에 간 민간인들이었다. 비록 선교 목적이 있다고 하더라도 탈레반 세력이 이들에게 위해를 가할 이유는 없었다고 본다. 특히 납치단체와의 협상을 통해 그들의 요구를 일부 들어줌으로써 8명의 인질 석방이 논의되는 가운데 참극이 벌어진 것은 통탄할 일이다. 한국 정부는 이미 아프간 주둔 한국군을 연내에 철군하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고귀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몸값 지불과 탈레반 죄수 석방 등 다소 명분을 잃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흉악한 일이 발생했다. 인질들의 추가 희생을 막기 위해 아직은 협상밖에는 길이 없다. 피랍자 1명의 희생으로 남은 인질들이 극도의 공포상태에 빠질 것이다. 빠른 시간안에 모든 인질들이 풀려나도록 탈레반에 대한 전방위적인 협상과 압박에 들어가야 한다. 특히 한국 정부와 아프간 당국, 미국 정부간 협조 채널이 미흡해서 인질 살해가 벌어지지 않았는지 점검해야 한다. 인질살해와 관련한 외신보도가 잇따르는데도 그를 최종 확인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정부의 정보력 부재도 큰 문제다. 정상이 아닌 상대인 탈레반과 협상을 벌이는 데 고충이 크겠지만 추가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대전제 아래 정부 협상단이 현명하게 대처하길 바란다.
  • 탈레반, 인질 1명 살해

    아프가니스탄 피랍 한국인 23명 가운데 1명이 25일 탈레반측에 의해 끝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2명의 인질은 계속 억류 중이라고 독일 dpa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AP는 “시신 발견됐으며 살해된 인질은 남성이며 시신은 가즈니주 카라바그 지구의 무셰키 지역에서 머리와 가슴, 배 등에 10발의 총상을 입은 상태였다.”고 현지 경찰간부 압둘 라만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탈레반은 특히 26일 오전 5시30분(한국시간)까지 자신들이 요구한 탈레반 수감자를 석방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인질들도 차례로 살해하겠다고 협박, 사태가 긴박하게 흐르고 있다. 아울러 ‘8명 석방-1명 살해’,‘1명 살해-22명 계속 억류’,‘피살-병사’ 등의 소식이 시차를 두고 전해지는 등 극심한 혼란상이 밤새 계속돼 가족과 당국을 안타깝게 했다. 외신들은 탈레반이 25일 오후 한국인 인질 1명을 살해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로이터,AFP와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 등은 이날 오후 “탈레반이 한국 남성 인질 1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며 “탈레반 대변인은 한국 국민으로 하여금 한국 정부에 협상하도록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프간 정부가 우리 요구를 듣지 않았기 때문에 인질 1명을 총으로 쏴 죽였다.”며 “앞으로도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추가로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프간 정부관계자도 인질 1명의 사망, 시신도 발견됐다고 AFP에 밝혔다. ●“아프간 군경·미군 구출작전 위해 병력이동” 탈레반은 사망자의 시신을 인질들을 납치한 지역 인근의 무세키 지역에 버렸다고 주장했다. 알 자지라는 인질들이 억류돼 있는 가즈니주에 집결한 아프간 군경과 미군은 인질 살해소식에 구출작전을 위해 병력을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앞서 아마디가 독일 인질 살해와 관련해서도 아프간 정부군과 다국적군의 공격을 중지시키기 위해 살해했다고 거짓으로 발표한 바 있어 이같은 보도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는 최종 확인되지는 않았다. 탈레반은 인질 살해는 물론 나머지 인질들의 석방협상에 대해서도 26일 오전 1시(한국시간 오전 5시30분)를 마지막 협상시한이라고 최후통첩성 제시를 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나머지 인질들도 살해 할것”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로이터와의 전화통화에서 “만약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죄수들을 오전 1시까지 석방할 준비가 되지 않을 경우 나머지 인질들도 살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탈레반은 한국인 남성 1명을 살해하기에 앞서 한국인 인질 중 8명을 석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dpa통신은 인질들이 억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즈니주의 파탄 주지사가 “8명이 석방됐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탈레반은 중앙 정부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인질 1명을 살해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그렇지만 일본의 NHK 방송은 석방된 8명 가운데 7명은 여성이고 남성이 1명 끼어있다고 보도했지만 한국 KBS는 살해된 1명을 제외한 22명이 탈레반에 여전히 억류돼 있다고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dpa와 같은 내용이다. 한편 아프간 정부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와히둘라 무자디디는 25일 탈레반이 협상 장소에 도착한 자신을 체포하려 했으나 원로들의 도움으로 화를 면했다고 주장했다. 정부 당국자는 26일 새벽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한국인 23명 중 1명이 살해되고 8명이 석방됐다는 보도에 대해 “현재까지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현재 피랍자 8명이 석방되고 1명이 사망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직 최종 확인은 안됐다.”면서 “현재 확인 중에 있으니 확인이 되는 대로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납치된 23명 가운데 1명이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에 모여있던 가족들은 할 말을 잊은 채 충격과 극도의 불안에 휩싸였다. 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피랍 한국인 1명 피살] 탈레반 자극할 게시물 삭제

    한국인 피랍사건과 관련, 탈레반을 자극할 우려가 있는 영어로 된 인터넷 게시물은 앞으로 인터넷사이트 운영자에 의해 삭제된다. 이 같은 게시물들을 인터넷에서 모두 삭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형편이어서 네티즌들의 자제가 요구된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5일 한국인 피랍자와 관련된 영문 게시물 가운데 탈레반을 자극할 우려가 있는 것들을 삭제해 달라고 국내외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슬람권의 여론과 탈레반측의 감정을 악화시켜 피랍자들의 신변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게시물에 대해 삭제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문제의 영문 게시물과 사진이 실린 사이트 자체가 유해 사이트는 아니므로 초고속 인터넷업체 등에 사이트 접속 차단 조치 등을 요청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게시물은 아프간에서 납치된 한국인 피랍자 중 한 명이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렸던 아프간 여행기와 사진들을 다른 네티즌들이 퍼나른 것이다. 이 게시물이 영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원문에 없는 내용이 일부 첨가된 채 동영상으로 제작돼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 등으로 퍼날라졌다. 이처럼 왜곡된 동영상이나 게시물은 탈레반이나 이슬람권을 자극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해당 영문 게시물은 이날 대부분의 국내외 사이트에서 삭제됐으나 네이버나 구글 등에서 ‘샘물교회’가 아닌 다른 검색어로 검색하면 손쉽게 개인 블로그 등에 남아 있는 피랍자 A씨의 미니홈피 내용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한글 게시물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게시물들은 심지어 탈레반 홈페이지 운영자 이메일로도 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피랍 한국인 1명 피살] 탈레반 진의파악 급선무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을 상대로 한 협상이 배형규(42) 목사의 살해 소식으로 막다른 골목에 처하게 됐다. 그동안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며 신중한 자세를 일관했던 정부로서는 끝내 피랍자 1명이 살해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협상에 ‘빨간불’이 켜질 수 밖에 없음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촉박한 협상 시한 탈레반이 마지막 협상 시한을 현지시각 26일 오전 1시(한국시간 26일 오전 5시30분)로 제시함으로써 정부는 극도의 효율적인 협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배 목사가 살해됐다는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진 시각이 25일 밤 9시40분쯤이니까 마지막 협상시한까지는 불과 8시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탈레반은 지난 21일 처음으로 협상시한을 제시한 이후 22일,23일,24일 매일 밤 한국시간으로 11시30분으로 협상시한을 연장하다가 돌연 24일 밤 11시30분 이후에는 새로운 협상 시한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다 이번에 새로운 협상 시간을 제시하고 나선 것은 탈레반의 고도의 심리전’이라는 지적이다. 탈레반측이 한편으로는 수감자 8명 석방설을 흘리면서 한편으로는 배 목사를 살해한 것으로 이중 플레이를 취함으로써 향후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죄수를 인질과 맞교환하지 않는다.”는 아프가니스탄 정부의 강경한 입장을 보면서 더 이상 끌려 다녀서는 안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 상황 분석·정보력 한계 그동안 교착상태에 있던 협상이 24일 밤부터 수감자와 탈레반 포로 맞교환설, 거액의 몸값 지불설등이 흘러나오면서 사실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때보다 높았다. 그러나 25일 오후 들어 탈레반이 돌연 인질 살해 위협을 재차 들고 나오며 위기감이 다시 고조됐다. 탈레반 대변인으로 알려진 유수프 아마디는 AF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협상시한은 이미 만료됐다.”면서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오늘(현지시간으로 25일 오후 2시)한국인 인질 중 일부를 살해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정부 내부에서는 설마하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하지만 결국 아마디의 발언이 배 목사의 살해 소식으로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정부의 상황 분석과 정보력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탈레반이 계속 수감자와 포로의 맞교환을 요구할 경우 정부는 수감자의 선별적 석방에 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피랍된 23명을 한꺼번에 석방시키겠다는 ‘일괄 타결방식’의 협상 원칙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다. 탈레반이 앞으로 찔끔찔끔 몇명 단위로 석방시키는 식의 협상 전략을 쓸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나머지 수감자들을 무사히 석방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피랍 한국인 1명 피살] “현지인들이 미안해 해요”

    아프간 현지인들은 저를 만날 때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미안해합니다. 한국사람들이 자신들을 도우려 왔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죠. 지난 24일 밤 한국인 피랍자 8명을 풀어준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25일 오후 7시 15분(한국시간 오후 11시 45분) 아프간 방송에서 탈레반이 한 명을 살해했다고 나오면서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정말 악한 사람이 아니면 하지 못할 일을 했다면 개탄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곳은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애도기간입니다.30년간 이탈리아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본국으로 돌아온 이 나라의 마지막 국왕 모하메드 자히르 샤가가 지난 23일 돌아가셨기 때문이죠. 현지 사람들은 전 국왕이 돌아가신 경건한 시기에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데 충격을 받은 분위기 입니다. ●현지인들 “국왕 애도기간중 탈레반 화해 제스처 기대했는데…” 현지 언론들은 외신의 보도를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확실하지도 않고 탈레반이 이번 애도 기간에 좋은 일을 하는 것으로 선전하려는 제스처 일수도 있으니까요. 사실 현지인들은 맞교환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탈레반의 만행을 잘 알고 있는 현지인들은 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잡아놓은 탈레반 지도급 인사들을 풀어준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 그래서 “탈레반이 조건 없이 인질들을 풀어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교민들의 걱정은 지금이 아니라 향후에 한국 정부가 이곳의 봉사활동을 제한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다양한 경험과 기술을 가진 단기 봉사자들이 와서 많은 활동을 했는데 이것이 법적으로 금지가 되면 자연스럽게 위축되겠지요. 그래서 교민회를 중심으로 각 단체 대표들이 매일 모여서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만일 강제 출국이 이루어진다면 이곳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교민들의 삶의 기반이 이곳에 있는데 이것을 모두 버리고 가는 것은 어려움이 많기 때문입니다. 비정부기구(NGO)에서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지금까지 많은 것을 이루어 놓았고 진행되고 있는 활동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병원사업, 보건소사업, 교육사업, 지역개발사업, 구제사업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을 중단하고 철수하는 것은 현지인들과의 신뢰에 금이 가는 행동입니다. 정부에서 강제출국을 시키면 어떡하느냐는 이야기도 오가곤 합니다. ●“봉사활동 제한으로 교민들 설 자리 위축될까 걱정” 한국봉사단이 피랍된 가즈니 지역은 현지인들도 가기를 꺼려하는 곳입니다. 현지 운전기사들도 그 지역을 통과해야 할 때면 최고 속력으로 지나갑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아프간은 중앙정부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곳으로 18개 군으로 이루어져 있고 936개 마을에 140만명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으로 봉사활동을 오시는 분들은 한국에서 현지를 잘 아는 사람에게 충분한 사전 교육을 받고 오시길 당부합니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지역이나 국가의 정치적인 상황, 종교적인 상황, 문화적인 상황 등을 충분히 숙지해야 합니다. 2003년 타지키스탄에서 누군가가 이슬람사원에 몰래 들어가 붉은 페인트로 정문과 기초석에 십자가를 그려놓은 사건이 있었는데 이러한 짓은 절대 안됩니다. 또 의욕만 앞서서 개별적으로 가가호호를 방문해 선교를 하는 것 역시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수백년 또는 수천년 내려온 그들의 문화와 종교를 이단시하거나 무시하는 마음을 가져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입니다.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단기 봉사자들 몇몇이 감정적으로 섣불리 선교활동을 하게 되면 그것으로 인해서 수년간 봉사활동을 해온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피랍된 모든 한국인이 무사하게 돌아오길 진심으로 기원하며 이만 줄입니다. ●윤성환씨는 한국인 23명이 납치된 아프간 카불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윤성환(35·굿네이버스 아프간 지부장)씨가 25일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지 소식을 이메일로 서울신문에 전해왔다. 그는 2002년 세워진 카불 국립 이브니시나 응급병원과 카불 주내 보건소 3곳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이들 병원에서는 하루 500명가량을 진료한다. 지난 7년 동안 타지키스탄에서 활동을 했고, 올해부터 가족과 함께 아프간으로 옮겨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또 한국과 일본, 핀란드 등 국제자금으로 설립된 여성교육문화센터에서 문맹퇴치교실, 컴퓨터 교실, 영어교실, 공중보건교육, 문화교실 등을 운영하며 여성 권익보호를 실천하고 있다. 현재 아프간에는 동의·다산부대를 제외하고 교민 15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 [피랍 한국인 1명 피살] 현지 위생·보건 열악… 인질에 ‘제2의 적’

    한국인 인질 1명이 부상이 심해져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되자 탈레반이 사살했다는 CNN의 보도가 나온 가운데 아프가니스탄 현지 위생과 보건·의료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남아있는 나머지 인질들의 안전에 걱정을 더하고 있다. 현지의 열악한 보건, 위생 상태는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다.23명의 한국인 인질들은 가즈니 주 카라바그 서쪽 산악지대에 2∼4명씩 무리지어 7군데에 수용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곳은 특히 대기층에 동물들이 배설한 오물 부스러기가 다량으로 섞여 있어 호흡기 질환과 눈 점막 염증 및 알레르기 관련 질병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또한 세균성 설사병, 장염과 위염 등의 발생이 많아 현지인들도 바람이 많이 불 때에는 외출을 하지 않는다. 지하수 역시 다량의 석회석과 각종 세균에 오염돼 있어 식수로 사용하기에 부적합하다.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모기, 전염병과 독성을 지닌 해충들도 많아 풍토병에 걸릴 확률도 높다. 현재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사실상 진료가 불가능하다. 현지 약국에서 처방하는 의약품 또한 대부분 저급 품질이고 유효기간이 지난 경우가 많아 부작용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전문가들은 섭씨 40∼50도를 오르내리는 험준한 열대 산악지역의 밀폐된 은신처에서 인질들이 탈진 상태일 것으로 보고 있다.구동회 이재연 기자 kugija@seoul.co.kr
  • [피랍 한국인 1명 피살] 한국인 인질 1명 전격 살해 안팎

    아프간 인질 사태 일주일째인 25일 한국인 인질 가운데 8명이 석방돼 미군 기지로 이동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그 이후에 한국인 여성 인질 1명이 사망하고 나머지 인질은 계속 억류하고 있다는 보도가 엇갈리면서 상황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희비가 엇갈렸다. 독일 통신사인 dpa 는 아프간 지방정부 관리의 말을 인용, “한국인 여성 인질 1명이 병으로 죽었고 나머지 22명은 계속 억류중”이라고 보도해 한국인 인질 일부 석방을 부인했다. 한국의 KBS도 탈레반 대변인의 말을 인용, 한국인 인질은 누구도 석방되지 않았다며 탈레반이 병사한 1명을 제외한 나머지 22명을 계속 억류 중이라고 보도해 이를 뒷받침했다. 특히 탈레반 대변인이 26일 오전 1시(한국시간 26일 오전 5시30분)를 한국인 인질 석방에 관한 마지막 협상 시한으로 제시해 현지에 파견된 한국 정부 대표단과 국내에 남아 애타게 속을 태우고 있는 피랍자 가족들은 인질 협상 진행과정을 주시하면서도 사태가 어떻게 발전될지 몰라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일주일째 밤을 보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로이터와의 전화통화에서 “만약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포로들을 오전 1시까지 석방할 준비가 되지 않을 경우 나머지 인질들도 살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는 이에 앞서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죄수를 석방하지 않아 한국인 인질 23명 중 1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전했다. 앞서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으로부터 한국인 인질 8명의 석방을 약속받고 거액을 건넸다는 보도가 나오고 이어 인질 8명이 석방돼 미군 기지로 이동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한국인 인질 전원이 무사히 석방될 것 같다는 기대감이 커졌었다. 이날 조기 석방 가능성이 살해 위협과 결렬 선언 등으로 급변했다가 다시 몸값 지불과 인질 8명 석방 보도가나왔고, 그 후 한국인 인질 1명이 살해 됐다는 보도등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것은 탈레반 내부 상황이 통일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이날 아프간 정부의 협상단 간부는 “탈레반으로부터 인질 8명과 맞교환하려는 포로 명단을 받았지만 탈레반이 곧바로 이 리스트를 철회했다.”면서 “탈레반은 (어떤 병사의 석방을 요구할지에 대해) 내부에서도 분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보도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맞교환 리스트 철회는 협상 우선 조건을 놓고 탈레반 지도부에 혼선이 일어났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몸값 지불, 동료 석방 등을 놓고 탈레반 계파간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아 협상이 더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AFP에 따르면 제마라이 바샤리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협상 시한인 24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직후 “인질들의 석방을 위해 다른 각도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다른 각도’란 표현은 몸값을 지불하는 길을 포함한 제3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무장세력이 요구하는 동료 죄수 석방을 전적으로 수용하기 곤란하다는 점에 비춰볼 때 아프간 정부로서는 ▲탈레반 포로와 맞교환을 하지 않는 대신 인질 몸값을 지불하며 설득하는 방법과 ▲중간간부 이하 하위급 탈레반 포로를 선별적으로 맞교환하는 방법 ▲탈레반을 옥죄는 은거지 포위를 해제, 퇴로나 보급로를 열어주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꼽혔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정부 사실확인 못해… 위기관리능력 부재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 탈레반에게 납치된 한국인 23명 가운데 샘물교회 배형규 목사가 살해되고,8명이 풀려났다는 외신보도가 25일 저녁부터 잇따르면서 온 나라가 일대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자정을 넘기도록 기초적인 사실확인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정부의 정보력 부재는 물론 허술한 위기 관리능력을 여실히 드러냈다. 정부는 이날 밤 9시20분쯤 로이터 통신이 한국인 남성 1명이 탈레반측에 의해 살해됐다는 소식을 처음 타전한 뒤로 3시간여를 넘겨 26일 0시10분이 되도록 피살 여부에 대해 아무런 사실 확인을 하지 못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밤 11시 비공식 브리핑에서 배씨의 피살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재 사실을 확인 중에 있다.”고만 말했다. 이연수 외교부 공보국장도 밤 11시20분 비공식 브리핑을 통해 “여러 외신보도가 나오는데 8명 석방설과 1명 살해설 모두 아직까지 최종 확인이 되지 않았다.”면서 “두가지 모두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25일 저녁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측에 거액의 돈을 지불했으며, 탈레반이 8명의 인질 석방을 약속했다.’는 일본 교도통신의 보도에 대해서도 관련 정부 부처간에도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8명의 인질 석방 이후 대책을 묻는 질문에 “이들의 신병이 인도되는 대로 안전한 곳으로 이송, 간단한 건강 검진을 실시한 뒤 빠른 시일 내에 귀국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인도 절차만을 설명한 이 발언은 ‘8명 석방설’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으로 일부 언론에서 보도됐다. 한편 정부는 이날 밤 배씨 피살 소식이 전해진 직후 청와대에서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를 갖고 피랍 한국인들의 신병안전 확보 방안과 탈레반측과의 막판 협상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정부는 특히 탈레반측이 협상시한을 26일 오전 5시30분(한국시간)으로 제시함에 따라 피랍 한국인들의 신병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진경호 박찬구기자 jade@seoul.co.kr
  • [피랍 한국인 1명 피살] 외신 보도 ‘살해→병사→22명 억류’ 극과극

    [피랍 한국인 1명 피살] 외신 보도 ‘살해→병사→22명 억류’ 극과극

    한국인 인질 피랍 7일째인 25일 외신보도 내용은 천국에서 지옥으로 널뛰듯 변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급진전된 협상으로 희망섞인 보도가 나오다 오후 들어서 인질 살해 위협, 협상 실패, 급기야 인질 1명 살해 소식이 숨가쁘게 타전됐다. 탈레반 세력은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는 데 다양한 외신들을 극적으로 활용했다. 전날 NHK가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1보로 전한 뒤로 밤새 인질 석방에 대한 희망섞인 관측들이 흘러나왔다. 탈레반측이 1차 석방 후보로 여성 8명을 제시했다는 아마디 대변인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석방이 임박한 듯한 분위기도 감지됐다. 그러나 날이 밝으면서 NHK가 “인질 맞교환에 대한 요구가 엇갈리고 있다.”면서 사태 장기화가 우려되기 시작했다. 요리우리 신문은 아프간 정부 협상단의 말을 인용 “탈레반측이 제출했던 8명의 교환 죄수 명단을 철회했다.”면서 “(어떤 병사의 석방을 요구할지) 내부에서도 분란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오후 들어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AFP통신이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죄수 8명을 석방하지 않으면 25일 오후 2시(한국시간 오후 6시30분) 인질 일부를 죽일 것”이라는 탈레반측 대변인 발언을 보도하면서 분위기는 급랭했다.AP통신은 연이은 보도에서 처형 시간이 “오전 11시30분(한국 시간 오후 4시)에서 오후 2시(한국 시간 오후 6시30분) 사이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50여분 만인 한국 시간 오후 5시54분 아프간 통신사인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는 “탈레반, 인질 석방 협상 실패 선언” 소식을 1보로 타전했다. 만 하루가 채 되지 않아 극에서 극으로 상황이 반전된 순간이었다. 곧이어 교도통신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측에 거액의 몸값을 지불했으며 수감중인 탈레반 요원 8명의 석방을 약속했다.”는 속보를 내보냈다. 결국 알 자지라 방송은 오후 8시43분 남자 인질 5명 중 1명을 살해했다는 1보를 내보냄으로써 인질 전원 석방에 대한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AIP도 오후 9시41분 한국인 인질 가운데 1명이 오후 4시15분에 희생됐다고 탈레반측 대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피랍 한국인 1명 피살] 탈레반 ‘포로 석방’ 고수… 협상 난항

    ‘악몽과도 같은’ 5시간이었다.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이 발생한 지 7일 만인 25일 한국 및 아프간 정부측과 납치단체인 탈레반측이 하루 종일 밀고 당기는 ‘벼랑끝 협상’을 진행했다. 결국 피랍자 8명이 풀려나게 됐다는 ‘낭보’가 먼저 일부 외신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곧이어 탈레반측이 한국인 남성 1명을 살해했다는 슬픈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전날 탈레반측이 죄수 8명과 피랍자 8명을 맞교환하자고 밝힘에 따라 이날 피랍자들에 대한 조기 석방 기대감이 커졌다. 맞교환설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정부는 납치된 23명 한국인을 모두 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선별 석방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만큼 협상을 본격화해 피랍자 전부를 석방시키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기대감과 달리 오후 4시30분쯤 탈레반측이 “(협상)시한은 이미 만료됐다. 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오늘 오후 2시(현지시간·한국시간 6시30분)까지 한국인 인질 중 일부를 죽일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협상 분위기는 최악의 상황으로 돌변했다. 오후 7시쯤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측에 거액의 몸값을 지불하고 수감 중인 탈레반 요원 8명의 석방을 약속하면서 죄수와 인질 교환이 준비되고 있다는 교도통신 보도가 나오면서 탈레반이 살해 협박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커지면서 안도감이 감돌았다. 정부가 인질 석방을 위해 ‘모든 카드’를 던진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정부는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외신보도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신중함을 보였다. 이어 오후 9시쯤 피랍 한국인 8명이 곧 석방된다는 보도에 이어 남성 1명이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측은 “확인 중”이라고만 밝히며 입장 발표를 유보했다. 이어 외신을 통해 “1명은 사망했으나 22명은 억류 중”이라는 엇갈린 소식이 전해졌지만 정부측은 이에 대해서도 확인하지 못했다. 정부는 겉으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물밑으로는 계속되는 급반전 상황에서 사실 여부를 파악하느라 분주히 움직였으나 오후 10시30분쯤 예정됐던 조희용 외교부 대변인의 공식 브리핑도 지연되는 사태를 빚었다. 정부 당국자는 앞서 이날 탈레반측이 요구 사항을 한국 및 아프간 정부측에 제시했다며, 본격적인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탈레반측의 협상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아프간 포로와 한국인 인질 8명씩 맞교환 ▲인질 직접 전화·대면에 10만달러 제공 ▲1인당 석방 대가로 거액의 돈 지불 ▲요새 이동 등 안전 확보 등에 대해 협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부측은 몸값 등 경제적 보상 조치에 매달린 반면, 탈레반측은 죄수·인질 교환을 주장하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거액의 몸값을 지불하면서 8명은 풀려났으나 죄수 석방은 합의되지 못해 인질 1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협상의 주도권을 잡지 못했을 뿐더러 오후 늦게 인질 8명 석방 및 1명 살해설로 일대 혼란이 이는데도 침묵으로 일관, 정보력 부재에 대한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정부 소식통은 “거액의 몸값에 죄수 석방까지 상당한 조건을 제시했으나 협상 조건에 대한 탈레반 내부의 이견도 있었던 것 같고, 요구 사항을 더 높이려는 전략에 따라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을 보인다.”며 “탈레반측이 추가 협상을 제시한 만큼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으로 보여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결국 피랍자 23명 전원을 한꺼번에 조속히 구출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했던 한국·아프간 정부측은 8명 구출여부를 뒤로 하더라도 이같은 정보력 부재속에 피말리는 협상에 다시 나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한편 당초 청와대는 이날 저녁 “(한국시간으로)오후 8시까지 납치단체에서 모종의 액션이 나올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다 인질 8명의 석방 소식이 전해지자 “바로 이것이다. 이제 협상의 물꼬가 트였다.”고 반색했다. 사전에 납치단체측과 우리 정부 사이에 ‘8명 석방’에 관한 협상이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하지만 곧이어 ‘1명 살해’가능성이 높아지자 청와대 관계자는 “한번 두고 보자. 사실이라면 ‘8명 석방’보다는 ‘1명 살해’가 훨씬 크다. 결과적으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정부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고 당혹해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인질 석방의 대가로 현금을 직접 주고 받는 것은 우리 정부의 위상으로나 탈레반의 명분으로나 맞지 않다.”면서 “부족의 의료·보건시설 등을 우리가 지원하는 형식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피랍 한국인 1명 피살] 탈레반, 피랍 한국인 살해 왜

    피랍 한국인 23명 가운데 배형규 목사가 살해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슬람권 전문가들은 탈레반 무장단체가 실리와 명분을 동시에 취하려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간인을 납치한 탈레반으로선 한국 정부와의 거래를 통해 투쟁 자금을 얻어내는 것도 중요했지만, 조직 내부의 강경파들을 설득할 만한 구실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대테러 전문가인 이종화 경찰대 교수는 “탈레반은 가장 극단적이면서 보수적인 원리주의자들이다. 그들 내부에서도 이번 납치사건을 일으키고 협상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마무리지을 명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여성을 해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지닌 탈레반으로선 남자 인질 가운데 희생양을 찾아야 했고, 인질 가운데 유일한 목사인 배 목사를 선택하는 것이 일종의 종교적 본보기로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중동학회장 겸 한국외대 중동연구소장인 장병옥 교수는 “탈레반이 협상 시한을 세 차례나 미루면서 성의를 보인 데 대해 우리 쪽에서도 명분을 줬어야 한다. 탈레반으로선 협상 조건으로 내건 동료들을 한 명도 구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을 것”이라면서 “명분을 줄 수 없다면 몸값을 올려줘서라도 현지 부족 원로와 탈레반 수뇌부에 물밑 작업을 했어야 하는데 이것이 안 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결국 피랍사건 석방 협상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아프간 정부에 절대적 영향력을 지닌 미국이었는데, 단 한 명의 탈레반 수감자도 석방시키지 못한 것은 정부의 외교력이 못 미쳤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장 교수는 이어 “배 목사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형제, 자매를 안전하게 귀가시키고 나를 희생시키라.’는 식으로 탈레반을 설득하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 교수는 “이슬람원리주의자들의 문화적 배경보다는 협상 전략이나 불가피한 차원에서 생겼을 것”이라며 “미국이나 나토군에 의해 매일매일 생사 기로에 서 있는 탈레반에게 합리적인 선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또한 “일부를 풀어준 것은 대규모 인질에게 먹을 것을 주면서 장기간 데리고 있을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거나 협상 테이블에서 더 큰 반대 급부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면서 “탈레반이 배 목사를 본보기 격으로 죽였는지 (건강이 악화돼)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시신을 처리할 수 없어 내버렸는지는 단정짓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임일영 서재희기자 argus@seoul.co.kr
  • [피랍 한국인 1명 피살] 피살 소식에 샘물교회 눈물바다로

    “어떻게 이런 일이…믿을 수 없다.” 25일 밤 피랍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과 피랍자들이 다니는 경기 성남시 분당 샘물교회는 충격과 혼란이 휩싸였다. 아프간에서 피랍된 한국인 인질 1명이 살해됐다는 소식에 한 피랍자 가족은 할말을 잊은 채 그자리에 주저 앉았다.●숨가쁜 속보에 악몽같은 하루 피랍자 가족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롤러코스터’식의 혼란스러운 외신 보도를 지켜봐야 했던 악몽같은 하루였다. 한 피랍자 가족은 “아무말도 하고 싶지 않다. 나도 뭐가 뭔지 모른다.”라며 울먹였다. 취재진과의 접촉을 끊은 채 3층 사무실에 머무르던 가족들은 오후 9시쯤 석방 소식에 밖으로 나오려다 잠시 뒤 이어진 비보에 곧 되돌아갔다. 한민족복지재단 관계자는 “일행 중 1명이 살해됐다는 소식에 가족들의 충격이 상당하다.”면서 “현재로서는 정부의 발표 없는 언론보도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지만 가족들은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힘겨워하고 있다.”고 전했다.비상대책위 위원장 차성민(30·차혜진씨 동생)씨도 “현재 일체 언론 보도에 대해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 외교부가 확인해 주는 사항에 대해서만 믿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눈으로 보기전엔 믿을 수 없다” 탈레반에게 살해된 인질이 봉사단원들을 아프간으로 인솔해 간 목사인 것으로 알려지자 샘물교회는 눈물바다로 변했다. 이날 오후 8시부터 교회 2층 본당에 모여 석방을 기원하던 신도 1000여명은 오후 10시쯤 배 목사가 살해됐다는 소식에 “안돼, 안돼…”라며 통곡했다. 교회 사무실 대책반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한 신도는 책상에 얼굴을 묻고 울먹이는 등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는 “아직 외신보도만 있다. 오보일 것”이라며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 수요예배가 끝난 뒤 돌아간 신도들도 비보를 전해들은 뒤 속속 교회로 모였다. 한 신도는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절대 믿을 수 없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교회 장로단 10여명은 사무실에서 대책회의에 가졌다. 오후 11시40분쯤 대책회의를 끝내고 문을 나서는 한 장로는 모든 질문에 대해 함구한 채 교회를 서둘러 빠져 나갔다. 샘물교회 김태웅 집사는 “충격적이다. 피랍자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현재 이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아 아무말도 하지 못한다.”고 침통해 했다.●충격에 빠진 아프간 현지 교민 아프간 카블에서 의료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윤성환(35·굿네이버스 아프간 지부장)씨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충격에 빠진 교민사회의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윤씨는 “현지시간 오후 7시15분(한국시간 오후 11시45분) 아프간 방송에서 탈레반이 한국인 한명을 살해했다는 아프간 방송 보도가 나오면서 교민들이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초 탈레반이 8명을 석방한다고 해 고무적이었는데 이 소식으로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었다.”면서 “정말 악한 사람이 아니면 하지 못할 짓을 했다. 앞으로의 수순이 더욱 걱정된다. 탈레반의 지금까지 행태로 볼 때 더 많은 희생자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임일영 박건형 이은주기자 argus@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해당 국가들 적극적으로 요구 들어줘

    피랍 한국인들의 석방을 둘러싼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조기 석방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이 25일 풀려나면 지난 19일 납치된 뒤 딱 일주일 만이다. 24일 로이터통신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이후 아프간 무장세력이 외국인을 납치한 건수는 이번 한국인 납치사건을 포함해 모두 15건. 이 가운데 8건이 협상에 성공했다. 대개 납치 직후 해당 정부가 협상 테이블에 적극적으로 나서 납치세력의 요구에 귀기울였던 점이 주효했다. 지난 3월5일 납치된 이탈리아 기자 대니얼 마스트로자코모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포로 석방을 요구하는 탈레반측과 직접 협상을 벌였다. 밀고 당기기 끝에 고위급 지도자 5명과 마스트로자코모를 맞바꾸는데 성공했다. 지난 2003년 10월 탈레반이 터키인 1명을 납치했을 때도 자신들의 포로를 풀어 달라는 요구를 내걸었다. 당초 요구조건인 8명보다 적은 2명이 석방됐지만 인질은 열흘 만에 무사히 풀려났다. 해당 국가들은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태도를 보여 탈레반측의 조바심을 누그러뜨리면서 협상을 벌였다. 특히 적극적인 물밑 협상을 벌이면서 탈레반의 요구를 만족시켜 준 것도 공통점이다. 금전 역시 중요한 ‘당근’으로 작용했던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독일정부는 지난해 1월 이라크에서 납치된 독일인 기술자 2명의 석방을 위해 1000만달러를 지불했다고 공영 ARD방송이 보도한 바 있다.지난해 10월 이탈리아 사진기자 가브리엘레 토르셀로가 납치됐다 풀려났을 때도 200만달러를 탈레반측에 풀었다. 이번 한국인 피랍사건은 지난 5년간 탈레반이 외국인을 납치한 사건 가운데 유례없이 최단 기간에 인질들을 풀어준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납치된 외국인들은 석방되기까지 평균적으로 36일이 걸렸다.2003년 이후 납치 사건 중 가장 빨리 석방된 케이스인 지난 3월 이탈리아 기자 피랍 당시도 석방까지 2주일이나 걸렸다. 식량, 의약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편벽한 산악지대에서 23명이나 되는 인질을 장기간 수용하는 것은 탈레반 입장에선 버거운 일이라고 외교소식통들은 분석했다.그 동안 탈레반이 억류했던 인질은 최대 3명을 넘지 않았다. 또 18명이나 되는 많은 여성을 장기간 억압하는 듯한 모습은 같은 이슬람권 민심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이다.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드디어 희망이 보인다” 기대감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드디어 희망이 보인다” 기대감

    24일 밤 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는 반가운 외신 보도를 접한 피랍자 가족의 표정은 전날에 비해 한층 밝아졌지만 섣부른 기대는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20여명의 피랍자 가족들은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 3층 사무실에 모여 정부의 협상 소식에 귀를 기울이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가족들은 계속된 밤샘 기다림과 초조함에 피로에 지친 모습이었지만 “꼭 살아돌아 올 것”이라며 애끓는 심정으로 무사귀환을 빌었다. 가족들은 다양한 언론보도가 계속 쏟아져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려고 하면서도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거나 ‘한국인 8명 석방 준비를 하고 있다.’는 등의 낙관적인 전망이 나올 때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협상이 진전되고 있어 가족들이 풀려날 것으로 확신한다. 그렇지만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원했다. 비상대책위 위원장 차성민(30·차혜진씨 동생)씨는 “협상 결과가 나오지 않아 마음을 졸이며 협상 결과를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타결돼 가족들이 무사히 풀려날 것을 확신한다.”면서 “빨리 누나를 만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정훈(29·이정란씨 동생)씨는 “긍정적인 소식을 많이 접하고 있지만 공식적인 발표가 있어야 가족들도 안심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가족들 모두 희망적으로 보고 있고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어 정부를 믿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수시로 연락을 하고 있는데 통화 내용은 ‘안심하고 믿어달라.’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고 덧붙였다. 한민족복지재단 박은조 이사장은 “정부에서 딱히 알려주는 것은 없지만 정부 협상 결과를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정부의 협상 결과를 믿고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가족들도 오늘 낮까지만 해도 지쳐 있었는데 희망적인 외신보도가 이어지면서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더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때 외신보도를 통해 피랍자들 가운데 건강상에 이상이 있다거나 납치범들이 피랍자들과 직접 연락하는 조건으로 10만달러를 요구했다는 내용이 보도됐을 때는 모두 불안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류지영 이경주 이은주기자 superryu@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美 “피랍한국인 즉각 석방“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한국인 피랍사건에 침묵하던 미국이 사건 발생 닷새 만에 입을 열었다. 비록 원론 차원이긴 하지만 미 행정부가 조속한 한국인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탈레반 죄수들에 대한 석방권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국제안보지원군(ISAF)이 쥐고 있고,ISAF의 최대 파병국이 미국이라는 점에서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향후 협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아프간에서 납치된 한국인들은 그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는 무고한 시민들“이라며 “그들은 즉각 석방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이 문제에 긴밀히 대처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이날 브리핑에서 아프간에서 납치된 한국인 23명은 즉각 석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힐 차관보는 “한국인 납치사태가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도 큰 우려사항이 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한국 정부와 (사태 해결을 위해)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 당국자는 “우방국으로서 미국이 우리와 협조한다는 입장은 변함 없으며, 미국과의 협력채널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죄수·인질 맞교환이나 탈레반측에 금전적인 보상 등이 이뤄지려면 미국의 ‘암묵적인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탈레반과의 대치 전선에서 미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아프간 정부로서는 미국의 동의 없이 탈레반 죄수를 풀어주는 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한국 및 아프간 정부의 입장을 받아들여 죄수 석방이나 대규모 현물 지원 등을 얼마나 묵인하느냐에 협상 성패가 달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정부, 직접협상…‘조기석방’ 급물살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정부, 직접협상…‘조기석방’ 급물살

    24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탈레반의 한국인 피랍자 석방협상에 우리 정부 현지 대책반 관계자가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피랍자 조기 석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탈레반측이 자신들의 죄수 8명을 풀어주면 한국인 인질 8명을 풀어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협상 진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아프간 정부측이 탈레반측에 제시한 입장이 받아들여진다면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우리 정부측은 “아직 협상이 진전됐다는 낙관적인 징후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협상은 본격화했지만 최종 합의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질과 죄수 8명씩 교환’설에 대해서는 “탈레반측이 인질 석방을 준비하고 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며 사실이 아니라며 한발 물러섰다. 외교 소식통은 이날 “조만간 납치단체측으로부터 공식적인 요구 조건을 전달받을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그들의 요구 조건이 파악된 뒤 협상 테이블에서 보다 구체적인 대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가즈니 지역에 우리측 대사관 직원을 파견한 정부 현지 대책반은 이날 문하영 전 주 우즈베키스탄 대사를 아프간 정부 등으로 구성된 공동 협상단에 파견, 부족장들을 중개인으로 내세워 실질적인 직접 협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 협상단은 우리측 입장을 탈레반측에 부족장들을 통해 전달했으며, 부족장들은 전달받은 안건을 가지고 회의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소식통들은 “한국·아프간 정부가 인질 1명당 수십만달러씩 모두 수백만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결국 죄수·인질 맞교환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보임에 따라 금전 제공 등 경제적인 보상으로 풀려는 시도를 한 것이다. 그러나 탈레반측은 여전히 탈레반 죄수와 인질 맞교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 지휘관인 압둘라 잔의 대변인은 이날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의 인터뷰에서 “23명의 탈레반 죄수 명단이 아프간 정부 협상단에 전달됐다.”며 “곧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정부 협상단뿐만 아니라 한국 대사관 관리와도 협상을 했다.”며 “한국 정부의 압력이 아프간 정부로 하여금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의 현지 대책반이 직접 협상에 나섬에 따라 상황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여전히 서로 요구하는 입장이 다른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하지만 정부 소식통은 “물밑으로는 우리측과 탈레반측이 몸값을 주고 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탈레반측은 명목상 죄수 석방 등 정치적인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양측 협상단 안팎에서는 탈레반 죄수 석방이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말했다. 한국·아프간 정부측과 탈레반측의 협상이 구체화하면서 교도·NHK 등 외신들은 “조만간 협상이 해결될 것”이라는 보도를 쏟아냈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이같은 외신 보도 이후 비공식 브리핑에서 “낙관적인 보도를 뒷받침할 징후가 없으며, 현 상황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아직 납치단체측의 요구사항을 접수한 것이 없다.”고 거듭 확인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탈레반, 살해하지 않겠다 약속”

    피랍 6일째인 24일 오후까지만 해도 사태의 장기화와 이에 따른 피랍자들의 건강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밤 8시 NHK,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과 CNN이 잇따라 협상 진행을 낙관하는 보도를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등 이슬람계 언론도 이같은 보도를 뒷받침함에 따라 조기 해결의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됐다. 그러나 탈레반측이 재협상 시한(밤 11시30분)이 지난 직후, 애초 요구했던 탈레반 포로와 한국인 인질 23명의 맞교환 요구 대신 우선적으로 8명의 맞교환을 제시하면서 일괄 타결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졌다. NHK는 이날 저녁뉴스에서 “오늘(24일)중 협상에 합의가 이뤄져 평화적으로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탈레반측 대변인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NHK는 아프가니스탄과 한국 정부 협상팀의 책임자인 키얄 무하마드 후세인 의원이 “교섭중 탈레반이 한국인을 살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는 대단히 큰 진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탈레반측도 유연한 협상 자세로 돌아섰다. 탈레반 지휘관 압둘라 잔의 대변인은 AIP와 전화통화에서 “탈레반 죄수 명단이 정부 협상단에 전달됐다.”며 “오늘 저녁에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낙관적인 전망이 이어졌다. 아마디 대변인도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한까지 사태가 종식되기를 희망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시간을 더 줄 것”이라고 말했다. 곧 이어서 나온 탈레반측의 일부 인질 맞교환 제안은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협상은 낙관적인 기조를 유지하되 전원 석방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가능성이 높다. 앞서 아프간 산악지대의 척박한 자연환경과 극심한 스트레스를 근거로 한국 인질들의 건강 악화를 우려하는 보도가 나와 관계자들을 바짝 긴장시켰다.이와 관련, 아마디 대변인은 AIP인터뷰에서 “한국 인질들 가운데 1명이 아프다. 탈레반은 그에게 약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확인했다. 아프간 산악지대는 섭씨 40∼50도를 웃도는 고온과 희박한 산소로 고산증세 등이 나타나 외국인이 적응하기 어려운 곳이다. 취약한 자연 환경뿐만 아니라 음식과 약품 등 구호품이 제대로 전달될 수 없는 현지 상황도 인질들의 건강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숫자가 많아 돌보기 힘들다.”면서 하루빨리 사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아마디 대변인의 발언과 맞물려 주목된다. 한편 한국인 피랍지역인 중부 가즈니주 경찰 책임자 알리 사흐 아흐마드자이는 시민 1000여명이 가즈니시티 도심에서 시위를 벌이며 “무고한 사람들, 특히 여성을 납치하는 행위는 이슬람 율법과 아프간 문화를 거스르는 비인간적 행위”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송한수 이순녀기자 onekor@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탈레반 결국 ‘돈요구 포석’?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탈레반 결국 ‘돈요구 포석’?

    탈레반측은 자신들이 설정한 시한이 임박할 때마다 시한을 재연장하고 요구조건을 조금씩 바꾸는 등 목표를 최대한 관철시키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4일 저녁 탈레반측과의 협상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는 탈레반 죄수 석방은 어렵다고 보고 대신 인질 23명의 석방조건으로 수백만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인질과 직접 통화하려면 10만달러를 내라고 요구한 탈레반측으로선 경제적 실리를 챙기려는 의도도 보인 셈이다. 협상 시한인 24일 저녁 7시(한국시간 오후 11시 30분)가 지나도 인질을 살해하지 않겠다고 함으로써 거래를 계속할 의사가 있음도 내비쳤다. 철군, 수감자 석방 등 서방세계와 투쟁을 위한 명분을 요구 조건으로 내세우다 금전적 보상도 추가되면서 탈레반측의 본심이 드러나는 양상이다. 애초 탈레반 무장세력이 지난 19일 한국인 23명을 인질로 붙잡은 이후 처음 내건 석방조건은 아프간 주둔 한국군의 즉각적인 철수였다. 동의, 다산부대 요원 200명의 조건없는 즉각 철군을 내세웠다. 그리고 하루 뒤 철군 시한인 21일 낮 12시(한국시간 오후 4시 30분)가 임박하자 한국정부의 태도가 적극적이라면서 시한을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11시 30분)로 늦췄다. 한국정부가 올 12월로 예정된 철군이 이미 예정대로 작업 중이라며 적극 대응한 데 대한 응답이었다. 가슴을 쓸어내린 한국 정부에 “한국인 인질의 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숨통을 트여줌으로써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노림수였다. 이후 한국 정부와 아프간 정부, 미국 등의 반응을 살펴가며 협상의 완급을 조절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탈레반측은 한국 정부와 직접 교감함으로써 아프간 정부에 탈레반 수감자들의 석방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기로 방향을 선회했을 가능성이 높다. 아프간의 가즈니주 탈레반 최고위급 사령관의 석방을 추가로 요구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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