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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아프간軍 군사작전 돌입”

    탈레반이 마지막 시한이라며 제시한 한국인 인질 석방 협상 시한인 1일 오후 4시30분이 지난 가운데 인질들이 억류돼 있는 아프가니스탄 가즈니 주에서 군사작전이 개시됐다는 외신보도가 잇따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독일 dpa통신은 가즈니 주에서 탈레반을 소탕하기 위한 대규모 군사작전이 개시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그러나 작전이 피랍자 구출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 당국자도 “인질 구출 작전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 CBS방송은 현지 탈레반 지휘관이 아프간군과 미군이 21명의 한국인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해 3개 마을의 민가를 수색했고, 아프간 병력은 인근 마을의 이슬람학교도 찾아갔다며 “병력을 매복시키고 주민들을 내보내려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아프간 군이 현지 주민들에게 군사 작전을 경고하는 전단을 살포했다고 AP통신이 보도, 긴장이 급격하게 고조됐었다.CBS는 이 전단살포 뒤 수색작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인 인질들이 억류되어 있는 가즈니 주에서 이날 탈레반을 압박하기 위한 군사작전이 어떤 형태로든 진행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인질 구출작전설이 전해지자 “작전을 개시하면 인질을 모두 죽일 것”이라고 위협했다. 아마디는 당초 협상에 진전이 없어 한국인 인질 4명을 추가로 살해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추후 “시한이 지나 인질의 일부가 살해될 수 있지만 4명을 추가 살해하겠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질 살해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시한이 지났지만 협상을 통해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며 명분축적용으로 보이는 유화적인 자세를 보였다. 앞서 아랍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아마디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재소자 석방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 인질 4명이 추가로 살해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대표단이 이날 탈레반에게 잡혀 있는 인질들을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러나 “피랍된 한국인을 만나도록 허용해 주겠다는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아프간 정부 협상단의 한 관계자도 면담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아마디는 또 여성 인질 2명의 건강이 좋지 않아 방치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고 이날 경고했다. 그는 “한국인 여성 인질 2명의 건강 상태가 매우 위중하다. 아마도 그들은 죽을 것 같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미 CBS방송은 탈레반이 인질들의 살해를 잠시 중단할 수 있으며, 여성 인질 석방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탈레반 고위 지휘관은 CBS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살해 중단 배경을 “아프간 정부가 극도의 압력을 느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춘규 박찬구기자 taein@seoul.co.kr
  • 靑 “탈레반과 직접 접촉중”

    피랍 한국인들은 아프가니스탄의 3개 지역 9개 마을에 분산 억류돼 있는 것으로 1일 국회에 보고됐다.정부는 이들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이 개시됐다는 일부 외신보도를 부인하면서 무장단체측과의 ‘직접 접촉’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이번 사태 이후 처음으로 정부가 무장단체측과 ‘직접 접촉’을 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아프간 정부를 통한 접촉도 중요하지만, 우리 정부도 다각도로 접촉 활동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그는 그러나 “직·간접적 접촉의 수준과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탈레반과의 직접 접촉은 아프간 정부 등을 통한 간접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정부가 주도적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하지만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는 듯하던 협상이 탈레반측과의 직접 접촉으로 성과를 거둘지는 불투명하다. 정부 관계자는 “뚜렷한 묘책이 없어 답답하다.”며 “인질 몇명이 더 피살되는 것까지 각오하고 있다.”며 협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그러나 다른 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최악의 경우 군사작전 등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정부는 탈레반 본부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정부에도 협조를 당부하는 등 다각적인 외교전을 펴며 국제 사회의 여론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송민순 외교부장관은 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 존 네그로폰테 미 국무부 부장관 및 파키스탄 국무장관 등과 회동,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백종천 특사도 2일 오후 서울로 돌아오기 전에 파키스탄을 방문, 파키스탄 고위 관계자를 만나 협력을 당부할 계획이다. 한편 김만복 국정원장은 1일 국회 정보위원들을 상대로 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피랍 한국인 21명이 현재 가즈니주 카라바그, 안다르, 데약 등 3개 지역 9개 마을에 분산 억류돼 있으며, 납치 단체는 아프간 정부군을 피해 억류 장소를 수시로 변경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이 전했다.김 원장은 “납치된 한국인들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 작전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최광숙 박찬구 김미경기자 bori@seoul.co.kr
  • [씨줄날줄] 탈리오의 법칙/우득정 논설위원

    21세기 미국을 이해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3025’다.‘9·11 테러’에서 희생된 미국인 숫자다.‘테러와의 전쟁’으로 명명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공도 이 숫자에서 출발한다. 미국이 이 숫자에서 자유로워지지 않는 한 중동지역에서 총성은 멎지 않을 것이다. 미국으로선 인과응보 또는 정당방위일지 몰라도 한꺼풀만 벗기고 보면 ‘증오의 전쟁’일 뿐이다. 증오심은 이처럼 전쟁을 불러일으키고 지속시키는 원동력이다. 전쟁의 역사는 바로 증오의 역사다.2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된 독일의 폴란드 침공도 게슈타포가 폴란드 국경지역의 한 방송사에 독일인으로 위장한 시체를 유기함으로써 촉발됐다. 나치즘의 탐욕과 비밀경찰이 조작한 증오심이 독일 국민들을 전쟁의 광기로 내몬 것이다.10여년째 ‘인종청소’라는 대량 살육이 벌어지고 있는 아프리카 르완다 사태도 투치족과 후투족의 뿌리 깊은 증오심에서 비롯됐다. 코소보사태도 마찬가지다. 아프간 무장조직인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을 연이어 살해하면서 한국민의 가슴에 증오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 청와대는 만행에 대한 규탄과 함께 또다시 인명을 해치면 좌시하지 않고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이와 때를 같이해 외신 등에서는 인질 구출 군사작전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1976년 이스라엘의 엔테베작전이나 영화 ‘델타포스’‘패트리어트 게임’의 가능성이 군사전문가들의 식견을 빌려 인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탈리오의 법칙에 따라 ‘람보식’ 싹쓸이 대응도 불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랑을 실천하러 간 사람들에게 죽음으로 앙갚음하는 탈레반의 소행을 생각한다면 백배, 천배의 보복도 부족할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인질의 안전 귀환이다. 수백, 수천명의 탈레반을 사살하고도 인질 구출에 실패한다면 그 작전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따라서 분루를 삼키며 인내하고 대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피랍됐던 인질 중 80% 이상이 무사히 석방됐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할 이유다. 피랍 인질들이 하루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원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심성민씨 유족도 “시신 기증”

    “바로 10시간 전에 육성을 공개해 놓고 이럴 수는 없다.” 고 배형규 목사에 이어 심성민(29)씨가 탈레반에 의해 살해됐다는 소식을 접한 피랍자 가족들은 31일 충격에 할 말을 잃었다. 일부 피랍자 가족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배 목사가 살해됐다는 소식을 접할 때만해도 ‘성직자’라는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스스로 위로했던 피랍자 가족들은 심씨의 살해 소식에는 넋을 잃고 말았다. 특히 배 목사에 이어 두 번째 역시 남성 인질이 살해됨에 따라 남성 피랍자 가족들이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피랍자 가족들은 이날 오후 5시30분 ‘국제사회를 향한 호소문’을 통해 “미국이 21명의 무고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해 인도적인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배 목사의 시신은 31일 오후 안양 샘병원에서 서울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옮겨져 부검이 진행됐다. 배 목사의 시신에는 총상이 7군데나 있지만 뚜렷한 고문 흔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심씨 유족들은 정부의 공식 확인이 발표된 이후 기자회견을 갖고 배 목사와 마찬가지로 심씨의 시신을 기증키로 했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1일 심씨의 분향소를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에 설치하고 정부측과 협의해 최대한 빨리 민항기편으로 운구하기로 결정했다. 심씨의 시신은 카불에서 두바이를 거쳐 빠르면 2일쯤 국내에 도착한다. 한편 외교통상본부 재외동포영사 등 2명은 저녁 늦게 피랍 가족 대책본부를 찾아 2시간 넘게 가족과 교회 관계자들을 위로하고 협상결과를 설명했다. 한 가족은 “설명 내용은 언론에 보도된 내용뿐이었다.”면서 “정부도 뾰족한 대안이 없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박건형 이은주기자 kitsch@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美, 원칙 고수…맞교환 수용 희박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美, 원칙 고수…맞교환 수용 희박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간의 회담이 한국인 인질 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까. 부시 대통령과 카르자이 대통령은 오는 5·6일 메릴랜드 주의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에서는 아프간의 안정화와 관련한 문제들이 포괄적으로 협의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한국인 납치 사건 등 탈레반의 테러 활동 확산에 대한 평가와 대책 등도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이번 회담에서 부시 대통령과 카르자이 대통령이 한국인 인질들의 석방을 위한 방안을 공개적으로 천명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일단 가능한 시나리오는 ▲한국 정부가 카르자이 대통령을 설득해 부시 대통령에게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타진하거나 ▲한국 정부가 부시 대통령을 설득해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권유하는 것이다. ●부시“탈레반과 협상 없다” 거듭 강조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외교 소식통들은 말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이 한국인 인질 1명을 추가 살해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30일(현지시간)에도 이번 사태에 대해 달라진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캠프 데이비드에서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프간 내 탈레반과의 정치적 협상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한국인 납치 사건 발생 직후부터 이번 문제는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아프간 정부와 한국 정부가 풀어야 할 사안으로 규정하면서 직접 개입을 삼가 왔다. 따라서 한국 정부가 카르자이 대통령을 얼마나 설득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렇지만 카르자이를 설득하더라도 부시가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교환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문제다. 두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작전에 대한 논의 본격화도 예상된다. 한국인 인질 사건 이전부터 미 의회 내에서는 아프간에 대한 군사작전 확대 논의가 시작됐다. 아프간의 동남부에서 탈레반이 다시 세력을 확장하면서 이라크와 같은 ‘내전’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양국 군사작전 논의 본격화 가능성 특히 아프간 전은 이라크 전과 달리 국제사회의 지지가 여전히 많은 편이다. 한국인 인질을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 가능성과 관련, 외교소식통들은 “군사작전이 실시되면 미군과 나토군이 참가할 수밖에 없다. 작전 과정에서 한국인 희생자가 더 발생하면 그것이 반미감정을 불러일으킬지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떤 논의가 이뤄지든 부시와 카르자이간 회담은 인질 사태 해결과정의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다. dawn@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무력해결등 대안 결정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탈레반들에 의해 발생한 한국인 피랍사태에 대한 대응과 협상은 어떤 상황, 어떤 단계에 와 있나.31일 미국의 심리 컨설팅 업체인 사이크의 진단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초기 대응과 협상은 낙제점으로 나타났다. 사이크는 인질석방 협상의 구조를 ▲상황평가 ▲접근 ▲협상전개 ▲석방으로 나눠 분석했다. ●상황평가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에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배형규 목사에 이어 31일 심성민씨까지 살해됨에 따라 일단 초기 단계 대응은 실패했다. 두번째 단계는 납치범과의 대화 통로를 여는 것. 아프간 정부도 탈레반과의 간접적인 대화 통로를 열고 있다. 세번째 단계는 인질을 납치한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다. ●접근 상황평가가 끝나면 납치범들과의 접촉을 시작하는 ‘접근’ 단계에 들어간다. 그래야 납치범들과의 대화나 협상에서 인질들에 대한 정보도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협상자가 ‘권위’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아프간에서는 탈레반과의 직접적인 접근이 이뤄지지 못해 초반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협상 전개 초기단계를 거치면 구체적인 요구조건을 주고받는 본격 협상 단계가 시작된다. 납치범들의 요구사항 가운데 탈레반 수감자 석방 등 한국정부가 들어줄 수 없는 사안들도 포함돼 있다. 납치범들이 요구하는 사안들이 절대로 들어줄 수 없는 것들이라면 협상팀은 ‘대안’(무력해결 등)을 준비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이 점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석방 테러범들은 ‘자비로운’ 집단이라고 과시하고 싶어 이따금씩 어린이, 노인 등을 먼저 석방하는 조치를 취한다. 아프간에서 납치된 한국인 인질들은 대부분 여성이고 그 가운데 다수가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우선 석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탈레반 설득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단계로 납치범들과의 본격적인 ‘주고받기’가 이뤄질 수 있다. 무력 구출작전을 시도하면 인질 가운데 희생자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결국은 전체적인 희생을 최소화하는 해결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dawn@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남은 피랍자 안전하길…”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남은 피랍자 안전하길…”

    31일 새벽 탈레반 무장단체가 한국인 인질 한 명을 또다시 살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은 분노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일부에선 정부의 협상력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고,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개인사업을 하는 이영(33)씨는 “무고한 시민들을 담보로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는 탈레반에 대해 분노가 치민다.”면서 “처음에는 이슬람국가에서 무리한 선교 활동에 나선 피랍자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인질들의 목숨을 놓고 밀고 당기기를 하다가 파리 목숨처럼 해치는 탈레반의 행동은 용서받을 수 없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이씨는 “돈다발을 푸는 것 외에는 달리 손을 쓸 수 없는, 미국의 손을 빌지 않고는 사태를 해결할 수 없는 정부의 무기력함이 안타깝다.”고 말을 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이 소식을 접한 학원강사 박지우(32·여)씨는 “답답하고 울화가 치민다. 아무런 관계도 없는 나도 이런데 가족들의 고통은 오죽하겠느냐.”고 털어놓았다. 피살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도 들끓었다. 피랍 초기 샘물교회 봉사단을 비난하는 글들로 뒤덮였던 일부 인터넷 게시판들도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추모 댓글로 채워졌다. 네이버 뉴스게시판에 글을 남긴 ‘rewing’은 “두려움에 떨고 있을 그분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라고 밝혔다.‘ssz703’이라는 누리꾼도 “그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많은 사람의 마음과 희망이 얽혀 있을 텐데…, 정말 안타깝고 무섭네요….”라며 고인의 넋을 애도했다. 임일영 오이석기자 argus@seoul.co.kr
  • 아프간 편지-“예견된 살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하는 윤성환(39·굿네이버스 아프간 지부장)씨는 “현지인들은 또 한 사람의 인질이 죽었다는 소식에 침통해하면서도 죄수 맞교환이 불가능하다는 아프간 정부의 일관된 입장을 볼 때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또 “이번 사태에 대해 대부분의 아프간 현지인들이 점점 관심을 잃어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현지에서 보내온 윤씨의 네 번째 편지다. 정리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오늘은 카불, 톨로, 샴쇼드, 라마르, 누린, 오이나, 타마둔 등 모든 현지 방송이 알자지라 방송에 보도된 내용을 여과 없이 전하고 있습니다. 이들 방송은 한국인 인질 1명을 죽였다는 탈레반 대변인의 말을 옮겨 “인질을 죽인 것은 아프간 정부에 대한 반감의 표시이며 한국과 미국에 대한 강한 압박이고, 계속해서 탈레반이 주도권을 가지고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중앙조직 사령관 사망설… 두 파 권력 다툼 중” 방송을 접한 교민들은 서로 연락을 하며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매우 무겁고 침통한 분위기 속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들 합니다. 솔직히 현지인들은 이런 사태를 이미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인 인질과 탈레반 죄수들의 맞교환은 없다는 미국과 아프간 정부의 일관된 주장을 고려해 보면 인질협상에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그들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죠. 이에 교민들은 탈레반이 주장하는 자신들의 동료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더 긴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파견했다는 특사에 대해서는 현지 방송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과 면담하는 내용만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는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특사의 활동이 대외비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현지 분위기는 특사가 아니라 그 누가 와도 미국이 죄수 맞교환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않는 이상 어렵다는 것입니다. 또한 탈레반이 2일간 협상시한을 늘려주었다가 왜 인질을 죽였는지에 대해서는 2일간 협상시한을 늘렸다는 소식은 가즈니 주지사의 얘기였지 탈레반의 공식 얘기는 아니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현지 언론은 피랍자가 있는 지역이 산악지대이기 때문에 음식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인질들뿐만 아니라 탈레반 자신들도 먹을 것이 없을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언론에서 인질이 3개의 탈레반에 나뉘어 잡혀 있고, 각기 따로 협상해야 한다는 보도를 했다는데요. 소문에 의하면 탈레반은 중앙조직과 지방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중앙조직의 사령관이 죽어서 크게 두 파로 나뉘어 권력싸움을 하고 있답니다. 이런 경우 지방조직이 분열되어 개별행동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겠죠. ●“현지인들 이번 사태에 점점 관심 잃어” 오늘 아침 굿네이버스 아침회의에서 현지 직원들이 말하는 이번 피랍사건에 대한 아프간 분위기는 한마디로 이제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 한국인이 탈레반에 피랍되었다고 할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당황한 제가 그 이유를 물었더니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이러한 일이 아프간에서 처음 발생한 일이 아니기 때문일 수 있다고 하더군요.30년 가까이 전쟁과 내전 속에 살았던 아프간 사람이고 보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마음 아픈 것은 아프간 사람들이 자신들도 조심해서 들어가는 곳을 현지 경찰이나 보호인 없이 외국인들이 단체로 들어간 것에 대해 대부분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피랍된 한국인들이 아프간에 온 목적이 의료와 교육봉사가 아니라 기독교를 전하기 위함이라는 일부 보도 때문이기도 하답니다.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긴박했던 20시간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긴박했던 20시간

    극도의 긴박감이 안도의 한숨으로, 그리고 다시 절망의 통곡으로 시시각각 바뀐 20시간이었다. 탈레반의 ‘협상 완전실패 선언’에 이어 협상 시한 연장, 그리고 이를 비웃는 심성민씨 살해 주장과 우리 정부의 확인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상황은 배형규 목사가 희생됐던 지난 25일의 슬픔을 그대로 답습한 듯했다. 9차 협상시한이었던 지난 30일 오후 4시30분(이하 한국 시간)을 앞둔 오후 3시쯤 가즈니주 당국이 협상 시한을 이틀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외신 보도가 타전됐다. 탈레반이 거부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협상시한은 아무 소식없이 흘러갔다. 오후 6시쯤 탈레반 대변인이 발표한 ‘협상 완전 실패’ 선언 소식으로 충격은 극에 달했다. 그러나 2시간 후쯤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후 8시쯤 AP통신은 인질 협상 시한이 오후 8시30분으로 4시간 연장됐다고 보도했다. 무엇인가 대화가 진행되는 방증일 것이라는 희망이 언뜻 비쳤다. 이날 두 번째 시한인 오후 8시30분은 결국 아무 소식없이 지나갔다. 밤 10시40분쯤 협상 시한을 다시 이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는 가즈니주 미라주딘 파탄 주지사의 발표 소식이 전해졌다. 이런 안도는 3시간을 채 넘기지 못하고 통곡으로 바뀌고 말았다. 아마디 대변인은 AFP 등 외신과 전화통화에서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31일 새벽 1시)에 한국인 남성 성신(SUNG SIN·심성민씨)을 살해했다.”고 충격적인 말을 전했다.31일 오후 2시20분 정부 공식발표에 따라 혹시나 했던 인질 희생은 끝내 믿기지 않는 사실로 막을 내렸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고비마다 ‘살해카드’ 꺼낼듯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고비마다 ‘살해카드’ 꺼낼듯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13일째인 31일. 탈레반은 8월1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으로 협상 시한을 다시 설정하면서 한국과 아프간 정부를 벼랑끝으로 몰고 있다. 동료 수감자의 석방 요구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한국인 인질들을 추가 살해할 것이란 위협도 빼놓지 않았다. 탈레반은 이날 새벽에 한국인 가운데 두 번째로 심성민씨를 살해하며 그동안의 ‘추가 살해 위협’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탈레반의 일관된 요구인 ‘동료 수감자 석방’요구를 손에 쥐기 위해 협상 고비 때마다 ‘인질 살해’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1일 협상 시한까지 탈레반 수감자의 석방이 어려워 보여 희생자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여성 인질 안전도 위험속에 특히 대규모 인질 살해도 불사하겠다는 탈레반들의 태도는 탈레반 최고지도자를 거론하는 상황에서도 감지돼 불안감을 더했다. “새로 제시된 협상시한은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가 이끄는 탈레반 최고 지도부가 내린 것”이란 30일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의 발언은 ‘결연한’ 탈레반측의 입장을 보여줘 모골을 송연하게 한다. 인질 일부를 추가 살해하더라도 탈레반 수감자들에 대한 석방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전문가들은 “수감자 석방을 끝내 이뤄내지 못하더라도 탈레반 지도부가 한국인 인질들의 희생을 통해 동료 수감자들을 잊지 않고 있음을 세상에 알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이 점에서 한국인 인질의 추가 희생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또 재집권과 이슬람 원리주의에 입각한 국가 건설이 목표인 탈레반이 목적 관철을 위해 ‘작은 희생’은 아무렇지 않게 여길 가능성까지 높아 남성은 물론 여성 인질들의 안전까지도 위험속에 들어간 상황으로 판단된다. 실제 아마디 대변인은 이날 “아프간 정부가 협상에 진지한 태도로 임하지 않아 한국인 인질 1명을 추가 살해했다.”면서 “남성 인질들은 차례로 살해하고 여성 인질이 다음이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의 요구를 계속 거부하면 한국인 인질을 몇 단계로 나눠 순차적으로 살해할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대량 살해도 개의치 않을 듯 반면 인질 사태 해결의 직접적인 열쇠를 쥔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반대 입장임을 감안할 때, 백종천 대통령 특사와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과의 2차 면담에서도 포로 교환문제가 진전을 보지 못하면 탈레반은 인질 추가 살해라는 ‘극약 처방’에 나설 확률이 높다. 탈레반은 동시에 친(親)탈레반 언론인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 알 자지라 방송 등을 통해 한국인 인질들의 육성과 동영상을 계속 공개하는 등 심리전도 강화하며 아프간 및 한국 정부를 더 압박할 전망이다. ‘테러리스트와 타협 불가’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아프간과 미국의 입장이 요지부동인 상황에서 한국인 인질들의 생명은 강한 바람앞의 등불인 상태다. 인질 사태를 장기화 국면으로 끌며 인질들을 하나씩 살해하면서라도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탈레반의 벼랑끝 전술과 잇따른 초강수에 한국인 인질들의 안전 위기는 더욱 심연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협상한계 봉착한 정부

    ‘대통령 특사까지 파견한 정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나.’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한국인 23명 중 배형규 목사에 이어 31일 심성민씨가 납치단체인 탈레반에 피살되면서 추가 희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피랍사건 발생 뒤, 외교통상부 조중표 제1차관을 아프간에 급파한 데 이어 배 목사가 살해된 뒤에는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까지 특사로 파견했으나 오히려 희생자만 늘면서 정부의 정보력과 협상력 부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아프간 정부를 압박하며 전보다 강경 자세를 취했지만 탈레반측의 죄수 석방 요구에 대해 “우리 권한 밖 요구”라고 선을 그으면서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보·판단·협상력 총체적 부재 전날 탈레반측 사령관의 ‘협상 실패’ 선언과 탈레반측 대변인을 자처하는 유수프 아마디의 협상 시한 연장에 대해 정부는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다가 이날 오후 늦게 아프간 가즈니주 마라주딘 파탄 주지사가 협상 시한을 이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가 아프간 정부측으로부터 전달받은 간접 정보에만 의존하다가 심성민씨가 추가로 살해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맞이한 것이다. 게다가 배 목사에 이어 심씨의 살해 사실이 외신을 통해 보도됐지만 각각 8시간,13시간이나 늦게 확인, 발표하는 등 정보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충격 키운 3건 성명, 입지 좁혀 정부의 전략 부재는 사건 발생 이후 발표된 성명 3건의 기조 변화에서도 드러난다. 피랍 이틀 뒤인 지난 21일 노무현 대통령은 메시지에서 “관련된 사람들과 성의를 다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화에 의한 사태 해결 가능성에 기대를 걸게 했다. 배 목사 피살 하루 뒤인 26일 청와대가 발표한 안보정책조정회의 명의의 성명은 아프간 정부와 보다 긴밀한 대화를 위해 특사를 파견키로 했다고 밝혔다. 테러집단과 협상하지 않는다는 아프간 정부의 입장을 감안한다면, 피랍자 가족과 국민에게 낙관적 기대감을 갖게 하면서까지 특사 파견 사실을 공개했어야 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심씨 피살 하루 뒤인 이날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한 성명은 무장단체의 협상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우리 정부로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점을 사실상 시인했다. 협상 조건을 공개하는 것은 피랍자 귀환을 위해 적절하지 않다는 원칙을 무너뜨리고 납치단체의 요구사항까지 뒤늦게 공개하면서, 우리 정부의 한계를 털어놨다. 불과 열흘 사이에 발표된 3건의 정부 성명이 ‘대화 용의’→‘대화 압박’→‘협상 한계’로 요동을 친 셈이다. 이에 따라 피랍자 가족이나 국민의 충격과 허탈감도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 대통령궁이 이날 죄수·인질 맞교환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우리 정부의 입지가 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협상 결렬에 대비한 군사작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박찬구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탈레반, 석방요구자 명단 공개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인질 사태 13일째인 31일 탈레반이 1차로 석방을 요구한 수감자 명단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아프간 소식통은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의 말을 인용, 우선 석방을 요구하는 수감자 8명은 최고위급은 아니지만 탈레반 지역 조직의 사령관급 인사들이라고 밝혔다. 아프간 소식통은 이어 이들은 모두 풀리처키 아프간 중앙교도소에 수감돼 있으며 이들 가운데 3명은 미군이 신병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중에는 전국적인 지명도가 있는 ‘거물급’은 없다. 하지만 게릴라전을 펴며 탈레반의 지역조직을 이끌고 있는 인물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명단에 따르면 8명 중 4명은 가즈니주 출신이고 나머지 4명은 각기 다른 4개주 출신이다. 탈레반이 한국인 인질을 추가 살해한 이후 석방 요구 수감자 명단을 공개한 것은 탈레반 수감자 석방을 거부하고 있는 아프간 정부를 압박하는 한편 한국 정부에도 아프간 정부와 최종 담판에 나서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연합뉴스가 입수한 석방 요구 수감자 명단. 괄호 안은 출신지역. 1. 압둘 와세흐 박사(칸다하르주 판즈와이 지역)2. 몰로이 모하마드 오스만(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3. 지아 아흐마드(가즈니주 시티)4. 모히불하(가즈니주)5. 솔리만(자불주 나우바하르 지역)6. 마흐무드 후세인(파라주 굴리스탄 지역)7. 몰라 도르 칸(가즈니주 카라바그 지역)8. 놀룰라(카피사주 타카브 지역)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피랍자 극한상황 올 수도”

    31일 새벽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공개된 피랍자들의 동영상을 본 전문가들은 현재의 억류 상태가 계속된다면 이르면 일주일, 늦어도 15∼20일 뒤에는 피랍자들이 극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두 번째 인질이 피살되면서 피랍자들이 버텨낼 수 있는 한계점을 앞당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불면증, 스트레스, 탈진상태 역력” 서승원 한라병원 정신과 과장은 “화면이 어두워 정확한 상태는 알기 어렵지만, 강압적인 분위기에 인질들이 육체적·정신적으로 지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어두운 화면으로도 피랍자들이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인지할 수 있었다.”면서 “총을 겨누고 화면을 촬영하는 것을 비롯해 피랍 및 억류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교감신경의 흥분을 불러일으켜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를 극대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일부 피랍자의 면역력이 떨어져 탈진 상태가 시작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 교수는 “면역기능 저하는 감기를 폐렴으로 악화시킬 만큼 치명적”이라면서 “소화불량이나 위장 장애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응능력 감소 가장 큰 위험 또 탈레반이 진통제만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상황에서 위궤양과 십이지장궤양이 발생할 수 있으며 감금을 위해 끈, 족쇄 등이 사용됐다면 관절통과 요통도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특히 피랍 13일째를 넘어선 상황에서 반응능력 감소를 가장 큰 위험으로 꼽았다. 탈진이 지속되면 음식 섭취가 힘들어지고 판단력이나 움직임도 둔해진다고 지적했다. 이민수 고대 안암병원 정신과 교수는 피랍자들이 자아 상실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공포에 시달리며 이동이 지속되는 만큼 상황에 적응할 시간도 부족했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배 목사와 함께 있던 피랍자들이 배 목사의 죽음을 목격했다면 도와주지 못했다는 무력감과 죄책감이 스트레스와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스트레스가 1개월 이상 지속되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가 나타나면서 발작을 일으키거나 자살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룹 수용·신앙심 긍정적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불안한 감정을 덜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룹 수용은 다행이라고 분석했다. 황 교수는 “그룹 중 한 사람이 약한 모습을 보이거나 아프면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강하다고 느끼거나 덜 아프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박건형 이은주기자 kitsch@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피살 심성민씨는 누구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피살 심성민씨는 누구

    “항상 말없이 따뜻하게 웃어 주셨는데…. 믿기지 않는다.” 아프간 탈레반 무장세력에게 살해당한 심성민(29)씨가 경기 성남시 분당 샘물교회 주일학교에서 가르쳤던 뇌성마비 장애인 김민지(27)씨와 조혜숙(37)씨는 31일 갑작스러운 비보에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는 “선생님은 친구처럼 오빠처럼 웃음으로 따뜻하게 대해 주셨다.”며 울먹였다. 조씨도 “나이는 어리지만 좋은 선생님이셨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 너무 놀라 밥도 먹지 못했다.”고 눈물을 참지 못했다. 심씨는 지난해부터 정신지체, 뇌성마비, 다운증후군 장애인들의 모임인 샘물교회 ‘사랑부’에서 자원봉사 교사로 활동했다. 방송 속보를 보고 이날 오전 4시40분 샘물교회에 나온 심씨의 어머니 김미옥(61)씨는 “살려주세요. 왜 죽여요. 빨리 살려주세요. 우린 못살아요.”라며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김씨는 TV를 통해 언론 보도를 지켜보다 끝내 실신해 사무실 옆 휴게실로 옮겨져 링거를 맞기도 했다. 아버지 심진표(62·경남도의회 의원)씨는 이날 오후 “30년을 키운 아들이 어미·아비 옆을 떠난 것에 대해 부모로서 할 말이 없다.”고 깊은 한숨을 쏟아냈다. 2남1녀 중 장남인 심씨는 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진주고, 경상대를 졸업한 뒤 2003년 학생군사훈련단(ROTC) 중위로 예편하고 성남시에 있는 정보기술(IT)업체에서 구매 관련 일을 해왔다. 최근에는 농촌 봉사활동을 하겠다며 직장을 그만두고 농업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이었다. 청송(靑松) 심(沈)씨 10대 종손인 그는 독립유공자의 자손이다. 그의 할아버지 심재인(1918∼1949)선생은 1938년 일본 나가사키(長崎縣) 소재 간조농학교 재학 중 일본인들의 한국인 학생에 대한 차별대우를 체험하며 항일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1940년엔 나가사키 간조시에서 비밀결사 재일학생단을 조직하는 등 활발한 독립운동을 벌였다. 노태우 정부는 이런 공훈을 기려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심씨의 아버지는 25년간 새마을 운동 공로를 인정받아 훈장을 받았다.KBS 기자 출신의 작은아버지도 훈장을 받았다. 심씨는 봉사활동을 떠나면서 동생 효민씨를 제외한 가족 누구에게도 행선지를 밝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에 따르면 심씨는 평소 교회에서 장애학생들을 돌보는 청년부 교사로 일하면서 해외봉사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이번 봉사활동은 지난해 8월 회사 동호회원들과 다녀온 필리핀에 이어 두 번째 해외봉사활동이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정부 “죄수석방,우리 권한 밖”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한국인 피랍사건 13일째인 31일 탈레반과 협상은 “절대 없다.”고 천명했다. 반면 탈레반은 심성민(29)씨를 추가로 살해한 뒤 8월1일 오후 4시30분(한국시간)을 마지막 협상시한이라고 밝혀, 피랍사태가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아프간 대통령궁 하마이온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과 절대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이 요구 중인 한국 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교환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고 AP 등이 전했다. 그는 “아프간 정부는 인질을 구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질 구출을 위한 전격 군사작전 가능성 시사로 받아들여진다. 연합뉴스는 현지소식통을 인용, 탈레반이 1차로 석방을 요구한 수감자 8명은 최고위급은 아니지만 탈레반 지역조직의 이름있는 사령관급으로 모두 남성이라고 전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도 한국인 인질 추가살해와 관련, 탈레반을 “냉혈 살인자 집단”이라고 비난하면서 그들과 협상은 없다고 천명했다. 우리 정부도 이날 피랍 한국인이 추가로 살해될 경우 단호하게 대처할 것임을 밝히면서 아프간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피랍자 무사 석방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호소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성명을 발표하고 “납치단체가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요구를 하면서 무고한 민간인들을 납치하고 인명까지 해치는 만행을 자행한 것을 강력 규탄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납치단체는 우리 국민들의 석방 조건으로 수감자 석방과 맞교환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문제는 우리 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우리가 아프간 정부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단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다시 우리 국민의 인명을 해치는 행위가 일어난다면 우리 정부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우리 국민들의 희생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 인질 피살자 심씨의 시신은 이날 아침(현지시간) 아프간 가즈니 주에서 발견됐다. 경찰이 발견한 시신에는 총상이 있었고, 희생자는 흰색 바지와 슬리퍼,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다. 시신이 놓여 있던 곳과 희생자의 얼굴 부분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희생자는 심씨라고 외교통상부가 확인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아프간 정부와 한국 정부가 내일(8월1일) 정오(한국시간 오후 4시30분)까지 탈레반 수감자 석방 요구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다른 인질들을 살해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최종 협상 시한을 재설정했다. 아마디는 다른 외신들에 두 번째 인질을 살해한 뒤에도 아프간 정부가 자신들과 접촉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국 정부가 아프간 정부에 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압박을 가하라고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두 번째 희생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이번 시한을 굉장히 중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아프간 정부나 당사자들에게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방법들은 아직 남아 있고, 그 방법들을 통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아랍 위성채널 알 자지라 방송은 30일 밤 10시(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남녀 인질 12명의 동영상을 처음 방영했다. 인질은 여성 9명, 남성 3명이었다. 아마디 대변인은 30일 두 번째 한국인 남성 인질을 살해한 뒤 “협상이 잘 되지 않으면 남성 인질을 살해하고 그 다음 여성 인질 차례가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인질 살해 주기는 점점 짧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지난달 25일 배형규 목사를 살해한 데 이어 30일 심씨를 살해, 남은 인질은 남성 3명, 여성 18명 등 21명이다. 이춘규 박찬구 김미경기자 taein@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故 배목사 영향 ‘장기기증’ 급증

    아프가니스탄 무장 탈레반에 의해 살해된 고 배형규 목사의 장기기증 사실이 알려지면서 장기기증 등록자가 급증하고 있다. 배 목사가 지난 2001년 4월 장기 및 시신기증 등록을 한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황승기)에 따르면, 배 목사 사망 후인 지난 29일부터 온라인을 통한 장기기증 등록이 평소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기증운동본부 이지선 홍보팀장은 “배 목사의 장기·시신기증 보도 이후 장기기증 등록자가 하루 평균 20∼30명에서 100여명 정도로 급증, 고인의 숭고한 정신에 동참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배 목사의 부인 김희연씨도 최근 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조혈모세포(골수)를 기증한 바 있다.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교황청·탈레반 대변인 ‘설전’

    한국인 인질들의 억류와 일부 살해를 둘러싸고 교황청과 탈레반이 상대방을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ANSA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전세계 분쟁 지역에서 벌어지는 무고한 시민들의 희생에 수없이 애도를 보여왔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교황의 29일 지적은 무고한 인질을 납치, 살해하겠다고 위협하는 폭력행위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이러한 행위는 증오와 죽음의 가공스러운 악순환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베네딕토 16세는 지난 29일 로마 남부의 교황 휴양지 카스텔 간돌포에서 주일 미사를 통해 “납치는 인간의 존엄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로, 이러한 범죄 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이 악행을 단념하고 인질들을 무사히 돌려보내도록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탈레반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왜 그(교황)는 외국 군대에 의한 민간인 희생에 대해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는가.”라면서 “아프간을 침략한 외국 군대가 무고한 민간인들을 폭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마디는 또 “아프간 내 미군 기지에 아프간 여성들이 구금돼 있다.”고 주장한 뒤 “왜 교황은 바그람과 칸다하르 수용소에 구금돼 있는 아프간 여성들의 운명에 대해서 침묵을 지키고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아마디가 주장한 대로 아프간 여성들이 미군 등 다국적군에 의해 구금된 게 사실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추가 피살] ARF서 피랍사태 논의키로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가 8월2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제14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외교 소식통은 31일 “아프간 피랍사태가 현재 아시아 지역의 최대 안보 관련 이슈인 만큼 ARF 외교장관회의에서 다뤄질 것”이라며 “송민순 외교부 장관은 국제사회의 협조를 당부할 것이며, 회의 결과물인 의장성명에 인질들의 무사 귀환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인질동영상 본 해외네티즌 “제발 무사하길…”

    인질동영상 본 해외네티즌 “제발 무사하길…”

    알자지라 방송이 지난 30일(현지 시간) 공개한 피랍 한국인 동영상에 해외네티즌들도 안타까워하고 있다. UCC사이트 유튜브(YouTube.com)의 알자지라 채널에 올려진 피랍 한국인 동영상에 이번 사태에 대한 해외 네티즌들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히잡을 쓴 초췌한 여성 인질들의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느냐”며 안타까워했다. 게다가 이날 한국인 인질 중 심성민(29)씨가 피살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네티즌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네티즌 ‘bigyouch’는 “더이상 피를 보지 않고 사태가 마무리 되기를…” 이라는 바람을 적었고 ‘Hapo1202’는 “끔찍한 결과로 마무리된 이전의 인질 사태들이 또다시 반복될까 두렵다.”고 밝혔다. 또 “여자들까지 포함된 비무장 민간인을 죽이는 것이 알라가 가르치는 ‘명예’인가?”(reefrunner9), “그들은 인권과 이슬람 정신 두가지를 모두 해치고 있다.”(generalbrocks) 등 탈레반을 비난하는 댓글들이 많았다. 동영상에는 여성 9명, 남성 3명의 모습이 담겨 있으며 이중 여성 8명(임현주, 한지영, 유정화, 이정란, 안혜진, 김지나, 김경자씨)의 신원이 확인됐다. ☞[관련기사] 신해철 “피랍자, 살아서 고개숙이고 오라” 한편 이날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한 피살이 공식 확인된 심성민(29)씨는 현 경남도의원인 심진표(62)씨의 2남1녀 중 장남으로 대학원 진학을 위해 성남에서 하숙생활을 하다 아프간으로 봉사활동을 떠나 이같은 변을 당했다. 사진 = YTN 뉴스 캡처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아프간 피랍 사태] 추가 살해 협박 현실로

    결국 두번째 희생자가 발생했다. 한국인 인질 22명을 억류중인 아프간 탈레반 무장세력은 31일 새벽 1시(한국시간) 남성 인질중 심성민(29)씨를 총으로 살해했다고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이 AFP통신에 밝혔다. 배형규 목사가 살해당한 지 엿새 만으로 탈레반은 아프간 정부가 수감중인 탈레반 동료들의 석방을 강하게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탈레반의 한국인 인질의 추가 살해 위협 및 추가 살해 강행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혼돈의 하루였다. 앞서 탈레반은 30일 오후 4시30분을 최종 협상 시한으로 통보했다. 아프간 정부와 무장세력측은 협상시한을 넘겨서도 전화기를 꺼놓은 채 침묵만을 지켰다. 이런 와중에 익명의 탈레반 사령관이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의 전화통화에서 “협상은 실패했으며 탈레반은 인질들을 살해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와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하지만 수시간 뒤 탈레반이 협상시한을 오후 8시30분으로 4시간 연장했고, 이어 아프간 정부측 요구대로 재차 협상 시한을 8월1일까지 이틀 연장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인질 석방 협상에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희망을 갖게 했다. 그러나 기대는 무참하게 꺾였다. 탈레반은 지난 25일 배형규 목사를 첫 희생자로 삼은 이후 협상 시한을 9차례 연기하며 한국인 인질과 죄수 석방 교환을 요구했지만 이날 심성민씨까지 결국 살해하면서 평화적인 협상 진행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인질 구출을 위한 전격적인 군사 작전설까지 흘러나와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특히 29일 백종천 대통령 특사의 아프간 대통령 면담 이후에도 교착 상황에 돌파구가 마련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등 사태 장기화 우려가 높아졌다. 하지만 새달 5∼6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한가닥 희망을 주고 있다. 그동안 미국은 한국인 인질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하는 원론적 입장만 강조했을 뿐 직접적인 개입은 없었다. 한편 탈레반은 한국인 인질들을 억류하고 있는 지역의 최고 사령관은 하지 핫산이며 그는 탈레반 최고 지도자 물라 모하마드 오마르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고 밝혀 이번 인질 사태가 탈레반 최고위층과 연관돼 있는 정치적 사건임을 시사했다. 한국인 인질들에 전달돼야 할 의약품이 아직까지 전해지지 않고 있고 장기 억류에 따른 후유증으로 인질들이 정신과 육체적으로 많이 쇠약해져 있을 것으로 보여 이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앞서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은 29일 자국민에게 아프간 내 테러 위협을 경고했다. 미 대사관은 카불대학을 겨냥한 테러 위협 정보를 입수한 뒤 자국민에게 아프간 수도 카불을 여행할 때 특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하는 등 이번 인질 사태가 미국인에게 불똥이 튈 것을 우려했다. 아프간 정부가 이슬람 성직자와 탈레반 출신 국회의원을 동원, 탈레반을 설득하고 있으나 탈레반이 여성 인질까지도 살해할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 탈레반 수감자와 맞교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교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이와 관련,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29일 “이슬람 율법은 ‘눈에는 눈’을 가르침으로 한다.”면서 “우리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또 어린이든 억류하고 죽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해 교민들의 긴장감을 고조시켰었다. 최종찬 이순녀기자 siinj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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