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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러갑시다]

    ■콘서트 ■ 윤희정 콘서트 24일 오후 4시·8시 문화일보홀(02)3701-5757. ■ 나팔꽃 콘서트 10월1∼3일 오후 4시·7시30분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02)322-5720. ■ 이미자 오산 콘서트 10월2일 오후 3시·7시 오산문화예술회관(031)372-0602. ■ 플라워 콘서트 10월2일 오후7시 장충체육관(02)567-1318. ■ DJ DOC 대구 콘서트 10월2일 오후8시 대구 밀리오레 아미쿠스(053)621-9004. ■ 조영남 콘서트 10월5·6일 오후8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02)749-1300. ■어린이 ■ 정글이야기 29일까지 서울열린극장창동(02)747-5161.배삼식 극본·정호붕 연출.키플링의 ‘정글북’을 각색한 가족뮤지컬. ■ 호두까기 인형 10월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 1588-7890.모스크바 국립중앙인형극장의 인형극. ■ 브룸브룸 매직브룸 10월10일까지 서울교육문화회관(02)762-2741.마법학교를 배경으로 한 어린이영어뮤지컬. ■국 악 ■ 情가악회 4번째 공연 ‘情歌’ 23일 오후8시 유씨어터(02)762-0810. ■클래식 ■ 데이비드 러셀 기타 독주회 10월3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41-6234. ■ 전용우&김지성 ‘A Night of Ro- mance’ 10월4일 오후7시30분 영산아트홀(02)541-6234. ■ 장혜라 & 이지원 듀오 리사이틀 24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541-6234. ■ 김신경 피아노 독주회 23일 오후8시 금호아트홀(02)3436-5929. ■ 강수정 피아노 독주회 23일 오후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3436-5929. ■ 미 술 ■ 오수환 작품전 30일까지 가나아트센터(02)720-1020.기운생동하는 우주의 힘을 일필휘지의 선으로 풀어낸 ‘변화’ 시리즈. ■ 김춘옥 초대전 10월10일까지 조선화랑(02)6000-5880.‘은은함의 미학’을 살린 새로운 감각의 한국화. ■ 안종연 개인전 10월8일까지 갤러리 인(02)732-4677.‘빛과 여백’을 주제로 한 조각 형태의 평면작업. ■ 홍소안 작품전 10월11일까지 한전플라자 갤러리(02)2055-1192.광목 천 위에 그린 배채(背彩)기법의 소나무 그림. ■ 김기연 작품전 10월5일까지 가나아트스페이스(02)734-1020.펜화로 묘사한 손의 형상. ■ 색채의 마술사 샤갈전 10월15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02)724-2904.‘도시 위에서’‘비테프스크 위의 누드’등 주요 유화 작품과 드로잉,판화 등 120여점. ■ 이기칠 작품전 30일까지 김종영미술관(02)3217-6484.작가의 ‘작업실’을 만드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조각작품. ■ 그 너머를 보다 10월16일까지 스페이스C(02)547-9177.홍순명·박현주·김해민·한계륜 등 4인 그룹전.자연과 인간,빛,우주의 순환을 표현한 유화·아크릴·영상·평면 설치작품. ■ 신디 셔먼·바네사 비크로프트 작품전 11월21일까지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041)551-5100.세계적인 여성 사진작가의 사진전. ■뮤지컬 ■ 크레이지포유 10월3일까지 세종문화회관대극장(02)552-4030.커비 워드 연출,남경주 배해선 출연.화려한 탭댄스가 빛나는 브로드웨이 코미디 뮤지컬. ■ 마리아마리아 10월3일까지 세우아트센터(02)6409-0901.성천모 연출.뮤지컬 배우 김선영의 모노 뮤지컬. ■ 찰리 브라운 11월21일까지 한양레퍼토리시어터(02)3141-8425.클라크 게스너 작·박선희 연출,곽상원 김경식 출연.인기 만화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70년대 브로드웨이 뮤지컬. ■ 소나기 10월24일까지 건국대 새천년관 공연장(02)3445-7972.황순원 원작·유희성 연출,홍경인 최보영 출연.유년시잘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 ■연 극 ■ 초야 10월24일까지 상상블루극장(02)762-0810.박수진 작·손대원 연출,박기선 임채용 출연.옌볜 처녀와 결혼하는 농촌 총각 등 사회의 씁쓸한 이면을 풍자. ■ 로물루스 대제 10월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소극장(02)399-1795.뒤렌마트 작·이용화 연출,정동환 김혜옥 출연.서로마 제국 마지막 황제를 모델로 한 역사 희극. ■ 맨발의 청춘 10월6일까지 게릴라극장(02)763-1268.박현철 작·이윤주 연출,김광용 남미정 출연.주인공 괴짜 노인을 통해 우리 사회 노인의 성과 치매를 정면으로 다룬 연극. ■ 백마강 달밤에 10월1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02)745-3966.오태석 작·연출,성지루 황정민 출연.충청도 대동굿을 무대로 우리 전통 연희를 현대적으로 재창조.
  • 이탈리아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이탈리아표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한국·이탈리아의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이탈리아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새달 대구와 서울의 야외 무대에 오른다. ‘피가로의 결혼’은 모차르트의 3대 오페라 가운데 하나로,그의 재기발랄하면서도 위트가 넘치는 음악과 극작가 보마르셰의 통렬한 풍자가 어우러진 작품.하인 커플과 백작 커플의 교묘한 해프닝을 통해 진실한 사랑을 찾아가는 ‘해피 엔딩’ 스토리다.지금껏 야외오페라에서 보여줬던 화려함은 두드러지지 않지만,웃음이 끊이지 않는 재미있는 내용 덕에 온가족이 야외에서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작품이기도 하다. 제작진은 지금까지 이벤트성으로 남발된 야외오페라에 대한 비판을 의식해 규모보다는 알찬 내용을 담은 오페라로 이번 무대를 기획했다. 연출은 26세의 젊은 연출가 레브 풀리에제.17세부터 오페라 연출을 시작해 천재 연출가로 이탈리아에서 주목받는 인물이다.그는 “모차르트의 모든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인 ‘사랑’을 중심으로,한 단어로 규정지을 수 없는 등장인물의 중의성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파올로 올미 지휘로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벤티디오바소극장 합창단 등이 연주를 맡는다.또 카밀로 파라비치니가 무대디자인을 담당하며,세계 10대 오페라극장의 하나로 꼽히는 로마오페라극장의 무대가 공수돼 재현된다.알마비바 백작 역에 파올로 코니,로지나 역에 소피아 미트로폴로스,피가로 역에 엘리아 파비안이 출연한다.아직 국내 관객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이탈리아 현지에서의 입지는 높다. 이 공연은 2004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개막작으로도 선정됐다.새달 8일 오후 7시30분 대구전시컨벤션센터 야외특설무대.서울 공연은 새달 15일 오후 7시30분,16·17일 오후 7시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특설무대.1544-4463.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논술비타민] 역사는 살아있다

    동일한 사물과 사건일지라도 그에 대한 표현은 다양할 수 있다.제시문 (가)와 (나)를 참조하여 (다)와 (라)의 차이점을 여러 측면에서 분석한 뒤 그것이 지닌 사회·문화적 의미를 오늘날의 문제와 연관지어 논술하시오.(1800자 내외)-연세대 2002대입 논술고사(인문계) 가개념적 지식의 한계나 상대성을 끊임없이 자각하는 일은 우리들 대부분에게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왜냐하면 실재를 표현해 놓은 것이 실재 그 자체보다 훨씬 파악하기 쉽기 때문이며,우리는 곧잘 이 둘을 혼동하여,이 개념과 상징을 실재 그 자체로 착각하곤 한다.이러한 미혹을 떨쳐버리게 하는 일이 바로 동양 신비사상의 주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다.그래서 불교의 선사들이 이르기를,손가락은 달을 가리키기 위해서 필요했던 것이니,달을 인식한 후에는 그 손가락 때문에 우리가 혼란을 일으켜서는 안된다고 하고 있다.또한 도가의 현자 장자는 이렇게 말했다.“통발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있으며 물고기를 잡고 나면 통발 따위는 잊혀지게 마련이다.올가미는 토끼를 잡기 위해 필요하며 토끼를 잡고 나면 올가미는 잊혀지고 만다.말은 생각을 전하기 위해 있으며 생각하는 바를 알고 나면 말 따위는 잊고 만다.” 서양에서는 의미론자인 알프레트 코지프스키가 ‘지도는 영토가 아니다.’라는 분명한 어구로 똑같은 견해를 정확하게 표현했다.(…중략…) 동양의 신비사상가들은 궁극적인 실재란 추론의 대상이나 형상화할 수 있는 지식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그것은 우리의 언어나 개념의 근원이 되는 감각이나 지성의 영역 밖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말로 적절하게 기술될 수 없다는 것이다.(…중략…)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어떤 사람의 그림자 실제 길이가 얼마나 되는가를 묻는 것이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하는 것처럼,한 물체의 ‘진정한’ 길이를 묻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그림자란 3차원 공간에 있는 점들이 2차원 평면 위에 투영된 것이며,그래서 그 길이는 투영의 각도에 따라서 달라진다.마찬가지로 움직이는 물체의 길이는 4차원 시공 속에 있는 점들이 3차원 공간에 투영된 것과 같으며,그것의 길이는 상황에 따라서 달라진다.(카프라,‘현대물리학과 동양사상’) 나성문이 일곱 개나 되는 테베를 누가 건설했던가? 책 속에는 왕들의 이름만 나온다.왕들이 손수 돌덩이를 운반해 왔을까? 그리고 몇 차례나 파괴되었던 바빌론―그때마다 누가 그 도시를 재건했던가? 황금빛 찬란한 리마에서 건축노동자들은 어떤 집에 살았던가? 만리장성이 완공된 날 밤에 미쟁이들은 어디로 갔던가? 그 많은 보고(報告)들.그 많은 의문들.(브레히트,‘어느 책 읽는 노동자의 의문’) 다태조(太祖) 무황제는 패국 초군 사람으로 성(姓)은 조(曹),휘(諱)는 조(操),자(字)는 맹덕(孟德)이었다.태조는 어려서부터 임기응변하는 기지가 있었으나,멋대로 놀기를 좋아해,덕행과 학업을 닦는 일을 등한히 하였다.따라서 세상 사람들은 그를 뛰어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다.오직 양(梁)나라 사람 교현(橋玄)과 남양의 하옹만이 달랐다.교현이 태조를 일러 말하기를 “천하는 장차 혼란에 빠질 것인데,세상을 구할 만한 재목이 아니면 이를 구제할 수 없을 것이다.천하를 안정시키는 일은 아마도 그대에게 달려 있으리라!”라고 하였다. 나이 스물에 효렴에 천거되어 낭관이 되었고,승진하여 제남국의 상(相)이 되었다.제남국에는 10여개의 현이 있었는데,장리들 가운데 대부분이 귀족과 척신에게 아부하고 뇌물을 받는 일이 횡행하였다.이에 태조가 상주(上奏)하여 그 중 8명을 파직시켰고 음란한 제사를 엄금하니 간악한 자들이 모두 숨어버려 군내의 질서가 안정되었다.얼마 후에 고향으로 돌아갔다.얼마되지 않아 기주자사 왕분,남양 사람 허유,패국 사람 주정 등이 호걸들과 연합하여 영제를 폐위시키고 합비후를 옹립할 계획을 세우고 태조에게 알렸지만,태조는 그런 제의를 거절하였다.왕분 등의 계획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동탁은 태조를 효기교위로 삼아 그와 함께 조정의 모든 일들을 의논하고자 하였다.그러나 태조는 성과 이름을 바꾸고,사잇길을 따라 동쪽(고향 초군)으로 돌아가려고 했다.호뢰관을 빠져나와 중모현을 지나갈 때 정장의 의심을 받아 현읍까지 압송되어 갔다.마을사람 중에 어떤 이가 태조를 알아보자 그에게 부탁하여 풀려나게 되었다.(진수,‘삼국지’ 위지(魏志)무제기(武帝紀)) 라그의 관직은 기도위로,패국 초군 사람인 조조인데 자는 맹덕이다.조조는 성을 나와서 초군으로 달아났다.그날 밤 진궁은 노자를 마련하여 조조와 함께 변장을 하고 칼 한자루씩을 가지고 슬그머니 관청을 벗어나 고향을 향해 말을 달렸다.3일 동안을 달려 성고지방에 이르렀을 때는 이미 날이 어두워져 있었다.“저 마을에 여백사라는 분이 계시는데,그분은 우리 아버님과 결의형제한 분이오.집안 소식도 들을 겸 오늘 밤 그곳에서 묵어가도록 합시다.” (…중략…) 여백사는 안으로 들어가더니 한참 후에 다시 나와 진궁에게 이렇게 말했다.“집 안에 좋은 술이 없어 서촌으로 가서 술을 좀 사올 테니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말을 마치고 나서 그는 나귀를 타고 밖으로 나갔다.(…중략…) 두 사람은 살며시 뒤꼍으로 다가갔다.그곳에서 사람들이 이렇게 쑤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묶어서 죽여버리는 것이 어떨까?” 조조가 진궁에게 속삭이듯 말했다.“내 생각이 맞았소.먼저 선수를 써서 처리해 버립시다.” 말을 마치자 조조는 진궁과 더불어 칼을 빼들고 들어가서 남녀를 가리지 않고 죽이니 여덟 사람이 죽었다.조조가 나머지 사람들을 찾아 부엌으로 가보니,그곳에는 잡으려고 묶어 놓은 돼지 한 마리가 있었다.진궁의 마음은 아프고 괴로웠다.두 사람은 급히 말을 타고 여백사의 집을 나와 달아났다.한 두 마장쯤 달려가다가 그들은 나귀를 타고 돌아오는 여백사 노인과 만났다.백사의 나귀 안장에는 술 두 병과 갖가지 안주가 실려 있었다.여백사는 떠나는 그들을 한사코 만류했다.조조는 듣지 않고 길을 서둘렀다.몇 걸음 가지 않아서 조조는 갑자기 칼을 빼들고 도로 돌아가서 여백사에게 “저기에 오는 저 사람이 누구입니까?”하고 소리를 쳤다.여백사가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는 순간 조조의 칼이 여백사의 목을 내리쳤다. 진궁이 크게 노하여 조조를 꾸짖었다.“조공,이게 무슨 짓이오!”“여백사가 집에 돌아가서 식구가 다 죽은 것을 보면 우리를 그냥 놔두겠소? 사람들을 풀어 우리를 뒤쫓을 것이니 그렇게 된다면 꼼짝없이 큰 화를 당할 것이오.”“알고서도 사람을 죽이는 것은 의에서 크게 벗어나오.”“차라리 내 편에서 천하 사람들을 저버릴지언정 천하 사람들이 나를 저버리게 할 수는 없소.”조조는 차갑게 대답했다.진궁은 입을 다물고 말았다.(나관중,‘삼국지연의’) 1.사오정,저팔계와 토론하다 “요전에 과거사 청산 관련 TV토론 봤니? 되게 짜증나더라.특히 정신대 할머니들의 피해를 성매매 행위 비슷하게 인식하는 모 교수 발언은 너무 심하지 않냐?” 사오정은 저팔계에게 동의를 구하듯 물었다. “글쎄,나도 우연히 토론회를 보았는데,약간의 오해가 있었던 거 같아.그날 그 교수의 얘기는 그런 뜻이 아니라 그 시기에 한국인들 중에도 잘못한 사람들이 있으니 우리 자신도 반성하자는 의미로 얘기한 것인데 방송토론회 속성상 잘못 전달된 부분이 있다고 봐.” 저팔계의 말에 사오정은 흥분했다.“너 잘 안봤구나.상대 토론자가 ‘국가권력에 의해 강제로 동원된 것이 아니라 상업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일종의 공창 형태로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라는 주장은 일본 우익들의 궤변’이라고 반박하자,그 교수는 ‘조선총독부가 강제로 동원한게 명백하다고 말했는데 누가 주장했나.’라고 하기도 했지.사회자가 ‘정신대 문제를 성매매로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 아닌가.’라고 했을 때도 ‘정신대 문제가 한국전쟁과 해방 이후 한국에 존재한 미군 위안부와 전혀 관계 없다고 하는 인식이라면 대단히 유감’이라고 했어.정신대를 미국 위안부와 같게 취급한다는 소리 아냐?” 저팔계는 잠시 생각하더니 “그래.그런 표현만 놓고 보면 오해의 소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닌데.그렇다고 그 교수의 발언이 정신대와 미국 위안부는 같은 것이라고 얘기한 것도 아니잖아.정신대 시절의 비양심적인 인간들과 미국 위안부 시절의 비양심적 인간들 모두 반성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는 동일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 아닐까? 실제 그 이후의 발언을 보면 일본의 잘못을 분명히 인정했고,당시에 잘못한 한국인의 문제도 따져야 한다는 일관된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에 내 판단이 맞을 거야.” 저팔계의 말에 사오정은 “말 뜻을 파악하기가 이렇게 힘들 줄이야.똑같은 표현을 두고도 이렇게 생각이 다르다니….”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이 때 삼장 선생이 들어왔다.“무슨 얘기를 그렇게 진지하게들 하고 있느냐?” 둘은 자신들이 나눈 얘기를 들려주었다.“허허! 어려운 문제구나.언어라는 것이 정확한 듯하면서도 사실은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마침 오늘 문제가 너희들의 궁금증을 어느 정도 풀어줄 수 있을 듯하구나.” 2.삼장 선생,문제를 풀다 “자! 문제를 풀어볼까? 먼저 제시문 (가)와 (나)를 참조하라고 했으니 두 글의 중심 내용을 파악해야겠지? 제시문 (가)는 언어의 불충분성,또는 그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나)는 왕이나 영웅 중심으로 역사를 기술하는 역사관이나 역사 기술방식의 잘못을 우회적으로 풍자하고 있는 내용이다.이런 점들은 문제의 서두에서 제시하고 있는 ‘동일한 사물이나 사건에 대하여 표현이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다)와 (라)를 보면,똑같은 사건을 두고 서술자의 관점이나 인식의 차이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표현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다)의 경우는 조조를 영웅으로 기술하고 있다.조조에 대하여 ‘어려서부터 임기응변하는 기지가 있었으나 멋대로 놀기를 좋아해 덕행과 학업을 닦는 일을 등한히 하였다.따라서 세상 사람들은 그를 뛰어난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나 몇 사람은 영웅을 알아 보았다.’는 식으로 서술하고 있다.잘못된 부분보다는 그 업적 중심의 기술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라)에서는 조조가 권모술수에 능한 사람으로 표현되고 있다.또한 좋지 않은 품성이 나타난 사건을 자세히 서술하는 양상을 볼 수 있다.따라서 본론1에서는 앞서 예시한 것들처럼 똑같은 사건이 어떻게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달리 표현되고 있는지를 분석해 서술하면 된다. 그 이후에는 ‘그것이 지닌 사회·문화적 의미를 오늘날의 문제와 연관지어 논술하라.’고 하였다.따라서 본론 후반부에서는 현대에서 역사에 대한 해석이나 평가가 달라진 사례를 들면서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이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음을 밝혀야 한단다.역사에 대한 평가가 정반대로 달라진 경우는 많다.동학혁명은 과거에 ‘폭동’으로 해석됐지만 지금은 ‘혁명’으로 재평가되고 있고,광주민주화운동 역시 과거에는 ‘광주사태’로 불렸으나 현재는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게 된 대표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다.현재 우리 사회에는 이런 것과 관련해 친일청산,국가보안법 폐지,의문사 진상규명,이라크 파병,행정수도 등 많은 문제들이 현존하고 있다.결국,이러한 역사 해석의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 것인가를 논리적으로 서술해 나가는 일이 이번 논술의 관건이라 할 것이다.제시문의 내용에서도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언어의 한계와 해석 관점의 차이로 인해 실재가 왜곡되거나 잘못된 인식이 싹틀 수 있으므로 이런 점에 특히 유념해야 할 것이다.” 3.삼장선생,덧붙이다 “말이 나온 김에 역사에 관해 좀더 얘기해보자.인간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게 마련이다.사회의 변화,문화의 변화 등 이 모든 변화가 곧 역사다.어느 역사학자가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라고 말한 것처럼 역사는 과거의 사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현재 우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나아가 오늘의 우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역사는 단지 과거의 사실로서가 아니라,오늘의 우리를 이해하고 내일의 우리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바탕으로서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인간은 역사적 존재이며,역사의 의미를 찾아 삶을 창조해 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역사를 공부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에서 출발해 ‘역사를 어떻게 봐야 하는가.’,‘역사에 대한 가치 판단은 가능한가.’로 이어진다. 이 과정을 통해 얻은 역사적 사고를 하게 되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준비해 나갈 수 있는 단초를 얻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런 점 때문에 논술고사에서 역사 관련 논제를 직접 제시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이와 관련된 내용이 제시문으로는 자주 나오므로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역사를 항상 오늘의 우리와 관련지어 생각하려는 자세와 올바로 역사를 보고자 하는 관점의 문제를 염두에 두며 공부하려무나.” 4.사오정 깨닫다 “예! 잘 알겠습니다.” 둘은 힘차게 대답한다.“팔계야! 우리 좀더 역사공부를 한 뒤 다시 한번 아까 그 문제를 토론해 보자.”“응.그때는 선생님 모셔놓고 누가 더 설득력 있게 얘기하는지 시합하자.선생님 심판이 돼주실 거죠?” “물론이지.그런데 심판 봐주는 값은 얼마나 줄거니?” 삼장선생의 말에 둘은 웃음보를 터뜨렸다. 다음 주에는 ‘새로운 것은 낯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논술강의가 이어집니다. 논술과 심층면접 지상강의 내용에 대해 이해가 안 되거나 궁금한 점이 있으면 http://cafe.daum.net/seoulinseoul로 문의하면 선생님들의 조언과 설명을 들을 수 있습니다.
  • 서울시극단 ‘로물루스 대제’

    서울시극단 ‘로물루스 대제’

    적군이 코앞에 쳐들어오는데도 별장에서 한가롭게 닭떼를 돌보고 있는 왕이 있다면 누구나 무능력하다고 손가락질할 것이 뻔하다.하지만 스위스의 극작가 뒤렌마트(1921∼1990)는 때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통치 행위’일 수 있음을 우화적으로 보여준다.1949년 스위스 바젤극장에서 초연된 그의 대표작 ‘로물루스 대제’를 통해서다. 서로마 제국 마지막 황제를 모델로 한 역사 희극 ‘로물루스 대제’가 오는 23일부터 10월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서울시극단(단장 이태주) 주최로 공연된다.서기 476년,게르만족의 대공세를 받아 국가의 존망이 위급해진 상황에서도 로물루스 대제는 눈하나 깜짝 하지 않는다.조국의 멸망만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확신에 따른 용기있는 행동이다. 그는 조국을 구해야 한다는 신하의 고언에 “우리가 국가를 위해서 수백년을 희생해 왔으니 이젠 국가가 우리를 위해서 희생할 차례”라고 당당히 말한다.기발한 착상과 역설을 통해 비뚤어진 사회를 통렬하게 풍자하는 작가의 재기발랄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연극배우 겸 탤런트 정동환과 김혜옥이 각각 로물루스 대제와 그의 부인 율리아 역을 맡아 열연한다.연출은 이용화.8000∼2만원.(02)399-179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책꽂이]

    ●러브 아다지오(박상순 지음,민음사 펴냄) 1996년 현대시 동인상을 수상하고 ‘초현실주의’‘해체주의’ 등의 수식어로 기억되는 박상순 시인이 현대적·실험적 감각으로 묶어낸 세번째 시집.고통의 현실을 때론 사실적으로 때론 서정적으로 변주해내는 그의 시세계를 최승호 시인은 “개인적 암호를 즐기는 고독한 취향”이라고 해석했다.6000원. ●소년의 눈물(서경식 지음,이목 옮김,돌베개 펴냄) ‘나의 서양미술순례’의 재일 조선인 에세이스트 서경식이 자신의 문학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길잡이가 돼준 책들을 되돌아봤다.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문학작품들과 그들에서 영감을 얻은 사연 등이 수필형식으로 재구성됐다.1만원. ●인간 동물원(츠츠이 야스다카 지음,양억관 옮김,북스토리 펴냄) 일본 현대사회의 폐단과 인간본성의 추악함을 기발하고 유쾌한 문장으로 풍자한 SF단편 소설집.일본인 인기작가의 여유있는 해학이 돋보인다.9500원. ●아미엘의 일기(앙리 프레데릭 아미엘 지음,김욱 옮김,바움 펴냄) 톨스토이가 ‘지상 최고의 일기문학’이라고 극찬한 스위스의 문학가 겸 철학가의 일기.내면의 동요를 섬세하고 예리한 필치로 살려냈으며,당대 문명과 풍속에 대한 관찰력이 탁월하다.1만 8000원. ●히말라야시다는 저의 괴로움과 마주한다(김태형 지음,문학동네 펴냄) ‘로큰롤 헤븐’의 젊은 시인 김태형의 두번째 시집.히말라야시다 배롱나무 등 나무 이미지를 인고와 침묵의 표상으로 즐겨 차용했다.7000원. ●검의 대가(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김수진 옮김,열린책들 펴냄)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뒤마 클럽’ 등으로 알려진 스페인 작가 레베르테의 초기작.해박한 지식과 격조높은 문체를 통해 지적 미스터리를 경험할 수 있는 정치소설이자 탐정소설.9500원. ●불멸의 이순신(4·5권)(김탁환 지음,황금가지 펴냄) 안방극장에서 방영중인 대하사극의 동명 원작소설.원균에게 콤플렉스를 갖기도 하는 ‘인간 이순신’을 그렸다.10월 말까지 8권으로 완간될 예정.각권 8500원.
  • 장편소설 ‘달에 홀린 광대’ 펴낸 정영문 씨

    소설가 정영문(39)을 만난 건 홍대 근처의 소극장에 딸린 작은 카페에서였다.온종일 휴대전화가 불통이더니 해가 넘어간 뒤에야 연락이 닿았다.“별로 할 말이 없는 소설이라서….”라며 말꼬리를 자른다.에둘러 말하는 겸사일까,아니면 시시콜콜 따져 묻지 말아달라는 뜻의 완곡한 어법일까. 그의 새 소설집 ‘달에 홀린 광대’(문학동네 펴냄)는 어쩌면 미주알고주알 후비지 말아야 할 작품인지도 모른다.어리바리 웅얼거리듯 독백하는 작품 속 화자들의 독특한 캐릭터에 맥놓고 홀림을 당해줘야 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완벽한 존재에 회의·냉소 주인공들의 별난 개성은 이번에도 여전하다.조금은 한심하고 약간은 ‘맹’해서 전적으로 신뢰하기엔 뭔가 꺼림칙한 인물들.작가가 앞질러 인정한다.“모두들 꿈을 꿀 뿐이지만 세상에 완전한 인간은 없지 않느냐?”며 “그들을 통해 삶에 관한 한 분명한 게 아무것도 없음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소설집에 묶인 단편은 6편.완전한 존재,완벽한 관계에 대해 회의하고 냉소하는 정씨의 태도는 표제작에 집약돼 있다.늙은 이혼남인 ‘나’는 큰아들의 끈질긴 권유로 아버지의 산소를 찾는다.독자들의 상식에 ‘나’는 나이값을 못하는 채신머리없고 의심많은 노인이다.산소로 향하는 차 안에서 내내 아들과 티격태격,뜬금없이 이런 의문까지 품는다.‘이놈이 나를 암매장하려는 건 아니겠지?’ 사사건건 충돌하는 부자(父子)의 대화를 빌려 ‘관계의 단절’과 ‘소통불능’의 주제어는 작가의 의도 이상으로 선명해진다. 아버지와 아들의 가족구도가 단골로 등장한다.“몰이해한 인간관계를 상징하는 데 ‘불화하는 아버지와 아들’만큼 좋은 소재가 없기 때문”이다.아버지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동생네를 찾은 주인공의 이야기인 ‘숲에서 길을 잃다’편에서도 그 장치는 유효하다. 그런데 묘하다.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회의와 권태에 빠져 있음에도 소설의 분위기는 눅눅하거나 가라앉아 있지 않다.“우리들이 그렇듯,작품 속의 그들에게도 고통처리 능력이 내장돼 있기 때문일 것”이라며 정씨는 웃는다. ●횡설수설 유머·의식흐름 쫓아가기 작가의 어눌한 유머는,‘해체소설’로까지 평가되는 그의 작품세계를 외면하지 못하게 만드는 힘인지도 모른다.뚜렷한 줄거리 없이 의식의 흐름에 내맡기는 자신의 소설쓰기에 대해 작가는 “풍자로 상승할 의지가 없는,단순 유머에 머무는 웃기는 글”이라고 자평한다. 하지만 기실 그의 유머는 횡설수설로 가장했을 뿐 부지런히 형식의 실험과 손잡는다.문학평론가 박철화는 “생각을 무한증식하며 존재에 물음을 던지는 작가”라고 평가했다.“내 아버지의 무덤에 오자 그에 대한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거나 하지는 않았다.” “네가 손가락을 베인 것을 보자 내 마음이 다 아프거나 하지는 않구나.” 모호한 부정을 뒤섞은 문장구조들에 번번이 허를 찔린다.그의 소설에서 챙길 수 있는 낯선 즐거움이다.2년여 성신여대 겸임교수로 있다 “재미가 없어” 지난해 그만뒀다. “미싱을 돌리듯 기계적으로 번역일을 하며 빈둥거린다.”고 근황을 밝힌다.세상에서 비켜나 있으려는 ‘음모’일 것이다.현실을 직시하지 못해 헤매는,우리들의 자화상을 찾기 위해 말이다. 1996년 ‘작가세계’에 장편 ‘겨우 존재하는 인간’을 발표한 정씨는 소설집 ‘검은 이야기 사슬’ ‘더없이 어렴풋한 일요일’,장편 ‘핏기없는 독백’ 등을 내놓았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儒林(176)-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儒林(176)-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이러한 노자와 공자의 만남을 독설가인 장주가 놓칠 리는 없을 것이다.장자에는 노자와 공자가 만나는 장면이 너댓 개나 중복해서 나타나고 있는데,한결같이 노자에게 공자가 질타당하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물론 이는 실제적인 상황이 아니라 평소 유가사상에 대해서 못마땅해하고 있던 장주가 자신의 사상을 노자의 입을 빌려 통렬하게 풍자하고 있음인데,그중에서 가장 합리적인 장면 하나만을 고르면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장자 ‘천운(天運)’편에 나오는 그 내용은 ‘공자는 쉰한 살이 되었으나 아직 진정한 도에 대해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그래서 남쪽으로 여행하여 주나라의 패(沛)로 가서 노자를 만났다.’라는 서두로 시작되고 있다. 여기서 장주가 말한 ‘주나라의 패’는 오늘날 강소성(江蘇省) 서주(徐州) 부근의 지명으로 노자가 태어난 고향과 가까운 곳이다.그보다 더 유명한 것은 그곳이 한나라를 건국한 고조(高祖)의 고향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공자가 노자를 만났을 때 먼저 노자가 말했다. ‘어서 오시오.나는 당신이 북방의 현인이라는 소문을 진작부터 듣고 있었소.당신은 진정한 도를 체득하였는가.’ 공자가 대답했다. ‘아닙니다.아직 체득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무엇에서 도를 구했는가.’ ‘저는 도를 수리(數理)에서 구하고자 애썼습니다만,5년이 지나도 체득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그 밖에 또 무엇에서 도를 구하려 했는가.’ ‘저는 또 음양의 이치 속에서 그것을 구했습니다만,2년이나 지나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럴 테지.도를 무슨 물건처럼 가져다 바칠 수 있다면 사람치고 그것을 자기 임금에게 가져다 바치지 않는 자는 없을 것이다.도를 가져다 드릴 수 있다면 사람치고 누가 그 부모에게 가져다 드리지 않겠는가.또 누가 남에게 말해서 이해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사람치고 자기 형제에게 일러 주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며,도가 물건처럼 누구에게 줄 수 있는 것이라면 사람치고 제 자손에게 물려주지 않을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것을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별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다.도라는 것은 자기 속에 주체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으면 멈춰 있지 않고 밖으로 그것에 어울리는 바른 행위가 없고 보면 그 사람에게 와 주지 않는다.마음속에서 끌어내어 이것을 보여 주고 싶어도 밖에서 받을 태세가 되어 있지 않으면 성인은 그 도를 나타내 보이지 않으며,또 밖에서 가르쳐 주려 해도 받는 측에 주체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으면 성인은 그런 사람을 상대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언어는 천하의 공기(公器)니,너무 이것에만 얽매여서는 안 되며,인의(仁義)는 옛날 성왕(聖王)들이 묵던 주막이니 하룻밤쯤 자는 것은 몰라도 언제까지나 거기에 묵으려 들어서는 안 된다.만약 길게 묵노라면 여러 사람 눈에 띄어서 비난이 돌아올 것이다. 옛날의 지인(至人)들은 인(仁)을 일시적 방편으로 빌리고 하룻밤을 의(義)에서 자고 간 것뿐이다.그들은 얽매임 없는 경지에 노닐며,자기 일신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도의 식량을 밭에서 얻고 남을 도와 줄 여유도 없는 조그만 토지로 만족했다.얽매임 없는 경지에 노니는지라 인위가 없고 간소한 생활에 만족한지라 살기가 쉬웠으며,남을 도와 주는 일이 없는지라 자기 것을 끌어내는 번거로움도 없었다.옛날에는 이것을 ‘진실에 입각한 놀이’라고 했다.’”
  • 프랑스 고전·한국 전통美의 만남

    ‘프랑스 고전 명작과 한국 전통 미학의 만남’. 프랑스 연출가 에릭 비니에가 국립극단 배우들과 함께 하는 연극 ‘귀족놀이’(11∼24일,국립극장 달오름극장)가 독특한 시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국립극단 기획공연 시리즈 ‘세계명작무대’의 하나인 ‘귀족놀이’는 우리에게는 ‘귀족수업’이란 제목으로 더 잘 알려진 프랑스 풍자 희곡의 대가 몰리에르의 작품.기존 작품들이 돈 많은 평민 ‘주르댕’이 귀족계급에 끼어들려고 벌이는 소동을 단순한 풍자극으로 그렸다면 이번 무대는 주르댕이 후작부인을 만나 문화와 예술에 눈뜨는 과정을 한 남자의 꿈과 환상이란 측면에서 바라본다.작품 해석의 새로움 뿐만 아니라 무대와 음악,춤,의상 등에 한국적인 색채를 최대한 살린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조형미술을 공부한 에릭 비니에가 직접 디자인한 무대는 한국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한국적인 정서로 재탄생했고,17세기 바로크 음악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국악기 연주로 편곡된다.안무는 국립무용단 6명의 춤사위로 펼쳐지며,의상 또한 한국 천의 선과 질감을 그대로 살렸다. ‘귀족놀이’는 한국공연이 끝난 뒤 오는 10월11∼16일 프랑스 브르타뉴의 ‘로리앙(Lorient)극장’에서 가을 시즌 공식 레퍼토리로 프랑스 관객들을 만날 예정.‘피고지고 피고지고’‘맹진사댁 경사’‘무의도 기행’등 몇몇 작품이 해외에서 공연된 적은 있지만 모두 행사 위주의 단발성 초청공연이었던 반면,이번 ‘귀족놀이’는 출연료를 받고 정식으로 공연되는 국립극단의 첫번째 해외 진출작이다. 연출가 에릭 비니에는 현재 브르타뉴 국립연극센터 소장 겸 로리앙 극장 예술감독.최연소(35세)로 프랑스의 국립연극센터 소장에 임명될 만큼 실험성과 연극성을 고루 갖춘 연출가로 평가받고 있다.주인공 주르댕역에는 국립극단 간판 배우 이상직이 출연한다.1만 5000∼3만원(02)2280-411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토요영화] 15분

    [토요영화] 15분

    ●15분(KBS2 오후 11시10분) 로버트 드 니로 주연의 흔한 버디 무비라고 생각하면 오산.TV리얼리티 쇼가 난무하는 요즘,미디어의 폭력성을 냉소적으로 그린 영화.범죄 현장까지 시청자들의 잔인한 호기심을 채워주는 볼거리로 전락한 미디어 중심 사회에 대한 풍자를 담고 있다. 에밀과 올렉은 감옥에서 출소하자마자 예전 동료에게서 분담금을 받기 위해 유럽에서 미국 뉴욕으로 날아온다.잔인한 성격의 에밀은 돈이 없다는 동료 부부를 살해하고 불을 지른다.영화감독이 꿈인 올렉은 이 것을 훔친 캠코더로 촬영한다.범행을 저지른 뒤 미국 TV의 리얼리티 쇼를 본 두 사람은 방송사에 테이프를 팔아넘기면 스타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건을 맡게 된 형사는 TV쇼로 인기인이 된 베테랑 형사 에디와 현장의 화재 흔적 때문에 수사에 가담하게 된 젊은 방화 수사관 조디.에밀과 올렉은 더 충격적인 범죄로 미국을 놀라게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다음 범죄와 촬영의 표적으로 에디를 지목하고 그를 살해한다.마침내 소원대로 전 미국인이 이들을 주목한다.120분.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부와 민주주의/케빈 필립스 지음

    ●美 예비선거 ‘국가적 경매’와 조롱하기도 미국은 지금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이다.누구나 짐작하듯 그것은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붓는 ‘돈잔치’다.대통령 선거자금 모금 행위는 종종 ‘부의 예선(wealth primary)’이라 불린다.예비선거 자체를 ‘국가적 경매’라고 조롱하는 이들도 있다.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미국의 선거자금 모금체제를 “국가를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응찰자에게 팔아 넘김으로써 공직을 유지하려는 양당 공모하의 정교한 직권남용체제”라고 일축한다.미국의 정치 또한 다른 많은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공공연하게 돈으로 흥정되는 ‘시장터 정치’인 셈이다. ‘부와 민주주의’(케빈 필립스 지음,오삼교·정하용 옮김,중심 펴냄)는 미국 금권정치의 역사와 거대 부호들의 정치적 역학관계를 다룬다.저자는 닉슨 대통령 시절 백악관 보좌관을 지낸 정치평론가로,그의 첫 저서 ‘공화당 다수파의 출현’은 닉슨 시대의 정치적 바이블로 통한다.그는 1990년 레이건 대통령 시절 부자들에 대한 특혜와 부의 집중을 분석한 책 ‘부자와 빈자의 정치’를 펴내며 공화당과 결별,지금은 저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독립전쟁 때부터 행해진 금권정치 미국의 금권정치는 멀리 독립전쟁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독립전쟁이 진행되는 동안 10만명에 이르는 왕당파 부호들은 재산을 몰수당한 뒤 미국을 탈출,영국과 캐나다 등지로 옮겨갔다.이들 중엔 뉴햄프셔의 앤트워스,보스턴의 허친슨,뉴욕의 드 랜시스와 필립스,필라델피아의 펜,메릴랜드의 캘버트 등 유명 가문들이 포함돼 있다.이에 따라 자연히 미국에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부의 재편이 이뤄졌다.그러나 혁명 이후 새로 탄생한 백만장자들은 거의 예외없이 독립전쟁 당시의 전시금융이나 선박나포와 같은 신생 미국 정부와의 커넥션을 통해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었다.미국혁명은 일면 영웅적인 것으로 비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저자의 표현대로 “공적 목표와 사적 이익이 혼합된 또 하나의 사례”다. 미국혁명으로 남부는 부를 상실하고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잃었지만,남북전쟁은 훨씬 더 참혹한 결과를 남부에 안겨줬다.남부가 노예해방을 주장하는 북부에 패배한 것은 곧 경제적·재정적 파탄을 의미했다.남부의 400만 노예는 20억 내지 4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자산으로,이를 고려하면 남부 백인의 1인당 부(富)는 북부인과 비슷했다.그러나 전쟁의 패배는 남부를 비참한 수렁으로 몰아넣었다.가축의 5분의2를 잃었으며 농업기계의 절반이 사라졌다.무엇보다 정치적으로 새로운 갈등의 역사가 시작됐다.J P 모건·존 록펠러·앤드루 카네기·제이 굴드 등 19세기 후반 미국의 많은 대부호들은 대리인을 사서 징집을 피한 젊은 북부인들로,전쟁을 이용해 부의 사다리를 몇 계단씩 뛰어오른 인물들이다. ●겉은 번쩍이지만 속은 썩은 美현실 미국의 역사학자 아서 슐레진저는 1930년대를 돌아보며 “미국이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과는 정반대로 기업의,기업에 의한,기업을 위한 정부가 됐다.”고 말한 바 있다.그의 분석은 오늘의 현실에서도 타당하다.부시 행정부는 이미 취임 두 달 만에 개혁주의자들로부터 ‘도금시대’가 재현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도금시대는 경제가 팽창하고 금권정치가 횡행하던 1870∼98년경,겉은 번쩍거리지만 속은 썩은 현실을 풍자한 말이다. 미국의 백악관과 의회는 물론 사법부도 점점 대기업의 이해를 보다 많이 반영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저자는 지금 미국인들은 도금시대의 첫 번째 금권정치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의 금권정치체제를 맞이했다고 진단한다.이어 “재력가들이 지배하는 정부도 폭도들이 지배하는 정부만큼이나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말을 경구로 들려준다. 권력과 부의 관계를 해부한 이 책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오늘날 민주주의에 대한 최대의 위협은 소수에 의한 부의 독점이라는 저자의 말은 바로 우리의 현실을 지적하는 것이기도 하다.3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儒林(173)-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儒林(173)-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물론 장자에 나오는 이 유명한 장면은 사실이 아니다.공자를 조롱하는 내용 중 클라이맥스인 이 구절은 장주가 얼마나 공자를 어리석은 사람으로 보고 있는가를 도둑인 도척의 입을 빌려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역사상 가장 잔인한 도둑인 도척의 입을 빌려 ‘도둑이라면 너만한 도둑이 다시없다.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은 너를 도구(盜丘)라고 부르지 아니하고 나만 도척이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고 공자를 조롱함으로써 장주는 공자를 ‘큰 옷에 넓은 띠를 띠고,터무니없는 말과 위선적 행위로 천하 군주들을 속여서 부귀를 얻고자 하는 지식의 도둑’이라 비웃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공자가 노자를 만났을 때도 노자로부터 그런 취급을 받는다.장주가 공자를 노골적으로 비웃는 것과 달리 노자는 공자를 만났을 때 비교적 온건한 태도로 말하였지만 결과적으로 노자로부터 ‘제발 예를 빙자한 그 교만과 그리고 뭣도 없으면서도 잘난 체하는 병과 헛된 집념을 버리라.’는 충고를 듣게 되는 것이다. 물론 사마천의 ‘공자세가’에는 그런 기록이 나오지 않는다.이는 사마천이 평소에 공자를 마음속으로 존경했기 때문일 것이다.사마천은 ‘공자세가’를 집필하면서 공자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다음과 같이 사기에 서술하고 있다. “나 태사공은 이렇게 생각한다. ‘시경(詩經)’에 보면 ‘고산(高山)을 우러러보면서 대도(大道)로 나아간다.’고 되어 있다.도달할 수는 없더라도 마음은 저절로 그쪽으로 향한다는 뜻이다. 나는 공자의 저서들을 읽으며 그의 인품을 생각해 보았다.노나라로 직접 가서는 그의 묘당에 있는 거복(車服)과 예기도 보고 여러 유생들이 공자의 옛집에서 예를 익히고 있는 것도 구경했다.나는 주위를 거닐면서 차마 그곳에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사실을 감지했다.천하의 어떤 군주나 현인들도 살아서는 영화를 누렸겠지만 죽어서는 그 영화도 끝났다.그렇지만 공자는 포의(布衣)의 신분이었으면서도 덕은 10여대에 걸쳐 전하고 학자들도 공자를 종주(宗主)로 우러러보고 있는 것이다.천자나 왕후들을 비롯해 중국 전역에서 예를 논할 때에는 반드시 공자를 표준으로 취사선택하니 과연 공자를 지성(至聖)이라 부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인류가 낳은 최고의 역사가 사마천은 공자를 ‘지덕을 갖추어 더없이 뛰어난 성인’인 ‘지성’으로까지 부르고 있는 것이다.그러므로 사마천은 ‘공자세가’편에 감히 공자에 대한 노자의 힐난을 기록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다만 이렇게 간단하게 기술하고 있을 뿐이다. “남궁경숙과 주나라로 간 공자는 노자를 만나 예에 대해서 물었다.그리고 떠나려고 하자 노자는 공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부귀한 사람은 손님을 보낼 때에 재물로써 전송하고,어진 사람은 손님을 보낼 때에 좋은 말로 전별한다고 하오.나는 부귀하지 못한 사람이라 어진 사람의 이름을 빌려 그대에게 말로써 전별할까 하오.총명하여 사리를 깊게 살필 줄 알면서도 죽을 고비를 겪는 사람은 원래 남을 비방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며,능변이면서 넓고 크게 아는 것이 많은데도 자신을 위태롭게 하는 사람은 원래 남의 악행을 폭로하기 좋아하는 사람이오.그리고 사람의 자식된 자는 모름지기 자신을 버리고 어버이를 섬겨야 하고 사람의 신하된 자는 역시 자신을 버려 임금을 섬겨야 하는 법이오.’ 공자가 주나라를 떠나 노나라로 돌아오자 제자들이 점차로 많아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처럼 공자에게 부드럽게 말하였던 노자의 태도는 ‘노자열전’의 기록을 보면 180도로 달라지고 있다.
  • [이경형칼럼] ‘풍자극’이 실패한 진짜 이유

    [이경형칼럼] ‘풍자극’이 실패한 진짜 이유

    연전에 미국 극작가 이브 엔슬러 원작의 ‘버자이너 모놀로그’연극이 예술의 전당에 이어 대학로에서 공연돼 연일 대만원을 이룬 적이 있다.이 연극은 우리 사회에 가부장적인 관습과 남성 중심의 규범을 깨부수는 여성 성기의 통렬한 독백으로 일관하고 있다. 1인극 형태를 띤 이 연극에 나오는 대사는 성기를 말하는 ‘×지’라는 노골적인 단어가 장단,고저를 달리하며 수십 차례 나온다.그러나 음란하다든가 저속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일상 생활에서 금지된 언어들이 쏟아내는 카타르시스에 관객들이 감동의 박수를 연거푸 보냈다. 권력의 억압이나 정치적 질곡 속에서는 풍자극이 민중의 울분을 삭여 준다.현실 비판을 정공법으로 할 수 없었던 군사독재 치하에서는 무대를 빌려 권력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곤 했다. 이근삼의 ‘제18공화국’은 박정희 정권 시절,권력의 부도덕성과 독선을 풍자했다.쿠데타로 점철된 어느 가상 공화국을 배경으로 한 이 연극은 이합집산의 정당들,잦은 국민투표,국회의원과 장관직을 겸하면서 온갖 감투를 쓰고 있는 정치꾼들을 질타한다.최고 권력자 ‘대비마마’가 원시국에서 온 호랑이 울음소리를 듣고 잃어버렸던 자연에 향수를 느끼고 망명하자,다시 19번째 쿠데타가 일어나 정권이 바뀌는 것으로 극이 끝난다. 지난주 한나라당이 의원 연찬회에서 공연한 ‘환생 경제’가 연일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극중 대사를 빌려 내뱉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성적 비하와 원색적인 욕설이 화근이 됐다.‘개×놈’ ‘불×값’‘거시기 달 자격도 없는 놈’ 등의 표현이 연발했고,당 간부들은 이들의 열연(?)을 보고 박장대소했다. 연극 중 과거사 청산 문제는 ‘호적 타령’으로,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집터가 안 좋다.’는 등의 대사로 노 대통령을 비판했다. 그러나 연극에 대한 시민의 반응은 썰렁했고,오히려 비난만 샀다. ‘버자이너 모놀로그’에선 배우가 한나라당처럼 원색적인 대사를 구사했는데도,객석은 장내가 떠나가도록 공감의 갈채를 보냈다.‘제18공화국’에서 관객들은 가상의 상황이나마 권력을 향해 울분을 토하고 통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왜 그럴까. 한나라당 의원들이 공연한 ‘환생 경제’는 배우(한나라당)와 관객(국민)을 하나로 묶어내고,소통하게 하는 배우들의 치열함이 없었다.배우들은 관객이 진정으로 바라는 메시지를 모르거나 간과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한나라당의 풍자극이 실패한 진짜 이유는 단순히 저속한 언어를 구사한 데 있는 것이 아니라,국민이 지금 한나라당에 던지는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답변은커녕 답변 준비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연극의 구성이나 전개가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늘어나고 있는 청년 실업자나 내수 경기 침체의 어느 현장을 실감나게 고발하는 것이었다면,관객들의 반응은 달라졌을 것이다.그저 반 노무현 정서를 부추겨 반사 이익이나 챙길까 하는 안이한 발상이 바로 실패 요인의 핵심이다. 한나라당은 자신들이 20∼30대 유권자들에게 매우 취약한 만큼 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는 연극 등 감성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문제를 피상적으로 짚고 있다.박근혜 대표가 ‘싸이 월드’ 미니 홈피의 100만 1번째 방문자와 1일 데이트를 하는 것을 굳이 말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민생 정치를 알맹이 없이 이벤트화하는 방식은 절제해야 한다.이제 막 오른 17대 국회 첫 정기 국회를 원내 제1야당으로서 어떻게 ‘요리’해나가느냐에 따라 한나라당의 민심 좌표가 결정될 것이다. 편집제작 이사 khlee@seoul.co.kr
  • [여성&남성] 2030 기혼남성들의 결혼관

    “결혼한 남자의 일생에서 좋은 날은 이틀뿐이다.결혼하는 날과 아내를 매장하는 날이다.” 고대 그리스의 풍자시인 히포낙스의 말을 듣고 있으면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사실 결혼은 쉽지 않다.빠듯한 주머니 사정에서 시작해서 이것저것 신경쓸 일이 하나둘이 아니다. 하지만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과연 이 사람이 내가 바라던 그 사람일까 하는 생각이다.2030 기혼남성들의 결혼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결혼 4년차의 이주병(27·회사원)씨는 “결혼은 일찍 할 수 있으면 일찍 하는 게 좋다.”고 강변한다.얼마 전에는 임신한 부인이 입덧으로 고생하다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하지만 일찍 결혼해서 좋으냐고 주변에서 물어볼 때마다 “빨리 결혼하라.”고 충고한다. 그는 “결혼을 하면 생활이 안정된다.”면서 “생활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안정을 찾아 자연히 사회생활에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결혼해 최근 아들을 얻은 정모(30·회사원)씨도 “늦지 않게 하라.”고 조언했다.‘운명적인 그녀’는 없다는 것이다.다만 이해심이 많은 여성을 만나라고 주문했다.그는 “결혼해서 살다보면 서로 의견이 안 맞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사소한 이유로 싸우기도 하지만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또한 그는 “결혼생활에서 의심은 또 다른 의심을 낳는다.”면서 ‘상대방에 대한 무한 신뢰’를 요구했다. 박지환(31·회사원)씨는 “서로가 아줌마·아저씨가 되어 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달관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연애할 때는 주말에 새벽 6시에 만나자고 해도 ‘칼같이’ 일어나 만났다.”면서 “지금은 생활에 크게 변화가 없는데도 서로 못 일어나고 7시 30분쯤이나 되어야 부스스 일어난다.”고 털어놓았다.그만큼 편해졌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또 다른 박모(32·회사원)씨는 “집착이 강한 여자는 절대 피하라.”고 주장한다.그는 “주변에서 보면 집착이 강한 아내를 피곤해하는 남자들이 많다.”면서 “남자는 퇴근하고 와서 휴식이 필요한데,여자는 퇴근했으니 자기랑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이것저것 요구하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이 때문에 회사 동료 가운데는 일이 끝나도 집에 들어가지 않고 서성이는 사람이 많다고 귀띔했다. 그는 “사회 생활이라는 게 늘 예정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서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도 많다.”면서 “매사 꼬치꼬치 물고 늘어지기 시작하면 그 결혼은 유지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도 박씨는 “그래도 뭐가 됐든 혼자 사는 것보다는 둘이 낫다.”면서 “부모나 형제가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고 끝까지 함께 갈 사람은 역시 아내뿐”이라고 강조했다. 맞벌이 부부인 회사원 김모(30)씨는 이번 설문에서 배우자의 조건으로 경제력을 택한 사람이 적은 것이 의아하다고 했다. 그는 “요즘은 맞벌이도 배우자 조건의 큰 부분”이라면서 “그렇다고 돈 많은 여자를 택하라는 것이 아니라 돈을 모을 수 있는 현명한 여자를 선택하라는 뜻”이라고 조언했다. 김효섭 유지혜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한나라당 대통령 풍자 지나쳤다

    한나라당이 호남지역에서 가진 연찬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욕설과 성적비하 대사까지 담긴 풍자연극을 공연한 것은 한마디로 한심스러운 일이다.한나라당은 정부와 대통령의 정책실패를 풍자한답시고 연극을 했겠지만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욕설과 비하로는 목적 달성은커녕 한나라당의 정치수준마저 천박한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말았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야당이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견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하지만 그것도 국정의 파트너로서 최소한 지켜야 할 법도가 있다.대통령을 원색적인 욕설로 비하하는 것은 정치적 비판도,풍자도,연극도 아니다.국회의원들로 만들어진 극단의 연극은 일반인들의 연극과는 그 의미가 달라야 한다.국가원수를 시정잡배보다 더 형편없이 묘사하고도 ‘연극은 연극일 뿐’이라는 태도는 누워서 침뱉기나 다름없다.한나라당이 상생정치,대화정치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국민들은 정부여당의 책임 못지않게 야당의 건전한 비판과 견제를 요구하고 있다.또 정치권이 비참한 수준의 논쟁으로 치고받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를 바란다.한나라당의 도발에 대한 청와대나 열린우리당의 반발도 이해는 하지만 더이상 거론하지 않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길이다.청와대가 ‘박근혜 패러디’로 곤욕을 치렀듯이 자극적인 비난으로는 여·야 어느쪽도 지지율을 올릴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이런 일들을 계속해서 정쟁거리로 삼는다면 우리 정치는 삼류보다도 못하다.저열한 논쟁을 야기한 한나라당은 자숙하고 한시바삐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아울러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말의 뜻도 새겨봐야 할 것이다.
  • 청와대·우리당 “한나라 풍자극은 집단광기”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으로 지난 29일 공연된 한나라당의 풍자극에 대해 여권이 거세게 성토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30일 “위선의 가면을 벗어던진 박근혜 대표와 한나라당의 커밍아웃 사건”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청와대의 수석과 보좌관들은 이날 일일현안점검회의에 앞서 “국회의원들이 정책과 노선이 아닌 저열한 감정적 언어로 국가원수를 모독한 것은 큰 충격”이라며 비난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한 참석자도 “그동안 국민 앞에서 미소만 보여주던 박 대표가 저열하게 국가원수를 모독하는 자당 의원들의 연기를 보면서 웃고 박수치는 모습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비판했다.다른 참석자는 “경술국치일에 민주주의 성지인 호남에 가서 과거 유신과 독재 탄압에 대한 반성 대신 저열한 연극을 했다는 것은 호남과 5·18에 대한 모독”이라고 성토했다. 열린우리당은 ‘집단광기’‘파시즘’ 등의 용어를 동원해 맹비난하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참을 수 없는,도를 벗어난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적 행위”라며 “이런 상대와 국정 파트너로서 원만하게 타협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이어 “국민소환제 도입을 우리당이 약속했는데,이런 저질의원들에 대해서는 국민소환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나라당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이 거친 욕설까지 동원한 풍자극을 빌려 노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편 의도가 지지층의 결집 효과를 노린 것이라면 청와대까지 가세한 여권의 대야(對野) 공세 역시 단순한 ‘피해자’의 항변 차원을 넘어 이를 정국의 이슈로 부각시킴으로써 동조여론을 확산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박근혜 대표 패러디 사건으로 궁지에 몰렸던 상황을 일거에 역전시키려는 뜻도 엿보인다. 진경호 구혜영기자 jade@seoul.co.kr
  • 우리당, 盧대통령 풍자 ‘한나라 연극’ 분노

    한나라당 국회의원 24명이 배우로 나선 ‘극단 여의도’가 지난 29일 전남 곡성의 의원연찬회 무대에 올린 정치풍자극 ‘환생 경제’가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욕설과 성적으로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해 파문이 일고 있다. 연극에서 노 대통령은 ‘술 퍼마시고 마누라 두들겨 패고,가재도구를 때려 부수는’ 무능한 가장 ‘노가리’(주호영 의원분)로 묘사됐다.노가리는 아들 ‘경제’가 영양 결핍으로 숨진 뒤 집터가 좋지 않다며 이사갈 궁리만 한다.현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계획을 빗댄 것이다.가족의 반대에 부딪힌 노가리는 “개나 소나 힘으로 밀어붙이니 이거 애비 노릇도 못 해먹겠어.”라고 ‘노무현 어록’도 들먹였다. 반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아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헌신적인 어머니 ‘근애’(이혜훈 의원분)로 그려졌다.‘근애’의 친구로 나오는 ‘번영회장’(송영선 의원분),‘부녀회장’(박순자 의원분)은 노가리를 가리켜 ‘육××놈’‘불×값‘‘개×놈‘‘그놈은 거시기 달 자격도 없는 놈’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공연 내내 한나라당 의원들은 웃음보를 터트리고 박수를 쳤다.박 대표도 “프로를 방불케 하는 연기”라고 촌평했다.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상식 이하의 저질 공연”이라고 강하게 성토하고 나섰다. 열린우리당 김현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저속한 욕설과 성비하적 모욕으로 일국의 대통령을 욕해대는 것이 한나라당의 진면목이냐.”면서 “저열한 욕설경쟁이고 낯뜨거운 충성연기”라고 맹비난했다.이어 “망월동 5·18묘역까지 참배한다면서 호남을 순례하는 이유가 고작 이것이었냐.”면서 “박 대표는 잘못에 대해 사과하라.”고 했다. 김갑수 부대변인도 “상스러운 욕설과 육두문자,그게 바로 한나라당의 정체성”이라고 비난했다.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 네티즌들은 “70∼80년대처럼 국가원수 모독죄로 다스린다면 그럴 수 있었겠느냐.”는 글을 올렸다. 논란이 일자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연극은 연극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공식적인 반응은 즉각 내놓지 않은 채 대응을 자제했다.김만수 부대변인은 전화통화에서 “대꾸할 만한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며 공식 논평은 삼갔다.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도를 넘어선 것 아니냐.”며 분을 감추지 못했다.한 핵심관계자는 “국민들이 알아서 판단하고 평가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자해행위 아니냐”고 반문했다. 박지연 김준석기자 anne02@seoul.co.kr
  • [아테네 2004] ‘4년뒤 베이징’이 두렵다

    [아테네 2004] ‘4년뒤 베이징’이 두렵다

    ‘4년 뒤 베이징이 더 두렵다.’ 8월의 지구촌을 뜨겁게 달군 아테네올림픽의 성화가 30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꺼졌다.108년 만에 ‘신들의 고향’으로 귀환했던 올림픽은 4년 뒤 중국의 베이징에서 다시 열린다.아시아에서는 20년 만이다.지난 1964년 도쿄에서,88년 서울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베이징올림픽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올까.아마도 ‘거대 중국’의 위용을 뽐내는 무대가 될 것이다.도쿄올림픽 이후 일본은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고,한국도 서울올림픽 이후 국제무대의 변방에서 벗어났다.13억 인구의 중국도 올림픽을 통해 그들이 오랫동안 꿈꿔온 ‘중화(세계의 중심)’로 나아가려 할 것이다. ‘부국강병’을 내세운 중국은 이미 2001년 WTO(세계무역기구) 가입,2003년 미국과 구 소련에 이은 세계 세번째 유인우주선 발사,2010년 엑스포 유치 등 일련의 성공을 통해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할 정도로 급성장한 국력을 한껏 뽐내고 있다. 반면 한국 스포츠는 아테네를 통해 역동성에서는 중국에,치밀함에서는 일본에 밀린다는 것을 절감했다.베이징을 위해선 모자람을 분석하고 변화를 창조해야 한다.해답이 분명한 체육인들의 몫은 차치하더라도 현실에 바탕을 둔 국민들의 성원과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 스포츠가 ‘국력의 바로미터’가 아니라는 것은 강변일 뿐이다.사상 처음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202개 전회원국이 참가한 아테네올림픽에서의 중국은 위력적이었다.407명 가운데 323명을 올림픽 출전 경험이 없는 선수로 채우고,취재진만 2500명에 달한 데서 보듯 중국은 아테네를 베이징의 리허설 무대로 삼았다.4년전 시드니에서 미국 러시아에 크게 뒤진 종합 3위를 차지한 중국은 공포감을 느낄 정도의 기세로 러시아를 밀어내고 ‘유일무이한 슈퍼파워’로 자부해온 미국과 당당히 양강체제를 이뤘다. 아테네올림픽을 지켜 본 중국인들의 가슴 속에 4년 뒤엔 미국마저 제치는 모습이 뭉클하게 떠올랐을 것이다.지난 1984년 LA올림픽에 첫 선을 보인 중국은 이후 ‘빅4’로 자리매김했지만 아테네에서처럼 거의 전종목에서 위세를 떨치지는 못했다.세계의 주가를 좌우하고,‘세계의 지도자들이 잠들기전 후진타오의 건강과 개혁노선에 이상이 없기를 기도한다.’는 풍자가 나돌 정도로 훌쩍 커 버린 중국경제에 비견될 정도다. 이같은 강세는 경제력과 ‘스테이트 아마추어리즘’이 동시에 떠받치고 있어 더욱 위협적이다.개혁·개방 노선과 함께 흔들렸던 국가 주도의 스포츠 정책이 베이징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부활해 중국 스포츠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여기다 경제력이라는 윤활유까지 부어지면서 질풍노도로 변한 것.“아테네올림픽에 나온 수준의 선수들은 무궁무진하다.”는 한 중국 코치의 말은 전율마저 느끼게 한다.비록 36년 만의 종합 3위 복귀에는 실패했지만 내용상으로 값진 결실을 거둔 일본도 4년 뒤에는 용틀임을 할 태세다.일본올림픽위원회(JOC)는 이미 지난 98년 베이징올림픽을 겨냥해 메달 획득률(메달수÷참가선수) 배가를 위한 ‘10개년 계획’을 세우고,2001년 국립스포츠과학센터(JISS)를 설립했다. 냉전시대 미국과 양강을 다툰 러시아 역시 권토중래를 노릴 것이 분명해 한반도를 둘러싼 4강이 베이징 대회전을 앞둔 셈이다.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존재의 이유’를 보여주기 위해 한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탁구 유승민이 일깨워준 ‘대고구려 후예’의 기상을 베이징에서 재현하려면 지금 바로 나서야 한다.2008년은 이미 시작됐다. 오병남 체육부장 obnbkt@seoul.co.kr
  • 儒林(168)-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儒林(168)-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자신의 말처럼 왕과 같은 권력자에게 얽매이지 않고 더러운 시궁창에서 돼지처럼 유유히 놀다가 죽은 장주.그러한 장주의 눈으로 보면 현실에 지나친 관심을 보이는 공자와 그의 제자들은 어리석은 무리였던 것이다. 장주가 도가사상의 본질을 깨달은 것은 어느 날 낮잠을 자면서 꿈을 꾼 데서 비롯된다.장자의 내용 중 가장 유명한 그 꿈에 대한 일화는 다음과 같다. “예전에 나는 나비가 된 꿈을 꾼 적이 있었다.그때 나는 기꺼이 날아다니는 한 마리의 나비였었다.아주 즐거울 뿐 마음에 안 맞는 것은 조금도 없었다.그리고 자기가 장주라는 사실도 자각하지 못했다.그러나 갑자기 잠에서 깨어난 순간 나는 분명히 장주가 되어 있었다.그렇다면 대체 장주가 나비 꿈을 꾸었던 것일까,아니면 나비가 장주된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장주와 나비는 확실히 별개의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구별이 애매함은 무엇 때문인가.이것이 사물의 변화인 까닭이다.” 장주가 나비 꿈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었다 하여서 이를 호접몽(胡蝶夢)이라 하는데,이는 자신과 나비가 확실히 별개이긴 하지만 둘이 아닌 하나의 물아일체(物我一體)의 심경임을 체득했기 때문인 것이다.장주의 눈으로 보면 자신과 나비는 결국 하나이며,또한 생과 죽음도 둘이 아닌 하나인 것이다.즉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둘이 없는 집(無二堂)’인 것이다. 그러나 현실주의의 바탕에서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생각한 공자는 다른 성인들과는 달리 일체 죽음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고 다만 현실적인 문제만을 거론하고 있었던 것이다.이런 공자의 태도는 장주의 눈으로 보면 어리석은 집착이었던 것이다.따라서 공자의 어리석음을 조롱하는 우화들이 수십 편이나 장자에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장주의 태도를 사마천도 사기에서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장주는 어부(漁父),도척(盜),거협() 등의 글을 지어 공자의 무리들을 비판하면서 노자의 가르침을 받은 사람이다.” 실제로 장주는 ‘내편(內篇)’,‘외편(外篇)’,‘잡편(雜篇)’ 등 세 부로 나눈 광대한 저서를 모두 서른 세편의 항목으로 세분화시키고 있는데,그곳에는 공자를 조롱하는 우화들이 곳곳에 나오고 있지만 그 중 공자를 조롱하는 클라이맥스는 사마천의 기록처럼 ‘도척’에 나오는 내용들이다. 도척은 중국 역사상 가장 잔인하였던 대도(大盜)였다.장주는 공자가 이 도둑에게 망신당하고 오히려 가르침을 받고 도망쳐 나오는 장면을 풍자적으로 묘사하고 있는데,공자에 대한 공개적인 망신이어서 특히 유명하다.도척의 이야기 중 가장 긴 일화지만 장자가 공자를 어떻게 풍자하고 있는가를 극적을 보여주는 장면이라서 이를 전재하면 다음과 같다. “공자는 유하계(柳下季)와 친구사이였다.그런데 유하계의 아우는 이름을 도척이라고 하는 유명한 도둑놈이었다.이 도척은 졸도 9000명을 이끌고 천하를 횡행해서 제후들까지도 괴롭혔다.남의 집에 구멍을 뚫고 문을 열어 우마를 끌어가고,부녀를 납치해 가기 일쑤였다.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는 친척도 염두에 없고,부모와 형제도 돌보지 않았으며,조상의 제사도 지내는 일이 없었다.그러므로 그가 한번 지나는 곳에서는 대국이면 성을 지켰고,소국이면 보(堡)속에 들어갔고,백성들은 그 등쌀에 울상이 되었다.보다 못한 공자가 도척의 형인 유하계에게 말했다. ‘무릇 아버지되는 사람은 반드시 그 아들을 타이를 수 있고,형이 되는 사람은 그 아우를 가르칠 수 있어야만 합니다.만약 아버지가 아들을 타이르지 못하고,형이 아우를 가르치지 못하면 부자 형제의 혈연이 귀할 것이 없을 터입니다.지금 선생은 일세의 재사로 칭송을 받고 계시면서도 아우는 큰 도둑으로 유명한 척이어서 천하에 해독을 끼치고 있는데도 형으로서 이를 바른 길로 이끌어주지 못하시니,나는 몰래 선생을 위해 부끄럽게 여기고 있습니다.나는 선생을 위해 도척을 찾아가 설득해 보고자 합니다.’”
  • [Funny 머니] ‘맹도널드’와 ‘브레드 피트’ 빵집

    ‘맥도널드가 아니라 맹도널드,브래드(Brad) 피트가 아니라 브레드(Bread) 피트라니까요.’ 7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세계적 관광국가로 명성을 얻고 있는 필리핀.필리핀을 찾은 여행자들은 섬들의 절경뿐 아니라 재치있는 언어 유희에 깜짝 놀라곤 한다고 경제전문 주간지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FEER) 최근호(19일자)가 보도했다. 대표적인 경우는 식당과 상점 이름에 유명 스타 이름이나 노래,영화 등의 제목을 패러디한 사례다.마닐라의 한 빵집의 이름은 영화 트로이의 주인공 브래드 피트의 이름을 딴 브레드(Bread) 피트.바브라 스트라이샌드가 부른 영화 주제가 제목 ‘더 웨이 위 워(The Way We were)’를 패러디한 옷가게 ‘더 웨이 위 웨어(wear)’도 있다.‘맹도널드’라는 햄버거가게도 성업중이다.미트로폴리스(Meatropolis)는 글자 그대로 정육점 이름. 단순 말장난이 아니라 세태 풍자도 있다.다바오의 페리 선착장 요금표에 적힌 “어른은 1달러,어린이 50센트,시체는 협상 가능”이란 문구는 테러 빈발 지역인 민다나오섬에 있는 다바오의 치안 불안과 무관하지 않다. 이에 대해 한 필리핀인은 “우리는 24시간 내내 정부와 정치인 등이 펼치는 ‘코미디’를 보고 있기 때문에 유머 감각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했다고 FEER는 전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올들어 50~60대 취업자 10~20대의 4배 육박

    올들어 50~60대 취업자 10~20대의 4배 육박

    ‘518’이 늘었다. 518은 ‘오십이 넘어서도 일하고 있는 억세게 팔자좋은 사람’을 일컫는 풍자어. 통계청이 20일 분석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들어 늘어난 취업자 가운데 50∼60대가 10∼20대의 4배에 육박했다. 7월 말 현재 전체 취업자 수는 2275만명.지난해 12월 말(2209만 6000명)보다 65만 4000명이 늘었다.늘어난 취업자를 연령별로 보면 60대가 29만명으로 절반(44.3%)에 육박했다.이어 50대가 12만 6000명으로 19.2%를 차지,63.5%(41만 6000명)가 50대 이상이었다.올들어 일자리를 구한 사람 10명중 6명이 50대 이상이라는 얘기다.40대도 11만 3000명으로 17.2%에 이르렀다. 반면 청년층(15∼29세)은 10만 4000명(15.9%)에 그쳤다.30대도 2만명(3%)에 불과해 새 일자리 찾기가 저조했다. 통계청측은 “청년층의 신규취업이 부진한 것은 이들이 힘들고 어려운 3D 업종을 기피하는 탓도 있지만 제대로 된 직장을 잡기 위해 신중하게 준비하는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취업자나 실업자 통계에서 아예 배제되는 ‘비(非)경제활동 인구’ 가운데 도서관 등을 오가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인구가 지난해 말보다 4만 6000명 늘어난 것은 이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더한다.학원 등을 다니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도 1만 8000명 증가했다.‘풋내기’ 신규 대졸자보다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기업들의 채용 경향도 신규 노동시장에서의 ‘1020 저조-5060 강세’의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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