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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원로들 정중동… ‘보서기 거취’ 변수로

    보시라이(薄希來) 충칭(重慶)시 서기의 최대 정치 업적인 ‘조폭과의 전쟁’을 성토한 연구 문건이 권력층에 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정치 원로들의 활발한 대외 행보가 이어지고 있어 보 서기의 거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중국의 반체제 사이트 보쉰은 최근 화둥정법대 헌법학과 교수이자 중국헌법학회 부회장인 퉁즈웨이(童之偉) 교수가 보 서기의 ‘조폭과의 전쟁’의 적법성을 연구해 작성한 보고서를 윗선에 전달했다며 보고서 전문을 공개했다. 보고서는 “충칭의 ‘조폭과의 전쟁’은 증거 없이 체포한 뒤 강제로 자백을 받아 내는 식의 강압 수사였다.”고 규정했으며, 특히 “법치주의가 배제된 문화혁명 시대로 회귀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고 보쉰은 전했다. 보 서기의 ‘조폭과의 전쟁’은 사회치안 강화와 공권력의 불법 사용이란 해석에 따라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 이 보고서는 후자에 무게를 실어 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은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자신의 중국특색사회주의 관련 사상과 이론을 정리한 ‘장쩌민 문선집 제2권 외국어판’을 영어·프랑스어·러시아어·스페인어·일본어 등으로 출판했다고 신화통신이 18일 보도했다. 1권은 2010년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당 군사위원회 부주석직을 꿰차며 대권 카드를 손에 쥐었던 17차 전국대표대회 5중전회(2010년 10월)가 열리기 전인 그해 2월에 나온 바 있다. 문선집 제2권은 국제사회가 중국특색사회주의의 본질과 발전 방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제3권도 조만간 펴낼 예정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鄧小平) 전 당중앙 군사위원회 주석의 장녀 덩린(鄧林·70)은 덩의 생가가 있는 쓰촨(四川) 광안(廣安)에서 열린 덩샤오핑 서거 15주기 추도회에 참석했다. 덩은 “덩샤오핑의 남순강화(南巡講話·1992년 남부 지역을 돌며 ‘개혁·개방을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담화)는 중국 개혁·개방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증명됐으며, 중국 사회가 전환기에 놓여 있고 또 향후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는 알 수 없으나 개혁·개방의 노선이 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충칭일보가 1면 머리기사로 게재했다. 중국 정가는 장 전 국가주석이 실권을 가진 원로인 데다 덩 전 주석의 개혁·개방 노선을 견지해 왔다는 점에서는 이들의 이 같은 활동이 중국이 오는 10월 권력교체 이후에도 개혁·개방의 노선을 견지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보 서기가 내놨던 ‘홍색 캠페인’과 ‘조폭과의 전쟁’은 개혁·개방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좌파들의 지지를 받아 왔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43) 프랑스 천재시인 랭보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43) 프랑스 천재시인 랭보

    1854년과 1891년. 랭보의 생몰연도다. 그는 19세기 중·후반 37년 동안 살면서 ‘지옥에서 보낸 한 철’과 ‘채색판화집’ 이라는 두 권의 시집을 완성했다. 수많은 상징들로 뒤덮여 여전히 열리지 않는 그의 작품들은 모두 십대 시절 쓰인 것들이다. 이 시인은 스무 살 이른 나이에 절필을 하고 문학계를 떠나버렸다. 그때 이후로 그의 수많은 독자들은 그를 ‘천재 시인’ ‘조숙한 반항아’ ‘저주받은 시인’ ‘타고난 방랑자’라 부른다. ●37년 생에 ‘지옥에서 보낸 한 철’·‘채색판화집’ 완성 1870년, 16세가 된 랭보의 프랑스어 처녀작 ‘고아들의 새해 선물’이 ‘모두를 위한 잡지’에 게재되었으니 역시 천재다운 첫 출현이다. 굳이 ‘프랑스어 처녀작’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라틴어 처녀작’이 이미 세상에 나왔기 때문이다. 일곱 살에 학교에 입학한 이래 랭보는 수석을 놓치지 않았는데, 특히 라틴어 수업에서 단연 독보적이었다. 그는 이 수업을 통해 논리, 수사법 그리고 시를 배울 수 있었다. 그는 라틴어 시를 해체한 뒤 다시 복원하고 패러디하면서 놀이하듯 시를 배워 나갔다. 랭보의 시가 잡지에 게재된 해, 프랑스는 프로이센에 선전포고를 했다. 보불전쟁의 서막이었다. 랭보의 관심은 즉각적으로 여기에 집중된다. 랭보는 나폴레옹 3세와 그 숭배자들을 단순 무식한 민족주의자들이라며 혐오했고, 그들의 전쟁 선동에 분노했다. 그 분노를 드러내는 길이 곧 시 쓰기였다. 랭보의 문학적 스승 중 하나였던 빅토르 위고가 그런 것처럼. 랭보에게는 위고가 문학을 통해 민중의 지도자 역할을 하는 듯 보였다. “저는 말합니다. 견자(見者)여야 한다. 견자가 되어야 한다고.” 1871년 5월, 한 편의 짧은 시(詩)와 같았던 파리코뮌에 대한 열정이 사그라질 즈음 랭보는 시인 폴 드메니에게 편지를 보냈다. 견자란 보는 자이고, 예언자다. 미래로부터 온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하는 게 그의 몫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 시대를 통찰할 수 있어야 한다. 랭보는 시 쓰기란 타인들의 고통에 함께 괴로워하고, 현실에 대해 함께 분노할 수 있는 언어를 만드는 행위라 보았다. 그는 부르주아 이데올로기, 민족주의, 기독교 등을 조소하기 시작했다. 어린 시인이 보기에 프랑스는 지극히 형편없었으나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위고를 포함해 탁월한 시인들이 많았으므로. 랭보는 ‘현대 고답시집’을 통해 소위 ‘고답파’로 분류되는 시인들의 세계와 만날 수 있었다. 샤를 보들레르, 스테판 말라르메, 폴 베를렌 등이 그들이다. 특히 그는 낭만주의에서 시작했으나 그것의 부조리함을 깨닫고 뛰쳐나온 보들레르에게 크게 경도되었다. 취기와 도시 산책을 통해 현대성을 질문하는 보들레르의 작품들은 모호하고 신비롭게 절망과 죄, 욕망을 그려냈다. 더 이상 작가의 이성이나 사상이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이미지다! 고전적 형식에서 벗어난 이 시인은 현대시를 열어젖힌 가장 중요한 작가로 기록된다. 보들레르가 그랬듯 랭보 역시 시를 위해, 그리고 시 속에서 기꺼이 타락에 빠져들었다. “저는 지금 최대한 타락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고요? 저는 시인이고 싶고, 또 견자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모든 감각의 착란을 통해 미지에 도달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고통이 극심합니다.” (이장바르에게 보낸 편지 중) ●지옥은 어디 있는가?… 詩 속에서 기꺼이 타락 “아! 다시 삶으로 떠오르기! 우리의 추한 모습에 눈길을 던지기! 그리고 이 독, 정말로 저주받을 이 입맞춤! 나의 연약함, 세계의 잔혹함! 맙소사, 불쌍히 여기시오, 날 숨겨주오, 나는 너무 행실이 나쁩니다!” (‘지옥의 밤’ 중) 그의 ‘타락’이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난 것은 단연 베를렌과의 행보에서였다. 랭보는 고답파의 또 다른 시인 베를렌에게 자기 시를 써 보냈고, 1871년 9월 드디어 베를렌의 초대로 파리에서 그를 만난다. 알려진 대로 이후 두 사람은 국경을 넘나들며 사랑을 나눴다. 설마 두 예술가가 만나 한 짓이 고작 압생트와 해시시에 취해 벌거벗고 뒹구는 것뿐이었으랴. 당시 랭보가 바지런히 작업한 시들에는 그들 연애 관계에 도사린 폭력성, 우울한 랭보의 성정 등이 검은 피처럼 스며들었다. 3년여에 걸친 둘의 연애는 어느 날 베를렌이 랭보의 손에 쏘아 박은 권총 탄환으로 끝났다. 베를렌은 감옥에 처박혔고 랭보는 그로부터 달아났다. 고향집에서 랭보가 몰두한 것은 역시나 시를 쓰고 고치고 때론 과감히 폐기해 버리는 것뿐이었다. 이때 탄생된 9편의 작품들이 시집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을 이룬다. 전체를 여는 ‘서시’, 자기 삶의 연대를 담은 ‘나쁜 혈통’, 환각 기록 ‘지옥의 밤’과 ‘헛소리 1, 2’, 서구 문명과 기독교에 대한 증오를 담은 ‘불가능’, 탈출을 꿈꾸는 ‘섬광’, 지옥의 밤이 끝났다고 외치는 ‘아침’, 방황과 고통의 여정을 끝마치는 ‘이별’ 등이다.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은 그 전체가 하나의 구조를 이루는 시로서 완성된다. 랭보는 베를렌과의 나날들을 지옥으로 여겼을까? 그럴 수도 있다. 둘이 함께 경험한 쾌락과 혐오감, 도취와 불안은 떠나고 싶지 않지만 견딜 수도 없는 지옥 풍경을 만들어냈다. 랭보는 그 시간이 준 독을 그다운 방법으로 치료하고자 했다. 즉, 그는 시 안에서 지옥에 들어갔고, 고통과 황홀함을 겪은 뒤 다시 기어 나왔다. 그러나 그 시들을 한낱 일기장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랭보가 춤추는 마녀와 울부짖는 관자놀이를 노래할 때, 그것은 자신의 어두움을 되는 대로 배설해 내려는 게 아니었다. 그는 장기를 최대한 발휘해 단어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고르고 배치했다. 마치 그 단어들이 구원을 위한 디딤돌이 된다고 믿는다는 듯이. 그리하여 풍부한 상징과 기괴한 이미지, 낯선 언어적 결합으로 살아 있는 거대 요새가 된 그의 지옥은 모호하면서 보편적인 메시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것은 읽는 이에 따라 진정한 신을 갈구하는 이교도의 절규가 되기도 하고, 서구인에게 으르렁거리는 흑인의 외침이 되기도 한다. 랭보의 언어는 가장 나쁜 피가 되었다. 기독교의 피가 아니라 이교도의 피, 백인의 피가 아니라 흑인의 피, 시대에 가장 위협적이고 권력이 가장 혐오하는 피. “나는 짐승이다. 흑인이다. 그러나 구원받을 수 있다. 당신들은 가짜 흑인, 당신들은 미치광이, 무자비하고 탐욕스럽다.” (‘나쁜 혈통’ 중) ●‘바람 구두를 신은 사내’ 스무살 절필후 세계방랑 랭보는 훗날 ‘채색판화집’으로 출판될 원고더미를 갓 출감한 베를렌에게 맡겼다. 그리곤 돌연 시를 멈췄다. 1875년, 그는 스무 살이었다. 이때부터 그는 침묵했다. 이후 17년을 더 사는 동안 그는 한 번도 시를 쓰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면 남은 반생 동안 무엇을 했을까? 놀랍지만 장사다. 아프리카로 건너간 그는 커피 중개 회사에서 근무하기도 했고, 총기 매매도 했다. 그는 관절염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쉬지 않고 걸었다. 그 때문에 오른쪽 다리는 끝내 절단해야 했으며, 이후 병세가 악화되어 사망했다. 베를렌이 지어준 랭보의 별명은 ‘바람 구두를 신은 사내’였다. 별명답게 랭보는 어린 시절부터 방랑자 기질이 농후했다. 고향에서 틈만 나면 친구와 함께 산과 들을 몇 시간이고 쏘다녔고, 몇 번이나 가출해 파리에 상경했으며, 연애 기간 중에는 수시로 국경을 넘었다. 그뿐만 아니라 엄격한 운율로 엮인 시에서 산문으로, 베르길리우스의 라틴어 시에서 위고의 낭만주의와 보들레르의 현대시로, 스승 이장바르를 지나 연인 베를렌에게로 월경(越境)을 거듭했다. 드메니에게 랭보는 “‘나’란 하나의 타자(他者)입니다.”라고 썼다. 어쩌면 우리는 랭보의 삶 자체를 타자들로 변신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랭보는 움직이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비, 고양이, 원숭이들처럼 팔랑거리며 일생을 쏘다녔다. 말은 잘 때도 서서 잔다. 녀석이 바닥에 앉는 것은 죽음이 임박했을 때뿐이다. “말도 않고, 생각도 않으리. 그러나 한없는 사랑은 내 넋속에 피어오르리니, 나는 가리라, 멀리, 저 멀리, 보헤미안처럼, 계집애 데려가듯 행복하게, 자연속으로.” (‘감각’ 중) 수경(남산강학원 연구원)
  • 비스마르크 목소리 담은 에디슨 축음기 발견

    비스마르크 목소리 담은 에디슨 축음기 발견

    ‘철혈재상’이란 별칭으로 잘 알려진 독일 정치가 오토 비스마르크(왼쪽·1818~1898)의 목소리를 유일하게 담은 토머스 에디슨의 축음기(오른쪽)가 발견됐다. 뉴욕타임스는 30일(현지시간) 에디슨이 발명한 초기 축음기인 왁스 실린더에 당대 가장 강력한 통치자였던 비스마르크의 목소리가 녹음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는 1889년 에디슨이 실험실 조수인 독일 출신 테오 방게만을 축음기를 선보일 파리 월드 페어에 보냈을 때 녹음한 것이다. 방게만은 당시 파리 일정을 마친 뒤 고향인 독일에 가서 브람스 등 유명 음악인들을 만나 그들의 연주와 음성을 담아왔는데 프리드리히스루의 별장에 머물던 비스마르크도 그중 한 명이었다. 비스마르크는 파리와 베를린에서 녹음된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은 뒤 아내의 요청에 영어, 라틴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으로 시를 읊고 노래를 불렀다. 독·불전쟁을 승리로 이끈 비스마르크는 프랑스 국가의 일부를 낭송하기도 했다. 비스마르크 음성 실린더는 1957년부터 에디슨 실험실에 보관돼 왔지만 상자에 아무런 표식이 붙어 있지 않아 내용물 확인이 불가능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실험실 직원들이 실린더의 녹음 재생 작업에 착수하면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뮤지컬 리뷰] ‘노트르담 드 파리’

    [뮤지컬 리뷰] ‘노트르담 드 파리’

    명불허전(名不虛傳). 공연시간 1시간 40분 내내 무대에 울려 퍼진 54곡의 아름다운 선율은 관객의 귀를 즐겁게 했고, 배우들의 힘 있고 세련된 춤은 관객의 눈을 매료시켰다. 6년 만에 한국을 찾는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팀의 공연은 한국 관객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특이한 점은 오리지널팀의 공연이지만 대사를 프랑스어가 아닌 영어로 한다는 점이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노트르담 드 파리’는 15세기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이방인이자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놓고 벌이는 세 남자의 각기 다른 사랑을 그렸다. 곱추인 데다 추한 외모를 지녔지만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 ‘콰지모도’, 노트르담 성당의 주교라는 신분에도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욕정에 들끓다 결국 스스로 파멸에 이르는 ‘프롤로‘, 두 여자 사이에서 사랑을 저울질하는 파리시의 근위대장 ‘페뷔스’, 에스메랄다를 향한 이들 세 남자의 사랑 이야기는 관객의 감정선을 공연 내내 쥐락펴락하며 집중하게 만든다. 1막은 거리의 음유시인이자 작품의 안내자 역할을 하는 ‘그랭구아르’의 서곡 ‘대성당의 시대’로부터 시작된다. 국내 뮤지컬 팬층에서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순간’ 만큼이나 유명한 곡이기에 영어 버전의 노래도 익숙하게 다가온다. 노래 자체가 지닌 힘은 물론이거니와 배우들의 폭풍 성량이 주는 만족감이 상당하다. 특히 콰지모도 역의 맷 로랑의 목소리는 굉장히 개성 있고, 특유의 폭발적인 힘을 지녀 상당히 인상적이다. 특히 그의 가창력은 사랑하는 여인, 에스메랄다의 죽음을 알게 된 뒤 슬픔과 괴로움에 휩싸여 애끓는 목소리로 복잡한 감정을 쏟아내는 2막의 하이라이트 곡 ‘춤을 춰요 에스메랄다’에서 절정에 달한다. 관객들의 가슴을 저릿하게 할 만큼 감정 전달이 훌륭하다.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은 여타 뮤지컬 작품들과 달리 댄서와 가수의 구별이 뚜렷하다. 그래서 배우들의 수준급 춤솜씨도 인상적이다. 특히 에스메랄다의 오빠 ‘클로팽’과 도시의 불법체류자들(남녀 앙상블)이 만들어내는 군무와 합창의 조화는 작품의 무게감을 더해 준다. 흰색 장막을 사이에 둔 액자 구도 형식은 잔잔한 무대 영상을 만들어 낸다. 특히 성당이 지닌 특유의 신비감을 살리는 데 액자 구도 형식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 낸다. 무대 세트가 석고상과 철제 감옥이 전환되는 것 외에 거의 없어 절제미가 살아 있다. 서울공연은 오는 2월 19일까지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무대에서 열린다. 지방공연은 3월 1~4일 성남아트센터, 8~11일 광주 문화예술회관, 15~25일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한다. 6만~20만원. (02)541-6236.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부고] 한국 철학에 30년 바친 프랑스인 필립 티에보

    [부고] 한국 철학에 30년 바친 프랑스인 필립 티에보

    한국에서 30년간 한국 철학을 연구해 온 프랑스인 필립 티에보 세종대 국제대학원 아시아학과 초빙교수가 지난 13일 별세했다. 67세. 티에보는 1982년 한문을 공부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가 율곡·퇴계 등의 한국 철학에 매료돼 1994년 성균관대에서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2007년에는 프랑스 현지에서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번역, 출간하기도 했다. 또 소설가 한무숙의 ‘만남’(정약용의 일생에 관한 책)과 율곡 이이의 ‘성학집요’ 등을 프랑스어로 출간했으며, 최근에는 원효부터 최한기까지 한국 사상의 흐름을 정리한 ‘한국의 사상’을 펴내기도 했다. 건국대와 한양대 등에서 강의했고 2007년부터 세종대 초빙교수로 재직하다 파킨슨병과 폐렴 등으로 건강이 악화됐다. 그는 별세 직전까지 퇴계 이황의 ‘자성록’을 프랑스어로 번역하는 등 마지막 순간까지 한국 사상을 알리는 데 혼신의 힘을 다했다. 2009년 율곡학회로부터 율곡대상을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카트리나 티에보와 한국에서 입양한 두 딸이 있다. 고인의 시신은 고국인 프랑스에 안장된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씨줄날줄] 퍼스트레이디 정치/최광숙 논설위원

    “나는 재클린 케네디의 파리 여행에 동행했던 남자입니다.” 1961년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 순방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드골과의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난 것은 모두 아내 덕이라는 찬사였다. 까탈스러운 드골 프랑스 대통령조차 유창한 프랑스어로 프랑스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선보인 재클린에게 홀딱 반했다고 한다. 대통령의 부인인 퍼스트레이디는 대통령 못지않게 외교무대는 물론 국정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자리다. 드러내놓고 활동을 하든, 내조에 전념하든, 어떤 경우든 ‘숨은 권력자’임에는 틀림없다. 그러기에 영부인들의 패션부터 그들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까지 사실상 정치적 활동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9년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루니 여사가 콘돔 사용을 반대하는 교황을 비판했다가 프랑스가 시끄러웠던 것도 다 이 때문이다. 대통령이 신임하는 1급 참모이다 보니 영부인은 종종 인사 등에서도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은발의 마음씨 좋은 할머니 같은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바버라도 외부로 풍기는 분위기와는 달리 정치감각이 뛰어났다고 한다. 그녀의 눈 밖에 난 백악관 참모들이 중도하차하거나 권력의 중심에서 밀려났다. 우리도 ‘영부인 인사’ ‘영부인 예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일부 영부인들은 정치력을 발휘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는 ‘너무 나선다’는 이순자 여사와는 달리 조용했지만 뒤로는 ‘안방정치’를 했다는 말을 듣는다. 남편에게 ‘물태우’라는 별명을 처음 전하는 등 민심을 여과 없이 전달하며 최고통치자의 반려자에만 머물지 않았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부인 미셸이 대통령의 정책을 움직이는 막후 실세라는 외신이 나왔다. 이매뉴얼 비서실장 등 백악관 참모들과 사사건건 충돌해 그들을 사임시켰다고 한다.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변호사 출신인 그녀의 능력에 대해 오바마는 대통령 당선 직후 케네디 대통령 시절의 최고 참모이던 로버트 케네디의 역할을 자신의 아내가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셸도 백악관을 나온 뒤 상원의원을 거쳐 대권 도전에 나서는 등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처럼 퍼스트레이디의 역사를 새로 쓸지도 모를 일이다. 퍼스트레이디 자리만큼 정치수업을 받기 좋은 자리도 없는 것 같다. 22세에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한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만 봐도 그렇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美 국무부 트위터 브리핑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6일(현지시간) 처음으로 트위터 브리핑을 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이 국무부 트위터 계정(#AskState)을 통해 전 세계의 트위터리안으로부터 들어온 질문에 대해 국무부 브리핑룸에서 답변하는 방식이다. 트위터 브리핑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미국의 외교정책을 전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데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에 따라 올 들어 새로 시작된 것이다. 트위터 질문에 대해 답변한 내용은 비디오 파일로 만들어져 트위터를 통해 질문을 한 당사자에게 전달된다. 눌런드 대변인은 “비디오 파일은 트위터 질문을 한 사람의 모국어로 번역돼 전달된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우선 아랍어, 중국어, 이란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파키스탄어 등으로 비디오 답변 파일을 만들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무부가 트위터 브리핑을 통해 미국의 입장을 적극 전달하려는 나라들의 우선순위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어나 일본어 등의 답변은 당장은 이뤄지지 않는다. 앞으로 트위터 브리핑은 1월 한 달 동안은 매주 금요일에 정기적으로 실시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살 사람이 없어서…” 45억원 유화 강탈 2년여만에 돌아와

    “살 사람이 없어서…” 45억원 유화 강탈 2년여만에 돌아와

    벨기에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1898~1967)의 45억원 상당 작품이 박물관에서 도난당했다가 매수자를 못 찾아 2년 만에 되돌아왔다. 브뤼셀 르네 마그리트 박물관의 큐레이터 앙드레 가리트는 지난 6일(현지시간) 2009년 9월 박물관에서 강탈당한 마그리트의 1948년 작 누드 유화 ‘올랭피아’를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이 보험회사와 일하는 전문가와 접촉해 조건 없이 돌려주겠다고 해 회수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도난 당시 최대 300만 유로를 호가하는 것으로 평가받았는데, 전문가들은 이 작품이 워낙 유명해 매수자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강탈 당시 2명의 강도 중 한 명은 아시아인이었으며 한 사람은 프랑스어를, 다른 사람은 영어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은 이 작품을 다시 전시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AFP 등 외신들은 전했다. 이 박물관은 마그리트가 24년간 살면서 작품 활동을 한 자택에 마련됐으며, 그림 외에도 약 100점의 유품과 문서들이 소장돼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36) 목졸려 살해된 시신, 라면박스만 없었어도… 범죄가 흔적을 남기기 위해… 35) 그녀와 만난 남자는 모두 죽는다 마약에 눈먼 20대 명품녀의 엽기적 살인행각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2008년 김정일 의식불명 상태”

    “2008년 김정일 의식불명 상태”

    “2008년 김정일은 의식불명 상태였으며 목숨이 위태로웠다.”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진 김정일을 극비리에 치료했던 프랑스 파리 생트안 병원의 신경외과장인 프랑수아 자비에르 루 박사가 19일(현지시간) AP와의 인터뷰에서 당시의 전말을 공개했다. 북한의 요청으로 10일간 평양 적십자병원에서 김정일을 집중 치료했던 그는 “북한 관리들이 나를 데리러 왔을 때 누구를 치료하러 가는지도 몰랐다.”고 회고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루 박사는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여러 환자들의 진료 차트를 넘겨받았다. 루 박사는 북한 의료진에게 진단을 해 주고 치료법을 조언해 줬다. 대부분은 경미한 상태였으나 유독 한 사람이 위험한 상태였다. 루 박사는 문제의 환자를 직접 봐야겠다고 버텼다. 수시간 뒤 북한 의료진의 허가가 떨어져 만난 사람이 바로 김정일이었다. 루 박사는 추가 치료를 위해 그해 9~10월 다시 평양을 찾았다. 그는 “이때 김정일은 자신이 다시 회복될 수 있을지, 정상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 등 매우 논리적인 질문들을 하기 시작했고 자신의 미래를 매우 걱정했다.”고 말했다. 프랑스어와 영어를 섞어 말하던 김정일은 친불(親佛) 성향을 숨기지 않았다. 루 박사는 “그는 프랑스와 정치적 관계를 수립하고 싶어 했고, 프랑스 영화와 와인에 굉장히 해박해 매우 놀랐다.”고 했다. 루 박사와 보르도 와인과 부르고뉴 와인의 차이점을 놓고 토론할 정도였다. 루 박사가 김정일을 치료할 당시 막내아들 김정은도 병상을 자주 지키곤 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튀니지 인권운동가 마르주키

    청년노점상의 분신자살로 올해 ‘아랍의 봄’에 불을 댕겼던 튀니지에서 인권운동가 출신 대통령이 탄생했다. 중도좌파인 공화의회당 대표 몬세프 마르주키(66)는 12일(현지시간) 제헌 의회에서 재적 의원 217명 가운데 153명의 지지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난 1월 지네 엘 아비니데 벤 알리 전 대통령의 퇴진 이후 11개월 만에 민주 선거로 탄생한 첫 대통령이자, 튀니지가 공화국을 선포한 1957년 이후 3번째 대통령이다. 이날 트레이드마크인 ‘잠자리 안경’과 노타이 차림의 회색양복을 입고 나온 마르주키는 “중동에서 첫 자유 공화국이 된 나라의 첫 대통령이 됐다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연정의 권력 분점에 반발, 반대표를 던진 44명의 의원들에게는 “나를 계속 주시하겠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이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마르주키는 13일 카르타고 대통령궁에서 공식 취임한다. 1989년부터 1994년까지 튀니지인권연합(LTDH)의 회장을 지낸 그는 벤 알리 전 대통령의 눈엣가시였다. 1994년 선거 결과를 비판하다 투옥됐으나 국제사회의 압력으로 4개월 만에 풀려나 프랑스 망명길에 올랐다. 2001년 공화의회당을 창당한 뒤 이듬해 당국으로부터 활동이 금지되자 프랑스로 다시 돌아가 정치활동을 이어갔다. 민주화 시위로 벤 알리 대통령이 쫓겨난 지난 1월에야 영구 귀국했다. 마르주키의 첫 임무는 연정 파트너이자 제1당인 엔나흐다당의 사무총장 하마디 제발리를 총리로 임명하는 일이다. 튀니지 권력 구조상 대통령은 총리에 이어 2인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그가 엔나흐다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벌써부터 일고 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에서 의학을 전공한 그는 인도 독립영웅 마하트마 간디의 평화운동과 인종분리정책을 철폐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정치를 배우기 위해 인도와 남아공을 각각 찾았을 정도로 학구파다. 세 아이의 아버지로 프랑스인 부인과는 이혼했다. 프랑스어, 아랍어로 ‘감시받는 독재자들’, ‘중동을 위한 민주화의 길’ 등을 써낸 다작 작가이기도 하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Weekend inside] 은행가 ‘이방인 손님 모시기’ 경쟁 치열

    [Weekend inside] 은행가 ‘이방인 손님 모시기’ 경쟁 치열

    “해외에서 쓸 수 있는 비자 현금입출금기(ATM) 카드가 필요해요. 지금 한국에 있는데 좀 도와주세요.” “고객님, 국제 체크카드를 발급하시면 됩니다. 그전에 몇 가지 당부 사항을 알려 드릴게요.…” 지난달 18일부터 외환은행이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페이스북(www.facebook.com/kebforexpats)에서 오간 대화다. 국내 등록 외국인 수가 100만명(10월 말 기준 99만 6676명)에 이르면서 이들을 고객으로 유치하려는 은행들의 마케팅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외환은행은 2008년 7월 외국고객영업본부를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만들었다. 외교관, 주재관, 대기업 연구인력, 원어민 교사 등 국내거주 외국인 및 법인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타깃 고객층인 18만명의 약 30%인 5만 8000명이 외환은행과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은행은 외국인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 영문으로 운영하는 페이스북을 개설하고 주요 공지사항을 전달하거나 이벤트를 여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또 외국인 고객이 환율에 민감한 점을 고려해 매주 환율 전망보고서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국내 은행 중 유일하게 애플사의 매킨토시 운영시스템에서 쓸 수 있는 인터넷뱅킹인 ‘맥 뱅킹’을 개발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온 외국인들은 매킨토시를 탑재한 컴퓨터를 흔히 쓰지만, 국내 은행의 인터넷뱅킹 시스템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체제만 지원해서 불편을 겪어 왔다. 또 외국어 능통자를 전국 22개 외국인 전략점포에 배치하고 있다. 이 중 고객의 70% 이상이 외국인인 서울 이태원지점과 한남동, 강남 스타타워지점 등 3곳은 자산이 많은 외국인 VIP 고객을 위한 프라이빗뱅킹(PB) 점포 형태로 운영 중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일본인이 많이 사는 서울 이촌동지점에는 일본인 직원을 파견하고 프랑스인들이 모여 있는 서래마을 인근의 반포동지점에는 프랑스어에 능통한 직원을 배치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국내에 방문 취업한 중국동포, 베트남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2008년 3월 서울 구로동을 시작으로 경기 안산 원곡동, 신길동, 대림동 등을 외국인 전략점포로 개설했다. 특히 구로동지점과 원곡동 출장소는 평일에 바쁜 고객들을 위해 일요일에도 문을 열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구로동지점의 신규고객이 지난해 상반기에는 월 170명씩 늘었는데 올해 상반기엔 200명으로 증가했다.”면서 “특히 일요일 내방고객이 100명으로 평일보다 많다.”고 전했다. SC제일은행도 서울 광화문, 연희동 등 10개 지점에 외국인 전용 창구를 마련하고 영문으로 쓴 상품 안내장과 약관을 비치하고 있다. 외국인 전용 인터넷뱅킹과 텔레뱅킹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535일만의 연정…벨기에 최장기 무정부 행진 끝

    535일 동안이나 내각을 구성하지 못해 무정부 상태로 지냈던 벨기에가 마침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왈롱지역(프랑스어권) 사회당 대표인 엘리오 디 뤼포(60)를 수반으로 하는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했다. AFP통신은 연정에 참여하는 6개 정당이 오는 5일 공식 출범하기 위해 이번 주말 이를 최종 승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벨기에에선 지난해 4월 선거구 분할을 둘러싸고 남북 언어권 사이에 갈등이 커지면서 연립정부가 무너졌다. 지난해 6월 조기총선을 치렀지만 정당 간 연정 협상이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1년 5개월 동안이나 공식 정부가 없이 임시 총리가 국정을 이끄는 상태로 지내야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2012학년도 수능성적 발표] 표준점수 3~14점 ↓… 외국어 두문제 틀려도 2등급

    [2012학년도 수능성적 발표] 표준점수 3~14점 ↓… 외국어 두문제 틀려도 2등급

    올해 수능은 ‘불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보다 난이도가 대폭 낮아진 반면,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언어와 수리 가에서는 상위권 학생 간 변별력이 확보됐지만 중상위권에 비슷한 점수를 받은 학생들이 대거 몰리면서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영역별 만점자는 언어 0.28%(1825명), 수리 가 0.31%(482명), 수리 나 0.97%(4397명), 외국어 2.67%(1만 7049명) 등이었다. 수리 나를 제외한 영역은 당국의 목표였던 ‘만점자 1%’와 큰 격차가 있었다. ●언어·수리 가 변별력 확보 언어는 만점자가 3개 주요영역 중 가장 적었고, 표준점수 최고점 역시 137점으로 지난해에 비해 3점만 떨어졌다. 그러나 1등급컷은 131점으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2점이 올라 일부 고난도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성태제 교육과정평가원장은 “언어는 EBS와 연계된 지문이 많았지만 학생들이 익숙한 지문이라는 생각에 꼼꼼히 읽지 않고 바로 답을 골라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문항을 많이 틀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때문에 만점자 비율 역시 예상보다 낮았다.”고 설명했다. 언어 영역은 현재 수능과 비슷한 모습을 갖춘 2005학년도 이후 두 번째로 만점자 비율이 낮았다. 수리 가형 만점자는 0.31%로 역대 수능 중 가장 어려웠던 지난해 0.02%에 비해 크게 늘었다. 표준점수 최고점도 139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14점이나 떨어졌다. 그러나 1등급 컷은 130점으로, 지난해에 비해 2점 하락하는 데 그쳐 최상위권 변별력은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 원장은 만점자 비율이 낮은 이유로 “6·9월 모의평가처럼 EBS 교재 및 강의와 70% 이상 연계했지만 수험생들이 연계 문항의 바뀐 조건이나 문제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외국어 영역은 2005학년도 이후 만점자 수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수능의 12.3배에 이른다. 최고점(130점)과 1등급컷(128점)의 차이가 2점에 불과해 2문제만 틀려도 1등급이 되지 못할 수 있고, 1등급 비율도 6.53%인 4만 1662명에 달했다. 안연근 잠실여고 교사는 “외국어 1등급이 6%를 넘어서 변별력은 아예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입시 지도를 하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언어와 수리가 어려웠던 것이 다행일 정도”라고 말했다. ●탐구·제2 외국어 과목별 격차 줄어 탐구영역과 제2 외국어는 지난해보다 과목별 난이도 격차가 다소 줄어들었다. 제2 외국어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은 러시아어가 86점으로 가장 높아 난이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중국어·프랑스어가 67점으로 가장 낮았다. 독일어 68점, 스페인어 70점, 일본어 69점, 한문은 73점이었다. 특히 가장 쉽게 출제돼 해마다 ‘로또 과목’으로 불렸던 아랍어는 올해 표준점수가 83점으로, 난이도 조절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회탐구 11개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윤리·국사·경제가 70점으로 가장 높았고, 한국지리가 64점으로 가장 낮았다. 또 세계지리 67점, 경제지리 67점, 한국 근·현대사 69점, 세계사 66점, 법과 사회 68점, 정치 68점, 사회·문화 68점으로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다. 과학탐구 영역은 물리Ⅰ 71점, 화학Ⅰ 68점, 생물Ⅰ 73점, 지구과학Ⅰ 68점, 물리Ⅱ 69점, 화학Ⅱ 70점, 생물Ⅱ 75점, 지구과학Ⅱ 67점으로, 최고점 격차는 8점이었다. 성 원장은 “탐구영역의 경우 선택이 4과목에서 3과목으로 줄었고, 의대 선호로 인해 과학탐구 응시자가 늘어나는 등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면서 “교과별로 내용이 다르고 응시자 수도 달라 평균점수를 맞추기 쉽지 않지만, 향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용어클릭] ●표준점수 영역별 응시자들 가운데 수험생의 상대적 위치를 보여주는 점수다. 각 영역에서 맞은 문항의 점수를 그대로 더한 원점수와 달리 수험생 성적이 표준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를 보여준다. 원점수가 같더라도 응시자의 평균에 따라 표준점수는 달라진다. 수능에서 응시영역과 과목을 수험생이 선택할 수 있게 되면서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 도입했다. ●백분위 과목별 만점을 100점으로 환산해 수험생의 상대적인 위치를 나타낸 것이다. 수험생이 얻은 점수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이 응시자 가운데 몇 %인지를 뜻한다. 예를 들어 백분위 점수가 63.0이라면 이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이 63.0%라는 뜻이다. ●등급 수험생을 영역별·과목별 표준점수 순서에 따라 9개 집단으로 나눈 것이다. 1등급 상위 4%, 2등급 11%, 3등급 23%, 4등급 40%, 5등급 60%, 6등급 77%, 8등급 96%, 9등급 100%까지 끊어서 구분한다. 실제 과목마다 차이가 있는 것은 동점자의 경우 상위 등급을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 [리뷰]세계 최초 3D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 직접 보니…

    [리뷰]세계 최초 3D 뮤지컬 ‘모차르트 락 오페라’ 직접 보니…

    VIP석, S석 차별 없다. 땀방울까지 볼 수 있을 듯한 한 발치 거리에서 배우들이 노래하고 춤춘다. 수 십 만원을 주고도 못 볼 프랑스 뮤지컬 오리지널 공연이 지척에서, 그것도 3D로 펼쳐진다. 뮤지컬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군침이 돌지 않는가? 2009년 프랑스 ‘팔레 데 스포르 드 파리’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 뒤 150만 관객을 동원, 프랑스 뮤지컬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운 ‘모차르트 락 오페라’가 한국 관객을 찾는다. 일반 공연처럼 앉은 자리에서 고정된 시선으로 보는 똑같은 공연이 아니다. 세계 최초 3D 뮤지컬이다. ‘모차르트 락 오페라’는 뮤지컬 제작자로 정평이 나 있는 알베르 코엔과 도브 아티 듀오가 제작 했으며, 영화 ‘다크나이트’, ‘인셉션’, ‘매트릭스’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각효과를 담당한 미국의 마크 와인가트너, 국내 3D 공연 실황 감독 정성복이 손잡고 3D로 재탄생시켰다. 클래식 이미지의 틀에 갇혀있던 기존의 모차르트가 아닌 팝과 록, 재즈 등으로 다시 태어난 새로운 장르의 ‘모차르트 락 오페라’는 35세의 젊은 모차르트의 사랑과 열정, 야망 등을 그린 작품이다. ●‘착한 가격’에 ‘좌석 차별’ 없이 생생한 대형 뮤지컬 관람 가능 뮤지컬을 관람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듯, 대형 뮤지컬에서 배우들의 표정을 자세히 보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게다가 이 공연은 4500석 규모의 초대형 극장에서 펼쳐졌다. 가난한 관객은 그저 작은 점으로 보이는 배우의 목소리를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다는 데에 만족해야만 했다. 이에 비해 ‘모차르트 락 오페라’는 극장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관람하는 만큼 ‘좌석에 따른 차별’이 크게 존재하지 않는다. 가격이 일반 뮤지컬 공연에 비해 저렴한 것은 기본. 가장 큰 특징은 ‘세계 최초 3D 뮤지컬’이라는 타이틀만큼 선명한 화질과 꽤 입체감 있는 3D 효과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바타’ 같은 엄청난 3D효과를 기대한다면 실망이 불 보듯 뻔하다. 3D는 관객에게 더 이상 새롭고 신기한 기술이 아니다. 대부분의 3D 영화가 그렇듯, 배우들이 코앞에서 춤을 추지는 않지만, 자막만큼은 확실한 3D 효과를 자랑한다. ●프랑스어 몰라도 감동 100배의 뮤직 넘버, 하지만… 프랑스 오리지널 공연이다 보니 영어와 다른 불편함에 꺼리는 관객도 많지만, ‘모차르트 락 오페라’의 뮤직넘버는 낯선 느낌을 넘어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알베르 코엔과 도브아티는 모차르트의 음악 중 가장 유명한 클래식 작품들과 새로운 창작곡을 넘나드는 20곡의 뮤직넘버를 작곡하는 데만 2년을 소요했다. 그 결과 클래식·오페라 또는 프랑스어가 주는 약간의 거리감이 눈 녹듯 사라지고, 젊고 대중적인 팝과 록으로 귀가 즐거워진다. 하지만 극장 상영 특성상 인터미션을 없애고 133분의 러닝타임을 꼬박 앉아있어야 하다 보니 허리와 다리 통증은 감수해야 한다. 또 모차르트의 음악이나 성장을 다룬 것은 아니어서 이를 기대한 관객은 다소 실망할 수 있다. SK 플래닛이 제작·배급을 맡은 ‘모차르트 락 오페라’는 11월 17일 개봉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7인의 코리안 파리를 홀리다

    7인의 코리안 파리를 홀리다

    “어릴 적부터 제 꿈은 ‘이상봉 파리’를 구찌처럼 대를 잇는 명품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었어요.”(디자이너 이청청) “언젠가 누군가가 패션은 속임수가 아니냐고 말했을 때, 어느 정도 그 말에 수긍하면서 좀 씁쓸했어요. 패션은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행복이 되기도 하고 상처가 되기도 하면서, 위로가 되기도 하고 감동이 되기도 하는 그런 사람 사는 이야기, 제가 살아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네요.”(디자이너 유한나) ‘패션코리아, 세계를 움직이다’(이동섭 지음, 시공사 펴냄)는 크리스티앙 디오르, 마틴 싯봉, 레페토, 셀린, 제라르 다렐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에서 일하며 해외 패션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한국 패션인 7명의 열정을 담은 기록이다. 저자인 이동섭씨는 프랑스에서 예술 분야를 공부한 저술가로 파리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패션계 종사자들이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과 그 결과를 담아냈다. 먼저 ‘바바라 뷔’의 패션쇼 디자이너 유한나씨. 프랑스어도 제대로 못 하는 상태에서 유학을 와 인턴을 거쳐 정식 사원이 되고 디자이너가 됐지만 여전히 그는 “패션쇼 기간 동안 무대에 서는 열여섯에서 열아홉 살가량의, 세계 각국에서 온 어린 소녀들을 만나며 나이를 잊고 또 꿈을 꾸게 된다.”고 말한다. ‘제라르 다렐’의 니트 디자이너인 김시민씨는 가난한 유학생 시절 다른 사람이 만든 옷을 파리 의상조합학교에 제출할 정도로 패션에 목을 맸다. 자식의 유학을 위해 식당 일을 했던 어머니를 생각해 빨리 공부를 마치려고 한 일이었지만 어쨌든 부끄러운 기억. 이제 그는 디자이너 브랜드와 미국에서 쌓은 경험을 결합시킨 대중적 디자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모델리스트 김신영은 이브 생로랑과 셀린에서 동시에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다. 모델리스트란 디자이너의 스케치대로 충실하게 작품을 만들어내는 일을 한다. 한국에서는 ‘패턴사’로 불리는 직업. 광목으로 입체 재단과 재킷을 보여줘 하루 차이로 두 명품 브랜드에서 제안을 받은 그의 선택은 셀린이었다. 셀린의 수석 디자이너 피비 필로가 ‘거리의 감성’을 녹여내는 새로운 라인을 만들어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크리스티앙 디오르에서 천재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와 함께 일했던 채규인은 동방신기가 ‘주문’(Mirotic)을 부를 때 입었던 의상을 만들어 유명해졌다. 처음에는 인턴처럼 일했다가 그가 디자인한 옷이 가장 많이 팔리는 바람에 곧바로 정식 직원이 됐다. 때문에 ‘누구의 애인이라더라’ 같은 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는 현재 ‘새로운 클래식’을 표방하는 자신의 브랜드 ‘마미페흐 드 룩스’를 만들고 있다. 패션 컨설턴트이자 판매담당자로 일하는 김다은은 한국의 대표적인 남성복 디자이너 우영미를 파리에서 성공시킨 배경이다. 그는 프랑스에서 통용되는 한국 패션 디자인의 특징을 ‘질과 섬세함’이란 두 단어로 요약했다. 패션의 수도 파리에서 겐조, 꼼 데 가르송이 이끈 일본 신드롬이 드리스 반 노튼 같은 벨기에 디자이너 붐으로 옮겨가고 나서 이제 우영미를 앞세운 한국 디자이너로 서서히 세대교체하고 있다. 그 뒤에는 우영미 디자인을 전파한 김다은이 있었다. 디자이너 윤성보는 샤를 주르당, 마틴 싯봉, 로프트에서 배운 경험으로 자신의 브랜드 ‘바론 Y***’를 내놓았다. 윤씨는 파리에 진출했거나 노력 중인 한국 패션 디자이너들이 아직도 독창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또 정부가 주관하는 패션 관련 행사가 세련되지 못하고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기분이 든다고 질타했다. “패션은 건설업이나 가전업이 아니다. 패션 사업을 정부나 대기업이 지원할 때도 창의력이 뒷받침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아버지가 디자이너여서 한때 나는 옷을 아주 무난하게 입으려 했다.”는 이청청은 영국의 남성복 브랜드 ‘오디토리 헐루시네이션’의 디자이너이자 ‘이상봉 파리’의 남성복 팀장이다. 하지만 용돈이 부족하던 시절 아버지의 이세이 미야케 정장을 자주 빌려 입었던 그는 결국 ‘특이한 옷을 가진 친구’로 기억됐다. 책은 화려해 보이는 직업일수록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화려하기보다는 성실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다. 비록 패션을 꿈꾸지 않는 청춘일지라도 외국에서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살아낸 사람들의 이야기는 큰 공감을 준다. 1만 5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클래식·재즈

    ●에우로파 갈란테&이안 보스트리지 11월 4일 오후 8시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6일 오후 5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바로크 바이올린 거장 파비오 비온디가 이끄는 앙상블 ‘에우로파 갈란테’와 역사학 박사 출신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가 18세기 ‘스리 테너’로 군림했던 보로지니, 파브리, 비어드의 아리아를 재조명한다. 3만~9만원. (02)2005-0114, (031)783-8000. ●2011 레 프레르 내한공연 11월 11일 오후 8시 서울 대흥동 마포아트센터. 한 대의 피아노에서 두 명이 연주하는 ‘포 핸즈’(four hands) 스타일로 유명한 일본 재즈 피아노 듀오가 3년 만에 내한공연을 갖는다. 프랑스어로 ‘형제’란 뜻의 팀 이름처럼 사이토 모리야와 케이토 형제가 2002년 결성했다. 3만 3000~4만 4000원. (02)3274-8600.
  • 10개국어 마스터한 ‘언어천재’ 10세 소녀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10살밖에 안 된 어린 소녀가 무려 10개국어를 마스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영국 스톡포트 치들흄에 사는 소니아 양이 카자흐언어와 우간다의 언어를 포함한 10개국어를 능숙하게 말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스톡포트의 사립 초교인 그린뱅크 예비학교에 재학 중인 소니아는 최근 지역 학생 5,000여 명이 참가한 언어 경연대회에서 우승, 영국 북서부의 최연소 언어 능통자(best young linguist)로 선정됐다. 타이완 출신인 소니아는 초등학교 입학을 위해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이주했다. 입학 당시 그녀는 이미 모국어인 타이완어뿐만 아니라 일본어와 중국어, 영어를 유창하게 말할 수 있었다. 언어능력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소니아는 현재 독일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로도 유창하게 말할 수 있다. 또한 그녀는 최근에 카자흐어과 아프리카 우간다의 언어인 (루)간다어까지 배웠다. 이 세 언어는 최근 참가한 언어 경연대회를 통해 익히게 됐다. 이 대회는 언어에 대한 지식 뿐만 아니라 새로운 언어를 선정해 일정 기간을 두고 익혀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 소니아는 대회 예선을 통해 카자흐어와 포르투갈어를 익혔으며 본선에서는 루간다어 배우기에 도전해 몇 주 만에 마스터했다. 그녀는 “루간다어는 타이완어와 흡사해 영어권 사람들보다 익히기 수월했다.”고 말했다. 한편 소니아는 올해 런던에서 열리는 언어 경연대회 국가 결승전에 지역 대표로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스마트폰 ‘노터치 작동’… 끝없는 진화

    스마트폰 ‘노터치 작동’… 끝없는 진화

    2007년 1월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맥월드 무대에서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 최초 모델을 공개했다. 잡스는 키노트 연설에서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세상에서 가장 좋은 포인팅 디바이스를 갖고 있습니다. 10개나 되지요. 바로 손가락입니다. 우리는 기존 휴대전화기에 붙은 플라스틱 키보드를 없애고 손가락을 사용합니다.”라고 말했다. 잡스가 이날 “우리는 전화기를 재발명했다.”고 자신했던 이면에는 손가락으로 작동되는 사용자 환경(UI)이라는 신기술이 있었다. ●음성으로 전화 걸고 문자 보내 스마트폰의 ‘탈(脫)터치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터치뿐 아니라 동작과 음성으로 작동하는 ‘비접촉 UI’로 진화되고 있다. 지난 4일 애플 아이폰4S가 발표된 본사 기자회견장. 관심을 끈 건 차세대 운영체제(OS)인 iOS5에 새롭게 탑재된 음성 인식 기능 ‘시리’(Siri)였다. 필 실러 애플 수석부사장은 “아이폰4S에서 가장 획기적인 기능으로 키보드가 아닌 마이크를 찾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잡스가 아이폰 최초 모델에서 구현한 터치 인터페이스가 음성으로 진화한 것이다. 시리는 아이폰4S의 홈버튼을 길게 누르고 말을 건네면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반응한다. 날씨나 주식에 관한 질문에는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작동하거나 연락처 및 개인 일정을 알려준다. 베타 버전으로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만 지원하고 있다. 애플보다 음성 인식 기능을 먼저 선보인 건 구글이다. 구글은 지난해 8월 안드로이드폰의 음성 검색 앱을 확대한 ‘보이스액션’ 기능을 내놓았다. 안드로이드 2.2 이상 스마트폰에서 음성으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는 기능이다. 보이스액션은 음성을 문자로 변환해 이메일이나 메모 작성이 가능하다. 구글은 음성인식 부문에서 선두주자이다. 현재 2300억개의 단어를 음성 데이터로 저장해 인식률을 95%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판단 능력 갖춘 스마트폰 나올것” 애플 시리가 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사용자가 던지는 질문의 의미와 맥락까지 파악해 응답하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2009년 애플에 인수된 시리 개발진이 인공지능 연구자들인 만큼 사람의 말에 스스로 판단하는 스마트폰으로 진화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국내 전문가들은 시리가 한국어를 지원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도 한국어 개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삼성전자의 갤럭시S2에 탑재된 보이스액션도 아직 한국어는 지원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주목받는 탈터치 기술은 팬택의 4세대(4G) 스마트폰인 베가 롱텀에볼루션(LTE)에 구현된 ‘동작 인식 UI’다. 카메라에 탑재된 동작 센서 앞에서 손을 흔들 때 발생하는 명암 차이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팬택은 현재 ‘동작 인식 UI’의 국제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 임성재 마케팅본부장은 “앞으로 동작 인식 기술은 팬택만의 특화된 UI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음성 인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30억 달러에서 2013년 54억 달러로, 동작 인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억 달러에서 2015년 6억 25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정보기술(IT) 기기의 UI가 인간의 표정과 음색, 생체 신호 등의 감정까지 인식하는 통합형 감정 인식 인터페이스로 진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한국 지재권 콘텐츠 전세계인이 쓴다

    우리나라가 만든 지식재산권(IP) e러닝 콘텐츠를 전 세계인이 사용하게 됐다. 특허청은 12일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와 공동으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스페인어판 IP 파노라마 시연회를 갖는다고 11일 밝혔다. 17일에는 아프리카 가봉에서 프랑스어판 IP 파노라마도 출시한다. 2007년 영문판과 2009년 아랍어판에 이은 네 번째다. 사실상 전 세계가 한국의 교재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IP 파노라마는 특허청과 WIPO, 한국발명진흥회가 공동으로 개발했다. 다양한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구성해 비즈니스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다. 지재권의 중요성, 상표와 디자인 등 익숙한 내용부터 영업비밀, 지재권 프랜차이징 등 전문분야까지 총 13개 주제로 구성했다. 김영민 특허청 차장은 “ IP 파노라마는 이용자가 쉽고 재미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제작해 유용한 교육자료”라며 “대표적인 지재권 e러닝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특허청은 IP 파노라마 출시를 계기로 아르헨티나와 지재권 분야 공동 협력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양국은 심사관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및 데이터 상호 교환 등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재정 때문에…” 프랑스어 한마디 못하는 ‘불어교사’

    재정위기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스페인에서 웃지 못할 ‘긴축재정 해프닝’이 빚어지고 있다. 프랑스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교사가 프랑스어 교사로 발령을 받아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알갈라데에나레스에서 교사생활을 하고 있는 나디아 사포리(여·30). 그는 프랑스어를 할 줄도, 쓸 줄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당당한 프랑스어 교사다. 최근 교사 수를 대폭 줄인 학교가 그에게 4과목 수업을 떠맡기면서 ‘팔자에 없는’ 불어교사가 되어 버린 것. 국어(스페인어)가 전공인 그는 학교로부터 라틴, 역사, 종교문화, 프랑스어 등 4과목을 가르치라는 지시를 받았다. 역사와 종교문화는 그럭저럭 수업을 하지만 프랑스어는 걱정이 한둘이 아니다. 아는 것이라고는 고등학교 때 2외국어로 잠깐 공부한 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나디아는 “전공이 아닌 과목의 수업을 맡은 건 처음”이라며 “프랑스어는 전혀 몰라 최선을 다하겠지만 걱정이 많다.”고 털어놨다. 그는 수업에 앞서 벼락공부를 해 교단에서 서고 있다. 일단 다음 주에는 숫자와 색깔을 가르치기로 하고 열심히 준비를 했다. 그래도 그는 걱정이 많다. 나디아는 “학생들 앞에서 프랑스어를 하나도 모르면서 아는 척하는 게 부끄럽다.”며 “시간이 지나면 결국 들통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나디아는 “다행히 들통이 나지 않더라도 모르는 과목을 가르치겠다고 학생 앞에 서는 건 양심의 문제”라며 괴로워 했다. 나디아는 주요 외신에도 ‘프랑스어 문맹 불어교사’로 소개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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