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문의」 전화 발신지 추적/이한영 피격수사상황·피습현장
◎합동수사본부/현장지문 채취·머리카락 수거 분석 의뢰/범인중 1명은 175㎝ 키에 상고머리
이한영씨 권총 피격사건이 16일 최소 3명 이상의 북한 공작원이 저지른 보복 테러로 굳어지면서 군과 검찰,경찰 등 관련기관은 대공 수사 차원에서 범인들의 소재 파악 등을 위해 긴박하게 움직였다.
군·경은 전국적으로 비상경계령이 발동된 가운데 수도권 주요 지점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등 범인들의 도주로 봉쇄에 총력을 기울였다.
내무부는 사건 발생지역인 성남시 분당의 모든 주민들을 상대로 긴급 반상회를 열어 거동이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범인들 가운데 1명은 상고 머리에 바바리코트 차림이며 키는 175㎝ 가량이다.경찰 관계자는 『사안의 성격상 주민들의 신고가 범인 검거에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합동수사본부장을 김덕순 경기경찰청장으로 격상하고 수사요원을 추가 투입하는 한편 수사 공조체제를 다지기 위해 안기부와 기무사 요원들을 가세시켰다.
경찰은 이와 함께 사건발생일인 지난 15일 이씨가 임시로 거주하던 김장현씨 집에 범인이 여성월간지 모 여성월간지 기자를 사칭해 걸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전화의 발신지를 추적 중이다.
특히 사건 현장 앞 복도 및 엘리베이터 등에서 범인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카락과 지문,발자국 등을 수거,정밀감식을 의뢰했다.현장 복도에는 손바닥 크기의 핏자국이 있고,30㎝ 높이의 벽면에도 이씨가 쓰러지면서 묻힌 것으로 보이는 20㎝ 길이의 핏자국이 남아 있다.
경찰은 범인들의 후속 테러에 대비,요인 및 주요 귀순자 신변보호와 중요 시설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도록 전국 거듭 지시했다.
대검찰청 공안부(주선회 검사장)는 이날 수원지검 성남지청 이귀남형사2부장 및 검사 2명과 수사관 10여명으로 수사본부를 긴급 편성,수사를 지휘토록 했다.
검찰은 범인들이 여러차례에 걸쳐 이씨의 행방을 묻는 전화를 걸었던 점으로 미뤄 남쪽 사정을 잘아는 고정간첩과 남파간첩이 합동으로 테러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피격 현장에는 2명 밖에 없었지만 지하 주차장의 승용차에서 1∼2명이 대기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프로급인 이들이 현장에 탄피를 남긴 것은 자신들의 소행임을 공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남한내 고정간첩 5만명 설」에 대해서도 『대공기관에서 남북한간에 교신되는 전파들을 수집 분석한 결과 4만∼5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여기에는 동조세력도 포함돼 있다』면서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분당 차병원에 입원중인 이씨는 이날 밤 현재 산소호흡기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고 병원 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씨는 3층 중환자실의 별도로 격리된 방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소생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