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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지금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장석주 지음, 문학의문학 펴냄)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세기의 문장들을 모았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프란츠 카프카, 정약용, 김현 등 동서고금을 막론한 명(名) 문장가들의 문장 50편가량을 뽑아 묶었고, 문장마다 지은이의 감상과 설명을 덧붙였다. 송영방 화백이 그린 삽화들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1만 3000원.●뿔치(보린 지음, 푸른책들 펴냄) 바다를 향한 모험은 언제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국내 최초의 ‘해양판타지’. 마을 사람들에게 부정한 존재로 낙인 찍힌 주인공 뿔치와 살강이는 낙인을 지울 방법을 찾기 위해 용왕을 찾아 나선다. 바다를 건너며 온갖 고난을 겪는 주인공들, 그리고 점점 밝혀지는 이들의 진짜 모습. 1만 1000원.
  • 백인들이 건넨 총·화약 사슴부족 미래 앗아간다

    백인들이 건넨 총·화약 사슴부족 미래 앗아간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 보자. 득이 된다고 받아들인 일이 오히려 칼이 돼 돌아오는 경우. 캐나다 북쪽에 사는 이누이트(에스키모)의 한 부족인 ‘사슴부족(People of the Deer)’은 그 돌아온 칼이 행·불행을 넘어 삶의 근간까지 뒤흔들어 버린 경우다. 사슴부족이 좀 더 안락한 생활을 위해 받아들인 백인의 문명은 파괴적인 방향으로 그들의 삶을 잠식했으며, 100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수천명에 달하던 이할미우트(사슴부족의 하나)를 고작 40명만 남기는 참극을 초래했다. ‘잊혀진 미래’(팔리 모왓 지음, 장석봉 옮김, 달팽이 펴냄)가 전하는 이야기는 이렇다. 이할미우트는 수렵이 거의 유일한 생활방식이다. 이들의 주된 사냥감은 북쪽 툰드라 지방을 무리 지어 이동하는 사슴. 사슴의 고기는 식량으로, 털가죽은 옷으로, 지방은 기름으로, 이할미우트 사람들의 의식주는 사슴이 없으면 불가능할 정도다. 생활과 뗄 수 없기에 이들의 언어는 사슴을 지칭하는 낱말도 수십 개를 가지고 있다. 이할미우트의 숙련된 사냥꾼들은 활을 사용해 필요한 만큼만 사슴을 잡았다. 하지만 20세기 초 이야기는 달라졌다. 이곳에 발을 들인 백인 교역자들은 이할미우트 사람들에게 총과 화약이란 파괴적인 문명의 이기를 전했다. 사슴의 혀와 가죽을 모두 사들이겠다는 밀어와 함께. 총과 화약의 힘에 사슴들은 ‘학살’되기 시작했다. 고기가 식량이 되지도 못한 죽은 사슴들은 혀가 잘리고 가죽이 벗겨진 채 빈터에 가득 쌓였다. 백인 교역자들은 더 성능 좋은 총과 총탄을 전했고, 학살은 가속도가 붙었다. 문명의 배신이었고, 처참한 미래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잊혀진 미래’는 캐나다 작가 팔리 모왓이 1947년부터 2년에 걸쳐 보고 들은 생생한 이누이트 보고서다. ‘사슴부족 이누이트들과 함께한 나날들’이란 부제가 말하듯 당시 25살이던 모왓은 직접 툰드라 지역으로 스며들어 이 사람들과 함께 먹고 자고 생각하는 생활을 했다. 사슴부족이 살던 곳은 당시만 해도 캐나다 정부에서 발행한 지도에서조차 ‘지도 미완성 지역’으로 표기돼 있던 오지였다. 열다섯에 처음 북극을 보고 ‘북극 열병’에 걸렸다는 모왓은 단지 250㎏가량의 식량만을 싣고 이곳으로 들어간다. ‘다른 별의 마법이 아니고서는 이방인이 도착하지 않는 곳’에 들어간 이방인 모왓의 생존기는 눈물겹다. 마음에는 두려움을, 손에는 소총을 지닌 채 이 이상한 이방인을 맞이하던 사슴부족의 남자 ‘프란츠’. 처음 만난 사슴부족인 그와 모왓을 이어준 건 참 인간적이게도 바로 술이다. 술을 마신 프란츠는 처음 본 이방인에게 옛 이야기와 자신들의 생활에 대해 풀어내고 둘은 친구가 된다. 프란츠를 통해 40명 남짓한 이할미우트 부족 사람들을 알게 된 모왓은 이들과 함께 개썰매를 타고 다니고 같이 사슴을 잡는다. 마치 필드워크를 나온 인류학자처럼 모왓은 결코 익숙해지기 쉽지 않은 이 생활 속에서 사슴부족의 언어와 노래를 배우고, 금기와 의식·영적 세계를 알아 간다. 하지만 책은 박물학자나 인류학자의 시선과는 다르게, 또 철저히 타자의 시선을 배제한 채 쓰려고 했다. 450쪽에 달하는 결코 가볍지 않은 얘기를 모왓은 보고 듣고 생활한 그대로 써내려 간다. 반면 그 노력과는 별개로 ‘왜 당신네 백인은 한 번 머물고 나서는 우리가 당신들의 도움이 가장 절실히 필요할 때에 갑자기 사라져 버리는 것이냐.’는 오호토라는 젊은 남자의 물음처럼 모왓의 시도는 곳곳에서 암초를 만나기도 한다. 책은 1951년 캐나다에서 처음 출간된 이래 40개국 이상에서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출간되며 전 세계에 이누이트의 현실을 알렸다. 곳곳에 이누이트인들을 그린 삽화와 모왓이 직접 촬영한 사진이 들어 있다. 소설 같은 유려한 문체와 내러티브를 가지고 펼쳐지는 이야기가 소설이 아니라는 사실이 ‘서글프다.’ 1만 5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루마니아 독재치하 인간본질 탐구

    루마니아 독재치하 인간본질 탐구

    8일 오후 8시(한국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림원 문이 열리자 대기선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던 수많은 마이크와 카메라, 기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발표자에게 쏠렸다. 그리고 ‘독일 작가 헤르타 뮐러’라는 멘트가 나오자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스웨덴어, 영어, 독일어 등 여러 언어로 같은 내용이 잇따라 발표됐다. 올해 역시 ‘유럽 문학 우월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앞섰다. 노벨문학상 발표를 코앞에 두고 한 한림원 심사위원이 ‘유럽권 독식’을 우려하는 지적을 한 터여서 발표결과는 더욱 의외였다. 게다가 헤르타 뮐러(56)의 작품들은 국내에 전혀 번역 출간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독일문학 권위자인 김주연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조차 노벨문학상 발표 직후 “국내에는 다소 생소한 작가”라고 언급할 정도였다. ●독일내 반 외국인 정서 등 인식 지평 넓혀 그러나 뮐러는 독일문단에서는 ‘현대 독일어권 최고 여성작가 중의 하나’로 평가받을 정도다. 특히 1982년 그가 스물아홉 살 때 내놓은 첫 소설집 ‘밑바닥(Niederungen)’은 루마니아 소수민족의 힘겨운 농촌생활을 간결한 언어로 서술한 작품이었고, 이는 루마니아에서 검열을 거친 끝에 어렵사리 검열본으로 나와 그를 좌절하게 했다. 하지만 1984년 독일에서 삭제되지 않은 원본이 출판되면서 독일 평론가들의 뜨거운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서구 독자들에게 뮐러의 이름을 처음으로 알릴 수 있었다. 그가 두 번째로 내놓은 ‘우울한 탱고(Drueckender Tango)’ 역시 루마니아 독재 정권에 대해 비판을 했다는 이유로 출판이 금지되는 등 숱한 필화사건을 겪었다. 이는 그의 독일 망명을 재촉했고, 결과적으로 오늘날 노벨문학상 수상까지 이어지게 했다. 1987년 독일 망명 이후 내놓은 ‘외다리 여행자(Reisende auf einem Bein)’와 차우세스쿠 정권이 무너진 뒤 쓴 자신의 첫 번째 장편소설 ‘그때 벌써 여우가 사냥꾼이었네’ 등 루마니아 독재정권에서 겪은 공포와 불안 등의 체험이 주로 깔려 있었다. 하지만 뮐러는 거기에서 머물지 않았다. 1992년 쓴 산문집 ‘따뜻한 감자는 따뜻한 침대’에서는 쿠르드족의 박해, 걸프전, 독일내 반 외국인 정서 등 인식의 지평을 범인류로 넓혀왔음을 보여줬다. 뮐러는 하인리히 하이네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베를린문학상, 프란츠 카프카 문학상, 클라이스트 문학상 등 여러 문학상을 수상했다. 한림원 종신서기 페테르 엥룬드는 “그는 루마니아에서 박해받은 반체제 인사로서, 이방인으로서 자신의 배경을 얘기한다.”면서 “그의 글은 매우 독특한 스타일과 경이로운 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 역시 “의외” 뮐러의 수상을 두고 국내 독문학 전문가들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숙명여대 신혜양 교수는 “독일내에서는 여성 작가로서 인지도를 갖고 있으나 많은 사람들이 연구하고 관심을 갖는 대중적인 작가는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대 독문과 임홍배 교수 역시 “특히 외국계 출신 작가들의 활동 폭이 좁은 독일이라는 점에서 볼 때 더욱 의외의 결과”라고 전했다. 물론 긍정적 평가도 있다. 서울대 독문과 최윤영 교수는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을 두고 “전 세계가 다문화사회가 되는 가운데 그 통합을 염두에 둔 상징적 수상”이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유럽도 통합 이후에 국경이 무너지고 있어 문학계에서도 이민문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특히 이중삼중의 억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여성작가라는 점에서 헤르타 뮐러는 현 사회를 반영하는 작가”라고 했다. 박록삼 강병철기자 youngtan@seoul.co.kr
  • “한국 국악은 세계인과 소통할 수 있는 음악”

    “한국 국악은 세계인과 소통할 수 있는 음악”

    “한국의 국악은 전세계적으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음악입니다. 들으면 들을수록 독특함과 깊이가 느껴지죠.” 18일 폐막하는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무형문화재 82호를 찾아서’(2008년)를 선보인 감독 엠마 프란츠는 국악의 가치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호주의 재즈 가수 겸 영화감독으로 ‘무형문화재 82호를 찾아서’는 그의 첫 연출작이다. “한국 국악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공연하는 게 아니라, 지역축제 가운데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점이 굉장히 부러웠어요. 저도 음악인으로서 그런 소통이야말로 정말 의미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어요.” ●호주 재즈 드러머와 국악의 만남 담아 영화는 호주 출신 재즈 드러머 사이먼 바커가 한국의 국악과 만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작품에 따르면, 바커는 1990년대 후반 우연히 동해안 별신굿(한국 중요무형문화재 82호)의 기능보유자 김석출(1922~2006년) 선생의 음악을 듣고 큰 충격을 느꼈다. 처음 들어보는 즉흥연주에서 무한한 에너지와 힘있는 호흡이 느껴져서다. 이후 그는 김석출을 만나 음악을 배우고자 1999년부터 7년 동안 17차례나 한국을 찾았다. 프란츠는 “2004년에 친구인 바커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연주에서 큰 변화를 느꼈다.”면서 “무슨 일이 있었나 물었더니 한국에서 한 무속인을 찾아 헤맸다고 하더라. 이런 이야기를 듣고 그 여정을 카메라에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해서 둘은 2005년 함께 한국을 찾았지만, 건강 악화로 몸져누워 있던 김석출을 만나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대신 김동원 원광디지털대 교수(전통공연예술학과)를 소개받아 박병천, 진유림, 정순덕, 배일동, 김정희 등 다른 전통 음악인들을 만나며 국악의 정신을 배워 나갔다. 영화는 국악인들과의 교류, 콘서트 협연 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프란츠는 “다큐의 진짜 목적은 사람이 사람한테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였다. 짜여진 대본 없이 ‘바람이 흐르는 대로’ 맡겨두면서 했기 때문에 여행 자체가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바커는 2006년 마침내 김석출을 만난다. 김석출은 장구를 연주해 보이며 바커에게 “다음에 같이 연주해보자.”고 말하지만, 불과 3일 뒤 세상을 뜨고 만다. ● 美·브라질 등 세계 영화제서 호평 2005~2008년에 걸쳐 완성된 ‘무형문화재 82호를 찾아서’는 브라질, 미국, 캐나다 등 세계 각국의 영화제에 초청되며 호평을 얻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영화제에서는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기도 했다. 프란츠는 “인터뷰 중심이 아니라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어서 한국 음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배우고 영향받을 수 있는 영화”라면서 “특히, 해외에 있는 한국분들이 국악의 가치를 새롭게 알게 해줘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무형문화재 82호를 찾아서’는 새달 열리는 ‘제6회 EBS국제다큐영화제(EIDF)’에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프란츠는 “제천에는 처음 와 봤는데 자연이 정말 아름답다.”며 “다음 달에 EIDF 참여를 위해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 오는데, 그때도 꼭 들르고 싶다.”고 말했다. 글 사진 제천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공부 잘하는 선수들이 창조적으로 뛸 수 있어”

    허정무 감독은 ‘공부하는 선수’를 늘 강조한다. 그런데 여기엔 학교에서 성적을 올리는 것만 떠올리는데 오해가 있다고 한다. 지도자가 시키는 대로, 습성대로만 해서는 안 되며 ‘창의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허 감독은 어떤 감독의 고백이 떠오른다고 했다. 경기 도중 코칭 스태프가 고함을 치다가 가만히 있어 봤더니 뛰다 말고 쳐다만 보더라는 것. 허 감독은 “참으로 심각한 문제 아니냐.”면서 “스스로 뭘 할지 모르고 타성에 젖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기응변을 할 수 있고 바뀔 수 있어야 창조적인 축구가 된다.”고 덧붙였다. 그가 강조하는 공부하는 축구엔 에피소드가 있다. 지난 4월29일 전주에서 중학생 100여명과 가진 클리닉에서다. 허 감독은 아이들에게 “공부를 잘 하는 선수가 축구도 잘 한다.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워(64)를 아느냐.”고 물었고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잠깐 망설인 허 감독은 “베켄바워도 축구를 했지만 월드컵 조직위원장을 지냈고, 브라질의 펠레(69)는 장관까지 거쳤다. 선수들 가운데 대통령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어린이가 손을 번쩍 들었다. “그럼 감독님은 대통령 하실 작정이세요?” 순간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던 그는 이렇게 답했다. “축구를 통해 모든 영예를 얻었다. 월드컵에 도전하는 게 지금 목표다. 축구로 인해 받은 혜택을 돌려 주고 싶다. 일선에서 물러나면 제대로 지도받지 못하는 애들이나 묻혀 있는 보배들을 지도하면서 내가 가진 힘을 보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세계적 음악가들 실험무대 즐기세요

    세계적 음악가들 실험무대 즐기세요

    매년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실험적인 클래식 무대를 선보인 대관령국제음악제(GMMFS)가 22일부터 새달 14일까지 강원도 평창 용평리조트에서 열린다. 6회를 맞은 올해 음악제의 주제는 ‘와츠 인 어 네임(What’s in a name)?’으로, 셰익스피어의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 중 “이름에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장미라고 불리는 저 꽃도 이름이 어떻게 달라지든 향기는 결코 달라지지 않을 텐데.”에서 따왔다. ●저명연주가 시리즈 등 연주회 30여회 강효(바이올리니스트·줄리아드 음악원 교수) 예술감독은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곡가가 곡에 이름을 붙인 표제음악들을 소개하면서 이 표제들이 어떤 향기를 전달할지, 또 관객들은 어떻게 느낄지 함께 경험하는 기회로 준비했다.”며 “세계적인 음악가 10여명의 연주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제에는 저명연주가 시리즈, 음악학교, 떠오르는 연주자 시리즈 등 30여회 연주회가 진행된다. 알도 파리소 예일대 교수와 정명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지안 왕(이상 첼로), 이고르 오짐 모차르테움 음악원 교수, 김지연 서던메소디스트대 교수(이상 바이올린), 토비 애플 줄리아드 음악원 교수(비올라)가 올해도 참여한다. 여기에 미국인으로 유일한 차이콥스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우승자인 엘마 올리베이라, 미하엘라 마틴(제1바이올린)·슈테판 피카드(제2바이올린)·노부코 이마이(비올라)·프란츠 헬머슨(첼로) 등 유럽 최고의 솔리스트로 구성된 미켈란젤로 현악4중주단이 합류한다. 이들은 클래식과 퍼포먼스가 어우러진 탄둔의 ‘고스트 오페라’, 한국계 작곡가 얼 킴이 시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소프라노와 현악을 위한 세 개의 프랑스 시’, 가면을 쓴 연주자들이 나서는 조지 크럼의 ‘고래의 목소리’ 등 색다른 음악을 선사한다. 올해로 예일대 재직 50주년을 맞은 파리소 교수는 개막공연(31일)에서 지휘자로 나서 제자들과 빌라 로보스의 ‘브라질풍의 바흐 5번’을 연주한다. ●음악도와 강원도민을 위한 자리도 장래가 촉망되는 음악도들을 위한 음악학교에는 2008년 롱 티보 콩쿠르 바이올린 우승자 신현수(22), 올해 주니어 차이콥스키 첼로 부문 우승자 이상은(16), 미국에서 바이올린 신동으로 꼽힌 엘리 최(7) 등 13개국 184명이 참여한다. 음악학교 교수 대표인 정명화 교수는 “음악학교는 외국에 나가지 않고도 해외의 훌륭한 연주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다. 이 자리가 재능있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나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국제음악제는 강원도민들의 문화 항유 기회를 늘리기 위한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준비했다. 저명연주가 시리즈는 새달 11~13일 원주·강릉·춘천에서도 펼치고, 홍천에서는 떠오르는 연주자 시리즈(4일)를 갖는다. 춘천죽림동성당(22일), 원주제일장로교회(26일), 월정사 산사음악회(8월14일) 등도 무료로 준비했다. 자세한 일정은 음악제 홈페이지(www.gmmf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033)253-7497.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투탕카멘부터 다이애나 왕세자비까지…세계 왕실 둘러싼 비밀들

    높은 성벽 속에서 신비함을 간직한 ‘왕족’, 그들에 대한 기이한 ‘소문’, 소문에 의문을 던지는 ‘만약에’…. 이 세 단어를 조합하면 매우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망사고를 두고 비밀조직인 프리메이슨의 가담이냐, 왕실의 암살 지시냐 소문이 난무했다. 스튜어트왕가의 다이애나 비가 윈저왕가인 찰스 왕세자 대신 윌리엄 왕자를 왕위에 앉히려고 했기 때문에, 윈저왕가와 손잡은 프리메이슨이 사고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혹자는 다이애나 비의 연인인 도디 알 파예드 집안을 극도로 싫어한 필립 공이 손을 썼다고도 한다. 만약 그렇다면 이들이 다이애나 비의 죽음으로 무엇을 얻었을까. 아주 오래 전으로 가보자. 1483년 죽은 에드워드 4세의 장남이자 왕위계승자인 에드워드 왕자가 대관식을 앞두고 사라지자 런던 시내에는 삼촌인 리처드 3세가 왕좌를 노리고 그를 런던탑에 가뒀느니, 죽여 버렸느니 말이 돌았다. 만약 그랬다면 리처드 3세가 얻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역사연구가이자 언론인인 피터 하우겐은 이런 방식으로 ‘왕실 미스터리 세계사’(문희경 옮김, 다산초당 펴냄)에 왕실의 이야기를 풀어 낸다. 기원 전 1330년대 이집트를 통치한 투탕카멘부터 다이애나 비까지 3300여년 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왕족을 훑는다. 끊임없이 독살설이 제기되는 프랑스의 나폴레옹, 애인과 함께 죽은 채로 발견된 오스트리아 황태자 프란츠 요제프의 자살설과 타살설 등 유명한 이야기들 가운데 흥미로운 사건들이 녹아 있다. 매독설과 음탕한 요부라는 소문에 시달린 영국 왕 헨리 8세와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여제를 겨냥한 추문의 비밀도 풀어 낸다. 헨리 8세는 재혼하기 위해 종교를 바꾸고, 예카테리나 여제는 남편 표트르 대제를 폐위시키고 암살했다는 의심을 받으면서 추문에 시달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황녀 아나스타샤 이야기도 세세하게 담겨 있다. 안나 앤더슨이 니콜라이 2세의 사라진 막내딸로 밝혀졌지만 동일인이라는 결정적인 증거는 없다. 1938년부터 독일 법정에서 무려 32년 간 이어진 진실공방이 있었고, DNA 분석 기술도 동원됐다. 안나는 1984년 아나스타샤의 신분으로 운명했지만, 둘의 연관성은 여전히 모호한 상태다. 책은 왕가의 모든 궁금증을 무리하게 풀지 않는다. 다만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잘못 알고 있거나 편견을 가졌던 인물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는 계기로서 충분하다. 1만 5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독립군가·겨레의 노래 함께 불러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0주년을 맞아 1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겨레의 노래뎐’이 열린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이 9년째 이어온 ‘겨레의 노래뎐’은 독립운동선열의 뜻을 기리고 한민족이 사랑하는 겨레의 노래를 함께 부르는 자리로, 올해는 임정수립 9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로 꾸몄다.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와 국립극장이 공동 주최하고 서울신문이 후원하는 이날 공연에선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인 ‘대한제국 애국가’를 비롯해 많은 우리의 음악을 새롭게 편곡해 선보이고, 오랫동안 잊혀졌거나 기록으로만 전해진 많은 노래를 발굴해 재현한다.1부는 역사적 의의를 담은 겨레의 노래들로 채워진다. 독일 음악가 프란츠 에케르트가 작곡한 ‘대한제국 애국가’가 장엄하게 울려퍼지며 연주회의 시작을 알린다. 이어 일제에 항전하여 부르던 독립군가와 항일가요, 광복군가를 연주한다. ‘새야새야’, ‘쾌지나 칭칭나네’, ‘담바귀 타령’으로 엮은 의병가, ‘국기가’, ‘자주독립가’, ‘독립군가’, ‘거국행’, ‘압록강 행진곡’, ‘앞으로 행진곡’ 등으로 구성된 임시정부군가 연곡을 관현악과 합창으로 들려준다.2부에는 어린이 합창단인 ‘노래패 예쁜 아이들’이 ‘파란마음 하얀마음’, ‘노을’, ‘그날을 위해’, ‘참 좋은 말’ 등 동요를 맑은 목소리로 노래한다. 애국심과 선행으로 사랑 받는 가수 김장훈이 출연해 자신의 히트곡인 ‘난 남자다’, ‘나와 같다면’, ‘오페라’, ‘사노라면’ 등을 부른다. 이날 연주회는 방송인 김병찬의 사회로 진행된다. 2만~5만원. (02)2280-4115~6.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정윤수의 종횡무진] 골 논란… 비디오 판정이 능사는 아니다

    지난 1일 남아공월드컵을 향한 남북한 대결의 여진이 아직 가라앉지 않고 있다. 후반 1분쯤 터진 정대세의 헤딩슛에 대한 논란이 그것이다. 물론 이미 모든 것은 결정된 상태다. 북한은 처음 녹화 중계 때는 안타까움만 표시하였다가 ‘완전히 문선을 넘어선 골’이라는 해설로 바뀐 화면을 다시 방송하는 등 그들 나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지만 경기 결과에는 아무 상관이 없을 전망이다.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칙에 따르면 골이란 공이 골포스트 사이와 크로스바 아래에 그려져 있는 골라인을 완전히 넘어갔을 때 인정된다. 볼의 외주선 일부라도 골라인에 걸쳐 있다면 골이 선언되지 않는다. 세 사람의 심판(사실상 주심과 한 측면 선심이지만)이 육안으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주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이 때문에 비디오 판정 같은 것을 일부에서는 제기한다. 지난 3월11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첼시-유벤투스 경기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제기되었다. 전반 45분, 첼시의 디디에 드로그바가 찬 프리킥이 유벤투스 골키퍼 부폰에게 막힌 것. 경기 직후 히딩크 감독은 골라인을 완전히 넘어간 골이라면서 첨단 장비 도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1980년대 PSV 에인트호벤 감독으로 있을 때 전자업체 필립스와 함께 골 판정 장비 연구를 하였지만 팬들이 원치 않아 중단한 적이 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지금은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유벤투스의 라니에니 감독도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언제나 기계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지난 WBC대회 때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의 승자전에서 ‘비디오 판정’에 의한 홈런 판정이 내려진 바 있는데, 하지만 실제로는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켜 녹화 영상 대신 타구를 끝까지 지켜봤던 심판의 결정을 존중한 적이 있다. 기계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축구만큼은 ‘인간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한사코 첨단기기 도입을 반대한다. 축구 영웅인 보비 찰튼, 프란츠 베켄바워, 미셸 플라티니 같은 사람들은 기계가 도입되면 심판은 휘슬을 불 때마다 주저하게 된다고 말한다. 석연치 않은 상황일 때마다 비디오 모니터를 보는 일이 벌어질 것이고 이 때문에 실수투성이 인간들이 벌이는 축구라는 드라마가 기계에 종속되는 결과를 빚는다는 것이다.공격수는 결정적인 슛을 저 멀리 화성으로 날려보내기도 한다. 수비수는 걷어낸다는 게 때로는 자신의 골문에 슛을 해버린다. 골키퍼는 종종 가랑이 사이로 들어가는 치욕스런 골을 허용한다. 그리고 심판도 더러 실수를 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축구를 구성하는 아름다운 요소라고 미셸 플라티니는 주장한다. 다만 그는 골문 근처에 1명씩 심판을 더 배치해 골라인 선상의 논쟁을 마무리짓자고 말한다. 이 라인 심판은 뛰어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심판 정년인 45살을 넘겨도 될 듯하다. 은퇴한 심판들에게는 재취업의 기회도 될 것이다. 기계에 인간의 운명을 맡길 수 없다면 이 정도의 보완은 필요할 듯하다.스포츠 평론가 prague@naver.com
  • [2009 녹색성장 비전] 3. 세계 최고의 전기차 업체 테슬러

    [2009 녹색성장 비전] 3. 세계 최고의 전기차 업체 테슬러

    │호손(미국 캘리포니아 주) 이도운특파원│3월26일 오전 11시. 로스앤젤레스 남쪽 호손(Hawthorne) 시에 자리잡은 ‘스페이스 X’ 로켓 공장으로 미국과 세계 각국의 기자들이 모여 들기 시작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전기자동차 업체인 테슬러 모터스(Tesla Motors)의 세단형 전기차인 ‘모델 S’ 발표 행사가 열린 것이다. 낮 12시, 앨런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 수석 디자이너가 행사장에 등장했다. 머스크와 홀츠하우젠은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를 공개한다.”면서 두 대의 모델 S에 덮여있던 천을 끌어 내렸다. 우윳빛 흰색과 메탈릭 회색의 세단이 처음으로 공개되자 사방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모델 S는 45분 급속충전을 통해 무려 300마일(약 480㎞)을 달린다. 시동을 걸고 출발 후 5.6초 만에 시속 60마일(96㎞)에 도달할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팩으로 가동되는 100% 전기차다. 집이나 사무실 등의 주차장에서 110V나 220V 전원만 있으면 충전이 가능하다. 한번 충전하는데 드는 전기료는 4달러 정도.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배럴당 1달러 밑으로 떨어져도(현재 3달러 안팎) 기존의 자동차들은 모델 S의 경제성을 당할 수 없다고 한다. 배터리 수명은 7~10년이다. 모델 S의 성능과 디자인에 대해 1차 설명을 마친 머스크와 홀츠하우젠은 회색 차량에 함께 탑승한 뒤 천천히 스페이스 X 공장 밖으로 몰고 나갔다. 테슬러는 이날 행사를 위해 스페이스 X 앞의 잭 노스롭 애비뉴 전체를 하루 동안 ‘전세’냈다. 머스크는 차 한 대 없는 왕복 6차선 도로에서 급가속을 시작했다. 부우웅~ 하는 소리 대신 쉬이익~ 하는 소리를 내며 모델 S가 질주했다. 변속기가 없기 때문인지 순식간에 속도가 올랐다. 300m가량을 내달린 머스크는 갑자기 차를 돌려 기자들 쪽으로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모든 과정에서 차의 움직임은 매우 부드러워 보였다. 구경하던 기자들 속에서 “매우 훌륭하다(Pretty Cool).”는 감탄사가 튀어 나왔다. ●“미래가 아닌 현재의 기술” 지난 2003년 설립된 테슬러는 ‘골프 카트의 연장’이라는 전기차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바꿔 버린 회사다. 테슬러는 고가, 고성능에 ‘럭셔리한’ 디자인의 전기차를 생산, 판매한다. 이른바 ‘하이 엔드(High-end)’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테슬러의 대표적인 모델인 로드스터(Roadster) 스포츠카는 4초 이내에 시속 100㎞의 속도에 도달하며 최고 속도는 시속 200㎞가 넘는다. 영국의 로터스 스포츠카를 기반으로 한 디자인은 포르셰 등 어떤 스포츠카 브랜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로드스터는 시사주간지 타임의 2006년 12월호의 커버스토리로 등장했으며, 그 해 그린 카 관련 주요 상을 휩쓸기도 했다. 모델 S 발표 행사장에 함께 전시된 로드스터에 직접 탑승해 봤다. 다른 스포츠카들과 마찬가지로 차체가 낮아 엉덩이가 땅에 닿는 느낌이 들었다. 계기판과 각종 기기들이 전반적으로 잘 만들어진 전자제품을 다루는 느낌이었다. 테슬러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환경론자나 미래론자, 또는 이상주의자들로 본다면 크나큰 오해다. 오히려 이들은 철저하게 현실적으로 비즈니스를 꾸려 나가고 있다. 홀츠하우젠 수석 디자이너에게 “전기차라면 가솔린 차와는 차별화된, 완전히 다른 형태의 획기적인 디자인이 필요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홀츠하우젠은 이에 대해 “우리 고객이 원하는 것은 그런 식의 컨셉트 카가 아니다.”면서 “한편으로는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디자인과 성능, 편리성 측면에서 전혀 소홀함이 없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테슬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홀츠하우젠은 테슬러로 오기 전에 폴크스바겐과 GM, 마쓰다에서 승용차를 디자인했다. 또 J B 스트로벨 최고기술책임자(CTO)에게 한국 등에서 개발되고 있는 이른바 ‘In Wheel Motor(바퀴 안에 모터를 장착)’ 기술을 채택할 의향이 있느냐고 묻자 “그런 기술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아직 테슬러에 적용할 생각은 없다.”면서 “우리는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자동차 시장에서 입증된 기술만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또 테슬러의 전기차들을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와 연결해 에너지 저장시설로 사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배터리를 자주 충전했다, 방전했다 하면 수명이 단축된다.”면서 “그렇게 쓰기에는 테슬러의 배터리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2011년 연 2만대 양산” 테슬러의 고객은 아직까지 돈 많은 소수에 국한돼 있다. 로드스터 한 대 가격은 10만 9000달러(약 1억 4000만원). 소량 생산체제이므로 테슬러가 판매한 로드스터는 아직 300대에 불과하다. 물론 주문자 명단에 1000명 이상이 이름을 올렸지만, 지금까지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했다. 로드스터보다 대중성을 강조한 모델 S의 출고가격은 5만 7400달러. 연방정부로부터 무려 7500달러의 세금감면을 받기 때문에 4만 900달러면 구입할 수 있다. 테슬러는 이 가격이면 연료비 절감 등을 감안할 때 가솔린차 3만 5000달러와 마찬가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모델 S는 2011년부터 연간 2만대를 목표로 양산에 들어간다. 테슬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경기부양책 예산 가운데서 3억 5000만달러를 저리로 융자받아 캘리포니아 주 남부에 모델 S 생산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다. dawn@seoul.co.kr
  • 24년간 친딸 감금ㆍ성폭행 인면수심 아버지 첫 공판

    ┃파리 이종수특파원┃친딸을 지하실에 24년간 감금한 채 성폭행한 사실이 발각돼 세계를 경악하게 만든 파렴치범 요제프 프리츨(73) 사건의 첫 공판이 1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동부 상트푈텐에서 열렸다.  인면수심의 프리츨은 딸 엘리자베스(43)를 특수 보안장치로 외부와 격리된 자신의 집 지하에 감금한 채 성폭행해 7명의 자녀까지 낳는 범죄를 저지르다 지난해 4월 한 자녀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엽기적 행위가 알려졌다. 이날 파란색 파일철로 얼굴을 가리고 법정에 들어서던 프리츨은 운집한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프랑스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는 공판에서 강간·근친상간·감금·강압행위 등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했으나 살인·노예 혐의는 부인했다. 오스트리아 법률상 강간 등은 최고 징역 15년형, 살인은 최고 종신형에 처해진다.  검찰은 프리츨이 1996년 태어난 아이에게 의학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살인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프리츨은 아이가 죽은 상태로 태어나 지하 보일러실에서 태웠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혐의 내용 낭독과 검찰·변호인의 모두 진술이 끝난 후 비공개로 공판을 속개했다. 프란츠 쿠트카 법원 대변인은 “엘리자베스의 녹화 진술이 있을 것”이라며 “선고 공판은 빠르면 19일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vielee@seoul.co.kr
  • 범죄심리학자 뮐러가 밝히는 연쇄살인범의 세계

    끔찍하고 치밀한 범죄의 유력한 용의자를 가려내는 데 과학수사는 필수이다. 혈흔이나 지문 같은 결정적인 증거만큼, 범죄 행적과 특징 등을 분석해 범죄 유형을 파악하는 역할도 중요하다. 이것이 범죄심리분석가인 ‘프로파일러’(profiler)의 일이다. ‘인간이라는 야수’(토마스 뮐러 지음, 김태희 옮김, 황소자리 펴냄)는 이런 프로파일러의 세계로 초대한다.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프로파일러인 뮐러가 1982년 경찰학교에 입학하게 된 때부터 무기징역형을 받아 독일 함부르크 풀스뷔텔 형무소에서 복역중인 루츠 라인슈트롬을 만난 2003년 10월까지의 여정이 담겨 있다. 두 차례 살인·강도 미수·감금·유괴·협박이 뒤얽힌 범죄를 저지른 라인슈트롬과 가진 대화는 이야기의 큰 틀이다. 이 안에서 미국 연방수사국(FBI)에서 공부하던 시절, 범죄심리학의 창안자이자 영화 ‘양들의 침묵’에 모티브를 제공한 프로파일러 로버트 레슬러와 만남, 수십건의 연쇄살인 등의 이야기를 짤막짤막하게 녹여냈다. 라인슈트롬과 차를 마시며 면담을 진행하던 중 뮐러는 1992년 11명의 매춘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야크 운터베거를 만났을 때와 같은 불안감을 느끼며 사건을 회상한다. 무방비 상태로 빠져든 뮐러 앞에서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는 라인슈트롬에게서 완벽한 독일어 문법을 구사하는 지적인 프란츠 푹스를 떠올리는 식이다. 푹스는 3년여 동안 오스트리아 전역을 공포에 떨게 한 폭탄테러 사건인 바이에른 해방군 사건의 범인이었다. 액자구성 속에 담긴 수많은 범죄자의 공통점은 그들의 이마에서 ‘카인의 징표’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눈에 잘 띄지 않으며 어쩌면 선량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웃일 수 있다. 이들의 진정한 모습은 비로소 행동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그들의 독특한 인성, 성향, 이력을 파악하고 행동의 진짜 원인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프로파일러 역할의 핵심이다. 뮐러는 “인간의 잔혹함이 표출되는 계기나 과정은 대단하지 않다. 현대 사회에서 커진 불안과 스트레스가 폭발하기 직전 세상에서 버려지는 순간 인간 속 야수의 본능이 깨어난다.”고 말한다. 결국 어떻게 사회와 ‘소통’하느냐가 키워드인 셈이다. 어려운 범죄심리학을 범죄심리소설처럼 재미있게 풀어낸 것이 책의 미덕이다. 1만 38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홍명보, 코치 끝 감독 시작

    2002년 대한민국을 월드컵 4강에 올린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40)가 감독으로 새 축구인생을 시작한다. 대한축구협회는 19일 기술위원회를 열고 홍명보를 남자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으로 뽑았다. 2004년 말 미국 프로축구(MLS) LA갤럭시를 끝으로 현역 선수에서 은퇴한 홍명보는 2006독일월드컵, 2007아시안컵, 2008베이징올림픽 코치로 활약했지만 감독을 맡기는 처음이다. K-리그 포항, 일본 J-리그 벨마레와 가시와에서도 뛴 홍명보는 2002한·일 월드컵에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주장 완장을 차고 공수를 조율했다. ‘분데스리가의 전설’ 프란츠 베켄바워(64·바이에른 뮌헨 구단주)와 비견될 정도로 세계 정상급 수비수라는 평가를 받은 그는 한국 선수로는 가장 많은 A매치 135경기(9득점)로 센추리클럽에 가입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겨냥해 어린 선수들을 이끌게 된 그는 “항상 결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어깨가 무겁다.”면서도 “하지만 두려움 없이 조직적이고 공간을 활용하는 축구, 영리하면서도 창의적인 플레이를 하는 축구를 보여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중랑구 20일 송년음악회 개최

    중랑구가 20일 오후 7시부터 2시간 동안 망우동 혜원여자중·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송년음악회를 연다.송년음악회는 지역 내 청소년과 주민 등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코미디언 이용식씨의 사회로 진행된다.중랑 심포니오케스트라가 프란츠 폰 주페의 ‘경기병 서곡’과 비제의 ‘카르멘 하이라이트’ 등을 연주하며 첫 무대를 장식한다.‘국민테너’ 엄정행 교수의 ‘목련화’,‘보리밭’ 등 독창이 이어진다.이번 음악회는 중랑 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전남대 음악학과,목포대 음악과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 정월태씨가 지휘를 맡는다.별도의 예약 없이 20일 오후 6시부터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자세한 사항은 문화관광 홈페이지(culture.jungnang.seoul.kr)나 문화체육과(490-3410)로 문의하면 된다.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EU, 해적 소탕작전 동참

    유럽연합(EU)이 소말리아 해적 소탕작전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소말리아 정부가 무기수출선을 납치한 해적을 상대로 한 외국의 무력사용을 승인한 터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EU 27개 회원국 국방장관은 지난 1∼2일 프랑스 도빌에 모여 해적 소탕작전에 힘을 합치기로 뜻을 모았다고 3일(이하 현지시간) 알 자지라 방송과 AP통신이 보도했다. 에르브 모랭 프랑스 국방장관은 이 자리에서 벨기에, 키프로스, 독일, 리투아니아, 네덜란드 등 10개국이 소말리아 근해에 공군과 해군을 파견하는 데 손쉽게 합의했다고 말했다. 프란츠 요제프 융 독일 국방장관은 EU가 이번 군사작전에 3척의 프리깃함과 1척의 보급선,3척의 감시선을 파견할 것이며, 독일은 1척의 프리깃함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미 소말리아 해역에서 작전을 벌이고 있는 미군 구축함 및 탑재 헬기들과 러시아 초계함은 해적이 T­72 탱크 33대와 로켓포, 탄약 등을 하역하지 못하도록 납치된 우크라이나 선박 ‘파이나호’를 봉쇄하고 있다. 한편 소말리아 해적은 이날 2000만달러(244억 7000만원) 이하로는 절대 배를 풀어주지 않을 것이며, 구하려는 외국군대가 있다면 맞서 싸우겠다고 큰소리쳤다.또 소말리아 반군세력의 하나인 샤바브(Shabab)는 “선박에 실린 무기는 소말리아의 우방인 에티오피아로 건너가 우리를 몰아내는 데 쓰기 위한 것이라는 사실이 명백하다.”며 배를 억류하고 있는 해적에게 물러서지 말 것을 독려하고 있다. 한편 소말리아 해적은 지난달 모두 374명을 납치하여 월간 납치자 신기록을 세웠다고 덴마크의 해상안전회사인 리스크인텔리전스가 내역을 공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책꽂이]

    ●상하이 일기(황석원 지음, 시공사 펴냄)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에 다니는 저자가 상하이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를 두루 소개했다. 상하이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실속있는 정보들이 가득하다.1만 2000원. ●모더니티의 다섯개 역설(앙투안 콩파뇽 지음, 이재룡 옮김, 현대문학 펴냄) ‘새로운 것의 권위’‘미래에 대한 종교’‘이론과 공포’ 등 5개 주제로 모더니티의 개념을 해석. 모더니티의 개념이 예술에만 국한되고 정치, 사회, 경제적 맥락으로는 확산되지 못했다고 지적.1만 3000원. ●세계철학사(한스 요아힘 슈퇴리히 지음, 박민수 옮김, 이룸 펴냄) 독일 철학자인 저자가 1950년대에 일반독자들을 배려해 철학자들과 관련한 에피소드 위주로 풀어쓴 세계철학 역사.17번째 최종 증보판.3만 9900원. ●프란츠 파농(T 데니언 샤플리-화이팅 지음, 우제원 옮김, 인간사랑 펴냄)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흑인해방 운동가인 프란츠 파농의 저서를 분석하며 그가 왜 서구 페미니스트들에게 여성 혐오자라는 공격을 받았는지 고찰했다.1만 2000원. ●악의 쾌락 변태에 대하여(엘리자베스 루디네스코 지음, 문신원 옮김, 에코의서재 펴냄)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저자가 인간 내면에 감춰진 변태와 도착심리를 정신분석학과 문학을 토대로 탐구했다.1만 3500원. ●2천년의 강의(김원중·강성민 지음, 글항아리 펴냄) 사마천의 ‘사기’ 가운데 개인 전기를 다룬 ‘사기열전’을 집중분석. 등장 인물들의 사유법을 관찰력, 비교력, 직관력 등 6개 부문으로 분류하고 ‘이기는 생각’이 뭔지 제시했다.1만 8000원. ●CO2와의 위험한 동거(조지 몬비오 지음, 정주연 옮김, 홍익출판사 펴냄)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온실가스를 현 수준에서 90% 감축해야 하며, 할당제를 통한 1인당 탄소배출량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1만 3500원. ●음악가의 탄생(발터 잘멘 지음, 홍은정 옮김, 심산출판사 펴냄) 음악사나 음악가의 역사를 단순히 음악작품의 역사로 국한시켜 보지 않고 사회사적 맥락으로 분석했다.1만 5000원. ●궁궐의 안내판이 바뀐 사연(아름지기 지음, 안그라픽스 펴냄) 2006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서울 4대 궁궐과 종묘 안내판 개선사업의 진행과정 및 사업과 관련된 이해 당사자들의 견해를 묶은 백서.2만 5000원.
  • 카프카 미공개 유작 빛보나… 보관인 “처분 여부 곧 결정”

    체코에서 태어난 유대계 독일 작가 프란츠 카프카(1883∼1924년)의 알려지지 않은 유작이 다시 빛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19일 전했다. 카프카는 죽기 직전 자신의 글을 모두 태워 없애달라고 친구인 작가 막스 브로드에게 유언했다. 하지만 브로드가 소원을 들어주지 않아 ‘심판’이나 ‘성’같은 작품들이 살아남았다. 브로드는 1939년 체코 프라하에서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로 이주하면서 트렁크 하나를 카프카의 작품으로 가득 채워 들고갔다. 1968년엔 비서 에스더 호프에게 이를 넘겨줬고, 카프카의 작품은 호프의 텔아비브 아파트 지하에 보관되어 왔다. 지난해 호프가 101세로 숨지자 유산을 물려받은 딸 하바 호프(74)는 작품에 대한 처분 결정을 조만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차붐, 요한 크루이프 뒤를 이어라

    뛰어난 선수가 뛰어난 감독이 되는 일은 흔치 않다. 네덜란드의 요한 크루이프나 독일의 프란츠 베켄바워 정도가 널리 알려졌지만 예컨대 알렉스 퍼거슨이나 거스 히딩크 감독의 선수 시절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심지어 아르센 벵거처럼 2부리그 벤치 출신도 있고, 주제 무리뉴처럼 아예 선수 경험이 없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런 사례가 좋은 감독이 되려면 현역 시절에 뛰어난 활약을 하지 않아도 좋다는 논리를 펴는 건 아니다. 그보다는 뛰어난 선수가 지도자가 되는 과정은 팬과 언론의 지속적인 관심사항이 돼 조금은 더 번거로운 일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올해 초 프로축구 부산 사령탑으로 앉은 황선홍 감독도 이기든 지든 상관없이 늘 뜨거운 취재 대상이다. ‘명선수, 명감독’이라면 역시 수원 차범근 감독이 대표적이다. 혹자들은 그가 선수 시절에 이룬 성취가 박찬호나 박세리를 비롯, 해외에 진출한 모든 선수들이 일궈낸 것까지 합해야 한다고까지 말한다. 사실 당시 세계 축구의 중심이었던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308경기 98골로 외국인 선수 다득점 1위를 차지했던 건 요즘 국내 선수들이 뛰는 K-리그에서도 쉽게 도달하지 못하는 경지다. 하지만 감독으로 데뷔한 뒤로는 성적이 좋지 않았다.1990년대 초에 울산 현대 감독이 돼 연습 때 선수들보다 더 잘 뛰고 더 잘 차는 유일한 감독이었지만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대표팀 감독 최초로 현지에서 경질당하는 수모도 겪었다.2004년부터 수원 감독이 되었는데, 구단의 막강한 지원과 뛰어난 선수층, 열렬한 팬들에도 불구하고 그에 걸맞은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오히려 성남의 김학범, 인천의 장외룡 감독처럼 선수 시절 큰 것을 이루지 못했던 감독들에게 밀렸다. 그러나 그는 올해 전혀 다른 방식으로 팀을 높은 자리에 올려놓고 있다. 정규리그 11연승과 컵대회를 포함,18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거두며 거침없이 달려왔다. 물론 대전 징크스를 깨지 못했고 성남에 패해 승점 3점차의 아슬아슬한 1위가 되긴 했지만, 확실히 차범근 감독은 달라졌다. 감독 자신의 유명세와 독특한 카리스마, 그리고 개성 강한 선수들에다 열렬한 팬들이 늘 불안한 열기를 내뿜곤 했던 수원이 올해는 삼박자가 척척 맞아 들어가면서 조화로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타 구단에 견줘 열정도 뜨겁고 숫자도 많은 서포터스에 대해서도 차 감독은 예년과는 달리 매우 전향적인 자세를 갖기 시작했다. 동시에 유명세만으로는 그라운드에 설 수 없다는 용인술의 원칙도 가다듬었다. 이제야 수원이라는 우주가 차범근이라는 행성을 중심으로 제대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다. 앞으로 한 달가량은 ‘올림픽 방학’이다. 초가을부터 K-리그는 막바지 혈전에 돌입한다. 스타 선수 출신의 스타 감독이 뜻한 바를 이룰 수 있을지 무척 궁금하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바흐 오케스트라의 바흐 연주

    바흐 오케스트라의 바흐 연주

    라이프치히 바흐 오케스트라와 신포니에타 라이프치히, 아르모니아 목관 앙상블, 라이프치히 체임버 오케스트라, 라이프치히 체임버 브라스, 살롱 오케스트라 라이프치히, 뉴 바흐 콜레기움 무지쿰, 라이프치히 피아노 오중주단, 멘델스존 현악4중주단…. 이들의 공통점은 독일의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에 속한 실내악 앙상블이라는 것이다.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이루어진 실내악 앙상블은 이들을 비롯하여 모두 20개에 이른다. 이름에서 보듯, 가능한 모든 형태의 음악을 연주할 수 있도록 다양한 편성으로 짜여졌다. 이들 가운데서도 가장 명성을 날리고 있는 라이프치히 바흐 오케스트라가 한국에 온다.26명의 실력파 단원으로 이루어진 이들은 16일과 1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2006년 첫번째 내한에서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전곡 연주로 깊은 인상을 심어준 이후 두번째 방문이다. ‘게반트하우스’는 독일어로 직물회관이라는 뜻이라고 한다.18세기 중반부터 직물 상인들이 연주가들을 초빙해 소규모 공연을 하면서 상설 관현악단의 창설이 논의되기 시작했고,1781년에는 게반트하우스가 준공되면서 관현악단이 동시에 창단되었다. 라이프치히 바흐 오케스트라는 1962년 설립되었으니,1808년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앙상블로는 최초로 창설된 게반트하우스 현악4중주단이나 1896년 결성된 게반트하우스 목관5중주단보다 역사는 짧은 편이다. 당시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 프란츠 콘비치니는 제1악장 게르하르트 보세를 리더로 바흐의 작품을 전문적으로 연주하는 소편성 관현악단을 조직했는데, 첫 순회 연주회 도중 콘비치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보세가 고정 멤버를 모아 다시 출범시킨 것이 오늘날의 바흐 오케스트라이다. 바흐 오케스트라는 최근 고악기 연주가 붐을 이루는 가운데서도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바흐 연주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현대적 감각을 원하는 사람에게도 부족함이 없는 세련된 음악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번 내한 연주회의 리더도 전통에 따라 제1악장인 크리스티안 풍케가 맡는다. 이번 공연의 첫날에는 일본의 기타리스트 무라지 가오리가 협연자로 나선다. 뛰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가오리는 음악전문 라디오 DJ는 물론 자동차와 장신구 모델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가오리는 라이프치히 바흐 오케스트라가 8일부터 13일까지 일본에서 갖는 6차례 연주회 가운데 8일 도쿄의 산토리홀과 10일 아이치현예술극장 공연에도 협연자로 나선다. 가오리는 16일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콘트라베이스 주자인 라인하르트 로이셔가 기타용으로 편곡한 바흐의 쳄발로 협주곡 2번과 5번을 협연한다. 바흐 오케스트라는 이밖에 헨델의 ‘시바 여왕의 도착’, 비발디의 2개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바흐의 3개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과 관현악 모음곡 2번을 들려준다. 가오리가 빠지는 17일 바흐 오케스트라는 6곡으로 이루어진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전곡을 연주한다. 연주회 시작 오후 8시.3만∼10만원.(02)599-5743.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유로 2008] 게르만 vs 투르크 ‘민족 충돌’

    “그네들도 진짜 게르만의 혼을 지니고 있다.” 겁 없기로 유명한 발라크가 오죽했으면 이런 말을 했을까. 독일 축구대표팀의 주장 미하엘 발라크(31)가 26일 새벽 3시45분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터키와의 유럽축구선수권(유로)2008 준결승을 앞두고 엄살인지, 경계책인지 모를 말을 남겼다. 프란츠 베켄바우어 같은, 리더의 지배력이 강한 독일축구의 전통을 이어받아 발라크는 대표팀의 야전사령관으로 모든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휘하고 통제한다. 발라크는 24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터키가) 준결승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잃을 게 없다는 자세로 나설 것으로 보여 힘든 상대가 될 것”이라며 “경기 막판 기어이 골을 터뜨리는 그들의 능력은 오직 독일인만이 가져왔던 것”이라고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발라크의 말은 준결에 오르기까지 사투를 벌이느라 부상자와 경고누적 선수가 많아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플레이어를 13명밖에 가동하지 못하는 터키를 상대로 늘어놓는 ‘엄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더욱이 유럽축구연맹(UEFA)은 필드플레이어로 보직 변경을 검토했던 후보 골키퍼 톨가 젠진 대신 다른 필드플레이어를 충원하도록 해달라는 터키의 청원을 일언지하에 거절,‘투르크 전사’들은 퇴로마저 차단당한 셈. 문제는 이런 상황이 오히려 터키 선수들의 승부욕과 집념에 불을 질러 독일의 참극을 불러오지 않을까 하는 점. 터키 선수들은 크로아티아와의 8강전에서 10명의 필드플레이어들이 모두 139㎞를 뛰어다녀 통상 정규경기 100㎞ 안팎을 훨씬 웃돌았다. 투르크 민족의 엄청난 영토확장욕(?)을 입증한 이런 활동폭에 독일이 긴장하고 있는 것. 독일이 역대전적에서 11승3무3패의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고 1951년 친선경기 1-2 패배 뒤 1992년까지 무패(11승2무)를 이어갔지만 최근 10년새 상황이 뒤바뀐 것도 꺼림칙하다. 터키는 유로2000 예선에서 1승1무로 앞선 데 이어 2005년 평가전에서도 2-1로 이겼다. 민족감정도 걸린다. 터키가 1차대전에 뒤늦게 주축국으로 참전해 영토를 빼앗긴 데다 옛 서독이 경제부흥기에 엄청난 터키 이주노동자를 불러다 쓴 뒤 ‘폐기처분’하는 분위기가 맞물려 투르크 전사들의 전의를 불태우게 한다. 게르만과 투르크 두 민족의 충돌이 다가왔다. 공교롭게도 영세중립국에서.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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