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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러갑시다]

    미 술 ■ ‘미술과 영화 시각서사(視覺敍事)’전 2월 26일까지 사비나미술관(02)736-4371. 미술과 영화 장르를 넘나드는 독특한 시각체험의 비디오·조각작품. 강홍구·김창겸·김범수 등 출품 ■ 이상덕 초대전 30일까지 코엑스 지하1층 호수길 특설 전시장(02)734-0990. 수채화 인생 40년을 결산하는 특별전.‘시인의 도시’남한산성’등 수채화 1000점. ■ 기생전 2월 13일까지 서울옥션센터(02)395-0331. 시·서·화의 재능과 지조를 갖춘 교양인으로서의 기생의 역사적 발자취를 조명. ■ 안병석 개인전 3월 3일까지 박영덕화랑(02)544-8481.‘바람결’시리즈 등 자연의 서정을 느끼게 하는 대표작 20여 점. ■ 천성명 작품전 2월 4일까지 갤러리 상(02)730-0030.92. 삶의 부조리를 이야기하는 우화적이고 그로테스크한 설치작품. ■ 서울 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2월 6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02)2124-8947.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게임과 놀이의 본질을 다양한 방식으로 제시하고 해석하는 미디어 예술축제. ■ 근대조각 3인-로댕·부르델·마이욜전 2월6일까지 로댕갤러리(02)2014-6552. 로댕 ‘지옥의 문’, 부르델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 마이욜 ‘드뷔시를 위한 기념비’ 등 서구 근대조각을 이끈 작가들의 대표작. 콘서트 ■ 베베 콘서트 29일 오후 7시30분 클럽 사운드홀릭(02)3142-4203. ■ 비 콘서트 29일 오후 7시30분,30일 오후 7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02)3446-3225. ■ 윤도현밴드 여수 콘서트 30일 오후 6시 여수 흥국체육관 1544-1555. ■ 스팅 콘서트 28일 오후 8시,29일 오후 7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1588-9088. ■ 왁스 부천 콘서트 29일 오후 7시30분 부천실내체육관(02)512-9497. 어린이 ■ 줄인형 콘서트 30일까지 동영아트홀(02)569-0696.40개 인형들이 1시간 20분 동안 펼치는 쇼쇼쇼. ■ 내친구 플라스틱2 2월6일까지 대학로 컬트홀(02)382-5477. 빈 병, 플라스틱통 등 재활용품들이 빚어내는 상상의 세계. ■ 넌 특별하단다 2월6일까지 연우소극장(02)745-0308. 맥스 루카도의 세계적인 그림동화가 뮤지컬로. ■ 친구들이 마법의 성에 갇혔어 2월27일까지 대학로 상상화이트 소극장(02)766-8679. 뮤지컬로 쉽게 풀어낸 과학의 원리. ■ 우리는 친구다 2월20일까지 학전블루소극장(02)763-8233. 아이들의 고민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뮤지컬. 국 악 ■ 한·일 판소리-분라쿠 교류공연 29·30일 오후5시 국립국악원 예악당(02)580-3393. 뮤지컬 ■ 브로드웨이 42번가 무기한 팝콘하우스(02)766-8551. 박해미 전수경 출연. 코러스걸의 스타 탄생기를 그린 탭뮤지컬. ■ 아이 러브 유 30일까지 연강홀(02)501-7888. 한진섭 연출, 남경주 이정화 정성화 오나라 출연. 이 땅의 모든 커플들에게 바치는 뮤지컬. ■ 판타스틱스 2월27일까지 씨어터일(02)762-0010. 김달중 연출, 조승룡 한성식 서현철 권유진 출연. 감미로운 뮤지컬 넘버를 타고 흐르는 젊고 순수한 사랑. ■ 모스키토 2월6일까지 백암아트홀(02)763-8233. 김민기 번안·연출, 김희원 민대식 출연. 청소년에게 선거권이 주어지는 가상 상황을 바탕으로 들여다본 교육과 정치현실을 풍자. ■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28일부터 2월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368-1515. 김한영 연출. 박영규 선우재덕 나현희 출연.70년대 추억의 아이템과 유행곡으로 엮은 사랑 이야기. 무 용 ■ JUST 27일 오후7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3141-1770. 현대인의 심리적 병리현상을 다룬 안애순무용단의 신작. ■ 돌의 거울 2월1·2일 오후7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338-6420. 태극권과 한국 전통무예를 차용한 정혜진 무용단의 신작. 클래식 ■ 이양경 피아노 독주회 27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3436-5929. ■ 박미애·홍영주 두오 리사이틀 2월2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583-9574. 연 극 ■ 아트 3월13일까지 동숭아트센터소극장(02)764-8760. 황재헌 번안·연출, 오달수 권해효 이남희 이대연 조희봉 유연수 출연. 그림 한점으로 남자들의 우정이 시험에 들다. ■ 차력사와 아코디언 2월6일까지 인켈 아트홀2관(02)741-3934. 장우재 작·연출, 김준배 윤상화 염혜란, 황영희 출연. 집 나간 아내와 새로운 사랑을 찾아 정처없이 떠도는 차력사와 약장수 이야기. ■ 노부인의 방문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02)762-0810.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작·원영오 연출, 김금지 강태기 출연. 한 여인의 고향방문기를 통해 살펴본 인간의 속물 근성. ■ 죽도록 달린다 2월6일까지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소극장(02)765-7890. 한아름 작·서재형 연출, 홍성경 김정석 이혁열 출연. 프랑스 고전 ‘삼총사’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풀어낸 연극. ■ 둘이 타는 외발 자전거 3월13일까지 대학로 창조콘서트홀(02)747-7001. 닐 사이먼 원작. 김순영 번안·연출. 이창훈 박기산 노현희 출연. 한 시대를 풍미하던 두 스타의 전성기 추억담. ■ 만파식적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대극장 2월12일까지(02)745-3966. 오태석 작·연출, 정진각 황정민 이명호 출연. 삼국유사에 나오는 ‘만파식적’ 설화를 통해 들여다본 분단 현실.
  • [오늘의 눈] ‘정치’ 영화와 정치 ‘영화’/이순녀 문화부 기자

    ‘10·26’이라는 민감한 소재와 베일에 가려진 제작 과정,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씨의 상영금지가처분 신청, 그리고 언론의 논란 부추기기…. 삐딱하게 얘기하자면 영화 ‘그때 그 사람들’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은 마치 잘 짜여진 한편의 흥행 영화 각본을 보는 듯하다. 지난 24일 저녁, 서울 용산의 한 복합상영관을 통째로 빌려 진행된 단 한번의 시사회는 그 각본을 마무리하는 ‘화룡점정’격이었다. 여야 정치인과 문화·시민계 인사, 언론인들을 대거 초청해 열린 이날 시사회는 사전 명단 확인과 현장 보안검색 등 호들갑스러운 통제로 또 한번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고백하자면 기자는 시사회 내내 영화에 몰입하기 힘들었다. 박지만씨가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제기한 대목들이 실제 스크린상에서 어떻게 표현됐는지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기 때문이다. 영화속에서 ‘각하’는 ‘엔카 잘 부르는 애를 불러달라.’고 하고, 술자리에서 여대생 품에 안겨 감회어린 표정으로 엔카를 듣는다. 일본어로 대화하는 장면도 간간이 나오고,‘애들은 맞으면서 크는 것’이라며 민주주의 투사들을 무시하는 대사도 등장한다. 최종적인 명예훼손 여부는 법원에서 결정할 일이겠지만 일단 표면상 박씨가 문제로 지적한 내용들은 대부분 영화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보고난 뒤 착잡한 심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영화의 전체적인 맥락이나 뉘앙스를 무시한 채 문제 대목만 뚝 떼어다 시시비비를 논하는 게 허망해 보여서다. 구연동화처럼 경망스러운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도입부는 이 영화가 아직도 미완의 역사로 남아있는 ‘10·26’의 진실을 파헤치거나, 어떠한 정치적 성향으로 그 시대를 재구성하려는 야심 따위에는 애당초 관심없음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각하는 물론이고,‘야수의 심정으로 민주주의를 위해 총을 쐈다.’는 김부장이나, 만찬장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노래를 부르는 차실장 등 모든 등장인물들을 희화화시켰다. 이 영화가 당대의 정치현실을 맘껏 조롱하고, 지독하게 풍자한 블랙코미디일지언정 역사적 사실여부를 정색하고 따져묻게 하는 영화는 아니라는 얘기다. 예상대로 영화를 본 여야 의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정치적 의도’와 ‘표현의 자유’라는 고리타분한 설전이 오가고 있다. 다분히 상업성 짙은 영화를 정치영화로 둔갑시키는 과잉 반응은 차라리 코미디에 가깝다. 영화를 영화 자체로 받아들이는 유연한 사회를 우리는 언제쯤 갖게 될까. 이순녀 문화부 기자 coral@seoul.co.kr
  • 30년간 NBC 투나잇쇼 진행 자니 카슨 타계

    미국 TV의 신화를 일궈냈던 NBC방송의 간판 프로그램 ‘투나잇 쇼’를 30년간 진행하며 ‘심야 토크쇼의 황제’로 군림했던 자니 카슨(79)이 23일 새벽(현지시간) 캘리포니아에서 숨을 거뒀다. 카슨의 조카 제프 소칭은 이날 “카슨이 일요일 새벽 가족들에 둘러싸인 가운데 편안하게 세상을 떴다.”고 밝혔다. 그는 “별도의 추모행사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언론들은 카슨이 로스앤젤레스 인근 말리부에서 지병인 폐기종으로 숨졌다고 전했다.‘투나잇 쇼’를 진행하는 도중에도 가끔 담배를 피울 만큼 애연가였던 카슨은 2002년 폐기종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 오하이오주 코닝 태생인 카슨은 해군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뒤 1940년대 말 네브라스카주 지방 TV에서 TV와 첫 인연을 맺었다. 그후 1950년 로스앤젤레스 KNXT-TV로 이적,1951∼53년 스케치 코미디쇼 ‘카슨의 지하실’로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자니 카슨쇼’(1955∼56),‘후 두 유 트러스트’(1957∼62) 등 숱한 쇼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어린 소년처럼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시청자와 초대손님 모두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으며 특유의 풍자와 유머로 미국인들을 웃겨 많은 사랑을 받았다. 동료였던 에드 맥마흔이 그를 소개하며 외쳤던 “여∼기 자니를 소개합니다.”(Heeeeere’s Johnny.)라는 말도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그는 1992년 5월 단골 초대손님이었던 제이 리노에게 ‘투나잇 쇼’를 물려주고 은퇴하기까지 거의 30년 동안 NBC 간판프로그램을 이끌어 경쟁사 CBS를 압도했다. 한때 500만달러가 넘는 연봉을 받아 TV출연자 가운데 사상최고 ‘몸값’을 기록하기도 했다.‘투나잇 쇼’ 최종회 방송에서는 무려 5500만명의 시청자가 지켜봐 그의 퇴장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카슨은 은퇴방송에서 “이제 물러날 때가 됐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매순간 이를 즐길 수 있었던 나는 행운아”라고 말해 갈채를 받았다. 카슨은 1987년 미 TV 명예의 전당에 헌정됐으며 은퇴하던 1992년 미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수상하는 등 방송인으로 완벽한 성공을 거뒀지만 사생활에서는 굴곡이 심해 무려 4번이나 결혼하고 세차례 이혼을 하는 아픔을 겪었다. 특히 1991년에는 세 아들 가운데 하나인 리키(39)를 자동차 사고로 먼저 하늘나라에 보내기도 했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서울광장] 이미지 정치의 허실/김경홍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미지 정치의 허실/김경홍 논설위원

    며칠 전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가 광부 작업복을 입고 지하 탄광의 막장체험에 나선 사진이 일제히 신문에 실렸다. 또 어저께는 저소득층 자녀들의 공부방을 방문해 어린이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급식 및 교육지원 상황을 살펴봤다. 민생정치, 현장정치를 강조하는 정치적 제스처일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문득 10여년 전의 정치 현장으로 돌아가 봤다. 한 정당의 대표가 해외방문에 나섰다. 초청한 나라의 공항에 도착하자 환영행사가 열렸다. 그런데 대표가 주변을 둘러보니 수행기자들이 보이지 않았다. 다른 비행기에 탔던 기자들은 30분쯤 후에 공항에 도착했다. 우여곡절 끝에 초청 당사자들에게 부탁해 환영행사는 한번 더 치러졌다. 그렇게 해서 TV나 신문에는 환영행사가 크게 보도됐다. 탄광도 예외는 아니었다. 열악한 환경에 있는 근로자들을 위로한답시고 정치인들은 너나없이 현장을 방문했다. 이들이 방문하는 탄광에는 이른바 VIP용 ‘관광갱도’가 있다. 여기서 얼굴에다 탄가루를 적당히 묻혀 사진을 찍고나면 현장정치는 완성된다. 과거에만 그랬을까. 지금도 해외에 나가는 국회의원들은 방문국의 유력인사와 사진을 찍기 위해 공을 들인다. 지난해 총선 때도 정치인들의 ‘이미지 정치’에는 예외가 없었다. 너나없이 단골 방문현장인 재래시장, 역과 터미널, 양로원을 찾아 서민들의 애환을 듣고 아픔을 함께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치인들의 민생현장 방문 결과가 뚜렷하게 정책이나 정치에 반영됐다는 징후는 없다. 탄광 광부의 삶이나, 시장 상인들의 벌이가 조금이나마 나아져야 할 것이 아닌가. 지금은 국회가 열리지 않는 정치 방학중이다. 여야 정치인들은 해외방문에도 나서고, 지역구의 생활현장도 부지런히 찾고 있다. 정치가 서민들의 삶에 보탬이 되지 않고, 오히려 짜증만 부추긴다면 그 정치는 없는 것보다 못하다. 많은 사람들이 국회가 열리지 않으니까 오히려 세상이 조용하다고 한다. 이 기회에 정치인들이 현장에서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많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지난해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는 ‘당동벌이(黨同伐異)’였다. 같은 무리와는 똘똘 뭉치고 다른 자는 공격한다는 비유다. 그 전해의 사자성어는 ‘우왕좌왕(右往左往)’이었다. 우리 사회를 나쁜 쪽으로만 풍자했지만 그렇다고 반박할 만한 여지도 없다. 지난 2년간 우리가 우왕좌왕하고 패거리 싸움만 했다는 지적은 분명히 옳다. 소득 2만달러 국가를 건설하려면 우왕좌왕하고 패거리 싸움이나 해서는 안 된다. 노무현 대통령은 연두 기자회견에서 선진한국과 사회통합을 강조했다. 열린우리당의 임채정 의장은 신년회견에서 ‘선진사회협약’ 체결을 제안하면서 민생현장을 최우선하는 실사구시의 정책을 통해 일하는 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약속했다.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는 올해를 정쟁이 없는 해로 만들자고 선언했다. 구름잡는 얘기처럼 들리지만 여야가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서민들이 볼 때 대수롭지 않은 ‘보수니 진보’니 하는 사안들로 정치세력이 싸움을 벌이는 것은 애당초 시간낭비다. 정치가 싸움만 포기하면 선진한국은 절반이상 달성한 것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당장 2월 임시국회에서 정당들이 약속을 지키는지, 못 지키는지 지켜볼 일이다. 중국에 ‘구대동존소이(求大同存小異)’란 말이 있다. 상대가 나와는 차이가 있다고 해도 서로를 인정하고 큰 것부터 합의해 나가라는 얘기다. 지금 우리 정치의 가장 큰 일은 ‘무정쟁’에 합의하는 일이다. 김경홍 논설위원 honk@seoul.co.kr
  • 성석제씨 새 소설집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

    성석제씨 새 소설집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

    장단에 겨워 흥겨운 입심을 뿜어내는 듯한 글쟁이. 성석제(45)는 ‘입담’‘해학’‘농담’ 등 문학의 듬직한 밑천이 되는 수사들을 한몸에 받아온 작가다. 가뜩이나 얇아진 남성 작가층을 대변하는 그의 소임은 그래서 더욱 막중하다. 익살과 재담으로 상징되는 ‘성석제표’ 소설 쓰기의 틀거리 안에서도 그는 꾸준히 의외성과 자기증식을 모색해 왔다. ●주변에 널려 있음직한 인물 등장 새로 묶어낸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창비 펴냄)는 그를 에워싼 수사들이 효력발생 중임을 보여주는 소설집이다.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이후 근 3년 동안 띄엄띄엄 발표해온 중·단편 9편을 묶었다. 작가는 “2,3년의 세월 동안 잘 논 시간의 소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곧이 듣고 말기엔 작품에 내장된 서사전략은 넘치도록 다양한 차원에서 빛을 발한다. 주변에 널렸음직한 각양각색의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앉힌 화술은 낯익다. 첫 단편인 ‘잃어버린 인간’에서는 작가 자신의 에피소드에서 발아한 듯한 고백적 어투가 먼저 엿보인다. 작중 화자는 잘 나가는 소설가. 재당숙모의 부음을 듣고 찾아간 고향에서 유년시절을 반추한다. 자신이 못 살게 굴었던 재당숙의 아들 쌍둥이가 진작에 굶어 죽었다는 사실에 혼란스럽다. 재당숙모의 얼굴조차 기억하지 못하면서도 얼떨결에 초상집을 찾아가는 주인공의 행세에서는 작가의 해학적 기질이 묻어난다. 그러나 사이사이 능청스럽게 풍자정신을 발휘한다.‘잃어버린 인간’에서 액자소설 형식으로 재구성한 재당숙의 삶은 그런 의도다. 이렇다 할 이념도 없이 시류에 떠밀려 사회주의자, 독립운동가로 평생을 외진 곳에서 살다간 재당숙은 현대사가 빚어낸 기형적 산물이었다. 인물의 본질을 까탈스럽게 파고드는 글쓰기 자세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엿보인다. 부(富)에 대한 허망한 집착과 욕망을 보여주는 ‘인지상정’, 사이비 예술가와 시골에서 요양중인 화자의 이야기를 얽은 ‘본래면목’, 속물지식인의 태생적 배경을 되짚은 ‘소풍’ 등이 그 계열에 세울 작품들이다. ●작가가 부리는 언어에 윤기가 돌아 작가가 부리는 언어들에는 윤기가 돈다. 예의 사투리 대사체의 운율감, 적당히 희극적인 인물들이 질감을 돋우는 것도 ‘성석제 스타일’이다. 뒤집어, 매번 같은 처방에 내성이 생긴 독자들은 시큰둥할 수도 있을 터. 그러나 표제작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를 대하면 작가의 범상찮은 자기갱신력에 또 한번 기가 꺾이고 말지 않을까 싶다. 리얼리즘을 벗어났나 싶다가도 어느새 시속(時俗)에 푸욱 발을 담그는 듯 다른 결의 이야기들을 교직해내는 솜씨에 감성과 이성이 함께 긴장하게 된다. 데뷔 20여년을 바라보며 “작품에 촉촉한 물기 같은 게 생긴 것 같다.”고 자평하는 작가는 표제작에 새삼 모성의 기억을 쓸어담았다.1920년대 시골마을의 한밤. 길쌈하는 어미와 고전소설 ‘추풍감별곡’을 읽어주는 맏딸이 등장하는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는 실눈을 떴다 감았다 혼몽한 감상마저 떠안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보러갑시다]

    클래식 ■ 앙상블 예전 정기연주회 23일 오후3시 금호아트홀(02)586-0945. ■ 리처드 스톨츠만 클라리넷 독주회 21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6303-1919. 어린이 ■ 줄인형 콘서트 30일까지 동영아트홀(02)569-0696.40개 인형들이 1시간 20분동안 펼치는 쇼쇼쇼. ■ 그림일기 속의 내 친구들 23일까지 소극장축제(02)741-3934. 또래 친구 고복이와 화영이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가족 뮤지컬. ■ 내친구 플라스틱2 2월6일까지 대학로 컬트홀(02)382-5477. 빈 병, 플라스틱통 등 재활용품들이 빚어내는 상상의 세계. ■ 우리는 친구다 26일까지 학전블루 소극장(02)763-3233. 수준 높은 라이브 음악과 전개되는 민호·슬기 남매와 뭉치의 우정쌓기. ■ 넌 특별하단다 2월6일까지 연우소극장(02)745-0308. 맥스 루카도의 세계적인 그림동화가 뮤지컬로. ■ 커다란 책 속 이야기가 고슬고슬 23일까지 대학로 상명아트홀 1관(02)977-4856. 정도령 설화를 재구성한 닥종이 인형극. 무 용 ■ JUST 26·27일 오후7시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3141-1770. 현대인의 심리적 병리현상을 다룬 안애순무용단의 신작. ■ 수묵 21일 오후7시30분,22·23일 오후4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1588-7890. 조선의 미와 현대발레의 만남. 장선희발레단. 콘서트 ■ 이적 콘서트 20일 오후 8시,21·22일 오후 7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1544-1555. ■ 김용우 콘서트 21∼23일 오후 8시 정동극장(02)751-1534. ■ 왁스 부산 콘서트 22일 오후 7시30분 부산KBS홀(051)627-6161. ■ 플라워 콘서트 22일 오후4·7시30분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032)657-3007. ■ 스완 다이브 콘서트 21일 오후 7시 홍대 롤링홀(02)3142-2981. 미 술 ■ 기생전 2월 13일까지 서울옥션센터(02)395-0331. 시·서·화의 재능과 지조를 갖춘 교양인으로서의 기생의 역사적 발자취를 조명. ■ 안병석 개인전 3월 3일까지 박영덕화랑(02)544-8481.‘바람결’시리즈 등 자연의 서정을 느끼게 하는 대표작 20여 점. ■ 천성명 작품전 2월 4일까지 갤러리 상(02)730-0030.92. 삶의 부조리를 이야기하는 우화적이고 그로테스크한 설치작품. ■ ‘미술과 영화 시각서사(視覺敍事)’전 2월 26일까지 사비나미술관(02)736-4371. 미술과 영화 장르를 넘나드는 독특한 시각체험의 비디오·조각작품 ■ ‘조화(調和) 화조(花鳥)’전 30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 새와 꽃을 소재로 한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 50여점. 박수근·김환기·천경자 등 출품. ■ ‘선현들이 남기신 묵향’전 27일까지 우림화랑(02)733-3738.1500년대부터 구한말까지의 서예가 156명의 서간 200여점. ■ 서울 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2월 6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02)2124-8947.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놀이의 본질을 다양한 방식으로 제시하고 해석하는 미디어 예술축제. ■ 근대조각 3인-로댕·부르델·마이욜전 2월6일까지 로댕갤러리(02)2014-6552. 로댕 ‘지옥의 문’, 부르델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 마이욜 ‘드뷔시를 위한 기념비’등 서구 근대조각을 이끈 작가들의 대표작. ■ ‘예림을 걷다-시대와 함께, 작가와 함께’전 2월23일까지. 서울올림픽미술관(02)410-1060. 이종상 천경자 김형대 이만익 전혁림 민복진 백문기 전뢰진 최종태 등 원로작가 14명의 그룹전. 뮤지컬 ■ 아이 러브 유 30일까지 연강홀(02)501-7888. 한진섭 연출, 남경주 이정화 정성화 오나라 출연. 이 땅의 모든 커플들에게 바치는 뮤지컬. ■ 하드락 카페 무기한 대학로 폴리미디어 씨어터(02)3141-1345. 이원종 작·연출, 양소민 이정열 주원성 박준면 출연. 하드락 카페에서 잃어버린 꿈을 찾다. ■ 노틀담의 꼽추 2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02)577-1987. 김철리 연출, 이진규 정선아 허준호 김성기 출연.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작품이 디즈니의 옷을 입었다. ■ 마리아 마리아 23일까지 한전아트센터(02)593-0901. 유혜정 작·성천모 연출, 윤복희 강효성 이소정 김현성 출연.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의 이야기를 재해석한 창작 뮤지컬. ■ 모스키토 2월6일까지 백암아트홀(02)763-8233. 김민기 번안·연출, 김희원 민대식 출연. 청소년에게 선거권이 주어지는 가상 상황을 바탕으로 교육과 정치현실을 풍자. 연 극 ■ 오!발칙한 앨리스 30일까지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02)765-7890. 김나영 작·오유경 연출, 김영옥 서상원 민윤재 서현성 출연.‘야한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사춘기 소녀 앨리스의 유쾌한 성(性) 이야기. ■ 삼류배우 2월6일까지 대학로 발렌타인극장(02)3674-5555. 김순영 작·연출, 최승일 박기산 정슬기 출연. 평생 단역을 전전하면서도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가는 연극배우의 고달픈 삶. ■ 늙은 부부 이야기 23일까지 소극장축제(02)741-3934. 오영민·위성신 작·위성신 연출, 오영수 이혜경 출연. 애틋해서 더 아름다운 노년의 사랑. ■ 아트 3월13일까지 동숭아트센터소극장(02)764-8760. 황재헌 번안·연출, 오달수 권해효 이남희 이대연 조희봉 유연수 출연. 그림 한점으로 남자들의 우정이 시험에 들다. ■ 차력사와 아코디언 2월6일까지 인켈 아트홀2관(02)741-3934. 장우재 작·연출, 김준배 윤상화 염혜란, 황영희 출연. 집 나간 아내와 새로운 사랑을 찾아 정처없이 떠도는 차력사와 약장수 이야기. ■ 청춘예찬 27일까지 블랙박스 씨어터(02)762-0010. 박근형 작·연출, 김영민 고수희 출연. 남루한 일상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청춘에 대한 예찬.
  • 전면감사 지휘 염차배 과장

    전면감사 지휘 염차배 과장

    제3섹터에 대한 전면감사를 지휘한 감사원 염차배 자치행정총괄과장은 19일 제3섹터의 부실 원인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영국의 풍자작가 버나드 쇼와 미모의 여배우 이사도라 덩컨과의 일화를 빗대 설명했다. “덩컨은 쇼와 결혼하면 자신의 외모와 쇼의 머리를 닮은 2세가 태어날 것이라 상상하고 쇼에게 청혼했습니다. 하지만 쇼는 자신의 외모와 덩컨의 머리를 닮은 2세가 태어날 수 있다며 거절했다고 합니다.” 염 과장은 쇼의 우려처럼 양쪽의 열성(劣性)인자만 갖고 태어난 2세가 바로 제3섹터라고 지적했다.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단점만 취했다는 비판이다. 그동안의 감사결과로 판단할 때 본래부터 제3섹터는 근본취지를 살리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영리를 추구하는 민간자본은 수익성 있는 사업이 아니면 투자하지 않습니다. 공공성만 강조하고 영리가 보장되지 않는 제3섹터는 민간자본이 외면하게 되죠.” 염 과장은 이런 구조 때문에 상당수 제3섹터가 공공성보다는 수익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분야에 설립된다고 봤다. 문제는 수익성이 예상되는 분야에는 순수 민간기업이 이미 진출해 있어 그들과 경쟁을 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는 제3섹터의 ‘참패’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제3섹터의 취지가 변색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제3섹터 대표이사 98명 중 24명이 공무원 출신인 것을 보면 퇴직 공무원에 대한 자리만들기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이미 사업성이 없다고 결론난 제3섹터를 청산하지 못하는 것도 자치단체장이 자신의 임기에서만큼은 무리하게 법인을 없애지 않겠다는 것이죠.” 그는 제3섹터의 남발을 막고, 국민혈세를 줄이기 위해서는 제3섹터에 대한 철저한 경영평가와 진단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추진실적이 좋지 않은 자치단체에 대해서는 지방교부세를 감액하는 근거규정을 마련하는 것도 방안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염 과장은 “내년부터는 자치단체의 위법한 재무·회계행위에 대해서는 주민소송제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자치단체가 제3섹터를 위법하게 운영하거나 고의적으로 부실을 방조하는 등의 행위를 할 경우 소송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반 룬 전집 1차분 3권/반 룬 지음

    네덜란드 태생 미국 작가인 헨드릭 빌렘 반 룬(1882∼1944)은 1차 세계대전 종군기자이자 역사학자·철학자·문화사가다. 주체할 수 없는 지적 열정으로 수많은 저서를 쏟아낸 가히 르네상스적인 인물이다.‘인류이야기’‘예술사이야기’‘똘레랑스’‘렘브란트’ 등 국내에 번역, 소개된 책만도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전방위로 뻗쳐 있는 그의 폭넓은 지적 스펙트럼을 보여 주기엔 여전히 미흡하다. 서해문집의 ‘반 룬 전집’은 그런 갈증을 덜어주기 위해 기획된 대중교양서다. 책은 먼저 1차분으로 세 권이 나왔다.‘발명이야기-인간, 기적을 행하는 자’(조재선 옮김),‘코끼리에 관한 짧은 우화’(김흥숙 옮김),‘관용’(이혜정 옮김)이 그것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된 ‘발명이야기‘는 고귀한 호기심의 혈통을 물려받은 인간이 이룬 위대한 기적을 다룬다. 여기서 발명이란 우리가 흔히 아는 과학적 상식으로서의 발명이 아니다. 저자는 인간 신체기관의 진화라는 관점에서 발명의 역사를 살핀다. 예컨대 눈의 확장으로 탄생한 게 망원경이라는 것이다.1만 2900원. ‘코끼리‘는 코끼리 종족이 인간의 물질세계 뒤에 감춰진 소외의 그늘을 목격한 뒤 인간의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대로 코끼리로 남는다는 문명비판적인 우화다.1930년대 대공황의 시대적 배경이 저자 특유의 풍자와 익살로 묘사돼 있다.9800원. ‘관용’은 인간의 역사는 ‘관용과 불관용의 역사’라는 시각에서 씌어진 책이다. 저자는 이 관용이라는 화두로 서양사를 풀어간다. 로마 집정관 심마쿠스, 율리아누스 황제, 에라스무스, 라블레, 볼테르, 디드로, 스피노자, 레싱 등 ‘관용의 영웅’들을 통해 종교적 신념은 왜 그토록 무자비한 불관용을 낳았는지, 관용을 획득하기 위해 인간은 어떤 투쟁의 역사를 밟았는지 등 ‘관용의 정신사’를 다룬다.1만 9800원. 반룬 전집 2차분 두 권(‘배이야기’‘바흐이야기’)은 오는 6월쯤 나올 예정이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책꽂이]

    ●한 말씀만 하소서(박완서 지음, 세계사 펴냄) 소설가 박완서가 아들을 잃은 고통을 견뎌내는 과정을 담담하게 적은 산문집. 자식을 먼저 보낸 참척의 고통과 슬픔이 절절히 묻어나는 작가의 내면일기다.9500원. ●연어(전2권)(김하인 지음, 생각의나무 펴냄) 멜로소설 ‘국화꽃 향기’의 인기작가가 새로 펴낸 ‘그리움’과 ‘기다림’의 정서가 가득한 장편소설.33세 남자의 이루지 못한 사랑의 회한을 그렸다. 각권 7500원. ●조 신부님(토니 헨드라 지음, 이영기 옮김, 랜덤하우스중앙 펴냄) 베네딕트회 소속 수도사였던 조 신부(본명 조지프 워릴로)와의 만남을 통해 믿음과 우정, 가족을 발견해가는 과정을 그린 자전소설. 조 신부는 60여년을 맑은 영혼의 수도사로 살다간 실존인물이다. 지은이는 미국의 풍자작가.1만원. ●술탄 살라딘(타리크 알리 지음, 정영목 옮김, 미래M&B 펴냄) 십자군 전쟁의 영웅 살라딘의 행적을 통해 이슬람 역사를 되짚어본 역사소설. 중세 이슬람 궁정의 사회상과 권력투쟁, 동성애 등을 이해할 수 있다.1만 5000원. ●하룬과 이야기 바다(살만 루시디 지음, 김석희 옮김, 달리 펴냄) ‘악마의 시’로 잘 알려진 인도출신 작가 살만 루시디가 이란 정부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은 뒤 10년 동안 도피생활을 하면서 쓴 우화소설. 소설의 속성인 허구와 유머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풍자가 담겼다.9000원. ●밥 한 그릇의 행복 물 한 그릇의 기쁨(이철수 지음, 삼인 펴냄) ‘그림으로 시를 쓰는’ 판화가 이철수가 자연, 이웃들과 교감한 살갑고도 넉넉한 이야기.190여 통의 짧은 엽서 형식에 상념을 담아 작가는 손칼국수, 손자장면 같은 글맛을 전해준다.9800원.
  • 못생긴게 죄? ‘신석기블루스’ 이성재

    못생긴게 죄? ‘신석기블루스’ 이성재

    잘 생기고, 능력있지만 이기적인 남자와 볼품없고 가난하지만 마음만은 비단결 같은 남자. 자, 당신이 남자라면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또 당신이 여자라면 누구를 연인으로 삼고 싶은가. 한때 유행했던 용어를 빌리자면 ‘정치적으로 올바른’ 삶을 지향하는 당신은 이미 모범답안을 알고 있다. 성격 나쁜 건 참아도, 얼굴 못생긴 건 용서가 안 되는 얼빠진 현실쯤이야 뭐 그리 대수겠는가. 30일 개봉하는 영화 ‘신석기 블루스’(감독 김도혁, 제작 팝콘필름)는 양 극단의 삶을 살아가는 동명이인 변호사 신석기 1,2의 운명 뒤바꾸기를 통해 ‘진정 중요한 건 외모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모범답안을 제시하는 ‘착한’영화다. 하지만 모든 인생사가 그렇듯 선한 의도가 결과까지 책임지지는 못하는 법. 반듯한 이미지의 미남배우 이성재가 온몸을 바쳐 사정없이 망가지는 열연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뻔히 드러난 결말을 향해 지극히 예측가능한 수순을 밟는 평범한 캐릭터 코미디물에 머물고 말았다. 신석기1(이종혁)은 잘생긴 외모에 뛰어난 실력을 갖춘 기업M&A전문 변호사. 하지만 출세를 위해 수백명 직원의 밥줄을 단번에 자르고, 자신을 짝사랑하는 여직원 진영(김현주)을 하룻밤 놀이상대로 대하는 냉혈한이다. 반면 신석기2(이성재)는 절세의 추남에 시장통 한복판에서 상인들을 상대하는 가난한 국선 변호사. 게다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화장실로 직행해야 하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천식까지 달고 산다. 도심 고층빌딩에서 러닝머신위를 달리는 신석기1과 허물어질 것 같은 서민아파트에서 구질구질하게 아침을 맞는 신석기2의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주는 도입부는, 이름뿐만 아니라 생년월일까지 같은 두사람의 대조적인 삶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영화는 엘리베이터에 동승한 두사람이 기이한 사고를 당하고, 이로 인해 신석기1의 영혼이 신석기2의 몸에 들어가면서 ‘몸 따로, 마음 따로’가 된 신석기의 우여곡절 인생을 따라간다. 뻐드렁니에 뽀글뽀글 파마머리, 구부정한 어깨에 팔자걸음 등 완벽하게 추남으로 변신한 이정재의 코믹 연기는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이자 장점이다.‘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였던 이종혁과 신이, 이웃집 도둑부부 등 조연들의 감초 연기도 눈길을 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새로움이나 감동을 기대하긴 어렵다.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가 아니라 한순간 얼짱에서 얼꽝이 된 한 남자의 내적 성장기에 초점을 맞춘 탓에 스토리의 전개와 결말은 지극히 평범해졌다. 개과천선한 신석기가 원래의 몸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앞에 두고 갈등하는 마지막 장면조차 가슴 찡하다기보다 진부하게 여겨진다. 극장을 나서면서 문득 “이 영화가 얼꽝이 된 신석기1이 아니라 얼짱이 된 신석기2를 주인공으로 펼쳐졌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엉뚱한 생각이 들었던 건 그런 아쉬움 때문이리라.15세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亡가져 興興興 배우 이성재는 영화 ‘신석기 블루스’를 촬영하는 동안 매주 독한 파마를 하고, 매일 눈썹을 밀어야 했다. 그뿐만 아니라 두툼한 치아 보형물을 끼고 연기하느라 안면마비까지 겪는 생고생을 했다. 시사회 직후 본인 스스로 ‘저렇게까지 못생기게 나올 줄 몰랐다.’고 고백할 정도로 그의 ‘추남 변신’은 기대 이상(?)이었다. 작품을 위해서라면 외모 망가지는 것쯤 개의치 않는 자세는 이제 남녀를 불문하고 배우의 기본. 과감한 변신으로 그동안 눈부신 외모에 가려 제빛을 내지 못했던 연기력을 인정받아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배우들도 많다.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휩쓴 샤를리즈 테론이 대표적인 예.‘데블스 애드버킷’‘스위트 노벰버’등에서 전형적인 금발미인으로 팬들에게 각인된 그녀는 ‘몬스터’에서 지저분한 외모의 충격적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나비효과’의 에이미 스마트도 잘 나가는 ‘퀸카’ 여대생에서 얼굴에 흉측한 흉터자국이 있는 마약에 찌든 창녀까지, 같은 사람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얼굴을 보여줬다. 르네 젤위거는 ‘브리짓 존스의 일기’1,2편을 위해 몸무게를 11㎏이나 늘렸다. 국내 배우로는 최근 개봉된 ‘역도산’에서 20㎏ 가까이 몸을 불린 설경구가 단연 첫손 꼽힌다. 여배우로는 영화 ‘오아시스’에서의 문소리를 빼놓을 수 없다. 장애가 있는 여주인공 ‘공주’로 출연한 그녀는 영화를 본 외국 관객들이 ‘실제 장애인이냐.”고 물어볼 정도로 실감나는 연기를 펼쳤다. 세련된 이미지의 이나영도 ‘영어완전정복’에서 촌스러운 갈래머리에 뿔테 안경을 낀 어리숙한 주인공으로 등장, 웃음보를 자아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책꽂이]

    ●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다(안형기 지음, 투머로우미디어 펴냄) 샐러리맨으로 출발했다가 사업에 뛰어들어 3년만에 매출 500억원의 최우량 IT기업을 이룬 씨에스터테크놀로지 회장인 지은이의 우리 경제와 사회현상에 대한 시각을 담았다.1만원. ●마음(달라이 라마 지음, 제프리 홉킨스 편저, 나혜옥 옮김) 달라이 라마가 지난 1979년과 1981년 미국과 캐나다를 방문했을 때 가졌던 강연 모음집. 주로 불교 교의에 관한 여러 주제를 명쾌하고도 심오하게 설명했다.1만원. ●북아트, 나만의 책 만들기(이명숙 지음, 다빈치기프트·서울북아트 펴냄)핸드메이드 바인딩 등 다양하면서도 아름다운 책 만들기를 단계별로 알기 쉽게 설명한 북아트 실용서.2만 8000원. ●보살예수(길희성 지음, 현암사 펴냄)기독교 신자로서 불교를 연구한 종교학자인 지은이가 기독교와 불교의 경계를 넘나들며 펼치는 사유의 모험을 담았다.8500원. ●생각하는 그림들 정(情)(이주헌 지음, 예담 펴냄) 바쁜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안식을 주고 정신적 재충전에 도움이 될만한 따뜻한 느낌의 그림 50여점을 소개한 책.1만 3000원. ●체 게바라 자서전(체 게바라 지음, 박지민 옮김, 황매 펴냄) 남미의 전설적 혁명가 체 게바라의 기록 모음집. 그가 직접 쓴 글과 사진, 편지, 인터뷰 기사 등이 담겨 있다.1만 3000원. ●세포 여행기(후지타 쓰네오·우시키 다쓰오 지음, 이정환 옮김, 이지북 펴냄) 인체에서 각각 다른 역할들을 수행하고 있는 세포에 관한 이야기를 세밀한 확대 사진을 곁들여서 들려준다.2만 2700원. ●디알북-대한민국 사실은(데일리서프라이즈 펴냄) 인터넷에서 인기리에 연재중인 정치풍자 게시글을 엮은 책. 쉬운 그림과 촌철살인의 해석으로 정치·사회 현안을 명쾌히 설명해준다.1만원. ●상실(라마 수리야 다스 지음, 진우기 옮김, 푸른숲 펴냄) 살아가면서 항상 겪게 되는 상실의 실체와 상실을 극복하기 위한 해답을 제시한다. 지은이는 세상과 존재에 대한 의문을 품고 긴 여행을 하던중 티베트 불교를 만나 승려가 되었다.9800원.
  • 천주교 미사곡 판소리로 作唱한 왕기철 명창

    천주교 미사곡 판소리로 作唱한 왕기철 명창

    기억이 생생하다. 열여섯살이던 1979년 여름 어느날. 고향 신태인 역에서 무작정 야간열차에 몸을 실었다. 열 시간을 넘게 달려 도착한 서울. 종로3가 단성사 뒤편 ‘판소리 학원’ 간판을 매단 낡은 건물 앞에 섰을 때의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까까머리 중학생 촌놈의 기를 있는 대로 죽여놓던” 낯설고도 도도했던 도심 공기. 그래서 더 오기가 났을까. 청무같이 짙푸른 청춘을 한줌 미련없이 소리꾼으로만 보냈다. ‘판소리 학사 1호’(한양대 국악과 졸업) 명창 왕기철(41·국립창극단 소속)씨. 그날 그 아침처럼 그에게 세상의 공기는 여전히 낯설 때가 많다. 국악이 주류에서 자꾸만 밀려나는 현실이라 무대에 설 때마다 늘 세상사람들의 편견을 설득하고 달래야 한다.‘판소리 미사’란 이색무대를 창안해 지난 11일 국립극장에서 직접 공연한 것도 그래서였다. ●세계문화유산 지정된 보물 같은 소리 “기다리지 말고 먼저 다가가는 판소리가 돼야만 하니까요. 가톨릭 인구가 얼맙니까. 또 판소리가 어떤 소린가요.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보물 같은 소리 아닙니까. 판소리 가락으로 올리는 미사. 판소리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끌어모을 수 있는 아이템이다 싶더군요.” ‘판소리 미사’라는 엉뚱하고도 기발한 무대를 처음 기획한 것은 올 봄. 아프리카, 유럽쪽의 미사곡들을 우연히 듣게 됐다. 장엄하면서도 애조띤 계면조가 우리 판소리와 꼭 닮았다는 데서 무릎을 쳤다. 곧바로 두달여 동안 작창(作唱)에 몰두했다. 지난 7월 국악작곡가 이상균씨의 편곡을 거쳐 마무리된 판소리 미사는 국악·양악 합창이 섞인 크로스오버 스타일.“대아쟁을 콘트라베이스로 대체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양악을 흡수했다.”는 그다.‘자비송’(Kyrie) ‘대영광송’(Gloria) ‘거룩하시도다’(Sanctus) ‘찬미송’(Benedic tus) ‘사도신경’(Credo) 등이 판소리풍으로 그렇게 탄생했다. 덮어놓고 전통방식만 고집해 국악이 설 땅을 스스로 좁혀선 곤란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판소리 울타리를 넓히기 위해 자신의 음악세계와 관객을 끊임없이 실험한다. 지난 9월엔 ‘21세기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가’란 제목의 창작 풍자 판소리를 발표해 대책없는 실업난을 꼬집었다. 판소리를 미사에 적용했듯 불교와 이어보기도 했다. 지난해 불교음악 ‘염’에 출연해 판소리의 유연성을 또 한번 입증해 보였다. ●불교음악·판소리 접목 ‘호평’ 국립창극단에 입단(1999년)한 지 올해로 5년.‘공인 소리꾼’이 되기까지를 돌이켜보면 참 무모했다 싶은 순간들도 많았다. 판소리와 인연을 틔운 것부터 그랬다. 그에게 소리꾼의 길을 열어준 이는 아홉살 위인 삼촌같은 형(왕기석·2000년 작고·전 국립국악원 단원). 쓸 만한 제자 하나를 찾아보라는 박귀희(가야금 명창) 선생의 말에 형은 다짜고짜 전북 부안 고향집의 그를 서울로 불러올렸다.8남매에서도 일곱번째. 그때는 소리가 뭔지도 몰랐다.“홀어머니가 근근이 꾸려가는 궁핍한 시골살림에 입 하나 덜 요량에서 멋모르고 상경한 셈”이라며 조용히 웃어보인다. “그래도 행운아였죠. 박귀희 선생께 그렇게 가야금을 배우면서 곧바로 서울국악예고에 입학하게 됐으니까. 가야금 병창을 해내려면 소리도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한다면서 선생께서 저를 박초월 명창께 보내신 거였어요.” ●‘판소리 학사 1호’ 별칭 한양대 국악과에 판소리 전공이 처음 생기던 1981년 그는 장학생으로 입학했다.‘판소리 학사 1호’란 별칭은 그렇게 따냈던 것이다. ‘학사 출신 명창’이 되기까지는 그렇게 맺힌 데 없이 풀렸다. 하지만 학비가 없어 힘들었던 기억만큼은 지금도 머리가 절로 도리질쳐 진다. 학비를 벌겠다고 안 해 본 장사가 없었다. 짬짬이 리어카를 몰고 다니며 붕어빵도 팔았고, 고향에서 가져온 김을 팔러 낯선 골목을 누벼보기도 했다. 박귀희 선생은 평생 잊지 못할 은인이었다.“학비를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웠던 대학 3학년때 박귀희 선생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그냥 주저앉고 말았을 것”이라는 그는 “보다 못한 선생님이 당시 문예진흥원장을 직접 찾아가 사정을 호소해 장학금을 타주셨다.”고 돌이켰다. 소리인생을 시작한 지 어느덧 25년. 대학을 졸업하고 한동안은 국악 강사로 지내기도 했다.1985년 졸업하자마자 서울국악예고 판소리 교사로 취직했다.1998년까지 정확히 13년 9개월을 ‘판소리 선생님’으로 살았다.“판소리를 전공해서 따박따박 월급을 받는, 그만큼 안정된 직장도 드물었지요. 그런데 어느날 문득 조급증이 났어요.‘나는 뭐냐, 진짜 소리꾼은 무대에 서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군요.” 그 든든한 직장을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박차고 나왔다. 곧바로 국립창극단 완판창극 ‘춘향전’에 이도령으로, 이듬해인 99년 봄에는 다시 완판창극 ‘심청전’의 심봉사로 줄줄이 주인공에 캐스팅되는 행운을 안았다. 후회는 해본 적이 없다. 아니, 군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중학교 3학년인 둘째딸(윤정·면목중)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아빠의 길을 따라 걷겠다고 나섰다. 지난 99년엔 국립국악원이 올린 ‘완판 심청전’에서 아기 심청을 맡아 그와 나란히 무대에 섰다. 딸 자랑에 침이 마른다.“지난해 12월에도 큰 무대에 섰었어요. 어린이 창극 ‘춘향이와 몽룡이의 사랑이야기’에 몽룡 역에 캐스팅돼서 박수 많이 받았지요.” 올해 공연된 창작판소리 ‘10대 애로가’에도 주인공으로 출연했고, 이번 ‘미사 판소리’에도 국악합창단으로 노래했다. 국립창극단이 간판으로 내세우는 ‘부녀(父女)소리꾼’인 셈이다. ●‘미사 판소리’ 유럽에도 전하고 싶어 국악계에서는 소문난 판소리 형제가족이다. 동생 기석씨도 국립창극단원이다. 작고한 형의 딸 해경씨도 서울국악예고 판소리 강사. 기석씨의 초등학생 딸도 판소리를 배우고 있다. “우려했던 ‘미사 판소리’ 첫 공연은 성공적으로 마친 셈입니다. 하지만 일회성으로 그치게 하진 않을 생각이에요. 국내에서 홀대받는 판소리가 오히려 해외무대에선 신비의 소리로 박수갈채를 받는 현실을 주목합니다.” 내친김에 미사 판소리를 유럽인들의 입맛에 맞도록 좀더 다듬어볼 요량이다. 새해에는 유럽무대 곳곳에서 그의 소리로 ‘판소리 미사’를 올리는 장면을 상상해볼 일이다. 현재 서울국악예고와 중앙대 국악대에서도 강의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길섶에서]연말정산/육철수 논설위원

    K후배는 얼굴도 잘 생겼지만 입담이 얼마나 좋은지 주변 사람들을 곧잘 즐겁게 해준다. 그가 미국 유학시절 겪은 일화 한토막.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해 TV 화면만 매일 쳐다봤더니 무척 답답했단다. 그런데 어느날 코미디 프로를 봤는데 자기도 모르게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는데…. 내용인 즉 이랬다. 온 몸이 근육으로 단련된 우람한 프로레슬러가 물을 흠뻑 적신 행주를 손으로 짜는데 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다음엔 헤비급 복싱선수가 그 행주를 이어받아 짰는데 물이 약간 흘렀다. 또 그 다음엔 건장한 유도선수가 이어받아 짰는데 물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요 다음 얘기가 걸작. 키가 작고 깡마른 사람이 나와 물기가 거의 없는 그 행주를 다시 짰는데 신통하게도 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는 미국 국세청(IRS) 직원이었다…. 잘 사는 미국도 세무서 직원을 이런 식으로 풍자하는 걸 보면 세금에 대한 인식은 우리나 비슷한 것 같다. 연말정산 시즌이다. 마른 행주도 짜면 물이 나오게 하는 ‘무서운’ 세무공무원들이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고 있다. 엉터리 정산으로 부정환급 받을 생각일랑 아예 접는 게 좋겠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신자들과 부대끼던 본당시절 가장 행복”

    “사랑도 풋풋한 첫사랑이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사람들이 ‘성직생활 52년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냐’고 물어오면 난 서슴없이 ‘가난한 신자들과 울고 웃었던 본당신부 시절’이라고 대답한다. 일선 본당신부 시절이라고 해봐야 안동본당과 김천본당을 합해 2년 반밖에 안되지만 돌이켜보면 그때 추억이 가장 많이 남아 있다.” 김수환(82) 추기경의 회고록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평화방송·평화신문 펴냄)가 나왔다. 김원철 평화신문 기자가 직접 김 추기경의 구술을 글로 정리했다. 책에는 가난한 옹기장수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1998년 서울대교구장직을 은퇴하고 혜화동 주교관에 머물기까지의 삶의 자취가 담겨 있다. 일본 상지대 유학 시절 한 평생 영적 스승으로 모시게 될 독일인 신부 게페르트를 만나고, 학병으로 끌려가 목숨 걸고 탈출을 감행하고, 신부가 되기 전 부산의 한 여인으로부터 청혼을 받고 갈등을 겪던 사연 등 비화도 공개돼 눈길을 끈다. “서부 활극을 보는 것 같습니다. 서부영화를 보면 총을 먼저 빼든 사람이 이기잖아요.” 1980년 정월 초하루, 김 추기경은 새해 인사차 방문한 보안사령관 전두환 소장에게 쓴소리를 했다. 그러자 그의 표정이 굳어졌다.12·12 사태에 대한 이해를 구하러 온 모양인데 추기경이 그렇게 말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책은 1972년 서울대교구에서 발행하던 월간지 ‘창조’에 김지하의 장편 풍자시 ‘비어(蜚語)’가 실리는 바람에 홍역을 치렀던 사건,“학생들을 체포하려거든 나를 밟고 지나가시오.”라며 군사정권의 폭압에 맞섰던 일 등 70∼80년대 민주화 이야기도 담담하게 들려준다. 김 추기경은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제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느 정도 짐작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의 삶은 어느 날 이승의 생을 마감하고 하느님 앞에 섰을 때 온전히 드러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보러갑시다]

    ■ 구본주 1주기전 28일까지 사비나미술관(02)736-4371.‘갑오농민전쟁’등 요절한 작가의 대표적인 조각작품. ■ 김지애 개인전 28일까지 갤러리 도올(02)739-1406. 부유하는 물고기로 상징되는 몽롱한 세상. ■ 호림미술관 구입문화재 특별전 내년 2월28일까지. 호림박물관(02)858-2500. 청자양각연판문표형주자를 비롯한 청자와 백자 등의 도자기류와 목공예품 90여 점. ■ ‘100인 조각가의 작은 기념비’전 내년 1월14일까지. 선화랑(02)734-0458. 현역 조각가 120여명의 다양한 조각 작품. ■ 근대조각 3인-로댕·부르델·마이욜전 내년 2월6일까지 로댕갤러리(02)2014-6552. 로댕 ‘지옥의 문’, 부르델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 마이욜 ‘드뷔시를 위한 기념비’등 서구 근대조각을 이끈 작가들의 대표작. ■ 모스키토 23일까지 백암아트홀(02)763-8233. 김민기 번안·연출, 김희원 민대식 출연. 청소년에게 선거권이 주어지는 가상의 상황을 바탕으로 교육과 정치현실을 풍자한 뮤지컬. ■ 사랑하면 춤을 춰라 31일까지 메사팝콘홀(02)2128-7616. 최광일 연출, 함태영 박성준 출연.100분간 쉴새없이 펼쳐지는 춤의 향연. ■ 사랑은 비를 타고 31일까지 인켈아트홀(02)764-7858. 이동선 연출, 김장섭 김정민 백민정 출연. 가족을 위해 희생한 큰 형과 가출했던 막내의 화해를 그린 국산 뮤지컬. ■ 아이 러브 유 내년 1월30일까지 연강홀(02)501-7888. 한진섭 연출, 남경주 이정화 정성화 오나라 출연. 이 땅의 모든 커플들에게 받치는 뮤지컬. ■ 호두까기 인형 26일까지 서울교육문화회관 대극장(02)764-8760. 박승걸 연출, 서영주 오진영 김태한 김선동 출연. 차이코프스키의 발레로 유명한 고전을 토대로 만든 가족 뮤지컬. ■ 판타스틱스 내년 2월27일까지 씨어터일(02)762-0010. 김달중 연출, 조승룡 한성식 서현철 권유진 출연. 감미로운 뮤지컬 넘버를 타고 흐르는 젊고 순수한 사랑. ■ 하드락 카페 무기한 대학로 폴리미디어 씨어터(02)3141-1345. 이원종 작·연출, 양소민 이정열 주원성 박준면 출연. 하드락 카페에서 잃어버린 꿈을 찾다. ■ 궁중무용 정재 16일 오후7시 국립국악원 예악당(02)580-3300.‘현선도’‘영지무’‘연화무’‘춘대옥촉’등 4작품 공연. ■ 동동 2030 16일 오후7시,18·19일 오후4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80-4260. 국립무용단이 주최하는 20∼30대 안무가들의 실험적인 한국춤. ■ 슬기둥 송년콘서트 20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02)599-6268. ■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 창단 40주년 기념음악회 18일 오후7시 세종문화회관 소극장(02)399-1114. ■ 서울윈드앙상블 정기연주회 17일 오후7시30분 세라믹 팔레스홀(02)583-9574. ■ 한국페스티발앙상블 23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80-1300. ■ 니콜라이 즈나이더 바이올린 리사이틀 21일 오후8시 호암아트홀(02)751-9606. ■ 드렁큰 타이거 콘서트 17일 오후 7시30분,18일 오후 4시·7시30분 홍대 롤링홀(02)333-0305. ■ 자전거 탄 풍경 콘서트 17일 오후 7시30분,18일 오후 4시·7시30분,19일 오후 3시·6시30분 성균관대학교 600주년 기념관 (02)567-1318. ■ 솔트레인-휘성, 빅마마, 세븐, 거미 콘서트 18일 오후 7시 인천실내체육관(032)420-0320. ■ 유리상자 전주 콘서트 18일 오후 4시·7시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 1544-1555. ■ 홍경민 콘서트 18일 오후 7시30분,19일 오후 5시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02)522-9933. ■ 김건모 의정부 콘서트 18일 오후 7시 의정부 경민대 체육관(031)871-7004. ■ 에어서플라이 콘서트 19일 오후 5시 힐튼호텔 컨벤션센터(02)541-6237. ■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 무기한 목동그로드웨이홀(02)3273-6885. 인기높은 어린이 경제교육서를 가족 뮤지컬로 각색. ■ 몽실언니 31일까지 정동극장(02)751-1500. 동화작가 권정생 선생의 작품을 토대로 만든 가족극. ■ 이중섭 그림속 이야기 26일까지 서울열린극장 창동(02)382-5477. 천재 화가 이중섭의 그림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무대로 옮긴 연극. ■ 이발사 박봉구 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02)762-0010. 고선웅 작·최우진 연출, 정은표 이승비 출연. 세상이라는 벽에 부딪쳐 절망할 수밖에 없는 소시민 박봉구의 이야기. ■ 버자이너 모놀로그 31일까지 우림청담시어터(02)516-1501. 최진아 연출, 서주희 출연. 여성의 성에 관한 솔직한 독백. ■ 피의 결혼 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762-0010. 김정옥 연출, 박정자 박웅 권병길 출연. 결혼식날, 정부와 도망간 신부를 쫓아간 신랑과 정부가 격투 끝에 둘다 죽음을 맞는다는 비극. ■ 겨울 코끼리 이야기 26일까지 연우소극장(02)764-8760. 남동훈 연출, 박중곡 박승배 김유철 출연. 동물원에 모여든 실패한 인생들이 주는 사랑, 희망, 덧없음. ■ 어머니 31일까지 코엑스 아트홀(02)6000-6790. 이윤택 연출, 손숙 하용부 한갑수 출연. 험난한 삶을 꿋꿋하게 버텨온 우리 어머니에 대한 기억. ■ 오!발칙한 앨리스 내년 1월2일까지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02)765-7890. 김나영 작·오유경 연출, 김영옥 서상원 민윤재 서현성 출연.‘야한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사춘기 소녀 앨리스의 유쾌한 성(性) 이야기.
  • [문학이 머문 풍경]채만식 ‘탁류’ 무대 군산

    [문학이 머문 풍경]채만식 ‘탁류’ 무대 군산

    “금강(錦江)……. 이 강은 지도를 펴놓고 앉아 가만히 들여다 보노라면, 물줄기가 중동께서 남북으로 납작하니 째져 가지고는 그것이 아주 재미있게 벌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중략……이렇게 에두르고 휘돌아 멀리 흘러온 물이, 마침내 황해 바다에다가 깨어진 꿈이고 무엇이고 탁류째 얼려 좌르르 쏟아져 버리면서 강은 다하고, 남쪽 언덕으로 대처(大處=市街地) 하나가 올라앉았다. 이것이 군산이라는 항구요, 이야기는 예서부터 실마리가 풀린다.” ●‘탁류의 고향’ 군산에는 아직도 소설속의 흔적 많아 채만식(蔡萬植·1902∼1950)의 대표적인 장편소설 ‘탁류’는 이렇게 시작된다. 1937년 조선일보에 연재됐다가 1939년 단행본으로 출판된 ‘탁류’는 금강하구의 항구도시 전북 군산에 살고 있는 ‘초봉’이라는 여인의 비극적 삶을 통해 일제 식민시대의 어둡고 혼탁한 현실을 신랄하게 고발하고 풍자한다. 사회적, 경제적, 심리적, 무질서의 격류속에 휩쓸린 인간의 탐욕과 죄악, 파멸을 통해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생생히 그리고 있다. 재물의 노예가 돼 도덕, 윤리, 양심을 내팽개쳐버린 내일이 없는 탁류속의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가난, 싸움, 투기, 간통, 흉계, 횡령, 탐욕, 추행, 살인 등으로 짓밟힌 여인 초봉. 죽자고 해도 죽을 수 없고 살자고 해도 살 수 없는 파란만장한 우리 민족의 사회적 현실을 ‘탁류’는 다각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탁류’의 고향 전북 군산시에는 지금도 소설속의 흔적들이 두루 남아있다. 일제가 호남미를 반출하면서 경제적 침탈의 전진기지로 선택한 군산이 번창일로를 걸으며 화려한 영화를 구가했던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망동 월명공원에 오르면 군산시가지와 도도히 흐르는 ‘탁류’ 금강을 굽어볼 수 있다. 온갖 사연들을 쓸어담은 흐린 물줄기가 서해로 들어가는 하구에 크고 작은 선박들이 그림처럼 오가는 장면이 눈에 들어온다. 강건너 멀리 소설의 주인공 ‘정주사’의 고향 충남 서천이 보인다. 1984년 8월 공원 중앙에 ‘채만식 문학비’가 세워졌다. 아직도 일제시대 목조주택과 건물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군산시 금암동, 장미동, 선양동 일대에서는 작품속의 ‘째보선창’,‘콩나물고개’,‘조선은행’ 자리를 찾아볼 수 있다. 주 무대인 째보선창은 선창 앞에 째보처럼 골이 갈라진 물길이 흐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현재는 복개돼 째보의 물길은 볼 수 없다. 90년대 들어 서부어판장에 현대식 건물과 횟집이 줄줄이 들어서 옛 명성만 남아있을 뿐이다. 하지만 군산시민들은 아직도 이곳을 째보선창이라고 부른다. 콩나물고개는 소설속의 정주사가 출퇴근길에 넘던 고개다. 판잣집이 콩나물처럼 다닥다닥 붙어있어 지어진 이름이다. 선양동 동사무소 뒤 산자락을 따라 빽빽히 들어선 달동네 주택가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어둡고 혼탁한 사회상 신랄하게 풍자, 고발 고태수가 다녔던 은행으로 추정되는 조선은행은 장미동에서 해안쪽으로 가다 보면 눈에 띈다. 우뚝 솟은 2층 석조건물이다. 고태수는 이 은행에 다니며 은행돈을 유용해 주색잡기에 빠지고 미두에 손을 대다 손해를 본다. 조선은행 건물은 해방후 한때 나이트클럽이 들어서기도 했으나 현재는 폐가로 변했다. 건물 바로 옆에는 군산항 개항 100주년 기념광장이 조성됐지만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기까지 하다. 2001년에는 내흥동 금강하구둑 옆에 ‘채만식문학관’이 건립됐다. 깔끔한 2층 건물에는 탁류 초판본,43년에 쓴 배비장전 육필원고 등 각종 유품이 전시돼 있다. 채만식의 일대기에 대한 정보를 영상물로 볼 수 있다. ●가난했지만 품위 잃지 않은 ‘불란서 백작’ 백릉(白菱) 채만식은 1902년 6월17일 군산시 임피면 읍내리에서 출생했다. 서울 중앙고보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대학 영문과를 다니다 가세가 기울어 1년 반만에 중퇴했다. 귀국후 동아일보·조선일보와 개벽사 기자를 전전했고,1925년 단편 ‘새길로’로 조선문단에 추천되며 등단했다. 초반에는 희곡 ‘사라지는 그림자’ 등 동반작가적 작품을 발표했으나 1930년대 들어서 ‘레디메이드 인생’ 등 풍자성 짙은 작품을 발표했다.‘탁류’는 풍자적 기법이 가장 훌륭하게 드러난 작품으로 평가된다. 1945년 고향 임피로 낙향했다가 다음해 익산으로 거처를 옮긴 후 1950년 6월11일 지병인 폐결핵으로 이승에서의 생을 마감했다. 향년 49세. 묘지는 군산시 임피면 취산리 선산에 마련됐다. 가난했지만 항상 감색 상의에 회색 바지를 단정히 입고 모자까지 쓰고 다녀 ‘불란서 백작’으로 불렸다. 장편, 단편소설과 희곡, 평론, 수필 등 290여편의 작품을 남겼다. 채만식에 대한 친일논란이 일고 있지만 군산시는 2002년 ‘채만식 10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의 문학적 가치를 높이 사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2003년부터 ‘채만식 문학상’을 제정해 우수한 소설작품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조선은행 자리는 박물관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군산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보러갑시다]

    국 악 ■ 한소리국악원 제26회 정기연주회 12일 오후5시 국립국악원 예악당(02)587-0700. 콘서트 ■ 노동의 새벽 20주년 콘서트 10일 오후 7시30분 이화여대 대강당(02)6038-1978. ■ 티스퀘어&디멘션 콘서트 10일 오후 8시,11일 오후7시 서울 올림픽공원내 올림픽홀(02)511-6400. ■ 마리엔트메리 콘서트 11일 오후 8시 홍대 롤링홀(02)568-9605. ■ 이루마 대구 콘서트 11일 오후 7시 대구시민회관 대강당(053)626-1980. ■ 패티김 수원 콘서트 11일 오후 4시·7시 경기도 문화의전당 대공연장(031)231-5503. ■ 이승철 안양 콘서트 12일 오후 6시 안양실내체육관(031)256-0599. ■ 유리상자 콘서트 12일 오후 7시30분 대학로 라이브극장 1544-1555. ■ 양희은 콘서트 14일 오후 3시·7시30분. 대학로 라이브극장 1544-1555. 어린이 ■ 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 무기한 목동그로드웨이홀(02)3273-6885. 인기높은 어린이 경제교육서를 가족 뮤지컬로 각색. ■ 몽실언니 31일까지 정동극장(02)751-1500. 동화작가 권정생 선생의 작품을 토대로 만든 가족극. ■ 이중섭 그림속 이야기 11일부터 26일까지 서울열린극장 창동(02)382-5477. 천재 화가 이중섭의 그림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무대로 옮긴 연극. 무 용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2일까지 리틀엔젤스예술회관(02)592-4997. 수댄스 컴퍼니의 댄스 퍼포먼스. ■ 변신 10일 오후7시30분,11일 오후6시 고양별모래극장(02)765-2262. 댄스컴퍼니 ‘더 바디’의 드라마가 있는 현대무용. ■ 까미유, 로댕의 연인 15일 오후7시30분 리틀엔젤스예술회관(02)588-1848. 이원국 김선아 출연. 권금희발레단. 클래식 ■ 존 엘리어트 가디너 내한콘서트 11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80-1300. ■ 부천필의 톤디히퉁 10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80-1300. ■ 클래식 기타리스트 안나 비도비치 콘서트 11일 오후3시 영산아트홀(02)545-2078. ■ 안종덕 작곡 발표회 13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소극장(02)497-1973. ■ 솔리드 트리오 12일 오후3시 금호아트홀(02)3436-5929. ■ 오페라 ‘아이다’ 10일 오후7시30분·11일 오후4시 고양어울림극장(031)960-9622. 미 술 ■ 구본주 1주기전 28일까지 사비나미술관(02)736-4371.‘갑오농민전쟁’등 요절한 작가의 대표적인 조각작품. ■ 김지애 개인전 28일까지 갤러리 도올(02)739-1406. 부유하는 물고기로 상징되는 몽롱한 세상. ■ 박영근·이혜원·서정희 작품전 14일까지 갤러리 편도나무(02)3210-0016.‘절제의 미학’이 돋보이는 고밀도 작품. ■ 심명보 작품전 11일까지 서울갤러리(02)2000-9737. 강렬한 원색의 장미 그림. ■ 이한우 작품전 내년 1월30일까지 조선화랑(02)6000-5880. 오방색으로 그린 몽환적 분위기의 한국 풍경. ■ 근대조각 3인-로댕·부르델·마이욜전 내년 2월6일까지 로댕갤러리(02)2014-6552. 로댕 ‘지옥의 문’, 부르델 ‘활을 쏘는 헤라클레스’, 마이욜 ‘드뷔시를 위한 기념비’등 서구 근대조각을 이끈 작가들의 대표작. 뮤지컬 ■ 모스키토 23일까지 백암아트홀(02)763-8233. 김민기 번안·연출, 김희원 민대식 출연. 청소년에게 선거권이 주어지는 가상의 상황을 바탕으로 교육과 정치현실을 풍자한 뮤지컬. ■ 브로드웨이 42번가 무기한 팝콘하우스(02)766-8551. 박해미 전수경 출연. 코러스걸의 스타 탄생기를 그린 탭뮤지컬. ■ 사랑하면 춤을 춰라 31일까지 메사팝콘홀(02)2128-7616. 최광일 연출, 함태영 박성준 출연.100분간 쉴새없이 펼쳐지는 춤의 향연. ■ 사랑은 비를 타고 31일까지 인켈아트홀(02)764-7858. 이동선 연출, 김장섭 김정민 백민정 출연. 가족을 위해 희생한 큰 형과 가출했던 막내의 화해를 그린 국산 뮤지컬. ■ 아이 러브 유 내년 1월30일까지 연강홀(02)501-7888. 한진섭 연출, 남경주 이정화 정성화 오나라 출연. 이 땅의 모든 커플들에게 바치는 뮤지컬. ■ 파이어 오브 댄스 1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599-5743. 독일 게르하르츠 프로덕션 제작. 유명 뮤지컬과 비언어 퍼포먼스의 명장면만을 모은 컴필레이션 뮤지컬. ■ 더 판타스틱스 17일까지 씨어터 일(02)762-0010. 김달중 연출, 한성식, 권유진, 김희원, 최재웅 출연. 공연 사상 최장 공연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세계적인 히트 뮤지컬. 연 극 ■ 이발사 박봉구 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02)762-0010. 고선웅 작·최우진 연출, 정은표 이승비 출연. 세상이라는 벽에 부딪혀 절망할 수밖에 없는 소시민 박봉구의 이야기. ■ 피의 결혼 3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762-0010. 김정옥 연출, 박정자 박웅 권병길 출연. 결혼식날, 정부와 도망간 신부를 쫓아간 신랑과 정부가 격투 끝에 둘다 죽음을 맞는다는 비극. ■ 겨울 코끼리 이야기 26일까지 연우소극장(02)764-8760. 남동훈 연출, 박중곡 박승배 김유철 출연. 동물원에 모여든 실패한 인생들이 주는 사랑, 희망, 덧없음. ■ 청춘예찬 내년 1월2일까지 블랙박스 씨어터(02)762-0010. 박근형 작·연출, 김영민 고수희 출연. 남루한 일상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청춘에 대한 예찬. ■ 어머니 31일까지 코엑스 아트홀(02)6000-6790. 이윤택 연출, 손숙 하용부 한갑수 출연. 험난한 삶을 꿋꿋하게 버텨온 우리 어머니에 대한 기억.
  • 겨울연가 주제가 日망년회 ‘점령’

    |도쿄 이춘규특파원|“내가 올 수 없을 거라고 이젠 그럴 수 없다고….” 일본에서 한류 열풍을 몰고온 겨울연가(일본명 후유노 소나타) 주제가 ‘처음부터 지금까지’가 연말 일본의 ‘망년회’ 주역으로 떠올랐다. 특히 한국어를 전혀 몰라도 쉽게 부를 수 있도록 일본어로 ‘패러디(풍자적으로 꾸민 익살스러운 시문)’한 노래가사가 급격히 퍼지면서 ‘처음부터 지금까지’가 망년회에서 스타가 되기 위한 일본인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주간 아사히가 7일 보도했다. 이 노래는 광고디자이너 이카호만지(37)가 지난 7월 한국어로 된 노래를 들으며 한글 발음과 비슷하게 일본어(한자와 가타가나)로 음역, 처음엔 저작권 문제를 우려해 홈페이지(www.geocities.jp/ikahom anji/)에는 올리지 않고 친구나 지인들에게만 인터넷주소를 알려줘 노래를 들으면서 배우도록 했다. 하지만 9월 중순부터 입소문이 퍼지면서 방문자가 급증,10월 하순부터는 아예 홈페이지에 한국어판 노래와 함께 패러디한 일본어 가사를 올리자 하루 50여건이던 방문자 수가 1500건으로 폭증, 급격히 유포됐다. 다만 ‘금(金), 색기(色氣)’ 등의 단어가 들어가 겨울연가의 순수함을 좋아하는 아줌마 팬들이 반발할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라오케용은 아직 안나왔다. taein@seoul.co.kr
  • [영화속 수능잡기] 패치 아담스

    [영화속 수능잡기] 패치 아담스

    “나를 존경해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들에게는 화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자는 히틀러와 같은 전체주의자다. 그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물리적인 힘으로 타율적인 복종을 강요한다. 그러나 전체주의자들이 가지고 있는 힘은 엄밀히 말해 진정한 힘은 아니다. 타율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힘을 ‘권위주의’라고 이름한다. 권위주의는 마땅히 청산되어야 옳다. 역사를 살펴 보라. 타율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얼마나 많은 체제가 스러져 갔는지. 나사렛의 예수는 김두한 같은 주먹도 없었다. 빌 게이츠와 같은 돈도 없었다. 그런 그가 어떻게 12제자의 스승이 되었으며, 왕자로 태어나 부귀와 영화를 내던져버린 석가모니는 또 어떻게 수많은 무리들의 우두머리가 되었을까. 그들에게는 분명 무엇인가가 있었다. 인격으로 사람을 감화시키는 힘, 차분하게 인간의 심성에 호소해 설득을 이끌어내는 힘, 역사상의 종교적 지도자들은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보이지 않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히틀러와 같은 자들이 가지고 있는 ‘딱딱한 힘’이 아니라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는 ‘부드러운 힘’이었다. 나폴레옹이 ‘딱딱함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간디는 ‘부드러운 힘’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학식이 풍부한 사람, 뛰어난 실력을 가진 사람은 분명 타인으로부터 존경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실력만으로는 진정한 존경을 이끌어낼 수 없다. 따뜻한 인간성이 결여된 실력은 권위주의적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우애스러운 사람도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성과 도덕성은 훌륭하지만 실력이 형편없는 교사를 생각해보라. 학식과 실력은 인간성과 도덕성의 도움이 없이는 진정한 권위를 가질 수 없다. 사람은 누구나 부드러움과 딱딱함을 동시에 가져야 마땅하다. 부드러움만 있으면 유약하고 딱딱함만 있으면 거칠다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딱딱함과 부드러움 중에 어느 하나를 선택하라면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노자의 ‘도덕경’에는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는 말이 있다. 부드러움이 반드시 강함을 이긴다는 말이다. 똑똑 떨어지는 물 한 방울이 결국 바위를 뚫는 법이다. 영화 ‘패치 아담스’에서 주인공 패치 아담스는 의사이지만 전혀 딱딱하지 않다. 권위주의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의 차림새는 영락없는 광대다. 그가 의사로서 가진 유일하지만 특별한 무기는 바로 웃음이다. 아담스는 자신의 웃음으로 환자들을 치료한다. 영화는 패치 아담스를 통해 병원은 근엄한 의사들의 숙소가 아니라 환자들의 것이란 사실을 일깨운다. 그 배경에는 의사들의 권위주의에 대한 신랄한 조롱과 풍자가 숨겨져 있다. 그러나 패치 아담스에게 유머라고 하는 부드러움만 있고, 의사로서의 실력과 학식이라는 딱딱함이 결여되어 있다면 우리는 패치 아담스를 진정한 의사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다. 인간에게는 뼈가 있고 살이 있다. 딱딱함과 부드러움이 함께 존재한다. 실력과 인간성, 딱딱함과 부드러움이 겸비될 때 우리는 비로소 한 인간의 진정한 권위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뜨는 ★]‘마가린 버터 3세’ 리마리오 이상훈

    [뜨는 ★]‘마가린 버터 3세’ 리마리오 이상훈

    그것은 단 한줄의 재치있는 ‘답글’일 수도 있다.“자고 일어나니 유명해져 있는” 일은 사실 인터넷 시대인 요즈음 그리 드문 사례도 아닐 터. 재미난 ‘디카’(디지털카메라) 사진 한 장이나 촌철살인의 칼럼 한 페이지, 속시원한 정치 풍자 패러디 한 컷…. 일단 ‘정보통신강국’ 대한민국 네티즌들 눈에 띄게만 되면 ‘펌’과 추천, 링크 등을 통해 수많은 블로그와 개인 홈페이지, 동호회 게시판 등으로 퍼져나가 유명인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관건은 그 명성의 지속성 문제. 타고난 ‘참을 수 없는 느끼함’으로 하룻밤만에 스타덤에 오른 개그맨 리마리오(32·본명 이상훈)의 요즘 고민이기도 하다. ●느끼한 남자가 지배한다 지난달 28일, 일명 ‘마가린 버터 3세’라는 ‘느끼남’ 리마리오가 SBS 공개 코미디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의 ‘비둘기 합창단’ 코너에서 첫선을 보이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눈웃음과 함께 능글맞은 대사들을 태연스레 던지며 포르투갈 집시 음악에 맞춰 특유의 ‘더듬이 춤’을 추는 리마리오의 독특한 ‘느끼남 컨셉’(본인 표현)이 성공적으로 먹혀들어간 것. 방송 직후 웃찾사 홈페이지 게시판은 리마리오 관련 글들로 도배가 되었고, 다음날인 29일부터는 네이버(www.naver.com) 등 각 포털 사이트들의 개그맨 검색 순위 1,2위도 리마리오가 차지했다. 현재도 네이버 개그맨 검색 순위에서 3주째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 다음(www.daum.net)의 개인 팬 카페 회원 수도 벌써 4만명을 돌파했다. 여기에 네티즌들은 “더듬이 춤을 배워보자.”며 춤 연속동작을 순차적으로 나열한 만화, 동영상, 플래시 애니메이션 등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리마리오 속에 신애 있다.” 등 리마리오와 닮은 연예인 찾기 놀이도 생길 정도. ●“처음에는 반감 살까 걱정 많이 해.” 그러나 정작 리마리오 본인은 “왜 이렇게 뜬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많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걱정하면서 시작한 ‘느끼 컨셉’이라는 것.“그런 이미지는 자칫 반감을 사기가 쉬워, 정말 고민 많이 했습니다.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가슴 떨려서 첫 방송 출연분은 아예 보지도 못 했죠. 제가 의외로 소심한 면이 있거든요.(웃음)” ‘더듬이 춤’도 그 고민 과정에서 만들어졌다.“느끼한 캐릭터가 반감을 사지 않으려면 반드시 망가지는 부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개그와 개그 사이를 연결해주는 막간극 형식의 망가지는 춤,‘더듬이 춤’이죠.”‘더듬이 춤’은 두 팔을 위로 쭉 뻗은 모습이 마치 더듬이 같다는 이유로 네티즌들이 붙여준 별명. 사실은 스페인 투우사의 동작에서 영감을 얻어, 라틴 댄스가 취미였던 리마리오가 직접 만들었다. “그런데 춤은 처음에는 눈길을 끌기 쉽지만 반복하면 금방 식상해질 수 있잖아요?제 캐릭터도 그렇고요. 현재 그 부분을 계속 고민중입니다.”리마리오는 정초부터는 유럽 교통순경의 수신호에서 따온 새 버전의 ‘더듬이 춤’을 선보일 예정이다.“어떻게 달라지느냐고요?음, 기본적으로 왼쪽으로 걸어가던 동작이 오른쪽으로 갑니다. 이만하면 큰 변화 아닙니까?(웃음)” ●“실제로는 그렇게 느끼한 남자 아니야.” 네티즌들 사이에 ‘느끼남’의 새로운 대명사처럼 떠오른 리마리오는 그러나 실제 성격은 많이 다르다고 했다.“외모 때문에 종종 오해를 하시는데, 전 굉장히 한국적인 사람입니다. 식성도 느끼한 것보다는 김치찌개나 막걸리 좋아하고…. 성격도 그렇게 능글맞지 못해요. 남 앞에 나서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고. 소극적인 것은 아니지만 차분하고 섬세한 면이 많죠.” 그러나 ‘웃찾사’에서 보여주는 그 느끼함은 꼭 연기만은 아닌 듯. 최근 넷 상의 ‘더듬이 춤 배워보기’ 유행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기다렸다는 듯 징그러운 대답이 튀어나온다.“저도 관련 영상물들 다 찾아봤는데, 한가지 숨겨놓은 ‘비밀동작’은 누구도 못 찾았더라고요. 혹시 누가 찾아내시면,(잠시 침묵한 뒤 진지하게)여러분의 사랑 덕에 나날이 뜨거워지는 제 마음을 선물로 드릴게요.” 리마리오는 서울예대 방송연예과 91학번으로, 지난 2002년 케이블 코미디 TV의 시트콤 ‘호텔 와이킥킥’으로 방송 데뷔했다. 지난해초 SBS ‘웃찾사’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코너에 첫 출연했다. 글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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