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세상] 마이너리티 오디오 웹진 ‘셔덥’
웹진 ‘셔덥’(http:///shutup.hitel.netain.html)의 키워드는 마이너리티이다.거대한 주류사회에서 소외된,혹은 스스로 소외를 선택한 이들의 목소리를 전해주는 오디오 웹진이다.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사이트 로고에는 ‘shut up!’이라고 씌어 있다.그 아래쪽에 단단히 화가 난 인상을 풍기는이를 꽉다문 그림이 있고 이 분노에 찬 입을 통해 말하려는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어제는 남자 오늘은 여자’‘볼빨간,지루박을 돌리다’‘양아치에게 예술을 묻다’‘그래,우리는 빽깔이다’ 등등.
마이너리티라는 공통분모 위에 모인 이들이지만 부대끼며살아가는 방식은 저마다 다양하다.“미래계획 따위는 없다”며 “지금 당장이 중요하다”고 외치는 인디 펑크밴드,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아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하위·삼류 문화를 자청하는 ‘부엌칼 학생 창작집단’,그리고프로레슬러,백댄서,문신예술가,누드모델 등이 저마다의 인생살이와 직업·취미에 대해 생생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이곳이 눈에 띄는 이유는 단순히 소외된 이들이 품고 있는분노의 배설에 그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점이다.‘셔덥’은 사회의 편견에 진저리를 치면서도 마이너리티로 남고자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여과없이 들려줌으로써우리사회의 주류가 가지는 모순성과 획일적인 시스템,일류신드롬을 거침없이 비판하고 있다.이들은 립싱크나 하는 방송무대 위에서 틀어놓은 음악과는 다르게 ‘생쇼’를 하거나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일반적인 미(美)와는 거리가먼,추악한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감성이 마비된 학교가 지겨워 스스로 학교를 ‘자른’ 10대도 셔덥에서는 별난 아이가 아니다.이들의 삶을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느냐 여부는중요한 문제가 아니다.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주류 시스템속에서 잃지 않으려는 의식과 그것을 실천하는행동이다. 다수의 가치관이 내 가치관이 되고,다수의 기호가 내 기호,다수의 유행이 곧 내 개성이 되는 우리 사회의‘시스템’에 나 역시 속해있지 않은지,웹진 ‘셔덥’은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김세진 kdaily.com기자 torqu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