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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손가락 항거·피규어 행진’… MZ세대, 미얀마를 바꾼다

    ‘세 손가락 항거·피규어 행진’… MZ세대, 미얀마를 바꾼다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층이 시위 주도군부가 인터넷 끊자 블루투스로 소통애니메이션 한 장면 같은 SNS 인증샷 풍자 그라피티 등으로 시위 참여 독려 젊은 장교 중심 軍내부도 변화 움직임 NYT “미얀마 집회, 카니발 같은 느낌”1962년, 1988년, 그리고 2021년. 군부 세력을 몰아내려는 미얀마 민중의 열망은 수십 년에 걸쳐 이어졌지만, 이 여정은 번번이 벽에 부딪혔다. 지난 1일 발발한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에도 전국적으로 2주 넘게 항의 시위가 벌어지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망한 인원은 총 4명, 부상당한 이들은 수백 명이다. 지난 19일 수도 네피도에서 20세 여성 미야 트웨트웨 카인이 경찰의 총을 맞고 뇌사에 빠졌다가 사망하며 처음 희생됐고, 20일에는 경찰이 시위대에 고무탄과 실탄 등을 난사해 만달레이와 양곤에서 3명이 숨졌다. 그럼에도 ‘미얀마의 봄’을 향한 희망의 불꽃은 여전히 타오른다. 시민들은 유혈 진압에도 굴하지 않고 “내가 카인이다”라며 시위를 이어 간다. ‘21세기는 20세기와 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이번엔 다르다… 청소년 위주로 SNS서 소통 이번의 시위는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민주화운동에서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집회 방식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서다. 악을 몰아낸다는 의미가 있는 냄비 두드리기, 오토바이 경적 울리기 등 ‘전통적인’ 시위를 이어가는 한편 젊은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결속도 강화했다. 시민 불복종 운동(CDM·Civil Disobedience Movement)은 온라인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블루투스를 이용해 100m 이내 다른 사용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스마트폰 앱 ‘브리지파이’는 쿠데타 이후 몇 시간 만에 60만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페이스북의 CDM 페이지 팔로어도 22만 7000명이 넘는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1988년엔 시민들이 시위를 끝내고 흩어지기 전 다음 계획을 입소문으로 전달하곤 했다. 인터넷은 말할 것도 없고 유선 전화조차 없었다”며 “요즘 시위대, 특히 청년이 온라인 대화방과 SNS에서 집회를 준비하는 방식은 인상적이고 조직적”이라고 평했다. 한 세대를 거치며 시민의 의식 수준이 진화했다는 것도 큰 변화다. CNN은 “심각한 경제 불평등이나 민족적 분쟁은 여전하지만, 주요 도시는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며 “군대가 마지막으로 통치한 이후 미얀마는 사회적 자유를 누렸고, 외국인 투자나 중산층 확대와 함께 엄청나게 변화했다”고 했다. 10년 전만 해도 휴대폰 유심 칩이 1000달러였지만 이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고, 시민들은 SNS에서 빠르게 소통한다는 것이다. 군부가 쿠데타 이후 계속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는 것도 결집을 막기 위해서다. 네트워크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일주일째 미얀마 내 인터넷 접속량은 평소의 15~20%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미얀마의 젊은 운동가들은 어두운 과거로 돌아갈까 봐 두려워하지만, 그들이 변혁적인 결과를 낳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봤다.●초국가 연대로 결집하고 정보 공유 젊은 세대는 과거의 진지하고 경직된 시위 문화도 바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얀마에서 매일 벌어지는 거리 집회는 카니발 축제 같은 느낌을 준다”며 “그라피티 아티스트는 건물과 벽에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을 조롱하는 그림을 그리고, 시인들은 성난 시로 항의하고, 만화가 노조는 직접 그린 피규어를 들고 거리를 행진한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은 SNS ‘인증용’ 시위 이미지를 통해 젊은 세대의 관심과 참여를 독려한다. 군부를 녹색 돼지 머리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붉은 하이힐로 대비시킨 작품을 만들어 온 현지 그래픽 디자이너 코키아우 난다는 “미얀마 저항의 역사에서 우리는 유혈사태와 함께 상당히 공격적이고 대립적으로 대응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새로운 접근 방식은 (군부를 덜 자극해) 위험을 줄이고, 더 많은 이들이 시위에 참여하게 한다”고 했다. 온라인 사이트 ‘자유를 위한 예술’(Art for Freedom)은 표지판과 스티커, 티셔츠 등에 인쇄할 수 있는 디자인을 무료로 만들어 배포한다. 앞서 홍콩, 대만, 태국 등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 벌어진 민주화 시위도 미얀마 청년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국경을 초월해 반독재, 반권위주의에 대한 의식을 공유한다. 대표적인 게 세 손가락 경례다. 영화 ‘헝거게임’에서 나온 제스처인데, 태국 반정부 시위에서 쓰인 후 미얀마에서도 저항의 상징이 됐다. 미얀마 젊은이들은 다른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 온라인 기반 네트워크 ‘밀크티 동맹’(Milk Tea Alliance)을 맺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세 손가락 경례 사진을 게시하고, ‘#SupportCDM’, ‘#SaveMyanmar’ 같은 해시태그로 전 세계와 소통한다. 시위대의 목표는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집권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보다도 포괄적이다. 양곤대 학생회는 완전한 민주주의와 2008년 군사헌법 폐지 이외의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고, 소수민족 라카인과 카렌 시위대는 자결권과 연방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요컨대 군부 정권을 몰아내는 것과 함께 기존 정권도 거부하며 과거의 적폐와 단절하겠다는 뜻이다. 포린폴리시는 “시민 불복종 운동은 과거 집회의 파업과 비슷하지만 훨씬 뚜렷한 목표와 방법이 있다”고 했다.●군부 여전한 ‘벽’… “고립은 안 돼” 이들의 항거가 이번에는 완전한 민주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수십 년간 국가를 장악한 군대가 워낙 막강하기 때문이다. 흘라잉 등 군부는 민주정부 출범 이후에도 권력을 유지했다. 의회의 4분의1에 해당하는 의석을 군에 할당해 헌법을 개정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내무·국방·국경경비 등 3개 주요 부처를 맡아 통제했다. 또 군부는 대표적인 대기업 미얀마경제공사(MEC)와 미얀마경제홀딩스(MEHL)를 소유하고 있는데 보석, 구리, 통신, 의류 등 광범위한 부문에 투자하는 이 두 기업에 대한 궁극적인 권한을 흘라잉이 갖고 있다. 미얀마 일반 시민의 의식이 변한 것처럼 군부의 이데올로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도 난관이다. 미얀마 국제 위기그룹의 전 수석분석가 모르텐 페데르센은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에 기고한 글에서 “1960~1980년대 군 장교들은 민주주의의 ‘악함’을 주입받았지만, 그 이후의 군인들은 헌법이 ‘다당 민주주의 체제’로 부르는 것을 보호하는 게 의무라고 배웠다”며 “현 세대 군인은 이전 세대와 매우 다른 삶을 살았다”고 짚었다. 미얀마 싱크탱크인 양곤 탐파디파 기관 대표 킨 자우 윈도 이번 군부 쿠데타는 잔인하게 이뤄진 과거와는 다르다고 봤다. 그는 “군부가 사용하는 성명과 언어가 매우 제한적이다. 마치 시민들을 달래는 것 같다”며 “과거에는 기존 헌법이 버려졌지만, 이번에는 이를 유지하는 것도 다르다”고 했다. 군부 정권이 강경 진압을 이어 가면서도 기존 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리진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 대변인은 지난해 부정선거가 벌어졌다는 의혹과 코로나19 퇴치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들을 대하는 국제사회의 고민도 깊어진다. 유엔과 미국, 유럽 각국 등이 반발 성명을 내고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지만, 자칫 더 큰 유혈 사태로 번질 우려 때문이다. 페데르센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로 확대되기 전까지 국제사회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시위대와 군경의 대립이 심해지면 민간 정부로의 이양은 더 멀어진다. 30년간의 진보가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타협”이라고 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억대 가격에 뜯겨져 팔린 뱅크시 벽화 논란…건물주는 횡재

    억대 가격에 뜯겨져 팔린 뱅크시 벽화 논란…건물주는 횡재

    지난해 10월 영국 노팅엄 주택가 건물 외벽에 그려진 뱅크시의 작품이 최근 억대 가격에 팔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있다. 최근 BBC 등 현지언론은 뱅크시의 신작 ‘훌라후프 소녀’가 한 갤러리 소유자에게 '6자리 숫자'(10만 파운드 이상으로 약 1억5000만원)에 팔렸다고 보도했다. 뱅크시의 신작인 '훌라후프 소녀’는 자전거 타이어로 훌라후프를 돌리는 소녀의 모습을 묘사한 작품으로, 벽화 앞에는 뒷바퀴가 빠진 실제 자전거까지 설치되어 있어 사실감을 더했다. 그러나 이후 벽화는 ‘반달’의 잇단 표적이 됐다. ‘반달’은 예술·문화의 파괴자로 공공기물 등을 고의로 부수는 반달리즘 행위를 일삼는 사람을 뜻한다. 이에 시의회가 투명 덮개로 가림막을 설치해 작품 보호에 나섰지만 벽화 앞 기둥에 자물쇠로 채워져 있던 바퀴 빠진 자전거가 없어지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보도에 따르면 '훌라후프 소녀'는 최근 매매와 동시에 전문가들에 의해 벽에서 통째로 뜯겨져 나가 건물은 휑한 몰골만 드러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현지 시의회는 반발하고 나섰다. 노팅엄시 대변인은 "벽화를 보존하기 위해 다른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고도 했지만 뱅크시 측이 그대로 남아있기를 원해 이를 존중했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팔려버려 허탈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건물주의 사적인 결정은 존중하지만 노팅엄이 뱅크시를 잃는 것은 큰 수치"라고 덧붙였다. 이에대해 벽화를 구매한 존 브래들러는 "계속 그자리에 벽화를 보관했다면 2년 안에 작품은 손상돼 사라졌을 것"이라면서 "작품을 잘 보관했다가 연말 경 일반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얼굴 없는 화가’로 전 세계에 알려진 뱅크시는 도시의 거리와 건물에 벽화를 그리는 그라피티 아티스트다. 그의 작품은 전쟁과 아동 빈곤, 환경 등을 풍자하는 내용이 대부분으로 그렸다 하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킬 만큼 영향력이 크다. 특히 유명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어두는 등의 파격적인 행보로도 유명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프랑스 하원, 인종차별 논란에도 이슬람 극단주의 방지법 통과

    프랑스 하원, 인종차별 논란에도 이슬람 극단주의 방지법 통과

    무슬림 관습을 금지·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프랑스의 ‘공화국 원칙 강화 법안’이 인종차별 논란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표차로 프랑스 하원에서 16일(현지시간) 가결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행정부가 강하게 추진하는 법안이다. 프랑스 하원은 이날 찬성 347명 대 반대 151명, 기권 65명으로 법안을 가결해 상원으로 넘겼다. 법안에는 ‘무슬림’이나 ‘이슬람’ 같은 단어가 명시되어 쓰이지 않았지만, 조항마다 무슬림의 교육 방식이나 종교시설 운영 방식을 통제하는 내용이 망라됐다. 법안은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를 예배시설로 등록해 교육 등 다른 목적으로 쓰는 활동을 제한했다. 모스크가 1만 유로(약 1340만원) 이상 기부 받으면 관계 당국에 신고토록 했다. 또 만 3세가 되면 프랑스 정규교육을 받도록 규정, 유아기에 극단주의 교육에 노출될 가능성을 차단했다. 의사에게 혼전 성관계가 없었다는 ‘처녀 증명서’ 발급을 금지하고, 일부다처제나 강제결혼을 단속할 수 있는 근거도 법안에 마련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 풍자 만화를 교재로 활용한 중학교 역사 교사가 파리에서 10대 이슬람 극단주의자에게 피살당한 사건이 벌어진 이후 강경 대응을 예고한 뒤 법안에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법안 표결을 이틀 앞둔 지난 14일 파리에 모인 시위대는 “한 사람의 끔찍한 행동 때문에 전체 커뮤니티를 공격하는 법”이라거나 “무슬림에 대해 낙인을 찍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마크롱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우파 유권자에게 구애하기 위해 무슬림에 대한 공포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안 초안을 작성한 제랄드 다르마냉 내무부 장관은 “엄격한 법이다. 그러나 공화국을 위해 필요한 법안이다”라고 강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기안84 “약자 편에 서서 그린 만화가 기만이 되더라”

    기안84 “약자 편에 서서 그린 만화가 기만이 되더라”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웹툰을 연재하는 것에 대해 “이제 힘들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웹툰 작가 이말년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침착맨’에 ‘기안84 인터뷰 1부 - 이제 웹툰이 힘들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최근 기안84는 연재중인 네이버 웹툰 ‘복학왕’을 통해 현 정부의 부동산 문제를 꼬집는 장면을 그려 화제를 모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현실 반영을 잘 했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하게정치를 풍자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안84는 “20대 때는 나도 청년이었고 직업을 찾아헤맸다. 이제는 나도 잘먹고 잘사는 축에 들어가니까 약자 편에 서서 그림을 그린다는게 기만이 되더라”며 “잘 먹고 잘사는 사람들 이야기도 그려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제 차기작은 없다. 모르겠다. 이제 나는 만화가 힘들다”고 밝혔다. 은퇴 선언이냐는 질문에 기안84는 “아니다. 정말 연재한다는 거 좋다. 이제 10년 했다. 삶이 없고 힘들다.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좀 있으면 40이니까 하고 싶은 걸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때 꿈이 가수였다. 댄스가수가 꿈이었다”며 “이젠 댄스가수는 아니고 발라드 가수가 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안84는 “사람들이 나에게 욕을 하는 게 쟤는 뭔데 TV에 나오냐고 한다. 내가 가수가 되면 전공자도 아닌 게 가수를 한다고 욕을 먹을 거다. 뭘해도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걱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어 “물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인생의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잘 먹고, 잘 놀고, 열심히 일하고, 여행 가고 이래야 하는데 마감만 반복되니까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기안84 “약자 편에 서서 그린 만화가 기만이 되더라”

    기안84 “약자 편에 서서 그린 만화가 기만이 되더라”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웹툰을 연재하는 것에 대해 “이제 힘들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웹툰 작가 이말년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침착맨’에 ‘기안84 인터뷰 1부 - 이제 웹툰이 힘들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최근 기안84는 연재중인 네이버 웹툰 ‘복학왕’을 통해 현 정부의 부동산 문제를 꼬집는 장면을 그려 화제를 모았다. 일부 네티즌들은 현실 반영을 잘 했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각에서는 과도하게정치를 풍자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기안84는 “20대 때는 나도 청년이었고 직업을 찾아헤맸다. 이제는 나도 잘먹고 잘사는 축에 들어가니까 약자 편에 서서 그림을 그린다는게 기만이 되더라”며 “잘 먹고 잘사는 사람들 이야기도 그려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제 차기작은 없다. 모르겠다. 이제 나는 만화가 힘들다”고 밝혔다. 은퇴 선언이냐는 질문에 기안84는 “아니다. 정말 연재한다는 거 좋다. 이제 10년 했다. 삶이 없고 힘들다.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좀 있으면 40이니까 하고 싶은 걸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때 꿈이 가수였다. 댄스가수가 꿈이었다”며 “이젠 댄스가수는 아니고 발라드 가수가 하고 싶다”고 말했다. 기안84는 “사람들이 나에게 욕을 하는 게 쟤는 뭔데 TV에 나오냐고 한다. 내가 가수가 되면 전공자도 아닌 게 가수를 한다고 욕을 먹을 거다. 뭘해도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걱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어 “물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인생의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잘 먹고, 잘 놀고, 열심히 일하고, 여행 가고 이래야 하는데 마감만 반복되니까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포르노 행상이자 표현의 자유 수호자 플린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포르노 행상이자 표현의 자유 수호자 플린트

    미국의 도색(桃色) 잡지 ‘허슬러’ 창업자이며 ‘걱정 많은 음란물 행상(smut peddler)’임을 자처했던 래리 플린트가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플린트는 10일(이하 현지시간) 아침 로스앤젤레스의 세다스 사이나이 병원에서 가족들이 빙 둘러선 채 잠자다 숨을 거뒀다고 동생 지미가 일간 워싱턴 포스트에 알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사망 원인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래리 플린트 퍼블리케이션스의 대변인 민다 고웬은 “급작스런 질환이 최근 도져”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지미는 심장 이상 때문이라고만 밝혔다. 1942년 켄터키주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를 중퇴하고, GM 공장에서 일하다가 1968년 동생과 함께 오하이오주에서 ‘허슬러 클럽’을 열면서 성인물 업계에 뛰어들었다. 성인 클럽을 홍보하기 위해 소식지를 발간한 것이 1974년 ‘허슬러’ 창간으로 이어졌다.그 뒤 무려 50년 가까이 숱한 논쟁, 법정 공방에 시달린 논쟁적 인물이었다. 1975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나체 사진을 게재함으로써 일반 대중의 말초적 호기심을 건드렸다. 1978년 조지아주 법원에서 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의 성관계를 묘사해 외설 혐의로 재판을 받았는데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을 맞고 하반신 마비로 남은 여생을 휠체어에 앉아 보냈다. 휠체어는 온통 금으로 도색했고 팔걸이에는 벨벳을 둘렀다. 1977년 지미 카터 대통령의 여동생인 루스 카터 스테이플턴의 권유로 복음주의 기독교로 개종했지만 암살 위기를 겪은 뒤 신앙마저 저버렸다. 그에게 총격을 가한 남자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3년 다른 살인 혐의로 처형됐는데 그는 사형 집행에 반대했다. 1970년대 허슬러 잡지는 300만부가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동시대의 ‘플레이보이’가 점잖게 보일 정도라는 평판이었다. 그는 “내 경쟁자들은 항상 외설을 예술로 가장했다”며 “우리는 어떤 가식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을 비판하는 보수 인사들을 잡지에 등장시켜 송사를 자초했다. 1996년 올리버 스톤 감독이 우디 해럴슨을 기용해 만든 영화 ‘래리 플린트(The people vs Larry Flynt)’에 자세히 소개됐다. 1983년 TV 복음 전도사 제리 팔웰을 잡지 만화에 등장시켰는데 그의 첫 경험이 집 바깥의 변소에서 맞닥뜨린 자신의 어머니였다는 식으로 묘사했다가 소송을 당했다. 팔웰은 요즘 말로 하면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5000만 달러를 청구해 하급심에서 승소했지만 1988년 대법원에서 뒤집어졌다. 대법관들은 8-0 만장일치로 언론의 자유를 존중해야 하며 풍자로 이런 정도는 용인해야 한다는 플린트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수정헌법 1조에 근거한 판결이었는데 그는 이때부터 이 조항의 챔피언이란 별칭을 얻었다. 그 해 그는 ‘불쌍한 남자: 포르노 작가로서의 내 삶, 전문가 그리고 사회적 따돌림’이란 제목의 자서전을 발간했다. 주지사 선거는 물론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하는 등 정치권도 기웃거렸다. 다섯 차례나 결혼해 네 자녀를 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누군 앉아서 10억 벌고”…기안84, 이번엔 문 걷어찼다

    “누군 앉아서 10억 벌고”…기안84, 이번엔 문 걷어찼다

    “똑같은 신분에서 한 명은 귀족, 한 명은 노예. 그것을 결정한 것은 직업이 아닌 아파트” 3일 공개된 웹툰 ‘복학왕’ 329화에 등장하는 대사이다. 웹툰 작가 ‘기안84(37·본명 김희민)’가 연재 중인 ‘복학왕’에서 또다시 부동산 시장의 상황을 풍자했다. 이날 네이버 웹툰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기안84 작가의 복학왕 329화 ‘입주 2화’를 보면, 아파트에 입주한 주인공이 감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앞서 집값 놀라 ‘머리가 깨지는’ 장면을 그렸던 그는 이번에는 유주택자와 무주택자의 갈등을 웹툰에 담았다. 자신의 집을 갖게 된 그가 이사 작업을 하는 인부에게 “이게 꿈은 아니죠?”라고 묻자, 인부는 “젊은 친구가 능력 있다”며 “(집값이) 20억까지 갈 거라는 말이 있으니 절대 팔지 말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주인공은 “돈을 그렇게 쉽게 벌어도 되나”라고 반문하고, ‘위로의 전화조차 가식으로 들릴까봐’ 친구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도 받지 않는다. 주인공이 “일도 안 했는데 돈을 벌어도 되느냐”고 하자 이사 작업을 하는 인부는 “그렇게 벌지 어떻게 버느냐. 월급 모아서 부자 되려고 그랬느냐”라고 반문한다.주인공은 지인의 중식당에서 배달을 시킨다. 배달을 온 지인은 현관문을 쉽사리 열지 못한다. ‘새집이라 문 여는게 좀 다르다’는 주인공의 말에 현관문을 발로 차 부숴버린다. 지인은 항의하는 주인공에게 “물어줘? 어차피 집값 많이 올랐잖어”라며 “누군 뺑이쳐서 100만원 벌고 누군 앉아서 10억 벌고, X같다”고 한다. 주인공이 “형도 나중에 (집을) 사면 된다”고 하자, 지인은 “언젠간 집값 폭락하겠지?”라고 묻는다. 이에 주인공은 “이사 첫날부터 재수 없게, 뭔 폭락이냐. 이제 폭등 시작이구만”이라고 답한다. 이어 “다 잘 살길 진심으로 바랐는데, 왜 점점 서로 미워하게 되느냐”고 한탄한다. 독자들은 부동산 시세가 폭등하는 현실과 그 속에서 나타나는 유주택자와 무주택자간 미묘한 심리적 갈등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반응을 보였다.배경 속 보름달에 ‘문재인 대통령 저격’ 해석 기안84는 웹툰 ‘복학왕’을 통해 부동산 폭등 상황을 지속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기안84는 앞선 웹툰에서도 보름달을 향해 손을 뻗으며 “가끔은 기가 막힌다. 이렇게 열심히 일해도 집 살길은 보이지 않는게”라는 대사를 넣었다. 이를 본 독자들은 웹툰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풍자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고, 또 다른 독자들은 ‘닿을 수 없다’며 ‘달’을 가리킨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애칭인 ‘달님’을 뜻한다는 추측도 했다. 기안84는 또 다른 회차에서 등장인물의 머리가 도로에 부딪혀 깨지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매회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는 기안84의 웹툰을 놓고 독자들 사이에서는 “통쾌하다”는 반응과 “너무 정치적이어서 불편하다”는 평이 엇갈리고 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심슨 가족’ 작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

    ‘심슨 가족’ 작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

    유명 코미디 작가이자 프로듀서인 마크 윌모어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합병증으로 57세에 사망했다. 2일 뉴욕타임즈는 전 세계에서 큰 인기를 얻은 애니매이션 ‘심슨 가족(The Simpson)’의 작가 마크 윌모어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사망했다고 전했다. 마크 윌모어의 동생이자 코미디언 래리 윌모어는 형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알려진 지 일주일 만에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전했다. 래리 윌모어는 “사랑하는 형 마크 에드워드 윌모어는 코로나19와 그동안 그를 고통스럽게 해왔던 지병과 싸우다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시간 신장과 관련된 건강상의 문제를 가지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63년생인 마크 윌모어는 1990년 미국의 인기 코미디쇼 ‘인 리빙 컬러’로 데뷔했다. 코미디언으로도 활동하기도 한 그는 지난 2000년부터 심슨가족에 합류해 10년 이상 프로듀서이자 작가로서 참여했다. 그와 함께 작업한 작가들과 제작자들은 트위터를 통해 그를 추모하는 글을 남겼다. 작가 마이클 프라이스는 “그와 함께 작업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 하늘에서 편히 쉬길 바란다. 나의 친구”라며 애도를 표했다. 한편 ‘심슨 가족’은 1989년부터 2014년까지 26시즌에 걸쳐 미국 20세기 폭스 텔레비전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는 애니메이션 시리즈이다. 가상의 도시 ‘스프링필드’에서 살아가는 심슨가를 중심으로 미국 사회와 문화, 중산층의 삶을 풍자적으로 묘사했다. ‘심슨 가족’의 성공으로 미국의 중산층 가족의 일상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TV 시리즈 애니메이션들이 활발하게 제작되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집값 폭등에 머리 깨졌다” 기안84 풍자에 갑론을박[이슈픽]

    “집값 폭등에 머리 깨졌다” 기안84 풍자에 갑론을박[이슈픽]

    기안84, 웹툰 ‘복학왕’ 통해 또 부동산 풍자 웹툰 작가 ‘기안84’(37·본명 김희민)가 연재 중인 웹툰 ‘복학왕’을 통해 또다시 최근 부동산 상황을 풍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기안84는 복학왕을 통해 청약 광풍, 로또 청약, 집값 급등 등의 상황을 풍자했다. 기안84는 지난 26일 복학왕 328화 ‘입주 1화’에서 집을 사기 위해 쉬지 않고 배달 일을 하는 등장인물을 그렸다. 이 인물은 성실히 배달 일을 해 월 500만원까지 벌었지만 며칠새 또 오른 집값에 충격을 받는다. 특히 바닥에 쓰러지며 머리가 깨지기까지 한다. 반대로 아파트를 산 또 다른 인물은 아파트 명의가 자신의 이름으로 돼 있다며 감격하는 장면이 나온다.25평 아파트 13억원…등장인물 좌절 웹툰 속 ‘햇볕마을 25평 아파트’는 매매가가 13억원으로 나온다. ‘집 없는 현실이 지옥 그 자체’, ‘청약 같은 건 당첨을 바라는 게 희망고문’, ‘빌어먹을 아파트’ 등의 표현도 등장한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풍자도 적당히 하자”, “웹툰에서 정치 이야기 하지 마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기안84를 비판했다. 등장인물의 머리가 깨지는 장면이 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를 뜻하는 ‘대깨문’을 연상시킨다는 해석도 나왔다. 반면 표현의 자유라며 기안84를 옹호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웹툰 댓글을 통해 “요즘 20~30대가 주식이나 코인에 매달리는 이유”라며 “리스크가 크다는 걸 알아도 그 이외의 방도로는 자가집 마련은 꿈도 못 꾸는데 별 수 있냐”고 지적했다.“너희나 실컷 살아” 기안84, 임대주택 풍자도 기안84는 앞서 복학왕 326화에서도 부동산 상황을 풍자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행복주택과 임대주택에 대해 “선의로 포장만 돼 있다. 난 싫다. 그런 집은 너희들이나 실컷 살아”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기안84는 지난해 10월에도 등장인물이 “한강이 보이는 마당 있는 주택은 몇 년 만에 몇십억이 올랐다고 한다. 이건 진짜 뭔가 잘못된 것 아닌가. 가진 놈들은 점점 부자가 된다”고 말하는 장면을 그려 부동산 문제를 꼬집었다. 당시 ‘달’을 향해 손을 뻗는 장면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애칭 ‘달님’을 의미한다며 기안84가 현 정부를 비판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별 볼 일 없는 남자들 자신감 하늘 찌르지” 中 뒤흔든 ‘전투 페미’

    “별 볼 일 없는 남자들 자신감 하늘 찌르지” 中 뒤흔든 ‘전투 페미’

    중국에서 때아닌 ‘전투적 페미니즘’ 논쟁이 한창이다. 그것도 여성이 이끄는 ‘스탠드업 코미디’(관객과 대화하는 형태로 극을 진행하는 쇼)에서다. 남성을 ‘극혐’ 수준으로 거세게 몰아 붙이는 코미디언 양리(29)의 발언 하나하나에 대륙이 반으로 쪼개져 울고 웃는다. 그의 지지자들은 “속이 후련하다”며 환호하지만 반대파들은 “사회적 용인 한계를 넘었다”며 법적 제재까지 거론하는 모양새다. 25일 중국 소셜미디어(SNS) 웨이보 등에 따르면 양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핫한’ 여성 코미디언이다. 그는 TV 프로그램 ‘토크쇼 대회’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매주 수백만 명의 시청자에게 중국에서 아직 낯선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이며 남녀 차별 문제를 제기한다. 양리의 인기 대사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남자들은 참 귀여워. 지극히 평범하고 별 볼 일 없는 애들조차 어쩜 그렇게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지 몰라.” 그의 코미디는 말 그대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남자를 비꼬는 발언이 나올 때마다 팔로어들의 칭찬이 쇄도한다. 하지만 그녀의 ‘뼈 때리는 코미디’를 누구나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몇 주간 SNS에서는 그를 두고 남녀차별 논쟁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남성 네티즌들은 그를 “성 차별의 화신”, “남자가 싫어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한다. 남성 단체에서는 “모든 남자를 반복적으로 모욕한다”며 “당국에 신고하겠다”고까지 으름장을 놓는다. 이를 두고 양의 지지자들은 “비평가들이 지나치게 예민하다. 유머 감각도 부족하다”고 반박한다. 양의 ‘극혐 농담’이 중국에서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외신들도 이를 흥미롭게 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베이징대 학자까지도 ‘양리와 같은 인터넷 페미니스트들은 참을 수 없는 존재들’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면서 “일부 남자들은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일 줄 모른다”고 꼬집었다. BBC방송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양리를 둘러싼 논란이 ‘중국에서 진지한 농담을 해도 되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직 중국에서는 청중들 스스로가 농담의 대상이 되는 스탠드업 코미디에 익숙하지 않다. 여기에는 정치 체제에 대한 풍자도 포함될 수 있다. 중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중국의 유명 코미디언 토니 추는 BBC에 “서구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는 청중이나 당국, 사회적 규범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공격하는 것이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중국에 그대로 적용하면 무례하거나 심지어 불법적인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양리는 자신을 둘러싼 뜨거운 논쟁이 나쁘지 않은 듯 프로그램을 거듭할수록 전투적 페미니즘의 수준을 높여 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남성이 이런 농담을 하면 다들 웃지만 여성이 하면 다들 역겹다고 하는 게 (중국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엉망진창 백악관 집무 첫날, 타임 誌 커버 어떻게 생각하세요?

    엉망진창 백악관 집무 첫날, 타임 誌 커버 어떻게 생각하세요?

    미국 폭스뉴스의 앵커 해리스 포크너가 방송 도중 화를 벌컥 낸 시사주간 타임의 최신호 표지 일러스트레이션이다.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46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가 물려받은 최악의 상황을 상징해 보여주겠다는 것이 일러스트레이션의 취지일 것이다. 2월 1일자와 8일자 합본호 표지인데 제목은 ‘데이 원’으로 22일 공개돼 논란이 불붙을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벌 오피스 창밖을 바라보는데 온통 화염으로 가득 찬 듯 보인다. 미국 대통령이 법안을 서명하는 책상 위에는 온갖 문서들이 잔뜩 쌓여 있고 패스트푸드 포장지와 컵용기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 많은 문서들이 바닥에 떨어지거나 쌓여 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모자도 떨어져 있다. 책상 앞과 벽 일부에는 낙서가 남아 있다. 지난 6일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를 연상시키듯 백악관이 불법 무도한 이들에 점령당해 할일을 하나도 하지 않고 바이든 행정부가 해야 할 일들이 엄청나게 기다리고 있다는 뉘앙스를 준다. 포크너는 22일 저녁 “완벽한 거짓이며 이건 실제가 아니다. 이 사진은 진짜가 아니다. 팩트를 고민하는 나라가 우리나라라고 생각하는데”라고 말했다. 복스의 기자 에런 루파르는 트위터에 “해리스 포크너는 풍자란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고 적었다. CNN 기자 올리버 다르시는 “포크너는 타임의 커버 예술이 상상력을 표현한 것이란 점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라고 되물었다. @aegkandel도 “말 그대로 그림일 뿐”이란 반응을 보였다. 폭스 뉴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내내 그에게 우호적인 매체로 여겨졌다. 해서 작가 돈 윈슬로는 “당신은 @폭스뉴스(FoxNews)에서 일하지. 해서 다시는 ‘팩트들’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LP로 듣는 클래식(유재후 지음, 도서출판등 펴냄) 전직 금융인, 은퇴 후 음악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저자가 반세기 전 LP 명반을 중심으로 클래식 음악 이야기를 풀어냈다. 중2 때 베토벤 LP를 받은 이후 지금까지 서재 한가득 모인 LP들에서 정수를 꼽고, 문학 전공자다운 문장력을 덧댔다. 음악 해설집이자 에세이로서 흥미롭게 읽힌다. 296쪽. 1만 7500원.왕릉 가는 길(신정일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답사전문가, ‘걷기 열풍’의 주역인 신정일 작가가 서울 태릉부터 영월 강릉까지 518년 조선을 다스린 왕조의 100여개 능·원·표를 담았다. 저자가 한곳 한곳 직접 찾아 들려주는 왕릉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인문·역사적 지식은 물론 지리와 풍수에 대한 상식도 차곡차곡 쌓인다. 516쪽. 1만 8000원.필요의 탄생(헬렌 피빗 지음, 서종기 옮김, 푸른숲 펴냄) 요즘 냉장고는 냉각기술뿐만 아니라 정수기, TV, 컴퓨터 등 온갖 기능을 탑재한다. 80년 전엔 없어도 그만이던 냉장고가 어떻게 변하고 필수 가전제품이 됐을까. 책은 냉장고를 중심으로 한 과학적 발견과 응용기술, 식습관과 성 역할, 기업의 홍보 전략 등을 두루 살피면서 한 편의 생활사를 완성한다. 352쪽. 1만 9800원.동물과 함께하는 삶(아이샤 아크타르 지음, 김아림 옮김, 가지 펴냄) 동물윤리학과 신경학에서 선도적인 연구를 해온 저자가 과학적 분석과 개인적인 경험을 결합해 인간과 동물의 상호작용을 분석했다. 트라우마를 지닌 해병, 동물로 인해 인생이 바뀐 불량배, 소목장 주인과 농부 등에게서 본 무지와 잔인함이 사랑과 치유로 귀결되면서 공존을 논한다. 344쪽. 1만 8800원.용은 없다(이시백 지음, 삶창 펴냄) 풍자와 해학으로 정평이 난 이시백 작가가 우화와 설화를 통해 민중의 근대사를 관통한다. 금룡과 은룡, 고산족과 천변족 등은 가상인가 싶으면서도 현실을 품었다. 민중을 향한 국가의 폭압을 절묘하게 무력화하는 것이 쓰리고 통쾌하면서도 슬프지만 웃기는, 읽는 내내 묘한 감정을 만든다. 348쪽. 1만 4000원.
  • 송해 “무관중 전국 노래자랑 해보니…고통스러워”

    송해 “무관중 전국 노래자랑 해보니…고통스러워”

    40년간 전국노래자랑 진행을 맡아 ‘전설’로 통하는 명사회자 송해가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송해는 과거 방송 활동에 대해 “목숨 걸고 방송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송해는 21일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프로그램 ‘어바웃타임’에 출연했다. 송해는 근황을 묻자 “여전하다. 걷기도 하고 전철도 탄다. 우리 집 앞 양재천이 좋다. 한 시간씩 걷는다”고 말했다. 송해는 “사람들을 만나지 못해 아쉽고 답답하다. 리듬이 깨진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며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게 불편한 때 아닌가. 이 이상의 고통이 어디 있겠나”고 말했다. 송해는 전국노래자랑을 무관중으로 녹화 해봤다며 “반응이 없으니 해도 보람이 없다. 반응이 없으니까 처음에는 그냥 해봤는데, 내가 지금 돌았나 싶더라. 정신 착란이 들만큼 고통스럽다”고 토로했다. 1955년 데뷔해 코미디언, 연기자, 가수, MC 등 방송계 모든 분야를 섭렵하며 정상의 자리에 오른 송해. 송해는 예순이 넘은 나이로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21세기 청춘의 기준을 다시 세우며 청년들은 물론 중장년층에게 건재함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송해는 MC 강호동과 대화에서 과거 방송활동에 대해 “목숨 걸고 방송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송해의 본격적인 데뷔는 1955년 이후 KBS 라디오 공개 방송 사전 MC 입문으로 이뤄졌다. 당시는 편집이 없어 NG를 낼 수 없었고 광고마저 생방송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또 엄격한 규정에 따라 사회 풍자 프로그램에서 자칫 말실수를 하면 어디로 끌려갈지 모르는 불안감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크나큰 상실감에 빠져 한동안 방송 활동을 접어야 했다”는 대목에서는 눈시울을 붉혔다. 송해의 먹먹한 고백에 MC 강호동과 이수근, 신동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의 재기를 도운 건 전국노래자랑이었다. 송해는 “전국노래자랑은 나의 교과서 같은 프로그램”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전국노래자랑을 등용문 삼아 스타덤에 오른 트로트 가수 장윤정·송가인·임영웅·영탁·정동원 등을 보면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하다고 전했다. 송해의 시간을 사기 위해 1000팀 가까이 지원했고 열띤 경매 분위기로 송해의 20분 낙찰액이 30분 보다 더 높게 팔리는 이례적인 상황도 벌어졌다. 최종적으로 송해의 60분은 트로트가수 유지나, 50대 자영업자, 20대 청년 사업자에게 돌아갔다. 송해는 낙찰자들을 직접 만나 긴 시간 고민을 경청했다. 섣불리 조언을 건네기보단 용기를 북돋아주는 덕담을 전하며 연륜으로 따뜻하게 감싸 안았다. 낙찰 금액은 전액 파주정원요양원에 기부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임상수표 까칠한 영화로 할리우드서 마지막 불꽃”

    “임상수표 까칠한 영화로 할리우드서 마지막 불꽃”

    “자본주의·민주주의 성찰 필요한 때미국서 내 영화 통할지 판가름날 것”미국 할리우드는 국내 영화 감독들에게 평생 한 번쯤은 현지 배우·스태프와 영어로 된 영화를 제작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할 만큼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지다. 하지만 2013년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이후 한동안 국내 감독이 해외 영화로 성공한 사례는 드물었다. ‘그때 그 사람들’, ‘하녀’ 등을 연출한 임상수(59) 감독이 최근 미국 영화 ‘소호의 죄’ 제작에 참여하게 된 것은 그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할리우드가 임 감독의 사회 풍자적 작품 세계에 주목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임 감독은 2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영화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워 보겠다는 심정으로 그동안 한국 영화에 대해 가졌던 모든 미련을 버리고 미국 영화에 매진하겠다”며 “이번 작품은 미국 시장에서 영화를 찍을 수 있는지 판가름할 계기”라고 밝혔다. 임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은 ‘소호의 죄’는 세계적 미술 잡지 아트인아메리카의 편집장 리처드 바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부유한 미술품 컬렉터의 살인 사건을 통해 뉴욕 예술계의 추악한 이면을 드러낸다. 그간 권력과 천민자본주의의 치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온 임 감독의 성향에도 들어맞는다. 영화 제작은 도나 스미스가 대표로 있는 ‘2W네트워크’와 임 감독이 참여한 열매엔터테인먼트가 공동으로 맡는다. 유니버설픽처스의 부사장을 역임한 스미스는 ‘매트릭스’와 ‘터미네이터’ 등 150여편의 작품을 제작한 경험이 있다. 임 감독은 2019년 소설 ‘소호의 죄’를 읽고 이를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해 출판사에 판권 구매를 타진했다. 하지만 판권은 이미 2W네트워크에 팔린 뒤였다. 고민 끝에 스미스에게 “미국 영화를 찍고 싶다”고 제의했고, 스미스는 ‘하녀’, ‘돈의 맛’ 등을 보고 임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는 데 동의했다. 그는 “임 감독이 보여 준 수려한 미장센(화면 구성)과 독특한 인물 분석, 사회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각 등을 고려했을 때 가장 적합하다”고 극찬했다. 임 감독은 “우리 쪽 지분은 10%지만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흥행수익의 10%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미스와 임 감독은 원작의 어두운 결말을 각색하지 않고 그대로 살려야 한다는 점에서 의기투합했다. 임 감독은 “결론을 해피엔딩으로 바꿀 수도 있지만 심각한 분위기로 걸작을 찍어 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필요한 시점에 까칠한 영화는 여전히 필요하다”면서 “미국은 시장이 넓어 ‘대박’이 터지지 않아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작비 330억원이 투입되는 영화 ‘소호의 죄’는 올 6월까지 시나리오와 배우 캐스팅을 끝내고 내년 상반기 중 개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휴 잭맨과 브래드 피트가 주연 물망에 올랐다. 하지만 임 감독은 “시나리오도 안 나온 상태에서 캐스팅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을 아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스타벅스 직원, 태국계 손님에 ‘째진 눈’ 그려…“1600만원 배상”

    스타벅스 직원, 태국계 손님에 ‘째진 눈’ 그려…“1600만원 배상”

    아일랜드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직원이 아시아계 시민이 주문한 음료의 용기에 ‘째진 눈’을 그려 넣었다가 1만2000유로(약 1600만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1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아일랜드 직장관계위원회(WRC)는 스타벅스의 더블린 탈라지구 매장에 태국계 아일랜드인인 수차바데 폴리 씨에게 이같이 손해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태국계 이민자인 폴리는 지난 12일 스타벅스 매장에서 녹차라테를 주문한 뒤 음료가 나오자 종이컵에 째진 눈이 그려진 것을 발견했다. 주문 시 매장 직원에게 자신의 이름의 약칭을 알려줬지만 나온 음료에는 알려준 이름 대신에 통상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뜻으로 쓰이는 ‘째진 눈’이 그려져 있었던 것. 그는 차별금지기구인 WRC에 진정을 내고 당시 모욕감과 불쾌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태국 출생인 폴리는 부모와 함께 유년 시절 아일랜드로 건너와 국적을 취득했다. WRC는 진정인을 시각적으로 묘사한 것이 그의 인종과 관계됐다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19세기 풍자만화처럼 공격적이고 상상력도 빈곤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해당 매장 직원이 모욕감이나 불쾌함을 주려 한 의도는 아니었다면서 당시 CCTV 영상을 봐도 분위기는 호의적이었다고 해명했다. 스타벅스 측은 WRC의 결정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우리는 어떤 차별에 대해서도 불관용의 입장을 갖고 있으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文 힘 실어주는 與 “사전위탁보호제, 입양 전 의무화 법 추진”(종합)

    文 힘 실어주는 與 “사전위탁보호제, 입양 전 의무화 법 추진”(종합)

    “文 강조한 아동 학대 보호조치 확대 등 보완입법 이른 시일 내 이루도록 노력”文 “입양 부모랑 안 맞으면 입양아 바꾸든지”靑 “대통령 머릿 속엔 아동 반품 자체가 없다”野 “사전위탁보호제, 어설픈 변명 사과하라”심상정 “文 발언 대단히 부적절…사과해야”더불어민주당이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입양 아동 학대에 대한 대책 관련, “입양 아동을 바꾸든지” 발언에 대해 청와대가 사전위탁보호제를 확대하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하자 하루 만에 “입양 제도를 보완하기 위해 사전위탁제도 의무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동학대 보완입법을 곧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진의가 상당히 왜곡됐다는 청와대의 해명에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민주 “文대통령 회견 중 정확한 진의가 잘 전달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사전위탁제도가 한국에서는 양부모 동의 아래 관례적으로 활용돼왔는데 이를 입양 전 필수절차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위탁제도에 대해 “어제 문재인 대통령 회견 중 정확한 진의가 잘 전달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서 “입양 전 6개월간 예비 입양아동을 예비 부모 가정에 위탁해 그 기간 동안 모니터링, 사후관리, 평가를 통해 아동을 보호하고 안정적 입양을 돕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홍 정책위의장은 아동 학대 사건과 관련해선 “문 대통령이 아동 학대 선제적 감지, 학대 발견 후 즉각 분리, 보호조치 확대를 강조한 만큼 이에 부응하는 보완 입법을 이른 시일 내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회견에서 “입양 부모의 경우 마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 입양을 다시 취소하든지, 입양하려는 마음은 강하지만 아이와 맞지 않으면 입양아동을 바꾸다든지 하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입양을 활성화하고 입양아동을 보호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그러자 야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아이 중심이 아닌 어른 중심의 사고로 홈쇼핑에서 물건 고르듯 입양 아동을 바라보고 있다며 ‘사람이 반품, 교환, 환불을 쇼핑하듯이 가능한 물건이냐’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청와대는 논란이 일자 곧바로 “대통령의 말씀 취지는 입양 활성화를 위해 입양제도를 보완하자는 것이다”라면서 “입양 확정 전 양부모 동의 아래 관례로 활용하는 ‘사전위탁보호’ 제도 등을 보완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靑 “사전위탁보호제 보완하자는 의미”“文 발언, 전체 맥락서 보면 이해할 것”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통령의 의도나 머릿 속에 ‘아동 반품’이란 의식 자체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청와대는 전날 해명에도 논란이 확산되자 연이틀 진화에 나선 것이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발언이 ‘사전위탁보호제’를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입양을 하고 싶으면 바로 다음 날부터 아이를 입양시킬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프랑스 같은 경우 결연을 동의하면 6개월 이상 위탁 보호하고 있고 일본 같은 경우도 6개월간 시험 양육한다. 몇 나라뿐만 아니라 각국이 다 이런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있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야당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반품이라느니 심한 표현이 나왔다”면서 “어제 말씀의 전체 맥락을 보면 좀 이해할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野 “文 발언 사전위탁보호제 보완 취지? 어설픈 靑 변명” 주호영 “변명하지 말고 文 사과하라”이종배 “공감능력 상실 답변 공분 자초”나경원 “사전위탁보호제, 양부모 자격문제” 국민의힘은 이날도 문 대통령이 아동학대방지 대책으로 입양아동 취소나 교체를 언급한 데 대해 “아이를 물건 취급하느냐”며 맹공을 이어갔다. 대통령의 발언이 사전위탁보호제를 보완하라는 취지였다는 청와대 해명에 대해서도 ‘어설픈 변명’이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사고의 바탕에 깔린 반인권적 인식의 일단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면서 “입양을 취소하거나 바꾸기 전에 마음에 들지 않은 대통령부터 바꾸라고 한 국민 여론이 대통령의 어제 발언을 잘 풍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아이가 물건이냐, 입양이 홈쇼핑이냐, 교환하고 반품하라는 말이냐는 온갖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변명하지 말고 대통령께서 깨끗하게 사과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도 “공감능력 상실을 의심하게 하는 답변으로 국민의 공분을 자초했다”며 대통령의 해명과 사과를 촉구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전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사전위탁보호제도의 취지는 아이하고의 ‘케미’(조화) 이런 문제가 아니라 입양 부모의 자격 문제”면서 “그런 식으로 해석하는 청와대의 해명조차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심상정 “文 발언 대단히 부적절” “사전위탁보호제, 부모자격 검증 절차지아이 한번 키워보고 판단하잔 제도 아냐” 이날 심사정 정의당 의원도 의원총회에서 문 대통령의 입양아동 관련 발언에 대해 “사전위탁보호제도 강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청와대 해명을 고려하더라도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전위탁보호제는 아이 양육에 무한책임을 져야 할 부모의 자격을 검증하기 위한 절차이지 부모가 아이를 한번 키워보고 판단하자는 제도가 아니다”라면서 “수많은 입양 가정과 국민에게 상처를 준 만큼 대통령께서 직접 바로잡아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두 아이 입양한 최재형 감사원장 재조명“아이에게 조건 없이 사랑·가정 제공”“입양, 진열대 위 물건 고르는게 아냐” 조수진 의원은 4명의 자녀 중 두 아이를 입양한 최재형 감사원장의 10년 전 인터뷰 기사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대통령 발언과 대비시켰다. 최 감사원장은 당시 인터뷰에서 “입양은 진열대에 있는 아이들을 물건 고르듯이 고르는 게 아니다. 아이 상태가 어떻든 간에 아이에게 무언가를 기대해서 입양해서는 안 된다”면서 “아이에게 사랑과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조건 없이 제공하겠다는 다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또 “입양을 마치 신데렐라 스토리처럼 불쌍한 한 아이의 인생반전극으로 봐서는 안 된다”면서 “입양은 평범한 아이에게 그가 놓칠 수도 있었던 평범한 가정사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일 뿐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의 상태가 어떻든 간에 아이에게 무언가를 기대해서 입양을 해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최 원장은 “입양 가족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있다”면서 “마치 부유한 가정이 입양아를 돈 주고 산다는 시선인데 주위를 둘러보면 경제적으로 부유한 사람들보다는 평범하고 일반적인 가정에서 오히려 입양을 더 많이 한다”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선의로 포장됐다, 너희나 실컷 살아”…임대주택의 명암[이슈픽]

    “선의로 포장됐다, 너희나 실컷 살아”…임대주택의 명암[이슈픽]

    기안84 웹툰 또 부동산 정책 풍자 웹툰 작가 ‘기안84’(36·본명 김희민)가 연재 중인 웹툰 ‘복학왕’을 통해 또다시 최근 부동산 상황을 풍자했다. 앞서 그는 청약 광풍, 로또 청약, 집값 급등 등 상황을 풍자 한 바 있다. 17일 화제된 네이버 웹툰만화 ‘복학왕’ 326화인 ‘청약 대회 마무리’편을 보면 주인공 등 등장인물들이 아파트 청약을 하기 위해 체력장을 펼치고 아파트 벽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사다리를 오르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 집을 얻기 위한 청약 경쟁이 엄청난 상황을 풍자한 것이다. 등장인물들은 입주 물량이 1084가구로 제한된 아파트의 청약 자격을 얻기 위해 아파트 벽면에 매달린 사다리를 타고 1층부터 옥상까지 올라가야 한다. 기안84는 입지 좋은 신도시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을 두고 ‘귀족으로 갈 수 있는 사다리’라고 표현했다. 한 인물은 사다리를 오르며 “좋은 집 살고 싶은 게 죽을죄냐”고 물었고, 이에 다른 인물이 “정신 차려. 착하다고 해서 누가 집을 주지 않는다. 세상은 원래 전쟁이다. 땅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라고 답한다. 또 ‘행복주택’과 ‘임대주택’을 산속에 지어진 허름한 주택으로 그리며 “선의로 포장만 돼 있다. 난 싫다. 그런 집은 너희들이나 실컷 살아”라고 말하는 장면도 담겼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대책으로 내놓은 공공임대주택(행복주택)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내 집 마련의 꿈은 아마 모든 국민들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 집 마련은 커녕 전·월세 집에서 사는 것도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같은 지역, 같은 조건의 주택 임대료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를 주고 더 나은 주거환경에서 살 수 있게 한 주택이 ‘임대주택’이다. 웹툰에서는 이 밖에 “죽으라고 일 만하고 그렇게 평생 일한다고 해도 월급보다 빨리 오르는 이런 집(아파트)을 살 수 있겠냐”, “평생 월세나 살다 죽을 셈이냐”, “집 없는 노예로 사느니 죽더라도 귀족으로 살아보자” 등 최근 급등한 집값을 지적하는 표현도 나왔다. 또 아파트 정상에 오른 통과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타고 올라오는 사다리를 치워 버리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기안84는 지난해 10월에도 등장인물이 “한강이 보이는 마당 있는 주택은 몇 년 만에 몇십억이 올랐다고 한다. 이건 진짜 뭔가 잘못된 것 아닌가. 가진 놈들은 점점 부자가 된다”고 말하는 장면을 웹툰으로 그려 부동산 문제를 꼬집었다. 또 등장인물이 “가끔은 기가 막힌다. 이렇게 열심히 일해도 집 살길은 보이지가 않는 게. 닿을 수도 없는 이야기 같은”이라고 말하며 ‘달’을 향해 손을 뻗는 장면을 두고 문재인 대통령의 애칭 ‘달님’을 의미한다며 기안84가 현 정부를 비판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웹툰에 등장하는 ‘행복주택’과 ‘임대주택’은 무엇일까? 임대주택, 일정 소득 이하 ‘무주택가구’ 대상으로 임대하는 주택 ‘임대주택’이란 주거 안정화를 목적으로 국가, 민간 건설업체가 건축해 일정 소득 이하의 무주택가구를 대상으로 임대하는 주택이다. 크게 정부의 지원을 받아 건설하는 공공건설임대와 민간업체가 짓는 민간건설임대로 나뉜다. 공공건설임대는 다시 영구임대, 국민임대, 공공임대 3가지로 분류된다. 다시 말하면 집이 없는 서민을 위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더 나은 집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도다. 내 집 마련의 발판이 될 수도 있고, 기초생활수급자,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어르신 등 사회보호계층에겐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지낼 수 있는 집이 생기는 것이다. 의무임대기간 동안 보증금과 임대료를 내고 살았으면 분양으로 전환하여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는 공공임대, 분양으로 전환할 수는 없지만 최대 30년의 임대기간 동안 시세의 60~80% 수준의 저렴한 보증금과 임대료를 주고 살 수 있는 국민임대주택(무주택자·저소득층 대상), 기초생활수급자·국가유공자·한부모가족 등에게 시세의 30% 수준의 보증금과 임대료로 살 수 있는 영구임대주택이 있다. 대학생·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에게 우선 공급하는 행복주택 최근 부동산시장에 ‘행복주택’이란 말이 많이 등장한다. 행복주택이란 대학생,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물량의 80%를 젊은 세대에게, 나머지 20%를 취약, 노인계층에 공급하는 제도로, 최대 6년의 임대기간 동안 저렴한 보증금과 임대료를 내고 살 수 있다. 단, 분양전환은 되지 않는다. 임대료는 최대 60% 정도 저렴한 수준이며, 소득 기준 및 자산 보유 기준에 충족해야 신청이 가능하다. 또 주택청약저축에 가입이 되어 있어야 한다.“임대주택은 전세와 달리 이사 걱정이 없어요” 먼저 임대주택의 장점은 일반적으로 시세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초기 자금 부담이 적다. 임대 거주기간 동안 취득세부터 등록세·재산세를 납부하지 않고, 분양전환주택의 경우 의무거주기간이 지난 뒤 주변 분양가보다 저렴하게 분양받을 수 있다. 임대주택은 집주인 터치가 없고, 전세와 달리 이사 걱정이 없다. 따라서 재계약에 대한 걱정도 없어진다. 또 최대 보증금 전환으로 보증금을 최대로 넣으면 월세도 그만큼 줄어드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임대주택의 가장 큰 단점은 주위의 시선이라고 말한다. 임대아파트 역시 재계약 시기가 있다. 보통 2년마다 물가상승률과 주변 시세를 고려해 보증금과 임대료가 상승될 수 있다. 분양전환 시기가 왔을 때 분양가, 분양 일정 등의 의견 차이로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또 주변의 시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의 경우 분양전환 가격이 과도하게 상승하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최근 분양을 시작한 서울 성북구 공유주택 ‘안암생활’은 애초 전세대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단지 집값 폭등에 전세난까지 계속되는 와중에 호텔을 개조해 전·월세 주거로 내놓는다는 정부 발표만으로 입주자들은 ‘호텔 거지’란 비난을 듣기까지 했다. 안암생활이 언론에 공개된 뒤 ‘거지’ 운운하는 비난은 사그라들었지만, “1인 가구에만 적합하다”, “방에 부엌이 없다”고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기안84의 부동산 문제 다룬 만화에 “50억 건물주가…”

    기안84의 부동산 문제 다룬 만화에 “50억 건물주가…”

    네이버에 연재하는 만화 ‘복학왕’을 통해 부동산 문제를 다루고 있는 기안84가 또 다시 논란의 대상이 됐다. 기안84가 지난 12일 올린 ‘복학왕’은 아파트 청약대회를 주제로 아파트를 차지하기 위해서 서로 죽고 죽이는 사람들 간의 경쟁을 다루고 있다. 특히 최근 만화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주요 정책 가운데 하나인 임대주택에 대해서 “선의로 포장만 돼있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오른 아파트값과 이로 인해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그린 기안84의 만화에 대해 현실을 잘 그려냈다는 시각도 있지만, 불편하다는 반응도 있다. 기안84가 2019년 서울 송파구 석촌동의 상가 건물을 46억원에 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건물주가 행복주택에 사는 사람을 비하했다’ ‘행복주택에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모욕했다’는 등의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자수성가한 건물주는 현실을 풍자하면 안되냐는 반박도 이어졌다. 기안84가 웹툰을 통해 스스로 번 수익으로 산 건물인만큼 비판이나 폄훼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또 기안84가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것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반영했을 뿐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한편 지난해 기안84의 ‘복학왕’은 여주인공 봉지은이 회식 자리에서 배에 키조개를 얹고 깨는 장면으로 ‘여성 혐오’라는 논란을 낳기도 했다. 여성 인턴은 능력이 없어도 남성 상사와의 성관계를 대가로 정직원에 채용됐다는 내용이란 해석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기안84는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봉지은이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는 설정을 추가하면서 이런 사회를 개그스럽게 풍자할 수 있는 장면을 생각했는데 깊게 고민하지 못했다”고 사과하며 일부 장면을 수정한 바 있다. 그가 출연 중인 MBC 방송 ‘나혼자산다’에도 하차 요구가 이어졌고 웹툰 작가들 사이에서는 부당한 검열이란 주장도 나왔다. ‘나혼자산다’는 이후 강남 아파트에 월세를 사는 김광규와 아파트를 산 육종완 등이 출연해 극명한 대비를 이루면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상을 연예인의 입을 통해 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오늘의 눈] ‘핀셋’으로는 두더지를 잡을 수 없다/김희리 사회2부 기자

    [오늘의 눈] ‘핀셋’으로는 두더지를 잡을 수 없다/김희리 사회2부 기자

    ‘우도할계’(牛刀割鷄)라는 말이 있다. ‘소를 잡을 칼로 닭을 잡는다’는 뜻이다. 큰일을 할 능력을 갖춘 제자 자유가 작은 고을을 다스리면서 굳이 국가 통치에 필요한 시서예악을 따르는 모습을 본 공자가 탄식했다는 논어의 일화에서 유래했다. 본래는 별것도 아닌 일에 유난을 떤다는 의미지만, 용도에 맞지 않는 도구를 사용하는 우스꽝스럽고 효율이 떨어지는 모습에 대한 풍자로도 쓰인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코로나19에 일상을 빼앗긴 지 어느새 일 년이 지났다. 지난해 3~4월 1차 대유행, 8월 2차 대유행에 이어 연말을 강타한 3차 대유행으로 소위 ‘K방역’도 다시금 시험대에 올랐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빠르게 증가하고 전국의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면서 지난달 7일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됐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23일부터 서울 및 수도권에서 5인 이상 집합을 금지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한 데 이어 지난 4일부터는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등 연달아 고강도 대책을 내놨다. 일요일마다 ‘핀셋 방역’이라는 이름으로 맞춤형 조치가 거듭 나오면서 전국의 자영업자들에게 일요일은 공포의 요일이 됐다. 문제는 ‘핀셋’으로 ‘두더지 잡기식’ 대처를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당초 방역 위험시설에서 제외됐던 야외 스포츠시설은 지난달 강원도 평창의 한 스키장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곧바로 영업 중단이라는 ‘핀셋’을 맞았다. 그러나 계절 장사인 스키장, 눈썰매장 등 겨울 스포츠시설의 밥줄을 끊었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11일 만인 지난 4일부터 영업 중단이 해제됐다. 일찌감치 영업이 중단됐던 실내체육시설의 경우도 헬스장이나 필라테스장 등과 달리 아이들 돌봄 공백의 우려가 제기된 태권도장, 발레연습장은 같은 날부터 영업이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이에 앞서 휴게음식점으로 분류되는 카페에서는 매장 취식이 불가능한데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되는 브런치카페에서는 가능해 점주들이 급히 업종 변경을 시도하는 촌극도 발생했다. 물론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응하는 데 정답을 찾기란 어렵다. 어떤 방향에도 피해를 보는 사람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적어도 대다수의 사람이 신뢰하고 따를 수 있도록 일관성 있는 기준이 있어야 한다. 핀셋을 빙자해 현장의 민원에 따라, 여론에 따라 휘둘리는 미봉책이 거듭될수록 혼란만 커질 뿐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국민들의 순응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핀셋은 손으로 집기 어려운 작은 물건을 집는 데 사용하는 기구다. 정교함을 요구하는 예외적인 상황을 콕 집어 해결하는 데 적합하다. 그러나 핀셋으로는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오는 바이러스를 한 올 한 올 집어낼 수 없다. 상황에 맞는 도구를 찾아내 적절한 시기에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재난의 시기를 맞은 정부에 필요한 덕목일 것이다. hitit@seoul.co.kr
  • ‘기후 소녀’ 툰베리, 만 18세 성인 됐다…“술집서 악당들 폭로할 것”

    ‘기후 소녀’ 툰베리, 만 18세 성인 됐다…“술집서 악당들 폭로할 것”

    스웨덴의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3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만 18세 생일을 맞아 트위터를 통해 특유의 빈정거림이 가득한 메시지를 올렸다. 미국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툰베리는 이날 트위터에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는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도 풍자와 재치가 가득한 멘트도 잊지 않았다. “내 18번째 생일을 축하해줘 고맙다”고 운을 뗀 툰베리는 “오늘 밤 여러분은 내가 동네 펍(술집)에서 기후 문제와 등교 거부 음모에 관한 모든 어두운 비밀, 그리고 더는 날 조종할 수 없는 악당들을 폭로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드디어 자유로워졌다”고 썼다.툰베리는 2018년 만 15세의 나이에 학교를 결석하고 스웨덴 의회 앞에서 지구 온난화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를 계기로 전 세계 학생들의 동맹 휴학과 수업 거부를 이끌어 환경 운동의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툰베리는 또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해 세계 각국의 정상을 신랄하게 비꼬며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툰베리는 현재 기후 문제뿐만 아니라 자선 활동도 펼치고 있다. 지난해 7월 포르투칼에 본부를 둔 칼루스트 굴벤키안 재단이 신설한 굴벤키안 인도주의상을 받은 툰베리는 상금 100만 유로(약 13억8000만 원)를 전액 기증하겠다고 밝히고 이중 10만 유로(약 1억3700만 원)를 브라질 아마존 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캠페인에 우선 기부한 바 있다. 앞서 그해 4월에는 덴마크 비영리 단체 휴먼 액트로부터 상을 받은 뒤에도 상금 10만 달러(약 1억2000만 원)를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고 아이들의 잠재적인 피해를 막기 위한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의 활동에 기부했다. 사진=그레타 툰베리/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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