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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1일은 中아동절…IT기업 CEO의 어릴적 모습

    6월1일은 中아동절…IT기업 CEO의 어릴적 모습

    6월 1일은 중국, 러시아, 북한 등 일부 사회주의 국가에서 지내는 '국제아동절'이다. 1949년 9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민주여성연맹에서 매년 6월1일을 어린이들의 국제적 기념일로 제정한 데서 시작됐다. 1942년 6월 1일 나치가 체코 프라하 근처 마을에서 저지른 아동 학살에서 유래하고 있다. 이 학살을 잊지 않고 어린아이의 생존권, 보건권, 교육을 받을 권리와 어린이 생활의 개선을 위해 기념일이 되었다고 한다. 대표적인 사회주의권의 명절 중 하나지만 공휴일은 아니다. 중국은 소학교 이하 어린이들만 학교를 쉰다. 가정과 학교 등에서 각종 행사가 펼쳐진다. 중국 신화왕(新华网)은 1일 국제아동절을 맞아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출신 세계적인 IT기업 대표들의 어린 시절의 사진과 함께 성장과정을 모아서 기획기사로 소개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马云)의 어린 모습은 전형적인 중국 가난한 농가의 소년이었다. 게다가 멍청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싸움박질이나 일삼았으며, 아버지에게 늘상 폭행을 당하곤 했다. 마윈이 수학 등 공부는 못했지만 유독 영어를 잘했던 이유도 아버지의 폭행에 있었다. 폭행을 당하는 동안 아버지가 못알아들을 말, 즉 영어로 말대꾸와 분풀이를 해야했기 때문이었다. 중국의 최대검색포털엔진 바이두의 CEO 리옌홍(李彦宏)은 어릴 적 산시성(山西省) 양취안(阳泉) 전통극단 시험을 보러 갔는데 아무런 준비없었음에도 그의 밝고 수려한 얼굴을 본 선생이 덜컥 합격을 시켰다. 리옌홍은 한 번에 시험에 합격, 대학생이 된 누이를 주변 사람들이 칭찬하며 부러워하는 것을 보며 뒤늦게 공부를 했다. 당시는 비웃음이 컸지만 지금이야 말할 필요가 없을 만큼 대단한 존재다. 1000억 달러 가치의 4만명에 가까운 직원을 거느린 IT기업인이 됐지만 말이다. 마화텅(马化腾) 텐센트(중국명 腾讯) CEO 또한 빠질 수 없다. 어렸을 적 내향적인 성격으로 별 보기를 좋아하던 소년이 중국인들의 모든 소통을 담당하는 QQ메신저를 개발하게 될 것이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인터넷 제국의 최정점에 오른 것이다. 이밖에 구글차이나 대표이자 창신공장(创新工场) CEO인 리카이푸(李开复), 인터넷쇼핑업체 징동(京东)의 CEO 류치앙동(刘强东)의 사연 등도 함께 소개했다. 사진=바이두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황태자도 탈락… 최강 잡을 슈틸리케의 초강수

    황태자도 탈락… 최강 잡을 슈틸리케의 초강수

    소속팀 출전 못하면 제외 원칙 이정협·이청용·김진수 과감히 빼 다음달 초 유럽 원정 2연전을 앞둔 울리 슈틸리케(62) 축구대표팀 감독이 소속팀에서 제대로 출전을 못하면 대표팀에 승선할 자격이 없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대표팀 단골 선수였던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과 이정협(24·울산), 박주호(29·도르트문트), 김진수(23·호펜하임)가 명단에서 빠진 대신 윤빛가람(26·옌볜 푸더)과 이용(29·상주), 윤석영(26·찰턴)이 오랜만에 기회를 얻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23일 경기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다음달 1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5일 체코 프라하에서 각각 스페인과 체코를 상대로 하는 평가전에 나설 20명을 확정했다. 대표팀은 23일부터 파주NFC에서 해외파 선수들 중심으로 훈련을 치른 뒤 29일 유럽행 비행기에 오른다. 대표팀에서 붙박이 오른쪽 날개로 활약해 온 이청용은 소속팀에서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데다 최근에는 앨런 퍼듀 감독과의 불화 때문에 구단한테 벌금 징계까지 받았다. 2016 호주 아시안컵에서 깜짝 발탁되며 ‘슈틸리케호 황태자’로 군림했지만 최근 10경기에서 1득점에 불과할 정도로 골 가뭄에 시달리는 이정협 역시 부름을 받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청용과 이정협을 직접 거론하며 “소속팀에서 부진하면 발탁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동안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던 선수들이 여럿 승선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의 대체자”로 언급하며 기대를 보인 윤빛가람은 2012년 9월 2014 브라질 월드컵 예선전 이후 3년 8개월 만에 대표팀 명단에 들었다. 윤석영 역시 최근 소속팀 경쟁에서 밀린 박주호와 김진수의 빈자리를 차지했다. 오른쪽 수비수인 이용 역시 2014년 10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슈틸리케호에 승선했다.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는 선수들은 변함없이 신임을 얻었다. 주장 기성용(27·스완지시티)과 손흥민(23·토트넘)은 물론 홍정호(26·아우크스부르크) 등이 승선했고, 지난 3월 평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고명진(28·알 라이안)과 중동 무대에서 꾸준히 실력을 과시하는 남태희(24·레퀴야),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도 기회를 얻었다. 이번 대표팀은 ‘소수정예’라는 특징도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유럽까지 갔다가 단 1분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상황을 막고 싶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23명으로 팀을 꾸렸는데 항상 4~5명은 아예 경기를 뛰지 못했다”면서 “그런 점을 고려해 골키퍼 2명에 필드 플레이어 18명으로 꾸렸다”고 말했다. 한편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은 다음달 2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4개국 초청 친선대회에 참가할 23명을 이날 발표했다. 권창훈(22·수원), 이찬동(23·광주) 등 K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14명으로 가장 많고 황희찬(20·잘츠부르크)과 박인혁(21·FSV 프랑크푸르트), 류승우(23·빌레펠트) 등 유럽파도 6명이 이름을 올렸다. 신태용호는 6월 2일 오후 8시 나이지리아(수원월드컵경기장), 4일 오후 1시 30분 온두라스(고양종합운동장), 6일 오후 8시 덴마크(부천종합운동장)와 경기를 치른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프라하 콩쿠르 1~3위 한국인 싹쓸이

    프라하 콩쿠르 1~3위 한국인 싹쓸이

    박진형(왼쪽·20)과 김준호(가운데·21), 한규호(오른쪽·22) 등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 3명이 지난 14일 체코 프라하에서 폐막한 ‘제68회 프라하 봄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1∼3위에 나란히 입상했다고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16일 밝혔다. 유서 깊은 음악제인 프라하 봄 국제 음악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 콩쿠르는 1947년 창설됐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씨줄날줄] 오바마와 히로시마/박홍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오바마와 히로시마/박홍기 논설위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09년 4월 체코 프라하에서 ‘핵 없는 세상’을 주창했다. 핵무기를 사용한 유일한 국가로서 미국은 핵 없는 세상을 위해 행동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일본은 당시 오바마의 프라하 연설에 한껏 들떴다. 역사적인 연설로 규정했다. 미국이 원자폭탄의 가해국으로 인정한 순간 반성의 의미를 갖는 반면 일본은 원자폭탄의 피해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까닭에서다. 일본의 이미지 세탁이다. 일본은 이후 비핵 외교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다. 히로시마는 1945년 8월 6일, 나가사키는 사흘 뒤인 9일 원폭이 떨어진 곳이다. 20만명 이상이 생명을 잃었다. 원폭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는 위령비가 세워져 있다. 일본은 오바마에게 끈질기게 방문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일본은 집요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에 나오는 짧은 대목도 십분 활용했다. ‘어머니와 함께 인도네시아로 가던 중 일본에 들러…’라는 부분이다. 1967년 6살이던 소년 오바마가 3일간 일본에 머물렀을 때다. 일본과의 작지만 의미 있는 연결 고리로 내놓았다. 관계의 첫 단추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11월 일본을 공식 방문했을 때 NHK 인터뷰에서 “임기 중 히로시마를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바마 대통령이 27일 히로시마를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핵 없는 세상’의 추구를 위한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행보 차원에서다. 휴양지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한 이튿날이다. 평화기념공원을 둘러본 뒤 위령비에 참배할 계획이다. 원폭 투하 71년 만에 현직 대통령으로서 처음이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 방문했었다. 현직 대통령이 피폭지에 가면 일본에 사죄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어서다. 오바마 대통령이 원폭에 대한 사과를 하지 않는다는 게 백악관의 입장이다. 일본은 다르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자체를 ‘사과’의 의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사과는 언어가 아닌 비언어적, 즉 행동과 제스처만으로도 충분히 표현되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모든 희생자들을 미·일이 함께 추도하는 기회로”라며 환영했다. 1941년 12월 일본의 공습으로 태평양전쟁이 촉발된 곳인 진주만에 대한 아베 총리의 답방도 추진되고 있다. 전범 국가의 전력이 희석되는 것 같다. 전쟁범죄와 식민지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죄도, 책임 있는 배상도 하지 않는 일본이 피해국으로 둔갑하는 격이다. 한국·일본의 역사적 감정은 고려 대상에서 빠져 있는 듯하다. 히로시마 위령비에는 ‘편히 잠드소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테니’라는 주어(主語) 없는 글귀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뒤 ‘과오’의 주어가 누가 될지 자못 궁금하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日히로시마 가는 오바마] 오바마 측근들 끊임없이 공략…日 ‘외교력 승리’ 자축 분위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일본에서는 외교력의 승리라고 자축하는 분위기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이 결정된 지난 10일 밤 “일본 정부는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피폭지 방문의 중요성을 호소했다”며 외교적 성과를 숨기지 않았다. 핵무기 첫 피폭지인 히로시마에 핵폭탄을 투하한 미국 대통령의 방문이 실현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비핵화 희망과 의지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처음 일본을 방문했을 때 “임기 중 히로시마를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총리와 일본 정부는 비핵화와 핵군축의 실현을 주창한 오바마 대통령 집권 시기를 놓치지 않고 오바마 대통령과 측근들을 끊임없이 공략했다. 비핵화에 대한 프라하 선언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그에게 핵무기로 인한 비극을 보여주는 히로시마에 대해 호소해 왔다. 아베 정권 전에도 히로시마의 비극과 이에 대한 각국 지도자 방문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국제 여론에 지속적으로 호소해 왔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이호준 시간여행] 야바위꾼 시대, 보이스피싱 시대

    [이호준 시간여행] 야바위꾼 시대, 보이스피싱 시대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를 사느라고 겪는 증상일까. 요즘은 몇 달밖에 안 된 기억도 일쑤 안개 속인 듯 흐릿하다. 지난겨울 야바위꾼을 만난 기억도 그렇다. 유럽을 여행하던 중이 틀림없는데 그곳이 어딘지 확실치 않다.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이었던가. 아니면 생투앙 벼룩시장의 들머리였던가. 부다페스트나 프라하의 뒷골목이었을지 모른다는 의심도 버릴 수 없다. 야바위꾼과 만나는 순간 엉뚱하게도 반갑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아직도 저렇게 고전적인 수법으로 속이고 속는 사람들이 있다니.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에서 야바위가 성행했던 것도 그리 오래전 일은 아니다. 야바위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협잡의 수단으로 그럴듯하게 꾸미는 일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보통은 세 개의 작은 종지 안에 주사위를 넣고 빨리 움직여 주사위가 들어 있는 것을 알아맞히는 도박을 말한다. 돈을 걸고 주사위가 들어 있을 법한 종지를 찍는 것인데, 무조건 잃게 돼 있다고 한다. 중간에 교묘하게 주사위를 빼내서 옮기기 때문이다. 야바위를 업으로 하는 사람을 야바위꾼이라고 하는데, 보통은 바람잡이와 함께 판을 편다. 많을 땐 서너 명이 동원되기도 한다. 바람잡이의 역할은 먼저 돈을 걸어서 따는 걸 보여 주는 것이다. 구경하던 사람이 ‘저 사람도 따는데 나라고 못하랴’ 마음먹는 순간 주머니에 있는 돈은 이미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보면 된다. 야바위꾼은 곳곳에 포진하고 있었다. 공원 같은 곳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고 도심에서 만나기도 했다. 관광지에도 어김없이 그들이 있었다. 엄연히 범법 행위지만 큰 범죄라는 인식이 없었고 ‘장비’도 단출했기 때문에 단속에 걸리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언젠가부터 야바위꾼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전처럼 사람들이 어리숙하지도 않거니와 대체할 수 있는 ‘놀이’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유럽에서 야바위꾼을 발견했을 때 그래서 더욱 눈길이 갔다. 눈속임으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터는 나쁜 짓이었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순진한 시절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을 한참 지켜보다 보니 생뚱맞게 보이스피싱이 떠올랐다. 제자리에 머무는 구시대적 사기와 날로 진화하는 ‘첨단’ 사기라는 대비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눈만 뜨면 새로운 수법이 생겨난다는 보이스피싱. 얼마나 빠르고 무섭게 진화하는지 상상을 앞지른지 오래다. 저금리로 정부 지원 자금을 대출받게 해 준다며 대출금을 편취하기도 하고, 취업을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까지 등장했다. 보이스피싱에 당하면 야바위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가 크다. 게다가 피해자는 대개 가난한 서민이다. 노인을 타깃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목숨 같은 돈을 잃고 가정 자체가 파탄에 이른 가까운 사람도 있었다. 흉기를 휘두르는 것만 범죄가 아니다. 액수가 적든 크든 남을 속여 돈을 갈취하는 행위는 근절돼야 할 사회악이다. 하지만 보이스피싱의 잔혹성을 보면 야바위는 차라리 애교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가 바뀌니 범죄가 흉포해졌다는 말로 치부하기에는 피해자가 당하는 고통이 너무 크다. 강 건너 불이 아니다. 그런 범죄가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유럽 어디였는지 장소는 흐려졌어도 야바위꾼을 보며 떠올랐던 생각은 생생하게 남아 있다.
  • 히로시마 가는 길 ‘진퇴양녀’

    히로시마 가는 길 ‘진퇴양녀’

    오바마, 방일 앞두고 결단만 남아 버락 오바마(얼굴) 미국 대통령이 인류 역사상 첫 원자폭탄 투하지인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방문을 검토하는 가운데 이를 두고 두 유력 여성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다음달 26, 27일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직후 히로시마를 찾는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의 결단만 남아 있는 상태다. 두 여성 가운데 한 사람은 ‘미래 권력’이라 할 수 있는 민주당 대권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68) 전 국무장관이고, 다른 한 사람은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캐럴라인 케네디(58) 주일 미국대사다. 오바마 대통령에겐 한 명은 정치적 후계자가 돼야 할 사람이고, 다른 한 명은 과거에 대해 정치적 보은을 해야 할 사람이다. 문제는 이들의 입장이 상반된다는 데 있다. 클린턴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행(行)이 대선에 악재가 된다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전쟁을 일으켰던 일본에 면죄부를 주고 전쟁을 미화시키는 빌미가 된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 까닭이다. 미국 대통령의 방문이 사과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바마 노선 계승’을 공언한 클린턴에게 상황이 불리하게 전개되는 것은 피하려고 조심스러워한다. “그가 히로시마 방문을 발표하지 않고 고민하며 재는 이유도 클린턴과 11월 미국 대선 때문”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미국의 원폭 투하가 정당했다는 입장이 대세인 상황에서 히로시마 방문이 자칫 ‘사죄 외교’라고 두들겨 맞을 가능성도 작지 않다.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부정적인 퇴역 군인들에 대한 지지 확대를 노리면서 공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 클린턴의 백악관행과 오바마의 히로시마행 발목을 잡고 있다. 반면 캐럴라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행을 강권하고 있다. 지난 3월 백악관을 방문해 히로시마 방문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 군축”을 제창했던 아버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레거시를 오바마 대통령이 이어 갔으면 하는 소망과 의지가 연결돼 있다. 캐럴라인 대사는 아버지의 핵 군축 제창이 결실을 보고 꽃피우는 것을 자신의 역할 가운데 하나로 여기는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전한다. 캐럴라인 대사는 2008년 1월 아메리칸대학에서 열렸던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엎치락뒤치락하던 오바마 후보가 클린턴을 누르는 계기를 마련한 1등 공신이었다. 당시 그녀의 오바마 지지 선언은 클린턴 우위 흐름을 뒤집고 오바마 쪽으로 승기가 옮겨 가도록 바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케네디가(家)와 오바마의 대를 이은 핵 군축 인연을 지적하면서 “캐럴라인이 대사가 돼서 히로시마, 나가사키 피폭 추도 행사에 참석하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재임 중 피폭지 방문을 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전했다. 캐럴라인 대사가 학생이던 1978년 일본을 방문해 삼촌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과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한 일도 빼놓지 않았다. 한편 히로시마 방문 검토 소식에 미국 여론은 엇갈리고 있다. 2009년 체코 프라하에서 ‘핵 없는 세상’을 천명한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찬성론도 있지만 그의 방문이 오히려 동북아 정세를 더 복잡하게 꼬이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뉴욕타임스는 13일 “G7 정상회담 기간에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해 그의 핵 없는 세계 구상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알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워싱턴포스트는 “역대 미국 대통령은 히로시마 방문이 사과로 해석될 것을 우려해 아무도 가지 않았다”며 “특히 지금은 선거의 해”라고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씨줄날줄] 류경(柳京)의 봄/구본영 논설고문

    [씨줄날줄] 류경(柳京)의 봄/구본영 논설고문

    북한 정권이 ‘혁명의 수도’로 부르는 평양. 고구려의 옛 도읍이었음은 누구나 알지만 수많은 별칭도 있다. 그중 하나가 ‘류경’(柳京)이다. 버들이 우거진 수도란 뜻으로, 평양은 예로부터 봄이면 버들가지가 늘어지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유화(柳花) 부인이 고구려 건국 시조 고주몽의 어머니인 게 우연은 아닌 듯싶다. 요즘 ‘류경’이 국내외적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중국 저장성에서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류경식당 종업원 13명이 한국으로 집단탈출하면서다. 더욱이 이들은 평양의 류경호텔에 소속된 당과 행정기관의 간부 자녀들이라고 한다.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는 어제 “탈북한 13명은 부과된 당 자금 마련은 물론 류경호텔 건설 완공에 필요한 자재 확보를 위한 외화 벌이에 투입돼 해외에서 근무해 왔다”고 보도했다. 특히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 “평양 시민들 사이에서 호텔 당비서와 지배인, 대외봉사총국 국장 등 책임 간부들이 무사하지 못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류경호텔은 1987년 착공한 105층짜리 건물로 돈이 모자라 아직도 미완공 상태로 영업 중이다. 생전의 김정일이 사회주의 위업 과시용으로 가동하려 했던 류경호텔에서 북한 체제의 균열이 시작됐다면 아이러니다. 북한의 3대 세습체제가 최근 부쩍 흔들리는 모습이다. 2011년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감소했던 북한 보통 주민들의 탈북도 다시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입국한 탈북민 수는 모두 34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91명)보다 17.5% 증가했다. 더 심각한 건 근년 들어 북한 체제를 떠받치는 핵심 계층의 동요다. 국가안전보위부·보위사령부와 함께 세습체제의 친위대 격인 북한군 정찰총국 소속 대좌의 지난해 귀순이 그 방증이다. 심지어 김정은식 공포정치에 겁먹은 간부들이 승진을 고사하고 칭병하는 사례도 빈발한단다. 류경식당 종업원들의 탈북도 핵·미사일 도발로 국제 제재를 받아 쪼들린 북 지도부가 달러 상납을 채근하면서 촉발된 게 아닌가. 문득 버드나무가 우거진 평양 거리에 ‘프라하의 봄’이 오버랩된다. 1968년 동구 사회주의권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일어난 민주자유화운동은 구소련군의 개입으로 진압됐다. 그러나 시간이 문제일 뿐 자유와 인권의 신장은 인류 문명사의 큰 흐름으로 영원히 역류할 순 없는 법이다. 체코가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다른 비셰그라드 국가들과 함께 모범적으로 체제 전환에 성공한 사실을 보라. 김정은 정권에도 다른 선택지가 있을 리 만무하다. 스스로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내려놓고 주민을 살리는 길을 택하는 일 이외엔 말이다. 버드나무는 세찬 바람에 흔들리긴 해도 쉽게 부러지거나 뽑히지 않는다고 한다. 북한 수뇌부가 체제 붕괴를 원치 않는다면 류경의 버들처럼 생각을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사설] 우려할 수밖에 없는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그제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했다. 인류 역사에서 최초로 원자폭탄이 투하된 히로시마에 원폭의 참상을 일깨우고 세계의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조성된 공원이다. 케리 장관은 미 국무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원폭 위령비 앞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1년 만에 미 국무장관이 원폭 희생자들에게 고개를 숙인 것이다. 케리 장관은 원폭에 대해 “미국의 사죄는 아니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지만 일제 침략의 피해국이자 일본과의 과거사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한국으로서는 착잡한 심정을 떨칠 수 없다. 미국은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9일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렸다. 두 곳에서 무려 20만명이 넘게 목숨을 잃었다. 군인·징용 등으로 끌려갔던 한국인 희생자도 4만여명에 이른다. 목숨을 건진 수만 명은 후유증을 앓다 숨졌거나 아직도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가공할 위력이다. 케리 장관이 방명록에 “전 세계 모든 사람이 여기 한번 와 봐야 한다”고 썼듯 위령비 방문은 나름 의미가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2009년 4월 체코 프라하에서 주창한 ‘핵무기 없는 세상’과도 맞물려 있을 수 있다. 미·일 동맹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승전국·패전국을 넘어서는 단계라는 사실을 보여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달 26, 27일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히로시마를 찾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올해 임기를 마치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상징적인 장소에서 비핵화 운동을 마무리하고 싶을 법도 하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를 찾을 경우 일본은 전쟁 가해국이 아닌 피해국으로 바뀔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중국 등 주변국에 저지른 일제의 만행에 자칫 면죄부를 줄 수 있어서다. 일본은 과거사를 확실하게 청산하지 않았다. 2차 대전 때 전쟁범죄를 부인하는 데다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평화헌법도 수정할 참이다. 위안부 문제 합의에 따른 지원재단 설립과 소녀상 이전을 한 묶음으로 처리하려는 억지 행보까지 보이고 있다. 독도의 영유권 주장도, 야스쿠니신사 참배도 계속하고 있다. 진정한 사과와 뉘우침이 없기에 용서도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행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일제 강점 탓에 맺힌 한이 풀리지 않은 국가로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 케리 美국무 이어… 오바마 현직 대통령 첫 히로시마 방문 검토

    북핵·미사일 도발에 G7 연대 강화… 오바마도 새달 G7 회의 후 고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일본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 세계 최초의 피폭지인 히로시마 방문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미국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에 몇 시간 머물며 ‘핵 군축’을 주제로 연설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핵 군축 주제는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체코 프라하에서 했던 ‘핵 없는 세계’를 연상시키는 연설일 수도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일본 아사히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 방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11일 존 케리 국무장관이 미국 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헌화한 후 국내외 반응을 고려해 (오바마 대통령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복수의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하면 ‘필요악’인 원폭 투하에 대한 사과로 받아들여지고, 이는 한창 경선이 진행 중인 공화당 후보들에게 집중적으로 비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한 적은 없었다. 히로시마에서는 10일 케리 국무장관 등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의 외무장관들이 참석하는 G7 외무장관회의가 이틀 일정으로 열리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대테러 국제 공조, 대북 제재, 남중국해 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지며 관련 합의와 대책이 성명 등에 담길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원폭 피해를 부각시키고 남중국해와 관련한 중국 견제에 국제적 공감대를 이루는 한편 테러 공조에서 국제적 리더십 및 공헌을 강조할 계획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의장을 맡은 첫날 회동에서 테러와 난민 문제 등 국제적인 과제에 대한 대응 방안을 놓고 논의했다고 NHK가 전했다. G7 외무장관은 11일 이들 현안에 대한 합의 내용을 담은 의장 성명과 핵 군축·비확산에 대한 결의를 담은 ‘히로시마 선언’을 각각 발표한다. 히로시마 선언은 핵 투명성 강화와 핵 군축을 위한 다자간 협의 활성화 등의 내용도 담을 예정이다. 핵의 비인도성 등에 관한 내용은 미국 등 핵보유국 입장을 고려해 수위를 대폭 낮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1일 히로시마 평화공원을 찾아 평화기념자료관 등을 둘러본 뒤 헌화할 예정이다. 핵무기 투하 지점과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평화기념자료관 방문 및 희생자들에 대한 헌화가 예정대로 이뤄지면 미국 등 핵보유국 현직 외무장관들의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 된다. 그동안 이들 국가는 “제2차 세계대전 도발국인 일본이 유일한 핵 피폭국가라며 피해자임을 강조하고 전쟁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피폭지 및 기념관에 대한 방문을 거부해 왔다. 또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G7 외무장관들은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와 같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 연대를 강화하고 관련 합의를 성명 등에 반영할 방침이다.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중국이 군사 거점화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회원국들이 우려를 표명하는 등 미국과 일본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이 남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ADIZ)을 설정하는 것을 겨냥해 ‘항행과 항공의 자유’의 중요성을 명시한 ‘해양 안보에 관한 성명’을 채택하는 등 국제적인 대중국 견제 움직임도 강화된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팝과 샹송과 칸초네를 들으며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 팝과 샹송과 칸초네를 들으며

    스물 몇 살 때다. 여자 친구가 불쑥 두 가지를 제안해 왔다. 혹시라도 자기와 결혼할 생각이 있으면 먼 훗날 체코 프라하와 사이먼&가펑클 콘서트에 데려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헐, 이과 출신인데 뜻밖에 낭만스러운 면도 있구나 하며 우선 놀랐다. 그렇게 어려운 조건도 아니고 또 결혼해야겠다고 내심 맘먹은 나는 즉각 그러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 제안에 대해 지금 세대들은 의아해할 것이다. 카를 다리가 황홀한 프라하 정도는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80년대다. 해외여행이 자유롭지도 또 자유로워도 경제적으로 쉽게 갈 수 있는 풍요의 시대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에 눈먼 나는 호기롭게 약속했다. 문제는 내가 약속 강박증이 심하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든 뱉은 말은 죽지 않으면 지킨다는 황당한 원칙을 정해 놓고 살아왔다. 그래서 주변 누구도 내가 한 말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경우는 드물다. 프라하야 언젠가 갈 수 있을 것이고 걱정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동안 수많은 유럽 여행길에도 아내와의 약속 때문에 프라하만큼은 애써 가지 않았다. 프라하 얘기가 등장할 때면 체코 출신 작가 밀란 쿤데라의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나 이를 영화화한 ‘프라하의 봄’으로 달래 가며 언젠가 같이 가게 될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약속 중의 하나인 사이먼&가펑클 콘서트였다. 어려운 것을 넘어 불가능에 가까웠다. 오래전에 결별한 두 분이 죽기 전에 회동해 콘서트를 열어야 해 볼 수 있는 일이 아닌가. 게다가 그 콘서트가 서울이나 도쿄에서라도 열려야 어떻게 해 볼 수 있을 것이고. 하지만 이 전설적인 듀오는 나의 맘도 몰라 주고 점점 할아버지가 되어 갈 뿐 콘서트를 열 낌새조차 없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뉴욕 센트럴파크 82년 실황공연 DVD를 구해 주며 달래 왔다. 그뿐만이 아니다. 먼 훗날 결혼을 하고 떠난 유학 중에는 짬을 내어 공연이 열렸던 센트럴파크와 캐나다 접경 메인주까지 다녀왔다. 바닷가재와 개기일식으로 유명한 메인은 스티븐 킹의 베스트셀러 소설 ‘돌로레스 클레이본’의 무대. 그러나 나의 목적은 메인주 초입의 시골 동네 스카버러를 찾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여행 책자에서 시 당국이 스스로 밝혔듯이 이 작은 동네가 사이먼&가펑클의 ‘스카버러 페어’와 직접적인 연관 관계가 있는지는 불분명했다. 그러나 단지 스카버러에 가 봤다는 것만으로도 나와 아내는 그날 밤을 감동으로 설쳤다. 80년대는 이처럼 외국 노래가 넘쳐나는 시대였다. 누구나 팝을 듣고 좀더 세련되어 보이는 사람은 샹송과 칸초네를 들었다. 과 엠티나 서클 엠티에는 으레 유명 팝이나 실비 바르탕의 ‘라 마르차 강변의 추억’, 산레모의 영웅 니콜라 디 바리의 칸초네 한 자락이 흘러나왔다. 안치환도 신입생 환영회 때 캔자스의 ‘더스트 인 더 윈드’를 불렀다가 사람들의 권유에 의해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고 했다. 조금 윗세대야 말할 것도 없겠다. 우리 대중음악이 빈약하던 그 시절, 선배 세대인 세시봉 세대도 수많은 외국 노래들을 번안해 불렀다. ‘하얀 손수건’부터 ‘썸머와인’ 등등 아직도 우리에게 익숙한 가락은 대개 팝을 번안한 곡들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사이먼&가펑클이 있다. 이분들이 부른 노래는 70년대를 거쳐 80년대 이 땅을 풍미했다. ‘엘 콘도르 파사’,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 ‘사월이 오면’ 등등은 다방에서 빵집에서 심지어 영화가 상영되기 전 막간에 허구한 날 흘러나왔다. 거기다가 명문대 박사라는 후광까지 더해지면서 그 시절 젊음을 사로잡았다. 그러고 보니 까까머리 고1 때 교생 선생이 가르쳐 주던 “아름다운 스카버러여 / 나 언제나 돌아가리 / 내 사랑이 살고 있는 / 아름다운 나의 고향…”을 따라 부르던 생각이 난다. 35년 만에 최근 귀국한 박인희 선생이 그 옛날 부른 노래다. 사이먼&가펑클은 영화 ‘졸업’과 함께 우리에게 다가왔다. 빨간색 스포츠카 쉐보레 카마로를 몰고 버클리대학에 다니는 여자 친구를 찾으러 가는 더스틴 호프먼이 지금도 또렷하게 생각난다. 우여곡절 끝에 여친의 결혼식장에 침입해 웨딩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손을 잡고 냅다 뛴다.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타고 도망치는 라스트 신은 지금도 자주 패러디되고 있는 명장면. 미국 중산층의 타락한 생활과 60년대 말 신세대의 심리적 불안을 그린 영화는 80년대 방황하던 이 땅의 청춘에게 먼 나라에 대한 동경을 꿈꾸게 했다. 영화는 무명의 연극배우 더스틴 호프먼에게 오스카상을 안겨 줬다. 또 배경음악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 ‘스카버러 페어’ 등이 알려지면서 사이먼&가펑클은 일약 세계 포크계의 지존으로 자리를 굳히게 된다. ‘스카버러 페어’는 영국 민요에서 멜로디를 따왔다. 전쟁에서 죽은 병사가 자신의 몸에 피어난 풀들에게 말을 건네는 형식이다. 애절한 가사와 멜로디를 통해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고 있다.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의 저항 노래로 시작했지만, 지구촌 수많은 가수들에 의해 불리며 클래식 반열에 올랐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결이 고운 노래만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도어스, 핑크 플로이드, 조 코커, 딥 퍼플, 리 오스카 등등은 물론이고 지미 페이지, 리치 블랙모어, 프레드릭 머큐리, 믹 재거, 핼러윈 등등은 고래고래 따라 부르며 고함쳤던 우리가 몹시도 사랑했던 아티스트였다. 신촌과 이태원의 데카당한 술집 벽면을 장식한 지미 페이지의 털북숭이 가슴과 중요 부위를 유난히 도드라지게 입었던 스키니진에 킥킥거리며 독한 술을 가슴에 들이부었다. 무엇 때문에 그리 분노했는지 모르겠지만 모두들 분노를 가슴에 담고 살았다. 퇴폐적이고 불온한 팝은 불만투성이 그 시절 앵그리 영맨을 위로해 주었다. 클래식을 듣고 교양 있는 척하며 얘기하던 것도 그 시절 유행이었다. 덕분에 궁핍했던 청춘 시절 입주 과외를 하면서 푼푼이 모은 돈으로 마련한 명품 오디오가 몇 세트 있고 오랜 세월 어렵게 사 모은 적잖은 분량의 그래머폰, 데카 원판은 지금도 장롱 깊숙이 잠자고 있다. 바하의 파르티타는 내가 즐겨 듣는 레퍼토리이고 빈한했던 시절 아르바이트한 돈을 꼬불쳐 뒀다가 가끔은 폼나게 콘서트홀을 찾기도 했다. 1988년 가을 서울올림픽 기념으로 삼성그룹에서 초대한 루치아노 파바로티 공연 팸플릿 서문도 내가 썼다. 주최 측에서 누구의 말을 들었는지 내게 부탁해 왔고 그날의 팸플릿은 지금도 서재 한 구석에 잠자고 있다. 세월이 흘렀다. 얼마 전 TV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신세대 가수 SG 워너비가 사이먼&가펑클을 닮고 싶어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는 것이다. 노래가 발표될 당시 태어나지도 않았던 그들이 전설적인 듀오를 닮고 싶다는 당찬 고백에 못내 그리운 80년대를 잠깐 생각해 봤다. 그러면서 나의 아내가 SG 워너비 공연에 모셔가면 그 옛날의 약속을 지킨 것으로 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사월이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어야 하는 잔인하고도 기막힌 계절이 왔다. 서강대 MOT 대학원 교수(매체경영) yule21@empal.com ●알림 토요일자에 격주로 연재되던 ‘김동률 교수의 1980´s 청춘의 재발견’이 4월부터 금요일자로 옮겨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 유럽 원정 앞둔 슈틸리케 “모든 리그 주시”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 일정을 마무리한 슈틸리케호가 새 목표를 정조준한다. 전날 방콕에서 열린 태국과의 평가전을 1-0으로 이기며 8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로 축구대표팀의 새 역사를 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오는 9월 최종예선이 시작할 때까지) 남은 기간 모든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주시하고 최선의 방향으로 대표팀을 꾸려 가겠다”고 밝혔다. 한국과 카타르,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등이 진출을 확정한 최종예선은 12개 팀이 두 조로 나뉘어 홈앤드어웨이로 팀당 10경기를 치러 4.5장의 티켓 주인을 가린다. 2차 예선 상대와는 차원이 다른 팀들이다. 대표팀은 유럽 원정을 떠나 강력한 ‘예방 주사’를 맞는다. 6월 1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 스페인과 맞붙고 나흘 뒤에는 프라하에서 FIFA 25위 체코와 맞선다. 두 팀 모두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 본선에 맞춰 전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상태에서 격돌하는 것이라 슈틸리케 감독이나 선수들이나 각별한 각오로 나설 수밖에 없다.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은 “한국 축구가 아시아에서는 아직도 톱인 만큼 두려움은 없다”면서 “이번(최종예선)에는 더 어려운 조가 될 거라 생각한다. 상대도 한국을 두려워할 것이다. 자신감을 가지면 충분히 월드컵 본선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면 골절 이후 7개월 만에 대표팀에 돌아와 레바논과의 2차 예선 7차전 결승골을 넣은 이정협(울산)도 “우리 것만 잘 준비한다면 오히려 다른 팀이 더 우리를 두려워할 것”이라면서 “컨디션도 힘든 상태인데 몸 관리를 잘 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중세 백탑의 도시 체코 프라하… 시간을 거슬러 신비를 거닐다

    중세 백탑의 도시 체코 프라하… 시간을 거슬러 신비를 거닐다

    한국인이 가고 싶은 곳 1위, 세계 3대 야경, 세계 6대 관광 명소. 무엇에 근거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모두 체코 프라하를 상찬하는 표현인 것만은 분명하다. 프라하는 흔히 ‘백탑(百塔)의 도시’라 불린다. 뾰족한 첨탑을 인 고풍스런 건물들이 많아서다. 어디 첨탑뿐이랴. 골목과 골목, 건물과 건물 사이에 깃든 중세의 신비를 따라 돌자면 하루해도 모자란다. 프라하는 블타바강을 경계로 두 지역으로 나뉜다. 강 서쪽은 프라하성, 동쪽은 구시가지 광장이 중심이다. 이 두 지역을 연결하는 게 카를 다리다. 돌아볼 곳 많은 프라하에선 특히 시간 안배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해가 짧은 겨울에는 낮 시간 내내 프라하성과 카를 다리 일대를 꼼꼼하게 살피는 게 좋다. 저물녘 풍경은 카를 다리에서 맞는다. 블타바강과 프라하성을 시뻘겋게 물들이는 장면이 더없이 로맨틱하다. 그리고 구시가지는 밤에 돌아보는 것으로 동선을 짠다. 1200년의 낭만 켜켜이 새긴 프라하성 새벽녘 스트라호프 수도원으로 간다. 현지 가이드가 기막힌 풍경이 숨겨져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던 곳이다. 프라하성 뒤편 언덕에 있다. 모차르트가 연주한 오르간이 있다는 수도원은 1140년 세워졌다. 수도원 앞마당에서 작은 쪽문을 지나면 페트르진 공원이다. 여기서 맞는 여명의 시간이 더없이 서정적이다. 프라하성과 블타바강, 그리고 프라하 일대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체코 관광청이 선정한 ‘프라하 톱 10’에 이름을 올렸는데도 뜻밖에 찾는 이들은 많지 않다. 프라하성은 1200여년 전 처음 세워졌다. 로마네스크와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의 건축 양식이 뒤섞여 있다. 프라하성은 사실 하나의 건물이 아니다. 성당과 왕궁, 수도원, 정원, 대통령 관저 등을 한데 묶어 부르는 이름이다. 구석구석 살피자면 하루해도 짧다. 성 비트 성당, 황금 소로 등의 명소는 물론 성 뒷문의 계단 길까지 꼼꼼하게 돌아보길 권한다. ‘황금소로 22번지’는 체코를 대표하는 문인 프란츠 카프카(1883~1924)가 대표작 대부분을 집필했다는 곳이다. 카프카 박물관은 카를 다리 아래쪽에 있다. 카를 다리 신부상에 바친 사랑의 맹세 프라하성 쪽에서 블타바강을 건너 구시가지 쪽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저 유명한 카를 다리다. 체코의 위대한 왕 카를 4세의 이름을 딴 석조 다리다. 명소들로 가득한 프라하에서도 특히 연인들의 가슴을 ‘저격’한다고 할 만큼 로맨틱한 풍경을 선보이는 곳이다. 원래 나무로 세워졌으나 지금의 면모를 갖춘 건 1402년께다. 520m 길이의 다리 난간에는 30개의 보헤미아 성인상이 세워져 있다. 그 가운데 머리 뒤로 다섯 개의 별을 두른 신부의 석상 앞에 유독 관광객들이 몰린다. 고해성사로 알게 된 왕비와 정부(情夫)의 비밀을 끝까지 지켜 왕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신부다. 동상 아래 동판을 만지면 소원 성취한다니, 한번 시도해 보시길. 카를 다리 아래 오른쪽은 캄파지구다. 좁은 수로로 연결된 작은 섬인데, 워낙 사람들의 내왕이 잦다 보니 사실상 뭍처럼 인식된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1996)의 팬이라면 이 일대를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톰 아저씨’(톰 크루즈)가 ‘형’이었던 시절 찍은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영화 초반부의 강렬한 액션 장면들이 죄다 이 일대에서 촬영됐다. 예컨대 카를 다리에선 팀의 책임자 짐 펠프스(존 보이트)가 총에 맞은 척 떨어지는 장면을 찍었다. 이단 헌트(톰 크루즈)와 여성 요원 사라(크리스틴 스콧 토머스)가 짐짓 연인인 척하던 담벼락, 또 다른 여성 요원 한나(잉게보르가 다프쿠나이트)의 차량이 폭발한 주차장, 글리츤(마르첼 유레스)과 사라가 크리거(장 르노)의 칼에 찔려 죽은 골목 등이 모두 캄파지구 안에 있다. 카를 다리 너머 구시가지는 야경이 멋들어지다. 겨울밤이 긴 덕에 카를 다리의 불타는 노을을 감상한 뒤 느린 걸음으로 찾아도 넉넉하다. 목적지는 구시가지 광장이다. 너른 광장 주변으로 볼거리들이 빼곡하다. 가장 먼저 만나는 명소는 천문시계탑이다. 1410년 만들어진 시계는 ‘오를로이’라고도 불리는데 지금도 작동된다. 시간 너머의 끝을 알리는 천문시계 천문시계는 매시 정각에 독특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시계 오른쪽에 붙은 해골이 줄을 당기면 두 개의 창이 열리고, 12사도를 형상화한 인형들이 차례로 얼굴을 선보인다. 이어 베드로의 수탉이 홰를 치면서 창이 닫힌다. 퍼포먼스는 채 1분을 넘기지 않는다. 그리 대수롭지 않아 보이지만, 수많은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드는 이유는 따로 있다. 천문시계는 다양한 조각물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시간 너머에 죽음이 와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부질없는 욕망을 꿈꾸는 인간을 꾸짖는 것이다. 시계를 설계한 천문학자 이야기도 전한다. 다른 나라에서 천문시계에 관심을 보이자 똑같은 시계를 만들지 못하도록 천문학자의 눈을 멀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물론 사실 여부는 불분명하다. 천문시계는 위아래 두 개의 큰 시계로 이뤄졌다. 위는 칼렌다륨, 아래는 플라네타륨이라 불린다. 칼렌다륨은 천동설에 따라 해와 달, 천체의 움직임에 맞춰 1년에 한 바퀴씩 돌며 연, 월, 일, 시간을 나타낸다. 플라네타륨은 당시 보헤미아의 12계절별 농경생활을 보여 준다고 한다. 천문시계탑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 걷기보다 엘리베이터를 타야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낄 수 있다. 광장 가운데 얀 후스의 동상이 서 있다. 마르틴 루터보다 100년 앞서 가톨릭의 개혁을 주장하다 이단으로 몰려 화형당한 종교개혁가다. 동상 너머는 틴 성당이다. 높지거니 솟은 성당의 두 첨탑이 우아하면서도 당당한 자태로 이방인들을 굽어보고 있다. 흰빛의 성당은 흰색 조명이 켜지는 밤에 더욱 화려하게 변한다. 구시가지 끝은 화약탑이다. 1475년 세워진 고딕 양식의 탑으로, 화약 창고로 쓰였다고 해서 화약탑이다. 오래전 체코 왕들은 대관식에 가기 위해 화약탑을 들머리 삼았다고 한다. 지금도 화약탑에서 구시가지와 카를 다리를 거쳐 성 비트 성당까지 이어진 길을 ‘왕의 길’이라 부른다. 한 잔의 사치, 황금빛 맥주의 고향 플젠 꼭 찾아야 할 프라하 외곽 지역 한 곳만 덧붙이자. ‘황금빛 맥주’의 고향 플젠이다. 프라하에서 차로 한 시간쯤 떨어졌다. 체코 맥주인 필스너 우르켈은 몰라도 ‘라거’라는 맥주 스타일은 한번쯤 들어봤을 터. 그 유명한 ‘라거의 원조’ 필스너 우르켈이 처음 세상에 나온 곳이 플젠이다. ‘우르켈’의 뜻 또한 우리말로 ‘원조’라니, 체코 사람들의 자국 맥주에 대한 자긍심이 여간 아닌 듯하다. 필스너 우르켈 공장은 해마다 25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 공장 투어 프로그램에 따라 맥주 제조 과정을 낱낱이 살필 수 있다. 필스너 우르켈은 아직도 전통적인 양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1차 세계대전 때나 쓰였을 법한 옛 동굴 속 오크통에서 발효와 숙성 과정을 거친다. 무엇보다 좋은 건 날것 그대로의 맥주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살균이나 여과를 하지 않아 효모가 그대로 살아 있는 맥주를 오크통에서 곧바로 따라 준다. 그만큼 맛과 향이 짙고 풍부하다. 글 사진 프라하(체코)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인천공항에서 체코 프라하까지 직항편이 운항되고 있지만, 가격 대비 만족도로는 터키항공 쪽이 나아 보인다. 비수기 때 유럽 도시 왕복항공료가 70만원대까지 낮아지기도 한다. 인천에서 이스탄불을 경유해 프라하까지 간다. 체코의 공식 통화는 코루나다. 1코루나는 약 50원이다. 유로화도 통용된다. 한국과의 시차는 8시간이다. 프라하에선 매일 저녁 실내악부터 오페라, 재즈 등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워낙 인기가 높아 현지에서 당일 표를 구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고 인터넷(www.pragueticketoffice.com)으로 예약해야 한다. 체코 특산물을 찾는다면 ‘마누팍투라’를 권한다. 간단한 귀국 선물로 딱이다. 카를로비 바리의 온천수에 맥주 효소를 첨가해 만든 맥주 화장품이다. 황금소로와 구시가지 틴 성당 인근에 매장이 있다. 핸드 크림이나 립밤 등 값싼 제품들이 많다.
  • 황정음 고혹적인 분위기의 화보, 새해에도 ‘그녀는 예뻤다’

    황정음 고혹적인 분위기의 화보, 새해에도 ‘그녀는 예뻤다’

    체코 프라하에서 진행된 배우 황정음의 매거진 ‘엘르’ 1월호 주얼리 화보가 공개되었다. 지난 연말 ‘2015 MBC 연기대상’ 4관왕에 달성한 그녀는 최고의 드라마 퀸답게 다양한 포즈 및 깊은 표정 연기로 현지와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매혹적인 분위기를 발산하였다. 화보 속 황정음은 특유의 세련된 패션 감각과 함께 단연 빛나는 외모를 뽐냈으며, 입은 옷만큼 이나 화려하고 빛나는 주얼리로 미모에 광채를 더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황정음이 엘르 화보에서 착용한 주얼리는 럭셔리 명품 주얼리 브랜드 ‘드비어스(De Beers)’ 의 인첸티드 로터스 컬렉션으로 하나의 연꽃을 천상의 빛을 내는 드비어스 마이크로파베 다이아몬드를 화이트 골드 위에 흐르는 듯 세팅하여 섬세하고 세련되게 표현하였다 한편, 황정음은 2015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포함해 4관왕을 차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클래스가 다른 클래식…벌써 가슴이 뛴다, 세계 정상급 무대 한국 나들이

    클래스가 다른 클래식…벌써 가슴이 뛴다, 세계 정상급 무대 한국 나들이

    2016년 클래식 무대는 세계적인 지휘자와 연주자들의 내한 공연과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대한민국 음악가들의 연주로 어느 해보다 풍성하다. ●‘지휘 거장’ 무티x시카고심포니 연초, 가장 기대를 모으는 무대는 미국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가 3년 만에 음악감독 리카르도 무티①와 함께 꾸민다.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 무티는 카라얀과 번스타인 이후 현존하는 세계 최고 지휘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거장이다. CSO는 영국 음악 전문지 ‘그라모폰’이 2008년 선정한 ‘세계 톱 5 오케스트라’에 이름을 올린 미국 최강의 오케스트라로 2010년 무티가 음악감독을 맡은 뒤 최고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2013년 CSO의 첫 내한 공연 때 무티의 급성독감으로 로린 마젤에게 지휘봉을 넘겨줘 아쉬움이 컸던 만큼 1월 28~29일 예술의전당 무대는 더욱 기대를 모은다. ●2월 ‘리틀 쇼팽’ 조성진의 갈라콘서트 2월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함께 시작한다. 2015 제17회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차지한 조성진이 콩쿠르 본선 무대를 그대로 재현하는 ‘쇼팽 콩쿠르 우승자 갈라콘서트’가 2일 오후 2시와 8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우승자인 조성진을 비롯해 샤를 리샤르 아믈랭(2위), 케이트 리우(3위), 에릭 루(4위) 등 모든 입상자가 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및 지휘자 야체크 카습시크와 함께한다. ●스페인·독·러 등 명문 오케스트라 내한 7월에는 스페인 내셔널 오케스트라(17일)가 첫 내한 공연을 한다. 스페인 출신의 신예 안토니오 멘데스의 지휘로 스페인 레퍼토리를 연주하며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을 들려준다. 9월에는 독일 남서부의 명문 오케스트라 도이치방송교향악단(24일)을 성시연의 지휘로 만난다. 10월에는 헝가리 명문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10∼11일)가 악단의 설립자이자 음악감독인 명지휘자 이반 피셰르와 함께 온다. 피아니스트 마리아 주앙 피르스가 함께한다. 17∼18일에는 러시아 거장 발레리 게르기예프가 이끄는 마린스키극장 오케스트라가 2012년에 이어 3년 만에 내한하고, 20일에는 체코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프라하 방송교향악단이 루마니아 출신의 세계 최정상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기우와 함께 한국 무대에 선다. 26∼27일에는 독일의 밤베르크 교향악단이 브루크너 전문가로 추앙받는 거장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의 지휘로 첫 내한 공연을 한다. 12월에는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이끄는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4일)의 무대가 기다린다. 2012, 2014년에 이은 세 번째 내한 공연으로 하이든과 슈트라우스 등을 소화한다. 길 샤함의 바이올린이 함께한다. ●러 소프라노 네트렙코 3월 첫 내한 공연 2016년 처음 한국을 찾는 스타 연주자들도 관심을 모은다. 출중한 가창력과 뛰어난 연기력, 빼어난 외모를 겸비한 러시아 출신의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 ②가 3월 12일 첫 내한 공연을 한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명’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네트렙코는 이번 공연에서 장기인 이탈리아 오페라 음악을 선사할 예정이다. 같은 달 31일에는 바로크와 현대를 넘나드는 연주로 유럽 무대를 사로잡은 바이올리니스트 알리나 이브라기모바가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천재 음악가의 삶을 그린 영화 ‘비투스’에서 천재 소년을 연기한 피아니스트 테오 게오르규(4월 7일), 세계 최고의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 4대로 환상의 하모니를 빚어내는 ‘스트라디바리 콰르텟’(4월 27일)도 첫 내한 공연을 한다. ●임동혁·무터 등 정상급 리사이틀 풍성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연주자들의 리사이틀 무대도 기대된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1월 23일 스타트를 끊고 손열음(2월 27일), 김선욱(7월 20일)이 이어 간다. 러시아 피아니즘의 계보를 잇는 피아니스트 보리스 베레좁스키(5월 7일), 지적인 깊이와 화려한 기교를 자랑하는 러시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막심 벤게로프(5월 31일), 고전시대 레퍼토리로 명성을 쌓은 피아니스트 언드라시 시프(10월 23일), ‘바이올린의 여제’ 안네조피 무터(③·10월 14일), 독일 출신의 젊은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10월 21일) 등 국외 정상급 연주자들의 리사이틀도 풍성하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중유럽4개국, 북핵 규탄·한반도 평화통일 구상 지지”

    “중유럽4개국, 북핵 규탄·한반도 평화통일 구상 지지”

    박근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체코,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비셰그라드 그룹 소속 중유럽 4개국(V4)과 첫 정상회의를 갖고 다자 정상회의체를 출범시켰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체코 프라하에서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체코 총리, 베아타 시드워 폴란드 총리,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와 정상회의를 가진 뒤 “공동의 정치·안보 의제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증대되는 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양측 간 정치 대화를 강화하고 고위급 교류를 확대할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측은 상대적으로 소원했던 정무관계를 활성화한다는 차원에서 합동 외교장관 회의를 정례화한다는 점을 공동성명에 명시했다. 또한 박 대통령과 V4 정상들은 한반도 평화통일 구상,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 및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공동성명에 명문화했다. 한반도 평화통일 구상에 대한 지지는 지난 9월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 시 채택된 공동 언론발표문에는 없었던 내용으로, “중유럽 4개국이 우리 정부의 주요 외교정책에 대한 지지를 명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아울러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강력 규탄하고 2005년 9·19 공동성명상의 공약 준수, 6자 회담 재개에 대한 북한의 호응을 촉구했다.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북한의 어떠한 행동도 반대한다는 점을 명시했으며 북한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지난해 유엔 조사위원회 보고서에 포함된 권고사항을 이행토록 촉구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4일 프라하의 한 호텔에서 동포 간담회를 갖고 “이번 비셰그라드 4개국과의 첫 정상회담은 우리의 통일외교에 의미가 큰 만남이었다”면서 “모두 성공적인 체제 전환 경험을 보유한 구 공산권 국가들로, 앞으로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 이 나라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할 부문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통일 시대의 문을 열어가야 할 때로, 우리의 통일 열망과 정책들을 적극 알리면서 한반도 통일 시대에 앞장서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프라하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씨줄날줄] 비셰그라드식 체제 전환의 교훈/구본영 논설고문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포화에 이지러진 도룬시의 가을 하늘을 생각하게 한다” 김광균의 시 ‘추일서정’(秋日抒情)의 앞 구절이다. 이국의 황량한 공간을 배경으로 가을의 쓸쓸함을 잘 형상화했다는 명시다. 제2차 세계대전의 서막인 1939년 독일의 폴란드 침공이란 역사적 비극이 일제의 폭정으로 고달팠을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을 법하다. 중유럽의 체코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체코·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 등 4개국 정상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른바 비셰그라드 국가(V4) 정상들을 한꺼번에 만난 것이다. 비셰그라드 그룹은 중유럽 4개국 지역 협력체다. 옛소련이 해체되면서 그 위성국의 처지에서 벗어난, 뼈아픈 과거를 공유하는 나라들이 헝가리의 비셰그라드에서 결성했다. V4는 역사적으로 주변 ‘공룡국’에 번갈아 유린당한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김광균 시인이 읊은 것처럼 폴란드 도룬시가 독일 나치정권의 포화로 이지러졌듯이…. 폴란드가 프로이센·오스트리아·러시아 등 강국의 등쌀에 시달렸던 것처럼 체코와 헝가리도 마찬가지였다. 동서 냉전기에 체코인들은 둡체크 주도로 민주화 운동을 벌였으나 소련군이 탱크로 진압하면서 1988년 ‘프라하의 봄’ 때까지 긴 겨울을 보내야 했다. 냉전 시절 먼 나라였던 V4가 우리 곁에 바짝 다가온 느낌이다. 한·V4 정상회담을 계기로 50조원대에 이르는 중유럽 신규 인프라 시장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니 반갑다. 슬로바키아 신규 원전이나 헝가리 지하철 보수 사업에 뛰어들 기업들엔 발판이 마련됐다면 말이다. 하지만 더 반겨야 할 사실은 따로 있다. 과거 북한과 사회주의 블록에 속했던 V4가 북핵 포기를 합창하고 나선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박 대통령이 비셰그라드 그룹 4개국의 성공적인 체제 전환을 언급한 대목이 주목된다. 한·V4 정상회담 직후 공동회견에서 “한반도 평화통일 과정, 통일 이후 통합 과정에도 의미 있는 교훈과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다소 뜬금없이 들릴 것을 감안한 것일까.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은 “비셰그라드 정상들이 사회주의에서 시장경제로 넘어갈 때 겪은 어려움과 실책들이 (한국에) 참고가 될 것이고, 아낌없이 자신들의 경험을 우리와 나누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부연 설명했다. 당연히 일리가 있다. 옛소련과 동구 사회주의권의 ‘도미노 붕괴’를 거친 뒤 요즘 V4 국가들이 괄목할 만하게 도약 중인 배경이 뭔가.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 가입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복수 정당제와 자유선거 등 민주화에도 연착륙하면서 진정한 체제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반쪽인 북한이 외려 교훈을 얻어야 할 듯싶다. 이제라도 시대착오적 유일체제와 ‘우리식 사회주의 경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한국 원전 중유럽 수출 ‘청신호’

    한국과 체코의 정상이 만나 10조원 이상의 체코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협력 의지를 밝히면서 중유럽 원전 수출에 대한 청신호가 켜졌다. 유럽은 프랑스, 러시아 등 원전 강호들의 텃밭이다. 중동(아랍에미리트)에서 첫 해외 원전 수출을 일궈 낸 우리나라가 2019년 공개입찰에서 체코의 원전 건설 공사를 수주한다면 원전 선진국으로서의 위상과 경쟁력도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한·체코 원전협력 공동위원회를 열었다고 3일 밝혔다. 체코는 지난해 4월 유럽지역 전력가격 하락에 따른 신규 원전의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테믈린 3, 4호기 원전 입찰을 5년 만에 취소한 이후 신규 원전 계획을 다시 검토하면서 한국의 입찰 참여를 타진해 왔다. 공동위에서 정양호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이 이끈 한국 대표단은 체코 산업통상자원부와 체코 신규 원전 추진 계획, 제3국 공동 진출 방안, 유럽형 한국원전(EU-APR) 공동 연구 등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이날 한국전력공사는 체코전력공사의 자회사인 스코다프라하와 원전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신규 원전사업 개발, 원전 운영과 유지 보수, 공급망 구축 등을 공동 수행하는 데 합의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유럽 원자로 신규사업 입찰 시 필수 요건인 유럽사업자 설계요건(EUR) 인증 취득을 위해 스코다프라하와 자문 계약을 맺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양국 경제인 300명 “협력 강화” 한목소리

    박근혜 대통령의 체코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체코를 대표하는 경제인 3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양국 간 경제협력 강화를 논인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체코상업회의소, 코트라와 공동으로 2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성에서 ‘한·체코 비즈니스 포럼’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박 대통령과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이 참석해 양국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체코는 포럼 개최 장소를 일반 호텔이 아닌 프라하성 내 행사장으로 바꾸는 등 한국 경제사절단에 유례없는 예우를 보였다. 이날 포럼에서 양국 기업인들은 원자력과 보건의료 등 미래 유망산업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포럼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김인호 무역협회 회장,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 경제 4단체장이 참석했다. 이 밖에도 김재홍 코트라 사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이희국 LG 사장,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이채욱 CJ 부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 등 체코에 진출한 한국기업 대표 150여명이 함께했다. 특히 한국 경제사절단은 기계장비, 자재, 전기전자, 자동차·부품 관련 제조기업들과 보건의료·바이오(10개사), 소비재·유통(8개사), 정보통신(IT)·정보보안(5개사) 등 양국의 협력 유망 분야 기업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체코 측에서는 블라디미르 딜로이 체코상업회의소 회장, 안드레이 바비쉬 아그로페르트 대표, 다니엘 베네스 CEZ 대표 등 기업인 150여명이 참석했다. 박용만 회장은 환영사에서 “오늘날 한국과 체코는 아시아, 유럽 진출을 돕는 최적의 파트너”라면서 “한·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가 든든한 협력의 틀로 자리잡은 가운데 올해 초 양국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되며 협력의 미래도 매우 밝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특별기고] 유럽의 블루오션, 비셰그라드 그룹/윤병세 외교부 장관

    [특별기고] 유럽의 블루오션, 비셰그라드 그룹/윤병세 외교부 장관

    박근혜 대통령의 금년도 마지막 순방지는 체코 프라하였다.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의 배경으로도 잘 알려진 이곳에서 폴란드·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 등 중유럽 4개국으로 구성된 비셰그라드 그룹 정상과 최초로 한·비셰그라드 정상회의를 가졌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하게 들릴 비셰그라드 그룹은 냉전 종식 후 탈(脫)공산화한 이들 4개국이 “유럽으로의 복귀”를 주창하며 1991년 설립한 지역협력체다. 이들 4개국은 최근 ‘유럽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우리에게도 유럽연합(EU) 내 2대 교역대상이자 3대 투자 대상이기도 하다. 특히 비셰그라드 국가들은 우리와 지정학적·역사적 측면에서 많은 유사성을 갖고 있다. 시카고대 존 미어샤이머 교수가 전 세계에서 지정학적으로 가장 어려운 위치에 있는 나라로 한국과 폴란드를 지목한 바 있는데, 서유럽으로 가는 관문에 해당하는 중유럽의 비셰그라드 국가들은 주변의 강대국 사이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여름 유라시아 친선특급이 폴란드에 기착한 데서 보듯이 비셰그라드 국가들은 우리가 국가 대전략 차원에서 추진 중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서도 중요한 파트너이다. 20세기 초반 두 차례에 걸친 세계 대전 속에 주변 열강에 의한 지배와 영토 분할의 아픔을 겪은 비셰그라드 국가들은 탈냉전 흐름을 타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과감한 체제전환을 이룸으로써 지금은 유럽의 대표적 중견국가로 성장했다. 한편 비셰그라드 국가들은 우리의 통일 외교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 우리의 북방외교 당시 동구권 국가로는 최초로 헝가리와 외교관계를 수립한 데 이어, 6·25전쟁 이후 중립국 감시단으로서 한반도와 인연을 맺어오던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도 뒤를 이었다. 이번 정상회담 후 채택된 공동성명에 반영되어 있듯이 비셰그라드 정상들은 우리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그리고 평화통일 노력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확인하였다. 비셰그라드의 성공적 체제전환 경험은 독일 통일 경험과 함께 앞으로 한반도 통일 과정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비셰그라드 국가와 수교한 지 약 25년이 흐른 지금 한국과 비셰그라드 국가 간 협력관계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280여개 우리 기업이 진출하여 무려 10만여 명의 현지 고용창출 효과를 내고 있는데, 한국 기업은 현지 청년실업 문제 해소는 물론 모범적인 사회적 기업활동을 통해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체코의 경우 연간 약 30만명의 우리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비셰그라드 지역에서의 케이팝 등 한류의 인기는 대단하다. 한·비셰그라드 정상 간 대화협의체는 한·아세안(ASEAN) 대화협의체를 제외하고는 1 대 다자 형식의 대화체로는 유일하다. 작년 7월 한·비셰그라드 외교장관회의가 출범한 지 불과 1년여 만에 대화의 격이 정상급 채널로 격상되었다는 사실은 양측이 서로에 대해 얼마나 큰 기대를 갖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비셰그라드 그룹이 대화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는 국가는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전 세계 10개국에 불과하다. 박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통합과 통일, 공동번영, 글로벌 및 지역 거버넌스, 그리고 문화융성 등 네 가지 큰 틀에서의 한·비셰그라드 파트너십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정상회담 결과로서 교역·투자 등 상호 호혜적 실질협력 증진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이 채택되었는데, 이를 통해 조만간 한·비셰그라드 경제발전공유사업(KSP)과 에너지 및 인프라 분야에서의 협력증진을 위한 ‘인프라 고위급 회의’ 등이 가동될 예정이다. 이번 한·비셰그라드 정상회담은 글로벌 무대에서 과거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우리의 국력과 위상을 재확인하는 좋은 계기였다. 금년도 공식 캐치워드로 ‘신뢰’(trust)를 선정한 비셰그라드 그룹이 미래지향적 협력 파트너로서 ‘신뢰외교’를 펼치는 한국을 택한 것은 상호 신뢰를 토대로 한 전략적 협력 필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번 한·비셰그라드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에게 새로운 외교 지평이자 블루오션이 활짝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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