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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금 시위 한창인데...프랑스 장관 플레이보이 표지모델 논란

    연금 시위 한창인데...프랑스 장관 플레이보이 표지모델 논란

    마를렌 시아파(41) 프랑스 재정경제부 사회연대경제 담당 국무장관이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표지모델로 나온 후 소속 정당이자 집권 여당인 르네상스 일부 당원들의 비판을 받았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시아파 국무장관은 전날 출판된 플레이보이 프랑스판 4월호에서 가슴골이 보이는 흰색 드레스를 입고 표지모델로 나왔다. 해당 잡지에는 여성과 성소수자의 권리를 주제로 한 그의 12쪽 분량의 인터뷰가 담겼다. 2017년 프랑스 최초의 성평등 담당 장관으로 임명됐었던 시아파 장관은 오랫동안 여성의 권리 향상을 옹호해 왔다. 그는 2018년 8월 프랑스 의회가 여성들에게 휘파람을 불면서 성적으로 야한 농담을 던지거나 신체 접촉을 하는 이른바 ‘캣콜링’을 한 사람에게 90~750유로(약 11만~100만원)의 즉석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시아파 장관의 플레이보이 표지 장식은 엘리자베스 보른 프랑스 총리와 같은 일부 정치적 동료들의 비판을 샀다. 보른 총리는 당시 시아파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특히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고 보른 총리의 측근이 현지 방송국 베에프엠(BFMTV)에 전했다. 현재 프랑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혁 추진으로 촉발한 정치·사회적 혼란을 수습하고 있다. 또 시아파 장관의 표지 사진에서 그의 가슴 위쪽에 적혀 있는 49.3이라는 숫자도 이번 비판에 한몫했다. 49.3은 프랑스 헌법 제49조3항인데, 최근 프랑스 정부가 이를 사용해 연금 수급을 시작하는 은퇴 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개정하는 방안에 대한 하원 투표를 건너뛰겠다고 발표하자 연금개혁 반대 시위가 격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아파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언제든 자신의 몸으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여성의 권리를 옹호한다. 프랑스 여성은 자유롭다”면서 “비판하는 사람들과 위선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과 같은 다른 사람들은 시아파 장관의 강인한 성격에 박수를 보냈다. 그는 2일 프랑스 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마를렌 시아파는 용감한 여성 정치인으로 자신만의 성격과 스타일을 갖고 있어 존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 ‘킥라니 아웃’ 파리, 전동킥보드 퇴출…주민들 압도적 지지

    ‘킥라니 아웃’ 파리, 전동킥보드 퇴출…주민들 압도적 지지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시는 주민 투표를 통해 전동 킥보드 대여 서비스를 금지하기로 했다. 대여료가 비싸고, 많은 사고를 유발한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AFP·dpa 통신 보도에 따르면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이날 파리 20개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동 킥보드 대여 서비스를 지속할지 찬반을 묻는 주민 투표를 시행한 결과, 반대표가 90%에 달했다. 매체는 유권자 130만명 가운데 7%만 투표에 참여했지만, 투표율과 관계없이 투표 결과를 구속력 있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는 파리시 대변인의 말을 전했다. 프랑스 200여개 도시에서 매일 약 10만건 전동 킥보드 대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민 투표로 파리시는 유럽 주요 도시 중 유일하게 전동 킥보드 대여 서비스를 금지하는 도시가 된다. 다만 AFP는 이날 투표 결과가 개인이 소유한 전동 킥보드 사용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리시는 이번 투표 결과에 따라 올해 8월에 만료되는 ‘라임’, ‘도트’, 티어‘ 등 주요 전동 킥보드 업체 3곳과의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들 업체는 파리시에서 전동 킥보드 약 1만 5000대를 운영하고 있다. 파리에서 전동 킥보드는 2018년 도입돼 차량을 대체하는 주요 교통수단으로 활발히 쓰였다.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전동 킥보드는 자동차와 오토바이와 달리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 운송수단으로 주목받았다. 또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간단하게 대여할 수 있어 차량이 없거나 대중교통 이용을 원하지 않는 시민과 관광객들의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전동 킥보드 운전자의 난폭 운전, 음주 운전, 무분별한 주차 등으로 인해 사망 사고까지 발생하자 이를 금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해졌다. 이날 투표 결과에 전동 킥보드 반대론자 측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동 킥보드 사고 피해자를 대변하는 단체 ’아파코비‘(Apacauvi) 공동 설립자 아르노 킬바사는 “우리가 4년 넘게 싸워온 결과”라면서 “모든 파리지앵은 보도에서도, 길을 건널 때도 긴장된다고 한다. 그래서 반대표를 던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고 시장도 전동 킥보드 비즈니스 모델은 “10분에 5유로(약 7100원)로 매우 비싸다”라면서 “(전동 킥보드는)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많은 사고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킥보드 대여 업체들은 전동 킥보드 자체를 전면 금지할 게 아니라 규제 강화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도트 측 상무이사 니콜라 고스는 이날 LCI TV와의 인터뷰에서 “물론 (전동 킥보드) 운전 위반과 위험한 행동은 존재한다”라면서도 “이는 전동 킥보드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본성의 문제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교육, 적발, 처벌”이라고 지적했다. 전동 킥보드 대여 업체 라임의 프랑스 지사 부장 하디 카람도 AFP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런던, 스페인 마드리드, 미국 워싱턴이나 뉴욕에서 전동 킥보드 보급이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파리의 정책이 시류를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 파리 달리는 전기 스쿠터 멈추나…파리지엥 90% 대여금지 찬성

    파리 달리는 전기 스쿠터 멈추나…파리지엥 90% 대여금지 찬성

    5년 전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선도적으로 파리 시내에 도입됐던 전기 스쿠터가 사고뭉치가 되면서 90% 파리 시민이 대여 금지에 찬성했다. AFP통신은 2일(현지시간) 안 이달고 파리시장이 이날 파리 20개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기 스쿠터 대여에 대한 찬반을 묻는 주민 투표를 시행한 결과, 반대율이 85.7~91.7%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투표는 의무가 아니라 투표율이 7% 정도지만, 파리시는 투표 결과에 따를 예정이다. 현재 1만 5000여대의 스쿠터가 파리 시내를 달리고 있으며 어디서든 반납과 대여가 가능해 젊은 층의 인기를 끌면서 사고가 늘었다. 지난해는 스쿠터 사고로 파리에서만 3명이 사망하고 459명이 다쳤으며 프랑스 전역으로 따지면 최소 27명이 목숨을 잃었다. 2021년 전기 스쿠터 사망자 22명, 2020년 7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달고 파리시장은 “전기 스쿠터는 10분에 5유로(약 7100원)로 매우 비싸고, 그리 환경친화적이지도 않다”며 “고장 나면 어디에나 버려진다”고 1월초 채널 프랑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달고 시장은 전기 스쿠터가 공용 공간을 차지하며 특히 노약자의 도로 안전 문제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2021년 6월 센강 가를 걷던 31살의 이탈리아 여성은 두 명이 함께 타고 달리던 전기 스쿠터에 치여 숨졌다. 교사이자 파리 시민인 수전 램버트(50)는 AFP통신에 “스쿠터는 나의 가장 큰 적”면서 “파리 시내 전체가 무정부 상태가 되어 보행자를 위한 공간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린다 조엘(35)은 전기 스쿠터가 아주 편리하고 친환경적 교통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전철역에서 멀리 살아 스쿠터를 애용한다는 시민도 파리 시장은 쓰레기, 이민자 문제, 연금 개혁 등 스쿠터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할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전기 스쿠터의 인기는 여전히 높아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 9월~2022년 8월 사이 사용량이 90%나 증가했다. 파리 시내 모든 스쿠터의 하루 평균 이용 횟수는 3.5회로 유럽의 대도시 가운데서도 매우 높은 이용률이다.유럽에서 도시 전체가 전기 스쿠터를 규제하는 사례는 거의 없는데,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스스로 대여하고 반납하는 셀프 서비스 방식의 스쿠터를 금지하고 있다. 이달고 시장도 바르셀로나의 규제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에서 스쿠터 규제가 도입되더라도 개인 소유 스쿠터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파리 시내에서는 전기 스쿠터 속도 제한과 지정 주차구역 위반 시 벌금 부과 등이 이뤄지고 있다. ‘라임’, ‘도트’, ‘티어’ 등 주요 스쿠터 업체는 기술적으로 규제를 도입했는데 예를 들어 일정 구역에서는 자동적으로 감속이 되고, 비지정 주차구역에서는 사용자에게 벌금이 자동 부과된다. 스쿠터 업체도 워싱턴DC, 마드리드, 런던 등 다른 세계 대도시에서는 스쿠터 숫자가 점점 늘고 있는데 파리만 역행한다고 반발했다. 클레망 본 프랑스 교통부 장관은 지난주 유럽1 라디오에 출연, 전기 스쿠터 금지와 관련해 “프랑스 다른 도시와 해외에서도 중요한 토론이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전기 스쿠터는 오염물질을 내뿜던 차량 사용의 5분의 1을 대체했다”고 밝혔다.
  • 나라스피릿, 프랑스 최고급 코냑 ‘프라팡’ 10종 출시

    나라스피릿, 프랑스 최고급 코냑 ‘프라팡’ 10종 출시

    스피릿 수입사 나라스피릿이 3일 프랑스 최고급 코냑 ‘프라팡(Frapin)’ 10종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나라스피릿은 와인 수입사 나라셀라의 독립 법인으로 코냑, 위스키, 보드카 등 스피릿 제품을 수입·판매하고 있다. 국내 공식 첫선을 보인 프라팡은 코냑 최고 생산 지역으로 꼽히는 프랑스 그랑 샹파뉴의 중심에서 생산되며, 이 지역의 유일한 코냑 생산자이자 판매자다. 또 1270년부터 이어져 온 전통 방식과 새로운 방식을 결합해 깊은 향미와 은은한 여운을 담은 프라팡만의 코냑 스타일을 만든다고 한다. 대표 코냑으로는 16세기 작가이자 의사, 인문학자였던 프라팡 라블레(Frapin Rabelais)를 기리는 마음을 담은 오렌지 호박 빛깔의 한정판 ‘프라팡 꾸베 라블레(Frapin Cuvee Rabelais)’가 있다. 꾸베 라블레는 24캐럿 금으로 병목과 받침을 도금하고 고유 번호가 새겨진 특별한 크리스털 디캔터에 코냑의 고급스러움을 담아 표현했다. 또 나무 향과 설탕에 절인 살구 향을 비롯해 말린 과일과 감초 향, 샤랑트 랑시오(오래 묵어 단 포도주) 등의 복합적인 향이 긴 여운을 남긴다. 프라팡은 나라셀라 리저브와 와인타임에서 살 수 있다. 나라스피릿 관계자는 “프랑스 최고급 코냑으로 불리는 ‘델라망(Delamain)’도 다음달 말에 수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베이징서 만난 중일 외교장관, 대만해협·오염수 신경전

    친강 중국 외교부장 겸 국무위원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2일 베이징에서 외교장관 회담을 열고 관계 개선에 나섰지만 주요 현안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일본 외무상이 중국을 찾은 건 약 3년 3개월 만이다. 두 장관은 의사소통 강화를 강조하면서도 중국의 대만해협 위협과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 등 중일 간 각종 현안을 놓고 의견 차이를 보였다. 하야시 외무상은 “현재 일중 관계는 수많은 과제와 심각한 현안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친 부장은 미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일본을 겨냥해 “역사와 인민에게 부끄럽지 않은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무성에 따르면 두 장관은 한중일 프로세스(대화 재개)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정상 및 외교장관 협의를 재개하자고 했다. 중일이 관계 개선을 도모하기가 쉽지 않은 데는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이 중국이 미국과 뜻을 같이하는 국가나 지역 경제에 압력을 가할 경우 주요 7개국(G7)이 공동으로 대중국 관세를 인상하는 등의 대항 조치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했다가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발동으로 어려움을 겪은 전례 등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취지다. 중국도 미국과 유럽의 동맹 밀착에 균열을 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6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베이징에서 3자 회동을 갖는다. 유럽의 탈중국 행보에 대한 문제 제기와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 가담 여부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 “빽으로 임명, 정치 양극화 키워” vs “다양성 보장해 지역주의 완화”

    “빽으로 임명, 정치 양극화 키워” vs “다양성 보장해 지역주의 완화”

    비례대표 확대 문제는 선거제 개편을 논의하는 국회 전원위원회에서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 ‘위성정당 꼼수’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것도 쟁점이다. 폐지론자들은 비례대표제가 한국 정치를 극단으로 흐르게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정치적 다양성을 보장하고 다양한 직역을 대변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서울신문에 “무엇보다 실력이 아니라 연고, 빽(백그라운드), 뒷배경으로 선발된다”고 거대 양당을 모두 겨냥해 비례대표제를 비판했다. 그는 직능 대표를 뽑자는 애초 취지도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여성이나 청년은 직능도 아니고 약사, 의사라도 의료인 전체가 아니라 해당 직업만 대변한다. 다음 선거에서 지역구를 받기 위해 당의 전위대 역할을 한 지도 오래됐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민의힘 상임고문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선거제 개혁과 관련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비례대표가 사실상 임명제처럼 운용된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선거법 개정의 핵심은 기형적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지역구를 확대하고 비례대표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비례성 강화를 극대화한 ‘완전 비례대표제’를 내세웠다. 김상희·박주민·이탄희 의원 등이 제안한 방식은 ‘개방명부식 대선거구제+전국·병립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다. 전국을 권역으로 나눈 뒤 지역별 정당 득표율에 따라 선거구별로 의석을 배분하고, 나머지는 전국 정당 득표율에 따라 전국 비례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이다. 국회 전원위에 상정한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선에 관한 결의안’에서 민주당 몫 개편안 2개 중 하나도 이러한 내용을 담았다.완전 비례제는 선거구 구획, 의원정수 확정 등 선거 룰을 하나부터 열까지 갈아엎어야 하는 가장 혁신적인 안이다. 그만큼 비례성·다양성 강화 및 지역주의 완화 등 여러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다만 모든 정당과 후보자를 표기해야 해 투표용지가 지나치게 커지거나 많아질 수 있고, 유권자가 직접 후보를 선출하는 탓에 유명인 위주의 의회 진입이 굳어질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박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역구 자체에서 정당 지지율 그대로 의석을 배분하기 때문에, 정수 확대나 지역구 의석의 축소 없이도 비례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도 “지금은 의회의 비례성과 대표성을 확보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정치적인 과제”라고 강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25개국이 대선거구 단위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채택했다. 노르웨이·핀란드 등 북유럽을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 국가가 해당한다. 특히 스웨덴은 29개의 중대선거구에 310석을 할당하고 전국 비례대표로 39명을 선출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전원위에서 논의할 완전 비례제와 가장 유사하다. 일본·이탈리아·멕시코 등은 소선거구제+병립형 비례제를, 독일·뉴질랜드·헝가리 등은 소선거구제+연동형 비례제를 시행 중이다. 미국·영국·호주·캐나다 등 영미권 국가 및 프랑스는 비례대표 없이 소선거구제로만 선거를 치른다.
  • 스위스 쿠어 묘지에 있는 나치 기념비 어떻게 해야 할까

    스위스 쿠어 묘지에 있는 나치 기념비 어떻게 해야 할까

    스위스 중동부 쿠어(Chur)란 도시가 있다. 이 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2015년 4월 취리히에서 열차로 쿠어 역에 이르러 체르마트로 떠나는 열차를 갈아 탄 일이 있다. 이 도시에서 남동쪽으로 내려가면 우리에게 낯익은 다보스와 동계올림픽 개최지 생모리츠에 이르고, 남서쪽으로 향하면 알프스 굽이굽이를 돌아 체르마트에 이르게 된다. 쿠어 묘지 한가운데 수십년 자리를 차지한 커다란 화강암 기념물을 어떻게 할지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고 영국 BBC가 2일 보도했다. 행인들은 무심코 지나치며 누구도 어떤 물건인지 잘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근처 다른 묘비들을 왜소하게 보이게 만드는 이 거대한 13t의 석조 기념물은 왜 이곳에 놓여 있는 것일까? 현지 기자의 연구에 따르면 나치 독일과 관련 있으며 중립국 스위스와 제2차 세계대전 때 이웃 나라와의 어색한 관계를 상징한다. 라디오방송 기자 스테파니 하블뤼첼 같은 이들은 매일 출근할 때나 쇼핑을 하러 갈 때 그것을 지나친다. 요즘 이 기념물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이끼로 덮여 있다. 새겨진 글씨는 식별하기가 어렵다. 스테파니는 “언뜻 보기에 전쟁 기념물로 보인다”며 희미한 글자를 손으로 가리키며 “1914~1918; Hier ruhen deutsche Soldaten...여기 독일 병사들이 잠들다”라고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왜 독일군 병사들이 이곳에 묻히게 됐을까? 사실, 독일인뿐만 아니라 프랑스인과 영국인, 수천명의 부상한 전쟁포로들이 1차 세계대전 중 스위스에서 치료를 받으며 억류돼 있었는데 일부는 부상 후유증으로 사망했고 다른 일부는 1918년 스페인독감에 감염돼 세상을 등졌다. 그러나 쿠어의 기념비는 이들이 숨진 지 20년 뒤인 1938년에야 들어선 것이라고 스테파니는 말한다. “이 숨진 병사들을 애도하기 위해 지어진 것이 아니라 선전을 위해, 나치 정권을 위해 지어졌다.”스위스의 역사학자 마르틴 부허의 설명에 따르면, 나치가 독일에서 세력을 키워 나가면서 나치의 선전에는 전사자를 숭배하는 컬트적인 숭배도 포함됐다. 1930년대 독일 전쟁묘역위원회는 히틀러의 선전기계 일부가 됐다. 그 임무는 독일의 이웃 국가와 국내에서 나치 권력의 가시적인 상징들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당시 스위스에는 수천명의 독일인이 살고 있었고 마르틴은 그들이 조직돼 있었다고 말한다. “스위스에는 독일에서 온 모든 조직이 존재했다. 국가사회당, 독일노동전선, 히틀러소년단. 그들은 모두 여기에 있었지만 스위스 사람들이 아니라 독일인만을 위한 것이었다.” 독일 전쟁묘역위원회는 스위스의 장크트 갈렌(St Gallen) 마을에 광대한 영묘를 건설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제출했는데 스위스 당국에 의해 거부됐다. 하지만 쿠어의 기념비는 승인됐다. 나치가 가장 좋아하는 프락투르(Fraktur) 글꼴을 사용해 뮌헨에서 광택나게 새겨진 이 글꼴의 기념비는 2차 대전 발발 직전에 쿠어에로 옮겨졌다. 마르틴은 당시 쿠어 주민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다고 말한다. “나치 경축일에 그들은 이 기념비에 스바스티카를 넣었다. 사람들은 그것이 나치 기념물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일부는 분명히 좋아하지 않았다. 스테파니는 1938년 현지 일간지에 “왜 우리 묘지에 나치 기념석이 있느냐”고 따져 물으며 분개하는 편지가 실린 것을 확인했다. 반면 일부는 팔을 걷어붙이고 도왔다. 나치 독일에 부역한 스위스 동조자 얘기는 쿠어가 수도인 그라우뷘덴(Graubünden)주 역사에 잘 기록돼 있다. 그러나 자생한 스위스 파시스트 정당은 1935년 스위스 의회에서 단 2석만 얻었고 다시는 일어서지 못했다. 스위스에는 아직 홀로코스트에 대한 공식 기념관이 없지만 의회는 지난해 5월 한 군데 기념관 계획을 승인했다. 그러나 50개 가량의 비공식 기념물이 있다. 전쟁 내내 스위스의 독일인들은 나치 당에 계속 몸담고 활동했으며 나치에 대한 동감을 계속 표시했다. 스위스는 여느 때처럼 싸움에서 비껴나 있길 바라며 베를린과 타협해 나치의 황금을 은행에 예치하고 유대인 난민들을 송환해 버렸다. 그런데 종전 하루 만에 중립국 스위스는 울타리를 없애버렸다. 마르틴은 “엄청난 숙청이 있었다”면서 “스위스 정부는 스위스 나치들을 처벌하려고 노력했고 재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독일 나치는 축출됐다. 마르틴은 “그 뒤 많은 사람들이 이제 끝났고 나치는 사라졌고 문제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이 이 기념비를 잊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이 집단적 기억 상실증은 너무 완벽해 전쟁 수십년 뒤에 태어난 스테파니와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기념비의 기원과 스위스에서의 나치 존재는 계시처럼 아득한 일이 됐다. 스테파니는 “난 이곳 쿠어에서 자랐는데 1930년대 얼마나 많은 나치 조직이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지역구 의원인 욘 풀트도 깜짝 놀랐다고 했다. “스위스에도 나치가 없지 않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기념비에 대해 몰랐다. 묘지에서 5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었는데도 그랬다. 이제야 명확히 알게 됐다. 이제 보인다.” 그래서 이제 어떤 일이 벌어져야 할까? 당혹해 하면서도 기념비를 철거하자고 제안한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스테파니는 더 적은 숫자의 사람들은 그대로 둬야 한다고 말한다고 했다. 대신 스위스가 전쟁 중 유대인 난민에 대한 대우를 재검토하고 사과해야 했던 것처럼 스위스 역사에서 그 시기를 재검토하고 공개하자는 제안에 대한 합의가 형성되는 것 같다고 했다. 마르틴은 “그것이 쿠어에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그것이 왜 거기 있는지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2차 세계대전에서 스러진 모든 이들을 기리는 기념비가 될 수 있다.” 풀트는 스위스가 “나치의 끔찍한 범죄를 기억하기 위해” 기념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했다. 러시아에서 예를 찾아 볼 수 있듯 파시스트 이데올로기, 전체주의 이데올로기의 위험이 항상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에 대한 지식의 문화를 창출해야 한다고 했다.
  • “입장 후 옷은 모두 벗어주세요”…美누드 레스토랑, 가격은?

    “입장 후 옷은 모두 벗어주세요”…美누드 레스토랑, 가격은?

    미국 뉴욕에서 사전 신청자들만 참여할 수 있는 ‘프라이빗 누드 레스토랑’ 이벤트가 열렸다. 31일(한국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모든 옷을 벗은 뒤에만 입장해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한 레스토랑의 이벤트 ‘더 푸드 익스피리언스’를 소개했다. 이 이벤트는 모델이자 행위예술가 찰리 앤 맥스가 주최했으며, ‘순수한 우리 자신들을 축하하는 자유로운 공간’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참가비는 88달러(약 11만 4300원)로, 현재까지 참가자 대부분은 여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최자는 “이 행사는 여성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남성이 참가하기 위해서는 이전 참가자의 보증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모든 행사는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신청과 동의를 거친 후에만 참가할 수 있다. 참가 동의서에는 알레르기와 종교적 문제 등으로 인한 식이 제한 요소와 ‘나체 혹은 반나체 이벤트 중에 부적절하거나 무례하다고 간주할 수 있는 모든 사건’에 연루된 적이 있는지와 관련된 질문 등이 담겼다. NYT는 “28명의 참가자는 모두 처음 보는 사이였다”라며 “자기 몸과 다시 연결되길 원하는 사람, 새로운 사람을 사귐으로써 수줍음 많은 성격을 바꾸고 사회생활에서 자신감을 얻으려는 사람 등 참가 동기 역시 다양했다”고 전했다. 해당 행사는 2020년부터 이 행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 주최자는 “댄스를 배우며 몸에 대해 강박적인 사고를 하며 자라왔는데, 한 아파트에서 룸메이트와 알몸으로 어울린 뒤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면서 “아직 수익성이 없는 모임이지만 이후 정규 사업체로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프랑스 파리에서도 지난 2017년 문을 연 누드 레스토랑 ‘오나튀렐’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해당 식당은 페이스북 맛 평가에서 5점 만점에 평균 4.8점을 받을 정도로 음식 맛도 좋기로 유명했다. 개업 초반에는 자연주의 협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다 대중에게 개방됐다. 레스토랑에 들어서면 곧장 옷을 벗어 옷장 안에 보관해야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주인들은 옷을 입고 일하지만 손님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한다. 그러나 누드와 식사의 조화가 생각보다 즐겁지 않은 것인지, 오픈 15개월 만에 사라지게 됐다.
  • “대만인은 왜 유엔 건물 못 들어오나?”…당혹스러운 유엔 [대만은 지금]

    “대만인은 왜 유엔 건물 못 들어오나?”…당혹스러운 유엔 [대만은 지금]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 29일 3년 만에 해외 순방길에 나서면서 미국 뉴욕을 경유하자, 유엔에서는 대만에 관한 질문들이 쏟아져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고 대만 주요 언론들이 30일 보도했다. 신문은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이 현지시간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왜 대만인이 유엔 건물 출입을 할 수 없는가”, “중국이 관리하는가”라는 질문 공세를 받게 되자 마땅한 대답을 내놓지 못한 채 화를 내며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고 전했다. 아일랜드 언론사 아이리시타임즈 기자는 “이번 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뉴욕에 온다. 그는 아시아 민주주의의 선구자이자 대만의 지도자이다. 그에게 할말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대변인은 “중국 문제에 대한 입장은 유엔 총회 결의에 따른 하나의 중국 정책의 결의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기자는 “저는 중국에 대해 묻는 것이 아니라 대만과 대만의 민주주의에 대해 묻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대변인은 “질문을 이해한다”고 답했다. 기자는 다시 “대만 시민과 여권 소지자는 현재 이 건물을 출입할 수 없다. 이건 무엇을 말하는가”라고 묻자, 대변인은 “유엔정책상 유엔본부의 건물 출입은 회원 신분증이 있는 사람에게만 개방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알자지라TV 기자가 “과거에 대만인은 건물 출입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불가능하다. 상황이 어떻게 변했나. 이건 유엔 총회의 결정에 따른 것인가 아니면 사무총장이 스스로 결정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 기자는 이어 코소보를 예로 들면서 “코소보는 유엔 회원국이 아닌데 왜 이들은 출입이 가능한가”라며 “사무총장이 차별하는 사람이 될 줄 몰랐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러자 대변인은 한번 알아보겠다면서 “이 정책은 수년 동안 시행되어 왔다”고만 했다. 그러자 한 프랑스 언론 기자는 “몇 년 전 우리는 대만 기자들을 이 건물에 출입시키려 했으나 중국이 동의하지 않았기에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중국이 유엔에 관여하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대변인은 돌연 “오늘 들은 질문 중 가장 엉터리 질문 중 하나”라며 불쾌감을 드러낸 뒤 황급히 브리핑을 마쳤다. 
  • 뮤지컬 ‘나폴레옹’ 프랑스 오리지널팀 내한 확정

    뮤지컬 ‘나폴레옹’ 프랑스 오리지널팀 내한 확정

    31일 순천만 국제 정원 페스티벌 개막식 초청 공연 뮤지컬 ‘나폴레옹’을 프랑스어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프랑스 오리지널팀이 내한공연을 확정했으며 특히 순천만 국제 정원 페스티벌 개막식에 초청돼 뮤지컬 ‘나폴레옹’의 대표곡을 선보인다. XCI와 C&E 이노베이션이 공동으로 제작하는 뮤지컬 ‘나폴레옹’이 오는 5월 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총 21회 공연을 펼치게 된다. 이번 공연은 일반 뮤지컬 공연장 무대 크기의 2배에 달하는 거대한 무대 속에 6개의 대형 LED 뿐만 아니라 나폴레옹 시대를 재현하는 다양하고 화려한 세트들이 펼쳐져 대작의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전막 프랑스어로 공연되며,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서울 공연은 프랑스의 배우이자 연출가인 ‘로랑 방(Laurent Ban)’이 프랑스어 연출과 대본을 담당했다. 프랑스어 ‘나폴레옹’의 출연진은 프랑스 대형 뮤지컬에서 주연을 맡았던 20명의 화려한 출연진들이 출연한다. 나폴레옹 역에 로랑방(Laurent Ban), 존 아이젠(John Eyzen), 조세핀 역에 치아라 디 바리(Chiara Di Bari), 타티아나 마트르(Tatiana Matre) 그리고 탈레랑 역에는 크리스토프 쎄리노(Christophe CERINO)와 제롬 콜렛(Jerome Collet)이 출연한다. 루시앙 역에 로망 프룩투오조(Romain Fructuoso), 클라리시역에는 안마리 수이르(Anne Marine Suire), 테레즈역에 마틸드 퐁탕(Mathilde Fontan), 앤톤 역에 에밀리앙 마리옹(Emilien Marion) 등 노트르담 드 파리, 레미제라블, 로미오와 쥴리엣 등 프랑스의 대표 뮤지컬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던 출연진들이 대거 나폴레옹에 합류했다. 이 외에도 프랑스 특유의 뮤지컬 제작방식을 더하여 14명의 한국인 댄서가 합류한다.1994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영어 버전으로 초연된 뮤지컬 ‘나폴레옹’은 2017년 한국어 버전으로 선보인 바 있다. 그동안 영국 런던, 독일, 뉴욕, 네덜란드 등에서 무대에 올려졌던 뮤지컬 ‘나폴레옹’의 2023년 프랑스어 버전은 미국의 작곡가 ‘티모시 윌리엄스(Timothy Williams)’와 에미상 수상에 빛나는 캐나다의 극작가 ‘앤드류 새비스톤(Andrew Sabiston)’ 그리고 프랑스의 창작진들이 공동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이번 뮤지컬 ‘나폴레옹’은 한국을 시작으로 대만과 중국 대도시 그리고 일본에서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대만과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의 극장 및 공연관계자들은 이번 프랑스어 버전의 ‘나폴레옹’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향후 투어의 범위가 넓혀질 전망이다. 이번 나폴레옹 프랑스 오리지널 공연단은 31일 ‘순천만 국제 정원 페스티벌’의 개막식 공연에 초정돼 프랑스의 대표 뮤지컬 작품들인 ‘레미제라블’,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표곡과 오는 5월 5일 오픈하는 뮤지컬 나폴레옹의 대표곡들을 공연하게 된다. 이 개막식은 행사 당일 KBS2를 통해 방영이 될 예정이다. 오는 4월 7일 금요일 오후 2시 인터파크, 티켓링크, 예스 24를 통해 티켓을 오픈할 예정이다.
  • 이마트, 소믈리에가 꼽은 ‘톱 픽’ 와인 선봬… “전문가 추천이라 맛 다르네”

    이마트, 소믈리에가 꼽은 ‘톱 픽’ 와인 선봬… “전문가 추천이라 맛 다르네”

    이마트가 ‘국민와인’ 계보를 이을 새로운 와인 대중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31일 밝혔다. 국민와인은 저평가된 와인이나 인지도가 낮은 와인을 선별해 1~3만원대 가격에 소개하는 프로젝트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운영됐다. 칠레, 호주, 미국 등 신대륙 와인을 중심으로 소개했으며 론칭 시 처음 한달 간 1만병 이상 판매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마트는 이달 초부터 이를 업그레이드한 ‘톱 픽(Top Pick) 와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소비자의 진화한 입맛에 맞춰 신대륙부터 구대륙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와인을 1~2만원대에 주기적으로 선보인다. 톱 픽 와인은 시중 판매 시 3~5만원대에 가격이 책정되는 수준의 와인을 전문 소믈리에 5인이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엄선한 고품질 와인이다. 브랜드를 가리고 오직 맛으로만 검증한 와인을 선보임으로써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와인 리스트를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블라인드 테이스팅 대상 와인은 국내에 없는 와인부터 시중 유통되는 와인까지 광범위하다. 기존 국민와인도 새로운 빈티지(포도 수확도)의 제품이 수입됨에 따라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재검증할 계획이다. 톱 픽 와인은 매입 시 화물 컨테이너 단위로 대량 매입해 가격 부담도 낮췄다. 톱 픽 와인의 최소 매입 물량은 일반 와인보다 3~4배 많은 1만 2000병부터 시작한다. 이마트는 첫 번째 톱 픽 와인 테마로 유럽 와인을 선정했다. 최근 2년간 고객의 와인 소비 스펙트럼이 넓어진 가운데 여전히 유럽 와인은 복잡하며 쉽게 시도하기에 어렵다는 평가를 반영했다. 라벨에 적힌 품종과 지역 정보로 맛을 유추하기 쉬운 신대륙 와인과 달리, 유럽 와인은 낯선 토착 품종이 많아 정보를 알기 어렵고 복합적인 환경 조건을 고려해야 해 대중들의 접근성이 낮은 편이다. 그럼에도 새로운 맛을 찾는 소비자가 늘며 유럽 와인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마트의 지난 3개년(2020~2022년) 와인 매출을 보면 2020년 대비 2021년 유럽 와인의 대표격인 이탈리아와 프랑스 와인 매출이 각각 27.8%, 77.7% 늘었다. 2022년에도 직전년 대비 각 국가의 와인 매출이 9.2%, 12% 증가했다. 이에 이마트는 지난해 유럽 와인 40여종을 대상으로 전문 소믈리에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진행해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등 주요 국가별 1·2위 와인을 선정했다. 그중 프랑스 1위, 이탈리아 2위를 차지한 와인을 각 1만 9800원에 선보이고, 나머지 유럽 와인을 오는 4~5월 중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프랑스 1위 와인 ‘샤또 레 콩케트 2018’은 멜롯과 까버네소비뇽을 블렌딩한 레드와인으로, 체리와 블랙커런트가 어우러진 붉은 과실 향과 부드러운 바닐라 풍미가 어우러진 보르도 슈페리어 등급 와인이다. 이탈리아 2위 와인 ‘카를로 사니 네로 디 트로이아’는 프리미티보 품종으로도 유명한 풀리아(Puglia) 지역에서 자라는 토착품종을 사용한 와인이며, 바이올렛과 블랙베리의 아로마가 특징인 풀바디 와인이다. 명용진 이마트 주류 바이어는 “국내 와인 문화도 선진국 수준으로 성숙해지고 있는 가운데 맛과 품질이 확실한 와인을 찾는 고객이 많아졌다“며 “오직 맛으로 선정한 톱 픽 와인을 통해 다양한 고품질 와인을 선보이고 고객 와인 경험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 파업 기금 바닥나 노동자 생계 부담… 佛 연금시위 기로

    파업 기금 바닥나 노동자 생계 부담… 佛 연금시위 기로

    2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일반노동총연맹(CGT)이 파업 중단을 선언하면서 지난 3주간 거리에 방치돼 있던 1만t가량의 쓰레기가 치워졌다. 파리 5구에 사는 한 주민은 수거업체가 쓰레기를 치우는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할렐루야! 3월 6일 이후 첫 쓰레기 수거”라고 적었다. 연금개혁에 반대하며 이어 간 무기한 파업은 생계에 부담을 느낀 노동자들의 참여가 줄면서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 장기화로 받지 못한 임금 일부를 노조 파업기금으로 충당했으나 이는 원래 임금을 보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청소 노동자 제롬 가스샤르는 BFM 방송 인터뷰에서 “재정적 이유로 파업은 해제될 것”이라면서 “일터로 돌아가 재정적으로 회복한 뒤 더 강력한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파업의 불길이 완전히 사그라든 건 아니다. 철도기관사 파업으로 유로스타 및 테제베 열차 운행이 취소됐고, 항공관제사 파업으로 유럽 내 단거리 여행과 국내선 노선은 운항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관광명소인 파리의 에펠탑과 루브르박물관도 아직까지 폐쇄된 상태다. 프랑스 최대 노조인 노동총동맹(CFDT)의 로랑 베르제 사무총장은 “다음주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와의 대화에서 연금개혁법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보른 총리는 3주간 노조 대표자들과 야당 지도자들과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연금개혁법은 지난 16일 헌법 49조 3항을 발동해 하원에서 통과된 데 이어 지난 20일 2건의 내각불신임안이 부결되면서 자동 가결됐으나 프랑스 헌법위원회의 위헌법률심판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프랑스 헌법위원회는 다음달 14일 연금개혁법안 위헌 여부와 극좌파 정당인 신민중생태사회연합(NUPES)이 제기한 연금개혁법 폐기에 대한 국민투표 발의가 위헌인지 여부를 판단한다. 만약 헌법위원회가 연금개혁법을 위헌으로 판단하면 연금개혁법은 전부 또는 일부 조항이 폐기된다. 또 헌법위원회가 NUPES의 발의가 국민투표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프랑스 하원 의원 5분의1 혹은 유권자 10분의1(약 500만명)의 서명을 받아 국민투표를 부칠 수 있다. 프랑스24는 “이번 판결은 지난 1월부터 본격화된 마크롱 연금개혁 투쟁에서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책꽂이]

    [책꽂이]

    나는 아직 여기 있어(에이미 네주쿠마타틸 지음, 후미 미니 나카무라 그림, 신소희 옮김, 책읽는수요일) 유색인종으로 인종차별을 겪으며 자란 경험을 개오동나무, 반딧불이, 공작새, 빗해파리 등 사라져 가는 동식물로 풀어낸 에세이. 저자는 개체수가 감소하는 생명을 지키려면 이들이 내 삶과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유년의 기억을 떠올려 보라고 권한다. 236쪽. 1만 6000원.유인원과의 산책(사이 몽고메리 지음, 김홍옥 옮김, 돌고래) 동물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제인 구달과 다이앤 포시, 비루테 갈디카스의 삶을 살핀다. 그들이 함께했던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그리고 아프리카와 보르네오 우림을 소개한다. 30년 전 출간됐지만 인간이 자연과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할지를 여전히 성찰하게 한다. 456쪽. 2만원.경우 없는 세계(백온유 지음, 창비) 어른이 돼서도 10대 시절의 기억으로 고통받는 주인공 인수는 우연히 만난 가출 청소년을 통해 예전 가출팸에서 만났던 경우를 떠올린다. 불우하게 컸지만 착하고 구김살이 없었던 경우처럼 될 수 있을까. 인수의 시선으로 가출팸 시절의 경험과 기억을 생생하게 보여 준다. 280쪽. 1만 5000원.모롱지 설화(정동철 지음, 걷는사람) 전주시 효자동 서곡지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는 ‘모롱지’를 시의 언어로 복원했다. 만화영화 주인공 이름인 ‘뽀로로’가 실은 이 동네에서는 ‘후다닥’이라는 의미였다고 한다. 가난 속에서도 자연을 향한 경외를 잃지 않았던 고향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한 구어체로 들려준다. 정겨운 모롱지 말이 그저 정겹다. 168쪽. 1만 2000원.러시아 지정학 아틀란스(델핀 파팽 지음, 권지현 옮김, 서해문집) 세계는 1991년 소련 붕괴의 여파 속에서 살고 있으며, 그 충격은 지금도 세계를 뒤흔든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 최고의 저널리스트와 전문위원 20명이 러시아와 유라시아에 대한 지정학적 지도를 제공한다. 러시아의 과거, 현재, 미래를 150개의 지도와 인포그래픽으로 만난다. 156쪽. 2만 7000원.내 머릿속 미술관(임현균 지음, 지식의날개) ‘과학 하는 미술가’로 알려진 저자가 우리 뇌가 예술을 만나면 어떻게 반응하는지 설명한다. 밀레의 그림을 통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뇌, 피카소의 그림을 통해 비틀어 기억하는 뇌의 특징을 짚어 냈다. 저자는 그림이 어떻게 공감 능력과 상상력을 키워 주는지 알려 주고 예술의 감동은 모두가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348쪽. 1만 8800원.
  • 생텍쥐페리 스케치로 만나는 ‘어린 왕자’[그 책속 이미지]

    생텍쥐페리 스케치로 만나는 ‘어린 왕자’[그 책속 이미지]

    법정 스님은 한평생 잊을 수 없는 가장 고마운 벗으로 ‘어린 왕자’를 소개해 준 사람을 떠올렸다. 친지들에게 자주 선물하며 애정을 드러냈고, 1971년 3월에 쓴 칼럼 ‘미리 쓰는 유서’에서는 “육신을 버린 뒤 훨훨 날아서 가고 싶은 유일한 곳은 어린 왕자가 사는 별나라”라고도 했다. 지금까지 500여개 언어·방언으로 번역된 ‘어린 왕자’는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안겨 주고 있다. ‘어린 왕자’ 프랑스어 초판을 냈던 갈리마르 출판사는 출간 80주년을 맞아 이 책을 선보였다. 미국 뉴욕 모건도서관·박물관에 소장돼 외부에는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생텍쥐페리의 자필 원고와 수채화 원화, 스케치 등이 포함돼 있다. 생텍쥐페리는 “나는 나의 어린 시절에서 왔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고 한다. 그의 말은 세월에 찌들어 영악함과 눈치만 남은 어른들을 다시 순수의 시대로 이끄는 마법의 주문이 아닐까.
  • 봄빛 아래 꽃비… 흐드러지다, 그날의 우리

    봄빛 아래 꽃비… 흐드러지다, 그날의 우리

    벚꽃 시즌이다. 나라 안 곳곳에서 풍경을 찢을 기세로 벚꽃이 부풀어 오르는 중이다. 이 봄에 놓칠 수 없는 수양벚꽃 명소를 꼽았다. 수양벚꽃의 자태는 여느 벚꽃과 다소 다르다. 늘어진 가지 때문인지 어딘가 차분하고 여성스러운 느낌이다. 수양벚꽃의 본디 이름은 ‘처진개벚나무꽃’이다. 외형을 충실히 반영한 이름인 듯한데, 학술명이 무엇이든 지금 이 자리에선 보다 서정적인 수양벚꽃이라 부르기로 한다.수양벚꽃엔 조선의 17대 왕 효종의 고사가 담겼다. 청나라에서 8년간 볼모 생활을 한 효종이 훗날 북벌의 꿈을 펼칠 무기로 쓰기 위해 많이 심었다고 한다. 나무로는 활을 만들고 껍질은 활을 감을 때 썼다는 것. 벚나무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은 것에 비춰 볼 때 나라 곳곳에서 자라고 있는 수양벚나무들은 이런 웅지가 DNA에 새겨진 후계목일 터다.완벽한 대칭의 ‘저세상 풍경’ 수양벚꽃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경남 창녕의 영산 만년교(보물) 옆 수양벚나무다. 영산 만년교 수양벚꽃은 이른 새벽에 찾아야 ‘저세상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햇살이 비칠 무렵 아치 형태로 쌓은 무지개다리와 노란 개나리꽃, 그리고 수양벚꽃이 완벽한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기온이 오르고 바람이 불면 시냇물이 흐트러지며 선경도 흔적 없이 사라진다. 만년교 옆의 연지못도 찾을 만하다. 불덩어리 형상이라는 영축산의 화기를 누르기 위해 만든 저수지다. 연지못 주변에도 수양벚꽃이 많다. 연못 안에는 다섯 개의 섬이 떠 있다. 하늘의 다섯 별을 상징하는 인공섬이다. 가장 큰 섬에 세워진 정자는 ‘항미정’이다. 흔히 ‘향미정’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명백한 오류다. 항미정은 중국 항저우(杭州)의 미정(眉亭)에 빗댄 표현이다. ‘초승달을 닮은 눈썹’이라는 뜻의 아미(蛾眉)는 흔히 아름다운 여인을 우회적으로 표현할 때 쓴다. 항미정 역시 아름다운 연못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눈썹(眉)이란 단어를 쓴 것으로 보인다.꽃잎 우수수… 엔딩까지 절경 전남 순천 선암사는 나라를 대표하는 ‘꽃절집’ 화훼사찰이다. 경내 무량수각 앞에 나라를 대표할 만한 자태의 수양벚나무가 있다. 가지마다 매단 꽃등불들이 수수한 절집과 기막히게 어우러진다. 햇살을 마주하고 보면 반짝이는 꽃술들이 꼭 은하수 속 별들과 닮았다. 벚꽃은 질 때도 아름답다. 바로 앞 연지 위로 우수수 떨어진 벚꽃잎이 수면을 덮으며 그림처럼 아름다운 경관을 펼쳐 낸다. 선암사에서 가장 유명한 건 사실 선암매(천연기념물)라 불리는 매화다. 한데 깊은 산속에 터를 잡은 데다 워낙 수령이 오래돼 여느 매화보다 훨씬 늦게 꽃을 틔운다. 4월 중순 이후 찾길 권한다. 선암사의 겹벚꽃도 꽤 유명한데, 역시 늙은 매화들과 비슷한 시기에 피고 진다.이토록 고혹적인 옛 빨래터 대구에선 앞산 빨래터 공원의 수양벚꽃이 인상적이다. 나라 안을 두루 돌아다녀 봐도 빨래터를 소재로 볼거리를 조성한 곳은 서울 청계천과 대구 빨래터 공원뿐이지 싶다. 벚꽃의 자태로만 보면 사실 그리 빼어난 건 아니다. 아직 어린 수양벚꽃이 더없이 고혹적으로 느껴지는 건 옛 빨래터와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전엔 수많은 아낙이 이곳에 모여 빨래를 했을 것이다. 맨다리를 드러내고 빨래하는 아낙네를 훔쳐보는 떠꺼머리총각들도 수두룩했겠지. 이런 춘정의 역사 덕에 이 일대가 더욱 요염하게 빛난다.천주교 대구대교구청 안의 왕벚나무도 꼭 찾길 권한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에 온 프랑스의 에밀 타케(한국명 엄택기, 1873~1952) 신부가 심은 것으로 전해지는 나무다. 에밀 타케 신부는 우리 식물학계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1908년 한라산 자락의 관음사 인근에 자생하던 왕벚나무(천연기념물)를 발견해 일본 ‘사쿠라’의 원산지가 한국이란 사실을 처음 밝혔고, 1911년 ‘제주 밀감’(온주밀감)을 들여와 제주 사람들을 먹여 살렸다. 그의 이름을 따 ‘타케티’라는 학명이 붙은 식물만 해도 한라부추 등 20여종에 달한다고 한다.대웅전·미륵불 감싸듯 활짝 무심천(無心川)이 흐르는 충북 청주에도 ‘결코 무심할 수 없는’ 수양벚꽃 명소가 있다. 우암산 자락의 대한불교조계종수도원이다. 원래 이름은 용화사였는데 동명의 대가람이 청주에 먼저 자리잡은 탓에 조계종 말사인 대한불교조계종수도원이란 긴 이름으로 바꿨다. 대웅전과 미륵불 주변으로 수양벚꽃이 흐드러진다.
  • 전 세계 핵탄두 총 몇 개?…“히로시마 폭탄 13만 5000개 합친 파괴력”

    전 세계 핵탄두 총 몇 개?…“히로시마 폭탄 13만 5000개 합친 파괴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 이후 핵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전 세계에서 당장 가동 가능한 핵탄두의 수가 공개됐다.  전 세계 지뢰 감시기구인 ‘노르웨이 피플스 에이드’(이하 NPA)가 최근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핵탄두를 보유한 국가는 총 9개이며 이들 국가가 가진 핵탄두는 9576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PA는 “이 무기들이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폭탄을 13만 5000개 이상 합친 파괴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지난해와 대비해 추가로 136개의 핵탄두가 추가됐으며, 이는 세계 최대 무기고를 보유한 러시아와 중국, 인도 더불어 북한과 파키스탄의 핵 보유력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러시아가 보유한 핵탄두 수는 4489개, 미국은 3708개로 확인됐으며, 뒤를 이어 중국이 410개, 프랑스와 영국이 각각 290개와 225개, 북한이 30개 등을 배치 또는 예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전 세계 핵무기 90% 가진 미국-러시아, 핵 위기 높여  전문가들은 냉전 종식 후 감축돼 왔던 전 세계 핵무기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으로 인해 향후 10년 동안 다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 핵무기의 90%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는 2010년 뉴스타트 협약으로 핵무기를 더 늘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개전 약 1년 후인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파장이 일었다.  양국은 뉴스타트를 통해 핵탄두 숫자를 상호 제한해 왔다. 또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상대국 핵시설을 사찰하고, 1년에 두 차례 배치한 핵탄두와 운반체 숫자도 공유하도록 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일방적으로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했고, 뒤이어 지난 25일에는 푸틴 대통령이 직접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양국이 합의했으며 이를 위한 핵무기 저장시설을 7월 1일까지 완공할 것”이라고 밝혀 국제사회의 우려가 증폭됐다.  러시아가 국외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우크라이나·벨라루스·카자흐스탄 내 핵무기를 러시아로 완전히 이전한 1996년 이후 27년 만이다.  미국도 이에 대응해 러시아에 자국의 핵탄두 숫자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28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러시아가 주장한 뉴스타트 중단이 법적으로 근거가 없기 때문에 미국도 러시아의 협정 위반에 대응해 미국이 반년마다 하는 정보 업데이트를 합법적으로 중단해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러시아는 또 다시 맞대응에 나섰다. 이튿날인 29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현지 스푸트니크 통신에 “뉴스타트에 따라 이뤄지던 러시아와 미국 간의 모든 정보 이전을 중단한다. 이에 따라 미사일 시험 발사 통보도 앞으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식품 가격 상승에 ‘현대판 장발장’ 급증…유럽에 닥친 식품 인플레이션[파리는 지금]

    식품 가격 상승에 ‘현대판 장발장’ 급증…유럽에 닥친 식품 인플레이션[파리는 지금]

    식품의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인해 프랑스에서 절도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예전에는 우범 지역이나 사람이 많은 혼잡한 곳에서 주로 일어났다면 지금은 평범한 동네에서도 절도 행위가 늘어가는 추세다. 특이한 점은 고가 상품이 아닌 고기나 치즈와 같은 신선식품이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프랑스 내무부는 작년 한 해 좀도둑이 14% 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슈퍼마켓에서는 과거 샴페인 등 고가 상품 등 일부에만 달려있던 도난 방지 태그가 이제는 평범한 음식에도 사용하고 있다.  저가 식품에도 도난 방지 태그 사용 이런 좀도둑은 프랑스의 식품 가격 상승과 함께 비례해 증가하고 있다. 2월 기준 프랑스의 식품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대비 14.5% 증가하며 1970년대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OECD 국가의 평균 지수(15.2%)와 맞먹는 수치로 프랑스는 15.78%를 기록했다. 글로벌 데이터베이스 웹사이트 넘비오(NUMBEO)에 따르면 ▲치킨 필레(+11.7%) ▲소고기(+5.76%) ▲계란(+4.99%) ▲양파(+4.54%) 등 대부분의 프랑스 신선 식품 가격이 상승했다. 하지만 이는 프랑스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수집한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10월 절도 사건이 3개월 전보다 16% 증가했으며, 스페인 내무부의 통계 역시 2022년 한 해 동안 30.2%가 증가한 수치를 보여줬다. 현지 언론 르몽드(Le Monde)에 따르면 식품 절도는 그리스, 스페인, 영국, 독일 등 유럽 전역에서 증가하고 있으며,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 소비자 물가지수 증가율 1970년대 이후 최고치 작년까지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천연 가스 등의 에너지 수급 난항이었다. 이후 에너지 가격이 한차례 꺾이자 비료 비용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하여 신선 식품의 가격이 폭등했다. 유럽연합통계청(Eurostat)에 따르면 유로존의 에너지 인플레이션은 2022년 하반기(+40%)에 비해 14%로 떨어졌지만, 식품 부문은 15%에 달했다. 이로 인해 유럽 내 슈퍼마켓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전에는 절도 방지를 위해 안전 요원이 우범지역 슈퍼마켓에만 존재했지만 이제는 평범한 동네에서도 경호 직원을 고용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은 슈퍼마켓에서 빈번히 도난당하는 품목 위주로 GPS 추적이 가능한 상자에 물품을 보관하거나 보안 품목 라벨을 붙이는 방침을 실시하고 있다. 계산대에서 제거할 수 있는 도난 방지 시스템을 슈퍼마켓에 공급하는 재키 툰센(Jacky Thoonsen) 씨는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2022년 4분기에 주류 및 식품 잠금장치 판매 신기록을 갱신했다고 말했다.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절도 사람들은 절도 행위 자체에 찬성하지는 않으면서도 이를 이해 못할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슈퍼마켓 오셩(Auchan)에서 만난 한 시민은 "돈을 주고 정당하게 구입하는 것이 옳지만 누구나 먹고 살 돈이 풍족한 것은 아니다"라며 "물가가 점점 높아지는데 노인이나 가난한 학생, 임산부 등 경제적 취약층들이 음식을 훔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와 멜리사 역시 현지 언론 RTL와의 인터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분유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아이를 먹이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유모차에 음식을 숨겨 도망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절도를 택하는 현대판 장발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프랑스의 식품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다가오는 봄에 정점을 찍을 예정이다. 이번 달 1일, 브랜드 소비재 제조업체와 소매업체 간의 2023년 관세 논의가 종료됨에 따라 물가가 4-7%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에마뉴엘 마크롱 대통령은 식품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유통업체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과 끝나지 않은 전쟁 등으로 인하여 소비자물가는 계속해서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 마가리타 공주의 초상화, 합스부르크 가문의 영광 그리고 역변의 아이콘[으른들의 미술사]

    마가리타 공주의 초상화, 합스부르크 가문의 영광 그리고 역변의 아이콘[으른들의 미술사]

    얼마 전 합스부르크 왕가의 소장품 전시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 전시는 한국 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합스부르크 왕가가 소장한 바로크 회화와 각종 공예품을 비롯해 고종이 요제프 황제에게 선물한 투구와 갑옷 등을 선보였다.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 포스터는 5살짜리 마가리타 공주(Margarita María Teresa·1651~1673)를 그린 초상화였다. 이 귀여운 꼬마 아가씨가 누구길래 이토록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일까.빈 미술사 박물관에는 마가리타 공주의 초상화만 따로 전시하는 공간이 있다. 이 전시실에는 스페인 궁정화가 벨라스케스(Diego Velázquez·1599~1660)가 그린 마가리타 공주의 2살, 5살, 8살, 9살 모습의 초상화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스페인 공주의 초상화가 고국 스페인보다 타국인 오스트리아에 더 많은 셈이다.  오스트리아와 스페인의 군사적 동맹으로 맺어진 결혼 마가리타 공주는 1651년 스페인 펠리페 4세와 두 번째 부인 오스트리아의 마리아 안나 대공비 사이의 첫째 딸로 태어났다. 마가리타는 그 시절 공주들이 그랬듯이 태어나면서 이미 혼처가 정해져 있었다. 공주의 미래 남편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레오폴트 1세(Leopold I·1640~1705)였다. 이 결혼은 마가리타 공주의 친할아버지이며, 레오폴트 1세에게는 외할아버지인 펠리페 3세가 오래 전에 기획한 것이었다. 17세기 강국 프랑스와 경계를 맞댄 두 나라 즉 오스트리아와 스페인은 협력하여 프랑스의 힘을 견제할 필요가 있었다. 마가리타 공주의 결혼은 양국 간 군사적 동맹의 필요에 의해 맺어진 일종의 계약이었다.  거대한 영토를 지키고 혈통 보호를 위한 근친 결혼 전통  마가리타와 레오폴트 1세 부부는 사촌 사이로 근친 간 결혼의 전통은 16세기 초 막시밀리언 황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522년 막시밀리언 황제는 두 손자 카를 5세 황제와 페르디난트 1세에게 땅을 물려주었다. 이때 합스부르크는 스페인과 오스트리아라는 두 나라로 나뉘었다. 합스부르크 왕가는 두 나라의 거대한 영토를 지키고 혈통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대에 걸쳐 근친혼을 적극 추진했다. 마가리타의 부모 역시 사촌지간이었다. 유럽 왕실의 결혼은 사랑에 바탕한 것이 아니라 재산과 정치, 군사력 간 궁합이 첫 번째 조건이다. 서로의 결혼 조건이 충족되자 미래 시댁은 며느리인 마가리타 공주의 외모, 체형, 질병 등을 확인할 목적으로 전신 초상화를 요구했다.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는 장차 미래의 며느리가 될 아이의 커가는 모습이 궁금했고 스페인 합스부르크 처가에서는 답신으로 마가리타 공주의 변화 과정을 초상화에 담아 2-3년 간격으로 보냈다. 근친 결혼으로 인한 턱 부정교합 증상 유전병  빈 미술사 박물관 전시실에는 벨라스케스가 그린 4점 외에도 다른 화가들이 그린 마가리타 공주의 초상화가 함께 걸려 있다. 그러나 이 작품들은 벨라스케스가 그린 공주의 초상화와 확연히 구분된다. 작가가 다르니 결과가 다를 수 밖에 없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10대 들어 마가리타 공주의 외모가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합스부르크 턱이라 부르는 부정교합 증상이었다. 이 증상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사람들이 보인 후천적 외모 변화를 이르는 말이다. 합스부르크 가문 사람들은 2차 성징이 나타날 무렵 유난히 턱 골격이 발달했다. 이 증상은 대를 이어온 근친상간으로 유전병이 누적된 결과였다. 이로 인해 마가리타 공주는 커가면서 인물이 어릴 적만 못하다는 의미로 역변의 아이콘이 되었다.  외모의 단점을 가린 통치자의 초상화 전략  마가리타 공주의 아버지 펠리페 4세도 턱이 길어지는 증상 때문에 초상화를 그릴 때 화가들이 꽤 애를 먹었다. 예로부터 통치자의 초상화는 이상화 전략을 쓴다. 즉 외모의 단점은 가리고 장점은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아름다운 외모를 향한 뽀샵의 유혹은 이처럼 역사 속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초상화는 특정 인물에 대한 회화적 기록이기 때문에 엉뚱하게 그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나 영리한 벨라스케스는 펠리페 4세의 턱을 수염으로 교묘히 가려 펠리페 4세의 단점을 가리고 초상화를 완성할 수 있었다. 완벽한 뽀샵 능력을 보여준 화가였기에 마가리타 공주 입장에서는 벨라스케스의 사망이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1666년 마가리타는 15세에 26세의 레오폴트 1세와 결혼해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했다. 그러나 마가리타 공주는 7번째 아이를 낳다 22세 짧은 생을 마감했다. 비록 마가리타 공주의 정치적 영향력은 미미하나 5살 꼬마의 초상은 17세기 두 합스부르크 왕가의 연합을 상징하는 그림이 되었다. 마가리타 공주의 초상화 이면에는 17세기 강국 스페인, 오스트리아, 프랑스의 운명이 펼쳐지고 있었다.  
  • [데스크 시각] 대통령과 총리는 끝까지 악역을 자임했다/안동환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대통령과 총리는 끝까지 악역을 자임했다/안동환 국제부장

    프랑스 연금 개혁에는 인상적인 두 장면이 있다. 첫 번째는 지난 22일 전국에 생중계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TV 대담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35분간 이어진 두 기자의 어떤 질문에도 답변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 마크롱은 “내가 이 (연금) 개혁을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가. 정치적 인기와 국익 중 선택해야 한다면 후자를 택하겠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64세 반대’(64 ANS C’EST NON!)라고 쓴 손팻말을 든 하원 의원들의 야유 속에 등장한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다. 그는 하원 표결을 생략한 헌법 발동으로 여소야대 의회의 불신임 투표대에 섰다. 보른 총리는 의원들의 질타에 “내가 화약통(연금 개혁)의 도화선이 되겠다”고 답변했다. 국민 70%의 반대, 나라를 멈춰 세운 공공파업, 거리로 뛰쳐나온 수백만 명의 시위에도 마크롱 대통령과 보른 총리는 끝까지 악역을 자임했다. 사회당 정권인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이 발탁한 두 사람은 2017년 대선에서 사회당을 뛰쳐나와 강성 노조와 시위에 휩쓸리는 프랑스의 사회주의병(病)을 고치겠다며 의기투합했다. 두 사람은 포퓰리즘을 이겨 내는 과정이 얼마나 험난한지 보여 준 상징적 인물이 됐다. 프랑스 정부가 현행 62세 정년을 2년 늦추고, 납입 기간을 42년에서 1년 늘린 연금제도 개혁을 밀어붙인 이유는 연금재정 적자가 눈앞에 도래했기 때문이다. 주35시간 노동과 조기퇴직 문화가 강력한 프랑스의 연금 소득대체율은 74%로 한국(40%), 유럽연합(EU) 평균(64%)보다 월등히 높다. 이제는 ‘덜 일하고 더 누리는’ 은퇴자의 낙원을 뒷받침할 재정이 여의치 않다. 2000년에 태어난 프랑스인의 기대수명은 여성이 약 85.3세, 남성이 79.2세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프랑스는 2018년부터 65세 이상 비율이 20.8%에 달하는 초고령화 국가에 진입했다. 연금재정은 올해부터 18억 유로(약 2조 5000억원) 적자로 돌아서고, 2030년부터 해마다 적자폭이 135억 유로(약 19조원)로 불어난다. 이 같은 당위성에도 연금 개혁의 반대 목소리가 큰 배경에는 정부 불신이 있다. 프랑스의 세금 부담률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6.1%로 스웨덴(43%)보다 높다. 사회보장제도의 버팀목은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세금으로 내는 프랑스 국민이다. 정부가 2010년 정년을 2년 늦췄고, 2013년 납입 기간을 3년 늘렸지만 재정 안정의 확신을 주는 데 실패했다. 프랑스 국민을 이기적이거나 무책임하다고 몰아세울 수 없는 이유다. 마크롱의 연금 개혁은 국가적 개혁의 ‘골든타임’이 임기 초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마크롱 대통령은 임기 3년차인 2019년 연금 개혁을 시도했지만 ‘노란조끼’ 시위에 좌초했다. 지난해 4월 재선한 그는 올해 신년 연설에서 재추진을 밝힌 후 국무회의 상정부터 의회까지 속전속결 돌파했다. 연금 개혁은 우리의 문제다. 지난달 국민연금 재정추계를 보면 연금 고갈 시점은 2055년으로 5년 전 전망치보다 2년 빨라졌다. 적자 진입 시기도 1년 당겨진 2041년이다.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은 -8.22%로 손실 규모가 80조원에 달한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 논의는 8개월째 지리멸렬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짙다.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인기 없어도 연금 개혁을 하겠다”고 공언한 것과 대비된다. 그렇게 대통령의 시간은 흘러가고 있고, 정치권은 2007년 이후 16년째 국민연금 개혁에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5년 단임 대통령의 개혁 적기는 정권 초기다. 마크롱은 대통령이 국익을 위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 줬고, 후임자에게 떠넘기지 않았다. 악역을 두려워하지 않은 연금 개혁의 수혜자는 결국 프랑스 국민이 될 것이다.
  • [문화마당] 진정한 프로가 되는 길/장인주 무용평론가

    [문화마당] 진정한 프로가 되는 길/장인주 무용평론가

    행운은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온다. 지난 11일 파리오페라발레단(POB)의 ‘지젤’ 공연이 끝난 후 커튼콜 무대에서 남자무용수 기욤 디오프가 발레단의 최고 높은 등급 ‘에투알’에 지명됐다. 내한 직전 무릎 부상을 당한 선배 에투알의 빈자리를 갑작스럽게 채운 것인데, 처음으로 주인공 알브레히트 역을 맡은 날이었다. 올해 초 ‘쉬제’(솔리스트)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데다 ‘쉬제’와 ‘에투알’ 사이의 ‘프르미에 당쇠르’(제1무용수) 등급을 건너뛰었으니 350년 POB 역사 속에서 몇 명 안 되는 초고속 승급의 주인공이 됐다. 운 좋게도 현장에서 이를 목격했다. 디오프는 등장부터 범상치 않았다. 최고의 체력을 자랑하는 20대 초반의 나이인 만큼 유연함은 기본이고, 더할 나위 없이 가벼운 몸으로 남들보다 공중에서 0.01초 더 머무르는 여유를 보여 줬다.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는 점프 동작이 많은 2막에서 더욱 빛을 발했고, 유독 손끝 발끝까지 신경세포에 힘을 전달하는 끈끈한 섬세함은 클라이맥스로 갈수록 강해졌다. 그런데 디오프의 놀라운 기술이 더욱 이색적으로 보인 데는 무대 위의 다른 무용수들과 다른 피부색도 무관치 않았다. POB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발레단이라는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단원 구성에서 순혈주의를 고집해 왔다. 그러나 시대는 변하고 세상은 달라졌으니 2021년 동양인 최초로 에투알이 된 박세은에 이어 최초의 흑인 에투알이 탄생했다. 프랑스가 정책적으로 강조해 온 ‘문화다양성’의 영향으로 절대 변할 것 같지 않던 프랑스 발레의 전통도 무너졌다. 그렇다면 과연 ‘발레의 종가’로서 POB가 끝까지 지키려는 것은 무엇일까. POB는 최대 일 년에 13편의 작품을 제작하고, 180여회 이상의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연 1회 정도의 해외 공연을 빼고는 가르니에와 바스티유 오페라극장에서 나눠 올리는데 전속 오페라단과 발레단이 이 두 국립극장의 1년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으니 하나의 단체가 한 개 극장의 1년 시즌 프로그램 전체를 채우고 있는 셈이다. 단원 정년을 보면 과거에는 여자 만 40세, 남자 만 45세였으나 남녀평등주의에 따라 지금은 모두 42.5세를 지키고 있다. 각고의 노력으로 만들어 낸 기량에 비하면 매우 짧은 직업 생명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최고 발레단이라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최고 컨디션으로 춤을 출 수 있을 때 최대한 많이 무대에 서는 것을 예술적 목표로 세우고 있으며, 이 프로정신만큼은 지키려 한다. 우리 현실과 비교해 보면 엄청난 차이가 느껴진다. 대부분 전속 단원을 가진 국공립 단체가 1년에 2편에서 많게는 7편 정도의 작품을 제작하고 있으니 공연 일수를 직접 계산해 보지 않아도 많이 부족해 보인다. 최초의 프로 무용수로 태양왕 루이14세를 꼽는다. 비록 권력의 상징으로 춤을 이용했고 춤을 춰 생계를 유지하지는 않았으나 ‘프로’라는 호칭에 동의하는 것은 일곱 살 때 춤을 배우기 시작해 25년 동안 27편의 발레에 출연하면서 매일 춤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루이14세의 후예, POB의 30년 만의 내한 공연을 지켜보면서 프로정신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봤다. 누구를 위해 무대에 서고, 무엇을 위해 예술을 하는가. 진정한 프로만이 그 답을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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