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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마, 다시는 어디가지마…”

    “엄마, 다시는 어디가지마…”

    “엄마, 새끼 손가락 걸어. 이제 어디 안 간다고 약속해.” 2일 오전 8시 안양시 샘안양병원에서 김윤영(35·여)씨의 딸(8)과 아들(6)은 다시는 엄마와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 엄마 곁에 달라붙어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김씨의 아들과 딸은 “엄마 힘들었어. 화장실에 머리 감을 데도 없었어.”라며 어리광을 부려 주위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아프간에 있는 사랑하는 아내에게’라는 제목으로 애타는 사부곡(思婦曲)을 담은 동영상을 올려 국내외 네티즌을 감동시켰던 김씨의 남편 류행식(36)씨는 “봉사하며 열심히 살겠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석고대죄해야 마땅하지만…” 탈레반 무장단체로부터 풀려난 한국인 19명은 이날 오전 6시35분쯤 대한항공 KE952편으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인천공항을 떠난 지 51일 만에 그리던 고국 땅을 다시 밟은 이들은 수염을 깎지 못 하거나 머리카락을 손질하지 못해 초췌한 모습이었고 대부분 후드재킷이나 티셔츠 차림으로 고개를 숙인 채 입국장 앞 기자회견장에 섰다. 오랜 피랍 생활로 인한 정신적 충격 탓인지 2명씩 손을 꼭 잡고 다니는 여성들이 눈에 띄었고 이따금씩 눈물을 훔치거나 흐느끼기도 했다. 김만복 국정원장과 석방 협상의 실무자로 확인된 ‘선글라스맨’도 모습을 드러냈다. 김 원장은 피랍자 가족모임 차성민(30) 대표를 포함해 마중을 나온 가족 3명과 인사를 나누며 “국민과 정부가 모두 노력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배형규 목사의 형 배신규(45)씨와 앞서 석방된 김지나(32·여)씨의 오빠 김지웅(35)씨가 탈레반에 살해된 배 목사와 고 심성민씨의 영정사진을 들고 나와 숙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19명을 대표해 기자회견을 한 유경식(56)씨는 “사랑을 나누기 위해 갔는데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리고 정부에 부담을 주게 돼 대단히 죄송하다. 염려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조국과 국민에게 큰 빚을 졌다. 앞으로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미리 대기 중인 차량을 이용해 곧장 경기 안양시 샘안양병원으로 향했다. 이들은 지난달 먼저 풀려나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 중인 김경자(37·여), 김지나(32·여)씨와 함께 샘안양병원의 전인치유병동에 입원해 방사선과 심전도 검사 등 응급 검사와 문진을 받은 뒤 안정을 취했다. 오전 8시10분쯤 사선(死線)에서 살아돌아온 이들과 혈육들과 50여일 만에 감격적인 해후를 했다. 유경식씨가 상봉장인 샘안양병원 샘누리홀에 휠체어를 타고 먼저 모습을 드러내자 기립박수와 함께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어 나머지 18명이 차례로 들어와 2∼3명씩 각자의 이름표가 적힌 테이블에 둘러앉아 이들을 학수고대하던 가족들과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이영경(22·여)씨의 아버지 이창진(51)씨는 딸의 팔에 난 상처 자국을 쓰다듬으며 “날마다 새벽기도하면서 무사히 오기를 기도했었는데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며 딸을 꼭 안았다. ●샘안양병원 의료원장은 샘물교회 장로 동료들에게 석방을 양보했던 이지영(36·여)씨를 만난 어머니 남상순(65)씨는 “왜 이렇게 말랐냐. 어디 아프냐.”며 통곡을 하자, 지영씨는 어머니의 눈물을 닦아주며 “괜찮아. 엄마 괜찮아.”라며 안심시켰다. 병원측은 환자들에게 텔레비전과 신문은 허용하되 인터넷과 휴대전화는 당분간 금지할 방침이다. 병원 관계자는 “(인터넷 사용 제한은) 악플이란 부분까지도 고려했다. 이들도 자신들에 대한 비판 여론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샘안양병원 박상은 의료원장은 샘물교회 장로를 맡고 있다. 안양 임일영 이경주 이경원기자 argus@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귀국] “협상막바지 2명 추가살해 위협”

    |두바이(아랍에미리트)·대한항공 기내 류지영 특파원| 피랍자 19명이 2일 인천공항을 통해 무사히 귀국하면서 46일간 숨막히게 진행돼 온 아프간 피랍사태가 마무리된 가운데 우리 정부가 협상 타결 직전 탈레반의 인질 2명 살해 위기를 극적으로 모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이는 살해 협박을 모면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모종’의 제안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김만복 국정원장은 지난 1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두바이에서 피랍자들과 함께 오른 대한항공 KE952 인천행 여객기 안에서 “탈레반이 대면 협상 마무리 단계에서 최종 타결에 난항을 겪자 구체적인 시한을 설정한 뒤 ‘이때까지 해결책을 내놓지 않으면 인질을 추가로 살해하겠다.’며 피랍자 2명의 명단이 적힌 쪽지를 우리 측에 넘겼다.”고 밝혔다.김 원장은 납치·억류를 현장에서 진두지휘하기 위해 지난달 22일 출국했다. 김 원장은 “당시 쪽지에는 남성 1명과 여성 1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면서 “탈레반의 살해 위협은 늘 있어 왔고 그때마다 설득을 통해 위기를 넘겨 왔지만 이번에는 ‘데드라인’과 살해 예정자 명단까지 제공하는 등 그들의 요구가 매우 구체적이고 명확해 무척 긴박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위기 상황에서 (탈레반을) 상당히 어렵게 설득해 협상을 끝냈다.”고 밝혔지만 협상 막판 탈레반 측이 또 한 차례 살해 위협을 하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던 문제가 무엇인지,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 매듭지었는지 그리고 명단에 적힌 이름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협상 과정이나 내용 등에 대해서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다.”며 대답을 피했다.superryu@seoul.co.kr
  • [아프간 피랍자 귀국] 국정원장의 ‘부적절 처신’

    [아프간 피랍자 귀국] 국정원장의 ‘부적절 처신’

    김만복 국정원장이 아프간 현지에서 피랍자 석방 상황을 총지휘하고, 취재진에게 여러 차례 노출돼 물의를 빚고 있다. 귀국 항공기에서는 자화자찬식 보도자료를 돌리는 등 공명심도 보였다. ●“음지에서 일하고…” 슬로건 무색 보안이 생명인 정보기관의 최고 수장으로서 적절치 못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청와대는 2일 “(언론에)노출될 줄은 몰랐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김 원장은 지난달 31일 아프간 수도 카불의 세레나 호텔에서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고, 두바이로 떠나기 직전 국정원 직원인 ‘선글라스 맨’, 인질 2명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피랍자들과 두바이로 옮긴 뒤에는 호텔 로비에서 취재진과 인터뷰까지 하고, 외신 카메라에도 포착됐다. 피랍자의 무사 귀환이 최대 목표였다고 하지만, 대테러 업무를 총괄하는 정보기관 수장이 반테러 단체와의 현지 협상에 공개적으로 나섰다는 것은 비판을 면키 어려운 대목이다. 협상 타결 뒤 ‘선글라스 맨’과 탈레반측 대표가 어깨동무를 한 채 사진을 찍은 것도 정부가 테러단체와 협상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어 논란을 빚고 있다. 김 원장은 또 귀국하는 항공기에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이어 홍보용 보도자료와 인질 석방 관련 사진 CD까지 배포했다.‘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국정원의 슬로건과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다. 보도자료는 “지난 22일 극비리에 출국한 김 원장이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면서 “귀국 항공편은 예약하지 않았다. 이는 시간이 얼마가 되든 협상을 마무리짓고 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며 공치사를 늘어 놓았다.“김 원장의 34년 정보요원 경륜과 현장 감각”,“김 원장은 방탄복을 입을 정도로 위험을 감수” 등 ‘낯 뜨거운’ 표현도 구사했다. 김 원장의 현장 지휘는, 정부가 공식 부인해온 몸값 지불 의혹을 더욱 부풀리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국정원은 예비비를 임의로 사용할 수 있어 탈레반이 몸값을 요구했다면 국정원이 나서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면서 “김 원장의 등장은 이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김원장 “국민위협 땐 死地라도 갈 것”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국민이 위협에 처하면 사지(死地)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지에서 즉각 분석, 판단해야 할 상황이 많았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2004년과 2005년 자국 언론인들이 이라크에서 피랍됐을 때, 프랑스 해외안전총국(DGSE)의 브로샹 부장이 직접 이들을 인솔, 공항 입국시까지 안내한 사례가 있다며 국정원장 동선공개 시비자제를 당부했다. 박찬구 김미경기자 ckpark@seoul.co.kr
  • ‘테러와 협상’ 한국외교 사면초가

    ‘테러와 협상’ 한국외교 사면초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인질 석방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보여준 외교력 부재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40여일간 벌인 탈레반과의 협상에서 정부 부처간 불협화음이 적지 않았으며, 미국 등 우방국들의 지지는 갈수록 약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정부 일각에서는 인질의 안전한 구출을 이유로 테러단체인 탈레반을 인정하는 문제까지 한때 제기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중 탈레반 인정 주장도 탈레반과의 직접 협상을 통한 인질 석방 대가로 몸값을 지불했다는 논란도 이어지면서 국제사회 비난에 직면하는 등 후유증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국내외로 거세지는 후폭풍을 막기 위해 대책 마련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일 “협상 주무 부처인 외교부와 청와대, 국정원 등이 손발이 맞지 않아 협상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며 “협상 방식에 대한 각 부처간 입장이 달라 대테러 외교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정부 내 불협화음은 사태 초기부터 예견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피랍자들의 조기 석방을 위해 직접 협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외교부측은 대테러전 동참 및 국격(國格) 손상 등을 이유로 직접 협상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후 국정원 요원 등을 중심으로 대면 협상 테이블에 나가면서 수감자·인질 맞교환 카드에 휘둘렸고, 결국 김만복 국정원장의 현지 노출로 몸값 지불 시비까지 휘말리게 된 것이다. ●국제사회 비난 여론 해결 과제 한 외교 소식통은 “외교부가 정부 내 우군이 없어 사태해결의 주무 부처였지만 할 일이 없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몸값에 대해 ‘노 코멘트’해야 한다는 정도가 정부 내 공통된 입장”이라며 부처간 마찰이 컸음을 시사했다. 송민순 외교부 장관이 중동 순방 후 1일 귀국, 기자들과 만나 “외교가 할 수 있는 영역이 많지 않았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협상 과정에서 아프간 정부와 미국 등 우방국들과 빚은 갈등과, 직접 협상 및 몸값 지불 논란으로 인한 국제사회의 비난도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미국의 역할을 강조하다 보니 ‘미국 책임론’이 불거져 반미 감정만 부추겼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과의 협조가 잘 이뤄졌으나 정부 일각에서 미국이 나서 도와 줘야 한다고 드라이브를 걸어 입지가 좁아졌다.”며 “이번 협상 결과가 대미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몸값 시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몸값 논란 등 직접 협상의 후유증을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특히 탈레반측과 함께 기자회견까지 해 그들을 인정하는 듯한 분위기를 보인 것은 국제사회로부터 두고두고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송 장관은 “이제 우리 외교는 사건형에서 건설형으로 가야 하며, 사고 뒤처리하는 외교가 되면 안 된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와 온 국민이 심각한 인식을 갖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재외국민 보호의무 기준 및 범위를 담은 ‘영사 서비스 지침’ 개정작업을 벌여, 이르면 다음달 중 공청회 등을 통해 새로운 지침을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이번 피랍사태로 발생한 비용 구상권에 대해서도 현행 법률로 정해진 것이 없는 만큼 구체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인질사태 한국 노력이 빛을 발했다”

    “인질사태 한국 노력이 빛을 발했다”

    2일 오전 탈레반에 피랍됐던 한국인 전원이 무사히 귀국한 가운데, 중국의 언론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유력 일간지 중궈칭녠바오(中國靑年報)는 지난 31일 ‘한국 인질사태로 본 탈레반의 득과 실’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개제했다. 신문은 이 사설에서 “사태해결의 대가가 비교적 적었던 것은 (한국이) 상대방을 설득하고 대화하려는 노력을 보임과 동시에 무력으로 사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은 까닭”이라고 밝히고 “또한 사회 각 계층과 국민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결과”라고 이번 사태에 관한 한국의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이어 “한국 대표단과 탈레반의 끊임없는 교섭과 양보에 아프간 정부의 협력이 더해져 탈레반이 자신들이 내건 조건을 포기하고 이성적인 결론을 도출하게 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며 “이는 탈레반이 국제 여론의 힘에 굴복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또 “탈레반 최고지도자 오마르는 이번 인질사태에 관해 강력히 비판했으며 특히 2명의 인질을 살해한 것에 대해 매우 놀라 이 일을 가능한 빨리 마무리 지으라고 명령했다.”는 한 매체의 말을 인용 보도하며 “오마르의 대변인 또한 인질사태의 국면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 사설은 “한국이 인질사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취한 태도는 미국을 주 세력으로 하는 기존의 ‘반공세력’의 태도와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며 “적극적으로 탈레반과 대면접촉을 시도함으로써, 미국의 ‘테러세력과 절대 협상하지 않는다.’는 공식을 깨는 선례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관영 신화통신은 “탈레반이 이번 사태를 통해 얻은 부분이 많지는 않지만 정치적인 면에서는 득이 많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탈레반이 외국정부와 긍정적인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으며, 동시에 탈레반과의 접촉을 끊임없이 거절했던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또 CCTV는 “한국이 이번 사태를 해결하는데 있어 주변국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이는 그간 한국정부가 긍정적인 외교관계에 많은 노력을 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탈레반은 이번 사태를 성공적인 결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 발생될 또 다른 인질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사진=신화통신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조국과 국민에게 큰 빚 졌다

    2일 오전 6시 35분경 대한항공 KE952편으로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인 탈레반으로부터 풀려난 한국인 19명이 피랍 45일만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오전 7시경 입국장에 들어선 이들은 대부분 초췌한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숙인 채 기자회견에 임했다. 기자회견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버스에 태워준 2명 납치범 돌변”

    |두바이(아랍에미리트) 류지영특파원·카불 공동취재단| “그동안 3∼4명씩 5팀으로 분산돼 움직였는데, 일부는 민가를 중심으로 12번씩이나 옮겨다녔다.” 40여일간의 억류 생활 끝에 풀려난 한국인 피랍자 19명 가운데 유경식(55)·서명화(29)씨는 31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세레나 호텔에서 피랍자 대표 자격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큰 물의를 일으켰다는 생각에 잠을 못이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이날 UN이 제공한 특별기편으로 아프간을 떠나 오후 11시50분쯤(이하 한국시간) 두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또 1일 오후 4시20분 대한항공 KE952편으로 두바이를 출발해 2일 아침 6시35분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유씨는 “낮에는 안전하다고 해서 카불에서 아침에 출발했다. 전세버스 운전사가 아는 사람이라면서 현지인 2명을 태워 앞쪽에 앉혔는데 20∼30분 뒤 이들이 총을 발포하면서 차를 세웠다.”며 피랍 당시를 설명했다. 이후 무장한 탈레반 2명이 버스에 올라 타 한국인을 내리게 한 뒤 승합차로 나눠 태웠고, 이 과정에서 배형규 목사는 실신했다고 말했다. 인질 생활에 대해서는 “기운이 없어서 하루종일 잠자고, 다시 잤다.”면서 “사태 초반에 빨리 구출해 달라고 금식 기도를 했는데, 사흘을 안 먹으니 탈레반이 보기에 단식으로 보여진 것 같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질들이 억류 생활을 하는 도중 언론과의 통화에서 인질 일부가 위독하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탈레반이) ‘아프다고 해야지 구출해 준다.’고 시켰다.”고 말했다. 이지영씨의 석방 양보설에 대해선 “여자만 세 명인데 두 사람을 석방한다고 하니 남은 한 사람이 힘들지 않겠느냐.”고 반문한 뒤 “(3명이) 기가 막혀서 울었는데 (이씨가) ‘나 대신 너 가라.’고 이야기해서 김경자씨가 가게 됐다.”며 석방 양보가 사실임을 밝혔다. 배 목사와 심성민씨 살해 소식에 대해 “피랍자 가운데 나를 감금했던 집 주인이 라디오 영어뉴스를 듣게 해줘 여자 2명이 석방됐고,2명은 살해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가슴이 철렁했지만 (다른 피랍자들이) 충격받을까봐 내색을 못하고 속으로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누군지는 몰랐지만 젊은 사람들 가운데 반항하거나 탈주 오해를 받고 사살된 것이 아닌지 걱정했고, 배 목사는 살해된 것으로 추측했다.”면서 “(살해는)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 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피랍자들이 모두 돌아온 뒤 치르기 위해 연기됐던 배 목사의 장례식은 오는 8일 경기 성남시 분당 샘물교회에서 교회장으로 치러진다. superryu@seoul.co.kr
  • [아프간 석방 이후] 피랍에서 석방까지

    [아프간 석방 이후] 피랍에서 석방까지

    |두바이(아랍에미리트) 류지영특파원·카불 공동취재단|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돼 40여일간의 억류 생활 끝에 풀려난 한국인 피랍자 19명을 대표해 유경식(55)씨와 서명화(29·여)씨는 31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시내의 세레나 호텔에서 처음 국내 언론과 기자회견을 갖고 납치 상황과 억류생활, 석방 상황 등에 대해 상세히 밝혔다.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납치에서 석방까지를 재구성했다. ■ 출발직전 운전기사 바뀌어 막무가내로 2명 합승시켜 아프간으로 봉사활동을 떠난 분당 샘물교회 봉사단원 23명은 지난 7월19일 아프간 카불에서 칸다하르로 전세버스를 이용해 가는 길에 운전기사가 “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다른 운전사를 소개시켜 주었다. 봉사단원들은 당시 “밤엔 위험하지만 낮엔 안전하다.”는 말을 믿었다. 새로 온 운전기사는 가즈니주를 지나는 길에 현지인 2명을 태웠다. 봉사단원들이 “왜 모르는 사람을 태우냐.”고 항의했더니 운전기사는 “가면서 내려주면 된다. 아는 사람이다.”고 막무가내로 버스에 태웠다. 2명을 태운 뒤 20∼30분쯤 지났을 무렵 갑자기 총소리가 났다. 당시 이들은 운전기사에게 총을 겨누면서 정지하라고 했는데 운전사가 무시하니까 발포했다. 이어 운전사가 정지를 하자 탈레반이 차를 옆으로 빼라면서 차 바퀴에 한발을 쐈다. 차 안으로 무장한 2명이 올라와 운전사를 구타했고, 전부 내리라고 요구했다. 당시 고 배형규 목사는 실신을 하는 등 일행 대부분이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 이어 탈레반은 이들을 오토바이 등에 태워 비포장도로로 10분 정도 달려 한 마을로 데려갔다. 맨 처음에 전체를 집합시켜서 일렬로 세우고 담벼락 앞에 기관총 소총으로 위협했다. 서너명이 무기로 위협하고 한 사람이 비디오 카메라로 찍었다. 총을 겨누자 이들은 거의 ‘패닉 상태’에 빠졌다. 그러더니 자기들이 알카에다라고 밝히는 등 그제서야 신분을 드러내면서 돌변했다.“너희들 잘못하면 이렇게(총쏘는 시늉을 하면서) 한다.”고 위협했다. 탈레반의 납치극은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탈레반이 사전에 치밀히 준비한 것이었다. ■ 5일째부터 3~4명 분산 억류 감자 2개로 4명이 끼니 때워 AK 소총으로 무장한 탈레반은 회당안에 강제로 몰아 넣었다. 회당에서 이들은 단원들이 가지고 있던 핸드캐리용 짐 배낭과 몸을 수색하면서 휴대전화와 카메라를 회수했다.“우린 정부의 사복 경찰인데 너희들을 알카에다로부터 보호하려고 임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돌려 줄테니 걱정 말라.”면서 노트북 1대, 카메라, 캠코더, 휴대전화 등을 가방 2개에 집어넣고 갈 때 돌려주겠다면서 자물쇠를 채웠다. 탈레반은 반 지하에 짐승 우리 같은 창문 없고 환기통 하나 있는 곳에 감금했다. 이어 이곳에서 나흘 밤을 자고 4박5일 만에 분산되기 시작했다. 처음에 11명이 나눠지고 12명은 그 다음에 6명으로 나뉘고 다시 3∼4명씩 나눠졌다. 이들은 주로 민가를 돌아다니면서 10차례 이상 자리를 옮겼다. 이동은 주로 야간에 달이 없을 때 오토바이에 태워서 헤드라이트를 끄고 불빛 신호를 보내면서 이뤄졌다. 도보로 이동한 적도 몇번 있다. 초반에는 민가에서 보호되면서 그 사람들도 못 먹고 못 살고 해서 적응이 안 됐다. 비스킷 먹으면서 먹을 수 있는 음식 달라고 손짓 발짓했다. 감자 2개를 절반으로 쪼개서 4명이서 먹었다. 토굴에도 머물렀다. 집 마당에 한 사람 겨우 들어갈 토굴이 있었는데 4m 깊이 끝엔 T자로 25m 크기였다. 몸집 작은 사람이 겨우 갈 정도였다. 첨엔 걸려서 못 들어갔는데 어떻게 해서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처음에는 빨리 구출해 달라고 금식 기도를 했었다. 탈레반은 “너희가 아프다고 해야 빨리 구출해 준다.”며 육성을 녹음하기도 했다. ■ 29일 탈레반이 석방 알려줘 동료 2명 살해소식에 눈물 8월25일쯤 탈레반이 2명 와서 4일 밤을 자면 석방된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가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통화했다. 당시 정부 관계자는 “건강 이상없냐. 누구 있냐.”고 물어 “언제 나갈 수 있냐.”고 했더니 며칠만 참으라고 했다. 29일쯤 탈레반이 와서 석방이라며 2명 먼저 간다고 했다. 그날 서씨에게 여자 1명과 함께 나오라고 요구했다. 서씨는 “함께 있던 4명이 같이 나가게 해달라.”고 하자 보스처럼 생긴 사람이 “너희 정부에서 다 내보내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오후 4시쯤 서명화, 차혜진씨 2명을 탈레반이 오토바이로 접선 장소에 떨어뜨려 놓고 망원경으로 살펴볼 때 둘러보니 적십자 차와 깃발이 눈에 들어왔다. 이들은 31일 오전 1시쯤 카불 세레나 호텔에서 서로 부둥켜 안고 눈물의 재회를 했다. 탈레반에 의해 마지막으로 풀려난 제창희(38)씨 등 7명은 30일 밤 먼저 풀려난 12명과 합류했다. 제씨 등은 풀려날 당시 배 목사와 심성민씨가 살해됐다는 사실을 몰랐고, 먼저 풀려난 동료들로부터 소식을 전해듣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았다. superryu@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일요 다큐 산(KBS1 오전 7시) 최근 늘어난 등산인구에 비례하여 산악 안전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일어난 산악사고는 무려 700건이 넘는다. 사고건수 1위는 북한산과 도봉산이 포함된 북한산 국립공원이다. 이번 주 ‘일요다큐 산’에서는 대한산악연맹, 서울산악구조대와 함께 도봉산에 올라 안전하게 산을 오르는 방법을 알아본다. ●싱싱 일요일(KBS2 오전 8시) 경남 창원의 송영철씨는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꽃동산을 만들겠다며 귀농했다.1년이 지난 뒤 그의 연꽃사랑에 가족들은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섰다. 수백 종의 연꽃을 관리하는 부부에게 또 하나의 꿈이 생겼는데 그것은 바로 전국으로 연꽃을 전파하는 것. 이를 위해 특허 받은 재배기술만도 열 개가 넘는다. ●깍두기(MBC 오후 7시55분) 절에서 나온 사야는 햄버거 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사야는 취직을 했다며 좋아하지만 출근한 첫날부터 손님과 시비가 붙는다. 사야는 손님이 남긴 햄버거와 감자를 가리키며 싸줄 테니 갖고 가서 집에서 먹으라며 봉투 안에 주섬주섬 넣는다. 화가 난 여자 손님은 매니저를 오라고하며 소리를 지른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SBS 오후 6시40분) ‘나몰라 크루’가 그동안 그들이 출연했던 각종 프로그램을 몸으로 표현한다.‘야생’에서 와서 사회적응 수업 중인 김경욱. 무인도에 떨어진 요절복통 사연이 공개된다. 멋진 댄스와 신나는 음악, 그리고 화끈한 개그가 함께 만드는 최고의 무대. 김재우, 김경욱, 김태환, 김동섭, 손민희가 출연한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전 8시30분) 일년 강우량이 25㎜에 불과한 사하라 사막에서 평생을 살아온 유목민들은 그들 나름의 생존 법칙과 지혜가 있다. 사하라 사막에서 태어난 물리학자가 그의 삼촌을 찾아가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모로코 남부의 사막 여행을 체험해 보고 문제점은 무엇인지, 그들만의 노하우는 과연 어떤 것인지 알아본다. ●생방송 심야 토론(KBS1 오후 11시10분) 한국인 인질들이 차례로 석방되면서 40일이 넘은 아프간 피랍사태는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 피랍사태는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것 같다. 심야토론에서는 외교, 종교, 국제정치 등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번 아프간 피랍사태를 통해 우리가 되돌아 봐야 할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심층 토론한다. ●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 ‘망명자 올스타 밴드’(EBS 오후 5시40분) ‘망명자 올스타 밴드’는 6명으로 이루어진 시에라리온 출신의 밴드 이야기이다. 전쟁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지만, 이들의 음악은 사람들을 진심으로 감동시킨다. 이들의 앨범 ‘망명자처럼 살기’는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발매돼 첫주에 1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국제다큐멘터리페스티벌 ‘블랙골드’(EBS 밤 12시55분) 세계 무역에서 두 번째로 많이 거래되는 커피는 ‘금’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이익을 챙기려는 기업에 재배 농가는 좋은 커피를 팔아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영화는 에티오피아를 시작으로 곳곳의 불공정 거래 현장으로 침투한다.
  • 정부 협상전략 부재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계기로 정부의 대테러 협상 능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23명 피랍자 가운데 21명의 귀환이라는 성공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사태 해결 과정에서 비쳐진 정부의 협상 능력은 미흡하기 짝이 없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대테러 협상 전략의 부재는 국격(國格) 손상, 국력 낭비 등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겼다. 사태 해결 이후 국제사회에서 일제히 ‘미숙한 협상’이라고 지적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獨·加 “테러행위 부추겨” 인질 납치라는 테러 사태가 발발할 경우 대응 협상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이번에는 집단 인질의 생명을 담보로 하다 보니 보다 정교한 협상 기술이 필요했다. 우선 국제사회에서의 대테러 정책과 궤를 같이할 것인지 등을 고려한 협상 전략을 짜야 했지만 그렇지 못해 테러단체와의 직접 협상 불가라는 국제사회의 원칙을 저버림으로써 국제사회에서 역풍을 맞는 처지가 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캐나다 막심 베르니에 외무장관 등이 30일 일제히 “‘한국식 협상’은 테러 행위를 부추길 뿐”이라고 일갈한 것은 국제사회에서 외교적 부담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초기 총체적 정보력 부족 정부는 일반적인 협상에서조차 기본으로 여겨지는 ‘상황 주도권’잡기에 처음부터 실패했다. 초기 대응에서 영향력이 별로 크지 않은 아프간 정부와 부족장 원로에 의존하는 협상 자세로 사태의 장기화 길을 걷게 됐다. 탈레반의 요구 사항, 납치 단체의 성격, 무장수준 등을 감안해 사태의 ‘위험도’를 제대로 분석한 뒤 협상에 임해야 했지만 총체적인 정보력 부족 상태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는 우를 범했다. 그러다 보니 탈레반의 강·온 전술의 진의 파악도 못해 우왕좌왕하느라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최진태 한국테러리즘 연구소장은 “탈레반이 요구 시한 설정을 12시간에서 24시간, 하루에서 이틀 등으로 늘리면서 일종의 안도감을 만들었고, 이 와중에 배형규 목사, 심성민씨가 살해됐다.”면서 “이는 정보력 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기 철군카드 최대 실수로 정부는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전략으로 탈레반을 설득하지 못해 협상의 유리한 국면 전개에 실패했다. 협상의 중대 고비마다 탈레반에 계속 휘둘리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히든 카드’로 갖고 있어야 할 ‘조기 철군’카드를 일찍 꺼낸 것과 관련,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스는 “노무현 대통령이 미숙한 대응을 거듭했다.”고 지적할 만큼 조기 철군 발언은 최대의 실수로 지적된다. ‘군사작전 불가’ 방침을 처음부터 공공연하게 밝힌 것도 전략상 좋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이같은 방침이 탈레반의 신뢰를 얻어 결과적으로 대면접촉에 이르는 역할도 했지만 탈레반에 최대의 ‘압박’이 될 수 있는 카드를 배제함으로써 협상 내내 탈레반의 기선잡기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는 것이다. 한 이슬람 전문가는 “협상 초기부터 ‘인질 살해 시 협상은 없다.’‘인질과 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은 한국 정부의 권한 밖’이라는 강경한 자세로 나가지 않다 보니 협상 자체가 균형이 깨진 상태에서 이뤄져 계속 밀리는 협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아프간 석방 이후] “아빠 나 이제 풀려났어”

    “걱정 많이 하셨죠. 나 이제 풀려 났어요….” 탈레반으로부터 풀려난 피랍자들은 석방 직후 31일 새벽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전화통화를 해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석방자와 가족간의 통화는 1분 정도씩 이뤄졌다. 이날 새벽 석방된 제창희씨의 어머니 이채복(69)씨는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전화가 걸려와 받으니 아들이었다.”면서 “아들은 전화에서 ‘건강은 어떠시냐. 나 이제 풀려 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서명화·경석씨의 아버지 서정배(57)씨는 “30일 새벽 0시48분쯤 집에서 전화를 받았는데 딸 명화였다. 딸은 굉장히 밝은 목소리로 ‘아빠 나 때문에 걱정했어?’라고 물었다. 딸은 동생 경석이도 잘 있다고 했고, 얼마 전까지 같이 있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8월29일 먼저 풀려난 이주연씨의 어머니 조명호(53)씨도 “30일 새벽 1시30분쯤 전화가 왔다. 딸이 ‘엄마 나야. 나 잘 있어.’라고 말할 때 굉장히 밝고 씩씩한 목소리여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차성민 가족모임 대표는 정부의 구상권 행사 방침에 대해 “가족들끼리 논의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돌아오는 석방자들의 사회 적응이나 심리적 치료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우선은 그 부분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차 대표는 또 “19명의 석방자들은 귀국 후 경기 안양시 샘안양병원에서 전원 입원치료를 받도록 할 예정이지만 건강이 많이 안 좋을 경우 일부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등으로 분산시킬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석방자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현장에서 간단하게 심경을 밝히는 인터뷰를 진행하고, 어느 정도 시일이 지나 육체적·정신적 안정을 찾으면 자세한 얘기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성남 윤상돈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아프간 석방 이후] 탈레반 “외국인 계속 납치할 것”

    아프가니스탄의 반군인 탈레반이 “한국인 납치 사건이 매우 성공적이었다.”며 “외국인 납치를 계속 감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번 납치는 지하드(성전)를 수행하는 우리 전사의 위대한 승리”라며 “아프간의 다른 우방에 똑같은 일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한국인 납치극을 총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탈레반 사령관 압둘라 잔도 워싱턴포스트에 “납치는 적들에게 압박을 가하는 돈 안 드는 좋은 전략이어서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 1차로 풀려난 인질 4명을 적신월사에 인계한 탈레반 무장 대원들은 석방지점에서 기다리고 있던 AP 통신 등 외신기자들에게 “한국인들은 우리의 믿음을 바꾸려고 우리나라에 왔다. 아프간 국민은 믿음을 위해 목숨을 바치며 그들을 납치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는 내용의 메모를 전달했다. 이번 피랍 사태와 관련, 무스타파 알라니 두바이 걸프리서치센터 대테러 전문가는 “탈레반은 이제 외교력을 확보했다.”며 “대변인을 두고 언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정치적인 차원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삼 선문대 국제학부 교수는 “미국과 정면으로 대결할 수 없는 탈레반이 납치를 가장 효과적인 전술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택 명지대 아랍 지역학과 교수도 “종교를 정치 이데올로기로 사용하는 탈레반은 미국의 동맹국 국민들도 타도의 대상으로 본다.”며 “정권 재탈환 때까지 납치카드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아프간 피랍이후 해외선교 어디로] (3) 침묵하는 신학자들

    ‘예수천당 불신지옥’, ‘예수 믿고 천당가자’,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 한국 개신교계가 주관하는 크고 작은 행사에선 이런 말과 문구가 자주 등장한다. 지하철 열차 안을 비롯, 대중이 모이는 많은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말들은 예수를 통해서 구원받을 수 있고 다른 모든 형태의 종교나 사상은 이 구원의 절대진리에서 배제됨을 알게 모르게 암시한다. 바로 한국 주류 개신교의 교리를 드러내는 문구들인 것이다. 기독교에서 구원과 관련한 입장은 대체로 세가지로 요약된다.‘교회 안에만 구원이 있다.’는 전통의 보수 배타주의와 ‘예수 안에서만 구원이 있지만 익명의 그리스도인이 있을 수 있다.’는 포용주의, 그리고 다른 종교를 통해서도 구원받을 수 있다.’는 다원주의이다. 이 가운데 비록 교회 안에는 속해 있지 않지만 마음으로 하나님과 연결되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는 삶을 사는 익명의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 구원의 은총을 받을 수 있다는 포용주의나, 다른 종교에 구원의 길을 여는 다원주의는 배타주의와는 차별화된다. 한국 개신교계의 경쟁적 해외선교의 문제는 바로 이 배타주의에 익숙한 한국 개신교의 신학적 한계에 큰 원인이 있다.‘예수가 구원의 길이며 예수를 만나게 하는 것이 바로 선교의 궁극적 목표’라는 인식은 현지인, 특히 ‘미전도지역인’들의 신앙을 바꿔놓으려는 헌신으로 이어지고 이번 아프간 피랍사태도 비켜나있지 않다. ●한국 개신교계 80%가 배타주의 지난해 아프간에서 1300여 개신교도가 참가한 가운데 이벤트를 벌이려다 출국조치 당한 한 선교사가 홈페이지에 남긴 글 “아프간을 장악한 어둠의 권세는 무너져 내릴지어다.”는 속내야 어쨌든 공격적 선교의 방향성을 보여 준다. 봉사활동을 표방한 활동도 궁극적으로 전도와 선교라는 질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비판에 힘을 실어 주는 예이다. 안타깝게도 순수한 열정을 갖고 전도에 나선 많은 선교사와 신자들의 뜻까지도 가리게 한다. 구원과 관련한 신학과 실천이론을 볼 때 지금 한국 개신교계의 80%가 배타주의에 속한다는 데 전문가들은 대부분 동의한다. 현지의 문화와 전통을 고려해 토착화와 교화에 주력하는 유럽 대부분의 개신교 선교나 미국 기독교의 절반을 차지하는 포용과 다원주의 선교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제 신학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포용주의와 다원주의를 수용하지 않는 한 이번 아프간 피랍사태의 참극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개신교 신학자들 가운데 보수 교리에 반대하며 선교의 흐름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적지 않다.“배타적 구원관은 하나님으로부터 계시된 것이 아니라 초대교회의 필요에 의해 도입된 교리여서 현대사회에서는 반드시 재해석돼야 한다.”는 것이나 “공격적 선교방식은 세상을 다양하게 창조한 하나님의 역사를 기독교인 스스로 제한하고 파괴하며 획일화하는 신앙적 범죄행위”라는 주장들이 그것이다. 심지어는 “한국 교회 교우들이 진정으로 섬기고 따라야 할 분은 하나님이고 예수님이지 교회와 목사가 아니다.”라든가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을 기독교라는 종교의 틀에 가두는 교리주의자들은 종교를 팔아 잇속을 챙기는 장사꾼”이라는 말도 등장한다. ●“2000년전 잘못된 원시교리 얽매어” 이들이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높이는 구원관의 중심에는 어김없이 교회의 진정한 역할이 자리잡고 있다. 예수는 사람들을 새로운 종교로 인도하려 한 게 아니라 새로운 삶으로 인도했다는 것이다. 예수는 구원의 의미로 당시의 율법과 로마 식민지상태의 처절한 가난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얽매이지 않는 삶을 뜻했지만 후대에 교회 조직이 생존을 위해 공격적인 선교로 둔갑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구원관이 개선을 위한 대안과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데 있다. 대형교단이 설립한 신학교에서 공부한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결국 교단의 교리에 빠질 수밖에 없고 취업 등 사회활동에서도 영향받는 상황에서 이런 구원관과 입장을 드러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1992년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는 주장으로 감리교단에서 출교된 변선환 목사는 지금까지도 복권되지 않고 있다. 류상태 목사(종교자유정책연구원 지도위원)는 “2000년 전의 잘못된 원시교리에 얽매인 교회와 신자들을 더이상 무지의 감옥 속에 가두어선 안 된다.”며 “이번 피랍사태는 신학자들에게 해외선교와 구원의 방향성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큰 숙제를 남긴 계기”라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靑 “피랍자·교회에 구상권”

    정부는 아프간 피랍자가 전원 무사히 귀국하는 대로 이번 사태 해결과정에 들어간 제반 비용에 대해 피랍자와 분당 샘물교회 측에 구상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피랍자들이 안전하게 귀국한 뒤 이번 사태의 본질과 책임 소재 등의 문제를 점검해야 하며, 당사자들이 책임질 일이 있을 것”이라며 “특히 정부가 사용한 비용을 정산하는 문제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구상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그동안 정부 측이 사용한 비용을 피랍자 가족이나 교회 측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상권 행사 범위에 대해 “‘실제부담원칙’에 따라 정부가 납부한 항공료와 시신운구비용, 후송비용 등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랍자 석방 교섭을 위해 아프간에 파견된 협상단 공무원들의 출장비용 등도 구상권 행사 대상에 포함할지는 법률 검토를 하고 있으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샘물교회 측은 항공료 등 일부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권혁수 샘물교회 장로는 “시신 운구와 김경자·김지나씨의 귀국 비용을 교회가 낼 방침”이라고 말하고 “나머지 피랍자들의 항공료 등도 교회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랍자 석방 교섭을 벌인 정부 협상단의 체재비 등 나머지 비용에 대해서는 정부와 피랍자 가족 등이 구체적 기준 등을 마련하지 않아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박찬구 이경원기자 ckpark@seoul.co.kr
  • [아프간 악몽은 끝났다] 숫자로 본 피랍 사태

    [아프간 악몽은 끝났다] 숫자로 본 피랍 사태

    43일간에 걸친 이번 아프간 피랍 사태는 희생자 2명을 빼고 30일 전원 석방까지 숫자상 여러 기록을 남겼다. 먼저 23명이라는 피랍자 수는 그동안 탈레반 세력이 억류했던 외국인 인질 규모 가운데 가장 큰 숫자다. 탈레반이 10명 이상의 인질을 잡고 있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로이터 통신은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된 외국인 인질이 풀려나기까지 평균 36.4일이 걸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사태가 해결되기까지 역시 평균치를 조금 상회하는 비슷한 기간이 걸렸다. 지난 2004년 3월 납치됐던 터키인이 최장기간인 113일 동안 억류돼 있었던 전례와 비교하면 ‘단기간’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43일 동안 협상시한은 무려 10번이나 연장돼 지켜보는 이들의 속을 태웠다. 인질석방 조건으로 내걸었던 한국군 철수 시한을 7월21일이라고 제시한 이래 탈레반은 8월1일까지 하루, 이틀마다 시한을 연장하는 고도의 심리전을 구사했다.8월10일 처음 시작된 한국정부와 탈레반의 대면접촉은 네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심리전의 일환으로 최소한 여성 인질 3명 이상의 육성이 외신들에 다섯 차례 공개됐다. 피랍 8일째인 7월26일 임현주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처참한 상황에 빠져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2∼3일 간격으로 로이터,AFP 등 외신들이 번갈아 서로 다른 인질들의 목소리를 내보냈다. 탈레반 대변인으로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줄곧 등장하다 그가 지난 20일 총상을 입었을 때는 자비훌라 무자히드가 대신 ‘탈레반의 입’ 역할을 했다. 탈레반은 남동부와 서북부로 담당구역을 구분해 최소한 2명의 대변인을 두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아프간 피랍이후 해외선교 어디로] (2) 해외선교에 목매는 이유

    지난 1970∼80년대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만큼 폭발적인 교회성장을 일군 한국 개신교는 세계 기독교계로부터 ‘이해할 수 없는 나라’로 인식된다. 짧은 기간 그 많은 신자를 교회로 불러들인 방식과, 도시는 물론 오지 구석구석까지 교회를 우뚝우뚝 세울 수 있는 힘이 과연 무엇인지 선뜻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독교가 전 세계적으로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갖는 당연한 의문일 것이다. 전파과정에서 자본주의를 앞세운 미국 기독교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은 한국 개신교는 자본주의 속성에 철저하게 물들어 있다. 실제로 신자 수와 헌금액 같은 외형적 규모가 ‘좋은 교회’‘나쁜 교회’의 일차적인 척도가 되고 있다. 한국 개신교가 해외선교에 목을 매는 것은 바로 이 성장주의와 실적주의의 함정에 빠진 탓이 크다. ●90년대 교세 위축… 해외선교 돌파구로 70∼80년대와는 달리 90년대 들어 개신교가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당연히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교회의 조직 메커니즘 차원에서 계속 성장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태생적인 속성상 90년대 이후 교세가 위축되면서 위기의식을 느꼈고 그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았다고 할 수 있다. 교세가 늘면서 몸집을 키워온 교회들의 예산은 매년 늘어나는 데 비해 성장 위축으로 적자가 쌓이면서 해외선교가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된 것이다. 교회가 계속 성장할 것이란 장밋빛 기대에 부풀어 각 교단이 앞다투어 늘려 왔던 신학자의 공급과잉도 해외선교의 큰 이유. 가장 큰 교단인 장로교단(통합)만 하더라도 지난 10년간 교회와 교인 수가 각각 23%,15% 증가한데 비해 목사 수는 63%나 늘어났다. 해마다 300명의 잉여 목회자가 배출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졸업생의 45%만이 전임전도사로 진출한 것을 보면 절반도 안되는 인원만 임지를 찾아가는 실정이다. 성장주의에 익숙한 교회들의 내적 동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극심한 취업난에 허덕이는 잉여 목회자들을 밖으로 밖으로 쏟아낸 것이다. 교회들이 선교 불모지대인 위험지역에 더 눈독을 들일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실제로 교계에서는 위험한 곳에 얼마나 더 많은 선교사를 파견했는지를 ‘독실한 신앙심’의 척도로 여긴다. 공격적 선교에 치중하는 복음주의 교회들일수록 위험지역과 오지에 더 많은 선교사를 보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수천명이 사는 외딴 작은 마을에 한국인 선교사 수십명이 몰려드는 경우도 생긴다. ●위험지 파송 선교사 수가 교회 세 좌우 위험지역에 파송되는 선교사들이 차세대 리더로 부상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 분쟁지역과 이슬람권 등 위험지역에서 선교를 이끄는 목회자가 귀국후 차세대 지도자로 주목받아 부상하는데 “정치인들의 커리어쌓기와 아주 유사하다.”고 교계의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따라서 위험지역 선교를 개인적인 지명도 향상의 수단으로 삼는 젊은 목회자들은 이들 지역 파송을 주저하지 않는다. 위험지역에서 선교경력을 쌓은, 인기있는 젊은 목회자들을 따라 교인들이 많이 몰려들고 당연히 교인들의 교회에 대한 충성도와 헌금 액수도 높아진다. 위험지역에 많은 선교사를 보내는 교회일수록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고 심지어는 위험지역에 파송되는 선교사 수가 교회의 세와 인기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고 만 것이다. 교회들은 인기있는 차세대 리더들을 보고 몰려드는 젊은 신자들이 늘어나면서 교회의 노령화 극복이란 이득도 얻고 있다. 김진호 목사(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장)는 “미국 기독교의 영향을 압도적으로 받은 한국 개신교는 기본적으로 식민지 지배의 제국주의적 선교 성향이 강하다.”면서 “해외선교의 깊숙한 늪에 빠진 한국 교회들이 태생적인 성장과 실적주의에서 벗어나 원초적인 ‘구원’의 의미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군소후보 정책에도 관심을” 독자권익위 11차회의

    “군소후보 정책에도 관심을” 독자권익위 11차회의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관심이 지나치게 집중돼 독자로서는 마치 대선을 보는 듯했다.” “후보들의 정책 분석이 많이 늘었으나 경마식 보도의 행태도 여전하다.”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차형근 변호사) 제11차 회의가 30일 서울 중구 태평로1가 서울신문사 6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차 위원장과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처장, 유선영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연구위원, 임효진 중앙대신문 전 편집장 등 독자권익위원들과 서울신문의 노진환 사장, 박종선 부사장, 강석진 편집국장, 박정현 기획탐사부장, 이상훈 편집부 차장, 진경호 정치부 차장 등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대선 정국과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태에 대한 보도 방향이 중점 논의됐다. 대선 보도와 관련해 유선영 위원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대한 보도가 집중돼 상대적으로 다른 정당의 경선과 후보가 소홀히 다뤄졌다.”고 지적했다. 유 위원은 특히 “후보 검증에 있어서 발로 뛴 기사가 부족하다 보니 당사자들의 주장만 나열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독자들은 일방적 주장보다는 사실과 진실을 원한다.”고 꼬집었다. 서영복 위원도 “서울신문 스스로 의혹을 파고들어 한 쪽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며 “정책검증에 있어서도 왜 후보들의 정책공약이 빈약한지, 후보들의 정책 인프라를 파헤치는 보도가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임효진 위원은 “자질 공방에 파묻혀 정책검증이 미흡했다.”며 “특히 지지율이 낮은 후보라 해도 그들의 정책만은 좀 더 비중있게 다뤄졌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차형근 위원장은 한국인 피랍 사태 보도와 관련해 “피랍인들이 아직 석방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번 사태의 문제점을 파고든 것은 다소 성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진환 서울신문 사장은 “민노당 경선을 1면 머리기사로 보도한 언론은 서울신문이 유일하다.”면서 “후보 지지율을 감안하되 균형을 잃지 않은 보도를 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석진 편집국장은 “범여권의 후보 경선이 본궤도에 오르면 이들 후보에 대한 심층 분석작업도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사설] 국가보호 원하면 국민된 도리 지켜야

    아프간 인질 사태가 사실상 종결됐다. 풀려난 이들이 하루빨리 돌아와 가족들을 만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의 신속한 배려를 바란다. 젊은이 2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갔으나 나머지 19명이 무사히 풀려남으로써 이 사건은 불행 중 다행으로 마무리됐다. 그렇지만 이것으로 끝은 아니다. 우리들에게 성찰하고 되새길 여러가지 과제를 던졌다. 그 중에서도 온국민이 피랍 기간 내내 불안에 떨면서도 한두번쯤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던 것은 국가의 책무와 개인의 책임일 것이다. 헌법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범죄행위나 재해로부터 구조받고 보호받을 권리를 지닌다. 해외에서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탈레반에 납치된 사람들은 여행을 자제하라는 정부의 경고를 처음부터 무시했다. 위험 지역을 마구 다니다 대규모 인질극에 휘말렸다. 아프간은 내전이 격심하고, 외국인 납치가 빈발하며,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도 위해를 입을 수 있음을 알았을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나면 그들을 구해낼 수 있는 것은 국가밖에 없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무모한 행동은 국가에 막대한 부담을 떠안기고 국민에게 큰 심려를 끼쳤다. 경위가 어떠하든 위험에 빠진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이다. 그 원칙은 흔들어서도, 흔들려서도 안된다. 그러나 국가의 보호를 바라기에 앞서 국민의 도리를 다하는 게 우선이다. 내국인 출국자가 지난해 1160만명을 기록했다. 해외로 나간 국민을 일일이 돌볼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정부는 이번 인질사태 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무엇보다 개인의 책임의식이 높아져야 한다. 테러단체와 협상하는 국격 훼손과 인명 피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정부나 개인이 성숙해지는 계기로 삼아야 하며, 특히 무모한 선교활동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 [아프간 악몽은 끝났다] 위협에 안이한 정부

    한국이 더 이상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이번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명백해졌다. 이라크와 아프간 등에 군을 보냄으로써 ‘대테러 전쟁’에 가세한 당사국이면서도 정부는 사태 발발 후에야 아프간을 여행금지국으로 뒤늦게 지정하는 등 테러 위협에 대한 안이한 인식을 여실히 드러냈다. ●지구촌 테러조직 1200여개 테러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테러가 자행된 나라만 189개국이다. 지구촌 거의 모든 나라가 테러의 위협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9·11테러 이후 테러의 양태는 더더욱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여행이나, 유학, 비즈니스 등의 이유로 해외로 나가는 우리 국민은 한 해 1100만명에 이른다. 국민의 4분의1이 직·간접 테러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최근 들어 테러조직의 인질 납치는 ‘산업화’하고 있다. 테러조직의 운영자금과 무기구입 비용을 인질 납치로 해결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이번 한국인 피랍자 석방 과정에서 거액의 몸값 지불설이 공공연히 나오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질 납치가 확실한 ‘돈벌이’ 수단임을 보여줌으로써 한국인들은 역설적으로 테러의 표적이 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정부내 테러 전문가 없어 정부내 테러 관련 법규는 대통령 훈령 제47조 ‘국가 대테러 활동지침’뿐이다. 내용도 해외테러는 외교부가, 국내테러는 행자부가 주무부서가 된다는 정도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테러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사정이 이러니 정부에 제대로 된 테러 전문가가 있을 리 없다. 테러 발생시 위기 대응이 부진할 수밖에 없음을 이번 피랍사태 초기 협상과정에서 그대로 보여줬다. 최진태 한국테러리즘연구소 소장은 “외국에서 테러에 노출될 개연성이 높아진 만큼 국가 차원의 대테러 정책에 대한 큰 틀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테러 대응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민간도 테러 대비해야 테러에 대한 우리 정부와 국민의 안이한 인식은 외교부 홈페이지 첫 화면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송민순 외교부 장관의 동정은 바로 눈에 띄지만 테러 관련 내용은 왼쪽 귀퉁이에 처박혀 있다. 최 소장은 “해외여행자에 대한 교육프로그램과 교육지원 시스템을 통한 테러 교육이 절실하다.”면서 “정부뿐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도 테러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아프간 악몽은 끝났다] “탈레반,미안함 없어”

    아프간 현지 신문인 ‘아바디 위클리’의 무하메드 올린(29) 기자는 30일 열 네번째 편지를 보내 “현지 언론들은 일제히 숨진 두명의 한국인 피랍자까지 안전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전했다.”면서 “그러나 탈레반은 희생자에 대해 전혀 미안한 감정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앞으로 외국인 피랍 사태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아프간 정부는 경찰력을 늘리기는 하겠지만 피랍 사건을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미온적인 반응만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현지 신문들의 톱 기사는 ‘두명의 희생자까지 살아 왔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탈레반 대변인인 아마디에게 19명은 풀렸지만 2명은 죽였으므로 희생자에게 미안하지 않냐고 물어 보았는데요. 그는 “한국과 아프간 정부가 협상 시한을 넘겼기 때문에 죽인 것이므로 오히려 아프간 정부와 한국에 책임이 있다.”면서 “그들을 희생자로 고른 것은 남자이자 기독교 선교단의 우두머리였기 때문이므로 미안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현지서는 이번 한국인 인질 사건이 일단락됨에 따라 탈레반의 ‘납치 비즈니스’에 대한 향후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프간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통해 탈레반이 인질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외국인을 납치하는 것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대변인은 “국가적으로 외국인 납치를 막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겠지만 탈레반에서 보내는 전사는 누구인지 모르는 상황이므로 막기 힘들다.”면서 “레스토랑이나 외국인 거주지역까지 납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외국인 납치를 막기 위해 경찰력을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아프간 정부는 피랍자들이 먼저 정부에 알렸다면 피해가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프간 봉사자들에 대한 많은 비판이 있다는데요. 많은 기독교 봉사자들이 아프간에서 일하고 있지만 솔직히 현지인들은 그들이 기독교인인지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단지 일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만 드러내고 반대하고 있는 거죠. 현지인들은 기독교 봉사자들이 자신들에게 개종을 요구하거나 기독교 가르침을 전파하도록 강요하지 않으므로 관심이 없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아프간은 한국의 민간인과 군인이 모두 철수한다는 협상 조건에 매우 슬퍼하고 있답니다. 한국인들이 철수하면 많은 실업자들이 생길 겁니다. 카불 대학 교수인 세이드 마소드 교수는 “실업률이 올라가고 경제 발전의 동력이 줄어들어 정부와 민간인 모두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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