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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수꾼/불의 가면/정치극 두편 여름 무대 달군다

    ◎대중조작 거부한 70년대 사회상 풍자/불의 가면/군사독재 부도덕성 성적본능과 연결 70년대의 억압된 정치·사회적 상황을 다룬 「정치극」두편이 한여름 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연우무대가 한국현대연극의 재발견시리즈 네번째무대로 마련한 「파수꾼」(이강백작·기국서연출)과 극단 세실의 「불의 가면­권력의 형식」(이윤택작·채윤일연출)이 그 작품들. 중견연출가들이 연출한 두작품은 「권력」이라는 동일대상을 다루면서도 접근법이 너무 달라 관객들의 다양한 반응과 함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기국서가 연출한 「파수꾼」(연우소극장 8월1일까지,744­70 90)은 극작가 이강백씨의 초기대표작인 「파수꾼」과 「셋」을 재구성한 일종의 정치적 우화이다. 한편 채윤일 연출의 「불의 가면」(산울림소극장 31일까지 334­59 15)은 군사독재의 황폐한 정신세계와 권력의 무상함및 부도덕성을 성적 본능과 연결시킨 충격적인 무대로 화제가 되고 있다.권력과 지식,광기와 이성의 대립을 집요하게 그려내고있다. 「불의 가면」이 연기자들의나체출연등 터부의 타파로 일시적인 강한 충격을 던진다면 「파수꾼」은 강약이 적절히 조화된 가운데 빗방울이 바위에 구멍을 뚫듯 강한 여운과 이미지를 남긴다. 이솝우화 「늑대와 소년」을 원용한 「파수꾼」은 소년파수꾼이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하는 이리떼가 없음을 확인하고 이를 알리려하나 마을의 질서를 위해 피해를 주지않는 이리떼놀이는 절대 필요하다는 촌장의 주장에 맞서는 이야기.진실이 헛소리로 치부되고 시름시름 앓던 소년은 결국 있지도 않은 이리떼의 출현을 알리는 북소리를 치며 마을의 질서속으로 편입된다.사이사이에 삽입된 「셋」은 두 맹인이 구경꾼을 모아놓고 돈으로 사들인 아들의 죽음을 담보로 살인게임을 벌이는 내용으로 인간존재의 비극성을 웃지못할 희비극으로 그려낸다. 「획일적인 질서를 위한 제도적 장치속에서 아프다고 고함치고 이를 거부한 70년대 삶의 풍경」인 「파수꾼」.93년 7월 현재를 사는 사람들에게 분단과 안보를 체제유지수단으로 삼았던 당시 자리를 무엇이 대신 차지하며 인간을 옥죄이는지 반추케한다. 한편 「불의 가면」은 권력과 지식의 문제를 정공법으로 거칠게 다루고 있다.불의 신화와 정신분석학적·사회과학적 접근을 시도한,상당히 이성적인 동시에 상징성이 강한 무대다.권력의 본질을 광기와 성등으로 해부한 이 작품은 그러나 일부 노출이 심한 연기로 인해 「벗는 연극」으로 비춰져 연출의도나 작품성 자체가 호도될 위험성이 무척 큰 작품이다.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하고 주제가 피상적으로 다뤄져 아쉬움이 남는다.
  • 「TV안보는 날」소재 M­TV 「단소리 쓴소리」

    ◎TV프로 자정노력 있는건지…/방송현실 반성않고 아리송한 풍자 일관 「TV 안보는 날」을 소재로 MBC­TV가 7일밤 9시뉴스뒤에 방송한 「TV 만평,단소리 쓴소리」는 우리의 방송수준을 오늘에 이르게한 방송사의 자기반성의 자리인지 아니면 캠페인을 주도한 시청자단체를 묘하게 비꼬기 위해 꾸민 시간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문제의 본말을 크게 오도,뒷맛이 개운치않다.하루의 뉴스가운데 본뉴스시간에 정면으로 다룰수 없었거나 핫뉴스를 골라 풍자식으로 꾸미고 있는 「단소리 쓴소리」는 그러나 이날 무엇에 일침을 가하고 있는지 아리송하기만 했다. 이날 만평은 우선 사회자와 시청자단체를 대표하는 할아버지인형과 주부인형을 등장시켜 시민단체들이 왜 이런 캠페인을 비롯,시청자운동을 전개하지 않을 수 없었는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캠페인의 당위성을 원칙적인 차원에서 나열하고 사이사이에 오히려 「잠들어 있던」시청자들의 무관심을 꼬집는 것으로 구성됐다. 이 정도에서 그쳤다면 그래도 이해가 간다.그러나 할아버지인형이 『오늘이 TV 안보는 날이기는 하지만 내가 이 프로에 나오니 주위사람들에게 이 프로만은 보라고 했다』든가,또는 집에 있는 시청자를 연결해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묻자 주부시청자가 「TV 안보는날」행사에 참가한 딸이 TV에 나올까봐 지켜보고 있다는 식의 답변을 하게 각본된 이날 만평은 「TV 안보는 날」을 바라보는 방송사의 시각이 얼마나 표피적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예이다.일반 시청자들이 마치 TV에 얼굴 한번 비추려고 안달을 하는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또 주부인형이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안한다고 비판하면서 세 글자를 「공」「영」「빵」으로 발음케해 모두 「무」라는 것으로 유도했지만 그 이면에는 비난의 화살을 다른 방송사로 보내고 있는 불쾌감마저 줬다.이는 방송사가 과연 「광기」상태에 이른 우리 방송현실에 대해 반성과 책임을 제대로 통감하고 있는지 의심스럽게한 단면이 아닐수 없다. 이날의 만평은 일선 PD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자발적인 자정노력의 의지마저 흐려놓으면서 「좋은 방송」에 이르는 길은 아직 멀었다는 씁쓸함과 안쓰러움을 더해준 프로가 되고말았다.
  • 이만희작 「피고지고 피고지고」/배금주의 세태 통렬히 풍자

    ◎칠순 앞둔 세 노인의 보물탐사 묘사 연극계 화제작인 「불 좀 꺼주세요」와 「돼지와 오토바이」를 쓴 극작가 이만희씨의 또 다른 작품 「피고지고 피고지고」가 오는 20일까지 국립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국립극단은 지난 90년부터 창작극 개발을 위해 중견극작가들에게 작품을 의뢰,공연해오고 있는데 「피고지고 피고지고」는 그 다섯번째 무대이다. 이 작품은 나이 칠십을 바라보는 왕오(이문수반),천축(김재건반),국전(오영수반)등 일확천금을 노리는 세노인의 이야기.순탄치않은 인생을 살아온 노인네들의 순진무구한 얘기로 인물성격과 극적 상황에 따른 현실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대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세 노인은 왕년에 사기,절도,밀수등 한가락씩했던 전과범들.어느날 혜초여사(손봉숙반)로부터 보물이야기를 듣고 신라시대의 값진 유물이 묻혀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산골짜기 옛 절터를 몰래 파기로 마음을 정한다.절터가 주요군사시설이어서 삼엄한 경비에 도굴이 쉽지 않자 궁리끝에 산아래에 화원을 만들어 오갈데 없는 노인들이 꽃을 재배하며 연명하는 것처럼 위장한다.그리고 거기서 나온 흙은 서울에서 화원을 경영하는 혜초여사에게 보내 3년동안 감쪽같이 도굴작업을 해왔다.보물이 없는 건 아닐까 의심도 하고 백만장자 꿈도 꾸며 세상과 격리된 생활을 해오던 이들 세노인은 그러나 세상일에 대한 끝없는 그리움에 젖어든다. 「그것은 목탁구멍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불 좀 꺼주세요」등에서 작가 이만희씨와 콤비를 이뤘던 강영걸씨가 연출을 맡았다.이번 공연은 국립극장의 상설공연장화라는 취지에 맞춰 국립극단 공연으로는 처음으로 20일까지 장기공연을 한다.공연시간 하오 7시30분(토·일 하오4시).문의 274­1151.
  • 연극계의 무서운아이들 극단 「작은신화」·「한강」

    ◎의욕에 찬 실험무대 호평/창작극 「Mr.매킨도·씨!」「잠적/토템」 공연/Mr.…/첨단과학시대 인간소외 풍자/잠적…/강요된 절망·희망 정면대비 극단 작은신화와 한강의 연극 「Mr.매킨도·씨!」와 「잠적/토템」. 6월 한달동안 서울의 대학로에서 열리는 「사랑의 연극잔치」에서 젊은 극단 작은신화와 한강은 실험성 번뜩이는 이들 작품을 통해 기성연극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있다. 한국연극협회에 가입하지않은 「비제도권」극단인 이들 작은신화나 민족극단체인 한강은 바로 「공동작업」「집단창조」라는 연극 본래의 목적을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는 「연극계의 무서운 아이들」이다. 극단 작은신화가 오는 28일까지 바탕골소극장(745­07 45)에서 공연하는 「Mr.매킨도·씨!」는 컴퓨터로 대변되는 최첨단 기계·정보사회에서 더욱 심각해질 인간소외를 풍자한 연극이다.관료주의와 도덕의 타락을 희화화한 이탈리아 극작가 다리오 포의 「대천사는 핀볼게임을 하지 않는다」에서 「현실­꿈­현실」이라는 틀거리와 일인다역의 연기표현방식,현실에대한 포의 작가정신과 사회인식을 수용했다.그러면서 내용은 93년 서울 땅에서 부딪치는 우리의 문제로 완벽하게 재창조했다. 사무자동화에 따라 컴퓨터로 업무처리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평범한 직장인 Mr.매킨도.그는 자신도 모르는새 고용주에 의해 컴퓨터시스템 확률개념의 인간반응을 예측하는 모의실험대상으로 선정된다.개인의 의지나 선택과는 상관없이 첨단문명에 의해 조종되길 거부하고 반란하는 그를 현대판 돈키호테로 비유한 이 작품은 미래사회에 대한 매우 시니컬한 시각을 담고있다.1시간40분동안 25회나 정신없이 장면이 전환되는 이 작품은 특히 찰리 채프린의 영화「모던 타임스」를 연상케하는 등장인물들의 무언극이 상당히 인상적이다.소외된 인간의 모습과 도시인의 일상을 최대한 대사를 배제하고 움직임과 소리로 대치시킨 부분은 대사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한편의 연극에 너무 많은 생각을 집어넣으려한 것이 다소 관객을 부담스럽게 만들지만 오랜만에 보는 재미있고 힘찬 연극이다.최첨단 그래픽언어인 매킨도시의 경음에서 제목을 따온 이 작품은 최용훈씨가 연출했다. 오는 13일까지 예술극장 한마당(743­12 66)에서 공연되는 극단 한강의 「잠적/토템」은 「희망과 절망」을 다룬 두편의 창작극이다.「잠적」은 강요된 절망적 상황속에서도 소중한 꿈을 지켜나가는 해고된 여성근로자들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그리고있다.반면 「토템」은 원시인들이 동굴안에서 부대끼며 사는 모습을 우화적으로 그려 꿈을 버린 사람들의 모습이 얼마나 비참한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두 작품 모두 「꿈을 잃어버린 사람은 살아갈 수 없다」는 인생의 당연한 명제에 서로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 「물가안정」 소비자가 나서야/정신모 경제부장(데스크시각)

    올들어 지난 4월말까지 물가가 제법 올랐다.소비자물가는 전년말에 비해 3.3%가,생산자물가는 1.3%가 올랐다. ○거시정책엔 한계 새정부가 요란하게 내놓은 신경제 시책가운데 국민들이 절실하게 느끼는 것은 물가이다.성장이니 국제수지니 해 봐야 그 결과는 시차를 두고 뒤늦게 나타나고 그 영향 또한 간접적일 수밖에 없다.그러나 물가의 영향은 매일같이 장을 봐야 하는 가정주부에서부터 주머니돈으로 직접 점심을 사먹어야 하는 샐러리맨들까지 몸소피부로 느끼게 된다.이때문에 어느 기관의 여론조사이든 경제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를 물가안정이라고 꼽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물가를 안정시키는 일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다.정부의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그러나 재정이나 통화등 이른바 거시정책들은 수많은 시장의 변수때문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어려움이 많다.예컨대 물가안정을 위해 통화나 재정을 바짝 죄어도 경기만 나빠지고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 풀레이션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거 권위주의적인 정권 시절에는 물가지수 관리를 위해 무리한 일을 서슴지 않았다.인상이 불가피한 품목이라도 정부가 업자를 윽박질러 가격을 올리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특히 정부가 결정권을 쥔 공공요금에 이런 사례가 많았다.철도청이나 서울시 지하철의 만성적인 적자도 이 결과이다. 무리한 가격억제는 반드시 부작용을 수반한다.어느 한 때 인상을 미룬다 해도 그 효과는 일시적일 뿐이다.풍선의 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거져 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행정력 동원 무의미 결국 행정력을 동원한 물가안정은 의미가 없는 셈이다.예컨대 설렁탕 값을 묶어두기 위해 위생검사를 강화해 봤자 별 소용이 없다.값이 오르지 않는 대신 내용물이 부실해지는 것이다. 지금은 문민정부의 등장과 함께 과거와 같이 업자들에게 강요해 일시적이나마 물가를 억누를 수 있는 길도 사라졌다. 그렇다면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은 누구일까.바로 소비자들이다.정부와 기업과 가계등 경제주체들 가운데 최종 소비자들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선진국의 집단적인 불매운동의 위력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모든 주체 책임져야 그러나 소비자들은 자신의 이속에 따라 행동하게 마련이어서 이들을 특정한 목표에 맞춰 규합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소비자단체의 활동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년전 리더스 다이제스트지는 물가가 어떻게 오르느냐를 풍자한 단편을 실었다.물론 픽션(허구)이다.「브라질의 경제학자 사르멘토는 양파값이 크게 오른데 분개해서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업자들을 찾아나섰다.야채장수는 도매상인을,도매상인은 재배농부를,농부는 비료값을 각각 인상의 요인으로 꼽았다.역추적은 이어져 프랑스의 비료업자,운임을 올린 선박회사,배값을 올린 함부르크의 조선소,강철 값을 올린 그리스의 제철소,제철소의 원료인 코크스 값을 올린 남아연방의 탄광업자,탄광에서 쓰는 공구 값을 올린 일본의 공장을 찾아간다.일본의 공구업자는 대답한다.『우리는 공구를 수출해 번 돈으로 브라질에서 양파를 수입하는데 양파 값이 비싸져 공구 값을 올리지 않을 수 없었소.도대체 브라질의 양파 값이 왜 그렇게 올랐소』 물가가 오르는 이유는 이처럼 다양하다.이를 막는 것은 모든 경제주체의 공동책임이다.특히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데는 소비자의 현명한 대응이 즉효약이다.
  • 내부결속 겨냥 정치구호 대거양산(오늘의 북한)

    ◎당선전 선동부 주도/잇단 대규모 군중집회 통해 전파/주민 경제불만·사상동요 방지 2중포석/지난달 11일 하루에 최고 2백개 발표도/강요된 구호 맞서 비리풍자 은어도 범람 북한당국은 최근 체제유지 및 사회주의 건설을 부추기기 위한 각종 구호들을 무더기로 쏟아내고 이를 전파하기위한 대규모 군중집회도 잇따라 열고있다. ○정치 변혁기마다 발표 북한측이 스스로 「조국해방전쟁승리의 날」이라고 주장하고있는 휴전협정체결일(7월27일) 40돌을 앞둔 지난달 11일에는 당중앙위 명의로 무려 2백여개되는 구호를 발표하기도했다. 「동토의 왕국」으로 불리고있는 북한은 김정일의 후계자지위를 공식화한 지난 80년 당 제6차대회 등 중요한 정치적 계기가 있을 때마다 각종 구호를 양산해 온 「구호의 왕국」이기도 하다.특히 북한은 매년 대남선동차원에서 「민민전」방송을 통해 투쟁구호를 발표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순전히 대내용으로만 구호를 대량으로 제조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사회주의는 지키면 승리이고 버리면 죽음이다』『당과수령을 목숨으로 견결히 보위하는 결사대가 되자』는 등 체제유지용 구호가 전체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구호들은 대부분 북한이 당면한 대내외적 어려움을 역설적으로 반영하고 있다.『흰쌀밥에 고깃국을 먹고 살려는 세기적 숙망을 하루 빨리 실현하자』『사회주의 건설에 일대 앙양을 일으켜 우리를 경제적으로 봉쇄하려는 제국주의자들의 책동을 짓부수자』는 등의 구호에선 폐쇄적 사회주의 경제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엿볼 수 있다.그런가 하면 『최고 사령관의 명령을 무조건 관철하는 혁명적 군풍이 차넘치게 하라』는 구호에는 김정일로의 군통수권 이양에 따른 일말의 불안감을 감지할 수 있다. 북한은 사회주의권이 무너지고 있는 가운데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선언등으로 국제적 고립을 자초,공장가동률이 40%를 밑도는 경제난에다 주민들의 사상적 동요등 이중고를 겪고있다. 따라서 최근의 구호 양산은 주민들의 긴장의식을 높이면서 김일성 부자세습구도를 다지고,노력동원 극대화를 통한 사회주의 건설이라는 여러가지 목표를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최근 북한이 연일 구호관철을 독려하는 군중집회를 개최하고 있는 데서 뒷받침된다.지난 14일 평양에서 10만명의 주민이 동원된 궐기대회가 열린 것을 비롯,함흥·원산·사리원·신의주 등 북한전역이 구호와 군중집회의 물결로 뒤덮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김기남 등 핵심적 역할 이같은 구호들은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에서 주로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 과정에서 김정일의 측근중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기남이 핵심적 역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우리식 대로 살자」「우리 당중앙 목숨으로 사수하자」는 등 북한의 유명한 구호는 거의가 그의 두뇌에서 나왔거나 그의 손을 거쳐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위에서부터 강요되는 구호가 쏟아지는만큼 북한사회 저변에서는 체제와 각종 사회비리를 풍자하는 은어도 범람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키가 작은 김정일이 높은 구두를 신고 다니는 것을 비꼬는 「고도」,당간부가 부정한 여성관계로 처벌을 받게 될 때 상대여성을 「간부절단기」라고 부른다.「마동무」와 「로선생」은 말보로 및 로스만 담배를 일컫는 것으로 당간부들의 외제품 선호경향을 꼬집고 「영실군대」는 영양실조 인민군을 지칭하며 「물·안·지 법칙」은 뇌물·안면·인맥이 각종 규정보다 우선하는 세태를 비꼬는 말이다.
  • “이도령·춘향의사랑은 10대의탈선”/「춘향전」각색「방자놀이」무대에

    ◎서울신문·금성 주최/28일 남원 광한루서 공연/취타대·사물놀이·판굿 곁들여 흥돋워 고대소설 「춘향전」을 방자의 시각에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연극「방자놀이」가 오는 28일 하오3시 춘향의 고향인 전북 남원시 광한루원 특설무대에 올려진다.서울신문사가 (주)금성과 함께 주최하는 제63회 남원 춘향제의 주요 행사로 마련된 연극 「방자놀이」는 취타대연주,사물놀이및 판굿공연과 함께 어우러져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신명나는 한판 축제로 꾸며진다. 광한루에 설치된 특설무대주변에서 취타대의 팡파르연주로 춘향제의 막이 오르면 사물놀이가 흥을 돋군뒤 현장극 「방자놀이」의 야외공연이 한 여름 더위를 식혀준다.연극이 끝나면 뒤풀이로 사물놀이 판굿이 20여분간 흐드러지게 펼쳐지면서 대미를 장식한다. 방자와 향단의 역할을 극대화시켜 이도령과 춘향의 사랑을 10대의 탈선으로 설정,현대 젊은 남녀의 사랑을 풍자하는 이 연극은 모두 4장으로 구성돼있다.제1장 춘향과 이도령의 만남과 사랑,2장 연인의 슬픈이별,3장 신연맞이 행렬및 춘향의 수절,그리고 4장 이도령의 입신 출세등 「춘향전」의 기본 줄거리를 따르면서도 방자가 끊임없이 극의 진행을 방해하고 사건진행에 개입하면서 변화를 준다.방자는 연신 춘향과 이도령의 위선을 따끔하게 지적하면서 「참 사랑」이란 어떤 것인가를 나름대로의 「사랑학」과 함께 제시하는 것. 「서울찬가」가 흥겹게 울려 퍼지는 무대에 동시에 등장한 방자가 관객에게 큰절을 한뒤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춘향전」을 한껏 풍자하는 「방자전」을 만들어보이겠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방자놀이」는 이태훈 김연재등이 출연하고 김용락씨가 작품을 썼다.연출은 김동중씨가 맡았다.특히 방자와 향단의 대사는 농시조,가사투의 사설문학적 형태를,그리고 도령과 춘향은 3·4 또는 4·4조의 가사문학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 인물들사이의 자연스런 대조로 우리 고전문학의 아름다움을 감상해볼 수 있는 작품이다. 「남원 춘향제」에는 배우들을 포함해 취타대,의장대,남원상고,사물놀이패등 모두 70여명이 참여한다.
  • 정치 드라마(외신내신)

    시청자는 정직하다.텔레비전화면에 나오면 「TV에서 그렇게 말했다」고 단정해버린다.또 한 인물에대한 평가도 TV가 어떻게 그리느냐에 따라 한순간에 달라진다.그 인물이 좋지않은 성격으로 그려지면 당장 형편없는 인물이 돼버리고 실제로 형편없는 사람이라도 마음씨좋게 그려지면 「TV를 보니 그사람 좋은사람」이 돼버린다. 더구나 실록·역사드라마의 경우는 그당시 실제 있었던 인물을 실명으로 다루기 때문에 다른 설명을 덧붙일 필요도 없이 등장인물자체가 역사속의 그 인물로 비치기 십상이다.이를 뒷받침하는 실존인물이 증인으로 나오니만큼 더이상 변명의 여지가 없다하겠다. 그 인물이 이번 드라마에선,또는 이번 작가나 연출가에 의해서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의 판단이전에 순진한 시청자들은 안방에서 화면으로 읽는 역사드라마를 「실록」이자 「사실」로 받아들일 뿐이다.드라마자체를 사가의 역사적 평가로 생각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하나의 TV역사드라마는 역사에대한 주관적 시각을 가지고 있지않던 시청자에게 역사평가의시각을 제시하고 주도하는 역할을 겸하는 셈이다. 요즘 TV를 보면 드라마·다큐멘터리·코미디·토크쇼프로의 소재가 정치적 사건내지 그와 관련된 세태풍자 일색이다.특정한 소재를 다루지못했던 답답함에서 벗어나 소재의 영역을 활짝 펼수있다는 점은 환영할만하다.또 요즘의 부패·비리소재는 시청자의 흥미를 끌만한 상업성을 지닌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하나의 드라마를 더한층 드라마틱하게,또는 다큐멘터리의 사실성을 좀더 강조하다보면 주관성·편향성에 흘러 흥미위주와 사실왜곡으로 전도되기가 쉽다. 일반프로그램은 몰라도 「정치」등 역사와 관련된 프로그램에서는 어느때보다 TV의 냉정한 시각이 요구되는 때다.시청자는 TV에 의해 시대를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태풍자도 핵심을 찌르는 날카로운 풍자가 아닌이상,우리가 사는 사회가 대단히 웃기는 세상인 것처럼 표현하려는 코미디의 과장된 몸짓과 흉내만으로는 모처럼의 새「소재」가 무색해 질뿐이다.
  • 올바른 가정문화 확립 결의/새마을부녀회

    ◎10∼12일 「행복한 가정…」 개최/알뜰패션쇼·재활용품 전시회도 열어 새마을부녀회중앙연합회(회장 정행길)는 10∼12일 서울 화곡동 소재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 운동장에서 「푸른 5월,행복한가정 대행진」을 개최한다. 이 행사에는 전국 시·도 및 시·군·구의 부녀회장과 모범가정 수상자등 5백여명이 참석,올바른 가정문화를 확립하고 실천키위한 다짐대회를 열고 코믹 사회풍자극 「이젠 달라져야 한다」를 공연한다. 또 부대행사로 10일 하오 2시 유행이 지나거나 크기가 맞지않아 못입게 된 옷을 손질하고 고쳐서 새옷처럼 다시 입게만든 「알뜰 패션쇼」를 개최,주부들에게 근검절약과 알뜰생활의 지혜를 소개한다.패션쇼에는 헌옷을 재 제작한 당사자들이 직접 모델로 출연,한복치마를 이용해 만든 봄·가을용 홈웨어와 원피스 스커트 블라우스·안매는 넥타이를 연결해 만든 플레어 스커트·와이셔츠를 이용한 간편복·어른옷을 줄여만든 어린이옷등 30여종을 선보인다. 이밖에 각 가정에서 필요없게 된 옷 가구 책 가전제품등의 생활용품을 한데모아 필요한 이웃에 나눠주고 바꿔쓰는 새마을 알뜰마당과 폐품을 이용한 재활용품 전시회 및재활용품 교환코너,가훈전시 및 가훈써주기 코너도 행사기간내 계속 마련된다. 한편 올해부터 화목한 가정을 이루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새마을 여인상 대상은 대전시 황영애씨(45)가 선정됐다.황씨는 시집오던 해인 23세부터 동부녀회를 맡아 지역발전에 앞장서는한편 최근엔 폐식용유등을 이용,6만장에 달하는 무공해비누를 만들어 이웃에 무료로 나눠주며 환경보호를 위해 애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행사로 새마을 알뜰마당,우리 농산물 기획 판매,도서벽지 어린이 서울초청 견학,알뜰도서 교환시장도 운영한다.
  • 「북어 대가리」 「…이중생각하」/풍자·해학극에 관객몰린다

    ◎사회부패 비판… 뼈있는 웃음 선사로 인기 세상에 대한 풍자와 비판,해학을 그린 연극들에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극단 연우무대가 오는9일까지 연우소극장(744­7090)에서 공연하는 「살아있는 이중생각하」(오영진작·윤광진연출)와 「극발전연구회」가 성좌소극장(745­1214)에서 오는 31일까지 무대에 올리는 「북어대가리」(이강백작·김광림연출)가 그 작품들. 해방직후 격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물욕을 쫓다 자기 꾀에 넘어간 이중생으로 대표되는 인물군상들을 통렬하고도 해학적으로 비판한 오영진의 「살아있는 이중생각하」.44년전 작품이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들 정도로 오늘날 우리사회의 구석구석에서 터져나오는 부패실상과 놀랍게 맞아떨어져 관객들은 오랜만에 통쾌한 기분으로 극장문을 나서게한다.비뚤어진 세상에 대해 실컷 조소하면서 뼈있는 웃음을 가득실은 장면 하나하나는 관객들로 하여금 통쾌감이상의 카타르시스까지 맛보게한다.윤광진씨의 깔끔한 연출과 주역 이호성의 연기못지않게 출연배우들의 고른 연기력 또한 무대를풍요롭게한다. 「살아있는 이중생각하」가 개운한 뒷맛의 산뜻한 연극이라면 이강백·김광림의 「북어대가리」는 배꼽잡을 정도의 웃음을 주면서도 종반에는 세상에 대한 풀리지 않는 고민을 제시, 웬지 무거운 마음으로 극장문을 나서게 하는 희비극이다. 내일에 대한 특별한 희망이나 꿈이 없는 평범한 인간들이 세상과 끊임없이 충돌하며 사는 모습에서 잃어가는 삶의 원칙들을 확인하게 만드는 비감한 현장이다. 그러면서도 두 남자주인공의 서로에 대한 끈끈한 인간애는 관객들로 하여금 일상에서 너무나 당연하고 진부하게 여겨져 한켠에 밀쳐놓은 소중한 가치들을 새삼 떠올리게한다. 전무송·최종원의 완벽에 가까운 콤비와 정운봉의 걸쭉한 연기,그리고 창고안에 앉아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만큼 연극적으로 꾸며진 무대는 찬기있는 극장바닥에 2시간 가까이 앉아있어야 하는 불편함을 잊게한다. 말초적인 재미보다 삶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떠올리게하는 이들 연극은 「요즘 관객은 흥미만 쫓는다」는 편견을 지워주고있어 연극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있다. 한편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을 우리의 현실과 정서에 맞게 재구성한 현대예술극장의 「어느 아버지의 죽음」이 8일부터 26일까지 호암아트홀에서 공연돼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이 작품은 산업화에 따른 인간부재,「하면 된다」는 물질적 성공논리,교육부재등이 가져다준 가족의 해체를 담담하게 그린작품.자신이 가입한 생명보험금을 가족들이 타게끔 하는 것이 가족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생각으로 교통사고를 가장하여 죽음을 결행하는 아버지가 글 보면서 부권상실뿐 아니라 자기 위치와 역할을 상실하고 떠다니는 가족구성원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접할 것으로 기대되는 무대이다.윤대성씨가 작품을 쓰고 정일성씨가 연출을 맡았다.원로 연극인 장민호씨가 30년만에 민간극단에 처음으로 출연한데다 최불암·김민자부부가 한 무대에 서는 화제의 첫무대 이기도 하다.
  • 불 정가에 베레고부아자살 파문/“대선후보 거론” 전 총리의 비운

    ◎거액차용·총선패배 「자책끝 선택」/사회당,“몰락의 흉조 아닌가” 우려 「노동자 총리」피에르 베레고부아 전프랑스 총리(67)의 권총자살 소식은 노동절(1일)휴일을 즐기던 프랑스 국민들을 경악케 했다. 그가 현직 시장으로 자살 당일 느베르시 시장실에서 지방노조간부들을 접견하고 시주최 자전거 경주행사에도 참석했던터라 느베르시 주민들에게는 귀를 의심케하는 소식이었다. 바로 달포전까지 총리를 지낸 67세 노정객의 자살은 계파와 당을 초월,정치의 길을 함께 걷던 모든 이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특히 그의 소속당인 사회당 인사들은 베레고부아를 「비방과 인신공격의 희생자」로 애도했다.미셸 로카르 사회당 당수는 『불공정이 판치고 있는데 고쳐져야 한다』고 탄식했으며 로랑 파비위스 전사회당수도 『베레고부아를 죽인 것은 불공정과 상습적인 인신공격』이라고 지적했다. 사회당 인사들의 이같은 논평은 「무이자 거액차용」폭로가 베레고부아를 자살하게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베레고부아는 그가 느베르시출신 하원이던 86년 친구이자 사업가인 플라(89년 사망)로부터 1백만프랑(약1억6천만원)을 무이자로 꾸어 파리소재 건평 1백㎡(30여평)짜리 아파트를 산 일이 있었다.이같은 사실이 한 지방판사에 의해 밝혀졌으나 상부지시로 수사가 중단된 경위를 주간 정치풍자신문인 르 카나르 앙셰네(묶인 오리)가 지난 2월에 터뜨린 이후 베레고부아는 언론의 공격과 일부 선거구민의 따가운 눈총에 내내 시달렸다. 빌린 돈 절반을 92년말에 고가구와 고서로 갚았다고 해명했으나 언론은 부자도 아닌 그가 어떻게 골동품으로 대신 갚을 만한 능력이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베레고부아는 특히 그에게 돈을 빌려준 플라가 기업인수와 관련한 내부자거래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을 당시 재무장관이었다는 점에서 1백만프랑 무이자제공 사실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의혹을 받아왔다. 우크라이나 이민의 아들로서 부역장되는게 꿈이었던 젊은 철도원 출신의 베레고부아는 독학으로 총리까지 오른 입지적인 인물이었다. 에디트 크레송에 이어 총리로 취임한 그는 어려운때에 직무를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일부에서는 그를 장래 대통령 후보로까지 지목하고 있었다.그런만큼 그의 상실은 사회당의 큰 아픔이자 사회당 몰락의 한 흉조로 비쳐지고 있다. 베레고부아의 비극적 종말은 공인의 처신이 얼마나 어려운가를,또 국가의 일을 맡는 이에 대한 언론의 감시와 비판이 얼마나 매서운가를 동시에 보여준 하나의 준엄한 실례였다.
  • 「코믹 시추에이션사극」 장르 개척(TV주평)

    ◎30일 막내리는 K­2TV 「비가비」를 보고 KBS­2TV 풍자사극 「비가비」(극본 지상학,연출 김재형)가 봄철 프로그램개편에 따라 이달말 아쉬운 막을 내린다. 지난 가을 첫 방영이래 회를 거듭하며 점차 정제된 모습을 보여온 「비가비」(광대란 뜻의 은어)는 가짜암행어사 일행이 벌이는 온갖 해프닝을 담은 일종의 로드 드라마. 진지한 정사도,고색창연한 사랑얘기도 아닌 「전혀 새로운 포맷의 사극」을 표방한 이 작품은 정통사극의 정형화된 틀에서 탈피,코믹 시추에이션사극 이라는 「실험적」장르를 선보임으로써 진일보한 면을 보여줬다. 매회 색다른 소재를 발굴,에피소딕 시리즈 형태로 엮어가는 「비가비」는 우선 그 형식미에서 적잖은 매력을 느끼게 한다.다소 단편적인 이야기전개가 흠이긴 하지만 권선징악이나 파사현정으로 귀결되는 암행어사류의 스토리는 필연적으로 극적 긴장감과 통쾌함을 수반,일단 박수를 보내게 한다. 산적출신의 우출(강인덕반)과 봉필(박윤배반)이 광대같은 삶에서 자아를 발견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획득해가는 과정또한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공감을 주는 대목이다.비록 「사극의 옷」을 빌려 입긴 했지만 대리체험을 통한 인간성의 회복이란 현대인들에게도 얼마든지 있음직한 실존적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젊은층의 감각적 취향에 휘둘려지는 우리의 방송제작풍토에서 이처럼 「우직한」사극으로 승부하기는 차라리 「모험」에 가깝다.그런 점에서 볼때 이 드라마가 익살넘치는 해학에 밉지않은 에로티시즘까지 섞어가며 사극의 친화력을 높이려한 점은 작품의 완성도 여하를 떠나 평가할만 하다.또한 적절한 은유를 통해 권력과 부의 속성을 은근히 꼬집는등 날카로운 현실풍자도 가미돼 오늘의 사회현상을 여실히 되짚어 줬다는 느낌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극의 시대배경을 모호하게 처리(임꺽정이 출현하던 시절의 암시정도),사극연출상의 오류를 범했다는 점이다.아무리 야사적 성격의 코미물이라고 해도 그것이 「역사속의 과거」를 무대로 하는한 시대상황의 선명한 제시는 필수적인 것이다. 승화된 웃음속에 교훈어린 메시지를 담아낸 「비가비」는 단명으로 끝나긴 했지만 진정 TV 시추에이션사극의 새지평을 제시한 작품으로 기록될만 하다.
  • 민족분단 아픔 소리꾼 통해 표현/이정일 일인극 「콜라병」 무대에

    ◎박동진옹 작창·국수호씨가 안무 인간문화재 박동진옹의 「적벽가」이수자인 이정일씨가 일인극을 무대에 올린다.공연기획 소리새가 기획하고 흥사단이 후원한 이정일 한판극 「콜라병」이 그것이다.오는 27일부터 5월5일까지 대학로 충돌1소극장(741­0300)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은 전쟁동이 소리꾼 조만득의 해학과 풍자를 통해 민족분단의 아픔과 통일을 기원하는 작품으로 최근 동두천에서 일어났던 「윤금이양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지난 72년부터 91년까지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활동해온 이정일씨는 이작품에서 소리꾼 엿장수 양공주 동성연애자 미군병사등 18명의 다양한 인물들로 바꿔가며 출연해 대변신을 시도해 관심을 모은다.최송림씨가 작품을 쓰고 유중열씨가 연출을,그리고 박동진옹이 작창을,국수호씨가 안무를 각각 담당했다. 이번 작품은 특히 5월 청소년의 달을 맞아 소년소녀 가장돕기 기금마련 공연으로 준비됐다.
  • 리틀빅 히어로(새영화)

    ◎여객기사고 통해 영웅주의 풍자 다소 희화적이기는 하지만 우리사회의 영웅이 지나치게 미화되고 있음을 시니컬하게 시사한 풍자물.또 일단 언론에 의해 진실이 잘못 보도되면 나중에 진실이 밝혀지더라도 바로 잡기가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가정적으로 문제가 많고 좀도둑이기도 한 버니는 우연히 여객기 추락사고를 목격,승객 50여명을 구한뒤 TV 여기자 게일의 지갑을 훔쳐 현장을 떠난다.추락여객기에 승객으로 탔다가 특종보도를 하게된 게일은 방송사와 함께 대단한 선의를 베풀고도 정체를 밝히지 않고 사라진 「영웅」을 찾아 「영웅 만들기」경쟁에 골몰하게 된다. 그러나 유치장에 갇힌 버니 대신 존 이 승객을 구한 것처럼 속이며 「영웅」행세를 그럴싸하게 해내고 버니는 존의 협박범으로 몰리게 된다.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레인맨」 「졸업」으로 잘알려진 더스틴 호프만과 「대부3」를 통해 주목받은 앤디 가르시아가 출연했다.
  • 「YS는 못말려」 서점가서 “빅히트”/출간 3일만에 7만권 팔려

    ◎배포 수시간만에 매진사례/2탄 「YS는 학실해」 관심 김영삼대통령을 소재로 한 유머집 「YS는 못말려」가 출간된지 48시간만에 7만3천권의 주문을 받는 등 우리나라 출판 사상 신기록을 세우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출판사에 따르면 이 책은 13일 하오 5시부터 초판 1만부가 서점가에 배포되기 시작해 을지서적에서 3백부가 곧바로 매진되는 등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하며 주문이 쏟아졌다고 한다.이에따라 출판사측은 14일에 2판 2만부,15일에 3판 4만부를 찍은데 이어 16일에는 4판 6만부를 찍는 등 인쇄량을 늘려갈 계획이다.이같은 판매속도는 우리나라 출판 사상 전무후무하다는 것이 출판업계의 추정. 이처럼 이 책이 큰 성공을 거두자 책을 낸 나래미디어의 김준묵대표는 『책에 이어 성우가 내용을 녹음한 카세트테이프와 만화영화 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이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고 말했다.그는 또 『이 책은 1권 「YS는 못말려」에 이어 김대통령 임기중 1년에 한 권씩 모두 5권을 펴낼 계획』이라면서 『앞으로 나올 책 제목 가운데 하나는 김대통령이 쓰는 사투리를 풍자한 「YS는 학실해」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 “학력보다 전문기능 우대 절실”

    ◎YMCA서 「대학에 가지 않아도…」 주제 세미나/“대졸실업 급증”… 학부모 대학관 바뀌어야 대학에 가지않고도 전문인이 될순 없을까. 이 문제는 현재 모든 사람이 골머리를 앓고있는 공동의 과제이다.서울YWCA가 14일 Y2층 묘우당에서 각계 전문가와 관련자들을 초청,「대학에 가지않아도 전문인이 될 수 있다」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이 문제의 해결책을 논의,큰 관심을 모았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매년 65만내지 75만명의 청소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이중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은 전문대학까지 합해도 40%이하이며 60%이상이 사회로 진출하는데 이들의 대부분이 직업적인 기능은 물론 직업의지마저 약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온 경기대 최충옥교수는 『우리의 학교교육이 지금까지 대학에 가지않으면 사람취급을 받지못하듯 입시위주로만 실시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중·고등학교 과정에서 직업세계에대한 지식과 정보의 분석·검토 및 능력 성격 흥미 신체적조건 가정형편등 자기자신에대한 충분한이해와 생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교육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교수는 또 대학에 가는것도 궁극적으로는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라고 밝힌후 요즘처럼 대졸 실업자가 많은바엔 일찍이 기술을 익히고 전문인이 되어 떳떳한 사회인으로 자리를 잡는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최교수는 실례로 고등학교만 졸업,부녀복지회관과 복장학원등에서 패션·양장분야 기능사 1급 자격증을 따고 현장경험을 거친후 자신의 의상실을 갖고 대졸자들을 채용한 한 패션 디자이너의 성공담을 소개하고 앞으로의 우리사회는 하루속히 대학졸업장을 가졌느냐보다 필요한 부분의 자격증을 가진 전문인인가를 먼저 따지는 쪽으로 취업채용 요건이 변화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 직업교육의 현황과 대책」에대해 발제강연을 한 노동부 직업훈련국의 나장백 계장은 90년들어 인력수급 불균형으로 산업현장에는 최근 20만여명의 기능인력 불균형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매년 31만명 이상의 무기능 미취업 청소년들이 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권령수 기술교육협의회 회장은 『23년동안 열관리 기술학원을 운영하면서 냉동·화학·기계·보일러등의 부문에 3만여명의 전문기능사를 배출했다』고 말하고 『이 분야는 공업고등학교나 전문대학에도 전공과가 없어 자격증을 따는대로 취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그러나 전문성보다 학력을 중시하는 우리사회의 오랜 풍토때문에 임금과 대우면에서 불합리한 점이 많다고 지적한후 정부는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 수십만의 비진학 미취업 청소년들이 전문기술을 익히고 훌륭한 사회인이 되게 확실한 대책을 세우고 충분한 배려를 해야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밖에도 학부모 입장으로 세미나에 나온 전풍자씨는 학력보다 전문인위주의 사회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자식에대해 지나친 부담을 주며 일류학교로의 진학만을 강요하는 학부모들의 생각부터 고쳐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학에 가기도 힘이 들지만 졸업을해도 어차피 50%는 취업이 안돼 괜히 고학력 실업자만 양산한다는 사실을 부모들이 직시해야하는 것이죠』 이는 개인적으로도 불행하고 국가적 차원에서도 낭비라는것이 그의 생각으로 중고교육과정에 반드시 직업훈련 과목이 개설되기를 희망했다.
  • 못말리는 YS(외언내언)

    힐러리 거센 치맛바람으로 유명한 미클린턴대통령이 이번엔 얼굴에 상처를 입고 나와 또한번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대변인이 「면도하다 베인 것」으로 발표했으나 클린턴대통령은 「딸 첼시와 어릴때처럼 딩굴고 장난하다 다친 것」이라고 말했다.더더군다나 「애들처럼 놀아선 안되겠다」는 애교있는 변명에선 대통령도 사생활에선 남의 남편인 바에야 부부싸움을 할 수도 있다고 웃음짓게 했다. 김영삼대통령을 소재로 한 유머집 「YS는 못말려」가 나왔다는 보도에 사람들은 그 제목만으로 벌써 즐거운 화제만발이다. 특히 정주영과 중국집에서 단무지 한개를 놓고 벌이는 실랑이는 단순하게 웃어넘길 일만도 아닌 웃음속의 「경구」다. 「니 맞고 먹을래,아니면 내가 먹을까」YS제안에 「때려봐라.난 맞더라도 먹는다」고 정이 대답,정이 단무지를 먹어버리자 YS는 신나게 두들겨 패고는 손을 털며 자리에 앉아 「여기 단무지 하나 추가」를 외친다. 짧은 유머속에 깃든 번뜩이는 기지,해학과 풍자마저 풍겨 YS의 어떤 면모를 가차없이 표현한 대목이나 아닌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퍼스트레이디 이름자 밑에 붙이는 「여사」호칭을 「여자」로 교정이 잘못 나왔다고 해서 징계를 받아야 했던 「양해」없던 시절에 비하면 확실히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찬란한 변화다. 과연 문민시대 개막과 함께 YS는 주춤거리는 기색없이 청와대 앞길 인왕산 개방,안가 철수,공직자 재산공개 등을 일사불란하게 진행시켜 이땅에 민주화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클린턴의 상채기나 YS유머집은 다같이 대통령을 인간적으로 친밀감을 느끼게 했다는데 호감을 준다. 또 대통령은 더이상 청와대 저쪽의 권위나 카리스마같은 성역이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이기도 하다.구질구질하고 우울할때 새옷을 갈아입으면 상쾌해지는 것처럼 대통령 유머집 아닌 대통령의 유머를 기대해도 괜찮을 것같다. 어쨌든 이런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게 한 것만 봐도 정말 「YS는 못말려」다.
  • 「YS는 못말려」 유머집 화제

    ◎자칭 오른팔 불러 “내가 왼손잡이인거 아나”/정치·사회적 현실 풍자 등 2백10여건 담아 『YS가 안기부의 기구를 축소하고 안기부장은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말 것』을 지시하자 기자들이 배경을 물었다. 『안기부장의 국무회의 참석은 통상적인 관례였는데 불참토록 한 이유가 무엇입니까』그러자 YS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대꾸했다.『몰라서 묻노.장관들이 대통령과 회의하는데 부장이 어떻게 자리를 차지하고 앉을 수 있노.국장도 못끼는데』 김영삼대통령을 소재로 한 유머집 「YS는 못말려」가 도서출판 미래사(대표 김준묵)에서 다음주 중 출간된다.이 유머집은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우스갯소리를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새정부 출범 이후 달라진 사회 분위기를 실감케 한다. 개그작가 장덕균씨(27)가 집필한 이 유머집은 대학가 등에서 떠돌던 김대통령에 관한 유머를 간추린 것.여기에 지난 대선 이후 최근까지 대통령의 동정을 기초로 창작한 우스개까지 모두 2백10건을 담았다. 이 책은 김영삼대통령을 희화한 것이나 단순한 유머가 아닌 우리의 정치·사회적인 현실을 풍자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YS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자기가 대통령의 오른팔이라고 떠들고 다니는 사람이 많았다.심기가 불편해진 YS가 그 가운데 한 사람을 불러들였다.「니가 내 오른팔이라고 떠들고 다닌다지」 그는 몹시 민망해 변명을 늘어 놓았다.그러자 YS는 딱하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며 「아니다.니 내 오른팔인거 맞다」고 하자 그의 얼굴이 환해졌는데,「근데 니 내가 외손잡인거 아나」』 이 유머집은 또 김대통령의 성품이나 사생활 등 과거에는 활자화가 불가능했던 부분까지 다루고 있다. 『YS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절친한 친구가 전화를 걸어왔다.「축하하이.부인이 그리도 고생하더니 이제 퍼스트레이디가 되었구만」그러자 YS가 화들짝 놀라며 이렇게 말했다.「그게 무슨 소리고.언제는 퍼스트 아니었나.우리 집 사람은 절대 세컨드 아이다」』 이 책을 기획한 미래사 김대표는 『단순한 우스개로 웃고 넘겨도 좋지만 이 책으로 우리 사회의 새로운 바람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될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면서 『김대통령에게도 기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부정의 상징 「주홍빛」소재 미 소설 눈길 끈다

    ◎호손의 「주홍글자」이후 문학속에 자주 등장/존 치버 「…이삿짐 트럭」·로빈슨「…유혹」 소개 「감옥문이 활짝 열리자 큰 칼을 찬 검은 그림자 같은 하급관리 뒤로 생후 3개월쯤 돼 보이는 아기를 팔안에 안은 젊은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그녀의 검은 옷 가슴팍에는 주홍빛 헝겊에 황금빛 수실로 에이(A)자가 화려하게 수놓아져 있다」 19세기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나타니엘 호손의 소설 「주홍글자」의 첫부분이다.주홍빛(Scarlet).간음을 뜻하는 의미와 함께 「불륜」의 뉘앙스가 짙은 열정을,그리고 음산한 기운이 비치는 밝음을 상징하는 단어이다.그동안 이 용어가 문학작품속에 빈번히 등장한 것은 이같은 의미의 복합성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들어 「주홍빛」의 상징적 의미를 소재로 한 미국 소설들이 잇따라 번역돼 눈길을 끌고있다.미국작가 존 치버(1912∼1982)의 「주홍빛 이삿짐 트럭」과 록사나 로빈슨의 「주홍빛 유혹」이 그것이다.앞의 작품이 자신과 세계의 한계를 깨달으면서 방랑의 진정한 슬픔을 감추기 위한 금빛 주홍이라면 뒤의작품은 잔잔한 일상에 파고드는 감정의 외출을 유인하는 소설「주홍글자」의 그것과 비슷한 맥락에서 읽어낼 수 있는 단편이어서 읽는 묘미가 남다르다. 「이 시대가 낳은 탁월한 이야기꾼」이라는 찬사를 받고있는 치버의 단편「주홍빛 이삿짐 트럭」은 상처받기 쉬운 인물들을 통해 단순한 사회풍자나 향수속으로 도피하기보다 자기 세대의 고통스럽고 복잡한 믿을 정직하게 다루고 있다.미국 동부의 부유한 B시로 잘 생기고 점잖아 보이는 피치스와 지지부부가 찰리네 옆집으로 이사온다.지지는 술만 마시면 겉모습과는 딴판으로 주위사람들을 불쾌하게 할 정도로 행패를 부려 점점 고립된다.8년동안 여덟번을 이사한 경력을 갖고 있는 지지부부는 결국 10개월만에 또 다른곳으로 이사간다. 어느날 찰리는 아내와 아이들을 멀리 보내고 혼자 남은 지지를 찾는다.그는 엉치뼈가 부러지는 바람에 휠체어도 아닌 유모차신세를 지고 있다.지지를 만나고 돌아온 날 저녁 찰리는 그로부터 도움을 청하는 전화를 받는다.그러나 이런 저런 핑계를 들어 요청을 거절한다.양심에 가책을 느낀 찰리는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 애쓰다 알콜중독자로 전락하고 점차 냉소적으로 변해간다.결국 실직하고 지지부부처럼 금빛나는 주홍빛 이삿짐 트럭을 타고 떠돌기 시작한다. 한편 록사나 로빈슨의 「주홍빛 유혹」은 지루한 일상속에서 자유의 확대라는 미명아래 갑자기 찾아든 유혹을 떨쳐버리려는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변호사 남편을 둔 리사는 불륜의 정사를 마치고 도둑고양이처럼 여자의 집을 나서는 한 남자를 길에서 만난다.그때 리자 눈에 남자 뒤편으로 생생하고 강렬하며 화려한 주홍색이 잡힌다.심상지 않은 기운이 리자를 감싼 것이다.그러다 7년전 사랑했던 남자로부터 뜻하지 않던 전화가 걸려오면서 파장이 커져간다.남편에게 전화얘기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리자는 남편이 파티에서 만난 한 여류작가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것을 보고 분노에 휩싸인다.남편이 잠든새 작가의 명함을 찢어버린다.남편과 아내 리자 두사람에게 잠시 일어났던 주홍빛 순간들은 그녀의 이같은 행위로 분노와 함께 사그러든다. 두 작품속에 등장하는「주홍빛」은 주홍색 스펙트럼선상의 양끝을 달리는 듯 유사하면서 매우 상이하다.그러나 금지된 것을 희구토록 만드는 주홍빛 흥분은 빛깔의 명암만큼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이다.이들 두 작품에는 모험과 죄의식,위험에도 불구하고 고귀하고 긴요한 가치를 위해 모든 것을 감수케하는 힘이 내재돼있는 것이다.
  • 제4회 전통축제행렬 새달7일“첫 행차”/내고장 향토문화제 꽃피운다

    ◎서울신문사­금성사 공동주최/「충무공」 등 7개 행사… “10월까지 축제무드”/「한마음 한울림」주제,주민 자발참여 유도/「행렬」 일변도 탈피 뮤지컬·가무악 등 첫 선 향토문화축제 지원사업」의 첫번째 결실인 「충무공 승전 행차행렬」이 오는 4월7일 군항제가 벌어질 경남 진해에서 펼쳐진다.올해로 4회를 맞는 「향토문화축제 지원사업」은 서울신문사와 금성사가 전통축제를 창조적으로 계승 발전시켜 지역민들에게 미래 지향적인 삶의 원동력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 90년 시작한 것.KBS의 후원 아래 이제는 전국 각 지역 향토문화제의 대표적 행사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한 마음,한 울림의 신바람 축제」라는 주제로 전국의 대표적인 향토문화제 기간중 지역의 특색과 전통이 살아있는 7번의 축제행사를 펼치게 된다.행사 목표는 축제가 벌어지는 지역의 문화적 자부심을 불러 일으키고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향토축제를 정착시켜 지역의 사회 문화 경제적 발전에 기여할수 있는 축제를 만든다는 것.이에따라 지역의 문화예술인,향토사가 등 지역문화담당자들과의 꾸준한 협의를 통해 지역민의 자발적 참여와 흥미를 유발하는 생명력있는 축제가 되도록 할 계획이다. ○「축제예술」서 기획 올해 축제 지원사업의 특징은 그동안의 행차행렬 일변도에서 벗어나 각 향토축제의 성격에 맞게 뮤지컬과 가무악,무용극 등 다양한 형태의 축제행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행사의 기획과 연출,진행은 올해도 「축제예술」이 맡았다. 전국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 이번 행사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 보기로 한다. ▷진해 군항제◁ 이충무공의 기개가 어린 충절의 고장 진해에서 펼쳐지는 군항제는 충무공호국정신선양회가 주최하는 종합 향토예술제.「충무공 승전 행차」는 벚꽃이 활짝 피어 축제 분위기가 절정에 달할 4월7일 경축식이 열리는 공설운동장에서 필승로,충무공시비,진해역을 거쳐 출발점으로 되돌아 오는 2.5㎞ 구간에서 벌어진다. 경축식은 안골포 해전에서의 승리를 알리는 파발마가 폭죽과 연막탄이 터지는 가운데 식장으로 달려 들어오며 시작된다.이어 이충무공이 취타대의 주악속에 입장하면 최초의 승전을알리는 장계가 낭송되고 승전무와 검무,사물놀이 등 축하공연이 펼쳐진다.경축식이 끝나면 사물놀이패와 충무공의 영정을 앞세운 승전 행차행렬이 출발한다.행렬에는 거북선과 판옥선이 등장해 충무공의 기개를 드높이고 시내 중심부에서는 판굿을 벌이고 축포를 쏘아 시민 및 관광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게 된다.또 잡색패를 행렬 주변에 따르게 해 관람객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할 계획이다. ▷남원 춘향제◁ 춘향제는 정절의 여인 춘향의 얼을 부각시켜 한국 여인의 아름다움을 선양하기 위해 춘향문화선양회가 마련한 향토축제.이런 취지에 따라 올해는 행렬 대신 극단 대중극장의 고전 뮤지컬 「사물놀이와 서울방자」를 오는 5월28일 광한루 특설무대에서 공연한다. 대중극장은 「아가씨와 건달」「캐츠」 등으로 큰 성공을 거둔 뮤지컬 전문 극단.이번 공연은 대중극장 단원외에 「사물 광대패」와 남원상고 취타대 등 모두 52명이 출연하는 대규모 무대가 된다. 「사물놀이와 서울방자」는 춘향전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새롭게 해석한 작품.방자를 통해 춘향전이 갖고 있는 아름다운 사랑의 선율과 정서를 조명하고 방자와 향단의 관계를 통해 춘향과 이도령의 사랑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파헤쳤다.현대 젊은이들의 즉흥적이고 일회용적인 사랑을 희극적으로 풍자했다. 「사물놀이와 서울방자」는 춘향과 이도령의 사랑이 꽃 핀 광한루에서 횃불이 밝혀진 가운데 공연될 예정이어서 축제가 한창인 초여름 밤의 정취를 더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릉 단오제◁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는 단오제는 음력 5월5일을 전후해 20여일 동안 치러지는 강릉지방의 유서 깊은 산신성황제이다.강릉부사가 대관령 산신당으로 신을 모시러 가는 행차를 축제화한 「영신행렬」은 6월23일 시청에서 공설운동장에 이르는 2.5㎞ 구간에서 펼쳐진다. ○밤 행사로 전환 이번에는 그동안 낮에 열리던 행사를 밤으로 전환해 극적 효과 및 관중유인 효과를 극대화한 것이 특징.행렬참가자들은 영산홍가,강릉 아리랑 등 잘 알려진 토속민요를 합창해 시민들이 후렴을 따라 부를수 있도록 할 계획.또 행렬 중간에 횃불놀이와 관노놀이,풍물놀이,취타연주 등 한바탕 잔치를 벌여 시민들의 참여를 높이기로 했다. 「영신행렬」에는 농악대와 취타대,민요팀,관노가면극회원,횃불행렬 등 모두 4백40명이 참여한다. ▷충주 우륵문화제◁ 충주는 신라의 낙성 우륵이 가야금을 타던 탄금대가있는 곳.해마다 10월에 열리는 우륵문화제는 그를 기리는 축제이다.탄금대는 또 임진왜란 당시 신립장군이 배수의 진을 치고 왜군과 장렬히 싸우다 패퇴한 여한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임경업장군 출진행렬」은 임장군이 금나라와 싸우기 위해 출진하는 행렬을 재현한 것.안으로는 이괄의 난을 평정하고 밖으로는 외적을 치려던 장군의 기개와 국난극복 의지를 재조명하기 위해서 마련했다. 행사는 공설운동장에서 임장군을 모시는 청신과정을 통해 장군의 혼을 받드는 제의식으로 시작된다.이어 무술시연으로 흥을 돋우면 취타,검무,태평무 등 군사들의 사기를 돋우기 위한 위안잔치가 펼쳐진다. 행렬은 공설운동장에서 시청,제1·제2 로터리를 거쳐 중앙공원에 이르는 3㎞ 구간에서펼쳐진다.임경업장군을 앞세운 행렬은 취타대와 영정,큰 북,전군,후군,고적대 등 모두 3백30여명으로 편성될 예정. ▷진주 개천예술제◁ 개천예술제는 경상남도가 해마다 10월에 거도적인 차원에서 벌이는 종합예술제이다.「김시민 목사행렬」은 진주성을 사수한 숭고한 호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행사이다. 진주성 싸움은 임진왜란의 3대첩 가운데 하나.「김시민 목사행렬」은 김시민목사를 중심으로 의병장 곽재우 등 민·관·군이 혼연일체가 되어 왜적을 물리친 사실을 행렬화한 것이다. 행렬은 진주 검무 및 진주 오광대,쾌지나칭칭나네 민요와 민속연희 등 특징적인 형태를 도입해 「고수사전지계」의 투철한 정신을 살리도록 했다.편성은 전도와 취타,솟대,대고,목사 및 군사,의병,민속연희단의 순으로 모두 4백여명이 참여한다. ▷공주 백제문화제◁ 백제문화제는 백제문화권 주민들을 지역적 문화적 동질감으로 묶고 찬란했던 고도의 긍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부여와 공주에서 번갈아 가며 10월에 여는 축제.백제인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하는 창작가무악「신명의 소리」와 무용극「윤회의 끈」을 준비하고 있다. 「신명의 소리」는 북,장고,징,꽹과리 등 타악기와 인간의 소리를 모아 우리 민족의 내면에 흐르고 있는 신명을 표현코자 한 것.「윤회의 끈」은 생로병사에 얽힌 인간의 고뇌를 정중동,동중정의 무용으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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