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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책 어때요

    ***2003년 세상보기 세상 좀 알고삽시다/진중권·김병준 등 지음 하이비전 펴냄 요즘은 10년이 아니라 1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그만큼 세상은 빠르고 복잡하게 돌아간다.때문에 현대인들에게는 특히 세상의 흐름을 읽고,앞서 살아가는 지혜가 요구된다.이 책은 국내의 지식인 29명이 정치·경제·사회·문화·정보통신·과학 등 6개 분야별로 사회적 이슈가 될 만한 문제들을 진단한 시사문화교양서다.한국정치는 증오를 먹고 사는 정치요,공공성이 결여된 정치였다.한국정치가 고쳐나가야 할 점은 한 둘이 아니다.책은 그 한 예로 1인2표에 의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정당투표제)를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9800원. ***지허스님의 차(茶) 지허스님 지음 김영사 펴냄 한국의 차는 백제시대 불교 전래에 맞춰 들어와 전라도 일대에 퍼진 이래 오늘날 문화 명품으로 자리잡았다.한국 전통차는 야생 차나무에서 난 잎을 일일이 손으로 비비고 덖어 만든 것으로,데쳐서 말린 일본 차와는 완전히 다르다.근대 선승 10인 가운데 하나인 선암사 주지 지허스님은 50여년 동안 다각(茶角:절에서 차밭을 가꾸고 차를 만들며 다례를 올리는 등 차에 관한 일체의 일을 하는 사람)일을 맡아온 다인.‘선다일여(禪茶一如)’라는 차와 선의 진정한 관계,선암사에서 전통차 다맥이 살아남게 된 사연 등을 들려준다.1만 2900원. ***너무나 인간적인 거장 미켈란젤로 로제마리 슈더 지음 전영애 등 옮김 / 한길아트 펴냄 16세기 종교개혁과 반종교개혁 시대의 이탈리아 반도는 권력암투와 전쟁으로 얼룩져 있었다.미켈란젤로의 고향 피렌체에서는 전제군주와 부패한 성직자들에 맞서 싸운 사보나롤라가 공화국을 세웠지만 그는 곧 화형당하고 공화국은 붕괴한다.이런 시대 배경 아래서 미켈란젤로는 아버지를 비롯해 형제들을 전적으로 부양해야 했으며,그의 예술작업은 예술품의 주된 주문자인 교회가 정해놓은 규칙과 권력자의 뜻에 구애될 수밖에 없었다.혹독한 삶의 조건에서도 꿋꿋하게 제 길을 걸어간 한 예술가의 모습을 소설 형식으로 그렸다.전2권 각권 1만 8000원. ***만화의 역사 로저 새빈 지음 김한영 옮김 / 글논그림밭 펴냄 예술계에서는 만화를 ‘쓰레기 아이콘’으로 격하하곤 한다.그러나 만화는 어엿한 ‘대중문화의 꽃’이다.이 책은 만화라는 매체가,아이들을 위한 만화신문에서 1960년대와 70년대 반체제 만화인 ‘코믹스(comix)’운동을 거쳐 오늘날 그래픽 소설로 발전하기까지의 역사를 다룬다.유럽에서 대중을 위한 그림이 생산된 것은 인쇄술의 발명 덕분.만화전단을 만드는 인쇄소 망이 출현했고,1820년대에는 이른바 ‘풍자산업’이 런던에 기반을 두고 영국의 주요 도시에서 지점을 운영했다.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만화의 역사를 살핀다.4만 5000원. ***자살 토머스 브로니시 지음 이재원 옮김 / 이끌리오 펴냄 고대 그리스의 견유학파와 스토아학파는 자살을 받아들인 반면 에피쿠로스 학파는 자살을 인정하지 않았다.플라톤은 기본적으로는 자살을 반대했지만,‘파이돈’에서 치유할 수 없는 고통이나 피할 수 없는 치욕을 당한 사람의 경우에는 자살을 인정했다.이와 반대로 아리스토텔레스는 ‘니코마 윤리학’에서 자살이 공동체에 대해서는 부당한 행위이지만 스스로에게 부당한 행위는 아니라고 설명한다.점점 중요한 사회적 코드가 되어가는 자살.그것은 무기력한 도피인가,인간만의 특권인가.이 책은 자살에 관한 다양한 담론을 소개한 자살학 입문서다.1만원. ***수소혁명 제러미 리프킨 지음 이진수 옮김 / 민음사 펴냄 미국 워튼스쿨 교수인 저자는 전작 ‘소유의 종말’을 통해 ‘소유의 시대’는 가고 ‘시간과 체험의 상품화’라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한 바 있다.이 책에서는 석유 시대의 종말과 혁명적인 수소 에너지 시대의 도래를 예언한다.산업시대 초기에 석탄과 증기기관이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마련했듯이 미래에는 수소 에너지가 기존의 경제·정치·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란 설명이다.수소는 우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원소 가운데 가장 흔하기 때문에 ‘영구 연료’가 될 수 있으며,이산화탄소 같은 공해물질도 배출하지 않는다.1만 4000원.
  • ‘동양철학의 유혹’ 펴낸 신정근 교수

    ‘철학’이라는 단어에 머리부터 절레절레 흔들 정도로 편견을 가진 이에게,성균관대 동양철학과 신정근(사진) 교수의 ‘동양철학의 유혹’(이학사 펴냄)은 미덕이 많은 책이다.30대 젊은 철학자는 자신있게 철학의 의미를 재구성한다.“철학은 원래 이야기꼴로 시작되었습니다.공자나 플라톤의 책을 보면 그 속에는 여러 사람들이 주고받는 이야기가 풍성하게 들어있습니다.(중략)그때의 이야기는 철학과 삶의 동형 구조를 담아내는 틀이었습니다.” 동양철학을 ‘이야기의 철학’으로 바꿔 부르자며 지은이는 동양철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동양철학을 쉽고 친숙한 생활철학으로 이해시키기 위해 들인 공력이 목차에서부터 역력하다.동양철학의 주요개념을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해 유가·도가·불가·이슬람 철학·나아가서는 동아시아 비주류 철학에 대한 전반적인 고찰까지 범위를 확장시켰다. 1부 ‘철학이 세상이야기 속으로’편은 동양철학 입문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도(道)·천(天)·덕(德)·성(性) 등 학파를 불문하고 동양철학에 필수적으로 등장하는 기본개념들에 대해 단순한 해설을 넘어 그들이 일상생활에 어떤 모양으로 녹아 있는지를 따져본다.예컨대 ‘道’,‘걸어 다니는 길’이 어원이던 단어가 궤도·관례·도리·규범·원리 등 “구체에서 추상으로,개별에서 보편으로 바뀌는” 원리가 먼저 설명된다.다음 단계는 철학의 핵심개념으로 한걸음 더 다가간다.유가의 도와 도가의 도가 어떻게 다른지를 짚어보는 식이다. “유가의 도는 인간이 만들어가야 할 길에 초점이 있습니다.반면 도가의 도는 인간의 바람,욕망과 무관하게 세상은 위대한 길에 의해 전개되고 있고,인간은 바로 그 길에 맞추어 살아가야 한다고 역설합니다.즉,도가의 도는 인간의 바람과는 무관하다는 점이 다른 학파에서의 개념과 차이가 있는 겁니다.” 시종 경어체로 전개되는 책은,‘동양’을 깊이 사유하는 방식이 얼마든 흥미로울 수 있다고 웅변한다. ‘콜럼버스의 달걀’‘생각 키우기’‘팁(Tip)’ 등 대목대목에서 쉬어가기 코너로 마련된 짤막한 읽을거리들 덕에 철학의 근간을 짚는 작업이 한결 부담없이 느껴진다.1만 9000원. 황수정기자 sjh@
  • [시론]창조적 삶을 생각하자

    새해가 시작됐다.우리의 삶에서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왜 그것을 원하는지를 정확히 안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공자도 플라톤도 “자기 자신을 알기란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를 되돌아보자.무엇보다 부끄러운 것은 후보자에게 어떤 도움도 주지 않으면서 얄팍한 지지성명 하나로 호강이나 높은 자리를 노렸던 교수·종교인·예술인 등등의 모습이다.정치인도 정치꾼도 아니면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자에게 자신을 포장했던 그들의 모습은 참으로 우리를 슬프게 한다. 이러한 군상들이 어쩌면 ‘레밍’의 속성과 너무나 닮은꼴을 하고 있었기에 더욱 그러하다.레밍은 강한 자에게만 몰려다니는 속성을 지닌 포유류의 북극산 들쥐로,일명 ‘나그네 쥐’라고 한다.그들은 무리가 일정 이상 불어나면 집단을 이루어 강자의 뒤를 따라 일직선으로 이동하여 무모하게 호수나 바다에 빠져죽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사람은 레밍과는 달리 그들의 생활양식에 영향을 주는 두 가지 기본적 태도가 있다.반응적 태도와 창조적 태도가 그것이다.반응적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리더십을 발휘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등의 건설적 행동을 하지못한다.이런 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어떤 새로운 것도 창조할 수 없다는 점이다.반응적 태도를 가진 사람은 문제가 되는 것을 회피하거나 아예 무시해버리기 때문이다. 한편 창조적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여 끊임없이 자신을 변화시키면서 계속 잘 적응해 간다.그런데 창조적 태도에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그것은 개인적 숙련이다.개인적 숙련이란 삶에서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계속 효율적으로 창조해 가는 능력을 말한다.그것은 지칠 줄 모르는 내적 동기부여에서 비롯된 힘에 의해 가능하다.이러한 힘은 어떤 조직에 있어서도 끊임없는 혁신을 가능케 한다. 개인적 숙련을 높은 수준으로 실천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구조를 창조하는 데 익숙하다.이를 통해 자신의 목표에 자연스럽게 효율적으로 다가간다.개인적 숙련을 추구하는 데 핵심이 되는 자기 인식의 두 가지 영역,즉 목표와 비전을 제시한다. 개인적숙련을 연마하지 않고 무임승차하여 안주하려는 사람들은 레밍과 무엇이 다른가.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앞서가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새로운 사고를 가진 사람들을 존중해야 할 것이다.예를 들어 사이버 시대에 젊은이들과 대화를 즐겨하는 사람들,노사간의 갈등으로 제도 개선이나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시위에 가담한 사람들,세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지난 6월의 월드컵 경기장에서 아니면 거리응원장에 참여하여 ‘대∼한민국’을 목이 터져라 외쳤던 사람들,두 여중생이 미군전차에 치여 숭고한 생명을 잃은 데 분노하여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위해 촛불시위에 참여했던 사람들….진정한 삶을 갈구했던 순수한 이들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젊은 한국인임을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나는 왜 여기 있는가?’와 같은 질문을 반복하면서 창조적 긴장 구조를 만들 때 새롭고 멋진 세상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는 개인적 숙련을 단련시켜 창조적 태도로 생활방식을 바꾸어나가야 한다.강자를 따라 줄서기에 급급했던 사람들도 이제 제 자리로 돌아가 무엇이 우리의 소중한 전통이고 가치이며 정체성인가를 깊이 반성하고 새 출발을 다짐할 필요가 있다.
  • 이런책 어때요/니진스키 영혼의 절규 外

    ●니진스키 영혼의 절규 러시아의 전설적인 발레무용가.61세로 삶을 마감한 니진스키는 천재 예술가로서는 비교적 장수한 편에 속하지만 정작 그가 무대에서 활동한 시간은 짧았다.스물아홉 이후로 정신병원과 요양원을 오가면서 그는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 걸었다.니진스키의 전기작가 리처드 버클은 그의 일생을 “10년은 자라고,10년은 배우고,10년은 춤추고,그리고 나머지 30년은 암묵 속에 가려진60평생”이라고 표현했다.이 책은 20세기초 유럽 문화계의 판도를 바꾼 아방가르드의 주요 인물인 니진스키가 의식과 무의식 세계를 오가며 써내려간 영혼의 자서전이다.2만원. ●군중과 권력 군중현상과 권력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유럽 사상계의 고전.스페인계 유태인의 후손으로 불가리아에서 태어나 198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저자는 20세기의 가장 ‘르네상스적인 지성’의 한 명으로 꼽힌다.1910년 핼리 혜성 출현에 따른 종말론적 패닉 현상,1911년 타이태닉 호 침몰 소식을 듣고 거리로뛰쳐나와 비통해하던 인파,나치의 유태인 학살 등 그가 살았던 20세기 전반기만큼 군중현상이 폭발한 시기도 없었다.군중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이 책은 군중의 본질을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한 ‘파시즘에 대한 한 보고서’다.2만 8000원. ●우리는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전세계에 230개의 지국을 두고 있는 세계 최대의 뉴스 에이전시인 로이터통신의 팔레스타인 보고서.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민족은 한 때 서로를존중하며 공존했던 역사도 갖고 있다.‘바빌론의 탈무드’를 보면 기근이 났을 때 유일신을 믿는 이슬람 교도들에게 구휼을 허용했다는 기록이 있으며,1492년 스페인에서 유태인들이 쫓겨날 때 오스만 투르크 제국은 이들에게 생존의 공간을 제공하기도 했다.그러나 두 민족간의 분쟁은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되면서 평행선을 달린다.이 책은 두 민족의 ‘이유있는’ 적대감에 초점을 맞췄다.1만5000원. ●나를 변화시킨 것들 우리나라에는 예부터 벼락맞은 대추나무에 도장을 새겨 쓰면 행운이 오거나잡귀가 들어오지 못하고 사악한 기운과 액운을 막아준다는 얘기가 있다.서양에서는 오래 전부터 새의 깃털이 이와같은 역할을 해오고 있다.깃털은 샤먼과 사제를 표시하는 정신적인 상징이었으며 왕과 지도자의 특권 신분을 상징하기도 했다.고대 이집트를 포함한 중동 아시아와 켈트족의 문화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치료나 신비한 힘의 상징으로도 쓰였다.적잖은 문화권에서 깃털은 하느님에게 기도를 전달해주는 전령사다.이 책엔 깃털에 얽힌 놀랍고 신비스러운 일화들이 담겼다.9500원. ●미술사의 역사 고대에서 오늘날까지 미술사학이 전개되어온 역사를 22장으로 나눠 적었다.고대의 플라톤과 크세노크라테스의 활약,르네상스 시대 ‘미술사의 아버지’ 조르조 바사리의 ‘미술가 열전’의 탄생,그 영향을 받아 나온 카렐 반 만데르와 요아힘 폰 잔트라르트 등의 저작을 소개한다.‘시장 마이어의 성모’라는 그림의 진품 여부를 둘러싸고 일어난 ‘홀바인 논쟁’의 미술사학적인의의도 밝힌다.또한 극작가 고트홀트 에프라임 레싱에 의해 촉발된 ‘라오콘 논쟁’을 상세히 소개,작품에 대한 해석과 평가가 시대적 한계를 탈피하지못함을 보여준다.2만 5000원. ●영혼의 새원시적 생명력이 넘치는 한반도 신석기 모계사회를 다룬 고고학 소설.주인공인 고고학도 클라라가 한국에 유학중 자신의 정체성과 인류문화의 시원을 찾아가는 과정을 액자소설 양식으로 그렸다.무당굿에서 접신 체험을 한 클라라는 영혼의 새로 변신해 8000년 전 신석기 시대로 날아간다.클라라는 일처다부제 모계사회인 한반도 신석기인들의 삶과 문화를 재구성함으로써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저자는 유물을 통해 인류의 성과 권력의 관계를 탐구하는 ‘젠더 고고학자’로 강원도 양양 오산리 신석기 유적을 세계고고학사전에 올린 인물이다.9000원.
  • 책꽂이/폭력의 고고학 外

    ●폭력의 고고학(피에르 클라스트르 지음,변지현 등 옮김,울력 펴냄)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 인류학과 마르크스주의 인류학을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저자(프랑스 인류학자)가 쓴 원시사회에 관한 글모음.그는 원시사회를 ‘국가의 성립을 항구적으로 거부하는 사회’로 본다.미개사회로서 계몽의 대상도 아니고,전 자본주의 사회로서 생산력의 발전이 이뤄져야 하는 사회도아니라는 것이다.1만5000원. ●전시의 담론(윤난지 엮음,눈빛 펴냄) 오늘날 미술관은 ‘미술관’이라는하나의 용어 아래 수렴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면모를 지닌다.전통적인 미술관 개념에서 벗어난 미술관들이 적지 않다.새로운,또는 여러 겹의 아이덴티티를 지닌 미술관들이 번성하고 있는 것이다.이 책은 이런 의문을 바탕으로미술관의 전시에 관한 담론을 펼친다.‘제시의 정치학:뉴욕 현대미술관’‘포스트모더니즘의 벽 없는 미술관’‘접촉지대(contact zone)로서의 박물관’ 등이 주요 내용이다.1만 6000원. ●이슬람사전(김정위 지음,학문사 펴냄) 이슬람교는 불교나 그리스도교와는체제가 전혀 다르다.그것은 종교,공동체,문화가 입체적으로 결합된 삼위일체의 종교다.1400년의 역사를 지닌 이슬람의 추종자는 세계 인구 다섯 명 가운데 한명 꼴.그 수가 13억에 이르며 무슬림국가는 60개국에 육박한다.이 사전에는 이슬람 관련 용어가 빠짐없이 실려 있어 이슬람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돕는다.8만원. ●선과 악(안네마리 피퍼 지음,이재황 옮김,이끌리오 펴냄) 인간이 무리를이뤄 살기 시작한 이래 끊임없이 제기돼온 선과 악의 문제를 자연과학적·사화학적·철학적 관점에서 고찰.고대와 근대의 유토피아론(플라톤,토머스 모어,캄파넬라,베이컨),현대의 반유토피아소설(자마틴,헉슬리,스키너) 등에 대한 분석도 담겼다.1만원. ●우리 어디에 서 있어도(이대동창문인회 엮음,이대출판부 펴냄) 전숙희·조경희·나영균·정연희·천양희·함정임 등 이대출신 문인 78인의 학창시절이야기.9000원. ●삼신할미,음양의 파도를 넘어(강명자·황보임 지음,선 펴냄) 여성불임 한방 전문의인 저자의 자전적 이야기.심각한 역경도 극적인 반전도 없지만 저자의 성공적 삶의 요인이 우직하게 한 우물만 파온 성실성임을 보여 준다.‘삼신할미’는 여성 한의학 박사1호인 저자의 별명.1만원. ●역사 속의 한국불교(이이화 지음,역사비평사 펴냄) 한국불교의 역사를 사회사적으로 조망.한국불교사 관련 책들이 대부분 사상사 중심인 것과 달리,불교가 이 땅에서 지나쳐온 역사의 실체를 파헤치는 데 역점을 뒀다.불교는4세기 후반 전래된 이래 그 본래의 가르침보다는 지나치게 세속의 길을 걸어 시대정신을 외면하거나 천박한 현실인식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중세유럽 기독교의 도그마와 타락이 이 땅의 불교에서도 연출된 것이다.이 책은 한국불교의 지난날을 냉정하게 돌이켜보게 한다.1만 6000원. ●검은 고라니는 말한다(J.G 니이하트 지음,김정환 옮김,두레 펴냄) 미국의시인인 저자가 인디언 예언자 ‘검은 고라니’와 인터뷰를 한 뒤에 쓴 인디언 최후의 항쟁기록.‘검은 고라니’는 인디언중에서도 가장 치열하게 저항한 ‘오그랄라수우족’의 예언자 겸 주술사.그는 생애를 되돌아 보며 인디언의 훌륭한 문화와꿈이 백인들에 의해 어떻게 처참히 무너져버렸는지 이야기한다.1만2800원. ●피부야 피부야(차미경 등 지음,삼성출판사 펴냄) 전문가들이 쓴 깨끗한 피부만들기 비법.눈가나 입술 등 빠뜨리기 쉬운 피부의 사각지대에 대한 관리요령도 담겼다.9500원
  • 30대 여성연출가 3人 국립극장 무용·연극 실험무대

    30대 여성 예술가들의 섬세하고도 톡톡 튀는 상상력이 펼쳐질 무용·연극의 실험무대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 오른다.이번 공연을 아우르는 줄기는 인간에 관한 탐구.때로는 몸짓으로,때로는 테크놀러지로 표현될 3인3색의 무대다. ● 통일,멀티미디어 퍼포먼스 태초에 인간은 하나였다.하지만 질투를 느낀 신은 둘로 쪼갰고,인간은 다른 반쪽을 찾아 방황하기 시작한다.오는 5일까지 공연될 Dan-Cross Project의‘퍼포먼스 제로Ⅱ’는 이 소외된 인간의 통일을 그려낸 멀티미디어 퍼포먼스.플라톤의 ‘향연’이 주 모티브다. 무용을 전공한 연출가 김경미는 음악·영상·몸짓으로 반쪽찾기의 여행을풀어낸다.분리된 인간을 상징하고자 프랑스 무대와 인터넷으로 연결해 영상으로 중계하는 형식을 택했다. ● 관계,테크놀러지+무용 인간의 원초적 몸짓에서 출발하는 무용은 어떻게 기술문명과 결합할 수 있을까.7∼8일에 선보이는 On&Off무용단의 ‘그때 그사람’은 다양한 매체가무용,더 나아가 인간과 맺는 관계의 그물망을 탐색한다. 안무를 맡은 김은정은 한국무용을 전공한 뒤 이 무용단을 창단해 장르의 경계를 넘는 실험을 선보여왔다.이번 공연은 1970년대를 풍미한 심수봉의 노래가 흐르는 노래방을 배경으로 영상·음악·춤이 한데 어우러지는 난장을 선사한다. ● 내면의 두려움,연극 잠근 문을 열번도 넘게 확인하고,버스를 잘못 내려 낯선 동네의 담장을 넘고….등장인물 7명이 현재 일상에서 느끼는 두려움을 표현한다.극단 백수광부의 ‘내 안의 검은 물소리’는 인간 내면의 두려움을 응시하는 창작극.11∼15일. 7명은 서로 다른 두려움을 연기하지만 결국 ‘나’의 모습이 확대된 ‘나들’일뿐.진정한 자아란 무엇인가에 관해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연출가 홍은지는 극단 백수광부의 상임연출가. 공연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30분,일 오후4시30분.(02)325-8150. 김소연기자
  • 책/ 행복의 발견 - “행복이 뭘까?” 동서고금의 행복찾기

    기원전 6세기 아테네의 입법가 솔론은 살아있는 사람을 행복한 사람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고 했다.죽은 뒤에야 비로소 그 사람의 생애를 요약하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죽기 전에는 그 사람이 행복한지 어떤지 모른다는 것이다.행복이란 이처럼 요령부득의 개념이다.행복이 무엇인가라는 물음 자체가 우문일지도 모른다. 최근 출간된 ‘행복의 발견’(스튜어트 매크리디 엮음,김석희 옮김,휴머니스트 펴냄)은 동서고금의 행복테마를 탐험하면서 행복에 대한 인간의 관념과 성찰의 흔적을 보여준다. 흔히 회자되는 것이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론이다.그에 따르면 행복은 평생동안 최고의 미덕,곧 철학적 명상을 실천하는 것이다.아리스토텔레스의 저술은 13세기부터 17세기까지 대학교육을 사실상 독점했기 때문에 그의 행복론은 학자들에게 대대로 주입됐다.중세 그리스 철학은 이슬람교·기독교·유대교의 지식인들을 똑같이 지배했다.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과 신플라톤주의는 일신교와 조화를 이뤘다.그리스 철학은 명상적 정신을 지닌 이들에게행복을 하나의 매력적인 ‘지적’ 성취로 보는 시각을 제공했다. 중세 생활의 주안점은 우울해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아시시의 빈자’ 성프란체스코는 우울해 보이는 한 수도사에게 이렇게 말했다.“나와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쾌활하려고 애써라.하느님의 종이 슬픔을 드러내고 우울한 얼굴을 보이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웃음 또한 얼굴과 몸을 무질서하게 만들기 때문에 나쁜 것으로 간주됐다.성 프란체스코는 웃음이 아니라,사지(四肢)의 조화와 평온한 얼굴 표정 이른바 ‘고딕 스마일(Gothic smile)’을 행복의 절정을 보여주는 것으로 여겼다. 이 책에서는 진정한 행복에 도달하기 위한 신비주의적 수행 양상도 소개한다.대표적인 예가 유대교의 ‘카발라(Kabbalah,전승·전통)’다.카발라는 성서와 탈무드,유대인의 관습,그리고 무엇보다 삶 자체를 반영하는 유대 신비주의 사상을 가리키는 말이다.카발라 기도서는 이런 말로 시작된다.“저는 이로써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을 받아들이겠습니다.”유대인의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남을 행복하게 해줄 때 가장 큰 행복을 얻을 수 있다. 동양의 행복관은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 장자의 ‘지락무락(至樂無樂)’론에서 그 일단을 엿볼 수 있다.장자는 지극한 즐거움은 즐거움이 없는 것이라는 이 지독한 역설을 통해 부귀·명예 등의 세속적인 가치는 행복의 요소가 아니라 한갓 무의미한 허영이나 스스로 불러들인 부담임을 강조한다. 이 책은 행복의 불가결한 조건 중 하나로 ‘폴리애나 원칙’을 든다.폴리애나 원칙이란 행복한 사람은 낙천적이고,지난 일 중에서도 좋은 것만 기억하는 따위의 긍정적인 성향을 일컫는 말.엘리노어 포터의 소설 ‘폴리애나’에서 늘 밝은 면만 보는 주인공 소녀의 이름에서 빌려왔다. 행복이란 결국 여러 예에서 보듯 지극히 상식적이고 개인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오피니언 중계석/ 전병재 연대교수 ‘공동체와 결사체’ 논문 요약-비판적 합리성의 ‘결사체’ 사회로

    어느 시대나 당대의 사회문제를 비판적으로 보고,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수단을 공동체란 이름으로 제시한다.기독교적 도덕 공동체나 유토피아론,마르크스의 공산주의론 등이 그 예.하지만 이론적으로 공동체란,페르디난트 퇴니스가 주창하는 게마인샤프트처럼 자연적이고 정서적으로 결속된 집단을 뜻한다.공동체로 돌아가자고 할 때의 인위적인 공동체와 이러한 공동체의 개념 사이에는 괴리가 생기는 것.이에 주목해 공동체론을 다시 정립하고,새로운 형태의 결사체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논문이 나왔다.공동체·이익사회의 이분법을 깨고 공동체·조직체·결사체의 삼분(三分) 모델에 입각,비판적 합리성이 중심이 되는 결사체가 사회의 핵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전병재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한국이론사회학회의 기관지인 ‘사회와 이론’ 창간호에 발표한 논문 ‘공동체와 결사체’를 요약한다. 공동체를 말할 때 흔히 쓰는 이론은 퇴니스의 게마인샤프트와 게젤샤프트.전자는 가족 같은 사적인 생활집단,후자는 회사로 대표되는 공적이고 수단합리적인 집단을 뜻한다.퇴니스는 인류 역사를 게마인샤프트에서 게젤샤프트로의 발전으로 본다.중세 봉건제는 게마인샤프트의 연장이고,현대 자본주의 사회는 게젤샤프트적인 사회라는 것. 하지만 이런 이분법적 분석틀로는 이상사회론에 접근할 수 없다.기독교적 공동체나 플라톤·무어가 주장한 유토피아 등 보통 ‘공동체로 돌아가자.’고 할 때의 공동체는 가치지향적인 성격을 지닌다.옳은 삶을 강조하거나 제도적 장치에 의해 인위적으로 다스리는 이런 이념적 공동체는,가족처럼 자연스러운 공동체를 지칭하는 퇴니스 식의 이분법적 공동체론과는 거리가 있다. 미래사회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위해 공동체·조직체·결사체의 삼분법 모델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공동체는 개인이 숙명적으로 그 속에 태어나는 집단이다.조직체는 어떤 목적을 위해 인위적으로 결성한 집단이다.구성원들의 관계는 역할 관계고 주로 수단합리성에 의해 지배된다.가족이 전자의 대표적인 경우라면 군대·회사는 후자에 속한다. 반면 결사체는 인위적으로 만들지만 비판적 합리성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다르다.목적 그 자체의 타당성을 문제삼고 자발적 참여를 존중한다.부처나 예수의 가르침을 배우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된 학습 집단이 대표적인 예. 그렇다면 바람직한 미래사회를 위해 이 삼분법 모델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우선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된 사회를 바람직한 사회로 보고 논의를 시작할까 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필수적인 것은 생존적 조건이다.자본주의 사회는 우리에게 물질적 풍요를 안겨주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돼야 마땅하다.하지만 현대사회는 물질적 가치를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인간적 가치를 이에 종속시켰다.가족과 이웃 공동체뿐 아니라 정치와 종교,문화와 교육 등도 경제논리에 편입시켰다.특히 세계화 과정에서 초국적 기업들은 자본의 논리를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이러한 비인간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공동체론이 거론되지만,인류 역사에서 공동체가 위주가 되는 사회는 이미 충분히 경험했다.뿐만 아니라 중동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공동체는 배타성과 복고성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그렇기 때문에 미래는 결사체가 중심이 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인간 각자에게 선한 삶을 살 자유가 보장되려면,경제논리에 종속된 정치와 교육이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자기 자신과,자신의 연장선 상에 있는 우리의 삶에 대한 비판정신이 살아 있는 결사체의 강화만이 이 둘을 바로 서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의 대학은 경제적 가치에 압도돼 숨조차 제대로 못 쉬고 있다.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전공들은 전문학교로 편입시키고,대학에서는 진리와 자유를 지향하는 참공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일대 혁명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결사체만이 한 사회를 살기 좋은 사회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놀이위주의 공동체,일 위주의 조직체도 조화롭게 공존해야 바람직한 사회라 할 수 있다. 정리 김소연기자 purple@
  • [2002 길섶에서] 레테의 강

    지참금이 적다고 아내를 상습 폭행하고 유방 확대수술까지 강요했다는 어느 변호사 얘기를 듣고 ‘레테의 강’을 생각했다.연예인 부부들의 정나미 떨어지는 법정 다툼을 보고 또 다른 레테의 의미를 읽었다.이문열의 소설 레테의 연가로 일반에 널리 알려진 망각의 강 레테.소설에서는 결혼은 여자에게 하나의 레테,즉 망각의 강이라는 의미로 사용했으나,철학자 플라톤이 이데아의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 강을 인용해 더욱 유명하다.이데아 세계에 살던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하는 강이 레테의 강이고,그 강을 건너면 이데아의 세계에서 살던 기억을 모두 잊어버린다는 내용이다. 몇 해 전만 해도 아내가 죽자 ‘레테의 강’을 먼저 건너면 나를 영영 잊어버릴지도 몰라 뒤따라간다던 순애보의 유서가 화제였는데….요즈음은 살아서 그 강을 건너기 위해 안달하는 것 같은 삭막한 세태다.세계에서 이혼율 3위인 것도 그렇고,사소한 일에 원수가 돼 돌아서는 숱한 사람들의 얘기가 그러하다.오늘 하루만이라도 미움의레테를 건너봄이 어떨까. 양승현 논설위원
  • 책/ 마르자 드스지엘스카 지음,히파티아

    고대 그리스 철학자 하면 우리는 보통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 같은 남성 철학자들을 떠올린다.그러나 고대 철학사를 꼼꼼히 살펴 보면 남성철학자 못지 않게 뛰어난 여성 철학자가 적지 않음을 발견하게 된다.히파티아·아레테·소시파트라·애스클레피제네이아·올림피오도루스 등이 그들이다. 그 중에서도 히파티아는 ‘신플라톤주의’를 완성한 당시의 대표적인 여성철학자로 암모니우스·다마스키우스·심플리우스·아스클레피우스 등 당대쟁쟁한 철학자들의 스승이었다.그의 가르침을 받으려고 그가 사는 알렉산드리아는 물론,그리스 전역에서 뜻있는 청년들이 몰려들었다고 한다.그는 고대 그리스의 신화적 인물로 ‘아름다움과 지혜’의 여신으로 추앙받았다.특히 당대 최고의 지성인 그에 대한 살인은 고대 광명의 종말과 중세 암흑의 도래를 의미할 만큼 중요한 사건으로 취급되어 왔다. 히파티아는 페미니스트들로부터도 추앙받는다.뛰어난 지적 능력과 미모를 지닌 히파티아는 철학자 이시도르와 결혼한 뒤에도 숱한 저명 남성들과 자유로운‘연애적 교우관계’를 맺었다.당시 기독교 대주교인 키릴루스는 히파티아의 애인으로 알려진 제독 오레스테스와 갈등관계였다.키릴루스는 마침내 히파티아를 간통 혐의로 살해했다. 고대 그리스 말기 알렉산드리아에서는 유대교와 기독교가 충돌을 빚었다.키릴루스 대주교는 유대인들을 공공연히 탄압했고 히파티아는 유대교를 옹호하며 이에 저항했다.대주교는 히파티아를 제거하지 않고는 자신의 종교권력을 유지할 수 없었다.역사가들은 히파티아 살해가 이교주의가 끝나고 기독교적 암흑시대가 시작되게 만든 사건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폴란드의 고대 로마사 교수인 지은이는 이 책에서 이러한 ‘히파티아 신화’를 재해석해 관심을 모은다.한마디로 히파티아의 이미지는 후세 사람들에 의해 문학적으로 가공되고 신화화한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한 예로 히파티아가 뛰어난 철학자임은 분명하지만 그를 미의 여신으로 신화화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히파티아는 원래 이집트 땅이었다가 그리스 식민지가 된 알렉산드리아 출신으로,라파엘이 그린 것처럼 그리스인의 외모가 아니라 이집트인의 외모일 것으로 추정한다. 나아가 유대교인으로서의 히파티아도,자유연애주의자로서의 히파티아도 모두 부정한다.저자에 따르면 히파티아의 순교 또한 ‘고대의 종말’이 아니라 그리스 세계의 가치와 새롭게 떠오른 기독교적 가치가 통합되는 역사의 발전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 책을 통해 히파티아는 신화 속 인물이 아니라 생생한 현실의 인물로 다시 태어난다.그러나 이러한 신화의 재해석에도 불구하고 히파티아는 여전히 역사에 남을 위대한 철학자다.그것은 고대 그리스 말의 철학사를 그의 제자들이 찬란하게 장식했다는 점에서도 증명된다.‘고대 그리스가 사랑한 여인’히파티아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1만 1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숲의 서사시-국가의 흥망성쇠 좌우한 나무

    17세기 영국의 문인 존 이블린은 “이 시대의 영국은 나무가 없는 것보다 차라리 황금이 없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했다.과장이 좀 섞이긴 했지만 나무가 인류 문명에 끼친 영향을 생각하면 과장만은 아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나무는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했다. 메소포타미아인들은 나무를 토대로 최초의 문명을 꽃피웠고,숲이 사라지자 그들의 제국도 무너졌다.에게해의 한 섬에 불과한 크레타는 메소포타미아인들과의 나무교역에서 얻은 부(富)로 지중해를 지배했고 찬란한 도시 크노소스를 건설했지만,숲이 고갈되자 스러져 갔다.아테네와 스파르타의 지루한 싸움도 함대 유지에 필요한 재목을 누가 확보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렸다.헬레니즘 세계 변방의 보잘 것 없는 도시국가이던 마케도니아는 그리스 국가들이 마케도니아 산림에 의존하게 되면서 지중해의 최강대국으로 떠올랐고 알렉산더 대왕의 정벌도 가능했다. ‘숲의 민족’을 자칭한 로마인들의 경우는 어땠을까.그들은 풍부한 삼림덕에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고,갈리아·스페인·북아프리카의 숲을 약탈함으로써 번영과 사치를 유지했다.하지만 점령지의 삼림이 고갈되자 경제는 쇠퇴했고 로마 시민들은 급기야 기아의 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신생 미국이 유럽국가들을 누르고 경이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던 것도 풍부한 나무 덕택이었다.서부 개척시대 미국에선 나무가 돌과 철,심지어 가죽 대신으로까지 쓰였다. 최근 출간된 ‘숲의 서사시’(존 펄린 지음,송명규 옮김,따님 펴냄)는 청동기시대부터 19세기 후반 서구국가론 마지막으로 ‘나무시대’를 마감한 미국에 이르기까지 시대마다 숲이 수행해온 역할을 살핀다. 한 예로 이 책은 아프리카 서쪽 바다의 작은 섬 마데이라의 울창한 숲이 없었다면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도,바스코 다 가마의 동방항로 개척도 늦춰졌을 것이라고 말한다. 책을 보면 문명이 일어나 번창한 곳이면 어느 때를 막론하고 삼림이 파괴됐음을 알 수 있다.삼림파괴 문제는 이미 고대 그리스 시대,플라톤이 그의 저작 ‘크리티아스’에서 아테네인들에게 삼림 벌채의 결과를 경고한 데서 알수 있듯이 인류의 해묵은 과제다.삼림파괴로 발생하는 문제는 일차적 에너지원으로서의 땔나무의 고갈을 비롯해 홍수,토양유실의 심화,사막화,온실효과에 따른 지구온난화 등 한두가지가 아니다.이 책은 삼림파괴로 인한 이같은 재앙을 예언하는 데 그치지 않고,여러 사례를 통해 생태위기 극복의 실마리를 찾도록 한다는 데 미덕이 있다.2만원. 김종면기자
  • 이런책 어때요 300자 서평/ 악 또는 자유의 드라마 - ‘악은 무엇인가’ 해답찾기

    서양사상사를 자유와 악의 이중주로 통찰한 철학에세이.‘삶의 태도로서의 철학’을 강조하는 저자는 서양 형이상학의 전통을 현대사회에 걸맞게 재구성한다.오늘날 기술과학문명시대의 인간의 자유가 처한 상황은 무엇이고,그속에서 우리가 꿈꿀 수 있는 ‘칸트적 양심’은 무엇인가를 묻는다.나아가 악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대한 답을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힌 서양 정신사의 흐름 속에서 찾는다. 그 흐름을 쫓다보면 그리스신화와 성경에서부터 시작해 소크라테스,플라톤,루소,칸트,니체,프로이트 등 고대 철학자와 근현대 사상가에까지 이른다.1만원.
  • 월드컵 경품이벤트 효과 만점

    ‘월드컵 경품 이벤트로 대박이 터졌다.’ 2002 한·일 월드컵과 관련한 다양한 이벤트가 소비자에게 경품의 행운이,기업에게는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생색도 내고 실속도 챙기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소비자들도 한국 축구대표팀의 성적에 따라 상금이나 제품을 추가로 받게돼 반기고 있다.서로 남는 장사인 셈이다. ●이동통신업체,꿩먹고 알먹고= SK텔레콤과 삼성전자는 지난달 애니콜 단말기를 구입해 011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투톱 페스티벌’ 행사를 가졌다.이들 고객중 1만3명을 뽑아 한국팀이 1골을 넣을 때마다 1인당 10만원씩,최고 30만원을 지급한다.한국팀이 모두 3골을 넣으면 지급되는 상금은 30억90만원이다. 이번 행사기간에 25만명의 고객이 애니콜 단말기로 011에 가입했다.이들이 향후월 1만원씩만 통화료를 내도 한달에 매출만 25억원이 늘어난다.장기적으로 엄청난 이득이다. KTF도 지단달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한국팀이 1골차로 이기면 8만원,2골차로 이기면 16만원,16강에 진출하면 추가로 16만원을 지급해 1인당 최고 32만원을 나눠주는 행사를 마련했다. 신규 가입고객은 2만 2000여명.KTF의 가입자당 월매출이 4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신규 고객으로 인한 월매출 증가는 이번 행사의 보험료로 지급한 5억원의 두배에 가깝다.한달이면 본전을 뽑고 남는다. ●가전업체,최고 270% 판매증가= LG전자는 지난달 HD급 플라톤TV를 산 고객들에게 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하면 21인치 TV를 보너스로 한대 더 주는 ‘따라오는 페스티벌’ 행사를 실시했다.이 행사동안 LG전자는 HD급 플라톤TV를 평소보다 270% 가량 더 판매했다. ●잠재고객도 확보한 유통업체= 현대홈쇼핑은 지난 3일부터 이틀간 상품 구입 금액의 50%를 돌려주는 ‘월드컵 첫 승 기념’ 행사를 열어 248억원의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다. 평일 매출 22억원을 감안할 때,무려 6배 가량이 늘었다.고객수도 이틀 동안 10만여명으로 평소보다 5배 가량 증가했다. LG홈쇼핑과 CJ39쇼핑도 구매 고객들에게 수십만원대의 적립금을 돌려주는 행사를 열어 평일보다 10∼20%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유통업체가 월드컵 기간에 고객들에게 제공한 경품규모는 모두 100억원에 달한다.”면서 “하지만 유통업체들은 경품에 들어가는 비용보다는 매출 신장세에 따른 이익이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충식 김경두기자 chungsik@
  • 블록버스터들 잰걸음 ‘상륙’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유난히 잰걸음으로 국내 극장가를 찾아오고 있다.월드컵의 열기가 달아오르기 전에서둘러 간판을 걸겠다는 전략에서이다.당장 오는 5월3일에만도 흥행 우열을 점치기 힘든 2편,‘위 워 솔저스’(We Were Soldiers)와 ‘스파이더 맨’(Spider Man)이 격돌한다. ◆ 위 워 솔저스 ‘죽은 자(者)만이 전쟁의 끝을 본다’고 플라톤은 말했다.이야기를 만들고 기억하는 건 살아있는 자들의 몫이어서일까.할리우드의 전쟁 이야기는 끝날 줄을 모른다. 멜 깁슨이 주연한 ‘위 워 솔저스’는 30여년전 베트남전으로 새삼 시선을 옮겼다.1965년 베트남과의 전면전에 앞서 미국은 헬기 공습 시험전에 공수부대를 파견한다.395명의 풋내기 병사들을 이끌고 무어 중령(멜 깁슨)이 ‘죽음의 계곡’으로 알려진 아이드랑 협곡으로 뛰어든다. 영화는 생사를 넘나드는 72시간의 전투 과정을 담담히 순차적으로 그려내는 데 주력했다.‘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처럼 기록화인 듯 실감나는 전장(戰場)의 정밀묘사를 기대해서는 곤란하다.이름없이 죽어간 젊은 미군들의 모습을 후일담처럼 복원한 영화는,생사게임을 벌이는 개개인 ‘전사’(戰士)들의 살떨림보다는 가족을 떠나오고 떠나보내는 ‘인간’의 밑바닥 정서에 초점을 맞췄다.본격 전쟁액션을 표방하면서도 총성을 들려주기까지 근 1시간을 군인가족들의 심리 및 상황 묘사에 머문 건 그래서인 듯하다. 멜 깁슨 말고는 이렇다하게 도드라진 등장인물은 없다.할리우드 전쟁영화들이 두고두고 받아온 비난,즉 과도한 1인 영웅주의에 대한 시비를 의식해서일까.극을 주도하는 멜깁슨은 끝까지 살아남지만 영웅으로 홀로 우뚝 서지는 않는다.그러고 보면 미국 중심 이데올로기만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았다는 의도적 설정도 눈에 띈다. 그러나 과잉 감상주의가 전쟁액션의 기본 미덕인 박진감을 주저앉히기 일쑤다.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법.느린 화면의 육탄전 묘사가 너무 잦아 비장감을 오히려 반으로 꺾어놓는다.전사 통지서를 받아들고는 너나없이 하나같은 반응을 보이는 아내들의 모습을 일일이 복습시키듯 스크린에 풀어놓은 것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브레이브하트’,‘진주만’의 각본을 쓴 랜달 월레스 감독. ◆ 스파이더 맨 누가 자꾸만 까닭없이 지분거릴 때 어디서 엄청난 초능력이라도 전수받아 한방 먹여버리면 좋겠다는 생각,누구나한번쯤 해봤을 거다.‘꿈의 공장’ 할리우드가 이런 탐스러운 사냥감을 그냥 둘 리 만무할 터.미국 본토와 동시개봉하는 ‘스파이더 맨’은 할리우드가 잊을 만하면 쏟아내놓는 슈퍼맨류 블록버스터의 계보를 잇고 있다. 하늘을 가르는 거미가 ‘해결사’로 나선다.가난한 삼촌네에 얹혀사는 피터(토비 맥과이어).뭐 하나 내세울 게 없는 보통 고교생이다.옆집 사는 메리제인(크리스턴 던스트)을 10년 넘게 흠모했지만 뿔테 안경 너머 어리버리 웃는 게장기인 그에게 로맨스는 어림도 없다. 그런 피터가 하루,실험실 거미에 꽉 물리고부터 이상하게변모해 간다.안경을 벗어던지고,자기를 밥 취급해온 친구들을 혼쭐내고….제목 그대로 인간거미가 된 피터가 영웅적 무공으로 악당과 한판 사투의 수순을 밟으리란 걸 예견하긴 어렵잖다. 뭐니뭐니해도 눈길을 뺏는 건 현란한 와이어 액션.하얀 거미줄을 내뿜으며 뉴욕 마천루들 사이를 번지점프하듯 헤집는 거미인간은 중력에 묶인 관객들의 오랜 향수를 달래주기에 손색없다. 스토리 자체는 색다를 게 없다.우연히 초능력을 하사받은한 사내가 정체를 감춘 채 여자를 헷갈리게 하고,악당과의 대격돌로 도시는 쑥대밭되고,언론은 이 초인이 흑이냐 백이냐를 놓고 옥신각신대고….슈퍼맨,배트맨 등 선배들의궤적을 스파이더맨은 복제하다시피 되밟고 있다.만화가 나온 지 40년만에 영화화는 처음인데도 자꾸만 리메이크로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런 얘기들은 두고두고 먹힌다.고층빌딩 숲에서더욱 창백해진 사람들에겐 여전히 대리만족이 필요한 걸까.유례없는 한국영화 강세 틈에서 스파이더맨이 또다시 흥행기류를 탈지 두고볼 일이다.샘 레이미 감독. 황수정기자 손정숙기자
  • [씨줄날줄] 라도니아(ladonia)

    얼마 전이다.‘라도니아(ladonia) 해프닝’이 세계적으로화제가 됐었다.사이버 세계에 만들어 놓은 라도니아라는 국가가 정말 있는 줄 알고 파키스탄에서 ‘난리’가 벌어졌다.수천명이 앞다투어 시민권 신청을 했고 이민 절차를 묻는질문이 쏟아졌다.라도니아 사이트 운영자들은 급기야 홈페이지(www.ladonia.net)에서 시민권 접수를 중단하는 한편환상의 나라임을 일깨워야 했다. 라도니아는 스웨덴 남서부에 위치한다는 말 그대로 가상(假想)의 인터넷 국가다.1996년 6월 라슈 빌크스라는 설치미술가가 자신의 대형 추상 조형물을 당국이 철거하려 하자그 일대 30만평을 사들여 국가 흉내를 냈다. 국기와 국가를만들고 국가 체제를 갖췄다. 외무부 장관도 있고 국회 의원도 뽑았다.라도니아는 언제나 풍요롭고 평화스럽다.시민권은 신청만 하면 누구나 주었다.그러나 인터넷 상에서 그렇다는 것이고 땅은 실제 주인인 라슈 빌크스의 전유물이었다. 해프닝은 라도니아가 스웨덴에 자리하고 있으니 복지 국가일 것이라는 예단과 함께 인류역사를 관통해온 이상향(理想鄕)의 환상이 보태져 빚어진 것 같다.기원 전 4세기 장자(莊子)가 중국에서 이상향을 설파하고 있을 때,그리스에선플라톤이 유토피아를 말하고 있었다.그리고 도원경(桃源境)의 도연명(陶淵明),유토피아의 토머스 모어로 이어졌다.혼란의 동진(東晉)시대를 살았던 도연명은 모략과 탐욕이 없는 세상을 이상향으로 보았다.중세와 근세의 과도기를 살았던 토머스 모어는 종교의 자유를 유토피아로 보았다. 그러나 가상의 세계가 언제나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었다. 동서양은 약속이라도 한듯 유토피아와 함께 역(逆)유토피아도 상정했다.디스토피아(distopia)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부정의 세계’를 말한다.유토피아가 천상의 세계,생명의 세계라면 지하의 세계,죽음의 세계도 있다고 본 것이다. 하데스(hades)나 황천(黃泉)이 바로 그것들이다.디스토피아역시 시대상황에 따라 내용을 달리했다. ‘라도니아 해프닝’은 유토피아에 대한 인류의 환상을 확인시키고 이상(理想)의 실체를 가늠케 해 주었다.우주의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고서도 아직도 어디엔가이상향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그리고 그 곳에선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와 같은 복지 시스템이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이상향이 시대적 목표라면 이상향에 대한 환상이 원동력이 될 것이다.요즘을 살고 있는 우리의 이상향이 무엇인지 새삼스레 궁금해진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신간 맛보기/ 한국문화의 음란한 판타지 등

    ■한국문화의 음란한 판타지(이택광 지음,이후 펴냄). ‘한국문화는 음란하다’란 다소 도발적인 선언 아래 90년대 한국 대중문화읽기를 시도한 문화비평서. ‘음란’이란 표현은 마르쿠제나 보드리아르가 말한 ‘외설’과 같은뜻으로 사회의 현실이나 모순을 은폐한채 사람들의 눈길을다른곳으로 돌리려는 행위를 말한다. ‘판타지’란 현실을직시하고 싶지 않아 허구의 세계로 도피하는 것.저자는 한국의 보수주의를 ‘음란한 판타지’라고 부르고 그 대표적인 사례로 ‘민족’을 제시한다.한국에서 민족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있다면 ‘민족주의’라는 ‘민족의 효과’만 존재할 뿐이다.부재하기 때문에 더욱 강력한 상징이 되는 민족주의는 ‘가족-민족로망스’라는 문화 작동원리를만든다.저자는 이런 시각으로 ‘친일문학의 미학’‘한일축구전’‘유승준사건’‘황수정사건’ 등을 분석해 간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현실이지 그 모순 속에 태어난 문화는 아니다. 1만3000원. ■색깔 이야기(데이비드 바츨러 지음,김융희 옮김,아침이슬 한걸음 펴냄). 심플한 멋,세련됨의 대명사가 된 미니멀리즘은 곧 흰색을연상시킨다.그런데 이 흰색에,서구문화에 잠복된 폭력과억압이 작용하고 있다면? ‘색깔 이야기’는 색의 기능적측면을 다루는 이야기가 아니라 색과 관련된 인간의 태도와 문화를 추적한 인문학적 탐사다.‘색깔공포증’이라는원제가 암시하듯,서구인들은 오랫동안 색의 가치와 의미를 폄하하고 이를 낯선 타자로 여겨왔다.‘색깔 있는것’은원시적이고 유아적이고 여성적이고 감정적인 것으로 여겼으며 이런 관념은 색을 무시하고 때로는 과도하게 억압하게 했다. 저자는 이런 실례를 알아보기 위해 예술작품을 종횡무진오가고 철학적으로는 고대의 플라톤에서부터 현대의 바흐친,크리스테바까지 불러낸다. 색의 문제에서 자기 아닌 것을 무화시켜 버리는 서구문화의 타자에 대한 담론을 이끌어내고 선을 감추는 화장술의 ‘색깔탐닉증’은 ‘색깔공포증’과 한몸을 이루는 것임을 밝혀내는 등 신선하고 독특한 관점들이 읽는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1만2000원. ■과학혁명의 지배자들(에른스트 페터 피셔 지음,이민수옮김,양문). 15세기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하늘을 날기 위한 날개를만들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그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하지만 불과 500년 후에 우리는 하늘이 아니라 우주를 꿈꾸고 있다. 레오나르도가 꿈꾸었던 것이 오늘날 실현된 것이아니라 그같은 ‘사람’이 있었기에 현대과학이 가능했던것이다.‘과학혁명의 지배자들’은 중세시대에 이미 현대적의미에서의 과학적 인식에 도달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로부터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수학적 근거를 마련한 여성수학자 에미 뇌터,최첨단 컴퓨터시대를 연 앨런 튜링,21세기 유전학 시대의 서막을 제공한 제임스 왓슨에 이르기까지 과학혁명을 주도해 온 20인의 과학자들의 삶과 과학을 생생하게다룬다. 저자는 지난 수천년의 과학사가 천재들의 몫이었다면 과학이 만개하는 21세기 과학의 주체는 대중이 돼야 한다고 말하며 대중들은 지금보다 좀더 과학에 친숙하게 다가서야 한다고 강조한다.1만2000원.
  • [저자와의 대화] ‘나르시스의 꿈’ 저자 김상봉씨

    “서양 정신은 한번도 자기 밖으로 나와 본 적이 없는,자기도취에 머물러 있는 정신입니다.반면 우리는 늘 타자에게 매혹당하고 역사적 단절을 겪은 경험을 갖고 있지요.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 대해 번민하지만 저는 오히려 우리 정신의 타자성,비극성에서 미래의 희망을 봅니다.”최근 저서 ‘나르시스의 꿈-서양정신의 극복을 위한 연습’(한길사 펴냄,2만원)을 낸 철학자 김상봉(44·민예총 문예아카데미 교장)씨.김씨는 독일 마인츠대학에서 칸트의‘최후유고’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서양철학자다. 그러나 “한국 철학이 늘 서양철학의 수용에만 급급하고서양철학에 대한 비판마저도 서양인들이 하는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을 보면서 주체성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면서 “이번 저서는 그런 문제의식에서 우리 눈으로 서양철학을 비판해 보고 나아가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우리의 철학은 무엇인가를 탐구해 본 것”이라고 말한다. 플라톤에서부터 칸트에 이르기까지 서양정신을 훑어 간 그는 서양철학을 ‘나르시시즘’과 ‘자유’란 두 단어로 요약한다.단 한번도 타자에 의해 자기상실을 경험한 적이 없는 나르시스적 정신,자기 자신에 대한 긍지에 도취된 정신은 ‘자유’개념의 확립으로 이어진다.그러나 서양정신은자기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타자를 도구화,노예화하거나자기 속에 스스로를 고립시킬 것을 가르치는 불임(不妊)의 정신이다.9·11테러에 대한 보복전쟁은 극명한 사례라는것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중국,불교,일본,서양 등 타자에 의해 자기단절,혹은 자기상실을 겪었다.그러나 이는 나쁜 의미의완전한 상실이 아니라,타자앞에 자기를 유보하고 걸어나가 매혹될 수 있는 자질로서 타자를 통한 자기확장,진정한의미의 보편성의 모태가 될 수 있는 가능성으로 볼 수도있다고 그는 주장한다.그는 또 비극성의 경험 또한 빛 가운데서는 볼 수 없는 삶의 깊이를 깨닫게 해주는 것이라면서 “우리의 타자성,비극성이야말로 새로운 시대정신을 산출할 수 있는 바탕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그는 근대화 과정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일시적인혼란을 ‘입덧’으로 비유하면서 우리의 상태를 ‘임신한정신’이라고 진단한다.김씨는 이러한 정신을 예견한 선각자들로 만해 한용운시인과 함석헌선생,철학자 박동환을 들고 이들의 철학도 함께 분석한다. 그리스도신학대 교수를 역임한 그는 현재 저술과 문예아카데미,시민단체‘학벌없는 사회’ 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다. ‘자기의식과 존재사유’‘호모 에티쿠스’등 저서가 있으며 ‘그리스 비극’‘한용운 시와 데카르트 철학에 있어주체의 개념비교’‘칸트의 판단력비판(번역)’의 출간도준비중이다. 신연숙기자yshin@
  • 에듀토피아/ “수학이 이렇게 재미있을수가”

    교실 밖에 어둠이 깔린지 오래지만 삼삼오오 무리를 지은 학생들은 색종이를 오리고 접느라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다.정육면체를 만들고 그안에 삼각뿔 세개를 집어 넣어 보며 신기한 듯 이리저리 돌려보며 눈을 반짝인다.초등학교 미술시간이 아니다. 수학교사 50여명이 직접 학생의 입장이 되어 종이접기를 실습해 보며 다면체의 원리를 익히고 부피를 계산해보는 시간. 전국 수학교사 모임 ‘수학사랑’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인하대에서 개최한 ‘제4회 매쓰 페스티벌’의 한 워크숍풍경이다.진주 대아중학교 김권수 교사는 “직접 만들어 봐야 학생들이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게 가르칠 수있다.”며 혹시라도 잊어버릴까봐 몇번씩이나 접었다 폈다를 반복했다. 공식을 달달 외우고 문제를 푸는 수업 방식을 바꿔 보려는교사들의 아이디어는 톡톡 튄다. 예를 들어 정답에 대한 보기를 숫자가 아니라 글자로 준다. 여러 문제의 답을 죽 쓰면 하나의 문장이 된다.정답을 맞춰야만 문장이 완성되기 때문에 푸는 즉시 맞았는지 틀렸는지알 수 있다.보통 시구(詩句)나 격언을 제시하기 때문에 문장 교육도 함께 할 수 있다. 네모 안에 여러 식을 나열해 놓고 2X,5X 등 동류항을 찾아색칠하면 하트 모양의 그림이 완성되기도 한다.자신이 푼 정답과 같으면 예스(YES),다르면 노(NO) 방향으로 가면서 미로의 끝을 찾아가는 방식,바둑판 모양을 그려 문제의 답을 다쓴 뒤 빙고 게임으로 정답을 맞추는 문제풀이도 있다.제시된 숫자를 좌표 위에 그리면 완성되는 별자리 등 숫자만 보면‘머리가 아픈’ 학생이라도 지루하지 않게 공부할 수 있다. 실제로 체험할 수 없어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속도와 농도문제는 러닝머신의 원리와 소금·물알갱이 그림으로 해결했다.오차의 한계와 유효숫자는 ‘움직이는 저울의 숫자를 믿을 수 있나 없나.’라는 질문으로 원리를 이해시킨다. 이 행사에 처음 참가했다는 인천 광교여중 김은희 교사는“이렇게 재미있게 수학을 가르칠 수 있는지 몰랐다.”면서“다음 학기부터 적용해보고 싶어 벌써부터 들뜬다.”고 말했다. 4개의 전시방에서는 닮은꼴을 그리는 도구,원뿔 제작기 등다양한 교구들이 눈길을 끈다.5개의 끈으로 12개의 정오각형과 20개의 정육각형으로 구성된 공을 직접 만들어보며 축구공의 원리를 이해하는 ‘세팍타크로 공 만들기’는 교사들에게 최고 인기다.학생들과 만든 수학신문,학교 주변의 시설물을 조사해 통계를 활용해보는 실습 보고서 등 교사들의 고민이 녹아든 현장의 교육자료도 전시됐다. ‘수학사랑’은 94년 현직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수학의 대중화를 위해 만든 모임이다.현재 전국에 회원이 3500여명에이른다.매주 한차례 이상 세미나에 참여하는 회원도 25개팀에 150명이나 된다. 매년 여름방학 때는 학생들을 위한 ‘체험수학전’을 연다. 겨울방학에는 1년간 연구한 재미있고 다양한 수학 교수법을발표하는 행사를 개최한다.이번 행사에서는 발표회만 60여개,워크숍은 21개가 열렸고 전국 각지에서 교사 400여명이 참가했다. 최수일 수학사랑 부대표(용산고 교사)는 “답을 찍는 훈련이 학생들을 수학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면서 “원리를이해하고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수학 교육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purple@ ■영화로 배우는 수학. 수학공부가 지긋지긋한 학생이라면 영화를 통해 수학에 흥미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큐브]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을 작은 큐브(정육면체)들로 이루어진 커다란 정육면체 퍼즐 ‘루빅스 큐브’에 갇힌 여섯사람의 이야기.큐브는 외벽,순환을 하는 내부,내부와 외벽을 연결해주는 방으로 나눠진다.방의 개수는 26³=17576이고,외벽의 개수는 방 한 개를 더해 27³이다.각 공간에 다리 역할을 하는 방을 더하면 총 방의 개수는 17576+3.수학의 문외한이 보면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안되지만 소수,테카르트 좌표 등을 이용,함정을 뚫는 스릴을 통해 수학의 매력에 흠뻑빠져들 수 있다. [다이하드3] 주인공은 악당이 제시한 퍼즐을 풀어야만 도시에 설치된 폭탄을 막을 수 있다.직접 문제를 풀어보자.‘이가방에는 폭탄이 설치돼 있다.주변에는 5ℓ와 3ℓ의 물통이하나씩 놓여 있고 이를 이용해 정확하게 4ℓ의 물을 가방 위에 올려 놓아야만 폭탄이 터지지 않는다.’[제5원소] 입체도형 가운데모든 면이 정다각형으로 이루어진 정다면체는 5개뿐이다.플라톤은 정사면체,정육면체,정팔면체,정이십면체,정십이면체에 불,흙,공기,물,우주공간이 각각 대응된다고 보았다.영화는 이 5가지 원소를 이용해 외계인의 공격으로 멸망할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한다. ■“프랑스·한국 교육방식 천양지차”. “프랑스에서 두 아이가 교육받는 것을 지켜보았더니 정말한국과 비교되더군요.” 지난 16일 굴곡 많은 인생 여정 끝에 먼 타향 땅을 떠나 영구 귀국한 홍세화씨(55). ‘남민전’ 사건으로 망명 길에 오른지 23년만이다.그는 지난 95년 자전적 고백서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를 출간하기도 했다. 귀국 하루만이라 피곤할텐데도 ‘현장에 있는 교사들과 교육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싶어’ 17일 수학사랑 행사를 찾았다.원래 말주변이 없다며 소년처럼 수줍게 말문을 열었지만교육문제 얘기로 들어가자 날카로운 비판들을 쏟아냈다. “프랑스는 ‘끌어올리기’ 교육인 반면 한국은 ‘추려내기’교육입니다.” 그는 원인을 역사적인 데서 찾았다.공화주의를 위해피를 흘린 경험이 있는 프랑스에서 교육은 신분적 질서를 깨뜨리는 의미를 갖는다.하지만 한국은 일제와 권위주의 정권을 거치면서 질서와 위계를 재생산하기 위해 교육이 이용되었다는 것. “물론 프랑스에서도 교육을 통해 계층이 재생산됩니다.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점에서한국과 다르죠.” 공교육비 지원에 인색한 현실도 꼬집었다.“제 아이들은 중·고등학교 때는 신학기마다 학용품비로 30만원을,대학 때는 매년 250만원을 받았습니다.” 프랑스에서 진보와 보수는이 학용품비를 가정형편에 따라 차등 지급할 것이냐 아니냐를 놓고 싸운다.한국과는 차원이 다른 셈이다. 프랑스에서는 인문계,자연계 할 것 없이 수학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라틴어,철학 등의 성적은 부모와 집안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수학은 개인의 능력이 성적을 좌우하기 때문이다.단 2%에 불과하지만 엘리트 코스인 그랑제꼴의 입학시험에서도 수학의 비중이 가장 크다. 그는 마지막으로 아들의 고3 성적표를 보여줬다.경제사회반임에도 수학 과목이가장 위에 있었고 철학,역사,사회경제등의 순이었다.본인의 점수,최고점,평균점,최하점과 과목마다 교사의 의견이 적혀 있었다.석차는 없었다. “수학을 통해 소수의 엘리트를 거르지만 철학을 통해 비판적 안목을 키워 균형있는 인재를 키우게 되는거죠.” 학창시절 공부를 잘해 ‘얼결에’ 서울대에 들어갔다는 그는 여전히 엘리트에게 책임과 역사의식을 가르치지 않는 한국의 교육 현실을 아쉬워했다. 김소연기자
  • [2002관광 월드컵 현장을 가다] 이탈리아(상)

    12일 월드컵축구대회 개최 D-200일을 맞아 ‘2002관광월드컵현장을 가다’시리즈의 무대가 해외로 옮겨진다.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이 시리즈는 지금까지 국내 월드컵 개최지 10곳을 둘러보았으나,앞으로는 월드컵을 치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스페인미국 등과 공동개최국인 일본의 관광활성화 방안 등을 점검하게된다. [로마 전경하특파원] 이탈리아에서 열린 1990년 월드컵은 이탈리아 관광산업에 값진 교훈을 안겨주었다.완벽한 준비를 하지않고는 기회가 제아무리 좋더라도 무용지물이라는 점이다. 월드컵 개최 이전 관광국가 이탈리아를 찾는 관광객 수는 해마다 줄었다.따라서 이탈리아는 월드컵 유치에 힘을 쏟았고 월드컵 중 500여만명이 찾아와 돈을 쓰고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그러나 관광객은 예상의 절반에도 못미쳤다.경기가 열린 이탈리아 12개 도시의 호텔은 예약손님의 40%만이 찾아왔고 나머지는 예약을 취소했다.큰 사고는 없었지만 훌리건에 대해서도 효과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탈리아 월드컵이 성공을거둔 부분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예술행사였다.세계 3대 테너인 루치아노 파바로티,플라시도 도밍고,호세 카레라스가 처음으로 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행사를기획,환상의 무대를 마련했다.3명 모두 열렬한 축구팬이고 이탈리아가 ‘가곡의 왕국’임을 활용한 기획이었다.당시의 성공과호평으로 이후 3명은 종종 한 무대에 섰다. 이탈리아 관광업계는 월드컵이 끝난 뒤 많은 반성을 했다.쾌적한 숙박시설을 늘려갔고 다양한 문화예술행사를 기획했다.유명관광지마다 관광경찰을 배치해 ‘관광객을 노리는 도둑이 많다’는 이미지를 바꿔나갔다.이탈리아는 이같은 노력 덕분으로 ‘조상들이 남겨준 유산으로 먹고 산다’는 비아냥에서 벗어나,새로운 관광국가의 면모를 갖췄다. 사실 이탈리아는 관광객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갖고 있다.로마시대의 화려한 각종 유물은 유럽문화의 진수라고 할 수있다.박물관만 100여곳이 넘는다.따라서 관광객들은 유럽여행을 할 때 제일 나중에 로마를 본다.로마를 보고나면 파리나 런던등을 둘러볼 때 감흥이 그다지 깊지 않기 때문이다. 로마에는 고대와 중세,그리고 현재가 함께 있다.옛 골목길 곳곳마다 멋진 유적지가 들어서 있어 다리품을 팔아야만 제대로볼 수 있다.주요 관광지를 알아본다. ◆바티칸 박물관=14세기 프랑스 아비뇽에 유폐됐던 교황이 간신히 로마로 되돌아와 거주하던 곳이다.내부 박물관·미술관 등이 20여개에 달하고 고전 양식과 르네상스 양식의 뛰어난 예술품이 모여 있다.이중 라파엘의 방,시스티네 예배당,이집트 박물관 등이 유명하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모습이 보이는 ‘아테네 학당’,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등 사진으로만 접하던 명화를 직접 볼수 있다.이밖에 1세기의 대리석 작품인 ‘라오쿤’에서부터 ‘벨베데레의 아폴로’ 등 수많은 조각품을 살펴볼 수 있다. ◆성 베드로성당=성 베드로 무덤 자리에 2세기에 처음으로 사원이 세워졌다.증축한 건물이 15세기 경 무너졌고 1506년부터 100년이 넘는 공사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세계 각지에서 순례자들이 모여든다.미켈란젤로가 설계한 높이 132.5m의 성당 돔,역시 그의 작품으로성모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를 조각한 ‘피에타’ 등이 있다. ◆트레비 분수=샘에 동전을 던지면 다시 로마를 찾아올 수 있다는 전설을 가진 곳.‘과연 이 길이 맞나’ 싶을 정도의 좁은 돌길을 따라가다 보면 트레비 광장을 꽉 채우는 조각품을 만날 수 있다.1762년에 완공된 조각으로 로마의 역사에 비하면 최근 작품에 속한다. ◆판테온 신전=로마의 모든 신에게 바치려고 기원전 25∼27년에 건축이 시작됐고 100년쯤 뒤 아드리아누스 황제가 재건축했다. 이교도에 대한 신전이 기독교 시대를 거쳐 원형 그대로 남아있는 점이 특징이다.내부의 둥근 천장 꼭대기에 직경 9m의 천정창이 있고 이곳을 통해 쏟아지는 빛이 장엄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로마 시대의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콜로세움=기원 80년에 완성된 원형경기장.당시 수용인원 5만명으로 검투사 시합 등이 열렸다.관람객이 일시에 경기장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아치형 문을 80개나 만들었다.관객이 경기장 밖에서 좌석까지 오는 시간이 10여분에 불과했다고 전해진다.로마인의 실용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부활제 3일전인성 금요일 저녁에는 교황도 참석하는 그리스도 부활제가 이 곳을 중심으로 열린다. lark3@. ■로마시 문화국장 벤나티. 지난해 로마를 찾은 관광객은 모두 2,500여만명.1999년의 1,400여만명에 비해 1,000여만명 이상 늘어났다.새천년을 맞아 많은 성직자가 성지순례에 나섰고 로마시 당국이 편안한 관광환경조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데 따른 것이라고 로젤라 벤나티 로마시 문화담당국장은 설명했다. 이탈리아는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나폴리 등 주요 관광도시 4곳의 주변인 소도시로까지 관광코스를 확대 개발하려는 중이다. 이들 소도시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놓고 있다.여름에는 전통의상 야외축제,봄·가을에는 사순절,음악회 등 각종 문화예술행사를 열고 있다.주요 도시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무료 관람티켓을 줘 자연스럽게 이들 소도시로 방문을 유도한다. 벤나티 국장은 “중심축인 4개 도시에 들이는 정성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지만 이런 노력이 모여 더 많은 관광객이 이탈리아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런 노력들이 앞으로 계속되면 올해도 관광객수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벤나티 국장은 지난해 9월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고 한국에서그녀가 쓴 ‘이탈리안 그라피티’라는 요리책의 한글판이 출판되기도 했다.로마시 정부가 내년 월드컵 기간에 한국에서 고고학 전시회를 갖기로 결정한 데 따라 관련업무도 추진중이다. 그는 한국의 관광산업에 대해 “관광객들이 한국에 갈 때는 현대화된 모습보다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기대하죠”라고 지적하고 “머릿속에 각인될 수 있는 강한 한국적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예로 든 곳이 판문점.한국민에게는 슬프고 어두운 현실이지만 전 세계에 ‘유일한’ 관광상품이라는 밝은 면을 볼필요도 있다고 말했다.서울에 주로 몰리는 관광객을 다른 도시에서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경기장 설계 자바넬라. “훌리건 문제는 일단 발생하면 이미 대처가 늦었다고 할 수있습니다.그들이 운동장에 도착하기 전에 모든 정보를갖고 있어야 빠르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1990년 월드컵 개최 당시주요 경기와 폐막식이 열렸던 로마 올림피코 경기장의 건설담당 책임자인 지노 자바넬라는 과격축구팬인 훌리건에 대처하는 요령을 이렇게 밝혔다. 로마 외곽 북쪽에 위치,8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올림피코 경기장은 훌리건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도입했다. 경기가 열리는 동안 입장권이 없는 사람은 경기장 반경 2.5m 안으로 들어올 수 없다.원정 응원을 온 다른 도시의 축구팬들은로마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 카메라로 추적당한다.카메라 녹화는 경기장에서도 계속되며 이는 법정 증거능력을 갖는다. 경기가 끝나면 로마에 연고지를 둔 팀의 응원단이 먼저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원정나온 다른 도시 축구팀의 응원단은 나중에빠져나가야 한다.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한 조치다. 자바넬라는 올림피코 경기장의 설계에서도 안전한 경기운영이가장 먼저 고려됐다고 밝혔다. 선수들은 물론 지원요원들이 경기장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운동장에 나타날 때까지의 모든 동선을관람객들이 볼 수 없도록 만들었다.기자들의 동선도 마찬가지다. 또 관람석을 10개 구역으로 나눠 한 구획당 400명 가량의 안전요원을 배치했다.구역마다 편의시설은 물론 응급시설도 갖췄다.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관람객이 5분안에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출입구를 설치했다. 자바넬라는 “많은 대책이 있지만 가장 좋은 건 관객 스스로흥분하지 않고 자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경하기자
  • 철학적 사고, 나름대로 해답찾기

    일부 소장 철학자나 사회학자의 힘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철학은 여전히 일반인들이 딛고 있는 땅으로 내려오지 않는것 같다.재미있다 싶으면 내용이 없어보이고 내용이 알차다싶으면 딱딱하고.게다가 청소년의 눈으로 보자면 여전히 철학은 ‘난해한 공중’에 떠돌고 있다. 헤겔을 전공한 철학박사 양운덕씨가 기획한 ‘피노키오의철학’시리즈는 이런 틈새를 메우려는 노력이다.최근 그의첫 작업이 ‘피노키오는 사람인가,인형인가?’‘아킬레스는왜 거북을 이길 수 없을까?’라는 재미있는 제목으로 창작과비평사에서 나왔다.강의나 강좌활동으로 ‘철학 대중화’에앞장 선 경험을 살렸다. 이 책은 “칸트에 따르면…”“플라톤의 이데아란…”이라는 일반 철학책의 도식을 거부한다.그저 동화나 일상에 널린 소재를 골라 ‘철학 마을’을 돌아다닌다. 어린시절 누구나 한번쯤 만났을 피노키오를 주인공 삼아 다양한 철학문제를 던진다.거짓말도 하고 말썽도 피우면서 ‘나무 몸’의 피노키오가 나름대로 사고하고 경험하는 과정에 빗대어 철학적으로 사고하는방법을 넌즈시 보여준다. 혹은 철수·예진 등 학생이 선생과 대화하는 장면을 통해‘철학적 사유 구조’를 유도하기도 한다.이들의 대화와 철학여행을 동참하다보면 보면 구경꾼에서 주인공으로 바뀌어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지은이는 ‘이게 정답이다’라고 말하지 않는다.‘어린 왕자’에 나오는 보아 뱀 그림을 둘러싼 학생과 선생의 대화에는 지은이의 의도가 잘 녹아있다.‘보아 뱀’을 보여주고 ‘이게 뭐냐’고 질문하니 대개 ‘꼬끼리를 삼킨 보아 뱀’이라고 쉽게 대답한다.생텍쥐베리가 깼던 고정관념을 정답처럼 외우고 있어 또 다른 고정관념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이것이 지은이가 철학여행을 통해 깨트리고 싶은 것이다. 철학은 어느 사상가가 철학자의 이론을 줄치고 외우는 게아니라 “왜 그렇게” 혹은 “나라면 어떻게”라고 자기 나름대로 해답을 찾는 과정이라는게 지은이의 주장이다. 저자의 ‘철학 강좌’는 세르카 베리타스로 나오는 데카르트와 피노키오의 대화로,완벽한 삼각형을 그리는 사람을 찾는 광고 이야기에서의 플라톤을 넘나든다. 김상환 서울대 철학과교수는 “저자의 창작적 재능과 교육경험,철학사에 대한 깊은 이해가 어우러진 독창적 저작”이라며 “국내 철학입문서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고 평했다. 지은이의 ‘문제제기식 철학 답사’는 ‘비트겐슈타인은 왜 말놀이판에 나섰을까?’와 ‘라쁠라스의 악마는 무엇을몰랐을까?’로 계속된다.각권 7,5,00원. 저자는 “재미와 알찬 내용의 관점을 유지하면서 ‘현대철학’과 ‘어린이용’입문서도 펴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종수기자 vi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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