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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한미연합연습 기해 해군 시찰·순항미사일 발사 참관

    김정은, 한미연합연습 기해 해군 시찰·순항미사일 발사 참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를 기해 해군 함대를 시찰하고 전략무기 발사훈련을 참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조선인민군 해군 동해함대 근위 제2수상함전대를 시찰했다”고 21일 보도했다. 김정은은 같은날 “경비함 해병들의 전략순항미싸일(미사일) 발사 훈련을 참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함의 전투적 기능과 미사일 무기체계의 특성을 재확증하며 해병들을 실전 환경에서의 공격임무 수행 동작에 숙련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된 발사훈련에서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신속히 목표를 명중 타격함으로써 함의 경상적인 동원 태세와 공격 능력이 완벽하게 평가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유사시 적들의 전쟁 의지를 파탄시키고 최고사령부의 전략 전술적 기도를 관철하며 나라의 주권과 안전을 사수함에 있어서 조선인민군 해군이 지닌 중대한 사명과 임무”를 지적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어 “우리 해군을 전투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고 현대적인 수상 및 수중 공격수단과 방어 수단들을 만단으로 갖춘 만능의 강력한 주체적 군종 집단으로 강화 발전시켜나가기 위한 우리 당의 혁명적인 해군강화 발전 방침”을 피력했다고 밝혔다.한미는 이날부터 UFS 연합연습을 개시했다. 오는 3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연합연습은 고도화된 북한 핵·미사일 능력과 의도, 변화된 안보상황, 우크라이나 전쟁 교훈 등을 시나리오에 반영해 진행된다. 또한 이번 UFS 기간에는 2019년 이후 축소된 연합야외기동훈련을 대폭 확대해 시행한다. 1부(21∼25일), 2부(28∼31일)로 나눠 시행되는 이번 UFS에는 육·해·공군, 해병대뿐 아니라 주한 및 미 본토 우주군도 참여한다. 아울러 유엔사 회원국인 호주, 캐나다, 프랑스, 영국, 그리스, 이탈리아, 뉴질랜드, 필리핀, 태국 등도 참가한다.
  • [K이슈 플랫폼] “현행법상 지역구 축소·비례 확대… 국민 뜻 모아지면 둘 다 늘려야”

    [K이슈 플랫폼] “현행법상 지역구 축소·비례 확대… 국민 뜻 모아지면 둘 다 늘려야”

    의제: 비례대표 증원과 국회의원 정수확대는 필요한가?찬성: 김형철 (성공회대 교수)반대: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사회 및 원고작성: 유성진 K정책플랫폼 연구위원(이화여대 스크랜튼학부 교수) 1.문제제기 내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한창이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국회 비례성 강화를 목표로 비례대표 배분을 지역구 선거 결과와 일부 연동하는 ‘준연동형’ 혼합제로 선거제도를 개편했다. 총 300개 의석은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으로 나뉘었다. 그러나 거대정당을 중심으로 한 위성정당의 출현과 극심한 정파적 양극화의 여파로 인해 오히려 비례성은 약화됐다. 이번 선거제도 개편의 핵심 쟁점은 비례대표 증원과 국회의원 정수 확대이다. 현행 선거제도는 정당의 유권자 득표율과 국회 의석 사이의 왜곡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는 거대정당에 유리한 결과로 이어져 사표(死票)를 양산하고 국회 구성의 다양성을 가로막는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비례대표의 비중을 높이면서 국회의원 정수를 확대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이 커 선거제도 개편 논의는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찬반 의견을 가진 두 전문가를 초청, 바람직한 절충 방향을 모색해 본다.2. 쟁점분석 [사회자] 먼저 왜 비례대표 확대가 필요한지 설명해 주시지요. [찬성론] 지역구에서 1인을 선출하는 현 선거제도에서는 사표가 다수 발생하게 됩니다. 만약 253개 모든 지역구마다 우연히 두 정당의 득표율이 51% 대 49%라면 지역구 성적은 253석 대 0석이 되겠지요. 49% 유권자의 표는 국회 의석에 일절 반영되지 못하는 사표가 됩니다. 만약 모든 의석이 비례대표로만 구성된다면 의석 비율은 득표율에 따라 51% 대 49%가 되겠죠. 이처럼 비례대표의 비중을 높이면 비례성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다양한 사회집단의 국회 내 정치적 대표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사회자] 선거제도의 비례성과 대표성이 중요한 가치라는 점에 동의하시는지요. [반대론] 동의합니다. 그러나 우리 현실을 볼 때 비례대표의 확대로 우리가 원하는 국회의 모습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비례대표가 본연의 취지에 걸맞은 의정활동을 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봅니다. 지역구를 받기 위해 소신 없이 당론을 따르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그간 당내의 비례대표 선정은 투명하지도, 국민의 뜻을 따르지도 않았습니다. 선거에서의 효용성과 이벤트성을 중심으로 선정됐지요. 그 결과 비례대표는 자질과 역할 모두에서 국민적 불신을 받고 있습니다. 취약한 사회집단의 정치적 대표성 문제는 지역구 후보 선정 과정에서도 해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사회자] 비례대표 비중을 높이려면 의원 정수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에도 반대하시겠군요. [반대론] 네. 일단 비례대표 확대가 필요치 않다고 생각하고요. 무엇보다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유권자의 거부감을 고려해야 합니다. 더욱이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다른 나라에서는 고비용 저효율의 의회를 개혁하기 위해 의원 정수를 줄이고 있습니다. 우리만 거꾸로 갈 수는 없습니다. [찬성론] 비례대표 및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국민의 반대가 심하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지난 5월의 공론조사를 보면 응답자들이 정보를 접할수록 비례대표와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지지가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469명의 시민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후 자료집 학습, 전문가 찬반토론 청취, 자체 토론을 거쳐 다시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랬더니 비례대표 확대 찬성이 27%에서 70%로 높아졌고 의원 정수 확대 찬성도 13%에서 33%로 늘어났습니다. 국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면 여론의 변화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사회자] 의원 정수보다는 비례대표 확대가 국민의 지지를 얻기 쉽다는 시사점도 있네요. [사회자] 두 분은 먼저 상대가 중시하는 목표를 반영한 제안을 준비해 주시지요. 상대의 의견을 듣고 추가했으면 하는 사항을 역제안하시고요. 먼저 반대론의 의견을 듣겠습니다. [반대론] 비례성과 대표성 강화에는 동의하지만 주권자인 국민의 수용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비례대표, 지역구 의원의 공천 과정이 투명하고 민주적이며 개혁적이라면, 그래서 국민이 믿을 만한 후보가 공천된다면 비례대표 확대에 대한 국민적 수용성도 높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찬성론] 비례대표 공천 과정을 투명하게 하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사회자] 공천제도 개선을 전제로 비례대표 확대에는 합의를 이룰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지역구 의석을 유지하면서 비례의석을 확대하면 자연히 국회의원 숫자가 늘어납니다. 이에 대한 두 분의 제안은 무엇입니까. [찬성론] 의원 정수를 확대해야 비례대표도 크게 늘릴 수 있습니다. 현재 총의석의 15.7%(47석)인 비례의석은 25%(75석) 이상으로 대폭 확대돼야 합니다. 그래야 사표 축소, 대표성 향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지역구 의석 축소는 의원들의 거센 반발로 쉽지 않습니다. [반대론]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해서는 국민의 반대가 매우 거셉니다. 유권자가 반대하는 의원 정수 확대를 추진할 수는 없습니다. [사회자] 단기적으로는 의원 정수를 유지하면서 비례대표를 소폭 확대하되 장기적으로 국회의원 정수를 확대해 비례대표를 대폭 늘리자는 대안은 어떨는지요. [반대론] 단기적으로 의원 정수를 유지하면서 지역구 의석을 현행 법의 틀 내에서 제한적으로 감축하는 것은 수용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국회가 수많은 특권을 포기하고 국민에 충실한 의회정치를 통해 국민 공감대를 얻어낼 수 있다면 비례대표의 대폭 확대를 위한 의원 정수 확대도 고려할 수 있겠지요. [찬성론] 현행 법 틀 내에서 제한적으로 지역구 의석을 감축하는 것으로는 비례대표를 대폭 확대하기는 어렵지만 현재보다는 나아지는 것이네요. 거기에 장기적인 비례대표 대폭 확대를 포함시킨다면 합의할 수 있습니다.#합의안 ①투명하고 민주적인 비례대표 공천제도 개혁과 비례대표 확대 ②단기적으로 현행 법제도 내에서 지역구 축소와 비례대표 소폭 확대 ③장기적으로 의회정치 확립을 통한 의원 정수 확대와 비례대표 대폭 확대 [사회자] 논의 내용을 토대로 합의사항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공천제도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전제로 비례대표를 확대한다. 둘째, 단기적으로는 의원 정수를 유지하면서 지역구를 소폭 축소해 비례대표를 소폭 확대한다. 셋째, 공천제도 개혁과 특권 포기, 국민에 충실한 의회정치를 통해 국민적 수용성을 높일 경우에는 비례대표 대폭 확대를 위한 의원 정수 확대를 추진한다. 이러한 내용이 국회의 선거제도 개편 논의에 충분히 반영됐으면 합니다. 합리적인 토론문화를 보여 주신 두 분께 감사드립니다.
  • 원전 사고 예방 ‘초국가적 협력’ 시급… 에너지 절약해 의존도 낮춰야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원전 사고 예방 ‘초국가적 협력’ 시급… 에너지 절약해 의존도 낮춰야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체르노빌 사고, 원전 위험성 알려프랑스, 안전 대책 강화하고 추진독일·스위스 등 탈원전 정책 전환핵실험으로 이미 세계 바다 ‘오염’비난한 日,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산업혁명 이전 ‘쓰레기’ 개념 없어새 부가가치 창출 ‘순환경제’ 존재에너지도 재활용 등 통해 아껴야 2011년 봄 체르노빌 원전 사고 25주년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릴 예정이었다. 사고 피해자들을 애도하는 자선 음악회가 기획됐고, 언론사들은 경쟁적으로 특집기사를 실었다. 사고가 발생했던 우크라이나에서도 원자력발전소가 폭발한 1986년 4월 26일 새벽 1시 26분에 맞춰 추모식을 준비했다. 그러나 기념일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일본 후쿠시마에서 대형 원전 사고가 터지면서 추모 행사는 더욱 숙연해지고 분위기도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후쿠시마 참사는 체르노빌과 더불어 인류 역사상 두 번째 7등급 원전 사고였다. 체르노빌 사고 후 25년 만에 아시아에서 유럽에서와 같은 최악의 원자력 재난이 반복된 것이다.●원전 사고에 대한 상반된 반응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는 원전의 위험성을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때마침 불어온 편서풍을 타고 유럽 전역으로 흩어진 방사능 구름은 한동안 유럽 전 지역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체르노빌은 원전 사고가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초국가적 사안임을 확실하게 인식시키는 첫 번째 사례가 됐다. 1986년 프랑스 방사능 보호 중앙관리소 소장이던 피에르 펠르랭 교수는 공중파 채널 인터뷰에서 “낙진 위험은 원전센터 근처에 있는 지역에만 해당한다”고 장담했다. 프랑스는 방사성물질 피해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언론은 ‘방사능 구름은 프랑스 국경에서 멈췄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뒤 프랑스의 갑상샘암 환자들이 그를 집단으로 고소했다. 그는 방사성 강하물에 의한 피폭을 과소평가한 탓에 피해를 더 키웠다는 혐의를 받았다. 80세가 넘은 펠르랭은 이후 10년 동안 재판을 받아야 했고, 결국 법원은 체르노빌 폭발과 고소자들의 암 관련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체르노빌 사고 이후에 프랑스는 강력한 안전 대책을 마련하면서 오히려 원자력 에너지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을 일관되게 펼쳤다. 그 결과 프랑스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원자력발전소 56기를 가동 중이다. 미국에서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본토의 신규 원전 건설이 주춤했지만, 기존의 친원전 정책에는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이와 반대로 독일에서는 체르노빌 폭발 직후 반원전·탈원전 논의가 활발하게 일었고, 결국 2023년 4월 16일을 기점으로 독일 내 모든 원자력 발전의 가동을 중단했다. 체르노빌 사고 이후 37년 만이다. 기술 선진국인 일본조차 후쿠시마 핵 참사를 막지 못한 것에 작지 않은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스위스와 벨기에도 탈원전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이처럼 세계 각국이 원자력 발전을 놓고 상반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미국의 스리마일섬(1979), 체르노빌(1986), 후쿠시마(2011) 등 30년 사이에 원전 사고가 세 차례나 발생하자 각국은 서로 다른 원전 대책을 수립했다. 그런데도 원전 사고가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는 전 지구적 생존의 문제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있을 여지가 없다. 방사능은 국경을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전 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각 나라가 공동으로 위기를 관리하는 초국가적 제도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면 ‘동아시아 위기관리재난대응센터’를 설립해 주변 국가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미리 위기 대응 모의훈련을 하는 것이다.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협력하면 사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서로 다른 두 체제인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맹주였던 미국·영국·소련이 공동의 적인 독일과 일본에 대항해 싸운 적이 있다. 인류가 당면한 핵 재앙이라는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념을 넘어선 실리적 국제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초국경적 위기에 초국가적 협업으로 대처하는 기지가 있어야 한다. 20세기가 경쟁의 시대였다면 21세기의 화두는 협력이다. 코로나19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 같은 전 지구적 재난은 더욱 국가 간 협력과 연대의 중요성을 일깨운다.●강대국, 남태평양 등서 핵 실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세계의 바다는 이미 오래전부터 핵폐기물로 오염돼 왔다. 미국은 1940년대와 1950년대에 남태평양의 비키니섬에서 수십 차례 핵실험을 했고, 또 다른 핵 강국 프랑스도 폴리네시아의 섬들에서 1960년대부터 30년간 최소한 100회 이상 핵실험을 자행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이에 강력히 항의했다. 옛 소련과 러시아가 동해에 핵폐기물을 버렸을 때도 일본은 앞장서서 이들이 해양을 오염시키고 생태 환경을 파괴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던 일본이 이제는 버젓이 원전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려고 한다. 원전 사고는 미국·유럽·아시아를 가리지 않고 발생했지만 원자력 에너지 사용을 놓고 찬반이 여전히 분분하다. 국내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원자력 발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원전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렇다고 원전이 알라딘의 요술램프가 될 수는 없다. 원자력은 값싸고 효율적인 에너지원이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보듯 자칫 사고가 날 경우엔 막대한 비용과 희생을 치러야 한다. 더욱이 무색무취의 방사능이 확산되는 특성 때문에 원자력에 대한 두려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다.●에너지 절약 ‘제5의 에너지’ 원전 가동의 또 다른 문제는 핵폐기물이다. 쌓여만 가는 방사성 폐기물을 다음 세대에 넘기는 것은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행동이다. 원자력의 공포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우리 자신이 불편함을 감수하고 협력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했다. 옥외 경관 조명 끄기, 냉난방 온도 제한, 공회전 줄이기 등 작은 실천으로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 그만큼 원자력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식재료 성장에 알맞은 온도를 맞추는 데 소비되는 에너지를 절약하도록 제철 음식을 고집해 보자. 우리는 선한 행동을 소소하게 반복해 원전 사고라는 나쁜 역사가 재현될 우려를 줄일 수 있다. 원자력을 대체할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길은 아직 요원하다. 에너지 절약을 불, 석유,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다음으로 제5의 에너지로 부르기도 한다. 독일 정부도 궁극적으로 에너지 절약으로 탈원전 시대를 시작할 수 있었다. 이제 에너지 절약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에너지를 절약하려면 자원을 아끼고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산업혁명 이전의 전근대에는 ‘쓰레기’라는 개념이 없었다. 당시에는 재활용이 당연했고 중고시장도 번성했으며 재활용 제품이 일상적이었기 때문이다. 낡고 오래됐지만 지난 세월의 멋스러움이 묻어나는 빈티지도 선호됐다. 폐기물을 재처리해 사용하는 리사이클링과 단순 재활용을 넘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업사이클링을 실천하는 순환 경제만 존재했다. 이는 자원을 최대한 재사용하거나 재활용해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경제체제다. 인류는 주어진 자원을 알뜰하게 사용하는 능력을 지녔다. 오늘날과 같은 쓰레기 과잉 배출의 시대는 인류 역사에서 그 기간이 매우 짧다. 반면에 재순환 기술은 오랜 기간 호모사피엔스의 생존법이었다. 원전 사고가 반복되는 오늘날 에너지를 절약하고 감량·재사용·재활용·수거를 뜻하는 4R(Reduce, Reuse, Recycle, Recover)을 실천해 원전 의존도를 낮추면 그만큼 원전 참사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원전 강국 프랑스에서 자국의 의류 재활용을 촉진하려고 ‘수선비 보조금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고객이 옷이나 신발 등을 수선할 때마다 6~25유로(약 8500~3만 5000원)를 할인받는 시스템이다. 이 정책이 올해 10월부터 시행되면 매년 버려지는 의류 폐기물을 70만t 정도 줄여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동시에 소상공인 지원 사업으로 연결돼 수선업자들의 일자리 재창출도 기대된다. 내년 1월부터는 의류 라벨에 재활용 섬유를 사용했는지 등을 상세히 기재하는 변경된 상표 규정을 적용한다고 한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참사로 우리는 원전 사고가 단순히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 재앙임을 인식하게 됐다. 원전 사고에는 너와 내가 없으며 이웃의 불행이 곧 내 불행임을 기억하자. 역사적으로 원전 사고는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소련·일본 등 원자력 기술 강국이라고 자부했던 나라에서 발생했다. 그래서 더욱 ‘우리의 원전 기술이 세계 최고’라는 자만은 금물이다. 원전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위험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원전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다양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 우주 망원경이 포착한 ‘고리 두른 해왕성’[우주를 보다]

    우주 망원경이 포착한 ‘고리 두른 해왕성’[우주를 보다]

    '우주 추상화'처럼 보이는 이 이미지는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이 근적외선 카메라로 잡은 해왕성의 모습이다. 거대얼음 행성의 둘레에는 빛나는 고리들이 보인다. 이제껏 어떤 망원경도 이런 해왕성의 모습을 잡은 적이없다.  해왕성은 태양계 여덟 행성 중 가장 먼 궤도를 도는 행성으로 지구보다 약 30배 더 멀리 떨어져 있다. 이미지가 보여주는 행성의 어둡고 유령 같은 모습은 적외선을 흡수하는 해왕성 대기의 메탄 때문이다. 해왕성의 높은 고도에 떠 있는 메탄 구름이 적외선을 대부분 흡수해서 이처럼 선명한 빛을 발산하는 것이다.  이미지의 왼쪽 상단에서 강렬한 회절 스파이크를 자랑하는 것은 얼어붙은 질소로 뒤덮인 해왕성의 가장 큰 달인 트리톤으로 햇빛을 받아 해왕성보다 더 밝게 빛나고 있다. 이 회절 스파이크는 조각 반사경으로 이루어진 웹 망원경이 만들어내는 특징이다.  트리톤을 포함하여 해왕성의 알려진 14개의 위성 중 7개가 시야에서 식별될 수 있다. 해왕성의 희미한 고리는 이 행성 초상화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존재로, 복잡한 해왕성 고리 시스템의 세부 사항은 1989년 8월 보이저 2호 우주선이 최초로 해왕성을 방문한 이후 처음으로 여기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해왕성은 1846년 영국의 애덤스와 프랑스의 르베리에가 공동 발견한 것으로, 두 사람은 뉴턴의 중력 방정식을 이용해 해왕성의 존재를 먼저 예측했고, 그해 9월 23일 베를린대학 천문대의 요한 갈레가 그 데이터를 이용해 발견한 것이다. 처음에는 두 사람과 두 나라가 서로 먼저 발견했다고 아웅다웅했지만 결국 공동 발견으로 낙착되었다.  1989년 보이저 2호는 12년의 긴 여행 끝에 인류 역사상 최초로 해왕성 북극 상공 4656㎞까지 접근, 해왕성 주위에서 5개의 고리를 발견했다. 해왕성 발견자의 이름을 따라 르베리에, 애덤스, 갈레 등으로 이름 붙여졌지만 애덤스의 관측 요청을 끝내 거부한 그리니치 천문대장 존 에어리의 이름은 붙여지지 않았다. 때로 역사는 이렇게 징벌을 내리는 모양이다.  해왕성의 공전주기는 165년으로 2011년이 발견된 지 꼭 1주기인 165년이 되었다. 그해 9월 23일 태양 둘레 280억㎞를 여행한 해왕성은 처음 발견된 그 위치로 돌아와 인류에게 다시 모습을 보였다. 1주기 전 그때 해왕성 발견을 둘러싸고 서로 먼저 발견했다고 아웅다웅하던 사람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겠지만.
  • ‘씨 없는 수박’ 우장춘 박사를 둘러싼 놀라운 인간관계 [한ZOOM]

    ‘씨 없는 수박’ 우장춘 박사를 둘러싼 놀라운 인간관계 [한ZOOM]

    1895년 10월 8일 새벽 일본 공사관 소속 군인과 경찰, 그리고 낭인들이 경복궁을 기습한다. 조선군 수비대가 필사적으로 막아섰지만 무기와 탄약 부족으로 순식간에 무너진다. 경복궁에 들어간 그들은 명성황후를 살해하고 시신을 근처 숲으로 가져가 불태운다. 역사는 이 사건을 ‘을미사변(乙未事變)’으로 기록한다. 놀라운 사실은 명성황후를 살해하는 과정에 조선군 훈련대가 가담했다는 것이다. 조선군 훈련대장 우범선(禹範善·1857~1903)은 일본인들의 기습을 도왔을 뿐 아니라 명성황후의 시신을 불태운 장본인이기도 하다. 우범선은 을미사변 이후 친일파 입지가 줄어들자 일본으로 도주한다. 그리고 1903년 고영근에게 암살당한다. 대한민국을 배고픔에서 구한 원예육종학자 우장춘 박사  1950년 일본에서 유명한 원예육종학자 한명이 한국에 들어왔다. 당시 한국은 농업생산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우량종자 개발이 절실했다. 그래서 대통령까지 나서서 이 학자를 데려온 것이다. 그의 이름은 우장춘(禹長春·1898~1959)이다. 우리에게 ‘씨 없는 수박’으로 알려진 바로 우장춘 박사였다. 그는 을미사변에 가담했다가 일본으로 도주한 우범선의 아들이었다. 우장춘 박사는 아버지 우범선의 친일 매국행위를 용서받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 정부지원금이 부족하자 이적료로 받은 100만엔, 지금 가치로 약 10억원을 모두 연구개발비에 쏟아 부었다. 한국전쟁이 일어났을 때는 해군 정훈장교로 임관했다. 1959년 61세로 영면할 때까지 9년 동안 우장춘 박사는 한국 농업발전의 기틀을 다졌다. 여담이지만 씨 없는 수박을 처음 개발한 사람은 우장춘 박사가 아니었다. 일본인 ‘기하라 히토시’ 박사였다. 씨 없는 수박은 농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일종의 이벤트였다. 우장춘 박사가 무와 배추의 개량종자를 개발했지만 농민들은 믿지 않고 계속 밀수입한 일본 종자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장춘 박사는 씨 없는 수박을 공개하면서 우리나라도 종자개발 실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살아 있는 경영의 신(神)’이라 불린 경영인으로 불린 이나모리 가즈오   2022년 8월, 일본의 한 경영인이 타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전 세계 수많은 경영인들과 학자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그의 이름은 이나모리 가즈오(稲盛和夫·1932~2022) 교세라(KYOCERA)와 KDDI 창업자이자, JAL 회장을 역임한 경영인이었다. 우리에게는 ‘아메바 경영’으로 유명해진 인물이다. 그리고 그는 우장춘 박사의 딸 아사코의 남편, 즉 우장춘 박사의 사위였다. 1959년 이나모리 가즈오는 27세 나이에 지금 가치로 약 3000만원을 가지고 ‘교세라(KYOCERA)’를 설립한다. 교세라는 연매출 약 17조원, 종업원 약 8만명의 글로벌 기업으로, 창사 이래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은퇴 후 승려가 되기 위해 준비하던 중에 일본정부 요청으로 파산위기에 처한 일본항공(JAL, Japan Airlines) 회장에 취임하여 8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서게 했다는 일화는 MBA 과정에서 다룰 정도로 유명하다. 교세라는 무기화학 분야인 ‘파인세라믹(Fine Ceramic)’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이다. 파인세라믹은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들어와 있다. 도자기, 유리, 시멘트 등 요업제품을 세라믹(Ceramic)이라고 하는데, 파인세라믹은 세라믹 보다 정교한 물질로서 금속, 플라스틱에 이은 제3의 소재로 불린다. 열과 충격에 강하고 전기절연성도 우수하기 때문에 전자제품의 부품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요즘에는 열과 충격에 강한 특성 때문에 식탁과 같은 가구를 만드는데도 많이 사용된다. 일본에 가면 상점에서 세라믹 칼이나 가위를 많이 볼 수 있는데 교세라가 생산한 파인세라믹 제품이다. MBA 과정을 함께한 대학원 동기들과 일본 교토에 있는 교세라 본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 곳에서 이나모리 가즈오의 기업가 정신과 창업부터 살아있는 경영의 신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파인세라믹 제품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아니모리 가즈오가 우장춘 박사의 사위였다는 사실, 우장춘 박사가 역적 우범선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일본 교토시 후시미구에 위치한 교세라는 회사 내에 방문자들을 위한 부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어, 영어, 프랑스어 등 다양한 언어로 회사소개 자료를 구비하고 있다. 케빈 베이컨 6단계 법칙,  우범선, 우장춘 그리고 이나모리 가즈오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The Six Degrees of Kevin Bacon)이라는 것이 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도 6단계만 거치면 서로 연결된다는 이론이다. 헐리우드 영화배우 케빈 베이컨이 한 인터뷰에서 ‘나는 수많은 영화에 출연했기 때문에 헐리우드 모든 배우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고 말했고, 이를 착안한 올브라이트 대학 학생들이 케빈 베이컨과 할리우드 배우들의 관계를 가지고 만든 ‘케빈 베이컨 게임’을 TV토크쇼에서 소개하면서 유명해졌다. 1994년 3명의 대학생들이 TV토크쇼에 케빈 베이컨과 함께 출연했다. 그들은 청중들이 배우 이름을 대면 그 배우와 케빈 베이컨이 6단계 안에 연결된다는 것을 풀어냈다. 우범선, 우장춘, 이나모리 가즈오, 연결 고리가 없을 것 같은 이 세 사람이 연결되는 것을 보면서 ‘케빈 베이컨의 6단계 법칙’이 틀리지 않았음을 새삼스럽게 느낀다.
  • 17년을 캄보디아 정글에서 ‘잊혀진 전쟁’ 벌인 그 “AK47 대신 가스펠”

    17년을 캄보디아 정글에서 ‘잊혀진 전쟁’ 벌인 그 “AK47 대신 가스펠”

    지금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교회에서 가스펠을 부르며 손뼉을 마주치지만 젊은 시절의 그는 베트남전쟁이 종결된 뒤에도 정글 깊숙이에서 17년을 베트남 공산군 부대와 싸웠다. 늘 AK47 소총을 끼고 살았다. 그가 이끄는 부대원들은 그저 잊혀진 부대였을 뿐이다. 늘 달아나 세상으로부터 멀찍이 떨어진 곳으로 숨기에 급급했다. 반군이랄 것도 없는 그의 부대는 먹거리를 수집하고 캄보디아 크메르 루주에게 세금을 바치기 위해 호랑이 가죽을 벗겨 팔았다. Y 힌 니에(63)는 부대원들의 자유를 내걸고 협상을 타결지은 1992년까지 그들은 무기를 버리지 않았다. 첫 번째 죽을 고비는 1968년 1월 30일(현지시간) 밤 베트콩의 이른바 신정 대공세 때였다. 중부 고원지대에서 가장 큰 도시였던 부온 마 투옷에서 자라난 그는 어릴 적부터 미국인 선교사들과 함께 자랐다. 부모는 여덟 살의 그를 선교사들에게 맡기고 떠나버렸다. 가난하므로 그가 나은 삶을 살았으면 한다는 이유였다. 그를 떠맡은 대모 캐롤린 그리스올드는 로켓이 떨어졌을 때 잠들어 있었다. 선교사들은 공산군 부대가 집안에서 폭탄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캐롤린의 아버지 레온이 즉사했다. 친구 집에서 잠자고 있던 힌 니에가 득달같이 달려와 잔해 속에서 캐롤린을 끄집어냈지만 얼마 뒤 눈을 감았다. “대모도 고통스럽게 죽었다. 하느님이 난 살려놓으셨다.” 힌 니에는 벙커 속에 몸을 숨겼는데 다른 선교사들도 죽거나 붙잡혔다. 그는 혼자 교회를 지키며 그나마 남은 것들로 성경학교를 운영했다. 미국이 지원하는 남베트남군이 와해되고 부온 마 투옷에서 철수했을 때까지도 참전하지 않았다. 포탄이 비처럼 쏟아져도 힌 니에와 32명의 성경학교 학생들은 빠져나와 몇㎞를 걸어서 피난했다. 이 때 압제받는인종 해방 연합전선(FULRO) 전사들과 만났다. 프랑스어로 ‘몬타낭드(Montagnard)’로 불리는 베트남 중부 고원지대에 흩어져 사는 소수인종의 자치권을 얻기 위해 싸우는 반군 운동이었다. 이들은 기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갖은 차별과 박해를 받아 궐기했다.이들은 미국인 선교사들과 인연이 깊은 그의 영어 능력을 이용해 미군과 다시 연결됐으면 하고 바랐다. 미군 부대들은 1973년 이전까지 수만명의 고원 전사들을 전선에 투입해 왔다. 힌 니에는 기독교를 굳게 믿는 이들 전사와 만난 것이 운명처럼 여겨졌다. “다른 선택이 없었다. 가슴에 와 닿았다.” 1975년 3월 10일 그는 그들과 함께 정글로 숨었다. 처음 4년은 베트남 영토 안에 머물렀다. 늘 달아나 숨었다. “쏘고 도망가고, 쏘고 도망갔다. 강한 무기도 없었다.” 그 자신은 교전에 가담하지 않으려 했다. 대신 자위 차원과 사냥을 위해 AK47를 들고 다녔다. 1979년 무렵, 베트남 부대들은 FULRO를 쫓아 작전 범위를 넓혔고, 그의 부대는 캄보디아로 숨어들었다. 더 위험한 적을 상대할 수 밖에 없었다. 폴 포트가 이끄는 크메르 루주가 국경 일대를 장악했기 때문이었다. 크메르 루주가 집권한 4년 동안 170만명이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잔존 세력이 이곳으로 숨어들어 베트남 지원 세력에 맞서고 있었다. FULRO가 머무르려면 크메르 루주의 허락이 필요해 힌 니에가 몬둘키리 지방의 정글에서 지역 사령관을 만났다. “내가 ‘우리는 같은 적을 갖고 있다’고 말했는데 그게 합의한 유일한 내용이었다. 베트남 공산당이 오면 우리는 그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했다.”크메르 루주는 허락했는데 대가로 달마다 “세금”을 내라고 했다. 호랑이와 뱀의 가죽, 사슴 뿔을 바쳐도 좋다고 했다. 그의 부대는 덫을 놓아 호랑이를 잡았다. 호랑이들은 부대원 셋을 해쳤는데 호랑이보다 더 두려운 것이 크메르 루주였다. “그들은 아주 화가 나 있었고, 모든 것을 따졌다. 여러 차례 ‘세금을 내지 않으면 (베트남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FULRO는 순찰을 계속 돌며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한 달 이상 머무르지 않았는데 이따금 베트남 부대와 마주쳤다. 동물처럼 돌아다니며 나무 뿌리 등 닥치는대로 먹었다. 코끼리도 총을 쏴 죽였다. 이 때 아내 H 비우와 결혼했는데 같은 부대원이었다. 정글에서 세 자녀를 낳았는데 한 명은 죽었다. 새로운 장소에 이르면 힌 니에가 맨먼저 하는 일은 십자가를 세우는 일이었다. 이어 병사들과 여자들,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성탄절도 그냥 넘기지 않았다. 1982년 어느 날 밤에 캐럴을 부르고 있었는데 크메르 루주에 가담한 현지인 무리가 멀리서 듣고 찾아왔다. 베트남군 병사도 한 명 찾아왔는데 FULRO도 크메르 루주도 쫓지 않았다. 종군 목사이기도 했지만 힌 니에는 수석 연락장교이기도 했다. 매일 아침 단파 라디오를 통해 영국 BBC, 보이스 오브 아메리카, 베트남 라디오 등을 들으며 자신들을 잊어버린 세상의 변화를 따라잡으려 했다. 집권한 지 38년 만에 이달 초 권력을 아들에게 물려준 훈 센이 왕자와 공동 총리를 맡았을 때인 1991년 캄보디아군은 힌 니에에게 새로운 위협이 됐다. 이 때만 해도 FULRO 부대원들의 옛 지휘관조차 이들이 어디에 있는지는 고사하고 살아 있는지 여부도 알지 못했다. 국제사회는 말할 것도 없었다. 이듬해 힌 니에가 유엔 관리들과의 협상을 시작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모두들 놀라워했다. 유엔 관리들은 평화유지 업무의 일환으로 캄보디아 학살의 진상을 규명하고 싶어했다.힌 니에는 유엔 관리를 만나 프랑스어로 필담을 나눴다. “우리는 FULRO, 자유와 여러분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었다.” 두 달 뒤 일단의 유엔 관리들이 그를 찾아왔다. “일주일 정도 조사해 왜 내가 정글에서 살고 있는지 추궁했다. 그들은 내가 크메르 루주인지 알고 싶어했는데 나는 아니라고 했다.” 다른 유엔 모임에서 그는 공산당과 싸우려면 더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고 청했는데 불가능하다고 했다. “너희는 400명 밖에 안 되는데 베트남 병사는 수백만이다. 우리는 너희가 죽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하더라.” 그 해 8월 미국 기자 네이트 테이어가 찾아와 세상 밖으로 나온 마지막 FULRO 전사라고 기사를 썼다. 테이어는 그들의 지도자는 17년 전에 이미 크메르 루주에 죽어는데 이들은 그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프놈펜포스트에 썼다. 일부는 그가 죽었다는 소식에 울먹였다. 힌 니에도 몰랐던 사실이었다. 전쟁이 이미 끝났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그들은 여전히 미국이 돌아와 도와줄 것이란 비현실적인 희망을 지니고 있었다. 국경에 갇힌 신세였는데도 FULRO 전사들은 조국을 위한 투쟁을 포기하고 난민으로 지내고 싶지 않아했다. 힌 니에는 미국에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묻는 테이어의 질문에 “화가 나지는 않는다. 다만 미국이 우리를 잊었다는 것이 아주 슬프다. 미국인들은 우리 맏형 같았는데 형이 우리를 잊었다는 사실이 매우 슬프다”고 답했다. 이제 전사들은 총을 내려놓는 데 동의했고, 미국으로 망명하고 싶어 했다. 이들은 통상 난민들이 밟는 절차를 생략하고 몇 달 안에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테이어가 모든 과정에 함께 했다. 그는 지난 1월에 세상을 떠났고, 힌 니에가 많은 용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를 집전했다. 11월에 그들은 미국에 도착했다. 환영 현수막에 “잊혀진 부대”가 들어가 있었다. 힌 니에 부부와 자녀들은 그린스보로에 정착했다. 곧바로 강연에 불려 다니고 미국 의회 증언대에 섰다. 베트남 국영매체들의 타깃이 됐다. 베트남 정부는 힌 니에 같은 인물들이 반란을 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1년 VOV 통신은 “종교 집단을 위장해 베트남 연방국가에 대한 사보타주를 사주하고 지역민들을 선동했다”고 깎아내렸다. BBC는 힌 니에의 긴 인생 얘기를 기사로 19일 내보내며 베트남 정부의 코멘트를 청했으나 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힌 니에의 몬타낭드 기독교회 예배에는 수백명이 모이곤 한다. 그는 영어와 베트남어, 라데어(Rade)로 설교하고 노래할 때는 중부 고원 지대 사투리도 동원한다. “그들은 나에 대해 역선전을 지금도 늘어놓고 있지만 FULRO도 죽고, 모두가 죽었다. 베트남은 사람들 입을 다물게 하려고 하는데 나 여기 있다.”
  • 미워도 음바페는 음바페…이강인 대신 교체 투입 11분 만에 골

    미워도 음바페는 음바페…이강인 대신 교체 투입 11분 만에 골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개막 2경기 연속 선발 출장했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이강인과 교체 투입된 킬리안 음바페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거뒀다. PSG는 20일(한국시간) 프랑스 스타디움 드 툴루즈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2라운드 툴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로리앙과 개막전에서 득점 없이 비긴 디펜딩챔피언 PSG는 중위권으로 밀리며 체면을 구겼다. 네이마르(알힐랄)가 떠나고, 간판 스트라이커 킬리안 음바페가 복귀하는 등 공격진에 큰 변화가 생기면서 이강인이 미드필더로 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으나 왼쪽 측면을 맡았다. 잎서 로리앙과의 개막전에슨 오른쪽 측면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PSG가 툴루즈의 압박에 고전하며 왼쪽 측면으로 공이 원활하게 전달되지 않았다. 또 비티냐와 부지런히 오버래핑한 아슈라프 하키미의 오른쪽 측면 공격이 활발하게 펼쳐지며 활약할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전반 추가 시간 곤살루 하무스의 슈팅을 문전에서 상대 골키퍼가 막아내자 재차 슈팅하려 쇄도하다가 골키퍼를 발로 가격하는 모양새가 되어 프랑스 무대 첫 경고를 받기도 했다. 점유율이 80%에 육박하면서도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자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후반 6분 이강인과 파비안 루이스 대신 재계약 문제로 구단과 극심한 갈등을 겪은 음바페와 새로 영입한 우스만 뎀벨레를 투입했다. 음바페가 등장하자마자 경기장 분위기가 바뀌었다. 음바페는 탁월한 스피드와 예리한 패스로 PSG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음바페는 상대 페널티 박스를 뚫고 들어간 뒤 툴루즈의 수비수 라스무스 니콜라이센에 디딤발이 걸려 넘어졌다. 일단 그대로 경기가 진행됐으나 뒤늦게 비디오 판독(VAR)을 통해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직접 키커로 나선 음바페는 시즌 마수걸이 득점을 올렸다. 교체 투입 11분 만이었다. 음바페의 활약에 시즌 첫 득점에 성공한 PSG는 2경기 만에 승리를 따내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40분 하키미가 코너킥 상황에서 문전 경합 중 거칠게 자카리아 아부할랄을 넘어뜨려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아부힐랄이 직접 키커로 나서 동점을 만들었고, 음바페는 입맛을 다셔야 했다.
  • 가난 때문에 프랑스로 입양된 베트남 남성, 30년 만에 생모 찾아 [여기는 베트남] 

    가난 때문에 프랑스로 입양된 베트남 남성, 30년 만에 생모 찾아 [여기는 베트남] 

    태어나자 마자 프랑스 가정에 입양된 남성이 30년 만에 베트남에서 극적으로 생모를 찾았다. 17일 베트남 현지 언론 탄니엔에 따르면 프랑스 국적의 폴 카오(29)가 생모를 찾기 위해 호치민에 도착한 지 3일 만에 기적적으로 생모를 찾았다. 이달 초 프랑스 파리에서 호치민으로 날아온 폴 카오는 어려서 프랑스 가정에 입양돼 자랐지만 늘 생모에 대한 그리움이 가슴에 남아 있었다. 그런 폴 가오를 돕기 위해 나선 것은 호치민에 거주하는 산(52)이었다. 외국에 입양된 베트남인들의 가족 찾기를 돕고 있는 산은 1년 전 폴 카오의 소식을 접하고, 여러 방면으로 폴 카오의 생모를 찾기 위해 애썼지만 별다른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산은 “그저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폴을 만났다”고 전했다. 유일한 단서는 생모가 남긴 편지 한 장이었다. 편지에는 생모의 이름과 나이(1973년생), 거주지, 폴의 출생일과 병원 이름이 남겨 있었다. 어려운 가정형편과 남편이 집을 나가면서 아이를 키울 수 없으니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키워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폴 카오와 산은 편지에 적힌 옛 주소를 찾아갔지만 이미 30년의 세월이 흐른 장소는 모든 것이 바뀐 상태였다. 하지만 당시 생모의 친아빠인 탄(80)을 기억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탄은 10년 전 이곳을 떠났는데 빈칸의 부둣가 근처에서 복권을 파는 모습을 봤다고 알려줬다.곧장 부둣가로 향한 폴 카오는 수소문 끝에 극적으로 탄을 만났다. 탄은 산이 전하는 이야기와 딸이 남긴 편지를 보고 마침내 애타게 찾던 손자가 눈앞에 서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당일 밤 탄의 안내로 모자간의 상봉이 이루어졌다. 생모와 폴 카오는 수십 년간 품어왔던 그리움을 쏟아내듯 눈물을 흘리며 포옹한 뒤 산의 통역을 통해 지난 30년간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생모는 폴 카오가 프랑스로 입양된 소식을 접한 뒤에도 평생 아들을 그리워했다고 전했다. 이후 현재의 남편(60)과 재혼해 살면서 슬하에 자식 셋을 두었지만, 한시도 폴 카오를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들을 만나면 할 말이 너무 많을 것이라고 여겼는데, 막상 눈앞에 아들이 나타나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면서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했다”고 말했다. 생모의 현재 남편은 어린 시절 고아원에 버려져 온갖 고된 일을 하며 지금의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렸다. 버려진 아이의 아픔과 고통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기 때문에 그는 “친자식 못지않게 폴을 사랑한다”면서 “아내는 폴을 생각하며 숱한 날을 눈물지었는데, 이제 온 가족이 재회했으니 기쁨을 감출 수 없다”고 전했다.
  • “김연경이 술집女 취급…극단선택도”…이다영 추가 주장

    “김연경이 술집女 취급…극단선택도”…이다영 추가 주장

    학교 폭력 의혹으로 국내 배구계에서 퇴출당한 이다영이 과거 김연경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다영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김연경에게 보낸 메시지와 답변을 게재하며 폭로를 이어오고 있다. 19일 이다영은 자신의 SNS를 통해 김연경의 팬으로 추정되는 네티즌과 주고받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다영은 “저한테 DM(쪽지)으로 무례하게 말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네요. 제가 단지 김연경 선수가 시합 도중에 욕해서 폭로한 걸로 몰아가시는데, 저는 사적인 관계로 인해 받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잘 지내기 위해 노력했어요”라면서 “진짜 불화의 시작은 뭐였을까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다영은 해당 네티즌에게 자신이 당한 구체적인 사례를 공개했다. 그는 “저격?? 김연경 선수 팬이신 거 같은데, (김연경이) 예전부터 욕을 입에 달고 살았다. 왕따는 기본이고 대표팀에서도 애들 앞에서 (저를) 술집 여자 취급하고, 싸 보인다고 나가라고 강남 가서 몸 대주고 오라고…애들 앞에서 얼마나 욕하고 힘들게 했는데”라고 말했다. 이어 “흥국에서요?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르죠. 헤어졌다는 이유로 사람 투명인간 취급하고 볼 단 한 번도 연습하면서 때린 적 없다. 말 걸고 다시 때려달라 하면 아예 사람 취급을 안 했다. 그래 놓고 저한테 시합 때 때리는 척하면서 연습할 때나 시합할 때나 얼굴 보고 욕했다”고 덧붙였다.이다영은 전날에도 삭제된 쌍둥이 언니 이재영의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며 자신이 김연경 때문에 극단적 선택 시도까지 했었다고도 주장했다. 쌍둥이 언니 이재영에 따르면 이다영은 지난 2021년 2월 5일 GS칼텍스와의 경기 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이틀 만에 간신히 깨어났다. 이에 이재영은 “그 사건 이후 며칠도 되지 않아 학교폭력 폭로가 갑자기 등장했다”며 “공교롭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타이밍”이라고 주장했다.앞서 이다영은 지난 5일 볼레로 르 카네(프랑스)에 합류하기 위한 출국길에 인천국제공항에서 연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학폭 논란에 대해 해명한 뒤 김연경과의 불화설을 언급했다. 이후 김연경의 소속사 라이언앳은 “최근 한 매체 보도를 포함해 김연경에 대해 악의적으로 작성돼 배포된 보도자료 및 유튜버에 대해 강경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인도, 영국·EU·캐나다와 FTA 협상…러시아와 무역 논의

    인도, 영국·EU·캐나다와 FTA 협상…러시아와 무역 논의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인 인도 정부가 다음주 G20 무역·투자장관 회의를 계기로 영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연다. 러시아 대표단과는 무역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18일(현지시간) 수닐 바르트왈 인도 상무차관은 오는 24일과 25일 수도 뉴델리에서 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라자스탄 주도 자이푸르에서 무역장관 회의가 개최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회의에는 G20 대표단 300여명이 모인다. 바르트왈 차관은 G20 무역장관 회의에서는 무역과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역장관 회의에 앞서 오는 21일과 22일 양일간 자이푸르에서는 G20 무역투자실무그룹의 네 번째 회의가 개최된다. 중국이 G20 의장국을 맡았던 2016년 설립된 실무그룹은 이후 후속 회담을 열어왔다. 바르트왈 차관은 “WTO 개혁은 G20에서 우선으로 다루는 문제들 가운데 하나”라며 WTO 개혁 방안에는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과 중소기업들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물류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번 G20 장관급 회의에는 한국과 프랑스,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영국, 미국, EU가 참가한다고 확인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인도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회의에서 무역장관들은 종이 사용이 없는 글로벌 무역 시스템을 통해 거래 비용을 줄이는 한편 중소기업이 국제무역의 한 축이 되도록 돕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무역장관은 자이푸르 회의에 이어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뉴델리에서 열리는 ‘B20 서밋’에도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인도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B20 서밋 마지막 날인 27일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B20 서밋은 G20 회원국 경제단체와 기업이 참여하는 회의체다. 이번 B20 서밋에서는 지역 무역 육성방안 등 다양한 영역의 권고사항이 G20 의장국인 인도에 공식 전달되고 특히 인도의 성장 스토리도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 디올, 9월 2일부터 ‘Lady Dior Celebration’ 전시회

    디올, 9월 2일부터 ‘Lady Dior Celebration’ 전시회

    Lady Dior 특별한 역사·한국 아티스트 작품들로 공간 마련프랑스 럭셔리 패션하우스 디올(DIOR)이 오는 9월 2일부터 서울 성수동 컨셉 스토어에서 ‘Lady Dior Celebration’ 전시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현대 아트 페어인 프리즈(Frieze)를 기념해 디올과 한국의 견고한 인연과 끊임없이 재창조되는 시대를 초월한 브랜드의 아이콘 Lady Dior의 특별한 역사가 깃들어 있는 뛰어난 장인 정신을 조명한다. Lady Dior은 Lady Dior As Seen By와 Dior Lady Art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 디자이너들의 대담한 시각으로 매 시즌 새롭게 재해석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24인의 상징적인 한국 아티스트 박선기, 최정화, 지지수, 김홍석, 하종현, 김희원, 오세정, 이지아, 권죽희, 이정진, 홍정표, 이광호, 천경우, 이불, 이헌정, 이건용, 김민정, 오유경, 황란, 수 써니 박, 강서경, 박원민, 윤예섬, 제이디 차가 재해석한 42점의 작품들과 글로벌 아티스트의 작품들도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내재된 완벽함과 본질을 서정적으로 승화시킨 작품들과 무한한 잠재력으로 가득한 디올의 ’Lady Dior Celebration’ 전시회는 디올 성수 컨셉 스토어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메시, “계획되지도 원하지도 않았던 일, 바르사 떠나고 싶지 않았다”

    메시, “계획되지도 원하지도 않았던 일, 바르사 떠나고 싶지 않았다”

    “바르사로 떠나고 싶지 않았다”. 미국프로축구(MLS) 무대 데뷔 이후 6경기 연속골(9골)을 쓸어 담으며 연착륙한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가 2년 전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 이적을 떠올리며 “계획되지도, 원하지도 않았었다”라고 털어놨다. 메시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의 DRV PNK 스타디움에서 열린 첫 현지 취재진과의 공식 기자회견에서 “미국에 도착한 첫날부터 많은 팬의 환대를 받았다. 나에 대한 대우도 엄청나다.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한국시간으로 20일 오전 10시 예정된 인터 마이애미-내슈빌 SC의 2023 리그컵 결승전을 앞두고 진행됐고, 메시는 70여명의 기자로부터 10개의 질문만 받았다.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많은 것을 고려한 끝에 가족들과 함께 결정했다. 내 평생 즐겨왔던 축구를 계속 즐기고 싶어서 이것을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메시는 2021년 친정팀 FC바르셀로나(스페인)를 떠나 PSG로 이적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2년 전 PSG 유니폼을 입으면서 첫 이적을 경험한 메시는 “PSG로 떠난 것은 계획되지도, 원하지도 않았던 일”이라며 “나는 바르셀로나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라고 고백했다.당시 바르셀로나는 재정난에 시달리며 고액 연봉의 메시를 감당하기 어려워졌고, 메시는 연봉 삭감에 동의했지만 끝내 바르셀로나가 재계약 포기를 선언하면서 끝내 눈물의 고별 인사를 남기고 PSG로 이적했다. 메시는 이어 “그라운드에서 보여준 결과는 물론 우리 가족들의 일상을 보면서 지금은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미국 무대 진출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케빈 더브라위너와 엘링 홀란(이상 맨체스터시티)과 함께 2022-~23 유럽축구연맹(UEFA) 올해의 선수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린 메시는 지난해 발롱도르 후보에서 빠지는 아쉬움을 맛봤다. 이와 관련, 메시는 “개인 차원에서는 아름다운 상이지만 결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팀이 더 중요하다”면서 “나에게 가장 큰 상은 2022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이었다. 나는 오늘도 이 순간을 즐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 [법안톺아보기] “개 수난사 끝내자”…‘개 식용 종식법’ 이번에는?

    [법안톺아보기] “개 수난사 끝내자”…‘개 식용 종식법’ 이번에는?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본연의 임무는 입법 기능입니다. 국회에서 발의된 무수한 법률안은 실제 법과 정책으로 발현돼 국민의 삶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사장되기도 합니다. 서울신문은 [법안 톺아보기]로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법안들을 조명합니다. 3명 중 2명 “개 식용 금지해야” 개 식용 부정적 인식도 93% 달해 김건희 시작으로 여야 모두 한 목소리 “개고기나 먹어라” 손흥민 선수가 눈부신 활약을 보인 날엔 꼭 그의 SNS에 이 같은 조롱이 쏟아진다. 비단 손 선수의 일만은 아니다. 최근엔 황희찬 선수도 개 식용을 소재로 한 혐오표현의 피해를 겪고 있다. 그 원조 격은 박지성 선수다. “박지성, 박지성, 너가 어디에 있든 너희 나라에서는 개를 먹지.” 박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시절 팬들이 만든 응원가엔 개 식용에 대한 조롱이 담겼다. 월드컵이 열렸던 지난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한국인은 야만인”이라는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의 비난이 있다. ‘개 식용 문제’를 두고 손석희 당시 앵커와 라디오 생방송 인터뷰에서 설전을 벌이던 도중 나온 말이었다. 당시 이는 국민적 공분을 샀고 개 식용을 ‘문화 상대주의’ 관점에서 봐야한다는 주장을 강화했다.수십 년에 걸친 지난한 논쟁을 거치면서 개 식용을 바라보는 국민적 시각도 크게 변했다. 서울대 수의대 수의인문사회학교실 천명선 교수팀이 지난해 4월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개식용 관련 인식 설문조사에서 ‘개 식용을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64%였다. 3명 중 2명이 개 식용 금지법 제정에 찬성한다는 뜻이다. 개 식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비율도 93%(매우 부정적 28%, 다소 부정적 65%)에 달했다. 김건희 여사가 개 식용 금지 입장을 적극 피력하고, 여야도 이에 호응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김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개 식용 문화 종식’을 현 정부 임기 내 이루겠다고 언급하는 등 주기적으로 개 식용 금지 관련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세계적 영장류 학자이자 환경 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를 만나 “한국 사회가 개 식용 문화의 종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이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4월 “1500만 반려인 시대에서 개와 고양이를 먹는 문화는 이제 근절돼야 한다”며 개 식용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지난 4월 “개 불법 사육, 도축, 식용을 금지하고 관련 상인의 안정적 전업 지원하는 특별법을 발의하고 통과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김 의장은 지난 10일 말복을 맞아 “말복 개 수난사를 끝내자”고 강조했다. 국회 차원의 ‘초당적 개 식용 종식 모임’도 다음주 출범을 앞두고 있고, 개 식용 종식 촉구를 위한 결의안도 추진되고 있다. 개 식용 종식 특별법·동물보호법 등 계류“개 식용 목적 도살 금지…관련업 지원” 현재 국회 계류 중인 개 식용 금지 법안은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 동물보호법 개정안, 축산법 개정안 등 총 7개다. 우선 가장 최근에 발의된 법안은 한정애 민주당 의원,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개 식용 금지’만을 위해 만든 특별법이다. 한 의원은 제안 이유에서 “개를 식용 목적으로 사육·도살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관련 업의 폐업 및 업종 전환 시 지원책을 마련해 잘못된 관행인 개 식용을 종식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개를 ‘가축’의 범위에서 제외해 개 식용의 근거를 차단하는 취지의 법안도 있다. 현행 축산물 위생관리법상 개는 가축에 포함이 안되고, 식품위생법상 개고기는 식품 원료로 쓸 수 없어 개를 도축·유통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러나 축산법에 따르면 개는 가축에 해당돼, 개 사육 농가들은 이 같은 법의 허점을 이용해 식용 목적의 개를 길러왔다. 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박홍근·이용빈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축산법 개정안은 개를 가축의 범위에서 제외한다. 보다 이전에 발의된 동물보호법 개정안은 우회적으로 개 식용을 막으려는 시도다. 동물을 학대한 자에 대해 동물사육금지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해, 개를 도살해 식용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이 같은 노력이 이어졌었다. 이상돈 바른미래당 의원의 축산법 개정안, 표창원 민주당 의원의 동물보호법 개정안 등이다. 이 의원 법안은 가축의 정의에서 개를 명시적으로 제외, 표 의원 법안은 동물을 무분별하게 도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두 법안 모두 대한육견협회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대 여론에 가로 막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서울시 ‘개고기 취급하면 500만원’ 조례육견협회 등 업계 생존권 위협에 반대 폭주 서울시의회에서 개 식용 금지를 골자로 하는 조례안 제정을 시도했을 때도 이 같은 갈등 양상이 되풀이됐다. 서울시의회는 지난 5월 ‘개·고양이 식용 금지에 관한 조례안’이 발의했다. 개고기 취급 업체에 5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고 개·고양이 식용 금지를 위한 시장의 책무를 규정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자 서울시의회 홈페이지에는 조례 제정 반대 의견이 폭주했다. 관련 업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이유였다. 육견협회는 지난 달 서울 한복판에서 개고기를 시식하는 퍼포먼스까지 벌이는 등 개고기 금지법에 반발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에 위치한 개 농장 1156곳에서 52만 마리의 개가 길러지고 있다. 개고기를 취급하는 식당도 1600곳이 넘는다. 개고기를 처음으로 법 테두리 안에 둔 건 1975년 국회였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자그마치 49년째 ‘개고기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어느 때보다 논의가 무르익은 만큼 이번 국회에서는 개 식용 금지 법제화가 결론을 맺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특별법을 발의한 한정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개 식용 관련 이해관계자들도 이 업종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오히려 이런 논의를 통해 전업·폐업의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면서 “법안이 9월 정기국회 때 농해수위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 “아직 살아있다” 크리스티나 반가운 ‘근황’

    “아직 살아있다” 크리스티나 반가운 ‘근황’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크리스티나가 근황을 밝혔다. 17일 방송된 tvN STORY 예능 ‘살아있네! 살아있어’에는 크리스티나를 비롯해 이다도시, 줄리언 등 원조 외국인 스타들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크리스티나는 특유의 딕션과 함께 “섭외가 왔을 때 프로그램 이름을 듣고 ‘사람들이 내가 죽은 줄 알아요?’라고 반응했다”며 “깜짝 놀랐지만 저는 아직 잘 살아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현재 근황에 대해 그는 “아직까지 항상 바쁘게 지내고 있다. 닭띠라서 닭처럼 바쁘다. 한국에 살고 있고 영어를 사용해서 온라인으로 미국 고등학생들에게 프랑스어, 이태리어를 가르친다”고 했다. 또 “그래서 가끔 헷갈리는데, 언어를 여러 가지를 쓰고 있는 것이 복잡하면서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녀들의수다(미수다)에 함께 출연했던 멤버들과 여전히 친분을 유지 중이라는 그는 “멤버들과 여전히 연락을 잘하고 지낸다. 지난주에도 만났다. 에바씨 만났고, 리에씨도 잘 만난다. 리에씨는 지금 요가 선생님으로 활약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한다. 또 이날 함께 출연한 이다도시는, 1990년대에 방송했던 원조 외국인 방송 ‘임백천의 월드쇼’가 방송됐던 시기와 첫 활동 시기를 떠올리며 “한국에 온 지 30년이 넘었다. 그때는 주변에서 한국 간다니까 불쌍하게 봤다. ‘못 사는 나라’라고 이상하게 생각했고, 북한인지 남한인지도 모르던 시절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고향에 가면 방탄소년단(BTS) 사진이나 한국 화장품 가져온 거 없는지 물어본다. 드라마부터 K-뷰티, K-콘텐츠까지 다 알고 있다”고 180도 달라진 한국 위상을 전해 시선을 모았다.
  • 트럼프에 독극물 편지 보낸 캐나다 여성에 “징역 262개월”

    트럼프에 독극물 편지 보낸 캐나다 여성에 “징역 262개월”

    캐나다 여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리신(risin, 피마자 또는 아주까리 콩 종자에 있는 독성 단백질)을 묻힌 편지를 보낸 혐의 등으로 22년 가까이를 갇혀 지내게 됐다. 파스칼레 페리어(56)는 생물학적 무기를 사용한 혐의에 대해 지난 1월 유죄 인정을 했고 17일(현지시간) 선고된 양형에 대해서도 이미 합의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가 편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려 했던 시점은 2020년 9월이었으며, 백악관에 전달되기 전에 적발됐다. 페리어는 법정에서 자신의 계획이 실패했고 “트럼프를 멈출 수 없었다”며 후회한다고 밝혔다. 장황한 법정 진술 도중 자신을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활동가라고 주장했으며 “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평화로운 수단을 찾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트럼프에게 대통령 선거 출마를 포기하라고 강력히 촉구하는 내용의 편지에 묻은 그녀의 지문을 찾아냈다. FBI의 공소 서류에 따르면 문제의 편지에는 “나는 당신의 새 이름을 발견했다. ‘추악하고 독재적인 어릿광대’”라는 내용이 있었다. 지방법원 판사 댑니 프리드리히는 페리어에게 262개월형을 선고했다. 22년에서 두 달이 모자란다. 형기를 마친 뒤 캐나다로 송환되고 미국에 돌아온다면 평생을 보호관찰을 받으며 살게 된다. 프리드리히 판사는 피고의 행동이 “잠재적으로 치명적”이었으며 “본인에게도, 사회에게도, 잠재적인 피해자에게도 해를 끼치는 일이었다”고 판시했다. 페리어는 또 여덟 명의 텍사스주 사법기관 관리들에게도 비슷한 편지를 보낸 사실을 인정했다. 2019년 자신이 불법 무기를 지닌 채로 면허증 없이 운전한 사실 때문에 10주 동안 구류된 일에 대해 앙갚음하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다. 프랑스와 캐나다 이중 국적을 지닌 그녀는 2020년 9월 국경을 몰래 넘어 뉴욕주 버팔로에 들어온 혐의로 체포됐다. 총과 흉기, 탄약 뭉치를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나중에 자신의 퀘벡주 집에서 리신을 제조한 뒤 편지 봉투에 붙였다고 인정했다. 리신은 아직 해독제가 만들어지지 않았고, 과다한 용량이 인체에 들어가면 36~72시간 안에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P) 자료에 나와 있다. 2014년에도 미시시피주의 한 남성이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여러 관료들에게 리신이 묻은 편지를 보낸 혐의로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 [세종로의 아침] 88년 용띠 박인비와 신지애의 19번 홀/최병규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88년 용띠 박인비와 신지애의 19번 홀/최병규 문화체육부 전문기자

    1988년생 용띠 신지애는 올해 35세다. 2013년 2월 호주여자오픈 우승으로 11승을 기록한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떠난 그는 지금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로 옮겨가 11년째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전남 함평골프고 때인 2005년을 시작으로 18년 동안 국내외에서 올린 승수는 65승이나 된다. 개척교회 목사의 딸로 태어난 그의 가족사는 그리 순탄치 않다. 어린 시절 이모 생일잔치에 가는 길에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잃었다. 두 동생은 뼈가 으스러지면서 1년을 병상에서 지내야 했다. 아버지 신제섭씨는 보험금을 맏딸의 골프에만 썼다. 신지애 골프의 자양분은 바로 가족의 희생이었다. 30대 중반은 여자 골프 선수로는 할머니 대접을 받는 나이다. 10대 후반 만개했다가 20대 중반에 시드는 반짝스타들이 즐비한 요즘엔 더욱 그렇다. 그런 그가 최근 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AIG(브리티시) 여자오픈 3위에 올라 건재를 과시했다. 앞서 한 달 전에는 US여자오픈 공동 2위에 올랐다. 줄리 잉스터가 붙여준 ‘초크라인’(목수가 튕기는 먹선)이라는 별명이 살아난 듯 페어웨이 적중률은 85.7%를 찍었다. 4라운드에서만 4타를 줄인 그를 보고 후배 선수들은 “지애 언니가 미쳤다”고 혀를 내둘렀다. 두 번 모두 우승 문턱에서 물러났지만 신지애도 메이저 제패 경험은 있다. 2008년과 2012년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다. 출전 자체가 자연과의 ‘밀당’이다. 신지애는 황무지를 할퀴는 비와 바람을 다스릴 줄 알았다. 지난했던 가족사처럼 코스 위의 온갖 고난을 인내심으로 버텨 냈다. 하지만 155㎝ 단신으로 때리는 240야드 남짓한 비거리로는 점점 더 길어지는 코스가 벅찼다. 일본 투어로 눈을 돌린 뒤에야 그는 마음껏 승수를 주워 담았다. 지난 6월 JLPGA 투어 30승째를 쌓았고 누적 상금은 12억 9500만엔을 훌쩍 넘어섰다. 신지애는 2013년 LPGA 투어를 떠나면서 “한국과 미국에 이어 일본 투어 상금왕에 도전하겠다”고 했지만, 그 약속을 지난 10년 동안 지키지 못했다. 그러나 17일 현재 1위 야마시타 미유에게 860만엔 차로 근접했다. 연말이면 11년 묵은 약속을 지킬 수 있다. ‘골프 여제’ 박인비도 1988년생이다. 1998년 US여자오픈에서 개울에 담근 박세리의 새하얀 발목을 보고 골프채를 잡은 ‘세리 키드’라는 것도 신지애와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유복한 환경에서 골프를 키웠다는 점이다. 박인비는 2013년 4개의 메이저 트로피 가운데 3개를 쓸어 담으면서 신지애가 떠난 LPGA 투어를 넘겨받았다. 2년 전 KIA 클래식을 마지막으로 메이저 7승을 포함해 LPGA 투어 21승을 일궈 냈고 리우올림픽 금메달을 보태 ‘골든슬램’까지 이뤘다. 27세 10개월이던 2016년 최연소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됐으니 골프 선수로서 이룰 건 더는 없다. 하지만 박인비도 또 다른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 14일 대한체육회 원로회의의 지지를 받아 사실상 한국의 후보로 선정된 박인비는 내년 여름 올림픽이 열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골프 경기인 최초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한다. “500㎞를 발로 뛰어 올림피언들의 동의를 얻어내겠다”는 게 그의 각오다. 땀과 눈물, 환희가 엇갈린 라운드를 마친 뒤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함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며 지나온 18개 홀을 복기하는 곳, 그곳이 골프인들에겐 이른바 19번째 홀이다. 하지만 이 두 명의 용띠 동갑내기들에겐 아무도 가지 못했던 길을 시작하는 또 다른 1번 홀이다.
  • 개최지 결정 100일 앞으로… 부산엑스포 유치위 ‘총력전’

    개최지 결정 100일 앞으로… 부산엑스포 유치위 ‘총력전’

    ‘2030 세계박람회’의 개최지 결정일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가 박람회 유치 성사를 위한 본격적인 ‘고삐 당기기’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일 이창양 산업부 장관 주재로 서울 종로구 유치위원회 대회의실에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그간 유치위원회의 추진 상황과 향후 계획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세계박람회 유치 장소 결정일은 11월 28일로 오는 20일이면 ‘D-100’을 맞는다. 유치위원회 사무국을 맡고 있는 산업부 유치지원단은 이날 회의에서 유치위원회 차원의 대외교섭과 국제박람회기구(BIE) 심포지엄 및 경쟁 프레젠테이션(PT) 발표 대응상황, 대외 홍보 등 전반적인 유치활동 계획에 대해 보고했다. 외교부는 유치교섭을 모든 외교활동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향후 양자 및 다자 회의, 해외 방문·방한 일정 등을 유치교섭의 계기로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사무국을 맡은 민간유치지원위원회 역시 하반기 민간기업의 유치교섭 계획을 발표하면서 기업들 역시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부는 세계박람회 유치에 만전을 기하고자 BIE 사무국이 있는 프랑스 파리에 태스크포스(TF) 팀을 파견하기로 하는 등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 장관은 “유치위원회 출범 이후 1년 넘게 달려오며 우리나라를 지지하는 국가가 많이 늘었지만 타 후보도시의 인지도 등으로 볼 때 모두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들”이라며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유치활동에 총력을 다하고 있어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업부 차원에서도 가용한 협력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표심 확보에 끝까지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후보 도시로는 우리나라의 부산 외에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등이 올라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 중 리야드가 부산에 대적하는 가장 위협적인 후보도시로 꼽힌다. 세계박람회 개최지는 100여일 뒤 후보국들이 5차 경쟁 PT를 마친 뒤 179개 회원국의 비밀투표로 결정된다. 산업부는 최근 ‘실패한 국제행사’ 선례가 되어버린 새만금 세계잼버리 사태로 인해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에도 불똥이 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일축했다. 두 행사의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데다 세계박람회 유치에선 민관 공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 9일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잼버리 사태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 스페인 유명 관광지서 여성 관광객, 집단 성폭행 당해…불법 촬영까지

    스페인 유명 관광지서 여성 관광객, 집단 성폭행 당해…불법 촬영까지

    스페인 유명 관광지 마요르카 섬에서 여성 관광객이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한 달 만에 또 다시 발생했다. 17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인 마요르카 남서부 휴양 도시 마갈루프에서 모두 20대 남성인 프랑스 관광객 5명과 스위스 관광객 1명이 지난 14일 18세 영국 여성 관광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스페인 중앙 경찰인 과르디아 시빌은 전날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면서도, 성폭행 용의자들의 체포는 한 호텔 보안팀의 신속한 신고 전화 덕이라고 말했다. 당시 보안팀 직원들은 호텔 앞 거리에서 큰 소리로 울면서 도움을 청하는 피해 여성을 발견했다. 이 여성은 이후 신고 받고 출동한 경찰에 자신을 성폭행한 남성들의 인상착의 등을 설명하고, 그중 적어도 1명이 범행 장면을 촬영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몇 시간 만에 지목당한 용의자 6명이 모두 경찰에 체포됐고, 여성이 말한 증거 영상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당시 한 파티에서 나중에 가해자로 돌변하는 이 남성들과 처음 만나 함께 술을 마셨다. 이후 여성은 남성 한 명의 호텔 방으로 남성 일행들과 술을 더 마시러 갔다가 범죄 대상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역의 식당과 술집은 ‘관광객 폭음 방지법’에 따라 오후 9시 30분부터 다음 날 아침 8시까지 술을 팔 수 없기 때문이었다.이번 사건으로 성폭행범으로 지목된 남성들은 지난 15일 중심 도시 팔마데마요르카에 있는 법원에 출두했다. 수갑이 채워진 채 경찰에 의해 호송되는 이들의 모습은 배포 사진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현재 가해자들은 구치소에 수감돼 있지만, 아직 누구도 공식적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아직 수사가 진행 중에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에서는 집단 성폭행 혐의가 인정돼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마요르카 섬에서 관광객에 의한 집단 성폭행 사건은 한 달 들어 두 번째다. 지난달 13일 20~21세 독일 관광객 6명은 마요르카 인기 관광지 팔마 해변의 한 호텔에서 18세 독일 여성 관광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여성은 친구들과 함께 팔마 해변 대로를 찾았다가 가해자 남성 한 명을 만나 술을 마시고 그의 호텔 방에 술을 더 마시러 따라갔다가 성폭행을 당했다. 경찰 진술에서 여성은 호텔 방에 또 다른 남성 5명이 술을 마시고 있어서 곧 바로 빠져 나가려고 했지만 자신을 그곳까지 데려간 남성이 그들과 함께 나가지 못하게 막고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마요르카는 ‘더 큰 섬’이라는 뜻의 라틴어 인술라 마이오르(insula maior)에서 유래한 스페인 최대 섬으로, 남유럽 지중해 발레아레스 제도에 위치한다. 크기는 우리나라 제주도의 2배 정도로 알려졌다.
  • “스페인 덤벼라”… 잉글랜드, 사상 첫 결승행

    “스페인 덤벼라”… 잉글랜드, 사상 첫 결승행

    탄탄한 수비력으로 돌풍의 팀 호주를 제압한 잉글랜드가 여자월드컵 우승을 놓고 스페인과 결전을 치른다. 잉글랜드는 16일 오후 7시(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4강전에서 개최국 호주를 3-1로 이기고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2015년 캐나다 대회와 2019년 프랑스 대회 준결승에서 연속 탈락했던 설움을 씻고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랭킹 4위 잉글랜드는 2022년 여자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여자 유로)에서 사상 첫 우승을 달성한 뒤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 이번 월드컵에서도 정상을 노린다. 오는 20일 스웨덴을 꺾고 결승에 오른 스페인과 우승컵을 놓고 맞대결한다. 잉글랜드는 조별 리그부터 8강까지 5경기 무패 10득점 2실점을 기록한 막강한 경기력을 이날도 보여 줬다. 스리백의 압박 수비로 호주 공격을 차단했고, 정확한 슈팅으로 역습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호주는 역대 최고 성적인 4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종아리 부상으로 조별리그에 나서지 못한 간판 공격수 샘 커가 환상적인 동점 골을 넣어 기대를 모았지만, 프랑스와의 8강 연장 승부에 따른 체력 부담을 이겨 내지 못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를 주도한 잉글랜드가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36분 엘레시아 루소가 상대 페널티박스 안 왼쪽 골라인 근처에서 공을 지켜낸 뒤 중앙으로 내줬고, 엘라 툰이 이어받아 골키퍼가 손쓸 수 없는 골대 오른쪽 구석에 꽂아 넣었다. 호주의 해결사는 커였다. 후반 18분 역습 상황에서 공을 받은 커가 혼자 드리블하다 페널티아크 뒤쪽에서 오른발로 중거리슛을 때렸는데 공이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잉글랜드가 곧바로 반격했다. 후반 26분 로렌 헴프가 후방에서 길게 올린 패스를 상대 수비 엘리 카펜터와의 몸싸움 끝에 따내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이어 후반 41분 헴프의 스루패스를 받은 루소가 절묘하게 마무리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 8750억원 쏟은 사막의 ‘축구 메카’

    8750억원 쏟은 사막의 ‘축구 메카’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페셔널리그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빅리그로 도약하고 있다. 이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 카림 벤제마(알이티하드), 네이마르(알힐랄)가 우승을 다투는 리그가 됐다. 알힐랄은 16일(한국시간) “네이마르와 2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알힐랄이 네이마르가 뛰던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에 지급한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유럽 매체들은 9000만 유로(약 1315억원)로 추정했다. 영국 BBC는 또 네이마르의 연봉이 최대 1억 5000만 유로(2192억원)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월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쌍벽을 이루는 호날두가 사우디에 입성한 뒤 지난해 발롱도르를 수상한 벤제마에 이어 브라질 축구를 대표하는 네이마르까지 세계 최정상급 스타들의 사우디행이 잇따르고 있다. 이날 AFP통신은 최근 사우디 리그에 합류한 주요 선수들을 등급별로 분석했다.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거물 선수들인 ‘스타’ 등급에는 호날두와 벤제마, 네이마르 외에 은골로 캉테, 파비뉴(이상 알이티하드), 리야드 마레즈(알아흘리), 사디오 마네(알나스르)가 이름을 올렸다.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로는 마르첼로 브로조비치(알나스르), 조던 헨더슨(알에티파크), 호베르투 피르미누, 에두아르 멘디(이상 알아흘리), 칼리두 쿨리발리(알힐랄) 등이 있다. 과거 사우디 등 중동 리그는 30대를 넘겨 은퇴를 앞둔 선수들이 가는 곳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달라졌다. 젊은 선수들의 발길도 잦아지고 있다. AFP는 세코 포파나(알나스르),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후벵 네베스(이상 알힐랄), 알랑 생막시맹(알아흘리) 등을 유럽 무대를 뒤로하고 사우디행을 택한 20대 ‘라이징 탤런트’로 분류했다. 스타 감독들도 사우디로 향하고 있다. 스티븐 제라드 감독이 알에티파크 지휘봉을 잡았고, 웨스트햄 사령탑을 역임한 슬라벤 빌리치 감독은 알파테흐 사령탑이 됐다. 네이마르가 입단한 알힐랄은 벤피카, 페네르바흐체 등을 이끌었던 조르즈 제주스 감독이 지휘한다. 로이터통신은 “2023~24시즌 개막을 앞두고 사우디 팀들이 선수 영입에 쓴 돈은 6억 유로(8750억원)가 넘는다”고 보도했다. 네이마르가 9000만 유로로 가장 많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알힐랄로 옮긴 마우콩 시우바도 6000만 유로의 이적료가 발생했다. 호날두와 벤제마는 계약 만료 뒤 팀을 옮겼기 때문에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았다. 사우디 리그 2023~24시즌은 지난 11일 개막했다. 내년 5월 말까지 이어진다. 지난 시즌 우승은 알이티하드가 차지했다. 알힐랄은 통산 최다 18회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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