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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무력해결등 대안 결정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탈레반들에 의해 발생한 한국인 피랍사태에 대한 대응과 협상은 어떤 상황, 어떤 단계에 와 있나.31일 미국의 심리 컨설팅 업체인 사이크의 진단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초기 대응과 협상은 낙제점으로 나타났다. 사이크는 인질석방 협상의 구조를 ▲상황평가 ▲접근 ▲협상전개 ▲석방으로 나눠 분석했다. ●상황평가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에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배형규 목사에 이어 31일 심성민씨까지 살해됨에 따라 일단 초기 단계 대응은 실패했다. 두번째 단계는 납치범과의 대화 통로를 여는 것. 아프간 정부도 탈레반과의 간접적인 대화 통로를 열고 있다. 세번째 단계는 인질을 납치한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다. ●접근 상황평가가 끝나면 납치범들과의 접촉을 시작하는 ‘접근’ 단계에 들어간다. 그래야 납치범들과의 대화나 협상에서 인질들에 대한 정보도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협상자가 ‘권위’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아프간에서는 탈레반과의 직접적인 접근이 이뤄지지 못해 초반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협상 전개 초기단계를 거치면 구체적인 요구조건을 주고받는 본격 협상 단계가 시작된다. 납치범들의 요구사항 가운데 탈레반 수감자 석방 등 한국정부가 들어줄 수 없는 사안들도 포함돼 있다. 납치범들이 요구하는 사안들이 절대로 들어줄 수 없는 것들이라면 협상팀은 ‘대안’(무력해결 등)을 준비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이 점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석방 테러범들은 ‘자비로운’ 집단이라고 과시하고 싶어 이따금씩 어린이, 노인 등을 먼저 석방하는 조치를 취한다. 아프간에서 납치된 한국인 인질들은 대부분 여성이고 그 가운데 다수가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우선 석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탈레반 설득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단계로 납치범들과의 본격적인 ‘주고받기’가 이뤄질 수 있다. 무력 구출작전을 시도하면 인질 가운데 희생자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결국은 전체적인 희생을 최소화하는 해결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dawn@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남은 피랍자 안전하길…”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남은 피랍자 안전하길…”

    31일 새벽 탈레반 무장단체가 한국인 인질 한 명을 또다시 살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분노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일부에선 정부의 협상력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고,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개인사업을 하는 이영(33)씨는 “무고한 시민들을 담보로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탈레반에 대해 분노가 치민다.”면서 “처음에는 이슬람국가에서 무리한 선교 활동에 나선 피랍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인질들의 목숨을 놓고 밀고 당기기를 하다가 파리 목숨처럼 해치는 탈레반의 행동은 용서받을 수 없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이씨는 “돈다발을 푸는 것 외에는 달리 손을 쓸 수 없는, 미국의 손을 빌지 않고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는 정부의 무기력함이 안타깝다.”고 말을 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이 소식을 접한 학원강사 박지우(32·여)씨는 “답답하고 울화가 치민다.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나도 이런데 가족들의 고통은 오죽하겠느냐.”고 털어놓았다. 피살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도 들끓었다. 피랍 초기 샘물교회 봉사단을 비난하는 글들로 뒤덮였던 일부 인터넷 게시판들도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추모 댓글로 채워졌다. 네이버 뉴스게시판에 글을 남긴 ‘rewing’은 “두려움에 떨고 있을 그분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라고 밝혔다.‘ssz703’이라는 누리꾼도 “그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많은 사람의 마음과 희망이 얽혀 있을 텐데…, 정말 안타깝고 무섭네요….”라며 고인의 넋을 애도했다. 임일영 오이석기자 argus@seoul.co.kr
  • 아프간 편지-“예견된 살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하는 윤성환(39·굿네이버스 아프간 지부장)씨는 “현지인들은 또 한 사람의 인질이 죽었다는 소식에 침통해하면서도 죄수 맞교환이 불가능하다는 아프간 정부의 일관된 입장을 볼 때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또 “이번 사태에 대해 대부분의 아프간 현지인들이 점점 관심을 잃어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현지에서 보내온 윤씨의 네 번째 편지다. 정리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오늘은 카불, 톨로, 샴쇼드, 라마르, 누린, 오이나, 타마둔 등 모든 현지 방송이 알자지라 방송에 보도된 내용을 여과 없이 전하고 있습니다. 이들 방송은 한국인 인질 1명을 죽였다는 탈레반 대변인의 말을 옮겨 “인질을 죽인 것은 아프간 정부에 대한 반감의 표시이며 한국과 미국에 대한 강한 압박이고, 계속해서 탈레반이 주도권을 가지고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중앙조직 사령관 사망설… 두 파 권력 다툼 중” 방송을 접한 교민들은 서로 연락을 하며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매우 무겁고 침통한 분위기 속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들 합니다. 솔직히 현지인들은 이런 사태를 이미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죄수들의 맞교환은 없다는 미국과 아프간 정부의 일관된 주장을 고려해 보면 인질협상에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그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죠. 이에 교민들은 탈레반이 주장하는 자신들의 동료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더 긴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파견했다는 특사에 대해서는 현지 방송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과 면담하는 내용만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는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특사의 활동이 대외비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현지 분위기는 특사가 아니라 그 누가 와도 미국이 죄수 맞교환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는 이상 어렵다는 것입니다. 또한 탈레반이 2일간 협상시한을 늘려주었다가 왜 인질을 죽였는지에 대해서는 2일간 협상시한을 늘렸다는 소식은 가즈니 주지사의 얘기였지 탈레반의 공식 얘기는 아니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현지 언론은 피랍자가 있는 지역이 산악지대이기 때문에 음식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인질들뿐만 아니라 탈레반 자신들도 먹을 것이 없을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언론에서 인질이 3개의 탈레반에 나뉘어 잡혀 있고, 각기 따로 협상해야 한다는 보도를 했다는데요. 소문에 의하면 탈레반은 중앙조직과 지방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중앙조직의 사령관이 죽어서 크게 두 파로 나뉘어 권력싸움을 하고 있답니다. 이런 경우 지방조직이 분열되어 개별행동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죠. ●“현지인들 이번 사태에 점점 관심 잃어” 오늘 아침 굿네이버스 아침회의에서 현지 직원들이 말하는 이번 피랍사건에 대한 아프간 분위기는 한마디로 이제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한국인이 탈레반에 피랍되었다고 할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당황한 제가 그 이유를 물었더니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이러한 일이 아프간에서 처음 발생한 일이 아니기 때문일 수 있다고 하더군요.30년 가까이 전쟁과 내전 속에 살았던 아프간 사람이고 보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마음 아픈 것은 아프간 사람들이 자신들도 조심해서 들어가는 곳을 현지 경찰이나 보호인 없이 외국인들이 단체로 들어간 것에 대해 대부분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피랍된 한국인들이 아프간에 온 목적이 의료와 교육봉사가 아니라 기독교를 전하기 위함이라는 일부 보도 때문이기도 하답니다.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긴박했던 20시간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긴박했던 20시간

    극도의 긴박감이 안도의 한숨으로, 그리고 다시 절망의 통곡으로 시시각각 바뀐 20시간이었다. 탈레반의 ‘협상 완전실패 선언’에 이어 협상 시한 연장, 그리고 이를 비웃는 심성민씨 살해 주장과 우리 정부의 확인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상황은 배형규 목사가 희생됐던 지난 25일의 슬픔을 그대로 답습한 듯했다. 9차 협상시한이었던 지난 30일 오후 4시30분(이하 한국 시간)을 앞둔 오후 3시쯤 가즈니주 당국이 협상 시한을 이틀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외신 보도가 타전됐다. 탈레반이 거부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협상시한은 아무 소식없이 흘러갔다. 오후 6시쯤 탈레반 대변인이 발표한 ‘협상 완전 실패’ 선언 소식으로 충격은 극에 달했다. 그러나 2시간 후쯤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후 8시쯤 AP통신은 인질 협상 시한이 오후 8시30분으로 4시간 연장됐다고 보도했다. 무엇인가 대화가 진행되는 방증일 것이라는 희망이 언뜻 비쳤다. 이날 두 번째 시한인 오후 8시30분은 결국 아무 소식없이 지나갔다. 밤 10시40분쯤 협상 시한을 다시 이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는 가즈니주 미라주딘 파탄 주지사의 발표 소식이 전해졌다. 이런 안도는 3시간을 채 넘기지 못하고 통곡으로 바뀌고 말았다. 아마디 대변인은 AFP 등 외신과 전화통화에서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31일 새벽 1시)에 한국인 남성 성신(SUNG SIN·심성민씨)을 살해했다.”고 충격적인 말을 전했다.31일 오후 2시20분 정부 공식발표에 따라 혹시나 했던 인질 희생은 끝내 믿기지 않는 사실로 막을 내렸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고비마다 ‘살해카드’ 꺼낼듯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고비마다 ‘살해카드’ 꺼낼듯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13일째인 31일. 탈레반은 8월1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으로 협상 시한을 다시 설정하면서 한국과 아프간 정부를 벼랑끝으로 몰고 있다. 동료 수감자의 석방 요구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한국인 인질들을 추가 살해할 것이란 위협도 빼놓지 않았다. 탈레반은 이날 새벽에 한국인 가운데 두 번째로 심성민씨를 살해하며 그동안의 ‘추가 살해 위협’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탈레반의 일관된 요구인 ‘동료 수감자 석방’요구를 손에 쥐기 위해 협상 고비 때마다 ‘인질 살해’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1일 협상 시한까지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이 어려워 보여 희생자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여성 인질 안전도 위험속에 특히 대규모 인질 살해도 불사하겠다는 탈레반들의 태도는 탈레반 최고지도자를 거론하는 상황에서도 감지돼 불안감을 더했다. “새로 제시된 협상시한은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가 이끄는 탈레반 최고 지도부가 내린 것”이란 30일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의 발언은 ‘결연한’ 탈레반측의 입장을 보여줘 모골을 송연하게 한다. 인질 일부를 추가 살해하더라도 탈레반 수감자들에 대한 석방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전문가들은 “수감자 석방을 끝내 이뤄내지 못하더라도 탈레반 지도부가 한국인 인질들의 희생을 통해 동료 수감자들을 잊지 않고 있음을 세상에 알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 점에서 한국인 인질의 추가 희생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또 재집권과 이슬람 원리주의에 입각한 국가 건설이 목표인 탈레반이 목적 관철을 위해 ‘작은 희생’은 아무렇지 않게 여길 가능성까지 높아 남성은 물론 여성 인질들의 안전까지도 위험속에 들어간 상황으로 판단된다. 실제 아마디 대변인은 이날 “아프간 정부가 협상에 진지한 태도로 임하지 않아 한국인 인질 1명을 추가 살해했다.”면서 “남성 인질들은 차례로 살해하고 여성 인질이 다음이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의 요구를 계속 거부하면 한국인 인질을 몇 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살해할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대량 살해도 개의치 않을 듯 반면 인질 사태 해결의 직접적인 열쇠를 쥔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반대 입장임을 감안할 때, 백종천 대통령 특사와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2차 면담에서도 포로 교환문제가 진전을 보지 못하면 탈레반은 인질 추가 살해라는 ‘극약 처방’에 나설 확률이 높다. 탈레반은 동시에 친(親)탈레반 언론인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 알 자지라 방송 등을 통해 한국인 인질들의 육성과 동영상을 계속 공개하는 등 심리전도 강화하며 아프간 및 한국 정부를 더 압박할 전망이다. ‘테러리스트와 타협 불가’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아프간과 미국의 입장이 요지부동인 상황에서 한국인 인질들의 생명은 강한 바람앞의 등불인 상태다. 인질 사태를 장기화 국면으로 끌며 인질들을 하나씩 살해하면서라도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탈레반의 벼랑끝 전술과 잇따른 초강수에 한국인 인질들의 안전 위기는 더욱 심연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협상한계 봉착한 정부

    ‘대통령 특사까지 파견한 정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한국인 23명 중 배형규 목사에 이어 31일 심성민씨가 납치단체인 탈레반에 피살되면서 추가 희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피랍사건 발생 뒤, 외교통상부 조중표 제1차관을 아프간에 급파한 데 이어 배 목사가 살해된 뒤에는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까지 특사로 파견했으나 오히려 희생자만 늘면서 정부의 정보력과 협상력 부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아프간 정부를 압박하며 전보다 강경 자세를 취했지만 탈레반측의 죄수 석방 요구에 대해 “우리 권한 밖 요구”라고 선을 그으면서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보·판단·협상력 총체적 부재 전날 탈레반측 사령관의 ‘협상 실패’ 선언과 탈레반측 대변인을 자처하는 유수프 아마디의 협상 시한 연장에 대해 정부는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다가 이날 오후 늦게 아프간 가즈니주 마라주딘 파탄 주지사가 협상 시한을 이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가 아프간 정부측으로부터 전달받은 간접 정보에만 의존하다가 심성민씨가 추가로 살해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게다가 배 목사에 이어 심씨의 살해 사실이 외신을 통해 보도됐지만 각각 8시간,13시간이나 늦게 확인, 발표하는 등 정보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충격 키운 3건 성명, 입지 좁혀 정부의 전략 부재는 사건 발생 이후 발표된 성명 3건의 기조 변화에서도 드러난다. 피랍 이틀 뒤인 지난 21일 노무현 대통령은 메시지에서 “관련된 사람들과 성의를 다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화에 의한 사태 해결 가능성에 기대를 걸게 했다. 배 목사 피살 하루 뒤인 26일 청와대가 발표한 안보정책조정회의 명의의 성명은 아프간 정부와 보다 긴밀한 대화를 위해 특사를 파견키로 했다고 밝혔다. 테러집단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아프간 정부의 입장을 감안한다면, 피랍자 가족과 국민에게 낙관적 기대감을 갖게 하면서까지 특사 파견 사실을 공개했어야 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심씨 피살 하루 뒤인 이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한 성명은 무장단체의 협상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우리 정부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점을 사실상 시인했다. 협상 조건을 공개하는 것은 피랍자 귀환을 위해 적절하지 않다는 원칙을 무너뜨리고 납치단체의 요구사항까지 뒤늦게 공개하면서, 우리 정부의 한계를 털어놨다. 불과 열흘 사이에 발표된 3건의 정부 성명이 ‘대화 용의’→‘대화 압박’→‘협상 한계’로 요동을 친 셈이다. 이에 따라 피랍자 가족이나 국민의 충격과 허탈감도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 대통령궁이 이날 죄수·인질 맞교환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우리 정부의 입지가 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협상 결렬에 대비한 군사작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박찬구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서울광장] 종교가 살상의 명분이 되어서야/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서울광장] 종교가 살상의 명분이 되어서야/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도올 김용옥은 21세기 인류의 과제로 첫째 자연과 인간의 슬기로운 공존, 둘째 모든 종교·이념간 배타의 해소를 꼽았다. 모두 인류의 생존과 평화 공존이 달려있는 중요한 문제들이다. 가톨릭 신학자 한스 큉은 특히 종교간 평화 없이 세계 평화는 없다고 했다. 멀리 십자군 전쟁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이, 최근의 레바논·수단·보스니아 내전, 인도·파키스탄의 분쟁, 지구촌의 화약고라 불리는 팔레스타인 전쟁의 배경은 종교간 대립과 반목이다. 소련의 붕괴로 사회주의 체제가 무너지면서 이념에서 비롯되는 냉전과 분쟁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특정 종교를 믿는 민족간의 국지적 분쟁은 더 늘어나고 있다. 지금 시시각각 전해지며 가족과 온 국민의 가슴을 졸이게 하는 아프간의 한국인 피랍사태는 종교 갈등을 되새기게 한다. 한국의 기독교 신자와 선교사 등 23명은 봉사 활동을 위해 아프간에 입국했지만, 탈레반은 그들을 납치했다. 그 중 배형규 목사는 가슴 아프게도 목숨을 잃었다. 탈레반은 미국 9·11 테러의 배후인 오사마 빈라덴을 숨겨주었다가 아프간을 전쟁으로 몰아넣은 이슬람 무장세력이다. 여성에 대한 가혹한 처벌과 로켓을 동원한 아프간의 불교 유적 및 불상 파괴도 그들의 극단주의적인 면을 보여준다. 우리도 종종 주변 사람들 중 고집이 센 원칙주의자를 탈레반이라고 얘기할 정도다. 문화와 종교가 다른 민족과의 접촉은 위험할 수밖에 없다. 우리 역시 뼈아픈 경험을 했다. 한국천주교 초기 100년의 역사는 박해와 순교로 점철됐다. 중국·프랑스 신부들뿐 아니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신자들이 죽음을 당했다. 순교자 중 김대건 신부 등 103위가 1984년에 성인품에 올랐고, 현재 윤지충과 최양업 신부 등 또 다른 순교자 125위의 시복·시성을 추진하고 있는 데서도 충분히 어림할 수 있다. 우상숭배라 하여 제사를 금한 것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것은 효를 중시하는 유교체제를 부정하고 토착 문화를 무시한 것이었다. 종교 분쟁을 되새기면서 문득 떠오른 인물이 미국의 ‘반전 엄마’ 신디 시핸이다.2004년 4월 이라크 전장에서 아들을 잃은 시핸은 2005년 8월 조지 부시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던 텍사스주 크로퍼드 목장에서 1인 반전 시위를 시작했다. 아들을 숨지게 한 이라크를 원망할 법도 하건만, 그보다는 미국의 군사주의와 군수산업 확장이라는 이라크 전쟁의 본질을 꿰뚫으며 전 세계에 반전운동의 불을 지폈다. 지난해 눈길을 모은 종교 행사 가운데 하나는 삼소회(三笑會)의 세계성지순례다. 가톨릭 불교 원불교 성공회의 여성수도자 16명은 2월 전남 영광의 원불교 성지를 시작으로 인도의 불교, 영국의 성공회, 이스라엘의 기독교와 이슬람교, 이탈리아의 천주교 성지를 차례로 순례하며 서로 마음의 빗장을 열고 용서와 이해를 구하며 종교의 벽을 허물었다. 그리하여 서로 다른 형식으로 예배를 올릴지라도 모든 종교의 가르침은 평화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소문 그대로 일부 교회에서 제국주의적 사고 방식으로 해외선교를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 나라 문화와 종교를 존중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선교활동을 편다면 비극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인류를 구원하고 세계 평화를 가져다 준다는 종교가 더 이상 인간의 존엄을 무시하고 살상과 죄악을 저지르는 단서나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한다. 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jshwang@seoul.co.kr
  • [아프간 피랍 사태] 잇단 ‘인질 육성공개’ 왜?

    한국인 인질 22명을 억류 중인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무장세력이 인질들의 육성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본 NHK방송은 29일 밤 ‘심성민’과 ‘김지나’라고 밝힌 남녀 인질 2명의 전화인터뷰를 내보냈다. 국내 한 일간지도 30일 ‘이지영’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성 인질의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앞서 26일 밤에는 임현주씨,28일 밤에는 유정화씨의 육성이 각각 미국 CBS방송과 영국 로이터통신을 통해 공개됐다. 나흘새 22명 중 5명의 육성이 언론에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릴레이 육성 공개’가 탈레반의 치밀한 계획 아래 진행되는 고도의 협상 전술로 보고 있다. 권력 재집권을 목표로 하고 있는 탈레반이 이번 한국인 납치 사태를 해외 언론을 통해 최대한 부각시켜 국내외적으로 잊혀진 자신들의 건재함을 확인시키려는 정치적 의도로 파악된다. 탈레반이 육성 공개 창구로 미국, 영국, 일본, 한국 등 여러 국가의 언론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점도 이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인질들이 도움을 요청하며 유엔과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를 거론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탈레반은 이와 함께 육성 공개 카드를 ‘죄수 석방 불가’의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아프간 정부에 맞서 한국 정부를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효율적인 수단으로 여기는 듯하다. 일각에선 탈레반이 육성 공개를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현지진단 배목사 사인 頭部총상”

    아프간 탈레반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된 고 배형규 목사의 사인이 현지 진단서에 ‘두부(頭部)총상’인 것으로 적혀 있다고 박상은 샘안양병원장이 30일 밝혔다. 박 원장은 이날 오후 8시부터 수원지검 김병현 검사 주관 아래 경기 안양시 샘안양병원 장례식장 안치실에서 1시간여 동안 진행된 배 목사 시신에 대한 검시에 입회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원장은 “정확한 사인에 대해서는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지만 시신과 함께 아프간 현지 의사와 한국 군의관이 각각 작성한 사망진단서에는 ‘두부 총상’으로 기록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총상의 상당 부분이 봉합돼 있어 몇 군데 총상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고 고문 흔적이나 다른 상처가 있는지 보다 정확한 검시가 이뤄진 후에야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검시(檢屍)’는 수원지검 주관으로 이뤄지며, 검시에는 수원지검 공안부 및 마약조직범죄수사부 검사 2명과 검시의·경찰관·유족 등이 입회한다. 샘병원 관계자는 “시신 훼손이 심해 사실상 기증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샘병원에 안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피랍자 가족들은 최근 국내외 언론에 피랍자들의 육성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납치세력의 전략에 휘말릴 수 있으므로 육성 공개에 반응하지 않겠다.”면서 “언론사 관계자들도 잘 판단하시겠지만, 육성 테이프 공개시 신중히 판단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건형 이은주기자 kitsch@seoul.co.kr
  • 인질동영상 본 해외네티즌 “제발 무사하길…”

    인질동영상 본 해외네티즌 “제발 무사하길…”

    알자지라 방송이 지난 30일(현지 시간) 공개한 피랍 한국인 동영상에 해외네티즌들도 안타까워하고 있다. UCC사이트 유튜브(YouTube.com)의 알자지라 채널에 올려진 피랍 한국인 동영상에 이번 사태에 대한 해외 네티즌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히잡을 쓴 초췌한 여성 인질들의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느냐”며 안타까워했다. 게다가 이날 한국인 인질 중 심성민(29)씨가 피살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네티즌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네티즌 ‘bigyouch’는 “더이상 피를 보지 않고 사태가 마무리 되기를…” 이라는 바람을 적었고 ‘Hapo1202’는 “끔찍한 결과로 마무리된 이전의 인질 사태들이 또다시 반복될까 두렵다.”고 밝혔다. 또 “여자들까지 포함된 비무장 민간인을 죽이는 것이 알라가 가르치는 ‘명예’인가?”(reefrunner9), “그들은 인권과 이슬람 정신 두가지를 모두 해치고 있다.”(generalbrocks) 등 탈레반을 비난하는 댓글들이 많았다. 동영상에는 여성 9명, 남성 3명의 모습이 담겨 있으며 이중 여성 8명(임현주, 한지영, 유정화, 이정란, 안혜진, 김지나, 김경자씨)의 신원이 확인됐다. ☞[관련기사] 신해철 “피랍자, 살아서 고개숙이고 오라” 한편 이날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한 피살이 공식 확인된 심성민(29)씨는 현 경남도의원인 심진표(62)씨의 2남1녀 중 장남으로 대학원 진학을 위해 성남에서 하숙생활을 하다 아프간으로 봉사활동을 떠나 이같은 변을 당했다. 사진 = YTN 뉴스 캡처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아프간 피랍 사태] 추가 살해 협박 현실로

    결국 두번째 희생자가 발생했다. 한국인 인질 22명을 억류중인 아프간 탈레반 무장세력은 31일 새벽 1시(한국시간) 남성 인질중 심성민(29)씨를 총으로 살해했다고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이 AFP통신에 밝혔다. 배형규 목사가 살해당한 지 엿새 만으로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가 수감중인 탈레반 동료들의 석방을 강하게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탈레반의 한국인 인질의 추가 살해 위협 및 추가 살해 강행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혼돈의 하루였다. 앞서 탈레반은 30일 오후 4시30분을 최종 협상 시한으로 통보했다. 아프간 정부와 무장세력측은 협상시한을 넘겨서도 전화기를 꺼놓은 채 침묵만을 지켰다. 이런 와중에 익명의 탈레반 사령관이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의 전화통화에서 “협상은 실패했으며 탈레반은 인질들을 살해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와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하지만 수시간 뒤 탈레반이 협상시한을 오후 8시30분으로 4시간 연장했고, 이어 아프간 정부측 요구대로 재차 협상 시한을 8월1일까지 이틀 연장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인질 석방 협상에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희망을 갖게 했다. 그러나 기대는 무참하게 꺾였다. 탈레반은 지난 25일 배형규 목사를 첫 희생자로 삼은 이후 협상 시한을 9차례 연기하며 한국인 인질과 죄수 석방 교환을 요구했지만 이날 심성민씨까지 결국 살해하면서 평화적인 협상 진행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인질 구출을 위한 전격적인 군사 작전설까지 흘러나와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특히 29일 백종천 대통령 특사의 아프간 대통령 면담 이후에도 교착 상황에 돌파구가 마련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등 사태 장기화 우려가 높아졌다. 하지만 새달 5∼6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한가닥 희망을 주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한국인 인질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하는 원론적 입장만 강조했을 뿐 직접적인 개입은 없었다. 한편 탈레반은 한국인 인질들을 억류하고 있는 지역의 최고 사령관은 하지 핫산이며 그는 탈레반 최고 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고 밝혀 이번 인질 사태가 탈레반 최고위층과 연관돼 있는 정치적 사건임을 시사했다. 한국인 인질들에 전달돼야 할 의약품이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고 장기 억류에 따른 후유증으로 인질들이 정신과 육체적으로 많이 쇠약해져 있을 것으로 보여 이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앞서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은 29일 자국민에게 아프간 내 테러 위협을 경고했다. 미 대사관은 카불대학을 겨냥한 테러 위협 정보를 입수한 뒤 자국민에게 아프간 수도 카불을 여행할 때 특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하는 등 이번 인질 사태가 미국인에게 불똥이 튈 것을 우려했다. 아프간 정부가 이슬람 성직자와 탈레반 출신 국회의원을 동원, 탈레반을 설득하고 있으나 탈레반이 여성 인질까지도 살해할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 탈레반 수감자와 맞교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교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이와 관련,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29일 “이슬람 율법은 ‘눈에는 눈’을 가르침으로 한다.”면서 “우리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또 어린이든 억류하고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해 교민들의 긴장감을 고조시켰었다. 최종찬 이순녀기자 siinjc@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매니페스토 앞장서는 언론을 기대한다/ 금희조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를 지켜보며 모든 국민이 마음 졸이던 지난 26일 이명박·박근혜 한나라당 경선후보가 정치공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피랍사태로 침통함에 빠지기 전부터 국민들은 네거티브 선거전에 염증을 느껴왔다. 네거티브가 조장하는 정치 냉소주의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정책선거의 실종이다. 사실 정책선거의 부재는 우리나라 정치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이 고질병의 개선을 위해 선거 때마다 ‘이번에는 정책선거’라는 슬로건이 내걸렸다. 그러나 이번 17대 대선 예비후보들 중 어느 누구도 현실적인 공약을 고민하고, 그것으로 승부하려는 의지가 없어 보인다. 정책선거 실종에 기여하는 또 다른 축은 언론이다. 대선을 4개월 남짓 앞둔 현재 작금의 언론이 그러했듯, 지금도 많은 매체들이 캠페인과정의 갈등과 전략 보도, 신뢰도가 의문시되는 지지율 조사에 근거한 경마식 보도에 열중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서울신문이 창간 103주년을 맞아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와 공동으로 기획해 연재하는 역대 대선공약 분석 ‘정책선거 원년으로’ 시리즈는 돋보인다. 정책선거를 유도하는 것은 미디어선거 시대에 언론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이다. 스탠퍼드 대학의 셴토 아이옌거 교수는 미디어선거의 맹점으로 두 가지를 지적했다. 첫째는 이슈와 정책의 실종이고 두 번째는 기자와 전문가에 의한 분석의 부재이다. 미디어선거에서는 실재적인 이슈나 정책보다는 이미지가, 자질에 대한 체계적 분석보다는 후보자들의 말과 행동이 부각된다는 것이다. 미디어는 유권자들이 후보자에 관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이다.17대 대선에서는 인터넷 포털,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 등 다양한 뉴 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고, 이러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이미지 선거를 더욱 부추길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서울신문의 정책선거 기획은 의미가 있지만, 좀 더 알찬 내용이 아쉽다. 기사의 내용이 과거 공약을 평가하는 데 그치고, 현 정당이나 예비 후보자들의 정책과 연결되지 않는 등 과거 지향적이다. 물론 대선 예비 후보자들이 뚜렷한 공약을 제시하지 않는 것도 비상식적이지만, 언론의 역할은 국민을 대신해 후보자들에게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8일 우득정 논설위원의 칼럼 ‘한국판 해밀턴 프로젝트가 없다’는 현행 대선 캠페인에 대한 적절한 지적을 담았다. 또 다른 기획 ‘대선주자 25시’ 시리즈도 정치게임에 동참하기보다 정책에 관한 후보자의 견해를 따져 묻는 까다로운 언론이 되길 바란다. ‘정책선거 원년으로’ 기획과 관련해서 하나 더 아쉬운 점은 역사적 맥락과 숫자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일반 독자들의 흥미와 이해를 촉진하는 데 미흡하다는 것이다. 미디어에서 정책보도가 점점 사라지는 가장 큰 원인은 독자들이 공약에 관심이 적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관심의 부족이라기보다 언론이 정책을 생활밀착형으로 쉽게 풀어서 보도하는 데 소홀했기 때문이다. 통계와 전문가의 견해에 의존하기보다 독자의 삶이 정책으로 인해 어떻게 변화했는지 실제 사례를 포함해 국민의 소리를 담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자유경쟁시대 아무리 사회적 의미가 크다 할지라도 언론이 독자들이 외면하는 보도를 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선거라는 게 현실적으로 정책만으로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합리적인 토론을 통한 정책선거는 민주주의의 아름다운 원칙이다. 우리는 아이돌 스타를 뽑는 것도 아니고 연애상대를 선택하는 것도 아니다. 대통령이 될 사람은 국민의 삶을 결정하는 정책공약을 제시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 대선에서는 정책을 고민하지 않는 후보자가 수치감을 느끼도록 언론이 철저하게 감시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 속보경쟁 피랍자 생명에 위험 줄 수도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에 대한 국내외의 ‘부정확한’ 보도가 피랍 한국인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일면서 언론계 안팎에서 신중보도 대책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속보·특종경쟁보다는 피랍자의 생명을 구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는 “탈레반이 국내 언론사를 골라 정보를 파는 등 국내외 보도경쟁이 탈레반 심리전의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언론들의 속보경쟁이 본의 아니게 피랍자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정부와 아프간 정부간의 협상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기자협회는 지난 27일 에이든 화이트 국제기자연맹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국제사회가 피랍 사태 보도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기자협회는 서한에서 “이번 사건 발생 후 많은 언론들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나 납치범들의 일방적 주장을 여과 없이 보도하고 있다.”면서 “이는 납치범들의 부당한 협상력을 강화시켜주는 등 사건 해결을 더 어렵게 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기회에 국내 언론의 이슬람 지역 취재 시스템을 전면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홍미영 한국외대 중동연구소 연구교수는 “국내 언론의 부정확한 피랍보도의 핵심은 현지와의 네트워크 부재”라고 단언했다. 보도의 어려움을 호소하기 전에 이슬람 현지 정보망 구축을 소홀히 한 채 사건이 터질 때만 기자 파견을 고려해온 한국 언론의 오랜 관행부터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아프간 피랍 사태] 카르자이 왜 힘 못쓰나

    탈레반이 줄기차게 요구하는 동료 수감자들의 석방에 열쇠를 쥔 쪽은 하미드 카르자이(49)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다. 그런 그가 테러 집단과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에서 꿈쩍도 하지 않아 한국을 애태우고 있다. 미국의 꼭두각시 정권이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명분을 깨기는 어렵다. 탈레반과의 협상에도 어정쩡하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지난 2001년 아프간 전쟁에서 미국을 도와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린 뒤 2004년 집권에 성공했으나 ‘카불 시장’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권력 기반이 취약하다. 겉으로는 정통성을 갖추었지만 민심이 등을 돌린 지 이미 오래다. 탈레반은 호시탐탐 재집권을 노리며 건재하고, 지방 군벌이 득세하면서 그의 행정력과 치안권은 카불 정도에 머물렀다. 민심이탈은 무엇보다 재건사업이 지지부진하고, 경제가 호전 기미를 보이지 않은 데 있다. 국민 70% 이상이 실업자일 정도로 일자리가 없다. 국제사회의 재건과 복구지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2002∼2006년 아프간에 제공한 재건ㆍ복구비는 73억달러(6조 8550억원)에 이른다. 이와는 반대로 군사비 사용은 825억달러나 돼 아프간은 여전히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국의 눈 밖에 나거나 미국의 협조가 없다면 정권이 곧바로 붕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까닭에 협상 최전방에 내세운 부족장과 탈레반 출신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29일 AP통신에 따르면 인질들이 억류된 가즈니주의 부족 원로들은 이슬람 성직자들과 함께 최근 며칠간 탈레반을 직접 만나지 않고 전화로만 협상을 하고 있다. 경찰 책임자인 알리 샤 아마드자이도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협상 초기단계인 지난 24일만 해도 “한국 대표단이 부족 원로들의 중재로 탈레반과 직접협상을 추진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으나 이후 원로들에 대한 소식은 사실상 끊겼다. 아프간 정부가 협상에 동원한 지역 성직자와 탈레반 출신 국회의원들도 탈레반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신세다.“여성을 인질로 붙잡는 것은 이슬람 율법에 반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일단 여성만이라도 석방할 것을 설득했으나 납치범들은 여성 인질까지도 살해할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탈레반, 피랍 심성민씨 추가 살해

    탈레반, 피랍 심성민씨 추가 살해

    정부의 끈질긴 탈레반과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31일 오전 1시 30분쯤 한국인 인질 심성민(29)씨가 살해됐다고 AFP 통신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정부가 우리가 정한 협상시한에 대해 진지한 태도로 임하지 않아 한국인 인질 1명을 추가로 살해하게 되었다.”며 “우리가 살해한 인질은 성신(심성민씨로 추정)으로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31일 오전 1시)에 AK-47 소총으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시체는 가즈니 주 카라바그 지역에 버렸다고 아마디 대변인은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동생 심모씨는 울음을 터트리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나머지 인질들의 석방을 애타게 기다리던 샘물 교회 관계자와 유가족들도 심씨의 사망 소식을 듣고 큰 충격에 휩싸였다. 정부 관계자도 “사실을 확인중”이라면서 침통한 표정이었다. 이에 앞서 정부는 30일 한국인 피랍자 22명의 무사 귀환을 위해 백종천 대통령 특사와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2차 면담을 추진하기로 했다. 익명의 탈레반 사령관은 이날 오후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이 완전히 실패했다. 인질 처형을 시작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가 보도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AP통신은 그러나 밤 늦게 탈레반이 협상 시한을 이틀 더 연장했다고 아프간 관리의 말을 인용, 보도해 협상이 계속 진행중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이틀 연장됐다는 정보가 보고 됐다.‘압박’보다는 ‘협상’에 무게를 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중요한 이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피랍사태 이후 14번째로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처음으로 주재하고,“백 특사가 현지에 2∼3일 더 머물며 추가 활동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백 특사를 통해 “추가 인질 살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아프간 정부와 현지 지역원로 등을 통해 탈레반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피랍자 22명의 석방을 위해 군사작전을 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아프간 정부측에 거듭 전달하고 협조 요청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아프간 정부가 ‘한국인 피랍자-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에 난색을 표하는 등 사태 해결에 난항을 겪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여성인질 선(先)석방 제안에 대해서도 탈레반측은 거부했다고 아프간 정부협상단의 일원인 가즈니주 출신 국회의원 마무디 가일라니가 AFP 보도를 통해 전했다. 아프간 소식통은 “현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탈레반측이 추가 협상 시한으로 정한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70분 동안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주재,“피랍자의 안전과 조속한 석방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보다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의 회의 주재가 상황의 긴박함에 따른 것은 아니며, 회의 참석자들을 격려하고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백 특사와 카르자이 대통령의 1차 면담 결과가 민족스럽지 못하다고 결론짓고,2차 면담 시기를 판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탈레반측이 명단을 제시한 8명의 인질과 관련, 아프간과 미국 정부와 물밑으로 전략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테러단체와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아프간이나 미국 정부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아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정부는 탈레반측이 정권을 탈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을 중시, 아프간 재건을 위해 한국 정부가 기여해왔고, 대규모 경제 원조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현지 주민들을 상대로 적극 부각시킬 방침이다. 이와 함께 억류 지역으로 추정되는 아프간 가즈니주와 수도인 카불에서 지역 원로와 지도자를 폭넓게 접촉, 현지 봉사활동 중인 한국인 납치의 부당성을 알리고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한편 고 배형규 목사의 시신은 이날 오후 4시45분 아랍에미리트항공편으로 국내에 운구돼 경기 안양 샘병원에 임시 안치됐다. 박찬구 김미경 구동회기자 ckpark@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석방 협상] 교착상태 ‘맞교환 협상’ 물꼬 트나

    백종천 대통령 특사의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면담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한국인 피랍자 석방 교섭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백 특사는 29일 오후(한국시간)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석방 교섭의 관건인 ‘한국인 피랍자와 탈레반 수감자의 맞교환’을 비롯해 아프간 정부의 탄력적인 대처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자이 대통령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우리가 별도로 언급할 내용은 아닌 것 같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靑 “아프간 정부인사 발언 비공개” 백 특사는 ‘테러집단과 협상불가’라는 원칙만 앞세우는 아프간 정부의 입장이 인질의 무사귀환을 목표로 하는 우리 정부측과 괴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는 ‘피랍자-수감자’ 맞교환 카드, 아프간 내 우리 군부대 조기 철군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대변인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50분 동안 청와대에서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 직후 “면담 성과를 공개하는 것은 탈레반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고, 우리에겐 위험한 정보가 새어 나가는 것”이라면서 “면담 결과와 관련해 갖가지 외신 보도가 나올 텐데 어느 것에도 국내 언론이 휘둘리지 말아 달라.”고 밝혔다. 백 특사는 현지 상황을 좀더 지켜 본 뒤 필요하면 아프간 정부측 인사를 더 만나거나 적절한 귀국 시점을 판단할 것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하지만 지난 27일 현지에 파견된 백 특사가 이틀이 지나서야 카르자이 대통령과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은 한국 정부의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 ●현지 원로 활용등 간접 접촉 시도 아프간 정부는 지난 3월 납치된 이탈리아 기자를 석방하는 조건으로 탈레반 수감자를 풀어 줬다가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다시는 테러조직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 생명을 우선시해야 하는 한국 정부와는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백 특사와 카르자이 대통령의 뒤늦은 면담에서 양국 정부를 만족시키는 극적인 해결방안 도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한국 정부로서는 현지 원로 등을 매개로 탈레반측과 간접 접촉을 시도하는 등 전방위 자구 노력과 함께 미국·아프간 정부를 최대한 설득하는 총력 외교전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석방 협상] 유정화·임현주씨 육성 비교

    [아프간 피랍자 석방 협상] 유정화·임현주씨 육성 비교

    “여기에 4명이 있다. 다른 사람이 생존했는지 모른다.”(유정화) “두 그룹으로 억류돼 있다. 여성 17명과 같이 있고, 남성들은 따로 있다.”(임현주) 탈레반 무장세력이 28일 밤 또다시 한국인 인질 22명 중 유정화씨로 추정되는 여성 인질의 육성을 공개했다.26일 밤 임현주씨의 육성을 처음 공개한데 이은 것이다. 인질들의 통화가 탈레반측의 철저한 통제 아래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육성은 역으로 탈레반측이 외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은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두 사람의 통화 내용은 인질들의 건강악화를 비롯해 한국 정부와 미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점 등에서 비슷하다. 그러나 인질들의 억류 상태와 탈레반측 요구 조건 등에서는 다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함께 억류된 인질들의 숫자가 크게 차이난다. 임씨는 인질들이 두 그룹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자신은 다른 여성 인질 17명과 함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유씨는 “여기에 4명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차이는 아프간 치안부대의 인질구출 작전에 대비한 탈레반의 교란 전술에 따라 두 사람이 실제 억류 상황과는 다르게 탈레반이 요구하는 대로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 “매일 이동하고 있다.”는 유씨의 발언에 비춰 이동의 편의성을 위해 탈레반이 이동하면서 수시로 그룹을 여러 개로 나눴을 수도 있다. 아사히신문은 탈레반측이 당초 3개 그룹으로 나눠 감금했던 인질 22명을 며칠 전부터 소형 오토바이를 이용해 2∼3명씩 사막이나 산악지대의 마을로 분산, 수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임씨가 “한국인에게 그들은 돈을 원한다.”고 탈레반측의 요구 조건을 직접적으로 밝힌 데 비해 유씨는 죄수 석방이나 돈과 같은 특정 조건을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씨는 “전쟁이 없으면 좋겠다.”면서 “유엔과 유네스코 모두에 우리를 구해 달라고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탈레반이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아프간 전쟁의 책임을 외부 세력에 돌리려는 심리적 술책으로 여겨진다. 한편 유씨도 “우리는 과일만 약간 먹고 있다. 더이상 하루를 견디기 어렵다.”면서 “모두 아프다.”고 호소했다. 앞서 임씨도 “우리는 모두 아프고 건강이 아주 좋지 않다. 그런데 탈레반이 약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석방 협상] 피랍자 가족들 ‘육성 공개’ 희비

    피랍자들의 육성이 잇따라 공개되자 가족들 사이에는 29일 안도와 우려가 함께 교차했다. 피랍 11일째를 넘어서면서 피랍자가족모임 대책본부가 마련된 경기 성남시 분당타운에는 자원봉사자 의료진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기하고 있다. 30여명의 피랍자 가족들은 유정화(39)씨가 로이터와의 전화 통화에서 “피랍자들이 모두 아프다.”라고 말한 점에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백종천 대통령 특사의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 면담이 사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피랍 가족 모임 차성민 대표는 “정부로부터 탈레반의 전략에 따라 육성 추가 공개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가족들이 육성 공개를 긍정적인 쪽으로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 대표는 “가족들이 생계도 내팽개치고 대기하고 있는데, 하루라도 빨리 석방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족들은 장시간 잠을 이루지 못하며 피로를 호소하고 있지만, 특별히 몸에 이상을 보이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요일을 맞아 샘물교회에는 2000여명의 신도가 모여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고 배형규 목사를 추모했다. 그러나 기약없는 협상이 계속되면서 일부 가족들 사이에 정부 협상에 의문점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가족들은 ‘현지에 직접 가서 기다리자.’는 의견도 제기했다. 한 가족은 “정부가 협상이 잘 되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와 신뢰를 표명해 왔지만 협상이 당초 기대보다 너무 늦어져 언제까지 정부만 믿고 있을 수는 없다는 의견이 많다.”고 우려했다. 탈레반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된 배 목사가 아프간으로 출국하기 전에 쓴 글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배 목사는 2001년 5월6일자 목사 안수를 받은 뒤 쓴 샘물교회 소식지 ‘샘물이야기’에 ‘죽음 이후에라도 다른 사람을 섬길 수 있다면 마지막 하나까지 이웃을 위해 내놓겠습니다. 저와 제 아내는 안구와 장기, 시신까지 모든 것을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에 다 기증했습니다.’라고 적었다.박건형 이은주기자 kitsch@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석방 협상] 협상시한 재설정 배경

    피랍사태 11일째인 29일 아프간 탈레반이 아홉번째 협상시한을 제시해 다시 긴장이 고조됐다. 특히 한국의 대통령 특사가 아프간 대통령과 회동한 가운데 한국과 아프간 양국을 압박하는 카드로 들고나온 것이어서 긴장감을 높였다. 탈레반은 또 “마지막 시한까지 우리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한국인 인질들을 살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우려를 더했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가 여전히 수감자 석방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탈레반은 이에 ‘벼랑끝 전술’로 맞서 인질구출을 위해서 군사작전이라는 극단적 해결책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다시 커졌다. 앞서 탈레반은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을 통해 지난 27일 오후 4시30분을 최종시한으로 선언하며 협상연장은 없다고 선언했다. 최후통첩이나 다름 없는 발언으로 비쳤다. 그러나 이후 시한을 넘기면서도 협상은 계속된다던 탈레반이 사흘 만에 새로운 시한을 들고 나온 것이다. ●탈레반 거물급 뺀 수갑자 명단 재통보 아프간 정부의 협상대표인 무르니 만갈 내무차관도 수감자를 석방하라는 탈레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에 대해 탈레반은 수감자 명단에 포함됐던, 미국이 관리하는 수감자와 거물급을 뺀 8명의 명단을 새로 통보해 아프간 정부에 퇴로를 열어 주는 태도를 보였다. 이날 일본을 비롯한 언론들은 무력을 동원한 사태해결 가능성을 어느 때보다 높게 점쳐 긴장은 커졌다. 극도로 위기감을 느낀 탈레반이 갑작스런 시한제시로 긴장을 조성, 극적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아프간 내무차관 “대화실패땐 다른 수단 강구” 일본 NHK는 아침뉴스에서 아프간의 무니르 만갈 내무차관이 전날 “대화에 의한 해결을 기대하지만 만약 실패하면 다른 수단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무력에 의한 사태 해결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밝혔다고 보도했다. 물론 만갈 내무차관은 “어디까지나 교섭에 의한 평화적 해결을 목표로 한다.”고 전제, 무력행사는 최후의 수단인 점을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은 탈레반측이 당초 3개 그룹으로 나눠 감금했던 22명의 한국인을 며칠 전부터 소형 오토바이를 이용,2∼3명씩 사막이나 산악지대의 마을로 분산, 수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아프간의 인질구출작전에 대비한 조치 같다.”는 아프간 당국자의 분석도 덧붙였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아프간대통령 “석방 위해 최선”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와 관련, 대통령 특사로 파견된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은 29일 오후(이하 한국 시간)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을 만나 노무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인 인질을 납치한 탈레반은 30일 오후 4시30분을 인질 석방을 위한 새로운 협상시한으로 정하고, 시한 내에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에 동의하지 않으면 한국인 인질 가운데 일부를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AFP는 전했다. 이와 함께 탈레반은 1차로 석방을 요구하는 수감자 8명의 명단 가운데 바그람 미 공군 기지에 수용된 수감자를 빼고 아프간 정부 통제 아래 있는 수감자로 바꾼 것으로 알려져 인질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지 주목된다. 아프간 소식통은 29일 가즈니주 탈레반 사령관인 압둘라 잔의 말을 인용,“새 명단은 모두 아프간 정부가 석방을 직접 결정할 수 있는 수감자이기 때문에 협상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백 특사는 이날 50분 동안 진행된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피랍자와 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을 비롯해 ‘22명 무사 귀환’을 위한 아프간 정부의 유연한 대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면담 결과를 보고받고 청와대에서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면담을 마친 뒤 이번 사건 발생 이후 첫 공식 입장을 내고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 인질 22명의 석방을 위해 아프간 정부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또 “이번 사건은 아프간 국민의 품위에 수치스러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여성을 납치한 것은 이슬람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안보정책조정회의 직후 “양측은 한국인 피랍문제 해결을 위한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라고만 밝혔다. 정부 소식통은 “백 특사는 아프간 정부에 가동할 수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 더 적극적·창의적으로 석방 노력을 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새달 5,6일 이틀간 미국 메릴랜드주의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테러와의 전쟁 등을 주 의제로 논의하며 탈레반의 한국인 납치문제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NHK는 이날 아프간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아프간 정부가 인질 구출작전에 대비해 특수부대를 현지에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천 대변인은 “우리 정부의 동의없이 군사작전을 하지 않기로 얘기가 돼 있고, 군사 작전에 반대한다는 우리 입장도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만약 아프간 정부가 무력을 사용한다면 이는 인질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는 것으로 탈레반은 마지막 한 명까지 저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마디는 또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프간)정부에 석방을 원하는 탈레반 수감자들의 명단을 넘겼으며 이들의 석방이 바로 우리의 주요 요구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아마디는 “석방 요구 대상자는 고위급이 아닌 평범한 탈레반의 협조자”라고 밝혀 알 자지라가 전날 보도한 ‘거물급 인사 석방 요구설’을 부인했다. 또 아마디는 같은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인 인질들은) 봉사단원이 아니라 미국과 아프간 정부를 도우려고 온 기독교인”이라고 주장했다. 송민순 외교부 장관은 최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양국이 긴밀히 협조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미간 협의는 정부가 백 실장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아프간에 파견, 현지 정부 당국자들과 접촉을 갖게 한 것과 마찬가지로 사태 해결을 위한 외교활동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한편 탈레반은 28일 밤 여성 인질 유정화씨의 육성을 추가로 공개했다. 앞서 아마디 대변인은 “한국인 인질 22명 가운데 17명이 아픈 상태”라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박찬구 이순녀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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