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프리랜서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인권유린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구본무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한국경제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 취업자
    2025-12-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04
  • [단독]“골절·만성통증 그냥 참아요” “촬영 없는 날 다치면 왜 일했냐 추궁”[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중)]

    [단독]“골절·만성통증 그냥 참아요” “촬영 없는 날 다치면 왜 일했냐 추궁”[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중)]

    미술을 전공한 사회초년생 김지나(이하 가명)씨는 지난해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한 드라마 제작 현장의 미술 스태프로 취업했다. 매일 오전 11시에 출근해 오후 11시까지 강행군이 이어졌다. 야간·연장 근로의 연속이었다. 촬영 일정에 맞춰 필요한 소품을 준비하고, 촬영장에서는 가벽 등의 설치를 담당했다. ●무너진 가벽에 다리 깔려 분쇄골절 밤낮없는 ‘갈아넣기’식 노동이 계속되던 어느 날, 현수막을 걸던 중 가벽이 김씨를 덮쳤다. 미술감독은 사고 당시 현장에 없었다. 김씨가 일을 시작한 지 4개월째 되던 시점이다. 무너진 가벽에 다리가 깔린 그는 ‘대퇴골 분쇄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근로자가 아니라니 억장 무너져” 갓 졸업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딸이 만신창이가 돼 돌아오자 김씨 어머니는 울며불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 요양급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일을 하다 다쳤으니 당연히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사용종속관계를 가진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불승인 통보서였다. “제 딸은 용역계약이 뭔지도 모른 채 채용 공고만 보고 지원했어요. 미술감독이 내민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급여를 받으며 누구보다 성실히 일했는데 근로자가 아니라니요. 억장이 무너집니다.”  K드라마 제작 현장에는 언제나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제대로 된 안전 설비 없이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맨몸으로 추락하거나, 천장 높이의 세트장이 무너져 깔리는 일도 발생한다. 수년째 반복되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안전사고는 ‘내가 설마 다치겠어’ 하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다. 더 근본적으로 따져 보면 드라마를 위해 모인 100여명의 현장 스태프가 안전하게 일하도록 교육하고 각종 조치를 해야 하는 제작사나 방송사의 책임이 크다.●미끄러짐·차량 충돌·추락순 경험 서울신문이 지난달 8일부터 일주일 동안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영화산업노조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205명 중 절반이 넘는 110명(53.7%)이 업무와 관련해 다치거나 질병을 겪었다고 답했다. 2명 중 1명꼴이다. 편집, 컴퓨터그래픽(CG) 등 후반 작업을 제외한 현장직 응답자만 보면 ‘부상·질병을 겪었다’는 응답은 65.1%(97명)로 뛰었다. 부상·질병을 경험한 110명 중 60.9%(67명)는 미끄러지거나 넘어진 적이 있었다. 39.1%(43명)는 신체 일부가 각종 기기나 차량에 부딪힌 경험이 있었다.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낙하나 추락사고는 각각 14.5%와 12.7%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전체 응답자의 84.9%(174명)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산업안전에 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산업안전 교육을 받은 비율이 가장 높은 직종인 그립팀(촬영 중 카메라의 모든 이동을 담당하는 팀)마저도 27.8%만이 가장 최근 참여한 드라마에서 산업안전 교육을 받았다. ●맨몸으로 추락한 직원에게 합의 종용 김씨처럼 골절상을 당해도 근로계약을 맺지 않는 드라마 업계의 관행 탓에 산재 승인을 받으려면 스스로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고가 은폐되고, 산재 통계에서 누락된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진상은 부산대 산업공학과 교수 등이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방송 제작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64건이었다. 이 중 드라마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4건에 그친다. 인맥으로 일감을 구하는 업계 특성상 산재 신청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스태프도 적지 않다. 일을 하다 생기는 목, 어깨, 허리 등의 만성적인 통증은 개인의 책임이라 보는 분위기도 한몫한다. 기술 스태프 최석훈씨는 “큰 부상이 아니고서는 치료비를 직접 부담하는 일이 많다”며 “프리랜서니까 아파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사고가 터진 뒤에야 뒤늦게 근로계약을 체결해 산재 처리에 나서기도 한다. 영화·드라마 의상 스튜디오 소속이던 스태프 배지혜씨는 3년 전 한 세트장에서 배우의 옷매무새를 가다듬다 추락해 치아 대부분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 세트장의 높이가 워낙 높았고 어두웠던 탓에 발을 헛디딘 배씨의 얼굴 전면이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스튜디오는 배씨가 산재 신청을 할 수 있게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었다. 더 큰 책임을 면하기 위한 조치였다. 배씨가 변호사를 선임하자 스튜디오는 “소송까지 가서 너한테 좋을 게 하나도 없다”며 제작사와의 합의를 종용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인 최은실 공인노무사는 “큰 인명 사고가 나면 사측에서는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고 산재 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물론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않아도 예술인으로 분류되는 이들에게 산재보험 가입의 길을 열어 준 ‘예술인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예술활동 증명을 해야 하는 등 가입 요건이 까다로워 경력이 짧으면 가입이 어렵다. 예술인복지재단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비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연예·영화 분야 예술인 산재보험 누적 가입자는 978명에 그친다. 의무 가입인 예술인 고용보험의 올 1월 기준 가입자 수 4만 4421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때로는 예술인 산재보험이 드라마 제작사가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된다. 기술 스태프 강민규씨는 “제작사는 ‘예술인이면 보험이 되니 알아서 하라’고 얼버무리곤 한다”고 했다. ●촬영장 밖 과로사도 구조적인 안전망이 허술한 상태에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2019년 OCN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 촬영 현장에서는 차량 추격 장면을 찍다가 특수제작차량에 탑승한 스태프 8명이 맨몸으로 차에 치여 도로 위로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이 중 1명은 척추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11월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낙마 신을 찍은 말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큰 공분이 일었는데, 해당 사건을 본 드라마 스태프들은 “말에 대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태도는 ‘스태프’를 대하는 그것과 꼭 닮아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17년 tvN 드라마 ‘화유기’ 세트장에서 샹들리에를 설치하다가 추락하면서 하반신 마비로 더이상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없게 된 미술 스태프 이모씨는 그나마 산재 판정을 받았다. 촬영장 밖에서 ‘보이지 않는 근무’가 많은 연출·제작부나 미술·소품팀은 촬영이 없는 날 과로로 인한 교통사고나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져도 쉽게 산재로 인정받지 못한다. 연출 스태프 신지원씨는 “촬영이 없는 날 다치면 ‘언제 일하라고 했느냐. 일하다 다친 게 맞냐’며 추궁한다”며 “출입증 카드를 찍지 않다 보니 사무실에서 일한 시간은 증빙이 어려워 뇌출혈이 생겨도 촬영 때문이라고 증명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앞서 2018년 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즌1에서 현장 미술 스태프 고모씨가 뇌동맥류 파열로 사망했다. 2019년 킹덤 시즌2 제작 기간 중에도 미술 스태프 이모씨가 과로로 인한 졸음운전으로 숨져 이례적으로 산재 인정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넷플릭스와 에이스토리가 각각 유족 측과 합의하면서 구체적인 사건 경위나 책임 소재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특별기획팀
  • [단독] “세트 무너져 다쳐도 산재인정 꿈도 못꿔”[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중)]

    [단독] “세트 무너져 다쳐도 산재인정 꿈도 못꿔”[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중)]

    미술을 전공한 사회초년생 김지나(이하 가명)씨는 지난해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한 드라마 제작 현장의 미술 스태프로 취업했다. 매일 오전 11시에 출근해 오후 11시까지 강행군이 이어졌다. 야간·연장 근로의 연속이었다. 촬영 일정에 맞춰 필요한 소품을 준비하고, 촬영장에서는 가벽 등의 설치를 담당했다.●무너진 가벽에 다리 깔려 분쇄골절 밤낮없는 ‘갈아넣기’식 노동이 계속되던 어느 날, 현수막을 걸던 중 가벽이 김씨를 덮쳤다. 미술감독은 사고 당시 현장에 없었다. 김씨가 일을 시작한 지 4개월째 되던 시점이다. 무너진 가벽에 다리가 깔린 그는 ‘대퇴골 분쇄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근로자가 아니라니 억장 무너져” 갓 졸업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딸이 만신창이가 돼 돌아오자 김씨 어머니는 울며불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 요양급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일을 하다 다쳤으니 당연히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사용종속관계를 가진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불승인 통보서였다. “제 딸은 용역계약이 뭔지도 모른 채 채용 공고만 보고 지원했어요. 미술감독이 내민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급여를 받으며 누구보다 성실히 일했는데 근로자가 아니라니요. 억장이 무너집니다.” K드라마 제작 현장에는 언제나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제대로 된 안전 설비 없이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맨몸으로 추락하거나, 천장 높이의 세트장이 무너져 깔리는 일도 발생한다. 수년째 반복되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안전사고는 ‘내가 설마 다치겠어’ 하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다. 더 근본적으로 따져 보면 드라마를 위해 모인 100여명의 현장 스태프가 안전하게 일하도록 교육하고 각종 조치를 해야 하는 제작사나 방송사의 책임이 크다.●미끄러짐·차량 충돌·추락순 경험 서울신문이 지난달 8일부터 일주일 동안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영화산업노조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205명 중 절반이 넘는 110명(53.7%)이 업무와 관련해 다치거나 질병을 겪었다고 답했다. 2명 중 1명꼴이다. 편집, 컴퓨터그래픽(CG) 등 후반 작업을 제외한 현장직 응답자만 보면 ‘부상·질병을 겪었다’는 응답은 65.1%(97명)로 뛰었다. 부상·질병을 경험한 110명 중 60.9%(67명)는 미끄러지거나 넘어진 적이 있었다. 39.1%(43명)는 신체 일부가 각종 기기나 차량에 부딪힌 경험이 있었다.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낙하나 추락사고는 각각 14.5%와 12.7%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전체 응답자의 84.9%(174명)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산업안전에 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산업안전 교육을 받은 비율이 가장 높은 직종인 그립팀(촬영 중 카메라의 모든 이동을 담당하는 팀)마저도 27.8%만이 가장 최근 참여한 드라마에서 산업안전 교육을 받았다. ●맨몸으로 추락한 직원에게 합의 종용 김씨처럼 골절상을 당해도 근로계약을 맺지 않는 드라마 업계의 관행 탓에 산재 승인을 받으려면 스스로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고가 은폐되고, 산재 통계에서 누락된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진상은 부산대 산업공학과 교수 등이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방송 제작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64건이었다. 이 중 드라마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4건에 그친다.인맥으로 일감을 구하는 업계 특성상 산재 신청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스태프도 적지 않다. 일을 하다 생기는 목, 어깨, 허리 등의 만성적인 통증은 개인의 책임이라 보는 분위기도 한몫한다. 기술 스태프 최석훈씨는 “큰 부상이 아니고서는 치료비를 직접 부담하는 일이 많다”며 “프리랜서니까 아파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고가 터진 뒤에야 뒤늦게 근로계약을 체결해 산재 처리에 나서기도 한다. 영화·드라마 의상 스튜디오 소속이던 스태프 배지혜씨는 3년 전 한 세트장에서 배우의 옷매무새를 가다듬다 추락해 치아 대부분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 세트장의 높이가 워낙 높았고 어두웠던 탓에 발을 헛디딘 배씨의 얼굴 전면이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스튜디오는 배씨가 산재 신청을 할 수 있게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었다. 더 큰 책임을 면하기 위한 조치였다. 배씨가 변호사를 선임하자 스튜디오는 “소송까지 가서 너한테 좋을 게 하나도 없다”며 제작사와의 합의를 종용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인 최은실 공인노무사는 “큰 인명 사고가 나면 사측에서는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고 산재 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않아도 예술인으로 분류되는 이들에게 산재보험 가입의 길을 열어 준 ‘예술인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예술활동 증명을 해야 하는 등 가입 요건이 까다로워 경력이 짧으면 가입이 어렵다. 예술인복지재단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비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연예·영화 분야 예술인 산재보험 누적 가입자는 978명에 그친다. 의무 가입인 예술인 고용보험의 올 1월 기준 가입자 수 4만 4421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때로는 예술인 산재보험이 드라마 제작사가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된다. 기술 스태프 강민규씨는 “제작사는 ‘예술인이면 보험이 되니 알아서 하라’고 얼버무리곤 한다”고 했다.●촬영장 밖 과로사도 구조적인 안전망이 허술한 상태에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2019년 OCN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 촬영 현장에서는 차량 추격 장면을 찍다가 특수제작차량에 탑승한 스태프 8명이 맨몸으로 차에 치여 도로 위로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이 중 1명은 척추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11월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낙마 신을 찍은 말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큰 공분이 일었는데, 해당 사건을 본 드라마 스태프들은 “말에 대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태도는 ‘스태프’를 대하는 그것과 꼭 닮아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17년 tvN 드라마 ‘화유기’ 세트장에서 샹들리에를 설치하다가 추락하면서 하반신 마비로 더이상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없게 된 미술 스태프 이모씨는 그나마 산재 판정을 받았다. 촬영장 밖에서 ‘보이지 않는 근무’가 많은 연출·제작부나 미술·소품팀은 촬영이 없는 날 과로로 인한 교통사고나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져도 쉽게 산재로 인정받지 못한다. 연출 스태프 신지원씨는 “촬영이 없는 날 다치면 ‘언제 일하라고 했느냐. 일하다 다친 게 맞냐’며 추궁한다”며 “출입증 카드를 찍지 않다 보니 사무실에서 일한 시간은 증빙이 어려워 뇌출혈이 생겨도 촬영 때문이라고 증명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앞서 2018년 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즌1에서 현장 미술 스태프 고모씨가 뇌동맥류 파열로 사망했다. 2019년 킹덤 시즌2 제작 기간 중에도 미술 스태프 이모씨가 과로로 인한 졸음운전으로 숨져 이례적으로 산재 인정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넷플릭스와 에이스토리가 각각 유족 측과 합의하면서 구체적인 사건 경위나 책임 소재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특별기획팀
  • 우크라 지지 “귤 사진”…尹측 “오렌지 혁명” 해명 vs “경악”

    우크라 지지 “귤 사진”…尹측 “오렌지 혁명” 해명 vs “경악”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SNS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부적절 사진 게재“경악할 따름”…더불어민주당, 강력 비판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에 우크라이나 지지 발언과 화난 얼굴의 귤 사진을 게재했다가 논란에 삭제했다. 윤 후보는 1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를 지지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귤 사진을 올렸다. 이 게시글은 영문으로도 게재됐다. 이를 두고 외신기자들 사이에서 “눈치없다”거나 “어리둥절하다”, “당황스럽다”는 등의 비판도 나왔다. 전쟁 상황에서 부적절한 게시글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일각에선 지난 2004년 우크라이나 국민이 부정선거에 저항했던 ‘오렌지 혁명’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의 상징이 된 오렌지색을 넣은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사진은 논란이 일어난 후 3시간 후 삭제됐다.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논란이 확산한 후에야 뒤늦게 “오렌지 혁명을 떠올리며 실무자가 응원하고자 올렸다”며 “국내 정치에 활용될 우려가 있어 삭제했다”고 내막을 전했다. 즉, 게시글의 명분이 있으나 이를 두고 이어진 비판은 정치적 해석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논란 제기는 외신기자들 중심으로 이어졌다. 또한 이 계정이 본래 윤 후보 반려동물의 귀여운 모습을 전하는 성격이었다는 점에서 논란도 생겼다. 한 프리랜서 외신기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앞에 귀여운 것은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공격에 나섰다. 전용기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윤 후보는 개사과 당시에도 깊은 반성은 없었나보다”라며 “이젠 국가적 망신까지 사고 있다. 참혹한 상황에서 국민의 안녕·평화를 기원해야 함에도 대한민국 대선 후보가 이런 상식 밖의 메시지를 낸 것에 경악할 따름”이라고 했다. 논란이 불거진 계정은 윤 후보가 반려동물과의 일상을 전하려 지난달 개설한 것이다. 전두환 옹호 발언을 두고 개·사과 사진을 올려 불거졌던 이른바 ‘개사과 논란’ 이후 여론의 비판에 인스타그램을 없애고 새로 만든 SNS 계정이다.
  • “우크라 전쟁 앞, 귀여운 건 없다” 尹측 ‘화난 귤’ 사진에 일갈

    “우크라 전쟁 앞, 귀여운 건 없다” 尹측 ‘화난 귤’ 사진에 일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SNS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부적절 사진 게재일각에선 오렌지색 의도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인스타그램에 이른바 ‘개사과’ 사진을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측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운영법이 또 한 번 입길에 올랐다.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한 글을 올린 것인데 이 때문에 외신기자들을 중심으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윤 후보는 1일 자신의 트위터에 귤 사진과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은 영문으로도 함께 적혔다. 사진 속 귤은 양쪽 귀를 껍질로 깐 후 얼굴을 그린 형태다. 세모눈을 뜬 귤이 화난 표정을 짓고 있다. 스테판 지에지츠(Stephan Dziedzic) ABC 기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트위터 게시물 내용을 공유하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ABC는 호주 공영방송이다. 지에지츠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별의별 트위터를 다 봤지만 한국의 보수진영 대표급 대선 후보가 올린 글은 어리둥절하긴 하다”고 적었다. 라파엘 라시드(Raphael Rashid) 프리랜서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윤 후보 계정에 올라왔던 게시글의 캡처본을 공유하며 “윤 후보 트위터에 올라왔던 눈치없는 귤 첨부 지지 게시글을 기록하려 이전에 캡처한 것을 올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계정은 귀여운 반려동물 사진을 반려동물 애호가들 보라고 올리던 곳이다. 팀에서 운영하고 있다. 다만 전쟁 앞에선 그 어떤 것도 귀여울 수 없다”고 일갈했다. 또한 윤 후보 글이 삭제된 후엔 그 소식도 추가로 전했다. 윤 후보 글은 1일 오후에 삭제된 상태다. 오전에 게시했다가 논란이 일자 글을 지운 것으로 보인다. 이 계정은 윤 후보가 반려동물과의 일상을 전하려 지난달 개설한 것이다. 전두환 옹호 발언을 두고 개·사과 사진을 올려 불거졌던 개사과 논란 이후 여론의 비판에 인스타그램을 없애고 새로 만든 SNS 계정이다. 윤 후보측이 귤 사진을 올린 것을 두고 다른 주장도 나온다. 2004년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때 야당을 의미하는 오렌지색이 우크라이나 혁명의 상징이 됐기 때문이다. 당시 친러시아 성향의 여당에서 부정선거를 진행했고 이를 규탄하는 시민혁명이 일었났다. 우크라이는나는 당시 재선거를 치러야 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의 상징색은 오렌지색이다. 당시 야당은 대선 기간 중 오렌지색 옷·현수막·리본을 사용했다. 또한 불복 시위 등에서 우크라이나는 오렌지색 테이프 등으로 시위대 구역을 정하기도 한다. 다만 1일 오후 현재까지 이런 추측에 대한 윤 후보측 입장은 확인된 바 없다. 
  • 세트장 무너져도 “산재 아냐”…카메라 뒤 스태프의 눈물

    세트장 무너져도 “산재 아냐”…카메라 뒤 스태프의 눈물

    미술을 전공한 사회초년생 김지나(이하 가명)씨는 지난해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한 드라마 제작 현장의 미술 스태프로 취업했다. 매일 오전 11시에 출근해 오후 11시까지 강행군이 이어졌다. 야간·연장 근로의 연속이었다. 촬영 일정에 맞춰 필요한 소품을 준비하고, 촬영장에서는 가벽 등 설치를 담당했다. 밤낮없는 ‘갈아넣기’식 노동이 계속되던 어느날, 현수막을 걸던 중 가벽이 김씨를 덮쳤다. 미술감독은 사고 당시 현장에 없었다. 지나씨가 일을 시작한 지 4개월째 되던 시점이다. 무너진 가벽에 다리가 깔린 그는 ‘대퇴골 분쇄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갓 졸업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딸이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오자, 김씨 어머니는 울며불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 요양급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일을 하다 다쳤으니 당연히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사용종속관계를 가진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불승인 통보서였다. “제 딸은 용역계약이 뭔지도 모른채 채용 공고만 보고 지원했어요. 미술감독이 내민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급여를 받으며 누구보다 성실히 일했는데 근로자가 아니라니요. 억장이 무너집니다.” 스태프 2명 중 1명꼴 부상·질병 경험 K드라마 제작 현장에는 언제나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제대로 된 안전 설비 없이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맨몸으로 추락하거나, 천장 높이의 세트장이 무너져 깔리는 일도 발생한다. 수년째 반복되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안전사고는 ‘내가 설마 다치겠어’ 하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다. 더 근본적으로 따져보면 드라마를 위해 모인 100여명의 현장 스태프가 안전하게 일하도록 교육하고 각종 조치를 해야하는 제작사나 방송사의 책임이 크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8일부터 일주일동안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영화산업노조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205명 중 절반을 넘는 110명(53.7%)이 업무와 관련해 다치거나 질병을 겪었다고 답했다. 2명 중 1명 꼴이다. 편집, 컴퓨터그래픽(CG) 등 후반 작업을 제외한 현장직 응답자만 보면 ‘부상·질병을 겪었다’는 응답은 65.1%(97명)로 뛰었다. 부상·질병을 경험한 응답자 110명 중 60.9%(67명)는 미끄러지거나 넘어진 적이 있었다. 39.1%(43명)는 신체 일부가 각종 기기나 차량에 부딪힌 경험이 있었다.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낙하나 추락사고는 각각 14.5%와 12.7%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안전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전체 응답자의 84.9%(174명)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산업안전에 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산업안전 교육을 받은 비율이 가장 높은 직종인 그립팀(촬영 중 카메라의 모든 이동을 담당하는 팀)마저도 27.8%만이 가장 최근 참여한 드라마에서 산업안전 교육을 받았다. 맨몸으로 추락한 직원에 “소송해봐야 좋을 것 없다” 합의 종용도지나씨처럼 골절상을 당해도 근로계약을 맺지 않는 드라마 업계의 관행 탓에 산재 승인을 받으려면 스스로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고가 은폐되고, 산재 통계에 누락된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진상은 부산대 산업공학과 교수 등이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방송 제작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64건이었다. 이 중 드라마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4건에 그친다. 인맥으로 일감을 구하는 업계 특성상 산재 신청을 엄두조차 못내는 스태프도 적지 않다. 일을 하다 생기는 목, 어깨, 허리 등의 만성적인 통증은 개인의 책임이라 보는 분위기도 한 몫 한다. 기술 스태프 최석훈씨는 “큰 부상이 아니고서는 치료비를 직접 부담하는 일이 많다”며 “프리랜서니까 아파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고가 터진 뒤에야 뒤늦게 근로계약을 체결해 산재 처리에 나서기도 한다. 영화·드라마 의상 스튜디오 소속이던 스태프 배지혜씨는 3년 전 한 세트장에서 배우의 옷 매무새를 가다듬다 추락해 치아 대부분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 세트장의 높이가 워낙 높았고 어두웠던 탓에 발을 헛딛은 배씨의 얼굴 전면이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스튜디오는 배씨가 산재 신청을 할 수 있게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었다. 더 큰 책임을 면하기 위한 조치였다. 배씨가 변호사를 선임하자 스튜디오는 “소송까지 가서 너한테 좋을 게 하나도 없다”며 제작사와의 합의를 종용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인 최은실 공인노무사는 “큰 인명 사고가 나면 사측에서는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고 산재 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않아도 예술인으로 분류되는 이들에게 산재보험 가입의 길을 열어준 ‘예술인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예술활동 증명을 해야 하는 등 가입 요건이 까다로워 경력이 짧으면 가입이 어렵다. 예술인복지재단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비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연예·영화 분야 예술인 산재보험 누적 가입자는 978명에 그친다. 의무 가입인 예술인 고용보험의 올 1월 기준 가입자 수 4만 4421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때로는 예술인 산재보험이 드라마 제작사가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된다. 기술 스태프 강민규씨는 “제작사는 ‘예술인이면 보험이 되니 알아서 하라’고 얼버무리곤 한다”고 했다. 촬영장 밖 과로사도…K드라마 잔혹사구조적인 안전망이 허술한 상태에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2019년 OCN드라마 ‘본대로 말하라’ 촬영 현장에서는 차량 추격 장면을 찍다가 특수제작차량에 탑승한 스태프 8명이 맨몸으로 차에 치여 도로 위로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이중 1명은 척추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11월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낙마 씬을 찍은 말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큰 공분이 일었는데, 해당 사건을 본 드라마 스태프들은“말에 대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태도는 ‘스태프’를 대하는 그것과 꼭 닮아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17년 tvN 드라마 ‘화유기’ 세트장에서 샹들리에를 설치하다가 추락하면서 하반신 마비로 더이상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없게 된 미술 스태프 이모씨는 그나마 산재 판정을 받았다. 촬영장 밖에서 ‘보이지 않는 근무’가 많은 연출·제작부나 미술·소품팀은 촬영이 없는 날 과로로 인한 교통 사고나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져도 쉽게 산재 인정을 받지 못한다. 연출 스태프 신지원씨는 “촬영이 없는 날 다치면 ‘언제 일하라고 했느냐. 일하다 다친 게 맞냐’며 추궁한다”며 “출입증 카드를 찍지 않다보니 사무실에서 일한 시간은 증빙이 어려워 뇌출혈이 생겨도 촬영 때문이라고 증명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앞서 2018년 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즌1에서 현장 미술 스태프 고모씨가 뇌동맥류 파열로 사망했다. 2019년 킹덤 시즌2 제작 기간 중에도 미술 스태프 이모씨가 과로로 인한 졸음운전으로 숨져 이례적으로 산재 인정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넷플릭스와 에이스토리가 각각 유족 측과 합의하면서 구체적인 사건 경위나 책임 소재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특별기획팀
  • 위험한 K드라마 제작현장…“안전조치 미비 처벌 미비 탓”

    위험한 K드라마 제작현장…“안전조치 미비 처벌 미비 탓”

    드라마 촬영 현장에서 스태프가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과로로 사망하는 사례는 최근까지도 끊이질 않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제작사가 비용 절감을 위해 안전 조치를 하지 않아도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28일 서울신문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대출 국민의힘 위원장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 파주 드라마 스튜디오 신축 공사장에서 판넬 설치를 하던 60대 하청업체 직원이 10m 아래로 추락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지는 일도 있었다. 최근 5년 사이 방영된 방송 드라마 중에서는 SBS ‘펜트하우스’ OCN ‘본대로 말하라’ tvN ‘화유기’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등 작품에서 안전조치 미비로 스태프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을 받아 처벌된 사례는 tvN ‘화유기’ 사건이 유일하다. 화유기 소품 담당 스태프였던 이모씨는 2017년 세트장에 샹들리에를 매달다 천장이 무너지는 사고로 현장을 영영 떠나야 했지만, 드라마를 제작한 CJ E&M계열의 제이에스픽쳐스는 벌금 300만원의 처벌을 받는 데 그쳤다. 상시근로자가 50명 이상일 때 사업장에 안전관리자나 안전보건관리책임자 선임이 의무화돼 있지만 규모가 큰 일부 외주 제작사에만 적용된다는 한계도 있다. 지난 1월 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도 난항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의 경우 ‘본사’의 경영책임자에게도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를 갖고 있지만 드라마 제작현장에선 최종 책임을 가진 회사나 사용자가 누구인지를 따지는 것부터가 어려운 일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이용우 변호사는 “방송사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프로그램 제작에 크게 관여하지 않았다면 책임을 묻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제작 현장의 복잡한 하도급 관계 또한 사고와 재발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장에서 제작사나 감독의 지휘·감독을 받는 스태프라 하더라도 프리랜서 신분이거나 외부업체에 고용돼 있을 경우 사고의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일이 허다하다. 정부가 방송 산업 안전사고 근절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안명희 전 문화예술노동연대 대표는 “법 적용을 하려면 언제 어떤 상황에서 누가 다쳤는지, 산재 승인은 받았는지, 책임은 누가 진 건지 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이조차 파악되지 않는 현실”이라며 “문화체육관광부나 고용노동부 등에서 전수조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별기획팀
  • 순천시, 자영업자에 총 300억원 재난지원금 지급

    순천시, 자영업자에 총 300억원 재난지원금 지급

    전남 순천시가 지역 자영업자에 총 300억원 규모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 허석 시장은 25일 비대면 브리핑을 통해 “순천의 자영업자들이 새로운 희망을 가질 마중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다음달 12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순천시의회 임시회의 의결을 거쳐 지역 내 1만 5000여개 업소에 총 300억원을 지급한다. 가장 타격이 컸던 유흥시설 5종과 노래연습장, 여행업 등에는 300만원을 준다. 식당·카페, 학원과 실내외 체육시설, PC방, 목욕장업, 상점·마트, 이미용업, 숙박시설, 운수업 등 영업제한이 가해졌던 일반 자영업자들에게는 200만원이 지급된다. 문화예술인, 프리랜서 강사, 방문판매업자와 전통시장 노점상 등에게는 100만원을 지급한다. 허 시장은 “2년이 넘도록 지옥의 고통을 감내해 오신 순천의 자영업자·소상공인께 조금이나마 고통을 덜어드리고 새로운 희망을 품으실 수 있도록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허 시장은 “예산의 편성은 순천시 몫이지만 예산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것은 순천시의회의 몫인 만큼 시의회 의원들께서도 고통받는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을 위해 뜻을 함께해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는 지금까지 자체 시비 재원으로 전 시민 재난지원금을 2회를 지급했다. 10인미만 사업장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최대 50만원, 화물자동차 및 전세버스 종사자에게 50만원을 현금 지원했었다. 또 대출이자 지원, 상하수도 요금감면, 전통시장 점포사용료감면, 관리비 감면, 사회보험료 지원, 마스크·방역소독약품 등의 다양한 지원을 해왔다. 허 시장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대한 미흡함도 지적했다. 허 시장은 “오미크론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전파력이 강할수록 치명률이 떨어지고, 현재는 독감수준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며 “위험성이 낮아진 만큼 방역수칙의 완화를 기대했지만 영업시간 1시간 연장에 그쳐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특히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후보와 소통하며 방역수칙 완화를 제안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방역수칙이 완화되지 않은 점에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허 시장은 “코로나19 초기와 달리 현재는 밀접촉자를 자가 격리하지 않고 확진자의 동선도 파악하지 않지만 아직도 방역패스를 위한 QR코드를 확인하고 있다”며 “시는 형식적인 방역수칙은 생략하고, 요양병원 등 고위험군 중심으로만 집중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코로나19 방역에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 이혜성, 전현무와 결별 뒤 첫 근황…“이상형은 배울 점 있는 사람”

    이혜성, 전현무와 결별 뒤 첫 근황…“이상형은 배울 점 있는 사람”

    방송인 이혜성이 전현무와 결별한 뒤 처음으로 근황과 심경을 전했다. 이혜성은 최근 유튜브 채널 ‘혜성이’에 ‘이혜성 첫 Q&A(아나운서, 피부관리, 빵집개업, 사교육, 번아웃방지팁 등등)’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이혜성은 이날 구독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상형에 대한 질문에 “배울 점이 있는 사람, 사람 자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대답했다. 또 무기력함을 이겨 내는 방법에 대해선 “극한의 것들을 해낸다. 신체적인 한계를 시험해본다. 해낸 뒤엔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라고 말했다. 2016년 KBS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한 이혜성은 2020년 5월부터 프리랜서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9년 KBS 출신 선배인 전현무와 교제 중인 사실을 인정했으나, 지난 22일 소속사 SM C&C는 두 사람의 결별 소식을 알렸다. 연예계 대표적 ‘빵순이’로 유명한 이혜성은 빵을 먹으면서도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선 “빵을 조금씩 먹으려고 하고 많이 먹은 날에는 식사를 거르거나 1만보 정도 걷는다”고 답했다. 효과 좋았던 다이어트 질문에는 “무게 진짜 많이 치는 웨이트”라고 답하면서 “한창 폭식으로 힘들었을 때 유산소 운동을 많이 했다. 20㎞씩 달리고 그랬는데, 순간적으로 빠졌다가 요요가 심했다. 웨이트는 식욕도 감퇴하고 실제로 칼로리도 어마어마하게 탄다”고 밝혔다.
  • 벤처업계, 인력난·고임금·잦은 이직 ‘삼중고’

    벤처업계, 인력난·고임금·잦은 이직 ‘삼중고’

    스타트업·벤처기업들이 소프트웨어(SW) 개발 인력의 절대적인 부족과 고임금, 직원들의 잦은 이직·전직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정보통신 기반의 창업·벤처기업 증가로 SW 전문 인력 수요도 급증했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일어난 현상이다. 개발 인력 부족은 연봉 인상으로 이어져 중소벤처업계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23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5년간 SW 분야 신규 인력 수요는 35만 3000명으로 추산됐다. 반면 SW 전문 인력 공급은 32만 4000명으로 3만여명이 부족할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취업률을 고려하면 4만명의 인력이 부족하다. 신규 인력 공급 가운데 대학(원) 등 정규 과정에서 배출하는 인력은 11만명뿐이다. 대학이 전공학과(전산학과 등) 정원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없어서다. 21만 4000명은 비전문가를 대상으로 정부가 단기 SW 교육기관(학원)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기술창업 증가로 SW 개발자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어 전공자 부족 현상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W 개발 직원들의 잦은 이직·전직도 벤처업계의 인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울 강남에 있는 ㈜준소프트웨어는 개발 전문 인력이 15명으로 SW 개발 업계에서는 중견기업으로 통한다. 그런데 이 회사에서 3년 이상 근속한 사원은 단 한 명에 불과하다. 직원들이 주니어급(3~4년 경력)에 이르면서 이직·전직이 늘었기 때문이다. 최성욱 준소프트웨어 대표는 “현장 교육을 통해 일을 할만 하면 고액 연봉을 따라 이직하는 직원이 대부분”이라며 “벤처업계에서 ‘함께 성장’이라는 단어는 이제 사라졌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플랫폼기업으로의 전문 인력 쏠림현상도 벤처업계의 인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외국 기업들이 고액 연봉을 내세워 석·박사급 인력을 빼 가는 경우도 많다. 고급 기술자들이 프리랜서로 전환하는 것도 유행이다. 그렇다 보니 시니어급(경력 5년 이상)·특급 기술자를 확보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SW 개발 기술자의 이동은 연봉과 무관치 않다. 초급자(비전공 학원 출신) 신입사원의 연봉은 2600만~2800만원이지만, 2년차부터는 3000만원 이상으로 올라간다. 3년 지난 주니어(대리급)가 되면 연봉은 3500만~4000만원으로 오르는데 이때부터 이직이 잦다. 시니어급이 되면 몸값(연봉)을 2000만원 정도 올릴 수 있다. 기업들이 요구하는 기술과 대학·학원에서 가르치는 기술이 달라 인력을 고용해도 당장 현업에 투입하지 못하는 ‘미스매칭’도 인력난을 키우고 있다. 코리아스타트업 관계자는 “시니어 개발자는 연봉을 맞출 수 없어 확보하지 못하고, 초보 개발자(학원 이수자)는 현업에서 요구하는 기술 능력을 갖추지 못해 입사하고도 퇴직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을 사전에 파악하고 맞춤형 교육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 OTT 근로계약서 말도 못 꺼내… “찍히면 밥줄 끊겨요, 참는 거죠” [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

    OTT 근로계약서 말도 못 꺼내… “찍히면 밥줄 끊겨요, 참는 거죠” [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

    영화 판로 잃은 제작사들 K드라마로 넷플릭스 제작비 늘어도 캐스팅 치중 프리랜서 관행 악용…계약 조건 몰라 장비 설치나 이동은 근무시간서 제외 부당함 목소리 내면 블랙리스트 올라 팀장이 추천해야 입봉… “바뀐 것 없어”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을 찾는 이들이 줄면서 대형 한국 영화는 최근 몇 년 사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한국 영화 극장 매출액은 2019년의 17.9%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도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30.1%로 떨어졌다. 판로를 잃은 영화 제작사와 스태프들이 일감을 찾아 스며든 곳이 K드라마다. 일례로 지난해 세계적으로 흥행을 거둔 ‘오징어 게임’은 영화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으로 이름을 알린 황동혁 감독이 2009년 쓴 영화 시나리오가 넷플릭스를 만나 9부작 드라마로 탄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잇단 흥행으로 일각에서는 K드라마의 ‘장밋빛 미래’를 그리지만, 카메라 너머의 현장에서 체감하는 미래는 그리 밝지만은 않다. 서울신문은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확산으로 출렁이는 현장의 노동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드라마 제작 스태프 20명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이 중 10명은 현재 OTT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고 있거나, 최근까지 참여한 경험이 있다. ●인력 블랙홀 된 OTT, ‘노동 환경 개선’ 없어 “OTT가 돈을 쏟아부어 제작비가 늘어났다는데 그 돈이 다 어디로 갔는지 제작사는 현장 스태프에게 프리랜서 계약을 요구해요. 4대 보험 가입이나 주52시간근무제를 포기하라는 거죠. 스태프 입장에서 좋아진 건 일자리가 늘어난 것 딱 하나 정도예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에 참여 중인 신지원(이하 가명)씨의 말이다. 넷플릭스가 드라마 제작비를 전폭 지원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화면 밖 현장 스태프들이 체감하는 일터는 여전히 척박하다. 드라마 회차당 제작비가 기존 6억~7억원에서 20억원대로 뛰었지만 대부분이 화려한 캐스팅 비용으로 들어갈 뿐 스태프들의 근로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막내급 기술 스태프 이주영씨는 “넷플릭스는 제작비를 안정적으로 준다던데 현장은 그대로”라면서 “제작사는 늘 ‘예산이 모자란다’며 스태프한테만 우는 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꽁꽁 얼어붙은 영화판을 떠나게 된 스태프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촬영에 임한다고 입을 모은다. 표준근로계약이 정착된 영화 업계와 달리 K드라마는 스태프를 노동자가 아닌 프리랜서로 대우하는 관행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만들 때는 스태프와 근로계약을 맺던 제작사들이 OTT 드라마를 제작할 때는 이 관행을 악용해 스태프를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앞서 고용노동부와 법원은 2018~2019년 영화·드라마 스태프의 근로자성을 잇따라 인정했다. 영화 산업 쪽은 이전부터 CJ ENM 같은 대형 투자배급사가 참여하는 노사정협의체에서 합의한 표준근로계약서가 정착됐다. 반면 방송사나 제작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드라마 스태프에게 근로기준법에 위반하는 하도급·업무 위탁 등의 계약 관계를 계속해서 요구해 왔다. 업계 관행이 이렇다 보니 국내 드라마 업계의 ‘큰손’이 된 넷플릭스도 외주 제작사들이 스태프에게 요구하는 부당한 계약 관계에 대해 눈을 감고 있는 실정이다.●근로계약서 실종·반쪽짜리 52시간근무제 실제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촬영장에서 계약서 한 장 쓰지 않고 일하는 스태프가 적지 않았다. 팀장급 스태프가 제작사와 통계약을 하고 받은 일당을 팀원에게 나눠 주는 이른바 ‘턴키 계약’이 주를 이룬다. 막내급 기술 스태프 박수현씨도 “하루 15만원을 주겠다”는 말만 듣고 일을 시작했다. 연장 근로나 야간 근로에 대한 추가 수당은 받아 본 적이 없다. “아르바이트처럼 근로계약서는 쓰겠거니 했는데 계약 조건도 제대로 알려 주지 않고 4대 보험 가입도 안 해 줘요. 말을 꺼내면 실장이 ‘이제 너 안 쓰겠다’고 하지 않을까요. 경력이 짧고 업계도 좁은데 찍히면 다른 팀으로 가기도 어려우니까 참아야죠.” 수현씨는 씁쓸함을 드러냈다. 지난해 7월 드라마 제작현장에 도입된 주52시간근무제는 ‘반쪽짜리’로 운영된다. 대개 월급이 아닌 일급으로 책정되는 스태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동시간이나 촬영 전후 장비를 설치하고 정리하는 시간은 근무시간을 계산할 때 쏙 빠진다. 이렇게 꼼수를 써도 대부분 현장은 연장 근로시간 제한을 위반한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인 최은실 공인노무사는 “주 최대 연장근로 시간은 12시간”이라며 “주 52시간을 맞추더라도 연장근로 시간이 12시간을 넘으면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짚었다. ●“넷플릭스 아닌 짭플릭스” 자조도 부당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내는 순간 제작사들이 공유하는 스태프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복수의 스태프들은 “오야지(팀장)가 맘에 안 들면 제작사가 다음부터 팀 전체를 안 부르고, 팀원인 조수만 찍히면 팀장급 스태프한테 ‘그 사람은 현장에서 말이 많더라. 안 쓰면 좋겠다’는 지령이 내려진다”고 전했다. 힘들어도 꾹 참고 버티는 스태프에게 다음 드라마를 찍을 수 있는 기회의 문이 열린다. 평판이 곧 밥줄인 셈이다. 신씨는 “이 업계는 90% 이상이 인맥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사람을 구할 때 서로 전화 돌려서 추천을 받는다”며 “목소리를 크게 내는 순간 ‘귀찮은 애’로 찍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퍼스트(팀장급)-세컨드-서드-막내’라는 팀 구조 또한 스태프들이 한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에 참여 중인 이주영씨는 “팀장급 스태프가 추천을 해 줘야 입봉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촬영이 길어져 세컨드나 서드가 제작사에 항의하면 팀장급이 ‘참으라’며 찍어 누르는데, 그럼 참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OTT 드라마가 늘면 제작 현장이 눈에 띄게, 선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돌았던 것도 사실이다. 관행이 그렇게 쉽게 뿌리 뽑히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는 팀장급 기술 스태프 박대현씨는 한숨을 내쉰다. “우리끼리 ‘넷플릭스가 아니라 짭플릭스에서 일한다’는 얘기를 해요. 기존의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바뀐 게 없으니까요.” 특별기획팀 특별기획팀
  • 방송 사흘 전 CG 지시에 밤샘 근무… “드라마 뒤엔 저임금 착취” [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

    방송 사흘 전 CG 지시에 밤샘 근무… “드라마 뒤엔 저임금 착취” [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

    미술팀 먼저 나와 현장 철수 후 퇴근 의상 촬영 없어도 못 쉬고 소품 준비 “후반작업 계약대금 중 5분의1만 받아” 정부 근로감독, 현장기술 스태프 중심 회사는 프리계약 고수… 항의 어려워 “이한빛 PD 이후 근로 사각지대 여전”‘카메라 뒤에 사람이 있다’는 말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새겨지는 데엔 많은 이들의 희생이 있었다. 부조리한 방송 노동 환경을 고발하며 스러져 간 사람들. 쉴 틈 없는 노동에 목숨을 잃거나 불의의 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바로 그들이다. 그렇게 세상이 조금씩 변했다. 고용노동부는 4년 전 방송 드라마 스태프의 근로자성을 인정했고, 법원은 감독급 스태프 또한 근로자라는 판단을 내놨다. 드라마 제작 현장에도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됐다. 부당한 연장근로에 반발하는 스태프들이 생겼다. 방송사로부터 외주를 받아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사도 스태프를 여러 팀으로 나눠 근로 시간을 조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카메라 너머를 들여다보면 같은 드라마 안에서도 근로 조건에 격차가 있음이 드러난다. ‘사람답게 일할 권리’를 점차 찾아가는 현장 기술 스태프와 달리 소도구나 의상 스태프, 후반 작업(CG, 편집 등) 스태프는 문제가 있어도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대개 별도 스튜디오나 프로덕션 등의 회사에 소속돼 있어 현장의 기준이 적용되지 못해서다. ●현장 안팎 과중 노동 시달리는 미술 스태프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 지 반년. 현장에선 ‘눈 붙일 시간은 생겼다’는 반응이 심심찮게 나온다. 자정까지 촬영이 이어져도 3~4일은 쉴 수 있어 체력을 비축할 수 있단 얘기도 있다. 다만 이런 변화가 모두에게 해당되는 건 아니다. 세트나 소품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 미술팀에게 주 52시간제는 딴 세상 얘기다. 20년 이상 미술 스태프로 일해 온 이기상(이하 가명)씨는 “배우들이 화면 속에서 먹는 라면 한 그릇, 커피 한 잔까지 전부 미술 담당 스태프의 일”이라면서 “남들보다 일찍 나오지만 철수 작업 탓에 퇴근도 늦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군소리를 하긴 어렵다. 계약은 소속 회사 대표와 맺지만 실제로는 현장 감독의 지시를 받으며 일하기 때문에 근무 시간 준수를 요구하는 건 언감생심이다. 의상 스태프 노도연씨는 “촬영 시간이 길어지면 ‘그만 찍겠다’며 장비를 챙겨 현장을 나가 버리는 팀도 더러 있지만 의상팀은 그런 건 꿈도 못 꾼다”고 하소연했다. 촬영이 없는 날도 다음 촬영에 필요한 소품이나 의상 제작을 준비하느라 쉴 수 없는 처지다. 서울신문이 드라마 스태프의 노동실태를 조사한 결과 의상을 포함한 미술 스태프 중 이동 시간과 식사 시간을 제외한 근로 시간이 ‘하루 평균 14시간 이상’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76.2%였다. ‘주 6~7일 근무한다’는 응답도 57.1%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현장 기술 스태프의 상당수가 현재 주 4일이나 3일 근무한다고 답한 것과는 대조적이다.●근로기준법 사각지대 만드는 ‘턴키 계약’ 미술이나 의상 스태프가 유독 격무에 시달리는 건 ‘계약 관계’ 때문이다. 고용부와 법원이 드라마 스태프의 근로자성을 잇따라 인정하면서 스태프와 1대1로 개별 계약을 하는 현장이 늘었다. 그러나 회사나 스튜디오에 소속돼 있는 미술·의상 스태프의 사정은 다르다. 노씨는 “회사는 ‘필요하면 정규직 계약을 맺겠다’면서도 프리랜서 계약을 고수하고 있어 4대 보험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회사 대표의 지시와 현장에서 감독의 지시를 동시에 받고 있으니, 어디에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 조사에서 미술 스태프의 52.4%는 ‘턴키 계약’(제작사가 감독·팀장급 스태프와 팀 단위로 계약을 맺는 방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녹음팀이나 조명팀, 촬영팀의 경우 제작사와 1대1 계약을 맺은 비율이 절반 이상이었다. 이들의 업무 강도는 나날이 높아지는 추세다.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 등이 제작비를 높이며 ‘고퀄’ 작품을 요구하고, 대중들도 ‘영화 같은 드라마’를 기대하게 돼서다. 이씨는 “영화 쪽 인력이 들어오면서 과거엔 색칠만 하면 됐던 것도 지금은 진짜처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노씨는 “협찬 제품을 입히기만 하면 되던 때와는 달리 의상을 모두 제작하는 일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화려한 VFX·CG 장면 너머엔 저임금 착취 ‘영화 같은 드라마’를 만드는 데 빠질 수 없는 요소는 또 있다. 바로 후반작업이다. 시각특수효과(VFX)와 컴퓨터그래픽(CG), 색보정(DI)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황인수씨는 지난해 방영된 한 사전제작 드라마의 VFX 작업을 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한숨만 나온다. 대표는 주말에도 황씨에게 수시로 업무 지시를 내렸다. 방송 사흘 전 작업물을 넘겨주니 밤샘을 이어 갈 수밖에 없었다. 후반작업을 담당하는 조연출인 최태석씨는 “제작사는 후반작업자들의 근로 시간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기간 내 완성품만 내면 된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3년 전 SBS에서는 CG 업무가 채 완료되지 않은 드라마가 송출되는 초유의 방송 사고가 나기도 했다. 후반작업자들의 또 다른 고충은 ‘저임금’이다. 황씨는 우연히 회사가 제작사와 맺은 계약서를 본 적이 있다. 자신이 한 일의 대금은 1500만원이었지만 실제 받은 돈은 300만원에 불과했다. 드라마 CG 회사에 재직 중인 이유한씨는 “포괄임금제라 야근을 하든 주말에 근무하든 받는 돈은 똑같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조사에서 후반작업자 가운데 ‘저임금’을 국내 드라마 제작 환경의 문제점으로 꼽은 이들은 10명 중 7명(71.4%)이었다. 고용부는 2019년 현장 기술 스태프를 중심으로 근로감독을 했지만 이때도 미술이나 의상, 후반작업자에 대한 별도의 감독은 이뤄지지 않았다. 2016년 tvN ‘혼술남녀’ 조연출로 일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한빛 PD의 동생 이한솔씨는 “현장의 노동 조건이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는 스태프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별기획팀
  • 스태프 갈아넣는 K드라마… “하루 18시간 노동은 예사”[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

    스태프 갈아넣는 K드라마… “하루 18시간 노동은 예사”[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

    4년차 드라마 의상 스태프 노도연(가명)씨의 하루는 길다. 촬영이 시작되기 전 이른 새벽 출근해 배우들에게 수십, 수백벌의 옷을 입힌다. 촬영 중에 모니터링을 하다 중간중간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일도 노씨의 몫이다. 카메라가 꺼진 뒤 뒷정리를 하다 보면 1시간이 훌쩍 지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하루에 18시간 일하는 건 예사다. 수개월 전 일을 하다 다친 무릎은 시도 때도 없이 아프다. 드라마 제작사는 부상 당일 병원비만 내주고는 ‘모르쇠’다. 회사의 요구에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노씨에게 산업재해 신청은 딴 세상 얘기다. 통증 때문에 거동이 불편한 노씨가 2주간 재택근무를 하자 회사 대표는 “쉬게 해줬으니 쌩쌩하겠다”며 생색을 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인 ‘오징어 게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잇단 흥행으로 K드라마의 위상은 ‘한국 속 세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올 한 해 드라마 제작 편수가 역대 최대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카메라 너머 현장은 여전히 척박한 일터다. 서울신문이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전국영화산업노조와 함께 지난 8일부터 일주일간 드라마 제작 스태프 205명을 상대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4.9%(174명)가 ‘장시간 노동’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 중 드라마 제작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비율은 30.2%에 그쳤다. 특히 편집 등 후반 작업자를 제외한 현장 인력만 따져 보면 19.5%에 불과했다. 방송사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으로부터 외주를 받아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사는 현장 감독의 지시에 따라 일하는 스태프들에게 “근로자가 아니지 않으냐”고 말한다. 주 52시간제 근무와 4대 보험 가입은 이들에게 딴 세상 얘기다. 일을 하다 크게 다쳐도 산재 처리는커녕 드라마 흥행에 누가 될까 ‘쉬쉬’ 하며 넘어가는 일이 다반사다. “우린 다칠 바에 죽는 게 낫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 제작사에 외주를 맡기는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오리지널 드라마의 제작 현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기영 희망연대노조 지부장은 “해외 OTT에서 많은 제작비를 투자한다곤 하지만 그게 곧 스태프의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화려함에 가려진 K드라마 제작 환경의 노동 실태와 개선 방안을 3회에 걸쳐 짚는다. 특별기획팀
  • 스타트업·벤처업계 인력난, 고임금, 잦은 이직으로 ‘삼중고’

    스타트업·벤처기업들이 소프트웨어(SW) 개발 인력의 절대적인 부족과 고임금, 직원들의 잦은 이직·전직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정보통신 기반의 창업·벤처기업의 증가로 SW 전문 인력 수요도 급증했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일어난 현상이다. 개발 인력 부족은 연봉 인상으로 이어져 중소벤처업계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23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5년간 SW 분야 신규 인력수요는 35만 3000명으로 추산됐다. 반면 SW 전문 인력 공급은 32만 4000명으로 3만여 명이 부족할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취업률을 고려하면 4만명의 인력이 부족하다. 신규 인력 공급 가운데 대학(원) 등 정규과정에서 배출하는 인력은 11만 명 뿐이다. 대학이 전공학과(전산학과 등) 정원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없어서다. 21만 4000명은 비전문가를 대상으로 정부가 단기 SW 교육기관(학원)을 통해 공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기술창업 증가로 SW 개발자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어 전공자 부족 현상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W 개발 직원들의 잦은 이직·전직도 벤처업계의 인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울 강남에 있는 ㈜준소프트웨어는 개발 전문 인력이 15명으로 SW 개발업계에서는 중견기업으로 통한다. 그런데 이 회사에서 3년 이상 근속한 사원은 단 한 명에 불과하다. 직원들이 주니어급(3~4년 경력)에 이르면서 이직·전직이 늘었기 때문이다. 최성욱 준소프트웨어 대표는 “현장 교육을 통해 일을 할만 하면 고액 연봉을 따라 이직하는 직원이 대부분”이라며 “벤처업계에서 ‘함께 성장’이라는 단어는 이제 사라졌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문인력 쏠림현상도 벤처업계의 인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외국 기업들이 고액 연봉을 내세워 석·박사급 인력을 빼가는 경우도 많다. 고급 기술자들이 프리랜서로 전환하는 것도 유행이다. 그렇다 보니 시니어급(경력 5년 이상)·특급 기술자를 확보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 SW 개발 기술자의 이동은 연봉과 무관치 않다. 초급자(비전공 학원 출신) 신입사원의 연봉은 2600만~2800만원이지만, 2년차부터는 3000만원 이상으로 올라간다. 3년 지난 주니어(대리급)가 되면 연봉은 3500만~4000원으로 오르는데 이때부터 이직이 잦다. 시니어급이 되면 몸값(연봉)을 2000만원 정도 올릴 수 있다. 기업들이 요구하는 기술과 대학·학원에서 가르치는 기술이 달라 인력을 고용해도 당장 현업에 투입하지 못하는 ‘미스매칭’도 인력난을 키우고 있다. 코리아스타트업 관계자는 “시니어 개발자는 연봉을 맞출 수 없어 확보하지 못하고, 초보 개발자(학원 이수자)는 현업에서 요구하는 기술 능력을 갖추지 못해 입사하고도 퇴직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을 사전에 파악하고 맞춤형 교육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 OTT 뜨자 근로계약 실종…“K드라마 빛날 때 우린 척박해졌다”

    OTT 뜨자 근로계약 실종…“K드라마 빛날 때 우린 척박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을 찾는 이들이 줄면서 대형 한국 영화는 최근 몇년 사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한국 영화 극장 매출액은 2019년의 17.9%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고, 한국 영화 시장 점유율은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30.1%로 떨어졌다. 판로를 잃은 영화 제작사와 스태프들이 일감을 찾아 스며든 곳이 K드라마다. 일례로 지난해 세계적으로 흥행을 거둔 ‘오징어 게임’은 영화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으로 이름을 알린 황동혁 감독이 2009년 쓴 영화 시나리오가 넷플릭스를 만나 9부작 드라마로 탄생했다.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잇단 흥행 성공으로 일각에서는 K드라마의 ‘장미빛 미래’를 그리지만, 카메라 너머의 현장에서 체감하는 미래는 그리 밝지만은 않다. 서울신문은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확산으로 출렁이는 현장의 노동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드라마 제작 스태프 20명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중 10명은 현재 OTT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고 있거나, 최근까지 참여한 경험이 있다. 인력 블랙홀된 글로벌 OTT, ‘노동 환경 개선’ 낙수효과는 없었다 “OTT가 돈을 쏟아부어 제작비가 늘어났다는데, 그 돈이 다 어디로 갔는지 제작사는 현장 스태프에게 프리랜서 계약을 요구해요. 4대 보험 가입이나 주 52시간 근무제를 포기하라는 거죠. 스태프 입장에서 좋아진 건 일자리가 늘어난 것 딱 하나 정도예요.”(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 참여 중인 신지원(이하 가명)씨) 넷플릭스가 드라마 제작비를 전폭 지원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화면 밖 현장 스태프들이 체감하는 일터는 여전히 척박하다. 드라마 회차당 제작비가 기존 6~7억원에서 20억원대로 뛰었지만 대부분이 화려한 캐스팅으로 돌아가는 탓에 스태프들의 근로 환경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막내급 기술 스태프 이주영씨는 “넷플릭스는 제작비를 안정적으로 준다던데 현장은 그대로”라면서 “제작사는 늘 ‘예산이 모자라다’고 우는 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OTT 콘텐츠는 제작비의 10~20%가 수익률로 보장됐지만, 워낙 제작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져 수익이 떨어지는 추세”라고 말한다. 넷플릭스 드라마의 경우 드라마의 ‘지식재산권’(IP)을 넷플릭스가 전부 다 갖기 때문에 제작사 입장에서는 드라마가 초대박이 나도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세계적인 히트를 쳐 약 1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오징어게임이 단적인 예다. 넷플릭스로부터 제작비 지원을 받고 해당 드라마를 제작한 싸이런픽쳐스는 흥행에 대한 추가 수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판서 밀려나니..실종된 근로계약서꽁꽁 얼어붙은 영화판을 떠나게 된 스태프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촬영에 임한다고 입을 모은다. 표준근로계약이 정착된 영화 업계와 달리 K드라마는 스태프를 노동자가 아닌 프리랜서(개인사업자)로 대우하는 관행이 지배적이다. OTT 드라마 제작사들이 이 관행을 악용해 부당 계약을 종용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앞서 고용노동부와 법원은 2018~2019년 영화·드라마 스태프의 근로자성을 잇따라 인정했다. 그러나 방송사나 제작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근로기준법에 위반하는 하도급·업무 위탁 등의 계약 관계를 계속해서 요구해왔다. 이에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 등은 지난해 9월 KBS와 자회사인 제작사 몬스터유니온 등 5개 드라마 제작사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근로기준법 위반(근로계약서 미작성)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사건처리 기한이 5개월째 연장되는 동안 해당 드라마 중 절반이 종영되면서 고용노동부가 미온적인 태도로 사건을 뭉개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화 산업에선 CJ E&M 같은 대형 투자배급사가 참여하는 노사정협의체 합의를 거쳐 표준근로계약서가 만들어졌다. 드라마 업계도 표준근로계약서 도입을 위해 2019년 전국언론노조 등이 4자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지난해 드라마제작사협회가 합의를 거부하고 방송사들이 줄줄이 빠지면서 파행됐다. 김기영 희망연대노조 지부장은 “4대 보험을 적용하려면 그만큼 재원이 더 필요한데 방송사들은 제작비를 더 못 올려주겠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근기법 위반 눈감은 넷플릭스 업계 관행이 이렇다보니 국내 드라마 업계에 ‘큰손’이 된 넷플릭스는 제작사들이 스태프에게 요구하는 부당한 계약관계에 대해 눈을 감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신문이 드라마 스태프의 노동실태를 조사한 결과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OTT 드라마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112명 중 52명(46.4%)은 ‘다른 드라마 제작환경과 별 다른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안명희 전 문화예술노동연대 대표는 “영화에서는 근로자로 일하던 사람들이 드라마를 찍을 때는 계약서도 안쓴다”며 “영화 스태프끼리 우스갯소리로 ‘알바하러 간다’며 드라마를 찍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촬영장에서 계약서 한 장 쓰지 않고 일하는 스태프가 적지 않았다. 팀장급 스태프가 제작사와 통계약을 하고, 받은 일당을 팀원에게 나눠주는 이른바 ‘턴키 계약’이 주를 이룬다. 막내급 기술 스태프 박수현씨도 “하루 15만원을 주겠다”는 말만 듣고 일을 시작했다. 연장 근로나 야간 근로에 대한 추가 수당은 받아 본 적이 없다. “아르바이트처럼 근로계약서는 쓰겠거니 했는데 계약 조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4대 보험 가입도 안 해줘요. 말을 꺼내면 실장이 ‘이제 너 안 쓰겠다’고 하지 않을까요. 경력이 짧고 업계도 좁은데 찍히면 다른 팀으로 가기도 어려우니까 참아야죠.” 수현씨는 씁쓸함을 드러냈다. 지난해 7월 드라마 제작현장에 도입된 주 52시간 근무제는 ‘반쪽짜리’로 운영된다. 대개 월급이 아닌 일급으로 책정하는 스태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동시간이나 촬영 전후 장비를 설치하고 정리하는 시간은 근무시간을 계산할 때 쏙 빠진다. 이렇게 꼼수를 써도 대부분 현장은 연장 근로시간 제한을 위반한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인 최은실 공인노무사는 “주 최대 연장근로 시간은 12시간”이라며 “주 52시간을 맞추더라도 연장근로 시간이 12시간을 넘으면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짚었다. 인맥으로 인력 추천…현장서 한번 찍히면 낙인제작사나 방송사가 공유하는 스태프 블랙리스트는 공공연한 업계 비밀이다. 복수의 스태프들은 “오야지(팀장)가 맘에 안들면 제작사가 다음부터 팀 전체를 안 부르고, 팀원인 조수만 찍히면 팀장급 스태프한테 ‘그 사람은 현장에서 말이 많더라. 안 쓰면 좋겠다’는 지령이 내려진다”고 전했다. 연출 스태프 신지원씨는 “이 업계는 100% 인맥 사회라 사람을 구할때 서로 전화돌려서 추천을 받는다”며 “목소리를 크게 내는 순간 ‘귀찮은 애’로 찍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성으로 이뤄지는 드라마 제작 특성상 평판이 곧 밥줄로 연결된다. 부당하고 힘들어도 꾹 참고 버티는 스태프에게 다음 프로젝트의 문이 열리는 셈이다. ‘퍼스트(팀장급)-세컨-써드-막내’로 구성된 팀 구조 또한 스태프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경력 기간을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서열과 위계는 견고하다. 기술 스태프 이주영 씨는 “팀장급 스태프가 추천을 해줘야 입봉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촬영이 길어져 세컨이나 써드가 제작사에 항의하면 팀장급이 ‘참으라’며 찍어누르는데, 그럼 참을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글로벌 OTT 드라마가 늘면 제작 현장이 눈에 띄게, 선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돌았던 것도 사실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조명·의상 등 영상 스태프 노동자 6만명이 모인 국제극장무대종사자연맹(IATSE)가 지난해 10월 파업을 결의하자, 넷플릭스·디즈니 등이 속한 영화·방송제작자연합(AMPTP)는 매일 10시간 휴식과 금·토·일 54시간 휴식 등 요구안을 받아들였다. 관행이 그렇게 쉽게 뿌리뽑히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는 팀장급 기술 스태프 박대현씨는 한숨을 내쉰다. “우리끼리 ‘넷플릭스가 아니라 짭플릭스에서 일한다’는 얘기를 해요. 글로벌 기업이라는데 뭐든지 한국식이니까요. 오징어게임이 성공한 뒤로 넷플릭스가 ‘한국인들은 미국처럼 안 해도 특별히 불만도 안 갖고 일 잘하네’라고 눈치를 챈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특별기획팀
  • ‘한국 속 세계’ 된 K드라마...카메라에 가려진 사람들

    ‘한국 속 세계’ 된 K드라마...카메라에 가려진 사람들

    4년차 드라마 의상 스태프 노도연(가명)씨의 하루는 길다. 촬영이 시작되기 전 이른 새벽 출근해 배우들에게 수십 수백벌의 옷을 입힌다. 촬영 중에도 모니터링을 하다 중간중간에 옷매무새를 가다듬는 것도 노씨의 몫이다. 카메라가 꺼진 뒤 뒷정리를 하다보면 1시간이 훌쩍 지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하루에 18시간 일하는 건 예사다. 수개월 전 일을 하다 다친 무릎은 시도 때도 없이 아프다. 드라마 제작사는 부상 당일 병원비만 내주고는 ‘모르쇠’다. 회사의 요구에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노씨에게 산재 신청은 딴 세상 얘기다. 통증 때문에 거동이 불편한 노씨가 2주간 재택 근무를 하자, 회사 대표는 “2주나 쉬게 해줬으니 쌩쌩하겠다”며 생색을 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킹덤’ ‘오징어게임’ 등의 잇단 흥행으로 K드라마의 위상은 ‘한국 속 세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올 한해 드라마 제작 편수가 역대 최대치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카메라 너머 현장은 여전히 척박한 일터다. 서울신문이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전국영화산업노조와 함께 지난 8일부터 일주일간 드라마 제작 스태프 205명을 상대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4.9%(174명)가 ‘장시간 노동’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 중 드라마 제작사와 근로계약서를 체결한 비율은 30.2%에 불과했다. 편집 등 후반작업자를 제외한 현장 인력만 따져보면 근로계약서 체결 비율이 19.5%로 더 낮았다. 방송사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으로부터 외주를 받아 실제 드라마를 만드는 제작사는 현장 감독의 지시를 따라 일하는 스태프들에게 “근로자가 아니지 않느냐”고 말한다. 주 52시간제 근무와 4대 보험 가입은 이들에게 다른 세상 얘기다. 일을 하다 크게 다쳐도 산재 처리는 커녕 드라마 흥행에 누가 될까 ‘쉬쉬’ 하며 넘어가는 일이 다반사다. “우린 다칠 바에 죽는 게 낫다”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 제작사에게 외주를 맡기는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OTT 오리지널 드라마의 제작 현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기영 희망연대노조 지부장은 “해외 OTT에서 많은 제작비를 투자한다곤 하지만 그게 곧 스태프의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3회에 걸쳐 화려함에 가려진 K드라마 제작 환경의 노동 실태를 조명하고, 대안을 모색한다. 특별기획팀
  • 손실보상률 90%·특고 등 130만명 추가지원… 與, 또 협치 없이 독주

    손실보상률 90%·특고 등 130만명 추가지원… 與, 또 협치 없이 독주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지급과 의료방역 지원을 골자로 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은 21일에도 여야가 협의에 협의를 거듭하는 등 막판 진통을 겪었다. 국민의힘은 손실보상 대폭 확대 등을 추경 처리 조건으로 내걸며 더불어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민주당은 소상공인 외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등 130만여명을 추가 지원하기로 정부와 협의를 마치고, 국민의힘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단독 처리도 불사하겠다고 맞섰다. 양측이 쉽게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민주당은 정부안보다 3조 3000억원 증액(예비비 활용 포함)된 16조 9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9일 민주당이 정부가 제출한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예산결산특위에서 단독 처리한 것에 대해 ‘날치기 무효’라고 반발했지만 이날은 여당과 추경안을 처리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대신 ▲손실보상을 정부가 거리두기를 위해 영업 시간·인원 제한을 처음 실시한 시점까지 100% 소급 적용 ▲손실 보상률 80%→100% 확대 및 손실 보상하한액 50만→100만원 증액 ▲특고와 프리랜서에게 긴급안정지원금 100만원 지원 ▲손실보상 대상에 문화·예술·체육·관광·여행 업종 포함 ▲법인택시·전세버스 기사에게도 개인택시와 같은 300만원 지급 ▲소상공인 전기요금 50% 감면 3개월 추가 연장 등을 추경안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코로나19 피해를 두텁고 폭넓게 지원하는 민생 추경안 처리를 위해 정부와 여당에 재차 요청한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설령 민주당 반대로 이와 같은 예산 지원이 무산돼도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즉시 50조원 플러스 알파(+α)로 확실한 지원·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도 이날 추경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부와 협의해 추경 수정안을 마련했다면서 “코로나19 방역과 민생 지원 예산을 (14조원 규모 정부안보다) 총 3조 3000억원 이상 증액했다”고 밝혔다. 전날엔 정부안에서 3조원을 순증하고 예비비에서 5000억원 안팎을 더 끌어와 총 17조 5000억원 규모의 수정안을 처리한다고 밝혔는데, 약간 규모가 줄어든 것이다. 윤 원내대표는 “그간 지원받지 못한, 매출 감소를 입증하기 어려운 간이 과세자 10만명과 중규모 자영업자도 추가해 소상공인 약 330만명에게 방역지원금을 300만원씩 지급하기로 하고 손실보상 보정률도 80%에서 90%로 늘렸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정부안에 없던 130만명을 추가로 지원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덧붙였다. ▲특고와 프리랜서 68만명 ▲법인택시 기사(7만 6000명)와 전세노선버스 기사(8만 6000명) 등 운수 종사자 ▲공연장(212곳) 관련 인력과 2만여명의 문화예술인 ▲관광지 방역 인력 3000명 ▲요양보호사 36만 8000명 ▲가족돌봄 비용 대상자 6만명 ▲장애인 활동 지원 인력 3000명 등이다. 윤 원내대표는 “이번 추경이 국민의 어려움을 일거에 해소할 만큼 충분하지 않음을 잘 안다”면서 “그러나 급한 불부터 꺼야 민생을 위기로부터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나랏빚 더 안 늘리고… 특고·프리랜서 등 130만명에 최대 100만원

    나랏빚 더 안 늘리고… 특고·프리랜서 등 130만명에 최대 100만원

    국회가 21일 본회의를 열고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처리하면서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은 23일부터 1인당 300만원씩 2차 방역지원금을 받는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특수고용노동자(특고)와 프리랜서 등 약 130만명도 20만~10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 600만명은 자가검사키트를 무상 지원받는다. 국회는 추경 규모를 정부안(14조원)보다 3조 3000억원 늘린 대신 예비비 4000억원을 깎았다. 이에 따라 총 16조 9000억원 규모로 수정됐다. 기획재정부는 정부안보다 늘어난 2조 9000억원을 추가 국채 발행 없이 기금 변경을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나랏빚(국가채무)은 정부안과 변동 없이 같은 규모로 유지된다. 이날 국회와 기재부에 따르면 정부안에서 가장 크게 증액된 분야는 소상공인 지원이다. 손실액 대비 보상액 비율을 말하는 손실보상 보정률을 기존 80%에서 90%로 높였다. 칸막이 설치 등 방역 조치를 이행한 식당·카페도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됐다. 매출 감소 증명에 어려움을 겪는 간이과세자와 연평균 매출이 10억~30억원인 숙박·음식점업 등 12만명은 방역지원금(300만원) 지급 대상에 추가됐다. 이러면서 소상공인 지원 규모가 정부안(11조 5000억원)보다 1조 3000억원 늘어난 12조 8000억원으로 증액됐다.특고 등 취약계층에도 별도의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7000억원이 새로 편성됐다. 방과 후 강사와 대리운전기사 등 소득이 감소한 특고·프리랜서(68만명)에게 긴급고용안정지원금 50만~100만원을 지원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승객이 감소한 법인택시와 전세버스·비(非)공영제 노선버스 기사 등 16만 2000명에게 각각 100만원을 지원한다. 저소득 문화예술인 4만명에게는 활동지원금 100만원을 지급한다. 요양보호사(36만 8000명)에게 한시수당 20만원을 추가 지급하고, 격리 장애인을 돌보는 돌보미(3000명)는 활동바우처 지원단가를 하루 4만 8000원씩 가산해 준다. 재택 중심의 방역체계를 지원하기 위해 1조 3000억원을 새로 투입한다. 저소득층과 어린이집 영유아 등 감염취약계층 600만명에게 한 달에 4개씩 자가검사키트를 제공한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확진자 급증을 감안해 생활지원비·유급휴가비 재원을 보강했다. 감염관리수당(하루 5만원)과 선별진료소 검사인력 활동지원비(하루 1만원) 지원기간을 오는 9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정부는 소상공인 방역지원금의 경우 기존 전달체계를 활용해 23일부터 지급한다. 보정률이 상향된 손실보상금과 특고·프리랜서 및 법인택시·버스기사 등에 대한 지원금은 다음달 중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국회는 이날 추경을 의결하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고자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는 내용의 부대의견을 달았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말 종료 예정이던 코로나 관련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추가 연장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여야 ‘16.9조 추경안’ 처리… 332만명에 방역지원금

    여야 ‘16.9조 추경안’ 처리… 332만명에 방역지원금

    여야는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당초 정부안(14조원)보다 2조 9000억원 순증한 16조 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합의 처리했다.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과 간이과세자 등 332만명에게 방역지원금 300만원이 지급된다. 학습지 교사와 캐디를 비롯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및 프리랜서, 법인택시·버스 기사, 저소득 예술인 등에게도 100만~150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여야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재석 213명 중 찬성 203명, 반대 1명, 기권 9명으로 이런 내용의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여야는 심의 과정에서 4000억원의 예비비를 감액하고 3조 3000억원을 증액해 16조 9000억원을 확정했다. 세부적으로는 ▲소상공인 및 사각지대 지원(13조 5000억원) ▲방역 지원(2조 8000억원) ▲예비비(6000억원)로 구성됐다. 지난 19일 민주당 단독으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추경 수정안을 통과시키면서 국민의힘이 반발해 여당 단독 처리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막판에 합의가 이뤄졌다. 여야 모두 3·9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것이다. 여야는 또한 대선 이후 임시국회에서 손실보상 대상과 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여야는 손실보상 보정률을 80%에서 90%로 상향하고, 칸막이 설치 식당·카페도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하며, 방역지원금 대상에 간이과세자·연평균 매출 10억~30억원 숙박·음식업점 등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방역지원금 300만원 지급 대상은 정부안의 소상공인·자영업자 320만명에서 332만명으로 늘어났다. 또 68만명의 특고와 프리랜서, 법인택시(10만 2000명) 및 전세·노선버스(8만 6000명) 기사, 문화예술인 등에게도 10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추경안과 별개로 법인택시 기사와 전세·노선버스 기사 등의 운수종사자에게는 예비비에서 추가로 5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 332만명에 방역지원금 300만원…국회, 추경 16.9조 의결

    332만명에 방역지원금 300만원…국회, 추경 16.9조 의결

    정부안과 비교해 2조 9000억원 순증특고, 프리랜서, 법인택시·버스기사, 예술인 등 100만원법인택시·노선버스 등은 지원액 50만원 추가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과 소기업 등 332만명에게 방역지원금 300만원이 지급된다. 학습지 교사, 캐디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와 프리랜서, 법인 택시·버스기사, 저소득 예술인 등에도 지원금이 제공된다. 여야는 대선 이후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손실보상 대상과 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관련 법 개정도 추진키로 했다. 국회는 21일 본회의를 열고 16조 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재석 의원 213명 중 찬성 203명, 반대 1명, 기권 9인으로 의결했다. 지난달 24일 제출해 방역지원금 규모 이견으로 공전했던 추경 협상은 본회의 직전 합의됐다. 대선을 앞둔 여야는 오후 8시 28분 본회의 개의 11분만에 추경안을 처리했다. 이날 통과된 추경안은 정부가 제출한 것보다 2조 9000억원을 순증한 것이다. 여야는 국회 심의과정에서 4000억원의 예비비를 감액하고 3조 3000억원을 증액해 16조 9000억원을 확정했다. 구체적으로 여야는 ▲손실 보상 보정률을 80%에서 90%로 상향 ▲칸막이 설치 식당· 카페 등도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 ▲방역지원금 대상에 간이과세자·연평균 매출 10억~30억원 숙박·음식업점 등을 추가했다. 이와 관련한 예산이 1조 3000억원 늘어났다.또 특고와 프리랜서, 법인택시 및 버스 기사, 문화 예술인 등에도 지원금을 100만원 지급하기로 했다. 요양 보호사, 장애인 활동 보호사 및 아동 돌봄 등에도 추가 지원한다. 여야는 또 저소득층 및 어린이집 영유아 등 취약계층 600만명에게 자가 진단 키트를 제공키로 했으며 오미크론 변이에 따른 확진자 증가에 따른 생활지원비·유급휴가비도 추가로 확충했다. 여야는 이번에 증액된 추경액은 예비비 조정과 특별회계 잉여금 및 기금 여유자금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한편 여야는 추경안 처리와 별개로 대선 후 열리는 다음 임시국회에서 코로나 방역 사회적 조치에 따른 소상공인 손실보상의 대상과 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법’을 개정하기로 합의했다. 법 개정을 통해 2020년 2월부터 지난해 7월 6일까지 소상공인이 입은 손실도 소급해 보상한다는 것이다. 또 손실보상에서 제외됐던 여행·관광업종과 공연기획 업종을 대상에서 추가할 방침이다. 이밖에 추경안과 별개로 법인택시 기사와 전세·노선버스 기사 등 운수종사자에는 예비비에서 추가로 5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이는 국민의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이들이 받는 지원금은 150만원이 된다.
  • 국회, 16.9조 추경 의결…방역지원금 300만원 지급

    국회, 16.9조 추경 의결…방역지원금 300만원 지급

    국회는 21일 본회의에서 총 16조 9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했다. 소상공인 및 사각지대 지원에 13조5000억원, 방역 지원에 2조8000억원, 예비비 6000억원으로 구성됐다. 소상공인 320만과 간이과세자 10만명, 연매출 10억∼30억원 사이의 사업체 중 매출이 감소한 2만 곳 등 332만명에 방역지원금 300만원을 지급하는 안이 포함됐다. 학습지 교사, 캐디 등 68만명에 달하는 특수고용노동자(특고)와 프리랜서 긴급고용안정지원금과 7만6000명의 법인택시 기사와 8만6000명의 전세·노선버스 기사 지원금도 배정됐다. 여야는 협의 과정에서 14조원 규모의 정부안에서 4000억원의 예비비를 감액하고 3조 3000억원을 증액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