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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대입 자격시험 한국어 공식 포함

    프랑스 대학입학 국가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 외국어 과목에 한국어가 공식 포함됐다. 프랑스 교육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관보를 통해 한국어를 바칼로레아 제1·제2·제3 외국어 시험 교과의 공식 목록에 포함시켰다고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이 15일 밝혔다. 프랑스 정부가 1993년 채택한 바칼로레아 외국어 목록을 개정해 한국어를 23번째 공식 외국어로 추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바칼로레아 외국어 목록에는 영어와 스페인어, 독일어, 아랍어, 러시아어 등 주요 언어는 물론 아시아 언어로 한국어를 포함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캄보디아어 등 총 23개 언어가 올라가게 됐다. 일반계 및 기술계와 호텔 전공 바칼로레아는 올해부터 바뀐 규정이 바로 시행되며 기타 호텔 요식학 관련 특별 규정은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된다. 이번 조치로 바칼로레아에서 한국어 위상이 기존 ‘임의 선택 교과’에서 ‘필수 교과’로 격상됐다. 한국어를 선택하는 교민 자녀들이 바칼로레아 점수를 취득하는 데 유리해진 것은 물론 중등학교에서의 한국어 선택자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프랑스 정부는 2015년 9월 황교안 국무총리의 프랑스 방문 및 같은 해 11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방한 당시 프랑스 중등학교 내 한국어 과목 위상을 격상시켜 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라크 방문한 올랑드 佛대통령 “IS 격퇴전 합류로 프랑스 테러 예방”

    이라크 방문한 올랑드 佛대통령 “IS 격퇴전 합류로 프랑스 테러 예방”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이라크 북부 모술 외곽의 쿠르드 자치정부의 군 초소를 방문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가 점령한 지역을 바라보고 있다. 프랑스는 2014년 9월 미국이 이라크와 시리아 등지에서 주도하는 IS 격퇴전에 합류했다. 올랑드는 이날 자국 장병들에게 연설을 통해 “이라크에서 테러 대응을 함으로써 프랑스에서의 테러도 예방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술 AFP 연합뉴스
  • 미국 우선주의·유럽 민족주의… 2017년은 ‘불확실한 변혁기’

    미국 우선주의·유럽 민족주의… 2017년은 ‘불확실한 변혁기’

    美 고립주의 회귀… 세계 격랑 예고 中 시진핑 1인 지배 체제 강화 전망 佛·獨 등 유럽 극우 정당 세력 확대 영국 유럽연합 탈퇴 절차 본격 협상 2017년 지구촌은 2016년을 휩쓴 포퓰리즘과 반(反)세계화의 여파가 그대로 이어지는 ‘불확실한 변혁기’를 맞는다.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하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협상이 본격 시작되는 것은 물론 프랑스와 독일 등 각국 선거에서 극우 민족주의 열풍이 재현될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美·中 대립각… 국제 북핵 공조 위기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출신의 안토니우 구테흐스 신임 유엔 사무총장이 취임하지만 힘의 논리가 앞서는 국제사회에서 세계 평화의 길은 요원하다. 야스차 뭉크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난 14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당선은 세계적 포퓰리즘 흐름에 한계가 없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라며 “2017년까지 ‘거대한 불확실성’의 시기가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1월 20일 취임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예측 불가한 본인의 성향을 대외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특히 안보를 위한 장기적 계산보다 당장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는 외교를 펼칠 것으로 전망돼 세계는 격랑의 시대로 빠져들게 된다. 트럼프는 보호무역, 이민자 규제 등을 밀어붙이고 ‘대만 카드’를 지속적으로 활용해 중국과 대립할 것을 예고했다. 한국으로서는 안보리 제재 이행 등 북핵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협조가 절실한 구도 속에서 국제사회의 북핵 공조는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가 러시아, 대만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대신 중국과의 대립을 가속화하면 중국도 패권 경쟁에 적극 나설 수 있다. 트럼프의 고립주의 행보와는 대조적으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7일부터 나흘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 다보스포럼에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라 미국을 대신해 중국이 글로벌 자유무역협정의 수호자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제18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에 오른 시 주석은 올해 가을 19차 당 전국대표대회를 계기로 집권 2기를 맞는다.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가 출범하면 당이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의 수를 축소해 시 주석에게 권력이 더욱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마오쩌둥 이후 폐지된 당 주석직을 부활시키는 등 시 주석의 1인 체제가 강화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마스트리흐트 25주년·유로화 15주년 2017년은 EU의 전신인 유럽공동체(EC)가 유럽의 정치적·경제적 통합을 가속화시킨 마스트리흐트조약을 체결한 지 25주년(2월 7일)이자 유로화를 도입한지 15주년(1월 1일)을 맞는 해다. 하지만 EU는 민족주의와 포퓰리즘 열풍의 한복판에서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오는 3월 31일까지 EU 탈퇴 절차를 시작하는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시키겠다고 밝혔다. 영국과 브렉시트 협상에 나설 유럽연합(EU) 대표인 미셸 바르니에 전 집행위원은 지난 6일 3월 말 협상을 공식 시작하는 것을 전제로 2018년 10월까지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영국과 EU 간 줄다리기 협상이 본격 시작되면서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영국의 EU 탈퇴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서구 사회 ‘최후의 희망’ 메르켈 4연임 도전 오는 4월 23일에는 프랑스 대선 1차 투표가, 5월 7일에는 결선 투표가 예정돼 있다. 사회당 정부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아 이번 대선은 중도우파 성향 프랑수아 피용 공화당 후보와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의 대결로 압축된다. 국민전선은 상원 348석 가운데 2석, 하원 577석 중에 2석을 차지하는 군소정당이지만 유럽의회에서는 프랑스 의석 74석 가운데 23석을 확보한 1당이 됐다. 프랑스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가 지난 14~1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5%는 피용이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가 대통령이 되기를 원한다는 응답은 28%에 그쳤다. 르펜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면서 “프랑스 국민도 미국처럼 테이블을 뒤집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뭉크 교수도 “마린 르펜이 내년 프랑스 대선에서 당선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르는 셈”이라고 경고했다고 AFP가 전했다. 난민에 대해 포용적인 정부 수반이자 오바마 퇴임 후 서구 사회의 ‘최후의 희망’으로 불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오는 9~10월로 예정된 총선에서 4연임에 도전한다. 하지만 지난 10월 여론조사 기관 인사의 조사 결과 집권 기민당의 지지율은 29.5%로 점차 하락 중이다. 사회민주당은 22%로 뒤를 이었지만 무엇보다 반(反)이민과 반이슬람, 반유로를 내세운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2013년 2월 창당 이래 3년여 만에 15%에 이르는 지지율로 우뚝 섰다는 점이 주목된다. 앞서 5월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6%만이 메르켈의 총리직 4연임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연말 독일을 뒤흔든 테러 여파 속에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란 대선, 트럼프 ‘나비 효과’ 주목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5월 19일로 예정된 이란 대통령 선거에 어떤 나비 효과를 일으킬지도 주목된다. 트럼프는 이란과의 핵합의에 부정적이라 오바마 정부의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 등 이란 정책 전반을 흔들 가능성이 크다. 온건 성향의 로하니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핵협상 이후 국민들에게 제재 해제로 인한 경제적 성과를 얼마나 보여 주느냐에 달린 만큼 보수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져 로하니가 재선에 실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1월 6일 독일 본에서 피지 공화국이 주체가 돼 열리는 제23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3)도 주목할 만한 행사다. 국제사회는 2015년 12월 파리에서 열린 21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파리협정을 체결했다. 당사국들은 2017년 5월까지 분야별 제안서를 사무국에 제출해 1년간 논의 사항을 점검하고 2018년 당사국회의에서는 세부 이행 규칙을 최종 채택하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자는 “기후변화는 사기”라며 화석연료 사용 구제 완화를 공언하고 환경보호청(EPA) 청장에 환경 규제에 반대한 스콧 프루이트를 낙점하는 등 파리협정 체제 자체를 흔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전 세계 온실 가스의 약 16%를 배출하고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국가라 후폭풍이 만만찮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도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전 지구 차원의 시스템보다 개별 국가의 대처를 강조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전 세계적 협력망이 위협받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시리아 휴전 합의… 힘의 공백 메우는 ‘러시아의 힘’

    러 “트럼프 평화협상 참여 기대” 2년 전만 해도 경제제재 여파로 빈사 상태에 놓였던 러시아가 유가 회복과 각국의 잇따른 구애 요청에 힘입어 ‘원조’ 주요 2개국(G2)의 위상을 되찾고 있다. 미국이 유럽, 중동, 아시아 등지에서 주도권을 잃고 유럽연합(EU) 곳곳에서 극우주의가 기승을 부리자 러시아가 ‘힘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러시아와 터키의 중재 아래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휴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AP 등이 전했다. 휴전 협정은 30일 0시를 기해 발효된다. 시리아 정부도 30일 0시부터 전국에서 교전 행위가 중단된다고 발표했다. 푸틴은 휴전 합의에 이어 시리아 정부와 반군 세력이 카자흐스탄에서 평화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협상 일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다음달 취임하면 들어설 새 정부가 시리아 평화 협상에 참여하길 바란다”며 버락 오바마 정부를 견제하고 친(親)러시아 성향의 트럼프 새 정부에 손을 내밀었다. ●WSJ “서방의 대러 제재 붕괴 우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뒤 국제사회는 미국과 러시아가 중심이 돼 해법을 논의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렇다 할 리더십을 보이지 못하고 시간만 허비하자 러시아가 미국과 서방을 배제하고 터키를 끌어들여 사태를 마무리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실’은 “다수의 중동 국가에서는 ‘미국이 시리아 내전을 오히려 망쳐 놨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덧붙였다. 앞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인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미국과 EU는 고강도 대(對)러 제재에 나섰다. 하지만 트럼프는 친러파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회장을 국무장관에 지명해 관계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 5월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에서 결선투표 진출이 유력한 중도우파 프랑수아 피용(58) 전 총리와 극우 성향 마린 르펜(48) 후보 모두 친러 인사다. WSJ는 미국에 이어 프랑스까지 러시아 견제 전선에서 이탈하면 서방의 대러 제재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美가 해결 못한 시리아 내전 마무리 지난달 13일 치러진 불가리아와 몰도바 대선에서도 친러 성향 후보가 나란히 당선되는 등 친EU 성향 동유럽 국가도 속속 러시아로 회귀했다. 이 같은 현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부터 이어진 유럽의 경제난으로 자원대국이자 경제대국인 러시아의 도움이 절실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재가 길어지면서 자신에게도 그 피해가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어서다. 프랑스 대선 후보 피용은 “대러 수출 금지 조치로 애꿎은 프랑스 농민이 피해를 입는다”며 즉각적인 제재 해제를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 견제 등을 이유로 미국이 친러 성향으로 돌아서 대러 제재 구심력이 약해진 것도 결정적이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미술 거장들의 외출, 그 설레는 기다림

    미술 거장들의 외출, 그 설레는 기다림

    2017년, 국내 주요 미술관과 주요 갤러리들이 국내외 거장들을 중심으로 풍성한 전시 일정을 마련하고 애호가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행사인 독일의 카셀도쿠멘타와 뮌스터조각프로젝트가 10년 만에 동시에 열리고, 베니스비엔날레까지 열리는 해여서 미술 관계자들과 예술 애호가들을 들뜨게 하고 있다. 국내 주요 미술관과 메이저 화랑들은 단색화 원로 및 포스트단색화 계열의 중진 화가들을 재조명하는 한편 해외 유명 작가들의 기획전을 마련했다. 삼성미술관 리움은 4~8월 한국 현대미술 대표화가로 국제적 지명도를 높이고 있는 김환기(1913~1974)의 대규모 회고전을 갖는다. 우리 자연과 전통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추상화 화풍을 접목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창조한 김환기는 올해 한국 미술품 최고가 기록을 잇달아 경신하며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9~12월에는 미술관 개관 후 첫 서예전을 열어 추사 김정희를 비롯한 서예 거장들의 작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筆과 意: 한국 전통서예의 美’(가제)전은 한국 미술문화 속 서예의 역사와 이를 바탕으로 한 고미술의 전통, 새롭게 해석한 근현대 미술의 작품을 통해 시대를 관통하여 나타나는 서예의 미를 조명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해외 거장들의 전시로 라인업을 채웠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2월부터 5개월간 ‘앤디 워홀: 그림자들’ 전시를 연다.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1928~1987)이 1978년 제작한 ‘그림자들’ 연작 102점을 만나볼 수 있는 드문 기회다. 4~7월 덕수궁관에서는 1930년대 이후 이집트 아방가르드 예술 운동의 궤적을 보여주는 ‘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1938~1965)’ 전시가 열린다. 이어 한·영 상호교류의 해를 맞아 영국의 대표적 팝아트 작가인 리처드 해밀턴(1922~2011) 회고전이 11월부터 3개월간 열린다. 인간의 기대, 소비, 욕망의 생성 과정에서 이미지의 재생산과 작동 방식에 주목한 작가의 작품 80여점이 소개된다. 갤러리 현대는 1970년대 말부터 비디오 작업을 하며 한국적 비디오 아트의 지평을 연 박현기(1942~2000)의 회고전으로 내년 전시를 시작한다. 현대사회의 기형적 풍경을 그려 온 한국화가 유근택 개인전이 6~7월로 예정돼 있다. 이와 함께 프랑스 퐁피두센터에서 회고전을 개최한 ‘네온아트’의 선구자 프랑수아 모를레(1926~2016) 1주기전과 아일랜드 출신의 설치 미술가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전을 기획 중이다. 학고재 갤러리는 2월부터 두 달 동안 ‘포스트 단색화가’로 불리며 재조명되는 원로 화가 오세열(71)의 회고전을 열어 지난 30여년의 작품 활동을 총정리한다. 11월에는 오세열의 인물화 전시도 열린다. 학고재는 단색화 일변도의 국내 미술시장 다각화를 위해 민중미술전을 기획하고 있다. 5월 손장섭 개인전, 8~9월 송창 개인전이 열린다. 손장섭은 현실 비판적인 시각으로 광주의 비극과 시위 현장, 철책선 등을 주제로 화폭을 장식한 작가다. 송창은 1980년대 초 민중미술 그룹인 ‘임술년’에서 활동하며 답보 상태인 남북문제를 소재로 한 작업으로 널리 알려졌다. 국제갤러리는 2017년 첫 전시로 삶과 예술에 대해 사유적이고 성찰적인 작업을 다뤄 온 안규철의 개인전을 연다. 단색화 작가들을 국제무대에 소개해 온 국제갤러리는 고 권영우(1926~2013) 화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듯하다. 3월 권영우의 두 번째 개인전을 개최하며, 아트바젤 홍콩의 특별 프로그램 아트 캐비닛 섹션에서도 권영우 아카이브전을 선보인다. 중국 상하이 유즈미술관에서 열리는 단색화전에도 권영우, 김환기, 박서보, 이우환, 정상화, 정창섭, 하종현의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건축, 디자인 관련 전시도 증가 추세다. 9월 3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UIA(국제건축연맹)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와 연계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9월부터 2018년 4월까지 ‘1990년대 이후 한국건축운동’전을 열어 한국 현대 건축의 추동력을 짚어본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는 ‘UIA 건축전’을 통해 현대 건축의 현주소와 건축과 미술의 역학관계를 조명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獨, 트럼프 리스크에 ‘핵 억지력’ 공론화… 英·佛 “핵 협력 싫다”

    獨, 트럼프 리스크에 ‘핵 억지력’ 공론화… 英·佛 “핵 협력 싫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수십년 동안 유럽의 안보는 미국의 핵무기가 핵심 역할을 맡았다. 그렇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고 그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역할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유럽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트럼프가 지난 22일 핵 능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나토에서 방어 핵심인 미국의 핵 억지력(Nuclear Deterrence)을 철수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더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같은 날 “핵무기 부대의 잠재력 강화”를 지시했던 터다.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미국의 핵 억지력 철수는 일종의 금기(禁忌)로, 그동안 입에 담는 것조차 부담스러워했다. EU 관계자는 “이 문제를 꺼내는 것은 너무 민감해 거대한 눈사태와 같다”며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 나토라는 구조물은 허물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최근 독일을 중심으로 EU에서 미국의 핵 억지력을 대체할 대안을 놓고 조심스러운 논의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불확실성 증대 속 핵심은 ‘핵 억지력’ EU가 수십년간 잠재적인 위협을 가하는 러시아에 맞설 수 있는 마지막 방어 수단은 바로 미국이 제공하는 핵 억지력이었다. 하지만 최근 EU 회원국은 미국이 더이상 유럽을 방어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대외 정책을 펼지 분명하지 않다. 다만 트럼프는 불확실성의 최대화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를 얻는 기업가적인 마인드를 국가 경영에도 도입할 것이 확실시된다. 이 얘기는 결국 EU가 안보를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말이다. 실제로 트럼프가 미국 대외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생각한다면 어떻게 될까. 지난 60여년간 독일은 안보를 나토와 미국에 의존해 왔다. 사실 나토 회원국은 미국의 핵 억지력을 제외하면 러시아와 같은 가상적국의 위협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EU 관계자들은 트럼프 당선 이후 EU에 의한 핵 억지력이 가능한지를 신중하게 고민해 왔다. 물론 EU 스스로 핵 억지력을 갖추는 것은 군사적, 정치적, 국제법적 장애물이 많다. 그럼에도 EU의 외교관은 진지하게 핵무기를 보유한 프랑스와 영국이 독일과 같은 나라에 핵 억지력을 제공할 수 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메리칸 아카데미의 얀 테카우 홀브룩포럼 연구원은 “미국의 핵 억지력이 사라진다면 미래에 누가 우리를 지켜 줄 것인지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며 “미래 EU의 핵 억지력 문제는 유럽의 안보에 있어 누구나 아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포린어페어스 11월호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핵 억지력을 유럽에서 철수하는 방안을 고민한다면 독일은 프랑스와 영국의 핵무기에 기초해 유럽의 핵 억지력을 세우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싱크탱크 “유럽 스스로 방어 필요” 2차 세계대전의 악몽을 기억하는 독일은 핵 문제가 공개적으로 논의되는 것을 되도록이면 피하고 있다. 볼프강 이싱거 뮌헨안보회의 의장은 “독일은 미국의 핵 정책 변경에 따른 논의를 가장 나중에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이 어쩌면 안보를 위해 핵무기를 원할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주변에 불러일으킨다면 이는 반(反)독일 진영에 불을 지르는 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싱크탱크를 중심으로 조금씩 이 문제가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로데리히 키제베터 기독교민주당(CDP) 외교담당 의원은 지난 11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핵 억지력은 EU에 필수적”이라며 “미국이 핵 억지력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유럽은 스스로의 방어를 위해 핵 억지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 비서실장인 페터 알트마이어도 “EU에 핵 억지력을 제공하는 것은 안보 정책에 있어 매우 큰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라며 “EU 회원국 중 2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키제베터는 안보 문제와 관련해 EU는 이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독일군 대령 출신인 그는 독일은 물론 프랑스와 영국의 정부 관계자와 만나 핵 억지력에 대한 논의를 해 왔다. 문제는 독일 국민은 여전히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 90% 이상의 독일인이 자국의 핵무장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안보 측면에서 핵무장 필요성이 있을지 몰라도 도덕적 측면에서 독일 번영의 기반은 미국의 핵 억지력으로 인해 이뤄진 만큼 불필요한 오해를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독일을 제외한 다른 EU 회원국은 독일의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나토 회원국의 한 관계자는 “핵무장과 같은 민감한 논의가 독일에서 공개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런 논의는 결국 미국은 물론 러시아에도 잘못된 신호를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독일이 주목하는 것은 트럼프가 지난 대선 기간에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도 있다고 한 발언이다. 미국의 안보 비용 축소를 위해 유럽에서도 독일의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논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이다. EU가 자신만의 핵무기를 바탕으로 핵 억지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EU를 탈퇴하려는 영국은 과연 이 문제에 동의할까. 프랑스가 독일에 대가도 없이 핵 억지력을 제공할까. 영국과 프랑스는 나토에서 시작된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과연 영국과 프랑스가 협력한다고 해도 핵 억지력으로 충분하게 작용할 수 있을까. 일단 영국과 프랑스가 보유한 핵무기의 숫자만을 놓고 본다면 가능할 것 같다. 양국이 보유한 핵무기는 미국의 10%에 불과하지만 선제공격이 아닌 보복 공격을 가해 전쟁을 막기에는 충분한 분량이다. 미국이 나토에 제공하는 핵 억지력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오하이오급 핵잠수함과 공중폭격기 등 전략무기를 꼽을 수 있다. 핵잠수함 한 대에만 여러 곳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다탄두 트라이던트Ⅱ 미사일 20발이 탑재돼 있다. 이 외에도 미국은 나토 5개 회원국의 공군기지 6곳에 항공기 발사 핵미사일 180발을 배치했다. ●英·佛은 유럽을 방어할 수 있을까 프랑스는 4~6개의 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전략미사일 16기를 탑재한 잠수함 4척을 운용 중이다. 또 미라주 2000과 라팔 전투기에 각각 50발의 핵폭탄을 장착할 수 있는 크루즈미사일을 운영 중이다. 영국 역시 4척의 뱅가드급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 이들 잠수함에 모두 160발의 핵탄두를 발사할 수 있는 트라이던트 미사일이 탑재돼 있다. 전문가들은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를 모두 합치면 EU를 방어하는 데 군사적으로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정치적 측면이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핵무기를 국가 자산으로 간주해 왔다. 나토라는 테두리 안에서 핵무기 사용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독일은 그동안 프랑스의 핵 억지력 확대를 희망했다. 콘라트 아데나워 서독 총리와 프란츠 요제프 슈트라우스 국방장관은 프랑스와의 핵 협력을 원했지만 샤를 드골 프랑스 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 이 같은 프랑스와 독일의 움직임은 올해 초 공개된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미테랑 전 프랑스 대통령 간의 대화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 자리에서 미테랑 대통령은 프랑스의 핵 억지력은 작은 영토에만 적용되고 이를 확장하면 치명적인 위협에 노출된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독일을 보호하고자 러시아와 맞대결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이 핵무장을 검토하는 것은 국제법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당장 독일이 핵무기를 생산한다면 1975년 가입한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이며, 독일 통일 당시인 1990년 체결한 ‘2+4 조약’ 위반이기도 하다. 당시 조약에서 통일 독일은 핵무기 생산이나 소유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독일이 영원히 핵무기를 생산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독일의 NPT 가입 당시 승인 문서에는 “유럽 통합에 맞춰 적절한 능력을 가질 수 있으며, 이는 NPT에서도 이해할 수 있다”는 문구가 있다. 일부 독일 정치인은 이 문구를 근거로 핵무기 생산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트럼프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학살” 푸틴 “테러리즘과 전쟁 강화”

    트럼프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학살” 푸틴 “테러리즘과 전쟁 강화”

    ‘SNS 소통’ 트럼프 이례적 성명 “대사 살해 전세계서 규탄받아야” 러·터키 ‘대사 피살’ 테러로 규정 獨 “‘테러 공격’ 표현 자제할 것” 세계 각국 정부는 19일(현지시간) 발생한 독일 베를린 ‘트럭 테러’와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 피습 사건을 규탄했지만 이해득실에 따라 온도 차를 보였다. 미국의 차기 정부 수장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두 사건을 모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테러’로 단정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테러와의 전쟁을 강조했다. 반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피해 당사국인 독일 앙겔라 메르켈 정부는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여 이슬람 난민 문제 등에 대한 인식 차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트럼프는 독일 트럭 돌진 사건에 대해 성명을 내고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은 지역 사회와 예배당에서 계속 기독교도를 학살한다”면서 “지구에서 테러리스트들과 그들의 지역 세계 네트워크를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AP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터키 주재 안드레이 카를로프 러시아 대사 피격에 대해서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에게 암살된 대사의 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면서 “대사 살해는 문명화한 사회 질서의 규칙을 어긴 것이며 세계적으로 규탄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와 터키도 이번 피살을 테러로 규정했다. 트럼프는 평소 현안에 대해 대체로 트위터를 통해 반응해 왔기 때문에 이번 러시아 대사 피살 사건에 대한 성명 발표는 이례적이며 푸틴 대통령과 보조를 맞춘 발언으로 분석된다. 푸틴은 이날 “대사 살해는 러시아·터키 관계 정상화와 시리아 사태 해결에 차질을 초래하려는 것”이라며 “전 세계가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 주는 것으로 러시아는 국제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반군을 이슬람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며 알아사드 정부를 지원해 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반군을 지원해 온 터키를 압박하고 시리아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의 성명은 반(反)이민을 기치로 내세우며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시리아 등지에서 러시아와 언제든지 협력할 수 있다는 평소 주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세력 확대를 원하지 않는 오바마 행정부는 트럼프보다 신중한 입장이다. 네드 프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외교 사절 일원에 대한 흉악한 공격은 용납할 수 없고 우리는 러시아, 터키와 함께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트럼프와 달리 이번 사태를 급진 이슬람 세력의 소행으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독일 베를린 테러에 대해서는 “미국은 크리스마스마켓 테러 공격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다른 유럽 국가보다 포용적인 난민 정책을 펼쳐 온 메르켈 정부도 자국 내 테러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토마스 데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은 “단어 선택이 전국에 미칠 심리적 영향이 있기 때문에 실제 수사 결과에 가까워질 때까지는 ‘테러 공격’이라는 표현을 아직 쓰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는 비극을 맞이한 독일인과 슬픔을 나누고 있다”며 메르켈 총리에게 연대의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범인이 파키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앞둔 유럽 각국은 비상경계에 돌입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시대를 등지고 세상을 바꾼 ‘금서’

    시대를 등지고 세상을 바꾼 ‘금서’

    단 한 줄도 읽지 못하게 하라/주쯔이 지음/허유영 옮김/아날로그/464쪽/1만 6800원 서양에 전해 오는 ‘코미디’ 한 자락. 한 작가가 로마 교황을 찾아가 자신의 책이 잘 팔릴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했다. 교황은 고민 끝에 교황청 금서 목록에 포함시켰다. 그랬더니 날개 돋힌 듯 책이 팔려나가더란다. 이처럼 금단의 열매는 언제나 사람들을 유혹하는 법이다. 새 책 ‘단 한 줄도 읽지 못하게 하라’는 금서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기원전 410년의 ‘리시스트라타’부터 1988년 발표된 ‘악마의 시’까지, 문학의 역사에서 자행돼 왔던 금서 사건들을 당시 작가와 주변 인물들이 남긴 기록 등을 통해 들여다보고 있다. ‘닥터 지바고’, ‘데카메론’, ‘호밀밭의 파수꾼’, ‘채털리 부인의 연인’등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책 38권이 대상이다. 아울러 ‘사디즘’의 효시가 된 프랑수아 드 사드 등 금서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가 6명의 작품과 생애도 별도로 짚었다. 책이 소개하는 작품들은 대개 시대와 반목하는 사상을 담고 있다. 이는 현상 유지를 원하는 계층엔 큰 위협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치에서든 종교에서든, 기득권층의 억압을 딛고 탄생한 금서들은 늘 역사의 변곡점에서 변화를 이끄는 도화선이 되어 왔다. 위험한 책이 세상을 바꾼 셈이다. 책은 금서로 지정된 원인에 따라 네 가지 주제로 나눠 소개하고 있다. 사회 비판과 대중 선동, 권력층에 대한 비판과 풍자, 자유로운 사상에 대한 통제, 풍기문란 등이다. 이어 어떤 책이, 누구에 의해, 어떤 이유로 금서로 지정됐고, 그 과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전하고 있다. 금서는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금서가 된 이유 역시 그 작품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와 정확히 일치한다. 예컨대 장 자크 루소의 ‘에밀’은 봉건통치와 종교를 반대했다는 이유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 역시 사회주의를 경멸했다는 이유로 ‘금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에밀 졸라의 소설 ‘대지’의 경우 농장에서 젖 짜던 여공이 암소를 수소가 있는 쪽으로 몰아넣는 장면을 묘사했다는 황당한 이유로 ‘저질 소설’로 낙인 찍혔다. 금서에 대한 이야기는 멀고 먼 시대의 유물인 듯 여겨지지만 사실은 현재진행형이다. 16세기 중반 처음 발행된 로마교황청의 금서 목록은 오늘날 무려 4000종에 이르고, 한국에선 권력의 입맛에 맞지 않는 문인들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르내리는 게 현실이다. 책 말미에는 역사상 유명한 도서 검열 기관과 금서 시대, 금서 연표를 부록으로 실었다. 금서의 다양한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佛 여당 올랑드 대신 발스 총리 대선 출마 선언

    佛 여당 올랑드 대신 발스 총리 대선 출마 선언

    프랑스 집권 사회당의 마뉘엘 발스(54) 총리가 5일(현지시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을 대신해 차기 대통령직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발스는 이날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파리 근교 에브리시 시청에서 내년 1월 실시될 사회당 대선 경선에 출마할 것을 공식 발표했다. 발스는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내년 4월 대선 1차 투표에서 사회당 후보를 제치고 결선에 진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분열된 좌파가 자신을 중심으로 통합해 줄 것을 촉구했다. 발스는 6일 선거 운동을 위해 총리직에서 물러났으며 올랑드는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을 후임 총리로 임명했다. 발스는 사회당 경선 여론조사에서는 1위를 기록하며 사회당 후보로 유력시되지만 대선 여론조사에서는 제1야당인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와 르펜에 이어 3위에 그쳐 결선 진출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발스는 범죄와 이민 문제에 대해서는 강경하고 경제적으로는 시장친화적 태도를 보여 좌파 사회당 내 보수주의자로 통한다. 발스는 2014년 총리 취임 후 기업 감세와 상점 일요일 영업 허용, 35시간 근무제 완화 등 친시장적 정책을 추진했다. 또 그는 무슬림 여성복장인 부르카와 전신수영복 부르키니의 공공장소 착용을 금지하는 데 찬성해 보수 우파와 같은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단독] 유럽도 극우 바람 몰아칠까… 내년 네덜란드·佛·獨 선거

    [단독] 유럽도 극우 바람 몰아칠까… 내년 네덜란드·佛·獨 선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미국의 대통령선거에 이어 이탈리아의 개헌 국민투표 부결에 직격탄을 던진 포퓰리즘 폭풍이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반세계화와 반이민을 기치로 내건 극우 정당들이 활동할 정치 행사가 많은 탓이다. 내년 3월 15일 치러질 네덜란드 총선에서는 EU의 통합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른다. 네덜란드의 EU 탈퇴, 즉 ‘넥시트’를 주장하는 극우 자유당이 내년 총선에서 제1당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여론조사업체 페일이 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자유당은 하원 총 150석 중 34석을 얻어 24석으로 2위에 그친 집권 자유민주국민당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당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부르카 및 니캅 착용의 전면 금지 등 반(反)이슬람 정책을 추진하고 넥시트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자유당은 앞서 EU와 우크라이나 간 협정 비준을 국민투표에 부쳐 부결시키면서 EU의 통합에 타격을 준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유당이 내년 총선에서 집권하지 못하더라도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 국민투표를 이용해 EU의 정책에 어깃장을 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4월 23일과 5월 7일 실시될 프랑스 대선은 이미 우파와 극우의 대결로 정리된 분위기다. 프랑스 여론조사업체 엘라베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우파 성향의 제1야당인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가 지지율 30~31%,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후보가 24~25%를 얻어 결선에 진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용은 이민자를 억제하고 기독교 및 가족의 가치를 되살리겠다고 공약하면서 반이민, 반이슬람을 내세운 르펜의 지지층을 잠식하고 있다. 이에 르펜 측은 “피용은 기득권층과 세계화를 대변한다”며 반기득권, 반EU 유권자들을 결집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르펜은 대통령에 당선되면 프랑스의 EU 탈퇴, 즉 ‘프렉시트’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공약한 바 있다. 내년 8~10월 사이에 치러질 독일 총선의 관전 포인트는 ‘서구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로 떠오른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4연임 여부와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의 득표 정도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메르켈의 집권 기독민주당은 지지율 32.5~36%, 기독민주당과 연정을 구성한 사회민주당은 21~23%, 독일을 위한 대안은 12~13.5%로 각각 1~3당에 오를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 2년 사이 지지율을 3배 가까이 끌어올린 독일을 위한 대안이 독일 내의 반이민 정서를 등에 업고 내년 총선에서 예상 밖의 선전을 거둔다면 메르켈이 재집권에 성공하더라도 그의 포용적 난민 정책 등은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씨줄날줄] 전곡선사박물관/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전곡선사박물관/서동철 논설위원

    경기 연천 전곡리는 한탄강이 한바탕 크게 휘돌아 나가며 만들어 놓은 땅의 넓은 터에 자리 잡고 있다. 낙동강이 감싸고 도는 경북 안동의 하회마을을 연상하면 될 것이다. 풍광이 수려해 전곡의 한탄강은 일찍부터 유원지로 개발됐다. 지금도 강변은 오토캠프장으로 인기가 높다. 전곡은 구석기 문화에 얽힌 스토리가 많다. 유적 발견 과정부터가 드라마다. 전곡에서 멀지 않은 동두천에 주둔한 미군 2사단의 그레그 보웬 하사는 1978년 1월 어느 날 여자친구와 한탄강변을 산책하다 숯이 되어 버린 목재 조각을 발견한다. 인디애나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하다 입대한 보웬은 여자친구를 달래 가며 한 시간 이상이나 주변을 샅샅이 훑었다고 한다. 혼자 일종의 지표조사를 한 것이다. 결국 그는 주먹도끼 3점, 가로날도끼 2점, 긁개 1점을 찾아냈다. 그는 프랑스 보르도대학의 구석기 고고학 권위자 프랑수아 보르드 교수에게 보고서를 보냈다. 보르드 교수는 “유럽이나 아프리카에서 발견되었다면 의심할 것 없는 아슐리안 문화의 석기”라고 답장을 했다. 아프리카와 유럽에서만 쓰여진 것으로 여겨지던 주먹도끼가 전곡리에서 발견됐다는 것은 동아시아 구석기 문화도 같은 수준으로 발전해 있었음을 증명한다. 서울대 박물관을 중심으로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문화재연구소, 각 대학 박물관이 대거 참여한 대규모 조사단은 1979년부터 1992년까지 모두 10차례 이상 발굴조사를 벌여 5000점 남짓한 구석기 유물을 찾아냈다. 전곡리 구석기 유물은 1981년 멕시코에서 열린 국제 선사·원사 고고학회에서 공식으로 인정을 받았다. 연천 전곡리 유적이 사적으로 지정된 것은 1979년으로 면적은 77만 8296㎡이다. 문화유산 보호 역사에 드물게 신속한 사적 지정 결정이 이루어졌고, 보호 면적 또한 매우 넓다. 발굴조사를 주도하면서 박물관 건립을 꿈꿨던 김원룡 서울대 고고학과 교수는 1993년 세상을 떠났다. 유언은 “시신을 화장해 전곡리 유적에 뿌려 달라”는 것이었다. 그의 꿈은 2011년 전국선사박물관 개관으로 현실화됐다. 경기도 산하 경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전곡선사박물관의 올해 관람객은 17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교육적 효과가 큰 데다 흥미로운 콘텐츠로 아이들의 손을 잡고 반드시 찾아야 하는 박물관으로 벌써부터 자리 잡았다. 전곡선사박물관은 분명 ‘경기 북부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공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럴수록 구석기 고고학 교과서를 다시 쓰게 만든 유적에 자리 잡은 박물관이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쉽다. 최근에는 도지사들의 ‘경기 문화 사랑’도 갈수록 식어 가고 있다. 전곡선사박물관 역시 ‘세계적인 선사 박물관’의 비전은커녕 현상 유지에 급급하다. 세계적으로 각광받을 몇 안 되는 경기 문화의 하나라는 사실을 모르는지 묻고 싶을 뿐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佛 공화 대선후보’ 피용 손잡은 메르켈

    ‘佛 공화 대선후보’ 피용 손잡은 메르켈

    피용, 르펜과 대선 결선투표 전망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프랑스 제1야당인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를 독일로 공식 초청했다. 내년 4~5월 실시될 프랑스 대선에서 보수 성향의 피용과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메르켈이 피용을 사실상의 파트너로 초청함으로써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메르켈은 최근 피용에게 공화당 대선 경선 승리를 축하하는 전화 통화를 하면서 다음달 그의 독일 방문을 요청했다고 현지 언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용은 대선 전에 베를린을 찾아 메르켈과 회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총리실장은 피용의 개혁 의지를 평가하면서 “독일과 프랑스 양국의 협력 범위는 지난 몇 년 전보다 훨씬 넓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며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칸타 소프레스-원포인트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피용은 내년 4월 23일 실시될 대선 1차투표에서 28~31%의 지지율을 얻어 23~25%로 2위를 차지한 르펜 대표와 함께 결선투표에 진출할 것으로 나타났다. 피용은 내년 5월 7일 치러질 결선투표에서도 66%의 지지율을 얻어 34%의 르펜 대표를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최근 유럽에서 반(反)EU, 반이민 정서가 거세지면서 르펜이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 독일 싱크탱크 베르텔스만재단의 스테파니 바이스 애널리스트는 “독일 입장에서 프랑스 대통령으로 마린 르펜만 아니라면 그 누구라도 좋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주말 영화]

    ■미지와의 조우(EBS1 토요일 밤 10시 45분)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품기 쉽다. 수많은 공상과학(SF) 영화에서 외계인이 적 또는 침입자로 다뤄지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사회 내부적인 두려움과 공포가 외계인이라는 존재로 에둘러 표현되기도 한다. 그런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외계 생명체는 두려움의 존재가 아니다. 그의 작품에서는 우호적인 존재로 등장한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과 또 미지의 존재를 거울삼아 인간의 존재를 탐구하는 것이다. ‘미지와의 조우’는 스필버그 스타일이 싹을 틔운 작품이다. 이후 ‘E.T’(1982)와 ‘A.I’(2001)가 맥을 잇는다. H G 웰스 소설 원작의 ‘우주전쟁’(2005)은 예외. 영화는 인류와 외계인과의 첫 만남이 이뤄지는 과정을 그린다. 의사소통의 도구로 사용되는 게 ‘음악’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존 윌리엄스가 빚어낸 음악이다. 프랑스의 시네아티스트 프랑수아 트뤼포가 특별출연한다. 1977년 작. ■특수경찰: 스페셜ID(OBS 토요일 밤 10시 10분) 현재를 기준으로 아시아 최고 액션 스타이자 무술감독인 전쯔단을 좋아하는 영화 팬이라면 볼만한 작품이다. 전쯔단의 액션은 여전하지만 그의 2007년 작 ‘도화선’을 연상케 하는 줄거리에 허술한 이야기 전개, 현실감이 떨어지는 설정으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전쯔단도 미국 할리우드 진출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올해 말 개봉하는 ‘스타워즈: 로그원’과 내년 개봉 예정인 빈 디젤 주연의 액션물 ‘트리플엑스 리턴즈’를 통해 세계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2013년 작.
  • 서구 덮친 백인민족주의… 경제난·무슬림 공포심이 키웠다

    서구 덮친 백인민족주의… 경제난·무슬림 공포심이 키웠다

    “사탄의 자녀들아. 너희는 극도로 불쾌하고 더러운 민족이다. 악한 너희에게 심판의 날이 도래했다. 히틀러가 유대인을 학살했듯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정화할 것이다.” 지난달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와 새너제이 등지의 모스크(이슬람 사원) 3곳에 이런 내용이 담긴 협박 편지가 배달되자 300여만명에 달하는 미국 이슬람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앞서 19일에는 워싱턴 DC의 한 강연회에서 리처드 스펜서(38) 미국 국가정책연구소(NPI) 대표가 “미국은 과거 세대까지 백인의 나라였다”는 내용으로 연설해 논란이 일었다. 참석자 200여명은 오른손을 앞으로 치켜세우며 “트럼프 만세”(Hail Trump), 우리 국민 만세”(Hail our people)를 외치며 열광했다. ‘트럼프 만세’는 히틀러 만세(하일 히틀러·Hail Hitler)와 같은 나치 구호에 트럼프 당선자의 이름을 대입한 것이다. 트럼프는 논란이 불거지자 “나는 이 같은 단체를 거부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트럼프가 선거 과정에서 이들의 지지를 받아 온 것은 사실이다. 트럼프는 지난 7월 극우 커뮤니티 사이트 8챈(8chan)에 올라온 유대인 비하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비방하는 데 활용한 전력도 있다. 문제의 사진은 유대인을 상징하는 육각형 별 안에 ‘역대 가장 부패한 후보’라는 글과 클린턴의 얼굴을 게재했고 뒤에는 달러가 배경으로 깔렸다. 이는 유대인이 돈, 부패와 연관돼 있다는 나치식 편견을 나타낸 것이다. 트럼프는 논란이 지속되자 해당 트윗을 삭제했다. “트럼프 만세”나치 구호에 미국판 ‘일베’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서구 사회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반(反)이슬람, 반(反)이민, 인종주의를 강조하는 우익 포퓰리즘과 민족주의 열풍에 휩싸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극우 언론 브레이트바트 설립자 스티브 배넌(62)이 트럼프 정부의 백악관 수석고문으로 내정되자 반(反)이민 국수주의를 내세운 ‘대안 우파’(알트 라이트·alternative right)가 주목받고 있다. 대안 우파는 2008년 흑인인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직후 보수 우파 철학자 폴 고트프리드가 미국에서 대안적인 우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제시된 개념이다. 이는 워싱턴의 공화당 주류를 거부하고 백인우월주의와 반(反)이슬람·반(反)유대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전통적 보수주의와 구별된다. 대표적인 대안 우파 활동가인 리처드 스펜서는 “흑인은 문명에 거의 아무런 이바지를 하지 않았다. 흑인 인종 학살을 고려해 볼 만하다”는 주장으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조지 홀리 앨라배마대학 교수는 지난 21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대안 우파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성장해 뚜렷한 형태가 없는 사상 집단이나 기본적 핵심 가치는 백인 민족주의”라며 “백인 중심의 정치로 이민자를 내쫓고 백인만의 미국만을 세우는 것이 목표”라고 분석했다. 대안 우파는 나치, KKK, 국가동맹과 같은 기존 백인 우월주의 집단과 달리 인터넷, SNS와 같은 디지털 통신 수단을 적극 활용해 광범위한 호응을 얻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에 극우 사이트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가 있다면 미국의 극단적 청년은 8챈이나 4챈(4chan) 등의 사이트를 통해 유머나 카툰, 이미지를 유포하며 적개심을 표출하는 통로로 활용하는 것이다. 미국의 백인 민족주의 열풍에 발맞춰 유럽에서도 유사한 우익 포퓰리즘과 ‘이슬람 혐오’ 정서가 정치권에서 점차 힘을 얻어 가는 형국이다. 독일에서는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난민 수용 정책에 대한 국민적 반발을 기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프라우케 페트리(41) AfD 대표는 독일로 유입되는 난민을 연 100만명에서 20만명으로 대폭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과 무슬림 여성의 복장인 부르카 착용 금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오스트리아, 유럽 첫 극우 대통령 예고 AfD는 지난 9월 메르켈 총리의 지역구인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의회 선거에서 집권당인 기독민주당(CDU)을 누르고 2위에 올랐다. 내년 9월 총선까지 지지세를 이어 가면 중앙 정계의 기민당, 사민당, 기사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요 정당으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당장 4일 오스트리아 대선을 앞두고 극우성향 자유당의 노르베르트 호퍼(45)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유지하면서 유럽 최초의 극우 대통령 탄생이 예상된다. 호퍼 후보는 “영국의 브렉시트 이후 EU가 더욱 중앙집권화된 모습으로 내정에 간섭하면 오스트리아도 EU 탈퇴 국민투표를 실시하도록 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네덜란드의 극우 정치인이자 세 번째로 큰 정당 자유당을 이끄는 헤이르트 빌더르스(53)도 2014년 지방선거 유세 도중 “네덜란드에 모로코인 숫자를 줄이도록 하겠다”고 발언해 인종 차별과 증오 선동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하지만 기소 이후 빌더르스의 인기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으며 여론조사 결과 내년 3월 총선에서 자유당은 1당이나 2당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전했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NF)의 마린 르펜(48) 대표는 트럼프 당선과 같은 열풍이 프랑스에서도 재현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율이 4%까지 떨어져 집권 좌파 사회당의 몰락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르펜이 내년 대선 결선 투표에서 중도 우파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62) 후보와 맞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과거 민족국가 향수 부르는 세계 불황 서구 사회를 휩쓰는 백인 민족주의 열풍은 무엇보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침체한 경제와 연관 있다는 분석이다. 저성장과 양극화로 빈부 격차가 확대되면서 미국 백인 블루칼라 계층이 트럼프를 지지하고 영국 저소득층이 유럽연합(EU) 탈퇴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과 같이 세계화에 대한 비관론이 과거 민족국가로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분석이다. 베를린 자유대학 존 F 케네디 연구소의 마누엘 펀케 연구원은 지난달 23일 CNBC에 “1870년부터 2014년까지 역사상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극우 정당의 득표율이 약 30%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면서 “이는 유권자들이 소수자나 외국인에게 화살을 돌리는 모습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백인 민족주의는 서구 사회의 주류를 이루던 기독교 기반의 백인이 비주류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퓨리서치센터는 지난해 백인(히스패닉계 제외)이 전체 미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2%로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지만 2065년이면 과반 이하인 46%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히스패닉은 14%에서 24%로, 흑인은 12%에서 14%, 아시아계는 6%에서 13%로 늘어나 ‘백인 국가’인 미국의 정체성이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종교적으로는 미국의 무슬림 인구가 현재는 1% 미만이지만 2050년에는 전체 인구의 2.1%로 늘어나 기독교(66%)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종교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퓨리서치센터는 1990년 유럽에서 인구의 4%를 차지하던 무슬림 인구가 2010년 6%로 늘었고 2050년에는 10%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의 무슬림 인구는 471만여명으로 이미 전체 인구의 7.5%를 넘어섰고, 독일은 476만여명으로 5.8%에 달한다. 칼레드 압부 엘 타플 UCLA 로스쿨 교수는 ABC 방송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트럼프식 구호는 기독교도 백인이 국가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소유권을 재확인하고 (다른 인종은 후진적이므로 백인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는) 백인의 ‘명백한 운명’ 논리와 같은 인식”이라면서 “이는 이슬람뿐 아니라 중국계, 동성애자를 비롯한 모든 소수자 공동체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佛대권 선두 피용 “완전한 변화 이룰 것”

    佛대권 선두 피용 “완전한 변화 이룰 것”

    경선 라이벌 쥐페의 2배 득표 동성애·낙태 반대 보수 가톨릭 공공부문 인력 50만 감축 공약 ‘대처리즘’ 지지 親시장주의자 내년 봄에 치러지는 프랑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제1야당인 공화당 대선 후보로 이민자 수용 상한 설정과 정부 역할 축소 등을 내세운 프랑수아 피용(62) 전 총리가 선출됐다고 르몽드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용 전 총리는 이날 치러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2차 결선 투표에서 66.5%(285만 1487표)의 득표율로 33.5%(143만 5667표)의 지지를 받은 알랭 쥐페(71) 전 총리를 눌렀다. 지난 20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피용과 쥐페는 각각 44.1%와 28.6%의 지지율로 결선 투표에 올랐다. 피용은 승리가 확정된 뒤 “좌파는 실패를, 극우파는 파산을 의미한다”면서 “프랑스 국민은 완전한 변화를 위한 행동을 원하며 프랑스인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모든 이를 위한 후보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쥐페는 “내년 대선에서 그가 승리할 수 있게 돕겠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동성애와 낙태에 반대하는 보수주의자인 피용은 정부지출 삭감, 이민자 수용 상한 설정, 가족과 사회 등 전통적 가치수호,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 등의 공약을 내세워 공화당원 및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정치 분석가들은 그가 법질서 준수와 작은 정부를 선호하는 보수 성향 노년층의 표심을 얻었다고 보고 있다. 피용은 공공부문에서 50만명을 줄이고 주당 노동시간도 35시간에서 39시간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하는 등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신자유주의적 정책인 ‘대처리즘’을 지지하는 친시장주의자로 평가받는다. 이와 관련, 그는 연금개혁을 추진하고 65세인 정년도 연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피용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결정되면서 벌써부터 내년 4월 23일 열리는 1차 투표와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주일 뒤인 5월 7일 치러지는 2차 결선투표에서 누가 승리할지 관심이 쏠린다. 가디언은 피용과 결선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48) 대표가 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르펜은 반이민과 반유럽연합(EU)을 표방하며 극우주의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보수 가톨릭의 지지를 받는 피용은 반이민·친러시아 성향의 르펜과 유권자 층이 겹쳐 이득을 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론조사기관인 ‘해리스 인터랙티브’가 이날 6093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피용은 결선투표에서 67%의 지지를 얻어 33%를 얻은 르펜을 무난히 꺾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여론조사기관 ‘오독사’(ODOXA)도 지난 25일 실시한 시뮬레이션에서 피용이 71%의 지지를 받아 20%를 확보한 르펜을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집권 사회당은 내부 분열과 인기 저하로 재집권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 1월 사회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프랑수아 올랑드(62) 대통령이 불출마하면 마뉘엘 발스(54) 총리가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된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완전한 변화 약속”…프랑스 공화당 대선후보 피용 前총리 선출

    “완전한 변화 약속”…프랑스 공화당 대선후보 피용 前총리 선출

    내년 4월에 치러질 프랑스 대선에 제1야당인 공화당의 후보로 프랑수아 피용(62) 전 총리가 출마하게 됐다. 피용 전 총리는 보수주의자이면서 경제정책 면에서는 친시장주의자로 평가받고 있다. 피용 전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치러진 중도 우파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2차 결선 투표에서 알랭 쥐페 전 총리를 이겼다. 피용은 결선 투표에서 76%를 개표한 시점에 67.5%의 득표율로 32.5%에 그친 쥐페에 대승을 거뒀다. 피용 전 총리는 승리가 확정된 뒤 지지자들 앞에 나서서 “프랑스 국민은 완전한 변화를 위한 행동을 원하고 있다”면서 “내게는 프랑스 국민에게 다시 자신감을 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극우파와 국민에게 신임을 잃은 (집권) 좌파에 승리하기 위해 단결하자”고 말했다. 피용 지지자들은 “피용, 대통령”을 외치며 그의 승리를 축하했다. 피용에 앞서 쥐페 전 총리는 “피용이 결선 투표에서 승리했다”면서 “내년 대선에서 그가 승리하기를 바란다. 그를 돕겠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피용 전 총리는 일주일 전인 20일 치러진 경선 1차 투표에서 쥐페 전 총리에 16%포인트라는 큰 득표율 차이로 앞섰으며 1차 투표 3위로 탈락한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피용 지지를 선언하면서 승리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번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도 2유로(2500원)만 내면 투표할 수 있었다. 공화당 경선 1차 투표에 430만명, 2차 결선 투표에 450만 명이 각각 투표하는 등 비당원이 대거 참여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르코지 전 정부에서 2007∼2012년 총리를 지낸 피용은 경제 분야에서는 공공부문에서 50만명을 감축하고 주당 노동시간을 35시간에서 39시간으로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강력한 신자유주의적 정책인 ‘대처리즘’을 지지하는 친시장주의자로 평가받는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사회 분야에서는 동성애와 낙태에 반대하는 보수주의자이다. 최근 시행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후보는 내년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 좌파 집권 사회당이 내부 분열과 인기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대선에서는 공화당 피용 후보와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대선 2차 결선 투표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욱동 창문을 열며] 이삭 줍는 여인들

    [김욱동 창문을 열며] 이삭 줍는 여인들

    지난달 말부터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는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 전(展)’이 열리고 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은 프랑스 정부에서 좀처럼 해외 반출을 허락하지 않는 국보급 작품이지만 한국과 프랑스 수교 130주년과 오르세미술관 개관 30주년 기념으로 특별히 한국 관객에게 소개하게 됐다. 오르세미술관을 떠나 한번 외부에 전시되면 앞으로 몇 년 동안 빛이 완전히 차단된 창고에 보관할 만큼 프랑스 정부가 무척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작품들이다. 장프랑수아 밀레의 ‘이삭 줍기’를 포함해 빈센트 반 고흐의 ‘정오의 휴식’ 등 오르세미술관을 대표하는 회화, 데생 작품 130여 점을 선보인다. 이 밖에도 클로드 모네, 폴 고갱, 폴 세잔, 에드가르 드가, 외젠 들라크루아 등 19세기 서양 미술을 빛낸 거장들의 작품이 예술사조별로 다섯 주제로 묶여 전시된다. 이번 전시에 대해 자비에 레 오르세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는 “19세기 펼쳐졌던 아름다움의 세계가 예술에서 어떻게 표현됐는지 보여 주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낭만주의와 고전주의, 아카데미즘과 후기 인상파 작품까지를 소개하면서 19세기에서 20세기로 연결되는 미(美)의 세계에 대한 전반적 흐름을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역시 프랑스 사실주의의 대표적인 작가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이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시골 이발소나 미장원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만큼 이 그림은 한국 사람들에게 무척 큰 사랑을 받았다. 추수가 끝난 가을 저녁 무렵 들판을 배경으로 이삭을 줍는 여인들의 모습이 우리네 농경생활과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 중 한 사람인 박수근은 밀레의 그림을 보며 열두 살 때 화가의 꿈을 키웠다고 전해진다. 얼핏 보면 이삭을 줍는 여인들의 모습이 목가적이고 평화스럽게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좀더 찬찬히 뜯어보면 가난한 농민들의 고단한 삶의 모습이 짙게 배어 있다. 농장 주인이 곡식을 거두고 난 뒤 땅에 떨어진 이삭을 줍기 위해 등을 굽히고 있는 아낙네들의 모습이 여간 안쓰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밀레의 이 그림에서는 19세기 중엽 먹을 것이 없어 떨어진 이삭이라도 주워 모아야 했던 소작농들의 고단하고 피폐한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림 속에서는 저 멀리 이미 거둬들인 곡식더미가 언덕을 이루며 높이 쌓여 있고 추수단을 쌓느라 바쁜 사람들, 추수한 곡식 일부를 마차에 실어 나르는 모습은 등을 굽혀 이삭을 줍는 여인들의 모습과는 자못 큰 대조를 이룬다. 그런 모습과 비교해 보면 아낙네들의 모습은 한없이 초라해 보일지 모른다. 옷에서는 땀 냄새가 나고 입에서는 한숨 소리마저 들리는 듯하다. 모든 것이 궁핍하던 일제강점기 정지용이 ‘향수’에서 노래한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과 그리 다르지 않은 풍경이다. 그래서 보수와 진보 양쪽에서 몇몇 비평가들은 밀레의 이 그림에서 저마다 의미를 찾으려고 했다. 가령 힘들게 이삭을 줍는 여인을 두고 ‘빈곤을 주재하는 운명의 세 여인’이라고 비아냥거렸는가 하면, ‘마치 프랑스 혁명군을 닮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삭 줍는 여인들’에서 밀레가 관심을 기울인 것은 운명도 혁명도 아니다. 고단한 삶일망정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잃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건강한 농부의 모습이다. 이 여인들을 일부러 지평선 아래에 배치한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대지는 정직하고 노동은 신성하며 농부들의 삶은 지평선처럼 영원무궁하다. 인간이 비루해지는 것은 땀 흘려 노동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땀을 흘리지 않고서 노동의 대가를 얻으려 할 때다. 그러고 보니 17세기 초엽 유럽을 떠나 신대륙에 정착한 청교도들이 왜 밀레의 ‘만종’과 함께 ‘이삭 줍는 여인들’을 좋아했는지 알 만하다. 노동과 근면 그리고 성실을 목숨처럼 소중하게 생각한 개신교 윤리에서 보면 그들의 태도가 쉽게 이해가 간다. 청교도들은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먹지도 말라”는 성경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에 옮기며 살아가지 않았던가. 문학평론가·UNIST 초빙교수
  • CIA 634회 암살 시도說… 권총소지, 공산혁명 연설 땐 어깨에 비둘기 앉아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피델 카스트로는 뒷이야기도 많이 남겼다. AFP가 ‘피델 카스트로 : 인생의 여섯 가지 스냅숏’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카스트로의 비화들을 전하는 등 외신들은 특이한 그의 에피소드를 26일(현지시간) 소개했다. 1926년 부유한 사탕수수 농장주의 아들로 태어난 카스트로는 변호사로 활동하다 투사로 변신했다. 1953년 풀헨시오 바티스타(1901~1973) 독재정권을 타도하려고 몬카다 병영을 습격했다가 실패했다. 당시 그는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하고 멕시코로 건너갔다. 망명 중이던 멕시코에서 ‘혁명가’ 체 게바라를 만났다. 결국 그는 1959년 1월 바티스타 정권을 무너뜨리고 ‘쿠바 혁명’을 시작했다. 쿠바의 공산혁명은 냉전 시대 미국으로선 코앞에서 ‘붉은 위협’을 마주한 모양새였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중심으로 카스트로를 암살하려는 시도가 모두 634회 있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암살 방법도 독약이나 독극물이 든 담배에서부터 화학 물질이 묻은 다이빙복 입히기 시도까지 다양했다. 카스트로는 만약을 대비해 브라우닝 권총을 거의 항상 차고 다닌다고 한때 고백하기도 했다. 방탄조끼를 입는다는 설은 부인했다. 카스트로는 “올림픽에 암살에서 살아남기 종목이 있다면 내가 금메달을 땄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1979년 기자들에게 가슴을 까 보이면서 “나는 힘이 센 ‘도덕의 방탄조끼’를 갖고 있다. 그것은 항상 나를 보호해 준다”고 말했다. 강인한 인상의 카스트로는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를 직접 두 번 본 한 여성은 “너무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그의 얼굴을 보고 ‘그를 사랑한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스트로는 공식적으로 두 번 결혼을 했고 3명의 여성과의 사이에서 7명의 자식을 뒀다. 그가 비밀스러운 불륜을 했고 더 많은 자식이 있다는 소문도 있다. 카스트로는 1992년 “사생활은 홍보나 정치를 위한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며 사생활 보호를 강조했다. 카스트로는 스스로 “미 제국주의”의 반대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친미 정권을 무너뜨리고 쿠바에 공산주의 정권을 세우면서 미국과 대립을 반복했다. 가장 극한 대립은 핵전쟁 위기까지 갔던 1962년에 있었다. 그해 10월 14일 미국은 정찰기를 통해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 기지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을 포착했다. 뒤통수를 맞은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1962년 10월 22일 미 해군에 쿠바를 봉쇄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14만명의 병력을 준비했다. 그해 10월 26일 구소련은 미국과 협상을 했다. 극한의 대치까지 갔던 쿠바사태는 결국 구소련이 미사일 기지를 철거하고 미국이 쿠바 해상의 봉쇄를 풀면서 타결됐다. 카스트로의 아디다스 체육복 사랑도 남다르다. 그는 올해 9월 쿠바를 찾은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자신의 집에서 면담할 때 파란색 바탕에 흰 줄무늬가 있는 아디다스 체육복을 입었다. 올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만날 때도 카스트로는 아디다스 체육복을 ‘예복’으로 착용했다. 카스트로는 최장 유엔 연설 기록 보유자이기도 하다. 유엔 웹사이트에 따르면 그는 1960년 9월 26일 4시간 29분 연설해 유엔에서 가장 연설을 오래 한 사람으로 남아 있다. 그는 1998년 2월 24일 쿠바에서 국가평의회 의장직에 재선출된 후에 7시간 30분간 연설을 한 기록도 갖고 있다. 카스트로가 1959년 공산혁명을 선언하는 연설을 할 때 그의 어깨에는 하얀색 비둘기가 내려앉았다. 그 이후 그는 쿠바인들에게 신화적 인물이 됐다. 쿠바인들은 카스트로가 신의 보호를 받는다고 여겼다. 카스트로가 불멸의 존재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그도 결국 인간이었고 지난 25일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등졌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佛서 체포된 테러용의자들 12월 1일 파리 테러 계획

     최근 프랑스에서 체포된 테러 용의자들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지령을 받고 다음 달 1일 파리에서 동시 다발 테러를 감행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IS는 지난해 11월 13일 파리에서 130명이 숨진 동시다발 테러의 배후 조직이다.  프랑수아 몰랭스 파리 검사장은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파리 안팎에서 테러를 저지르려 한 혐의로 지난 주말 체포된 용의자 5명이 이라크와 시리아내 IS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대테러 당국은 지난 주말 스트라스부르와 마르세유에서 테러 용의자 7명을 체포했다가 이 가운데 2명을 석방했다.  몰랭스 검사장은 “용의자들이 12월 1일 파리에서 테러를 계획하고 있었고 임박한 테러를 예방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용의자를 급습할 때 자동 소총 등 무기도 발견했다.  몰랭스 검사장은 “스트라스부르 조직과 마르세유에서 체포된 용의자 1명은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 IS 지휘관으로부터 암호화된 앱을 통해 무기를 확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의자들이 IS 지지자로 스트라스부르 체포 작전 당시 용의자 집에서는 IS에 충성을 맹세하고 순교를 미화하는 손으로 적은 문서도 찾아냈다”고 말했다.  용의자 5명중 4명은 프랑스인, 1명은 모로코인이다. 용의자 2명은 2015년 IS의 근거지와 가까운 터키와 시리아 국경 지역을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현지 일간지 파리지앵은 용의자들이 다음 달 1일 파리 지역에서 동시 다발 테러를 저지를 계획을 세우고 관광명소인 파리 샹젤리제, 파리 근교 디즈니랜드, 지하철역, 술집 등을 테러 장소로 검토했다고 24일 보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단백질이 만들어내는 멜로디 들어보실래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단백질이 만들어내는 멜로디 들어보실래요

    원상 복구 ‘단백질 접힘’ 현상 고유의 패턴 착안… ‘音’ 전환얼마 전 책장을 정리하다가 프랑스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소설보다는 논픽션을 즐겨 읽는 터라 사강이 스물네 살이던 1959년에 썼다는 이 경쾌한 연애소설을 발견하고는 ‘언제 이런 말랑말랑한 소설을 읽었지’란 생각이 떠오르며 적잖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언젠가 한 케이블 방송에서 동명의 흑백영화(1961)를 재미있게 보기도 했습니다. 잉그리드 버그만, 이브 몽탕, 앤서니 퍼킨스 같은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등장한 때문에 더 매혹됐던 것 같습니다. 옛 추억을 더듬으며 브람스의 피아노 곡들을 찾아 들어봤는데 영화나 소설과는 달리 음악은 상당히 진지한 느낌입니다. ‘진지함’하면 자동적으로 연상되는 ‘과학자’들이 최근에 ‘발견’한 정말 진지한 음악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브람스의 음악은 저리 가라 할 정도였습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19일자에는 흥미로운 연구논문이 실렸습니다. 최근 미국 이스턴 워싱턴대 음대, 핀란드 탐페레대 정보과학대, 영국 프란시스 크릭연구소 공동연구진이 생물정보학 분야 국제학술지 ‘헬리온’ 최신호에 발표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들 연구진은 ‘단백질 접힘’(protein folding)의 패턴이 갖고 있는 멜로디, 그러니까 음악을 찾아낸 것입니다. 단백질의 화학적 구조는 아미노산이 선형으로 길게 이어진 형태의 복합체이지만, 대부분은 선형 사슬 구조가 아닌 접힌 3차원 형태로 존재합니다. 단백질 접힘은 인위적으로 망가뜨리더라도 다시 원형으로 회복되는 단백질들이 갖는 고유한 특징이자 형태이면서 형성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현상은 미국의 화학자 크리스천 베이머 안핀슨 하버드대 교수가 처음으로 밝혀내 1972년 노벨화학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각종 난치병들은 단백질 접힘이 원상복구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이론 생물물리학과 생물정보학 분야에서는 단백질 시퀀스 데이터에서 단백질 접힘을 구분해 내는 것이 중요한 연구주제 중 하나라고 합니다. 공동 연구진은 단백질 접힘 형태도 일종의 패턴이라는 데 착안해 이를 개개의 음(音)에 접목했습니다. 단백질의 진화정보와 2차 구조, 유연성, 아미노산의 소수성 등의 수치를 멜로디 생성 소프트웨어에 입력했더니 놀랍게도 약간은 단조로운 멜로디가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연구진이 공개한 25초 정도의 단백질 접힘이 만들어낸 멜로디를 들어보면 귀에 그리 거슬리지 않는 느낌입니다. 반면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같은 유전적 변이로 인해 발생한 질환의 단백질 시퀀스를 멜로디로 바꿔 들어보면 아이들이 피아노를 무작위로 쿵쾅거리며 두드리는 것 같은 소음으로 나타납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단백질 접힘은 고유의 패턴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패턴마다 멜로디가 다릅니다. 이 때문에 3차원 띠 형태로 표현한 시각적 형태뿐만 아니라 청각적 멜로디를 이용하면 단백질 시퀀스를 쉽게 인식하고 비교해 인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연구는 융합연구의 범위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흔히 융합연구라고 하면 서로 다른 분야의 과학이나 인문사회과학이 만나는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음악 같은 예능계열의 학문도 과학연구에 영감을 주는 것을 보면 학문 융합의 한계는 없는 것 같습니다.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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