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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기 관련 감염병 급증… 대규모 사망자 발생 가능성은? [핵잼 사이언스]

    모기 관련 감염병 급증… 대규모 사망자 발생 가능성은? [핵잼 사이언스]

    미국 일부 지역에서 20년 만에 말라리아 감염 사례가 확인됨에 따라 ‘모기와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모기가 기후변화의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암울한 예측도 잇따랐다.  로이터 통신의 지난달 27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2개월 동안 플로리다와 텍사스에서 총 5명이 말라리아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플로리다의 사례 4건은 모두 동일한 지역에서 발생한 만큼, 지역 내 숨겨진 감염사례가 추가로 있는지 확인하는 역학조사가 진행 중인 동시에, 감염 매개인 모기의 개체 수를 모니터링하는 작업도 시작됐다.  미국에서 말라리아 확진 사례가 나온 건 지난 2003년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모두 8명이 감염된 게 마지막이었다.  미국 내 무더기 감염 사례가 기후변화와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추가 조사가 진행되야 하겠지만,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미국 내 말라리아 감염 사례가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기온 상승은 모기의 생존 확률을 높인다. 동시에 기생충이나 바이러스가 모기 체내에서 증식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단축해 준다.  영국 런던 위생 열대의학 대학원의 올리버 브래디 교수는 “기온이 오를수록 모기들은 더 빨리 성장하고, 더 오래 살 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전염병 전파 위험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비영리 단체인 클라이밋 센트럴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미국 내 250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70% 이상의 지역이 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변한 상태다.  남미 및 유럽에서도 모기 서식지 확대 추세 기후변화로 인해 모기가 서식하기 좋은 지역이 확대되는 현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도 관찰됐다.  남미 페루에서는 올해 14만 6000명의 뎅기열 환자가 발생하고 이중 248명이 사망했다. 뎅기열은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대표적인 감염병이다. 현지 보건장관은 정책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까지 했다.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ECDC)가 지난 2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서도 모기를 매개로 한 감염병이 급증했다. 뎅기열 감염은 프랑스 65건, 스페인 6건 등 71건이다. 이는 유럽에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11년 동안 보고된 74건과 거의 비슷한 수치다.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다른 감염병인 웨스트나일열도 지난해 유럽에서 1천133건(사망자 92명)이 발생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사망자 발생 가능성은? 말라리아나 뎅기열 등으로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은 아직까지 낮은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단계도 아니라는 것이 과학자들의 경고다.  지구변화 생물학자인 조지타운대학교의 콜린 칼슨 교수는 "10억명 인구가 뎅기열 전염에 적합한 기후에 새로 노출되게 될 것"이라며 "이들 인구 중 대부분은 서유럽과 미국, 중국 내 온대 지역 거주자"라고 경고했다.  캐리 생태계 연구소(CIES)의 질병생태학자 섀넌 라도는 "온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자기들 삶의 방식이 매우 극적으로 바뀌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국내 첫 임신한 레즈비언 부부 나왔다…“9월 출산”

    국내 첫 임신한 레즈비언 부부 나왔다…“9월 출산”

    에세이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의 저자 김규진씨는 지난 2019년 동성 연인과 미국 뉴욕에서 정식 부부가 됐다. 그해 11월 한국에서도 결혼식을 올린 김규진씨는 신혼여행 휴가를 받기 위해 회사에 청첩장을 내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30일 한겨레의 단독 인터뷰에 따르면 이들 부부는 곧 엄마가 된다. 벨기에의 한 난임병원에서 기증받은 정자로 인공수정을 한 김규진씨는 현재 임신 8개월 차다. 국내에서 동성 커플의 임신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김규진씨는 “원래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었다”면서 “이성애자였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였을 것 같다. 좋은 부모 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만난 여성 상사에게 ‘난 와이프가 있다’고 말했더니 ‘그렇구나. 근데 애는 낳을 거지?’라고 묻더라. 내가 레즈비언이란 것에 놀라지 않았다는 점과 동성 커플에게 출산을 추천한다는 점에서 놀랐다”며 아이를 가지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임신을 결정하는데 가장 결정적이었던건 김규진씨가 현재 ‘행복’하다는 점이었다. 그는 “불행은 내 대에서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선택한 가정에서 행복을 느꼈다. 제가 행복하니까 자녀도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그리고 무엇보다 언니가 나보다 더 좋은 엄마가 돼 줄 것 같았다”고 전했다. 부부는 출산 후 평범하게 산후조리원에 입소해 몸조리를 할 예정이다. 난관도 있다. 두 사람은 한국에선 법적 부부가 아니기 때문에 부부나 부모로서 법의 보호나 혜택 등을 누릴 수 없다. 김규진씨의 배우자 김세연씨는 법적으로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도 쓸 수 없다. 부부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아이가 ‘아빠가 없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면 이민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김규진씨는 “여전히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에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연씨는 “‘아이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럼 당신이 도와주면 되겠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 분들이 도와주면 더 좋은 사회가 빨리 올 수 있을 것”이라며 희망을 내비쳤다.
  • 공구 정리의 달인이 되어보자[김기자의 주말목공]

    공구 정리의 달인이 되어보자[김기자의 주말목공]

    목공학원에서 교육을 마치고 친구의 공방을 다니게 됐다. 그는 공구 마니아였다. 공구를 쓰는 것보다 사는 걸 더 좋아했다. 캐비닛형 테이블쏘 2대를 비롯해 각도절단기, 고가의 인크라 리프트를 장착한 루터 테이블, 묵직한 수압 대패와 자동 대패, 여기에 비싼 전동 공구인 도미노, 그리고 서양 대패 가운데 최고로 쳐주는 베리타스와 리닐슨 대패를 종류별로 갖추고 있었다. 친구의 비싼 공구를 가끔 빌려 쓰면서 행복했지만, 동시에 끔찍하기도 했다. 녀석이 도무지 정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직각자나 삼각자 등 기본적인 측정 공구들은 어디에 있는지 한참을 찾아야 한다. 나사도 종류별로 갖췄는데, 크기가 다른 나사가 항상 섞여 있어 정작 필요할 땐 서랍을 이리저리 뒤져야 했다. 값비싸고 좋은 기계면 뭘 하나.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영점이 안 맞거나 톱날 각이 틀어져 있기 일쑤였는데. 하나에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대패가 선반 위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걸 보면 가슴이 아플 지경이었다.목공을 하면 할수록 공구도 점차 늘어난다. 다들 처음엔 전동 드릴, 전동 드라이버 그리고 몇 종의 나사를 들고 시작한다. 그러다 이거 하나 있으면 작업이 편해질 거 같아 사고, 저거 하나 있으면 실력이 늘겠지 싶어 또 산다. 실력이 늘면 공구가 늘어나지만, 공구가 늘어난다고 실력이 좋아지진 않는다. 정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주체하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난 물건들 때문에 쩔쩔매게 된다. 공구를 정리하지 않은 채 쓰면 위험하고, 작업 효율도 크게 떨어진다. 공구를 늘어놓고 함부로 굴리다 보면 녹이 슬거나 망가져 못 쓰게 될 때도 있다. 친구가 공방을 접은 뒤 열쇠공방으로 옮겼다. 이곳은 회원들에게 개인 공구를 보관하라고 철제 선반을 하나씩 준다. 앞서 친구 공방에서 정리의 중요성을 깨달은 터라, 공구 정리 기법을 다룬 유튜브 등을 많이 보면서 연구를 꽤 했다.그때 눈에 띈 게 바로 ‘프렌치 클리트(French Cleat)’였다. ‘프렌치’라는 단어로 유추해볼 때, 프랑스에서 개발했거나 대중화한 방식일 것이다. ‘클리트’는 밧줄을 거는 막대나 갈고리를 가리킨다. 단면을 45도로 자른 막대를 벽면에 일정한 간격으로 붙이고, 부착하려는 공구 등에 막대의 토막을 거꾸로 붙여 서로 맞물리게 걸어 고정하는 방법이다. 철제 선반을 받은 뒤 기둥 틈에 건축용 각재를 끼워보니 빈틈없이 들어간다. 여기에 15㎜ 두께 자작 합판을 붙여 3면을 모두 둘렀다. 100㎜ 폭으로 자작 합판을 켠 뒤 테이블쏘 톱날을 45도로 기울여 정중앙을 한 번 더 켠다. 이렇게 잘라낸 긴 막대를 밑에서부터 일정하게 채워나간다. 수평계를 이용해 수평을 확인하며 일정한 간격으로 붙여야 한다. 막대와 막대 사이 간격은 막대 폭보다 조금 더 주는 게 좋다. 갈고리를 걸듯 걸어야 하므로 틈이 좀 있어야 한다. 10~15㎜ 정도가 적당하다. 본드를 붙여 붙인 뒤 수평이 맞으면 타카로 고정하고, 나사로 중간중간 박아서 단단히 고정한다.그다음으론 여기에 부착할 작은 공구함이나 거치대를 만든다. 공구를 사용하기 쉽도록 직관적으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예컨대 타카와 전동 드릴, 전동 드라이버 등을 걸어두는 공구함을 만들 땐 공구를 바로 넣고 바로 뺄 수 있도록 한다. 드릴·드라이버 비트 등은 모양을 잘 볼 수 있도록 거치대 형식이 좋다. 이렇게 공구에 맞춰 공구함이나 거치대를 일일이 만드는 게 사실 귀찮긴 하다. 그런데 만들고 나면 이것만큼 편한 게 없다. 공구함을 마음대로 빼고 넣을 수 있어서 효율적이다. 가장 자주 쓰는 것은 가운데에 두고, 자주 쓰지 않는 것들은 끝 쪽으로 배치하는 게 좋다.공구를 거치할 때는 구멍이 뚫린 타공판을 걸어두고, 거기에 목심 같은 핀을 꼽아 공구를 걸어놓는 방식도 많이 쓴다. 그러나 이 방법은 타공판이 다 차면 더 이상 공구를 걸 수 없다. 프렌치 클리트는 공구함을 만들어 걸치는 방식이어서 물건을 좀 더 담을 수 있다. 예컨대 원형 사포를 보관할 때는 서랍이 여러 개인 작은 서랍장처럼 만들면 수십장을 수월하게 보관할 수 있다. 게다가 보기에 좋다. 공구에 딱 맞는 공구함이 오밀조밀 들어선 것을 보면 안정감이 느껴지고, 때론 뿌듯해진다. 처음엔 수고스럽지만, 정리는 초반에 제대로 해야 한다. 그래야 두고두고 편하다. ‘정리의 달인’이 된다는 마음으로 시작해보길 권한다. 그래야 더 즐길 수 있고, 그래야 더 오래 할 수 있다.관심은 가지만 섣불리 시작하기 어려운 목공. 해보고는 싶은데 어떨지 잘 모르겠다면 일단 한 번 글로, 눈으로 들여다보세요. 주말이면 공방에서 구슬땀 흘리는 김기중 기자가 목공의 즐거움을 이야기합니다. ‘김기자의 주말목공’은 매주 토요일 아침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 지갑 닫는 中·유럽 … 글로벌 경제 지탱하던 소비마저 꺾인다

    지갑 닫는 中·유럽 … 글로벌 경제 지탱하던 소비마저 꺾인다

    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지는 글로벌 경제를 지탱하는 소비의 증가세가 꺾이고 있다는 진단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도 소비 회복세가 기대를 밑돌며 글로벌 제조업 경기 부진이 깊어지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분출하는 듯했던 소비마저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여파로 다시 위축될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글로벌 소비 위축은 우리나라의 반도체와 정보통신(IT) 분야 수출의 부진으로 이어져 우리 경제의 회복에도 먹구름을 드리울 수 있다. 중국 소비 성장세 둔화 “더딘 성장이 ‘뉴 노멀’” 1일 외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30일 발표한 6월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2로 전월(54.5)에서 하락했다. 서비스업과 건설업 등으로 구성된 비제조업 PMI는 ‘위축’과 ‘확장’의 경계선인 50을 넘으며 확장세를 유지했지만 3월(58.2)에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에 대해 외신은 중국의 리오프닝 이후 소비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중국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로이터통신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1분기에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한 것은 소비 반등의 영향이 컸지만 2분기에도 그 기세를 지속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분석사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반스 피차드 중국 경제 책임자는 “단기간 재개된 경기 부양책 이후 서비스 부문은 더딘 성장이라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뉴 노멀’로 정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소비 성장세 둔화는 예상보다 더딘 소매판매 증가율에서도 확인된다. 중국의 소매판매는 코로나19 봉쇄 시기의 기저효과로 3월(10.6%)과 4월(18.4%)에 이어 5월(12.7%)까지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갔지만 5월에는 시장 전망치(13.6%)을 밑돌며 증가율이 크게 꺾였다. CNBC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말부터 6월 18일까지 이어진 상반기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인 ‘618 쇼핑 페스티벌’에서 징둥닷컴과 타오바오 등 주요 온라인 쇼핑 플랫폼의 판매 성과는 크지 않았다. ING의 로버트 카넬 아시아 태평양 지역 연구 책임자는 “국내 관광과 외식이 상쇄하고 있지만, 소매 판매의 다른 지표들은 올해 하반기에 약간의 추가 조정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소비 둔화 영향으로 제조업이 부진을 이어가는 유로존도 소비 위축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S&P글로벌에 따르면 유로존 20개국의 체감경기를 반영하는 6월 HCOB 종합 PMI(속보치)가 50.3으로 전월(52.8) 대비 2.5포인트 내려 5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은 가운데 서비스 부문 PMI는 52.4로 전월(55.1)에서 2.7포인트 떨어져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예상 중앙치(54.5)를 크게 밑돌며 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존 서비스업 둔화 시작, 미국도 소비 위축 가능성 제조업 PMI가 43.6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2020년 5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며 충격을 던진 가운데, 외신들은 서비스 PMI의 하락을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가장 놀라운 부분은 올해 유로존 경제의 몇 안 되는 긍정적인 영역이었던 서비스 PMI의 급격한 둔화”라면서 “서비스 부문 기업들의 활동이 연초 이후 처음으로 위축된 프랑스에서 둔화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탄탄한 소비와 노동을 이어가는 미국도 소비 위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지난달 30일 ‘2023년 하반기 글로벌 경제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을 통해 “미국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통화 긴축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발현돼 그간 성장세를 지지해왔던 소비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은행의 대출기준 강화로 가계 대출여력이 감소하고 이자 부담은 늘면서 가계의 구매력이 약화될 것”이라면서고 내다봤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소비가 위축되며 초과저축이 2021년 중반 약 2조달러에 달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비의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에 대해 한은은 “팬데믹 이후 소비를 뒷받침해왔던 초과저축 잔여액도 지난 4월 기준 8000억 달러로 상당 부분 소진되면서 이에 다른 소비 견인 효과도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제조업이 부진한 가운데 소비 증가세마저 꺾이면 글로벌 경기 둔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호주와 캐나다, 영국 등 주요 중앙은행들이 통화 긴축 강도를 높이며 가계의 소비여력은 더욱 약해지고, 이는 경기 전반의 부담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을 마지막으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이연됐던 소비의 증가세는 정점을 찍고 꺾일 것이라면서 “서비스 경기가 둔화되기 시작하면 글로벌 경기 둔화 속도는 한층 가팔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 반도체 수출 경기, 글로벌 경기의 선행 지표” 글로벌 소비의 둔화는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마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은 지난 3월 30.9% 깜짝 증가했지만 4월(4.9%)에 이어 5월(4.4%)까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도체 출하는 19.0% 늘었지만 반도체 재고는 2.7% 증가했다. 통계청은 반도체 수출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거나 반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반도체 재고의 감소 폭과 6월 수출 증가율은 국내 증시와 경기는 물론 글로벌 경기에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라면서 “반도체 업황과 국내 수출 경기는 글로벌 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자살 ‘당했다’?…러 28세 엘리트 여성, 아파트서 의문의 추락사

    자살 ‘당했다’?…러 28세 엘리트 여성, 아파트서 의문의 추락사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한 젊은 엘리트 여성이 아파트 발코니에서 추락해 숨지는 의문의 사고가 발생했다. 29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 더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크리스티나 바이코바(28)는 지난 24일 새벽 모스크바 자택 아파트 11층 발코니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바이코바는 모스크바 은행인 로코방크에서 기업 고객을 관리를 맡아왔다. 그는 과거 러시아 국영은행 VTB에서 최고고객관리자(CCM), 모스크바신용은행 MKB에서 프로젝트 관리자(MP)를 맡기도 했다.러시아 사법 기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텔레그램 기반 매체인 바자(BAZA)는 바이코바가 사고로 숨지기 전 안드레이라는 이름의 34세 남성과 집에서 함께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구급차를 부른 사람도 안드레이로 알려졌다. 안드레이는 이후 경찰 조사에서 바이코바와는 2주 전 알게 된 친구 사이로 전날 그의 집에 초대돼 술을 마시고 수다를 떨며 함께 있었다고 진술하고, 새벽 3시쯤 갑자기 바이코바가 발코니로 나갔다가 밑으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바이코바는 지난해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최소 14명의 엘리트들 중 한 명일 뿐이다. 그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금까지 죽음을 맞이한 이들은 대체로 반전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가장 최근인 지난 5월에는 러시아 과학고등교육부 차관 표트르 쿠체렌코(46)가 여객기 안에서 알 수 없는 병세를 보인 끝에 숨졌다. 그 역시 가족과 지인들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면서 러시아를 떠날 것을 촉구했다.이밖에 지난해 12월 러시아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의 파벨 안토프(65)가 인도 오디샤주 라야가다의 한 호택에서 추락사했다. 당시 안토프는 같은 당 동료 의원이자 절친한 사이인 블라디미르 비다노프(61)와 호텔에 머물렀으나 비다노프가 먼저 호텔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알코올 과다 섭취로 인한 심장마비였다. 안토프는 러시아 육류·소시지 제품 생산 대기업의 설립자로 2019년 러시아에서 가장 소득이 많은 선출직 공직자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그는 지난해 6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크라이나 공습으로 민간인에게 부상을 입힌 것을 러시아의 테러’라고 밝히는 등 전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후 그는 해당 게시글을 삭제하고 오해였다고 해명하기도 했다.또한 러시아 부동산 재벌 드미트리 젤레노프(50)도 지난해 12월 10일 프랑스 남부 리비에라 지방 도시 앙티브에서 추락사했다. 역시 지난해 9월 21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항공대학 총장을 지낸 아나톨리 게라셴코(73)가 이 대학 건물 계단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 [법안톺아보기] 獨 신뢰출산·佛 익명출산…보호출산제 쟁점은

    [법안톺아보기] 獨 신뢰출산·佛 익명출산…보호출산제 쟁점은

    국회, 출생통보제 입법 완료‘병원 밖 출산’ 증가 우려‘보호출산제’ 논의도 속도생모·생부 ‘사생활의 비밀’자녀의 ‘알 권리’ 충돌 병원에서 태어난 아이의 출생신고를 의무화하는 출생통보제(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가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면서 보호출산제(보호출산특별법) 논의가 숙제로 남았다. 출생통보제와 달리 ‘익명 출산’을 보장하는 보호출산제를 두고는 국회 내에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찬반이 팽팽하다. 지난 27일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원회도 보호출산제 도입에 결론을 내지 못했고,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20년 대표로 발의한 보호출산특별법은 경제적·사회적 어려움을 이유로 영아를 유기하는 비극을 막자는 데서 시작했다. 국가가 어려움을 겪는 부모와 태아의 안전한 출산과 양육환경을 보장하는 데는 이견이 없으나, 친생부모 사생활의 비밀을 보장해 ‘익명 출산’을 제도화하는 데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특별법에 따르면 보호출산을 원하는 부모는 상담 기관의 상담 과정에서 부모의 성명과 등록기준지, 주민등록번호, 부모의 유전적 질환, 자녀의 출생 시기와 장소 등을 포함한 아동의 출생증서를 작성한다. 친생부를 찾을 수 없을 때는 친생모의 정보만 작성할 수 있도록 한다. 이후 지정된 의료기관에서 산전 검진과 출산을 할 수 있고, 국가가 비용을 지원한다. 의료기관은 보호출산 과정에서 얻은 임산부의 신원과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해야 하고, 공개해서는 안 된다. 아이가 태어나면 의료기관이 상담 기관에 출생 사실을 통지하고, 상담 기관은 지자체에 출생 사실을 알린다. 출생증서는 아이가 성년이 된 후 열람을 원하면 볼 수 있도록 아동권리보장원으로 보내 영구보관한다. 친모는 출산일로부터 7일이 지나면 지자체에 자녀를 인도할 수 있고, 친모의 친권행사는 정지된다. 이후 입양 절차가 진행된다. 보호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는 성년이 되면 아동권리보장원에서 보관하고 있던 자신의 출생증서 열람을 청구할 수 있다. 친생부모가 동의하면 이를 볼 수 있고, 동의하지 않거나 동이 여부가 확인되지 않으면 친생 부모의 인적 사항을 제외한 자신의 출생 관력 정보만 볼 수 있다.앞서 보호출산제를 도입한 독일과 프랑스는 정보공개에 있어 친생모의 동의 의무에 차이가 있다. 독일은 생모가 공개를 거부하더라도 가정법원 판결에 따라 정보 공개가 가능한 ‘신뢰출산제’를 택하고 있다. 복지위 검토보고서는 독일의 신뢰출산제를 “생모의 ‘사생활 보호 권리’와 아동의 ‘자기 뿌리를 알 권리’ 사이의 균형을 도모한 제도”라고 평가한다. 반면 프랑스는 생모의 동의가 있을 때만 이를 공개하는 ‘익명출산제’다. 프랑스는 생모가 자신의 신상에 어떤 기록도 남기지 않고,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고, 자녀의 알권리는 전적으로 생모의 의사로 결정된다. 생모가 원하면 신원정보를 담은 ‘비밀파일’을 남길 수 있다. 아동이 성년이 되면 해당 파일 열람을 요청할 수 있지만 생모가 봉인 해제를 동의할 때만 열람할 수 있고, 생모는 자신의 사망 이후에도 비밀이 유지되도록 영구봉인을 선택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 보호출산제를 지지하는 쪽은 산모의 사생활 비밀의 자유를 보호해 산모의 의료기관 출산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보호출산제가 산모의 양육 포기를 부추기고, 자녀의 알권리를 박탈한다고 주장한다. 국회와 정부는 생부모의 사생활 비밀을 보장받을 권리와 자녀의 알 권리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수정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신현영·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보호출산제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8일 정부와 함께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 병행 도입’이라는 원칙만 밝혀둔 상황이다.
  • [B컷용산]대선출마 선언 떠올리게 한 尹의 ‘카르텔 타파’ 메시지

    [B컷용산]대선출마 선언 떠올리게 한 尹의 ‘카르텔 타파’ 메시지

    기사 작성과 수정 과정에서 제외된 현장의 다양한 이야기가 궁금한 독자들이 있습니다. ‘B컷 용산’은 ‘A컷’ 지면 기사에서 다루지 못한 용산 대통령실 현장 이야기를 온라인을 통해 보다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모두가 기억하는 결과인 A컷에서 벗어나, 과정 이야기와 풍성한 사진을 담아 B컷을 보여드립니다. “약탈적 이권 카르텔과 맞서 싸워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고위직 공무원으로서 약탈적인 이권 카르텔을 발견하면 과감하게 맞서 싸워 달라.” “끼리끼리 카르텔을 구축해 획득한 이권은 국민을 약탈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카르텔 타파’ 메시지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앞서 ‘수능 논란’에서 “공교육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문제를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하는 것은 교육당국과 사교육의 카르텔”이라며 교육계 카르텔 문제를 정조준했던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신임 차관으로 임명된 용산 대통령실 비서관들을 격려하며 재차 카르텔 문제를 지적했다. 마침 이날은 윤 대통령이 대권도전을 선언한 2021년 6월 29일부터 정확히 2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대선출마를 선언하며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독재와 전제를 민주주의라 말하는 선동가들과 부패한 이권 카르텔이 지금보다 더욱 판치는 나라가 될 것이다”, “소수의 이권 카르텔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책임의식과 윤리의식이 마비된 먹이사슬을 구축하고 있다”며 카르텔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한 바 있다.28일 한국자유총연맹 창립 69주년 기념식 메시지도 ‘반국가세력의 카르텔’을 향한 날선 비판의 의미가 담겼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조직적, 지속적으로 허위 선동과 조작 그리고 가짜뉴스와 괴담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흔들고 위협하며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세력들이 너무나 많이 있다”며 “또 돈과 출세 때문에 이들과 한편이 돼 반국가적 작태를 일삼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다”고 언급했다. 양자 석학 만난 尹, “퀀텀 플랫폼 만들자” 윤 대통령은 27일 ‘양자과학기술 현재와 미래의 대화’와 28일 국가재정전략회의 등 과학·경제 행보도 이어갔다. 양자과학 일정에서는 윤 대통령의 과학에 대한 관심이 주목을 받았다. 양자과학 석학인 존 마르티니스 UC 산타바바라 교수는 “국가 정상 중에서 양자과학에 이렇게 관심이 많은 정상은 처음”이라고 윤 대통령을 평가했고, 202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존 클라우저 박사는 “세상에 빠르게 스마트해지는 방법은 없다”며 “기초공부가 탄탄한 교육이 중요하며,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자리에서 양자과학 전문가, 법률·회계·비즈니스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개발하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디지털 물리 공간인 ‘퀀텀 연구자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순방 성과도 강조…“한국 대단한 나라” 지난주 있었던 프랑스·베트남 순방 성과에 대한 대국민 보고 형식의 메시지도 있었다. 윤 대통령은 27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순방 성과를 소개하고, 그간 해외에서 느낀 소회를 밝혔다. 그는 “해외를 순방하며 각국 정상이나 글로벌 기업인들과 경제, 산업 현안에 대해 대화하다 보면 ‘우리 대한민국이 정말 대단한 나라구나’라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된다”며 “전 세계에서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핵심적인 제조업을 다 갖춘 나라는 거의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거기에다 2차 전지, 디지털, 바이오 같은 첨단 산업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지 않느냐”고 말한 뒤 ‘초격차 유지’를 위한 국무위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 제주 더 시에나 리조트’ 개관식 성황리에 마쳐 “럭셔리 유럽을 제주에서”

    제주 더 시에나 리조트’ 개관식 성황리에 마쳐 “럭셔리 유럽을 제주에서”

    ‘더 시에나 리조트’가 지난 29일 개관식을 성황리에 마쳤다. 개관식에는 많은 귀빈들이 참석해 축사를 전하며 자리를 빛냈다. 이후 송가인 등 특별 공연이 진행됐다 더 시에나 리조트는 중세 이탈리아의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간직한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 ‘시에나’를 모티브로 탄생했으며, 지중해를 품은 고급 휴양지 시에나를 제주에 완벽히 재현하며 유럽 특유의 고딕 양식과 수준 높은 부대시설로 이루어진 휴양형 하이엔드 리조트다.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을 만끽할 수 있는 82개의 룸과 명품 브랜드로 각각 품격 있게 꾸며진 6개 동의 풀빌라로 구성됐다.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해 건강하고 새로운 미식의 세계로 안내할 레스토랑과 제주 바다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인피니티 풀, 베이커리 & 라운지 바 등 최상의 만족감을 선사하는 부대시설과 서비스도 준비돼 있다. 특히 더 시에나 리조트는 건물이 매우 특징적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더 시에나 리조트’ 건물은 최대한 제주의 자연과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수평적인 구조로 리조트의 건물을 펼쳐내 심리적인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한라산을 등에 업고 서귀포 앞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웅장한 중세 고딕 양식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함으로서 시에나의 품격 있는 문화 유산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건물 외관에는 프랑스 신개선문에 사용돼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은 최고급 천연석인 ‘베델화이트’를 사용했다.리조트 측에 따르면 핵심 공간은 커뮤니티 광장이다. 방문객이 자연과 어우러지며 소통할 수 있도록 중심부에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리조트 관계자는 “건물의 중심부에 위치한 캄포 광장 바닥은 대형 스크린 LED 영상으로 채워져 있다”며 “미디어 아트를 보는 것처럼 온수풀로 운영되는 야외 수영장에 몸을 담근 채 파도와 자연 등 실감나는 영상을 대형 LED화면을 통해 감상할 수 있어 타 리조트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색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신동휴 더 시에나 리조트 회장은 “제주의 바다와 마을 그리고 자연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광장을 통해 자연과 예술, 수준 높은 휴양문화를 접목시킨 ‘명품 휴양 문화’가 기대되는 곳”이라며 “제주 자연과 어우러진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쉼의 순간마저 특권이 될 수 있는 커뮤니티 문화와 특권 있는 럭셔리 라이프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더 시에나 리조트를 오픈한 더 시에나 그룹은 ‘삶을 풍요롭게 한다’라는 비전으로 30년간의 건축 노하우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호텔, 리조트, 골프, 주택 개발, 건축을 아우르는 복합 휴양 리조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그룹이다.
  • 17세 나엘에 총 쏴 살해한 佛 경찰 기소…어머니 “정의의 심판을”

    17세 나엘에 총 쏴 살해한 佛 경찰 기소…어머니 “정의의 심판을”

    프랑스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10대에게 총을 쏴 숨지게 만든 경찰관이 살인 혐의로 예비 기소돼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된다고 검찰이 29일(현지시간) 밝혔다. 올해 38세인 이 경찰관은 지난 27일 오전 8시 30분쯤 낭테르의 한 도로에서 교통 법규를 위반한 나엘 M(17)의 차를 멈춰 세웠다가, 나엘이 차를 몰고 출발하자 총을 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관 둘을 조사하고, 영상을 분석해보니 해당 경찰관이 총기를 사용할 법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부검 결과 나엘의 사인은 왼팔과 흉부를 관통한 총알 한 발이었으며,나엘이 운전한 차 안에서는 마약이나 위험한 물건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고 일간 르파리지앵, BFM 방송 등이 전했다. 당시 나엘의 차 안에는 둘이 더 있었는데 한 명은 달아났고, 다른 미성년자는 불잡혀 조사를 받은 뒤 곧 풀려났다. 경찰관 둘은 나엘이 위험하게 운전했기 때문에 길 한쪽으로 불러세웠고, 운전자가 달아나려는 것을 막으려고 총을 쐈으며, 당시 위협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경찰관 한 명이 운전석을 향해 총구를 겨눈 채 대화하던 중 차가 진행 방향으로 급히 출발하자 방아쇠를 당기는 장면만 담겼다. 총성 한 발이 울린 뒤 나엘이 몰던 차는 수십m 이동했고 기둥에 부딪힌 뒤 멈춰섰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이 처치를 시도했으나, 나엘은 숨을 거뒀다. 경찰의 고질적인 인종차별 행태를 보여준다며 프랑스 전역에 분노가 확산, 낭테르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경찰을 규탄하는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나엘이 알제리계란 점도 아프리카 출신 이민사회를 격분케 했다. 나엘을 위한 정의를 외치며 검정색 옷을 입고 길거리로 나온 시위대는 전날 밤 경찰서와 시청 등 공공기관에 돌 등을 던졌고, 거리에 주차된 자동차와 쓰레기통, 트램 등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경찰 조직을 관장하는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이틀째 밤과 사흘째 새벽 사이에 툴루즈, 디종, 리옹 등에서 180여명을 체포했고 경찰 170명이 다쳤다며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흘째 오후에도 낭테르에서 나엘을 추모하는 행진이 있었다. 나엘의 어머니는 ‘나엘을 위한 정의 27/06/23’이라고 새긴 흰색 티셔츠를 입고 행진을 이끌었다. 나엘의 어머니는 프랑스 5 방송과 인터뷰에서 “저는 오직 제 아들을 죽인 남자, 단 한 사람에게만 화가 나 있다”며 “그 남자가 문제이지 경찰 시스템 자체를 비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녀는 경찰이 아들을 차에서 나오게 만드는 다른 방법이 분명히 있었지만 경찰관은 가슴 가까이에 총을 쐈다며 “아이들을 그렇게 죽인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다. 경찰 추산 6200명이 참여한 행진은 평화롭게 시작됐지만 시위대 일부가 경찰을 향해 발사체를 던졌고, 경찰은 최루가스를 분사하면서 대치하는 등 긴장이 고조됐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사흘째 시위 도중 체포된 사람은 421명이라고 르 피가로는 전했다. 파리 등 수도권을 품고 있는 일드프랑스 광역주는 이날 밤 9시 이후 트램과 버스 운행을 중지했고, 파리 15구와 가까운 클라마르는 밤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행을 금지했다. 콩피에뉴도 이날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 미성년자는 부모나 법적 대리인을 동반하지 않은 외출을 제한했고, 뇌이쉬르마른도 일부 지역에서 야간 통금을 시행했다. 다르마냉 장관은 사흘째 시위가 열린 이날 파리에만 5000명, 프랑스 전역에 4만명의 경찰과 군경찰을 배치해 폭력 사태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긴급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국가 기관에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정당화할 수 없다”며 나엘을 추모하는 행사가 “배려와 존중” 속에서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엘의 참변은 지난 2005년 흑인 10대 소년 둘이 파리 외곽에서 경찰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감전사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도 인종차별과 빈곤에 시달려 불만이 쌓인 이민자 사회에 분노를 확산시켜 폭동이 두 달이나 이어지며 6000명이 체포됐다. 우파 공화당의 에리크 시오티 대표는 시위가 벌어지는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아직 검토할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은 홈페이지와 SNS에 올린 공지문을 통해 이 같은 시위 상황을 알리고 프랑스에 체류하거나 방문 중인 국민들에게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 ‘제로 음료’에 발암물질 들었다? 아스파탐 유해성 논란

    ‘제로 음료’에 발암물질 들었다? 아스파탐 유해성 논란

    “WHO, 아스파탐 ‘발암가능 물질’ 분류 예정” 설탕을 빼고 칼로리를 대폭 줄인 ‘제로 음료’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아스파탐은 ‘제로’가 붙은 무설탕 음료·캔디·껌 등에 널리 쓰이고 있는 인공 감미료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 2명을 인용해 IARC가 다음달 14일 아스파탐을 처음으로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possibly carcinogenic to humans·2B군) 물질로 분류할 것이라고 전했다. 설탕의 200배 단맛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아스파탐이 발견된 것은 1965년이지만, 최근 설탕의 대안으로 주목받으며 널리 쓰이고 있다. IARC는 화학물질 등 각종 환경 요소의 인체 암 유발 여부와 정도를 5개군으로 분류·평가한다. 이 분류에서 위험도가 가장 높은 1군은 ‘인체에 발암성이 있는’(cacinogenic to humans) 물질로 담배와 석면, 다이옥신, 벤조피렌, 가공육 등이 해당한다. 그 바로 아래인 2A군은 ‘발암 추정’(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s) 물질로 붉은 고기, 고온의 튀김, 질소 머스터드, 우레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아스파탐이 분류될 ‘발암가능 물질’인 2B군은 인체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 자료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다. 이달 초 외부 전문가들 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 아스파탐에 대한 IARC의 결정은 모든 공개된 근거에 의해 해당 물질이 잠재적으로 위험한지 아닌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며 이번 결정에는 안전한 섭취량이 얼마인지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IARC가 아스파탐을 2B군 물질로 지정하고 나면 여파가 클 전망이다. 먼저 관련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국제감미료협회(ISA)의 프랜시스 헌트우드 사무총장은 “IARC는 식품안전기구가 아니며 IARC의 아스파탐 평가는 과학적으로 포괄적이지 않고 신빙성이 떨어지는 연구에 과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스파탐에 관한 연구는 지난 수년간 광범위하게 이뤄져 왔다. 2000년대 초반 이탈리아에서 쥐에게 발생한 암이 아스파탐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고, 지난해 프랑스에서는 성인 10만명을 대상으로 관찰 연구를 진행한 결과 더 많은 인공감미료를 섭취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암에 걸릴 확률이 약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연구들은 아스파탐이 발암 위험을 더 높인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IARC의 이번 결정이 전반적인 감미료의 안전성뿐 아니라 IARC의 역할에 대한 논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 [이은경의 과학산책] 엑스포가 키운 과학자/전북대 과학학과 교수

    [이은경의 과학산책] 엑스포가 키운 과학자/전북대 과학학과 교수

    “이것이 내가 캐는 마지막 감자다.” 1895년 어느 날 뉴질랜드 시골 감자밭에서 한 청년이 우편 통지서를 받아 들고 이렇게 외쳤다고 한다. 1908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어니스트 러더퍼드다. 이날 그가 받은 우편물 내용은 ‘1851 박람회 펠로십’ 선정 알림이었다. 1851년 런던대박람회는 산업혁명을 이끈 영국이 성과를 세계에 자랑하기 위한 이벤트였다. 산업기술 박람회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를 국제 행사로 키우고 문화, 예술 영역까지 확대한 것은 처음이었다. 박람회장으로 쓰기 위해 유리와 철근으로만 런던 시내에 지은 수정궁은 당시 첨단 소재를 이용한 건축 기술 혁신이자 큰 볼거리였다. 행사는 5월 1일부터 6개월간 계속됐는데 세계에서 참가자 1만 5000명 이상, 관람객 600만명 이상이 방문했다고 한다. 18만 6000파운드의 수익도 남겼다. 양과 질은 물론 경제 및 사회문화적으로도 성공이었다. 자극받은 독일과 프랑스는 서둘러 1854년 뮌헨국제박람회, 1855년 파리국제박람회를 열었다. 국제박람회는 여러 형태의 유산을 남긴다. 대표적인 것이 개최 도시가 경쟁적으로 세우는 랜드마크다. 수정궁은 1930년대에 불타 없어질 때까지 사용됐다. 1855년 박람회를 치른 파리는 1889년 박람회를 위해 에펠탑을 세웠고, 시카고는 1893년 박람회에서 대관람차를 선보였다. 1920년대 이후 엑스포로 부르기 시작했는데, 20세기의 엑스포도 개최 국가와 도시를 상징하고 시대정신을 담은 건축물이나 구조물을 남겼다. 1851년 런던박람회의 수익금 운영 주체인 ‘1851 박람회 위원회’는 사우스켄싱턴의 큰 부지를 사들여 나중에 박물관, 과학관이 밀집한 과학문화 구역으로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1891년부터 ‘산업 교육의 수단을 늘리고 과학과 예술이 생산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 펠로십과 장학금 사업을 시작했다. 연구 펠로십은 국적 불문하고 모든 과학ㆍ공학 부문의 전도유망한 젊은이들에게 3년간 연구를 지원했다. 1890년대는 과학 기반의 2차 산업혁명 시대였지만 전문직업으로서 과학연구는 자리잡지 못한 때였다. 부잣집 자식 아니면 재능 있는 젊은이가 과학자로 경력을 쌓을 기회가 거의 없었다. 러더퍼드처럼 호주, 뉴질랜드 등 식민지 출신 똑똑한 젊은이들이 많이 지원했다. 이들은 영국에 남아서 연구를 계속하거나 귀국해 출신 국가의 과학기술 교육과 연구에 이바지했다. 1851 박람회 위원회는 러더퍼드, 제임스 채드윅, 존 콕크로프트, 폴 디랙 등 여러 명의 노벨상 수상자들을 지원했다고 자랑한다. 엑스포의 경제, 사회, 문화적 역할은 행사가 진행되는 몇 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준비 기간에 도시 인프라를 정비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한다. 끝난 후에는 랜드마크 같은 구조물과 도시 상징을 남긴다. 또한 1851 연구 펠로십같이 과학기술, 예술이 풍부하게 자랄 토양을 남길 수도 있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기원한다. 그리고 유치하게 되면 과학기술, 문화예술을 위한 토양을 유산으로 남길 것을 기대한다.
  • ‘철기둥’ 뮌헨행 초읽기

    ‘철기둥’ 뮌헨행 초읽기

    국내에서 기초군사훈련 중인 이탈리아 프로축구 나폴리의 ‘철기둥’ 김민재의 독일 분데스리가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유럽 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29일(한국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뮌헨이 김민재 측과 구두 합의를 마쳤다. 2028년까지 5년 계약이 임박했다”면서 “다음 단계는 뮌헨이 바이아웃(최소이적료) 금액을 지불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공식 발표 직전 단계를 의미하는 ‘히어 위 고’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김민재의 이적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맹(PSG)의 소식을 전하는 ‘PSG Chief’도 트위터 계정에 “PSG의 영입 대상이었던 김민재가 뮌헨과 5년 계약에 완전히 합의했다”며 로마노 기자의 전언을 거들었다. 김민재를 둘러싼 유럽 ‘빅리그’의 뜨거운 쟁탈전도 마침표를 찍게 된 모양새다. 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로 이적한 뒤 ‘핵심 센터백’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팀이 33년 만에 세리에A 정상에 오르는 데 큰 힘을 보탰고, 2022~23시즌이 끝난 뒤에는 리그 최우수 수비수로 뽑히며 몸값을 올렸다. 지난 4월 초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국제스포츠연구소(CIES)가 발표한 유럽 5대 리그 선수들의 시장 가치에서 김민재는 최대 4000만 유로(약 576억원)로 손흥민(3500만 유로)을 넘어 아시아 선수 최고액을 기록했다. 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는 앞선 3월 5000만 유로로 평가한 김민재의 시장 가치를 이번 달 6000만 유로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정규리그가 끝난 직후 김민재에게 러브콜을 보낸 구단은 여럿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 PSG와 뮌헨에 이어 최근에는 ‘트레블’(3관왕)의 주인공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까지 김민재의 영입을 저울질했다. 애초 맨유행이 유력해 보였지만 구단 인수 건으로 우물쭈물하는 사이 뮌헨이 구체적인 이적료 등을 제시하며 흐름을 자신들에게 돌렸다. 지난 15일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국내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김민재는 다음달 6일 퇴소한다.
  • ‘제복·보훈·한복’ 오늘 국립묘지서 첫 패션쇼 연다

    ‘제복·보훈·한복’ 오늘 국립묘지서 첫 패션쇼 연다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복과 보훈, 한복을 결합한 패션쇼가 열린다. 국립묘지에서 패션쇼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보훈부는 30일 오후 7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겨레얼마당에서 제복·한복패션쇼 ‘자락을 펴다’ 행사를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국방부 전통의장대의 무예시범을 시작으로 광복군 남녀 군복, 임시정부 경위대 제복 3벌, 육·해·공·해병대 군복 16벌, 경찰·소방·해양경찰·교정공무원 정복과 근무복 16벌 등 총 37벌을 선보인다. 이어 ‘제복의 영웅들’ 사업을 통해 제공받은 제복을 착용한 6·25전쟁 참전 용사들이 무대를 장식한다. 뒤이어 열리는 ‘궁중 전통 한복패션쇼’는 한국인 디자이너 최초로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과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 등 세계 25개 도시에서 50회 이상 한복 패션쇼를 선보인 한복 명인 김혜순씨 연출로 진행된다.
  • 배타적 꿈의 나라… 경계인이 본 한국

    배타적 꿈의 나라… 경계인이 본 한국

    부모가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에서 자라지 않은 이를 한국인으로 볼 수 있을까. 노력하면 정말로 한국인이 될 수는 있는 걸까. 이우 작가의 ‘서울 이데아’는 모로코 교포 준서를 통해 이런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일찍이 한국을 떠나 유년 시절을 모로코와 프랑스에서 보낸 스무살 준서는 한국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모로코와 프랑스에서는 모두가 준서를 한국인으로 바라보지만, 정작 그는 자신을 이방인이라 생각한다. 한국 드라마를 보며 한국에 대한 환상을 키워가고, 급기야 어렵사리 진학한 파리 유명 대학을 포기한 채 한국의 대학으로 향한다. 소설은 부푼 꿈을 안고 온 준서의 다사다난한 한국 정착을 다소 우스꽝스럽게 그려낸다. 자취방을 얻은 뒤 집에 페인트를 칠하려다 집주인에게 구박받고, 드라마에 나왔던 유명 카페에서는 자리를 오래 차지한다며 핀잔만 듣는다. 술집에서는 혼자 온 그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PC방에서 게임을 하며 얼굴도 모르는 이에게 수없이 욕을 들어야 했고, 화가 나서 욕을 했더니 강퇴당한다. 여타 소설들이 한국에 사는 외국인의 시선으로 한국을 바라본 것과 달리, 외모나 언어 같은 ‘하드웨어’만 한국인인 준서를 내세운 점이 이 소설의 재미다. 실제로 러시아 혼혈이지만 한국에서 나고 자라 ‘소프트웨어’가 한국에 더 가까운 빅토르는 친구들에게 인기 만점으로 그려진다.연인 관계로 발전하게 된 두 여성을 외국인과 한국인으로 설정한 것도 비슷한 맥락일 터다. 준서는 카페에서 만난 중국인 은혜에게 호감을 느끼다가도, 한국인이 되고 싶어하는 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자 멀리한다. 입학식에서 미모의 주연을 만나 첫눈에 반하지만, 주연은 오히려 한국을 벗어나고 싶어한다. 이방인의 시선으로 그려낸 한국은 사실상 사막의 신기루와 같은 것이었다. 준서가 한국으로 향하기 전 모로코 친구들은 “한국은 눈도 내리고, 집도 아기자기하고, 지하철도 있고, 버스도 현대적이고, 사람들이 옷도 잘 입고, 화장도 예쁘게 하고, 질서도 잘 지키고, 친절하고, 드라마도 노래도 좋고”(45쪽)라고 칭찬하지만, 직접 겪어보니 겉모습일 뿐이었다. 이방인을 받아들이지 않는 폐쇄적인 곳에서 그는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줄 사람들과 모임을 찾아 방황을 거듭한다. 신촌의 캠퍼스부터, 홍대 번화가, 그리고 촛불로 가득한 광화문 광장까지. 그러나 한국인들이 한마음으로 촛불을 든 이곳에서도 그는 여지없이 밀려나고야 만다. 준서의 1년간의 방황은 우리 시대가 마주해야 할 한국의 배타성에 대한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준서를 비롯해 소설에는 ‘경계인’들이 연이어 등장하는데, 작가는 이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느냐고 묻는다. 급격한 출산율 감소에 대책을 찾으려고 하지만, 단일민족국가라는 정체성 테두리에 꽁꽁 묶여 대처 방식을 확장하지 못하는 게 아닌지 지적한다. 한국에 정착하고 싶은 외국인들, 다른 피부색을 가진 한국인들, 그리고 다문화가정의 사람들까지, 한국인이 되고 싶어하는 이들을 한국은 따뜻하게 품지 못한다고 저자는 말하는 듯하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벌이는 준서의 정착 실패기는 그래서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 개발이 중심인 도시 전통을 지키는 도시[그 책속 이미지]

    개발이 중심인 도시 전통을 지키는 도시[그 책속 이미지]

    ‘파리 2구 갤러리 비비엔 45-47’에 있는 주솜 서점(사진)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꼽힌다. 동네 산책하듯 지나가며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으면서도 다른 세계나 공간과 연결된 듯한 느낌을 준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인 저자는 ‘파리’라고 하면 떠올리는 뻔하고 익숙한 장소들이 아닌 진짜 ‘멋의 도시’ 파리를 느끼게 해 주는 상점, 공방, 아틀리에를 소개한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주인공처럼 시간을 초월해 고풍스럽고 낭만 가득한 파리의 어느 뒷골목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왜 ‘파리는 날마다 축제’라고 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파리만큼이나 전통을 자랑하는 도시인데도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오래된 것을 때려 부수고 없애는 서울이 떠올라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 가장독한 독은, 인간이라는그 무엇

    가장독한 독은, 인간이라는그 무엇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오리엔트 특급살인’,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등으로 추리소설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별명은 ‘독약의 여왕’이었다. 거의 모든 소설에 독약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세계대전 당시 병원 약제실에서 일했던 그의 추리소설 속 독살 사례들은 법의학자와 병리학자들에게 참고 자료로 활용될 만큼 정확했다고 한다. 독으로 누군가를 공격하는 일은 인류 역사와 함께했다. 1821년 프랑스 나폴레옹 1세는 비소, 2004년 우크라이나 대선 당시 야당 후보 빅토르 유셴코는 다이옥신, 2006년 영국으로 망명한 러시아 정보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는 폴로늄210, 2017년 북한의 김정남은 VX라는 독극물로 공격받았다. 이 책은 비소, 청산가리, 스트리크닌, 리신 등 대표적인 독약 11종의 유래와 특징, 몸에서 화학 반응이 일어나 독으로 작용하는 원리, 실제 독살 사건 등을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처럼 풀어낸다. 누가 이런 끔찍하고 위험한 책을 썼을까. 어렸을 때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했던 저자 닐 브래드버리는 대학에서 화학 수업을 들으며 독극물에 빠져든 현직 의대 생리학·생물물리학 교수다. 추리소설에서는 독이 ‘완전범죄’의 수단인 것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저자는 독극물의 양이나 형태에 따라 독을 찾아내는 데 시간이 걸릴 수는 있지만 소설처럼 완전범죄를 가능하게 하는 물질은 아니라고 단언한다. 또 저자는 ‘잘 쓰면 약, 못 쓰면 독’이라는 말처럼 독약으로 쓰인 물질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독으로 사용한 사람이 문제라고 강조한다. 영화 ‘넘버 3’(1997)에서 배우 최민식이 연기한 삼류 검사 마동팔의 대사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야. 죄가 무슨 죄가 있어. 죄를 저지른 인간들이 나쁜 거지.” 유용하 기자
  • 佛 경찰 총격에 17세 소년 사망… 곳곳 이틀째 격렬 시위

    佛 경찰 총격에 17세 소년 사망… 곳곳 이틀째 격렬 시위

    프랑스 파리 외곽 낭테르에서 교통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10대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부터 프랑스 축구 대표팀 주장인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까지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고 개탄했고 경찰을 규탄하는 과격 시위가 이틀째 낭테르와 남부 툴루즈, 북부 릴 등에서 벌어졌다. 28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전날 경찰관 2명이 도로에서 멈춰 세운 차가 앞으로 가자 운전석을 향해 총구를 겨눴던 경찰관이 방아쇠를 당기는 장면이 담겼다. AFP통신은 “네 머리에 총알이 박힐 것”이라고 말하는 목소리도 녹음됐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처음에 운전자가 차를 몰고 경찰관들을 향해 돌진하는 바람에 총을 쐈다고 설명했지만 영상 속에는 운전자가 빠른 속도로 출발하는 장면만 담겨 거짓 해명을 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당시 운전대를 잡았던 알제리계 소년 나엘 M(17)은 총성이 들리고 나서 수십m를 이동한 뒤 어딘가에 부딪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을 거뒀다. 경찰은 나엘이 교통법규를 위반했다고 보고 불러 세웠다. 나엘이 운전한 차량은 렌터카였고 그 안에는 다른 두 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명은 도주했으며 다른 한 명은 나엘과 같은 미성년자로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났다. 나엘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당일 낭테르 등에서는 경찰을 규탄하는 시위가 산발적으로 열렸고, 일부 지역에서는 버스 정류소를 망가뜨리고 주차된 차에 불을 지르는 등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이틀째 시위로 180명 이상이 체포됐다. 경찰 170여명도 다쳤다. 다급해진 경찰은 진압 인력 4만명을 풀기로 했다. 검찰은 나엘에게 총을 쏜 경찰관(38)을 체포해 과실치사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그가 총기를 사용할 법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도 확인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설명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음바페는 트위터에 “나의 프랑스가 아프다”고 적으며 유족에게 애도를 표했다. 지난해에만 경찰의 교통정리를 따르지 않은 13명이 총에 맞아 사망했는데, 2017년 개정된 경찰관의 총기 사용 권한 확대 법안이 사고 요인으로 지목된다.
  • 새바람 불까, 후폭풍 일까… ‘실세 차관’ 발탁에 관가는 뒤숭숭

    새바람 불까, 후폭풍 일까… ‘실세 차관’ 발탁에 관가는 뒤숭숭

    “대통령실과 기획재정부 출신이 대거 배치됐다.” “문책성 인사로 해석되면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 후폭풍이 예상된다.” “전날까지도 우리 부처는 인사 명단에 없는 줄 알았다. 당황스럽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장차관급 인사를 단행하자 관가에선 예상을 크게 벗어난 인선에 대한 당혹감이 감지됐다. 윤 대통령 취임 1주년 무렵이던 지난달부터 한 달 넘게 인사 대상 부처와 명단이 여러 차례 바뀌며 회자됐음에도 이날 발표된 인사에 대해 예상외 인선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특히 전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정책위원회 의장단 위원에 아시아국 통계청장 중 유일하게 선정됐다고 발표했던 한훈 통계청장이 이날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으로 발탁됨에 따라 한국이 위원직을 내놓게 되면서 차관 인선 막판까지 명단 교체 작업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분분했다. 한 청장이 기재부 경제예산심의관 시절 농식품부 예산 담당을 하긴 했지만 통상 농식품부 내부 출신이 차관으로 승진하던 관례에서 벗어난 인사라는 평가가 많다. 하반기 식품·외식물가 관리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실·기재부 출신을 전진 배치했다는 평가가 공공연하게 나오면서 고용노동부와 환경부에선 긴장감이 감지됐다. 속도를 내지 못하는 노동개혁과 미진한 환경정책에 대한 책임론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환경부는 윤석열 정부 들어 두 차례 연속 외부에서 차관이 임명돼 내부 승진이 막히게 됐다. 더욱이 임상준 차관이 국정과제를 총괄해 강력한 업무 드라이브를 걸면서 대폭적인 후속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부는 침울한 분위기다. 이성희 차관의 경우 박근혜 정부에서 노동비서관을 역임한 것 외에 인선 배경이 알려지지 않으면서 역할에 관심이 모인다. 1962년생으로 차관으로선 나이가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에 1·2차관이 모두 바뀐 국토교통부 내에선 “왜 우리만 양 차관이 다 바뀌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기존에 있던 1·2차관의 내부 평가가 좋았던 만큼 아쉬워하는 분위기도 있다. 다만 대통령실 협조가 중요한 국토부 업무 특성상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으로 오는 김오진 신임 1차관과 백원국 신임 2차관이 가교 역할을 해 줄 것이란 기대도 많다. 백 2차관은 국토부 내부 출신이기도 하다. 1·2차관이 모두 바뀌면서 국토부에 인사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차관이 해외 출장 중인 상태에서 명단 교체를 통보받았다. 과기부에서 과학 분야를 담당하는 오태석 1차관은 한국 측 수석대표로 영국 과학혁신기술부와 런던에서 진행하는 ‘제15차 한영 과학기술공동위원회’에 참석 중이었다. 조주현 중기부 차관 역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OECD 중소기업·기업가정신 장관회의에 참석 중이다. 해양수산부 내에서도 박성훈 신임 차관의 인선이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차관 교체 대상에 해수부가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해운·수산 관련 경력이 거의 없는 박 차관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앞두고 국내 연안 및 수산물 안전, 수산업 보호 등의 현안을 신속히 파악해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도 있다. 다만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역임해 해운 및 수산업계 현황에 밝고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수부의 각종 난제를 풀어 나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상존한다. 부처 종합
  • 메타휴먼 ‘주아’, 팝 아티스트 Leo & Steph와의 첫 콜라보 작품 공개

    메타휴먼 ‘주아’, 팝 아티스트 Leo & Steph와의 첫 콜라보 작품 공개

    Leo & Steph의 캐릭터 ‘KID CUP’에 주아만의 아이코닉한 이미지가 더해진 작품으로 화제‘세상을 주아하게’의 의미를 담아 유쾌한 긍정 에너지 전파하고자 기획Leo & Steph, 주아와의 협업으로 한국 시장 진출 첫 신호탄 알려 종합광고회사 차이커뮤니케이션(대표이사 최영섭)의 하이퍼리얼리즘 메타휴먼 ‘주아’(ZUA)가 프랑스-브라질 듀오 팝 아티스트인 ‘Leo & Steph’와의 첫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30일 공개했다. 이번 협업은 그 동안 가상현실에서 활발한 활동을 했던 주아의 첫 현실세계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주아의 확장된 세계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활동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작품은 Leo & Steph의 캐릭터인 ‘KID CUP’에 브루주아를 상징하는 아치, 인장, 구름 오브제를 활용해 커스텀했으며, 주아가 운영하는 브루잉 라운지 겸 NFT 갤러리 카페 ‘브루주아’에 전시된다. 또 KID CUP 최초로 1미터 크기의 자이언트 사이즈로 제작되어 카페 어디에서나 감상할 수 있는 존재감을 과시한다. 지금까지의 KID CUP 작품이 장난기 많고 낙천적인, 기쁨과 긍정의 아이콘으로 주목 받았다면 이번 콜라보레이션 작품에는 주아의 아이덴티티가 더해져 더욱 사랑스럽고 신비로운 매력까지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한편, 주아의 첫 현실세계 협업 아티스트인 Leo & Steph은 전세계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신인 팝 아트 스타로, KID CUP을 미국, 제네바, 두바이, 일본, 중국 등 세계 여러 나라에 진출시키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샤넬, 디올, 에르메스 등 럭셔리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작품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오징어게임을 모티브로 한 KID CUP 작품으로 이정재 배우와 만남을 갖기도 해 국내 팬들에게도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NFT 아티스트로도 활동 중인 주아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주아 X KID CUP 작품을 감상한 모든 이들이 잠시나마 유쾌하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아가고, ‘러브 컵’을 들고 있는 KID CUP처럼 인생의 음료를 즐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Leo & Steph도 “주아와의 협업이 한국 시장 진출의 신호탄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아는 앞으로도 국내외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 ‘세상을 주아하게’에 담긴 의미를 표방하는 다양한 형태의 활동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 차관 인선 어떻게 이뤄졌나…관가 ‘당혹·울상·긴장’

    차관 인선 어떻게 이뤄졌나…관가 ‘당혹·울상·긴장’

    “대통령실과 기획재정부 출신들이 대거 배치됐다.” “문책성 인사로 해석되면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 후폭풍이 예상된다.” “전날까지도 우리 부처는 인사 명단에 없는 줄 알았다. 당황스럽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장·차관급 인사를 단행하자 관가에선 예상을 크게 벗어난 인선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윤 대통령 취임 1주년 무렵이던 지난달부터 한 달 넘게 인사대상 부처와 명단이 여러 차례 바뀌며 회자되었음에도 예상 외 인선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특히 전날 아시아국 통계청장 중 유일하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정책위원회 의장단 위원에 선정된 한훈 통계청장이 이날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으로 발탁돼 위원직을 내놓게 되면서 차관 인선 막판까지 명단 교체 작업이 이루어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분분했다. 한 청장이 기재부 경제예산심의관 시절 농식품부 예산을 담당하긴 했지만, 통상의 경우 농식품부 내부 출신이 차관으로 승진하던 관례에서 벗어난 인사란 평가가 많다. 하반기 식품·외식물가 관리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동력을 확보하고자 대통령실·기재부 출신을 전진배치했다는 평가가 공공연하게 나오면서 고용노동부와 환경부에선 긴장감이 감지됐다. 속도를 내지 못하는 노동개혁과 미진한 환경정책에 대한 책임론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환경부, 두 번 연속 외부 인사 차관에 울상국토부, ‘왜 우리만 1·2차관 다 바뀌나’ 볼멘소리 환경부는 윤석열 정부들어 두 차례 연속 외부에서 차관이 임명돼 내부 승진이 막히게 됐다. 더욱이 임상준 차관이 국정과제를 총괄한 점을 감안하면, 강력한 업무 드라이브와 함께 대폭적인 후속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부는 침울한 분위기다. 이성희 차관이 박근혜 정부에서 노동비서관을 역임한 것 외에 인선 배경이 알려지지 않으면서 역할에 관심이 모아진다. 1962년생으로 차관을 하기에는 나이가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에 1·2차관이 모두 바뀐 국토교통부 내에선 “왜 우리만 양 차관이 다 바뀌나”라는 볼멘 소리가 나왔다. 기존에 있던 1·2차관의 내부 평가가 좋았던 만큼 아쉬워하는 분위기도 있다. 다만 대통령실 협조가 중요한 국토부 업무 특성상 대통령실 비서관 출신으로 오는 김오진 신임 1차관과 백원국 신임 2차관이 가교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도 많다. 백 2차관은 국토부 내부 출신이기도 하다. 그는 본부에서 실장을 거치지 않고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있다가 곧장 차관에 올랐기 때문에 승진이 빠르다는 평가다. 1·2차관이 모두 바뀌면서 국토부에선 인사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해수부, 예상 외 인선에 갸웃 과학기술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차관이 해외출장 중인 상태에서 명단 교체를 통보 받았다. 과기부에서 과학 분야를 담당하는 오태석 1차관은 한국 측 수석대표로 영국 과학혁신기술부와 런던에서 진행하는 ‘제 15차 한·영 과학기술공동위원회’에 참석 중이었다. 조주현 중기부 차관 역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OECD 중소기업·기업가정신 장관회의에 참석 중이다. 해양수산부 내에서도 박성훈 신임 차관의 인선이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차관 교체 대상에 해수부가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해운·수산 관련 경력이 거의 없는 박 차관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진 않았던 탓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앞두고 국내 연안 및 수산물 안전, 수산업 보호 등의 현안을 신속히 파악해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도 있다. 다만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역임해 해운 및 수산업계 현황에 밝고, 윤석열 정부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수부의 각종 난제를 풀어나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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