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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광장/연극

    ◇2002 첫사랑= 8월25일까지 평일 오후6시,토·일요일 오후3·6시(월요일은쉼) 소극장 아리랑(02)741-5332.방은미 작·연출.기숙학교 학생들의 꿈과 가치관을 첫사랑의 경험으로 풀어낸 청소년을 위한 연극.극단 아리랑. ◇찬란한 슬픔= 5∼14일 평일 오후7시30분,금·토요일 오후4시30분·7시30분(첫날 낮 쉼) 학전블루 소극장(02)766-1482.노경식 작,박용기 연출.80년 5월광주를 통과한 피해자와 가해자의 삶을 통해 역사의 양면성을 고찰.극단 고향. ◇허망허망= 8일 오후7시30분 9·10일 오후4시30분·7시30분 의정부 예술의전당 대극장(031)828-5841.고선웅 작,류근혜 연출.순수했던 전쟁영웅이 권력욕에 빠져 스스로 자멸하는 과정을 그림.극단 로얄시어터. ◇시계는 아침부터 똑딱똑딱= 21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일요일 오후4시30분·7시30분(월요일 쉼) 소극장 리듬공간(02)392-6890.김현묵 작·연출.시계 수리공의 생활을 따라가며 엿보는 느림과 빠름의 세상.김성구 마임극단. ◇춤추는 여자= 8월4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일요일 오후4시30분·7시30분(월요일 쉼) 동숭무대 소극장(02)941-7042.최진아 작,김학선 연출.절망에빠진 30대 여성이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희망을 찾아감.‘철도원’의 작가아사다 지로의 ‘수국꽃 정사’를 모티브로 삼음.극단 동숭무대. ◇사랑을 먹고사는 나무= 21일까지 평일 오전11시 오후2시30분·4시,토·일요일 낮12시 오후2·4시(월요일 쉼) 인켈아트홀(02)734-4908.소재익 작,방지영 연출.아낌없이 사랑을 주는 나무를 통해 잊혀져가는 소중한 것을 되돌아보게 하는 어린이극. ◇개그맨과 수상= 8월11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요일 오후4시30분·7시30분,일요일 오후4시30분(월요일 쉼) 정보소극장(02)762-0810.김재엽 작,박광정 연출.상관없는 듯 보이면서도 공인이라는 공통된 분모로 연결돼 있는 정치계와 연예계의 모습을 밝고 경쾌하게 풍자.극단 파크. ◇하얀자화상= 28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요일 오후4·7시30분,일요일 오후4시 마로니에극장(02)744-0686.손현미 작,정현 연출.시골 작은 마을에서바보라고 놀림 받지만 순수를 간직하고 살아온 여자의 눈으로 본세상.극단민예. ◇김시라의 품바= 14일까지 화·수·목요일 오후7시30분,금·토요일 오후4·7시,일요일 오후4시(월요일 쉼) 강강술래극장(02)3674-0110.김시라 작·연출.식민지 시대부터 자유당 말기까지 살다간 각설이패 대장의 일대기.극단 가가의회.
  • 부천영화제 11일 팡파르/월드컵 열기 영화로 식히세요

    ‘월드컵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면 부천으로 오세요.’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제6회 부천영화제(PiFan 2002)는 개막작으로 영국 축구스타 베컴을 소재로 한 ‘슈팅 라이크 베컴’을 선정했다.베컴이 나오는 영화는 아니다.축구선수를 꿈꾸는 18세 소녀의 사랑과 꿈을 다뤘다.개막작에 뒤이어 38개국 170여편의 영화가 푸짐한 잔칫상을 차린다. 아시아권의 공포영화가 돋보이는 ‘부천초이스’,동유럽과 아프리카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판타지영화를 선보이는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북유럽의 정통 가족영화를 볼 수 있는 ‘패밀리 섹션’,제한상영가 등급 수준의 충격을 던지는 ‘제한구역’등 마니아부터 가족 단위까지 다양한 관객층을 아울렀다.폐막작은 빔 벤더스,스파이크 리,짐 자무시,천 카이거 등 거장 감독 7명의 단편영화를 모은 ‘텐 미니츠-트럼펫’과 안병기 감독의 새 공포영화‘폰’으로 정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다시 접하기 힘든 명작들이 여럿 상영된다.우선 ‘반지의 제왕’으로 유명한 피터 잭슨 감독이 뉴질랜드에서 만든 공포영화를모두 상영한다.특히 10대 소녀가 상상의 세계에 빠져 어머니를 살해하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문제작 ‘천상의 피조물’은 마니아들이 오래 기다린 작품.아카데미 각본상 후보와 1994년 타임지 선정 10대영화에 올랐다.국내 영화사가오래전 수입했지만 개봉하지 못해 창고에 처박혀 있다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부대행사에 눈을 돌려도 쏠쏠한 재미를 얻을 수 있다.12∼15일 시민회관 대강당에서는 오후 6시30분부터 4시간동안 영화를 본 뒤 어어부프로젝트·이상은·롤러코스터 등의 공연을 즐기는 ‘시네 록 나이트’행사가 열린다.17일오후 8시 부천시청 앞 잔디광장에서는 한영애·장필순·오!부라더스 등이 출연하는 그린콘서트가 한여름 밤의 운치를 더해준다. 예매는 19일까지 인터넷(www.pifan.com)또는 전화(1588-1555)로 24시간 가능하며,신용카드로도 결제할 수 있다.일반 상영작 5000원,개·폐막식과 심야상영·시네 록 나이트는 1만원씩. 김소연기자 purple@ ■프로그래머 추천 영화 10선 마니아가 아니라면 수많은 영화 가운데 맛보기 순서를 정하는 것이 쉽지 않을 듯.송유진·김영덕 프로그래머가 ‘누가 봐도 재미있는’영화 10편을 뽑아주었다. ◇릴리스 페어= 사라 맥라클란,셰릴 크로 등 정상급 여성 록 뮤지션의 투어를 쫓아가는 다큐멘터리.‘시네록 나이트’상영작이다. ◇슬립워커 =수면제와 술을 섞어먹다 몽유병에 걸린 주인공이 벌이는 밤의 행각.술을 마시면 ‘필름이 자주 끊기는’관객이 뜨끔할 만한 영화다. ◇도쿄 파라다이스= 이별의 블루스 킬러와 야쿠자의 거래에 끼어든 밴드의 좌우돌.일본의 젊은 감독 혼다 류이치의 작품으로 지난해 유바리 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오프시어터 대상을 받았다. ◇온라인= 사이버상에서만 인간관계를 맺는 웹 세대에 관한 보고서.올해 선댄스·베를린영화제에 출품된 미국의 제드 와인트롭 감독 작품이다. ◇짖어대는 여자 =갑자기 개처럼 짖어대는 여자를 통해 타인의 삶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작품.‘비밀의 화원’‘토탈 이클립스’의감독 아그테츠카 홀란드의 딸 카시아 애더믹의 데뷔작이다. ◇브리트니 베이비,원 모어 타임= 브리트니 스피어스 흉내내기 대회에서 1등한 여장 남자가 자아를 발견하는 이야기.팝스타가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을 코믹하게 풍자한다. ◇웨스트 엔드= 독일 웨스트엔드에 사는 어리벙벙한 두 ‘백수’가 빚어내는 블랙 코미디.마르쿠스 미슈코브스키,카이 마리아 슈타인퀼러 감독은 영화 속주인공으로도 출연한다. ◇소나기= 황순원의 단편소설을 서정적인 영상으로 그려낸 고영남 감독의 78년작. ◇에덴= 신화·전설·전래동화를 차용한 풍부한 알레고리와 상상이 관객을 매혹시키는 폴란드의 성인용 애니메이션.6년간 60명이 수작업으로 완성했다. ◇미노스=갑자기 사람이 된 고양이 미노스의 모험담을 그린 벨기에의 가족영화.
  • 일요영화/ 프로듀서 외

    ◇프로듀서(EBS 오후2시) 미국 코미디계의 거인중 하나인 멜 브룩스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대박을 터뜨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늘 시달리는 브로드웨이 연극 제작자를 통해 연극계를 풍자한 영화.운이라고는 지지리도 없는 제작자 맥스 비알리스톡(제로 모스텔)은 재정상태를 호전시키고자 늙고 부유한 여자와 사랑을 나눠야 하는 처지.작품을 무대에 올리면 올릴수록 더 어려워지는 상황에서,약간 모자란 맥스의 회계사 레오 블룸(진 와일더)은 맥스의 책을 들여다보다가 확실하게 일확천금을 노려보자는 엉뚱한 제안을 한다.결국 맥스와 레오는 히틀러의 정체를 비비꼬면서 웃음을 유도하는 ‘스프링 타임 포 히틀러’란 연극을 만드는 모험에 과감히 도전한다.68년작.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MBC 밤12시25분) 교통 의경 범수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여대생 현주를 보게 된다.며칠 후 무면허로 운전을 하다가 가로수를 들이받은 현주를 발견한 범수는 딱지를 떼는 대신 초등학교 운동장에 데리고 가 운전 연습을 시킨다.범수는 야구선수 대신 심판이 되기로 한 자신의 꿈을 현주에게 들려주고,현주도 연기지망생으로서의 소망을 이야기하며 두 사람은 가까워진다.그러나 어렵게 사랑을 고백하는 범수에게 현주는 유학 결심을 털어놓으며 프러포즈를 거절하고,두 사람은 멀어진다.임창정 고소영 차승원 주연. ◇로미오 이즈 블리딩(드라마넷 채녈 36 오후11시) 쾌락과 돈만 추구하는 뉴욕 시경 조직범죄소탕계 경관 잭 그리말디(게리 올드먼).어느날 살해사건 용의자로 섹시하고 잔인한 킬러 모나 드마르코(레나 올린)를 체포하면서 그녀와 사랑에 빠지는데…. 주현진기자 jhj@
  • 문화광장/연극

    ◇ 사랑을 먹고사는 나무= 7월21일까지 평일 오전11시 오후2시30분·4시 토일 낮12시 오후2시·4시(월 쉼) 인켈아트홀(02)734-4908,소재익 작,방지영 연출,아낌없이사랑을 주는 나무를 통해 잊혀져가는 소중한 것을 되돌아 보게 하는 어린이극. ◇ 개그맨과 수상= 8월11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 토 오후4시30분·7시30분 일 오후4시30분(월 쉼) 정보소극장(02)762-0810,김재엽 작,박광정 연출,상관없는 듯 보이면서도 공인이라는 공통된 분모로 연결돼 있는 정치계와 연예계의 모습을 경쾌하게 풍자.극단 파크. ◇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7월6∼17일 평일 오후7시30분 토일 오후4시30분·7시30분(첫날 낮 쉼)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02)762-0010,테네시 윌리엄스 작,연출가 권오일의 연극인생 40주년 기념 무대.문명이라는 속박과 본능적인 욕구의 틈새에 비틀린 현대인.극단 星座. ◇ 하얀 자화상= 28일∼7월28일 평일 오후7시30분 토 오후4시·7시30분 일 오후4시마로니에 극장(02)744-0686,손현미 작,정현 연출,시골 작은 마을에서 바보라고 놀림 받지만 순수하게 살아온 여자의 눈으로 본 세상.극단 민예. ◇ 혜화동 파출소2= 7월4∼28일 오후4시30분·7시30분(월 쉼) 창조 콘서트홀(02)744-8617,김은숙 작,윤영선 연출,죽은 자를 재판하는 파출소의 풍경을 통해 산다는 것의 의미를 되돌아봄.극단 얼. ◇ 별이 쏟아지다= 7월7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 토일 오후6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02)762-0810,김낙형 작·연출,외양을 중시하는 현실에서 꿈이 좌절되는 한 여자와 교실에서 소외당하는 학생을 통해 현대사회의 문제 지적.두개의 단막극을 묶은 작품.극단 竹竹. ◇ 정글이야기= 29·30일 오후4시 미추산방 흰돌극장(031)879-3100,러디어드 키플링 작,정호붕 연출,‘정글북’을 각색.늑대소년 모글리가 살아가는 정글을 정치와 집단성이 지배하는 세계로 그려 인간세계를 우화적으로 꼬집음.극단 미추. ◇ 강택구= 7월10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 토 오후4시·7시30분 일 오후3시·6시(월 쉼) 바탕골 소극장(02)744-8025,전훈 작,김노운 연출,전쟁을 겪지않은 전후세대의 눈으로 보는 이산가족의 문제.극단 애플씨어터. ◇ 김시라의 품바= 7월14일까지 화수목 오후7시30분 금토 오후4시·7시 일 오후4시(월 쉼) 강강술래극장(02)3674-0110,김시라 작·연출,식민지 시대부터 자유당 말기까지 살다 간 각설이패 대장의 일대기.극단 가가의회. ◇ 고도를 기다리며= 7월28일까지 화수목 오후7시30분 금토 오후4시·7시30분 일 오후3시 산울림 소극장(02)334-5915,사뮤엘 베케트 작,임영웅 연출,부조리극의 효시.33년째 공연을 이어오는 극단 산울림의 대표작.
  • 동편제 ‘흥부가’ 시원한 완창

    전주대사습 판소리 명창부에서 지난해 장원을 ‘먹은’ 왕기철(사진·42·국립창극단 단원)명창이 29일 오후3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일을 낸다.남성적이고 시원시원하게 꽂히는 소리인 동편제로 ‘흥부가’를 3시간30분 동안 완창하는 것.장마로 습하고 푹푹 찌는 초여름,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왕 명창의 ‘흥부가’를 듣노라면 때이른 무더위도 썩 물러갈 것이다. 동편제 흥부가는 지난 4월에 유명을 달리한 한농선 명창에게서 계승받은 소리.그래서 왕명창에게 이번 공연은 스승을 기리는 추모공연인 셈이다.아울러 지난달 12일 창극 ‘성춘향’에서 이몽룡을 10일 연속으로,또 6월 내내 한·일합작 신창극인 ‘현해탄에 핀 매화’의 주인공으로 공연을 해온 왕 명창에게 이번 무대는 체력과 소리의 한계를 넘어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왕 명창은 전북 정읍 출신으로 박귀희 명창에게서 가야금병창을,정권진 명창에게는 심청가,김소희 명창에게 춘향가,조상현 명창에게 춘향가와 심청가를 배워 주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이수자로 지정됐다.판소리학사로도 1호다.(02)2274-3507∼8. 문소영기자
  • 특별기고/ 축구와 밀레의 만종

    나는 이역만리 파리에서 텔레비전 중계로 8강 진출을 놓고 벌인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에서 나의 조국이 승리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참으로 가슴 벅찬 감격에 싸였다.그리고 내가 서울에 있던 36년 전 1966년 여름,영국에서 열린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북한팀이 이탈리아팀을 1-0으로 격파했던 감격을 되새겨 봤다. 당시 나는 이 뉴스를 듣고 너무 좋아서 다음 경기인 북한과 포르투갈의 준결승전 실황중계를 트랜지스터 라디오로 들었다.당시에는 청취가 금지된 북한방송을 몰래 들은 것이다.잡음과 울림이 있어 수신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북한의 박(朴)이라는 선수가 신기(神技)를 발휘하며 골을 넣었던 순간의 감격과 흥분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그러나 이 경기에서 북한은 포르투갈팀의 스타플레이어 에우제비우 때문에 5-3으로 석패했다. 18일 경기에서 한국의 골든골이 터지는 순간 운동장에 주저앉아 망연자실하는 이탈리아 선수들을 보며,그 순간 이탈리아 국민들이 받았을 쇼크를 생각하며 나는 조금은 엉뚱하게 프랑스의 화가 장 프랑수아 밀레의 그림 ‘만종’을 머리에 떠올렸다.1974년 바르비종 마을회관에서 ‘밀레의 만종’이라는 전시회가 열렸다.수많은 만종의 인쇄물과 이 작품을 풍자적으로 패러디한 그림들을 모아서 보여주는 전시였다.그 중에서 나의 시선을 끈 것은 1966년 피가로지에 실린 삽화였다.밀레의 만종을 그려 놓았지만 자세히 보니 농부의 발 밑에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있고,라디오방송은 이탈리아 축구가 방금 북한한테 졌다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그것은 가난하고 평온한 농사꾼 부부가 밭일을 멈추고 저 멀리 소실점 교회첨탑으로부터 울려오는 만종을 들으며 저녁 기도를 올리는 장면이 아니라,축구에 져서 고개를 숙여 슬퍼하는 이탈리아인들을 풍자한 것이었다.이탈리아인들에게 36년 후 똑같은 악몽이재현된 것이다.이탈리아인들의 머릿속에는 코리아가 깊이 각인됐으리라.두 번씩 아픈 패배를 안겨준 저 먼 아시아의 나라 코리아를 어찌 잊을 수 있을 것인가. 이곳 프랑스에서는 믿을 수 없는 ‘코레’의 승리에 모두가 놀라고 있다.서울을비롯한 각 도시 거리와광장에 500만명이 넘는 응원단이 몰려나와 열광하는 모습은 일찍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광경이다.프랑스 신문과 방송은 이를 ‘월드컵 사상 처음 보는 많은 군중’이라며 놀라워하고 있다.서울 도심의 응원단을 공중촬영한 화면을 보니 그 엄청난 붉은 물결이 4년전 프랑스가 월드컵 챔피언이 된 날 샹젤리제를 꽉 메운 인파는 댈 것도 아니게 보인다. 패한 이탈리아 감독은 “우리 팀은 결코 약하진 않았지만 한국팀이 승리한 것은 강한 정신력으로 싸웠기 때문”이라고 했다.한국팀을 조련해 마침내 8강에까지 올려놓은 히딩크 감독이 “한국인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사실 때문에 나는 행복하다.”고 말한 것도 인상적이다.누가 우리 국민을 이만큼 기쁘게 만들 수 있겠는가. 우리 선수들이 22일 스페인과도 끝까지 잘 싸워 내 조국 대한민국이 4강의 대열까지 오르기를 기원한다.그날 다시 전국의 거리를 메울 수백만의 붉은 인파가 내뿜을 환호와 열기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몸이 짜릿해 온다.남북이 통일되는 날이면 틀림없이 이보다 더 많은 인파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환호속에 거리를 누비겠지만…. 오천용/ 在佛 서양화가
  • 대한매일 詩歌集 전5권 완간

    한국 현대사의 굴종을 김지하의 시 ‘오적’이 깼다면 구한말에는 전국의 선비·은자(隱者)들이 나서 민족의 미몽(迷夢)을 깨웠다. ‘슬슬부러 봄바람에 각대신이 놀아난다/화월루샹 만찬회에 부귀화가 피엿스나/번화시절 얼마런고 꼿치피면 풍우만화/십일홍이 업다하니 무궁행락 됴와마쇼.’ ‘슬슬부러 봄바람에 황족파가 놀아난다/(중략)산호반과 호박비로 연회도 됴커니와/위급시세 생각하야 질탕행락 너무마쇼.’ ‘슬슬부러 봄바람에 권문세객 놀아난다/(중략)춘향명기 부생인가 고흔태도 미혹일세/가성고처 원성고란 예전 글 잇지마쇼.’ 전통 시조의 운율을 사용한 이 시가(詩歌)는 이밖에도 ‘각부관인’‘외국손님’‘신임군수’등을 차례로 불러내 나라 문제에 대한 그들의 ‘정신없음’을 준열하게 꾸짖는다.가히 ‘오적’의 원형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통렬하고 문학적 완성도도 높다. 이처럼 구한말의 정치·사회상을 고스란히 담은 시가를 집대성한 ‘대한매일신보의 시가Ⅰ∼Ⅴ’권이 완간됐다.민찬 대전대 국문과 교수와 장성남 대전여고교사가 공동으로 엮어낸 책에는 1904년 창간 때부터 1910년 한일병합으로 폐간될 때까지 대한매일신보에 게재된 시가 수천편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특히 창간 이후 대한제국과 운명을 같이 한 민족지 대한매일신보의 위상을 말해주듯 일제와 권부,백성을 향한 질타와 계몽의 소리가 생생하게 담겨 있으며 당시 시대상은 물론 열강의 각축을 보는 백성의 시각과 풍물,문학상 등이 가감없이 배어 사료적 가치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예컨대 1909년 1월30일자 시사평론에는 ‘리완용씨 드르시오 총리대신 뎌 디위가/일인지하 만인샹에 책임됨이 엇더하며/슈신제가 못한 사람 치국인들 잘할 손가/젼날일은 엇더턴지 오늘부터 회개하야/가뎡풍긔 바로잡고 졍부제도 혁신하야/중흥공신 되여보소.’라며 을사오적의 수뇌 격인 이완용을 거침없이 꾸짖고 있다. 그런가 하면 1907년 8월20일자에는 ‘문명한 나라의 농리대로 죵자와 농긔를 개량하여/심으난 법대로 심은후에 거두난 법대로 것^^스면/십배와 이십배가 될지라 얼널널 샹사지.’‘일즉이 나가서 일하다가/초혼달 띄고 도라와셔/목욕을 하여셔 몸을 씻고 부모와 쳐자들 갓치안져/보리밥 파국 자미잇네 얼널널 샹사지.’라며 맹아기를 맞은 당시 계몽활동의 실체와 농사법까지 알려주는 ‘사동(巳童)의 동요(童謠)’같은 글도 포함돼 시대상을 거울처럼 들여다 볼 수 있다. 양기탁·신채호·박은식 선생 등 당대 최고의 선각적 지식인들이 참여한 대한매일신보의 시가는 이처럼 당대의 민족주의와 애국·계몽 담론이 넘치는 근대문학 초창기의 보물창고.이 신문 사회면에 ‘시사평론’이나 ‘사조’등의 이름으로 실린 수많은 시가들은 요즘 흔히 생각하는 ‘무력하고 무지몽매한 시대’라는 당시에 대한 통념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을사오적 등 매국노에 대한 정확한 정체 인식과 분노감이 풍자와 욕설 등으로 표출되는가 하면 태양력과 신식 병의학 상식,분뇨세 징수 및 매음 등 사회 각 분야를 종횡무진 누비며 그려낸 날카롭고 정확한 묘사가 한번 붙잡은 눈길을 놓아주지 않는다. 민 교수 등은 “학자들 가운데도 이 시기의 작품을 ‘고전문학과 근대문학의 전환기에나타난 구호 일변도’라며 폄하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면서 “그러나 당시의 시가는 전환기 문학의 실체와 시대상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매우 중요한 사료들”이라고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jeshim@
  • 책/비밀일기1,2 - 英 사춘기소년 방황·갈등 그려

    ‘비밀일기’가 돌아왔다. 1986년 국내에 소개된 ‘비밀일기 1·2’(수 타운젠드 지음,배현나 옮김,최수연그림,주니어 김영사 펴냄)는 그 전해 영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으로 선정된 작품이다.주인공은 사춘기 소년인 에이드리언 몰.‘13과 3분의4살’에서 ‘15와 3분의4살’이 될 때까지 겪는 정신적 방황과 갈등을 일기로 쓴 일종의 성장소설이다.때문에 독자들은 남의 일기를 읽어 보는 남다른 호기심을 즐길 수 있다. ‘올챙이 시절을 잊은’ 어른들에게 주인공 에이드리언의 고민은 하찮은 것들이다.얼굴에 돋은 여드름이며,자신에게 도무지 관심이 없는 부모.게다가 엄마는 애인과 함께 집을 나갔고 아버지는 새 애인과의 사이에서 아이까지 갖는다.가난,그리고 방송국에 보내지만 번번이 채택되지 않는 시(詩)들,학교에서는 깡패들에게 계속 돈을 빼앗기고…. 에이드리언은 그러나 자신이 ‘발견되지 않은 지식인’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끈질기게 방송국에 자작시를 보내며 한편으로는 수의사가 되길 꿈꾼다. 온통 회색빛인 소년기를 보내는 주인공의 시선으로 현실세계를 풍자한다.천진함,어른스러움이 공존하는 주인공의 마음이 익살스럽다.입시경쟁 속에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견뎌야 하는 우리 청소년에게 위안이 될 만한 책이다.삽화가 있어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읽을 수 있을 듯.각권 6900원. 문소영기자
  • 영화 리뷰/ ‘묻지마 패밀리’

    3색 웃음.‘기막힌 사내들’‘간첩 리철진’‘킬러들의 수다’로 독특한 웃음 세계를 선사한 장진 감독이 별난 프로젝트에 도전했다.3가지 단편을 묶어 ‘묻지마패밀리’라는 영화를 만든 것.장 감독이 각색과 프로듀서를 맡았고,신인감독 3명이 서로 다른 표정을 연출했다. 가장 매력적인 첫번째 작품 ‘사방에 적’(박상원 감독)은 배신한 여자를 불태우러,아내의 불륜현장을 잡으러,적에게 드라이버 습격을 당해 우연히 같은 호텔에 모여든 이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담았다.4개의 호텔방에서 벌어지는 일을 벨보이의 경험담으로 풀어낸 쿠엔틴 타란티노의 ‘포 룸’과 거의 비슷한 설정.타란티노의 황당무계함과 오밀조밀한 전개를 흉내냈지만,예기치 못한 우연이 인간사를 지배하는 포스트모던한 시대에 대한 통찰을 담기에는 그릇이 작다. 하지만 얼굴없는 킬러가 일부러 카메라를 피해 얼굴을 돌리는 장면이나 마지막 싸움을 느린 동작으로 표현하는 연극적 기법 등 영화연출의 고정관념을 깨뜨려 웃음을 만들어내는 실험정신은 높이 살 만하다.난장판이 되어버린 세상과 다른 한쪽에서 무관심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풍자라는 주제의식도 나름대로 잘 살렸다. 이어지는 ‘내 나이키’(박광현 감독)는 나이키에 목숨 건 중학생을 통해 1980년대 풍경을 담은 성장영화이고,마지막편 ‘교회 누나’(이현종 감독)는 교회 누나를 잊지 못하고 입대했다가 휴가 때 사랑을 고백하는 청년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린 멜로물이다.서로 다른 느낌을 주는 3편의 영화지만 웃음은 공통분모로 녹아 있다. 유기적으로 연결된 등장인물을 추적하면서 보는 것도 재미있다.‘내 나이키’에서 동네 아이들 돈을 뜯는 불량 고교생 정재영은 ‘사방에 적’에서 애인을 죽이러 호텔을 찾는 사이코로 성장했다. ‘내 나이키’에서 깡패를 꿈꾼 류승범은 ‘사방에 적’에서 호텔 종업원이 됐다가 ‘교회누나’에서는 3류 에로배우로 변신한다. 단편영화를 묶어 하나의 영화로 개봉하기는 이 작품이 처음이다.참신한 시도와 형식에 비해 확 내지르는 맛은 부족하지만 큰 기대만 안 한다면 적당히 웃고 적당히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작품.지난 주말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김소연기자
  • 토요영화/ 코드명 J 外

    ▲코드명 J(MBC 오후 11시20분)= 컴퓨터가 사고와 감정을 대신해 주는 21세기를 배경으로 한 SF.서기 2021년 지구는 전자기기가 방출하는 전자파때문에 NAS(신경감퇴증)라는 병에 시달리다가 목숨을 잃는 문명병을 앓고 있다.주인공 조니(키아누 리브스)는 머리 속에 메모리 확장장치를 넣은 움직이는 디스켓같은 존재.중요한 비밀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이같은 수술을 받지만 그 대가로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잃는다.그는 추억을 되찾으려고 고액의 거래에 응하다가 목숨을 위협받는다. ▲U-571(OCN 오후10시)= ‘U-571’은 폐쇄공간을 스크린으로 담아내는 데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조너선 모스토 감독의 걸작.설득력 있는 캐릭터,반영웅적 태도,현실에 대한 탁월한 은유 등이 돋보이는 전쟁영화이다.‘U-571’의 부함장 타일러는 폐쇄공간 속에서 점점 ‘괴물’이 되어간다.극한 상황에서 부하들의 생사여부를 선택하고,타인의 의견을 무시한 채 저돌적으로 명령을 내리는 것.부하들과의 마찰이 심해지면서 U보트는 무시무시한 지옥선이 된다.단순한 전쟁영화라기보다,인간 생존에 관한 냉혹하고 사실적인 드라마이다. ▲애니 홀(EBS 오후10시)= 신경예민한 두 뉴요커의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현대도시인의 삶을 코믹하게 풍자하는 우디 앨런 감독의 1977년 작이다.그해 아카데미감독상·여우주연상·각본상·작품상을 휩쓸었다.코미디언이자 희극작가인 앨비(우디 앨런)는 애니(다이앤 키튼)를 보고 사랑에 빠져버린다.앨비는 애니를 가수로 성공시키려고 애쓰지만 둘 사이는 점점 벌어지게 되고 애니는 캘리포니아로 떠난다.영화는 만화처럼 지문이 등장해 주인공의 내면을 보여주기도 하고,등장인물들이 관객을 향해 질문을 던지기도 해 화제가 됐다. 이송하기자 songha@
  • 평론가 김명인 ‘김수영, 근대를 향한 모험’ 출간

    ‘自由를 위하여/飛翔하여본 일이 있는/사람이면 알지/노고지리가/무엇을 보고/노래하는가를/어째서 自由에는/피의 냄새가 섞여 있는가를/革命은/왜 孤獨한 것인가를/革命은/왜 孤獨해야 하는 것인가를’(푸른 하늘을·1960년) 김수영,그는 난해한 모더니스트인가,과격한 참여주의자인가.아니면 그를 소시민적 자유주의자로 인식해야 하는가,민족시인이라고 불러야 하는가. 타계후 33년 동안 그를 주제로 한 연구논문이 260여편에달해 시쳇말로 한국 문학계의 ‘뜯어먹기 좋은 빵’으로까지 불리는 김수영의 작품을 논한 김명인의 ‘김수영,근대를 향한 모험’이 출간돼 문학계에 다시 뜨거운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진보적 국문학자들이 주축인 ‘민족문학사연구소’를 중심으로 평론활동을 해 온 저자는 이 저서에서 ‘김수영이라는 시인 자체가 완연히 과거 속의 인물이라기 보다 아직도 현재적인 인물’이라고 전제,김수영을 새삼 다시 들추는,얼핏 식상해 보이는 논의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논란은 저자가 설정한 ‘김수영의 한계’에서 구체화한다.김명인씨는 ‘김수영이 근대자본주의 운동논리에 대한 이해와 근대성 일반에 대한 과학적 인식 부족으로 한국의 현실을 극단적으로 후진적인 것으로 인식했다.’고 지적했다.이어 ‘여기에 한국의 현실에서 이뤄지는 구체적인 발전의 계기들을 인식하지 못한 점’을 한계로 들었다.이 때문에 그는 쉬 피로했고 그 결과 시적 초월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물론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세상이 변했다며 세상에 대한 전면적인 대결이나 탐구의지마저 꺾어버린 1990년대라는 막막한 시대를 김수영이라는 한 치열한 정신을 통해 넘어설 수 있었다.’고 고백,그에 대한 문학적 외경심을 감추지 않았다.몇몇 두드러진 연구성과를 들어 ‘김수영이바뀐 게 아니라 그를 보는 눈이 바뀌었다.’거나 최하림의 김수영평전 ‘자유인의 초상’,김수영과 유학시절을 함께 보낸 김상환의 에세이집 ‘풍자와 해탈,혹은 사랑과 죽음’을 ‘노작(勞作)’으로 평가한 부분에서는 저자의 김수영을 향한 연모와 열정이 읽히기도 한다. 그는 저간의 김수영론에 대한비판적 시각도 솔직하게 드러내 보였다.그동안의 구체적 연구 사례를 거론하며 “김수영을 잘못 이해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 안이하고상투적인 이해가 문제’라고 지적하고 이런 흐름을 ‘봉사가 코끼리를 만지는 이른바 군맹무상(群盲撫象)”이라고힐난한 것. 김명인은 자신에게 한 시대를 극복할 힘을 부여했다는 김수영의 문학세계를 이렇게 규정했다.“김수영에게서 실패와 성취를 동시에 읽었는데 실패는 세계인식의 실패이고,성공은 세계에 대한 전면적 대결의지와 그 실천에서의 성공”이라고.이같은 김명인의 도발적 문제제기에 대해 이제는 기성 학자 혹은 또다른 신진 기예가 답할 차례다. 심재억기자 jeshim@
  • 책/ 토제부활

    광활한 만주대륙을 아우르며 우리 민족의 기상을 드높인광개토대왕의 정복사업이 지금의 우리에게 주는 통일사적의미는 무엇일까.어쩌면 현실에서는 도무지 의미를 찾을수 없는,그래서 더욱 간절한 민족적 추억이 정일화의 소설 ‘토제부활(土帝復活)’로 현신했다. 군사정권 하에서 실세(實勢)로 군림한 장석준은 정치 격변기를 거치면서 실세(失勢),중국 흑룡강성의 농장주로 새 삶을 개척하게 된다.이곳에서 장석준이 얻은 혈육이자 글의 주인공인 장은 만주에서의 성장기와 미국 유학을 통해강대국의 구조적 모순과 맞닥뜨리면서 민족적 각성이 이르게 된다.조국에서 군인의 길을 택한 장은 독도침략으로 야기된 한·일간의 무력분쟁을 승리로 이끌며 군인이 누릴수 있는 최고의 영예를 누린다.그러나 ‘원형대로 되풀이되지 않는다.’는 역사는 부자 2대에 걸친 개인사에서 원형으로 재생한다.장은 정치적 격변을 겪으며 야인으로 돌아가고 통일 막바지에 국민의 신망을 업고 정치적 재기를모색하지만 그를 맞는 것은 민족의 분열이었다. 통일을 애워싼 가상 현실을 통해 ‘민족이여,깨어나라.’고 절규하는 작가는 글의 주제인 통일에의 접근방식으로딱딱한 ‘이성’ 대신 적절한 풍자와 과장을 차입해 읽는부담을 줄였다. 도서출판 새울.9000원. 심재억기자
  • ‘멋과 흥’…신명나는 문화월드컵

    월드컵은 스포츠만의 축제가 아니다.연극계도 축제 분위기를 띄울 다양한 행사와 공연으로 가득한 선물 보따리를풀어 놓는다.이 기간만이라도 일상의 찌든 때를 훌훌 털어 버리고 신나게 놀아보는 것은 어떨까. ◆신명나는 전통 속으로=우선 지구촌의 이목이 집중되는것을 노린 우리만의 독창적인 전통극과 행사가 돋보인다.한·일 공동 개최의 의의를 살려 화합의 정신을 녹여낸 작품도 푸짐하다.정동극장은 6월5∼30일 사라진 해와 달이신라와 일본에 떴다는 고대설화를 배경으로 한 가무악극‘연오랑과 세오녀’(이윤택 연출)를 무대에 올린다.동해안 별신굿,비나리,탈춤극에 성악과 합창,관현악을 뒤섞어전통과 현대가 아울렀다.(02)7511-500. 김덕수는 사물놀이로 신명나는 우리의 소리를 선사한다.6월1∼30일 한전아츠풀센터에서 풍물,무용,소리가 어우러진 잔치판을 벌인다.공연장에서는 전통 먹거리 장터와 놀이터도 마련된다.(02)3486-0145.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에서는 6월9∼16일 하회별신굿탈놀이를 재구성한 ‘까부지마라 이느마야’가공연된다.양반과 선비의 위선을 풍자하는 서민들의 마당놀이를 무대 공연으로 바꿨다.인간문화재들이 연기하는 다양한 표정의 하회탈을 볼 수 있는 기회.(02)558-1337. ◆해외 초청 공연 한마당=해외의 공연예술가들을 초청한국제 공연 축제도 서울과 서울근교의 자연을 벗삼아 펼쳐진다.샛터삼거리와 종합영화촬영소 사이에서 24∼26일 열리는 ‘남양주 세계야외공연축제’는 연극,춤,음악,설치미술,마임 등이 공연되는 종합 예술축제.세계 5개국에서 초청된 작품과 21개 국내 작품이 카페의 정원,강변산책로,다산유적지를 무대로 관객과 호흡한다. 아일랜드 소프라노 가수 메이브의 전통민요,남아프리카공화국의 2인극,몽골민속예술단의 전통가무공연 등을 볼 수있다.공예체험,전통민속놀이 마당 등 직접 참여하는 행사도 있어 가족 나들이로 좋을 듯.(031)591-5712. 국립극장,한국민속촌,인천공항 등에 둥지를 튼 ‘CIOFF국제민속축전’은 29일∼6월9일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민속극으로 관객을 찾는다.세계 14개국에서 초청된 400명 규모의 공연단이 그나라 전통 의상을 입고 민속음악과 춤을보여준다. 세계 각국의 토산품을 만들고 의상을 입어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국내에서는 26개 팀이 양주별산대놀이,봉산탈춤 등을 선보인다.(02)773-9960. ◆젊음의 대안축제=민속공연에 흥미가 없다면 홍익대 근처로 눈을 돌려보자.문화의 거리라는 홍대앞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2002’가 젊은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25일∼6월15일 아시아 3개국 5개팀과 국내 149개 팀이 참여해 연극,무용,마임,퍼포먼스,록 콘서트 등으로 젊음의 열기를 발산한다. 현대 미술과 연극의 새로운 시도들을 접할 수 있고,웬만한 인디 밴드들도 모두 만날 수 있다.홍대 앞 어린이 놀이공원에서는 22일간 무료공연이 펼쳐진다. 김소연기자 purple@
  • 대학 봄축제 월드컵·弘三 ‘핫이슈’

    최근 대학가의 봄 축제에서 대통령 주변의 부정부패를 풍자하고,월드컵 16강 진출을 기원하는 프로그램이 단연 인기를 끌고 있다.카지노 게임과 마술,남녀평등과 성(性)문제를 다룬 행사에도 학생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 지난 70년대 이후 ‘쌍쌍파티’와 ‘민중·민족주의’로상징되던 대학가 축제가 신세대 대학생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세태를 반영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단국대 총학생회는 대동제 기간인 22일 중앙도서관 앞마당에서 ‘DJ와 홍삼(弘三)트리오’라는 제목으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세 아들을 등장시키는 정치풍자극을 준비하고 있다.정치외교학과 학회장 윤일봉(23)씨는 “많은학생들이 대통령 아들의 비리를 보고 실망을 느끼고 있다.”면서 “함께 고민하며 해결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사회과학대는 축제 기간인 22일 ‘권력형 부정부패 척결’,‘지방자치단체 부정·금권선거 타파’ 등을새긴 모자를 쓴 학생들을 물총을 쏘아 맞히는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한국외국어대 총학생회도 16일 축제에 참가한 학생들에게 ‘깨끗한 정치,우리 손으로 만들자’라는 풍선을 일일이나눠주며,권력층의 부정부패를 질타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고려대는 지난주 축제 기간에 교내 곳곳에 붉은 깃발을숨겨놓고 이를 찾는 학생들에게 상품을 주는 ‘16강 진출기원 보물찾기’ 이벤트를 마련,호응을 얻었다. 숙명여대 문화관광학과 학생들은 17일 월드컵 참가국 수인 32명을 뽑아 붉은 악마 회원들이 포함된 다른 대학생 32명과 ‘16강 기원 미팅’ 행사를 가졌다. 한양대 기계학부 축구동아리 ‘혈풍’은 이번 주 축제기간에 ‘16강 기원 승부차기’ 코너를 마련,골을 넣는 학생들에게 붉은 악마 티셔츠를 무료로 나눠줬다. 이영표 윤창수기자 tomcat@
  • 인터넷 방송 뜨거운 ‘노래의 자유’ 공방

    일반 방송에서 할 수 없는 패러디나 풍자를 통해 가려운곳을 긁어주는 인터넷 방송이 또 한번 크게 ‘사고’를 쳤다. 인터넷을 통해 노래를 틀어주는 ‘송앤라이프’(www.songnlife.com)에서 4월초 발표된 곡 ‘누구라고 말하지 않겠어’가 특정 대선후보의 심기를 건드린 것.“아들 사위 친척 여덟명 중에 일곱명이 병역 의무 면제 받고 그 중 하나 육방이라/지금 사는 빌라 한 층 백오평 2층 3층 4층 모두 쓰는데 한 층 월세 구백만원”등의 가사로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후보를 풍자한 이 곡은 조회수가 14만건에 이른다.작사·작곡은 지난 3월 쇼트트랙 김동성 선수를 다뤘던 노래 ‘XXX U.S.A’로 화제를 모았던 윤민석(36)씨. 일명 ‘회창가’로 불리며 인터넷상에서 파장을 일으키자,윤씨에 대해 중앙선관위가 지난 4월22일 선거법위반 혐의로 사이버 수사대에 조사를 의뢰했다.4월24일에는 한나라당측에서 신경식 선대본부장 명의로 서울지검에 고발했다.윤씨는 이를 비웃듯 다음날인 25일 “그분에 대한 유언비어 모두가 사실이라 해도 글쓰고 노래 만들면 잡혀가야 마땅하죠.”라는 가사를 담은 노래 ‘예전엔 미처 몰랐죠-반성문(?)’을 발표했다.이 곡도 조회수가 9만건을 훌쩍 넘었다. 각계 문화예술인들도 뭉쳤다.5월6일 16개 단체와 배우,노래패 등이 모여 ‘고발조치 철회와 표현의 자유쟁취를 위한 문화예술인연대’(www.artfree.pe.kr)를 결성,온라인서명에 들어갔다.5월13일 오전 현재 네티즌 2800여명이 동참했다.네티즌 서정은씨는 “사실 그대로를 노래하는 것도 죄인가.”라고 썼고,김평숙씨는 “인권침해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라는 의견을 올렸다. 문화평론가인 문화연대 이동연 사무차장은 “패러디를 통해 관료 엘리트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를 표현한 곡”이라면서 “표현의 자유는 참여 민주주의의 중요한 토대이기 때문에 선관위에서 처벌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송앤라이프 관계자는 “신문상 보도됐던 내용으로 노래를 만들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철회될 때까지 서명운동,동영상 온라인 공연 등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얼마 전에도 인터넷 방송레츠뮤직(www.letsmusic.com)의 ‘배칠수의 음악텐트’가 풍자와 위트가 넘치는 ‘엽기대통령 음성파일’을 널리 퍼뜨려 인터넷 방송의 힘을 보여준 적이 있다. 김소연기자 purple@
  • 집중취재/ 신용카드 ‘범죄 온상’인가(2)카드사의 과당경쟁이 문제다

    ■“빚으로 사세요” 돈놀이 혈안 요즘 시중에는 신용카드사의 광고를 패러디한 풍자가 유행이다.비씨카드의 “비씨로 사세요.”는 “빚으로 사세요.”로,현대카드의 “열심히 일한 당신,떠나라.”는 “연체한 당신,떠나라.” 등등…. 카드 빚때문에 자살,강도,연쇄살인 등 강력 범죄들이 잇따라 터지는 데도 ‘나 몰라라’하는 신용카드사들에 대한 조롱섞인 표현이다. 그러나 이런 사회분위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신용카드사들은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순이익으로 올 초 직원들에게 최고 500∼1000%의 성과금을 지급했다.또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현금대출을 줄이라는 정부방침을 비웃기라도 하듯현금대출을 경쟁적으로 벌여 지난 3월말 현재 현금대출은무려 100조원을 돌파했다. 금융감독위원회가 밝힌 1·4분기카드사의 현금대출은 100조 1144억원.지난해 동기보다 38조 5800억원이 늘었다.카드사의 현금대출 비중을 2년내 50% 이하로 줄이도록 한 정부조치에도 불구하고,현금대출 비중은 지난해 연말보다 0.4%포인트 높아진 63.83%가 됐다.현금대출 비중이 꾸준히 느는 것은 대형 카드사들이 덩치에 걸맞지 않게 사행성 경품을 내걸고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도록 경쟁적으로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카드는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원을 추첨해 100만원짜리 기프트카드,휴대폰,DVD 등을 주고 있다.제휴사의현금지급기를 이용하면 피자 할인쿠폰까지 주겠다고 홍보하고 있다.국민카드도 카드론 이용 회원들을 대상으로 최고 현금 100만원을 지급하는 경품행사를 벌이고 있다.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공동으로 이용하면 수수료를 최고 50%까지 깎아준다. 현대카드는 50만원 이상 현금서비스를 받으면 추첨으로 10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을 준다.외환카드도 50만원 이상 현금서비스 회원을 상대로 최고 100만원의 현금을 경품으로 내걸고 있다.사정이 이렇다보니 많은 회원들이 카드사꾐에 넘어가 ‘과소비→부채증가→타락·범죄·자살 등’라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LG·국민카드는 최근 상품구매에 따른 무이자 할부서비스를 대형 백화점의경우 최고6개월까지,일반 영세업소에서는 3개월까지로 확대했다.카드사의 무이자 할부서비스 손익분기점이 2개월임을 고려할 때 출혈경쟁을 마다않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손해를 감수하면서 무이자 할부기간을 늘려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속사정은 그게 아니다.‘현금대출 비중을 50%이내로 줄이라.’는 정부조치에 카드사들은 수익성좋은 ‘돈놀이’를 줄이는 게 아니라 신용판매액을 늘려 현금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도록 ‘숫자놀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무이자 할부서비스에서 손해를 보는 듯하지만 실상은 고율(20%대)의 현금대출수수료로 보전하기 때문에 카드사들로서는 큰 손해가 없다.올 1·4분기 평균 20% 이상 성장한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이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6월과 올 2월 두차례 수수료율을 내렸다.그때마다 카드사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수수료 1%포인트를 내리면 순이익이 1000억원 준다며 경영압박을 호소했다.그러나 ‘엄살’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카드사들의 운용스프레드(은행의 예대마진 개념)를 보자.국민카드의 자금조달금리와 운용수익률의 차이는 올 1·4분기 14.3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0.68%포인트가 높아졌다.외환카드의 경우 1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0.24%포인트) 줄었다.수수료율을 내려도 이 보다 더 큰 폭으로 조달비용이 낮아졌기 때문에 운용수익률에 큰변동이 없다는 얘기다. 또 소수 우량회원의 수수료율은 눈에 띄게 낮아졌으나 다수 일반회원의 수수료율은 별로 낮아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신용카드의 현금수수료율은 최저 11.9%에서부터 최고 28.0%,연체이자율은 22∼24.5%다.은행의 가계신용 대출금리 8∼12%,연체이율 14∼21%와 비교하면 매우 높은 편이다. 카드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카드취급액이 지난해 480조원에서 올해 600조원(추정치,분기당 156조원×4)으로 늘고,이가운데 현금대출 비중이 65% 가량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따라서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훨씬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문소영기자 symun@ ■카드사 “우리도 할 말이…” 신용카드사들은 카드때문에 갖가지 사회문제가 터지는 데 곤혹스러워하면서도 모든 책임을 카드사에 떠넘기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변한다. A사 L차장은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230조원 중 카드사대출액은 30조원(잔액기준)으로 13% 수준”이라며 “카드사만 희생양으로 삼아선 안된다.”고 말했다.사용한도를지나치게 높게 책정하는 등 회원에 대한 카드사의 신용평가에도 문제가 있으나 사용자의 과소비행태도 함께 지적해야 한다는 것.카드 순기능이 외면당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다.지난해 카드사용 확대가 내수시장을 활성화시켜 국내경제를 살려낸 버팀목이었다고 주장한다.과세 투명성과세원(稅源)확보에 기여한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고 얘기한다. 게다가 카드사들은 제도권 금융의 ‘최후 보루’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쉽고 편하게 구할 수 있는 카드의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이 없었다면 많은 사람들이 사채시장에서급전을 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고금리 ‘일수’가 많이 사라진 것도 카드 덕분이라고 강조한다.물론자성론도 있다.B사 J상무는 “카드사들이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여러 부작용이 따랐다.”며 “신용사회 정착을 위한 구체적 방법을 모색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미국선 카드발급 어떻게 미국에서는 고액 연봉이나 고위직 신분이 신용의 기준이 되지 않는다.수천만원을 은행에 맡긴다고 하루 아침에 신용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 현금으로 거래하면 신용은 평생 제로(0)에 머문다. 반면 가진 돈은 없어도 은행에서 돈을 빌려 원금과 이자를 착실히 갚으면 신용은 올라간다. 다시 말해 미국에서의 신용은 상거래 약속을 잘 지키느냐 여부에 달려 있지 현금 보유액과는 상관없다.때문에 미국에 처음 정착한 사람들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신용카드 만들기가 쉽지 않다.다만 신원이나 소득이 확실한 경우 신용카드 사용액 만큼을 미리 내면 신용카드를 받을 수는 있다. 예컨대 3000달러를 저축구좌나 카드구좌에 별도 예치하고 이를 바탕으로 3000달러 한도의 신용카드를 만들 수는 있다.그러나 구좌에 맡긴 돈은 일정기간 찾을 수가 없다.카드를 자주 사용하면 비로소 신용 포인트가 는다.돈을 예치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은행으로부터 직불카드(debit card)만 받게 된다. 자동차나 가구 등을 대부회사를 통해 할부로 산 뒤 연체하지 않고 제때 갚아도 신용은 올라간다.이처럼 쌓인 신용이 카드회사가 정한 기준에 충족되면 카드 발급이 가능해진다.물론 카드 발급 신청은 누구든지 아무 때나 할 수 있다.인터넷에도 늘 문은 열려 있다. 그러나 카드회사는 전산망을 통해 개인별 신용조회를 거친다.은행거래에 문제가 없어야 하며 각종 할부금도 제대로내야만 카드가 발급된다. 따라서 누적된 신용이 없으면 신용카드 발급은 애당초 불가능하다.최근 미국에서도 카드 사용금액 연체가 급증하고 있으나 카드 발급 이후의 문제이지 한국처럼 지불능력이없는 사람에게도 마구 카드를 발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기고/ 금융소비자 보호제도 대폭 보강을 신용카드 문제로 연일 시끄럽다.신문의 사회면에는 카드빚때문에 발생한 범죄 기사가,경제면에는 날로 팽창하고있는 카드부채가 곧 폭발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기사들이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무엇이 10㎝도 안되는 ‘플라스틱 조각’에 불과한 신용카드를 이처럼 관심거리로 만들었을까? 우선 눈여겨볼 것은 우리나라 금융구조의 변화와 신용카드 사용의 증가다.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들은 기업금융위주에서 가계대출 위주경영으로 급격히 방향을 틀었다.전체 가계부채에서 신용카드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2년 만에 두배로 늘어나 20%에 이르는 등 신용카드의 역할이 날로 커지고 있다.부채를 늘이는 것자체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문제는 늘어난 부채를 갚지 못하면서 부작용들이나타나고 있다는 데 있다. 왜 돈을 갚을 수 없게 됐을까? 자신이 감당할 수있는 수준 이상으로 카드를 쓴 무분별한 소비자와 함께 이러한 사항을 파악하지 못하고 카드를 발급해준 신용카드회사들이있기 때문이다. 우선 가계는 부채관리와 절제된 소비생활을 해야 한다.자기신용을 스스로 관리하는 것만이 앞으로 도래할 개인신용정보 유통시대에 생존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카드사들은 카드발급이나 채권회수 등에서의 고객서비스 제고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는 자세를 가져야한다.경쟁이 심화되면서 수수료 등 가격요소뿐아니라 고객보호,서비스 등 비(非)가격요소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정책당국의 자세변화도 중요하다.최근 몇년간 정부는 소득공제,카드영수증 복권제,가맹점 공동이용제 등의 정책으로 신용카드사용 확대의 주역을 맡아왔다.그러나 고객피해 등에 대한 대책마련은 미흡하기 그지 없었다.최근 금융감독원이 일부 카드사에 내린 영업정지 조치나,공정거래위원회가 수수료 담합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부과 조치를한 것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의 느낌이 든다. 따라서 정부는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자세에서 신용카드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우선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대폭 보완,입법해 현재 선진국에 비해 크게 미흡한 금융소비자 관련규정을 대폭 보강해야 한다.그것을 준수하는 지도엄정하게 감독해 규정위반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처해야한다. 카드발급이나 신용공여에서 신용카드사의 절제된 행위를유인할 수 있도록 경쟁의 틀도 다시 짜야 한다.아울러 개인들이 절제된 소비생활과 채무관리를 할 수 있도록 금융교육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해 나가야 한다. ◆ 이건범 금융연구원 부연구위원
  • 리뷰/ 인형극 ‘진기한 콘서트’

    익살스러운 표정의 사회자 인형이 등장한다.“안녕하세요 어린이 여러분.”“(대답)안녕하세요.”,“제가 누구일까요.1번 가수,2번 개그맨…,4번 사회자.”“(대답)4번이요.” 조금은 어눌하지만 한국말로 또박또박 발음되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따라 아이들은 신기한 듯 똘망똘망한 눈빛을 반짝이며 대답한다.세계적인 러시아의 풍자 인형극은 국내에서 이렇게 어린이용 인형극으로 탈바꿈했다. 57년째 공연을 맞는 국립 모스크바 중앙인형극장의 ‘진기한 콘서트’는 본래 어른들을 위한 인형극이다.“비타민 먹으면 죽을 때까지 살아요.”라는 합창단의 노랫말은 의미없는 일에 목숨 거는 사람들을 풍자한 것이다.가슴이 큰 소프라노 인형을 등장시켜 거만하고 고상한 척하는 예술가를 꼬집고,변기와 주전자,고장난 문으로 전위음악을 연주하는 5중주단 인형을 통해 가치도 없으면서 젠 체하는현대음악가를 비판한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어린이에게 초점을 맞추면서 통렬한풍자가 많이 퇴색됐다.가슴이 큰 소프라노를 보며 재미있어 하고,전위음악을 들으며 기발한 아이디어에 감탄하는정도다.극단 관계자에 따르면,한국 주최측에서 풍자 부분을 빼달라는 주문을 해 대사를 바꾸고 여러 장면을 삭제했다고 한다.사회자 인형도 “부모님 말씀 잘 듣고… 부자되세요.”라고 말하는 등 대상이 어린이에 맞춰져 있다. 그렇다고 이 공연이 별 볼일 없다는 뜻은 아니다.가수,탱고 무용수,조련사,마술사 등 18개 장면마다 다채로운 의상의 새 인형들이 나와 생동감 넘치는 버라이어티 쇼를 펼친다.경쾌한 어깨춤,손놀림,발동작 하나하나가 마치 살아있는 듯 넘실댄다.술잔의 술이 갑자기 사라지는 마술도 흥미진진하다. 무대 뒤에서는 더 흥겨운 잔치가 한바탕 벌어진다.인형 하나에 2∼3명의 배우가 붙어 막대를 움직이며 인형과 한 몸이 되어 춤을 춘다.한 명이 조종하는 ‘줄 인형극’에 비해 15∼18명이 집단 창작하는 ‘막대 인형극’은 그래서보다 섬세하고 보다 신명난다. 그래도 이 인형극의 진면모를 모두 볼 수 없는 것은 여전히 아쉽다.주최측의 횡포도 문제지만 인형극을 어린이들의 전유물로만 여기는 국내의 풍토가 더 문제다.그럼에도 ‘진기한 콘서트’는 모처럼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상상력을펼치고 웃을 수 있는 소중한 선물인 것은 틀림없다.한전아츠풀센터에서 12일까지.(02)1588-7890. 김소연기자 purple@
  • 신간 맛보기/ 카페하우스의 문화사

    ◆카페하우스의 문화사(볼프강 융거 지음,채운정 옮김,에디터 펴냄) 정신적인 촉진제로서 커피가 우리의 생활문화습관 속에 깊이 침투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커피를 제공하던 카페하우스도 각 시대에 걸쳐 여러가지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카페하우스의 문화사’는 숱한 박해 끝에 17세기 중엽 기호품으로서 유럽에 뿌리 내린 커피의 정착사와 함께 공적 장소로서 카페하우스의 역사성을 추적한다.커피를 사 마시며 휴식을 취하던 커피하우스는 사교형태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사교시설로 중요한 서열을 차지하게된다.카페는 정치적 문화적 또는 상업상의 살롱이 되기도하고 기존 질서에서 제외된 서클의 집합소가 되기도 한다.프랑스혁명의 봉수대 역할을 했던 곳도 카페하우스였고 처절한 인민재판의 장소가 된 곳도 이곳.예술의 전성시대엔창조의 샘터이기도 했던 카페하우스의 역할이 역사적 사건들과 짝을 지으며 파헤쳐진다.1만2000원.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글로리아 스타이넘 지음,양이현정 옮김,현실문화연구 펴냄) 지금은 고전이 된 미국의대표적 페미니스트의 83년 저작을 완역해 두 권의 책으로 냈다.또 한권의 제목은 ‘일상의 반란’.기자 출신의 스타이넘은 71년 페미니즘 잡지 ‘미즈’를 창간하면서 여성운동가로 나선다.‘남자가…’는 좀더 대중적인 글들로 ‘운동가’로서의 전투성과 함께 저널리스트 특유의 기지와 재치를 읽을 수 있다.여성망명정부에 대한 공상이 펼쳐지는가 하면 트랜스젠더(성전환자)에도 존재하는 성차별,남성의 시선에서 본 여성 육체,여성의 ‘수다’에 대한 고정관념,포르노그라피와 폭력의 관계 등이 풍자와 역설로 해부된다.후반부는 자전적인 이야기로 정신병에 시달리던 자신의 어머니를 통해 여성 삶의 소외문제를 밝히고 플레이보이클럽의 플레이 메이트로 위장취업해 썼던 르포기사 취재기를소개한다.또한 페미니즘적인 자각을 하면서 깨닫게 되는여성끼리의 연민과 연대를 말하며 자매애야말로 여성의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길임을 강조한다.8500원. ◆삶의 철학 산책(알랭 드 보통 지음,정진욱 옮김,생각의나무 펴냄) 재기 넘치는 한 소설가가 고단한 삶에 필요한위안을 얻기 위해 유명한 철학자들의 삶과 저작을 산책한다.저자는 느긋한 사색을 통해 소크라테스로부터 니체까지 6명의 철학자들로부터 필요한 조언들을 구해낸다.예를들면 소크라테스로부터는 인기없음 보다 더 걱정해야 되는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듣는다.에피쿠로스로부터는 충분한 돈이 없는데 대한 위안을 얻으며 세네카로부터는 실직등 좌절에 대한 조언을 듣는다.이런 식으로 성적 불능,지적 차별등 부당한 평가에 대해서는 몽테뉴로부터 위로를얻고 상심한 마음을 위한 위로는 쇼펜하우어의 삶에서 찾아진다.그리고 니체는 질병과도 같은 고독에 대해 철저히상담해 준다.개인적 일화와 기발한 그림들로 경쾌한 느낌을 주면서도 알맹이 있는 대중 철학서.1만7000원. 신연숙기자
  • [씨줄날줄] 고스톱 사회학

    1950∼60년대 일본에서 한국에 소개된 것으로 알려진 ‘고스톱’이 국민오락처럼 된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다.우선 게임의 규칙이 사회구조와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고스톱은 기득권자에게 프리미엄이 많다.승자가 다음 판의 선(先)을 잡기 때문에 먼저 3점을 얻는 데 유리하다.선 다음의 2번,3번째가 ‘고’를 하면 말(末)은 패가 아무리 좋아도 ‘광’이나 팔아야 하는 불공평한 게임이다. 또 먼저 3점을 낸 사람이 세 번 ‘고’를 하면 두 배,거기다 무슨 바가지를 쓰면 네 배식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점수가 늘어난다.이같은 점수 배당은 부익부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또 먼저 점수를 낸 사람이 ‘고’든 ‘스톱’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고 패자는 따라 갈 수밖에 없는,패자에게 너무가혹한 규칙을 적용한다.철저한 개인주의일 수밖에 없는 도박에서 한 사람이 ‘고’를 하면 나머지 두 사람이 공개적으로 한편이 되는 당파성 또한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는 사회 현실을 빼닮았다. 또 있다.대중의 시대를 반영한다고 할까.별볼일 없는 껍데기도 많이 모으면 점수가 된다.대박 가능성은 오히려 껍데기에 있고 껍데기가 모자라면 바가지를 쓴다.판쓸이,설사,받아먹기 등 예측불허 요소도 흥미를 배가시키는 요소다. ‘고스톱’의 생명력은 뭐니뭐니 해도 변화무쌍한 시대의변천에 따라 게임의 규칙도 부단히 변하는 데 있다.1등 마음대로 규칙을 고칠 수 있는 ‘박정희 고스톱’을 비롯해 선(先)은 아무리 패가 좋아도 무조건 죽어야 하는 ‘최규하 고스톱’, ‘비광’을 가진 사람이 바닥의 패를 싹쓸이 해버리는 ‘전두환 고스톱’,그밖에 역대 대통령과 김종필 정주영등 유명인사 이름을 딴 고스톱,대형사고를 풍자한 ‘삼풍 고스톱’이 그것이다. 이처럼 세태를 풍자하는 고스톱 최신판으로는 ‘이인제 고스톱’과 대통령의 세 아들을 빗댄 ‘홍삼 고스톱’이 있다. 게임 도중 세불리하면 자리를 떠버리거나,2점 선득점자가 먹지는 못하지만 게임을 중단시킬 수 있는 권리를 인정(2회에한해서)하는 게임,홍단 3장을 가지면 판돈을 다 먹을 수 있는 것이 홍삼(弘三) 고스톱이다. 이런 풍자들이 반드시 진실과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당사자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하지만 그것이 민심의 반영이라는 걸 유념할 필요가 있다.민심의 메아리가 없으면 이런 풍자가 결코 대중화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편집자문위원 칼럼] ‘양심의 호루라기’ 돋보여

    대한매일이 참여연대와 공동으로 벌이고 있는 부패·부정추방 캠페인 ‘양심의 호루라기를 불자'가 4개월째 접어들면서 공익제보 1호가 부패방지위원회에 접수되는 성과를 거뒀다. 안산시청 공무원이 종합운동장 건설과 관련,38억원의 실시설계용역비를 부당하게 지급했다며 97년 당시의 시장과 부시장 등을 고발하는 한편 낭비된 예산의 환수를 요청하는신고서를 제출한 것이다.대한매일은 이 내용을 4월 10일자1면과 6면에 크게 실었다.내용이 아주 구체적이다.특히 다른 도시의 종합운동장 설계용역 현황을 비교한 표를 보면안산시의 경우 총공사비는 다른 곳에 비해 가장 적으면서설계비는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제보의 신빙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일이 과연 안산시에서만 있었겠느냐는 생각이든다.지자체가 벌이는 건축 등 각종 사업이 방만하게 이뤄진 사례를 종종 보아왔기 때문이다.참여연대 측이 “부방위가 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본 뒤 다른 공익제보들도추가로 접수시킬 계획”이라고 하니 제2,제3의 부패고발이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양심의 호루라기'를 더 이상 불 일이 없을 때까지 이 캠페인을 꾸준히 전개하기 바란다. 지난주에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기사를 신문마다 크게다뤘다.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도 막이 열리면서 이를 둘러싼 독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특히 ‘노풍(盧風)'과 관련된 보도가 신문에 따라 큰 차이를 나타내면서 온라인 매체에서 보이던 ‘조중동(조선·중앙·동아)'과 ‘한경대(한겨레·경향·대한매일)'구분이 오프라인 신문에도 등장하기 시작했다(중앙일보 4월12일자 6면).마치 편가르기 같기도 하지만,사실 일부 신문의 일방적인 퍼붓기식 보도 양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또한 그 구분이 공교롭게도 지난해 ‘언론사 세무조사'때의 양상과 비슷해서 연장전이라도보는 듯하다. 대한매일의 경선관련 보도는 형평성을 기하려고 애쓰는 노력이 두드러진다.다만 ‘있는 현상'의 중계식보도에 그치지 말고 후보들로 하여금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도록 유도하여 대통령 후보 경선이 정책대결로 전개될 수있게 했으면 좋겠다. ‘은행 주5일 근무 파장'을 다룬 4월11일자 3면 해설기사는제목 위의 컷이 매우 뛰어났다.달력 위쪽의 요일 표시중 토·일 글자에 빨간 표시를 하여 주5일 근무제를 실감나게 해주었다. 사소한 것 같아도 이런 도안이 독자들을 즐겁게한다. 매일 2면에 실리는 ‘대한매일 만평'도 넘치는 위트로 신문보는 재미를 더해 준다. 4월9일자의 ‘헛다리 짚은 거 아냐?' 같은 건 참 멋진 풍자다.그러나 바로 전날(8일)의 만평 ‘이렇게 나올라…'에선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었다.지도에서 포항시의 위치가 엉뚱하게 그려져 있었고,한반도 중간을가르는 선에 38도 표시를 해놓은 것이다. 38도선 대신 DMZ로 표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4월15일자 20면(스포츠)은 무척 화려하다.타이거 우즈가클로즈업된 사진을 깔고 미국 프로골프 마스터스 기사를 실었다.미국골프기사가 이처럼 대형화되는 바람에 다른 기사들의 희생이 컸다.특히 프로야구는 4곳 경기중 2곳 기사만들어갔고,13일(토) 내용은 전혀 언급이 없었다.대한매일만보는 프로야구팬은 이날 경기의 결과가 몹시 궁금했을 것이다. 홍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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