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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찰은 하되 후회에 울지는 말자(박갑천칼럼)

    홍자성의 「채근담」에는 이런 말도 쓰여있다.『스스로를 성찰하는 사람은 닥치는 일마다 이로운 약석을 이루거니와 남을 허물하는 사람은 생각이 움직일 때마다 자신을 해하는 창과 칼이 된다.앞의 것은 선행의 길을 열고 뒤의 것은 악업의 근원이 되나니 이 두가지 사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 아니겠는가』 모든 잘잘못을 제탓으로 돌리면서 살아갈 것을 가르치는 말이다.사람들은 나에게 돌아오는 옰을 남의 탓으로 돌리려고 든다.하지만 그 옰이 사실은 나에게서 비롯되었음을 깨단해야겠다는 가르침이다.내가 암상떤 결과나 아닌가 뒤돌아보면서 채찍질해야겠다는 뜻이기도 하다.하루 세번을 성찰한다(일일삼성)는 말의 뜻도 거기 있다고 할 것이다. 한해가 저문다.1994년이 서산마루에 걸려있다.이 무렵에 사람마다 어찌 성찰하는 자세가 없다고 하겠는가.지나온 발자국이 희로애락으로 엇짜여 있음은 너나없이 다를게 없는 것.특히 유난히 슬프고 아픈 일을 당한 경우라면 이 한해가 어서 갔으면 하고 검쓴 마음을 갖기도 할 것이다.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채근담」의 말 그대로 「나의 옰」의 성찰을 먼저 할 수 있어야겠다. 성찰이란 미래를 위한 것이다.따라서 한해를 보내면서의 성찰은 값지고 신명진 새해에의 디딤돌로 될 수 있는 것이라야 한다.다만 성찰은 하되 그에 따르는 후회에 매달려 지르퉁한 꼴로 되어서는 안되겠다.어떤 일에 대해 후회가 깊은 사람은 2중으로 불행하고 무능하다고 했던 스피노자의 말을 곱새겨볼 필요가 있다.후회로 고뇌하는 그 시간을 「개선된 내일」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얼마나 소망스러운 것인가. 흔히들 『그때 그일을 이렇게 했더라면 좋았을텐데…』하고 말한다.하지만 그렇게 했더라면 더 좋았을지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보다 더 나빠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후회하기로 든다면 이래도 저래도 후회는 하게 되어 있는것이 인생사 아니던가. 위·한·제 연합군이 진나라를 치기 위하여 함곡관에 이르렀을때 진나라 임금이 누완에게 그들과 강화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고 물었다.그 대답은 『강화를 해도 후회하고 안해도 후회할 것입니다』였다.키르케고르의 『결혼해도후회하고 안해도 후회할 것』이라는 말과 같은 인생사의 기미 아닌가 한다. 후회는 때늦은 넋두리이며 가녀리고 가년스런 모습이다.흘러가버린 시공에 대한 자기중심적 짝사랑일 뿐이다.그러므로 아프고 아쉬운 것이었을수록 흐르는 시공속에 함께 띄워보내야 한다.지나온 한해를 경건하게 성찰은 하자.하나,후회에 몸과 마음을 태우진 말도록 하자.
  • 꿈·환상·모험의 나라로 여행/읽을만한 어린이 도서 풍성

    ◎겨울방학 맞아 출판사들 앞다퉈 출판/「교과서에 실린 명작」「문학상 수상작」 시리즈 출판/「마틴 루터킹」「삼강행실도」「만화… 경제」도 선보여 겨울방학을 맞아 서점가에 어린이책들이 쏟아져 나왔다.동화책하면 으레 「인어공주」나 「피노키오」따위 세계 고전명작들을 연상하기 쉽지만 요즘에는 훨씬 다양한 형태와 주제를 가진 책들이 출판되고 있다. 그 가운데서 우선 눈에 띄는 책들이 새롭게 기획한 외국 명작동화시리즈이다. 「세계 교과서에 실린 명작동화」(전 9권,일과놀이 펴냄)는 각 나라 국민학교 저학년 교과서에 실린 동화·동시들을 모은 책.어느 나라나 아이들에게 상상력·어휘력·사고력들을 키워주기 위해 최고 수준의 작품들을 교과서에 싣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그야말로 대표작들이라고 할 수 있다.내용이 재미있으면서도 나라마다 특색이 있어 아이들에게 그 나라 정서를 알려준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현재까지 미국·일본·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이탈리아·남미국가편이 나왔고 곧 영국·이스라엘편을 낼 계획이다. 이에 견주어 중앙미디어에서 낸 「세계 아동문학상」시리즈 6권은 독일·프랑스·미국·오스트레일리아·노르웨이의 이름높은 아동문학상 수상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6권 모두 최근 작품들이어서 고전명작과는 또 다른 환상적인 동화의 세계를 현대 감각으로 보여준다. 장편동화이고 신나는 모험이야기라는 것도 공통점이다. 한길사에서 펴낸 「꿈과 모험의 나라 나르니아」시리즈(전 7권)는 영국의 학자이자 공상소설 작가인 C S 루이스의 대표작이다.어른들은 갈 수 없는 곳,사람과 동물이 함께 어울리는 환상의 땅 「나르니아」에서 벌이는 모험이야기로 각권마다 등장인물과 사건전개가 달라 다양한 즐거움을 준다.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박상률씨가 아름다운 우리말로 옮겼다. 이밖에 「어린이 글짓기 소프트 200」,「마틴 루터 킹」,「삼강행실도」시리즈,「만화로 배우는 경제」시리즈들이 권할만한 책이다. 「어린이 글짓기…」(문학동네 펴냄)는 엄마시인 12명이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좋은 글을 쓰게 할까」를 함께 고민하다 내놓은 글짓기교재.논설·설명·기록문과 동화·동시등 각 장르별로 자세히 설명하고 예문을 곁들였다.시인 이탄·박제천씨가 편집했다. 창작과비평사가 낸 「마틴 루터 킹」은 미국의 인종차별 정책에 맞서 싸우다 암살당한 흑인목사 킹의 일생을 그린 전기.그동안 어린이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삶을 통해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만화로 배우는…」(전 2권,능인)은 어린이라도 경제개념을 가져야 한다는 전제 아래 줄거리를 가진 만화로 쉽게 풀이했으며,「삼강행실도」(전 3권,서해문집)는 나라사랑·부모사랑·이웃사랑등 3가지 주제로 나눠 그같은 삶을 산 선조들을 소개함으로써 교훈을 주고 있다.
  • 김정일 국가원수 지명/내년1월∼2월께 가능/미 스칼라피노교수

    【도쿄 연합】 동아시아 연구 권위자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미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는 북한 김정일이 내년 1월이나 2월까지는 국가원수로 지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회의 참석차 서울을 방문중인 스칼라피노 교수는 12일 일 교도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김이 국가주석이나 노동당 총비서에 선출되지 않고 있는 것은 놀랄만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그러나 참으로 중요한 문제는 『김정일이 젊은 세대와 함께 효과적으로 (권력승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일체제는 권력을 세습했다는 차원에서뿐 아니라 김일성의 항일유격대에 소속했던 구지도자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도기라고 규정하고 40∼60대의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동유럽이나 옛 소련에서 과학기술분야 교육을 받은 만큼 김정일이 장래 정책에 관해서 이들에게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따라서 과도기에 옛 세대 몇 사람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나 앞으로 3∼5년후에는 사실상 옛 세대 전체가 무대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이 조기에 실현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북한은 한국 민간기업과의 접촉은 시작했으나 정부간 대화에는 의욕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과 한국이 남북대화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미·북한 합의가 전체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남북대화도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아·태지도자회의」 오늘 개막/김대중씨 정치행보 관련 관심

    ◎저명인사 31개국서 1개80명 참석/아키노·아리아스·스칼라피노 내한 아·태재단(이사장 김대중)이 주최하는 「아·태 민주지도자 회의」가 1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다.3일동안 진행될 이 대회는 민간차원으로는 드물게 전직 수반을 비롯한 외국의 주요인사들이 대거 참여한다는 점에서 우선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정작 정치권의 관심은 이 대회 이후 펼쳐질 김이사장의 정치 행보에 쏠려 있다.김이사장은 이 대회를 통해 출범할 범아시아권 국제기구인 「아·태민주지도자대회」의 초대의장을 맡는다.「민주인사」라는 그동안의 명성에 국제적인 「직함」을 보태는 셈이다.정치권에서는 김이사장의 이같은 국제적 입지확장을 국내정치무대로의 복귀에 대비한 정지작업으로 분석하는 시각이 많다. 재단이 대회의 목적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를 차치하고라도 이 행사에 쏟고 있는 김이사장의 정성은 남다르다. 우선 재단측은 이번 대회의 외형을 최대한 부풀리기 위해 국제적 「거물」들을 초빙하는 데 진력했다.카터 전미국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전소련대통령이 우선적인 초청대상이었다.에드워드 케네디 미국상원의원과 도이 다카코 일본 중의원 의장도 초청됐다.그러나 이들은 개인일정이나 입법활동등의 이유로 축하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대신해 주최측에 실망을 안겨 주었다.그러나 이들을 빼더라도 이 대회에 참석하는 외국주요인사는 아키노 전필리핀대통령과 오스카 아리아스 전코스타리카대통령등 전직국가원수를 비롯해 31개국의 1백80명에 이른다.스티븐 솔라즈 전미국하원 아·태소위위원장과 제임스 릴리 전주한미국대사,김영웅 모스크바대교수,로버트 스칼라피노 미국 버클리대교수등 우리에게 낯익은 인사들도 들어 있다. VIP급이 대거 참여하는 만큼 행사비용도 만만치 않다.재단측은 5억원 가량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정가에서는 최소 20억원은 웃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이 때문에 재단측은 후원회와 민주당의 동교동계 의원들을 통해 거액의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는 후문이다.실제로 한 의원은 최근 재단측으로부터 3천만원의 후원금을 모금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으나 모금쿠퐁을 모두 처리하지 못해난감해 한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재단측은 외국인사들의 영접을 위해 30일 동교동계 의원 20여명을 공항으로 동원했다.
  • 칠레/남한 우호정책 펴온 전통우방/프레이대통령 방한과 양국관계

    ◎전자·원목 등 주교역품… 한해 9억$선/경제발전에 역점… 대한협력 확대 모색 칠레는 세계에서 영토가 가장 「길다」고 표현될 만큼 독특한 지형을 가진 남미국가이다.17년에 걸친 피노체트 군사정권이 물러나고 90년 에일윈 대통령 정부가 들어선 이래 점진적인 민주화 개혁과 안정적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그러나 피노체트 장군이 육군사령관으로 여전히 군부를 장악하고 있고 헌법의 경과 규정에 의해 임기가 97년까지 보장돼 정부의 대군부 우위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고 지적된다. 칠레는 전통적으로 국제사회에서 남한에 대한 우호정책을 견지,유엔등 국제무대에서도 한국의 평화적 통일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한국과 칠레가 국교를 수립한 것은 62년이며 66년에는 주 칠레 한국대사관이,69년에 주한 칠레대사관이 설치됐다. 칠레는 95년 1월 발효되는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의 남미공동시장(MERCOSUR)과 연합관계를 설정하기로 하는 등 최근 중남미 지역에서의 각종 경제블록 형성에 참여하고 있다.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APEC)에 가입하기도 했으며 미국·캐나다·멕시코등 3개국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도 가입할 예정이다.이와함께 개발도상국 간의 협력 증진을 목표로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수상이 주도하는 비동맹 G­15그룹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칠레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은 3억7천2백만달러,수입은 5억3천8백만달러를 기록했다.한국의 주요 수출품은 자동차와 전자제품·섬유등이며 수입품은 구리·원목·목재등이다.82년 한·칠레 정부간의 경제협력을 위한 공동위원회가 결성돼 올해까지 5차례 회의를 개최했으며 기술협력 차원에서 우리측이 지금까지 농촌개발과 거시경제계획 분야에서 35명의 연수생을 초청하고 2명의 전문가를 파견하기도 했다. 지난 3월 취임한 프레이 대통령은 지속적인 경제 발전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주요 경제협력 대상국으로 인식,이번 방한에 50여명의 경제인단을 데려오기도 했다. 현재 칠레에는 약 3백가구 1천1백67명의 교민이 살고 있으며 대한무역진흥공사와 삼성·대우·금성·대림수산등 12개 상사가 진출해있다. 북한과는 핵문제 해결에 가시적·구체적인 진전이 있을 때까지 관계개선을 동결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 베니스 전통문화 상품(유럽문화산업 현장:하)

    ◎유리세공 1천년동안 세계 제일/무라노섬 전체가 수공업형태 유리세공공장/가면 3백년전과 같은방법으로 수백종 제작/스테인드글라스·모자이크세공 유럽 각국 궁전·성당 장식 인구 20여만명의 베니스시에는 해마다 3백60여만명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든다.하루 평균 1만여명의 관광객들이 이 도시로 들어오는 셈인데 한사람이 3일만 묵어도 연인원은 연간 1천만명이 넘게된다.작은 도시규모에 비해 엄청나개 많은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관광객이 3백만명을 조금넘는 것과 비교하면 베니스가 얼마나 대단한 관광도시인가를 알 수 있다. 관광도시 베니스의 명성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서기 4백50년에 건설된 베니스는 1천5백년동안 한번도 전쟁이나 약탈 혹은 화재로 문화재가 손상되지 않고 원형대로 남아 있는 행운의 도시다.베니스의 상인들은 무역으로 돈을 벌어 아름다운 교회와 궁전을 짓고 티치아노 벨리니 틴토레토 지오네등의 거장들을 동원해서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해 도시 전체를 미술관으로 만들었다.그 결과 베니스는 13세기에 이미 호텔을 전담하는 특수 경찰이 존재할 만큼 관광 선진도시가 됐다. 그렇다고 베니스가 과거의 건축물과 미술품 만으로 관광객을 유혹하는 것은 아니다.관광객을 불러 들이기 위해 베니스 시당국은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기획하여 개최하고 있다.부활절축제와 사육제·곤돌라대회·베니스 비엔날레와 영화제등이 그 대표적인 행사다.7월에는 심지어 흑사병의 종식을 기념하는 축제까지 열린다. 축제 때에는 매일 10만여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나폴레옹이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고 감탄한 산 마르코 광장을 가득 메운다. 그 인파의 대부분은 산 마르코 광장의 비둘기와 광장주변의 미술관을 둘러 보고 유명한 베니스 운하와 곤돌라의 낭만을 즐기고 돌아 가지만 눈이 밝은 관광객들은 오래된 운하 주변과 인근 섬들에서 숙련된 장인들이 만들어 내는 전통적인 문화상품들을 찾는다. 스테인드 글라스와 유리세공,베네치안 블라인드,모자이크 세공,도금,가면,벨벳,레이스등이 관광도시 베니스를 더욱 빛나게 하는 보석같은 상품들이다.그중에서도 유리세공과 스테인드 글라스는 중세이후부터 1천년 동안 세계제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 마르코광장에서 수상버스를 타고 20여분쯤 달리면 유리세공으로 유명한 무라노섬이 나온다.섬 전체가 유리세공 공장인 무라노섬을 찾았을 때 장인들은 11월의 차가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짧은 반팔 셔츠를 입고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그들은 뜨거운 용광로가 있는 건물에서 유리를 불에 녹여 입으로 부는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무라노섬의 유리세공은 전통적인 수공업 형태로 이루어 지고 있다. 건물 2층으로 올라 가자 이 공장에서 만든 작품을 진열한 대형 전시실이 있었다.찬란하게 채색된 유리잔에 햇볕이 들자 신비한 광채를 낸다.작은 유리 병과 컵 6개가 2백∼3백달러를 호가한다. 『우리가 만든 샹들리에가 영국과 러시아·프랑스·스페인황실에 걸려 있습니다.유럽 각국의 궁전치고 이곳에서 만든 거울이 걸리지 않은곳은 없을 겁니다』 그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베니스 당국은 무라노섬 장인들의 긍지를 인정하여 독자적인 의회를 구성하는 것을 허용해주고 화폐주조권까지 주었다. 무라노섬장인들은 유리세공기술을 외부인에게 누설할 경우 사형에 처할 만큼 제조기술을 비밀리에 전수해왔다.그러나 17세기에는 이 기술이 나폴리로 전해지고 보헤미아까지 건너가서 유럽 전체로 퍼져가게 되었다.베니스의 유리제품도 워낙은 아라비아의 대상들이 중국에서 꽃 병을 가져온 것을 베니스 사람들이 모방해서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공장을 떠날 때 안내원은 기자에게 한국의 대우 힐튼호텔이 이곳에서 1개에 1만달러짜리 대형 샹들리에를 여러개 사갔다고 귀띔해 주었다. 유리세공보다 한단계복잡한 공정을 거치는 것이 모자이크 세공이다. 18 88년에 설립된 안젤로 오르소니사에는 이회사에서 제작한 6천여개의 모자이크 판들이 보관되어있다.오르소니사의 모자이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방콕 왕실사원의 황금탑과 파리근교 라데팡스의 거대한 분수를 장식하는 데도 사용되었다. 또한 베니스에서 도금과 칠기제작의 명장으로 꼽히는 자니 카발리에르의 작업장에는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프랑스 전대통령 부인 안­에이몬 지스카르 데스탱이 보내 편지가 자랑스럽게 전시돼 있다.그가 가면에 도금을 해 준데 대해 감사하는 편지다. 49년째 도금 작업을 해 왔다는 자니 카발리에르는 액자를 도금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나선형의 조명 스탠드,꼼꼼한 미술품 복원,목상제작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솜씨를 지닌 것으로 이름이 높다. 베니스의 상점에는 3백여가지가 넘는 가면들이 상품으로 전시돼 있다.이 가면들은 아를레키노(고대 로마의 희극이나 현대판토마임의 어릿광대)와 판탈로네(이탈리아 가면극의 어리석고 빼빼 마른 노인)에서 부터 고양이 피노키오 악어 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베니스의 장인들은 가죽으로 본을 떠서 3백년전과 같은 방법으로 만든 베니스판지로 가면을 제작한다.베니스 가면은 80년대에 베니스 카니발과 연극,베니스 비엔날레와 영화제덕분에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밖에 레이스와 벨벳등 전기 동력 기계를 사용하지않고 만들어진 전통적인 수공예품들이 장인의 숨결과 영혼을 전하면서 문화 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부러웠다.문화산업이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백년에 걸친 장인들의 땀과 정성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그러한 문화상품이 있기에 관광도시 베니스의 명성이 시들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 군부집권 「미얀마 민주화」 집중토론/「아태지도자회의」 뭘 다루나

    ◎김 대통령 초청장… 「양김회동」 관심 김대중씨가 이끄는 아·태문화재단이 12월1일과 2일 이틀에 걸쳐 서울 힐튼호텔에서 대규모 국제행사를 갖는다. ○외국요인 대거 참석 「아시아·태평양 민주지도자 회의」로 이름 붙여진 이 행사는 우선 전직 국가원수 6∼7명을 포함해 외국의 정상급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게다가 이 대회를 계기로 김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국제상설기구가 발족한다는 점도 특기할 만한 일이다. 특히 재단측이 이 행사에 김영삼대통령을 공식 초청함에 따라 김이사장의 정계은퇴 후 처음으로 두 김씨의 회동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국제 상설기구 발족 지금까지 대회참석을 약속한 외국의 주요인사로는 우선 김이사장과 함께 이 대회의 공동의장인 코라손 아키노 전필리핀대통령,8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아리아스 전코스타리카대통령,윌 로크 전노르웨이수상,소사 전핀란드총리를 꼽을 수 있다.저명학자로는 미국의 스칼라피노 교수,일본의 오자와 교수,독일의 페닉 교수등이 참석한다.고르바초프 전소련대통령과 카터 전미국대통령,도이 다카코 일본 중의원의장 등과도 논의가 오가고 있지만 참석여부는 불투명하다.국내에서는 정계·종교계·학계에서 3백여명이 참석한다. 재단에서는 이 대회를 통해 군부가 집권하고 있는 미얀마의 민주화 문제를 집중 토론한다는 계획이다.아울러 이 회의를 상설기구화해 서울에 본부를,아시아 각국에 지부를 두고 해마다 총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이 상설기구의 초대의장은 김이사장과 아키노 전대통령이 맡게 되리라는 것이 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이사장은 17일 낮 이번 행사를 소개하는 설명회를 갖고 『아시아 각국의 민주화를 발전시키자는 것이 이 회의체의 설립 목적』이라고 밝히고 『대회가 더욱 빛날 수 있도록 김대통령이 참석해 축사를 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계복귀수순” 관측 이에 앞서 재단은 지난 8월 비서진을 통해 김대통령의 참석을 비공식 요청했었으나 완곡히 거절당했다. 한편 이 행사와 관련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이사장이 국제적인 위상을 강화시키면서 정계복귀의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으나 재단측은 이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 교황청­마피아 정면대결 위기/교황 반마피아운동 발언 발단

    ◎교황/이 국민에 범죄단 근절 투쟁 호소/마피아/신부집에 죽은 양 배달… 보복 위협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이탈리아 국민들에게 마피아조직 근절을 위해 투쟁에 나설 것을 촉구한데 대해 마피아조직이 반마피아운동을 주동하고 있는 신부에게 칼로 목을 베어 죽인 양을 보내 보복을 경고함으로써 파문이 일고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일 마피아 거점지역인 시칠리아섬 카타니아를 방문한 교황이 미사 도중 행한 반마피아운동 촉구발언 때문.교황은 이날 30여만명의 신자들이 모인 가운데 미사를 집전하면서 반마피아 투쟁을 벌이다 지난해 암살당한 고 피노 푸글리시 신부를 「위대한 시칠리아인」으로 추모한뒤 『시칠리아의 모든 주교들과 이탈리아의 모든 교인들이 마피아에 맞서 용기있게 행동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에대해 마피아는 미사가 끝난뒤 카타니아 교구소속으로 반마피아운동을 벌여온 지노 사체티 신부(55)집앞에 칼로 목잘라 죽인 양을 던져놓았다.마피아는 이와 함께 『당신도 이같은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는 경고메시지까지 남겼다. 사체티 신부는 팔레르모 근교 교도소에서 죄수들을 교화하는 활동을 하면서 반마피아운동을 벌여왔는데 앞서 지난 9월에도 마피아조직원들에 의해 승용차가 불태워지는 등 위협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뜻하지 않은 마피아의 경고까지 받게 되는 등 카톨릭 교회가 마피아의 새로운 목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교황으로서는 강경입장을 보이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해 5월에 시칠리아를 방문했을 때도 『마피아를 비롯한 어둠의 세력들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하늘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던 교황은 이번에는 『시칠리아인들은 빛과 정의로 무장해 마피아조직 근절을 위해 분발해야 할 것』이라며 더욱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 마피아 세력과 정면대결할 뜻까지 밝히고 있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교황의 이같은 마피아에 대한 강경한 입장은 지난 4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마피아의 거점인 시칠리아 지역에 7천명의 병력을 파견하겠다고 발표한데 이어 나왔다는 점에서 이탈리아 정부와 마피아조직의 오랜 싸움은 이제 카톨릭 교회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 교황,반마피아투쟁 촉구/시칠리아 주민에

    【카타니아(이탈리아) AFP 연합】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5일 마피아 거점 지역인 시칠리아 카타니아 주민 30여만명에게 용기를 갖고 반 마피아 투쟁을 벌일것을 촉구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고도 카타니아 광장에서 열린 미사에서 시칠리아의 모든 주교들과 이탈리아의 모든 교인들이 반 마피아 투쟁에 용기있게 행동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마피아 지역에서 반 마피아 항쟁을 벌이다 지난해 피살당한 고 피노 푸글리시 신부를 「위대한 시칠리아인」으로 추모했다. 이날 루이지 봄마리토 카타니아 주교는 마피아의 폭력과 협박,마약 밀매 등을 비난하고 카타니아에 고리대금업자들이 「흡혈귀처럼」활개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앞서 4일 시칠리아에 도착하면서 시칠리아인들에게 반 마피아 투쟁에 나설 것을 촉구했는데 이날 그의 미사에는 3천여명의 군경이 경계를 폈다.
  • 불 젊은 판사들 사정에 앞장/정치인·각료·재계거물 등 잇따라 엄벌

    ◎실력자 손 못대던 수사관행 일대혁신 유럽각국에 공직자 부정스캔들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탈리아에서 부패추방 운동의 불꽃을 올렸던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 정신이 프랑스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정계및 재계 실력자들의 부정행위에 대한 수사에 한계력을 보여온 프랑스에서 최근 정·재계 인사들에 대한 사정작업에 착수한 젊은 판사들이 공정한 수사를 천명하고 유명 정치인이나 지방시장들의 부정을 잇따라 밝혀내는 등 맹활약을 하고 있다. 프랑스 제5공화국 36년 역사상 전직장관으로서 부정행위 혐의로는 최초로 구속된 알랭 카리뇽 전 체신부장관이 그 대표적인 예.카리뇽은 이달초 필립 쿠르와 판사(35)에 의해 구금됐다. 또 우파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공화당 당수 제라르 롱게 산업장관 역시 카리뇽의 구금 하루만에 휴양지 생 트로페의 별장구입을 둘러싼 부정및 공화당의 불법 자금조달 혐의로 사임했다.롱게는 수사가 끝나는 대로 조만간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롱게의 사임을 이끌어낸 르노 반 륌베크 역시 올해 42세의 소장판사.륌베크는 지난 92년 사회당의 불법자금조달 혐의를 포착,사회당 당사를 급습해 앙리 엠마뉘엘리 당시 회계국장을 기소하기도 했었다. 한편 쿠르와 판사는 카리뇽 전 체신장관 경우외에도 리용시 시장인 미셀 느와르를 사위의 파산을 둘러싼 부정행위혐의로 TV 인기앵커 파트릭 프와브르 다르보와 함께 현재 재판에 회부해 놓은 상태다. 젊은 판사들의 과감함 사정의 손길은 재계에도 확산돼 유리및 건축자재 회사인 생­고뱅사의 장 루이 베파 회장이 지난 9월 7일 반 륌베크 판사에 의해 사기혐의로 기소됐으며 이밖에도 입생 로랭사의 피에르 베르쥬 회장,알카텔사의 피에르 쉬아르 회장,전기회사인 슈나이더그룹의 디디에 피노 발렌시에느 회장등이 같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소장판사들은 현역 국회의원은 물론 지방의 의원이나 유력자들에 대한 사정수사도 진행,지난 2월 툴롱시에서 발생한 공화당 이안 파아 의원의 암살사건 수사 결과 이 지방 유력자였던 모리스 아렉스 상원의원과 두명의 지방시장,지방 상공회의소의 소장및 부소장을 체포했다. 이같은 일련의 사정수사는 에두아르 발라뒤르 총리정부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가한 것으로 여론조사결과 나타났다. 이에따라 발라뒤르 총리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정부가 사법부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한 경우는 단 한번도 없을 것』이라며 소장판사들의 활약을 마지못해 지지하는 등 신뢰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처럼 사정작업이 활기를 띠게 된 것은 지난해 3월 선거에서의 사회당의 참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당시 사회당의 패배는 사회당 자체의 부패행위에 원인이 있었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다.
  • “아메리카 대륙을 단일시장으로”(현장 세계경제)

    ◎「자유무역 지대화」 열기 확산/관세·수입쿼터 단계 철폐/국가간 무역량 급속 증가세/메르코수르 협정 등 잇달아 남북아메리카대륙을 하나로 엮는 자유무역­공동시장의 문은 열리는가.인구 7억4천만명에 GNP(국내총생산) 7조달러가 넘는 아메리카대륙 전체를 자유무역지대화한다는 구상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미국·캐나다·멕시코로 구성된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된지 10개월이 지난 지금 남북아메리카 자유무역지대 구상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구체화하고 있다. 라틴아메리카 전체에 걸쳐서 기업가와 정부관리들은 21세기의 도래와 때 맞춰 공동시장을 만들어낸다는 목표로 지난 수십년동안 자유무역을 막아온 관세 및 수입할당제를 없애기 위해 심혈을 쏟고 있다.지난 8월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구성국인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우루과이가 지난 91년부터 논의가 시작된 자유무역협정에 서명하고 내년 1월부터 관세동맹을 구성키로 합의한 것은 이러한 목표를 향한 큰 진전이었다.이 협정에 서명한 4개국의 인구는 2억명,전체 GDP는 5천5백억달러에 이른다. 메르코수르 말고도 최근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칠레와 콜롬비아,멕시코와 코스타리카 사이에서 자유무역협정이 싹을 틔우고 있다.카를로스 살리나스 멕시코 대통령은 지난 8월 경제 정상회담에서 『라틴아메리카의 경제통합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라틴아메리카의 통합,나아가 아메리카대륙 전체의 통합을 알리는 대표적인 전조들을 알아본다. ▷멕시코◁ 아마도 멕시코만큼 무역에 관한 자국의 기본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꾼 나라는 없을 것이다.멕시코는 85년까지 자국의 산업기반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이유로 무역자유화에 반대하며 가트(GATT·관세무역일반협정)에도 가입하지 않았다.일단 가트에 가입하면 어느 나라든지 타국에 대해 무차별하게 동일한 관세혜택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GNP 7조$ 그러나 지금 멕시코는 역내자유무역의 대명사라 할 나프타(NAFTA)의 구성국으로 변신한 뒤 심대한 변화를 격고 있다.올 1·4분기 캐나다와의 무역량은 전년대비 30%가 증가한 16억5천만달러에 이르렀으며같은 기간 미국과의 무역량은 17.5%가 증가한 5백3억달러에 이르렀다. ○대미무역 18% 증가 그러나 이런 놀라운 변화도 멕시코 정부의 입장에선 이제 첫걸음일 뿐이다.지난 6월 멕시코는 콜롬비아 및 베네수엘라와 내년 1월 발효하는 3국조약에 서명했다.이 조약은 다음 10년간 3국간 관세를 단계적으로 없애 2005년에는 이 지역을 완전한 무관세블록으로 만든다는 것을 핵심내용으로 하고 있다.이 조약이 발효될 경우 3국간 무역은 97년까지 지난해보다 3배가 뛴 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칠레◁ 남미에서 가장 긴 자유시장 역사를 가진 칠레는 73년 피노체트장군이 아옌데 민중정권을 무너뜨린 직후 보호무역 경제를 개편하기 시작했다.5년전 군부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은 민간정부는 나프타에 가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등 군사정권때의 개방정책을 계속 추진해왔다.지난 3월 취임한 에두아르도 프레이 대통령은 나프타가입을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미의회에 95년까지 가입을 승낙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나프타가입과는 별도로 칠레는 90년이래 메르코수르와 무역량을 2배로 늘렸다.올 무역량은 34억달러로 예상하고 있다.메르코수르에 대한 칠레의 공산품수출액은 전체의 40%에 이르는데 이는 90년 27%에서 13%포인트가 올라간 것이다.이에 따라 칠레는 올해말로 끝나는 브라질·아르헨티나와의 특혜관세를 연장할 계획이다. ▷메르코수르◁ 남미 최대의 무역지대인 메르코수르는 지난 8월 협정이 마무리되기 3년전부터 4국간 관세를 20%에서 2%로 내리는 것을 비롯해 지역경제를 단단히 묶는데 몰두해왔다.이 결과 메르코수르 내부무역액은 90년의 40억달러에서 올해 1백억달러를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이 지역은 아르헨티나 무역액의 28%(90년 15%),브라질 무역액의 13%(90년 4%)를 차지하고 있다. ○개방정책 계속 추진 ▷안데스협정◁ 볼리비아·콜롬비아·에콰도르·페루·베네수엘라를 엮은 이 무역지대는 결성 후 십여년간은 유명무실했으나 92년부터 활기를 띠고 있다.이 지역의 인구는 9천8백만,GDP는 1천7백80억달러에 이른다.92년이래 관세를 비롯한 무역장벽을 낮춘 덕택에 내부 무역량은 2배로 늘어 37억달러에 이르렀다.콜롬비아는 멕시코·베네수엘라와 3국조약을 맺어 관계를 더욱 단단히하고 있으며 페루는 볼리비아와 주요상품에 대한 관세를 즉시 없애는 협정에 서명했다. 이밖에 과테말라·엘살바도르·온두라스·리카라과·코스타리카·파나마등 중미 나라들도 지역내 장벽허물기를 계속하면서 다른 경제권과의 관계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 프라하에서 보낸 편지:7/민병석 주체코대사(굄돌)

    오늘날 체코는 바츨라브(Vaclav) 두명이 끌고 간다는 이야기가 있다.이것은 바츨라브 하벨 대통령과 바츨라브 크라우스 수상의 이름에서 나온 말이다.이름은 같지만 이 두사람의 지도자적 성향과 역할내용은 이름만큼 비슷하지는 않다. 내각책임제에서 대통령직을 맡고 있는 하벨을 체코의 양심이라고 한다면,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크라우스 수상은 체코의 두뇌라고 할수 있다.하벨 대통령은 국익보다는 초국가적 가치로서의 정의를 더 중히 여기는 발언을 자주하며,크라우스 수상은 이때마다 국가의 실익보호를 위해 대통령 발언의 후유증을 수습하느라고 동분서주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제2차 세계대전 직후 체코에서 빈몸으로 쫓겨난 독일인들에 대한 대통령의 동정적 발언,회교국들로부터 규탄을 받고 있는 영국 작가 루시디의 초청,체코무기의 구입차 방문중인 칠레의 전 군사독재자 피노체트에 대한 공개비난 등을 들수 있다.이때마다 수상실은 발칵 뒤집혔다.가해국이자 부국인 독일에게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거나 회교국과의 관계는 도외시하고 작가의 표현자유만 중시하여 초청을 하는 소행은 대통령으로서 무책임한 일이 아니냐,찾아온 고객을 무안을 주어 쫓아 버리는 행위를 하는것은 말도 안된다는 등 볼멘 소리가 수상실 근처에서 터져 나왔다.그리고는 「하벨 대통령의 개인적 의견」,「사적 초청」,「정부와 협의 없는 발표」 등으로 얼버무려 수습하느라 애를 먹는다. 이런 상황이 일견 대통령과 수상간의 불협화음으로 보이지만 실은 이 두 지도자의 조화 때문에 체코는 명분도 살리고 실익도 챙길 수 있다.하벨 대통령의 양심적 언행 때문에 서유럽 국가들이 긍정적 체코관을 갖게되고,크라우스 수상의 현실적 정책 때문에 회교국과도 우호를 유지하며 무기 해외판매의 실익을 보게된다. 체코의 양심과 두뇌로 상징되는 이 두 바츨라브 중 하벨은 1992년에 방한했고 크라우스는 내달초에 방한한다.우리는 체코의 양심에 이어 두뇌를 만나게 될 것이다.이기회에 우리도 한국의 「양심」과 「두뇌」를 조화시키는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 미 U2기 착륙사고/오산서 활주로 부딪쳐 크게 파손

    지난달 31일 상오3시쯤 미국의 대북정보정찰항공기로 유명한 U2기 한대가 경기 오산미군비행장에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에 부딪혀 크게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로 U2기는 날개및 동체가 크게 부서졌으며 조종사 에스피노자대위(여)는 긴급히 탈출,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 독서 적발 플루토늄/러,유출가능성 시인

    【모스크바·도쿄 외신 종합 연합】 러시아의 원자에너지연구소인 크루차토프 연구소의 포노마로프 스테피노이 부소장은 23일 독일에서 적발된 밀수 플루토늄이 러시아 핵물질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없다고 말해 러시아측이 처음으로 플루토늄이 자국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음을 인정했다고 일 도쿄신문이 24일 보도했다.
  • “정명훈씨 해임 유감”/김 문체부차관 불 대사 만나

    정부는 최근 정명훈씨가 프랑스 바스티유 오페라단 음악감독직에서 해임된 것과 관련,이 문제가 한국과 프랑스간에 슬기롭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자는 입장을 프랑스측에 전달했다. 김도현문화체육부차관은 23일 로피노 주한프랑스대리대사를 만나 『우리국민은 프랑스예술에 대해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으며 정씨에 대한 기대도 높다』고 밝히고 정씨가 프랑스 바스티유오페라단 음악감독직에서 해임된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 성 페테르부르크 발레단 내한/드라마틱 발레 진수 선뵌다

    ◎새달 23∼25일 예술의 전당 공연후 춘천·청주·인천 등 순회/의상·조명·무대장식 현대화 추구/「동키호테」·「피노키오」 등 3편 국내 첫선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 발레단(구 레닌그라드 국립발레단,단장 보리스 에이프만)이 문학성 짙은 「드라마틱 발레」의 진수를 선보인다.9월23∼25일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금 하오 7시30분,토·일 하오 3시·7시30분). 러시아 발레의 새로운 조류를 대표하는 이 발레단은 전통적인 발레형식에서 탈피,인간의 심리적이고 철학적인 내면세계를 등장인물의 의식의 흐름을 통해 표현해내는 것이 특징.고전적인 형식미를 추구하는 전통발레단인 볼쇼이나 키로프와는 달리 자유분방한 스타일의 의상과 조명,무대장치 등을 통해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에 올릴 작품은 「동키호테」「피노키오」「차이코프스키」등 세편으로 모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최신작들이란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세르반테스 원작의 동명소설을 발레로 꾸민 「동키호테」는 한 미치광이의 희비극적인 삶을 통해 현대사회의 이중적 모습을 풍자한 작품.『고전발레「동키호테」를 밑그림으로 현대적 기법과 아방가르드적인 요소를 가미,코믹성과 비극성의 묘미를 동시에 살려나가겠다』는 것이 안무를 맡은 보리스 에이프만씨(48)의 설명이다.「동키호테」는 그동안 여러차례 발레화됐지만 어떤 작품도 대작발레로 평가받지 못했을만큼 철학적 깊이와 극적 긴장을 파악하기 어려운 레퍼토리다.연극발레로 새롭게 꾸며질 이번 공연에서는 「이 세상에 선을 행하는 사람은 미치광이 밖에 없다」는 통렬한 반어가 군더더기없는 안무언어로 그려진다.신작「동키호테」는 이번 서울공연이 초연이다. 지난 92년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피노키오」는 춤과 연극외에 서커스적인 요소까지 한데 어우러진 코믹한 작품으로 부모와 어린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용발레다.못된 바실리오 고양이와 알리사 여우의 꾐에 빠진 나무인형 피노키오가 「착한 마녀」에 의해 훌륭한 소년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이 오펜바하의 음악에 실려 유쾌하게 전개된다. 이밖에 「차이코프스키」는 위대한 천재음악가의 고뇌의 삶과 죽음을 다룬 작품.지난해 파리에서 초연된 이래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막을 올리는 최신작이다. 러시아의 정상급발레단으로 꼽히는 상트 페테르부르크발레단은 지난 77년 「노오비발레단」으로 창단됐으며 지난해 6월에는 국립발레단의 「레퀴엠,브라보 휘가로」를 안무,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이 발레단은 서울공연에 이어 9월27일부터 10월12일까지 춘천·부산·광주·울산·청주·인천·포항등 지방도시에서 순회공연도 가질 계획이다. 한편 지난 7월 불가리아 바르나 국제발레콩쿠르에서 최우수 2인무상을 받은 유지연양(18)이 이번 공연에서 협연을 제의받고 있으나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
  • “군수뇌부 개편설” 러정국 어수선/개편설 증폭 배경과 전망

    ◎레베드중장 “반옐친” 천명에 크렘린 충격/그라초프국방 경질설 보도… 군 저항조짐 파벨 그레초프국방장관을 비롯,러시아 군수뇌부의 개편가능성이 강도높게 거론되고 있다. 군 고위직에 대한 개편 필요성은 그간 국방비 책정을 둘러싸고 불거졌던 군 수뇌부의 불만, 현정부의 대내·외정책에 대해 군부내 불만 세력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등으로 인해 꾸준히 거론 돼 오기는 했었다.그러던 것이 지난 7월말 몰도바 주둔 제 14군사령부 사령관 알렉산드르 레베드 중장이 공개적으로 반 옐친입장을 천명한 것을 계기로 이대로는 안된다는 인식이 크렘린 내부에서 강하게 증폭됐다는 분석들이다. 일간신문 네자비시마야 가제타를 비롯한 러시아 언론들은 17일 구체적인 후임인사까지 점치며 그레초프국방의 경질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현재 후임장관으로 옐친대통령이 가장 의중에 두고 있는 인사는 국경수비사령관 안드레이 니콜라예프 중장인 것으로 알려졌다.그레초프국방이 물러날 경우 그와 함께 현재의 군수뇌부를 형성해온 아프가니스탄 참전파들인이른바 「아프간그룹」의 대거 퇴진이 뒤따를 것이라는게 관계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제14군 레베드장군의 공개적인 반 옐친 입장 천명은 크렘린으로서는 상당한 충격이었다고 할 수 있다.그는 그동안 내전중인 몰도바에서 그곳 주둔 러시아군을 지휘하면서 크렘린의 명령을 무시하고 줄곧 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을 지원해온 민족주의자다.그러다 지난 7월말 공개적으로 옐친대통령의 국가통치능력을 「마이너스 수준」이라며 현재의 정치·경제적 국가위기를 극복하기위해서는 칠레의 피노체트 같은 군사독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이 발언에 대한 문책설이 나돌자 14군 내부에서 이에 불복하고 무력저항까지 불사하겠다는 움직임까지 있었다.그에 대해서는 군사학교나 아니면 외국에 군 고문관 같은 한직으로 전보시킬 것이라는 설이 나돌고 있다. 크렘린에서는 레베드장군 건을 그동안 군 부내에 형성되어 온 반 정부,반 옐친세력이 표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사령관급을 비롯,중간 장교들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반 정부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는 게 크렘린측의 판단이다.이들의 주된 불만은 열악한 대우,대외정책에서 서방에 너무 저자세로 임한다는 것등이다.지난 5월9일 제2차세계대전 승전 50주년 행사때는 옐친대통령이 수도방위부대의 사열을 받으면서 장교들의 반란에 대비한 특별경호작전까지 발동됐던 것으로 알려졌다.지난 81년 사다트 이집트대통령이 사열도중 군부내 반란세력에 의해 살해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레초프장관 경질에는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점과 함께 레베드장군을 14군 사령관에 천거한 사람이 바로 그라는 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오는 96년 예정대로 총선·대선을 치르든 아니면 선거 연기를 결정하든 옐친대통령으로서는 그전에 군부 단속부터 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고려상황의 하나일 것이다.
  • 국내외학자연구로 본 남북단정수립 과정

    ◎“평양 45년말 실질적 공산정권 수립”/「5도인민위」 조직 등 남측보다 3년 더 빨라/“「서울단정」 출발로 분단고착 ” 주장 허구 입증 대한민국 정부는 민족과 국토가 일제의 사슬에서 벗어난지 만 3년째 되는 날인 1948년 8월15일 출범했다.비록 해방된 민족의 염원인 「통일 조국」을 실현하지는 못했지만,대한민국의 수립은 민주사의 정통성을 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자못 심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 일각에는 「대한민국이 38선 이남에 세워진 단독정부」라는 이유로 그 의의를 평가절하하는 시각이 남아 있는데다 급진세력은 『남한에서 단정이 출범함으로써 분단이 고착됐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분단의 책임을 대한민국의 출범에 떠넘기는 이같은 주장이 어느정도 타당성을 갖는지 학계의 연구성과를 통해 알아본다. 대한민국 정부수립에 관한 역사적 평가를 위해서는 당시 남한지역을 통치하던 미 군정과 정치주도 세력이 통일정부를 이룩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단정을 강행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신용하·김학준·진덕규교수등 국내 학자와 미국의 스칼라피노(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이정식씨(펜실베이니아대 교수)등 국내외 학자 대부분이 한반도 남쪽에서의 단독정부 수립이 불가피했음을 인정하고 있다. 이들 학자의 입장은 ▲광복이후의 정국이 남쪽과 북쪽간에 크게 달랐고 ▲남쪽에서는 새로 탄생할 국가의 주도권을 놓고 좌·우의 정파가 극한대립하고 있었던 반면 ▲이북에서는 소련주둔군의 지원아래 공산세력이 「실질적인」정부를 구성하고 있었음을 지적한다.특히 북한지역에서의 공산통치는 현실적으로 통일정부 수립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당시 남한지역은 미군이 군정을 실시하면서 나름대로의 일정표에 따라 민의를 수렴한 정치단체가 등장하기를 기다리는 실정이었다.그러나 「모스크바 3상회의」의 결정으로 남북을 통괄할 임시정부 수립문제를 논의하는 회의에 참가신청한 정당·단체가 4백25개에 이른 예에서 보듯 당시의 남한 정국은 지리멸렬한 상태였다.이에는 46년 9월의 「9월총파업」,10월의 「대구폭동」등 광복이후 잇따라 발생한 좌익의 준동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반해 이북에서는 45년 8월16일 「함경남도 인민위원회」결성을 시작으로 연내에 황해도·평안남북도·함경남북도등 5개 도의 인민위원회 조직을 완료했다.또 46년 2월에는 김일성을 위원장으로 한 「북조선 임시인민위원회」를 수립하는등 급속히 통치조직을 확립해 나갔다.이 과정에서 소련식 소비에트정권 수립에 반대하는 기독교·지주·지식계층등의 반대파를 일사불란하게 숙청했음은 물론이다. 「한국전쟁의 기원」이란 저서로 유명한 미국학자 브루스 커밍스마저도 자신의 책에서 『북한에서는 45년 말에 이미 실질적인 정권이 들어섰다』고 인정하는 정도이다.그는 「단정 수립은 한반도 남부를 장악하려는 미국의 의도」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는 학파의 대표격 학자이다. 따라서 당시 남북 제 정당·사회단체의 논의에 따른 통일정부 수립은 불가능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은 한반도 문제의 해결을 유엔에 넘길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유엔총회는 「남북한 전지역에서 자유총선거를 실시해 정부를 구성」할 것을 결의했지만 당초 한반도문제의 유엔상정 자체를 거부했던 소련은 유엔감시단의 입북을 거절함으로써 결국 남한의 단독선거를 가져왔다. 대한민국은 48년 5월10일의 총선거,7월17일의 헌법 공포를 거쳐 8월15일 출범했다. 이에 북한은 기다렸다는듯 8월25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치르고 9월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성립시켰다. 이로써 45년 미·소 양군의 진주로 시작된 영토분단은 48년 체제분단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립에 앞서 ▲47년 2월의 「조선인민군 창설」 ▲48년 4월의 「헌법 채택」등 발빠르게 정부수립을 위한 준비를 다져왔다.막상 정부수립 일자만 한달여 늦었을 뿐 단독정부를 준비하고 이룩한 과정은 남쪽보다 북쪽이 훨씬 빨랐으며 그들이 주장하는 「단정의 분단책임론」이 허구에 불과하다는 것을 결정적으로 입증하는 대목이다.
  • 한반도 새상황 수주일내 첫 신호/미 스칼라피노의 「김일성사후」진단

    ◎핵문제 ·대미화해 등 유산 김정일에 부담/지도자 자질의 불확실성 불식도 과제로/미 ·중·일 등 주변국,국익따라 「두개의 한국」 유지 희망 정치,특히 전제정치에서는 언제 태어나고 언제 죽느냐는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김일성의 경우 적절한 시기를 택했는가.우선 그가 19 12년에 태어난 것은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한 것이었다.그가 항일투쟁에 한 몫을 할 수 있게 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그나마 그의 항일활동은 훗날 북한관변사가들에 의해 과장기록되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의 사망시기에는 문제가 많다.따라서 역사의 평결을 기다려야만 할 것같다. 김일성이 남북한,그리고 미·북한간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고 착수하는 단계까지 생존했다는 것은 일단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카터를 통로로 그는 새로운 관계를 이끌 수도 있는 남북한정상회담을 추진했고 심각한 핵문제해결과 미·북한화해를 위한 새로운 시도를 했다.그러나 그는 새길이 열리기 전에 죽었다. 그의 아들 김정일이 이 새로운 시도를 이어받아 성공으로 이끌어갈 능력이 있는가.상당한어려움에 빠져있는 북한사회를 효과적으로 통치할 수 있는 자질이 있으며 또한 충분한 지지를 받고 있는가.김정일에 대해서는 루머인지 분명한 사실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많은 얘기들이 전해진다. 김정일에 대한 평판은 그가 서구영화와 경주용차,그리고 예쁜 여자들에 깊이 빠져있다는 것이다.이러한 평판들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때문에 반드시 성공적 지도자가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진실로 우려되는 것은 그가 과거 북한이 추구했던 테러정책노선의 핵심이었다는 일부의 지적이다.다만 북한의 국제적 테러들이 그의 아버지 김일성과 무관하게 실행될 수는 없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김정일이 극도의 은둔생활을 해왔다는 것이다.그는 외국인들과 거의 만나지 않았으며 실질적 대화에도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따라서 다른나라 지도자들을 상대하는 그의 능력과 보다 큰 세계에 대한 그의 지식,심지어는 그의 전반적 지도자자질과 능력은 북한국민들에게조차 불확실한 점으로 남아있다. 북한의 권력구조,정책결정과정과 관련하여 다양한견해들이 제시되고 있다.왕조정치적 특성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김일성일가 내부에서 벌어지는 상호작용을 중시한다.20년 가까이 연금상태에 있다가 얼마전 갑자기 정치국에 복귀한 김일성의 동생(김영주)의 역할,또한 점점 더 정치적 활동이 늘고 있는 김일성의 처 김성애,김정일의 이복동생으로 최근 핀란드대사직을 마치고 평양으로 귀환한 김평일 등이 이들이다. 북한정권의 엘리트는 아버지(김일성)와 장남(김정일)이라는 두개의 권력라인에 따라 배치돼 있다.이들이 합병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가족라인을 형성,마찰과 적대관계에 놓이게 될 것인가. 또하나의 심각한 문제는 군부와 관련된 것인데 극도로 군사화된 북한사회에서 최상의 권력은 이들에게 있기 때문이다.김정일은 군부의 핵심인사들로부터 필요한 신임을 받고있는가 아니면 앞으로 받게될 것인가.김정일이 지지획득노력을 계속해왔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2년전 인민군총사령관 지위에 오른뒤 김정일은 많은 장교들을 장군으로 진급시켰었다. 그러나 새 정권,더 나아가 북한이란 체제의장래와 관련해 최대로 중요한 이슈는 거의 틀림없이 정책관련일 것이다.김정일은 심각한 난국에 빠진 경제,보다 젊은 인물들을 중요직책에 포진시겨야 하는 정치적 세대교체,북한에 별로 유리하지 않은 국제위치 등을 물려받게 된다.북한당국은 경제상황의 심각성을 인정,수년동안 중국을 부분적 모델로 한 개혁프로그램의 윤곽을 그려왔다.특별경제구역설정,해외자본유치법제정,유럽및 아시아기업가들을 초청하여 북한투자에 대한 흥미끌기 노력 등등. 하지만 현재까지 이 프로그램은 별 성과를 올리지 못한 도상계획일 따름이다.경제협력논의에 있어 나쁜 전력이 꼬리표로 따라다니는데다 북한이 스탈린식 경제체제의 골격을 지키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와 함께 정치·군사분야에 있어서의 정책들 특히 핵시설사찰을 둘러싼 북한과 국제사회의 대립,북한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집착 등이 경제프로그램을 무력화해 버렸다.이같은 모순들이 제거될 수 있을 것인가. 북한으로선 최대의 도전이라 할 이같은 문제들은 김일성이 생전에 해결할 수도 있었으나 이제 그의아들 김정일에게 이 과업이 넘겨졌다.물론 많은 사람들은 김일성의 마지막 대화제스처가 제재를 피하면서 핵무기개발프로그램을 계속하려는 벼랑끝 외교전술,지연작전이었다고 믿고 있다.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만족할만한 사찰을 받아들이고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 경수로원자로로 전환하는지 여부로 북한의 성실성을 시험하기로 했다.또 그같은 한·미양국의 입장은 계속 견지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몇달은 북한체제가 안정될 것인지 혼란에 빠질 것인지,또 북한이 여전히 국제적 고립상태에 놓일 것인지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인지를 가늠하는데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이에 관련된 이해관계 역시 모든 당사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한국으로선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북한이 급격히 붕괴하는 것도 원치 않고 있다.한국으로서 가장 바람직한 일은 경제·문화분야의 남북한간 상호교류가 점진적으로 확대돼 결국 한반도평화통일을 가능케 하는 북한내부의 경제·정치적 변화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북한이 붕괴,이를 한국이흡수하게 되는 경우 그에 따른 정치·경제적 부담은 엄청날 것이다.또한 북한의 정치적 위기가 계속돼 동북아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느냐 여부도 큰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문제다. 마찬가지로 미국도 북한에서 합리적 시나리오가 전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이같은 시나리오중 하나는 북한지도부내에서 새로운 군사·기술분야 엘리트들의 영향력이 커져 시장경제로의 점진적인 개방과 탈이데올로기정치노선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중국·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도 이같은 상황전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질 것이다.중국은 북한의 핵무기보유를 원치 않을뿐 아니라 북한이 붕괴,한국의 지배아래 들어가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중국은 완충국가로서의 북한을 유지하기 위해 이미 많은 희생을 치렀다.일본은 친북한성향의 조총련과 마찰을 최소화하기를 원하고 있으며 가능하면 「2개의 한국」정책을 유지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그러나 김일성사후 한반도상황전개는 결국 북한의 사태진전에 달려 있다.한반도 상황을 예측게 할 첫번째 신호는 수주내,길게 잡아야 수개월내에 나올 것이다. ▷약력◁ ▲1919년생,하버드대 졸업 ▲48년 하버드대 강사 ▲49년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교수 ▲동 동아시아문제연구소장 ▲「현대 일본의 정당정치」등 아시아관계저서 다수
  • 해외석학에 들어본 「김 사후의 북체제」

    ◎“급격 붕괴”나 “집단지도체 등장” 예상/다양한 세력 정일에 반기… 경제난에 파국/군부·테크노크라트 손잡고 「후계체제」 전복 북한주석 김일성의 사후 그의 후계자인 김정일체제는 유지될 수 있을 것인가,붕괴될 것인가.그리고 한반도에는 어떤 변화가 올 것인가.이같은 문제에 대해 그동안 국내외에서 수많은 추측과 가설이 나왔지만 이 가운데 미국의 북한문제 전문가들인 허드슨연구소의 윌리엄 E 오덤 국가안보연구담당국장과 A 스칼라피노교수(캘리포니아대)의 전망을 들어본다. ◇윌리엄 E 오덤국장=진정한 변화는 김이 더이상 권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될때,즉 김이 사망했을 때 일어날 것이다.김정일은 아버지가 누린 정치적 카리스마도 정치수완도 그리고 군,정부,당조직내의 인맥도 갖지 못하고 있다.김일성의 아들이자 그의 후계자란 것이 유일한 자산일 뿐이다.공산국가에서는 아버지의 이점이 아들에게 승계되지 않는 것이 관례이다.더구나 김정일의 후계체제는 김일성 반대세력은 물론 지지세력 사이에서도 상당한 반발을 자아냈던 것으로 보인다.이같은 추론을 뒷받침하는 조짐은 이미 현실로 나타났다.지난 74년 조선 노동당 제5차 중앙위원회에서 김일성은 김정일을 공식 후계자로 지명 발표했음에도 80년까지 아들을 당 고위직에 임명하지 않았다.이 6년의 공백은 반대세력을 무마하는 데 쓰여졌을 것이다. 다양한 세력들이 김정일에 반기를 들고있는 증거들도 전해지고 있다.특히 군부와 동구나 러시아에서 교육받은 테크노크라트및 당내부에 반대세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심지어 가족 내부에도 갈등이 있는 것 같다.북한정권은 91년 2월7일 김정일에 반대하는 『반혁명분자들의 음모를 분쇄했다』고 발표했다.이는 반대세력이 뿌리뽑히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결국 김정일체제가 안정을 누릴 것 같지는 않다.그의 입지가 아버지에 비해 약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한 경제난국에 직면할 수도 있다.때문에 그가 집권하자 마자 실권하거나 실권없는 명목상의 존재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가정이 신빙성을 얻어가고 있다.어쩌면 그는 중국의 「4인방」같이 체포되거나 화국봉처럼 정치적 굴욕을당할 수도 있다. 김정일은 집권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대남공격 같은 군사적 모험을 할 위험도 있다. 또 하나의 시나리오는 김정일체제가 전복되는 것이다.군부,러시아에서 훈련된 테크노크라트,그리고 당내 불만세력으로 형성되는 연합세력이 대체정부로 등장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이것이 실현된다면 한국측의 통일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다.이 대체정권은 급격한 개혁과 한국,일본,미국과의 개방관계도 모색할 것이다.그러나 이 체제는 과격한 개혁과정을 거치면서 안정기반을 상실,결국에는 남한정부에 흡수될 수도 있다. 김일성의 후계팀은 개혁을 해야하고 그렇게 못한다면 5년안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은 해체될 수 밖에 없다.또 개혁을 한다 하더라도 개혁에 수반되는 구체제의 해체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며 그것은 곧 김일성사후 10년안에 남한정부에 흡수될 운명을 맞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로버트 A 스칼라피노교수=김일성주석이 사망한 뒤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로 ▲기존체제의 급속한 붕괴 ▲군부와 테크노크라트와의 연합체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조지들이 최근 북한사회에서 점차 나타나고 있다. 북한체제가 갑자기 붕괴되는 것보다는 점진적인 과정을 통해 집단지도체제가 등장하는 것이 한국이나 미국에 유리할 것이다(지난 12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의 연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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