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일정 들쭉날쭉… 순위관리 비상
4일 동안 3경기. 9일 동안 5경기. 올해 프로농구는 ‘연전’이 유독 많다. 일선 감독들은 “빡빡하다. 죽겠다.”를 연신 내뱉는다. 실제 그렇다. 경기→이동→경기→이동, 강행군이 특정기간에 몰린다. 그러다 며칠을 넋놓고 쉬기도 한다. 일정은 고르지 못하고 그런만큼 컨디션 조절은 어렵다. 각 구단들이 일정관리에 비상이 걸린 이유다.KT 전창진 감독. 3라운드가 시작되기 전 “고민이 크다.”고 했다. KT는 3라운드 초반 4일 동안 3경기를 치러야 했다. 그는 “강팀이 강한게 아니라 오래 쉬다 나온 팀이 강하다.”고도 했다. 전망은 사실이 됐다. KT는 4일 휴식 뒤 치른 3라운드 첫 삼성전을 95-79 대승으로 이끌었다. 쉬다 나온 선수들 발놀림이 가벼웠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저런식으로 농구하면 이길 수 있는 팀이 없겠다.”고 했다. 그러나 KT는 나머지 동부전과 오리온스전에선 그만한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 감독은 “며칠 쉬다 나왔을 때와는 경기력 차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비슷한 발언은 다른팀에서도 쏟아진다. 지난 6일 KT&G 이상범 감독은 전자랜드전 승리 이후 “상대팀이 4일 동안 3연전을 치르는 바람에 움직임이 나빴다.”고 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올시즌 키워드는 살인적인 일정을 어떻게 잘 관리해가며 체력을 비축하느냐.”라고 했다. 연전도 문제지만 홈-원정 일정도 들쭉날쭉이다. 삼성의 위기는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3일 사이 찾아왔다. 이 기간 7경기를 치렀지만 홈경기는 단 1번이었다. 부산, 인천, 안양, 창원, 전주를 돌아다녔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선수들 체력이 떨어지는 게 눈에 보인다. 잔인한 스케줄이다.”고 했다. 삼성은 일정 막판 3연패를 기록했다.이런 일정이 나온 이유는 뭘까. 복합적이다. 우선 시즌이 예년보다 빨리 끝난다. 올 시즌 마지막 경기는 내년 3월 7일이다. 프로야구 개막시점을 피하기 위해서다. 그러다보니 짧은 기간 안에 많은 경기를 우겨넣어야 했다. 다른 이유는 체육관 대관 문제다. 연말이 되면 체육관에 콘서트 등 각종 행사가 많아진다. 이런 일정까지 고려하다보니 홈 연전과 원정 연전이 특정기간에 몰릴 수밖에 없다. MBC ESPN 추일승 해설위원은 “일정이 빡빡한데다 용병까지 한 명으로 줄어 체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체력관리에 성공하는 팀이 결국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