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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 36회·꿈 31회 언급… 올해도 감동없는 졸업축사

    미래 36회·꿈 31회 언급… 올해도 감동없는 졸업축사

    “미래는 여러분의 몫” 상투적 표현 반복… 총장들 직원이 쓴 추상적인 글 읽기만 윤제균 영화감독 등 외빈 축사는 눈길… 美 총장·명사들의 ‘감동 연설’과 대조 대학 졸업식은 사회로 첫발을 내딛는 출발점이다. 학교를 떠나는 제자들에게 우리나라 대학 총장들은 어떤 말을 가장 많이 해줄까. 26일 서울신문이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가나다 순) 등 주요 대학 10곳의 올해 졸업식 총장 축사를 분석한 결과 ‘미래를 개척’, ‘미래를 지향’, ‘미래를 향해 도약’ 등 ‘미래’라는 단어가 36회로 가장 많이 쓰였다. ‘꿈’(31회), ‘노력’(24회), ‘도전’(19회), ‘성공’(16회), ‘목표’(13회), ‘최선’(9회)이 그 뒤를 이었다. 이 단어들은 ‘명확한 꿈과 목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더 노력’,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도전’ 등의 표현에 활용됐다. 상당수 축사가 “사랑하는 졸업생 여러분”으로 시작해 “미래는 여러분의 몫이다”로 끝났다. 이렇다 보니 총장 축사들이 너무 단조롭고 획일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사립대 교수는 “상당수 총장들이 직원이 써 준 축사를 그대로 읽는다”며 “자신의 경험과 정성이 빠져 있는데 어떻게 감동을 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교수는 “‘취업이 어렵지만 도전하라’는 말을 빼고는 다른 이야기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도 대학마다 축사들이 비슷하게 나오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총장 축사에 비해 외빈들의 축사는 좀더 눈길을 끈다. 건축설계회사 팀하스의 하형록(59) 회장은 26일 서울대 졸업식에서 심장 이식수술을 2차례나 받았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나보다 급한 여성에게 심장을 양보했더니 두 번만 심장이식을 받을 수 있는 법적 제한의 예외규정을 적용받아 앞으로 한 번 더 이식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자신을 희생하고 양보하는 삶에 성공이 따른다”고 말했다. 영화감독 윤제균(47)씨는 지난 25일 고려대 졸업식에서 1000자의 짧지만 의미 있는 연설로 화제가 됐다. 그는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아는 ‘주제파악’이 필요하다”며 “언젠가 기회는 반드시 온다”고 졸업생을 격려했다.이에 비해 미국 대학의 총장 축사는 좀더 다채롭고 독특한 편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예일대 피터 살로베이 총장은 지난해 졸업식에서 “여러분 삶의 목표는 간단하다. 세계를 발전시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 드류 길핀 파우스트 총장은 “개인만을 위하는 ‘셀카 시대’를 살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린스턴대 크리스토퍼 아이스그루버 총장은 이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앨런 튜링의 삶을 소개하며 “고난에도 굴하지 않는 것이 프린스턴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2016 美 대선 첫 선택] 최연소·히스패닉 첫 州 법무차관 ‘승승장구’

    극우 ‘티파티’ 지원 업은 보수 아이콘 캐나다 출생… 대통령 자격 논란 우려 “테드 크루즈는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중 가장 일관된 보수주의자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릭 페리 전 텍사스 주지사는 크루즈 지지를 공식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때 민주당적을 갖고 있었고 낙태, 동성결혼, 존엄사 문제에 대해 오락가락 태도를 보인 도널드 트럼프에 비해 크루즈는 한결같이 공화당 내 보수파의 가치를 대변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크루즈는 쿠바인 이민자 아버지와 백인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1970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에서 태어났다.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그는 히스패닉 최초 연방대법원장 보좌관, 최연소 및 히스패닉 최초 텍사스주 법무차관 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했다. 크루즈는 2012년 당내 극우 세력인 티파티의 지원을 받아 텍사스주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중앙 정계에 발을 들여놨다. 2013년 상원에서 21시간 19분 동안 오바마케어 반대 연설을 하고, 이민자 출신임에도 이민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보수의 아이콘’으로 각인됐다. 하지만 캐나다에서 태어난 크루즈는 미국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법적 논란이 그의 발목을 잡을 소지가 있다. 또 강경한 보수 성향으로 인해 당내 주류 세력이 온건한 마코 루비오를 선호하는 것도 그가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인공 지능의 대부’ 마빈 민스키 별세

    ‘인공 지능의 대부’ 마빈 민스키 별세

    ‘인공 지능’이라는 개념을 만들고 발전시킨 마빈 민스키 교수가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에서 뇌출혈로 별세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88세. 1927년 8월 뉴욕에서 태어난 고인은 프린스턴대에서 수학박사 학위를 받은 이후 ‘지능’에 천착해 왔다. 1958년 매사추세츠공대(MIT)로 옮긴 고인은 이듬해 프린스턴에서 알고 지내던 존 매카시 교수와 합심해 ‘인공 지능 프로젝트’를 발족한다. 이때 인공 지능이라는 단어가 탄생했다. 이 프로젝트는 이후 지금의 ‘인공지능연구소’(AI Lab)로 이름이 바꿨다. 고인은 촉각 센서가 달린 기계 손과 시각 감지장치를 발명해 로봇공학 발전에도 족적을 남겼다. 1951년 최초의 무작위 연결 신경망 학습기기인 ‘SNARC’를 만드는 인공 지능뿐만 아니라 현대 컴퓨터와 과학 분야에서 다양한 업적을 남겼다. 1970년 컴퓨터과학계 최고의 상인 튜링 어워드를 받았다.
  • 합성 미생물로 에탄올·디젤… 뜨거운 지구 식힌다

    합성 미생물로 에탄올·디젤… 뜨거운 지구 식힌다

    지난해 12월 세계 195개국 지도자들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 참석해 머리를 맞댔다. 논의 주제는 ‘지구 온난화를 어떻게 멈출 것인가’였다. 이를 통해 금세기 말까지 지구 평균온도의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로 제한하는 목표가 설정됐고, 이는 최종 합의문에 담겼다.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 줄여야 산다 전문가들은 급격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산업현장이나 일상생활에서 발생한 온난화 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생성된 만큼 줄이는 ‘탄소 중립성’에 도달하는 게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탄소 중립성을 위해 필요한 것은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 정도를 줄이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연료 연구개발이 최근 들어 다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캐나다 컨커디어대 무스쿠마란 파키리사미 교수팀은 “청색조류(남조류)의 광합성과 호흡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전자를 포집해 전기 에너지를 얻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해 말 발표했다. 연구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좀더 기술을 발전시키면 휴대용 스마트기기와 컴퓨터 등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립대 생물시스템공학과 빈 양 교수팀은 옥수수 줄기의 ‘리그닌’ 성분을 비행기 제트연료로 쓸 수 있는 탄화수소로 전환하는 촉매공정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리그닌은 침엽수나 활엽수의 목질부를 구성하는 지용성 페놀 고분자로,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한 재생 가능 탄소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일본의 한 바이오 벤처 기업은 ‘연두벌레’라고 불리는 0.05㎜ 크기의 원생동물 유글레나를 이용해 항공기 연료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미세조류의 일종인 유글레나는 체내 엽록소로 광합성을 하기도 하지만, 입이나 수축포를 자유롭게 움직이는 동물적 특성도 가진 중간적 성격을 가진 생물체다.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유글레나는 불용성 탄수화물인 ‘파라밀럼’을 분해해 ‘왁스 에스테르’라는 제트 연료성분과 비슷한 기름을 만들어 낸다. 업체는 이를 정제해 항공기에 쓰겠다는 것이다. 바이오 연료는 이미 일상생활에서 조금씩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바이오 디젤을 이용한 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시범 운영하는 수준을 넘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현재 쓰는 화석 연료와 구성비율이나 성분이 동일해야 한다. 인류가 가장 많이 쓰고 있는 화석연료는 ‘가솔린’, ‘디젤’, ‘제트연료’ 등 3가지다. 각각의 연료는 원유를 분리·정제해 나온 물질들을 섞어 만든 탄화수소혼합물로 내연기관의 성질에 따라 혼합 비율을 조절해 쓰고 있다. 예를 들어 가솔린은 노킹 현상을 억제하는 ‘이소옥탄’의 함유량을 높이고, 디젤은 착화성이 좋은 ‘세탄’의 함유량을 높이는 방식이다. 생물자원을 가공해 만든 바이오 에탄올은 부식이 잘 되고 물을 흡수하는 성질이 커서 바로 내연기관에 사용하기 어렵다. 기존 프레임이나 엔진을 교체하지 않고도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는 한편 현재 같은 가솔린이나 디젤과 동일한 성분의 탄화수소를 갖고 있어야 한다. ●非식용자원으로 바이오 연료 개발 시급 또 비(非)식용자원으로 만들 수 있는 바이오 연료 개발도 중요하다. 바이오 연료라고 하면 옥수수나 사탕수수로 만든 ‘바이오 에탄올’과 대두나 유채로 만든 ‘바이오 디젤’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들을 이용한 바이오 연료 생산이 식량자원 낭비와 국제 곡물가격 폭등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폐목재나 해조류 등을 이용해 화석연료와 동일한 성분의 탄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바이오 연료가 갖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이다. 새로운 기능을 가진 생명체를 만들기 위해 기존 생명체의 서로 다른 기능을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학문으로 생물학·분자생물학 등 생명과학과 전기·전자·컴퓨터공학 등 기술과학을 결합한 분야다. 미국 MIT, 버클리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프린스턴대 등 미국의 대학을 중심으로 연구가 시작돼 우리나라와 유럽, 일본 등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생화학 반응 최적화하는 합성생물학 합성생물학에서 주목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생물자원에서 바이오 연료나 의약품을 생산하는 ‘바이오 리파이너’이다. 실제로 미국의 LS9, 아미리스 등 바이오 연료 생산업체들은 합성 미생물을 이용해 에탄올, 디젤, 항공유 등을 시험 생산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목질계 셀룰로오스나 해조류를 이용하는 차세대 바이오 연료시장에서 생화학 반응을 최적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합성생물학은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관계자는 “바이오 연료의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원료가 되는 생물자원의 성장속도와 기름 함량, 추출의 용이성 등 여러 부분에서 최적화가 필요하다”며 “합성생물학은 바이오 연료의 생산 효율을 높이는데 획기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경희대 11~14일 인문사회포럼

    경희대 미래문명원은 11일부터 4일간 서울 동대문구 서울캠퍼스 네오르네상스관에서 ‘경희 인문사회포럼’을 개최한다. ‘자유주의 이후’를 주제로 종교 근본주의와 국제 테러리즘, 환경 위기, 기후 변화 등에 대해 램 크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존 아이켄베리 미국 프린스턴대 석좌교수, 이택광 경희대 교수가 강연을 한다. 14일 오후 7시에는 ‘포스트 자유주의 시대, 우리 삶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주제로 대담이 진행된다.
  • “’인기짱’ 학생 나서면 왕따 문제 줄일 수 있다” (美 연구)

    “’인기짱’ 학생 나서면 왕따 문제 줄일 수 있다” (美 연구)

    '영향력 있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나서면 학교 내 ‘왕따’와 폭력 문제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린스턴대학교, 우드로 윌슨 공공국제정책대학원 공동 연구팀은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논문을 싣고, 미국 뉴저지 지역 56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2012~2013년에 걸쳐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뉴저지 주 교육당국의 협조 아래 자발적으로 프로그램 도입을 원하는 학교들에 한하여 ‘뿌리’(Roots)라는 이름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연구팀이 뿌리 프로젝트에서 가장 공을 기울인 부분은 다수 학생들의 가치관 및 인식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뿌리’와 같은 학생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 연구팀은 학생들 사이에 형성된 실제적 인간관계를 반영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연구팀은 실험대상 학교 학생 2만 4191명에게 ‘온·오프라인에서 함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 10명’을 꼽아 줄 것을 요청함으로써 학생들 사이에 형성된 사회적 관계망을 파악, 가장 영향력이 큰 학생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엘리자베스 팰럭 교수는 “보통 어른들이 직접 ‘지도자 학생’을 뽑을 때는 자체적 판단에 따라 ‘착한 학생’을 고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는 학생들 사이의 실제적 사회관계망을 이용함으로써 진짜 영향력 있는 학생들을 골라내는데 성공했다”며 “이렇게 뽑힌 이들 중에는 학생 간 갈등의 핵심이 되는 인물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선정된 학생들을 포함, 학교별로 약 22~30여 명의 학생들을 주기적으로 초청해 이들에게 학생들 간 다툼을 조정하는 방법을 교육했다. 교육 참여는 강요되지 않았지만 과반수의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이후 연구팀은 이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고안한 방식에 따라 교내에 ‘학생 간 폭력 반대 메시지’를 자유롭게 전파하도록 함으로써, 이들이 다른 사람의 생각이 아닌 자기 고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학생들은 프로젝트 기간 동안 스스로 SNS 캠페인을 전개하거나 학생 간 갈등 조절에 힘쓴 학생들에게 기념 팔찌를 선물하는 등 다양한 운동을 펼쳤다. 그 결과 프로젝트 참여 학교들의 폭력사건 발생 확률이 불참 학교들에 비해 30% 낮아지는 성과가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프로젝트가 학교폭력 방지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교 내 갈등 감소를 위해서는 학생들을 체벌하는 대신, 영향력 있는 학생들을 찾아내 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메시지를 전파하게 하면 된다”며 “왜냐하면 이들의 행동은 학생들 사이에서 ‘무엇이 정상적며 매력적인 행동인가’를 규정하는 잣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인기짱 학생’ 특명, 왕따 친구를 구하라!(연구)

    ‘인기짱 학생’ 특명, 왕따 친구를 구하라!(연구)

    '영향력 있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나서면 학교 내 ‘왕따’와 폭력 문제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린스턴대학교, 우드로 윌슨 공공국제정책대학원 공동 연구팀은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논문을 싣고, 미국 뉴저지 지역 56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2012~2013년에 걸쳐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뉴저지 주 교육당국의 협조 아래 자발적으로 프로그램 도입을 원하는 학교들에 한하여 ‘뿌리’(Roots)라는 이름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연구팀이 뿌리 프로젝트에서 가장 공을 기울인 부분은 다수 학생들의 가치관 및 인식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뿌리’와 같은 학생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 연구팀은 학생들 사이에 형성된 실제적 인간관계를 반영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연구팀은 실험대상 학교 학생 2만 4191명에게 ‘온·오프라인에서 함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 10명’을 꼽아 줄 것을 요청함으로써 학생들 사이에 형성된 사회적 관계망을 파악, 가장 영향력이 큰 학생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엘리자베스 팰럭 교수는 “보통 어른들이 직접 ‘지도자 학생’을 뽑을 때는 자체적 판단에 따라 ‘착한 학생’을 고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는 학생들 사이의 실제적 사회관계망을 이용함으로써 진짜 영향력 있는 학생들을 골라내는데 성공했다”며 “이렇게 뽑힌 이들 중에는 학생 간 갈등의 핵심이 되는 인물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선정된 학생들을 포함, 학교별로 약 22~30여 명의 학생들을 주기적으로 초청해 이들에게 학생들 간 다툼을 조정하는 방법을 교육했다. 교육 참여는 강요되지 않았지만 과반수의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이후 연구팀은 이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고안한 방식에 따라 교내에 ‘학생 간 폭력 반대 메시지’를 자유롭게 전파하도록 함으로써, 이들이 다른 사람의 생각이 아닌 자기 고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학생들은 프로젝트 기간 동안 스스로 SNS 캠페인을 전개하거나 학생 간 갈등 조절에 힘쓴 학생들에게 기념 팔찌를 선물하는 등 다양한 운동을 펼쳤다. 그 결과 프로젝트 참여 학교들의 폭력사건 발생 확률이 불참 학교들에 비해 30% 낮아지는 성과가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프로젝트가 학교폭력 방지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교 내 갈등 감소를 위해서는 학생들을 체벌하는 대신, 영향력 있는 학생들을 찾아내 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메시지를 전파하게 하면 된다”며 “왜냐하면 이들의 행동은 학생들 사이에서 ‘무엇이 정상적며 매력적인 행동인가’를 규정하는 잣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포브스가 꼽은 ‘30세 이하 지도자’ 티모시 황

    포브스가 꼽은 ‘30세 이하 지도자’ 티모시 황

    티모시 황(23) 등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청년들이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4일(현지시간) 발표한 ‘2016년 30세 이하 지도자’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포브스는 2012년부터 매년 예술과 금융, 소비자기술,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교육, 게임, 법률·정책, 과학, 요리 등 20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600명을 골라 명단을 발표해 왔다. 세계를 바꿔 나갈 것으로 주목받은 젊은이들의 이름 속에는 한인이 10명가량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2008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선후보 캠프에서 진행 요원으로 일한 티모시 황은 법률·정책 분야 명단에 들어갔다. 미시간주 출신으로 프린스턴대 3학년 때 친구 2명과 데이터 분석 회사인 ‘피스칼노트’를 만들어 직원 100명이 넘는 회사로 성장시켰다. 정치적 성향이 강해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 학교위원회 위원으로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교육 부문에선 학부모와 교사 간 소통 역할을 하는 ‘토킹포인트’란 애플리케이션을 만든 임희재(29)가 포함됐으며 헬스케어 부문에서는 에릭 김(한국명 김상혁·28), 요리 부문에서는 홍득기(26)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이 중 하버드대 보건대학 연구원인 에릭 김은 ‘삶의 목적을 갖는 것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연구를 증명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명문 요리학교인 CIA 출신인 홍씨는 뉴욕 맨해튼 한인타운에 자리한 한식당 ‘백정’의 총주방장으로, 이 음식점을 지역 명물로 키웠다고 포브스는 소개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예견된 北 수소폭탄, 손 놓고 있었던 정부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예견된 北 수소폭탄, 손 놓고 있었던 정부

    북한이 새해 벽두를 기습적인 핵실험으로 장식하면서 남북 관계가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은 6일 오전 10시 30분경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기습적인 핵실험을 강행하고 당일 정오에 조선중앙TV 특별 중대발표를 통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급작스런 ‘수소탄 실험 성공’ 소식에 정부 당국은 패닉에 빠졌다.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등 유관기관은 핵실험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고,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한다는 미국조차도 불과 수 시간 전에야 감청을 통해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확인을 위해 급하게 정찰기를 띄웠지만 결국 사전 첩보 입수와 경보에는 실패했다. 북한의 핵실험 사실을 가장 빠르게 파악한 곳은 안보 관련 기관이 아닌 ‘기상청’이었다. 정부는 핵실험 직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예상치 못했던 북한의 기습적인 ‘수소탄 실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가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을 정말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을까? 北, 핵탄두 보유는 90년대에 달성 북한이 이번에 ‘완전 성공’했다고 발표한 실험은 수소탄, 즉 일반적으로 수소폭탄(Hydrogen bomb)으로 불리는 폭탄이다. 보통 원자폭탄으로 불리는 핵무기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핵분열을 통해 파괴력을 얻는 것과 대조적으로 수소폭탄은 핵분열-핵융합 다단계 과정을 통해 파괴력을 얻기 때문에 원자폭탄과 비교할 수 없는 가공할만한 폭발력을 갖는다. 핵분열 방식의 원자폭탄이 작게는 1kt(TNT 1000톤) 안팎의 위력부터 크게는 100~200kt(TNT 10만~20만톤) 정도의 폭발력을 발휘하는 것과 달리 핵융합 방식의 수소폭탄은 작게는 200~300kt 수준의 위력부터 크게는 50Mt, 즉 TNT로 환산하면 5000만 톤에 달하는 위력을 갖는다. TNT 5000만 톤이면 미국이 6.25 전쟁 당시 3년여 간 한반도 전역에 퍼부었던 폭탄의 83배에 달하는 폭탄이 동시에 터지는 위력이다. 이처럼 강력한 위력 때문에 강대국들은 경쟁적으로 수소폭탄을 개발했다. 현재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이른바 ‘핵클럽’ 국가들은 모두 수소폭탄 개발에 일찌감치 성공해 실전에 배치했고, 관련 기술의 확산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그러나 만들지 말라고 해서 말을 들을 북한이 아니다. 북한은 1950년대 핵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시작하고, 1970년대 중반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을 위한 전문가와 기술자들을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의 핵개발은 플루토늄(Pu-239)과 고농축우라늄(HEU : High-Enriched Uranium)을 이용한 핵분열 무기, 즉 원자폭탄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북한은 핵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20여 년 만에 플루토늄을 이용한 내폭형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고,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우리나라와 미국을 기만한 뒤 곧바로 파키스탄과 접촉해 우라늄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라 불리는 압둘 아디르 칸(Abdul Qadeer Khan) 박사는 이른바 ‘칸 네트워크’를 통해 파키스탄이 1982년 중국으로부터 넘겨받은 우라늄 핵탄두인 CHIC-4의 설계도와 관련 부품을 각국에 팔았고, 이 설계도는 지난 2003년 리비아 핵 사찰 당시 발견된 바 있었다. 북한도 이 설계도와 관련 부품 확보를 시도했는데, 이러한 사실은 얼마 전 사망한 전병호 前 노동당 군수담당비서가 1998년 칸 박사에게 보낸 편지와 칸 박사의 증언에서 드러난다. 플루토늄 핵무기 개발에 이어 칸 박사의 도움으로 손쉽게 우라늄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북한의 다음 수순은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궁극의 핵무기, 바로 수소폭탄 개발이었다. 수소폭탄은 그 자체로도 가공할 위력을 발휘하지만, 이 기술을 응용할 경우 증폭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s)을 개발해 핵분열 무기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반드시 개발해야 할 기술이었다. 문제는 북한이 핵융합 무기 개발을 위한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한 것이 10년이 훨씬 넘었고,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 6년 전이지만, 관계 당국은 “그럴 리 없다”며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 심지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기까지 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소폭탄 개발 징후는 6년 전 이미 포착 북한이 수소폭탄 개발에 나섰으며, 멀지 않은 장래에 실제로 수소폭탄 실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국내외 전문가들이 오래 전부터 제기해 왔다. 오랫동안 북핵 문제를 연구해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태우 前 통일연구원장이 2012년 처음 이 문제를 제기했고, 북한에서 핵 시설을 직접 둘러보고 온 세계적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헤커(Siegfried S. Hecker) 박사 역시 2013년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은 이미 2010년에 북한 스스로 대내외에 대대적으로 선전한 바 있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5월 12일자 노동신문에서 ‘방안온도에서 핵융합 반응을 실현시키는데 성공’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사실 북한이 발표한 ‘방안온도에서의 핵융합 반응’ 즉, 상온핵융합은 미국조차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2005년에서야 성공한 기술이다. 관련 기술 개발에 뒤늦게 뛰어든 북한이 그 많은 핵물리학 선진국을 제치고 2010년에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핵융합과 관련된 모종의 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두 가지 결정적인 증거가 과학계로부터 쏟아지고 있다. 우선, 방사성 원소인 제논(Xenon)이 포집됐다. 북한이 핵융합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2010년 5월 12일에서 불과 이틀 뒤인 5월 14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운영하는 강원도 고성군 소재 거진측정소에서 측정소 설치 이후 사상 최대치의 방사성 원소를 발견한 것이다. 2010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선동(서울 도봉을) 의원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자료를 근거로 “거진측정소의 핵종탐지장비가 제논-135를 2007년 측정소 설치 이후 최대치인 10.01mBq/㎥을 탐지했고, 제논-133 역시 2.45mBq/㎥를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사성 원소는 거진관측소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일본에서도 탐지됐는데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 Comprehensive Nuclear-Test-Ban Treaty Organization) 역시 이 같은 사실을 보고 받은 것이 스웨덴 국방연구소 대기과학자 라스 에릭 데예르(Lars-Erik De Geer) 박사가 세계적 군사과학저널인 과학과 세계안보(Science & Global Security)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확인됐다. 대기 중에서 이 같은 수치의 제논 원소가 발견되려면 측정소 근처에 제논을 사용하는 방사성 의료기기를 운용하는 병원을 설치해 운영하거나 인접 국가에서 핵실험을 해야만 한다. 거진 측정소 인근에는 방사성 의료기기를 운용하는 병원이 없기 때문에 당시 인접 국가에서 모종의 핵실험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방사성 원소 검출 외에도 지진파도 감지됐다. 중국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은 2014년 11월 지구물리학 국제학술지인 지진학연구소식(Seismolog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한 논문에서 2010년 5월 12일 풍계리에서 소규모 핵폭발이 있었다고 보고했고, 미국 프린스턴대 마이클 쇼프너(Michael Schoeppner) 연구원과 독일 함부르크대 율리히 쿤(Ulrich Kühn) 연구원 역시 미국 핵과학자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에 게재한 논문에서 지진파 분석결과를 토대로 2010년 5월 소규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다. 즉, 북한은 2010년부터 자기 입으로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이를 응용한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들도 국내외 과학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시되어 왔었다. 그러나 북한의 발표와 과학계의 이러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정부당국은 “그럴 리 없다”는 반응을 일관되게 취해왔다. 안보에서의 ‘아전인수’는 곤란 정부가 북한의 핵 능력을 지속적으로 평가절하하면서 쉬쉬하는 이유는 시쳇말로 ‘아전인수(我田引水)’ 한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현 정부 들어 계속된 대북정책의 성격을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다. 상황을 입맛대로 해석하고, 입맛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 DMZ 지뢰 도발 사건으로 긴장 국면이 조성되었을 때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북한의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와의 협상에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청와대에 돌아와서는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았다”고 발표했다가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유감의 뜻도 구분 못하는 남조선 당국은 조선말 공부부터 다시 하라”는 모욕적인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다. 물론 황병서와 김양건은 협상에서 승리하고 돌아와 김정은으로부터 공화국 영웅칭호를 받았다. 이 같은 정책 실패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 편할 대로 해석한 결과였다. 북한 핵문제도 마찬가지다. 남한이 대북 강경 정책을 펴든 햇볕정책을 펴든 북한의 국가정책은 핵무기 개발과 실전배치라는 일관된 것이었고 지난 40여 년간 단 한 순간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북한 정권의 핵은 체제 유지를 위한 필요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보·보수 그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역대 대통령들은 북한 핵무기 보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경우 정치·경제적으로 몰아칠 후폭풍을 감당하지 않으려 했고 “그럴 리 없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폭탄 돌리기를 계속 해왔다. 소련 붕괴 이후 공개된 구소련 KGB 문서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사실을 언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미국의 영변 폭격을 가로 막았고,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북한이 파키스탄의 칸 박사와 접촉해 우라늄 핵무기 관련 기술을 거래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던 그 시기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은 핵을 만들 의지도 능력도 없다‘며 북한에 핵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도 있는 달러 지원을 계속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북한의 1차 핵실험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 공론화되었음에도 ”북한 핵실험 징후나 단서를 갖고 있지 않다“며 북한의 핵개발 지속 사실을 애써 외면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연속된 핵실험을 지켜보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배치할 단계는 아니며, 실전배치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 중동에서 리비아, 이집트, 시리아, 이란 등 여러 국가가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지만 일찌감치 좌절된 것은 이들 국가가 핵무기를 가졌을 경우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 당사국인 이스라엘이 외교적 압박과 공습, 심지어 테러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방해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북핵 위협의 직접 당사국인 대한민국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공습이나 전방위적인 제재와 압박을 주도하기는커녕 핵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도 있는 현금을 지원하거나 국제 제재를 반대하고 북핵 위협을 외면하는 등 북한의 핵개발을 오히려 돕고 있는 정책 오류를 이어가고 있다. 역대 모든 정권이 북한의 핵개발을 돕거나 방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골치 아프기 때문이다. 어느 한 국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외교·경제적 제재와 더불어 군사적 압박이라는 카드를 함께 쓰는 투-트랙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국가의 사례를 통해 입증되었다. 그러나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하자니 진보 성향의 야당이 반발하고 있고, 군사적 압박을 취하자니 그러한 능력을 갖추는데 막대한 국방예산 추가 투자가 부담되니 제재와 압박은 미지근한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군사적 압박은 아예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사국이 이런데 북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국가들이 북핵 제재에 관심을 갖고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실제로 UN 안보리에서 그동안 3차례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고 193개 회원국에게 이행 제재 실행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193개의 UN 회원국 가운데 보고서를 제출하는 나라는 전체 회원국의 19%인 35개국에 불과하며, 중국은 원유부터 식량, 군용차량, 심지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차량까지 북한에 제공하며 안보리 결의를 비웃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북한 스스로 개발한 것이지만, 그들의 핵 능력이 수소폭탄을 운운할 수준까지 고도화될 수 있도록 온실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은 대한민국 정부와 정치권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무책임한 폭탄 돌리기 덕분에 국민들은 이제 터지기 직전의 북핵이라는 폭탄을 손에 받아들게 되었다. 박근혜 정부는 과연 이 폭탄 돌리기를 끝낼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 finmil@nate.com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인기 학생’ 나서면 왕따·폭력 줄일 수 있다 (연구)

    ‘인기 학생’ 나서면 왕따·폭력 줄일 수 있다 (연구)

    '영향력 있는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나서면 학교 내 ‘왕따’와 폭력 문제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프린스턴대학교, 우드로 윌슨 공공국제정책대학원 공동 연구팀은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논문을 싣고, 미국 뉴저지 지역 56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2012~2013년에 걸쳐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뉴저지 주 교육당국의 협조 아래 자발적으로 프로그램 도입을 원하는 학교들에 한하여 ‘뿌리’(Roots)라는 이름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연구팀이 뿌리 프로젝트에서 가장 공을 기울인 부분은 다수 학생들의 가치관 및 인식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뿌리’와 같은 학생을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 연구팀은 학생들 사이에 형성된 실제적 인간관계를 반영하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연구팀은 실험대상 학교 학생 2만 4191명에게 ‘온·오프라인에서 함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 10명’을 꼽아 줄 것을 요청함으로써 학생들 사이에 형성된 사회적 관계망을 파악, 가장 영향력이 큰 학생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엘리자베스 팰럭 교수는 “보통 어른들이 직접 ‘지도자 학생’을 뽑을 때는 자체적 판단에 따라 ‘착한 학생’을 고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는 학생들 사이의 실제적 사회관계망을 이용함으로써 진짜 영향력 있는 학생들을 골라내는데 성공했다”며 “이렇게 뽑힌 이들 중에는 학생 간 갈등의 핵심이 되는 인물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선정된 학생들을 포함, 학교별로 약 22~30여 명의 학생들을 주기적으로 초청해 이들에게 학생들 간 다툼을 조정하는 방법을 교육했다. 교육 참여는 강요되지 않았지만 과반수의 학생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이후 연구팀은 이 학생들로 하여금 스스로 고안한 방식에 따라 교내에 ‘학생 간 폭력 반대 메시지’를 자유롭게 전파하도록 함으로써, 이들이 다른 사람의 생각이 아닌 자기 고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런 방침에 따라 학생들은 프로젝트 기간 동안 스스로 SNS 캠페인을 전개하거나 학생 간 갈등 조절에 힘쓴 학생들에게 기념 팔찌를 선물하는 등 다양한 운동을 펼쳤다. 그 결과 프로젝트 참여 학교들의 폭력사건 발생 확률이 불참 학교들에 비해 30% 낮아지는 성과가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프로젝트가 학교폭력 방지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교 내 갈등 감소를 위해서는 학생들을 체벌하는 대신, 영향력 있는 학생들을 찾아내 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메시지를 전파하게 하면 된다”며 “왜냐하면 이들의 행동은 학생들 사이에서 ‘무엇이 정상적며 매력적인 행동인가’를 규정하는 잣대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고든 정의 TECH+]핵융합 발전의 꿈 앞당길까? 차세대 스텔라레이터 핵융합로 테스트

    [고든 정의 TECH+]핵융합 발전의 꿈 앞당길까? 차세대 스텔라레이터 핵융합로 테스트

    핵융합 발전은 궁극의 에너지로 불린다.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인 수소를 이용해서 핵분열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위험한 핵폐기물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세기 중반 이후 과학자들이 깨달은 사실은 핵융합 반응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가 극도로 어렵다는 것이다. 핵융합 반응은 초고온 고압 환경에서만 가능한데, 현존하는 어떤 소재도 이런 고온을 버티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핵융합 연구의 중심은 뜨거운 플라스마 상태의 물질을 직접 물체에 접촉하지 않도록 자기장에 가두는 것이다. 대표적인 방식은 현재 가장 흔하게 시도되는 토카막(Tokamak) 방식이다. 도넛 모양의 원형 용기에 강력한 자기장을 만드는 토카막 방식은 플라스마 내로 전류가 흐르면서 다시 주변으로 자기장을 형성해 모양을 유지한다. 사실 자기장 방식 가운데는 1951년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라이만 스피처 (Lyman Spitzer)가 고안한 스텔라레이터(stellarator)라는 장치도 있다. 이 장치는 타원 모양의 자기 코일을 서로 조금씩 회전하면서 배치해 자기장의 강약에 따라서 스스로 압축되는 효과를 사용한다. 물론 토카막 방식이 자기장을 가두는 데 더 유리했기 때문에 1970년대 이후 핵융합 연구는 토카막 방식에 집중되었다. 그러나 토카막 방식에도 플라스마 내부로 흘려보내는 전류가 불안정해지면 핵융합 반응이 중단될 뿐 아니라 밖으로 갈수록 자기장의 세기가 약해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스텔라레이터는 꽈배기처럼 꼬인 자기장을 만드는 방식이 극도로 복잡하지만, 이 문제는 쉽게 극복할 수 있다. 따라서 2000년대 일본, 독일,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다시 진보된 기술력으로 다시 스텔라레이터에 도전했다. 이중 독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벤델슈타인 7X(Wendelstein 7-X·약칭 W7-X)은 10억6000만 유로 이상의 거금을 들여 2015년 완공되었다. 벤델슈타인 7-X는 높이 3.5m, 무게 6t짜리 초전도 자석 여러 개를 조금씩 회전하면서 도넛 모양으로 배치해 꽈배기 모양의 자기장을 만든다. 지름은 16m이지만 허용되는 오차 한계는 mm 단위 이하이기 때문에 극도로 정밀한 제작과정이 필요했다. 이런 장치가 실제로 만들어진 것은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정밀한 계산과 현대 기술의 정수를 담은 첨단 제조 기술이 이뤄낸 쾌거라고 할 수 있다. 2015년 12월 10일,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1mg의 헬륨을 이 장치에 넣어서 0.1초 만에 100만 켈빈(K)의 초고온으로 가열, 플라스마 상태로 만들어 자기장에 가뒀다. 막스 플랑크 플라스마 연구소의 수장인 한스-스테판 보쉬(Hans-Stephan Bosch) 박사는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소 플라스마를 이용한 테스트는 2016년부터인데 연구팀은 목표는 30분간 플라스마를 유지하는 것이다. 일단 핵융합 반응이 가능한 플라스마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그다음 목표가 가능하다. 벤델슈타인 7-X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 핵융합 연구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의외의 성과를 거두면 현재 건설 중인 국제 열핵융합 실험로(ITER)와 경쟁 관계에 놓이면서 핵융합 연구의 중심을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 물론 스텔라레이터가 핵융합 연구의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할 수 있을지는 2016년부터 시작될 테스트 결과에 달려있다. 따라서 앞으로 결과가 주목된다. 사진=사이언스/Max Planck Institute for Plasma Physics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사이언스 톡톡] 나는 ‘1㎜’ 예쁜꼬마선충…건강·장수 비밀 물어보세요

    [사이언스 톡톡] 나는 ‘1㎜’ 예쁜꼬마선충…건강·장수 비밀 물어보세요

    안녕? 나는 ‘예쁜꼬마선충’이야.이름이 귀엽기는 하지만 난 흙 속에서 박테리아를 잡아먹는 1㎜ 정도밖에 안 되는 지렁이처럼 생긴 선형동물이야. 우리는 다리나 날개는 물론이고 눈도 없어. 감각기관으로 주변 온도와 촉감, 냄새를 감지해 먹이를 찾고 친구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단순해 보이긴 하지만 959개의 세포로 이뤄져 있는, 갖출 것은 다 갖춘 다세포생물이야. 나는 주로 생물의 세포 성장과 분화, 형태 발생의 유전적 조절을 연구하는 ‘발생생물학’ 분야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어. 물론 발생생물학자들은 나뿐만 아니라 노랑초파리, 제브라피시, 생쥐 등도 실험에 쓰고 있어. 과학자들이 나를 선호하는 이유는 배양하기 쉽고 냉동 보관도 가능하면서 발생 단계가 비교적 단순하기 때문이야. 알에서 부화한 뒤 4단계의 탈피 과정을 거쳐 성충이 될 때까지 사흘밖에 안 걸리고 평균수명도 2~3주에 불과해. 수정란에서 성체에 이르기까지 세포 분열 양상이 동일하고 몸 전체가 투명해 세포분열이나 분화 과정을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거든. 200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미국 분자과학연구소 시드니 브레너 박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로버트 호비츠 교수, 영국 웰컴 트러스트 생어센터 존 에드워드 설스턴 경도 나를 실험에 사용해 생명체에서 세포가 분화되고 사멸되는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밝혀냈지. 얼마 전 기초과학연구원(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 남홍길 단장과 미국 프린스턴대 콜린 머피 박사 공동연구팀이 나를 이용해 건강 수명을 예측하는 방법을 개발해 유명한 과학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1월 20일자 온라인판에도 발표했대. 건강 수명은 단순히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를 나타내는 평균 수명과 달리 실제로 활동을 하며 건강하게 산 기간을 나타내는 지표야. 연구팀은 우리가 성충이 된 뒤 6일째부터 예외 없이 순간 최고운동 속도가 느려지는 것을 발견했어. 실제 그동안 노화의 지표로 쓰였던 평균이동속도나 머리쪽 움직임 횟수보다 순간 최고운동 속도가 노화나 수명과 더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밝혀낸 거지. 또 우리에게서 인슐린 수용체를 제거했더니 노화가 진행되더라도 활발히 움직이며 건강하게 산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지 뭐야. 이 인슐린 수용체는 우리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있대.최근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급격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년층의 건강한 삶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들었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 한다며? 어쨌든 이번 연구로 1㎜에 불과한 내가 나보다 몇 백배 큰 사람들의 건강한 삶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정말 기뻐.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약·술에 빠져… 백인 중년 사망률 증가

    2000년대 초부터 미국의 백인 중년 사망률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내 다른 인종의 사망률뿐 아니라 주요 선진국의 중년 사망률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와 반대 현상이다. 자살, 약물중독, 알코올(술) 의존이 주요 원인으로 떠올랐다. 미국 주류 중년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얘기다.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같은 대학에 있는 부인 앤 케이스 교수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를 분석해 이같이 결론 내렸다고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지난해 현재 인구 10만명당 45~54세 미국인의 사망 빈도를 인종별로 보면 백인은 415명, 흑인이 581명, 히스패닉이 262명이었다. 중년 백인의 사망률은 흑인 사망률보다 낮았지만 1999년부터의 추세를 보면 흑인과 히스패닉의 사망률은 감소세를 보이는 반면 백인 사망률 그래프만 위쪽으로 향했다. 백인 중에서도 고졸 이하 학력을 가진 그룹의 사망률이 가파르게 늘어 이 계층에서 조사 기간 사망자 수는 134명 늘었다. 디턴 부부 교수의 연구를 접한 뒤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사회학자인 새뮤얼 프레스턴은 “열악한 공중보건제도, 과다한 칼로리 소비, 약물 남용 경향과 높은 교통사고율 때문에 미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기대수명 성장이 더딘 나라”라면서 “특히 백인 중년의 사망률이 높다는 이번 연구는 미국 가계가 뒤틀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라고 평가했다고 NYT가 전했다. 그간 미국인의 열악한 건강 상태를 연구해 온 케이스 교수도 “미국 중년의 3분의1이 관절염을 호소하고, 이 계층의 많은 이들이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등 이 계층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며 이들의 사망률을 높인 원인으로 지목된 자살, 약물 중독, 알코올 의존의 원인에 대한 추가 연구를 촉구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아하! 우주] 막 태어난 별 주변의 미스터리 소용돌이 포착

    [아하! 우주] 막 태어난 별 주변의 미스터리 소용돌이 포착

    천문학자들은 태양계 생성의 비밀과 행성의 생성을 연구하기 위해 이제 막 탄생하는 별을 관측하고 있다. 우리 태양계 역시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생성되었을 뿐 아니라 우주에 지구나 목성 같은 행성이 얼마나 흔한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남방 천문대의 대형 망원경인 VLT(Very Large Telescope)는 탄생한 지 수백만 년밖에 되지 않은 젊은 별 주변에서 아주 독특하게 생긴 별 주위 디스크(circumstellar disks)를 관측했다. MWC 758(사진)과 SAO 206462라는 별 주변의 가스와 먼지 디스크는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나선 모양으로 감겨있다. 이 모습은 과학자들에게 큰 의문으로 다가왔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별 주변에는 행성의 재료가 될 가스와 먼지가 서로 중력에 의해 합체되면서 미행성을 형성한다. 이들이 어느 정도 합체되어 커지면 원시 행성계 원반에서 가스와 먼지를 더 흡수해 틈새과 고리(Gap and rings)가 형성되게 된다. 행성이 있는 부위에는 물질이 별로 없는 공간이 있고 그 사이에는 아직 흡수되지 않은 물질이 고리를 형성한다. 사실 대부분의 초기 행성계는 이런 모습이다. 따라서 MWC 758 주변의 나선 모양의 독특한 소용돌이는 과학자들을 놀라게 하기 충분했다. 많은 과학자가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정확한 이유는 몰랐다. 미국 로런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의 루오빙 동과 프린스턴 대학의 자오환 주 박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 문제를 분석했다. 이들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의하면 이 독특한 소용돌이 모양은 거대한 행성이 있다고 가정하면 설명할 수 있다. 원시 행성계 원반에서 목성 질량의 10배에 달하는 거대 행성이 형성되면 이 행성의 큰 중력과 공전 때문에 원반 물질의 움직임이 변하게 된다. 이는 지구에서 봤을 때 마치 소용돌이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연구 결과가 옳다면 앞으로 이런 모습의 원시 행성계 원반은 거대 행성의 생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더구나 질량을 추정할 수 있게 되면서 새로 생성되는 행성의 크기와 분포도 알 수 있다. 다만 이 가설을 증명할 결정적인 자료는 아직 부족하다. 물론 결정적인 자료란 실제 행성을 관측하는 것을 의미한다. 불행히 현재 있는 망원경으로는 이를 관측하기 어렵지만, 연구팀은 2018년 이후 발사될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의 강력한 성능을 이용하면 관측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허블 우주 망원경의 후계자인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은 허블 망원경보다 훨씬 큰 주경(6.5m, 허블 우주 망원경은 2.4m)을 사용하기 때문에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는 작은 천체도 관측할 수 있다.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이 이 소용돌이 디스크를 관측하면 그 비밀도 결국 풀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씨줄날줄] 왜곡된 노벨경제학상/오일만 논설위원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 미 프린스턴대 교수가 돌연 논쟁의 한복판에 등장했다. 지난 12일 그가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국내 일부 언론들은 ‘성장론자의 승리’라고 해석하면서 “불평등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불평등 해소가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분배론자들을 향한 성장론자의 반박으로 해석되면서 논쟁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학계가 바라보는 시각은 이렇다. 디턴 교수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불평등이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궁극적으로 민주주의마저 악화시킨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그가 노벨경제학상 선정 직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나친 불평등은 공공서비스를 붕괴시키고, 민주주의를 약화시키는 등 여러 가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일침을 가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위대한 탈출·The Great Escape) 에필로그에서 그의 주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미국의 경우 현재와 같은 극단적인 소득과 부는 100년 이상 본 적이 없다. 부의 엄청난 집중 현상은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창조적 파괴의 숨통을 막아 민주주의와 성장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명확한 논지를 주장하는 그가 국내에서 ‘불평등 옹호론자’로 둔갑한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위대한 탈출’의 한국 번역판이 지난해 나오면서 ‘불평등은 어떻게 성장을 촉발시키나’라는 부제를 달았다. 책의 원제가 ‘건강과 부, 불평등의 근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분배보다 분배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신자유주의적 관점이 투영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관인 것은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입증한 피케티 교수의 대항마로 디턴 교수를 내세웠다는 점이다. 하지만 디턴 교수는 1929년부터 2012년 사이 미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도 빈곤율이 떨어지지 않는 모순을 피케티의 2003년 ‘소득 불평등’ 연구에서 찾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디턴 교수가 성장 자체를 반대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는 사실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적 시각을 배격하면서 둘의 융합을 주장한다. “경제성장은 절대 빈곤과 물질적 결핍에서 탈출하는 원동력”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불평등(빈부격차) 해소를 중시한다. “계층 이동 사다리를 걷어차는 부자들의 행위를 막아야 올바른 성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경제학계에서는 이번 논쟁을 성장론자들의 무리한 아전인수(我田引水)로 보는 시각이 많다. 디턴 교수의 방대한 연구 논문이나 저서에서 극히 일부분인 내용을 끄집어내 자신들의 입맛에 맞도록 해석한 흔적이 많다. 아전인수의 단계를 넘어 지록위마(指鹿爲馬·사슴을 말이라 우기다)가 되지 않은 것이 참으로 다행한 노릇이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20년 새 노벨경제학상 7명 배출… 학제간 연구 美 프린스턴대의 힘

    [world 특파원 블로그] 20년 새 노벨경제학상 7명 배출… 학제간 연구 美 프린스턴대의 힘

    “내 연구를 전폭 지원해준 학교와 동료 교수들, 학생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노벨상을 수상하게 됐습니다.” ‘빈곤학의 대가’ 앵거스 디턴(69) 미국 프린스턴대 우드로윌슨스쿨 경제학·국제학과 교수는 12일(현지시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뒤 학교 캠퍼스에서 열린 기자회견 및 리셉션에서 몰려드는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이렇게 말했다. 백발에 나비 넥타이를 맨 디턴 교수는 수상의 모든 영광을 학교와 관계자들에게 돌렸다. 총장부터 학부생까지 한자리에 모여 축하연을 벌인 프린스턴대는 지난 20년 새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만 7명을 배출하게 됐다. 다른 분야 노벨상 수상자까지 모두 합하면 13명이나 돼 노벨상의 산실이라 부를 만하다. 미국 내 최고 명문으로 손꼽히는 프린스턴대가 유독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한 비결은 무엇일까. 이는 디턴 교수의 이날 수상 소감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학교가 나를 위해 해준 모든 것과, 내가 연구에 몰두하도록 공간을 제공해준 데 감사한다”며 “프린스턴이 잘 보여주는 가장 큰 기쁨은 사회과학이 최근 몇 년 새 융합해온 넓은 폭에 있다. 이제 경제학은 사회학은 물론 정치학, 인구학, 철학과 훨씬 더 가까워졌다”고 강조했다. 이 대학이 추구하는 자유로운 학제 간 연구와 이를 위한 지원이 그의 노벨상 수상의 밑거름이 됐다는 것이다. 이런 학풍 속에서 30여년간 빈곤과 복지 등을 연구해온 디턴 교수는 항상 열정과 위트가 넘치며 열린 마음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최고의 인기 멘토였다. 크리스토퍼 아이스그루버 프린스턴대 총장은 “디턴 교수는 엄격함과 상상력, 대담함으로 큰 질문들을 공격하는 선구자적 연구를 해온 최고의 경제학자”라고 평가했다. 그의 수많은 제자는 디턴 교수 덕분에 박사 과정을 시작했고, 불가능한 연구도 가능해졌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 학생은 “디턴 교수는 언제나 접근할 수 있는 너그러운 성품에다,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가득 찬 훌륭한 멘토”라며 “학생들이 최선의 결과를 거둘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하고 분명하게 설명하는 놀라운 학자이자 리더”라고 말했다. 이런 교수가 있기에 훗날 그의 제자들이 노벨경제학상 수상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노벨경제학상에 앵거스 디턴 美프린스턴대 교수

    노벨경제학상에 앵거스 디턴 美프린스턴대 교수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에는 세계적 미시경제학자인 앵거스 디턴(70) 미 프린스턴대 교수가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2일 ‘소비, 빈곤, 복지에 대한 분석’에 기여한 공로로 디턴 교수를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디턴 교수는 존 무엘바우어 옥스퍼드대 교수와 함께 고안한 소비자 수요 모델인 ‘준(準)이상수요체계’(AIDS)로 유명하다. 예란 한손 노벨위원장은 “복지를 증진시키고 빈곤을 줄일 경제정책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먼저 개인의 소비 선택을 이해해야 한다”며 “디턴 교수는 누구보다 이에 대한 이해를 향상시켰다”고 평가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브리스틀대를 거쳐 1983년 프린스턴대에 자리잡은 이후 세계의 빈곤 측정, 경제 발전 등에 관해 폭넓게 연구해 왔다. 폴 크루그먼, 토머스 사전트 등에 이어 프린스턴대 교수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8번째 인물이다. 프린스턴대 출신 경제학 박사들은 그를 다양한 분야에서 사례 중심으로 가르친 교수로 기억했다. 김경환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미시경제학 이론을 토대로 소비자 행태를 계량 분석하는 연구를 선도했다”며 “강의를 하나 들었는데 굉장히 꼼꼼하게 강의하고 예를 많이 들어 설명해 주려 했다”고 회상했다.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은 “직접 배운 적은 없지만 전통적인 경제학 교과서대로 가르치지 않고 사례 중심으로 매우 재미있게 가르치는 교수로 유명했다”고 전했다. 박윤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인적자원정책연구부 부연구위원은 “개발경제학뿐만 아니라 미시, 거시, 계량 등 모든 분야에 업적이 있다”고 말했다. 제자이자 아내인 앤 케이스 교수와 프린스턴대에서 개발경제학 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는 그의 저서 ‘위대한 탈출-불평등은 어떻게 성장을 촉진시키나’가 번역 출판돼 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금융위기 극복 막전막후… 美 ‘경제대통령’의 회고

    금융위기 극복 막전막후… 美 ‘경제대통령’의 회고

    행동하는 용기/벤 S 버냉키 지음/안세민 옮김/까치/704쪽/3만원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큰 위기인 2008년 금융위기의 격랑을 넘으며 세계 경제 대통령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벤 S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자서전 ‘행동하는 용기’가 나와 눈길을 끈다. FRB는,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은행이다. FRB 의장의 말 한마디, 결정 하나하나에 세계 경제가 요동치곤 한다.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버냉키는 2006년부터 8년간 의장을 지냈다. 위기를 맞닥뜨린 그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미국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막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불황을 막기 위해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등 파격적인 통화 정책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위기 극복 과정에서 가난한 소시민은 보호하지 못하고 외려, 금융위기를 부른 월스트리트의 거대 기업에 혈세를 퍼줬다는 비난도 받았다. 버냉키는 자서전에서 ‘나의 세금은 어디로 갔는가?’라고 적힌 자동차 스티커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고 돌이킨다. 또 개인적으로는 “파산이 없는 자본주의는 지옥이 없는 기독교와 같다”는 말에 동의한다고도 했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시장은 잘못된 선택을 하는 개인이나 기업에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FRB 의장으로서 다른 선택을 한 이유에 대해 “금융위기 도중에 도덕적 해이를 상기시키는 것은 잘못되었을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많은 사람의 관심은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대재난으로부터 경제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있었다”고 말한다. 버냉키의 회고를 따라가다 보면 그의 개인적인 삶과 혜안을 엿보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미국 경제 시스템에 대한 안목도 기를 수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中 연구자의 시선으로 본 주자의 삶·사상

    中 연구자의 시선으로 본 주자의 삶·사상

    주자(주희·1130~1200)는 공자와 맹자의 유학을 집대성해 새로운 사상, 주자학으로 탄생시킨 송대의 학자다. 조선으로 건너 와서는 성리학의 이름이 붙여졌고, 공맹의 실천적 사상으로 받아들여졌다. 조선에 다다른 주자학은 중국에서보다 더 화려하게 꽃피고, 주자는 중국에서보다 훨씬 더 숭상받는 사상가로 자리매김됐다. 지금까지도 그가 한국사회에 드리운 그늘은 짙다.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라는 비판을 받거나 고리타분함의 상징처럼 됐음에도 여전히 우리네 일상 구석구석에 그 흔적이 흩뿌려져 있다. 주자의 삶, 사상과 관련된 서적 2종이 최근 잇따라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둘 다 한국이 아닌 주자의 본향, 중국 연구자의 시선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다. ‘주자평전’(김태완 옮김, 역사비평사 펴냄)은 총 2400쪽의 방대한 분량을 상·하권으로 담은 책이다. 숱한 주자학 연구 저서들이 철학과 사상으로 박제화시켜 학문적으로 접근했던 것이나 개인 삶의 이력을 따라간 인물 평전류와는 달리 주희의 문화심리 상태에 주목했다. 인성의 도야라는 점에서 현재적 의미를 부여한 셈이다. 10년에 걸쳐 노작을 완성시킨 수징난(束景南) 저장대 교수는 “주자학의 전파와 교류는 사람들의 주목을 가장 많이 끌고 영향이 매우 심원한, 성공적인 사례”라면서 “주희의 사상은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이라고 주자를 공부해야 하는 의의를 설명했다. 특히 “주희가 직접 행한 인성 구속(救贖·인류의 죄를 대신 갚음으로 구원함)과 인성 완성의 사상 체계는 현대 사회의 인성 소외, 정신적 위기, 도덕 상실을 반성할 수 있는 촉매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주희의 역사세계’(이원석 옮김, 글항아리 펴냄)는 저자의 이력으로 더욱 눈길을 끈다. 위잉스(余英時) 프린스턴대 명예교수는 주로 미국에서 활동하며 중국공산당에도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는 현대 신유학자다. 송대 정치문화 구조 형태를 사대부의 정치 활동 중심으로 파악하고, 당대에 이학파 사대부들과 관료 집단 사이의 복잡한 정치공학 관계를 서술해냈다. 송대 사대부의 전형이자 실천적 지식인의 상징과도 같은 주희의 학술과 사상을 중심축으로 삼되 정치, 문화, 사회 각 분야에 유학이 미친 영향과 관계성에 더욱 집중했다. 위잉스는 “주희는 내성외왕(內聖外王·개인적으로는 성인이 되고, 바깥으로는 어진 지도자가 되는 것)을 강조했지만 자나 깨나 생각한 것은 ‘외왕’의 실현이었다”고 강조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 구조 밝힌 ‘가난한 수학자’...100년 난제 풀고도 100만弗 거절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 구조 밝힌 ‘가난한 수학자’...100년 난제 풀고도 100만弗 거절

    우주의 구조를 밝히는 데 중요한 이론 중의 하나인 수학 난제를 100년 만에 푼 수학자가 화제가 된 것이 지난 2010년이었는데, 이 수학자가 여전히 갖가지 기행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올해로 49살인 그레고리 페렐만이라는 러시아 수학자다. 그는 이른바 밀레니엄 문제를 푼 업적으로 100만 달러 상금의 수여자로 지명되었을 때부터 그 기이한 면모를 드러냈다. 무려 100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상금을 헌신짝 차듯이 뻥 차버렸던 것이다. 이유는 '상 받으러 밖에 나가기 싫다'는 거였다. 한화로 12억 원이나 되는 돈이라면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그렇다고 12억을 필요없다고 차버린 그 친구가 무슨 재벌이나 억만장자도 아니다. 재벌은커녕, 바퀴벌레 기어다니는 콧구멍만한 아파트에 사는 노총각 수학자이다. 그런데, 그 아파트도 자기 것이 아니다. 교사를 하다가 퇴직한 후 쥐꼬리만한 연금으로 살아가는 노모의 아파트에 얹혀살고 있는 주제인 것이다. -노모 집에 얹혀사는 러시아 49세 페럴만 이런 인물이 12억이나 되는 돈을 받게 된 사연은 무엇이고, 또 그 돈을 뻥 걷어차버린 연유는 또 무엇일까? 먼저, 그에게 12억 원을 주겠다고 인심 후한 결정을 한 주체는 미국의 한 연구소다. 미국의 부호 랜던 클레이가 세운 클레이 수학연구소(CMI)는 2000년 수학 분야에서 이른바 밀레니엄 문제라고 불리는 중요한 미해결 문제 7개를 내걸고, 학력이나 경력도 상관없으니, 누구든 풀기만 하면 한 문제당 100만 달러씩의 상금을 주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밀레니엄 문제 중 페렐만이 푼 '푸앵카레 추측'을 제외한 6개 난제는 아직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으니, 당신도 머리에 자신만 있다면 그 문제들에 한번 도전해볼 수 있다. 누가 알겠는가, 당신이 그 문제들을 풀지? 초야에 고수 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어쨌든, 그 일곱 문제 중 우리가 사는 이 우주의 구조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되는 ‘푸앵카레의 추측’이란 문제가 있는데, 이것은 프랑스가 낳은 불세출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앙리 푸앵카레(1854-1912)가 1904년에 세상에 툭 내던진 것이었다. 그가 문제를 제기한 이래 100년간 수많은 수학자들이 매달려 씨름했지만 아무도 풀지 못한 난제 중의 난제였다. 도대체 무슨 문제길래 지구상의 기라성 같은 수학 천재들이 한 세기 동안 끙끙거리면서도 못 풀었단 말인가? 인간 지성의 무기력함에 한숨이 나올 법도 하다. 문제는 단 한 줄짜리다. 하지만 그 뜻은 심오하다. 이런 내용이다. "단일연결인 3차원 다양체는 3차원 구와 위상동형이다"라는 것이다. '다양체'란 임의의 점 근처의 공간은 유클리드 공간과 비슷하지만, 다양체의 전체적인 구조는 유클리드 공간과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구면은 충분히 가까이에서 보면 평면(2차원 유클리드 공간)처럼 보이지만, 전체는 구면이다. -"단일연결인 3차원 다양체는 3차원 구와 위상동형이다"...'푸앵카레 추측' 이른바 위상 기하학의 얘기인데, 좀더 풀어서 말하면, "어떤 닫힌 3차원 공간에서 모든 폐곡선(닫힌곡선)이 수축되어 한 점이 될 수 있다면, 이 공간은 반드시 3차원 구로 변형될 수 있다"는 뜻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면, 만약 광속의 우주선 꽁무니에 무한 길이로 풀리는 끈을 하나 매달고 전 우주를 헤매고 다닌 후 지구로 귀환했다고 칠 때, 그 꽁무니 끈이 무엇에도 걸리지 않고 모두 회수될 수 있다면 우주선이 헤매다닌 공간은 3차원 구와 같다는 뜻이다. 이런 공간의 우주는 유한하지만 경계는 없다고 한다. 잘 이해가 안 가면 구면을 생각해보면 된다. 구면은 유한하나 경계가 없다. 개미가 한없이 그 위를 기어가도 끝에 다다를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4차원 시공간은 이보다 2차원 높은 것이기는 하지만, 유한하나 끝이 없는 공간인 것이다. '뫼비우스 띠의 4차원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이런 내용의 푸앵카레 추측을 증명해내면 12억 원을 주겠다는 것이고, 그것을 페렐만이 증명함으로써 클레이 수학연구소가 2010년 3월, 밀레니엄 상과 더불어 상금 수여 대상자를 페렐만으로 결정했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당사자인 페렐만은 수상 소식을 들고 집을 찾아온 기자들을 향해 현관문도 열지 않은 채 "나는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가졌다"고 외침으로써 상받기를 거부했다. 이 은둔의 천재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허름한 아파트 문 밖에 대고 기자들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나는 돈을 원치 않는다. 증명이 옳다면 남들의 인정은 불필요하다. 나는 아무것도 필요없다." 원래 천재 중에는 괴짜 아닌 사람이 드물다고는 하지만, 그 모든 등급을 뛰어넘는 그레고리 페렐만이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1966년 구소련의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난 페렐만은 1982년 레닌그라드 중등학교 때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 국가대표로 출전해 만점으로 금메달을 받았다. 이후 레닌그라드 대학교에 진학하여 수학 및 역학 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페렐만은 러시아 일간신문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와 인터뷰를 가진 적이 있는데, 그는 학창 시절 ‘물 위를 걷는 예수’ 같은 성경 속 기적을 수학적으로 풀이하곤 했다고 회상하며, “예수가 물에 빠지지 않으려면 얼마나 빨리 걸어야 하는지 계산했다. 까다롭긴 했지만 풀 수 없는 문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스테클로프 연구소에서 연구활동을 시작한 그는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까지 미국의 여러 대학을 방문, 연구하다, 1995년 스탠퍼드 대학과 프린스턴 대학을 포함한 미국 유수 대학들의 교수 영입 요청을 거절하고, 자기가 처음 연구를 시작한 스테클로프 연구소로 돌아갔다. 연구원이던 2003년, 페렐만은 푸앵카레 추측을 증명한 논문을 인터넷에 올린 결과, 국제적으로 엄청난 주목을 받았고, 복수의 연구팀이 검증한 결과, 그 증명이 참으로 밝혀지면서 세계적인 천재 수학자의 반열에 올랐다. 당시 연구팀은 페렐만이 단 3쪽으로 정리한 풀이법을 검증하기 위해 수백 쪽이 넘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페렐만의 기행은 밀레니엄 상 거부 이전부터 있었다. 2006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수학 분야의 노벨 상이라고 불리는 필즈 메달 시상식에도 수상자인 그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이다. 불참의 변은 이랬다. "나는 돈과 명예에 관심이 없다. 동물원의 동물처럼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고 싶지 않다." -"상금이나 상 보다 버섯 따는게 좋아" 그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하는 대신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 외곽 집 근처의 숲으로 버섯을 따러 갔다. 그러면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아직도 상트페테르부르크 남부의 지저분하고 허름한 방 2칸짜리 아파트에서 77세의 노모와 단둘이 살고 있다. 그의 좁은 아파트는 바퀴벌레들이 우글거리고, 때에 절은 매트리스와 식탁 외에는 가재도구라고는 거의 없으며, 바깥 출입 하는 것을 보기 힘들다고 이웃들이 전한다. 페렐만은 2003년 스테클로프 연구소에서 해고된 후 현재까지 무직으로 지내며, 수학 연구도 완전히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학은 논의하기에 고통스러운 주제라는 걸 문득 깨닫게 됐다"는 게 친구들의 전언이지만, 자신의 업적을 폄하하려는 수학계 일부의 알력에 크게 상처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고정적인 직장이 없는 페렐만이 가끔 개인 과외로 버는 많지 않은 돈과 노모의 연금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렐만이 가장 행복해하는 일은 숲속을 거닐며 버섯을 따는 것이라고 한다. 지난 2011년에는 과학자로서는 최고 영예인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정회원 추대를 거부해 또다시 세인의 주목을 받은 페렐만은 요즘도 가끔 근교의 숲으로 버섯을 따러 다니는 것 외에는 외출을 거의 하지 않는 은둔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마치 중세 고행 수도사의 DNA를 지닌 듯 은둔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수학사 속에 괴짜 수학자들이 수두룩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초월수 파이(π) 같은 기인 그레고리 페렐만-. 그런 아들을 보는 엄마의 속은 어떨까 궁금하기는 하지만, 그가 행복하게 그리고 침해받지 않은 고요한 삶을 이어가길 바랄 뿐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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