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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영화 인터뷰 암시장 유입 두려워해”

    영화 제작자이자 북한 영화 전문가인 폴 피셔는 1일(현지시간) 영화 ‘인터뷰’에 대해 “북한으로서는 ‘인터뷰’ 같은 영화가 북한 암시장에 흘러 들어올 수 있다는 데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다음달 북한 영화계를 다룬 책 ‘김정일 프로덕션’을 출간할 예정인 피셔는 이날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배우가 최고 지도자(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를 연기했다는 것 자체가 신성모독”이라며 “바보스럽거나 우스꽝스럽게 보이도록 설정된 것이 매우 우려스러웠을 것이다. 금기를 크게 건드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셔는 이어 ‘인터뷰’에 쏠린 관심에 대해 “‘인터뷰’가 북한을 신랄하게 풍자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북한 정권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라며 “가족과 함께 ‘인터뷰’를 봤는데 누구도 북한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는 느낌을 갖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은 오락산업에 대한 장악력이 약해졌다”며 “북한 주민은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DVD나 USB(이동식저장장치)로 밀반입되는 할리우드 영화를 손에 넣는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심사평] 현대 젊은이들의 상실감과 분노 설득력 있게 제시해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심사평] 현대 젊은이들의 상실감과 분노 설득력 있게 제시해

    응모작 편수는 모두 206편, 올 한 해 이야기꾼들이 몸담고 있는 세계가 어이없는 사건사고들로 넘쳐났기 때문일까? 풍자극 틀을 취한 희곡들이 유독 많았다. 출구를 찾지 못하는 고립된 현실을 고발하는 목소리도 꽤 있었다. 연극이 시대의 거울이라는 듯 폭력이 난무하고 복수로 치달으며 욕망은 막장을 모방한다. 이 가운데 고통의 근원을 들여다보려 하고, 우리 현재 모습들에 대한 성찰과 시선을 담아낸 작품을 우선 했다. 이태권의 ‘증명’은 범죄를 예방한다는 이유로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려는 고시원 관리인과 최소한의 개인적 공간마저 빼앗기는 젊은이의 이야기를 담은 블랙코미디이다. 직접적인 현실보다는 우리 사회의 단면들을 포착해서 은유하는 힘이 좋았지만, 감시카메라의 모니터에 등장해야만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다는 아이러니가 더 구축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다와의 ‘사월’은 아비의 폭력으로 단절된 모녀간의 해후와 상처의 순환을 드러낸다. 고통을 응시하는 진지한 언어감각이 돋보였으나, 익숙한 통속극적 접근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송경화의 ‘프라메이드(pla-maid)’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프라모델 도색작업으로 인생 반전을 꿈꾸는 젊은이와 우연히 배달된 인간형 로봇의 동거라는 단순한 설정을 통해 현대 젊은이들의 상실감과 분노를 매우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인간성을 마모시키는 현실을 위트 있게 거론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를 일깨우려는 로봇의 끈질긴 시도가 여러 겹의 생각을 낳게 한다. 우리는 극적인 완성도 뿐 아니라, 동시대의 풍경을 압축적인 드라마로 형상화시킨 송경화의 ‘프라메이드(Pla-maid)’를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관계의 변화와 발전을 담담하게 다루는 솜씨가 발군이고, 연출가, 배우 등 무대예술가 들과의 협업 방식에 따라 다른 맛, 다른 해석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연극이 현실을 따라잡기 힘든 이 시대, 연극적인 진실을 탐사하는 작가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 올해 세상을 떠난 세계 주요인사들 - AFP 선정

    올해 세상을 떠난 세계 주요인사들 - AFP 선정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콜롬비아 출신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부터 미국 할리우드 배우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로빈 윌리엄스까지, 올 한해 사망한 주요 유명인사를 AFP통신이 소개했다. ‘2014년 주목할 만한 사망’(Notable death in 2014)이라는 타이틀로 공개된 이 목록을 살펴보고 한해를 돌이켜보는 것은 어떨까. ■ 1월 아리엘 샤론=이스라엘 총리로 2005년 가자 지구에서의 이스라엘 철수라는 역사적 정책을 주도했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8년간 혼수상태로 투병 끝에 텔 아비브 근교 병원에서 11일, 8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클라우디오 아바도=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밀라노 스칼라극장 음악감독,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역임하고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조직해 세계적인 수준의 음악축제로 격상시켰다. 긴 투병 생활 끝에 볼로냐에서 20일, 8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피트 시거=미국인 포크 가수. 우디 거스리와 함께 미국의 저항적인 프로테스트 포크를 발전시킨 중요 인물로 꼽힌다. 뉴욕 시내의 병원에서 27일, 9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맥시밀리안 쉘=오스트리아 출신 미국 오스카 수상 배우. 영어권에서 독일어를 쓰며 성공한 몇 안되는 배우로 영화 ‘젊은 사자들’로 데뷔, ‘뉘른베르크의 재판’에서 피고측 변호인을 맡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갑작스러운 병에 의해 28일, 8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2월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미국의 오스카 배우. 2005년 영화 ‘카포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2012년 ‘마스터’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유작으로는 ‘헝거게임’ 시리즈 등이 있다. 뉴욕의 집에서 2일 약물과다 복용에 의해 46세 나이로 사망했다. 셜리 템플=미 할리우드의 영원한 아역 스타로 결혼 이후 정치에 입문해 외교관으로 활약했다. 1935년 아역 부문 오스카상을 수상해 역대 아카데미 최연소 수상을 기록했다. 캘리포니아주(州) 자택에서 10일, 8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파코 데 루치아=스페인의 기타리스트로 플라멩코 기타의 전설로 불렸다. 플라멩코에 재즈, 록, 보사노바, 탱고 등 다양한 음악적 요소를 결합한 ‘뉴 플라멩코’를 선보이며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고 전 세계 플라멩코 기타리스트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심장마비로 25일, 6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3월 제라르 모르티에=벨기에 출신의 세계적인 오페라 감독. 10년간 브뤼셀의 라 모네 왕립극장을 이끌며 유럽 변방이던 이 극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전설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 사망 이후 잘츠부르크 축제의 총감독을 맡아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암으로 투병생활 끝에 8일 7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아메드 테잔 카바=10년 넘게 이어온 시에라리온의 내전 종식을 이끈 대통령. 빈민 구제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수도 프리타운의 집에서 13일 8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4월 미키 루니=미 할리우드의 전설적 배우이자 아역스타. 17세 때였던 1937년부터 1958년까지 출연한 ‘하디 보이스’ 시리즈에서 앤디 하디를 연기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8번이나 결혼했으며 말년에 자식 문제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긴 투병생활 끝에 7일 9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피치스 겔도프=영국의 패션 아이콘이자 탤런트로, 음악을 통한 자선활동 단체 ‘밴드 에이드’를 결성한 영국 가수 밥 겔도프의 딸이다. 영국 자택에서 7 일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25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콜롬비아 출신 작가. 중남미 문학의 거장으로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 이래 가장 인기 있는 스페인어권 작가로, 스페인어로 출간된 책 가운데 성경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멕시코 수도 멕시코 시티에 있는 집에서 17일, 8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윈 틴=미얀마 군부독재에 항거한 최장기수이자 아웅산 수치 여사와 함께 제1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창설한 언론인. 수감 뒤 여러 국제 언론자유상을 받았고, 석방 뒤 2011년 민정 이양 때까지 NLD를 통해 정치 활동을 계속했다. 양곤 종합병원에서 21일, 8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밥 호스킨스=영국의 연기파 배우. 1980년 영국 갱스터 영화의 클래식으로 불리는 ‘롱 굿 프라이데이’를 통해 데뷔한 뒤 차가운 악당과 런던 토박이 캐릭터로 많은 영화팬의 사랑을 받았다.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등을 받았다. 폐렴에 의해 29일, 7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5월 보이치에흐 야루젤스키=공산주의 정권 시절 폴란드의 마지막 대통령. 공산당 제1서기로 있던 1981년 계엄령을 선포하고 옛소련권 국가의 첫 자유 노동조합인 연대노조(솔리대리티)를 탄압하는 등 민주화 염원을 억압했다. 수도 바르샤바의 병원에서 25일,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마야 안젤루=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여류시인이자 배우이며 민권 운동가이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69년 소설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로 흑인 여성 최초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고, 끊임없는 작품활동과 더불어 작곡과 영화 출연 등 왕성한 문화 활동을 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자택에서 28일, 8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6월 토미 라몬=미국 펑크 밴드 ‘라몬즈’에서 생존하고 있던 마지막 오리지널 멤버. 헝가리 부다페스트 출신으로 출생 이름은 토마스 어델리. 미국 뉴욕에서 11일 암으로 65세의 나이에 사망했다. ■ 7월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레알 마드리드의 전 선수. 5일, 8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냉전 종결의 일익을 담당한 옛소련 마지막 외상으로 전 그루지아 대통령이다. 긴 투병 생활 끝에 7일, 8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로린 마젤=미국의 지휘자 겸 작곡가. 타계 직전까지 활동하며 약 7000회 무대에 섰고 음반 300장 이상을 발매했다. 미국·유럽의 오케스트라 10여 곳을 상임 지휘자로서 이끌었다. 버지니아 자택에서 13일 폐렴 합병증으로 8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나딘 고디머=남아프리카공화국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겸 반아파르트헤이트(인종격리정책 반대운동) 활동가. 요하네스버그 자택에서 13일,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조니 윈터=미국의 전설적인 블루스 가수. 2003년 ‘블루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으며 미국의 음악잡지 ‘롤링스톤’에서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100′에서 63위에 오르기도 했다. 스위스 취리히 근교의 호텔에서 16일, 7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8월 로빈 윌리엄스=미국의 오스카 수상 배우이자 코미디언.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역으로 열연,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져있다. 또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 ‘어거스트 러쉬’ 등 장기인 코믹 연기를 비롯한 뛰어난 연기력으로 인기를 끌었다.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11일, 63세의 나이로 사망한 채 발견됐고 자살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구글 검색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인물이기도 하다. 로렌 바콜=미국의 전설적인 여배우. 명배우 험프리 보가트의 파트너로 많은 영화에서 공연했고, 결혼까지 한 ‘가장 행복한 여배우’로 유명세를 탔다. 바콜은 보가트와 최고화제작 ‘키 라르고’를 비롯, ‘소유와 무소유’, ’다크 패시지’, ‘명탐정 필립’ 등 많은 영화에서 같이 출연했다. 12일 뉴욕 자택에서 갑작스러운 뇌졸증으로, 8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제임스 폴리=미국 언론인. 20일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수니파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참수되면서 4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IS가 살해한 최초의 서양인으로 기록됐다. 리차드 아텐보로=영국 배우이자 프로듀서이며 영화감독이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쥬라기 공원 개발자로 출연해 유명세를 탔다. ‘34번가의 기적’에서는 산타 클로스 역을 열연한 바 있다. 감독으로서도 맹활약해 영화 ‘간디’를 통해 아카데미 작품상 등 8개 부문을 수상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24일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9월 이언 페이즐리=영국의 전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총리로, 북아일랜드의 독립에 반대했던 개신교계 민주통합당의 설립자이다. 2007년 신페인당과의 북아일랜드 공동자치정부 출범에 동의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긴 투병 생활 끝에 12일 8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10월 장클로드 뒤발리에=아이티의 전 독재자. 1971년 19살 나이에 ‘파파 독’이라는 별명을 가진 아버지 프랑수와 뒤발리에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은 뒤발리에는 ‘베이비 독’으로 불리며 1986년까지 15년간 아이티를 철권 통치했다. 4일 심장마비로, 6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크리스토프 드 마르주리=유럽의 3대 석유기업에 드는 프랑스 기업 ‘토탈’의 최고경영자(CEO). 1974년 토탈의 회계부서에서 근무하기 시작해 2007년 CEO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비행기 사고로 20일, 6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마이클 사타=잠비아 대통령. 삼수 끝에 2011년 대통령에 취임했다. 선동가적인 기질에 독설로 유명해 ‘킹 코브라’란 별명을 갖고 있다. 빈민옹호 정책을 써왔으며 자국 탄광에 대한 중국의 투자에 강력히 반대해왔다. 건강 이상으로 영국 런던에서 치료 중이던 28일 7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11월 마니타스 드 플라타=프랑스 로마 출신의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생전 녹음한 80여장의 음반들은 9300만장이나 판매되면서 플라멩코 음악을 대중화했다는 평을 얻었다. 남프랑스의 노인 시설에서 4일, 9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마이크 니콜스=영화 ‘졸업’으로 미국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감독. 위트 넘치고 사회풍자적인 작품을 영화와 TV, 연극 등 다양한 장르로 선보였다. 19일 심장마비에 의해 8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스페인 알바 공작부인, 마리아 델 로사리오 카예타나 피츠-제임스 스튜어트=세계에서 가장 많은 칭호를 가진 귀족. 폐렴을 앓은 뒤 남부 세비야의 자택에서 20일, 88 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사바=레바논 출신으로 아랍권에서 가장 유명한 여가수이자 여배우. 1927년 ‘쟌넷 페갈리’란 이름으로 태어났으나 나중에 영화계에 데뷔하면서 아랍어로 아침을 뜻하는 ‘사바’로 불리기 시작했다. 수도 베이루트 교외의 호텔에서 26일, 8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필립 휴즈=호주 크리켓 선수. 25일 시드니에서 열린 경기 도중 공에 머리를 맞아 혼절하고 이틀 뒤인 27일 불과 2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P.D. 제임스=‘추리소설계(界)의 여왕’으로 불리는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여성 추리소설 작가. 예리한 직관을 가진 수사반장 애덤 달글리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시리즈 소설은 1980년대 영국과 미국에서 잇따라 드라마로 방영됐고, 세계적으로 수 백만부가 팔렸다. 옥스퍼드 자택에서 27일, 9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12월 벨기에 파비올라 왕비=고(故) 보두앵 1세의 아내. 후손이 없어 보두앵 국왕의 동생인 알베르 2세가 왕위를 물려받았다. 2012년 재단을 설립해 조카들과 가톨릭 자선단체에 자금을 지원했으며 이는 상속세를 내지 않으려는 것이란 비판을 받았으며 연금 삭감으로 논란을 해결했다. 가톨릭과 아동복지 문제에 헌신해 존경을 받았다. 긴 투병 생활 끝에 5일 8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비르나 리지=이탈리아 출신 여배우. 1960년대 할리우드에 진출해 영화 ‘25시’등의 작품에서 열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1994년 ‘여왕 마고’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2004년 이탈리아 골든 글로브 공로상을 수상했다. 수도 로마의 집에서 17일, 7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조 코커=영국 출신의 전설적인 록가수. 1968년 비틀즈의 노래 ‘위드 어 리틀 헬프 프럼 마이 프렌즈’와 ‘유 아 소 뷰티풀’을 커버해 스타덤에 올랐다. 말년에 폐암을 앓았으며 21일 미국 콜로라도 자택에서 7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사진=TOPIC/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올해 사망한 세계 주요인사 살펴보니…

    올해 사망한 세계 주요인사 살펴보니…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콜롬비아 출신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부터 미국 할리우드 배우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로빈 윌리엄스까지, 올 한해 사망한 주요 유명인사를 AFP통신이 소개했다. ‘2014년 주목할 만한 사망’(Notable death in 2014)이라는 타이틀로 공개된 이 목록을 살펴보고 한해를 돌이켜보는 것은 어떨까. ■ 1월 아리엘 샤론=이스라엘 총리로 2005년 가자 지구에서의 이스라엘 철수라는 역사적 정책을 주도했다. 뇌졸중으로 쓰러져 8년간 혼수상태로 투병 끝에 텔 아비브 근교 병원에서 11일, 8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클라우디오 아바도=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밀라노 스칼라극장 음악감독,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역임하고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조직해 세계적인 수준의 음악축제로 격상시켰다. 긴 투병 생활 끝에 볼로냐에서 20일, 8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피트 시거=미국인 포크 가수. 우디 거스리와 함께 미국의 저항적인 프로테스트 포크를 발전시킨 중요 인물로 꼽힌다. 뉴욕 시내의 병원에서 27일, 9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맥시밀리안 쉘=오스트리아 출신 미국 오스카 수상 배우. 영어권에서 독일어를 쓰며 성공한 몇 안되는 배우로 영화 ‘젊은 사자들’로 데뷔, ‘뉘른베르크의 재판’에서 피고측 변호인을 맡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갑작스러운 병에 의해 28일, 8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2월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미국의 오스카 배우. 2005년 영화 ‘카포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2012년 ‘마스터’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유작으로는 ‘헝거게임’ 시리즈 등이 있다. 뉴욕의 집에서 2일 약물과다 복용에 의해 46세 나이로 사망했다. 셜리 템플=미 할리우드의 영원한 아역 스타로 결혼 이후 정치에 입문해 외교관으로 활약했다. 1935년 아역 부문 오스카상을 수상해 역대 아카데미 최연소 수상을 기록했다. 캘리포니아주(州) 자택에서 10일, 8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파코 데 루치아=스페인의 기타리스트로 플라멩코 기타의 전설로 불렸다. 플라멩코에 재즈, 록, 보사노바, 탱고 등 다양한 음악적 요소를 결합한 ‘뉴 플라멩코’를 선보이며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고 전 세계 플라멩코 기타리스트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심장마비로 25일, 6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3월 제라르 모르티에=벨기에 출신의 세계적인 오페라 감독. 10년간 브뤼셀의 라 모네 왕립극장을 이끌며 유럽 변방이던 이 극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전설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 사망 이후 잘츠부르크 축제의 총감독을 맡아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암으로 투병생활 끝에 8일 7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아메드 테잔 카바=10년 넘게 이어온 시에라리온의 내전 종식을 이끈 대통령. 빈민 구제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수도 프리타운의 집에서 13일 8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4월 미키 루니=미 할리우드의 전설적 배우이자 아역스타. 17세 때였던 1937년부터 1958년까지 출연한 ‘하디 보이스’ 시리즈에서 앤디 하디를 연기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8번이나 결혼했으며 말년에 자식 문제로 힘든 시기를 보냈다. 긴 투병생활 끝에 7일 9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피치스 겔도프=영국의 패션 아이콘이자 탤런트로, 음악을 통한 자선활동 단체 ‘밴드 에이드’를 결성한 영국 가수 밥 겔도프의 딸이다. 영국 자택에서 7 일 헤로인 과다 복용으로 25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콜롬비아 출신 작가. 중남미 문학의 거장으로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 이래 가장 인기 있는 스페인어권 작가로, 스페인어로 출간된 책 가운데 성경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멕시코 수도 멕시코 시티에 있는 집에서 17일, 8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윈 틴=미얀마 군부독재에 항거한 최장기수이자 아웅산 수치 여사와 함께 제1야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창설한 언론인. 수감 뒤 여러 국제 언론자유상을 받았고, 석방 뒤 2011년 민정 이양 때까지 NLD를 통해 정치 활동을 계속했다. 양곤 종합병원에서 21일, 8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밥 호스킨스=영국의 연기파 배우. 1980년 영국 갱스터 영화의 클래식으로 불리는 ‘롱 굿 프라이데이’를 통해 데뷔한 뒤 차가운 악당과 런던 토박이 캐릭터로 많은 영화팬의 사랑을 받았다.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등을 받았다. 폐렴에 의해 29일, 7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5월 보이치에흐 야루젤스키=공산주의 정권 시절 폴란드의 마지막 대통령. 공산당 제1서기로 있던 1981년 계엄령을 선포하고 옛소련권 국가의 첫 자유 노동조합인 연대노조(솔리대리티)를 탄압하는 등 민주화 염원을 억압했다. 수도 바르샤바의 병원에서 25일,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마야 안젤루=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여류시인이자 배우이며 민권 운동가이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69년 소설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로 흑인 여성 최초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고, 끊임없는 작품활동과 더불어 작곡과 영화 출연 등 왕성한 문화 활동을 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자택에서 28일, 8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6월 토미 라몬=미국 펑크 밴드 ‘라몬즈’에서 생존하고 있던 마지막 오리지널 멤버. 헝가리 부다페스트 출신으로 출생 이름은 토마스 어델리. 미국 뉴욕에서 11일 암으로 65세의 나이에 사망했다. ■ 7월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레알 마드리드의 전 선수. 5일, 8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냉전 종결의 일익을 담당한 옛소련 마지막 외상으로 전 그루지아 대통령이다. 긴 투병 생활 끝에 7일, 8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로린 마젤=미국의 지휘자 겸 작곡가. 타계 직전까지 활동하며 약 7000회 무대에 섰고 음반 300장 이상을 발매했다. 미국·유럽의 오케스트라 10여 곳을 상임 지휘자로서 이끌었다. 버지니아 자택에서 13일 폐렴 합병증으로 8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나딘 고디머=남아프리카공화국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겸 반아파르트헤이트(인종격리정책 반대운동) 활동가. 요하네스버그 자택에서 13일,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조니 윈터=미국의 전설적인 블루스 가수. 2003년 ‘블루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으며 미국의 음악잡지 ‘롤링스톤’에서 ‘가장 위대한 기타리스트 100′에서 63위에 오르기도 했다. 스위스 취리히 근교의 호텔에서 16일, 7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8월 로빈 윌리엄스=미국의 오스카 수상 배우이자 코미디언.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역으로 열연,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져있다. 또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 ‘어거스트 러쉬’ 등 장기인 코믹 연기를 비롯한 뛰어난 연기력으로 인기를 끌었다.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11일, 63세의 나이로 사망한 채 발견됐고 자살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구글 검색에서 가장 많이 거론된 인물이기도 하다. 로렌 바콜=미국의 전설적인 여배우. 명배우 험프리 보가트의 파트너로 많은 영화에서 공연했고, 결혼까지 한 ‘가장 행복한 여배우’로 유명세를 탔다. 바콜은 보가트와 최고화제작 ‘키 라르고’를 비롯, ‘소유와 무소유’, ’다크 패시지’, ‘명탐정 필립’ 등 많은 영화에서 같이 출연했다. 12일 뉴욕 자택에서 갑작스러운 뇌졸증으로, 8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제임스 폴리=미국 언론인. 20일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수니파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참수되면서 4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IS가 살해한 최초의 서양인으로 기록됐다. 리차드 아텐보로=영국 배우이자 프로듀서이며 영화감독이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쥬라기 공원 개발자로 출연해 유명세를 탔다. ‘34번가의 기적’에서는 산타 클로스 역을 열연한 바 있다. 감독으로서도 맹활약해 영화 ‘간디’를 통해 아카데미 작품상 등 8개 부문을 수상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24일 9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9월 이언 페이즐리=영국의 전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총리로, 북아일랜드의 독립에 반대했던 개신교계 민주통합당의 설립자이다. 2007년 신페인당과의 북아일랜드 공동자치정부 출범에 동의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긴 투병 생활 끝에 12일 8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10월 장클로드 뒤발리에=아이티의 전 독재자. 1971년 19살 나이에 ‘파파 독’이라는 별명을 가진 아버지 프랑수와 뒤발리에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은 뒤발리에는 ‘베이비 독’으로 불리며 1986년까지 15년간 아이티를 철권 통치했다. 4일 심장마비로, 6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크리스토프 드 마르주리=유럽의 3대 석유기업에 드는 프랑스 기업 ‘토탈’의 최고경영자(CEO). 1974년 토탈의 회계부서에서 근무하기 시작해 2007년 CEO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비행기 사고로 20일, 6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마이클 사타=잠비아 대통령. 삼수 끝에 2011년 대통령에 취임했다. 선동가적인 기질에 독설로 유명해 ‘킹 코브라’란 별명을 갖고 있다. 빈민옹호 정책을 써왔으며 자국 탄광에 대한 중국의 투자에 강력히 반대해왔다. 건강 이상으로 영국 런던에서 치료 중이던 28일 7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11월 마니타스 드 플라타=프랑스 로마 출신의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생전 녹음한 80여장의 음반들은 9300만장이나 판매되면서 플라멩코 음악을 대중화했다는 평을 얻었다. 남프랑스의 노인 시설에서 4일, 9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마이크 니콜스=영화 ‘졸업’으로 미국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감독. 위트 넘치고 사회풍자적인 작품을 영화와 TV, 연극 등 다양한 장르로 선보였다. 19일 심장마비에 의해 8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스페인 알바 공작부인, 마리아 델 로사리오 카예타나 피츠-제임스 스튜어트=세계에서 가장 많은 칭호를 가진 귀족. 폐렴을 앓은 뒤 남부 세비야의 자택에서 20일, 88 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사바=레바논 출신으로 아랍권에서 가장 유명한 여가수이자 여배우. 1927년 ‘쟌넷 페갈리’란 이름으로 태어났으나 나중에 영화계에 데뷔하면서 아랍어로 아침을 뜻하는 ‘사바’로 불리기 시작했다. 수도 베이루트 교외의 호텔에서 26일, 87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필립 휴즈=호주 크리켓 선수. 25일 시드니에서 열린 경기 도중 공에 머리를 맞아 혼절하고 이틀 뒤인 27일 불과 2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P.D. 제임스=‘추리소설계(界)의 여왕’으로 불리는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여성 추리소설 작가. 예리한 직관을 가진 수사반장 애덤 달글리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시리즈 소설은 1980년대 영국과 미국에서 잇따라 드라마로 방영됐고, 세계적으로 수 백만부가 팔렸다. 옥스퍼드 자택에서 27일, 9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 12월 벨기에 파비올라 왕비=고(故) 보두앵 1세의 아내. 후손이 없어 보두앵 국왕의 동생인 알베르 2세가 왕위를 물려받았다. 2012년 재단을 설립해 조카들과 가톨릭 자선단체에 자금을 지원했으며 이는 상속세를 내지 않으려는 것이란 비판을 받았으며 연금 삭감으로 논란을 해결했다. 가톨릭과 아동복지 문제에 헌신해 존경을 받았다. 긴 투병 생활 끝에 5일 8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비르나 리지=이탈리아 출신 여배우. 1960년대 할리우드에 진출해 영화 ‘25시’등의 작품에서 열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1994년 ‘여왕 마고’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2004년 이탈리아 골든 글로브 공로상을 수상했다. 수도 로마의 집에서 17일, 7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조 코커=영국 출신의 전설적인 록가수. 1968년 비틀즈의 노래 ‘위드 어 리틀 헬프 프럼 마이 프렌즈’와 ‘유 아 소 뷰티풀’을 커버해 스타덤에 올랐다. 말년에 폐암을 앓았으며 21일 미국 콜로라도 자택에서 7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사진=ⓒAFPBBNEWS=NEWS1(위), TOPIC/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밴드에 조롱당한 아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유명 밴드의 콘서트를 보러 갔다가 중의원 해산을 비꼰 애드리브에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아베 총리는 28일 저녁 부인 아키에 와 함께 요코하마에서 열린 인기 5인조 밴드 ‘사잔 올스타즈’의 공연을 관람했다고 일본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밴드의 보컬인 구와다 게이스케는 아베 총리가 객석에 있는 것을 의식한 듯 정치 풍자곡인 ‘폭소 아일랜드’를 부르다 가사를 살짝 바꿔 “중의원 해산이라니 터무니없는 소리를 한다”고 노래했다. 이를 들은 아베 총리는 몸을 뒤로 젖히고 깜짝 놀라는 모습이었다고 지지통신은 전했다. 아베 총리의 지난 11월 중의원 해산에 대해 일본 내부에서는 ‘명분 없는 선거’로 600억엔(약 5480억원)이 넘는 세금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전반적으로 곡에 맞춰 손을 흔들거나 몸을 앞으로 내밀고 손뼉을 치는 등 편안한 모습으로 공연을 즐겼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공연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즐거웠다”고 말했으나 정치를 풍자하는 곡이 있었다는 지적에는 미소로 답변을 대신했다. 1980~2000년대에 왕성하게 활동하며 한국에도 많은 팬을 두고 있는 사잔 올스타즈는 지난해 여름 발표한 ‘평화와 빛’이라는 싱글 앨범에서 근대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일본의 역사 교육을 비판해 주목받기도 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우리 행장님 별명은요

    우리 행장님 별명은요

    ‘K9, 조이 투게더(Joy Together), 닥터 피시….’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언뜻 보면 연결 고리가 찾아지지 않지만 공통점이 있다. 바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의 ‘별명’이다. 어떤 이는 ‘불경스럽다’고 할지 모르지만 CEO 별명은 조직원들의 관심과 애정의 방증이기도 하다. 우리은행 직원들은 30일 취임을 앞둔 이광구 우리은행장 내정자를 ‘K9’(케이 나인)으로 부른다. 이름자 ‘광’의 영문 이니셜(K)과 ‘구’의 영어(나인)를 합성한 것이다. 기아차의 K9이 ‘최고급 사양’이라는 것도 ‘조직 넘버원’의 위상과 맞아떨어진다. 공교롭게도 이 내정자가 부행장 시절 타고 다녔던 관용차도 K9이다. 우리은행은 회장과 행장을 영어 이니셜로 부르는 것이 전통이다. 이팔성 전 회장은 ‘PS’, 이순우 행장은 ‘SW’로 통한다. 경영 전략 차원에서 스스로 별명을 짓고 의미를 부여하는 CEO도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대표적이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한 직후인 2012년 3월 취임했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원활한 통합을 도모한다는 의미로 김 회장 스스로 이름 이니셜(JT)에 ‘Joy Together’(함께 즐기자)라는 ‘해몽’을 달았다. 이종휘 전 우리은행장도 마찬가지다. 이 전 행장의 이름 이니셜은 CH다. 그는 2008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름에도 상업(C), 한일(H)이 들어가 있는 만큼 조직 화합의 적임자”라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은행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쳐져 탄생한 은행이다. 언어유희를 활용한 별명도 있다.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의 별칭은 ‘닥터 피시’(어 박사)다. 고려대 총장 출신인 어 전 회장은 실제 경영학 박사다. 어 전 회장 시절 호흡을 맞췄던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은 ‘어바타’(어윤대+아바타)로 불렸다. 어 전 회장이 은행 경영에 지나치게 개입했던 것을 풍자한 별명이다. 김주하 농협은행장의 별명도 재미있다. 직원들과 저녁 술자리를 즐기는 김 행장은 스스로 ‘주당’이라고 별명을 붙였다. ‘주’는 이름자 주(周)이기도 하고 술 주(酒)이기도 하다. 반면 직원들은 김 행장이 “천수답 경영에서 수리답(水利畓) 경영으로 전환하자”고 강조한 뒤부터 ‘술이 답’(발음은 수리답과 같다)이라는 별칭을 즐겨 쓴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업무를 ‘깨알처럼’ 꼼꼼히 챙긴다고 해서 ‘서 대리’로 불린다. 요즘에는 자나깨나 “뚝심 있게, 배짱 있게, 기운차게”를 외쳐 ‘뚝배기’가 더 애용된다는 게 신한 측의 주장이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기억력이 비상해 ‘걸어다니는 컴퓨터’로 통한다. 인사부장 시절 직원 4000명의 학력과 이력을 줄줄이 꿴 것은 유명한 일화다. 기억력만큼 큰 머리 사이즈 덕분에 ‘대두(大頭) 장군’이라 불리기도 한다. 15년 넘게 CEO로 군림한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은 두뇌 회전도 빨라 ‘왕 회장’ ‘사막의 여우’(로멜)로 불렸다. 그런가 하면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은 이렇다 할 별칭이 없다. 임직원들은 사석에서조차 두 CEO에 대한 언급을 기피했다고 한다. 특정 라인으로 분류되는 것을 두려워해서였다는 후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29일 “경직된 조직문화 속에서는 CEO에게 별명을 붙이기 어렵다”며 “조직 특성이나 문제점을 날카롭게 함축한 별명은 그냥 웃고 넘어가기엔 의미심장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애국심에 ‘인터뷰’ 줄 선 미국… 北 무서워 결제는 현금으로

    “애국심과 호기심에 오긴 했는데….” 크리스마스인 25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DC 독립극장 웨스트엔드극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할 말이 많은 듯했다. 한국에서 온 기자라고 밝히니 최근 몇 주간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정은 암살’ 소재의 소니픽처스 영화 ‘인터뷰’를 보러 온 계기와 직접 감상한 소감 등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부부가 함께 온 50대 남성은 “소니가 개봉을 안 한다고 밝혀서 영화를 못 보나 했는데 크리스마스를 맞아 다시 개봉한다고 하길래 보러 왔다”며 “재미는 있지만 북한에 대해 제대로 다루지 않아 뭔가 허전한 느낌”이라고 밝혔다. 부인은 “풍자가 강하고 북한을 더 알게 됐다”며 “‘안티 북한’ 정서의 코미디 영화”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온 다른 30대 남성은 “11달러(약 1만 2000원) 주고 보기엔 수준 낮은 코미디 영화”라고 지적하며 “북한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영화 홍보에 나섰으니 광고의 승리”라고 꼬집았다. 소니가 투자한 만큼 많이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홍보 면에서는 승리했다는 지적이다. 평소 북한 인권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60대 여성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웃고 즐기기에는 괜찮은 영화”라면서도 “마지막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이 죽지 않았으면 영화로서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화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탱크 포탄을 맞아 머리와 얼굴이 불에 타 죽는 장면이 슬로모션으로 상영된다. 다른 관객은 “북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북한이 이상한 나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관람객들은 대부분 현금으로 티켓값을 지불했다. 한 관객은 “북한의 테러 보복이 겁나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왠지 꺼림칙해서 그냥 카드 대신 현금으로 지불했다”고 밝혔다. 다른 관람객은 “전날 온라인 상영을 먼저 한다고 해서 유튜브와 구글 등에 들어갔는데 왠지 카드 결제가 신경이 쓰였다”며 “그냥 극장에 와서 보면 북한이 밝힌 테러 위험에 덜 노출될 것 같아서 친구들과 함께 직접 왔다”고 말했다. 이날 영화관 측은 “관객들의 호응이 있는 한 계속 상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소니 계열사들과 마이크로소프트(MS) 온라인 서비스에 또 장애가 발생, 보복 공격이 우려됐는데 ‘리저드 스쿼드’(도마뱀 분대)라는 이름의 해커가 이번 장애는 자신의 공격에 따른 것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참신함과 실험성’… 공연계 빛낸 보석들

    ‘참신함과 실험성’… 공연계 빛낸 보석들

    세월호 참사 등으로 침체를 겪었던 공연계는 신작보다는 검증된 작품의 재공연에 주력하며 잔뜩 움츠린 자세였다. 그러나 작품성과 참신성, 실험성을 갖춘 신작들이 꿋꿋하게 무대에 올라 공연계에 훈풍이 불어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을 통해 올해 초연된 연극과 뮤지컬 중 되짚어볼 만한 작품들을 꼽아봤다. 골목길 소극장에 짧게 올라갔다 내려온 작품이라도 연극 고수들은 ‘보석’을 놓치지 않는다. 연극 평론가들이 꼽은 올해의 연극에는 이런 ‘보석’들이 많았다. 박근형 연출의 ‘만주전선’은 일제강점기 자신을 뼛속까지 일본인으로 탈바꿈하고 싶었던 조선 청년들의 속물적인 욕망을 풍자하고 조롱한 작품이다. “과거의 역사에 현재를 겹쳐 볼 수 있었다”(김옥란 평론가), “피해와 가해의 논리를 넘어 근대사를 흥미로운 시점으로 바라봤다”(이은경 평론가) 등의 평가가 나왔다. 이 평론가는 “잘못된 이데올로기에 안주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지금도 우리가 부당한 이데올로기를 그저 수용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게 한다”고 말했다. ‘복도에서’, ‘먼 데서 오는 여자’, ‘미국아버지’ 등도 작품적 성취가 높은 소극장 연극으로 꼽혔다. 청소년극 ‘복도에서’는 “청소년극의 기존 틀을 깨면서도 청소년극의 장점을 갖춘, 청소년 연극의 최고치를 보여 줬다”(이유미 평론가), 기억을 잃어가는 아내와 남편의 대화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기억해 내는 ‘먼 데서 오는 여자’는 “소극장에서 맛볼 수 있는 밀착도 높은 공연이자 역사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생각해 보게 하는 작품”(김옥란 평론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테러집단에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이야기인 ‘미국아버지’에 대해 김소연 평론가는 “자기파괴적인 성찰을 통해 인간 내면의 밑바닥까지 돌아보는 연극”이라고 분석했다. ‘몇 가지 방식의 대화들’과 ‘남산도큐멘타: 연극의 연습 극장편’은 독특한 형식과 그 안에 담긴 역사적 성찰이 높이 평가받았다. ‘몇 가지 방식의 대화들’은 1941년생 이애순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한 연극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줄거리로, 실존 인물인 할머니의 삶을 무대에 올리며 한국 현대사를 반추한다. 김소연 평론가는 “자기 문제의식을 연극적으로 진전시키는 힘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남산도큐멘타: 연극의 연습 극장편’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라는 극장을 주인공으로 세우고 인터뷰와 다큐멘터리, 토론 등을 결합했다. 이은경 평론가는 “익히 알고 있던 연극적 문법을 되돌아보는 지점을 제시하면서, 드라마센터의 역사를 다루면서 연극과 권력, 정치, 사회의 상관관계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담았다”고 평가했다. 뮤지컬 평론가 및 전문가들이 꼽은 올해의 뮤지컬은 단연 ‘프랑켄슈타인’이었다. 충무아트홀이 자체 제작한 작품으로 상반기 흥행 돌풍을 몰고 왔던 ‘프랑켄슈타인’은 대극장 창작뮤지컬이 상업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대극장 창작뮤지컬의 킬러콘텐츠”(고희경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교수), “창작뮤지컬의 한계를 극복한 성공작이자 창작뮤지컬의 성공 가능성을 보인 신호탄”(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교수) 등의 평가가 나왔다. 조용신 CJ크리에이티브마인즈 예술감독은 “작품성이나 마케팅 등에서 장단점은 분명했지만 대극장 창작뮤지컬이 어떻게 해야 성공하는지를 명확히 보여 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라이선스 뮤지컬 중에서는 이달 초 동시에 선을 보인 브로드웨이 최신작 ‘킹키부츠’와 ‘원스’가 작품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조용신 예술감독은 “‘킹키부츠’는 웰메이드 쇼 뮤지컬, ‘원스’는 예술적 성취가 뚜렷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박병성 더뮤지컬 편집장은 “‘원스’는 뮤지컬로 각색하기 힘든 원작 영화를 뛰어난 아티스트의 역량으로 극복한 작품으로, 연출과 무대 디자인 등에서 배울 게 많다”고 말했다. 히트 팝으로 꾸며진 쇼 뮤지컬 ‘프리실라’는 “성소수자 문화를 적극적으로 내세운 작품의 좋은 사례”(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창작뮤지컬 ‘더 데빌’과 ‘보이첵’, ‘공동경비구역 JSA’도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꼽혔다. 이유리 교수는 ‘더 데빌’과 ‘보이첵’에 대해 “뮤지컬계 대표 연출가(이지나, 윤호진)들이 과감한 실험을 한 작품으로 한국 뮤지컬의 다양성에 기여했다”고 의미를 짚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2014년 미술계 ‘한숨과 환호’

    2014년 미술계 ‘한숨과 환호’

    2014년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국내 미술계에 그나마 한 가닥 숨통이 트인 한 해였다.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에서 한국관이 사상 처음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고, 한국의 독창적인 단색화(모노크롬)가 국내외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 미술시장의 경기는 아직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회복되지 못했다. 사건 사고도 많았다.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이 학예사 채용 비리로 검찰 조사를 받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고,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은 현직 대통령을 풍자한 걸개그림 전시가 유보되면서 대표가 사퇴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단색화의 재조명 1세대 이우환 작가, 한국인 첫 파리 베르사유궁서 개인전 작가 6명 美서 작품 소개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던 단색화가 국내외에서 새롭게 조명받았다. 단색화는 1970년대 시작된 한국 고유의 화풍으로, 여러 색채 대신 한 가지 색채나 그와 비슷한 색채로 구성하는 회화 양식이다. 1세대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이 국내외 경매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표 작가는 이우환이다. 1976년 작 ‘선으로부터’가 지난 11월 열린 미국 소더비경매에서 추정가를 두배 이상 넘어서는 216만 5000달러(약 23억 7000만원)에 팔렸다. 이우환은 지난 6월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궁에서 개인전을 여는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블룸앤드포갤러리에서 열린 ‘다방면에서:단색화와 추상’전에는 권영우, 박서보, 윤형근, 이우환, 정상화, 하종현 등 단색화 대표 작가 6인의 작품 40여점이 소개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도 단색화를 중심으로 한국 문화의 깊이를 소개하는 ‘텅 빈 충만-한국 현대미술의 물성과 정신성’전을 기획해 해외 23개국에 있는 한국문화원에서 순회전을 열고 있다. 비엔날레의 민낯 광주·부산 등 국내 비엔날레 파행·혹평 베니스 국제건축전서 한국관 황금사장상은 쾌거 지난 6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14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한국관이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예술과 건축의 경계를 넘나드는 건축가 조민석이 커미셔너를 맡은 한국관은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바탕으로 남북한의 건축 100년을 조망한 전시 ‘한반도 오감도’를 선보여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짝수해를 맞아 9월부터 광주비엔날레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서 비엔날레 행사가 열렸다. 올해로 창설 20주년을 맞은 제10회 광주비엔날레는 제시카 모건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큐레이터가 총감독을 맡아 ‘터전을 불태우라’라는 주제로 전시를 열었다. 본 행사 기획은 호평을 받았지만 앞서 개막한 특별전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홍성담 작가의 걸개그림 전시가 유보되면서 작가들의 참여 철회가 잇따르는 등 파행이 계속되다 끝내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의 사퇴로까지 이어졌다. 부산비엔날레는 전시감독 선정 등을 놓고 잡음이 계속된 데 이어 프랑스 출신 올리비에 케플랭 감독이 밋밋한 전시를 내놔 혹평을 받았다. 미디어 작가 박찬경이 예술감독을 맡은 ‘미디어시티서울 2014’가 ‘귀신, 간첩, 할머니’를 주제로 열린 데 이어 ‘달그림자’를 주제로 한 창원조각비엔날레가, 대구에서는 ‘사진의 기억’을 주제로 한 사진비엔날레, 충남 공주 금강 쌍신공원에서 금강자연비엔날레가 잇따라 열렸다. 하지만 이벤트성 연례행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대미술관 잡음 정형민 관장, 면접시험 개입 등 제자 부당 채용 개관 첫 개인 비리로 검찰 수사 ‘미술계 충격’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자신의 제자와 전 부하 직원을 학예연구사로 부당 채용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돼 10월 직위 해제됐다. 정 관장은 지인 2명의 서류전형 채점 결과를 조작하도록 부당하게 지시하고 면접위원도 아니면서 면접시험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년 1월 19일까지가 임기인 정 관장은 2개월 정직 처분을 받아 사실상 임기가 종료됐다. 1969년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한 이래 관장이 개인 비리로 직위 해제되고 검찰 수사까지 받은 것은 처음이어서 미술계의 충격은 컸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서울관을 개관했으나 특정 대학 출신으로 편중된 개관전 작가 선정을 놓고 갈등이 불거졌고 정 관장의 채용 비리로 압수수색을 받는 등 홍역을 치렀다. 그 와중에 서울관은 2013년 11월 13일 개관 후 총누계로는 102만 281명이 찾아 도심 미술관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는 동양그룹이 빼돌린 미술품을 대신 팔아 주고 이 중 일부 판매 대금을 넘겨주지 않은 혐의로 지난 9월 구속됐다. 추상과 구상의 조화를 추구하는 ‘하모니즘’ 창시자인 원로화가 김흥수 화백이 6월 9일 95세의 나이로 별세했고, 대한민국예술원이 여류화가 천경자에 대한 월 수당 지급을 중단하면서 천 작가의 생사를 둘러싸고 가족과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 티격태격 열혈신부와 읍장의 바싸 마을 행복 지키기

    티격태격 열혈신부와 읍장의 바싸 마을 행복 지키기

    22일 밤 11시 40분에 방영되는 K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TV 책을 보다’에서는 조반니노 과레스키의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을 집중 탐구한다. 1948년 초판 출간 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이탈리아 출판 사상 가장 재미있는 책’으로 등극했다. 30개국 이상에서 번역 출간돼 전 세계적으로 7000만부 넘게 팔렸다. 현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해 수많은 교황들도 이 책을 읽고 파안대소하며 애독자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품 배경은 전후 이탈리아 중북부의 시골 마을 ‘바싸’다. 이곳에 앙숙인 신부 ‘돈 까밀로’와 읍장 ‘뻬뽀네’가 산다. 돈 까밀로는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 직접 몸으로 뛰고 때로는 주먹질도 마다하지 않는 열혈 신부다. 뻬뽀네는 맞춤법조차 모를 정도로 무식하지만 우직하고 정직하며 노동자 해방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공산주의자다. 둘은 하루가 멀다 하고 티격태격 싸우지만 마을 주민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서로 양보하고 화해한다. 신문기자와 잡지 편집장을 지낸 저자는 당시 사회문제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풍자하면서도 특유의 웃음과 감동을 놓치지 않았다. 강연은 문화, 음악, 역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칼럼니스트 원종우가 맡았다. 그는 ‘죽기 전에 놓치지 말아야 할 서른 가지’ 중 하나로 이 작품을 꼽았다. 저자가 창조해 낸 작은 세상 속에서 늘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결코 미워하지는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인물들에게서 유머와 따뜻함, 인간미를 느끼는 것이 이 책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홍창진 광명성당 주임신부, 윤대현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패널로 참여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불타는 성조기’… 김정은 풍자 비디오 게임 다시 주목

    ‘불타는 성조기’… 김정은 풍자 비디오 게임 다시 주목

    최근 북한 김정은 제1비서의 암살을 소재로 영화를 만든 미국 소니 영화사가 해킹을 당하고 결국 영화 개봉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김 제1비서를 게임 캐릭터 주인공으로 삼아 제작 중인 비디오 게임인 ‘위대한 지도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2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비디오 게임은 미국 애틀랜타주 조지아에 본사를 둔 게임업체 머니호스사가 지난 5월 ‘위대한 영도자’(Glorious Leader)라는 제목으로 게임 일부 내용과 개발 계획을 공개하면서 이미 화제를 몰고 오기도 했다. 유튜브에 공개된 게임 소개 동영상은 이미 13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게임은 김정은 제1비서를 광적인 총기 사용자로 묘사하면서 김 제1비서의 모양을 갖춘 캐릭터가 각종 총기를 사용하여 목표물을 파괴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김정은 모양의 아바타가 게임 속에서 북한 평양 시내와 숲 등 장소를 돌아다니며 미군을 상대로 싸우고 있는 장면도 나오며 탱크를 불태운 후 미국 성조기가 불타는 장면도 나오고 있다. 당시 게임 개발 책임자인 제프 밀러는 “이 게임의 목적은 김정은 정권을 풍자하고, 베일에 싸여 있는 폐쇄적인 북한의 상황을 전 세계인에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 게임이 북한 정권을 옹호하는 것으로 오해받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이런 시도를 좋아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동영상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j8_X-9AIG-c ) 최근 소니 영화사의 영화 ‘인터뷰’가 상영이 취소되면서 북한 정권에 관심이 높아지자 다시 이 비디오 게임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관해 제작자 밀러는 “계획대로 곧 완성해 배포할 것”이라면서 최근 펀딩을 통해 개발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5만5천달러를 목표로 지난 19일, 펀딩 사이트를 개설하자마자 3,500달러가 금방 모였다”며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게임을 소니사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게임 기기에 삽입하는 문제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관해 해당 업체들은 아무런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은 전했다. 북한은 최근 자신들의 최고 지도자를 모독했다고 영화 ‘인터뷰’ 등에 과민 반응을 보였지만, 미군을 격퇴시키고 성조기가 불타는 내용이 들어 있는 이 비디오 게임에는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 비디오 게임 ‘위대한 지도자” 시작 부분(아래 사진)과 성조기가 불타는 장면 (유튜브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맹물수능·돈스쿨·식스포켓… 씁쓸한 교육 신조어

    올해 교육 분야에서 ‘맹물 수능’ ‘돈스쿨’ ‘식스 포켓’ 등이 신조어로 주목을 받았다. 영어교육업체 윤선생은 11일 ‘2014 교육분야 신조어 베스트 10’을 선정, 발표했다. 신조어들은 업체가 두 달마다 교육트렌드를 조사하면서 인터넷 등에서 포집해 정리한 것이다. 선정된 말들은 교육과 청소년 현실을 풍자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입시 분야에서는 변별력을 잃은 수능을 가리키는 ‘맹물 수능’과 입시제도가 자주 바뀌어 수험생만 피해를 본다는 의미의 ‘마루타 수험생’이 꼽혔다. 또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려면 자신의 실제 학년보다 4개 학년을 앞서 공부해야 한다는 ‘4당3락’도 새로 만들어졌다. 경제·취업난 분야에서는 ‘돈스쿨’ ‘빨대족’ 등이 선정됐다. ‘돈스쿨’은 학비가 연간 2000만원이 넘는 로스쿨을 뜻하고, ‘빨대족’은 취업난으로 직장을 찾지 못해 계속 부모님의 지원을 받는 30대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가족 관계·교육관 분야에서는 나를 위해 흔쾌히 지갑을 열어줄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등 어른 6명을 지칭하는 ‘식스 포켓’과 세월호 참사 등 부조리한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맞서는 40∼50대 주부를 뜻하는 ‘앵그리 맘’ 등이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이 밖에 외동으로 태어나 공주·왕자 대접 받는 아이를 뜻하는 ‘골드 키드’, 좋은 스펙을 지녔음에도 급여가 낮고 항시적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를 ‘이케아 세대’를 꼽았다. 실용적이고 세련되지만 값이 싸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윤선생 측은 “치열한 입시경쟁, 쉬운 수능,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 등으로 올해도 교육 시장에서 신조어가 많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사설] 대한항공, 제대로 책임지는 모습 보여라

    항공기 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어제 사표를 제출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이른바 ‘땅콩 회항’으로 월권 논란을 불러일으킨 자신의 맏딸 조 부사장에 대한 책임을 물어 대한항공 보직에서 퇴진시킨 바 있다. 하지만 ‘땅콩 분노’라는 말까지 만들어 내며 국제적 조롱거리가 된 이 사건의 여진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기내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항공기를 탑승구로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한 어처구니없는 소동이 준 충격은 그만큼 크다. 오너 일가인 조 부사장의 사표 제출은 본인으로서는 큰 결단일지 모른다. 하지만 국민의 눈에는 여전히 여론의 뭇매를 일단 피해 보자는 ‘꼼수’로 비친다. 그동안 재벌 일가의 일그러진 경영 행태를 보면 상황을 봐 가며 언제든 컴백할 수 있는 임시방편적 퇴진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항공기를 되돌린 것은 지나친 행동이었지만 당연히 할 일을 했다는 식의 면피성 사과문은 진정성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했다. 듣도 보도 못한 갑질 ‘램프리턴’으로 국가 이미지는 실추될 대로 실추됐다. 외신의 조롱조 보도에 이어 한국을 깎아내리는 풍자만화까지 등장했으니 이보다 더한 나라 망신이 없다. 국가에 끼친 해악을 생각하면 조 부사장의 사표는 당연하다. 이번 사건으로 그는 경영인을 떠나 인간으로서의 기본 자질도 부족함을 여실히 보여 줬다. 31세에 초고속으로 임원에 오른 그는 지난해에는 출산을 눈앞에 두고 하와이로 출국해 ‘원정출산’ 논란을 낳기도 했다. 아무리 오너 집안이라지만 이런 사람에게 국가를 대표하는 항공사 경영을 맡겨도 되는 것인지 우려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참여연대는 어제 조 부사장을 항공법·항공보안법 위반,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강요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대한항공은 이번 사건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으로 안이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 형식적인 사과 몇 마디로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다. 사안의 중대함을 직시하기 바란다. 단순히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는 국민의 자괴감을 수습하는 일도, 실추된 회사의 이미지를 회복하는 일도 불가능하다. 글로벌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이미 개인이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기업이 아니다. ‘공주 갑질’에 대한 반성을 넘어 체질화된 ‘황제경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한다면 그에 걸맞은 특단의 조처를 취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장난감 총 가지고 놀던 청년들 오해한 英 경찰

    장난감 총 가지고 놀던 청년들 오해한 英 경찰

    장난감 총을 가지고 촬영 중이던 영국 청년들이 경찰에게 오해를 사 체포당할 뻔했다면서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미러가 해당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을 보면, 청년들이 자신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올릴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청년들은 흑인 청년을 중앙에 세워놓은 뒤 장난감 총을 들이밀며 그를 위협하는 강도 연기를 한다. 이에 흑인 청년이 장애를 가진 척 연기하자 총을 든 청년들은 사과하며 달아나는 모습으로 한 장면을 마무리한다. 바로 그 순간 돌발 상황이 벌어진다. 때마침 그곳을 지나던 무장 경찰이 청년들의 장난을 실제인 줄 알고 진압에 나선 것. 경찰은 “총 버려, 총 버려”라고 외치며 청년들에게 총을 겨눈다. 그러자 청년들은 “저희 지금 촬영 중이에요. 이건 가짜 총이에요”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경찰은 믿지 않는다. 경찰은 눈 하나 깜짝이지 않고 청년들에게 “모두 바닥에 엎드려”라고 소리치며 위협한다. 청년들은 어쩔 수 없이 경찰의 명령에 따라 바닥에 엎드려 체포를 당한다. 다행히 오해를 풀고 경찰에게 풀려난 청년들은 이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공공장소에서 장난감 총을 가지고 놀지 마라. 운이 없으면 우리처럼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누리꾼들은 해당 영상을 최근 12살 흑인 소년이 장난감 총을 가지고 놀다가 미국 경찰에게 사살 당한 사건과 연결시켜 “미국이었다면 총살을 당했을 것”이라는 풍자 섞인 댓글들을 달았다. 지난 1일 유튜브에 게시된 영상은 현재 35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영상=GoBrum/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시들한 꽃… ‘예술계 이단아’ 안창홍 29번째 개인전

    시들한 꽃… ‘예술계 이단아’ 안창홍 29번째 개인전

    “다소 거칠고 보기 흉하더라도 진정한 가치를 품은 것, 의미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 진정한 예술이라고 봅니다. 제 삶도 그렇습니다. 그 길이 행복하지 않더라도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다면 그것을 찾아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섬뜩하고 도발적인 모습의 인물상을 통해 지친 영혼들의 상처와 시대의 우울,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을 얘기해 온 작가 안창홍(61)이 이번에 난데없이 뜰의 꽃을 그렸다. 그것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예쁘고 향기로운 꽃이 아니라 처절하게 시든 맨드라미다. 왜 굳이 맨드라미였을까. 그의 설명은 언제나 그랬듯이 명쾌하다. ‘안창홍의 뜰’이라는 제목으로 성동구 서울숲 옆에 위치한 페이지갤러리에서 29번째 개인전을 갖는 작가는 “꽃인데 꽃 같지 않고, 징그러울 정도로 동물적이고, 시들 때는 참혹하게 시드는 모습이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들과 잘 맞물린다”면서 “불안함이 끊이지 않는 우리 시대의 세상사, 그로 인한 개인의 심리적 고통과 갈등을 표현하는 소재로 맨드라미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자연과 풍경으로 주제를 바꾼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오랫동안 머리와 가슴속에서 완전히 발효된 것을 그림으로 그린다”며 “산수가 빼어난 밀양에서 태어나 자연은 언제나 친밀했다. 자연의 본질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오래전부터 자연을 관찰해 왔고 표현 방식을 찾아왔다”고 했다. 25년 전 경기도 양평 끝자락에 작업실을 마련한 그는 제대로 마음을 먹고 3년 전 작업실 앞뜰에 달리아, 글라디올러스, 맨드라미 등 여러 가지 꽃을 심었다. “얼어 죽고, 말라 죽고, 수차례 시행착오를 겪으며 철마다 피고 지는 꽃들의 영고성쇠를 지켜봤다”는 그는 “비록 작은 터의 꽃밭이지만 그곳에서 일어나는 자연의 생태는 거칠고 완고하면서도 섬세하고, 잔인하면서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공평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그가 작업실 앞마당에 조성한 뜰의 풍경을 담은 20여점의 작품이 걸렸다. 그가 표현한 맨드라미의 풍경은 자연을 아름답게 묘사한 풍경화와는 다르다. 한마디로 처연하다. 두꺼운 마티에르가 느껴지는 작품들은 그래서 더욱 강렬하다. 그는 자연을 통해 ‘심상풍경’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안창홍의 뜰은 곧 우리가 사는 세상이고, 맨드라미에는 그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인간 내면에 맺혀 있는 세상사, 인생의 여정, 시간 그리고 생성의 소멸 과정이 녹아 들어 있다. 그리고 시간의 영원함 속에서 사라지는 모든 실존적인 것들을 나타낸다. 검은 비가 내리듯 캔버스 위에 찍은 무수한 점들은 시간의 존재를 통해 소멸되어가는 느낌과 의미를 표현한 것이다. “세상은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거든요. 세상의 양지에는 반드시 음지가 있어요. 응달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희망을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자연은 결코 예쁘지 않아요. 아름다운 자연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요. 맨드라미를 통해 냉혹하고 치열한 자연의 느낌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안창홍은 1973년 부산 동아고를 졸업한 뒤 제도권 교육을 거부하고 독학으로 그림을 그려왔다. 거침없는 표현과 사회에 대한 비판과 풍자성이 담긴 그의 그림들은 강렬한 주제의식과 함께 늘 사회적인 이슈가 되어 왔다. 작업 도중 세월호 사고 소식을 듣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그는 “가혹한 사건 사고 소식을 접하고 너무 고통스러워서 작업에 몰두하지 않고는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전시 작품 중 사계절의 뜰을 그린 가장 큰 작품은 깊은 고통의 표현인 셈이다. 아프가니스탄 아이들의 학살, 여객기 피격, 이라크 내전, 에볼라 확산 등 참혹한 뉴스들을 들으면서 그는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 ‘1808년 5월 3일’을 떠올렸고, 이 작품을 맨드라미로 재해석하는 작품을 그리기도 했다. 전시 개막을 앞두고 계속 밤샘 작업을 한 탓에 작품들을 갤러리에 보내고 나서 보름 동안 심하게 앓았다는 그는 표현이 쉽게 풀리지 않아서 포기하고 작업실에 미완성으로 남겨 놓았던 작품을 이틀 동안 밤새워 드디어 완성할 수 있었다고 즐거워했다.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02)3447-0049.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지구촌 책세상] 미래의 일본에서 현재의 일본을 보다

    [지구촌 책세상] 미래의 일본에서 현재의 일본을 보다

    미래의 어느 날. 동일본대지진 같은 엄청난 자연재해가 발생한 뒤 얼마 지난 시점의 일본. 일본은 에도시대처럼 쇄국으로 돌아가 있다. 에도시대와 다른 점이 있다면 초고령화 사회가 됐고 이상기후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노인들은 100세를 넘어도 건강하지만 아이들은 환경오염 때문에 이가 쉽게 빠지는 등 시름시름 앓는다. 노인은 영원히 일하고, 아이들은 모두 환자다. 쇄국 상태이므로 외국어 사용이나 영어교육은 금지돼 있다. 예술 활동도 규제를 받고, 정부는 걸핏하면 제멋대로 법률을 바꾼다. 독일에 거주하는 일본 작가 다와다 요코가 지난달 펴낸 신작 소설집 ‘겐토시’가 그리고 있는 디스토피아다. 모두 5편으로 이뤄진 소설집의 대표작인 ‘겐토시’의 주인공은 곧 180세를 맞이하는 작가 요시로다. 증손자 ‘무명’과 도쿄 서쪽에서 단둘이 살고 있다. 도쿄는 “오래 살다 보면 복합적인 위험에 노출되는 곳”이 돼 버린 지 오래다. 딸 부부는 오키나와로 이민을 가 농원에서 일한다. 손자는 행방이 묘연해졌고, 아내는 무명을 낳다가 죽었다. 그래도 무명은 행복하다. 증조할아버지에게 사랑을 받고 교육이나 의료 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비록 재해의 여파로 전력이 부족해 물자가 부족하지만 서로 도와가면서 살고 있다. 이윽고 소년이 된 무명은 몰래 대륙으로 파견되는 ‘겐토시’가 된다. 소설의 제목이기도 한 겐토시는 일본어로 ‘견당사’와 발음이 같다. 견당사는 일본 조정에서 선진 문물을 배우기 위해 당나라에 파견했던 사절이다. 일종의 유토피아인 ‘쇄국 상태’를 깨고 나아가려는 겐토시에 소설의 실마리가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소설은 분명 미래를 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일본과 오버랩되지 않을 수 없다.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피해, 아베 신조 정권의 특정비밀보호법 강행 등 지금 일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풍자하는 듯하다. 실제로 저자가 작품을 쓰게 된 계기도 지난해 여름 프랑스인 사진가의 소개로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서 피난민들과 만난 것에서 비롯됐다. 도쿄 출신인 저자 다와다는 1982년부터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 독일에서 레싱문학상, 괴테문학상 등을 탔고 일본에서도 아쿠타가와상 등을 받았다. 중·단편이나 에세이를 주로 써 왔다. 독일을 무대로 범죄에 대해 다룬 ‘허황된 이야기’나 북극곰을 주인공으로 한 ‘눈의 연습생’ 등 시공을 초월해 환상성이 있는 작품을 발표해 왔다. 한국에는 소설 ‘목욕탕’과 에세이 ‘영혼 없는 작가’가 번역돼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사설] 무급 인턴은 또 다른 형태의 임금 착취다

    최근 민간정책연구기관인 동아시아연구원 무급 인턴 모집이 도마에 올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대학(원)생을 호구로 여긴다는 식의 글이 줄을 이었다. 연구원의 모집 공고에 따르면 선발된 인턴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사뭇 장시간 근무하도록 돼 있다. 대외협력팀에서는 국내외 콘퍼런스 등 행사 진행 및 기획 업무를, 여론분석연구팀에서는 국민·국제여론조사 등의 일을 한다. 하지만 별도의 보수는 없다. 문제는 이런 정규 근로와 유사한 ‘상시적’ 업무를 무급 인턴에게 맡겨도 되느냐 하는 것이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실질 업무’에 가깝다며 마땅히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무급 인턴은 노동 착취요, 임금 착취다. 그러나 동아시아연구원 인턴 운용의 경우 교육·역량강화 프로그램에 무게를 둔 측면이 없지 않은 만큼 일방적으로 매도할 수만은 없다. 취업 스펙을 위해서라면 섶을 지고 불속으로라도 뛰어들어 가려 하는 게 요즘 청춘 풍속도다. 연구원 측으로서는 이 같은 청년 취업난 시대에 손쉽게 편승해 온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무급 인턴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1년에는 ‘시민들에 의한 싱크탱크’를 자임하는 희망제작소에서 인턴들에게 점심값 5000원만 주고 직원과 같은 일을 시켰다고 해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당시 상임이사였던 박원순 서울시장의 해명 논리는 지금도 종종 입길에 오른다. “우리는 월급은 주지 못하지만 꿈을 주고 비전을 주고 사랑을 준다”는 것인데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돈을 주고도 배우는데 보수가 뭐 그리 대수냐 하는 말로도 들린다. 취업에 도움이 될까 해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무보수 인턴을 하고 한편으로는 또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 전선에 나서야 하는 청춘이 부지기수다. 그나마 약발 있는 ‘꿀 인턴’은 힘있는 계층 자녀의 전유물이 되다시피 하고 있으니 이쯤 되면 인턴제 자체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무급 인턴은 입법 사각지대의 피해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행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해 보수를 지급해야 마땅할 인턴까지 무보수로 끌어다 쓰는 잘못된 관행은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무급 또는 쥐꼬리만 한 돈을 주면서 취업 준비생을 착취하는 갑질 행태를 풍자하는 ‘열정 페이’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젊은 세대에 부당한 희생을 강요하는 무급 인턴이라면 기득권 세력의 탐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비정상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 삐뚤어진 세상, 성찰의 무대 오르다

    삐뚤어진 세상, 성찰의 무대 오르다

    흰 프레임의 액자 같은 무대는 5도 정도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몇 차례 암전을 거치면서 무대는 왼쪽으로 조금씩 더 기울어진다. 먹구름이 낀 창밖 풍경과 무대가 기울어진 줄도 모르고 서 있는 배우들의 모습은 떨쳐내기 힘든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제대로 수리하지 않은 고장 난 배가 출항했다는 소식에 주인공이 혼비백산하는 모습은 부정할 수 없는 ‘세월호 참사’의 판박이다.(연극 ‘사회의 기둥들’) 위태롭게 흔들리는 한국 사회를 거울처럼 비추는 연극들이 주목받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침체기를 겪었던 공연계가 한국 사회를 향한 비판과 성찰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는 모양새다. 연극 ‘사회의 기둥들’(30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은 130여년 전에 쓰인 희곡이 2014년의 한국 사회를 정확히 예측한 듯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대극의 아버지’로 불린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이 1877년 발표한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소개됐다. 작품은 위선과 거짓을 일삼는 지도자와 탐욕으로 가득 찬 시민들이 어떻게 한 사회를 침몰하게 하는지를 치밀하게 따라간다. 높은 도덕성으로 존경받는 한 소도시의 영사 베르니크는 사실 자신의 불륜을 동생에게 뒤집어씌우고 철도 사업을 통해 부동산 이익을 챙기려는 인물이다. 자신이 소유한 조선소에서 운항하는 배가 고장 난 사실을 알았던 그는 동생과 옛 연인이 배를 타고 떠나려 하면서 위기에 몰린다. 김광보 연출은 “작품을 선정한 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 한동안 이 작품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면서도 “세월호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국가를 포함한 사회 구조가 침몰해 가는 과정으로 연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12월 1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은 단절된 소통이라는 모순에 갇힌 가족의 풍경을 통해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식탁에 둘러앉아 고상한 수다를 떠는 가족은 사실 제각각의 생각과 세계관을 말할 뿐 소통은 불가능하다. 막내아들인 청각장애인 빌리는 가족의 입 모양을 보면서 알아듣는 척하도록 교육받았지만, 수화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가족들의 대화 방식을 따르기를 거부한다. 가장 친밀한 집단인 가족 간에도 소통이 가로막혀 있는 씁쓸한 모습에는 일방향의 언어만이 난무하는 사회 공동체에 대한 은유가 담겼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30일까지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는 오른쪽과 왼쪽 사이에서 온전히 ‘나’로 살 수 없게 만드는 한국 사회를 직설적으로 파고든다. “우리 안의 시인 김수영을 찾아보자”며 배우인 ‘강신일’과 작가 ‘김재엽’이 김수영의 시를 읽어내려가자 시공간은 과거로 바뀐다. 한국전쟁과 독재정권 시절 자유로운 시인으로 살고자 했던 김수영 시인의 삶이 당시의 시대상을 그린 영화 ‘실미도’, 연극 ‘4월 9일’ ‘한씨연대기’ 등에서 열연했던 배우 강신일의 연기 인생과 겹쳐진다. 전작인 ‘알리바이 연대기’를 통해 개인의 일대기에 녹아든 한국 현대사의 모순을 포착했던 김재엽 연출은 ‘왜 나는’에서 더욱 예리하게 가다듬어진 비판의식을 드러낸다. 한국전쟁에서 세월호까지 한국 현대사를 한눈에 펼쳐놓고 막판에는 시공간을 뒤틀어 한데 모아놓는다. 카카오톡 검열, 역사 교과서 논란, “가만히 있으라”는 권력의 억압을 풍자하는 대목은 ‘돌직구’에 가깝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부고] 할리우드 명화 ‘졸업’ 마이크 니컬스 감독

    [부고] 할리우드 명화 ‘졸업’ 마이크 니컬스 감독

    더스틴 호프먼 주연의 영화 ‘졸업’(The Graduate) 등 문제작을 많이 남긴 미국 영화감독 마이크 니컬스가 19일(현지시간) 타계했다. 83세. 1931년 독일에서 태어난 고인은 7세 때 미국으로 이주, 원래는 코미디언으로 데뷔하고 연극 연출로 이름을 얻었으나 이후 감독으로 방향을 틀었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1966년)로 영화계에 데뷔한 뒤 ‘졸업’, ‘애정과 욕망’, ‘사랑의 화원’, ‘제2의 연인’, ‘워킹걸’ 등 다양한 연극, 영화, 드라마 등을 연출했다. 이런 작품들을 통해 독특한 유머를 갖춘 사회풍자극을 잘 연출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연극에 주는 토니상, 드라마에 주는 에미상, 영화에 주는 아카데미상을 모두 여러 차례 수상했다. 미국 유명 TV 사회자 다이앤 소여(69)와 결혼해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그의 사망 소식을 알린 제임스 골드스턴 ABC방송 회장은 “누구도 그보다 열정적일 수 없었다”며 “장례는 가족끼리 조촐하게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황제 곁 사방이 적이네

    황제 곁 사방이 적이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적’들은 도대체 몇 명이나 될까. 미국 골프 전문매체 골프닷컴은 20일 ‘타이거 우즈의 적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우즈와 대립각을 세우는 대표적인 인물들을 소개했다. 가장 먼저 댄 젠킨스 골프다이제스트 기자가 지목됐다. 올해 85세의 젠킨스는 그동안 우즈와 팽팽한 긴장 관계를 이어온 인물이다. 그는 최근 우즈와 전처 엘린 노르데그렌과의 관계에 대해 쓰면서 성격 탓이 컸다는 식으로 우즈를 비하하는 논조를 폈다. 그는 기사를 내보낸 뒤에도 우즈에게 “다음 기사로는 당신을 위해 패러디와 풍자가 무엇인지에 대해 써보겠다”고 비아냥거린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골퍼 출신의 브랜들 챔블리 골프채널 기자도 우즈와 거리가 있다. 그는 우즈가 5승을 거둔 지난해에도 “우즈의 올 시즌은 F학점”이라고 깎아내렸다. 65세 노장 골퍼 톰 왓슨은 의외다. 그는 우즈가 2009년 섹스 스캔들에 휘말렸다가 코스로 돌아오자 “우즈는 거만한 태도를 버리고 좀 더 겸손해져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 올해 라이더컵에 우즈가 부상으로 불참을 선언하자 당시 미국 팀 단장이었던 왓슨은 “우즈의 불참 사실을 미리 통보받지 못했다”며 서운해하기도 했다. 이 밖에 1999~2011년 캐디를 맡았다가 불편하게 헤어진 스티브 윌리엄스, 우즈의 ‘앙숙’으로 유명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2인자’ 필 미켈슨도 이름을 올렸다. 코치를 지낸 부치 하먼과 행크 헤이니(이상 미국)도 우즈와 관계가 좋지 않은 인물로 지목됐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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