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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용준, 음주운전 혐의 인정...父 장제원 “마음 아파”

    장용준, 음주운전 혐의 인정...父 장제원 “마음 아파”

    음주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래퍼 장용준(20·예명 ‘노엘’) 측이 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 11단독(권경선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부산 사상구 국회의원 후보) 아들인 장씨는 지난해 9월 7일 오전 2∼3시 서울 마포구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인근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차를 몰다가 오토바이와 충돌한 혐의를 받는다. 장씨는 사고 직후 지인 A씨에게 연락해 운전자를 ‘바꿔치기’ 하려고 시도하거나, 보험사에 A씨가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며 허위로 교통사고 신고를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범인도피교사,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올 1월 장씨를 불구속 기소했다.이날 장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장씨 부탁으로 자신이 운전을 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A(29)씨는 범인도피·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장씨와 같은 승용차에 타고 있던 B(25)씨는 음주운전방조 등의 혐의로 이날 장씨와 함께 피고인석에 섰다. A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했으며 B씨는 음주운전방조 등 혐의는 인정하면서 “사고 당시 장씨와 A씨가 보험사에 연락한 것이 보험사기라는 점을 전혀 알지 못했고, A씨를 운전자로 지목한 적도 없다”며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방조 혐의는 부인했다. 장씨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승합차에 올라 법원을 빠져나갔다.이날 재판에 앞서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로서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용준이가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벌이던 나라가 주는 벌을 받고 나면, 법을 잘 지키는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보살피겠습니다”라며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고개숙여 사과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61회] “실행했으면 웃음거리 됐을 것” 헌재 무력화 ‘비상적 대처방안’ 적극 부인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61회] “실행했으면 웃음거리 됐을 것” 헌재 무력화 ‘비상적 대처방안’ 적극 부인

    “그걸 추진했으면 웃음거리가 됐을 겁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헌법재판소의 위상을 약화시키기 위한 이른바 ‘비상적 대처 방안’은 실현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단순한 아이디어를 모은 보고서였다고 당시 행정처 고위 간부들이 거듭 주장했다. 실제로 실행된 내용도 없다는 강조가 이어졌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60회 재판에서는 네 번째로 증인으로 나온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에 대한 고 전 대법관 측의 반대신문이 진행됐다. 박 전 대법관에 이어 2016년 2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 전 대법관은 이 전 상임위원을 통해 헌재에서 심리 중인 사건의 진행 상황이나 추진 중인 정책 관련 내용 등 내부 정보를 보고받고 헌법재판소장을 비판하는 대필 기사를 내보내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규진 전 양형실장 네 번째 증인신문… “헌재 비상적 대처방안 문건, 실현가능성 없어” 두 차례 재판에 걸쳐 이뤄졌던 박 전 대법관 측 반대신문을 이날 오전 마치고 고 전 대법관 측의 반대신문이 시작됐다. 변호인은 2015년 10월 1일자로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지원실에서 작성한 ‘헌재 관련 비상적 대처방안(대외비)’ 문건을 언급했다.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업무방해 사건에 대해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정보를 확인한 뒤 만들어진 이 문건에는 ‘헌재 역량을 약화시키고 노골적 비하전략을 세워 헌재의 위상을 하락시키면 헌재의 결정에 대한 권위가 하락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방안들이 담겼다. 특히 헌재를 비판하는 내용의 광고를 하거나 헌재소장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을 활용하는 방안, 대법관보다 ‘급이 낮은’ 지방법원 부장판사급을 헌법재판관으로 앉히거나 헌법재판관 출신을 다시 대법관으로 임명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핫뉴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8회] “헌재가 불쾌했던 대법원장, 비상대처 방안 지시” “증인은 이 법정에서 문건에 ‘대외비’를 표시하는 기준에 대해 ‘정해진 기준은 없고 꺼림칙하거나 제3자가 안 봤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있는 것에 붙였다’고 했는데, 대외비가 표시된 문건을 작성자 기준에서 보더라도 실현가능성을 전제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가감없이 기재한 차원의 보고서라 과격하거나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있는 문건으로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 “그렇습니다. 제가 직접 작성한 보고서는 문성호 전 사법정책심의관이 작성한 보고서를 불러와서 덧씌우기를 한 것이라 거의 대외비가 표시돼 있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구체적, 현실적 방안을 검토해서 작성을 지시한 것은 아니죠?”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 “그걸 지시한 것이라기보다는 하도 방안이 없으니 행정처 사법정책실에서 얘기한 내용과 저하고 얘기한 내용을 그냥 주욱 정리해 본 것입니다.” (이 전 상임위원)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이어 문건 속 구체적인 방안들을 언급하며 문건 속 내용들은 단순히 비현실적인 아이디어까지 모두 모아놓았을 뿐이고, 실제로 추진된 적도 없다는 점을 이 전 상임위원을 통해 역설했다. “보고서 내용 중 ‘만 40세 간신히 넘긴 법관 (헌법재판관으로) 지명’ 이런 내용도 터무니없어 보이는데 어떤가요?”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 “그래서 제가 ‘어느 심의관이 이런 생각을 했냐’고 웃으며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헌재소장의 좋지 않은 소문을 이용한다는 것도 실제로 논의된 적이 없죠?”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 “없습니다. 소문 내용을 알고 있는데 저와 문 심의관 둘 사이 오간 것을 그냥 적어둔 것입니다.” (이 전 상임위원) 이 전 상임위원은 2015년 10월자 보고서에서 실현가능성이 있는 방안들을 추려서 다시 정리를 해보기로 한 뒤 그해 11월 9일자 보고서가 다시 작성됐는데, 이 문건에서도 실행된 방안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2015년 10월 말과 11월 초는 업무방해 사건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이 가시화되는 얘기들이 많이 나와 당시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 차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위기감이 굉장히 컸다”면서 “비상적 대처방안을 한 번 검토해보라고 한 것으로 이해했고 한정위헌 결정과 관련해 어떤 방안이 있을지 답답하니까 (정리를) 지시한 것으로 이해했다. 그래서 저 보고서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헌재를 비판하는 광고를 게재하는 등의 방안에 대해서는 “실제 추진하면 웃음거리가 됐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문건에서 실제로 이뤄진 방안은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장에게 보고되는 보고서에 실현가능성이 없는 방안들이 올라와서 놀랐다”, “한정위헌 결정과 관련해 법원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취지로 작성된 보고서라면 헌재를 방해한 게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증언도 이어졌다. “행정처 보고서라는 것이 헌법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특히 그렇고 저희들끼리 아이디어 차원에서 공유하는 보고서도 상당수 있다”는 강조도 더해졌다.헌재에 파견된 법관인 최희준 부장판사를 통해 헌재 내부 정보를 확인한 데 대해 고 전 대법관 측도 ‘사법신뢰’를 이유로 들었다. 지난 3일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도 법원과 헌재의 판단이 엇갈리면 겪게 될 국민들의 혼선을 막기 위해 헌재의 내부 상황을 확인하고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고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이날 “(국민들의) 갈등 해소 및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사법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헌재와 교류, 협력하려고 했던 것을 증인은 알고 있는가“ 물었고 이 전 상임위원도 “그렇다”고 답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지난 재판에서 파견 법관이 헌재의 동향을 법원행정처에 보고하는 것이 오랜 관행이라고도 말했다. “대법원장과 전임 처장이 (과거부터 해온) 전통적으로 허용된 수집 범위를 벗어나서 무리하게, 또는 많이 헌재 내부의 정보를 수집하라고 했거나 그 밖에 다른 지시를 할 동기나 달라진 사정이 있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라는 변호인 질문에 이 전 상임위원은 “위법한 지시를 하지 않으셨기 때문에 그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헌재 내부 정보 수집은 관행…위법 부당한 ‘윗선’ 지시도 없었다” 헌법재판관들의 평의 내용 및 결과가 법원행정처로 보고된 것을 두고도 고 전 대법관 측은 이 전 상임위원으로부터 “평의 결과를 보고하지 않을 수 없었고, 처장도 정보 수집을 하지 말라거나 (정보 수집에) 불법적 방법을 동원하라는 지시도 없었다”는 취지의 답변을 끌어냈다. 그러면서 “피고인(고 전 대법관)이나 심지어 증인이 없어도 그런 정보 수집 활동이 행정처가 파견 법관을 통해 관행상 해오던 정보들의 수준 범위를 초과했다고 인식하지 않아 정보수집을 중단하도록 지시하지 않았다는 것이지, 부적절하거나 위법한 부분을 알고도 아무런 지적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지 않느냐”고 확인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이렇게 설명하며 계속해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네. 그래서 제가 검찰 조사 때도 검사님께 ‘파견 공무원이 그 기관에서 진행하는 내용에 대해 알아내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했더니 검사님이 ‘헌법재판연구관 보고서는 좀 부적절하지 않느냐’고 해서 ‘그건 좀 부적절하다. 그것에 대해선 제가 징계를 받았다’고 했고, 검찰에서도 파견기관이 그렇게 하는 것은 맞지만 이렇게 이메일로 다 남긴다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메일로 한 것은 잘못된 게 맞다고 답변한 적이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60회] “헌재 내부 동향 파악, 국민 혼선 막기 위한 것…파견 법관은 공식 정보원”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60회] “헌재 내부 동향 파악, 국민 혼선 막기 위한 것…파견 법관은 공식 정보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핵심 고위 법관은 대법원에서 헌법재판소의 내부 정보를 파악하도록 한 것은 헌재를 견제하려던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며 사법행정권 남용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대법원과 헌재의 판단이 서로 엇갈릴 경우 국민들이 혼선을 겪기 위해 조율을 위해 내부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는 취지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전 법원행정처장)의 59회 재판에는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세 번째로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 1일 오후 재판부터 시작된 박 전 대법관 측 반대신문에서 이날 오후에는 헌재에 파견된 법관들을 통해 헌재의 평의 결과 등 내부 정보를 파악하도록한 공소사실에 대한 신문이 이뤄졌다. 이 전 상임위원은 헌재 파견 법관을 통한 정보 파악이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만의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2015년 2월부터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그의 업무일지에는 부임 초반 ‘헌재 관련 일(내부 동향 파악)’, ‘이진만(이 전 상임위원자의 전임 양형위 상임위원) 일 계속?’이라는 메모가 적혔다. 누가 말한 것을 적은 것인지 자신의 생각을 적은 것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양형위 상임위원이 헌재 내부 정보를 파악하는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상임위원은 2015년부터 헌재에 파견된 최희준 부장판사를 통해 헌재 동향과 관련된 정보를 얻었다. ●“법원-헌재 권한 문제 있어…판단 다르면 국민들 혼선”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은 반대신문을 통해 “헌법과 헌법재판소법에 법원의 재판은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명시됐는데도 헌재가 사실상 헌법소원의 범위를 확대해 명령, 규칙에 대한 심판도 강행해 수십 년간 대법원과 갈등을 빚었지 않느냐”고 역설했다. 특히 “재판소원의 경우 대법원이 이미 확정한 판결을 취소해달라고 헌법재판소에 낸 재판소원이 받아들여져 법원의 확정 판결이 취소될 경우 판결의 집행이나 재심 등 후속 절차에서 일선 법원과 당사자들에 큰 혼선이 야기될 우려가 있지 않느냐”고 묻기도 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그런 우려가 있고 실제로 (혼선이) 야기된 적도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법원과 헌재 간 권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어떤 판결에 대해 재판소원이 제기됐는지 법원에 알려주는 절차가 없고 헌재에서도 아무런 통보를 해주지 않았죠?”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 “네. 통보해주지 않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헌재에서 대법원 판결과 상충된 결과가 나오면 법적 안정성에 큰 문제가 되고 관련 쟁점을 포함한 다른 사건들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죠?”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 “맞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그래서 대법원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할 필요가 있었죠? 특히 위헌심판 사건은 더욱 그렇지 않습니까. 재판부가 위헌신청 제청한 사건과 달리 재판절차가 정지되지 않아 위험시판 사건에서 한정위헌 결정이 나면 문제가 생기지요?”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 “네.” (이 전 상임위원) “대법원이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파견 법관 외에 실질적으로 마땅한 방법이 없죠?”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 “네, 없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2001년에도 헌재 파견돼 사건 정보 전달… ‘공식 정보원’ 역할” 이러한 이유들로 헌재 파견 법관을 통해 헌재에 접수된 사건의 내용을 체크했던 것이 오래 전부터 해온 실무절차였다고 변호인은 거듭 확인했다. 이 전 상임위원도 “2001~2002년 제가 헌재 파견 법관 가있을 때도 실제로 (헌재에서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정보를 대법원에) 전달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헌재에서 사건이 진행되고 있는 중 법원과 헌재에서 상충된 판단이 나오면 재판 당사자를 비롯해 국민 등에게 생길 혼란을 방지하고 피해를 줄이려는 것”이라고 변호인은 강조했다. “(헌재 내부 동향을 파악한 것이) 대법원의 위상을 제고할 목적에서 한 것이었습니까?”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 “그건 아닌데 일부 보고서에 헌재를 비판하는 취지의 문건이 있어서 검찰이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희준 부장판사는 파견 법관이 대법원과 헌재 사이에서 긴밀히 연락하여 서로 모순된 판결이 나오는 것을 방지해온 것을 증인이 잘 알고 있죠? (사건에 대한) 결론이 모순되지 않고 조화로운 결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정보 교류가 필요하고 파견 부장판사 연구관이 주로 그 역할을 담당해 온 것으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는데 증인도 마찬가지로 인식했습니까?”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 “네, 그렇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이 전 상임위원 “당시 헌재 연구관들이 농담삼아 파견 법관들을 ‘공식 정보원’으로 불렀다”면서 “(파견 법관이 대법원과 헌재의 가교 역할을 한 것이) 아주 자주 있는 일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최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이 재판의 증인으로 나와 2015년 3월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법원 관련 민감하고 중요한 정보를 바로 전달해 달라”고 이 전 상임위원이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평정권자는 법원행정처 차장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고 말해 압박감을 느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이 전 상임위원은 “인사권을 들이대면서 정보를 요구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부인했고 “가정적 질문이라 답변하지 않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다만 “재판소원이나 한정위헌 등 사법부와 헌재 간 권한분쟁 관련 사건에 대해서는 분명히 얘기한 적이 있다. 하지만 기강을 잡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였다”면서 “인사평정에 대한 언급도 2001~2002년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이 헌재에 왔을 때 인사권 문제로 헌법 연구부장에게 꾸지람을 들은 적이 있어 그 경험담을 말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이 전 상임위원이 헌재를 방문했을 때 헌재 수석연구관이 파견 법관들의 근무 태도 등을 언급하는 것을 들어 이를 당시 강형주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보고하자 강 전 차장이 화를 내 파견 법관들과 오찬자리에서 기강을 잡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전 상임위원은 “헌재 내부 기밀 등 동향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나 임종헌 기획조정실장에게 들은 적이 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도 부인했다. 2015년 7~9월 최 부장판사는 헌재에서 심리 중인 민주화운동보상법 위헌심판제청사건의 주심재판관과 쟁점, 재판관 평의 일정, 헌재 연구관 보고서 등을 이 전 상임위원에게 보고한 것을 비롯해 관습법 헌법소원 사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조 업무방해 사건, GS 칼텍스 사건, 과거사 소멸시효 사건 등 헌재의 주요 사건들의 배당 현황과 재판연구관 토론 결과 및 보고 내용 등을 지속적으로 이 전 상임위원을 통해 법원행정처에 보고했다. 그러나 이 전 상임위원은 양 전 대법원장은 물론 법원행정처장이던 박 전 대법관 등이 직접 헌재 내부 기밀과 동향을 보고하도록 하라고 지시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9회] 행정처 곳곳 인사모 와해 시도 정황… “대법원장은 어떤 지시도 안 했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9회] 행정처 곳곳 인사모 와해 시도 정황… “대법원장은 어떤 지시도 안 했다”

    “대법원장께 보고를 했는지는 기억이 안 납니다”, “대법원장은 제게 어떤 조치를 지시한 적은 없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 고위 간부들이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소모임인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을 와해시키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당시 핵심 간부였던 전직 법관은 거듭 부인했다. 관련 의혹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의 피해자이자 폭로자를 주장해 온 이수진 전 부장판사도 잇따라 거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1일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의 58회 재판에는 지난달 27일에 이어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두 번째로 증인으로 나왔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는 국제인권법연구회 4기 회장을 지내기도 했던 이 전 상임위원에게 당시 법원행정처 고위 간부들이 인사모 와해 조치를 지시했는지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상고법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등 사법행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를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없애려 했다고 검찰은 파악했다. ●“인사모 없애자고 아무도 지시 안 했다”는데 기록들엔 ‘불편함’ 역력 이 전 상임위원은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인사모 와해 방안을 지시하거나 강경하게 대응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한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 전 대법원장 뿐 아니라 박 전 대법관이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고위 간부들이 직접적으로 “인사모를 없애자”는 등의 뜻을 모았거나 구체적인 방안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전 상임위원의 진술과 당시 핵심 간부들이 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에 대한 불편함이 곳곳에서 드러났고 이 전 상임위원도 이러한 시각을 연구회에 속한 여러 법관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존경하는 실장님께. 말씀하신 소모임 개설에 관해 법관윤리 위반사항이 있는지 검토한 보고서를 첨부했습니다. 보고서의 결론은 법관윤리 위반사항을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2015년 7월 초 당시 김세윤 윤리감사관이 이 전 상임위원에게 보낸 메일이 ‘인사모 와해’ 의혹과 관련된 검찰 공소사실의 시작이다. 박 전 대법관이 “법관들이 사법행정에 관한 논의를 하는 소모임이 있는 것 같다”며 이 전 상임위원에게 알아보라고 했고, 이 전 상임위원이 윤리감사관에 검토 지시를 해 “법관윤리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받은 것이다. 그럼에도 이 전 상임위원은 인사모 회원들의 동향을 파악해 법원행정처장 및 차장 주재 실장회의에서 이 모임이 부적절하다고 보고했고, 이후 양 전 대법원장 등에도 사실을 알렸다. 양 전 대법원장은 과거 우리법연구회와 연관성이 있는지를 물었다고 했다. 이미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등에게 인사모는 신경쓰이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소모임이 공식 출범하기 전 이 전 상임위원의 업무일지에는 ‘어느 시기에 손볼 것인가‘라는 메모가 적혔다. 그는 다만 이 메모가 구체적으로 인사모를 손본다거나 조치를 한다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2015년 8월 중순 인사모는 예비모임에서 ‘상고법원 끝장토론회’를 열상고법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자 행정처에서는 본격적인 인사모 활동에 대한 검토가 이어졌다. ‘국제인권법연구회의 방향(2015년 8월 19일자)’,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 대응방안 보고서(8월 24일자)’ 등의 보고서가 심의관들을 통해 만들어졌다. 특히 인사모 대응방안 보고서에는 ‘인사모 활동 부분에 대해서만 예산 및 전산자원 지원을 중단함으로써 일반 회원과 분리 전략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는데, 이 전 상임위원은 당시에는 이 보고서를 보지 못했고 이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행정처 문건과 일치한 업무일지… “보고서도 수사 이후 처음 봤다” 그 즈음 이 전 상임위원의 업무일지에는 ‘소모임 회장이 나선다. 회원들 의사존중. 예산지원 전산지원 중단, 커뮤니티 내 활동 불가. 법원문화 태스크포스(TF) 개방, 행정처 소통 모습 보이라.인권 관련 출장’ 등의 메모가 담겼다. 인사모 대응방안 보고서와 대부분 유사한 내용이다. 보고서 내용이 실제로 간부들 사이에 논의가 이뤄졌고, 이를 이 전 상임위원이 업무일지에 기록한 것 아니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는 오히려 “문건(보고서)으로 실장주재 회의에서 토론하지 않았다는 것이 입증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저 내용으로 논의했다면 (업무일지에) 중복 기재를 안 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 다음해 3월 이 전 상임위원은 김연학 인사총괄심의관에게 인권법연구회 회원 명단을 넘겨주기도 했는데 인사총괄심의관실에서 인권법연구회에 대응하기 위한 문건을 만들기 위해 명단을 달라고 한 것인지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자료라 해도 회장이 준 건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나 싶어서 마음으로 꺼려지는 것이 있었”을 뿐, 행정처에서 대응조치를 위해 명단이 필요한 줄은 몰랐다며 “제가 알았다면 저렇게 주지 않고 인쇄해서 줬겠죠”라고 말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이후 행정처와 인권법연구회 사이의 ‘중간자’ 역할을 했다. 2016년 4월 인사모 새 회장과 일부 법관들과 점심식사를 한 내용을 임 전 차장과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고 전 대법관에게도 보고했다.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한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임 전 차장은 “그 쪽에 얘기를 잘 해서 원만하게, 특별한 문제 없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반응이 나왔고, 고 전 대법관에게는 이 전 상임위원이 “인권법연구회 소모임에 대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뜻을 전달했다. 인권법연구회 측에는 “중간에서 조정 역할을 잘 할 테니 여러 문제가 있을 것 같은 건 나에게 상의해주고, 나도 행정처에서 걱정하고 우려하는 걸 연구회 측에 전달하겠다. 소모임을 어떻게 할 생각도, 불이익을 줄 생각도 없으니 걱정말고 잘 이끌어서 인사모를 운영해 달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전 상임위원이 점심식사 후 정리한 ‘국제인권법연구논의 보고’ 문건 말미에는 ‘인사모가 잔존하는 경우 커뮤니티 관리 차원에서 불이익 주는 것 필요’라는 문구가 있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아무런 불이익도 없었고, 윗 분들을 설득하기 위해 그냥 쓴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고 인사모 간부들을 만난 것 아니냐는 검찰의 물음에도 아니라고 했다. 이어 “수사 단계에서 임 전 차장께서 다른 루트로 (인사모 관련) 검토시키며 저에게 잘 설득하라고 하신 걸 느꼈다. 제게 그런 지시를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임 전 차장은 인사모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드러냈다. “인권법연구회가 전문분야 연구회로 설립된 취지가 있는데 그 안에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 사법행정을 논의하는 것을 우려했고 더 나아가 대외적으로 외부 단체와 공동으로 법관들 수십 분이 어떤 의사 표현을 하거나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한다는 것이 법관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우려를 했다”는 것이 이 전 상임위원의 설명이다. 특히 2017년 1월 인권법연구회와 인사모가 연세대 법학연구원과 법관인사를 주제로 공동학술대회를 열기로 한 것은 당시 행정처 간부들에겐 비상이었다. 대책 보고서가 만들어졌고 이 전 상임위원의 업무일지에도 ‘괜히 오해받지 않도록 대통령 선거 이후 천천히 ’는 등의 메모가 적혔다.이 전 상임위원은 그 무렵 대법원 재판연구관이었던 이수진 전 부장판사에게 연락해 공동학술대회에 대한 걱정을 토로했다고 한다. 또 이를 들은 이 전 부장판사가 이탄희 판사에게 전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인사모 쪽은 이 전 부장판사가 잘 알고 있으니, 저로선 얘기할 사람이 이수진 말고 없었습니다. 이수진에게 공동학술대회 열린다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나 상의한 적은 있습니다. 지시나 요청은 없었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이 전 부장판사에게 실장회의에서 논의해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얘기했습니까? 아니면 증인의 개인적 우려를 전하는 것처럼 얘기했습니까?” (검찰) “개인적 우려지만 이 전 부장판사 입장에선 제가 실장회의 구성원이니까 실장회의에서 논의됐나보다, 그렇게 생각했겠죠. 제가 이 전 부장판사에게 그런 얘기를 한 것은 개인적으로 난처하고 힘들어서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하소연 겸 얘기한 거지 이렇게 해달라고 요청하거나 그런 말을 한 건 없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공동학술대회를 우려하고 있고 중복가입 문제 해소조치까지 말한 적 있다고 이 전 부장판사는 진술했는데 맞습니까?” (검찰) “그런 취지의 말은 맞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당시 이 전 부장판사는 어떤 반응을 보였죠?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 있습니까?” (검찰) “이수진 판사는 자기의 의견을 특별히 말한 것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공동학술대회 자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은 기억납니다. 이수진 재판연구관의 말을 듣고 국제인권법연구회에 들어가게 됐고 그러면서 당시 김명수 회장(현 대법원장)을 만나서 제가 회장이 된 거기 때문에. 이수진 연구관에게 인권법연구회 관련해선 상의를 많이 했습니다. 제 입장이나 고민, 특히 공동학술대회 부분에 대해 상의 또는 하소연했다는 취지로 얘기해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당시 이 전 부장판사가 증인의 말을 듣고 그런 내용을 이탄희 판사에 전한 다음 증인에게 다시 ‘이탄희에게 법원행정처의 우려를 전달했다’는 걸 다시 알려줬습니까?” (검찰) “저는 이수진이 이탄희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모릅니다. 들은 기억도 없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공동학술대회 개최에 대해 대법원장에게 직접 보고한 적 있습니까?” (검찰) “나중에 보고드린 것 같습니다. 바로는 안 드린 것 같습니다.” (이 전 상임위원) ●“대법원장이 ’강경대응‘ 주문한 것은 아냐” 양승태 지시 전면 부인 2017년 1월 23일자 이 전 상임위원의 일정표에는 ‘14:30 인사모 CJ(대법원장) 보고. (강경대응 주문)’라는 기록이 있다. 공동학술대회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를 했다는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 전 상임위원은 ‘강경대응’이라는 메모에 대해선 “검찰에서는 대법원장이 그런 취지로 주문한 것 아니냐고 질문해서 ‘그럴 수 있다’고 답한 것 같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건 제 일정을 미리 적어놓은 거라 강경대응을 하자는 취지로 제가 보고드린 것인지 아니면 실장회의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다고 보고드린 건지 전혀 맥락이 이해가 안 간다”고 설명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직접 공동학술대회 개최에 대한 강경대응을 주문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제가 일정파일에 대법원장이 강경대응하라고 쓸 이유가 없죠. 물론 대법원장님이 그걸(공동학술대회를) 유쾌하게 받아들인 건 아니죠. 그런데 강경대응을 주문하셨다고 제가 이해하고 저기에 썼다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뒤에도 이 전 상임위원은 인사모 관련해서 “대법원장은 제게 어떤 조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장의 지시는 없었지만 이 전 상임위원은 인사모 소속 송오섭·이탄희 판사에게 전화해 “공동학술대회는 법원 내부행사로 개최하고 특히 언론에 보도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송 판사는 2016년 3월 인사모 토론회에서 ‘법관의 사법행정참여 방안에 관한 소고’를 발표하고, 그에 앞서 판사회의 활성화를 주장하는 취지의 ‘법관의 사법행정참여 제도화에 관한 건의문’을 코트넷에 게시하는 등 사법행정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 목소리를 냈다. 당시 행정처 기획조정실에서는 송 판사에 대한 검토 문건도 작성됐다. 2016년 12월 말, 이 전 상임위원의 일정표에 ‘송오섭 판사 연수기간 만료. 행정처 포섭’이라는 표현도 있었다. “송 판사가 워낙 능력있고 뛰어나다고 해서 행정처로 데려오자는 얘기를 적은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당시 인사모 활동하면서 사법행정에 대한 반대의견을 개진해 온 송 판사가 연수를 마치고 돌아오면 행정처가 말 그대로 포섭해야 한다는 그런 논의가 있었던 것 맞느냐”고 검찰이 물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저 용어(포섭) 때문에 항상 말씀하시는데 행정처에 있다 보면 공격적인 용어를 쓸 수밖에 없다”면서 “그래서 ‘행정처 인사’ 이렇게 안 쓰고 ‘포섭’이라고 하면 누구나 다 알기 쉬워 제가 편하게 쓸 수 있는 말이라 그렇게 쓴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음해 법관 정기인사에서 송 판사는 양형위원회 운영지원단장으로 발령받았고 2018년 법관 정기인사에서 사법지원심의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양 전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 등의 뜻이 담긴 인사냐는 취지의 검찰의 질문에 이 전 상임위원은 “이수진 연구관이 송 판사가 얼마나 뛰어난 판사인지를 저에게 이야기해줬기 때문에 제가 추천한 것”이라고 답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는 이 전 상임위원에 대한 증인신문이 계속 길어지자 재판부는 재판 시작 시간을 30분 당겨서라도 조금씩 시간을 버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하기도 했다. 당초 재판부는 이 전 상임위원을 다섯 기일에 걸쳐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재판부의 걱정과 달리 양 전 대법원장 측은 “5회 안에 다 마칠 수 있을 것 같다”며 “증인신문 내용을 보니 저희가 반대신문을 꼭 해야할 내용이 많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 상임위원이 지난달 27일 재판에서부터 핵심 의혹들에 대한 “차장, 처장께는 보고드렸는데 대법원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등 양 전 대법원장의 직접적인 관여 의혹에 대해선 철저히 선을 긋고 보고한 기억이 없다거나 지시하지 않았다고 한 것이 양 전 대법원장 측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8회] “헌재가 불쾌했던 대법원장, 비상대처 방안 지시”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8회] “헌재가 불쾌했던 대법원장, 비상대처 방안 지시”

    “그래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격노했다’는 말을 들었습니까?”, “격노까진 아니고 불쾌하셨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반하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불쾌함’을 느낀 뒤 법관들을 통해 헌재에 대한 ‘비상대처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고 당시 사법부 핵심 고위관계자가 증언했다. 다만 아이디어 차원에서 여러 방안들을 정리하도록 했을 뿐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선을 그었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의 57회 재판에는 이 재판의 핵심 증인 가운데 한 명인 이규진(58·사법연수원 18기)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나왔다. 공소사실에 연관된 내용이 워낙 많아 강형주·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이 전 상임위원에 대해서는 여러 날에 걸쳐 증인신문이 이뤄져야 한다고 재판부가 예고한 바 있다. 이 전 상임위원은 이날부터 앞으로 네 차례 이상 더 재판에 나올 예정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양 전 대법원장 등의 공소사실 가운데 헌재에 대한 위상 강화를 위해 법원행정처가 헌재 내부 정보를 빼내거나 관련 재판에 개입하려 한 의혹들이 주로 언급됐다. 통합진보당 의원들 및 서기호 전 의원의 행정소송에 개입하려 한 혐의, 정운호 게이트 당시 법원의 대응 과정에서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도 거론됐다. 2015년 7월, 이 전 상임위원은 문성호 당시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 심의관에게 ‘헌재 관련 비상적 대처 방안 검토’ 문건을 작성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10월 16일 36회 공판에 증인으로 나왔던 문 판사는 “(대법)원장님 지시사항이라는 말과 함께 여러 방안을 불러주셨다”고 말했다. ▶[핫뉴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7회]노골적인 헌재 견제·무력화 검토···문건 쓴 판사 “크게 후회” 이 전 상임위원은 “기억은 나지 않는데 일정 파일에 기재된 것을 보고 추정한 것이 대법원장께서 2015년 7월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비상적 상황에 대비해 검토해 보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이 전 상임위원의 그해 7월 13일자 업무일지에는 ‘大(대법원장). 헌재의 적극적 시기 도래. 우리도 적극적 대처 필요. 합리적 대처수단 아닌 비상적 극단적 대처 방안. 시간 얼마 안 남았음’이라는 기록이 남겨져 있다. 이 전 상임위원은 문 판사와 함께 석 달 가까이 검토 보고서를 작성한 뒤 그해 10월 1일 대외비 문건을 완성해 보고했다. 보고서에는 ‘헌재 역량을 약화시키고 노골적 비하전략을 세워 헌재의 위상을 하락시키면 헌재의 결정에 대한 권위가 하락될 것으로 예상’, ‘좋지 않은 소문 활용’, ‘통진당 행정소송 재판 적절히 활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비상적 대처 방안’ 아이디어 차원에서 짜낸 것…실현 의도 없었다” 이와 관련 이 전 상임위원은 “저 보고서 작성은 기본적으로는 저하고 문 심의관하고 둘이서 여러 이야기를 해왔던 것인데 거의 대부분은 행정처 사법정책실에서 아이디어를 짜낸 것”이라면서 “제가 첨언하고 싶은 것은 저것은 대법원장께서 비상적 상황으로 가정해서 검토해 보라는 것이라 실행 가능한 방안이 없고 그저 아이디어 차원에서 비상적 방안을 검토하라고 해서 짜낸 것이지, 저걸 무슨 정책적으로 실현 의도를 갖고 작성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양 전 대법원장이 ‘비상적 대처’를 주문한 결정적인 계기는 현대자동차 비정규 노조 업무방해 사건으로 꼽힌다. 현대차 전주공장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노조 간부들이 2010년 3월 정리해고를 이유로 정식 쟁의절차 없이 잔업과 휴일특근을 거부해 사업장에 약 3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업무방해죄로 기소돼 2012년 7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그러자 노조 간부들은 형법상 업무방해죄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에서 한정위헌 결정을 한다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반하는 판단이 되고, 대버?의 위상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양 전 대법원장 등이 우려를 했다는 것이다. 한정위헌은 법률 자체의 효력이 아닌 법의 해석에 대한 위헌을 판단하는 것으로 헌재가 이 사건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하면 대법원이 판단을 잘못했다고 지적하는 모양새가 된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2015년 4월 헌재에 파견된 법관 등을 통해 이 전 상임위원이 다수의 헌재 재판관들이 한정위헌 의견을 갖고 있다는 평의 결과를 보고하자 양 전 대법원장이 ‘격노’했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이 전 상임위원은 또 “5~6월쯤 교대역에 헌법재판소 광고판이 설치됐다는 사실을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했다”며 “당시 행정처 회의에서도 안국역에 헌재에 대한 비난 광고를 게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 소리도 나왔다”며 당시 고위 간부들의 헌재에 대한 반감을 전하기도 했다. ●“통진당 행정소송 문건, 재판부엔 전달하지 말라고 했다” 헌재에서 통진당 해산을 결정한 뒤 통진당 의원들이 낸 의원직 지위확인 소송에 개입한 혐의와 관련해서 이 전 상임위원은 앞선 증인들과는 다른 증언을 내놨다. 지난해 11월 6일 42회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조한창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2015년 5월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할 때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 전 상임위원과 점심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 전 상임위원에게 서류봉투를 하나 받았다고 했다. ‘통진당 국회의원 행정소송’ 문건으로, 해당 재판부가 헌재의 결정과 연관된 이 사건을 각하 판결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조 부장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이 이 문건을 서울행정법원 재판부에도 전달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걸 어떻게 재판부에 주느냐”고 반발하자 “그럼 잘 읽어본 뒤 법리를 전달해 주면 어떻겠느냐”고 이 전 상임위원이 말했다고도 했다. ▶[핫뉴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43회] “재판부에 법리 전달 좀…” 동기법관의 ‘찜찜한 요청’ 거절못한 이유는 그런데 이 전 상임위원은 이날 “저는 문건을 주면서 ‘이걸로 공부를 좀 해주고, 재판부에 이러한 법리도 있다는 걸 간단하게 얘기를 해주면 좋겠다. 그런데 문건은 전달하지 말라는 게 기획조정실장(임 전 차장)의 지시’라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조 부장판사의 법정 증언을 확인한 뒤 다시 조 부장판사와 통화하며 “문건은 주지 말라고 했지 않느냐”고 말했다고도 한다. 임 전 차장이 문건을 재판부에 전달하진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그 이유를 묻자 “왜냐고 묻진 않았지만 문건을 주는 게 적절치 않았다고 생각을 했을 것”이라면서 “그래서 명확히 기억했기 때문에 재판부에 문건을 전달하지 말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처럼 행정처가 수립한 판단의 방향을 재판부에 전달하는 것에 대해선 “조금 무리는 되지만 (재판부가) 법리적으로 그런 생각을 미처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런 법리가 있다는 정도는 알려줘도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 부장판사는 당시 재판장이었던 반정우 부장판사에게 행정처의 입장을 전달했지만, 부정적인 반응을 감지했고 이 역시 행정처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전 상임위원은 “(전해들은 반 부장판사의 반응을) 대법원장께는 보고하지 않았고 법원행정처 차장과 기조실장에겐 했다. 처장께는 보고했는지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고 했고, 양 전 대법원장이 누구를 통해서든 전달을 받았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양승태 사법부에서의 블랙리스트 등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뒤 총선에 출마한 이수진 전 부장판사도 거명됐다.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행정처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을 접촉할 당시 2015년 4월 이수진 전 부장판사(당시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서 전 의원과의 “다리를 놔달라”고 해 함께 만났다는 게 이 전 상임위원의 설명이다.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 (상고법원에 반대 입장인) 서기호·서영교 의원을 접촉하라는 말씀이 있으셨던 것 같고, 제가 서기호 의원을 만난 적은 없지만 인권법연구회와 관련돼 있어 제일 말하기 편하다고 해서 제가 만난 것”이라면서 “이수진 연구관에게 ‘서기호 판사를 잘 알고 있지 않느냐. 상고법원 관련해 도움이 필요한데 다리를 좀 놔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 전 상임위원은 서 전 의원과의 대담 내용을 담은 파일을 작성해 이 전 부장판사에게 보내 내용이 맞는지 확인해 달라고 했다. 메일 내용에 따르면 서 전 의원은 이 전 상임위원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법원의 노력과 입장을 이해하지만 상고법원이 최선의 방안은 아니다”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이 전 부장판사 측은 28일 “상고법원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지만, 인권법위원회 초기 활동을 같이 한 선배가 만남을 조율해 달라는 것까지는 거절할 수 없어 서기호 전 의원에게 이규진 전 상임위원의 면담 신청 목적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법서라]‘묵비권’ 조국은 잊어라...첫 재판부터 치열한 공방 예고

    [법서라]‘묵비권’ 조국은 잊어라...첫 재판부터 치열한 공방 예고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더 이상 진술 거부는 없다.” 지난해 11월 14일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은 자녀 입시·사모펀드 관련 의혹으로 검찰에 처음 출석했습니다. 법무부 장관에서 스스로 내려온 지 한 달 만이었습니다. 여러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혀 온 조 전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이례적으로 묵비권(진술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사팀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면 법정에서 모든 것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 진실을 밝히고자 합니다.” 이후에도 조 전 장관의 입은 굳게 닫혔습니다. 결국 조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31일 뇌물수수 등 11개 혐의로 1차 기소됐습니다.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법무부 장관 지명 이후 검찰이 조 전 장관을 최종 목표로 정해놓고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총력을 기울여 벌인 수사라는 점을 생각하면 초라한 결과”라면서 “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다”고 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하나 하나 반박하고 조 전 장관의 무죄를 밝혀나가겠다”고 결의를 다졌습니다. 조국 측 “검찰의 시간은 끝났다” 지난 1월 17일 조 전 장관은 유재수(56·구속기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무마 의혹 사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으로 재차 기소됐습니다. 구속 위기에까지 몰렸지만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면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조 전 장관은 직접 자신의 페이스북에 2차 기소에 대한 입장문을 올렸습니다. “서울중앙지검에 이어 오늘은 서울동부지검이 저를 기소했습니다. 가족 전체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 총력 수사가 마무리 된 것입니다. 날벼락처럼 들이닥친 비운(悲運)이지만 지치지 않고 싸우겠습니다.”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첫 재판은 그로부터 2개월이 더 지난 뒤에야 열렸습니다. 당초 지난 1월 29일 첫 공판준비기일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다른 사건과 병합되면서 기일이 두 차례 바뀐 탓입니다. 현 정권에서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까지 지내고 혐의만 12개에 달하는 사건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첫 출발은 ‘소법정’에서 시작했습니다.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미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조 전 장관과 백원우(54)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52)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등 피고인은 출석 의무가 없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대신 변호인들이 대거 출석했습니다.검찰에서도 조 전 장관의 가족 비리 의혹을 수사한 고형곤 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과 감찰무마 의혹 사건을 수사한 이정섭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 등 검사 7명이 나왔습니다. 부장검사가 2명이나 출석한 것은 변호인 공세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날 재판은 30분만에 끝났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피고인들의 메시지는 분명했습니다. 혐의를 모두 부인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조 전 장관 측 김칠준 변호사는 검사들 앞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공소사실들은 검사의 일방적 주장이고 사실관계가 왜곡됐습니다. 검사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지난해 말 김 변호사가 “조 전 장관의 기소는 검찰의 상상과 허구에 기초한 정치적 기소”라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조국·백원우·박형철, 혐의 전면 부인 조 장관의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또 다른 변호인도 “피고인은 민정수석으로서 본인이 가진 결정권을 행사했다”면서 “사실관계, 법리에 있어 이 사건은 전혀 범죄를 구성할 수 없는 부분이 범죄로 구성돼 기소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이 잘못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 측 변호인도 큰 틀에서는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다만 내용에서는 조 전 장관 측 입장과 다소 차이가 있었습니다. 백 전 비서관 측은 “피고인 조국의 요청에 따라 정무적인 일을 했다는 사실관계는 인정하나 직권남용이 있었는지, 상대방의 권리행사를 방해했는지 법리적으로 다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전 비서관 측은 “유 전 부시장의 감찰종료는 민정수석의 최종 결정으로 피고인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주체가 아닌 객체”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먼저 기소된 후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이 추가 기소됨에 따라 공소장 변경 허가를 재판부에 신청했습니다.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세 명의 공모사실로 정리한 공소장이 필요할 것 같아 정리를 했다는 설명과 함께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는 공동정범(형법 30조) 법조를 추가한다고 덧붙였습니다.본격 재판은 총선 이후증거 관계에 설전 예상 재판부는 감찰무마 의혹 사건을 분리해 재판해달라는 검찰 측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조 전 장관과 함께 기소된 부인 정경심(58) 동양대 교수 사건은 이번 재판에서 분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정 교수 측이 요청하면 분리 절차를 밟아 이미 심리가 진행된 정 교수 재판부로 넘길 수 있다는 겁니다. 조 전 장관과 정 교수가 한 법정에서 재판받을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서로 각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재판부는 “코로나19 사태로 국가적으로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면서 “법정에서 불필요하게 만나는 건 최소화하겠다”고 했습니다. 다음달 17일 열리는 2차 공판준비기일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공판 절차에 들어갑니다.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을 받은 검찰은 혐의 입증을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입니다. 조 전 장관도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을 받게 됩니다. 묵비권을 행사해 온 조 전 장관이 검찰이 들고 나온 증거에 대해 어떻게 반박을 해나갈지 주목됩니다. 쟁점 하나 하나를 두고 법학자와 검찰의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됩니다. 혐의만 12개에 달하는 조 전 장관이 과연 막판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재판 결과에 따라 어느 한 쪽은 치명상을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수사 착수 7개월 만에… 조국 오늘 첫 재판

    수사 착수 7개월 만에… 조국 오늘 첫 재판

    정경심 측, 사건 분리 심리 요청할 예정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재판이 20일 시작된다. 지난해 8월 처음 의혹이 제기돼 관련 고발이 이뤄지고, 검찰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이며 수사에 착수한 지 7개월 만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미리)는 20일 오전 10시 20분 입시비리·사모펀드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등 모두 12개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검찰의 기소에 조 전 장관 측이 ‘인디언식 기우제’, ‘사상누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만큼 향후 재판에서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당초 이 사건의 피고인은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58·구속 기소) 동양대 교수와 노환중(60) 부산의료원장까지 모두 3명이었다. 정 교수는 조 전 장관과 함께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을 받고 있으며 노 원장은 조 전 장관에게 딸의 장학금 명목으로 600만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여기에 올해 초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백원우(54)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52) 전 반부패비서관의 사건이 병합되면서 피고인이 5명으로 늘었다. 공판 준비 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이들 모두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재판에서 정 교수 측은 조 전 장관과 분리 심리를 요청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정 교수의 재판을 맡은 형사합의25-2부(부장 임정엽)는 조 전 장관 사건과 병합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한편 정 교수 사건만 따로 떼어올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형사합의21부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조 전 장관 부부가 함께 피고인석에 서는 일은 없게 된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법원 “조국·정경심 재판 병합 안 한다”…‘부부 재판’ 없을 듯

    법원 “조국·정경심 재판 병합 안 한다”…‘부부 재판’ 없을 듯

    법원이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사건을 한꺼번에 심리하지 않겠다고 재차 결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는 18일 열린 정경심 교수의 속행 공판에서 “형사합의21부 재판장과 논의한 결과 조국 전 장관 사건과 병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조국 전 장관 사건은 쟁점이 다른 부분이 많고, 정경심 교수의 공소사실과 관련 없는 다른 피고인들이 병합돼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형사합의21부는 조국 전 장관이 기소된 사건을 담당하는 곳이다. 정경심 교수와 공소사실이 중복되는 가족 비리 혐의와 함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혐의 등이 심리 대상이다. 정경심 교수의 재판부는 1월에도 두 사건을 병합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법원 정기 인사로 정경심 교수 사건을 맡은 재판부가 교체되자 검찰이 병합해달라는 의견을 다시 한번 냈다. 그러나 새 재판부도 앞선 재판부와 같은 이유로 이를 불허했다. 정경심 교수는 조국 전 장관이 가족 비리로 기소될 때 함께 추가 기소됐다. 따라서 이 부분만 조국 전 장관 사건으로부터 따로 분리한 뒤 정경심 교수의 기존 사건에 병합하는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서로의 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할 여지는 있지만, 부부가 함께 피고인석에 서지는 않을 수 있다. 정경심 교수 측은 부부가 함께 재판받게 하는 것은 ‘망신 주기’라고 주장해 왔다. 재판부는 “조국 전 장관 사건 재판부가 20일 열리는 첫 공판준비기일에 피고인의 의견을 듣고 사건을 분리해 보낼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재판부는 지난 13일 정경심 교수의 보석을 불허한 것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했다. 재판부는 “도주할 우려가 없지만, 혐의 사실에 관한 증인 신문이 이뤄지지 않은 현 시점에는 구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재판 진행을 위해 판단한 것일 뿐, 공소사실에 관해 유죄의 심증을 형성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재판부 결정에 너무 실망하지 말고 구금 기간 건강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조국 전 장관은 딸 조모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부정수수 관련 뇌물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사모펀드 의혹 관련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11개 혐의로 정 교수 및 노환중 부산의료원 원장과 함께 기소됐다.여기에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17년 당시 유재수 부산시 전 경제부시장의 비위 의혹을 확인하고도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중단하게 한 혐의로 추가기소됐다. 유재수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감반 감찰을 무마한 혐의로 기소된 청와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사건이 조국 전 장관 사건과 병합됐다. 조국 전 장관 사건은 지난 1월29일 첫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백원우 전 비서관 등 사건과 병합되면서 지난달 12일로 미뤄졌고, 다시 오는 20일로 첫 기일이 변경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전대미문의 재판’ 꼬리표 떼려는 정경심 새 재판부/민나리 기자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전대미문의 재판’ 꼬리표 떼려는 정경심 새 재판부/민나리 기자

    지난해 12월 검사들의 집단 항명 사태로 ‘사상 초유의 재판’ ‘전대미문의 재판’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던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의 재판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부장판사 3명으로 구성된 대등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임정엽)는 지난 11일 한 달 만에 재개된 정 교수의 재판에서 심리 절차,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 사건과의 병합, 보석 등 검찰과 정 교수 측이 첨예하게 다퉜던 부분들을 하나씩 정리해 나갔다. 이날 재판의 첫 쟁점은 정 교수의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혐의 중 무엇을 먼저 심리할지였다. 검찰은 “정 교수의 구속기한이 만료되기 전 입시비리 관계자들의 오염되지 않은 진술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변호인은 “사모펀드 서증조사를 진행하던 중인데 효율성 면에서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한 재판부의 결정은 ‘솔로몬의 해결책’과도 같았다. 사모펀드와 입시비리에 대한 심리를 동시에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재판부는 우선 양측이 신청하는 증인에 대한 증인신문을 번갈아 진행하고, 증인이 불출석할 때는 서증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재판부가 내린 결정에 양측 모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의를 제기하진 않았다. 이에 따라 오는 25일 재판에는 정 교수 측이 신청한 동양대 조교 2명이, 30일에는 검찰 측 증인인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이 출석할 예정이다.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한 재판부의 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재판부는 양측 발언이 끝날 때마다 이를 간략하게 요약해 “이렇게 공판 조서에 기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재판부가 공소장 변경신청 불허 결정에 대한 검찰의 이의제기를 공판 조서에 누락했다며 재판부의 소송지휘권을 문제 삼았는데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정 교수에 대한 보석 심문도 진행했다. 정 교수 측은 올해 1월 보석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전임 재판부는 향후 재판부가 바뀔 가능성 등을 고려해 결정을 미뤘다. 양측은 보석 결정의 핵심이 될 ‘증거인멸 우려’를 놓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정 교수 측은 “검찰은 100여 차례가 넘는 압수수색으로 압도적인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수사·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도 있다”고 반박했다. 발언권을 얻은 정 교수는 “건강이 좋지 않다”는 말로 운을 떼며 “내일모레면 60(세)이다.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보석을 허락해 주시면 전자발찌든 어떤 보석 조건도 수용하겠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틀 뒤인 13일 정 교수의 보석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죄증(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고, 보석을 허가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검찰은 이에 대해 “구속 재판의 필요성을 인정한 합당한 결정”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지만 정 교수 측은 침묵을 지켰다. 앞으로의 재판 방향은 미지수다. 11일 재판 말미에 정 교수 측은 “컴퓨터에 담긴 일기장 등 내밀한 부분이 더이상 나오지 않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검찰이 정 교수의 범행 동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강남 건물주의 꿈’ 등을 언급한 걸 비판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에 “그간 어떤 증거가 제출됐고 어떤 분쟁이 있었는지 알고 있다”면서 “(검찰은) 다시 설명할 필요 없고 (피고인을)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향후 공판에서 검찰이 요구하는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과 조 전 장관 사건과의 병합 여부에 대해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이날 “해당 사건에서 정 교수만 떼어서 가져올 수도 있다”면서 “사건을 맡은 형사합의21부(부장 김미리)와 협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부부가 함께 피고인석에 서게 해 망신을 주려 한다’는 정 교수 측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다. 이어 재판부는 “재판부가 결정하면 상황을 따라야 한다”며 양측 모두에 더이상의 논란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이런 가운데 조 전 장관은 오는 20일 자녀 입시비리 및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첫 재판을 받는다. 지난해 8월 처음 의혹이 제기된 지 7개월, 지난해 12월 31일 첫 기소로부터 80일 만이다. mnin1082@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7회] 행정처와 정반대 결정한 재판부 부정 평가… “행정처 요구는 없었다”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7회] 행정처와 정반대 결정한 재판부 부정 평가… “행정처 요구는 없었다”

    ‘일부 사건의 결론을 도출하면서 여러 객관적인 사정에 대한 검토가 부족한 채 주관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보이는 경우가 있음’ / ‘일부 사건에서 이유 설시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었음’ / ‘일부 사건에서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거나 논리적 표현 과정에 적절치 못한 부분이 있음’ 2015년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의 재판장과 배석판사들의 평정에 기록된 이 내용들을 두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재판에서 공방이 벌어졌다. 당시 법원행정처에서 관심을 갖고 있던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지위확인 소송과 관련해 행정처의 입장과 다른 판단을 한 재판부에 대해 불리한 평정이 주어졌다는 검찰의 지적에 따라 당시 법원장이 직접 법정에 나와 입장을 밝혔다. 평가 내용에 대해 행정처의 지시나 요청은 없었다는 것이다. 1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56회 재판에는 김문석 사법연수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원장은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서울행정법원장을 지냈다. 검찰의 공소장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지난해 11월 조한창 서울고법 부장판사(당시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의 증인신문 과정에서 조 부장판사가 반 부장판사 등에 대해 자신은 이 같은 평정 내용을 기록하지 않았다고 하면서 검찰이 당시 법원장이었던 김 원장을 불러 법정에서 확인해야 한다며 증인으로 신청했다. ●“(부정적) 평정 직접 쓴 것 맞아…행정처 요구는 없었다” 약 넉 달 만에 법정에 나온 김 원장은 “여기 있는 모든 내용은 사실상 제가 직접 작성했다고 봐도 된다”며 2015년 법관 평정에 기록된 내용들을 자신이 쓴 게 맞다고 확인했다. 다만 통진당 행정소송과 같은 특정 사건을 염두에 두고 쓴 것도 아니었고, 특정 사건의 결론에 대한 평가도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원장은 “판결 작성 부분에 대해서는 판결이 논리적인지, 이유에 모순이 있는지, 설득력이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서는 (법원장이) 판결문을 많이 읽어보고, 상급심에 올라가서의 평가 등 그밖의 여러가지 근거를 갖고 하는 것이지 특정 사건만 갖고 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원장은 당시 법원행정처에서 통진당 행정소송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고 했다. 처음 “그 소송에 대해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 관계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 묻는 검찰의 질문에는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장이 관심을 갖고 있었는지까지는 제가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다”고 했다가 “법원행정처 차장으로부터 행정처의 누군가가 또는 전체가, 그건 알 수 없으나 그 사건에 대해 관심갖고 있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누가, 어떻게 관심을 갖고 있었는가는 제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은 강형주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다.김 원장은 2015년 3월 전남 여수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간담회에 참석했다가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강 전 차장으로부터 통진당 행정소송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정확히 기억나는 말은 “거꾸로 됐다”는 취지였다고 했다. 이전에는 헌법재판소가 법원의 판결에 대해 심리를 했는데 통진당 사건은 헌재의 해산결정에 대해 법원이 의원직 지위확인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거꾸로 됐다’고 강 전 차장이 설명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법원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사건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김 원장은 설명했다. “당시에 저는 그런(거꾸로 됐다는) 생각을 전혀 못하고 있었기에 뚜렷하게 기억한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이후 이 사건의 진행상황을 직접 챙기거나 신경쓰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통진당 소송 관련 행정처 관심 알았지만 직접 관여 안 해“ 이어 2015년 5월 조 부장판사는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을 만나 통진당 의원들의 의원직 지위확인 소송과 관련해 법원이 각하 판결을 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법원행정처 검토보고서를 받게 됐다. 재판부에 법리 설명을 하는 방식으로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이었다. 조 부장판사는 사법연수원 동기인 이 전 상임위원의 부탁을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고, 평판 등이 신경쓰여 한참 뒤에 반 부장판사에게 구두로 행정처 보고서의 취지를 전달했다고 이 법정에 나와 밝혔다. 이러한 상황들에 대해 김 원장은 “어느 날 조 수석부장이 ‘행정처에서 만나자고 해서 행정처 사람을 만나러 간다’는 보고를 들었고, 나중에 문건을 하나 가져온 것 같다”고 회상했다. 다만 당시에는 조 부장판사로부터 관련 보고를 듣긴 했지만 재판부에 어떻게 전달을 했는지 등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했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이 불거지면서 뒤늦게 “문건을 재판부에 전달하지 않았다”는 조 부장판사의 설명만 들었다고 말했다. 그해 11월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이 소송을 각하하는 결정을 했다. 행정처의 검토 보고서와는 정반대의 결론이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당시 행정처가 불만을 갖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김 원장은 말했지만, 어떤 경위로 행정처의 입장을 알게 됐는지, 또는 그 당시에 알았는지 이후에 사건 관련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게 됐는지도 모호하다고 설명했다. 그해 연말 회식에서 이 사건의 주심이었던 서모 판사에게 “왜 그랬나, 반 부장이 시킨 것인가” 물었다는 진술도 있었다고 검찰이 거듭 물었지만 김 원장은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고, “서 판사가 말을 지어냈을리도 없고, 그렇게 진술을 했다면 아마 맞을 것”이라고만 했다. 공교롭게도 2015년 평정에서 행정13부의 반 부장판사와 배석 판사들은 모두 ‘보통’ 등급을 받았고, 앞서 제시된 부정적인 평가가 더해졌다. 검찰은 “세 명의 판사의 평정에 공히 ‘일부 사건에서’라는 표현이 있다”며 ‘일부 사건’이 통진당 행정소송 사건을 가리킨 것이냐고 재차 확인을 요구했지만 김 원장은 여러 사건을 합쳐 표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원장은 그러면서 “법원행정처 관계자로부터 통진당 소송 결론이 부적절했다는 기재를 제시받거나 평정에 이를 반영하라고 요청받은 적이 있느냐”는 검찰의 물음에 거듭 “그런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 다음해 이 사건의 주심이었던 서 판사의 경우 ‘우수’ 등급의 평정과 함께 ‘논리 전개 과정이 탄탄하고 완결성에 있어 수준이 매우 높다’는 취지의 평가가 기록됐는데 김 원장은 “우수 등급을 줄 때는 최대한 긍정적이고 좋은 평가를 써주고 보통 등급을 매길 때는 약간의 흠을 부각시키는 등 평정을 기록하는 방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정이 해마다 바뀌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5월 6일과 8일, 13일 사흘에 걸쳐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낸 강형주 전 원장을 불러 증인신문을 할 계획이다.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 윤종섭)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보석 청구를 허가하는 결정을 했다. 임 전 차장이 지난 2018년 10월 28일 구속된 지 503일 만이다. 재판부는 보석을 허가한 사유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추가로) 발부한 때로부터 약 10개월이 경과했다”면서 “그동안 피고인은 격리돼 있어 참고인들과 연락을 주고받을 수 없었고 일부 참고인들은 퇴직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당시와 비교하면 피고인이 참고인들에게 미칠 수 있는 사실상의 영향력은 다소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참고인들은 피고인의 공범이 별도로 기소된 관련 사건에서 이미 증언을 마쳤고 피고인에게 형사소송법 98조에 따라 조건을 부가함으로써 죄증 인멸의 염려를 방지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해 보석을 허가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임 전 차장에게 법원이 지정하는 날짜와 장소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또 보증금 3억원을 내도록 했고 법원이 지정하는 장소로 주거를 제한하며 재판과 관련된 인물을 만나거나 연락하지 않는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임 전 차장은 이날 오후 석방됐다. 앞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은 피고인은 양 전 대법원장과 임 전 차장 둘 뿐이었다. 지난해 양 전 대법원장이 보석으로 풀려난 데 이어 임 전 차장이 이날 석방되면서 이 사건의 피고인들은 모두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별도로 재판을 받은 5명의 전·현직 법관들은 모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6회] ‘변론재개→선고연기’ 행정처가 정한 재판 진행방향… “보기 따라 부적절”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6회] ‘변론재개→선고연기’ 행정처가 정한 재판 진행방향… “보기 따라 부적절”

    “보기에 따라서는 애매한데…”, “말 그대로 애매한데…” 마스크에 가려진 증인의 말끝이 조금 흐려졌다. 특정 사건의 진행상황에 대해 법원행정처가 입장을 정한 뒤 법원장을 통해 해당 재판부에 이를 전달한 것이 재판 개입으로,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중대한 사항이 아니냐는 검찰의 질문에 답변을 하면서다. “(행정처에서 법원에 지시를 하는 것이) 애매하다 생각했지만, 그렇게까지…”라며 머뭇거리던 증인은 이어 “보기에 따라서는 애매하지만 부적절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위법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법원행정처장)의 55회 재판에는 2016년 2월부터 2018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을 지낸 김현보 변호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지난해 12월 증인으로 출석한 김세윤 수원지법 부장판사의 후임으로 윤리감사관을 지낸 김 변호사는 임 전 차장의 직속으로 법관 비위 및 징계 등과 관련된 업무를 맡았다. 검찰은 김 변호사에게 우선 2015년 조현오 전 경찰청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부산 지역의 건설업자 정모씨 사건에 대해 물었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은 당시 문모 부산고법 판사가 피의자인 정씨와 교류하며 16차례 골프 및 유흥접대를 받은 비위 사실을 알고도 언론에 보도되지 않도록 무마하고 정씨의 항소심 선고를 문 판사의 퇴임 이후로 미룬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김 부장판사가 윤리감사관으로 재직 당시 임 전 차장은 검찰 고위 관계자를 통해 문 전 판사의 비위사실을 접했지만 문 전 판사에게 법원장이 구두경고 조치를 하는 선에서 마무리지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김 변호사는 “‘언론에 보도되면 파급력이 커 부산 법조계가 혼란에 빠질 것이다’, ‘사법부의 신뢰가 무너진다’는 임 전 차장의 생각에 따라 구두경고 조치가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 전 판사를 정식으로 조사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깊이 생각해보지는 않았다”고 했다. 김 변호사의 재직기간인 2016년 11월 양 전 대법원장과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고 전 대법관은 정씨의 뇌물사건 재판에 개입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는데 항소심 재판부도 두 차례 공판을 한 뒤 곧바로 선고기일을 정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과 고 전 대법관, 임 전 차장이 정씨가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게 되면 검찰이 반발하고 언론이 관심을 갖게 돼 앞서 행정처가 문 전 판사의 비위를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파급력이 클 것을 우려해 재판부에 선고 연기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고 전 대법관이 당시 윤인태 부산고등법원장에게 전화해 이 같은 설명을 하며 문 전 판사가 사직한 뒤에 정씨의 항소심 선고를 하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했고, 윤 전 법원장도 항소심 재판장을 불러 이를 전달했다. 실제로 정씨 사건을 맡은 항소심 재판부는 2016년 11월 24일로 정했던 선고기일을 연기해 재판을 다시 열고 두 차례 더 진행한 뒤 다음해 2월 16일 선고했다. 1심과 달리 일부 뇌물 부분을 유죄로 보고 정씨에게 징역 8개월을, 조 전 청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는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항소심 선고가 있기 일주일 전 문 전 판사는 사직했다. 김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임 전 차장의 지시로 변론을 종결한 정씨 사건의 항소심 관련 진행상황 및 재판부가 직권으로 변론을 재개했을 때 앞으로의 상황 등을 정리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누구에게까지 보고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보고서를 썼는지를 묻는 검찰에 김 변호사는 “처장님께 보고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 전 차장이 “검찰에 ‘절차적 만족감’을 줘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도 설명했다. ‘절차적 만족감’은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사건의 재판거래 및 재판개입 의혹과 관련해서도 임 전 차장이 외교부가 대법원에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사용한 표현이기도 하다.“행정처에서 변론이 종결된 사건에 대해 향후 진행사항을 정한 뒤 해당 재판부가 그에 따라 재판하도록 법원장을 통해 행정처의 요망사항을 하달한 것은 재판 개입으로, 재판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중대한 지시인데 부당하거나 헌법과 법령상 허용되지 않는 조치라고 판단하지 않았습니까?” (검찰)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못했고… 하달까지는… 요청드리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런 상황이고 이런 게 필요하지 않겠냐는.” (김 변호사) “상급관청으로부터 지시하달을 한 게 아니고 요청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부적절하지 않다는 겁니까?” (검찰) “애매하다 생각했지만, 그렇게까지…” (김 변호사) “부적절할 수 있다는 겁니까, 아니라는 겁니까?” (검찰) “말 그대로 애매합니다.” (김 변호사) “어떤 게 애매하다는 겁니까?” (검찰) “보기에 따라서는 애매한데… 어떻게 보면 부적절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김 변호사) “어떻게 보면 부적절할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는 겁니까?” (검찰) “네.” (김 변호사) “전에도 이런 조치를 한 적이 있습니까?” (검찰) “없었습니다.” (김 변호사) “처음이라면 이런 조치사항이 과연 부적절하지 않을까, 이런 판단도 하셨을 것 같은데요.” (검찰) “그냥 서로 잘 아는 사이에서 편하게 얘기하는 걸로 생각했습니다.” (김 변호사) 김 변호사는 이어 실제 정씨 사건의 항소심 선고가 미뤄지고 변론이 재개된 뒤 문 전 판사의 사직한 뒤에 선고가 이뤄진 것과 관련 검찰이 “행정처가 원하는 방식으로 재판이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했는가“ 묻자 김 변호사는 “(행정처 입장을) 전달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도 답했다. 다만 자신은 보고서를 작성한 뒤의 재판상황은 잘 몰랐고 나중에 검색해서 알게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정운호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의 수사기록이 유출된 의혹에도 연관이 돼있다. 당시 신광렬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이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아 영장전담 법관이었던 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에게 영장심사 과정에서 확보한 검찰 수사기록들을 다시 행정처에 보고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차장이 신 부장판사에게 전달받은 수사기록을 넘겨받아 정리했다. 김 변호사는 정운호 게이트 관련 수사상황을 파악해서 양 전 대법원장에게도 보고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이 수사 관련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단독]모의배심원단 “오토바이 사고, 정식재판서 다퉜다면 일부 무죄”

    [단독]모의배심원단 “오토바이 사고, 정식재판서 다퉜다면 일부 무죄”

    [2020 서울신문 탐사기획-法에 가려진 사람들] 2부:형벌 불평등 사회 ④ 시민배심원단의 모의재판 평결어떤 판결을 내리겠습니까? 감자 다섯 개를 훔쳐 지명수배된 80대 폐지 줍는 노인과 오토바이 접촉사고의 합의금을 변제하지 못해 처벌받은 30대 중증 장애인이 서울신문 탐사기획부가 마련한 모의재판의 피고인석에 섰습니다. 법은 이들을 ‘유죄’로 단죄했지만 시민 배심원단이 평의한 모의재판에서 그 결과는 어떨까요. 탐사기획부가 모의재판을 통해 묻고자 했던 건 우리 사법제도가 사회적 약자들에게 죄보다 더 무거운 죄의 무게를 지게 하는 ‘고장난 저울’인가 하는 점입니다. 배심원으로 참여한 시민들이 우리의 질문에 답변했습니다. 대법원 청사에는 오른손에 천칭저울을, 왼손에 법전을 든 정의의 여신 ‘디케’상이 있습니다. 하지만 재력과 지위에 따라 ‘저울의 기울기’가 달라진다면 사회적 약자에게는 더 가혹할 일일 겁니다. 탐사기획부는 모의재판을 통해 우리 사회가 관용할 수 있는 죄의 무게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자 합니다. 안동환 탐사기획부장 ipsofacto@seoul.co.kr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지난달 7일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모의법정에서 윤경백(31·가명)씨가 피고인으로 출석한 모의재판을 열고 시민배심원단의 평결을 구했다. 배심원단은 윤씨에 대해 기존 약식명령 판단을 뒤집고 일부 “무죄”로 전원 합의 평결했다. 윤씨는 지난해 5월 오토바이 접촉사고의 합의금 50만원을 변제하지 않은 혐의로 벌금 100만원 약식명령<서울신문 2월 18일자 1·3면>을 받았다. 배심원단은 윤씨가 정식재판을 청구해 교통사고 과실 책임을 다퉜다면 도로교통법 위반은 무죄가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자동차 의무보험 미가입에 따른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은 약식명령대로 유죄로 봤다. 배심원단은 “약식명령 제도가 사건 처리의 신속성과 효율성에 중점을 둬 윤씨의 사례처럼 교통사고 과실 책임이라는 사건의 본질적인 부분을 제대로 따지지 못했다”며 “법의 진실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시민배심원단과 피고인 윤씨 질의 이수원 배심원장 “피고인 윤경백에 대한 평의를 진행한다. 질의에 앞서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해 달라.” 윤경백(이하 피고인) “잘못을 인정한다. 하지만 합의금을 갚을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은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 일방적으로 가혹한 벌금을 결정했다고 생각한다.” 이종언 배심원 “사고 당시 상대방과 합의해 책임지겠다고 했다. 이후 변제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어떻게 밝혔나.” 피고인 “접촉사고 후 당뇨 합병증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해도 바로 수입을 얻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변제 기일을 늦춰 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상대도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며 고소했다.” 이 배심원장 “경찰 조사는 몇 번 받았나.” 피고인 “퇴원하고 지난해 8월 중순 1차례 받고 약식명령 통지서가 왔다.” 심정현 배심원 “현재 건강상태는 어떤가.” 피고인 “지금도 조금씩 안 좋아지고 있다.” 심 배심원 “100개월에 걸쳐서라도 벌금을 갚을 생각이 있나.” 피고인 “시간을 주신다면 반드시 갚겠다.” 이 배심원장 “통상 약식명령은 경찰이 수사한 내용을 검찰이 구형해 법원으로 올린다. 죄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그 죄의 형벌을 판단하는 사람이 동일한 일종의 ‘사또 재판’이다. 피고인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나.” 피고인 “아프지 않을 때 부정기적으로 배달 일을 한다.” 이 배심원장 “현재는 보험에 가입했나.” 피고인 “그렇다.” 이 배심원장 “다른 일은 하기 어렵나.” 피고인 “배달 일은 제 상황에 맞춰 할 수 있지만 일반 회사는 정해진 시간, 근무 요일이 있어 나 같은 사람은 쓰지 않는다. 양쪽 발가락 절단뿐 아니라 만성신부전증으로 일주일에 3번 투석하는데 그런 날은 아예 일을 할 수가 없다.” 황규관 배심원 “접촉사고가 100% 본인 과실이었나.” 피고인 “신호가 없는 곳이어서 100%까지 아닌 것 같다. 조그마한 도로였는데 제가 좌우를 잘 살피지 못했지만 중앙선을 넘지 않았다.” 심 배심원 “신호 없는 비보호 좌회전 구간이었나.” 피고인 “그렇다.” 황 배심원 “상대방 차는 범퍼 앞이 부서진 것인가.” 피고인 “제 오토바이 옆면과 상대방은 거의 정면 앞 범퍼가 부딪쳤다.” 황 배심원 “그렇다면 상황상 직진하던 차가 피고인의 오토바이를 발견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 상대 운전자한테 피해를 보상받은 것은 없나.” 피고인 “전혀 없다. 제가 자동차 의무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가 났기 때문에 과실을 따져 볼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이 배심원장 “전방 좌우 주시 의무는 쌍방에 다 있다. 본인 100% 과실은 아닌 것 같다. 오토바이와 직진 차량 앞범퍼가 충돌했다면 상대 차량이 전방 주시 의무를 안 했을 가능성이 크다.” 황 배심원 “경찰은 사건 상황을 묻거나 조사하지 않았나.” 피고인 “접촉 사고 자체는 묻지 않았고 ‘합의금을 왜 변제하지 않았냐’만 따졌다.”■배심원단 평의 이 배심원장 “윤씨는 오토바이 배달을 안 하면 생계가 어렵기 때문에 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이다. 접촉사고는 고의가 아니라 실수였다. 과실 부분에 따질 여지가 있는데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바람에 그 기회를 놓친 것 같다.” 황 배심원 “이런 경우 정식재판을 청구해야만 과실을 확인할 수 있는 건가.” 이 배심원장 “약식명령문을 받고 일주일 안에 정식재판 청구를 안 하면 벌금형이 확정된다. 약식명령 선고 전에 피고인 의견을 들을 기회가 있어야 한다. 구속영장 제도도 과거에는 검사가 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이 서류만 보고 결정했지만 1997년 영장실질심사 제도가 생긴 이후 영장기각률(2018년 26.5%)이 매우 높다. 윤씨가 선고받은 약식명령 또한 검사가 청구한 그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최현서 배심원 “우리 약식명령 제도의 단점을 전형적으로 보여 준다. 효율성만 따지고 진실한 법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정식재판 청구의 진행 방법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약식명령의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폐지되면서 정식재판에서 더 많은 벌금액을 구형받을 가능성 때문에 재판 자체를 기피하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약식명령이 허술하게 이뤄져서는 안 된다.” 이 배심원장 “벌금액이 올라갈 수 있을 뿐더러 벌금을 그냥 내는 게 변호사를 선임해 정식재판하는 것보다 경제적이다. 사실상 피고인들에게 약식명령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최 배심원 “현재 약식명령은 처벌의 목적과 교화의 목적, 어떤 것도 달성하지 못하는 것 같다. 피고인은 충분히 잘못을 인지하고 있고 상황이 나아지면 갚겠다고 하고 있다. 다른 가족 구성원이 소득 활동을 할 수 없고, 본인 소득도 일정치 않다. 100만원 수입인 사람에게 100만원 벌금을 내라고 하는 것은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배심원 “피고인이 가해자가 정말 맞는지 혼란스럽다. 만약 윤씨가 사건이 일어났을 때 잘못을 따지고 싸웠다면 어느 정도의 돈만 물고 해결될까.” 이 배심원장 “그 부분을 다퉜다면 자동차손배법 위반은 처벌받고, 도로교통법의 재물 손괴 부분은 해당 안 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그 피해액를 모두 물어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이 배심원 “슬프기도 하고 울적하다. 윤씨가 사고가 났을 때 자동차 의무보험을 가입하지 않아서 지레 겁을 먹었다. 법은 저 위에 있는 것 같고, 감히 다가갈 수 없는 영역처럼 느낄 때가 많다. 이 사건의 시작부터가 잘못된 것 같다.” 이 배심원장 “유무죄를 다퉜다면 수리비를 물어 줄 의무가 안 생겼을 수 있다. 우리가 들었던 내용을 고려하면 벌금형 집행유예를 주고 싶다.” 심 배심원 “우려스러운 건 윤씨에게 같은 사고가 또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 또다시 벌금을 내고 가중처벌될 수 있다.” 민유리 배심원 “마음이 무겁다. 생계를 포기하지 않고, 아프고 힘든 상황에서도 일을 놓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피고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벌금형 선고유예가 더 적절하다고 판단한다.” 이 배심원 “교통사고는 100% 과실이 없다고 으레 얘기한다. 약식명령 전 피고인의 앞뒤 상황을 알 수 있었다면 도로교통법상은 무죄가 맞을 것 같다. ” 최 배심원 “저도 비슷한 의견이다. 이번 사건은 도로교통법상 누구의 과실인지 명확하지 않다. 자동차손배법 위반은 잘못했다. 자동차손배법 위반만으로는 벌금 100만원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정식재판이었다면 벌금이 안 나왔을 수 있다. 윤씨는 법 제도에 기인한 피해자라고 본다. ” 심 배심원 “경찰 조사도 ‘합의금 준다고 했나, 왜 안 줬나’ 등 경찰이 하고 싶은 말만 했다. 경찰의 직무태만 같다. 배심원장 말씀대로 교통사고 과실 따져서 선고유예할 수 있을 것 같고, 무죄로도 볼 수 있을 거 같다.” 황 배심원 “죄는 우리가 짓는 게 아니고 법이 만들어 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 ■배심원단 평의 결과 발표 이 배심원장 “정식재판에서 과실을 다퉈 봤다면 죄가 없다고 판결 나왔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평의 결과는 좌회전 중 차량 충격한 부분을 고려했을 때 도로교통법 위반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봐 무죄로 결정했다. 자동차손배법 의무 가입하지 않은 부분은 유죄로 결정한다.” 정리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박재홍·송수연 조용철·고혜지·이태권 기자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5회] 김앤장 변호사 “외교부 의견서 내라던 임종헌, 혼자 그랬겠나”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5회] 김앤장 변호사 “외교부 의견서 내라던 임종헌, 혼자 그랬겠나”

    양승태(72) 전 대법원장의 재판이 두 달 만에 다시 열렸다. 지난해 12월 20일 재판을 끝으로 재판이 멈춘 두 달 사이에도 법정을 둘러싸고 많은 일이 있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달 14일 폐암 의심 진단을 받고 폐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법관 5명이 잇따라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특히 지난 14일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재판개입’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무죄 판결이 큰 파장을 불러왔다.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54회 재판이 열린 법정은 여러 변화에도 차분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이 시작되기 15분 전쯤 마스크를 착용하고 피고인석에 앉았다. 두 전 대법관들과 인사와 짧은 대화를 나눈 뒤 다시 꼿꼿하게 앉은 모습은 두 달 전과도 같았다. 눈에 띄는 변화는 법정 안의 마스크 뿐이었다. ●두 달 만에 열린 재판…재판장, 코로나19 고려해 “마스크 써도 좋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이날 재판이 시작되기 전 “바이러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수고들을 하고 계시는데 오늘 법정에 마스크를 준비해 오신 분들은 다 마스크를 쓰셔도 괜찮겠다”며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고했다. 전날 첫 사망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 확진이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재판부가 입정하면서 마스크를 벗었던 양 전 대법원장도 다시 마스크를 착용했고 일부 변호인들도 마스크를 썼다.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낸 참고자료인 진단서를 보며 건강상태를 물었다. 변호인은 “출석은 가능하지만 진단서에 있는대로 아직은 안정하고 추적진료가 필요해서 변호인 소견으로는 피고인의 아직 회복 중인 건강상태를 고려해서 진행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우선 예정된 재판은 진행하겠다고 밝혔고 곧바로 이날 예정됐던 증인신문을 시작했다. 이날 재판에는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의 재판개입 의혹과 관련해 조귀장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판사 출신인 조 변호사는 2012년 1·2심 판결과 달리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 청구권이 있다는 취지의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이 나온 뒤 일본 기업 측 대리인으로 소송에 참여했다. 앞서 법정에 증인으로 나왔던 한상호 변호사를 중심으로 최건호 변호사와 조 변호사가 강제징용 사건에 투입됐다. 검찰은 2014년 11월쯤 한 변호사를 비롯한 김앤장에서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한 외교부의 의견을 대법원에 밝힐 수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조 변호사에게 집중적으로 물었다. 조 변호사는 한 변호사에게 어떤 이야기를 거듭 묻는 검찰의 질문에 “오래돼서 기억이 안 난다”면서도 “외교부의 원래 의견이 (피해자들의) 청구권이 소멸했다는 건데 그런 의견을 아직 갖고 있고, 그 의견을 대법원에 전달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강제징용’ 일본 기업 대리 맡은 변호사 “윗선 논의 구체적으로 몰라”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2012년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을 매우 불만스러워했고, 이후 재상고심에서 판결을 바꾸기 위해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법원행정처와 외교부, 김앤장이 재판 과정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했고 외교부 의견이 대법원에 전달될 수 있도록 법원행정처가 참고인 의견서 제출 제도를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활동한 현홍주 전 주미대사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났고,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 한 변호사와 접촉하는 등 협의가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2015년 5월 임 전 차장이 한 변호사에게 연락해 대법관들을 설득하기 위한 외교부 의견서를 김앤장이 요청해 받아줄 것을 의뢰했다고도 파악했다. 조 변호사는 한 변호사에게 이야기를 듣고 일하는 입장이어서 구체적인 협의 과정은 잘 모른다고 했다. “청와대 회동 같은 게 있었다는 것도 나중에 기사를 통해 알았다”는 것이다. 다만 한 변호사가 ‘누군가‘를 만나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자신들에게 전달해 준 일이 많았다고만 했다. 한 변호사의 발언이나 프로젝트 팀 내부 회의 내용 등을 묻는 검찰의 질문에 조 변호사는 “한 변호사에게 내부 회의에서 들은 건지, 고객과의 만남에서 들은 건지 확인해달라”며 검찰에 요구하기도 했다. “고객과의 만남에서 알게 된 내용은 증언거부권을 행사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한 변호사로부터 정부 최고위층으로부터 (사건 관련) 논의된 입장이 대법원에 전달됐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들은 적 없고 관련 내용은 회의자리에서 나왔던 얘기 아닌가 싶은데 구체적인 건 모른다”고 했다.외교부 의견을 대법원에 제출하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조 변호사는 ‘윗선’의 논의 과정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외교부 입장이 전달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대법원이 안 되면 하급심에서라도 사실조회를 하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다가 대법원에 의견을 내게하는 제도가 생겼다는 것을 듣고 검토해볼까 했던 것”이라면서 “그러다 어느 시점에 한 변호사님에게 임 전 차장이 연락이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임 전 차장이 의견서 제출과 관련해 말한 내용이 혼자만의 의견이라고 생각했나, 아니면 임 전 차장의 윗선인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나 대법원장 뜻을 전달한 것이라고 이해했느냐”고 묻자 조 변호사는 “당시 그렇게 깊이있게 생각해 보지는 않았는데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재판부 생각인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뒤이어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이 “(그렇게 생각하게 된) 근거가 된 말을 들었나” 묻자 조 변호사는 “그 당시의 인상을 말한 것”이라며 “사실 그 때는 그런 생각을 한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재판부 심부름’을 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는 “임 전 차장이 대법원 재판부의 뜻을 김앤장 측에 전달하는 ‘심부름’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한 것인가“라고 검찰이 다시 묻자 “그 당시 생각은 아닌데 지금 생각해보면 ‘혼자 그랬겠나’라며 동기를 추측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 부탁인지, 누가 부탁인지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말과 함께 대법원장의 의사가 반영됐을 수도 있지 않겠냐는 질의에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고도 답했다. ●변호인들 ”공소사실 입증 안 돼…김앤장 소송전략일 뿐“ 3시간 남짓 만에 끝난 증인신문에 대해 변호인들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입증하기엔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김앤장이나 외교부, 행정처 사이 일어난 일들은 결국 재상고 사건 심리와 관련해 외교부가 대법원에 의견을 제출하는 절차와 관련된 부분에 국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증언에 의하면 오히려 공소사실과 달리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원 관계자가 사건의 결론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행위를 했거나 김앤장 내부에서조차 그런 부분에 대한 어떤 움직임이 없었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도 “외교부 의견을 낸 것은 강제징용 사건을 수임한 피고 대리인으로서 승소를 위한 전략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임종헌 혼자 그랬겠느냐’ 추측성 발언을 했지만 증인 말을 다 들어봐도 피고인들이 사건을 어떻게 상고법원을 추진하는 이익을 위해 복무했다는 것은 전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다음 재판은 다음달 4일 열린다. 그에 앞서 다음달 2일은 임 전 차장의 재판도 다시 이어진다. 재판부 기피신청을 내 재판이 중단됐던 임 전 차장은 결국 대법원에서도 재판부 기피신청이 모두 기각된 뒤 277일 만에 다시 법정에 선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판깨스트]‘타다’ 무죄가 남긴 것...검찰이 무리했다?

    [판깨스트]‘타다’ 무죄가 남긴 것...검찰이 무리했다?

    1심 “초단기 승합차 렌트”‘불법 콜택시’ 오명 벗어3개월 기소 늦췄던 검찰정부 정책 대응 아쉬워지난 19일 불법 콜택시 논란으로 주목 받아온 차량 공유 서비스 ‘타다’에 대한 법원의 1차 판단이 나왔습니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은 재판 전부터 ‘직관’(직접 관람)하려는 방청객들로 북적였습니다. 선고 예정 시간은 오전 10시 30분이었지만 이미 한 시간 전부터 방청객들이 길게 줄 지어 서서 재판을 기다렸습니다. 법원 관계자들은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방청객들 소지품을 검사하고 몸 수색을 하는 등 보안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법정 문이 열리자 순식간에 방청객 150석이 꽉 찼습니다. 그때 누군가 큰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4차 산업은 무슨, 법을 어기면서 그게 무슨 4차 산업이야?” 1심 재판을 맡은 형사18단독 박상구 부장판사가 입장하고 타다의 실질적 경영진인 이재웅(52) 쏘카 대표와 박재욱(35) VCNC 대표가 피고인석에 섰습니다. 법정 안에는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선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파장이 클 수밖에 없어서입니다. 재판부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 등에 대한 선고에 앞서 죄형법정주의에 대해 길게 설명을 했습니다. 죄형법정주의는 범죄와 형벌은 미리 법률로 정해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재판부가 죄형법정주의를 들고 나온 것은 법 규정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법 위반을 놓고 검찰과 피고인 측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 상황에서 재판부의 이같은 판단은 피고인에 유리해보였습니다. 특히나 이 사건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에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1심 “법 규정 확대 해석 안 돼” 예상대로 재판부는 면허 없는 다인승 콜택시 영업만이 아니라 타다와 같이 운전자 알선이 허용되는 승합차 임대차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헌법상 원칙인 죄형법정주의에 위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종 결론은 무죄. 이 대표, 박 대표 뿐 아니라 양벌 규정에 따라 기소된 쏘카와 VCNC도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타다 서비스를 ‘초단기 승합차 임대차’(렌트) 계약으로 판단했습니다. 타다 이용자는 렌터카 임차인이지, ‘여객’이 아니기 때문에 여객자동차법의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여객자동차법은 임차한 사업용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에 사용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국토교통부의 면허를 받지 않은 타다가 이 규정을 위반했다며 지난해 10월 이 대표 등을 재판에 넘겼고, 이 대표 등에게 징역 1년을 구형해 달라고 했는데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입니다. 재판부가 무죄 선고를 하자 방청석에서는 “왜 이게 무죄냐”는 항의와 함께 큰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초단기계약이 말이 되느냐”, “대한민국이 법치국가냐”며 울분을 토해내는 방청객들도 있었습니다. 반면 박 대표는 무죄 판결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 “법원에서 현명한 판단을 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옆에 있던 이 대표는 말을 아꼈지만 표정을 숨기지는 못했습니다.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 이 사건은 그대로 확정이 됩니다. 하지만 검찰은 선고 직후 “관련 법리와 제반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공소를 제기했다”며 기소 정당성을 주장한 만큼 항소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항소심에서는 1심과 다른 판단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에 타다 서비스를 섣불리 합법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시기상조입니다. 일부에서는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비판하기도 합니다. 타다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법의 맹점이 있다면 입법적으로 풀 수도 있는데 검찰이 중간에 개입하면서 사태를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10월 검찰이 타다 사건을 기소했을 때 검찰 출신 변호사조차 “얼마든지 융통성 있게 할 수 있었는데 형식적인 법규 위반 측면만 보고 접근했다”고 비판을 했습니다. 검찰 기소, 사회적 공론화 계기 하지만 검찰 입장에서는 명백히 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사건을 시간을 끌며 놔둘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지난해 기소를 결정한 검찰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대검찰청은 이런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허가 사업에서 면허·허가를 받지 않은 무면허·무허가사업자가 면허·허가 대상 사업을 수행하는 경우, 정부는 법령에 따른 단속 및 규제를 할 의무가 있고 이는 면허 또는 허가 사업의 본질입니다.” 오히려 기소를 안 했다면 법원의 판단도 받아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이를 통해 사회적으로 공론화되는 계기가 다시 한 번 마련됐습니다. 재판부가 선고 이후 이례적으로 당부의 말을 전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박 부장판사는 “‘꼼수다’, ‘법을 해킹했다’는 논란이 있는 타다에 대해 법리적 판단을 했다”면서 “아무쪼록 택시 등 이동교통사업이나 모빌리티 사업 주체들 그리고 규제당국이 함께 고민해서 건설적인 해결책을 찾아가는 일이 앞으로 계속될 ‘재판의 학습효과’랄까, 의미 있는 출구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이제 ‘공’은 정치권과 정부에 넘어 갔습니다. 정부는 검찰이 타다 사건 기소를 3개월이나 늦추는 동안 제대로 소통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지금도 부처 간 다른 목소리가 들립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법과 제도가 기술의 발달이나 시대 변화를 쫒아가지 못하는 비판이 늘 있어 왔다. 오늘 판결은 그런 비판을 보완하는 판결”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반면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의 주관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택시업계는 총파업을 예고했습니다. 정치권은 총선을 앞두고 유불리만을 계산하고, 정부가 뒷짐을 지면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한테 갈 수밖에 없습니다. “대중교통수단 소비자들 중 택시보다 비싼 요금을 지불하더라도 혼자라도 호출하는 타다 이용자의 증가는 시장의 선택”이라고 꼬집은 재판부의 지적을 모두 곱씹어 봐야 할 것 입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MB정부 댓글공작’ 조현오 전 경찰청장 1심서 징역 2년

    ‘MB정부 댓글공작’ 조현오 전 경찰청장 1심서 징역 2년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온라인 댓글 여론공작을 총지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오(65) 전 경찰청장이 1심에서 징역 2형의 실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조 전 청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으나 선고 결과를 들은 조 전 청장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 강성수)는 14일 서울경찰청장과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보안수사대 등 부하 경찰관들에게 온라인상에서 활동하며 정부 정책과 경찰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 형성을 지시한 조 전 청장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4월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조 전 청장은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조 전 청장은 사실관계를 알리는 목적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활동 내역들을 살펴보면 경찰관을 동원해서 정부 정책과 경찰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려 한 점이 인정된다”면서 “국민들의 자유여론 형성을 저해하고 의사표현의 자유를 침해했으며 경찰 기관에 대한 신뢰를 크게 저버린 점 등을 고려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조 전 청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 전 청장은 자신이 부하직원으로 하여금 ‘의무없는 일’을 하도록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경찰 소속기관의 직제 관련 규정을 보면 경찰의 직무는 범죄 예방과 진화, 수사, 치안정보의 수집 작성, 교통 단속 등이 명시돼 있는데 피고인이 정보·보안·홍보 담당 경찰관들에게 지시한 행위는 특정 이슈에 대해 경찰에 대한 옹호 댓글을 달도록 하거나 찬반투표를 벌이도록 한 것으로 법령상 규정된 직무범위에 벗어나 있다”면서 “게다가 경찰관이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글을 게시하도록 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보안경찰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직무 범위를 벗어난 의무없는 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선고를 받은 조 전 청장은 피고인석에서 “댓글 1만여개 중 절반은 집회·시위에 관련된 것으로 경찰 본연의 업무인 공공의 질서와 안녕에 대한 것이었는데 재판부는 정부 정책에 대한 옹호 여론을 조성한 혐의에 대해서 수 차례나 언급했다”면서 “제 지시에 따라 적극적으로 인터넷 여론 대응을 했다고 판결한만큼 선고를 앞두고 있는 부하직원에 대해서는 상명하복에 따라 제 지시를 받을 수밖에 없던 점을 고려해 선처해달라”고 요청했다. 조 전 청장은 2010년 1월부터 2012년 4월까지 서울지방경찰청장과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며 정보관리부와 경찰청 정보국·보안국·대변인실 등 부서 소속 경찰 1500여명을 동원해 정치, 사회 이슈에 있어 정부에 우호적인 글을 온라인상에 달게한 혐의로 2018년 10월 구속기소됐다. 당시 경찰이 조직적으로 대응했던 이슈에는 천암한 사건과 연평도 포격, 구제역, 유성기업 파업, 반값등록금,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제주 강정마을 등 당시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지던 것들이었다. 이외에도 조 전 청장 개인의 청문회나 각종 발언을 둘러싼 논란, 경찰이 추진한 시책과 관련한 비판 여론에도 유사한 방식의 조직적 대응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12월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조 전 청장은 피고인 출석의무가 없음에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 전 청장은 “경찰 비난에 대한 대응이 어떻게 댓글공작인지 이해가 안 간다”면서 “질서 유지를 위한 댓글 공작을 한 적은 있지만 경찰 본연의 임무라고 생각했고 정부정책을 옹호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유재수 감찰무마·양승태 직권남용 재판 ‘영향권’

    유재수 감찰무마·양승태 직권남용 재판 ‘영향권’

    양승태, 혐의 47개 중 41개 직권남용죄 “공무원 업무 매뉴얼 세분화 필요할 듯”대법원 전원합의체가 30일 박근혜 정부 시절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81)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54)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의 상고심에서 직권남용죄의 적용 범위를 엄격하게 판단하면서 직권남용죄로 불구속 기소된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청와대 고위 인사들과 ‘사법행정권 남용’으로 기소된 법관들의 재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17년 당시 유재수(56·구속 기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뇌물수수 등 비위 사실을 파악하고도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에 감찰 중단을 지시하고 금융위원회에는 별도의 진상조사 없이 유 전 부시장의 사표 처리를 요구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백원우(54) 전 민정비서관과 박형철(52) 전 반부패비서관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 전 장관 측은 “공소 내용은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당시 조 전 장관은 감찰 계속을 지시했으나 유 전 부시장이 감찰을 불응한 채 잠적했기 때문에 강제수사를 할 수 없는 특감반 권한으로는 유 전 부시장의 중대한 비위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번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조 전 장관이 특별감찰반원의 감찰을 중단시킨 것이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조 전 장관의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논리를 “특감반원의 권한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사상누각”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사상 초유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피고인석에 서게 된 양승태(72)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여러 법관도 직권남용죄로 기소된 만큼 판결에 영향에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경우 적용된 혐의 47개 중 41개가 직권남용죄다. 이외에도 직권남용죄로 기소된 김은경(64) 전 환경부 장관의 1심 재판이나 내달 2심 선고를 앞둔 이명박(79·구속 기소) 전 대통령의 재판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직권남용의 범위가 명확하게 제시된 것은 아닌 만큼 각 재판에서 직권남용의 범위에 대한 치열한 법리 다툼이 이어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직권남용죄는 공직자의 업무 재량이 위축될 가능성을 내포한 법률이라 법원이 이를 규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업무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고위공직자일수록 직무에 대한 매뉴얼을 세분화하는 후속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정경심, 법원의 보석 결정 보류에 보인 반응은

    정경심, 법원의 보석 결정 보류에 보인 반응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건을 맡은 재판부가 보석 여부를 당장 결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는 22일 열린 정 교수의 첫 공판기일에서 보석과 관련한 검찰과 변호인의 의견을 들은 뒤 이렇게 밝혔다. 재판부는 “증거 조사를 하나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보석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생각된다”며 “검찰의 입증을 좀 더 살펴보고, 추가로 증거를 살펴보려 하니 피고인 측의 양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에서도 신속하게 자료를 제공해 피고인 측에서 방어권을 행사하도록 조치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이에 앞서 정 교수의 변호인은 “구속 상태에서 변호사가 기록을 보여주고 같이 검토하는 것이 도저히 불가능하다”며 “차분하게 재판을 진행하고, 공정한 방어권을 보장하려면 보석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반면 검찰은 “정 교수는 이미 수사단계에서 증거인멸을 시도했고, 중요한 자료가 있는 노트북 제출도 거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 비춰 보면 증인 신문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 교수가 불구속 상태가 되면 인적 증거에 대한 훼손·오염을 시도할 것으로 염려된다”며 반대했다. 지난해 10월 23일 구속돼 3개월째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정 교수는 재판부가 결정을 보류하자 고개를 푹 숙이고 한탄하는 소리를 냈다. 이날 재판에 첫 출석한 정 교수는 회색 재킷과 흰색 블라우스를 입고 안경을 쓴 채 피고인석에 섰다. 정 교수 변호인은 자녀 입시 비리 등에 대해 “사회적 여론에 어쩔 수 없이 수사를 시작했고, 수사 과정의 특수성도 통상 절차와 상관없는 압도적 수사”였다고 말했다. 또 “지난 가족의 삶을 폐쇄회로(CC)TV 들여다보는 것처럼 수사하고, 자기소개서를 보며 사실과 다른 점이 없는지 이 잡듯 뒤지는 과정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부에 “검찰은 (조국 전 장관 자녀들이 입시를 위해 대학에 제출한)스펙이 없었다는 것을 입증하면 되지만 변호인 측은 10년도 더 돼 목격자도 찾기 어려운 것을 있었다고 입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정경심 ‘신탁 투자처 찾아보라’ 권유에 “남편에게 물어보고 할게” 문자 메시지

    정경심 ‘신탁 투자처 찾아보라’ 권유에 “남편에게 물어보고 할게” 문자 메시지

    조국 동생 첫 재판서 채용비리만 인정조국(55·불구속 기소) 전 법무부 장관의 기소를 둘러싸고 검찰의 내홍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웅동학원 채용비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친동생 조모(52·구속 기소)씨가 첫 공판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씨는 재판에서 채용비리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했지만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김미리)의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조씨는 하늘색 수의 차림으로 목에 깁스를 한 채 출석했다. 지난해 10월 31일 두 번째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을 때는 휠체어에 타고 있었지만 이날은 걸어 들어와 피고인석에 앉았다. 조씨 측은 이날 앞선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사무국장으로 있던 웅동학원에 대한 허위소송으로 학교법인에 115억원대의 손해를 입힌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고려시티개발의 공사대금채권이 허위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부친에게 받을 돈이 있었고 그 대신에 받은 채권을 갖고 1차 소송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셀프소송’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상근이 아니었고 봉급도 없었기 때문에 사무국장 업무는 수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조씨 측은 웅동중학교 사회 교사 채용과정에서 저지른 비리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수수한 금액은 검찰 주장보다 8000만원 적은 1억원이라고 밝혔다. 조씨는 공범인 박모씨와 조모씨에게 도피를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는 “두 사람이 필리핀으로 가겠다고 돈을 요구했다. 검찰에 출석하니 제가 도피 지시자로 돼 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씨와 조씨는 지난 10일 1심에서 채용비리 혐의로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조씨가 채용비리 혐의만으로도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소병석)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모(37)씨의 세 번째 공판에서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58·구속 기소) 동양대 교수가 코링크PE의 사모펀드에 출자하기 전 조 전 장관과 협의했음을 보여 주는 증거가 제시됐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자산관리인 김모씨가 ‘백지 신탁을 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아보라’고 제안하자 정씨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남편에게 물어보고 할게”라고 답했다. 정 교수는 22일 첫 공식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고, 조 전 장관의 첫 공판준비기일은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판깨스트]‘양육비 나몰라라’ 부모에 경고한 법원 “생존권 위협”

    [판깨스트]‘양육비 나몰라라’ 부모에 경고한 법원 “생존권 위협”

    검찰 ‘벌금형’ 약식기소에법원, 국민참여재판 진행배드파더스 활동가 ‘무죄’비방 표현 안돼..기준 제시“아이는 매일 매일 자랍니다. 맞벌이도 힘들다고 하는데 홀로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는 얼마나 힘든지 모릅니다.” 지난 15일 수원지방법원에서 12시간 넘게 진행된 재판 끝에 ‘무죄’ 선고가 난 사건이 있습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이 재판은 14일 오전 9시 30분부터 배심원 선정 작업에 들어간 뒤 변론, 평의를 거쳐 이튿날인 15일 자정이 넘어서야 선고가 이뤄졌습니다. 증인들의 증언이 이어질 때마다 법정은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한 증인은 피고인을 향해 “제가 그 자리(피고인석)에 앉아야 하는데 너무 죄송하고 마음이 무겁다”고 했습니다. 이들의 증언이 배심원단을 움직인 것일까요. 배심원단은 양육비를 주지 않은 부모의 신상을 공개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드파더스’ 활동가 구본창씨에게 전원 무죄라고 써냈습니다. 배드파더스는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사진과 이름 등을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입니다.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강제적으로 양육비를 받아낼 수 없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신상 공개는 꽤 효과가 있었습니다. 2018년 7월 신상 공개를 시작한 뒤로 재판 직전까지 113명의 부모로부터 양육비를 받아냈습니다. ●검찰 “침해 정도 크다” vs 변호인 “입법 부작위 해당” 하지만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양육비 미지급자로 이름과 얼굴이 공개된 5명이 배드파더스 운영진과 제보자 사이를 연결해주는 대리인 역할을 맡은 구씨를 고소한 것입니다. 구씨를 ‘사실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한 검찰은 재판에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성범죄자도 예외적으로 공개합니다. 그런데 배드파더스는 (신상이 공개된) 피해자들에게 확인 절차를 거치거나 이의제기 절차가 없습니다. 인터넷에 개인 연락처까지 공개하는 것은 침해 정도가 상당하고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판단됩니다.” 검찰은 구씨를 기소하면서 시민들 의견을 들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시민위원회가 구속력이 있지는 않지만 9명의 위원 중 7명이 기소 의견을 냈습니다. 시민을 통해서 이 사건 공소가 이뤄졌습니다.” 당초 검찰은 구씨를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지만 법원이 직권으로 정식 재판에 회부하면서 이 사건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양육비 미지급 문제의 실타래가 풀릴 수도 있지만 영영 꼬일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씨 등 피고인을 대리한 배드파더스 공동 변호인단도 사활을 걸었습니다. 10명이 넘는 변호인이 재판에 총출동했습니다. 발언 기회를 얻은 양소영(법무법인 숭인) 변호사가 최후변론에 앞서 지난해 1월 선고된 대법원 판례를 꺼내들었습니다. 월 소득이 줄었기 때문에 양육비를 감액해 달라는 사건에서 1, 2심은 사실상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는데 대법원에서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한 판례입니다. 당시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는 “종전 양육비 부담이 부당한지 여부는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양육비의 감액은 일반적으로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양육비 감액 심판을 심리할 때는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양 변호사가 이 판례를 언급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대법원이 양육비 사안을 금전적 문제가 아닌 ‘자녀의 ‘복지’, ‘아동의 생존권’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양 변호사는 여세를 몰아 양육비 미지급은 ‘아동학대’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아동복지법은 아동학대를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신상 공개를 허용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과 달리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는 법령은 없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서도 양 변호사는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입법 부작위’에 해당한다”며 오히려 이 사건을 계기로 법령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무죄’ 판결 이후 5건 해결...2700만원 입금한 부모도 14일 오후 9시 27분쯤 변론이 종결됐습니다. 검찰과 변호인 의견과 증인들의 증언을 청취한 배심원단은 이때부터 2시간 20분가량 평의를 진행했습니다. 만장일치로 구씨에 대한 무죄 평결을 내렸지만 그 과정에서 상당한 고심이 있었나 봅니다. 재판이 다시 시작되면서 배심원단이 법정으로 입장하는데 지친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15일 오전 0시 23분, 재판부가 선고를 시작했습니다. “판결을 선고할 때 피고인들은 잠시 일어서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법정에는 긴장감이 돌았습니다. 1심 결과는 ‘무죄’.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이창열)는 구씨의 행위가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대가를 받지 않았고, 양육비 미지급자들을 비하, 모욕하거나 악의적으로 공격하는 표현을 ‘전혀’ 쓰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양육비 문제가 법률적,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고, 양육비 채무의 불이행은 결국 자녀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로 단순한 금전 채무의 불이행과는 다른 특수성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공개 목적이 비방이 아닌 ‘공공의 이익’에 있기 때문에 무죄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재판부는 양육비 미지급자를 향해서도 “이혼 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측면이 크다”고 따끔하게 지적했습니다. 재판부가 무죄 판결을 내렸다는 소식에 양육비를 주지 않던 아빠, 엄마들이 바빠졌습니다. 배드파더스에도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고 합니다. 배드파더스 홈페이지에는 ‘양육비 미지급 해결 건수’가 나옵니다. 재판 직전까지 113건이었는데 18일 오전 118건으로 늘었습니다. 무죄 선고 이후 3일 만에 5건이 해결된 것입니다. 2700만원을 받아낸 부모도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양육비를 못 받았던 아빠, 엄마들도 용기를 내게 됐습니다. 명예훼손 때문에 망설였는데 이제는 당당하게 합법적으로 신상을 공개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무죄 끌어낸 변호인단의 반격...“아동학대 고소” 하지만 재판부가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에 대한 신상 공개를 무제한적으로 허용한 것은 아닙니다. 구씨와 함께 기소된 전모씨는 배드파더스를 통해 이혼한 배우자 신상을 공개한 것은 무죄를 받았지만, 전씨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한 행위에 대해서는 유죄(벌금 50만원)가 인정됐습니다. 배심원단도 만장일치로 유죄라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전씨가 SNS에 피해자를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취지의 표현을 다수 사용했다”면서 “마치 재미있는 구경거리인양 글을 게시한 것이 일반 다수인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 무죄 판결로 양육비 미지급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20대 국회에는 양육비 채무자의 운전면허를 취소·정지하거나 출국 금지, 형사 처벌하는 법안들이 다수 발의됐지만 정쟁 속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습니다. 법령이 정비되지 않으면 양육비를 주지 않는 ‘나쁜 아빠’, ‘나쁜 엄마’들은 계속 나올 것입니다. 구씨는 재판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배드파더스 운영으로 저와 사이트 운영자들 고통이 큽니다. 법안이 통과되고 양육비 문제가 법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체계가 되면 당연히 문을 닫을 겁니다.” 배드파더스가 문을 닫는 날이 올까요. 국회에만 맡기기에는 우려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배드파더스 공동 변호인단은 아동학대 혐의로 양육비 미지급자들을 형사 고소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양 변호사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것”이라면서 “그동안 양육비 미지급을 아동학대로 처벌한 전례가 없지만 무죄 판결이 나온 이상 이제 기소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펭’므파탈에 홀리고 ‘조국태풍’에 혼났다

    ‘펭’므파탈에 홀리고 ‘조국태풍’에 혼났다

    하노이 북미 회담 결렬 이후 북핵 위기는 다시 고조됐고, ‘조국 사태’로 극심한 사회 분열을 앓았으며, 미궁에 빠진 화성 연쇄살인의 진범이 드러났다. 암담한 시간 속에 봉준호 감독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이 한 알 청량제가 돼 주기도 했다. ‘다사다난’이 아니고는 표현할 길이 없는 2019년 국내 10대 뉴스를 인물로 되짚어 봤다.●펭수 BTS급 인기 연습생… 정식 데뷔는 언제쯤? 초등학생부터 30~40대 직장인들까지 올해 대한민국은 키 2m 10㎝의 거대한 펭귄, ‘펭수’에게 빠졌다. 지난 4월 EBS TV와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공식 지위는 ‘EBS 연습생’이라지만 8개월 만에 유튜브 구독자 100만명을 돌파한 최고 스타다. 랩, 댄스 등 아이돌급 재능은 물론 할 말은 하면서도 팬들에게는 무한 애정을 표현하는 성격이 순식간에 팬들을 사로잡았다. 한 취업 사이트가 진행한 ‘올해의 인물’ 설문조사에서는 방탄소년단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펭수 모시기’에 방송가뿐 아니라 정부부처, 산업계 등 전 분야가 공을 들인다. 한 의류업체가 진행한 펭수 협업 제품은 3시간 만에 완판됐고, 펭수의 에세이 다이어리는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뛰어넘는 판매 기록을 세웠다. 정식 데뷔가 아쉽지 않을 펭수의 인기는 2020년에도 주욱.●조국 ‘36일 재임’ 법무장관…공정·檢개혁 화두로 2019년은 ‘조국 정국’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좋든 싫든 ‘공정사회’와 ‘검찰개혁’ 화두를 우리 사회에 풀어야 할 숙제로 던졌다. 조국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초기 민정수석으로 검찰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 작업을 진두지휘하다 8월 9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그러나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논란 및 의학 논문 제1저자 등재·표창장 위조 의혹 등이 잇따르며 여론이 급격히 악화했다. 결국 9월 9일 장관 임명 뒤 약 한 달 만인 10월 14일 장관직을 사퇴했다. 이후 검찰 조사를 받으며 유무죄를 법정에서 가려야 하는 신세가 됐다. 특히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과 ‘청와대 하명수사’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어 당분간 조 전 장관을 둘러싼 논란은 새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손흥민 전설 된 ‘손’… 발롱도르 22위 아시아 최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27·토트넘)은 한국 축구 불세출의 스타다. 11월 7일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유럽 무대 개인 통산 122호, 123호 골을 거푸 터뜨리며 ‘레전드’ 차범근(66) 전 대표팀 감독이 보유하던 한국인 유럽 역대 최다 골(121골) 기록을 갈아 치웠다. 12월 8일 번리전에서는 75m 질주 끝에 그림 같은 원더골로 세계를 열광시켰다. 세계 최고 축구 선수를 선정하는 발롱도르 투표 결과 22위에 오르며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성탄절 직전 레드카드 퇴장 이슈로 2019년을 일찍 마무리한 것은 옥에 티.●윤석열 살아 있는 권력 향한 칼날의 끝은… ‘조국 사태’와 ‘검찰 개혁’, ‘권력형 비리 수사’의 중심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있다. 검찰총장에 오른 지 33일 만에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을 상대로 대대적 수사를 벌였다. 윤 총장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총장의 소신에 박수를 치는 이도 있지만 ‘검찰개혁을 막으려는 쿠데타’, ‘검찰주의자’라는 비난도 적지 않다. ‘유재수 전 금융위 국장 감찰 무마 의혹’,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 등 권력을 향한 칼날은 현재진행형이다.●양승태 ‘헌정 초유’ 사법부 수장 피고인석 서다 그야말로 ‘헌정사상’ 최초로 역대 대법원장 가운데 처음 구속 기소된 인물이다. 전직 대법원장이지만 엄연한 사법부의 최고 수장을 구속하는 것은 법원의 판단이기 때문에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2011년 9월부터 6년간 대법원장을 지내며 법원행정처를 통해 ‘재판거래’ 등 반헌법적 구상을 보고받고 승인하거나 직접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고 있다. 7월 재판부의 직권 보석 결정에 따라 석방된 이후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병원에서 폐암 의심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기로 했다.●김정은 대화 판 깰 듯 말 듯… 응답하라, 로켓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한 해를 보냈다. 신년사에서 “언제든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됐다”고 자신만만해했던 그는 2월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결렬로 협상 시한을 설정하고 대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궁지에 몰렸다. 이후 6·30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 10월 스톡홀름 북미 비핵화 실무 협상에서도 북미 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새해 김 위원장이 선택할 ‘새로운 길’의 무게 역시 만만치 않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따른 부담은 쌓여 가고 대선 레이스를 치러야 하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관심은 낮아질 전망이다.●봉준호 ‘기생충’ 황금종려상… 세계 영화제 휩쓸다 그야말로 ‘봉준호의 해’였다. 영화 ‘기생충’이 지난 5월 프랑스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움켜쥔 이후 각종 영화제의 굵직한 상을 휩쓸었다. 영화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외국 영화들이 세운 기록을 갈아 치우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기생충’의 선전은 올해로 100년을 맞은 한국 영화계에도 큰 선물이었다. 봉 감독은 내년 초에도 숨 쉴 틈 없는 일정을 이어 간다. 1월 5일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시작으로다음달 시상식만 10곳에 이른다. 봉 감독의 수상 행보가 2월 9일 미국 최고의 영화제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정점을 찍을지 관심이 쏠린다.●이춘재 30년 만에 밝혀진 ‘살인의 추억’ 그놈 ‘살인의 추억’ 그놈의 30년 베일이 벗겨졌다. 1980년대 중반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당시 과학수사의 한계로 미궁에 빠졌다가 DNA 분석 기술 발달로 33년 만에 밝혀졌다. 1994년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복역하던 이춘재(56)가 사건 유류품에서 DNA가 나오고 가석방 희망이 사라지자 입을 열었다. 14건의 살인과 30여건의 성폭행 등 범행을 털어놨다. 모방 범죄로 알려져 범인이 검거돼 복역까지 마친 8차(1988년) 사건도 자신의 소행이라 실토, 충격을 더했다.●승리 버닝썬 게이트… ‘승츠비’의 몰락 지난해 11월 ‘클럽 버닝썬 폭행 사건’을 계기로 올해 연예계 사건·사고의 중심에 섰다. 일명 ‘승리 게이트’라 불리기도 했다. 승리는 또 불법 촬영 영상물 공유, 경찰 수뇌부 유착, 연예계 성접대 알선, 마약 유통 등 다양한 의혹에 휘말렸다. 특히 성접대 의혹으로 연예계 은퇴 선언을 했다. 결국 승리는 지난 6월 성매매 알선, 성매매, 변호사비 횡령, 버닝썬 자금 횡령, 증거인멸교사, 성폭력특별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도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유정 시신 없는 잔혹 살해극에 온 국민 공포 전남편(36)과 의붓아들(5)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고유정(36)의 범행은 전 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다. 제주에서 살해한 전남편의 시신을 차에 싣고 육지까지 이동하며 훼손·유기하는 등 대담하고 침착한 범행이었다. 고유정은 10여 차례 열린 재판에서 전남편이 성폭행하려 해 벌어진 우발적인 사건이라며 범행을 사전 계획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검찰 측 증거는 정황증거일 뿐 전남편 시신 등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 또 검찰은 고유정이 지난 3월 새벽 충북 청주시 자택에서 의붓아들 등 위에 올라타 압박해 사망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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