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KIA “5시에 만나요”… 일요일 2시의 악몽 지울까
KIA 타이거즈는 올해 낮 경기(2시 경기)에서 1승11패로 악몽을 경험했다. 그런데 그 1승을 거둔 상대가 롯데 자이언츠다. KIA에게 낮 경기 유일한 1승을 헌납한 롯데는 1무10패로 KIA보다 조금 더 끔찍하다.
프로야구가 혹서기(6~8월)에 접어들면서 6일부터 일요일 경기도 2시 경기가 아닌 5시 경기로 시작했다. 낮 경기 승패 마진이 심각하게 적자인 KIA와 롯데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5월까지 KIA의 26패(19승) 중 11패가, 롯데의 29패(15승) 중 10패가 낮에 당한 패배였다.
낮 경기는 평소와 다른 시간에 열린다는 점에서 컨디션 조절이 필수다. 그러나 세부 성적을 보면 두 팀은 전체적으로 낮 경기에서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듯한 모습이 보인다.
KIA는 5일까지 낮 경기 팀타율이 0.260(7위), 야간경기 0.256(7위)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팀평균자책점(ERA)이 낮 경기 5.82(9위), 야간경기 5.19(7위)로 차이를 보인다. 롯데는 낮 경기 팀타율 0.258(9위), 팀ERA 6.24(10위)로 야간경기 팀타율 0.271(4위), 팀ERA 5.23(9위)과 격차가 크다.
4~5월 KIA와 롯데를 낮에 많이 만난 팀도 자연스럽게 성적이 올라갔다. KIA는 2시에 SSG 랜더스와 3번 만나 3번 모두 졌다.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 kt 위즈는 2번씩 만나 모두 패했다.
롯데는 삼성과 한화 이글스를 2번씩 만나 모두 패했고 NC와는 1무1패를 기록했다. SSG, kt, KIA, 두산, 키움 히어로즈와는 1번씩 만나 졌다. SSG가 낮 경기 성적이 10승3패 승률 76.9%로 전체 1위인 배경에는 KIA와 롯데를 낮에 많이 만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kt전을 앞두고 만난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6일 “2시 경기를 왜 못했는지 나도 정확히 답을 못하겠다”면서 “앞으로 5시 경기든 6시 30분 경기가 됐든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