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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슨 영화 볼까]

    ■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다큐멘터리/12세) 감독 안해룡 주연 송신도 재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송신도 할머니가 일본 시민들로 이뤄진 지원모임과 함께 10년간 진행한 재판 투쟁을 담고 있다.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하는 소송은 2003년 대법원 판결까지 모두 패소로 끝났지만, 할머니는 “재판에는 졌지만, 내 마음은 지지 않았다.”고 외친다. 할머니와 지원모임이 쌓아올리는 믿음과 감동의 시간들에 울고 웃게 된다. 손수건 필수 지참. ■ 프로스트 vs 닉슨 (드라마/12세) 감독 론 하워드 주연 프랭크 란젤라·마이클 신 1977년 4월에 일어났던 실화를 영화화했다.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사임한 닉슨(프랭크 란젤라) 전직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한다. 한물간 MC인 프로스트(마이클 신)는 뉴욕 방송국 복귀를 꿈꾸며 닉슨에게 인터뷰를 제의한다. 닉슨은 정치계 복귀 기회로 삼으려는 심산에서 인터뷰를 승낙한다. 에누리 없는 인생역전 게임. ■ 구세주2 (코미디/15세) 감독 황승재 주연 최성국·이영은 ‘구세주’(2006년)의 속편으로 포스터 카피는 이렇다. ‘안다 아무도 안기다린 거 하지만 우리는 만들었다 투!’ 택시회사 사장 2세인 정환(최성국)은 빈둥거리는 생활을 즐긴다. 이런 아들이 못마땅한 정환의 어머니는 그에게 택시기사를 해서 카드빚을 갚으라고 말한다. 택시를 몰던 정환은 어느 날 손님인 은지(이영은)와 티격태격 다투게 된다. 참신한 것은 오로지 카피 하나뿐. ■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드라마/18세) 감독 도리스 도리 주연 엘마 웨퍼·한넬로르 엘스너 트루디(한넬로르 엘스너)는 남편 루디(엘마 웨퍼)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 사실을 루디에게 말하지 않는다. 대신 함께 자식들의 집으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먼저 숨을 거두는 쪽은 트루디다. 홀로 남게 된 루디는 생전 아내의 꿈을 찾아나선다. 영화 후에 남겨진 잔상들이 애틋하다.
  •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 실체 드러난 거대 스캔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 실체 드러난 거대 스캔들

    사회적 메시지가 풍부한 영화 2편이 나와 눈길을 끈다. 지난 26일 개봉한 ‘인터내셔널’(감독 톰 튀크베어)과 새달 5일 개봉하는 ‘프로스트 vs 닉슨’(감독 론 하워드)이다. 표현의 자유가 허용될 때 영화의 사회적 현상에 대한 비판과 견제 기능이 확대되기 마련. 두 작품 앞에서 관객들은 목마른 자가 샘물을 찾듯 반색하는 분위기다. 액션스릴러 영화 ‘인터내셔널’은 세계적 금융자본의 비리와 은밀한 폭력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고 있다. 인터폴 형사 루이 샐린저(클라이브 오웬)는 동료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충격에 빠진다. 그리고 곧 그는 돈 세탁, 무기 거래, 테러 등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무시무시한 범죄들이 190개국의 금융망을 손에 쥐고 있는 IBBC 다국적 은행과 관련돼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다. 맨해튼 지방 검사관 엘레노어 휘트먼(나오미 와츠)과 수사를 시작하는 샐린저. 베를린, 밀라노, 뉴욕, 이스탄불 등으로 따라가며 불법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던 둘은 점점 놀라운 사실들을 알게 된다. 그것은 미국 정부와 CIA는 물론 러시아 범죄조직과 제3세계 테러조직까지 IBBC 은행의 지배 아래에 있다는 사실이다. 은행의 실체를 파헤치려는 그들은 목숨을 위협받는 위기에 부딪히게 된다. 영화는 얼마 전 열린 제59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돼 세계인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환율급등, 주가폭락 등 세계적인 경제 불황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시점에서 ‘금융 위기’, ‘다국적 은행의 횡포’라는 시의적절한 소재는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기획자로 참여한 우위썬 감독이 “역대 최대 금융범죄로 파란을 일으킨 파키스탄 ‘BCCI 은행 스캔들’을 모티브로 한 파격적인 소재에 매료됐다.”고 밝힐 정도로 현실감이 넘친다. 시사점도 풍부하다. 실제로 1970년대 파키스탄 BCCI 은행은 각국 정부의 비호를 받으며 돈 세탁은 물론 국가기밀 정보수집, 테러지원 등을 자행하다 1991년에야 전모가 드러났다. 톰 튀크베어 감독은 ‘향수’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세련된 연출력을 한껏 뽐낸다. 주연을 맡은 클라이브 오웬의 빈틈없는 연기가 극속 캐릭터와 찰떡궁합을 이룬다. 18세 이상 관람가. ‘프로스트 vs 닉슨’은 1977년 4월에 일어났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사임한 닉슨(프랭크 란젤라) 전직 대통령. 그는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끝맺게 한 워터게이트 사건에 대해 1974년 사임한 뒤 3년 가까이나 침묵으로 일관한다. 진실과 사죄의 말을 듣고 싶다는 국민들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말이다. 한물간 토크쇼 MC인 프로스트(마이클 신)는 뉴욕 방송국으로 복귀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닉슨에게 인터뷰를 제의한다. 정치인과의 인터뷰 경험이 전무한 그를 얕본 닉슨은 정치계 복귀를 꿈꾸며 인터뷰 제안을 받아들인다. 실제로 당시 4일간 진행된 프로스트와 닉슨의 인터뷰를 시청하기 위해 4500만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TV 앞으로 몰려들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던 이 대결은 피터 모건에 의해 2006년 연극으로 재현돼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으며, 지난해 영화로까지 제작되기에 이르렀다. 영화는 닉슨과 프로스트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긴장감 넘치게 묘사한다. 닉슨의 대담한 말솜씨에 프로스트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장면, 역전승을 위해 워터게이트 사건 질문에 모든 것을 거는 프로스트의 마지막 승부수 등 전쟁 같은 인터뷰에 진땀이 다 날 정도다.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탄탄한 스토리와 캐릭터이지만, 생생한 숨을 불어넣는 것은 바로 주연 배우들이다. 연극에서와 마찬가지로 같은 배역을 맡은 마이클 신과 프랭크 란젤라는 실제 인물을 연상시킬 만큼 살아 있는 연기를 펼친다. 특히 프랑크 란젤라는 노련한 정치인으로서의 면모와 권력을 잃고 나약해진 한 인간으로서 닉슨의 양면을 동시에 잘 표현해내 영화의 격을 한층 더 높인다. 12세 이상 관람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81회 아카데미] 숀 펜·케이트 윈슬렛, 오스카의 男女 (종합)

    [81회 아카데미] 숀 펜·케이트 윈슬렛, 오스카의 男女 (종합)

    할리우드 배우 숀 펜과 케이트 윈슬렛이 아카데미 남녀 주연상을 차지했다. 지난 22일 오후 5시(현지시간) 미국 LA 할리우드 코닥극장에서 열린 제 81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밀크’의 숀펜과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의 케이트 윈슬렛이 남녀 주연상의 영광을 안았다. 숀펜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수상은 2004년 ‘미스틱 리버’에 이어 두번째로 올해에는 ‘레슬러’의 미키 루크’,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브래드 피트, ‘비지터’의 리처드 젠킨스, ‘프로스트 vs 닉슨’의 프랭크 란젤라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케이트 윈슬렛은 ‘레이첼 결혼하다’의 앤 해서웨이, ‘체인질링’의 안젤리나 졸리, ‘프로즌 리버’의 멜리사 리오, ‘다우트’의 메릴 스트립과 치열한 각축전 끝에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대니 보일 감독의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감독상, 작품상, 각색상, 편집상 등 총 8관상에 오르며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앞서 개최된 골든글러브에서도 4관왕에 오르며 위력을 발휘했다. 남우조연상은 ‘다크나이트’에서 소름끼치는 연기를 보여준 故히스레저가 수상했다. 히스 레저의 이름이 호명되자 시상식에 참여한 모든 배우들이 일제히 기립하며 그를 추모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하 각 부문별 수상작 및 수상작 ▶작품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감독상 -’슬럼독 밀리어네어’ 대니 보일 ▶남우주연상 - ‘밀크’ 숀 펜 ▶여우주연상 -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 케이트 윈즐릿▶남우조연상 - ‘다크 나이트’ 히스 레저▶여우조연상 -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페넬로페 크루즈 ▶각본상 - ‘밀크’ 더스틴 랜스 블랙▶각색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사이먼 보포이▶편집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크리스 디킨스▶촬영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앤서니 도드 맨틀▶미술상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도널드 그레이엄 버트▶의상상 - ‘공작부인-세기의 스캔들’ 마이클 오코너▶분장상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그레그 캐넘▶시각효과상 -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에릭 바바 등 4명▶음악상 = ‘슬럼독 밀리어네어’ A.R. 라흐만▶주제가상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자이 호(Jai Ho)’▶음향편집상 - ‘다크 나이트’ 리처드 킹▶음향효과상 -’슬럼독 밀리어네어’ 아이언 탭 등 4명▶외국어영화상 - ‘굿 바이’(일본)▶장편애니메이션상 - ‘월ㆍE’▶단편애니메이션상 - ‘작은 사각의 집’▶단편영화상 - ‘토이랜드’▶장편다큐멘터리상 - ‘맨 온 와이어’▶단편다큐멘터리상 -’스마일 핑키’▶얀 헤르슐트 박애상(공로상) - 제리 루이스 ▶고든 E. 소여상(과학기술상) -에드 캐트멀 사진=각 영화 스틸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부시 “우리 위에는 찬란한 태양빛뿐”

    10명의 미국 시인들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축하하는 시를 썼다. AP 통신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2001~2003년 미국의 계관시인으로 활동한 빌리 콜린스는 ‘물에 띄우다(launch)’라는 제목의 시에서 “오늘 보트 한 척이 강으로 들어가네/ 강을 시험하기 위해…/ 짙은 구름들이 사방에서 몰려오고 있다고들 하지만 지금 우리 위에는 찬란한 태양 빛뿐….”이라고 노래했다. 태양 아래 강에 띄운 배의 이미지로 오바마 행정부의 새로운 시작과 기대감을 생동감 있게 그려냈다. 미 대통령 취임식에는 지금까지 세 차례 유명 시인의 축시 낭송이 있었다. 로버트 프로스트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식 때 처음으로 시를 낭송했다. 이어 여성 흑인 시인 마야 안젤루와 아칸소 출신의 시인 밀러 윌리엄스가 각각 빌 클린턴 대통령의 1993년, 1997년 취임식 때 축시를 낭송했다. 소설가이자 시인인 줄리아 알바레스는 이번에 “우리가 이 땅에 속하기 전 이 땅은 우리의 것이었다.”는 프로스트의 축시 ‘아낌없이 주는 선물(The Gift Outright)’을 반박했다. 프로스트가 미국인들의 정체성을 강조한 반면 알바레스는 “이 땅은 결코 우리의 것이 아니었으며 우리 역시 이 땅에 속하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의 수고와 노력으로 이 땅을 얻었다.”며 로사 파크스, 마틴 루터 킹, 제시 잭슨 등 흑인 인권운동가들과 오바마 당선인을 언급했다. ‘컬러 퍼플’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앨리스 워커는 ‘세상은 변했다’에서 “깨어나 가능성을 찾아내라.”고 촉구했다. ‘카우보이 시인’으로 유명한 테드 뉴먼은 오바마에게 미국이 필요로 하는 대통령이 되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WBA 세계 여자 페더급 챔피언 탈북소녀 최현미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WBA 세계 여자 페더급 챔피언 탈북소녀 최현미

    꿈, 그대처럼 강렬하고 가슴 뭉클해지는 말이 어디 있을까. 문득 영화 한편 떠올려보자.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절망에서 희망의 꿈을 엮어나가는 감동 드라마다. 여기에 나오는 명대사가 생각난다.‘자신만이 볼 수 있는 꿈, 바로 그 때문에 모든 걸 거는 거야!’ 이런 영화처럼 시작된 흔치 않은 인생이 있다.‘한국판 밀리언 달러 베이비’라고 하면 되겠다. 특히 ‘나 태어나 이 강산에서’의 꿈과 한을 간직한 외로운 ‘탈북소녀’이기에 흥행요소는 더욱 갖춰진다. 북한에서 권투선수를 하다가 2004년 7월 한국으로 온 최현미(18·염광고3)양이 주인공이다. 그의 꿈은 북한에서나 한국에서나 오로지 세계 최고의 복서가 되는 것이다. 지난달 11일 그는 첫번째 꿈을 이루었다. 세계복싱협회(WBA) 세계 여자페더급 57㎏챔피언 결정전에서 중국의 쉬춘옌을 판정으로 물리치고 세계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러자 국내보다는 오히려 세계의 매스컴들이 더욱 주목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한국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로 묘사하며 이례적으로 크게 보도했다. 인터넷판에는 사진 7장과 함께 전면에 배치할 정도였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 앞에서 훈련하던 최현미는 남한에서 힙합 뮤직을 들으며 훈련하고 있다.”면서 “자기 체급의 모든 타이틀을 따내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또 독일TV-ARD와 뉴욕타임스, 영국의 BBC 등에서도 집중 인터뷰를 가질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에 앞서 AP통신도 최양을 ‘한국의 밀리언∼’라는 애칭을 붙여줬다. 그가 진정으로 주목받는 까닭이 뭘까.‘세계챔프의 탈북소녀’라는 제목도 그럴듯하겠지만 한창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지낼 나이에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꿈을 향해 고독하고도 거침없이 달려가는 앳된 10대 소녀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에 있을 땐 대동강변에서, 한국에서는 한강변을 거의 매일 20㎞씩 달리는 모습만 상상하더라도 말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한남체육관’에서 열심히 권투연습 중인 최양을 만났다. 그는 감기몸살 기운이 약간 있어서 그런지 컨디션은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밝게 웃는 모습, 순수한 말투는 평범한 여고3년생이었다. 하지만 그 나이에 견디기 힘든 혹독한 훈련 때문인지 가끔 글썽이는 눈물을 몰래 감추려는 모습을 볼 때 약간 안쓰러워 보이기도 했다. ▶세계 챔피언이 되고 나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글쎄요. 별로 없어요. 매스컴에서 인터뷰 요청이 많아진 것 외에는….” ▶지난번 챔피언 결정전에서 주먹으로 맞았을 때 많이 아프지 않았나요. “몇대 안 맞은 것 같은데, 나중에 얼굴을 보니 퉁퉁 부었더라고요. 저는 2,3일이면 부은 것이 금방 가라앉아요.” ▶하루 운동량은 어느 정도 되나요. “오후 2시까지는 학교에 있다가 그 후부터는 체육관에서 운동을 해요. 줄넘기와 섀도복싱, 스파링파트너 오빠들과 연습경기도 하고요. 집에 가면 밤 11시쯤 돼요. 시합이 임박할 경우 한강에서 20㎞, 남산에서 8㎞ 정도 거의 매일 뛰면서 체력을 집중적으로 키웁니다. 아마추어 땐 3회전을 뛰었는데 프로경기는 10회전이잖아요.” ▶주무기는 어떤 것인가요. “잽과 스트레이트라고 생각해요.” ▶복싱은 서로 때리고 맞는, 아주 힘든 운동인데 어떻게 해서 시작했나요. “4년제 인민학교를 졸업하고 고등중학교에 입학할 때였지요. 체육 시간에 달리기를 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저를 부르더니 빠르고 체격조건도 좋으니 권투를 해보라고 권했습니다. 아마 그때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여자복싱종목이 생길 것을 예상해서 복싱 유망주를 발굴했나봐요. 그렇게 해서 2001년 9월부터 북한 체육회의 특별관리를 받았고 2003년 김철주 사범대학 복싱양성반에서 본격적인 훈련을 받았지요.” 그는 1990년 평양 대동강변에서 태어났다. 한때 아버지는 복싱선수, 어머니는 배구선수를 했을 정도로 타고난 체격조건(키170㎝)을 이어받았다. 북한에서 동료 선수들과 시합을 해도 지는 경우가 없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가 탈북한 것은 2004년 2월. 이때 아버지 최철수씨는 중국을 오가며 무역업을 했다. 중국여권을 가진 터라 국경을 넘나드는 것은 어려움이 없었다. 하루는 가족여행을 떠나자는 아버지를 따라나섰다. 어머니와 오빠도 동행했다. 중국의 운남성을 거쳐 베트남에 왔을 때에야 비로소 아버지한테 “우리는 한국으로 간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후 캄보디아와 태국을 거쳐 가족들과 한국에 도착한 그는 이듬해부터 복싱글러브를 다시 꼈다. 아마추어 무대에 뛰어들자마자 5개 대회를 석권하는 등 2007년 9월 프로로 전향하기 전까지 아마추어 전적은 16승1패. 이 가운데 14승이 프로의 TKO와 같은 RSC승이다. 한때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했던 탄탄한 기본기가 있어서인지 그는 프로전향 후 두 경기 만에 세계챔피언에 올라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는 챔피언 결정전을 치른 직후 트로피를 들고 부모님 앞에서 하염없이 울어버렸다. 아마 고된 훈련을 이겨내면서 탈북 후 첫 꿈을 이룬 감격의 눈물이었을 터이다. 그의 가족들은 어떻게 지낼까. “노원구에 있는 월세 25평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어요. 어머니가 얼마 전까지 식당일을 틈틈이 했는데 지금은 허리가 아파서 쉬고 계세요. 원래 어머니는 저를 낳고 산후조리를 잘못하는 바람에 허리가 안 좋아요. 오빠는 연세대 2학년에 재학 중이고요.” 아버지도 현재 직업이 없다. 집안살림은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정착금으로)월세 내고 휴대전화 요금 내면 끝난다.”고 했다. ▶고3인데 대학진학은 어떻게 되는지. “지난번 챔피언 결정전 시합이 수시일정과 맞물려 원서를 넣지 못했습니다. 체육특기자로 가려고 하는데 대부분 구기종목만 뽑아요. 복싱 특기자로 뽑는 대학이 별로 없어 억울해요. 정말 불공평해요. 재수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는 이 부분에 이르자 고개를 떨구더니 “대학에는 꼭 가야 하는데….”라고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땐 눈가가 약간 젖어 있었다. ▶장래의 꿈은 무엇인가요. “복싱으로 세계 최고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되려면 우선 WBA와 WBC 등 세계 통합챔피언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나이들어 복싱을 그만두게 되면 연예계로 진출하고 싶어요. 씨름선수였던 강호동과 이만기 아저씨처럼 연예계에서 성공을 거두고 싶어요. 노래와 춤에는 어느 정도 자신있거든요.” ▶복싱을 시작한 후 후회는 한번도 없었나요. “훈련을 참기 힘들어 울면서 뛴 경우도 많습니다. 그때마다 친구와 부모님 얘기가 많이 도움이 됐어요.‘너는 반드시 이길 거야, 너는 해낼 거야.’라는….” 학교공부 중 가장 재미있는 과목은 역사라고 했다. 또 밀가루 음식을 좋아하며 친구들과 영화관에도 자주 간다고 했다. 영화는 ‘밀리언∼’와 ‘1번가의 기적’을 감동있게 봤다면서 ‘밀리언∼’의 경우 해피엔딩이 아니어서 끝부분에는 마음에 안 들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온갖 고생을 하더라도 나중에는 행복해지는 그런 영화를 좋아한단다. 어쩌면 그의 인생도 마찬가지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에 나오는 것처럼,‘두 갈래 길이 숲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최현미는 누구 ▲1990년 평양 출생. ▲2001년 9월 복싱선수 발탁. ▲03년 김철주 사범대학 복싱양성소 입소훈련. ▲04년 2월 탈북,7월 한국도착. ▲05년 3월 AP통신 ‘한국판 밀리언 달러 베이비’ 소개. ▲05∼07년 9월 아마추어전적 16승1패(14RSC승). ▲07년 9월 프로전향. ▲08년 10월 중국 쉬춘옌 3대0승, 세계복싱협회(WBA) 여자페더급 챔피언 등극.
  •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1+1=∞’ 새코드 이해는 학문간 벽 허물기부터

    [21세기 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 ‘1+1=∞’ 새코드 이해는 학문간 벽 허물기부터

    ‘통섭(統攝)’은 왜 필요한가. 통섭을 둘러싼 많은 논의들에 문제점은 없을까. 통섭이 안정적으로 한국 사회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어떤 접근법이 필요하고,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서울신문은 6회에 걸친 ‘21세기 신(新)다빈치 프로젝트-통섭을 말하다’를 마감하며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대표하는 석학들의 대담을 마련했다.‘인간을 공부하는 동물’로 스스로를 칭하는 경희대 영어학부 도정일 명예교수(책읽는사회만들기 국민운동 대표)와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으로 꼽힌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가 거침없는 생각을 쏟아냈다. 서강대 철학과 엄정식 명예교수가 사회를 맡아 대담을 진행했다. 두 교수는 ‘통섭’이 더 이상 스쳐 지나가는 유행이 아닌 중요한 사회적 과제라는데 동의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노력해 학과간의 벽을 허무는 단계에서부터 천천히 접근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 통섭은 왜 화두로 떠올랐나 엄정식 교수 대학 사회와 언론 등 곳곳에서 통섭이 화제다. 일각에서는 유행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지만 학문적 필요성이나 학문 구분의 발전 방향을 놓고 볼 때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분명하다. 오랫동안 통섭에 대해 고민해 오신 도 교수께서 왜 한국 사회에서 통섭이 화두가 됐는지를 진단해 달라. 도정일 교수 학문을 하기 위해서는 연구영역의 독자성뿐 아니라 유사하거나 연관이 있는 분야간에 대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분과(分科) 현상이 오랫동안 진행되다 보니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한 단절현상이 당연시되고 있다. 학문발전은 물론이고 사회발전이나 정책개발 및 시행 과정에서 단절현상은 매우 좋지 않다. 이런 반성에서 통섭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새로운 것을 요구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덕환 교수 통섭을 처음 주창한 에드워드 윌슨의 본거지인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절실한 필요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학문간의 분과는 이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장벽의 정도가 아니라 서로를 비하하고 폄하하는 일도 다반사로 이뤄지고 있다. 자연과학에서는 인문사회학 무용론이 나오고, 인문사회학에서는 거꾸로 자연과학 무용론이 나온다. 급속히 발전한 한국사회의 문제를 과학기술의 책임인 것처럼 몰아가는 분위기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문사회 분야와의 교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다행히 과학계 내부에서는 현실적인 필요성에 의해 융합연구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를 인문사회까지 연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엄 교수 통섭에 관한 논의와 시도는 20세기 초부터 상당히 활발하게 있어 왔다. 물리학을 중심으로 학문을 통합하려는 움직임도 있었고, 철학계에서도 논리실증주의자들이 보편언어를 찾고자 했다. 윌슨은 이 시도를 생물학으로 옮겨 좀 더 발전시킨 것으로 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통섭이 수입학문이라는 점이다. 기술은 그냥 수입하면 되지만 학문은 배경과 사연이 더 중요하다. 지적·문화적 풍토를 수입하지 않으면 나중에 또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좋은 담이 좋은 이웃을 만든다’가 통섭에 적용되면 좋을 것 같다. 담이 낮으면 도둑이 생기고, 담이 높으면 이웃간에 커뮤니케이션이 안된다. 이 같은 마음가짐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 교수 통섭이 지향해야 할 목표는 통섭학이라는 별도의 학문이 아니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다. 어느 한 가지 학문이 모든 것을 흡수할 수 있다는 식의 사고방식은 곤란하다. 물리학이나 생물학 등에서 비롯된 자연과학의 객관적인 방법론이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다만 이 방법론을 모든 분야에 적용해 보려는 시도 자체는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새로운 시도이니만큼 어려움도 있고, 기존 영역에서의 부정적인 비판도 있다. 그러나 자연과학의 객관화된 시각을 인문학에서 활용하는 것은 분명히 기초적인 통섭의 단계가 될 것으로 본다. 거꾸로 자연과학에서 인문학적인 상상력과 주관성을 도입하려는 시도도 활발해지고 있다. 도 교수 문제는 통섭이 ‘이렇게 하자.’고 정해 놓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통섭이 정말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한다. 언어를 연구하는 사람 입장에서 말하자면 유전학, 진화론, 진화심리학 등의 학문도 언어 연구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통섭을 궁극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관건은 기준을 어떻게 세우느냐는 것이다. 즉 연구대상을 새로 발견하고 확장할 수 있는가, 대상에 대한 통찰을 더욱 과학적이고 인문학적으로 깊이있게 할 수 있는가 등이 중요한 문제가 된다. 이같은 실제적이고 학문적인 이득의 유무가 통섭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의 정당성을 결정해 줄 것이다. 이 교수 100% 동감한다. 학문의 발전을 위한 통섭은 근원적인 이유가 있는가를 짚어봐야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더욱 낮은 수준의 통섭을 생각해야 한다. 지금의 학생들과 교수들은 모두 분화된 학문에 익숙해져 있다. 상당히 혼란스러운 일이다. 인문사회 관련 교양을 들을 때는 자연과학의 부정적인 인식을 듣고, 자연과학을 들을 때는 인문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듣는다. 학문이 아닌 단지 골고루 아는 낮은 차원에서의 통섭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2 통섭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얻을 것인가 엄 교수 두 가지를 합치다 보면 아무래도 어느 한쪽이 더 힘을 발휘하게 마련이다. 특히 강자는 식민지적으로 취합하려는 경향이 있다. 인문학의 경우 과학과 통합되면서 과연 ‘학문’으로 존립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다.‘제우스의 불칼’이나 ‘이카루스의 날개’와 같은 신화는 이미 아무도 믿지 않는다. 과학기술이 인문학의 근거인 상상을 앞서가고 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마찬가지로 천문학자들의 방식대로만 별을 보면 알퐁스 도데, 생텍쥐베리, 윤동주의 별은 볼 수 없다. 통섭의 시도에서 염려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학문의 영역이 가만히 있어도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학문 분야가 떼를 써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철학의 경우 현재는 수세기 전의 철학과 달리 ‘철학사’적인 측면만 남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학을 논하기 위해 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인지하고 있었던 공간, 시간, 죽음 등의 개념은 과학기술의 등장으로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자연과학이 철학이라는 학문의 근간을 흔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 도 교수 어느 한쪽으로의 일방적인 통섭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인문학이 과학을 이해하고, 과학이 인문학을 이해할 때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인문학과 과학이 통섭하자고 해서 함부로 합칠 수 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예술을 포함한 인문학과 과학은 엄연히 시각이 다르고, 분야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르다는 전제 위에서 시작해야 한다. 과학은 일단 자연현상에 대한 보편적인 진실을 추구한다.‘도정일은 세포로 되어 있다.’는 말은 사실이지만 나라는 인간에 대해 아무 것도 설명하지 못한다.‘세계는 입자로 구성돼 있고, 우주를 지배하는 힘은 네 가지 밖에 없다.’는 말도 분명히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낼 수 없다. 이 교수 통섭과 비슷하지만 좀 다른 개념인 융합의 경우 공학 분야에서는 상당히 오랜기간 모색돼 왔다. 로봇공학을 하는 사람은 심리학, 미학, 전자공학, 기계공학을 모두 시도하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로봇공학은 수많은 학문들과 연관을 맺으며 발전해 왔고, 영역이 넓어지는 만큼 발전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융합의 결과는 둘이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분화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물론 융합 과정에서 사멸하는 분야도 있다. 도 교수 학문융합, 통섭은 인문학이든 자연과학이든 간에 전혀 몰랐던 탐구의 영역을 생산해낼 수 있다. 오늘날 많은 인문학 분야가 ‘진화론’으로 대표되는 생물학적 발견을 참조하지 않고서는 진행이 되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것을 두고 생물학이 모든 학문을 점령하는 제국주의 운운하는 것은 옳지 않은 말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한국사회가 갖고 있는 지나친 분화의 결과가 교육에도 반영돼 있다는 점이다. 통합적 감성이나 세계관을 가질 기회도 없이 기능적인 전문인이 되고 다문화적인 세계관을 가질 수 없는 파편적 인간으로 성장하고 있다. 인문학이 변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학의 교양교육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인문학이다. 인문학이 통섭적 사고를 가져야 교육이 변하고 사회가 변할 수 있다. 3 통섭의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엄 교수 통섭이 본격화되면서 용어에 대한 논란도 있다. 통섭이나 ‘컨실리언스(Consilience)’라는 말을 쓴 윌슨의 성향 때문인지 환원주의나 제국주의적인 느낌을 갖기도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문진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는데, 통섭을 궁극적인 목적이 아닌 방법의 하나 정도로 취급하고 싶었다.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나루터 가는 길을 함께 찾아가는 것이다. 나루터까지 함께 쉽게 간다면 자신들의 목표들도 좀 더 쉽게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통섭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지만 방법론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다양하지 않을까. 요즘 대학가에서는 통섭학과, 통섭대학원을 만든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교수 통섭에서 방법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연과학에서 탐구의 문제는 끊임없이 변해 왔다.19세기 말 한국에 처음으로 서양의 자연과학이 도입됐는데, 지금까지 계속 새로운 방법이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자연과학에서도 확실한 것은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방법에 초점을 맞춰서 통섭을 얘기한다면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시각을 공유하는 식으로 접근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우리사회에서 통섭이나 융합과 관련된 문제 가운데 하나가 ‘획일화’다. 여러 단계의 통섭이 있을 수 있는데 단 하나의 기준만 세우고 ‘여기서부터 통섭’이라고 한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통섭학과나 통섭대학원을 만든다는 얘기들이 있는데 통섭의 첫 단계를 시각과 인식의 공유라고 본다면 하나로 합치는 것이 아니라 합쳐서 여러 개가 다시 나와야 한다. 도 교수 통섭학과나 통섭대학원은 희극적이다. 통섭학과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학문과 학문사이의 결합이나 통합은 필요하고, 가능하겠지만 통섭을 전문적으로 다룬다는 것은 통섭의 기본 정신과 전혀 맞지 않는 사고방식이다. 가장 자율과 객관적이 강조되는 문학에도 통합적 접근이 시작되고 있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된 것이 아니다. 문학비평에 정신분석과 언어학이 들어오는 데만 40∼50년이 걸렸다. 필요한 일이라면 누가 억지로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서 진행되게 마련이다. 다만, 활발한 논의를 통해 진행한다면 좀 더 효과적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엄 교수 통섭을 논의하면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많은 것을 시도하고 말할수록 얻는 것도 많겠지만, 비난이나 비판도 있을 수 있다. 언제나 자기 반성은 중요하다. 그것은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점을 더 빨리 파악할 수 있고, 궤도를 수정할 수도 있도록 해준다. 가능하다면 모두 함께 모여 논의하고 격려한다면 분명히 통섭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리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엄정식 교수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 미국 미시간 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국아메리카학회 회장, 철학연구회 회장, 한국 철학회장을 지냈다. 서강대 재직 시절 ‘행복한 철학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고전철학부터 과학철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강의를 진행했다. 특히 과학철학 강의를 통해 과학기술과 현대인의 행복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저서로 철학 입문서로 유명한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지혜의 윤리학’‘확실성의 추구’‘분석과 신비’‘자아와 자유’ 등이 있다. ■이덕환 교수 서강대학교 화학과, 과학커뮤니케이션 협동과정 교수. 비선형 분광학, 양자화학, 과학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고 미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구와 대외활동 모두에서 주목받는 흔치 않은 과학자로 2006년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과학지식으로 사회 교육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같기도 하고 아니 같기도 하고’‘확실성의 종말’‘먹거리의 역사’‘거의 모든 것의 역사’ 등 베스트셀러 과학서적을 번역했다. ■도정일 교수 문학평론가. 경희대학교 영어학부 명예교수. 대한민국 전역에 세워진 ‘기적의 도서관’을 기획하고 감독한 ‘책읽는사회만들기국민운동’ 상임대표다. 잡지 편집장, 동양통신 외신부장을 거쳐 미국으로 유학,1983년부터 경희대학교에서 비평이론 강의를 시작했고 이론교육에 힘을 쏟았다. 특히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와 4년 동안 만나 나눈 논쟁을 담은 책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만나다-대담’은 한국 사회 최초의 본격적인 통섭담론으로 평가받고 있다.
  • Car~ 컬러 죽이네

    Car~ 컬러 죽이네

    현대자동차는 올초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를 출시하면서 차체 색상 선정에 어느 때보다 많은 공을 들였다. 벤츠,BMW 등 독일 명차들과의 경쟁을 선언한 터에 컬러 또한 ‘쏘나타’,‘그랜저’ 등 기존 차종과는 다른 고급화가 필요했다. 무수한 영상제작과 시행착오, 전문가 회의를 거쳐 ‘하이퍼 메탈릭’,‘팬텀 블랙’,‘스털링 실버’,‘화이트 프로스트’,‘스틸 블루’,‘루나 베이지’,‘로열 블루’,‘벨벳 레드’ 등 8종의 프리미엄 컬러 라인업이 확정됐다. 자동차 디자인이 첨단 공학·미학에 힘입어 빠르게 진화하면서 컬러 또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전에 볼 수 없던 파격적인 색상이 등장하는가 하면 은색·회색·흰색·검정색 등 무채색 계열 컬러들도 도료입자의 성분조정 등을 통해 다양하게 분화되면서 차의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SUV 판매 1위 현대차 ‘싼타페’컬러는 블루 티타늄 업계는 최근 나오는 신차들에 대해 성능과 디자인 컨셉트를 상징화한 독특한 대표 컬러를 부여하고 있다. 검은색·은색·회색만 갖고는 공들여 개발한 차의 개성을 극대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네시스의 대표 컬러는 현대차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하이퍼 메탈릭이다. 신소재 알루미늄 입자를 티타늄색 안료에 첨가해 선명한 메탈(금속)의 느낌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고성능 하이테크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신문·방송 광고나 카탈로그에 나오는 제네시스의 컬러는 모두 이 색깔이다. 제네시스에는 또 국내 최초로 고광택 ‘클리어(clear)’ 도장 기법이 적용됐다. 외장컬러의 광택과 색상을 오래 유지해 도장면의 선명도와 미세흠집에 대한 저항성능을 높여준다. 올초 출시된 국산 최고가 스포츠레저차량(SUV) 기아 ‘모하비’의 대표 색상은 ‘스위트 오렌지’다.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역동적인 젊음과 개성을 강조하는 SUV의 특성을 오렌지색에 담았다. 기아차의 내부 조명이 오렌지색이라는 점에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지킨다는 뜻도 있다. 현대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도 ‘미래지향적·모던한 이미지’가 기본 컬러 컨셉트다. 밝은 알루미늄 입자를 적용한 은색과 회색이 주력이다. 국내 SUV 판매 1위 현대차 ‘싼타페’의 대표 컬러는 ‘바닐라 화이트’와 ‘블루 티타늄’이다. ●실제 선호도는 무채색 계열이 높아 르노삼성은 올 2월 출시한 ‘2008 스페셜 SM3’ 모델에 빨간색을 처음으로 적용했다.20대 중반∼30대 초반의 핵심 타깃층을 겨냥했다. 소형 이하가 아닌 준중형 세단에 붉은 색을 적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대신 푸른 바다색이었던 ‘소닉 블루’는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단종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7월 중형 세단 ‘SM5 뉴 임프레션’을 출시하면서도 산뜻하고 우아한 느낌을 주는 ‘올리브’를 포함시켰다. 하지만 화려한 유채색 컬러의 판매량은 많지 않다. 많은 소비자들은 무채색 계열을 좋아한다. 중고차 매매 때에도 무난한 색이 튀는 색상보다 더 비싸게 거래된다. 실제로 모하비의 대표 컬러인 스위트 오렌지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제네시스는 하이퍼 메탈릭이 무채색(은색) 계열이기 때문에 점유율 32%로 팬텀 블랙(46%)에 이어 두번째를 달리며 대표 컬러의 체면을 유지하고 있다. ●무채색의 다변화와 브라운·골드의 부상 무채색의 다변화도 최근 두드러지는 흐름이다. 통상 검정색은 깔끔하고 세련된 품격과 권위를, 은색은 현대적이고 중후하면서 럭셔리한 멋을, 흰색은 고급스럽고 우아하며 깔끔한 멋을 강조한다. 최근 들어 은색·회색의 경우 순수한 ‘메탈 쿨 실버’와 컬러느낌이 가미된 ‘웜 실버’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흰색은 순백의 이미지를 극대화한 ‘솔리드 화이트’나 화려한 느낌을 주는 ‘펄 화이트’가 나타나고 있다. 검은색도 기존 ‘솔리드 블랙’ 중심에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화한 ‘펄 블랙’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정진 기아차 컬러팀 선임연구원은 20일 “무채색의 다변화 외에 브라운·골드·오렌지 컬러가 새로 등장하는 것도 최근 두드러지는 추세”라면서 “과거에는 일부 수출지역에서만 선호했던 색상이었으나 최근 내수시장에서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가장 완벽한 목소리를 가진 영화배우는?

    가장 완벽한 목소리를 가진 영화배우는?

    가장 완벽한 목소리의 비밀은? 영국 셰필드 대학교 연구팀이 수학적으로 가장 완벽한 목소리를 발표했다. 언어학자 앤드류 린 (Andrew Linn) 교수를 필두로 한 연구팀은 다양한 목소리 표본을 분석해 ‘완벽한 목소리 공식’을 만들어 냈다. 이 완벽한 목소리 공식은 목소리의 톤, 말의 속도, 주파수, 1분당 말하는 단어개수, 억양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 공식에 의하면 1분당 164개정도의 단어를 말하고 문장과 문장 사이에는 0.48초 정도 쉬며 억양을 낮춘 상태에서 자신감 있는 태도까지 더해지면 완벽한 목소리가 완성된다. 연구팀이 선정한 가장 완벽한 남성 목소리의 주인공은 영화배우 제레미 아이언스가 선정됐다. 또 완벽한 여성 목소리의 주인공은 007 시리즈에 출연했던 영화배우 주디 덴치와 방송인 마리엘라 프로스트럽이 꼽혔다. 연구팀은 특히 제레미 아이언스의 목소리 속도가 이상적인 목소리 공식과 가장 비슷하기 때문에 ‘약간 거슬리는 목소리 톤’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린 교수는 “인간은 어떤 목소리가 소름끼치게 하거나 메스껍게 만드는지 직관적으로 안다.”며 이번 연구가 “호감 가는 목소리와 거부감을 주는 목소리를 구별하는 단서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지아 기자 skybabe8@hotmail.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주드 로, 꼭 닮은 아들과 함께 영화 출연

    주드 로, 꼭 닮은 아들과 함께 영화 출연

    ’A.I’등에 출연한 유명 배우 주드 로(Jude Law)와 그의 아들 래프티 로(Rafferty Law)가 함께 영화에 출연한다. 내년에 개봉할 예정인 ‘리포제션 맘보’ (Repossession mambo)에서 11살의 래프티가 주드 로의 어린시절을 연기하게 된 것. 주드 로의 전 부인이자 래프티의 엄마인 새디 프로스트(Sadie Frost)는 “주드와 래프티의 얼굴이 똑같다. 그 역할에 완벽히 어울린다.”고 말했다. 리포제션 맘보는 SF 스릴러로 주드 로 외에 지난 2월 ‘라스트 킹’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포레스트 휘태커(Forest Whitaker)가 함께 주연을 맡았다. 영화는 장기 매매가 가능한 가까운 미래에 심장이식을 받은 남자(주드로 분)가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도망친다는 내용. 감독은 첫 장편 연출에 도전하는 미구엘 사포크닉(Miguel Sapochnik)이 맡았으며 각본은 ‘매치스틱 맨’의 에릭 가르시아(Eric Garcia)와 TV시리즈 ‘하우스’, ‘스몰빌’ 등으로 유명한 가렛 러너(Garrett Lerner)가 공동 집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지아 기자 skybabe8@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문화에 취한 열대야

    문화에 취한 열대야

    8월 한 달 동안 열대야를 식혀주는 문화행사가 곳곳에서 펼쳐진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31일까지 매일 오후 8시에 서울광장 무대에서 ‘문화가 흐르는 서울광장’을 주제로 무용, 뮤지컬, 국악, 시낭송회, 외국전통공연 등을 올린다.14일에는 마에스트로 정명훈씨의 지휘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광복 62주년 기념 음악회가 열린다. 광복절 당일에는 오전 11시30분부터 종로 보신각에서 타종행사를 진행한다. 11일 서울숲 가족마당에서는 ‘젊은 국악, 초록빛 풍류!’를 주제로 한 ‘한여름밤의 국악공연’을 펼친다. 뚝섬 서울숲 야외마당에서는 매주 금요일에 밸리댄스, 서울경찰악대, 국악관현악단, 합창단 등의 공연을 마련했다. 어린이대공원, 한강시민공원, 각 자치구 문화원·문화센터·구민회관 등에서 번갈아가며 다양한 영화를 보여주는 ‘좋은 영화 감상회’도 31일까지 계속된다. 서울시 월드컵공원관리사업소도 오는 11일까지 오후 8시부터 월드컵공원 난지연못 옆 유니세프 광장에서 영화 8편을 무료로 상영한다. 3일(금)에는 ‘잭프로스트´, 4일(토) ‘마음이´, 5일(일) ‘각설탕’을 상영한다. 월·화요일은 쉬고 8일(수)에는 ‘스윙걸즈´, 9일(목) ‘폴라익스프레스´, 10일(금) ‘괴물´, 11일(토) ‘단테스피크’를 상영한다. 김경운·최여경기자 kkwoon@seoul.co.kr
  • [김숙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첫사랑 남자동창이 은밀한 눈짓

    Q저는 40대 주부인데 얼마 전 동창모임을 나갔다가 그곳에서 첫사랑이라 할 수 있는 남자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때 당시 장래를 약속할 만큼 사랑했지만 집안 반대로 헤어지게 되었고 곧이어 집안에서 정해준 지금 남편과 결혼해 자식 낳고 그럭저럭 잘 살고 있었습니다. 동창회 이후 남자 친구와 몇 번 더 만나게 되었는데 그가 자꾸 신체를 접촉하고 은밀한 관계를 요구해 오는 것 같아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요즘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안 잡히고 마음이 그 남자에게로 가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냥 친구 사이로 가끔씩 만나는 것은 어떨까요? - 한영숙(42세·가명) A젊은 시절 좋아했던 사람을 만나 과거의 추억에 빠져들고 싶은 심리는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중년 여성의 경우 젊음에 대한 상실감, 배우자와의 권태, 자녀들의 성장 등으로 삶이 공허하고 무기력해지기 쉬운 상태지요. 사회활동이 적어 자신의 자아실현보다는 가족들을 위해 양보하면서 참고 살아온 경우 동창 모임 등을 통해 꿈 많았던 옛 감정으로 돌아가고 싶은 충동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웠던 추억들을 함께 나누고 과거 생기발랄했던 모습을 회상하면서 자기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요. 그러나 영숙님의 지금 상황은 경우가 다르게 느껴지며 순수한 감정의 친구로 만날 수 있는 사이가 될 수 없어 보입니다. 학창시절 교과서에 실려 있던 프로스트의 시(詩) ‘가지 않은 길’을 기억하는지요? 사람은 자신이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과 그리움이 크게 작용하는 것뿐입니다.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남자의 성적 욕구와 충동을 이해하지 못해 원치 않는 실수를 저지르고 후회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단둘이 조용한 곳에서 대화하고 싶다.’거나 ‘잠시 술 깰 때까지 쉬었다 갔으면 좋겠다.’,‘손만 잡자.’ 등의 요구를 곧이곧대로 믿었다가 낭패의 경험을 하게 되지요. 여자의 기분이나 느낌만으로 남자의 성적 욕구를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성도 서서히 상대방이 시간 간격을 두고 접근해 온다면 처음엔 손잡는 것을 허락하다가 포옹, 키스, 애무 등 점점 깊어지는 관계가 될 것입니다. 그 남성을 꼭 친구처럼 만나고 싶다면 둘이서 만나는 것을 중단하고 부부동반으로 만나자고 제안을 해 보거나 다른 동창들과 함께 어울려서 만나 보세요. 은밀한 관계에 대한 욕망이 도사리고 있었다면 곧 꼬리를 내리고 시들한 반응을 보일 것입니다. 그래도 그 남성에 대해 가지고 있는 환상이 남아 있거든 두 겹 세 겹 상상 속에서 키우지 말고 현실 안에서 바로 보는 것이 중요하지요. 또한 내가 그 남자와의 만남을 지속시키고 싶은 이유가 무엇인지 솔직한 자기 자신에 대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과거 못다 이룬 사랑의 감정을 다시 갖고 싶은 이유라면 실현할 용기와 각오, 현실적 상황변화에 대한 고통을 감수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부부가 지난 세월 쌓아온 그 특별한 관계의 신뢰를 결코 무너뜨려서는 안 됩니다. 때때로 ‘노(NO)’라고 해야 할 자리에서 당당하고 분명하게 ‘NO’라고 자기 표현을 할 줄 아는 것은 지혜롭고 아름다운 일입니다. 자기 자신을 지킬 줄 알고 스스로 존중하는 마음을 가진 건강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지요. 바꿔 말하면, 자기 자신보다 상대방의 기분이나 눈치를 살피고 막연히 상대가 원하는 것에 맞추려 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잘 돌보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 시절 내 자신의 삶이 그리운 건지 그 남자 친구가 그리운 것인지 분리해 보세요. 누구에게나 과거 자신의 아름다운 추억을 되새겨보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최근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자주 접하게 되고, 사회 분위기 또한 도덕적 불감증을 얻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배우자와의 신뢰에 금이 가지 않도록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고, 이성관계에 대해 분별 있고 민감한 가이드라인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감정에 집착하는 것보다 현재 가족관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재확인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나 작품 활동의 영역을 넓혀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
  • “무례한 폴란드” 발칵 뒤집힌 獨

    “무례한 폴란드” 발칵 뒤집힌 獨

    |파리 이종수특파원|폴란드 주간지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수유 몽타주를 커버 사진으로 게재해 파문이 일고 있다. 주간 위프로스트는 25일자(이하 현지 시간)에서 ‘유럽의 계모’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메르켈 총리가 가슴을 드러내고 폴란드 대통령과 총리인 레흐와 야로슬로브 카친스키에게 모유를 먹이는 합성사진을 실었다. 그러자 독일 일간 빌트지가 26일 사진을 전재하면서 “폴란드가 독일을 적나라하게 공격했다.”고 반박했다. 또 베를린의 타블로이드신문 BZ도 ‘좌절한 폴란드인, 메르켈 모욕’이라는 제목으로 같은 사진을 전재했다. 위프로스트의 기사는 지난주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미니 조약’ 가운데 최대 쟁점인 이중다수결제 도입을 둘러싸고 벌인 진통을 빗댄 것이다. 애초 폴란드는 이중다수결제에 결사 반대했으나 메르켈 총리를 비롯, 주요 회원국 정상들의 설득으로 당초 안보다 8년 미뤄 2017년부터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메르켈 총리나 카친스키 형제는 합성사진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독일 기독민주당연맹의 에두아르트 린트너 의원은 “이런 무례한 짓을 당장 멈춰야 한다.”면서 “이 사진 때문에 독일 국민들의 반감이 커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회민주당의 마르쿠스 메켈 의원도 “너무 충격을 받았다.”며 “폴란드는 많은 친구를 잃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중다수결 제도는 EU 27개 회원국 중 15개국(55%) 이상이 찬성하고 역내 인구의 65% 이상이 찬성하면 주요사안을 의결토록 한 것이다. 대부분 국가들은 EU의 효율적 의사진행을 위해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폴란드는 과거 나치 점령시절의 악연을 지닌 인구 대국 독일의 영향력이 커진다며 반대했다. vielee@seoul.co.kr
  • “당신은 샘물처럼 맑은 삶을 사셨습니다”

    선생님은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를 좋아하셨습니다. 선생님이 번역하신 프로스트 시구에 샘물을 말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쌓였던 낙엽을 거두어내면 맑은 모습을 드러내는 호젓한 곳의 샘물입니다. 선생님은 샘물처럼 맑은 삶을 사셨습니다. 맑은 것이 가려지기 쉬운 세상에서 선생님은 맑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맑음은 드높은 것이면서도 근접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가까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작은 것들과 지나가는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시고 사랑하고 그 아름다움을 기리셨습니다. 그러기에 맑음에 목마른 사람들에게 선생님의 맑음은 극히 가깝게 있을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사랑에는 사사로움이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것은 사람 하나하나 극진하게 사랑하시는 사랑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살아오신 어려운 시대, 겪으신 어려움을 생각할 때, 선생님이 견지하신 맑음과 사랑은 우리에게 모든 어려움 가운데에도 삶의 작은 경이들이 일어나고 우리가 그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하였습니다. 이 원한과 분노와 절규의 시대에, 선생님의 모습은 우리에게 우리 스스로도 교활한 지혜를 멀리하고, 큰일에서나 작은 일에서나 보다 순수하고 참되어야 한다는 것을 되돌아 깨닫게 하였습니다. 이것은 선생님을 가까이에서 뵐 수 있었던 사람에게는 물론 그러하였지만, 글로써 선생님을 대하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나왔던 어두운 나날에, 선생님의 글은 널리 희망과 위안의 씨앗을 심어 주셨습니다. 바로 얼마 전에 저는 저희 가족과 함께 선생님을 찾아뵐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세상을 뜨신 돌연한 전언을 듣습니다. 작년 2월 선생님의 외손 스테판 재키군의 연주회에서 선생님을 뵈온 것이 마지막이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선생님의 건강이 쇠하신 것을 가슴 아프게 지켜보면서도, 스테판군이 할아버지에게 헌정하는 연주를 선생님께서 수납하실 수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하였습니다. 쇠약하신 몸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선생님의 삶에 큰 기쁨이 되실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저는 스테판군이 헌정한 쇼팽의 C 샤프 단조 야상곡을 이제 새삼스럽게 생각합니다. 그것은 깊은 슬픔을 담은 곡이었지만, 그 슬픔은 깊은 평화와 긍정을 품은 슬픔이었습니다. 저는 세상 떠나심의 큰 슬픔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의 삶이 큰 평화와 긍정과 완성의 삶이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것으로써, 선생님의 세상 뜨심을 슬퍼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선생님의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애도와 위안의 말씀을 삼고자 합니다. 2007년 5월27일 김우창 삼가 적음
  • 또 불거진 체니 사임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내에서 강력하고 강경한 대외정책을 이끌어온 딕 체니 부통령이 사임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잇따라 나와 주목된다. 체니 부통령의 임기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1년 10개월 남은 상황이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실제로 체니 부통령이 물러나는 상황이 온다면 미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체니 부통령은 그동안 북한과의 외교협상을 반대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니 부통령은 그동안 여러차례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중도하차 가능성이 가끔 거론되기는 했다. 그러나 최근 루이스 리비 전 비서실장이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의 신분을 유출한 이른바 ‘리크게이트’로 유죄평결을 받은 데 이어 다리 정맥에서 혈전이 발견되는 등 정치적·육체적 문제가 노출되면서 다시 사임설이 불거진 것이다.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인 짐 호글랜드는 8일(현지시간) ‘딕 체니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체니의 보좌가 부시 대통령에게 해가 되고 있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신체적·정신적·정치적으로 안정된 부통령을 필요로 한다.”고 간접적으로 체니의 사퇴를 촉구했다. 로이터통신도 체니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워싱턴 정가에서 ‘만약 체니가 그만두면 후임은 누가 될까.’라는 각종 설이 분분하다고 보도했다. 마틴 프로스트 전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폭스뉴스 인터넷판에 올린 글에서 부시 대통령이 무소속인 조지프 리버만 상원의원을 체니의 후임으로 임명하면 여소야대인 상원의 권력지도가 바뀌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영국 미디어인 ‘이브닝 스탠더드’도 체니의 혈전 발견을 계기로 “체니가 건강문제로 임기를 마치지 못할 것이며,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후임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널리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버지니아대학의 래리 사바토 교수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라이스가 대통령직에 관심을 갖고 부통령이 된다면 공화당의 다른 대권주자들은 기회를 갖지 못할 것이라면서 “지금으로선 몇몇 선두주자들이 있고 가능성이 많지 않아 보이지만 부시가 라이스를 부통령으로 선택하면 상황은 빨리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흥미로운 추측이지만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공화당 지도부 인사의 한 측근은 “(당내에서) 체니가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은 없다.”면서 “그가 기소된 것도 아닌데 왜 그만두느냐.”고 반문했다.dawn@seoul.co.kr
  • 儒林(766) 마지막회-제6부 理氣互發說 제4장 儒林(23)

    儒林(766) 마지막회-제6부 理氣互發說 제4장 儒林(23)

    제6부 理氣互發說 제4장 儒林(23) 가자. 나는 소리를 내어 중얼거렸다. 다시 이제 가자. 오마니, 아버지, 누이야. 우리 이제 오마니 등에 업고 앵두 따다 실에 꿰어 목에다 걸고 검둥개 앞세워 달마중 가자. 공자가 제시하였던 그 효(孝)와 충(忠), 그 예(禮)와 경(敬)으로 가득 찼던 숲으로 가자. 유림의 숲으로 가자. 나는 뒷걸음질쳐서 공자의 무덤 앞을 물러나왔다. 더 이상 그 자리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었으므로 나는 빠르게 걸어 무덤 옆길로 빠져나왔다. 그곳에는 숲이 우거져 있었다. 공림이라는 이름이 가리키듯이 이곳은 공자를 비롯한 공씨의 후예들이 묻혀 있는 공동묘지. 실제로 쏟아지는 흰 눈으로 뒤덮인 공림 곳곳에는 봉분의 모습이 보였다. 이곳에는 100여 종에 달하는 많은 고목들이 자라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각 지방의 공자 제자들이 자기 지방에서 자라나는 나무들을 옮겨 심은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공림에는 공자의 후손 50여기의 무덤이 산재해 있는데, 대부분 남자들의 무덤들뿐이다. 한 가지 예외는 72대 연성공 공헌배(孔憲培)의 부인이며, 건륭황제의 딸인 우씨(于氏)의 묘. 이는 황제의 딸이라는 사실을 감안해서 특별 예우하였던 것처럼 보인다. 눈은 더욱 더 강하게 내려 프로스트의 시처럼 들려오는 소리나는 바람과 날리는 눈뿐. 온 숲 속은 어둡고 깊고 그리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나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어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프로스트의 시처럼 나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었으므로 잠들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을 향해 걷기 시작하였다. 순간 내 머릿속으로 한가지의 상념이 떠올랐다. 이 공림에 묻힌 사람들의 무덤이 어찌 공씨가문의 무덤들뿐이겠는가, 하는 생각이었다. 이 공림에 묻힌 사람들이 모두 공자의 후손들의 무덤이라면 나를 낳은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의 아버지들이 묻힌 이 동방의 대지야말로 유림(儒林)의 숲이 아닐 것인가. 내가 만난 퇴계와 율곡, 그리고 조광조도 이 유림 속에 묻힌 선인들. 그렇게 보면 공자는 우리의 정신을 낳은 아버지인 것이다. 공림을 빠져나오는 내 귓가에 동양 최고의 사가인 사마천의 사자후가 폭풍이 되어 들려왔다. “나 태사공은 이렇게 생각한다. 시경(詩經)에 보면 ‘고산을 우러러보면서 대도(大道)로 나아간다.’고 되어 있다. 도달할 수는 없더라도 어쩔 수 없이 그쪽으로 향한다는 뜻이다. 나는 공자의 저서들을 읽으며 그 인품을 생각해 보았다.…중략…나는 주위를 거닐면서 차마 그곳에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사실을 감지했다. 천하의 어떤 군주나 현인들도 살아서는 영화를 누렸겠지만 죽어서는 그것으로 끝났었다. 그러나 공자는 포의의 신분이었으면서도 덕은 10여대를 걸쳐 전하고 학자들도 공자를 종주(宗主)로 우러러 보고 있는 것이다. 천자와 왕후들을 비롯해 중국전역에서 육예를 논할 때에는 모두 공자를 표준으로 취사선택하니, 과연 공자를 지성(至聖)이라 부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사마천의 표현처럼 ‘고산을 우러러보면서 대도로 나아가기 위해서’ 공림을 빠르게 걸어 나갔다.
  • “저무는 한해 여유롭게 마무리를”

    “저무는 한해 여유롭게 마무리를”

    서울중앙지법의 이주흥(54·사시 16회) 법원장이 성탄절을 맞아 법관과 직원들에게 책을 선물해 화제다. 이 법원장은 최근 1302명에 이르는 서울중앙지법의 법관과 직원 모두에게 2권의 책을 A4용지 1장 분량의 ‘송년편지’와 함께 선물했다. 이 법원장은 편지에서 “올 8월 중앙지법에 와서 근무하게 된 것은 너무나도 큰 기쁨”이라면서 “중앙지법이 워낙 큰 ‘공룡조직’이지만 화목한 분위기에서 각자가 능력을 발휘해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법원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며 한해 동안 법원 발전을 위해 고생한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그가 법관과 직원들에게 선물한 책은 올해 베스트셀러인 ‘핑’과 서강대 장영희 교수가 쓴 ‘생일’.2500여만원에 달하는 도서구입비는 판공비를 절약해 조달했고, 대량구입에 따른 할인덕도 봤다. 스튜어트 에이버리 골드가 쓴 ‘핑’은 개구리 ‘핑’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새 연못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통해 삶의 기로에서 어떤 선택을 하며 살 것인가 생각해 보게 하는 자기계발서다.‘생일’은 ‘문학의 숲을 거닐다’의 저자 장 교수가 일간지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펴낸 책으로 셰익스피어,T S 엘리엇, 프로스트 등 영미 시인들의 시를 통해 삶의 희로애락을 이야기하는 문학 에세이다. 그는 또 올해 민원상담실 ‘1일 근무’를 체험한 판사 60여명에게는 ‘블랙먼, 판사가 되다’라는 책을 선물했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대법관을 지낸 해리 블랙먼의 삶과 대법원 재임 중 일어난 사회 이슈에 대한 판결의 논의과정 등을 모아 놓은 책이다. 재판과 사법행정에 두루 정통한 이 법원장은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법원행정처 송무국장 등 법원 내 요직을 거쳤으며 송무국장 시절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제도의 도입을 추진해 인권보호와 피의자 방어권 보장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전지법원장을 거쳐 올 8월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부임한 후에는 ‘법관 1일교사’, 민원상담 확충 등을 통해 대국민 서비스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이 법원장은 “저무는 한 해를 가벼운 마음으로 여유롭게 마무리하라는 의미로 책을 선물했다.”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직원들과 친숙해져서 즐거움과 애환을 서로 나누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임광욱기자 limi@seoul.co.kr
  • [문화마당] 나를 팝니다/황주리 화가

    요즘 중국의 어느 시인이 돈 많은 여성에게 자신을 임대하겠다는 선언을 언론매체를 통해 발표했다고 한다. 그는 상대가 기혼이든 미혼이든 상관없고 부자여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사람들은 돈 많은 사람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모르는 걸까? 남자든 여자든 누구나 한번쯤 꾸는, 그렇게 흔한 꿈들은 어쩌면 이 각박한 세상을 살아내기 힘들어 뱉어 보는, 그저 답답한 마음의 푸념일 것이다. ‘황후이’라는 이름의 꽤 지명도 있는 이 중국 시인은 한국 돈으로 약 6만원가량의 원고료 수입으로 한달을 버텨내야 한다고 자신의 사정을 밝혔다. 자신을 임차한 여성에게는 섹스 행위 등을 포함한 모든 의무를 다하겠다는 시인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시인의 존재 상황을 만천하에 알린 것이다. 국가에서 가난한 예술가와 노인들의 삶을 몽땅 책임져 준다면 그야말로 낙원이 아닐까? 아직도 가장 가난한 영혼의 예술가는 시인이리라 믿는다. 가난하지 않은 영혼이 이 시대에 어떻게 시를 쓰랴? 길을 지나다 부동산 사무실에 걸려 있는 아파트 값을 볼 때마다 과연 이 시대에 시를 쓰는 사람은 누구일까 의아해질 때가 있다.76평에 35억원이라고 씌어있는 멀고 먼 쏭바강보다 더 먼 돈의 가치를 생각해 본다. 문득 우리의 시인 김소월을 떠올린다. 그 시절 원고료 따위가 있었겠는가?돈도 벌리지 않는 시를 쓰는 세상의 모든 시인들을 사랑한다. 중학교 1학년에 입학하자마자 맨 처음 읽은 시가 소월의 시였다. 그때는 그 시가 그렇게 좋은지 정말 몰랐다. 세상에는 그런 것들이 있다. 그때는 잘 몰랐지만 날이 갈수록 더욱더 좋아지는 그런 것들 말이다. 중학교 1학년 시절에 나는 참 많은 시를 외웠다. 시를 많이 외울수록 부자가 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김소월과 한용운, 윤동주, 이상화, 박인환, 파인 김동환과 프랜시스 잼, 구르몽,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들을 매일 하나씩 외우면서 나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중에서도 나는 지금은 박인희의 낭송으로 너무 유명해져 버린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를 무척 좋아했다.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거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두려워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그 구절을 나는 무척 좋아했다. 길을 걷다가 부동산 사무실에 씌어있는 아파트 시세를 읽을 때마다, 부자에게 시집간 동창이 위자료를 얼마 받고 헤어졌다는 둥 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나는 박인환의 그 구절을 떠올린다. 시를 많이 알거나 그림을 많이 알면 부자가 되는 세상이 있다면 그곳에 가서 살고 싶다. 하지만 문제는 나이가 들면서 암기했던 그 시들을, 절대 잊지 않으리라 생각하던 그 간절한 구절들을 나도 모르는 새 하나씩 천천히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시만 그런 게 아니다. 슈베르트인지 베토벤인지 쇼팽인지 너무나 확실히 알던 그 음악이 뭐가 뭔지 헷갈리는 것이다. 설마 이 음악을 모르세요? 하고 누군가 물어도 할 수 없다. 대학 시절 수업을 빼먹고 학교 앞 다방 빅토리아에 앉아 하루종일 심취했던 그 음악의 제목을 나는 이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 내가 알고있는 건 도대체 무엇인가? 가짜 그림 시비로 시끄러웠던 이중섭을 생각한다. 생전에 그는 자신의 손바닥만한 그림이 그렇게 비싸질 것이라는 걸 상상이나 했을까? 화가는 훗날 자신의 그림 값이 얼마가 되든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일이 대부분이다. 문득 이런 상상을 해본다. 훗날 내 작은 그림 하나를 팔아 누군가 대학을 갈 수 있다면, 불치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의 병원비가 될 수 있다면…. 그 다부진 꿈들과 매일 잊혀져 가는 그리운 시들의 기억이 지금 이 순간 나를 살아가게 하는, 귀중한 일용할 양식은 아닐는지…. 황주리 화가
  • [씨줄날줄] 그린시티/육철수 논설위원

    자연은 인간에게 아낌없이 베풀지만 신상필벌만은 분명하다. 고마움을 아는 이에게는 변함없이 혜택을 주고, 훼손자에게는 반드시 벌을 내린다.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울창한 숲이 늘 우리 곁에 있어 줄 것 같지만 그 은혜를 잊는 순간 혹독한 대가가 따른다. 재앙을 겪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는 것은 인간의 천성이자 한계일 것이다. 미국 뉴욕시의 수돗물은 정수처리장을 거치지 않은 자연수로 유명하다. 물론 맑은 물을 거저 얻은 건 아니다. 뉴욕은 1600년대 초 네덜란드 이주자들이 세운 도시. 이주자들은 주변의 강물과 샘물을 애용했다. 그런데 인구 급증과 산업화로 방심했다가 200년만에 식수원은 온통 하수로 오염됐다.1832년에는 이 물을 마신 시민 수천명이 콜레라로 목숨을 잃었다. 시민들은 부랴부랴 맑은 물을 찾아 나섰고, 마침내 캐츠킬·델라웨어 강 인근에서 거대한 수맥을 찾아냈다. 뉴욕시와 시민이 이후 150년동안 여기에 쏟은 정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는 슈바르츠 발트(흑림·黑林) 지대의 중소도시다. 이곳은 1970년대말 대기오염과 산성비로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 주민과 당국이 환경보전에 적극 나선 결과 세계적 생태도시 반열에 올랐다. 기타큐슈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광화학스모그 경보가 발령됐던 공해도시였다. 하지만 1972년부터 20년간 오염복구에 힘써 환경도시로 재탄생했다. 브라질의 쿠리치바도 1970년대 초 인구급증으로 환경파괴 위기를 겪은 뒤 지금은 자전거와 보행자의 천국이란 소리를 들을 만큼 친환경도시로 발돋움했다. 국내에서 ‘그린시티’(Green City) 바람이 한창이다. 그제 환경부·서울신문 주관 ‘제2회 환경 우수 지자체 선정’ 행사가 열렸다. 연안습지를 되살리고 도심의 동천을 1급수로 만든 순천시가 최우수상을 받는 등 8개 시·군이 그린시티로 뽑혔다. 지자체와 주민들이 맑고, 푸른 도시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너무 보기 좋다.‘가지 않은 길’로 유명한 시인 프로스트가 “자연에서 가장 푸른 것이 황금”이라고 읊었듯, 아름다운 자연은 존재만으로 소중하다. 아끼고 가꾸는 사람들에겐 반드시 축복을 내리는 게 우리의 자연이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OUR STORY] 질·주·본·능 모터사이클

    [OUR STORY] 질·주·본·능 모터사이클

    여행은 간혹 누군가의 삶을 통째 바꿔버리기도 한다. 불꽃 같은 삶을 살다간 전설적인 혁명가 체 게바라의 청년시절을 다룬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2004년 작)를 보면 그런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스물세살의 평범한 의대생이었던 체는 약 9개월 동안 모터사이클 한대로 라틴아메리카 대륙 구석구석을 여행하면서 점차 혁명가로 변모해 간다. 인생의 전환점이 된 이 여행의 이동수단으로 체가 선택한 것이 바로 모터사이클. 만약 체가 자동차로 여행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도로여건 등의 제약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해 볼 기회가 줄어들지 않았을까.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바람과 함께 호흡하며 대지의 구석구석을 느낄 수 있는 모터사이클이 아니었다면, 체가 느낀 세상도 조금은 다르지 않았을까. 모터사이클은 스피드가 아니다. 바람을 가르고 질주해 본 사람이라면 모터사이클은 바로 자유란 걸 안다. 배가본드의 영원한 노스탤지어, 모터사이클을 찾아 국제모터사이클쇼가 열린 대구를 다녀왔다. 글· 사진 대구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국내 여성레이서 2호 전규정씨 “모터사이클요?제겐 심장과도 같은 존재죠.” 대구 국제모터사이클쇼 행사장앞. 늘씬하게 생긴 BMW의 F650GS한대가 멈춰섰다. 모터사이클에 앉은 라이더가 헬멧을 벗자 찰랑찰랑한 머리카락이 쏟아지듯 흘러내렸다. 당연히 남자였을 거라 짐작한 마초의 뒷머리가 띵하고 울리는 순간이었다. 그 때의 당혹스러움이란…. 그녀가 바로 모터사이클을 사랑하는 여인, 전규정(37)씨였다. “2002년 강원도 홍천의 한 리조트에 모인 400여대의 할리 데이비슨 모터사이클을 보는 순간, 타보고 싶다는 충동이 가슴속에서 불붙듯 일어났죠.”이후 모터사이클에 매달리기 시작해 지금은 한국모터사이클연맹에서 지급한 레이서 자격증까지 소지하고 있다. 여성 레이서로는 국내 2호다.“모터사이클은 날 자유롭게 하고, 잡념에서 해방시켜주죠. 바람을 가르며 달릴 때면 너무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는 내자신을 보게 돼요.‘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영화제목처럼요.” 그녀가 주로 찾는 곳은 강원도 양구와 구룡령 등의 굴곡진 도로들. 업-다운을 반복하며 리듬감있게 주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그가 그리도 좋아하는 양구에서 하마터면 목숨마저 잃을 뻔한 대형사고를 겪게된다.“자동차밑으로 깔리면서 갈비뼈 7대가 부러졌어요. 갈빗대가 간을 찔러 적잖이 파열시키기도 했고요.”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도 얼른 체력을 회복해 다시 모터사이클을 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사고의 위험성때문에 모터사이클을 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모터사이클을)포기하기에는 즐거움이 너무 커요.” 자신의 삶은 모터사이클 바퀴와 함께 굴러간다고도 했다. 생활의 중심이 모터사이클이라는 것.“직장에서 일하는 것도 모터사이클에 투자하기 위해서고, 밥먹는 것마저도 체력을 길러 오래오래 타기 위해서예요. 여느 여자들처럼 옷이나 액세서리 등을 사는 데 시간과 돈을 쓰진 않죠.”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후, 사회에 나와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하는 등, 평범한 여자로 살아가는 그녀의 어디에 이런 불꽃같은 정열이 숨겨져 있는 걸까.“‘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해도 난 오늘도 달린다’가 제 좌우명이에요. 핸들에서 손을 놓는 날이 제가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날이겠죠.”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타보고 싶은 기종이 뭐냐고 묻자 “MV 어그스타의 F4-1000”이라며 살포시 웃던 그녀는 다시 바람처럼 대구의 도로위를 질주해 갔다. ■ 이 가을 ‘명품’은 달리고 싶다 지난 6∼10일 대구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국제 모터사이클쇼’는 국내 유일의 모터사이클 축제답게 미국, 일본, 독일 등 7개국 200여개의 최신 모터사이클 브랜드가 대거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수백만원대의 스쿠터에서부터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슈퍼 바이크까지, 전세계적인 모터사이클 제조기술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가격이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국산 커스텀 바이크(창작성과 예술성이 가미된 수제 모터사이클)는 마니아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국내 브랜드로는 토종 모터사이클의 자존심을 외치는 효성기계공업의 GT650과 GV650 등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최초의 국산 650㏄ 대배기량 모터사이클이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전자제어방식의 V형 수냉식 엔진이 장착됐다. 작년 하반기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80% 이상이 유럽과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T450(산악오토바이),MS3(스쿠터) 등의 신차들도 관객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효성과 쌍벽을 이루는 대림자동차는 일체의 상용 이륜차를 전시하지 않고 다양한 튜닝이 가능한 T-50과 베스비 등 올해 출시한 스쿠터 제품들로만 홍보전을 펼쳤다. 다양하게 드레스업(dress-up)된 차량을 통해 수입브랜드와 한바탕 스쿠터 시장쟁탈전을 벌이겠다는 것. # 국내 단 두대 1억짜리 하이테크 머신 올해로 창사 100주년을 맞은 모터사이클의 대명사 할리 데이비슨은 1584㏄ 트윈캠 96엔진을 장착해 더욱 강력해진 파워를 자랑하는 2007년형 신모델들을 공개했다. 스트리트 바이크의 완성작으로 평가되는 ‘스포스터 50주년 기념모델’이 전시되기도 했다. 이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 2000대만 한정 판매된다. 무엇보다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400m 직선코스를 8.9초에 주파한다는 레이싱 전용 모터사이클인 디스트로이어. 국내에 단 2대밖에 없는 ‘하이테크 머신’이다. 가격은 대당 1억원 정도. BMW코리아가 전시한 바이크 중에서는 국내 최초로 공개된 네이키드 로드스터(엔진이 드러난 바이크로, 도심 주행에 적합하다)R1200R와 F800S,F800ST 등 3가지 모델이 집중조명을 받았다.R1200R는 1170㏄,2기통 박서 엔진을 장착해 109마력의 강력한 힘을 낸다. 85마력짜리 병렬 2기통엔진을 얹은 F800S와 F800ST는 각각 스포츠 성능과 투어링 성능을 강화한 모델이다. 이 세 모델은 모두 2007년초 국내에 판매될 예정이다. 최고급 스포츠 바이크의 상징인 이탈리아 두카티는 이번에 처음으로 참가했다. 영화 ‘매트릭스Ⅱ’에서 여주인공 트리니티가 타고 질주했던 검은색 모터사이클이 바로 두카티의 바이크다. 레이싱 바이크를 기본으로 제작한 999R Xerox를 비롯해, 명품 사이클의 고전 몬스터와 한정생산판인 MH900E 등 총 6종류의 바이크를 선보였다. 특히 999R의 2기통 엔진에서 내뿜는 150마력의 폭발적인 힘은 마그네슘 재질을 사용해 깃털처럼 가벼운 999R를 마치 새처럼 날려보낸다. 일본의 야마하가 자랑하는 모델은 올해 데뷔한 YZF-R6. 연료분사를 1/1만 단위로 컨트롤하는 최첨단 장비덕에 배기량이 599㏄에 불과하지만 최대출력은 무려 133마력에 이른다. 흡사 레이싱 머신을 연상케 하는 뉴 R6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2.9초면 충분하다.8초가 지나면 속도는 시속 200㎞를 넘어선다.500㏄ 우유팩 크기에 불과한 조그마한 엔진이 내는 최고속도가 무려 시속 280㎞에 이른다. 이밖에 영화 ‘로마의 휴일’에 등장해 인기를 끈 스쿠터의 전설 베스파는 가장 클래식한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 PX부터 현대적인 감각의 최신형 LX, 대형 투어링 스쿠터 모델인 GTS까지 베스파의 국내 수입 전 모델을 공개했다. 스즈키는 M1800 등 2007년식 모델을 전시했다. # 맞춤형 모터사이클, 커스텀 바이크 이제껏 국내에 한번도 소개된 적이 없는 커스텀 바이크도 20대가량 전시돼 모터사이클 마니아들을 즐겁게 했다. 미국의 대표적 브랜드인 커스텀 크롬의 국내 수입사인 이지라이더스와 국내 유일의 커스텀 바이크 생산업체 문차퍼스가 15개 부스 규모로 참여했다. 커스텀 바이크란 대량생산하는 일반 바이크에 비해, 구매자의 취향에 맞게 만들어진 수제 바이크를 말한다. 구매자의 요구대로 만들어진 바이크와 판매자가 특이하고 개성있게 만들어 놓고 판매를 하는 두 가지 경우가 있다. 이번에 전시된 커스텀 바이크 중에서는 문차퍼스에서 생산된 프로스트릿이 5200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 “커스텀 바이크 이젠 수출할때” “커스텀 바이크는 일종의 금속공예품이죠. 그냥 오토바이와는 전혀 다른 일종의 예술품이예요.”소형 오토바이를 타고 신문을 배달하던 소년이 커스텀 바이크를 생산하는 어엿한 회사의 대표로 성장했다. 문차퍼스의 이현의(32)대표가 바로 그 사람. 이번 대구 국제모터사이클쇼에 처녀 참가해 출품한 작품(?)들 대부분을 그자리에서 팔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모터사이클은 굉장히 감성적인 아이템이에요. 비록 집 한 채 없이 살아도 할리 데이비슨을 몰며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죠. 커스텀 바이크 시장이 ‘블루 오션’으로 보였어요.”그래서 잘 다니던 자동차 부품회사도 그만두고 평소 알고지내던 엔지니어들을 규합해 문차퍼스를 설립했다. 그 첫 작품이 이번에 출품한 가마(gama)시리즈다. 여염집 색시가 일생을 통틀어 시집갈 때 단 한번 타는 가마에서 이름을 따왔다. 대부분 1000㏄가 넘는 대배기량 바이크들이다. 가격도 만만치 않다. 차퍼시리즈는 평균 4000만원, 프로 스트릿은 5200만원을 상회한다. 엔진이나 트랜스미션 등 핵심부품은 물론, 부속품 대부분이 국내산이라는 것도 자랑거리. 벌써부터 해외 바이어들과의 상담건수도 늘고 있다.“커스텀 바이크를 만들 인재와 기술이 있는데 왜 수입관세 내고 비싼 바이크를 들여옵니까?오히려 이젠 수출을 해야 할 때죠.”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이 대표의 눈은 어느새 세계로 향하고 있었다.
  • 검은머리→금발 ‘작업’용 진화

    킹콩은 금발의 앤에 매혹됐고, 앤 때문에 죽는다. 이런 점에서 영화 ‘킹콩’은 야수가 사랑한 ‘금발 미녀’ 이야기이자 뭇 남성을 사로잡아온 ‘금발 신화’의 결정판이다. 이 ‘금발 신화’에 더욱 힘을 실어줄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인류학자 피터 프로스트는 최근 ‘진화와 인간행동’이란 학술지에 기고한 논문에서 금발이 남성을 더 잘 유혹하기 위한 선택적 진화의 결과물이란 주장을 내놓았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금발 인류는 빙하기 말기 지금의 북부 유럽에서 돌연변이 진화의 산물로 처음 출현했다. 당시만 해도 이들의 숫자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검은 모발에 검은 눈동자라는 유전적 특질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불과 1만년 사이 금발은 스칸디나비아에서 코카서스 지방에 이르는 유럽대륙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것은 다른 동물의 진화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것으로 오랜기간 학문적 미제로 남았었다. 연구팀은 그 실마리를 빙하기 말 북유럽의 인류가 처했던 자연적·생물학적 환경에서 찾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시 혹독한 기후때문에 인류의 생존은 주로 순록이나 야생들소같은 대형동물의 사냥에 의존했다. 잦은 사고 때문에 남성들의 숫자가 항상 부족했다. 여성들은 종족번식과 생존을 위해 한정된 남성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는데, 검은 머리칼과 눈동자를 가진 ‘평범한’ 여성들보다는 푸른 눈과 금발을 가진 여성들이 남성들을 유혹하기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대를 거듭할수록 금발 여성들로부터 유전형질을 물려받는 자손들은 늘어난 반면, 짝짓기에 불리한 검은 모발을 가진 자손들은 줄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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