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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 아웃!” 인간미 넘친 미국 대통령의 8년 기록

    “오바마 아웃!” 인간미 넘친 미국 대통령의 8년 기록

    오는 2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임까지 8년 임기를 마치고 백악관을 떠난다. 어느 대통령이든 정치적 공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존재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내내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선 ‘인간적 대통령’ 이었다는 평가에는 이견이 거의 없다. 민감한 사안을 향한 공격에도 특유의 여유로움과 위트로 대처하며 주변인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대통령의 겸허한 모습은 세계인들에게 많은 귀감이 됐다. 오바마 대통령만의 격의 없는 자세가 빛났던 순간들을 되짚어봤다. 1. 트럼프에 한 방 먹인 오바마 1980년대 오바마 대통령은 한동안 사용하던 이름을 버리고 출생 당시 이름을 따 ‘버락 후세인 오바마’로 개명했는데, 미국 일각에선 이를 두고 오바마가 사실 미국 시민이 아니라 중동 출신이라는 음모론이 꾸준히 제기돼온 바 있다.해당 논란은 미국 하와이 주 정부가 오바마의 출생신고서를 공개하면서 종식됐다. 여기서 오바마는 한 발 더 나아가 2011년 말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 만찬에서 ‘내 출생 영상을 최초 공개하겠다’면서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의 주인공 사자 ‘심바’의 출생 장면을 재생, 도널드 트럼프를 비롯해 ‘출생지 음모론’을 내세우던 사람들을 재치있게 조롱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영상출처=유튜브(Associated Press) 2. 때로 망가졌던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코믹 단막극을 수차례 선보이며 호평을 얻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15년 연례 만찬회에서 코미디언 키건 마이클 키(Keegan Michael Key)와 함께 연출한 콩트 ‘분노 통역사’는 미국 내·외 언론의 많은 찬사를 받았다. 본래 ‘분노 통역사’는 키건 키가 정기적으로 진행하던 풍자극의 제목이자 등장인물로, 부드러운 성격의 오바마 대통령이 차마 공식 석상에서 입에 담지 못하는 높은 수위의 발언을 대신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날 콩트에서 오바마는 분노 통역사조차 감당치 못할 수준의 분노를 토하는 연기를 소화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영상출처=유튜브(The Daily Conversation) 3. 유행에 민감한 대통령 오바마는 현지의 유행을 적재적소에 응용하는 능력으로 젊은 세대의 환심을 사는데 성공했다. 일례로 인터넷 미디어 ‘버즈피드’와 함께 제작한 영상에서는 미국인들이 만사를 오바마 대통령 탓으로 돌릴 때 활용하는 유행어 ‘고맙다 오바마’(Thanks Obama)를 스스로 사용하는가 하면, 지난해 4월 연설에서는 자신의 임기가 끝났음을 알리며 ‘오바마 아웃’이라는 말과 함께 마이크를 바닥에 떨어뜨리는 동작을 보였다. 이는 주로 미국에서 래퍼나 코미디언들이 자신의 공연이 성공적으로 끝났음을 알릴 때 취하는 행동이다. 또한 미국의 인기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에서 진행하던 미니 코너 ‘못된 트윗을 읽는 유명인들’에 출연, 자기 자신에 대한 악성 트윗들을 스스로 읽기도 하는 등, 언론에서 다루는 대통령의 이미지에 영민하게 반응하고 소통하는 자세를 보여줬다. ▲영상출처=유튜브(AFP news agency) 4. 주변에 따뜻했던 대통령 지난 10일 시카고에서 가진 고별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아내 미셸 여사에게 “내 아내이자 내 아이들의 어머니였으며 내 가장 좋은 친구였다”는 말로 감사와 사랑을 표현해 감동을 남겼다. 12일에는 임기 내내 자신을 보좌한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미국 최고 권위 시민상인 자유의 메달을 수여하고 ‘조의 진심 어린 조언이 나를 더 나은 지도자로 만들었다’고 고백하며 존경과 경애를 표현했다.이처럼 오바마 대통령은 권위의식을 내려놓은 태도와 주변인들을 향한 진심어린 애정을 표출하면서 자연스럽게 ‘인간적 대통령’으로 인식돼왔다. 머리를 만져보고 싶다는 아이를 위해 머리를 90도로 숙이는 모습, 백악관 청소 직원과 스스럼없이 주먹을 맞부딪히는 모습 등 또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주변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섰던 오바마 대통령의 성격을 상징하는 예시로 꼽히고 있다. ▲영상출처=유튜브(The White House)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개그콘서트’ 이창호, 김기춘 완벽 빙의… “모릅니다” 빼박 성대모사까지

    ‘개그콘서트’ 이창호, 김기춘 완벽 빙의… “모릅니다” 빼박 성대모사까지

    개그콘서트 ‘대통형’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외관은 물론 말투까지 똑같은 도플갱어가 나타난다.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대통형’은 지난 방송에서는 덴마크에서 체포된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전격 패러디해 정유라의 황제 도피와 승마 특혜를 전격 꼬집으며 통쾌한 사이다 풍자로 화제를 모았다. 이 가운데 오는 15일(일) 방송되는‘대통형’에서는 ‘김기춘 패러디’를 했다고 전해져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공개된 스틸 속에는 눈꺼풀이 무거운 듯 눈이 반쯤 감긴 노년의 남자가 담겨 있어 시선을 끈다. 그는 입을 앙 다물고는 아무 생각이 없다는 듯 허공을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거나, 국무회의 도중 졸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어 다른 스틸에서 그는 가슴에 손을 얹고 간절한 표정으로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반대편의 이현정은 그를 향해 먹이를 찾은 호랑이마냥 입을 크게 벌리고 고함을 지르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 가운데 지난 11일 진행된 공개 녹화장에서 이창호가 등장하자 이목이 집중됐다. 이창호가 청문회에서 시종일관 같은 말을 반복하며 ‘청문회 베스트 모르쇠남’으로 비난을 받았던 김기춘 의원을 빼다 박은 모습으로 등장한 것. 더욱이 공개 녹화장에서 이창호는 입을 열자 방청객들은 외관뿐만 아니라 김기춘 성대 모사를 완벽히 따라해 방청객들을 폭소의 도가니에 빠트렸다. 이창호는 김기춘의 청문회 최고 유행어(?)인 “모릅니다”의 악센트를 임팩트 있게 살려내며 좌중을 폭소케 했다. 이날 이창호는 국무회의 내내 “모릅니다”를 비롯해 단어 몇 마디를 앵무새처럼 반복해 원성을 자아냈다. 급기야 이창호는 카드 돌려 막기처럼 대답 돌려 막기를 계속하다 결국 자신의 말에 스텝이 꼬여 얼토당토 않는 대답으로 녹화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는 후문. 이에 김기춘으로 변신한 이창호가‘대통형’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감이 상승되는 한편 이날 ‘대통형’에서는 김기춘 패러디를 비롯해 18세 청소년 투표권 허용 방안과 법인세 등 다양한 풍자로 통쾌한 웃음을 선사했다고 전해져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대한민국을 웃기는 원동력 ‘개그콘서트’는 오는 15일(일) 밤 9시 15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KBS 2TV ‘개그콘서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김기춘의 민낯 조명…그가 조작한 진실

    ‘그것이 알고싶다’ 김기춘의 민낯 조명…그가 조작한 진실

    지난 7일 방송에서 우병우(48)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민낯을 분석한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이번에는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파헤친다.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장’(長)이라는 글자로 수차례 등장하는 김 전 실장은 최순실(61·구속기소)씨 못지않게 국정을 농단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은 지난해 7일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순실씨를 모를뿐더러, 심지어 김 전 수석 비망록의 ‘長’으로 시작하는 지시 내용 모두 본인의 지시 사항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과연 그의 말은 어디까지가 진실인 것일까.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13일 ‘비선의 그림자 김기춘-조작과 진실’이라는 제목의 방송을 통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공직 50년 삶을 추적, 그의 행적이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 파헤치고 그가 부인하고 있는 진실에 대해 다시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방송은 이날 밤 11시 5분에 방영된다. 제작진은 세월호 참사로 딸을 잃은 유가족 김영오(50)씨를 만났다. 그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김영한 전 수석의 비망록을 보고 설마 했던 일들의 퍼즐이 그제야 맞춰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김영오씨는 단식 농성 40일째를 맞은 2014년 8월 22일 병원에 실려 간 그 다음날부터 벌어진 이상한 일들을 떠올렸다. 갑자기 돈 때문에 딸을 파는 ‘파렴치한’이라는 비난 기사들이 보수 성향의 언론 매체들을 중심으로 쏟아졌다. 그 무렵 고향에서도 낯선 이들이 김영오씨의 신상을 캐고 다녔다고 했다. 그런데 같은해 8월 23일 김 전 수석의 비망록에 “자살방조죄, 단식은 생명 위해행위이다, 국민적 비난이 가해지도록 언론지도”라고 적혀 있었다. 김영오씨의 고향인 정읍에서의 ‘김영오씨 사찰 내용’ 역시 비망록에 기록돼 있었다. 청와대가 세월호 유족에 대한 여론을 조작했을 뿐만 아니라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작진은 또 박 대통령의 풍자 그림으로 유명한 홍성담 화백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홍 화백은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군이 세월호 희생자를 구하는 내용의 대형 걸개그림 ‘세월오월’을 그렸다. 이 그림에서 박 대통령은 닭의 탈을 쓴 허수아비로 표현돼 있다. 논란이 되자 홍 화백의 그림은 2014년 광주비엔날레에서의 전시가 무산됐다. 그런데 이 배후에 김 전 실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수석의 비망록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홍 화백에게는 ‘배제 노력, 홍성담 사이비 화가 발붙이지 못하도록’이라고 지시했다. 제작진은 “청와대가 나서서 개인을 사찰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라면서 “비망록엔 청와대가 사법부까지 사찰한 정황도 드러나 있다. 이 모든 것의 이유는 모두 대통령의 뜻에 반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더 나아가 김 전 실장이 박정희 대통령 집권 당시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발생한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 조작사건’의 피해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 중 한명이 24살에 사형수가 되어 13년을 감옥에서 보낸 재일동포 간첩 조작사건 피해자 강종헌씨다.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이들을 잠재우기 위해 국가안보를 핑계 삼아 무고한 청년들을 간첩으로 만들어야 했던 이 사건의 책임자가 바로 당시 대공국장이었던 김 전 실장이다. 제작진은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절을 감옥에서 보냈던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들이 최근에야 재심을 통해 무죄가 입증되고 있지만, 여전히 책임자로부터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하고 있다. 김기춘 전 실장은 이 사건에 대해 알지 못한다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만난 강종헌씨는 (중략) 다만 진실을 밝힐 것을 당부했다. 거짓이나 변명이 통하지 않는 역사의 법정에 설 것을 말이다”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오바마 아웃!” 인간미 넘친 미국 대통령의 8년 기록

    “오바마 아웃!” 인간미 넘친 미국 대통령의 8년 기록

    오는 2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연임까지 8년 임기를 마치고 백악관을 떠난다. 어느 대통령이든 정치적 공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존재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내내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선 ‘인간적 대통령’ 이었다는 평가에는 이견이 거의 없다. 민감한 사안을 향한 공격에도 특유의 여유로움과 위트로 대처하며 주변인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대통령의 겸허한 모습은 세계인들에게 많은 귀감이 됐다. 오바마 대통령만의 격의 없는 자세가 빛났던 순간들을 되짚어봤다. 1. 트럼프에 한 방 먹인 오바마 1980년대 오바마 대통령은 한동안 사용하던 이름을 버리고 출생 당시 이름을 따 ‘버락 후세인 오바마’로 개명했는데, 미국 일각에선 이를 두고 오바마가 사실 미국 시민이 아니라 중동 출신이라는 음모론이 꾸준히 제기돼온 바 있다.해당 논란은 미국 하와이 주 정부가 오바마의 출생신고서를 공개하면서 종식됐다. 여기서 오바마는 한 발 더 나아가 2011년 말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 만찬에서 ‘내 출생 영상을 최초 공개하겠다’면서 애니메이션 라이온킹의 주인공 사자 ‘심바’의 출생 장면을 재생, 도널드 트럼프를 비롯해 ‘출생지 음모론’을 내세우던 사람들을 재치있게 조롱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었다. 영상출처=유튜브(Associated Press) 2. 때로 망가졌던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코믹 단막극을 수차례 선보이며 호평을 얻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15년 연례 만찬회에서 코미디언 키건 마이클 키(Keegan Michael Key)와 함께 연출한 콩트 ‘분노 통역사’는 미국 내·외 언론의 많은 찬사를 받았다. 본래 ‘분노 통역사’는 키건 키가 정기적으로 진행하던 풍자극의 제목이자 등장인물로, 부드러운 성격의 오바마 대통령이 차마 공식 석상에서 입에 담지 못하는 높은 수위의 발언을 대신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날 콩트에서 오바마는 분노 통역사조차 감당치 못할 수준의 분노를 토하는 연기를 소화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영상출처=유튜브(The Daily Conversation) 3. 유행에 민감한 대통령 오바마는 현지의 유행을 적재적소에 응용하는 능력으로 젊은 세대의 환심을 사는데 성공했다. 일례로 인터넷 미디어 ‘버즈피드’와 함께 제작한 영상에서는 미국인들이 만사를 오바마 대통령 탓으로 돌릴 때 활용하는 유행어 ‘고맙다 오바마’(Thanks Obama)를 스스로 사용하는가 하면, 지난해 4월 연설에서는 자신의 임기가 끝났음을 알리며 ‘오바마 아웃’이라는 말과 함께 마이크를 바닥에 떨어뜨리는 동작을 보였다. 이는 주로 미국에서 래퍼나 코미디언들이 자신의 공연이 성공적으로 끝났음을 알릴 때 취하는 행동이다. 또한 미국의 인기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에서 진행하던 미니 코너 ‘못된 트윗을 읽는 유명인들’에 출연, 자기 자신에 대한 악성 트윗들을 스스로 읽기도 하는 등, 언론에서 다루는 대통령의 이미지에 영민하게 반응하고 소통하는 자세를 보여줬다. 영상출처=유튜브(AFP news agency) 4. 주변에 따뜻했던 대통령 지난 10일 시카고에서 가진 고별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아내 미셸 여사에게 “내 아내이자 내 아이들의 어머니였으며 내 가장 좋은 친구였다”는 말로 감사와 사랑을 표현해 감동을 남겼다. 12일에는 임기 내내 자신을 보좌한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미국 최고 권위 시민상인 자유의 메달을 수여하고 ‘조의 진심 어린 조언이 나를 더 나은 지도자로 만들었다’고 고백하며 존경과 경애를 표현했다.이처럼 오바마 대통령은 권위의식을 내려놓은 태도와 주변인들을 향한 진심어린 애정을 표출하면서 자연스럽게 ‘인간적 대통령’으로 인식돼왔다. 머리를 만져보고 싶다는 아이를 위해 머리를 90도로 숙이는 모습, 백악관 청소 직원과 스스럼없이 주먹을 맞부딪히는 모습 등 또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주변인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섰던 오바마 대통령의 성격을 상징하는 예시로 꼽히고 있다. 영상출처=유튜브(The White House)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베테랑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베테랑

    베테랑(The Veteran)-도러시 파커 내가 젊고 대담하고 강했을 때,옳은 것은 옳고,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었다!나는 깃털장식을 세우고 깃발 날리며세상을 바로잡으러 달려 나갔다.“나와라, 개xx들아, 싸우자!”고 소리치고,나는 울었다. 한 번 죽지 두 번 죽나. 그러나 이제 나는 늙었다: 선과 악이미친 격자무늬처럼 얽혀 있어앉아서 나는 말한다. “세상이란 원래 그런 거야.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는 사람이 현명해.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지-이기든 지든 별 차이가 없단다, 얘야.”무력증이 진행되어 나를 갉아먹는다;사람들은 그걸 철학이라고 말하지. When I was young and bold and strong,Oh, right was right, and wrong was wrong!My plume on high, my flag unfurled,I rode away to right the world.“Come out, you dogs, and fight!” said I,And wept there was but once to die. But I am old; and good and badAre woven in a crazy plaid.I sit and say, “The world is so;And he is wise who lets it go.A battle lost, a battle won-The difference is small, my son.”Inertia rides and riddles me;The which is called Philosophy. * 처음 읽을 때는 허허 허탈하게 웃었고, 다시 음미하면서 내 속에 울음이 고였다. 얇은 면도칼에 깊은 곳을 찔린 듯, 아픔이 스며든다. 또 읽어도 지루하지 않다. 각 행이 ‘aabbcc ddeeffgg’로 끝나는 운율도 완벽하다. 마지막 행의 반전(反轉)이 멋지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가치판단을 유보하는 그런 태도를 사람들은 철학이라고 부르지. 침대에 누워 도러시 파커(1893~1967)의 시를 손가락으로 훑으며 나는 철학자가 됐다. 도러시 파커의 시는 우리를 긴장시킨다. 진실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옳은 쪽은 항상 옳고, 잘못된 쪽은 항상 잘못되었다고 믿는 이들에게 이 시는 불편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망설였다. 도러시 파커의 ‘베테랑’을 지금 이 시국에 신문에 소개하면 혹 내가 오해를 받지 않을까? 흑백논리에 물든 네티즌들이 나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지도 모르는데. 귀찮은 일 만들지 말고 차라리 안전한 다른 시를 골라야지.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파커의 시에는 안전한 작품이 드물다. 출간된 지 10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이력서’(Resume)는 자살을 다룬 풍자시다. * 면도칼은 아프고;강에 빠지면 축축하고;산(酸)은 얼룩이 지고;약물은 경련을 일으킨다. 총은 합법적이지 않고;밧줄은 풀리며;가스는 냄새가 고약하다;그러니 차라리 사는 게 나아. * 어디 한 줄 뺄 곳도 없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우리를 꼼짝 못하게 하는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았으면 이런 시는 쓰지 못한다. 여러 차례의 자살 시도가 있었지만, 파커는 살아남았다. 그 사실을 알고 그녀의 시를 읽으면, 자신의 시린 과거를 풍자한 블랙 유머에 감탄하게 된다. 이력서를 뜻하는 ‘Resume’라는 제목도 기막히다(resume은 다시 시작하다를 뜻하는 동사이다). 시인에게 시는 자살의 이력서이며, 살아남은 자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선언인 셈이다. 여자 친구 M에게 전화해 파커의 ‘이력서’와 ‘베테랑’을 읽어주고 어느 게 좋냐고 물어보았다. 의약업계에 종사하는 친구는 ‘면도칼’과 약물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더니 ‘나와라, 개xx들아, 싸우자!’를 듣자 하하 소리 내어 웃었다. 낭독이 끝나자 친구가 말했다. “나중에 읽은 시가 더 재밌어. ‘개xx’를 (속된 표현이니) 다른 말로 바꿔.” 민감한 시국을 걱정하는 내게 M은 “근데 맞는 말이잖아. 뭘 걱정하니”라며 안심시켰다. 그래. 그녀와 나처럼 힘이 빠진 중년에게는 파커의 시가 낯설지 않으리. 이념에의 도취와 환멸을 겪으며 젊음을 보낸 이들은 내 말에 공감하리라. 1980년대를 통과하며 뼈가 부러지고 (노동운동을 했던 M은 구로공단 점거농성 중에 척추가 부러져 전신마취 수술을 서너번 했다. 아직도 그녀의 허리에는 철심이 박혀 있다) 가슴에 피멍이 든 사람들은 미쳐 날뛰는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았다. 1988년이던가. 전국 단위의 노동운동협의체가 뜨던 날, 대학로 시위 중에 도망치다 발목을 다쳐 오래 고생한 뒤 나는 한동안 집회현장에 얼씬거리지 않았다. 경찰의 곤봉보다 무서운 건 주삿바늘이었다. 파커의 시는 손끝의 기교로 만든 공예품이 아니다. 책상에 앉아 ‘베테랑’을 쓰기 전에, (모자의) 깃털장식을 세우고 깃발 날리며 세상을 바로잡으러 달려 나갔을 그녀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시인이며 시나리오 작가였던 파커는 매카시즘 선풍이 불던 1950년대 미국에서 반미(反美) 활동으로 할리우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인권운동가이며 사회주의자였다. 시만 아니라 단편소설도 쓰고 ‘스타탄생’(A Star is Born·1937년)의 대본을 집필해 아카데미 최우수각본상 후보로도 지명됐지만, 오늘날 그녀는 특유의 촌철살인적인 위트로 기억된다. 파커는 짧고 빠른 풍자의 대가였다. 이를테면 아래와 같은 문장은 어떤가. “아름다움이란 한 꺼풀 가죽에 불과하지만, 추악함은 뼛속까지 파고 든다.”(Beauty is only skin deep, but ugly goes clean to the bone) 그 한 꺼풀에 불과한 피부 때문에 그 귀한 시간을 낭비하다니. 대통령만 아니라 이 나라 전체에, 상류층만 아니라 여학교 교실에도 전염병처럼 번진 미용 중독이 심각한 수준이다. 문학특강을 하던 중학교 교실에서 입술을 빨갛게 칠한 아이들을 보며 화장하지 말라고, 너희들 나이엔 맨 얼굴이 더 예쁘다고, 선하고 진실한 모습이 아름답다고 역설했지만, 내 말이 먹혔을지….
  • ‘품위있는 그녀’ 김희선X김선아, 극과 극 캐릭터 콘셉트 공개

    ‘품위있는 그녀’ 김희선X김선아, 극과 극 캐릭터 콘셉트 공개

    ‘품위있는 그녀’가 2017년 상반기 최고의 관심작으로 꼽히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품위있는 그녀’(극본 백미경/ 연출 김윤철/ 제작 제이에스픽쳐스)는 상류사회의 민낯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드라마다. 품위 넘치는 그녀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아낼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를 주목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배우, 김희선과 김선아의 귀환! ‘품위있는 그녀’는 준재벌가 미모의 전업주부 ‘우아진’ 역의 김희선과 미스터리한 충청도 출신 요양사 ‘박복자’ 역의 김선아의 만남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시대를 대표하는 명품 배우인 김희선과 김선아는 이름 그대로 ‘우아’하고 ‘박복’한 인생을 살아온 두 캐릭터를 완벽하게 흡수해 매 회 긴장감 넘치는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 방심할 수 없는 전개 속에서 탄생할 우아진과 박복자의 팽팽한 줄다리기, 연기 호흡과 시너지에도 주목된다. 또한 매 회 그녀들의 패션과 소품 하나 하나에도 수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관심이 폭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윤철 감독, ‘사랑하는 은동아’의 백미경 작가의 만남!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큰 사랑을 받은 김윤철 감독은 이후 드라마 ‘케세라세라’,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 ‘마담앙트완’ 등 대중과 마니아층까지 모두 사로잡으며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만들어 왔다. 여기에 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로 인물들의 감정을 진하게 담아내 감성적인 필력을 인정받은 백미경 작가가 이번 작품 집필을 맡았다. 김윤철 감독은 대본리딩 당시 백미경 작가를 “천재 작가”라며 극찬해온 바 있어 신뢰로 똘똘 뭉친 두 사람의 만남이 어떤 작품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더해지고 있다. # 세상에 이런 파격적인 소재가? 정곡을 찌르는 전무후무 ‘풍자 코미디’! 이번 작품은 호화로운 삶을 즐기던 청담동 며느리가 준재벌 시아버지의 몰락, 그리고 남편의 배신으로 바닥을 내리찍게 되는 파격적인 설정을 아주 독특하게 그려낸다. 이 모든 스토리를 유쾌하고 코믹스럽게 펼쳐내는 점이 ‘품위있는 그녀’만의 차별점이다. 아주 위험하고 발칙한 이야기들은 방송 시작부터 시청자들의 카타르시스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 해 방영을 앞두고 있는 ‘품위있는 그녀’는 김희선, 김선아, 정상훈(안재석 역), 이기우(강기호 역), 김용건(안태동 역) 등이 출연한다. 사진제공 = 제이에스픽쳐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2017 안방극장 기상도

    2017 안방극장 기상도

    2017년에는 또 어떤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게 될까. 올해 드라마계는 중국발 한한령(限韓令)으로 중국 수출길이 막힌 가운데 내수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뚜껑을 열어 보기 전까지는 속단할 수 없다는 드라마 시장. 안방극장 기상도를 미리 전망해본다. ‘젊은 피’ 수혈… 팩션 사극 흥행조짐 올 상반기 키워드 중 하나는 ‘젊은 사극’이다. ‘젊은 피’를 수혈한 다양한 소재의 팩션 사극이 방송을 앞두고 있기 때문. 우선 지난해 유례없는 흉작을 보였던 MBC는 3편의 사극을 준비하고 시청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거액의 제작비가 드는 사극은 방송사 입장에서 분명 부담이기는 하지만 흥행만 하면 중장년층까지 흡수해 대박을 칠 수 있고 장기 집권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여는 드라마는 ‘불야성’ 후속으로 오는 30일 첫 방송되는 MBC 월화 드라마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다. 연산 시대에 실존했던 인물 홍길동의 삶을 재조명한 드라마로 금수저임에도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한 연산과 흙수저지만 민심을 얻는 데 성공한 홍길동의 대비를 통해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 묻는다. 홍길동 역은 tvN ‘삼시세끼’에서 활약한 윤균상이 데뷔 이후 첫 주연에 도전하고, 연산군 역에는 김지석, 장녹수는 이하늬가 맡는 등 배우들의 연령대가 낮아졌다. 5월에 방영되는 사극 ‘군주-가면의 주인’도 유승호와 김소현을 남녀 주연으로 내세웠다. 1700년대 조선 팔도의 물을 사유해 강력한 부와 권력을 얻은 조직 편수회와 맞서 싸우는 왕세자의 사투를 그린 작품으로 정치와 멜로가 적절히 조합된 팩션 사극이다. 흥행작 ‘구르미 그린 달빛’의 뒤를 이으려는 로맨스 사극도 선보인다. 5월 방영되는 SBS ‘엽기적인 그녀’는 조선 청춘들의 연애담과 야욕이 들끓는 조선의 정권 이야기를 그린 퓨전 사극. 배우 주원과 오연서가 각각 자존감이 높은 까칠한 도성 남자 견우와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지만 온갖 기행을 일삼는 엉뚱발랄한 혜명 역을 맡는다. 같은 달 방영 예정인 MBC ‘왕은 사랑한다’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고려 시대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욕망을 그린다. 고려 최초의 혼혈왕 왕원 역은 임시완, 고려의 스칼렛 오하라 은산은 임윤아, 왕원의 유일한 벗이지만 대척점에 서게 되는 왕린으로 홍종현이 출연하며 100% 사전 제작 드라마다. 오는 25일 첫선을 보이는 퓨전 사극 SBS ‘사임당 빛의 일기’의 성공 여부도 관심거리다. 이영애가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와 신사임당이라는 1인 2역을 맡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일기 속에 숨겨진 천재화가 사임당의 삶을 재조명하며 ‘조선판 개츠비’ 이겸(송승헌)의 사랑 이야기도 다룬다. 쏟아지는 사회 고발 ‘사이다 드라마’ 지난해 국정 농단으로 상처받은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줄 사회 고발성 장르물도 대거 편성된다. 오는 23일 방영되는 SBS 월화 드라마 ‘피고인’은 아내와 딸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되는 강력 검사 박정우(지성)가 정의와 진실을 찾고자 애쓰는 투쟁기를 그린다. 선과 악의 극한 대결, 강렬한 부성애, 극적 반전이 시청 포인트다. ‘피고인’ 후속으로 3월 방송되는 SBS ‘귓속말’은 ‘황금의 제국’, ‘펀치’ 등 선 굵은 사회 고발 드라마를 썼던 박경수 작가의 복귀작으로 관심을 모은다. 국내 최대의 로펌 태백을 무대로 남녀 주인공이 돈과 권력의 거대한 패륜을 파헤치는 드라마로 이보영이 주연을 맡았다. 코믹한 터치의 사회 풍자극도 잇따른다. 오는 25일 방영되는 KBS 수목 드라마 ‘김과장’은 돈에 대한 천부적인 촉을 가진 경리과장 김성룡(남궁민)이 한탕을 위해 TQ그룹에 입사하지만 아이러니하게 부정과 불합리와 싸우며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린다는 이야기다. 5월 방영되는 MBC ‘자체 발광 오피스’는 가까스로 취업한 계약직 신입사원의 ‘일터 사수’ 성장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갑을 문제를 다루며 고아성이 주인공에 캐스팅됐다. 주춤한 로코… ‘케미 커플’ 컴백 기대 올해는 로맨틱 코미디가 비교적 적지만 눈에 띄는 두 편이 있다. 다음달 3일 ‘도깨비’ 후속으로 방영되는 tvN 금토 드라마 ‘내일 그대와’는 시간 여행 로맨스라는 독특한 소재를 내세웠다. 외모, 재력, 인간미까지 갖춘 시간여행자 유소준(이제훈)이 발랄하고 긍정적인 송마린(신민아)과 첫 만남 후 3개월만에 결혼할 운명으로 엮이면서 벌어지는 로맨스를 다룬다. 청춘스타 이종석과 수지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은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도 기대작이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를 썼던 박혜련 작가의 복귀작으로 불행한 사건과 사고를 꿈으로 미리 볼 수 있는 여자와 그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 분투하는 검사의 이야기다. 한 드라마 외주제작사 대표는 “지난해 정치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겪은 만큼 올해 드라마에서는 혼란한 사회상 속에서 해법을 제시하고 공감대를 높이려는 작품들이 많을 것”이라면서 “필력 있는 스타작가들의 컴백이 많은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공연리뷰] 인 더 하이츠

    [공연리뷰] 인 더 하이츠

    물과 기름처럼 이질적일 것 같던 힙합과 뮤지컬의 만남은 의의로 잘 들어맞는 구석이 있었다. 흥과 에너지라는 공통분모 때문일까. 랩과 힙합, 스트리트댄스에 기반해 만들어진 뮤지컬 ‘인 더 하이츠’는 이종 장르 간의 시너지 효과를 잘 보여 준다. 2015년 첫 공연 이후 올겨울 다시 무대에 올라온 이 작품은 가사의 50%에 해당하는 랩 부분이 초연 때와 비교해 훨씬 정돈됐고, 한국적인 유머를 강화해 관객과의 거리감을 좁혔다. 극의 배경은 미국 뉴욕 맨해튼 북서부의 워싱턴하이츠. 지리적으로 흑인들의 밀집지인 할렘가보다도 북쪽에 위치해 있는 이곳은 도미니카, 쿠바, 멕시코, 푸에르토리코 등에서 온 라틴계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빈촌이다. 저마다 아메리칸드림을 꿈꾸고 왔지만 낙후된 집들, 수시로 일어나는 전기 부족과 정전 등 힘든 삶 속에서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는 이웃들의 이야기는 우리네 사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극은 워싱턴하이츠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언젠가 고향에 돌아가기를 꿈꾸는 청년 우스나비와 그의 친구들을 중심으로 펼쳐지지만 진한 가족애가 바탕에 깔려 있다. 우수한 성적으로 스탠퍼드대에 입학했던 니나가 금전적인 어려움으로 집에 돌아오면서 가족과 겪는 갈등은 이야기의 또 다른 한 축이다. 처한 상황은 우울해도 신나는 힙합 리듬과 생동감 넘치는 스트리트댄스로 승화시킨 흥겨운 안무는 이 작품의 관전 포인트다. 무대가 클럽으로 변하면서 화려한 안무가 등장하는 1막 마지막 장면이나 누군가가 9만 6000달러의 복권에 당첨된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96,000’에 맞춘 군무는 쇼뮤지컬로서의 장점을 충분히 드러냈다. 특히 올해는 ‘내가 이러려고 냉장고를 고쳤나 자괴감이 든다’, ‘질문은 받지 않겠다’ 같은 대사나 커튼콜 때 ‘이 나라의 국정농단 더이상 못 견디겠어/촛불 들고 거리로 나가 세상과 맞짱 뜨지’ 등 랩 가사에 시국을 풍자한 내용이 등장해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 냈다. 2부는 1부에 비해 다소 극의 힘이 떨어지고 무대장치가 단조롭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다채로운 조명 효과로 지루함을 덜어 냈다. 랩 가사의 전달력도 좋은 편이고 전반적으로 밝고 에너지 넘치는 무대로 젊은층은 물론 중장년층에게도 큰 무리는 없다. 가수 겸 배우 양동근을 비롯해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의 장동우 등 주로 랩을 담당했던 가수들이 초연에 이어 출연한다. 이들은 지난해 8~11월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를 돌며 공연했다. 2008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으며 토니상 최우수 뮤지컬상, 안무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 2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나’로부터 ‘우리’까지 희망 읽기

    ‘나’로부터 ‘우리’까지 희망 읽기

    문화계 인사들이 각자 가슴에 품고 있던 ‘말’과 그들이 추천한 한 권의 ‘책’을 통해 새해 첫 책면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들이 꼽은 올해 화두는 ‘나’로부터 출발해 ‘우리’로 나아갑니다. 영화 ‘내부자들’을 연출한 영화감독 우민호,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생태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책 전문가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최근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장편소설 ‘한 명’을 펴낸 소설가 김숨, 지난해 유일한 천만 영화 ‘부산행’을 연출한 영화감독 연상호, 시인이 시를 골라 주는 책방 ‘위트앤시니컬’ 주인장인 유희경 시인, 원조 스타PD로 유명한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의 프리마 발레리나 김주원의 화두에는 성찰과 우리 사회를 치유하고픈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미래를 만들어 가는 힘은 확신이 담긴 말과 그리고 고집스러운 실천일 것입니다. 절망에 맞서는 한 방법은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것입니다. 그 희망은 결국 나의 희망이 될 것입니다. 희망은 그렇게 시작되지 않을까요.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희망]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 ‘제5도살장’ 커트 보네거트 지음/정영목 옮김/문학동네 커트 보네거트는 미국의 풍자가이자 휴머니스트이며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이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독일 드레스덴 폭격에서 살아남게 된 작가가 쓴 자전적인 반전 소설로 부조리와 모순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거대한 변혁을 겪고 난 주인공이 아침에 눈을 뜨고 일하러 나가고 저녁에 다시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밥을 먹고 잠에 드는 하루하루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희망은 큰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한 개인의 삶이 행복하려면 일상이 파괴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상이 무너지는 순간 한 인간의 행복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요즘 우리 국민들의 일상이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상이라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또 그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말해 주는 책이다. 우리나라도 나름의 일상이 있을 텐데 그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대선] ‘부산행’ 연상호 감독 ‘송곳’ 최규석 지음/창비 최규석 작가는 우리 시대 청춘의 모습을 그린 ‘습지 생태보고서’, 이주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은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우리 현대사를 다룬 ‘대한민국 원주민’과 ‘100℃’ 등 여러 작품에서 사회 부조리를 파헤쳐 온 작가다. ‘송곳’은 부당 해고에 맞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섬세하면서도 날카롭게 다루고 있다. 다음달부터 마지막 5부의 연재가 시작되는데 단행본으로는 3권까지 나온 상태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는데 이 책을 이 시점에서 추천하는 까닭은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노조에 대한 이야기이고, 지금 시국 상황에 다시 읽어 보면 또 다른 의미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어서다. 대학 동창인 최 작가와는 맥주 한 캔을 놓고 밤새도록 창작 이야기를 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첫 장편 ‘돼지의 왕’을 비롯해 ‘사이비’ 그리고 지난해 ‘서울역’에서 캐릭터 원안, 디자인 등을 맡아 줬다. 영화 ‘부산행’의 마지막에 흐르는 ‘알로하오에’도 최 작가가 추천했다. [다양성] 최재천 이대 석좌교수 ‘문명의 붕괴’ ‘국가는 왜…’ 재러드 다이아몬드 지음/강주헌 옮김/김영사 대런 애스모글루·제임스 로빈슨 지음/최완규 옮김/시공사 ‘총, 균, 쇠’로 풀리처상을 수상한 UCLA 지리학과 교수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의 붕괴’는 인류 문명의 탄생과 발전을 총, 균 그리고 쇠로 재분석한 전작과 달리 문명 사회가 어떤 이유로 붕괴했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그는 크게 다음의 다섯 가지 이유를 들었다.?인간이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 기후 변화, 우방의 부재, 적대적 이웃 국가의 출현, 무너진 정치 시스템과 문화 인프라.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정국을 총체적으로 경고하고 있는 것 같아 섬뜩하기까지 하다. 여기에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분석은 우리를 더 두렵게 한다. 경제학자와 정치학자인 두 저자가 찾아낸 국가가 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포괄성이다. 국가 행정과 경제 사회가 포괄적(inclusive)인 국가는 융성했고 반대로 폐쇄적(exclusive)인 국가는 망했거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저자들은 대한민국과 북한을 가장 극명한 예로 들어 설명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많은 결정도 점점 더 폐쇄적으로 이뤄지는 걸 본다. 이런 역주행을 과감히 끊어내야 한다. [공화]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비통한 자들을 위한…’ 파커 파머 지음/김찬호 옮김/글항아리 자율. 자기 행동의 서사를 스스로 창조하고 실천하다. ‘촛불’과 함께 민주주의가 우리 스스로에게 명령되었다. 자율적 주체인 시민을 통치의 대상인 신민으로 여기는 어떠한 정치사회 시스템도 연대를 통해 곧바로 무력화할 것임을 선포했다. 아고라에서 자율적으로 평화를 이룩한 성숙한 시민의식에 바탕을 두고, 더이상 대의제 선거에만 의존하지 않는 공화(共和)의 원리를 국가와 사회 전반에서 시험할 때다. 이 책은 정치의 새로운 얼굴을 그리려는 사람들에게 생각의 지렛대를 제공한다. 저자는 비통한 자들을 위한 공동체가 생겨날 수 있도록 시민들 개개인의 마음을 일일이 살피는 공론장(느리고 비효율적이지만 흔하게 기적을 일으키는)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자기 나라 안에서 난민이 되면서 마음이 부서진 이들에 주목하고, 그 찢긴 마음을 서로 공유하여 공감을 일으킴으로써 치유를 바느질하고 연대를 생성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의 참된 토대이자 공화로 가는 오솔길이다. 사회의 뿌리로부터 꽃을 향해 분출해 올라가는 소통의 흐름을 원활히 하면서도, 이를 자율적으로 조절하고 필요한 일에 집약할 줄 아는 미시 정치의 실현이 촛불의 교훈이다. 독서공동체와 같이 일상에서 성찰적 토론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시민 공동체를 고민할 과제가 우리 앞에 있다. [리셋] 유희경 시인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 엄기호 지음/창비 어지러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도대체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지경에 이르게 된 것 같다. 마땅한 귀결처럼 패배감과 허무가 유령처럼 우리 곁을 떠돈다. 그리고 지친 우리는 자신도 몰래, “이러느니 다 망했으면 좋겠어”라고 내뱉고 만다. 이른바 ‘리셋 증후군’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리셋은 필요하다고, 나는 믿는다. 그러나 앞도 뒤도 대책도 없는 ‘처음’은 바라서도 이야기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리셋이 아니라 실패다. 엄기호의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는 낙담과 포기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역사 위에서 진단한다. 그리고 그 다음을 위한 논의를 “처방”한다. 다시 역사의 위로 올라서, 우리가 더 나아지고 있음을 확신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해 보았으면 좋겠다. 포기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어쩌면 뻔한 ‘진리’를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마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리셋은 지속할 힘을 찾아내는 노력에 달려 있다. [그래도]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 ‘겐샤이’ 케빈 홀 지음/ 민주하 옮김/ 연금술사 마음이 ‘우물’이면 말은 ‘물’이다. 더러운 우물에서 맑은 물을 퍼 올릴 순 없다. 내가 사는 동네 인근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있다. 시인이 젊은 날 머물던 하숙집터도 있다. 하기야 시인에겐 늙은 표정이 없다. 서른이 되기도 전에 총총히 떠나버려 영원한 청년의 얼굴로 남았다. 딱 백 년 전에 태어난 윤동주에겐 별이 말이었다.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를 새겨 넣었다. 이제라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가슴에 품고 싶다면 얇은 책 ‘겐샤이’에서 방법을 익히자. 고대 힌디어 ‘겐샤이’는 어느 누구든 스스로를 작고 하찮은 존재로 느끼도록 대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말 한마디에도 다 정신이 깃들어 있다. 정신없이 살다 보면 정신없는 날을 맞게 된다. [윤리] 소설가 김숨 ‘나와 너’ 마르틴 부버 지음/표재명 옮김/문예출판사 윤리 의식의 부재는 어디서 오는가. 그것은 지난 가을과 겨울 내내 내게서 떠나지 않던 질문이었다. 본질적으로 그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망각한 데서 나오는 태도, ‘너’라는 타자를 존귀하게 여기지 않는 태도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태어나는 순간부터 ‘나’는 수많은 ‘너’를 만나고, 어떠한 관계를 맺는다. 그 과정에서 너를소유나 도구로 대하기도 한다. ‘나와 너’는 유대인 철학자 마르틴 부버의 책이다. 너와 나의 관계에 대한 깊고 신비로운 성찰을 담고 있다. “근원어 ‘나―너’는 오직 온 존재를 기울여서만 말해질 수 있다…. ‘나’는 너로 인하여 ‘나’가 된다. ‘나’가 되면서 ‘나’는 ‘너’라고 말한다. 모든 참된 삶은 만남이다.” 나와 너의 관계 회복은 자연스럽게 윤리 의식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너와 나의 만남은 은혜로 이루어졌다”는 문장을 새해 첫 문장으로 심장에 새긴다. [성찰] 발레리나 김주원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톨스토이 지음/이상원 옮김/조화로운삶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에게 중요한 2017년을 위해 누군가에게 조언을 얻을 기회가 생긴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톨스토이의 책을 권할 것이다. 모두가 갈구하는 행복은 가까운 데서 찾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순간은 내가 존재하고 있는 현재이며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는 톨스토이가 생전에 펴낸 마지막 저서다. 그의 지혜와 성찰이 담긴 잠언집으로 그가 느낀 행복과 사랑, 삶과 죽음 등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다른 사람의 말이나 책을 보면서 지식을 얻게 되지만 실제 나의 것이 되지는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진짜 스스로 발견한 진리,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진리에 대해 깨달을 수 있다. 인생의 마지막 2년을 남겨 두고 있던 러시아 대문호가 쓴 주옥 같은 유산들은 나침반과 같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 [씨줄날줄] 당명(黨名)의 역사/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당명(黨名)의 역사/황성기 논설위원

    5일 창당 발기인대회를 가진 개혁보수신당(신당)이 당명을 놓고 목하 고심 중이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이들은 “새누리당의 가짜 보수가 아닌 진짜 보수를 바탕에 깔되 개혁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개혁과 보수를 가칭에 넣었는데 줄이면 ‘개보신당’이 되니 웃음을 샀다. 지난 1일부터 정식 명칭을 공모하고 있는데 그게 또 조롱거리가 됐다. 신당이 개설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시민들이 ‘그놈이그놈이당’, ‘떨어져나왔당’, ‘사라질당’, ‘나새누리아니당’, ‘촛불에살짝쫄았당’ 같은 풍자 섞인 당명을 올렸는데 신당 측이 댓글을 삭제한 것이다. “댓글을 삭제하는 게 따뜻한 보수냐”는 글이 올라오고, 항의가 이어지자 정병국 창당추진위원장이 지난 4일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어수선을 피운 끝에 봉합됐다. 여당이 쪼개져 탄생한 정당이라 정체성의 의문 속에 당 이름을 놓고 고초를 겪는 것은 당연한 법이겠다. 선거 때만 되면 당이 생겨나거나 합치고, 선거가 끝나면 당이 사라지거나 뭉치는 일은 우리 정치사에서 무수히 반복돼 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탈당을 하지 않아 집권 여당의 지위를 누리고 있는 새누리당은 신한국당과 민주당의 합당에 의해 1997년 11월 출범한 한나라당을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뿌리를 둔 노태우, 김영삼 정부의 민주자유당(민자당), 전두환 정권의 민주정의당(민정당)은 새누리당의 홈페이지 어디를 뒤져도 없다. 한나라당은 2012년 2월 미래희망연대와 합당을 하면서 새누리당이 됐는데 미래희망연대란 것이 지금, 새누리당을 내홍에 빠뜨리고 있는 주역인 친박 결사체였다. 이념이나 철학을 털끝만큼도 찾아볼 수 없거니와 한국 정당사상 유례없이 특정인의 이름을 딴 친박연대가 전신이었다. 새누리당처럼 ‘새’나 ‘신’(新)을 붙여 이미지 쇄신을 꾀한 작명도 많았다. 신한국당이 그렇고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새천년민주당, 새정치국민회의까지 야당에 두드러진다. 여당은 장기집권이 많아 당명이 자유당, 공화당까지 넣어도 그리 많지 않은 데 비해 ‘야당 잔혹사’라 할 만큼 야당의 명멸은 극심했다. 20년이 안 됐는데도 이름이 잊힌 정당이 태반이다. 대통령선거 출마용으로 이인제 전 의원의 국민신당(1997년), 정몽준 전 의원의 국민통합21(2002년),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의 창조한국당(2007년)을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명망가 혹은 지역 중심으로 모였다 흩어졌다 해 온 한국과 달리 민주당·공화당의 미국, 노동당·보수당의 영국처럼 정책, 이념으로 사람이 모이고 인재를 배출하는 100~200년 된 정당이 부럽다. 신당이 내건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의 의미가 알쏭달쏭하지만, 100년 갈 정당이 되었으면 한다. 보수의 적통을 자처한다면 이름도, 알기 쉽게 ‘보수당’ 어떤가.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AI·정유라 탓에… 마케팅 실종됐‘닭’

    AI·정유라 탓에… 마케팅 실종됐‘닭’

    “닭의 해라고 하니 닭대가리, 공장식 양계장 같은 게 떠올라요. 용이나 호랑이처럼 매력적이지도 않고, 돼지나 원숭이처럼 귀엽지도 않잖아요. 닭을 소재로 한 상품은 별로 사고 싶지 않더라구요.”(30대 직장인 권모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까지 새해 이벤트에 닭을 내세우기 부담스럽죠. 예년에 원숭이나 돼지를 내세워 마케팅을 했다면 올해는 그냥 ‘신년 세일’을 합니다. 다른 백화점들도 다 비슷한 분위기예요.”(A백화점 관계자) ‘붉은 닭의 해’ 정유년이 시작됐지만 닭은 환영받지 못한다. 원래 호감이 크지 않은 동물인 데다가 AI까지 창궐하면서 마케팅에 이용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 놀이공원은 ‘정유년 마케팅’을 펼쳤다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와 관련해 누리꾼들의 의도치 않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3일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는 지하 1층 식품코너부터 10층 식당가까지 닭과 관련된 장식물을 찾기 힘들었다. 붉은 원숭이의 해였던 지난해에는 층마다 붉은 원숭이 인형으로 치장했던 것과 상반됐다. 인근의 대형 복합 쇼핑몰은 닭 관련 장식품이 환영받지 못한다면서 철 지난 크리스마스 장식을 그대로 두었다. 대형마트들은 제조업체들이 닭과 관련한 판촉행사를 전혀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서울 서초구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원숭이를 내세워 바나나와 관련된 상품들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마케팅을 펼쳤는데 올해는 미동도 없다”며 “닭고기 판매량은 급락하고 달걀 품귀 현상이 겹치면서 새해 분위기를 느끼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패션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너도나도 띠를 상징하는 동물이나 색을 반영한 옷들을 선보였을 텐데 올해는 유독 잠잠하다”며 “닭에 정치적 함의가 들어가면서 굳이 엮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롯데월드는 정유년을 맞아 이름에 ‘정’ 또는 ‘유’자가 들어가는 입장객의 요금을 할인하는 행사를 벌였다가 풍자의 대상이 됐다. 누리꾼들이 “롯데월드, 정유라 특혜 의혹”, “정유라는 롯데월드 할인을 받으려다 체포된 것” 등을 올리며 비아냥대자 업체 측은 “지난해에도 병신년이라 이름에 ‘병’ 또는 ‘신’자가 들어가는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주었다. 그것의 연장선일 뿐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박은하 대구대 심리학과 교수는 “‘암탉이 울면 나쁜 일이 생긴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닭이 본래 우리나라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느낌을 주는 동물이 아닌데 AI 대란, 정치적 상징성까지 더해져 이미지가 최악인 상황”이라며 “아무래도 닭으로 소비 심리를 자극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 사진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개그콘서트에 등장한 조여옥·이슬비 대위?

    개그콘서트에 등장한 조여옥·이슬비 대위?

    ‘개그콘서트’의 화제 코너 ‘대통형’이 국회 청문회 속 화제의 인물들을 패러디하며 풍자 개그를 선보였다. 지난 1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의 ‘대통형’ 코너에서 대통령 역을 맡은 서태훈은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병신년이 가고 2017년 정유라가, 아니 정유년이 밝았다. 국민 여러분을 위해 나랏일을 순실히, 아니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엉터리 연설문은 국무총리 유민상이 써준 것으로,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서태훈이 “말을 많이 해서 입이 텁텁하다”고 말하자 국군장교 정복을 입은 김니나가 등장했다. 김니나는 의료용 가글을 건네더니 “어디서 왔느냐”는 서태훈의 질문에 “의무동에서 왔다”고 했다가 다시 “의무실에서 왔다”며 말을 바꿨다. “왜 자꾸 말이 바뀌느냐”고 묻자 김니나는 “차근히 되짚어보니 의무실이 맞다”며 청문회에서 위증 의혹을 받고 있는 조여옥 대위를 풍자했다. 또 서태훈은 자꾸 방청석을 바라보는 김니나에게 “누구를 보는 거냐”고 물었고, 그 순간 멀리서 김니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최희령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최희령은 청문회 당시 조여옥 대위를 감시하는 인물로 지목된 이슬비 대위의 모습으로 분장해 웃음을 안겼다. 사진·영상=개그콘서트/네이버tv캐스트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광화문에 나타난 朴대통령? 중학생 전종호군의 성대모사 화제

    광화문에 나타난 朴대통령? 중학생 전종호군의 성대모사 화제

    지난해 12월 31일 ‘송박영신’(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함께 새해를 맞는다는 취지의 구호)을 외치며 열렸던 촛불집회가 새해 첫날인 1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집회를 주최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10차 촛불집회까지 집회에 참여한 누적인원이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보수단체들은 ‘송화영태’(촛불을 보내고 태극기를 맞아들인다는 취지의 구호)를 외치며 맞불집회를 열기도 했다. 새해 마지막날까지도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모인 시민들 앞에 한 10대 학생이 발언대에 올랐는데, 이 학생의 ‘자유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의 이름은 전종호(15·중2)군. 이미 박 대통령의 성대모사로 유명세를 탄 전군은 이날도 박 대통령을 성대모사하며 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친애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이라는 말로 운을 떼며 박 대통령의 목소리를 따라한 전군은 한·미 양국이 합의한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중·고교 국정 역사교과서, 세월호 참사,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국정농단 사태 등을 언급하면서 현 시국에 대한 풍자를 이어갔다. 자유발언을 이어가던 전군은 “우주의 기운과 연설문을 같이 나누었던 대통령직을 사퇴합니다”라면서 “제가 뭐라 그랬나요, 제가 뭐라 그랬나요. 아, 최순실과 절교요. 절교”라고 말해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아래는 전군의 성대모사 모습을 담은 영상. (출처 : 오마이TV 유투브 영상)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지민, ‘초인가족 2017’ 캐스팅… 천방지축 ‘중2병’ 사춘기 소녀

    김지민, ‘초인가족 2017’ 캐스팅… 천방지축 ‘중2병’ 사춘기 소녀

    배우 김지민이 SBS ‘초인가족 2017’에 캐스팅 됐다. ‘초인가족 2017’은 내년 2월 방영을 시작하는 미니 드라마로, 평범한 회사원, 주부, 학생의 일상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초인’이라는 공감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현실에 있을 법한 리얼한 가족의 웃음과 감성, 풍자를 버무려, 중간으로 살아남기도 힘든 짠한 우리네 이야기를 유쾌하게 전한다. 김지민이 맡은 ‘나익희’라는 인물은 중2병 말기 천방지축 사춘기 소녀로, 극중 웃음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지민은 아빠로 출연하는 박혁권(나천일 역), 엄마로 분한 박선영(맹라연 역)과 함께 하루도 조용할 날 없는 가족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 김지민은 “초등학생 때 시트콤 대본을 직접 썼을 정도로 가족 시트콤을 좋아한다. 이번 작품을 통해 좋아하는 장르에 도전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며 캐스팅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얼마 전에 예고편을 찍었는데 촬영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본 촬영도 무척 기대된다. ‘초인가족 2017’과 ‘나익희’ 캐릭터 모두 많이 사랑해달라”며 첫 촬영을 앞둔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김지민은 드라마 ‘어셈블리’ 달콤살벌 패밀리‘ ’불의 여신 정이‘ 등을 통해 차세대 아역 스타로 성장해 왔다. 지난 7월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에서는 황정음(심보라 역)의 동생 ’심보늬‘ 역을 맡아, 진한 자매애를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순실이깜빵’ 주문 폭주로 단종…“캐릭터 특성상 손 많이 가”

    ‘순실이깜빵’ 주문 폭주로 단종…“캐릭터 특성상 손 많이 가”

    ‘국정 농단’ 사태의 주역인 최순실씨를 풍자한 빵으로 유명세를 탄 ‘순실이깜빵’이 주문 폭주로 지난 23일 단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북구의 한 빵집은 28일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다른 빵도 신경써야 하는데 그럴 수 없어 내린 결정”이라며 “순실이깜빵은 캐릭터 특성상 손이 많이 가는 빵”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빵집 상품은 모두 사장이 수작업으로 만든다”면서 “너무 많은 손님이 몰려 하루종일 순실이깜빵만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빵집은 지난 10일부터 순실이깜빵을 판매했다. 하루 10~15개 판매되던 이 빵이 SNS를 통해 알려지면서 100개 이상이 팔려나갔다. 이후 빵집은 “풍자와 해학으로 나온 빵이었을 뿐! 너무 언짢게 여기신 분들이 없길 바랍니다. 짧은 기간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라는 안내문을 빵집 앞에 내걸고 판매를 중지했다. 이 빵은 마스크를 쓰고 검찰에 출두하는 최순실씨의 모습과 닮아 큰 인기를 끌었다. 우유크림 반죽의 치즈빵으로, 초코 비스킷을 이용해 최씨의 단발머리를 표현했다. ‘순실이깜빵’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만들어져 더욱 유명세를 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변·세월호 유족, 특검에 김기춘씨 고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세월호 유가족들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공작정치 혐의로 특검에 고발했다. 민변과 세월호 유족들로 구성된 4월16일의약속 국민연대(416연대), 참여연대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형법상 직권남용과 업무방해, 강요 및 국가정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김씨를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의 고발 근거는 언론과 국회를 통해 드러난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 내용이다. 이들은 “김씨는 세월호특별법을 폄하하며 법무부에 입맛에 맞는 헌법학자들의 기고를 받으라 지시하는 한편 극우단체에 세월호특별법 반대운동을 벌이라고 지시하는 등 직무상 권한을 남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영한 전 수석의 비망록에 따르면 김기춘이 대법관 임명부터 조직 운영, 재판까지 압력을 넣으며 사법권 독립을 침해한 정황이 드러났으며 청문회에서는 청와대가 대법원장 일상생활까지 사찰했다는 문건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김씨가 KBS 인사에 관여하고 박근혜 대통령 풍자 그림과 세월호 참사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에 불이익을 주는 등 언론과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고 고위공직자, 정치인, 민간인 사찰을 무차별적으로 지시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김씨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삼권분립 원리와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한 인물”이라고 지적하며 특검의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모던 팝 스토리(밥 스탠리 지음, 배순탁 외 옮김, 북라이프 펴냄) 음악평론가인 저자가 1950년대부터 2000년까지 팝의 본고장인 미국과 영국 모던 팝의 풍경을 한 권에 담아냈다. 저자가 말하는 ‘모던 팝’은 로큰롤 이후의 모든 팝을 가리키며 처음으로 젊은 세대의 소리를 대변한 음악을 말한다. 장르로는 록, 솔, R&B, 펑크, 힙합, 테크노, 레게 등을 아우르고 있다. 뮤지션과 밴드의 뒷이야기뿐 아니라 모던 팝의 성장 과정에서 탄생한 수많은 장르와 프로듀서, 레코드 레이블, 음악 잡지와 차트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음악 팬이라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줄 가이드이자 처음 음악과 사랑에 빠진 ‘그’ 음악을 찾게 만들 것 같다. 896쪽. 3만 2000원. 위대한 독재자가 되는 법?(미칼 헴 지음, 박병화 옮김, 에쎄 펴냄) 역사적 팩트와 블랙 유머를 곁들여 글로벌 독재자들의 기괴하고 생생한 민낯을 재구성한 책. 노르웨이 정치평론가인 저자는 독재 권력이 어떻게 유지되는 지, 어떻게 돈을 쓰고 입고 먹고 하는 지 등 독재자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반어와 풍자 기법으로 펼쳐낸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을 ‘위대한 독재자’로, 때로 ‘자상한 어버이’로 포장해 선전하는 독재자가 동물적이고 사적인 욕망에 급급한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흉측한 진면목을 직시하게 하는 데 있다. 북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일가부터 리비아 카다피,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등 죽거나 실각한 독재자들의 삶을 위트있게 추적해 냈다. 256쪽. 1만 3000원. 나는 형제를 모른 척할 수 있을까(히라야마 료·후루카와 마사코 지음, 오선이 옮김, 어른의시간 펴냄) 일본 사회학자가 초고령사회의 단면인 형제 격차와 형제 부양에 대한 불안을 쓴 책이다. 비정규직의 증가와 비혼화로 인해 부모 간병 이후 자립하지 못하는 형제의 장래까지 걱정해야 하는 시대라는 새로운 문제를 짚고 있다. 일본 사회는 여러 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기마전형’에서 1명이 1명을 부양하는 ‘목말형’으로 이동하는 대간병 시대를 맞고 있다. 일본은 니트족마저 고령화돼 ‘중장년 니트족’이 크게 늘고 있으며, 생애 미혼율도 높아지고 있다. 가족 내 형제 리스크의 생생한 사례를 다루며 이에 대한 사회·제도적 해결책을 모색한다. 224쪽. 1만 4000원.
  • ‘순실이깜빵’ 웃픈 인기

    ‘순실이깜빵’ 웃픈 인기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하는 빵이 등장해 절찬 판매되고 있다. 대구 북구 태전동 ‘파파빵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박지원(46)씨는 이달 초부터 ‘순실이깜빵’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평소에도 10여종의 캐릭터 빵을 판매하고 있는 박씨는 최순실이 검찰에 출두하는 장면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최순실깜빵’은 우유크림반죽에 크림치즈를 채워 넣은 크림치즈 빵의 일종이다. 초콜릿 비스킷으로 머리카락을 만들고 타르트 비스킷으로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처럼 표현했다. 박씨는 “최순실이 모자를 쓰고 안경을 낀 모양으로 만들었다가 조금 답답하게 보여 변경했다”고 밝혔다. 깜빵은 감옥(교도소)의 경상도 말과 빵을 합성해서 지었다. 빵가격은 하나에 2000원이다. 처음에는 하루 10여개 만들었는데 예상 외로 반응이 좋아 지금은 100~150개로 늘었다. ‘호빵맨’과 ‘도라이몽’ 등 다른 캐릭터 빵은 5개 안팎으로 팔리는 것에 비하면 폭발적이다.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요즘 직원들과 밤샘 작업을 하고 있다. SNS 등으로 소문이 퍼지면서 택배 주문도 이어지고 있지만 만드는 물량의 한계로 받지 않고 있다. 박씨는 “‘순실이깜빵’을 본 손님들은 대부분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사진을 많이 찍어간다”면서 “아직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했다. 제빵 경력 20년인 박씨는 “어수선한 시국에 한번 웃어보자고 만든 빵이지만 마음은 편하지는 않다”며 “시국이 안정되고 최순실에 대한 관심이 멀어져 더이상 ‘순실이깜빵’을 찾지 않는 날이 빨리 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대구에 ‘최순실깜빵’은 대인기, 하루 100개 제작 택배주문은 안돼

    대구에 ‘최순실깜빵’은 대인기, 하루 100개 제작 택배주문은 안돼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풍자하는 빵이 등장해 절찬 판매되고 있다. 대구시 북구 태전동 ‘파파빵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박지원(46)씨는 이달 초부터 ‘순실이깜빵’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평소에도 10여종의 캐릭터 빵을 판매하고 있는 박씨는 최순실이 검찰에 출두하는 장면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최순실깜빵’은 우유크림반죽에 크림치즈를 채워 넣은 크림치즈 빵의 일종이다. 초콜릿비스킷으로 머리카락을 만들고 타르트비스킷으로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처럼 표현했다. 박씨는 “최순실이 모자를 쓰고 안경을 낀 모양으로 만들었다가 조금 답답하게 보여 변경했다”고 밝혔다. 깜방은 감옥(교도소)의 경상도 말과 빵을 합성해서 지었다. 빵가격은 하나에 2000원이다. 처음에는 하루 10여개 만들었는데 예상 외로 반응이 좋아 지금은 100~150개로 늘었다. ‘호빵맨’과 ‘도라이몽’ 등 다른 캐릭터 빵은 5개 안팍 팔리는 것에 비하면 폭발적이다.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요즘 직원들과 밤샘 작업을 하고 있다. SNS 등으로 소문이 퍼지면서 택배 주문도 이어지고 있지만 만드는 물량의 한계로 받지 않고 있다. 박씨는 “‘순실이깜빵’을 본 손님들은 대부분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사진을 많이 찍어간다”면서 “아직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제빵 경력 20년인 박씨는 “어수선한 시국에 한번 웃어보자고 만든 빵이지만 마음은 편하지는 않다”며 “시국이 안정되고 최순실에 대한 관심이 멀어져 더 이상 ‘순실이깜빵’을 찾지 않는 날이 빨리 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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