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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호남 대망론/이종락 논설위원

    [서울광장] 호남 대망론/이종락 논설위원

    아직 섣부른 얘기다. 차기 대선 주자를 거론한다는 것은. 20대 대통령 선거가 3년 이상이나 남은 시점에선 더욱 그렇다. 그러나 권력의 속성상 차기 대권에 대한 관심은 늘 있다. 요즘도 그렇다. 그런데 최근 주로 회자되는 것은 ‘호남 대망론’이다.전남 영광 출신인 이낙연 국무총리와 전남 장흥생인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호남 출신이 대권을 움켜쥔다는 호남 대망론은 현실적으로는 실현 가능성이 없다. 유권자 수를 따지면 그렇다는 얘기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에 따르면 10월 현재 광주광역시, 전라남북도를 합친 호남 인구수는 518만 2682명이다. 반면 부산광역시를 비롯해 대구광역시, 울산광역시와 경상남북도를 아우르는 주민수는 1312만 1179명이다. 호남 인구는 영남 인구의 39.4%에 불과하다. 물론 상당수의 호남 출신 사람들이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 거주한다는 반론을 제기할 수 있지만 숫자로는 열세다. 어쨌든 출신 후보에 따른 표 대결에서는 호남 대망론이 실현될 가능성이 없다. 실제로 2007년 17대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패한 전북 순창 출신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26.1%를 얻는 데 그쳤다. 호남을 기반으로 대선에 성공한 정치인은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그럼에도 호남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치가 골동품 취급을 받고, 이념과 정책이 더욱 중요한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조정관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요즘 유권자에게 여전히 지역 기반이 유효하지만 머릿수만 계산하는 옛날 방식의 정치 셈법은 사실상 끝난 것 같다”면서 “예를 들어 통일이나 성장, 분배 등 확실한 프레임을 지니고 행동하는 실용주의 정치인이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점에서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차기 대선 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국무총리의 부상은 예사롭지 않다. 중도 보수까지 포용할 수 있는 이 총리는 확장성과 안정감이 최대 강점이다. 이 총리는 지난 16일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정대철 상임고문, 무소속 서청원 의원과 저녁 식사를 같이 했다. 같은 날 오찬에서는 시중은행장들과도 회동했다. 지난달 30일에는 한국경영자총연합회 지도부와 만찬을 함께 하는 등 각 분야의 인사들과 접촉하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측근인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천거하고, 광주제일고 후배인 노형욱 국무조정실 제2차장을 국무조정실장에 승진시켜 앉히는 등 임명제청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책임총리’의 위상도 굳힌 듯하다. 정치 이력상 친문(친문재인)과 공유할 부분이 두드러지지 않는 것은 약점이었다. 하지만 최근 친문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이니’라고 부르듯 이낙연 총리를 ‘여니’라고 부르는 등 호의적으로 보기 시작한 점은 이 총리에게 플러스 요인이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52세라는 젊은 나이에 문재인 정권 2인자로서 또 다른 호남 대망론을 실현할 수 있는 유력 주자다. 친문 본원은 아니지만 신친문 주류로서 문재인 정부 1기를 무난히 이끌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비서실장으로서 민감한 현안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국정 운영 능력으로 문 대통령으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는 점은 최대의 강점이다. 또한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을 세 차례나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준비위원장으로서 차기 대권 주자 면모를 갖춰 가고 있다. 국회를 한창 뜨겁게 달궜던 ‘DMZ 선글라스’ 논란은 임 실장의 정치적 위상을 보여 준 사례다. 임 실장도 청와대에서 나오면 급을 낮춰 통일부 장관을 희망할 정도로 ‘남북 문제 최고 전문가’라는 브랜드로 다음 대선을 준비할 태세다. 이 총리와 임 실장의 쾌속질주에 대해 “현재의 여론조사는 아무 의미 없다”고 폄하하는 시각도 만만찮다. 역대 대선이 있는 해 신년 여론조사에서 조차 1등한 주자들 중 그 누구도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박찬종(1997년), 이회창(2002년), 고건(2007년), 안철수(2012년), 반기문(2017년) 등이 ‘김칫국만 마셨던’ 후보들이었다. 이런 측면에서 이 총리와 임 실장은 너무 빨리 주목을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역 구도보다는 세대 구도가 강해지고 있는 점도 이들에겐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역설적으로 ‘호남’을 버리고 자신만의 시대정신을 보여야 호남 대망론을 쟁취할 수 있다는 얘기다. jrlee@seoul.co.kr
  • 김태리, 지금 가장 중요한 여배우 [화보]

    김태리, 지금 가장 중요한 여배우 [화보]

    영국 라이선스 패션&컬처 매거진 ‘데이즈드’ 코리아가 2018년 12월호를 통해, 올 한 해 ‘1987’, ‘리틀 포레스트’와 ‘미스터 선샤인’으로 누구보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배우 김태리와 함께한 커버 스토리와 화보, 인터뷰를 공개했다. 지난 9월 말 ‘미스터 선샤인’ 종영 이후 휴식과 함께 차기작을 검토하고 있는 배우 김태리는 겨울 냄새가 흠씬 풍기는 독일 베를린의 길거리를 자유롭게 거닐며 모처럼 만의 여유와 함께 ‘데이즈드’ 화보 촬영을 마쳤다. 이번 화보 촬영에서는 제이에스티나 핸드백의 조반나 퀼팅백, 로즈핑크 프레임백 헤더, 레드컬러 뉴엘레나 미니백 등 다양한 스타일의 핸드백을 소화 하거나, 막스마라의 자랑인 캐시미어 코트, 프린지 코트, 아이보리컬러 테디베어 코트를 소화하며 차가운 베를린의 겨울을 따뜻한 온기와 아름다움으로 감싸 안았다. 베를린 현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태리는 특히 베를린 특유의 오락가락한 날씨와 촬영이 끝나고 방문한 유대인 박물관을 언급하며 낯선 도시에 대한 첫 방문 소감을 남기며 웃어 보였다. 2018년을 보내는 소감을 묻는 말에 “2018년은 정말 많이 바빴어요. 바쁘다는 건 많은 걸 담아두고 기억하기에 좀 벅차다는 말인지도 몰라요. 시간이 지나면 어떨지 모르지만요”라고 말하며 바쁘게 지낸 지난 한 해를 이제부터 차근차근 정리해 나가고 싶다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똑 부러진 말과 행동으로 분명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배우. 2018년 마지막 ‘데이즈드’ 코리아의 얼굴인 김태리의 아주 특별한 커버 스토리와 화보, 인터뷰는 ‘데이즈드’ 코리아 2018년 12월호와 www.dazedkorea.com에서 만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내 국정운영 A+”라는 트럼프, 최대 5명 개각 예고

    “내 국정운영 A+”라는 트럼프, 최대 5명 개각 예고

    11·6 중간선거 이후 입지가 좁아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간선거로 하원 장악에 성공한 민주당이 ‘러시아 스캔들’ 등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약점을 파고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새로운 인물을 발탁해 분위기를 쇄신하고,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자신의 ‘미국 우선주의’를 한층 더 강화해 2020년 차기 대선을 대비하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개각과 관련해 “셋 또는 넷, 아니면 다섯 자리에 대해 (교체를) 생각하고 있다”면서 “두 자리로 마무리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존 켈리(왼쪽) 백악관 비서실장과 커스텐 닐슨(오른쪽) 국토안보부 장관이 교체 대상 1순위로 거론되고 있으며, 내각 개편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켈리 비서실장에 대해 “그가 적절한 시점에는 이동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닐슨 장관에 대해서도 “존경하고 좋아한다”면서도 “국경 문제에 대해 더 강해지기를 바란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과 함께 윌버 로스 상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도 이번 개각 대상이라고 워싱턴 정가는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 상위 10위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훌륭하게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경제가 역대 최고”라면서 “나 스스로 ‘A 플러스’ 점수를 주려고 한다”면서 “그 정도면 충분하겠나. 그것보다 더 높은 점수는 없나”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화자찬하면서 참모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매슈 휘터커 법무장관 대행이 뮬러 특검팀 수사를 제약할 경우 대응’을 묻는 말에 “그건 휘터커에게 달렸다. 옳은 일을 할 것”이라면서 “나는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또 뮬러 특검의 서면조사에 대해 “조만간 (답변서를) 제출하게 될 것이다. 많은 질문에 매우 자세하고 완전한 답변들을 제공했다”면서 “나는 그것(답변서)이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 아마도 이것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며 대면조사 거부 의사를 확실히 드러냈다. 이는 휘터커 대행에게 주는 뮬러 특검 수사의 가이드라인으로 해석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은 휘터커 대행 임명 강행으로 뮬러 특검 수사에 끌려가지 않는 한편, 중폭 이상 개각 카드를 통해 민주당으로 하원이 넘어간 정국의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선명히 드러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파로 채워진 백악관과 내각이 각종 국내외 현안을 미국 우선주의 프레임에 맞춰 더욱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이재명 “‘혜경궁 김씨’ 제 아내 아니라는 증거 차고 넘쳐…정치적 공세”

    이재명 “‘혜경궁 김씨’ 제 아내 아니라는 증거 차고 넘쳐…정치적 공세”

    이재명 경기지사와 경쟁 관계에 있던 정치인들을 비방하는 트윗 등을 올려 논란이 된, 이른바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 사용자가 김혜경씨라는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해 그의 남편 이재명 지사가 자신을 겨냥한 정치적 공세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19일 경기도청 신관 앞에서 경찰의 ‘혜경궁 김씨 사건’ 수사 결과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 지사는 “우선 그 계정의 주인, 그리고 (그 계정으로) 글을 쓴 사람은 제 아내가 아니다. 제 아내가 아니라는 증거가 정말 차고 넘치는데도 경찰은 비슷한 것들 몇 가지를 끌어 모아서 (계정 주인이) 제 아내라고 단정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경찰은 김씨의 카카오스토리(카스)와 ‘혜경궁 김씨’ 트위터, 비슷한 시간대에 이 지사 트위터에 같은 사진이 올라온 다수의 사례, 2016년 7월 중순 분당 거주자 중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아이폰으로 교체한 이동통신사 고객 가운데 전화번호 끝자리가 ‘44’인 사람은 김씨가 유일하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문제의 계정이 김씨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어떤 사람이 카스 계정과 트위터 계정을 가지고 있으면 트위터에 사진을 올리고 그 트위터 사진을 캡처해서 카스에 올리지 않는다. 바로 올리면 쉬운데 왜 굳이 트위터 글과 사진을 캡처하겠나”라면서 “이건 경찰이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그 계정이 제 아내 계정이 아니라는 증거에 해당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지사는 “명백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김영환에 대해서는 그렇게 관대한 경찰이 이재명 부부에게는 왜 이렇게 가혹한지 모르겠다”면서 “때릴려면 이재명을 때리시고, 침을 뱉어도 이재명한테 뱉으시라. 죄 없는 제 아내, 가족들을 이 싸움에 끌어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이번 사건으로 민주당 안에서 ‘경찰 수사 결과가 사실이라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뇌물을 받았다면 처벌받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무고한 사람에게 죄를 지었냐고 하면 안 된다”라면서 “프레임이고 정치적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열한 정치공세의 목표는 이재명으로 하여금 일을 못 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보다도 더 도정에 집중해서, 도정 성과로 그 저열한 정치공세에 답을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앞서 혜경궁 김씨 사건을 수사하던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김씨를 이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김씨는 지난 4월 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문제의 트위터 계정을 사용하면서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6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취업 과정에서 특혜를 얻었다는 허위 사실을 해당 트위터에 유포해 문 대통령과 준용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세계 최고 스테이크 맛의 비결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세계 최고 스테이크 맛의 비결

    스페인 레온 인근의 한적한 시골 마을인 히메네스 데 하무스. 사방이 끝도 없이 펼쳐진 들판뿐인 이곳에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스테이크 레볼루션’에서 세계 최고의 스테이크라고 평가한 식당 ‘엘 카프리초’가 있다. 이곳은 대체 무엇이 특별하길래 ‘세계 최고’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었을까.‘스테이크 레볼루션’은 꼭 식도락가가 아니더라도 한번쯤 볼만한 흥미로운 작품이다. 프랑스인인 제작자는 미국의 유명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소고기를 먹고 놀랄 만한 경험을 한다. 그동안 프랑스 스테이크가 최고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우리가 늘 ‘한우가 최고’라는 프레임 속에 갇혀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까. 제작자는 그 길로 스테이크의 발상지인 영국과 미국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일본 등을 누비며 세계 최고의 스테이크를 찾아 나선다. 우리가 얼마나 작은 세상 속에 사는지, 세상에는 얼마나 다양한 방식의 삶이 있는지 스테이크를 통해 일깨워 준다. 마드리드에서 차를 달려 네 시간이나 걸리는 시골을 기꺼이 찾은 것도 이 영상 때문이었다. 오후 늦은 시간 엘 카프리초를 찾았다. 사람들로 붐비는 식당 한편에서 오너이자 셰프인 호세 고르돈을 만났다. 4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그는 저녁 식사 전에 갈 곳이 있다며 차를 몰고 어디론가 향했다. 5분가량 달려 도착한 곳은 그의 목장. 경계를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 넓은 곳에서 수많은 소들이 풀을 뜯고 있다. 멀리서 볼 때와 달리 가까이서 보니 여느 소와 달리 덩치가 어마어마했다. 고르돈 셰프는 그중에 유난히 덩치가 큰 소를 가리키며 말했다. “얘는 13년 된 소입니다.”엘 카프리초의 스테이크가 특별한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키운 소로 만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한우는 3년, 미국은 광우병 위험 때문에 2년을 키운 후 도축하는 데 비해 이곳의 스테이크는 주로 10년에서 15년을 키운 소를 사용한다. 이렇게 오랫동안 소를 키우는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오로지 최고 품질의 소고기를 얻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모든 동물은 나이가 들수록 근육은 치밀해지고 육향이 진해진다. 오래 키운 동물은 어린 동물에 비해 질기고 냄새가 많이 난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이는 어린 동물은 부드러운 대신 특유의 풍미를 덜 가진다는 말과도 통한다. 고기 자체의 맛을 즐기는 스테이크 재료로 풍미가 적은 어린 소보다 충분히 오래 키운 소가 더 적합한 셈이다. 그렇다면 질긴 육질은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서 필요한 것이 숙성이다. 고기를 건조 숙성시키는 드라이에이징은 고기의 풍미는 살리면서 육질은 연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이다. 고르돈 셰프의 숙성고에는 3~6개월 이상 숙성시킨 고기가 매달려 있었지만 그중에 겉이 곰팡이로 덮여 있다든가 이취가 나는 건 단 하나도 없었다. 숙성시킨 고기에서 쿰쿰한 치즈향이나 불쾌한 냄새가 난다는 건 드라이에이징을 잘못한 결과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리는 고기 맛이 살코기에서 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풍미는 지방에서 비롯된다. 근육에 그물처럼 퍼진 지방, 마블링이 많을수록 맛있다고는 하지만 지방에도 격이 있다. 어린 소와 나이 든 소의 지방, 사료를 먹고 살을 찌운 소와 물을 먹고 자란 소의 지방은 풍미가 다르다. 고르돈 셰프가 그토록 오랫동안 소를 키우는 이유도 지방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나름의 방식인 것이다.또 하나 흥미로운 건 키우는 소의 종이 각기 달랐다는 점이다. 스페인 각 지방의 토종소를 비롯해 인근 포르투갈산 소도 있었다. 단지 오래 키운 소로 만든 스테이크가 아니라 ‘7년 사육해 3개월 숙성한 미뇨타 종으로 만든 스테이크’, ‘12년 키우고 6개월 숙성한 사야게사로 만든 스테이크’처럼 각각 고유 이름과 연령, 숙성 기간을 명시해 알고 먹는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맛은 어떨까. 직접 칼을 잡은 고르돈 셰프는 능숙하게 고기를 썰어 접시에 담았다. 스테이크 한점 한점의 풍미는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깊이가 있고 여운이 오래갔다. 지방은 마치 품질 좋은 버터를 맛보는 듯했다. 손에 꼽을 만한 멋진 경험이었다. 다만 부드럽고 연한 소고기를 많이 먹는 한국인의 방식과는 어울리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들의 방식이 무조건 옳고 우리는 그르다는 생각은 할 필요가 없다. 어린 소는 어린 소대로, 오래 키운 소는 그 나름의 맛과 가치가 존재한다. 다만 다른 방식으로 소를 키우고 요리한 이곳의 스테이크는 꼭 한 번 맛봐야 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 맛에는 한 가지 정답만 있진 않다는 걸 온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 포스코, 200억 출연 동반성장 박차

    5년간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 최근 설립된 노조와도 대화 시작 포스코가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을 위해 동반성장 기부금 200억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최정우 회장이 지난 7월 취임하면서 밝힌 경영 이념인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11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가 출연한 200억원을 산업혁신운동과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에 향후 5년간 투입된다. 산업혁신운동은 대한상공회의소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등이 공동 주관하는 사업으로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지원한다. 2013년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단계를 완료했고 현재 진행중인 2단계는 2023년까지 이어진다. 포스코는 고유의 혁신 기법인 QSS(Quick Six Sigma) 활동을 접목해 임직원의 혁신 마인드를 높이고 사업전략, 에너지, 안전 등의 영역에서 전문 컨설턴트가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포스코는 1단계 사업에 197억원을 지원했으며 879개 중소기업이 참여했다. 당시 참여 기업들은 불량률과 생산효율 등의 성과지표가 평균 20% 이상 개선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번에 새로 추진하는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은 정부와 1:1로 사업비를 매칭해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중소 및 중견기업에 스마트 공장을 도입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포스코는 세계 최초로 철강공정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인 ‘포스프레임’을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기업에 스마트 공장을 구축해 제조 현장 혁신과 운영 시스템 구축 및 자동화를 지원한다. 한편 포스코는 최근 설립된 노동조합과도 대화를 시작한다. 포스코 사측은 12일 한국노총 산하 노조, 13일 민주노총 산하 노조와 차례로 면담한다. 사측에서는 최 회장이 아닌 포항제철소 부소장이 대표로 나선다. 민주노총 노조가 지난달 최 회장을 비롯한 임원 27명을 노조 활동을 방해한다며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고 양대 노총 사이에 교섭 대표노조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어 포스코는 노사 관리가 여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8K TV 나오기는 했는데 무한변신이 필요해

    8K TV 나오기는 했는데 무한변신이 필요해

    ‘8K TV’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QLED 8K’(Q900R)를 출시했다. 이보다 앞서 일본 샤프는 지난해 ‘AQUOS 8K’를 시장에 내놨다. 내년엔 LG전자 등 다른 제조사들도 8K TV 상용화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V(오디오/비디오)를 좀 아는 사람들은 그렇다고 해서 “8K 시대가 열렸다”고 말하지 않는다. 8K라는 게 단순히 해상도를 ‘3840×2160’(4K)에서 ‘7680×4320’으로 높이면 되는 간단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해상도 올렸으니 4K TV보다 좋다?☞초당 프레임수·표현력은 4K 수준 2012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초고선명(UHD)TV를 4K·8K 해상도에 초당 약 24~120프레임(fps), 10~12비트(bit) 색 표현 등에 해당하는 디지털 비디오 표준으로 규정했다. UHD 영상이라고 하면 해상도뿐 아니라 1초에 일정 수 이상의 화면을 보여 줘 부드러운 움직임을 표현해야 하며, 표현할 수 있는 색의 수가 많아야 한다는 얘기다. 8bit는 1600만 색, 10bit는 10억개 색을 표현할 수 있으며 12bit는 687억 색에 해당한다. 시중의 4K TV는 대체로 4K 해상도, 60fps, 10bit의 사양이다. 8K TV는 8K 해상도에 60~120fps, 10~12bit이지만 해상도가 늘어난 만큼 제대로 된 8K 영상을 표현하려면 초당 프레임 수는 120, 컬러는 12bit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두 TV는 아직 8K 시작 단계라서 해상도는 7680×4320이지만 초당 프레임 수, 색 표현 능력은 기존 4K TV와 같은 60fps·10bit다.8k 방송 없으니 외부 기기 연결?☞현 HDMI 사양으론 8K 콘텐츠 감당 못해 더구나 두 제품은 8K 콘텐츠를 입력할 방법이 상당히 제한적이다. 먼저 아직 일본 외엔 8K 방송을 실시하는 나라가 없기 때문에 지상파·케이블 입력단자는 아무 소용이 없다. 샤프 제품은 8K 방송 수신기(튜너)가 내장돼 있지만, 국내에서 8K 영상을 보려고 일본 내수용 제품을 사서 위성 수신 안테나 등을 구입한 뒤 일본 방송을 볼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외부 멀티미디어 기기를 연결하는 고선명멀티미디어인터페이스(HDMI) 버전도 두 제품 모두 2.0이다. 초당 데이터 전송량이 8K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삼성전자 Q900R은 HDMI를 이용할 경우 8K 해상도에선 30fps·10bit인 입력신호만 지원이 된다. 이 케이블로 외부기기를 연결하면 초당 프레임이 기존 4K TV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커다란 화면에서 초당 프레임 수가 30장뿐이면 보는 사람에 따라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이 부분을 AI 소프트웨어 기술로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샤프 제품은 HDMI 단자 4개를 연계해 사용할 수 있게 돼 있어 8K·60fps·10bit 영상 신호를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 제품으로 8K·60fps·10bit 영상을 입력할 수 있는 방법은 매장에 전시된 제품처럼 랜(LAN) 선을 통해 전송받는 것, 외장하드디스크 등을 USB 단자로 연결하는 것뿐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단자들을 하나의 선으로 통합되게 만든 ‘원커넥트’를 업그레이드한다면 8K 방송 수신과 HDMI 2.1 등 지원은 가능해질 수 있다. 4K UHD 방송 시작도 1년 밖에 안됐는데…☞콘텐츠 촬영·편집 전과정 장비 미흡 콘텐츠 상황은 더 8K와 거리가 멀다. 현재 8K 콘텐츠는 시험 방송을 송출 중인 일본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8K 방송으로 중계한다는 목표로 각종 인프라스트럭처를 확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상파 4K 방송을 시작한 게 지난해부터다. UHD 방송이 시작된다며 TV를 새로 사거나 셋톱박스를 교체한 지 1년도 채 안 된 상황이다. 5G의 상용화와 함께 인터넷을 통해 유료 8K 방송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있다. 하지만 8K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선 촬영부터 편집, 영상압축(인코딩)까지 전 과정에 8K 장비와 기술이 필요하다. 지금으로선 막대한 자본을 보유한 넷플릭스 등을 제외하면 4K 콘텐츠조차도 만드는 곳이 많지 않다. 이런 우려를 염두에 둔 삼성전자 측은 자사의 차별화된 ‘업스케일링’ 기술이 어떤 화질의 영상이라도 8K 수준으로 즐길 수 있게 해 준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김동준 상품기획팀 프로는 “4K, HD(1366×768)뿐만 아니라, SD(720×480) 등 다소 거친 저해상도 영상도 또렷하고 선명하게 8K급 초고화질로 최상의 시청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스케일링 기술이 뛰어나긴 해도 진짜 8K 영상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비디오 애호가 5만 7000여명이 활동하는 다음 카페 ‘UHD TV 유저 포럼’ 운영자 이군배씨는 “SD·HD·4K 영상을 대형 8K TV에서 그대로 보면 오히려 기존 중소형 TV로 보는 것보다 화질이 더 안 좋게 보일 수 있다”면서 “삼성이 AI 기술을 활용해 뛰어난 업스케일링 수준을 보여 주겠지만 영상을 8K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신제품 출시로 콘텐츠 시장 선도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두 회사가 8K TV를 출시한 건 의미가 있다. 4K TV도 2013년 출시 당시엔 콘텐츠가 사실상 전혀 없었고 지금도 많지 않다. 그럼에도 기술 발전과 후발주자 유입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대중화가 됐으며, 차세대 TV인 8K까지 나온 상황이다. 8K도 결국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에서 앞서는 업체들은 빨리 제품을 출시해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드웨어가 업그레이드되면서 콘텐츠 시장과 관련 업계 기술을 선도하는 효과도 있다”면서 “지상파는 당장 어렵겠지만 넷플릭스 등 인터넷 기반 방송(OTT) 서비스가 콘텐츠를 늘려 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정치적 결정의 위기” 김동연 발언 논란 속 靑, 조기교체 결단

    “정치적 결정의 위기” 김동연 발언 논란 속 靑, 조기교체 결단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정치적 의사결정 위기’ 발언을 놓고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물론 장외에서도 여야가 이틀째 공방을 벌였다.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청와대는 9일 김 부총리를 교체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불편한 심기 靑… “해석 여지 준 건 잘못” 김 부총리는 이날 예결위에서 “언론에서 ‘정치적 의사결정 위기’(발언)에 대해 보도가 있었는데 굉장히 의견을 달리한다”며 일부 언론 및 야권의 해석을 적극 반박했다. 김 부총리가 전날 국회에서 “경제가 위기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경제에 관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하자 갈등 관계를 빚어 온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 청와대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 데 따른 것이다. 김 부총리는 “어떻게 그렇게 해석해서 쓸 수 있는가 생각할 정도로 보고 싶은 부분만 보는 기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개혁 입법이나 경제구조 개혁입법 등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며 “경제에서만큼은 여야 간 이념·프레임 논쟁을 벗어나 책임 있는 결정이 따랐으면 좋겠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김 부총리의 말은 경제 위기를 부인하는 발언이라기보다 위기의 근원이 청와대에 있다는 이야기”라고 해석했다. 같은 당 정진석 의원은 페이스북에 “2016년에 우리 당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 했었다. 나라를 위해 김 부총리의 지혜를 빌려 달라”고 밝혔다. ●金 “예산 마무리에 최선 다할 것” 김 부총리의 발언에 청와대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부총리의 정치권 진출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도 “경제정책 의사 결정 책임자는 본인일 텐데 진의가 무엇이든 ‘해석’의 여지를 준 것은 적절치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또다른 고위 관계자는 “김 부총리의 발언과 교체 시점은 무관하며, 김 부총리에게 사전에 충분하게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권성동 한국당 의원이 예결위에서 “오늘이 국회에서 마지막으로 발언하는 날 아닌가”라고 묻자 김 부총리는 “인사에 대해선 이야기할 수 없다”며 “금년도 예산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연금안 유출’ 복지부 직원 전화 압수 한편 청와대가 국민연금 운영계획안 초안의 내용이 유출된 것과 관련해 보건복지부 관계자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는 사실이 질의 과정에서 드러났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자료를 언론에 유출했다는 이유로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은 폭압”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감찰팀이 감찰 활동 일환으로 당사자 동의를 받아 제출받았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8K TV 나왔지만 ‘8K 시대’는 저멀리

    8K TV 나왔지만 ‘8K 시대’는 저멀리

    ‘8K TV’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QLED 8K’(Q900R)를 출시했다. 이보다 앞서 일본 샤프는 지난해 ‘AQUOS 8K’를 시장에 내놨다. 내년엔 LG전자 등 다른 제조사들도 8K TV 상용화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A/V(오디오/비디오)를 좀 아는 사람들은 그렇다고 해서 “8K 시대가 열렸다”고 말하지 않는다. 8K라는 게 단순히 해상도를 ‘3840×2160’(4K)에서 ‘7680×4320’으로 높이면 되는 간단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2012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초고선명(UHD)TV를 4K·8K 해상도에 초당 약 24~120프레임(fps), 10~12비트(bit) 색 표현 등에 해당하는 디지털 비디오 표준으로 규정했다. UHD 영상이라고 하면 해상도뿐 아니라 1초에 일정 수 이상의 화면을 보여줘 부드러운 움직임을 표현해야 하며, 표현할 수 있는 색의 수가 많아야 한다는 얘기다. 8bit는 1600만 색, 10bit는 10억개 색을 표현할 수 있으며 12bit는 687억 색에 해당한다.시중의 4K TV는 대체로 4K 해상도, 60fps, 10bit의 사양이다. 8K TV는 8K 해상도에 60~120fps, 10~12bit이지만 해상도가 늘어난 만큼 제대로 된 8K 영상을 표현하려면 초당 프레임 수는 120, 컬러는 12bit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두 TV는 아직 8K 시작 단계라서 해상도는 7680×4320이지만 초당 프레임 수, 색 표현 능력은 기존 4K TV와 같은 60fps·10bit다. 더구나 시중 제품들은 8K 콘텐츠를 입력할 방법이 상당히 제한적이다. 먼저 아직 일본 외엔 8K 방송을 실시하는 나라가 없기 때문에 지상파·케이블 입력단자는 아무 소용이 없다. 샤프 제품은 8K 방송 수신기(튜너)가 내장돼 있지만, 국내에서 8K 영상을 보려고 일본 내수용 제품을 사서 위성 수신 안테나 등을 구입한 뒤 일본 방송을 볼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외부 멀티미디어 기기와 연결되는 고선명멀티미디어인터페이스(HDMI) 버전도 두 제품 모두 2.0이라서 초당 데이터 전송량이 8K 콘텐츠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삼성전자 Q900R는 HDMI를 이용할 경우 8K 해상도에선 30fps·10bit인 입력신호만 지원이 된다. 이 케이블로 외부기기를 연결하면 초당 프레임이 기존 4K TV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70인치 안팎의 커다란 화면에서 초당 프레임 수가 30개 정도면, 보는 사람에 따라 어지럼증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이 부분을 AI 소프트웨어 기술로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샤프 제품은 HDMI 단자 4개를 연계해 사용할 수 있게 돼 있어 8K·60fps·10bit 영상 신호를 처리할 수 있다.현재 삼성전자 제품으로 8K·60fps·10bit 영상을 입력할 수 있는 방법은 매장에 전시된 제품처럼 랜(LAN) 선을 통해 전송받는 것, 외장하드디스크 등을 USB 단자로 연결하는 것 뿐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단자들을 하나의 선으로 통합되게 만든 ‘원커넥트’를 업그레이드한다면 8K 방송 수신과 HDMI 2.1 등 지원은 가능해질 수 있다. 콘텐츠 상황은 더 8K와 거리가 멀다. 현재 8K 콘텐츠는 시험 방송을 송출 중인 일본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을 8K 방송으로 중계한다는 목표로 각종 인프라스트럭처를 확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상파 4K 방송을 시작한 게 지난해부터다. UHD 방송이 시작된다며 TV를 새로 사거나 셋톱박스를 교체한 지 1년도 채 안 된 상황이다. 5G의 상용화와 함께 인터넷을 통해 유료 8K 방송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있다. 하지만 8K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선 촬영부터 편집, 영상압축(인코딩)까지 전 과정에 8K 장비와 기술이 필요하다. 지금으로선 막대한 자본을 보유한 넷플릭스 등을 제외하면 4K 콘텐츠조차도 만드는 곳이 많지 않다.이런 우려를 염두에 둔 삼성전자 측은 자사의 차별화된 ‘업스케일링’ 기술이 어떤 화질의 영상이라도 8K 수준으로 즐길 수 있게 해 준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김동준 상품기획팀 프로는 “4K, HD(1366×768)뿐만 아니라, SD(720×480), 유튜브 영상, 셋톱, USB, 휴대전화에 저장된 영상을 미러링할 때 등 다소 거친 저해상도 영상도 또렷하고 선명하게 8K급 초고화질로 최상의 시청 환경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스케일링 기술이 뛰어나긴 해도 진짜 8K 영상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이 기술은 모든 8K TV에 적용돼야 하는 기능으로 샤프 제품에도 들어 있다. 소프트웨어 기술로 디스플레이패널 사양(8K·60fps·10bit)에 최적화된 영상을 만드는 것이다. TV·영상 애호가 5만 7000여명이 활동하는 다음 카페 ‘UHD TV 유저 포럼’ 운영자 이군배 씨는 “SD·HD·4K 영상을 대형 8K TV에서 그대로 보면 오히려 기존 중소형 TV로 보는 것보다 화질이 더 안 좋게 보일 수 있어 업스케일링은 모든 8K TV에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라면서 “삼성이 AI 기술을 활용해 뛰어난 업스케일링 수준을 보여주겠지만 8K가 아닌 영상을 8K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두 회사가 8K TV를 출시한 건 의미가 있다. 4K TV도 2013년 출시 당시엔 콘텐츠가 사실상 전혀 없었고 지금도 많지 않다. 그럼에도 기술 발전과 후발주자 유입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대중화가 됐으며, 차세대 TV인 8K까지 나온 상황이다. 8K도 결국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기술에서 앞서는 업체들은 빨리 제품을 출시해야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하드웨어가 업그레이드되면서 콘텐츠 시장과 관련업계 기술을 선도하는 효과도 있다”면서 “지상파는 당장 어렵겠지만 넷플릭스 등 인터넷 기반 방송(OTT) 서비스가 콘텐츠를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빙판, 우주가 되다

    [그 책속 이미지] 빙판, 우주가 되다

    사진 그리고 거짓말/주기중 지음/아특사/352쪽/2만원큰 행성, 작은 행성이 검은 우주에 둥실 떠 있다. 수없이 많은 별이 박힌 성단은 희뿌연 연기를 내며 마치 안개처럼 뿌려졌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언가 이상하다. ‘빙판을 가까이서 찍은 사진’이라는 설명에 그제서야 무릎을 탁 친다. 사진은 카메라로 찍는다. 그래서 좋은 카메라만 있으면 멋진 사진이 나올 거로 생각한다. 그러나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 법이다. 좋은 카메라보다 사진을 찍는 순간 개입되는 사진가의 의도가 더 중요하다. 사진이 변변찮다면, 애꿎은 카메라 대신 실력 없는 자신을 탓하란 이야기다. ‘글 쓰는 사진가’ 주기중의 신간은 ‘다름’에 중점을 두고 쓴 사진이론서다. 저자는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자신만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편집하는 ‘착한 거짓말’을 하라고 말한다. 중앙일보 사진부장 출신인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들을 보여 주며 사진 찍는 방법을 알려준다. 속담이나 유행어 등으로 어려운 사진 이론을 쉽고 재밌게 풀어낸다. 그림과 시, 음악 등 예술 전반을 넘나들며 딱딱한 사진 이론을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사진을 그저 쭉 훑어보는 것만으로 공부가 되는 책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울광장] 남북관계는 북미관계 종속변수 아니다/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남북관계는 북미관계 종속변수 아니다/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남북 관계가 진전되는 상황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가 있다. 바로 ‘한·미 공조 균열’이다. 올 2월 평창동계올림픽은 물론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 과정에서도 보수진영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유엔 대북 제재를 축으로 돌아가는 미국의 ‘압박과 관여’ 정책를 무력화한다는 해설도 곁들였다. 한·미 관계 ‘엇박자, 파열음’ 등의 기사가 쏟아진 것은 당연한 결과다.지난 70여년 동안 남북 분단을 자양분으로 성장한 한국의 보수세력은 ‘북한 악마화’와 한·미 공조 프레임을 두 축으로 삼아 한반도 냉전 체제를 유지했다. 남북 화해 협력의 기운이 고조될 때마다 내부적으로는 위장 평화쇼로 폄하하고, 대외적으로 한·미 공조 균열을 앞세워 미국의 한반도 현상유지 전략을 지탱해 온 측면이 크다. 남북 대결이 격화될수록 정치적 동력이 확산되는 냉전 체제가 그들의 보호막이자 구명대인 셈이다.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4·27 1차 남북정상회담, 5·26 2차 남북정상회담, 평양 9월 남북정상회담 등 냉전 해체의 발걸음이 빨라질수록 ‘위장 평화쇼’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쟁의 기운이 한껏 고조됐던 2017년으로 돌아가 보자. 그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연설을 통해 “북한의 완전 파괴”를 언급했다.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대통령이 2500만 인구의 한 나라를 지도상에서 없애겠다고 위협했다”고 지적하면서 “깡패 두목(mob boss)의 말이나 다름없다”며 혹독한 평가를 내놓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우리 보수 언론들은 한술 더 떠 “김정은이 죽음의 공포를 느낄 의지를 보이라”, “평화에 매달리면 도움이 안 된다”며 극단적인 주장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으면 한·미 공조가 균열되고 한·미 동맹이 깨질 듯이 분위기를 잡아 나갔다. 이런 기류는 최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나 남북군사합의 등 냉전 해체의 길목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보수세력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한·미 공조 프레임은 사실 미국이 한국 정부를 길들이기 위해 만들어 낸 작품이다. 1차 북핵 위기 당시인 1993년 6월 11일 천신만고 끝에 북·미 공동 성명이 도출됐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유보하는 대신 미국은 북한을 무력으로 위협하지 않는다는 합의서가 도출됐다. 전쟁 일보 직전에서 손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소외된 당시 김영삼 정부는 ‘미국이 북한에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며 협상 자체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미 공조(coordination)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그의 저서(‘담대한 여정’)를 통해 “당시 김영삼 정부는 미국의 대북 정책에 불만을 갖고 사사건건 엇박자를 내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을 다스리기 위한 프레임으로 한·미 공조를 만들어 냈다”고 증언했다. 한·미 공조(共助)는 말 그대로 서로 돕는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이 미국의 정책에 무조건 따르라는 일방적 관계가 아닌, 쌍방향적 성격을 규정한 것이다. 현재 보수 진영에서 쓰는 한·미 공조의 의미는 ‘미국이 움직이기 전에 꼼작도 하지 말라’는 의미나 다름없다. 우리 스스로 미국이 한반도 통치 전략으로 고안해 낸 한·미 공조의 틀에 갇혀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결과가 된다. 이는 주권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자율성을 포기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한·미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란 공동목표를 향해 함께 가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북한 비핵화를 통해 냉전을 해체한 뒤 궁극적으로 남북 공동번영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미국은 비핵화를 통한 세계 패권 유지가 목표다. 서로 국익이 다른 만큼 방법론에서 차이가 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남북 관계는 북·미 관계의 종속 변수가 아니다. 1차 북·미 정상회담 도출 과정에서 보듯 우리가 한발이라도 앞서가면서 문제해결 여건을 조성하는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 북·미 비핵화 대화가 난관에 처해 있을 때 남북관계 진전이 돌파구가 돼야 한다. 최근 구성된 한·미 워킹그룹은 보수진영에서 말하는 미국의 ‘감시·단속반’이 아니다. 이는 스스로 국격을 낮추는 전형적인 사대주의 발상이다. 향후 한·미 워킹그룹은 대한민국 위상에 걸맞은, 쌍방향의 한·미 공조를 향한 새로운 이정표가 돼야 한다. oilman@seoul.co.kr
  • 고용세습 논란에…노조는 왜 ‘적’이 됐나

    ‘귀족 노조’ 인식이 채용 의혹과 맞물려 연루 사실 아직 없는데 정치권서 ‘공격’ 노조 측 미온적 대처도 오해 증폭시켜 서울교통공사에서 시작된 공공기관 채용비리 의혹이 고용세습 논란으로 번지면서 비난의 화살이 노동조합으로 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등 정치권이 제기한 의혹 가운데 노조나 노조 간부가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사실은 현재까지 드러나지 않았다. 공사 노조는 지난 25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4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혹 제기 초기부터 씌워진 이른바 ‘귀족노조의 밥그릇 챙기기’ 프레임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제기된 의혹은 ‘높은 친인척 비율은 채용비리의 가능성이 크고, 이 과정에 노조가 개입했다’는 주장으로 요약된다. 노조가 적극적으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추진했기 때문에 이를 미리 알고 정보를 빼내 아는 사람을 하청업체나 무기계약직으로 채용시켰을 것이라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의 경우 의혹이 제기된 사례는 현재까지 노조와 관련없는 협력업체 사장·본부장 등의 청탁으로 나타났다. 서울교통공사 전 노조위원장의 아들이 무기계약직을 거쳐 정규직이 됐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었다. 공성식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국장은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지금까지 정치권의 청탁이 문제가 됐다”며 “친인척이 많다는 사실 외에 채용 과정에서의 우대나 평가의 불공정성은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와 노동계 관계자들은 노조 책임론의 일차적인 원인은 정치권에 있다고 봤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는 “채용비리가 있었다면 실질적인 사실관계를 밝히고 재발방지대책을 세워야 하지만, 지금은 정치적인 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다”며 “정규직 전환 정책이 실패했다는 주장과 반노조 정서가 결합하면서 노조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19년차 직원은 “공사를 다니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언론을 보면 노조의 고용세습이 맞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철밥통 조직이라는 공사에 대한 인식이 의혹과 맞물리면서 비리가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비리집단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정규직 노조 중심의 공공기관들이 이번 의혹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데다 일부 노조의 가족 우선 채용 단체협약 조항 등이 오해를 증폭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노동자들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서 “사문화된 가족 우선 채용 조항도 진작 없앴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조조직률이 10%라는 점을 고려하면, 노조 내부 구성원만을 위한 정책이나 활동은 나머지 90%의 노동자나 일반 국민에게 지탄받게 된다”면서 “‘밥그릇만 지키는 노조’라는 비판적인 인식을 바꾸려면 노조도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자동차도 개성시대… 실속있게 튀어볼까?

    자동차도 개성시대… 실속있게 튀어볼까?

    ●르노삼성자동차 ‘트위지’ ‘작지만 강하다.’ 미니멀리즘(Minimalism)이란 사물의 불필요한 것을 들어내고 본질을 중심으로 단순함을 표현하는 예술 혹은 문화를 말한다. 이 개념은 2010년대부터 현대인의 삶의 방식에도 영향을 미쳐 ‘미니멀 라이프’라는 새로운 유행을 만들어냈다. 1인 가구와 실속형 소비가 늘어나며 자동차에도 미니멀 라이프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선보인 ‘트위지’는 얼핏 보면 자동차라고 보기에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로 작은 크기, 그리고 운전과 이동에만 딱 필요한 기능만을 갖췄다. 크기는 작아도 가격과 유지 비용 측면에서 효율성을 뽐낸다. 이 차는 국내 초소형 전기차 시대의 문을 본격적으로 열었다. 지난해 총 691대가 팔리면서 초소형 전기차의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전국 대도시 전기차 국가 보조금 공모에 트위지만 1000대 이상 신청됐는데, 이중 약 80%가 개인 신청일 정도로 잠재 수요를 입증했다. 트위지는 길이 2338㎜, 폭 1237㎜, 높이 1454㎜다. 일반 차량 1대 주차공간에 3대를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작다. 좁은 골목을 쉽게 지날 수 있고, 일반 차로는 주차할 수 없는 작은 공간에도 주차할 수 있다. 오토바이와 자동차의 좋은 점만 모아 담은 별종인 셈이다. 트위지는 집에서도 편리하게 충전할 수 있다. 충전 비용은 일반 전기차의 반값에 불과하다. 220V 가정용 일반 플러그로 약 600원(일반가정 요율 1◇당 100원 기준)에 충전해 55㎞에서 최대 80㎞까지 달릴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며 정격 전압은 52.5V, 완전 충전까지 걸리는 시간은 3시간 30분 정도다. 트위지는 도시 출퇴근이나 쇼핑 등에 이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최고 80㎞/h의 속도로 달릴 수 있어 빠른 기동성을 자랑한다. 에어백, 4점식 안전벨트, 탑승자 보호 캐빈 등의 안전성도 갖췄다. 1인승 카고는 뒷좌석을 트렁크로 설계해 최대 180ℓ, 75㎏까지 물건을 실을 수 있다. 차 가격은 2인승 기준 1500만원으로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750만~850만원(서울 기준)에 살 수 있다. 트위지는 QM3가 만들어지는 스페인의 르노 발라돌리드 공장에서 생산된다. 이 공장은 세계 자동차 공장에 대한 생산성 지표인 하버 리포트(Harbour Report) 평가에서 2016년 종합 평가 1위를 차지하며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 높은 공장으로 뽑히기도 했다.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는 “전기차 사용자 수와 인프라가 늘어나면서 초소형 전기차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며 “1~2인용 전기차는 작은 몸집으로 복잡한 도심에서 출퇴근이나 배달, 경비, 시설 관리용으로 유용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정부의 지원이 계속될수록 수요는 점차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지프 ‘올 뉴 컴패스’ 기존 주 5일 근무에 주 52시간 근무제가 더해지며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야외로 나갈 기회가 많아졌다. 평소 출·퇴근 등의 시내 주행용으로 운행하다가 여유 시간엔 교외의 거친 길을 달릴 수 있는 효율적인 컴팩트 SUV가 오프로드 마니아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7월 컴팩트 SUV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올 뉴 컴패스’는 ▲젊은 감각과 지프 고유 디자인 요소가 조화를 이룬 모던한 디자인 ▲온·오프로드 어디에서도 자신 있는 주행 성능을 발휘하는 지프만의 4륜구동 시스템과 9단 자동변속기 ▲70여가지 첨단 안전 기술과 편의 사양 등을 갖췄다. 우선 외관 디자인을 보면 공기역학적인 보디라인과 탄탄한 스타일링이 지프만의 고유 디자인과 조화를 이룬 것이 특징이다. 컴팩트하면서 고급스러운 스타일의 디자인은 지프의 플래그십 모델인 그랜드 체로키에서 영감을 받아 더욱 젊고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재해석했다. 실내는 고급 소재와 첨단 기술이 조화를 이룬다. 은은한 무드를 연출하는 ‘엠비언트 LED 인테리어 라이팅’과 프리미엄 에어 필터링, 전동식으로 조절 가능한 가죽 스티어링 휠과 가죽 버켓 시트, 앞 좌석 열선 시트 등은 고급스런 실내 공간을 만들어준다. 미디어 센터 스토리지 안에 충전·커넥티비티 포트 등이 있으며, 앞 좌석 발 밑 공간에는 메시 사이드 포켓을 만들어 노트북이나 태블릿 기기를 넣을 수 있게 했다. 올 뉴 컴패스에 탑재된 ‘2.4L I4 타이거샤크 멀티에어2(Tigershark MultiAir2)’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75마력, 최대 토크 23.4kg·m의 힘을 낸다. 동급 세그먼트에서 유일하게 장착된 9단 자동변속기와 함께 강력하고 효율적인 퍼포먼스를 이룬다. 차가 멈추면 엔진이 꺼지고 브레이크를 놓으면 다시 엔진이 켜지는 ‘스톱·스타트 기술’이 기본 사양으로 적용됐다. 올 뉴 컴패스의 상부 차체 구조와 프레임은 견고함과 효율성을 위해 일체형으로 제작됐다. 70% 가량의 고강도 스틸을 사용해 무게 효율성을 최적화함과 동시에 충돌 성능을 높였다. 지프만의 독보적인 4륜 구동 기술력은 올 뉴 컴패스에도 적용됐다. 최대 토크를 각각의 바퀴에 완전히 전달해 최상의 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자랑하는 ‘지프 액티브 드라이브(Jeep Active Drive) 4×4 시스템’이 그것. 이 시스템은 뒤축 분리기능으로 4륜 구동 성능이 필요치 않을 때 2륜 구동 모드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다. 오토(Auto), 눈길(Snow), 모래(Sand), 진흙(Mud)의 네 가지 모드를 제공하는 ‘지프 셀렉-터레인 시스템(Jeep Selec-Terrain system)’을 포함해 어떤 조건과 환경에서도 높은 4륜 구동 성능을 발휘한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사설] 분단 고착적 발상 지속해선 정치권 환골탈태 못 한다

    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 합의서의 대통령 비준을 두고 자유한국당의 어깃장이 심화하고 있다. 한국당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및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은 ‘남북 관계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1992년에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의 내용과 비준 과정을 다시 살펴보길 바란다. 한국당의 전신인 민주자유당 소속의 노태우 전 대통령은 남북기본합의서를 대통령 직권으로 비준해 발효시켰다. 이 기본합의서가 토대가 돼 남북의 유엔 동시 가입이 이뤄졌다. 기본합의서 전문에는 “(남북) 쌍방 사이의 관계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는 것을 인정하고”라고 명시돼 있다. 헌재와 대법원도 남북합의서를 한민족 공동체 내부의 특수관계를 바탕으로 한 당국 간의 합의로 보고 헌법상 조약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직권 비준의 길이 있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2007년 10·4선언이 정권교체된 뒤 무효화되는 과정을 목도해 국회 비준을 중요하게 생각해 왔다. 이번 9·19 군사합의서는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가 규정한 상호 불가침은 물론 2000년 6·15선언과 2007년 10·4선언의 군사분야 긴장완화 방안을 총망라해 70년간의 남북 군사 대치를 풀어 가는 중요한 지침이다. 군사분야 합의서 1조는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한다”고 해 이 앞의 모든 남북 관계의 연속성을 유지했다.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요청해 놓고 평양공동선언과 군사합의서만 대통령이 비준한 것은 순서가 바뀌고 과속으로 보일 만한 측면이 없진 않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당 등이 남북이 군사적 적대행위를 중지한다는 합의서를 대통령이 직권으로 비준했던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닌데, 위헌이라며 몽니를 부릴 일은 아니다. 새 시대와 소통해야 한다면서 여전히 반통일 프레임에 갇혀 있지 않나 돌아보길 바란다. 야당은 남북 관계를 정쟁에 끌어들이지 말고 판문점선언의 비준 동의 처리에 힘을 보태야 한다.
  • 4K보다 선명하다는 8K TV… 우리 눈은 구별할까요

    4K보다 선명하다는 8K TV… 우리 눈은 구별할까요

    3m 내 해상도 29ppi 이상은 식별 못해 8K TV 104ppi… 한계해상도 훌쩍 넘어 80인치 미만, 4K-8K 구분 어려워“프리미엄TV 대형화 추세에 고화소 필요”TV 업계가 ‘8K 시대’ 문을 열었다.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8’에서 각각 최상위 제품군인 퀀텀닷디스플레이(QLED)TV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8K 모델을 공개했다. 8K TV는 빛을 내는 단자가 가로 7680줄 세로 4320줄로, 총 3300만 화소가 넘는 제품이다. 아직 4K(3840×2160) 울트라고화질(UHD)도 완전히 정착하지 않은 시장에 차세대 TV로 소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우리 눈이 이 정도 고해상도 화면을 인식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디스플레이 기술은 인간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는 얘기가 나온 지도 오래됐다. 인간의 눈으로 4K와 8K를 구별할 수 있을까. 수학 공식에 대입해 계산해 봤다. 시력 1.0의 눈은 시야각 1도를 60개로 쪼갠 점(픽셀)을 분간할 수 있다. 점과 점 사이가 그 이상 붙어 있으면 우리 뇌는 두 점을 하나로 받아들인다. 시력이 높을수록 더 좁은 간격을 구별할 수 있는데, 과학·의학적으로는 인간 한계치로 인식되는 시력 2.5의 눈으로 시야각 1도를 150등분할 수 있다. 해상도의 단위인 ppi(pixels per inch)는 길이 1인치당 픽셀 수를 나타낸다. 숫자가 높을수록 픽셀 밀도가 높다는 뜻으로, 더 정밀한 표현이 가능해진다. dpi(dots per inch)도 같은 개념이다. 눈의 해상도 한계치는 화면과의 거리에 따라 달라진다. 당연히 가까울수록 더 촘촘하고 많은 점을 구분할 수 있고, 멀수록 잘 안 보인다. 따라서 눈앞에 바짝 두고 보는 스마트폰은 높은 ppi가 필요하다. 반대로 영화관 스크린이나 전광판처럼 멀리서 보는 제품은 낮은 ppi로도 충분하다. 거리에 따라 눈이 분간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점 크기는 삼각비의 탄젠트(tan) 법칙을 이용해 구했다. 공식에 인간 시력 한계치인 150분의1도와 거리 10㎝ 대입해 나온 값(약 12㎛)으로 1인치(2.54㎝)를 나누면, 인간이 10㎝ 앞에 있는 1인치 선 안에서 구분할 수 있는 최대 픽셀 수는 약 2183개라는 결과가 나온다. 의학적으로 성인 눈의 최소 초점 거리가 10㎝이니 인간 눈이 물리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대 한계해상도가 약 2183ppi인 셈이다. 보통의 좋은 눈(시력 1.0) 한계해상도는 약 873ppi다. 계산해 보면 1.5~3m 거리에 두고 사용하는 TV 해상도는 아무리 높아도 약 58ppi면 충분하다. 넓은 집에 대형 TV를 놓아 3m 거리에서 보게 되면 보통 사람이 29ppi 이상 볼 수 없다. 그런데 8K TV 해상도는 크기에 따라 104ppi(84인치)~137ppi(64인치)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4K TV 해상도도 52ppi(84인치)~91ppi(48인치)로 거의 모든 크기의 TV가 보통 눈의 한계해상도를 훌쩍 넘어섰다. 8K가 4K 해상도의 두 배라지만 소비자들은 그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높은 해상도를 체감하기 위해선 TV 크기가 커져야 한다. 하지만 TV가 커질수록 사용자는 더 뒤로 물러나서 봐야 하기 때문에 한계해상도가 크게 높아지기 어렵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80인치 TV의 경우 3m 떨어져서 외국 영화를 보면 자막을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럼 우리가 30㎝ 이내에서 보는 스마트폰 해상도는 몇 ppi 정도면 될까. 시력 1.0인 사람이 30㎝에서 차이를 인식할 수 있는 ppi는 약 291개이며, 초인적인 시력으로 볼 수 있는 ppi는 약 727개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 LG전자 ‘V40 씽큐’ 등 요즘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 화면이 550ppi 안팎이다. 보통의 좋은 눈으로 구별할 수 있는 한계치의 두 배에 육박한다. 이 밖에도 40㎝ 안팎에서 사용하는 태블릿PC 한계해상도는 약 218ppi이지만, 아이패드 4세대, 크롬북 등 프리미엄 태블릿은 픽셀 밀도가 264ppi를 넘나든다. 70㎝ 내외 거리를 두고 쓰는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PC 한계해상도는 약 134ppi다. 하지만 요즘 고성능 노트북 화면은 300ppi에 근접하고 있다. 이렇게 디스플레이가 사람 눈의 한계를 뛰어넘은 상황에서도 고화소·초고화질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업계는 사람 눈이 실제로는 수학적 계산으로 나타나지 않는 미세한 차이도 잡아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최근 프리미엄 TV 대형화 추세 때문에 고화소가 필요하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40~50인치 TV를 8K로 바꾸는 것은 의미가 없지만 80인치 정도 되면 8K를 눈이 인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대로 8K가 구현되면 화소 뿐 아니라 다른 화질요소들도 큰 폭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우리 눈으로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포털 다음에 있는 ‘UHD 유저 포럼’ 카페 운영자 이군배 씨는 “아직 8K TV가 처음 출시되는 과도기라서 완전한 8K 영상을 표현하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제품의 컬러비트(표현할 수 있는 색의 수)와 초당 프레임 수 등이 모두 향상되면 80인치 미만에서도 화질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트럼프 INF 파기 선언, 北비핵화 변수 될까

    “김정은 핵무기 폐기 전세계에 공언 협상의제로 핵군축 올릴 명분 없어” 미국의 중거리핵전력협정(INF) 파기 선언에 따른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북한 비핵화 협상에 영향을 미칠까. 일각에서는 북한이 과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은 뒤 비핵화 협상을 핵군축 협상으로 끌고 가려는 시도를 했다는 점을 들어 북한이 미국의 INF 파기 선언을 계기로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하지만 북한이 이미 완전한 비핵화, 즉 핵군축이 아닌 핵폐기가 북·미 협상의 목표임을 분명히 했기에 북한이 핵군축 협정인 미국의 INF 파기 선언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만약 핵무기를 폐기하는 대신 감축하겠다고 했으면 미국의 INF 파기 선언을 계기로 자신들도 감축을 덜하겠다며 미국을 압박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북한은 핵무기를 폐기하고 핵경쟁에서 빠져나가겠다고 공언한 만큼 상호 핵군축을 협상 의제로 올릴 명분이 전혀 없다”고 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를 파기한 데 이어 INF마저 파기를 선언함에 따라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불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란 핵합의와 INF는 트럼프 정부가 아닌 이전 정부의 합의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도와 직결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시각이 더 많다. 미국과 러시아·중국 간 신냉전 구도 프레임에 북한 비핵화 문제가 갇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지난 2000년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이 한·미·일과 북·중·러 간 대립으로 종국에는 실패로 돌아간 사례를 반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과 무역 갈등에 이어 핵무기 갈등까지 벌이는 와중에 한반도 문제까지 전선을 확장할 여유가 없을 거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1차 북·미 정상회담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취소한다고 발표할 때마다 중국이 북한에 과도하게 간섭해서 북·미 관계가 퇴행하고 있다며 ‘중국책임론’을 들고 나왔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국은 남·북·미임을 분명히 하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조 수석연구위원은 “중국은 지금 한반도 문제를 두고 미국과 대립해서 입을 손해가 한반도 문제에 개입해서 얻을 이익보다 더 크다”며 “한반도에서 중국은 운신의 폭이 좁기에 신냉전 구도가 재현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울산 3D프린팅 응용 자동차부품 사업화 속도 낸다

    울산시가 3D 프린팅 응용 자동차부품 사업화에 속도를 낸다. 울산시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자동차부품 경량화 기술개발과 사업화 기반 구축을 위한 ‘3D 프린팅 응용 친환경 자동차부품 사업화 연계기술개발(R&BD)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이 사업은 사업비 150억원을 투입해 2015년 7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진행된다. 3D 프린팅은 제조업 혁신과 신시장을 창출할 핵심기술로 평가받아 여러 선진국 친환경 자동차산업에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초기 투자금액이 많고, 3D 프린팅 장비 기술력 부재로 국내 중소기업에서는 기술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중소 자동차부품 업체에 기회를 제공하려고 2015년 UNIST에 3D 프린팅 첨단 기술 연구센터를 개소했다. 또 주요 기술개발 과제로 초대형 탄소복합소재 3D 프린팅 공정개발과 자동차부품용 대형 투명 소재 3D 프린팅 공정개발을 추진했다. 지난해에는 전기차용 모터하우징 개발, 친환경 경량자동차의 알루미늄 서브 프레임 주조방안 도출, 3D프린터를 이용한 자동차 머플러 제작 등 다양한 기업 지원을 했다. 지금까지 시제품제작 44건, 기술상담 지원 24건, 기술교육 16회 개최 등 지원 성과를 냈다. 또 고용창출 46명, 매출 57억 3700만원 증대 등으로 중소기업 3D 프린팅 응용 생산기술 향상에 기여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지역 3D 프린팅 응용 생산기술을 개발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지역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부가가치 부품개발로 미래 신성장 동력 창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열린세상] 북폭과 제재/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열린세상] 북폭과 제재/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1997년 6월 하노이에서 30년 전 베트남전쟁 당시 미국과 베트남의 고위 관료와 군인, 그리고 관련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격론을 벌였다. 4일 동안이나 진행된 토론은 전쟁 당시 미국의 국방장관이었던 로버트 맥나마라가 주도했다. 대화의 제목은 ‘Missed Opportunities?’(기회를 놓쳤는가)로, 양측은 전쟁을 피하거나 일찍 끝낼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다면 과연 언제였고 왜 놓쳤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하노이 대화의 교훈은 베트남전쟁이 서로 이해하고 현명하게 행동했더라면 피할 수 있었던 참화였다는 점이다. 기회가 있었지만 그 기회를 놓친 것은 상대에 대한 무지와 오해에서 비롯되었다.북한이 언제 핵무기 개발을 시작했는지는 불분명하다. 북핵문제가 국제사회에 표면화된 것은 1980년대 말 북한 핵시설이 인공위성에 노출되면서이다. 1990년대 초 제1차 북핵 위기가, 2000년대에는 제2차 북핵 위기가 있었다. 지금까지 북한은 6차례 핵실험을 했고 2017년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발사하고는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북핵 문제가 세상에 나온 지 30여년간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과연 문제 해결의 기회는 없었던 것일까. 그렇다고 그동안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1차 핵 위기 시에는 1994년 북ㆍ미 간 제네바합의를 맺었고 2000년엔 미 국무장관과 북한의 총정치국장이 평양과 워싱턴을 교차 방문하고 북ㆍ미코뮈니케를 맺었다. 2차 핵 위기 시에는 6자회담을 통해 9·19 공동성명과 2·13, 10·4 합의를 이끌어 냈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 직후인 2012년에는 2·29 합의도 있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이 역시 상대에 대한 불신과 무지의 결과이다. 역사적인 첫 북ㆍ미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린 지도 4개월여가 지났다. 싱가포르선언 이후 큰 기대와는 달리 북ㆍ미 사이에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종전선언이 비핵화 진전을 위해 넘어야 할 첫 번째 허들이었다. 어렵지 않게 넘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만만치 않았다. 미국이 신고와 같은 북한의 실질적인 선(先) 행동을 요구하며 허들의 높이를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최근 북ㆍ미 협상의 프레임이 변했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로 종전선언에서 제재 완화로 이동하고 있다. 유럽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서면 유엔 제재의 완화를 통해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도 종전선언에 더이상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제재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이를 두고 북한이 종전선언을 포기하고 제재로 목표를 전환한 것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종전선언 포기나 목표의 전환이 아니라 판 자체를 더 키운 것이다. 영변 핵시설 폐기라는 더 구미가 당기는 통 큰 베팅으로 종전선언을 덮어버렸다. 미국에는 제재 완화라는 더 큰 상응조치를 요구하는 카드를 내밀었다. 핵개발의 심장부인 영변 핵시설 폐기를 종전선언만으로 맞바꿀 만큼 북한의 계산법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다. 맥나마라는 미국이 비밀리에 제의한 7차례의 평화협상을 베트남이 거절한 것이 중요한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베트남 측은 북폭을 하면서 대화를 하자는 것은 진정성이 없다며 이와 같이 폭탄이 비 오듯 퍼붓는 가운데 왜 협상에 응했는가를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다. 베트남인들은 폭격을 받으며 협상 제안에 응할 만큼 노예의 평화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에 머리가 멍해졌다. 미국이 나약해 보일 수 있는 행동은 모두 협상을 방해하고, 압박과 제재의 확대야말로 협상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가설은 잘못되었다. 북한에 제재가 경제적인 북폭이라면 과연 제재 속에서 비핵화 협상을 계속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현실이 어떻든 북한 주민들이 압박에 굴복해서가 아니라 잘살기 위해, 행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핵을 내려놓겠다고 이야기했다면 제재 속에서 비핵화란 북한에 노예의 행복이 아닐까. 제재 완화는 가역적이다. 해제하더라도 언제든 다시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 나중에 지금을 되돌아보며 놓쳐 버린 기회라고 후회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 “아시나요, 北전쟁고아 키워 준 폴란드 교사들을”

    “아시나요, 北전쟁고아 키워 준 폴란드 교사들을”

    오는 31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한국전쟁 중 폴란드에 보내졌다가 다시 북한으로 송환된 전쟁고아와 이 아이들을 돌본 폴란드 교사들의 자취를 좇는다.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 이야기는 배우이자 단편 영화 두 편을 연출한 추상미(45) 감독에 의해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된 ‘잊혀진 역사’를 세상에 꼭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이 들었다는 추상미.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으르렁거릴 때만 해도 이 작품이 세상에 못 나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최근 시국이 기적적으로 바뀌면서 전 국민 중 가장 기뻐한 사람이 나였을 것”이라며 웃었다.추상미는 4년 전 지인이 일하는 출판사에 갔다가 누군가 말해 주지 않았더라면 끝내 몰랐을 이야기에 마음이 사로잡혔다. 1951년 북한이 한국전쟁 중 고아가 늘어나자 동유럽 국가에 아이들을 돌봐 줄 것을 요청했고, 그중 1500명이 폴란드 남서부의 작은 마을 프와코비체의 한 양육원에 보내졌다. 아이들 몸에서 발견된 기생충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1500명 중 절반은 남한 출신이었다. 전쟁 중 전선이 이동할 때마다 북한이 수시로 점령 지역의 고아들을 데려갔기 때문이다. 생김새도 쓰는 말도 달랐지만 양육원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헌신적인 사랑으로 돌봤다. 아이들 역시 새로운 가족의 정을 느끼며 새 삶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8년 뒤인 1959년 교사들과 아이들은 갑작스럽게 이별한다. 북한이 경제 발전 운동인 ‘천리마운동’을 본격화하면서 노동력을 충당하기 위해 이 아이들에 대한 송환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추상미는 이를 소재로 한 폴란드 소설 ‘천사의 날개’와 폴란드 국영방송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김귀덕’, 관련 논문 등을 보며 조사를 시작했다. 폴란드 전쟁고아 중 희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북한 소녀 김귀덕을 소재로 한 장편 영화 ‘그루터기들’을 만들기로 결심한 추상미는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2016년 폴란드로 떠났다. 준비 과정 중 당시 아이들을 돌본 교사 300여명 가운데 살아 있는 사람은 단 10여명이고 생존 교사들의 나이도 80~90대라는 소식을 접한 추상미는 그들의 육성과 증언이 담긴 다큐멘터리를 먼저 선보이게 됐다.“유제프 보로비에츠 양육원 원장님이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난생 처음 보는 까만 머리, 까만 눈의 동양 아이들인데도 그 아이들이 자신의 유년시절의 일부 같았다’고요. 실제로 당시 양육원 교사 중 상당수가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고아 출신이더군요. 교사들은 선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유년 시절을 회복하기 위해 혈육의 정을 나눈 거죠. 이분들의 상처가 다른 나라 아이들을 사랑하는 데 선하게 쓰였던 반면 우리는 증오의 프레임을 만들고 이데올로기를 견고하게 만드는 데 사용한 것 같아요. 이 작품을 통해 우리의 상처를 새로운 관점에서 조명하고 싶었어요.”추상미는 ‘그루터기들’의 배우로 캐스팅한 탈북민 출신 배우 지망생 이송씨와 함께 폴란드로 갔다. 평소 적극적이고 활발하지만 자신의 상처나 북한에 대해 이야기하길 꺼리던 이씨는 폴란드에서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송이는 평소에 ‘북한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어요. 그런 송이가 폴란드 교사들을 만나면서 마음의 빗장을 풀더라고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폴란드 선생님들이 자신을 꼭 안아 주니까 어찌나 울던지요. 남한에선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이상하게 쳐다봐서 북한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안 했대요. 폴란드에서 처음으로 북한에서 태어난 사실에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을 때 참 인상 깊었어요.” 2009년 드라마 ‘시티홀’ 이후 한동안 연기를 쉬었던 추상미는 “오래되고 낡은 꿈”이었던 연출을 하면서 배우 이상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유년 시절 아버지께서 갑자기 돌아가셔서 상처가 컸어요. 그래서인지 전 늘 상처에 관심이 많았죠. 감독이 되니 개인의 상처가 사회의 상처나 문제로 확장되더라고요. 전쟁고아들을 돌본 선생님들처럼 모성이 사회의 분열과 상처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세상을 치유할 수 있는 모성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이슬기의 이럴 때 이런 전시] 말도 살 찌는 가을, 영혼을 살찌우는 전시

    이슬기의 이럴 때 이런 전시] 말도 살 찌는 가을, 영혼을 살찌우는 전시

    힙스터들의 천국 한남동에서 만나는 힙한 전시… 가나아트한남 ‘에단 쿡 개인전’ 세상 힙스터들이 다 모였다는 한남동, 그 가운데서도 ‘잇플’이라는 사운즈한남에 자리한 갤러리 가나아트 한남에서 유럽과 미국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작가 에단 쿡(35)의 첫 국내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에단 쿡은 캔버스를 손수 직조하고 이를 배열하여 색면 추상 작업을 한다. 일견 색면 추상회화처럼 보이는 그의 작업은 회화의 기본 요소인 물감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관람자의 예상을 뒤엎는다. 그는 붓 대신 베틀을, 물감 대신 색실을 사용하여 만든 색색의 직물을 배열하고, 이를 바느질하여 프레임에 끼운다. 캔버스 천을 프레임에 고정시키는, 회화에 있어서의 기초적인 준비 과정이 에단 쿡의 작업에서는 마지막 과정이 되는 것. 그의 작업은 베틀을 이용한 직조 과정을 수반하기에 오랜 시간에 걸친 수작업을 요한다. 이 과정에서 그의 작품에는 필연적으로 캔버스 표면에 올이 나가 있거나 실이 엉킨 부분이 생기거나, 캔버스 천을 당겨 프레임에 고정시키는 작업에서 나타나는 물결무늬 등이 리듬감을 자아낸다. 오는 28일까지 열린다. 이름 모를 조선 화가들의 유쾌한 상상력… 세종미술관 ‘판타지아 조선’ 조선시대 이름 모를 화가들의 창의력과 상상력, 독창성을 보여주는 민화 70여점과 도자기를 선보이는 전시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지난달 4일부터 열리고 있다.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려내는 음악 형식에서 유래된 판타지아(fantasia)에 빗대어 민화를 조선이 만들어낸 환상의 이미지로 바라본 ‘판타지아 조선’은 돌발적이고 상상을 뛰어 넘는 조선시대의 민화를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는 무이구곡도 1점이 새로 공개되어 관객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무이구곡은 중국 푸젠성의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우이산 계곡의 아홉 구비를 가리키며, 이를 노래한 중국 남송의 성리학자 주희의 시에서 유래한 무이구곡도는 조선시대 산수화의 대표적인 소재다. 이 작품은 문인 정신의 축약이라는 산수도에서도 민화적인 어법을 사용해 전혀 다른 미감을 띠고 있으며, 지도를 그리듯 그림 안에 지명을 기입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옹기와 해주백자 12점이 새롭게 전시돼 민화와 하모니를 이룬다. 구한말 황해도 해주 일대에서 제작된 해주백자 항아리에는 모란과 파초 등 민화를 연상시키는 다채로운 소재들이 청색과 흑갈색을 사용해 거침없고 대담하게 그려져 있다. 입장료 성인 8000원, 청소년 5000원, 어린이 3000원. 오는 21일까지.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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