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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알몸 뒤풀이 선처”

    검찰이 경기 고양 모 중학교 졸업식 ‘알몸 뒤풀이’ 사건의 가해학생 가운데 적극 가담자를 처벌하되 ‘법대로’ 처벌하기보다는 ‘선도’하는 방향으로 선처하기로 했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가해학생 22명 가운데 15명(남자 7명, 여자 8명)을 공동폭행과 공동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나머지 7명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것을 주문하는 수사자료 검토 결과를 경찰에 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처벌 대상은 뒤풀이 과정에서 강제로 옷을 찢거나 인간 피라미드를 쌓도록 강요하고 계란 등 뒤풀이에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가담한 학생들이다. 뒤풀이 과정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은 3명에게는 성폭력 혐의도 적용토록 했다. 금품 갈취는 사안이 경미하다는 이유로, 사진과 동영상을 유포한 학생에게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각각 처벌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의 판단은 졸업식 뒤풀이 문화가 잘못됐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담고 있다. 그러나 개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잘못된 졸업식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판단, 선도에 무게를 두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식재판이나 벌금형 처벌보다는 ‘선도조건부 기소유예’나 ‘보호관찰소 기소유예’, ‘소년부 송치’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알몸 뒤풀이’ 가해 22명 전원 공동폭행혐의 형사처벌키로

    졸업식 알몸 뒤풀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도 일산경찰서는 22일 최종 확인된 가해학생 22명 전원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폭행 혐의를 적용, 형사처벌하겠다는 내용의 수사서류를 검찰에 보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당초 조사대상 가해학생 23명 가운데 1명은 현장에서 자리를 떠 처벌대상에서 제외했다. 경찰은 또 가해학생 가운데 뒤풀이 현장을 촬영한 3명은 피해자들에게 수치심을 일으킬 수 있었다고 보고 성폭력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다. 일부 학생들의 경우 재학 시절 후배들에게 돈을 빼앗은 사실도 확인돼 금품 갈취 혐의도 적용됐다. 그러나 동영상과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학생들에 대해서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처벌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수사결과를 검찰과 23일 최종 협의한 뒤, 24일 가해학생 22명 전원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뒤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가해학생 22명은 지난 11일 졸업식을 한 후배 중학생 15명을 학교 주변 빈터로 불러내 속옷조차 걸치지 않은 채 인간 피라미드를 쌓게 하는 등 뒤풀이를 하게 하고 사진과 동영상으로 촬영했으며 가해학생 중 2명이 사진 40여장과 동영상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 큰 파문을 일으켰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美-中, 해킹 공방전 2라운드

    │워싱턴 김균미·베이징 박홍환특파원│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내 해킹 실태에 대한 미국 언론의 보도에 중국 언론이 즉각 반박하는 등 양국 언론들의 ‘대리전’까지 치열하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 등 중국 지도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달라이 라마의 ‘폭탄발언’까지 나왔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자 1면과 10면에 ‘해킹인민공화국’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의 해킹 실태를 다뤘다. 신문은 지난 2006~2007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판다 바이러스’를 만든 해커 리쥔(李俊·27)의 사례를 들며 중국 내 사이버범죄 네트워크를 집중조명했다. 중국의 해킹 조직은 공장의 조립라인처럼 해커마다 전문화된 분야가 있고, 다단계판매 네트워크나 피라미드 조직과 같은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 신문은 정부기구의 연루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19일자에서 구글 해킹사건 조사관계자의 말을 인용, 구글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상하이자오퉁(上海交通)대학과 산둥(山東)성의 란샹(翔)고급기공학교에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란샹고급기공학교가 중국 인민해방군의 컴퓨터 전문가 훈련기관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언론들은 발끈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21일 대학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 뉴욕타임스가 근거 없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하이자오퉁대학 대변인은 “요즘처럼 네트워크 기술이 고도화된 상황에서 단순히 IP 주소가 일치한다는 이유로 그같이 주장하는 것은 객관성과 균형감을 상실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란샹고급기공학교의 당 서기도 인민해방군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도 두 학교의 해킹 연관성 부인 주장을 게재했다. 구글 해킹 사건에 대해서는 양국이 이미 정부 차원에서 한 차례 공방을 벌이긴 했지만 해킹 진원지에 대한 미국 측의 자체 조사 결과가 공표될 경우, 논쟁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폭탄발언’도 주목된다. 지난 18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면담한 달라이 라마는 19일 미국 ‘민주주의재단’이 마련한 메달 수여식에 참석,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의 퇴진을 요구했다. 달라이 라마는 “중국 집권 공산당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진정한 사회주의보다는 ‘권위주의적 자본주의’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 동안 달라이 라마가 중국 지도부에 대해서는 비난 발언을 자제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진전이 없는 중국과의 대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측은 아직까지 달라이 라마의 발언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과 미국의 대 타이완 무기 수출에 이어 해킹 논란까지 다시 불거져 양국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stinger@seoul.co.kr
  • [사설] 고용대책 유럽의 혼란 반면교사 삼기를

    어제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제2차 국가고용전략회의가 열렸다. 공공부문의 유연근무제 도입방안, 인문계열 대졸 미취업자 직업훈련 지원방안 등을 논의했다. 지난달 첫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취업자 ‘25만명+알파’를 목표로 발표한 일자리 종합대책의 세부적인 실천 계획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두 번 열린 회의 결과를 놓고 가타부타 평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기왕에 정부가 고용문제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나선 이상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는 좀 더 종합적이고, 장기적이고 세심한 정책 방향이 제시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견해다. 최근 거시경제 지표가 호전되고 있지만 고용시장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월 현재 취업애로계층은 210만명을 넘어섰다. 청년실업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실업률이 5%로 악화된 지난 1월의 청년실업률은 9.3%로 치솟았다. 고용침체의 충격이 여성들에게 집중된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숫자도 심각하고, ‘고용 없는 성장’ 문제도 심각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고용시장의 구조라고 본다. 우리나라 고용시장은 20대 취업자보다 50대 취업자가 많은 역피라미드 구조가 고착화된 상황이다. 고용시장의 고령화는 성장잠재력 하락을 의미한다. 여기에 매년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에 신규로 진입하는 인구는 41만명에 달하고, 우리나라 인구의 15%(712만명)에 해당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까지 임박해 있다.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려면 정년을 연장하는 게 맞지만 그만큼 신규 일자리가 줄어든다. 저출산 문제도 심각하나 그렇다고 여성근로자에게만 혜택이 집중된 정책을 내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세대 간·성별 간 일자리 전쟁이 본격화한 셈이다. 영국,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에서는 정년 연장 논의가 활발하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연금과 재정적자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서지만 노동계의 반발이 심하다. 유럽이 처한 혼란을 반면교사로 삼아 고용문제에 대처해야 한다. 그때그때 대두된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는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현장 밀착형 대책도 필요하지만 이보다는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안목에서 사회구조의 변화에 맞는 새로운 고용정책의 수립이 시급하다.
  • 소녀시대 태연, 종로에서 오고무를 춘다면?

    소녀시대 태연, 종로에서 오고무를 춘다면?

    소녀시대의 태연이 종로 한복판에서 오고무를 출 예정이다. KBS 2TV ‘승승장구’의 약속 지키기 프로젝트 ‘우리 지금 만나!’의 미션을 수행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간 ‘승승장구’의 MC 김승우는 장구춤을, 2PM 우영은 부채춤을 추며 팬들과의 약속을 지켜왔다. 세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된 태연은 오는 11일 종로에서 오고무를 선보인다. 특히 ‘승승장구’의 제작진이 추진하는 한 포털 사이트에서 진행 중인 설문조사도 흥미롭다. 9일 오전 현재 설문조사에서 “여러분은 태연과 함께 무엇을 하겠나.”라는 질문에 달린 재미있는 리플들이 인상적이다. 상위권에 랭크된 베스트 리플은 “인맥을 총동원해서 사람들과 인간피라미드를 쌓겠다.”, “삭발을 하고 목탁을 치겠다.” 등 이다. 태연은 ’승승장구’의 코너 ‘약속 지키기 프로젝트’ 와 관련해 서울신문NTN과의 인터뷰에서 “제기차기, 게릴라 라이브 콘서트 등 시민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승승장구’에서는 1회 김남주에 이어 2회 황정민, 3회 2PM 등이 게스트로 출연할 예정이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김경미 기자 rornfl84@nate.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4조원대 다단계사기 조희팔 잡히나

    4조원 규모의 국내 최대 다단계 사기단의 핵심 간부가 1년 3개월의 도피 생활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30일 도곡동 K병원에서 다단계 업체 ㈜리브의 경영고문인 김모(43)씨를 붙잡아 사건을 맡은 충남 서산경찰서로 신병을 인도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리브 회장인 조희팔(52)씨와 함께 의료기구 임대업과 부동산 사업을 하는 다단계 업체 10여곳을 운영하며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 4만~5만명을 모집, 약 4조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사기단은 ‘제이유 사건’ 피해액 2조 100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액수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건 관련자 300명 가운데 28명이 구속되는 등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다단계 사기사건으로 주목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회장 조씨는 2008년 12월 충남 태안군 지역에서 미리 첩보를 입수한 해경의 추적을 따돌리고 소형 보트로 서해 공해상으로 나가 다른 배에 옮겨타는 수법으로 밀항해 자취를 감췄다. 반면 김씨는 당시 조씨와 함께 중국으로 잠적하려고 보트를 타고 공해 진입을 시도했지만 높은 파도 때문에 실패하고 도피생활을 계속해 왔다. 김씨는 조씨가 중국으로 밀항할 당시 당국의 수사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전문 브로커 2명에게 5억원을 맡겨, 해경과 경찰 관계자에게 뇌물을 제공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조씨의 행방을 추궁하는 한편 조씨의 밀항 과정에서 해경과 경찰 관계자를 매수해 실제 도움을 받았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서 피라미드 영업망을 운영하며 직접 투자금 2조원을 유치한 사실과 관련, 실제 피해 액수와 수법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설 선물특집]아모레퍼시픽

    [설 선물특집]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설 선물로 화장품 세트뿐만 아니라, 홍삼과 녹차, 프리미엄 한방 샴푸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고품격 한방 화장품으로 ‘설화수 진설기획2종 세트Ⅰ’(21만원)은 피부 생기와 촉촉함을 되찾아 주는 진설수와 진설유액, 진설라인 견본품 5종까지 포함된 기획 선물세트이다. ‘한율극진2종 세트’(15만원)는 스킨, 에멀젼에 인삼 12뿌리 분량을 함유하고 있는 기능성 화장품. 명절 준비로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서는 ‘헤라 아쿠아볼릭 모이스처라이징 2종세트’(8만 2000원), ‘설화수 설매화기획3종 세트Ⅱ’(16만원)를 권한다. ‘예진생 천삼액’(450g·8만원)은 천삼화 홍삼과 지황, 복령, 토사자, 산수유 등 전통식물 성분을 조화시켜 홍삼의 쓴 맛을 줄이고, 풍부한 맛과 깊은 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든 파우치형 홍삼 농축액이다. 다도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설록명차 세작’(25만원), ‘세작 피라미드 기획세트’(4만원)를, 건강한 두피와 머릿결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려 음양조화 기프트 1호’(4만 5000원) 등을 권한다.
  • [세대공감] 겨울방학과 휴가

    [세대공감] 겨울방학과 휴가

    “요새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쯧쯧…. 이 나라의 장래가 걱정된다.” 5000여년 전 이집트 피라미드 내부 벽화에 새겨진 말이다. 세대차는 그만큼 오래됐고 또한 당연한 법. 세대차는 극복의 대상이라기보다는 신·구 세대가 서로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고민하는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사회의 화합과 통합의 마중물로 여기자는 이야기가 많다. 이에 서울신문은 세대 간의 갈등과 해결점을 모색하는 기획 ‘세대공감’을 격주로 연재한다. 첫 주제는 ‘겨울방학과 휴가’다. 휴가때 세대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만 ‘시간의 양’이 ‘관계의 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자식의 목소리를 통해 세대 간 갈등의 현실과 이를 해소할 가능성을 엿보자. ●야구광 부자의 동계훈련기 새해 첫 일요일인 3일 아침 서울 아차산의 한 공터에서 야구방망이를 들고 타이어를 때리는 한 소년이 눈에 띈다. 건장한 체격의 소년은 고등학교 야구선수인 유보현(18)군. 유군은 호랑이가 먹이를 바라보는 듯한 눈빛으로 방망이로 타이어를 끊임없이 때렸다. 유군의 타격 훈련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남자가 있다. 바로 유군의 아버지 유갑립(44)씨다. 유군의 타격 자세를 유심히 바라보던 아버지는 천천히 다가와 아들에게 물을 건네며 말한다. “스윙이 예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졌구나. 많이 힘들지.” 유씨 부자는 야구광이다. 아버지 유씨는 오랜 사회인 야구 동호회 활동으로 다이아몬드에서 잔뼈가 굵다. 아버지와 함께 어렸을 때부터 야구장을 자연스럽게 오가며 유군도 야구를 배우게 됐다. 유씨 부자 역시 다른 부모와 자식처럼 갈등을 겪었다. 또래 아이처럼 함께 어울리며 멋도 내고 여행도 가고 싶었던 유군은 야구에만 매달리게 하는 아버지가 밉기도 했다. 유군은 “언젠가 아버지에게 투덜거린 적이 있어요. 매일 야구만 하다 보면 결국 내 주변에 남는 건 친구도, 애인도 아무 것도 없을 것 같다고요.”라며 아버지에 대한 아쉬움을 터놨다. 특히 지난해 여름부터 각종 대회를 거치면서 유군의 정신적, 육체적 피로도 쌓여 갔다. 달리 스트레스를 풀 길이 없었던 유군으로서는 ‘야구의 길’로 인도한 아버지가 괜히 서운했다. 유씨도 아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열매를 거둘 때까지 자신이 택한 길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충고였다. 유군은 “아버지를 이해하지만 정말 놀고 싶을 때는 가끔 아버지의 눈을 피해 도망치기도 한다.”면서 지난 갈등을 회상했다. 어색했던 부자가 다시 얼굴을 맞댄 것은 바로 겨울방학 동계훈련이다. 이른 아침부터 유씨 부자는 아차산 공터에서 연습에 돌입했다. 야구라는 공감대가 두 부자의 관계를 다시 단단하게 묶은 것이다. 특히 고교 야구선수에게 겨울방학은 중요한 시기다. 1년 동안 써야 할 체력을 끌어올리고, 부족했던 기술을 보완하는 기간이다. 연습기간 부족했던 대화도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유씨는 “저도 무뚝뚝한 성격이지만 야구를 함께 하는 동안 아들에게 더욱 살갑게 대하게 됐다.”면서 “함께 훈련을 하며 1년 사이 아들이 더욱 의젓해졌음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이번 방학이 제게는 가장 소중한 시간”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방학이라고 다를 건 없어요.” 물론 대부분 가정의 현실은 유씨 부자와 같지 않다. 방학에도 부모와 자식들은 서로 얼굴을 맞댈 시간이 없는 것이 대부분 가정의 모습이다. 자율형 사립고 입시를 준비하는 서울 독산동 S중학교 3학년 김모(16)양에게 이번 방학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자사고 입시를 준비한다며 대부분의 시간을 학원에서 보내는 실정이다. 공무원인 아버지 김모(49)씨는 이런 딸의 모습이 아쉽기만 하다. 역사와 문화재에 관심이 많은 김씨는 아들(20)과 김양을 박물관 등에 데리고다니곤 했다. 김씨는 주말이면 카메라를 챙겨 딸과 함께 서울 가까운 곳으로 나가자고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이번 방학은 안된다.’는 거절뿐이다. 김양도 미안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양은 “문제가 있다면 학기중과 다를 바 없는 방학이라는 현실”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임소현(15·여·가명) 양은 초등학교 때까지만해도 사이가 좋던 어머니가 요즘은 귀찮다고 말한다. ‘성적이 떨어졌다, 집에 일찍 들어오라.’는 등 자신이 결정하고 싶은 것까지 어머니가 참견하는 것 같다. 방학이 시작되자 모녀는 더욱 충돌하게 됐다. 함께 얼굴을 보는 시간이 많아졌지만 단답형의 대화가 대부분이다. 중학교 3학년인 언니조차도 어머니 편인 것 같다. 열심히 공부했다며 아버지가 선물로 사준 휴대전화도 방과 후 학교 수업 도중 친구와 단문메시지를 주고받다가 어머니에게 뺏겼다. 다 언니가 고자질한 것이다. 얼마 전 이번 방학 동안 가족여행을 가는 것이 어떻겠냐는 아버지의 제의가 있었지만 임양은 ‘거부권’을 던졌다. 요즘 같은 기분으로 여행을 떠나봤자 기분만 더 상해서 돌아올 것 같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기 때문. 공부를 잘하는 언니와 자꾸 비교가 되는 것 같고 방학을 맞아 오랜만에 가족 4명이 모두 밥상에 앉아도 나오는 얘기는 성적과 공부, 학원 등에 관한 것뿐이다. 임양이 찾은 탈출구는 친구의 집이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느라 모두 늦게 들어오는 친구의 집에서 임양은 텔레비전도 보고 컴퓨터도 할 수 있다. 어차피 휴대전화가 없으니 어머니가 전화를 할 수도 없다. 학원에서 공부하다 들어왔다고 하면 끝이다. 임양은 “화해도 안 한 상황에서 어떻게 여행을 떠날 수 있겠냐.”면서 “어차피 갔다 오면 또 밀린 숙제를 하라고 잔소리를 할 것이 뻔하다.”고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안석 최재헌기자 ccto@seoul.co.kr ■자신감 심고 서먹서먹한 관계 풀고… 자녀와 함께 떠나는 여행에 길이 있다 평소보다 자주 얼굴을 볼 수 있는 겨울방학이지만 친구들과 PC방을 전전하며 좀처럼 집에 들어오기를 꺼리는 자녀. 몰라보게 커버린 키만큼 멀어진 마음의 틈새를 채우고자 부모는 먼저 손을 내밀지만 화해는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 김미영 서울가족문제상담소 소장은 “자유를 찾으려는 아이에게 부모의 틀을 강요하면 자녀는 더욱 고통스럽다.”며 “겨울방학 동안 자식과 함께 하는 여행을 통해 스스로 자존심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라.”고 조언한다. 서울가족문제상담소에는 자녀와의 관계가 서먹해진 부모들의 문의가 꾸준히 들어온단다. 김 소장은 자녀와 부모 간의 소통 문제의 원인을 부모의 일방적 ‘고정관념’으로 꼽았다. “부모도 아이들도 너무 바쁘다 보니 평소에 대화 한 번 나눌 시간이 없지만 부모는 나름대로 경제적, 심적 지원을 쏟으면서 그것이 진정으로 아이를 위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부모 세대와 달리 가정 밖에서도 충분히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요즘 아이들은 이런 부모의 관심과 집착에 오히려 거미줄에 걸린 듯한 불편함을 느낍니다.” 부모의 잘못된 판단으로 자식에게 더 큰 상처를 준 예도 들었다. “나쁜 애들과 어울리며 가출을 반복하는 여중생을 가진 한 부모는 단순히 주변환경 탓으로 여겨 전학이라는 손쉬운 방법을 택했습니다. 친구도 없어 더욱 외로워진 딸은 또다시 가출했고, 갈 곳 없는 자신을 찜질방으로 데려가 보살펴 주던 대학생 남자를 좋아하게 됐죠. 이 남자는 나중에 성매매 업소에 애를 팔아넘기려던 ‘꾼’으로 밝혀졌지만 아이는 집으로 와서도 그가 보여준 따뜻함을 잊지 못했습니다.” 김 소장은 “자신을 존중할 줄 아는 인격체는 남도 사랑할 수 있다.”며 “부모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고 자존심을 확립하려면 방학을 이용해 가족끼리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것이 완비된 편안한 여행이 아니라 함께 걸으면서 땀도 흘리고 같이 밥도 만들어 먹으면서 서로 하는 일이 힘든지 생각하다 보면 가족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불편한 환경에서 한 가지 역할을 맡아 함으로써 자신감을 생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에서는 느낄 수 없던 자식과 부모의 숨겨진 모습을 서로 보여줌으로써 서로 존중할 수 있습니다.” 그는 또 부모가 모든 것을 책임지는 대신 자식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허락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을 부여하라고도 조언했다. “한국에선 한 세대 전이나 지금이나 부모가 자식을 감싸고 보호하는 것만이 능사고, 또 이것이 동양적 미덕으로 포장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몸집만 커져 버린 어른이 되지 않도록 자신의 한계와 능력을 시험할 시간을 충분히 보장하되 그에 따른 책임질 ‘기회’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세계를 놀라게 한 ‘2009 미스터리 포토’

    세계를 놀라게 한 ‘2009 미스터리 포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2009년, 알쏭달쏭 답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 한 일도 유독 많이 발생한 한 해 였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의 인터넷판이 사람들을 의문에 휩싸이게 한 사건들을 모아 ‘2009 올해의 미스터리 사진’ 20여 장을 선정했다. ◆노르웨이 상공의 녹색 회오리, 러시아 상공의 대형 미라미드 물체 등의 정체는? 12월 초, 노르웨이 북부의 스콜드 군사기지 인근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회오리 모양의 불빛이 포착됐다. 마치 블랙홀을 연상케 한 이 빛은 “UFO가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킬 만큼 ‘미스터리’ 했지만, 결국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 실험 중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노르웨이에서 녹색 회오리 불빛이 발견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러시아에서는 대형 피라미드 모양의 물체가 포착됐다. 너비가 약 1마일(약 1.6㎞)정도인 이 피라미드 물체는 한 장소에 수 시간 동안 떠 있었으며, 천천히 회전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밖에도 영국 캠브리지셔 상공의 빛 수 십 개와, 북두칠성을 연상시키는 컴브리아 상공의 오렌지 빛 물체를 담은 사진도 ‘올해의 미스터리 사진’으로 꼽혔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난 예수의 흔적 유난히도 예수의 흔적이 많이 발견된 한 해 였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한 가정집에서는 다리미 바닥에서 예수의 형상을 발견해 화제가 됐고,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초코바에서도 예수의 얼굴이 발견됐다. 아일랜드 리머릭에서는 한 교회 터전에서 우연히 자른 나무가 성모마리아를 연상시킨다는 주장이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세상에 이런일이… 지난 9월 노르웨이의 거대 빙하가 무너지는 순간이 포착됐는데, 그 모습이 마치 사람이 우는 표정을 연상시켜 눈길을 모았다. 하루 세 번 피눈물을 흘린다는 미국의 15세 소년도 ‘올해의 미스터리’로 뽑혔다. 킬비노 인만이라는 이름의 이 소년은 숱한 전문의들의 검진에도 불구하고 원인을 찾지 못한 채 몇 개월간 피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알려져 전 세계인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또 중국 칭하이에서 발자국 모양을 한 나무판자가 발견돼 ‘신의 흔적’이냐 아니냐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전설의 섬’ 아틀란티스 바다 밑서 포착?

    ‘전설의 섬’ 아틀란티스 바다 밑서 포착?

    ’잃어버린 도시’ 아틀란티스가 최근 한 고고학 연구진의 카메라에 잡혀 진위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0년 전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언급한 아틀란티스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수준 높은 문명, 풍요로움을 간직 했으나 바다 밑으로 가라앉은 전설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아틀란티스의 존재를 밝히려고 카리브 해 일대를 조사해온 고고학 연구진이 해저에서 아틀란티스를 찾았다고 지난 20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이름을 밝히는 것을 거부한 이 연구진은 “카리브 해 밑에서 아틀란티스로 보이는 폐허 도시를 발견했으며 남겨진 건축물 중에서는 피라미드가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도시가 발견된 위치는 비밀에 부쳤으나 해저에서 촬영한 흑백사진 4장을 공개했다. 사진은 흐릿하나 도시의 거리로 보이는 반듯한 격자 무늬가 나 있다. 사진에 포착된 모습이 이집트 피라미드가 건립되기 전인 기원전 2600년에 출현했던 도시 아틀란티스의 일부분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들은 비밀 지역을 탐사를 진행하고자 자금을 모으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동안 아틀란티스가 발견됐다는 주장이 여러 번 제기된 바 있다. 1997년 러시아 과학자들이 영국 콘월 주 랜즈엔드에서 160km 떨어진 지점에서 아틀란티스를 발견했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2000년 터키 북부 해안 근처 흑해 밑에서 폐허도시가 발견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구글 어스가 아프리카 해안 도시로 보이는 형체를 포착하기도 했으나 이는 한 선박이 데이터를 채취 하면서 남긴 자국으로 밝혀진 바 있다. 사진=데일리메일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첼리스트 이상은·피아니스트 조성진 루브르박물관 오디션 합격

    첼리스트 이상은·피아니스트 조성진 루브르박물관 오디션 합격

    첼리스트 이상은(왼쪽·15·한국예술종합학교)과 피아니스트 조성진(오른쪽·15·예원학교)이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공연 시리즈 오디션에 합격했다고 대관령국제음악제가 18일 밝혔다. 이번 오디션은 대관령국제음악제와 루브르박물관이 지난 11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공동으로 개최했으며 박물관 공연 시리즈의 예술감독 모니크 드보가 참관했다. 루브르박물관 공연 시리즈는 박물관의 명소인 피라미드 섹션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음악회로 그간 사라 장을 비롯해 장한나, 길 샤함, 바딤 레핀, 예프게니 키신 등 유명 연주자들이 거쳐가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해마다 60여 차례 개최된다. 이상은은 차이코프스키 올해 주니어국제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한 첼로계의 차세대 대표 주자다. 조성진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모스크바 국제청소년쇼팽콩쿠르 우승과 하마마쓰 국제 콩쿠르 최연소 우승을 거머쥐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지구촌 어디에도 없는 ‘앉은 자세 미라’ 만나보세요

    지구촌 어디에도 없는 ‘앉은 자세 미라’ 만나보세요

    잉카 제국의 화려한 문명이 한국에서 부활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1일부터 내년 3월28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잉카 문명전-태양의 아들, 잉카’를 개최한다. 잉카 문명의 유물이 한국에 오는 것은 1982년 국립중앙박물관 ‘페루국보전’ 이후 27년 만이다. 이번 전시에는 기원전 3000년경 안데스 고대문명의 유물부터 1532년 스페인 제국의 침략으로 멸망한 잉카제국의 것까지 모두 351점의 페루 지역 유물을 모았다. 페루 국립고고인류역사학박물관, 라르코에레라박물관 등 9개 기관의 소장품들로 페루 현지에서도 한 번에 보기 힘든 국보급 유물들로 꼽힌다. 특히 마추픽추에서 출토된 유물 13점과 시판(Sipan)왕 피라미드 출토 유물 41점 등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것이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이집트를 포함해 세계 어디에도 없는 ‘앉은 자세의 미라’다. 치라바야 문명시대(AD900~AD1440) 유물인 이 미라는 다양한 무늬가 새겨진 직물을 두르고 장신구까지 걸치고 있다. 죽은 자를 위해 축제를 열었던 안데스 문명의 산물로 추정된다. 자연 건조된 아기 미라, 동물 미라 등도 눈길을 끈다. 모체(Moche, 100~700년) 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기괴한 모양의 ‘펠리노 신상(Feline Figure)’도 빼놓을 수 없다. 펠리노는 모체 종교가 가장 숭배했던 신이다. 신상에 하늘·바다·지하의 힘을 상징하는 동물들이 정교한 기술로 새겨져 있다. 문자가 없던 시절 매듭으로 메시지를 표현하던 결승(結繩) 문자나 전사의 모습이 새겨진 귀걸이, 전사 머리모양 병, 장례 행렬 모형 등도 페루 문명의 화려함과 신비함을 보여준다. 시판왕 무덤 발굴 영상 및 실물 크기로 복원한 시판왕 무덤 인물상도 전시된다. 유물들은 문명의 흐름에 따라 시대순으로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전’, 지난 4월 ‘파라오와 미라전’ 등에 이은 세계 문명전 시리즈의 하나로 한-페루 문화협정 체결 2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 일반 1만원. 중·고생 9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인터넷으로 ‘빨간 풍선’ 10개의 위치 찾아내라

    인터넷으로 ‘빨간 풍선’ 10개의 위치 찾아내라

     미국 전역에서 10개의 ‘빨간 풍선’을 띄웠다.장소는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인터넷으로 검색해 10개 풍선의 정확한 위치를 모두 집어낸 팀에게 상금 4만달러를 주는 이벤트였다.4000여팀이 참가한 가운데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팀이 우승했다.얼마나 걸렸을까.  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이벤트는 미국 동부시간으로 지난 5일 아침 10시에 시작됐다.사실 풍선이 아니었다.지상과 밧줄로 연결돼 띄워 올리는 8피트 크기의 기상관측 위성이었다.애시당초 이벤트를 기획한 미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Darpa)은 풍선 10개의 위치를 모두 집어내는 데 최대 9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보았는데 MIT 팀은 9시간 남짓 만에 이를 해냈다.  애리조나,캘리포니아,델라웨어,플로리다,조지아,오레곤,테네시,텍사스,버지니아 등 9개 주에서 띄워진 위성은 지상에선 풍선으로 보였다.  어떻게 풍선의 위치를 찾아냈을까.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진 글을 보면 우승 비결은 가만히 앉아 풍선을 본 이들이 글을 올릴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었다. ‘상금 새끼치기’를 통해 피라미드 조직을 만드는 것이었다.상금을 혼자 먹겠다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 포인트였다.  풍선 위치를 맨먼저 알려주는 사람에게 2000달러씩 나눠주겠다고 사회친교 사이트 ‘페이스북’이나 단문 메시지 전문 ‘트위터’ 같은 곳을 통해 퍼뜨린 것.그뿐만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지닌 자를 소개한 이들에게도 그보다 적은 상금이 전달되게 했다.  앨리스가 팀에 가입하면 그녀에게 http://balloon.media.mit.edu/alice 이메일 링크를 걸어준다.그러면 앨리스는 역시 팀에 가입한 밥에게 http://balloon.media.mit.edu/bob 이메일 링크를 건다.밥은 이를 페이스북에 게시한다.그럼 그의 친구 캐롤이 가입한 뒤 트위터에 http://balloon.media.mit.edu/carol 계정을 설정한다.데이브는 캐롤의 링크를 연결해 가입했는데 DARPA 풍선을 보게 된다.데이브는 처음으로 풍선 위치를 우리에게 알려준 사람이 된다.  이렇게 해서 데이브가 2000달러,캐롤이 1000달러,밥이 500달러,앨리스가 250달러를 받는다.풍선 하나에 250달러가 남게 되는데 이는 자선단체에 기부된다.  이렇게 하니까 경쟁 팀도 훨씬 적은 액수지만 이 상금이라도 따먹으려고 MIT 팀에 자신들이 알아낸 정보를 갖다바치게 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레지나 두간 Darpa 대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사람들의 상상력,특히 과학적인 음모 능력이 국경을 넘어 경이로움의 르네상스(renaissance of wonder)를 국가 전체에 퍼져나가게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그런데 이 이벤트에는 내밀한 의도가 하나 있었다.Darpa 대변인 요한나 존스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사회친교 사이트들이 신뢰할 만한 정보원인지 알아보는 데 목적이 있었다.”고 말했다.원래 이 두 사이트는 재앙이 빚어졌을 때 재빨리 정부의 명령 전달을 대신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었다.그런데 탄생 40주년을 맞은 인터넷이나 사회친교 사이트가 신뢰할 만한 정보원이 될 수 있는지 가늠해보는 것이 숨은 의도였다고 영국 BBC는 짚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객원칼럼] 문명사에 비춰 본 4대강 살리기/정인학 언론인

    [객원칼럼] 문명사에 비춰 본 4대강 살리기/정인학 언론인

    4대강 살리기 논란이 끝내 해를 넘길 작정이다. 4대강 살리기 구상이 처음 구체화된 게 지난해 이맘때였다. 전 국토를 굽이굽이 품고 도는 4대강을 다듬고 가꾸어 국민생활의 현장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소망을 담았었다. 한편에선 생태계를 훼손시킬 것이라고 했고, 사업성이 떨어진다고도 했다. 그때마다 적절한 해명과 해소 방안이 제시되곤 했지만 딴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앞날이 불안하거든 과거를 돌아보라고 했다. 인류 문명사는 건설의 역사로 요약된다. 건설의 문명사적 관계는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의 고대사에서 극명하게 확인된다. 북아메리카에도 일찍부터 원주민이 터를 잡고 있었지만 건설을 몰랐던 까닭에 이렇다 할 문명을 이루지 못했다. 반면에 남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삼각형의 남미식 피라미드와 웅장한 신전을 건축하면서 찬란한 고대 문명을 피워냈다. 신전을 짓고 운하를 만들던 그 어설픈 몸짓이 오늘날 과학 문명의 씨앗을 잉태했던 것이다. 토목과 건축이 어우러진 건설은 인류 문명사의 본질에 닿아 있다고 할 것이다. 건설의 모습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서로 달랐고 다가올 시대의 방향타였다. 고대 이집트는 피라미드를 만들어 통치자의 절대성을 강요했고, 사분오열되어 있던 고대 그리스는 델포이에 신전을 세워 결속을 다졌다. 로마는 사방팔방으로 통하는 가도(街道)를 만들어 세계 제국으로 발돋움했고, 메마름에 몸부림쳤던 북아프리카인들은 알함브라궁전을 지으며 방 안에 분수를 설치했다. 독일은 첨단 고속도로를 만들더니 자동차 산업의 절대 맹주로서 군림하고 있다. 건설은 그 시대 문명의 총체적인 결집체였고 그 시대적 요구의 구체적인 결과였다. 우리는 흔히 환경시대를 살고 있다고 한다. 과학 문명의 고도화는 자연의 무분별한 개발로 이어졌고, 멋대로 방치된 자연을 관리해서 본래의 모습대로 보전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널따란 남도 들녘의 영산강은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6급수가 되었고 수도 서울의 식수원인 팔당호에는 오니가 쌓여 다슬기조차 살 수 없는 죽음의 물이 되었다. 물은 천천히 흐른다고 오염되는 게 아니라 더럽혀질 때 오염되는 것이다. 하천 주변을 손질하면 지금의 생태계가 달라질지는 몰라도 파괴되는 것은 아니다. 4대강 살리기의 시대적 필연은 지난 1월에 마무리된 영산강-황룡강 정비사업에서 쉽게 확인된다. 우리의 유조선이 오대양을 누비고, 우리의 반도체가 육대륙을 휘젓고 있다. 한강의 기적은 한강의 희생으로 비로소 가능했다. 올해에는 세계 9대 수출국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한다. 이제는 한강의 골병을 치유해야 한다. 고갯마루에서 다리쉼을 하듯 지금부터는 온실가스도 줄이고, 자연도 본래에 가장 가깝게 복원해야 한다. 수술을 하면 흉터가 남듯이 흔적이 남을 수도 있고, 경제적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시대의 요구를 외면할 수는 없다. 4대강 살리기는 단순한 토목사업을 넘어 첨단 공법과 반도체 기술, 그리고 생태학적 지식이 총동원된 우리 시대 문명의 결정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 독일의 고속도로가 독일 자동차 산업의 지렛대였듯 4대강 살리기는 우리 미래의 징검다리가 되어야 한다.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지난 1년 동안 4대강 문제를 논의했다. 본질에서 벗어난 논란은 반대를 위한 반대로 변질된다. 인류 문명은 시대적 가치를 구체화하면서 고도화되었다는 사실을 곱씹어야 한다. 정인학 언론인
  • 철도시설공단 대대적 인사혁신 나선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경영효율 향상과 조직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인사개혁에 나선다. 2012년까지 정원(1545명)의 12.8%인 198명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철도시설공단의 ‘지속적인 발전방안’에 따르면 명예퇴직 등을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퇴직촉진제와 2급 이상 간부에 대한 직급상한제 등이 내년부터 시행된다. 3급 이상 상위직에는 임금과 생산성을 연계하는 임금피크제가 도입돼 정년보장형과 고용연장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정년보장형은 정년(60세) 3년 전부터 매년 평균 임금을 10%씩 삭감하고 고용보장형은 정년 후 2년간 고용을 보장하되 삭감폭이 12%로 확대되며 별도 직군에 편입된다. 명예승진 후 3개월 이내 퇴직하는 퇴직촉진제도 실시된다. 개인 신청에 따라 이뤄지며 인사위원회에서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 직급이 오르더라도 임금이나 직책 변화는 없다. 연공서열과 고참에 대한 승진예우도 사라진다. 2급 이상 간부에 대해 한 직급에서 장기 근무(1급 10년, 2급 12년)시 직위 박탈 후 임금을 매년 10%씩 깎는 ‘직급상한제’가 도입된다. 직급상한제 적용 이전에 희망할 경우 3급으로 직급을 낮춰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성과부진자 퇴출프로그램이 실시돼 근무평가 결과 2회 연속 하위자(1급 10%, 2급 5% 이내)는 6개월간 역량강화 교육을 받아야 한다. 재교육을 통과하지 못하면 직급 강등과 의원면직 등을 피할 수 없다. 이 밖에 3~4급에 대한 퇴직촉진제와 단기근무 퇴직조건부 승진제 등도 도입된다. 철도시설공단은 관련 규정 및 운영지침 등을 제정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조현용 이사장은 “전 임직원이 고통 분담으로 효율적인 인력운영이 가능한 피라미드형 조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국가직 208명 지방직 전환

    도로·하천, 해양·항만, 식·의약품 등 3대 분야 특별지방행정기관(특행) 업무가 지방으로 이양됨에 따라 208명의 인력이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될 예정이다. 16일 행정안전부,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연내 법과 시행령 정비를 마치는 도로·하천 분야는 48명, 해양·항만은 59명의 인력과 예산을 지방자치단체로 넘기는 데 부처간 협의가 끝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국회 계류 중인 식·의약품 관련 특행 인력과 예산은 법이 통과되는 대로 101명의 인력을 예산과 함께 지자체에 이관할 전망이다. 이로써 내년 상반기 지방으로 이관될 공무원 수는 208명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이관될 총 인건비 예산은 96억원 정도이며, 사업비는 45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국도관리사무소 18개 등을 관리하는 지방국토관리청은 국도의 도로 포장·유실 등 유지 관리 업무 일체를 국토해양부에서 해당 시·도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기로 했다. 이관될 사업비는 전체 도로 예산(1조 75억원)의 30%인 2500억원 정도다. 해양·항만을 관장하는 지방해양항만청은 국내 화물을 담당하는 연안항 전체와 국가 간 수출입 교역을 담당하는 주요 무역항 14곳을 제외한 40개 항만 업무를 지방으로 이양한다. 사업비 예산은 2000억원이 지자체로 넘어간다. 서울·부산·대구 등 6개 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의 유해물질 등 각종 검사기능과 지도·단속 인력 101명도 일괄 이양된다. 예산은 내년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로 49억원이 확정, 지원된다. 하지만 업무이양에 따라 이관되는 인력이 국가직에서 지방직 공무원으로 바뀔 계획이어서 해당 공무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승진 등 인사 예측이 어려운 데다 국가직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되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특히 내년 노동·환경·중소기업 등 5대 분야 특행 정비가 남아 있어 공무원의 신분전환을 둘러싼 갈등은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8대 분야 특행 소속 국가공무원 수는 1만 1350명에 달한다.<서울신문 11월16일자 6면> 행안부 관계자는 “지자체는 전형적인 피라미드 인사 구조를 가지고 있어 승진이 더디고 시장·군수 등 인사권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승진 속도도 크게 달라진다.”면서 “해당 부처 안에서도 협의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일상생활 그려진 마야문명 피라미드 발견

    일상생활 그려진 마야문명 피라미드 발견

    베일에 가려져 있던 마야문명의 일상생활을 연구할 수 있는 귀한 자료가 발견돼 멕시코 학계가 흥분하고 있다. 멕시코 동남부 캄페체 주(州)에서 그림이 그려진 피라미드가 발견됐다. 옛 마야도시로 알려진 칼라크물에서 발견된 이 피라미드는 높이 11m, 3층 구조로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지금까지 발견된 피라미드와 달리 벽돌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 총 46편의 그림은 모두 컬러로 마야문명 당시 일상생활 모습을 담고 있다. 음식을 만들거나 나눠주는 모습, 그릇이나 짐을 지고 이동하는 모습 등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다. 일부 그림에는 상형문자로 간단한 설명까지 달려 있다. 그림에는 남녀 어른들과 어린이들이 다양한 옷을 입고 등장한다. 고고학계는 “옷에 뚜렷하게 차이가 있어 당시 신분이나 계급을 나타나는 것일 수 있다.”며 “앞으로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지금까지 발굴된 마야문명 때의 기념비나 유적, 토기, 보석류 등이 대개 엘리트 계층에 대한 정보를 줬을 뿐 ‘보통사람의 일상생활’에 대해선 사실상 연구자료가 전무했다.”면서 “이번 피라미드 발견으로 마야문명 일상생활에 대한 연구가 활기차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피라미드가 발견된 곳은 약 68개 건물이 옹기종기 몰려 있었던 도시 중심부였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발견된 피라미드는 발견된 건축물 중 가장 높은 것이다. 함께 발굴된 토기의 양식으로 추정할 때 피라미드가 그림으로 그려진 건 620-700년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광장] 神의 지문, 人間의 지문/김성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神의 지문, 人間의 지문/김성호 논설위원

    이집트 카이로 남서쪽 15㎞ 지점의 쿠푸왕 피라미드. 그리스 사가 헤로도투스가 ‘역사’ 권2에 이 유적과 관련해 남긴 기록은 인부 10만명이 3개월 교대로 20년 공사 끝에 완성했음을 보여준다. 높이만 137m, 저변길이 230m, 사면각도 51도의 거대한 위용. 수레도 없던 BC 2550년, 피라미드에 쓰인 2.5t짜리 돌 230만개를 운반한 수단과, 종이 한 장도 못 끼울 만큼 정교하게 석재를 쌓아낸 건축술은 지금 과학으로도 쉽게 설명할 수 없는 미스터리의 영역이다. 1911년 미국인 교수가 발견해 세상에 알려진 2000년 전 고대 잉카의 마추피추. 해발 2280m 고산에 총면적 5㎢의 규모로 세워진 마추피추는 험한 산과, 절벽, 울창한 숲에 가려 공중에서만 볼 수 있다 해서 ‘공중도시’로 통한다. 1만명이나 되는 인총이 어떻게 경사진 산꼭대기에 넓은 제국을 이뤄 살았을까. 크기 8m가 넘는 361t짜리 돌들을 수십㎞씩 옮겨 한 치의 틈새 없이 정교히 쌓아올린 신전, 성벽은 신기라 할 건축술의 결정이다. 현대 건축술과 공법으로도 섣불리 밝힐 수 없는 신비의 흔적은 피라미드, 마추피추 말고도 흔하며 그 신비의 영역을 사람들은 ‘불가사의’라 한다. 2000∼3000년 전 지금 문명 못지않게 찬란했던 문명의 흔적들을 차라리 하늘과 신의 영역으로 돌려놓자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른바 ‘신의 지문’이다.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만 할 이 흔적들에 모아지는 의문은 왜 사라졌는가이다. 고대, 선사의 ‘신의 지문’들을 훑어내 센세이션을 불렀던 그레이엄 핸콕은 그래서 이 사라진 문명처럼 지금 문명 또한 같은 운명을 맞을 수 있음을 경고하며 그 보존과 관리를 역설한다. 얼마 전 강강술래를 비롯한 우리 무형문화유산 5건이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 등재된 것을 놓고 자화자찬이 무성하다. 유네스코 총회에서 아태무형문화유산센터의 한국유치가 승인된 겹경사에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위기에 처한 아시아태평양지역 무형문화유산들을 보호 지원할 총책을 맡았으니 ‘문화강국’을 입에 올리는 자랑이 이어짐이 괜한 것만은 아니다. 그런데 이 달뜬 분위기에 전해진 ‘1인 창무극’ 예인 공옥진의 서글픈 사연은 예사롭지 않다. 흰 무명저고리에 버선발로 우리네 정서와 한을 마른 무대 젖은 무대 가리지 않고 풀어냈던 공옥진. 교통사고 후유증과 뇌졸중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에 얹혀 그의 ‘1인 창무극’이 무형문화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연이 더 안타깝다. 1999년 전남도 문화재위원회가 무형문화재 인정을 부결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도 영광군이 다시 신청했지만 여의치 않다고 한다. ‘전통의 계승이 아닌 개인적으로 창작한 작품’이 이유란다. ‘전통에 기반한 문화재의 자격을 충분히 갖는다.’는 전문가들의 주장들도 별 효력을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우리의 정신과 혼이 담긴 무형의 원형질을 되살려내 전파하자는 몸짓들은 공옥진 말고도 숱하다. 고려시대 이후 사라지다시피 한 사경(寫經)을 전통 그대로 복원해 내려는 힘겨운 고행들을 비롯해 명맥이 끊겨 더이상 볼 수 없게 된 전통 먹이며 전통인형, 화칠 복원의 힘겨운 작업들이 있지만 시선을 받지 못한다. 47년 전 제정된 문화재보호법이 무형문화재의 지정과 보존, 관리에 얼마만큼 실효성을 갖고 있는지 따져 물을 필요가 있다. 지금 누리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렸던 우리 문화의 원형질들을 그저 아쉬운 ‘신의 지문’쯤으로 남겨서야 될 말인가.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사망5명 모두 고위험군… 대책본부는 유보

    하루 동안 신종플루 확진자 5명이 사망함에 따라 국내 신종플루 사망자는 앞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신종플루 감염자가 늘어나는 만큼 사망자도 덩달아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26일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에 따르면 수도권에 거주하는 윤모(14)군이 신종플루로 사망했다. 윤군은 평소 천식을 앓고 있던 고위험군으로 23일 호흡곤란으로 병원을 찾았으나 26일 사망했다. 같은 날 대전에 거주하는 윤모(9)군과 정모(11)양이 숨졌다. 이들은 각각 뇌성마비 1급 장애, 안면두개기형으로 고위험군에 속한다. 또한 영남권에 거주하는 78세 여성과 73세 여성도 사망했다. 이들도 각각 당뇨병과 협심증을 앓아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현재 역학조사반이 현장에 급파돼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사망자 가운데 수도권 거주자만 신종플루 사망사례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전체 감염자수가 늘어나면 사망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전염병관리과장은 “신종플루 치명률이 0.1%인데 하루 평균 신종플루 감염자가 1만명 정도 발생하면 사망자가 두 자릿수로 늘어날 수도 있다.”며 “다음 주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유사분율(ILI)을 보면 추이를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환자 유형이 피라미드 구조를 보이고 있어 최상층은 사망자, 그 아래는 중증환자, 폐렴환자, 입원환자 식으로 분포돼있다.”며 “분모에 해당되는 감염자가 늘어나면 분자에 해당되는 사망자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4시 중앙재난대책본부(중대본) 가동 여부를 결정짓기 위해 보건복지가족부, 교육과학기술부, 시·도 자치단체 등과 신종플루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불안감 조성과 국가경제가 위축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현 상태를 유지키로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미국은 1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우리나라는 20명 정도여서 아직은 가동할 단계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복지부의 협조요청이 들어오는 즉시 중대본을 가동하기 위해 모든 준비를 끝낸 상태로 감염 확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종플루 중대본이 구성되면 병원 혼잡 등 사회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군·경찰력이 동원되고 예비비 등 예산 지원을 통해 범정부적 신종플루 총력 방어전이 진행된다. 강주리 이민영기자 jurik@seoul.co.kr
  • 시인 최영미가 사랑한 동·서양 명시 55편

    12세기 페르시아 시인 오마르 카이얌은 ‘시집 한 권, 빵 한 덩이, 포도주가 옆에 있으면 사랑이 없더라도 황야도 천국이 되니’라고 노래했다. 사랑도 그립지 않게 하고 어디서든 천국 같은 황홀함을 주는 시들, 시인 최영미가 엮은 ‘내가 사랑하는 시’(해냄 펴냄)는 그런 ‘언어의 성찬’들을 모은 책이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 ‘선운사에서’ 등 명시를 써낸 최영미는 “여러 삶을 살 수는 없지만 여러 시를 읽을 수는 있다.”면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읽은 책에서 마음에 와닿는 구절들과 명시들을 공책에 한줄 한줄 정성껏 베꼈다.”고 했다. 책에는 그렇게 시를 외우던 검정교복의 여학생을 베스트셀러 시인으로 키운 동·서양의 명시 55편이 모여 있다. 시인은 자신이 받은 느낌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 영어권 작품들은 직접 번역을 했고, 또 작품마다 간략한 해설과 함께 자신의 감상 어린 촌평을 달았다. 예컨데 칠레 출신의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젊음(Juventud)’을 소개한 글에서는 “네루다에게 청춘은 무척 달콤하고 아름다웠던 것 같다.”면서 “나의 청춘은 달콤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았지만, 젊음은 내가 의식하지 못하고 늘 마시던 공기처럼 당연히 누리던 많은 것들을 내게 선사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최근에 나이 때문에 불쾌한 일을 여러 번 경험하고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도 불이익을 당한 뒤에 나는 내가 무엇을 잃었는지 알게 되었다.”고 한해 한해 늘어가는 나이에 대한 서글픔을 고백하기도 한다. 또 예이츠의 시편들을 소개하면서는 “그의 시선집을 사서 읽으며 나를 감동시킨 시를 통째로 외웠다.”고 시에 대한 열정을 보이면서 “나 다시 젊어져 예이츠의 시를 모르고도 행복했던 순수의 시대로 돌아갔으면……” 이라고 18년간 시를 쓰며 걸었던 짧지 않는 길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에서 발견된 작자 미상의 ‘주문373’부터, 셰익스피어, 바이런, 두보, 이백 등의 고전 절창을 지나, 레오너드 코헨 같은 현대 시인의 작품까지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명편들을 만날 수 있다. 한용운, 김소월, 기형도 등 국내 시인들도 물론 잊지 않았다. 주간동아에 1년간 연재했던 것에, 작품들을 더 추가해 모았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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