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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에 뭘 보러갈까]

    연극 ■ 슬픈연극 6~30일 상명대 아트홀1관. 죽음을 준비하는 남편과 남편의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아내.20년을 함께 살아온 50대 부부의 애절한 이별이야기. 극단 차이무의 10주년 기념작이다. 민복기 작·연출, 김승욱 박지아 김중기 김지영 출연.(02)747-1010. ■ 목화밭의 고독속에서 11월6일까지 산울림소극장. 산울림 개관 20주년 기념작. 베르나르 마리 콜테스 작·임영웅 연출. 김철리 박용수 출연.(02)334-5915. ■ 세일즈맨의 죽음 14일까지 드라마센터 이 시대 모든 아버지의 삶을 위로하는 사실주의 연극. 아서 밀러 작·장진 연출, 전무송 전양자 박상원 출연.(02)756-0822. ■ 막판에 뜨는 사나이 1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소극장. 매스미디어의 영웅 만들기를 비튼 사회풍자극. 알렌 에이크번 작·박광정 연출, 이남희 최슬 출연.(02)399-1114. ■ 벚나무 동산 9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안톤 체호프의 소설을 한국적 정서로 각색한 사다리움직임연구소의 신체극. 백원길 권재원 출연.(02)744-0300. 뮤지컬 ■ 넌센스 잼보리 무기한 충무아트홀소극장. 네명의 수녀님과 한명의 신부님이 펼치는 기상천외한 코믹극. 기억상실에서 깨어난 앰네지아 수녀가 컨트리 가수에 도전한다.‘명성황후’ 이태원과 ‘출산드라’ 김현숙의 색다른 웃음연기가 주목거리. 현경석 연출, 전수경 우상민 서영주 출연.(02)766-8551. ■ 그녀만의 축복 7일∼11월6일 코엑스아트홀. 뮤지컬 배우 김선경의 1인7역 모노극. 김은미 작·이용균 연출.(02)545-7302. ■ 불의 검 23일까지 국립극장해오름극장. 만화가 김혜린의 동명 순정만화를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 이소정 임태경 출연.1588-7890. ■ 뮤직 인 마이 하트 23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 귀여운 노처녀 희곡작가의 꽃미남 애인 만들기 작전. 성재준 연출, 원미솔 작곡. 이민아 장재혁 출연.(02)745-8288. 미술 가격으로 따지면 160억원,120억원 등 ‘억억’소리나는 서양미술사의 거장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볼 수 있는 전시회다. 피카소, 마티스, 르느와르, 모네, 앤디 워홀 등 오는 11월 뉴욕 소더비 경매에 나갈 작가 23명의 작품 32점이 선보인다.(02)727-1540. ■ 팀노블& 수웹스터전 영국 작가들인 두 작가의 아시아 첫 개인전. 소비문화와 현 시대의 생활사, 특히 애정관계에 대한 관심을 솔직하고 과감하게 다루는 작업을 선보인다. 오는 7일∼11월6일 서울 국제갤러리(02)735-8449. ■ 이강소 개인전 한편의 시를 연상케 하는 이 화백의 최근작. 수평선, 지평선 같은 느낌의 한줄기 붓자국 위에 작은 집과 배가 선(禪)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동양화법, 서양화법의 절묘한 조화가 세련됐다. 오는 15일까지 인사동 노화랑.(02)739-3721. ■ 민화전 우리들 마음속에 담겨 있는 아름다운 세상을 민화작품을 통해 볼 수 있는 전시회. 오는 11일까지 서울 시선갤러리.(02)732-6621. ■ 니겔 홀 조각전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기하학적 조형물로 표현하는 영국인 조각가의 작품전. 오는 18일까지 청담동 박여숙화랑.(02)549-7575. 클래식 ■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나부코 공연 기원전 나라를 빼앗긴 이스라엘과 바빌로니아의 왕 나부코를 중심으로 이들 민족의 아픔과 자유를 그린 작품. 베르디의 출세작으로 이번에는 현대적 재해석을 한 것이 묘미.‘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언제 들어도 감동의 노래.5∼9일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 (02)586-5282. ■ 앙드레류 오케스트라공연 7,8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02)599-5743. ■ 박수길 정년 기념음악회 1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83-6295. 어린이 ■ 목각인형콘서트 23일까지 연우소극장. 은행나무로 깎은 목각인형과 함께 떠나는 시간여행.(02)744-5701. ■ 노누메기 12월31일까지 손가락놀이극장. 이솝우화로 배우는 어린이경제놀이 연극.(02)747-2777.
  • 러 사회풍자극 ‘검찰관’ 국내 공연

    러 사회풍자극 ‘검찰관’ 국내 공연

    250년 역사의 러시아 국립드라마극장인 알렉산드린스키극장의 대표작 ‘검찰관’이 10·11일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공연장,15·16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 극장의 예술감독이자 러시아에서 가장 바쁜 연출가로 꼽히는 발레리 포킨이 연출한 ‘검찰관’은 지난해 러시아 최고 권위의 ‘황금마스크’ 최우수 작품상과 최우수 디자이너상을 수상한 작품. 경기도문화의전당과 알렉산드린스키극장간 상호 교류협력으로 이뤄진 이번 공연은 발레리 포킨을 비롯해 2003년 ‘골든소피트’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주연배우 세르게이 파신 등 오리지널팀이 내한한다. 19세기 대문호 니콜라이 고골리의 ‘검찰관’은 시골 여관에서 검찰관으로 오인받은 무일푼 청년이 이를 기화로 지방 탐관오리를 맘껏 우롱하는 내용의 사회풍자극.1836년 황제가 참석한 가운데 알렉산드린스키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고골리는 추방됐다. 도스토예프스키, 고골리, 카프카 등의 작품에 집중해온 발레리 포킨은 서로 다른 6개의 ‘검찰관’ 텍스트를 조합한 새로운 구성과, 언어가 가지는 본래성을 강조한 독특한 무대언어로 자신만의 ‘검찰관’을 창조해냈다. 황금마스크 디자이너상을 받은 무대세트의 화려함도 볼거리.800㎏에 이르는 황금집을 포함해 총 5.4t의 무대장치와 의상, 소품이 공수된다. 이와 함께 발레리 포킨이 경기도립극단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고골리의 ‘결혼’도 22·23일 아르코예술극장(옛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과 26·27일 경기도문화의전당 소공연장에서 국내 초연된다. 귀족 출신의 젊은 관리가 결혼에 대한 두려움으로 결혼식 직전 창문 밖으로 도망간다는 줄거리의 해학극. 백색의 러시아 이미지를 살려 겨울옷을 입은 배우들이 하얀색 플라스틱판 위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기발한 설정이 돋보인다.‘검찰관’의 무대디자이너인 알렉산드르 보롭스키 브로드스키가 무대를 담당했다. 한편 경기도립극단은 내년 ‘알렉산드린스키극장 개관 250주년 기념 국제페스티벌’에 초청돼 교환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031)230-324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秋억속으로 ‘양반의 고장’ 안동

    秋억속으로 ‘양반의 고장’ 안동

    ‘양반의 고장’ 안동에서는 고즈넉한 가을을 느낄 수 있다. 쪽빛 하늘을 머리에 인 고택(古宅)과 선조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270여점의 시대별 다양한 문화재들이 때묻지 않은 자연과 어우러져 멋진 가을 풍경을 연출한다. 그렇다고 양반 문화의 엄숙함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풍자와 해학, 민중의 애환을 담은 ‘하회탈 놀이’ 등 서민생활 속에 잠재돼 있던 갖가지 전통놀이도 맛볼 수 있다.10월9일까지 이곳에서는 신명나는 ‘2005년 안동 국제 페스티벌’이 열린다. 안동은 전통과 민속체험, 자연 등 삼박자를 갖춘 가을 여행지다. 지난 1999년 이곳을 방문했던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일행은 ‘가장 한국적인 곳에서 한국 역사와 문화의 정수를 경험했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石洲) 이상룡(李相龍) 선생의 생가인 임청각(臨淸閣)이 고택 체험장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안동 글 사진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안동 내일부터 축제 한마당 안동은 태백산맥과 노령산맥이 시의 경계를 이루고 낙동강의 본류가 흐르고 있어 상쾌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 깎아지른 기암절벽과 맑은 계곡, 사시사철 색다른 표정을 전하는 울창한 자연림이 가을 나들이객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가을 경치를 만끽하고 싶다면 부용대를 권한다. 태백산맥 끝자락에 위치한 부용대에 올라서면 멋진 소나무 숲 사이로 하회마을의 가을 정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하회마을을 휘감아 도는 아름다운 낙동강과 마을을 감싼 화산의 풍광은 감탄을 자아낸다. ●고즈넉한 가을 느낌 이곳에서는 ‘화천’이라 불리는 낙동강이 마을 전체를 돌아 흐른다 하여 ‘하(河·물)회(回·돌다)’라 부른다. 마치 물에 떠 있는 연꽃과 같은 ‘연화부수형’지형이다. 높이 64m에 달하는 부용대는 연꽃을 의미하며, 마을 이름에서 유래됐다. 부용대는 화천서원에서 250m의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길 자체가 무척 아름답다. 부용대에서 내려와 오른쪽 길로 조금 내려가면 서애 유성룡 선생이 낙향해 기거했던 옥연정사가 있다. 이곳은 서애가징비록(국보 132호)을 저술했던 곳이며, 영화 ‘조선남녀상열지사’의 촬영장소로도 이용됐다. 인근에 있는 병산서원(사적 제260호)도 반드시 들러야 할 곳. 서애의 위패를 모신 곳으로 대원군이 서원 철폐령에서도 살아남은 전국 47개 서원 중 하나이자, 많은 사람들이 가장 아름다운 서원으로 꼽는 곳이다. 서원 정문을 들어서면 낙동강을 마주보며 서 있는 널찍한 누각 만루대가 버티고 서 있다. 사람들이 이곳에 올라 휴식을 취하며 낙동강과 화산의 정취에 흠뻑 빠지곤 한다. 하회마을에서 동북쪽으로 35번 국도를 따라 30분쯤 달리면 퇴계 이황 선생을 모신 도산서원(사적 제170호)이 나온다. 다시 35번 국도를 타고 시내로 내려오면 가는 길에 월영교에서 안동댐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월영교는 길이 387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목책교다. 월영교에는 점핑날개 곡사분수대를 설치해 다리 양옆으로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는다. 분수는 4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매일 낮 12시, 오후 1시,3시,5시,7시,9시에 20분간 물줄기를 뿜어낸다. ●하회탈 만들어 볼까 최근 문을 연 안동 공예문화전시관(www.acehall.co.kr·054-843-5531)에 가면 하회탈 만들기 등 각종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시내에서 안동댐 방향으로 가다보면 보이는 전시관으로 지난 8월 문을 열었다.1층에는 작품 전시관과 체험관이 있으며,2층에는 작가들의 공방과 작업실이 갖춰져 있다. 이곳에서는 7000∼1만원 정도를 내면 도자기공예, 한지공예, 금속공예, 염색공예, 목공예, 칼라믹스 등 각종 체험에 참가할 수 있다.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찰흙으로 하회탈을 쓴 토기 인형을 만드는 것. 찰흙을 빚어 사람 모형을 만든 뒤 각종 하회탈 모형틀에 찰흙을 넣고 탈 모형을 찍어 낸 뒤 붙이면 멋진 토기 인형을 만들 수 있다. 작품은 택배비를 지불하면 집으로 보내 준다. 하회동탈박물관(www.tal.or.kr·054-853-2938)에서는 탈만들기와 탈 탁본체험 등을 할 수 있으며, 안동한지공장(andonghanji.com·054-858-7007)에서는 한지제작, 연만들기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 임청각 ●느낌있는 고택, 임청각 안동시 법흥동에 위치한 임청각(보물 제182호)에는 특별함이 배어 있다. 여느 고택(古宅)들과는 사뭇 다른 감동이 느껴진다. 특히 이곳에 얽힌 사연들을 알고 나면 가슴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강한 울림에 쉽게 잠을 이룰 수 없다. 단아한 선비의 기품이 느껴지는 고택, 넓은 대청마루, 돌계단, 위폐 없는 사당뿐만 아니라 집앞으로 수시로 오가는 기차 소리에도 아픈 사연이 숨어 있다. 지촌종택(지례예술촌), 농암종택, 오천군자마을 등 수백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안동지역의 다른 고택을 제쳐두고 임청각을 찾으면 한옥뿐 아니라 역사까지 알게 된다. 임청각은 조선 중종 14년(1519년)에 형조좌랑이던 고성 이씨 이명이 지은 집으로 고성 이씨의 종택이지만 독립운동가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1858∼1932) 선생의 생가로 더 유명하다. 석주 선생과 그의 아들, 손자 3대에 걸쳐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충의의 종가’로 친족 9명이 서훈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일제로부터 수많은 수난을 겪어야만 했다. 석주 선생의 증손자인 이항증(66)씨는 “낙동강변 영남산 자락에 지어진 99칸짜리 집은 일제가 집의 맥을 끊으려 집을 관통하는 철로를 놓아 집이 잘려나갔고, 현재는 70여칸만 남아 있다.”면서 “그나마 다행인 것이 당시 일제가 아예 집을 없애려 했으나 동네 주민들의 반발로 철로를 놓는 선에서 그쳤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지금도 대문 밖을 나서면 바로 철로가 있어 수시로 기차가 다닌다. ●체험장으로 문 활짝 고성 이씨 종택이지만 조상들의 위폐가 하나도 없다.1911년 석주 선생이 만주로 독립운동을 떠나기 전에 ‘나라가 없어졌는데 종묘가 무슨 소용이냐.’며 위폐를 모두 땅에 묻어 버렸기 때문이다. 또 종가는 석주 선생이 독립 군자금 마련을 위해 세번이나 판 사연도 있다. 석주 선생이 집을 팔면 이씨 문중에서 구입하고, 다시 팔고, 구입하고를 세번이나 거듭했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온 이상진(40·경기 수원시)씨는 “헌법에 명시된 임시정부 법통을 따지면 사실상 이 집은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의 생가나 다름없는 곳으로 전통 가옥 체험 이상의 느낌을 받았다.”면서 “하룻밤을 잘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웠다.”고 말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이곳은 일본인 숙박객들이 많이 찾는다. 일부는 방명록에 ‘조상이 저지른 만행에 죄스러운 마음을 갖고 떠난다.’는 내용을 남겨 놓기도 했다. 수많은 수난을 겪었지만 고택에서는 단아한 선비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진다. 목조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영남 선비들의 체취가 가슴을 파고든다. 임청각이라는 당호는 퇴계 이황선생이 친필로 도연명의 ‘귀거래사´ 중 ‘동쪽언덕에 올라 휘파람을 불고, 맑은 시냇가에서 시를 짓기도 하노라’라는 글귀에서 따온 것이다. ‘광복회 안동지회’라 쓰인 대문을 열고 돌계단을 오르면 영남산의 산세 모양에 따라 지어진 군자정이 나타나는데 이곳은 안동선비들이 대청마루에서 문학과 강학을 했던 공간이다. 군자정 내부에는 퇴계 선생의 친필인 ‘임청각’이라는 편액과 이상룡 선생의 사진이 걸려 있다. 이상룡 선생의 태어난 방 앞마당에는 종가의 생명수인 석산수가 아나는 우물이 있다. 산의 지기가 모인 우물을 마시면 부귀영화를 누린다는 속설이 전해지는 신령스러운 곳이다. 퇴실에는 지난 3월 이곳에서 머문 도올 김용옥 선생의 글씨도 볼 수 있다. 수십년간 폐가로 방치돼 있다가 이항증씨가 인근에 건립 중인 독립운동기념관과 연계해 고택 체험장으로 일반에게 문을 열었다. 석주 선생의 후손인 이상동(45)씨가 관리를 맡고 있는데 10개의 방에서 숙박할 수 있다.3∼4인용 작은 방은 5만원, 중간방은 7만원,8∼10인용 방은 12만원이며,20명 이상 묵을 수 있는 군자정은 20만원이다. 전통가옥이어서 화장실이 방과 멀리 떨어져 있으나 그리 불편하지는 않다. 안동역에서 34번 국도를 따라 안동댐 쪽으로 1㎞ 정도 달리다 법흥 육거리를 지나 조금만 가면 나온다.(054-853-3455) ●가는길 안동 시내와 하회마을은 중앙고속도로 서안동IC에서 빠져나오면 이정표가 보인다.IC를 빠져나와 좌회전하면 하회마을, 부용대, 병산서원이 나타나며, 우회전하면 시내와 임청각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길이 막히지 않는다면 서울에서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버스는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3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열차는 청량리역에서 하루 8차례, 서울역에서 하루 1차례 떠난다. 시간은 4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안동역(054-856-7788)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안동관광정보센터(tour.andong.go.kr·054-856-3013)인 안동시 관광안내소(054-851-6397)로 문의하면 된다. ■ 안동 맛자랑 음식에도 양반문화의 전통이 배어 있다. 헛제삿밥과 안동식혜, 안동닭찜, 간고등어, 한동한우 등이 유명하다. 헛제삿밥은 도산서원 등 유명 서원의 많은 유생들이 쌀이 귀하던 시절 제사음식을 차려놓고 축과 제문을 지어 풍류를 즐기며 허투루 제사를 지낸 뒤 제사 음식을 먹는 데서 유래했다. 후식으로 안동 식혜를 즐겼는데 일반 식혜와 달리 식혜에 생강과 고춧가루를 넣어 발효시킨 특유의 먹을거리다. 안동댐 월영교 앞 ‘맛 50년 헛제사밥’(054-821-2944)에서는 6000원,1만원 두 종류를 판매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원조 안동찜닭을 맛볼 수 있다. 안동 구시장 내에 찜닭집이 즐비하다.1마리에 1만 8000원인데 4명이 먹기에 충분하다. 안동역 건너편 한우골목에서는 값싸고 질좋은 한우고기를 맛볼 수 있다. 안동의 한우는 소백산 자락에서 자라 육질이 부드럽다.250g에 1만 4000원. ■ 국제 탈춤축제 국내외 전통탈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2005년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www.maskdance.com)이 오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10일간 안동 탈춤공원과 하회마을에서 펼쳐진다. ‘할미의 억척’을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페스티벌에는 국내외 전통탈춤 및 안동문화재 현장 축제, 민속놀이마당 등 270여개 행사가 준비돼 있다. 올해 행사에는 러시아와 스리랑카, 타이, 타이완, 일본 등 15개국의 대표적인 공연단체가 참가해 수준높은 공연을 선보인다. 국내에서는 하회별신굿 탈놀이, 봉산탈춤, 양주별산대놀이 등 각 부문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10개 탈춤 공연단이 참가한다. 특히 하회마을과 만송정 솔숲, 부용대의 절경과 어우러져 펼쳐지는 한국전통불꽃놀이인 ‘선유줄불놀이’와 하회마을 만송정 무대에서 열리는 국내외 탈춤공연이 이번 행사의 백미로 꼽힌다. 관광객들이 자신이 만든 탈과 가면 등을 직접 쓰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마스크 댄스 경연대회’(총상금 2000만원)와 함께 놋다리 밟기 등 30여종의 민속행사를 체험할 수 있다.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추진위원회 (054)840-6398.
  • 자유부인에서 0호부인 시대로

    자유부인에서 0호부인 시대로

      아내는 아니다.「세컨드」는 더욱 아니다. 애인이라기에는 두 사람의 관계가 너무 깊고 첩(妾)이란 단어와는 너무 어울리지 않는 관계, 이름하여 0호부인. 2호나 1호보다 훨씬 상위대접을 받는 이 0호부인이 최근 국산영화의 총아로 등장하고 있다. 남녀평등이「프리·섹스」시대를 초래하고 그런 사회현상이 재빨리「스크린」에 담겨지는 때문일까? 아내도 아니고 첩도 아닌 위치에서 사랑의 권리를 주장하며 56년도의「히트」작「자유부인」은 서재 속의 꽁생원 같은 대학교수 남편에게 불만을 품고 바깥바람을 쐰다. 그녀가 뛰어든 세계는 10년간 밀려온「아메리카니즘」이 범람하는 허영의 세계. 남편과 가정이 생활의 전부였던 자유부인은 그 새로운 세계에서 이제까지 맛보지 못한 재미를 느끼고 모험을 즐긴다. 남편의 제자와「키스」도 하고 사기꾼형의 사업가와「랑데부」도 한다. 춤바람에 휩쓸린 자유부인은 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남편의 권능까지 침해, 교수에겐 양심의 상징 같은 학생의 성적표를 살짝 고쳐놓기도 한다. 그러나 자유부인이 피운 바람은 어디까지나 동인(動因)이 바깥에 있다. 자신의 의지에 의해 행동하는 게 아니고 세상 추세에 그대로 말려들 뿐이다. 자신의 위치를 자각할 때 쯤은 이미 비극 속에 떨어진 이 자유부인을 관객은 내심 동정하면서도 박수를 했다. 이 사회풍자극이 당시 성공한 이유다. 그로부터 13년이 지난 현재, 여성의 위치는 달라졌다. 여자의 바람기, 불륜의 남녀 관계는「스크린」속에서 상당히 합리화하고 있다. 지난해 37만의 관객동원으로 방화사에 기록된『미워도 다시 한번』(정소영 감독)에서 이를 보자. 문희는 처자 있는 남성 신영균을 사랑하고 아이까지 얻는다. 그러나 그는 과거 사회가 생산했던 첩은 아니다. 선량하고 사랑할 권리를 주장하는 하나의 여성이다. 남성의 생활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사랑할 권리를 누리려는 여인, 이 2호부인의 비극에 관객은 온통 눈물바다를 이룬 것이다. 현대관객은 이 2호 또는 0호부인을 사랑하고 동정하는 것일까? 0호부인의 본격적 등장으로 볼 수 있는『당신』(전병순 원작『또 하나의 고독』·이성구 감독)에서 그 위치를 보자. 주인공 수진은 지성, 교양, 미모를 갖춘 여성이다. 그는 끈질기게 구혼하는 남자를 외면하고 처자 있는 중년남성을 사랑한다. 실질적인 부부관계나 다름없는 생활을 5년간이나 계속하면서 결코 남자측의 도움을 안받는다. 이점에서 첩과는 다르다. 그들의 정사는 매주 토요일 여자의「아파트」에서 이뤄지고 피차 그들만의 비밀보전에 안간힘을 쓴다. 결혼해서 남자에게 예속되기보다 자유로운 사랑을 위하여 여자가 결혼해서 남자에게 예속된다는 종속관계를 완전히 무너뜨려 버리고 1대1의 자유로운 사랑을 누린다는, 이런 관계는 어쩌면 현대여성이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남녀관계일까? 원작자 전병순씨는「사르트르」와「보봐르」의 관계에 이를 설명한다.『결혼이란 것으로 사랑을 구속하는 관계는 비판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사르트르」「보봐르」의 관계를『가장 차원 높은 결합양식』이라고 말하는 전씨는『현재 존속하고 있는 결혼양식이 남녀결합의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단언한다. 영화에서는 오히려 0호부인이 관중들의 동정을 사기도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경제적으로 독신여성의 자립이 가능해진 시대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섹스」의 평등권 주장일까? 남성이 2호, 3호로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려는 사이 여성도 그대로 있지만은 않는다는 것. 이것은 사회문제로 증가하고 있는 여성의 탈선, 불륜한 성관계가 이를 증명한다. 그중에서 타산적이고 지적인 현대여성이 자기대로의 애정자세를 가지고 자각된 경지에서 처할 수 있는 위치가 말하자면「0호부인」(성대교수 강신항씨 말)인지도 모른다. 사실상 남녀 3각관계의 비극은 국산「멜로드라마」의 중요한 소재가 되어왔다. 그것도 한 남성을 둘러싼 두 여인의 관계가 공식적인 설정이다. 축첩제도가 가능하던 시대에 악녀로 등장하던 2호는 현대에 와서 반대로 동정의 주인공으로 바뀌었다.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못하는 사랑에 오히려 갈채를 보내는 관객심리 때문이다. (시나리오작가 이은성씨 말) 남자의 가정을 파탄시키는 일 없이「당신」이라 부르는 사이 그런데 2호보다, 1호보다도 한 차원 위인 0호부인의 위치는? 영화『당신』속의 주인공 수진의 독백에서 이를 들어보자. 『나는 그의 무엇일까, 부인? 아니다.「세컨드」? 천만에, 나는 결코 그에게 매여 있지 않다. 그에게 부담을 줄 때 우리의 관계는 끊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애인? 풋사랑이나 하는 설익은 그런 관계는 결코 아니야. 나는 오직 그의「당신」일 뿐이야 - 』 재미있는 것은 부부관계를『결혼이란 굴레에 얽매여 억지로 웃고 사는 생활』로 생각하는 주인공이 호칭은, 부부관계의 호칭인「당신」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호칭」으로나마 부부간의 친밀감을 유지하자는「콤플렉스」의 소산을 아닐지? 국문하자 강신항씨는 이에 대해『평상부부의「당신」칭호는 너무 평범하고 흔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당신」「여보」일 수 없는 사이에서는 이 호칭이 가장 친근한「뉘앙스」를 주게 마련』이란 것. 「스크린」이 사회의 한 단면을 그리는 것이라면 현대사회는 어쩌면 0호부인시대인지도 모를 일이다. 자녀, 아내를 가진 남성이 자신의 가정을 지키면서 또 다른 사랑을 즐기려는 욕구가 사라지지 않는 한 0호부인은 가장 이상(?)적인 이성이 될 것 같다. 이런 관계에서는 최소한「자유부인」의 비극은 없을 테니까. 작가 전병순씨는『또 하나의 고독』이 실존인물을「모델」로 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도『그 주인공이 실존인물이 아니냐?』는 질문을 수많은 남녀에게서 받았다는 것. 가정파탄을 일으키고 가정법원에 제기되는「자유부인」과는 달리 사회표면에 노출되지 않는 게 0호부인의 특징이다. 사회 이면엔 보다 많은 0호부인이 존재하고 있을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 선데이서울 69년 2/16 제2권 7호 통권 제21호 ]
  • 축제속에 깊어가는 가을

    축제속에 깊어가는 가을

    결실의 계절 가을을 맞아 다채로운 축제의 향연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연극, 무용, 음악 등 세계 각국에서 초청된 수준높은 공연예술의 정취에 흠뻑 빠져보는 건 어떨까. 입맛따라, 취향따라 골라보는 재미는 덤이다. ■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지금 세계 공연예술의 새로운 흐름이 궁금하다면 이 축제를 주목하라. 올해 다섯해째인 ‘서울국제공연예술제’가 23일부터 10월16일까지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서강대 메리홀, 국립극장, 충무아트홀 등지에서 열린다. 독일, 러시아, 벨기에 등 12개국 22개 작품을 초청한 이번 축제의 테마는 ‘개혁’. 소재나 주제, 혹은 표현 양식에서 기존 틀을 깨는 새로움을 추구한 작품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았다. 개막작 ‘맥도날드의 광대, 로널드 이야기’(스페인 라 카르니세리아극단)는 세계를 장악한 패스트푸드의 대명사 맥도널드를 통해 미국의 신제국주의와 인스턴트 음식에 중독된 현대인들을 날카롭게 풍자한다. 음식으로 난장판이 된 무대위를 반라의 배우들이 뛰어다니고, 욕설을 퍼풋는가 하면 노골적인 동성애 장면 등 거침없는 표현으로 관객을 도발시킨다. 9·11테러 이후 강화된 정부의 감시문화를 다룬 ‘K’(호주 NYID, 한국 돌곶이), 생명공학의 발달이 인류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올 것인지를 탐색하는 ‘2191 Nights’(캐나다 레 두 몽드), 브레이크댄스에 힙합과 발레를 결합한 ‘H2-2005:철학하는 브레이크 댄서들’(브라질 니테로이 거리의 그룹)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밖에 일본 현대연출의 기수로 불리는 노다 히데키의 ‘빨간 도깨비’, 파격의 안무가 안은미의 신작 등이 공연된다.1만 5000∼3만 5000원. (02)3673-2561∼4.www.spaf21.com ■ 서울세계무용축제 진정한 무용팬이라면 이맘때쯤 한참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시댄스).8회를 맞은 축제가 올해는 27일부터 새달 18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과 자유소극장,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시댄스의 특징은 특정한 장르와 주제에 한정되지 않고 예술성과 대중성을 아우른 국내외 무용작품을 폭넓게 소개한다는 점. 올해는 11개국 32개 단체가 참여해 전통춤은 물론이고 서구 무용의 최신 흐름까지 두루 선보인다. 개막 무대는 일본 파파 다라후마라의 ‘배를 보다’. 사과, 깃발, 책상, 마네킹 등 무대를 메운 오브제들을 동원해 탄생, 죽음, 환생의 메시지를 몽환적 음악에 버무려낼 공연이다.2002년 베니스 비엔날레 초청작. 핀란드 현대무용이 국내 처음 소개된다는 점도 주목 할만하다.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무용수 테로 사리넨이 카롤린 카를 송의 ‘방안의 남자’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동화적으로 해석한 ‘헌트-봄의 제전’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화제의 무대는 많다. 안무의 고정틀을 깨부수기로 유명한 미국 안무가 스티븐 페트로니오는 9·11테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비틀린 도시’와 ‘상처입은 남자’ 등 3편을 들고 찾아온다. 프랑스 현대무용가 다니엘 라리외, 영국의 웨인 맥그리거가 이끄는 랜덤댄스 등도 참여한다. 윤푸름, 이혜경, 지운선, 정동은 등 국내 젊은 무용가 8명이 함께 무대를 엮는 ‘젊은 무용가의 밤’에서는 한국춤의 현재를 만나볼 수 있다.2만∼5만원.(02)3216-1185.www.sidance.org 황수정 이순녀기자 sjh@seoul.co.kr ■ 과천한마당축제 가을빛을 두고 실내로 들어가기 아쉬운 이들에겐 23∼28일 경기도 과천 일대에서 열리는 ‘과천한마당축제’가 제격이다. 정부과천청사 잔디마당, 중앙공원, 과천시민회관 등 11곳의 야외 공연장에서 해외 작품 9편과 국내 작품 30편이 관객과 만난다. 이중 4편을 제외한 대다수 공연이 무료다. 해외작 가운데 포르투갈의 ‘천국의 정원’은 농가의 정원을 새장 형태의 대형 구조물로 표현한 무대를 중심으로 연극, 서커스, 무용, 인형 등을 이용해 삶의 애환을 표현한 수작. 사소하게 보이는 장면들을 통해 시골 농부의 일상을 따뜻하게 감싸안는다.10월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수변무대에서도 만날 수 있다. 프랑스 극단 일로토피의 ‘색깔있는 사람들’도 주목할 만하다. 빨강, 파랑, 노랑 등 원색으로 전신을 보디페인팅한 배우들이 거리를 활보하며 사람들 틈에 섞여든다. 예술과 일상의 경계가 무너지는 특별한 경험이다. 국내 공연으로는 공연배달서비스 간다의 음악극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코퍼럴씨어터 몸꼴의 ‘오르페우스’, 극단 76단의 ‘17시의 이야기’등이 참가한다. 가족 관객들을 위해 연날리기, 염색 등 문화체험행사와 먹을거리 장터, 나비 생태관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마련한다.(02)504-0748.www.gcfest.or.kr
  • [19일 TV 하이라이트]

    ●튀는 지식-팝콘(EBS 오후 8시5분) 우리가 하루에 접하는 광고는 평균 130개. 짧은 시간에 수많은 메시지를 전하는 ‘30초 예술’ 광고의 비밀을 파헤친다. 우리나라 광고 역사를 되짚어 보며 추억 속에 잠기기도 하고 재미난 해외광고의 기발한 아이디어도 맞혀 본다. 또 광고 속 신기한 특수효과 장면들을 스튜디오에서 직접 재현한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25분) 생명공학과 환경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요즘, 인간의 몸에 대한 관심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인체의 신비 한국 고별전’에서는 100년 역사의 해부학 연구 결실인 실제 인체의 모든 모습을 볼 수 있다.‘인체의 신비 한국고별전’을 통해 가깝고도 먼 미지의 세계였던 인체의 신비를 알아본다. ●2005 삼순이 선발대회(MBC 오후 6시50분) ‘2005 삼순이 선발대회’는 외모보다 끼와 실력으로 무장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 김삼순 성대모사가 장기인 사람과 이름이 김삼순인 사람, 김삼순과 닮은 사람, 김삼순과 비슷한 러브스토리를 가진 사람, 삼식이와 닮은 남자친구가 있는 사람 등이 참가해 ‘진정한 삼순이’ 선발 대결을 펼친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4시) 처음 만나면 해맑은 어린이지만 하루만 함께 보내보면 놀라운 ‘먹보왕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루 세 끼 식사와 간식을 즐기며, 자기가 먹는 음식에 누가 접근하면 음식을 바닥에 내던지는 등 난리가 난다. 식탐뿐만 아니라 물건에 대한 집착이 강한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나선다. ●미감 맛있는 도전(KBS1 오전 10시55분) 추석날,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퓨전 추석음식’을 개발하라! 한국에 살고 있는 소문난 외국인 요리사 4인에게 특별한 어명이 내려진다. 인도 이탈리아 이집트 일본 요리 달인들. 자기 분야에서는 달인이지만 추석음식은 낯설기만 하다. 이 중 누가 퓨전 요리왕인 ‘최고의 추석미감’에 등극할 것인가? ●코미디 7080(KBS2 오후 8시) 심형래 최양락 김학래 김미화 이봉원 등 중견 코미디 스타들이 주축을 이룬 가운데 개그 콘서트에 출연중인 젊은 개그맨인 김준호 김대희 유세윤 김병만 유미 김현숙 등이 호흡을 맞춰 연기한다. 오랜만에 볼 수 있는 슬랩스틱 코미디의 진수 동물의 왕국과 재치 넘치는 시사풍자 코미디 네로 25시 등이 선보인다.
  •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3] 카리수미 코믹 퀸~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3] 카리수미 코믹 퀸~

    “나 할머니 아니거든?” ‘일용엄니’ 김수미가 섹시한(?)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젊은 총각에게 화를 버럭 낸다.5일 첫 방송된 MBC 주간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 3에서다. 코믹한 그녀의 이미지가 어디 가겠냐만은 이번엔 더 웃긴다. 포복절도하는 애드리브가 생명인 시트콤에서 남자 한번 잘못 만나 정기를 빼앗기는 바람에 50대 중년의 쭈글쭈글한 외모로 변한 뱀파이어 ‘이사벨’역을 맡았기 때문. 그래도 여성적인 매력을 잃지 않기 위해 손톱을 길게 길렀다. 그녀와의 유쾌한 일문일답. ▶요즘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데. 영화 ‘마파도’에 이어 ‘가문의 위기’ 등에서 웃기는 캐릭터가 어필한 거 같다. 지금이 연기자 생활을 하면서 가장 전력투구를 할 만큼 여유롭다.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고 건강도 안좋았는데 신인이 된 기분으로 다시 시작했다. 여러가지 운도 좋았던 것 같다. ▶‘안녕, 프란체스카´ 출연 계기는. 마니아 코드라서 합류 제의를 받았을 때 많이 망설였다. 그러나 10∼30대 마니아 위주에서 50∼60대로 시청자층을 넓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내가 등장함으로써 기존 마니아들이 놀라지 않고 자연스럽게 입맛 당길 수 있게 서서히 바뀌도록 노력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본이 재미있다. 게다가 시트콤은, 다른 드라마와 달리 애드리브가 용납된다. 애드리브로 한바탕 뱃살 아프게 웃으면 촬영이 덜 피곤하다. 애드리브 때문에 NG도 많이 나지만 내 나이에 비해 즉흥적 순발력이 있는 것 같아 시트콤 연기에 잘 맞는다. ▶‘이사벨’이란 캐릭터와 역할은. 한마디로 ‘공주과’다. 늙어버린 외모와 달리 주인공 ‘프란체스카’(심혜진 분)와 동갑내기 친구다. 그러나 그녀의 미모를 시기질투하며 옛 미모를 되찾으려고 여러 젊은 남자들을 만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그래도 남자 앞에서 섹시하고 매력적이고 부드럽게 변한다. 여성의 본능과 아픔을 대변하는 캐릭터라고나 할까?여성이라면 100% 공감할 것이다. 이사벨을 통해 외모중시 사회도 풍자한다. 의상은 검은색 드레스 하나이지만, 악세사리·매니큐어 등으로 얼마든지 치장할 수 있어서 좋다. ▶앞으로의 계획은. 그동안 너무 코믹한 이미지로 굳혀져 이번 시트콤에서 6개월만 코믹으로 가고 이후 이미지를 일체 바꾸려 한다. 코믹 연기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실컷 놀아보려고 한다. 아쉬울 때 끝내는 것이 좋다. 내일모래면 내 나이 60인데, 코미디가 나쁜 건 아니지만 묵은 김치처럼 깊은 멋이 없다. 앞으로는 ‘비극’으로 가고 싶다. 깊이 있고, 비극적이고, 울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영혼까지 담글 정도로 가슴 깊이 울어야지…. 개인적으로는 ‘선플라워’의 소피아 로렌처럼 애절하게 기다리는 캐릭터를 맡아보고 싶다. 웃기는 연기는 이제 끝이라고 말했지만 반응은 ‘글쎄’. 아직도 그녀의 앞에 코믹한 역할을 주문하는 영화·드라마 대본이 가득 쌓여있기 때문일까?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안녕~스토리 안녕? 캐릭터‘안녕, 프란체스카’ 시즌 3은 기존 시즌들처럼 중간에 보면 이해하기 힘든 에피소드 중심이 아니라, 스토리 및 캐릭터 위주로 펼쳐진다는 것이 특징. 김현희 작가는 “마니아들뿐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풍자적인 소재로 결말이 있는 스토리를 써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스토리를 위해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한다.‘프란체스카’(심혜진 분)와 ‘소피아’(박슬기 분)가 ‘이사벨’(김수미 분) 등 새로운 뱀파이어 가족을 만나 기묘한 동거를 하는 것이 큰 줄거리다. 이들 뱀파이어를 지키기 위해 파견됐지만 천하의 겁쟁이인 ‘다니엘’역에는 가수 출신 강두가, 인간이 되고 싶은 간호사 뱀파이어 ‘다이아나’역에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현영이 캐스팅돼 애물단지 역할을 한다. 더욱 눈길을 끄는 주인공은 프란체스카를 제치고(?) 시즌 3의 핵심 키를 쥔 혼혈아 ‘인성’역의 아역배우 이인성이다. 범상치 않은 눈빛과 싸늘한 표정의 이단아로, 아무도 예상치 못한 엄청난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운명처럼 프란체스카를 만나 엄마와 아들같은 관계를 형성하지만 그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일대 파란이 일게 된다. 가족들에게 평화가 지속될 수도, 감당치 못할 위기가 닥쳐올 수도 있는 인성의 선택을 지켜보는 것도 재밋거리일 듯. 마니아라면 시즌 3에서 ‘안성댁’역의 박희진이 빠진 것이 섭섭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녀만큼 특이한 집주인 ‘도향’역에 가수 김도향이 등장,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인간 흡혈귀’로 불리는 그는 프란체스카를 짝사랑하며 변태(?)심리를 보여줘 남자 시청자들의 공감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희진 PD는 “시즌 1·2보다 덜 알려졌지만 친숙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섭외했다.”면서 “다양한 연령층의 캐릭터들을 최대한 살려 코믹과 풍자를 동시에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푸코의 진자’‘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등 국내에도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선보인 이탈리아의 세계적 기호학자이자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73). 그가 어린이들을 위해 쓴 이야기 세 편이 책으로 묶여 나왔다.‘지구인 화성인 우주인’(김운찬 옮김, 웅진주니어 펴냄)이라 제목 붙여진 책에서 지은이는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만큼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 이치들을 쉽고도 유쾌한 화법으로 귀띔해주고 있다. 첫번째 이야기 ‘폭탄과 장군’편에서는 전쟁의 위험성을 경고하는데, 직설과 은유가 행간행간에서 절묘하게 손을 잡았다. 영문도 모른 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원자폭탄 속에 갇힌 원자 아토미. 아토미와 친구 원자들은 슬프기만 하다. 폭탄이 터지면 많은 어린이들, 엄마, 고양이, 염소, 새, 나무도 모두모두 죽고말 것이기에. 궁리 끝에 원자들은 장군 몰래 폭탄에서 빠져나와 지하실에 숨어 있기로 한다.“당장 전쟁을 일으킵시다. 그래야 우리도 유명해질 수 있어요.” 아니나 다를까, 전쟁을 선언하는 장군과 부자들. 어떻게 될까. 숨죽일 독자들에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휴∼” 안도의 한숨을 쉬게 만든다. 아토미와 원자친구들이 미리 빠져나간 덕분에 폭탄은 세상의 평화를 깨지 못했던 것이다. 전쟁의 위험을 경고하는 작가의 목소리 톤은 할아버지의 옛이야기처럼 부드럽고 구수하다. 우화적 화법 덕분에 덩치 큰 메시지들을 부담없이 흡수하게 된다는 점도 책의 매력이다. ‘세계평화’의 커다란 이야기 주제는 2,3편에서도 일관되게 이어진다.2편은 표제작인 ‘지구인 화성인 우주인’. 인종·국가간 편견을 깨트리게 하는 이야기 소재가 꽃을 피워가는 과정이 무릎을 칠만큼 기발하다. 우주선을 타고 화성에 도착한 세 명의 우주인. 미국·러시아·중국 등 국적이 서로 다른 세 사람은 한동안 서로에 대한 편견으로 냉랭하게 지낸다. 그러다 팔이 여섯개 달린 화성인을 만나면서, 어느새 ‘다름’을 인정하고 우정을 발견하게 된다는 이야기 얼개에 교훈과 서사의 즐거움이 멋지게 균형을 잡았다. ‘편견’과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독자들을 다독인 작가는 ‘공존’을 향한 실천적 메시지를 덧붙여 귀띔한다.3편 ‘뉴 행성의 난쟁이들’은 ‘건강한 지구를 위해서는 쓰레기 하나라도 함부로 버려서는 안될 것!’이라는 훈계를 흥미진진한 서사로 변주했다. 황제의 특명을 받고 지구문명을 전해주려 새로운 행성(뉴행성)을 찾아간 신하. 뉴행성의 난쟁이들에게 문명을 전해주겠노라 으스대던 신하는, 문명에 발목잡힌 지구의 현실이 들통나는 바람에 오히려 난쟁이들의 위로를 받고 지구로 되돌아온다. 행간행간에서 넘쳐나는 은유와 풍자, 에코의 글 만큼이나 압축미가 돋보이는 해설그림들이 조화를 잘 이뤘다. 초등생 이상.1만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어린이 ■ 뽀롱뽀롱 뽀로로 11일까지 롯데월드예술극장. 호기심많은 꼬마 펭귄 뽀로로와 친구들의 신나는 모험기.(02)543-6706. ■ 달그락 콩콩, 덜그럭 쿵쾅 4일까지 우리극장. 그림자극, 인형극, 노래극, 마임극을 한편으로 본다.(02)745-0308. ■ 숲속놀이 창고 11일까지 코엑스1층 특별관. 도심속에서 물, 바람, 흙과 어울리는 자연조형놀이.(02)516-1501. ●클래식 ■ 가을밤 음악여행 2일,3일 오후 8시 양평 한화리조트 야외공연. 가족과 연인이 대자연속에서 펼쳐지는 웅장한 클래식을 맛볼 수 있는 자리. 금난새의 지휘로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바리톤 김동규씨가 출연한다. 강씨는 사라사테 ‘지고이네르바이젠’을 연주하고 김씨는 오페라 카르멘 ‘투우사의 노래’를 부른다.(02)716-3336. ■ 오페라 나비부인 1∼4일 대학로 설치극장 (02)741-3934. ■ 과천 시립청소년교향악단 정기연주회 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00-1400). ●미술 황주리전(13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아트사이드) 작가가 자식처럼 아끼는 불독 ‘베티’를 의인화한 자화상 시리즈가 선보인다. 립스틱을 바르고, 코냑을 들이켜는 불독이 귀엽기만 하다. 도시적 삶에 대한 풍자와 유머가 있는 그의 이번 작품들은 모두 흑백그림. 작가 특유의 ‘칸막이’식 그림에는 인간 풍속도가 그려져 보는 이로 하여금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02)725-1020. ■ 안윤모전 삶의 희망을 포기한 이들을 위한 ‘희망낚기’가 전시회의 주제. 파도를 헤치고 풍랑과 싸우면서도 희망을 낚기 위해 낚싯대를 드리운다는 작가 자신의 이야기가 회화 100여점과 설치물에 담겨 있다. 오는 5일부터 16일까지 선화랑(02)734-0458. ■ 박서보 김창열전 물방울 작가 김창열과 선긋기로 동양회화의 세계를 그린 박서보 화백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오는 14일까지 갤러리 두가헌(02)3210-2111. ■ 이누리전 유럽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젊은 작가의 첫 개인전. 캔버스 대신 알루미늄 플레이트를 이용, 독창적인 화면을 그려내고 있다.1일∼10월 1일까지 갤러리 피케이엠(02)734-9467. ●뮤지컬 아이다(무기한 LG아트센터)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파라오의 딸 암네리스, 그리고 이집트의 장군 라다메스의 운명적인 삼각사랑을 그린 디즈니 뮤지컬. 팝의 황제 엘튼 존의 감칠맛나는 음악이 인상적이다. 옥주현 문혜영 배해선 출연.1588-7890. ■ 뱃보이 무기한 신시뮤지컬극장. 박쥐소년의 인간세상 적응기를 그린 컬트뮤지컬. 샘 비브리토 연출, 김수용 슈 출연.1544-1555. ■ 밑바닥에서 무기한 예술극장 나무와물. 막심 고리키의 원작을 세미 뮤지컬로 각색. 왕용범 연출·박용전 작곡, 허성민 황지영 출연.(02)745-2124. ■ 풋루스 10월16일까지 연강홀. 반항과 억압, 사랑과 고통 등 분출하는 젊음의 열정을 춤과 노래로 풀어낸다. 서지영 이한 출연.(02)766-8551. ●연극 주머니속의 돌(10월30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등장인물은 17명, 배우는 단 2명. 이보다 더 효율적인 연극은 없다. 숨돌릴 틈 없이 펼쳐지는 100분간의 코믹극. 메리 존스 작·박혜선 연출, 박철민 최덕문 서현철 홍성춘 출연.(02)741-3391. ■ 선착장에서 18일까지 게릴라극장. 외딴 섬 울릉도에 모여든 이류인생들의 고달픈 삶. 박근형 연출, 엄효섭 이규회 출연.(02)763-1268. ■ 블랙 햄릿 16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59년 역사의 극단 신협이 새롭게 각색한 햄릿. 전세권 연출, 이명호 이혜진 출연.(02)2253-7537. ■ 셜리 발렌타인 11일까지 우림청담시어터. 중년여성의 자아찾기 여정을 그린 배우 손숙의 모노드라마.(02)569-0696. ■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25일까지 산울림소극장. 세상의 모든 엄마와 딸을 위한 연극. 임영웅 연출, 박정자 정세라 출연.(02)334-5915.
  • ‘한여름 밤의 꿈’ 유시어터 2일부터 봉평서

    메밀꽃이 흐드러진 강원도 평창군 봉평의 야외무대에서 셰익스피어의 정취에 흠뻑 취해보는 건 어떨까. ‘효석문화제’가 열리는 2일부터 11일까지 봉평 ‘달빛극장’에서 ‘한여름밤의 꿈’(연출 김관)이 공연된다.‘달빛극장’은 극단 유시어터의 유인촌 대표가 폐교를 개조해 만든 곳. 지난해 첫 작품으로 ‘리어’를 선보였다.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의 대표적인 희극으로 꿈과 현실, 요정과 사람, 낮과 밤, 사랑과 증오, 빛과 어둠 등 이분법적 상황에서 배우들의 엉터리 노래와 율동, 움직임 등으로 해학과 풍자를 표현한 작품이다. 현대인들이 느끼는 긴장과 사랑의 단면 등이 간결한 대사로 전달된다. 마을 부녀회의 메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야외 식당도 문을 연다.(02)3444-0652.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25번째 개인전 여는 황주리 화백

    못생긴 불독이 웃음을 안겨준다. 바이올린을 켜고, 립스틱을 바르고, 안경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코냑 한잔을 들이키고, 화분에 물을 주고…. 황주리(48) 화백이 자식처럼 아끼는 불독 ‘베티’. 4년전부터 동고동락한 베티의 일상적인 삶이 고스란히 화폭에 담겼다. 견공 베티의 일상이 시리즈로 그려지니 ‘개팔자 상팔자’라는 생각이 들게 마련. 황씨의 25번째 개인전 ‘세월’에 등장하는 주인공 불독은 다름 아닌 작가 자신을 의인화한 자화상. 도시적 삶에 대한 풍자, 시간의 흐름에 대한 고찰이라는 황씨의 일관된 주제가 베티의 일상적 삶을 통해 부드럽지만 날카롭게 배어 있다. 무더위가 싹 가시며 가을 냄새를 풍기는 아침 공기를 가르며 황씨의 동부이촌동 자택을 찾았다. 강아지조차 무서워하는 겁쟁이기에 혹 베티가 반기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베티는 외출중이어서 인터뷰는 순항했다. “1∼4살까지 나이 드는 베티를 지켜보면서 세월의 무상함, 고독, 존재감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번 불독 그림에는 종전 황씨의 작품에서 보이지 않던 ‘유머’라는 요소가 곁들어져 이채롭다. “불독의 표정이 얼마나 다양한지 몰라요. 자고 있는 모습만 봐도 너무 웃겨요.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저 표정, 유머는 지친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아닐까요?” 현란한 원색의 작가로 알려진 그는 이번에는 모노톤의 참한 흑백으로 화면을 단장했다. 평소 “꿈도 컬러로 꾼다.”는 ‘색깔 있는’ 작가가 이번에는 “내면의 솔직함과 진실함을 표현하고 싶어” 흑백 그림을 택했다. 흑과백 사이의 스펙트럼이 넓다. 이 두가지 색 사이에 존재하는 수없는 회색. 조금은 우울하지만 따뜻한 기분을 주는 회색, 무겁고 진중하고 사려깊은 회색, 도대체 속을 알수 없이 바라보면 마음이 칙칙해지는 회색.8가지나 되는 다양한 회색이 등장한다. “하루에도 몇번씩 베티의 몸에 붙은 진드기를 잡아준다.”는 그가 진드기 잡는 흉내를 내며 깔깔 웃는 모습을 보면 회색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색으로 치자면 밝은 노란색이나 진한 초록색 같은 사람. 안경너머 숨겨진 선하고 예쁜 눈.“하지 않으면 힘 빠질까봐”머리에 항상 왕관처럼 올리는 머리띠. 표현 그대로 소녀같은 모습이다. 그는 안경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한 데 이어 3년전부터 영월·제천 등지의 강가에서 주워온 돌멩이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연인이 어깨동무하거나 배를 타는 등 다양한 ‘인간풍속도’를 황주리식 ‘칸막이’그림으로 그려내고 있다. 앞으로의 작품은 어떤 색깔일까? “몇 년 전부터 디카를 들고 다니며 세상사 모습을 찍고 있어요. 안경과 돌처럼 사진을 오브제로 하는 작품이 나오지 않을 까 싶네요.” 새달 13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아트사이드(02)725-1020. 글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사진 김명국 daunso@seoul.co.kr
  • [책꽂이]

    ●랄랄라 하우스(김영하 지음, 마음산책 펴냄) 경쾌한 제목처럼 내용도, 형식도 톡톡 튀는 산문집. 작가가 운영하는 미니 홈피의 틀을 그대로 가져왔다. 소소한 일상사, 문학에 대한 생각, 독자들과의 소통흔적 등이 ‘프리토크’‘사진첩’‘방명록’으로 구분돼 실렸다. 작가의 말처럼 “친구집에 놀러가서 친구가 올 때까지 남의 방에서 뒹굴면서 이리 뒤적 저리 뒤적하기”좋은 책이다.9900원.●불륜과 남미(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민음사 펴냄)뜨거운 태양과 대자연의 풍광이 어우러진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면서 얻은 영감으로 빚은 일곱편의 단편소설집. 라틴아메리카 특유의 색채감과 분위기를 잘 살린 하라 마스미의 그림과 야마구치 마사히로의 사진이 눈을 즐겁게 한다.1만원.●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야사르 케말 지음, 오은경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살아있는 터키의 신화로 불리는 작가의 소설선. 납치혼과 명예살인에 희생되는 여인의 삶을 그린 표제작과 오스만제국과 쿠르드족의 갈등을 풍자한 ‘아으르 산의 신화’등 전통과 악습으로부터 고통받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8500원.●그후, 일테면 후일담(김영현 지음, 천년의시작 펴냄) 소설가 김영현이 ‘남해엽서’(1994),‘겨울바다’(1988)에 이어 내놓은 세번째 시집. 오십줄에 들어선 작가는 ‘외줄 자전거를 타는 소녀’처럼 아슬아슬하게 감내해온 삶의 긴장을 반추하고, 인생의 허망함을 성찰한다.6000원.●그 여자의 자서전(김인숙 지음, 창비 펴냄)‘감옥의 뜰’로 올해 이수문학상을 수상한 중견 작가의 신작 소설집. 어느 졸부의 자서전을 대필하게 된 여성작가가 주인공인 표제작을 비롯해 남편과 헤어지고 중국으로 건너온 ‘나’의 이야기인 ‘바다와 아이’, 실연의 상처로부터 기억과 정체성의 의미를 묻는 ‘밤의 고속도로’ 등 8편을 묶었다.9500원.
  • [씨줄날줄] 신 타향살이/박홍기 논설위원

    ‘타향살이 몇해던가 손꼽아 헤어보니 고향 떠난 십여년에 청춘만 늙어’로 시작되는 가요 ‘타향살이’.1935년 일제 강점기에 나라를 잃고 고향을 등져야 했던 이들의 애절한 마음을 달래주었던 이 노래는 기나긴 세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즐겨 불려지는 노래 가운데 하나이다. 먹고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난 이들이 많은 탓도 있겠지만 남북 분단이라는 시대적 아픔이 남아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타향살이는 그만큼 낯설기에 외롭고, 끊임없이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힘겹고 버겁게 느껴진다. 반면 고향은 따뜻하고 아늑한 데다 편안하기 그지 없다. 세상이 변해도 마음 속의 고향은 정겹기만 하다. 그래서 고향은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라고들 하는가 싶다. 최근 노년에 고향을 떠나는 이들이 있다. 황혼기에 접어든 부부 등이 안락한 생활을 찾아 정든 고향을 떠나, 또는 오랜 기간 살았던 터전을 떠나 실버타운으로 들어가고 있다. 노년에 고향을 떠나거나 거주지를 바꾸는 결정은 쉽지 않다. 하지만 노인복지시설이 주변에 없는 까닭에 떠날 수밖에 없다는 게 현실이다. 이런 세태를 풍자하듯 ‘신 타향살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우리는 지난 2000년 이미 고령화사회에 들어섰다. 총 인구 중 7%가 65세 이상인 노인들로 구성돼 있다. 또 머지않아 고령사회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노인복지 정책은 아직 미흡하기 짝이 없다. 실버타운 등 유료 노인복지시설마저 턱없이 부족하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노인들조차 유료 복지시설에 들어가기가 힘들다. 더구나 민간자본들은 이윤 추구를 위해 서울 등 대도시 인근 지역에 집중해 복지시설을 세우는 바람에 심각한 편중 현상을 낳고 있다. 수도권과 강원 지역마저도 노인 1000명 중 2명 정도의 수용 능력을 갖췄을 뿐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혹시 실버타운을 찾는 노인들의 ‘신 타향살이’를 배부른 소리로 치부할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고향을 그리고 생각하는 마음은 매한가지다. 짐승도 죽을 때 고향 쪽으로 머리를 둔다는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옛말이 있지 않은가.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生生인터뷰] 자신의 공연 제목 딴 책 ‘엔돌핀코드’ 펴낸 개그맨 김형곤

    [生生인터뷰] 자신의 공연 제목 딴 책 ‘엔돌핀코드’ 펴낸 개그맨 김형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 모르십니까? 얼굴 펴야 나라 살림도 펴집니다. 대통령 직속 유머특보 두고 회사에는 유머구역 설치하고 아이들한테 조기 유머교육으로 웃음을 강요합시다. 웃기만해도 문제의 80%가 해결된다는데 왜들 안웃습니까? 대한민국이 웃는 그날까지 특히 40대가 웃는 그날을 위해 ‘웃음 회사´도 차렸습니다. 제 활약은 이제부터입니다. “좀 웃으세요.‘벙그레’하고∼.” 깜짝 놀랐다. 인터뷰를 하려고 앉았는데 그의 첫마디가 이랬다. 시사·풍자 개그의 대부이자 ‘웃음 전도사’인 김형곤(46). 그가 7년째 대학로에서 공연해온 ‘스탠딩 코미디’의 최신작 ‘엔돌핀코드’를 최근 같은 제목의 책으로 펴냈다. 컴퓨터도 다룰 줄 모르는 그가 A4 용지에 볼펜으로 꾹꾹 눌러썼다. 내친 김에 같은 이름의 회사도 차렸다. 웃음이 넘치는 사회를 위해 탄생한 ㈜엔돌핀코드의 사장이 된것. 그와의 대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했다. 하지만 ‘뼈 있는’ 웃음이 이어졌다. 우리가 왜 웃어야 하는지, 특히 위기의 40∼50대에게 웃음이 왜 필요한지 등에 대한 결코 가볍지 않은 그의 성찰은, 대통령이나 의사가 해결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느끼게 했다. ●“한국인, 좀 웃자고요.” “주변 사람들 얼굴 좀 보세요. 다들 화난 거 같아요. 양쪽 입꼬리를 올리는,‘범국민 미소운동’이 필요합니다. 암울했던 식민지·군사정권때도 ‘미소운동’,‘스마일운동’이 있었잖아요.” 자살이 급증하고 돈만 따지는 불행한 사회를 바꾸려면 웃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관광한국’으로 가는 지름길도 웃음이라고 강조한다.“한국에 오면 모두 화난 거 같으니 관광수지가 적자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의 아이디어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대통령 직속 ‘유머특보’제 도입과,‘웃음의 날’·‘유머타임’ 제정, 회사내 ‘유머구역’ 만들기 등 생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난다.‘조크’로 회의를 시작하고, 서로 재미있는 유머를 말하느라 안달인 사회를 꿈꾸는 것. “사실 주변을 둘러보면 웃을 일이 많아요. 엔돌핀이 나오면 병이 반으로 줄어듭니다. 웃기만 해도 문제의 80%가 해결된다는데 왜 안 웃습니까?” ●“중년층이 웃어야 나라가 산다.” 어느덧 40대 중반이 된 그.10대,20대가 웃을 수 있는 개그 프로그램은 많지만 정작 40∼50대 중년층이 즐길 만한 코미디가 없다고 꼬집는다.“저녁때 TV프로들 좀 보세요.‘추적60분’이니,‘PD수첩’이니 우울하고 뒤숭숭한 내용뿐입니다.TV가 우리 엔돌핀을 죽이고 있어요. 웃다가 잠들면 푹 자고 좋은 꿈도 꾸고 얼마나 좋아요.10시 이후에는 정책적으로라도 웃는 프로를 내보내야 합니다.” 그는 “‘사오정’ 등으로 불안한 중년층이 즐길 수 있는 코미디는 시사·풍자가 있어야 하지만 우리나라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풍자가 없는 개그는 단명할 수밖에 없는데 정치인이나 검찰, 의사 등 권력집단을 조금이라도 풍자하려고 하면 난리가 나니까 좋은 개그가 나올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런 이유로 TV 출연을 접고 스탠딩 코미디에 도전한 것일까? 부모가 웃으면 자녀들도 웃는 법. 아이들에게 조기 유머교육을 시키자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내놓는다.“가정에 유머가 넘치면 절대 청소년 범죄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식탁에서 아이들과 유머를 주고받아 보세요. 소화도 잘 되고, 아이들 표현력도 좋아질 겁니다.” ●“엔돌핀 제조업에 매진” 지난 1998년 국내 최초의 스탠딩 코미디 ‘여부가 있겠습니까?’를 시작으로 대학로를 누비며 ‘문화혁명가’를 자청한 그의 활약은 지금부터다. 오는 12월 ‘엔돌핀코드’ 앙코르공연을 비롯, 불후의 연극 ‘병사와 수녀’를 뮤지컬로 만들어 공연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그가 꿈꾸는 사업은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난다. 스탠딩 코미디의 계보를 이으면서, 우리 개그로 한류(韓流)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을 짜냈다. 개그에 재능이 있는 교포 2세들을 직접 발굴해 ‘글로벌 개그맨’으로 육성하는 것.“조만간 미국 LA·뉴욕 등을 돌며 교포들을 대상으로 개그 콘테스트를 열 예정입니다. 스탠딩 코미디는 아이디어와 마이크만 있으면 어느 나라에서도 할 수 있거든요.” 그는 자신이 펼칠 사업을 ‘행복사업’이라고 했다.“그동안 최고 인기를 누린 적도, 심각한 슬럼프에 빠진 적도 있었습니다.40대라고 주눅들지 말고 뭔가 이룰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사람도 ‘제조일자’보다 ‘유통기간’이 중요합니다. 제가 살도 30㎏이나 빼고, 새로운 코미디 개발을 위해 땀흘리는 이유입니다.” 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논술이 술술] 열하일기/박지원

    ‘열하일기’는 조선 정조 때의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의 중국 견문기이다. 박지원은 실학이 융성했던 18세기에 이용후생(利用厚生)을 강조하며 청나라와 서양의 문물을 배워야 한다는 북학파의 중심 인물이었고, 종래의 문체를 벗어난 새로운 글들로 당대인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문필가이기도 하다. 박지원은 두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할아버지 슬하에서 자랐으며, 열여섯에 결혼할 때까지 특별히 학문을 배우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할아버지는 아버지를 일찍 잃은 손자가 공부 때문에 건강을 해칠까봐 그저 열심히 놀고 건강하기만을 바랐던 것이다. 결혼 이후 그는 당시 홍문관 교리였던 처삼촌 이양천에게 학문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학문의 성취가 매우 빠르고 문장 실력이 높아서 집안의 큰 기대를 받았지만,“선비들이 모두 과거에만 미쳐 있으니 어찌 나랏일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비판하며 과거에 응시하지 않았다. 대신 “제 한 몸과 명예를 위하여 과거를 보는 것은 학문의 목표일 수 없고, 학문이란 나 한 사람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백성을 위해 쓰여야 하는 것”이라며 서른 살 무렵부터 홍대용, 박제가 등과 어울리며 서양의 신학문을 접했다. 박지원은 정조가 즉위한 1777년에 홍국영에 의해 벽파로 몰려 신변의 위협을 느끼자, 황해도 금천의 연암협으로 거처를 옮겨 독서에만 전념하였다. 그러다 1780년 친족형인 박명원이 청나라 건륭제의 칠순 잔치에 사신으로 가는 길에 동행했는데, 이 노정에서 랴오둥(遼東)·러허(熱河)·베이징(北京) 등지를 지나면서 그 곳의 문인들과 나누었던 대화와 듣고 본 문물과 제도, 생활 양식 등을 자세히 기술하여 책으로 엮은 것이 ‘열하일기’이다. 열하(熱河)는 청나라 황제가 별궁이 있던 중국의 지명인데, 사신 일행이 베이징에서 다시 열하로 간 데서 책의 이름이 비롯된 것이다. ‘열하일기’는 모두 26권 10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가 1780년 6월 24일 압록강 국경을 건너는 일에서 시작해서 랴오둥, 성경·산해관을 거쳐 베이징에 도착하고, 열하로 가서,8월 20일 다시 베이징에 돌아오기까지 약 2개월 동안 겪은 일들이 날짜 순서에 따라 항목별로 기록돼 있다. 이 책은 당초부터 명확한 정본(正本)이나 판본(版本)이 없이 전사본(轉寫本)으로 널리 퍼졌기 때문에, 이본(異本)에 따라 그 편제의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하지만 중국의 역사, 지리, 풍속, 기술, 의학, 인물, 정치 등 수록되지 않은 분야가 없을 만큼 광범위하고 상세히 기술되었을 뿐 아니라, 경치나 풍물 등을 단순히 묘사하지 않고, 이용후생에 도움이 되는 실제적인 생활과 기술을 자세히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기행 문학의 정수로 꼽힌다. 게다가 견문기라는 큰 틀을 지키면서도 그 안에 일기와 소설, 수필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널리 알려진 한문 소설 ‘호질’과 ‘허생전’도 ‘열하일기’ 속에 포함돼 있다.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견문기라는 형식 안에서도 대화 중심의 극적 구성, 해학적 표현 구사, 섬세한 인간 심리 묘사 등을 통해 우리 산문 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작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자신이 보고 들은 것들에 대한 느낌을 개인적 감동의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선 사회의 현실에 대한 비판과 개혁 의지로 연결시킴으로써 실학이 지향하는 방향과 목표를 잘 드러내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청나라의 생활 풍속과 제도 등을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백성들의 살림을 살찌우고 실생활에 도움을 주는 학문을 일으키는 방법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서술하고 있다. 또한 당시에 유행하던 소중화 의식이나 북벌론 등의 허구성을 꼬집으면서 청나라에서 배워야 할 것은 배워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열하일기’는 고전 산문 문학의 백미일 뿐 아니라, 박지원의 개혁적 사상의 핵심을 드러내고 있는 중요한 사상적 고전으로서의 의의를 동시에 지닌다. 유니드림 대학입시연구소(www.unidream.co.kr) ■ 독서 지도시 참고사항 -대상 학년:중2∼고3 -관련 교과:고등 사회, 국사, 윤리와 사상, 전통 윤리 -함께 읽어볼 고전 및 원전:박지원 산문집(박지원), 목민심서(정약용), 정약용 산문집(〃), 한국철학에세이(김교빈), 이야기 한국 철학 1∼3(한국철학사상연구회), 한국의 사상(정용선) -기출논제:서울대 2005학년도 정시 논술 ■ 생각해보기 -실학 사상의 의의와 한계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혀 보시오. -북벌론과 북학론의 의의와 한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혀 보시오. -문학적 ‘풍자’의 의의와 한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혀 보시오.
  • [박은영의 DVD 레서피] 게걸스런 풍자 ‘色다른 맛’

    [박은영의 DVD 레서피] 게걸스런 풍자 ‘色다른 맛’

    피터 그리너웨이의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정부’는 음식문화를 통해 권력과 탐욕, 자본주의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보여준다. 거대한 스테이크와 바비큐, 트뤼플, 푸아그라 등 요란한 요리들이 가득 차려진 식탁에서 “더 맛있는 걸 줘.”라고 외치면서 게걸스러운 식탐을 자랑하는 도둑의 모습은 혐오스럽다.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폭력과 살인, 강간을 일삼던 그는 급기야 아내의 정부를 잔혹하게 살해하는데, 기막힌 반전은 이때부터다. 아내는 사랑하는 남자의 시체를 통째로 오븐에 구워 남편의 만찬에 내놓는다. 그리고 ‘친절한 금자씨’처럼 냉랭하게 “맛있게 드세요.” 한다. 복수와 살육의 카니발이라는 점에선 ‘혈의 누’도 그 못지않게 충격적이다. 피를 쏟아 붓는 난도질과 사지절단, 산 닭의 목을 쳐내는 시퀀스는 기존 한국영화의 어떤 공포보다 잔혹한 영상을 연출한다. 그러나 그보다도 천주학도로 몰려 억울한 죽음을 당한 강 객주 일가에 대한 피비린내 나는 복수 이면에 자리한 샤머니즘과 집단주의가 더 소름끼친다. ‘연애의 목적’은 이상한 지점에서 균형을 잡는다. 강혜정도 강 객주 일가처럼 억울한 음모에 휘말려 대학을 그만두는데, 설상가상으로 전공을 바꿔 나간 교생 실습에서는 파렴치한 남교사를 만난다. 성에 대한 노골적인 대사와 폭력과 애정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웬만한 스릴러 못지않다. 강간과 희롱을 일삼는 남교사에 대한 응징과 애정이 공존하는 이상한 풍경이다. ●혈의 누 ‘요리사, 도둑’의 아내가 남편에게서 먹는 즐거움을 빼앗은 것처럼, 사랑하는 여자를 잃은 남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잔혹한 복수를 실행한다. 살인사건의 배후를 쫓는 수사과정은 꽤 과학적인데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철저한 역사적 고증과 각계 전문가들의 친절한 해설을 이 DVD에서 만날 수 있다. 미술과 음악에 중점을 둔 2가지 버전의 코멘터리와 제작과정 전반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획력 있는 부가영상들이 풍성하다. 2.35:1의 와이드 화면으로 촬영된 영상은 명료하고 투명해서 한국영화로는 최고 수준의 화질이며,DTS를 지원하는 파워사운드 역시 긴장감을 증폭시키는데 톡톡히 제 몫을 한다. ●연애의 목적 2시간의 러닝타임에도 싣지 못한 이야기가 삭제 장면에 수록되었다. 편집 중간에 삭제된 화면이 아니라, 최종 순간까지 고민하다가 시간 때문에 잘려진 장면들이 대부분이라 완성도가 높고 영화 전체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영화와 연애에 관해 할 말이 많을 것 같은 감독의 코멘터리가 없는 것이 의외다. 대신 삭제장면에 한해 감독과 박해일의 음성해설을 들을 수 있다. 이병우의 부드럽고 세련된 현악 앙상블 연주와 특유의 감미로운 클래식 기타 연주 부록은 좀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DVD칼럼니스트·mlue@naver.com
  • 숲과 달 벗삼아 듣는 판소리

    서울시는 토요일인 20일과 27일 오후 7시 뚝섬 서울숲에서 ‘한여름 밤 국악공연’을 연다고 17일 밝혔다. 20일에는 서울시 국악관현악단이 가야금, 거문고, 해금 등 악기로 ‘프론티어’‘축제’`신뱃놀이´ 등 국악곡들을 연주하며, 국립국악원 사물놀이패가 신명나는 축원노래인 비나리를 부르며 판굿을 펼친다. 또 아쟁의 명인 백인영이 `시나위´를 연주하고, 마당놀이 인간문화재 김종엽과 김영화 등이 출연해 풍자 해학극인 창작 마당놀이 `살곶이벌 꼭지단´을 공연한다. 27일에는 국립국악원 사물놀이패가 관객들과 어울려 길놀이, 대동놀이를 벌이며, 경기명창 이선영이 `노랫가락´ `청춘가´를, 판소리 명창 김수연이 `진국명산´ `사랑가´를 각각 부른다.
  • [책꽂이]

    |실용 경제| ●행복한 순간을 살아라(줄리 클라크 로빈슨 지음, 전소영 옮김, 무한 펴냄) 행복을 찾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 인생의 굴곡에 우리의 감정을 수동적으로 맡기지 말고 스스로 자신의 기분을 결정하도록 안내해준다. 바쁘다는 핑계로 행복의 작은 순간을 놓쳐버린 사람들에게 필요한 내용.9000원. ●서비스 철학(구보야마 데쓰오 지음, 황소연 옮김, 넥서스 BIZ펴냄) 일류 호텔리어가 들려주는 서비스 철학서. 고객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마음이 진정한 서비스 정신임을 강조. 호텔 일반 직원에서 최고 경영자로 성공한 저자의 경험이 바탕이 됐다.1만 1000원. ●하룻밤에 읽는 경제학(마르크 몽투세·도미니크 샹블레 지음, 강주헌 옮김, 랜덤하우스 중앙 펴냄) 산업혁명에서 최근 유럽통합까지 실물경제를 예로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한 경제학 입문서. 저금리, 화폐수량설, 디스인플레이션, 통화긴축정책, 재할인율 등 100가지 기본 개념으로 어려운 경제학을 하룻밤에 마스터.1만 2000원. |유아·아동| ●풀싸움(이춘희 글, 김호민 그림, 언어세상 펴냄) 잃어버린 우리의 자투리 문화를 소재로 한 베스트셀러 ‘국시꼬랭이 동네’ 11번째 시리즈.‘풀싸움’은, 산과 들에서 여럿이 편을 갈라 어느 쪽이 더 다양한 풀을 뜯었는지 내기를 하던 지난날의 아이들 놀이. 놀이 자체도 재미있지만, 어린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산야초에 대한 흥미도 갖게 될 듯.4세 이상.8500원. ●배낭을 멘 노인(박현경 김운기 글·그림, 문공사 펴냄) 세계 40여개 애니메이션 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출품됐던 화제의 애니메이션이 그림책으로 옮겨졌다. 평생 등에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다닌 노인 이야기. 죽음에 이르러서야 벗을 수 있었던 그 배낭이 다름아닌 ‘인생의 굴레’였음을 웅변하는, 향기 그윽한 그림책.7세 이상.1만원. |초등·청소년| ●새롭게 이해하는 한권의 미술사(베로니크 앙투안 앙데르생 지음, 최애리 옮김, 마티 펴냄) 연대기 순으로 서술된 천편일률적 미술서의 딱딱함을 탈피한 미술교양서. 예컨대 ‘초상화’ 장르에 대한 설명에 있어서도 보다 구체적인 접근법, 즉 루이 14세의 초상화와 나폴레옹 1세의 초상화를 나란히 놓고 둘의 유사점을 찾아보게 하는 방식을 제시한다.‘새롭게 이해하는 한권의 음악사’가 함께 나왔다. 중학생 이상.1만 5800원. ●로빈 후드(E. 찰스 비비언 원작, 쿠퍼 이든스 그림, 김석희 옮김, 베틀북 펴냄) 12세기 영국 전설에서 비롯된 고전이 초등생 눈높이에 맞게끔 그림과 함께 재구성됐다.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독특한 캐릭터, 절묘한 풍자기법 등이 어우러진 유쾌한 모험담. 초등 고학년.2만원.
  • 김수미·강두 “우리도 흡혈귀”

    ‘일용 엄니’ 김수미가 흡혈귀로 변신한다?! 새달 5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MBC 주간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 세 번째 시즌(연출 조희진, 극본 김현희)의 출연진이 확정됐다. 기존 출연진 가운데 타이틀롤 `프란체스카´역의 심혜진과 왕고모 소피아역의 박슬기가 남아 새로운 여정이 펼쳐진다. 여기에 김수미 강두 현영 이인성 김도향이 새로 합류한다.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 또 올해에는 영화 ‘마파도’로 인기를 끌었던 중견 연기자 김수미는 수백년 전 정기를 뺏겨 50대 외모를 갖게 된 프란체스카의 동갑내기 친구 ‘이사벨’을 맡았다. 혼성듀오 ‘더 자두’의 강두는 매사에 진지하지만 반항적인 뱀파이어 ‘다니엘’로, 현영은 인간이 되고 싶은 섹시 흡혈귀 ‘다이아나’로 나온다. 영화 ‘파송송계란탁’의 아역 연기자 이인성은 인간과 흡혈귀의 혼혈아 ‘인성’으로 등장한다. 음악가 김도향이 뱀파이어 가족이 사는 집의 주인이자 구두쇠 변태 영감 ‘도향’으로 깜짝 출연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제작진은 “풍자를 강화하는 등 마니아 코드는 유지하며 좀 더 폭넓은 시청자 층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올 1월부터 안방에 상륙한 ‘안녕,…’는 우연히 한국에 오게 된 흡혈귀 가족이라는 톡특한 소재와 신랄한 풍자로 마니아층을 형성한 작품이다. 최근 프란체스카와 결혼한 두일이 숨지는 슬픈 엔딩으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며 시즌 2를 종료했다. 국내 최초로 시즌제 시트콤을 내세우며 연출자, 작가, 연기자 등 새로운 멤버를 영입해 새롭게 출발하는 ‘안녕,…’가 앞선 시즌을 능가하는 인기를 모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서기원 前서울신문사장 별세

    서기원 前서울신문사장 별세

    소설가이자 전 서울신문 사장을 지낸 서기원(75)씨가 30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숙환으로 타계했다. 1930년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복중학교를 거쳐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으나 한국전쟁으로 졸업은 하지 못했다.1956년 동화통신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디딘 이후 서울신문 주일특파원, 중앙일보 논설위원 등으로 활동했다.73년부터 공직에 몸을 담아 경제기획원 대변인,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 청와대 공보수석 비서관 등을 맡았다. 이어 서울신문 사장을 비롯,KBS 사장, 한국문화예술진흥원장, 한국신문협회장,‘문학의 해’조직위원장,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장 등 다양한 직책을 거치며 언론계와 문화계를 이끌어왔다. 소설가로서도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56년 ‘현대문학’에 단편 ‘암사지도’를 발표, 이듬해 소설가 황순원씨의 추천으로 문단에 정식으로 데뷔했다. 데뷔작과 함께 ‘오늘과 내일’(60년) ‘잉태기’(60년) ‘이 성숙한 밤의 포옹’(61년) 등을 발표할 때까지는 전쟁의 이면에 숨어 있는 젊은이들의 방황과 가치관의 혼란, 세태와 풍속 등을 주로 그렸다. 1960년대 중반 이후 근대 역사와 인물을 소재로 정치ㆍ사회의 변화상과 사회적 비리 등을 강하게 풍자하는 작품들을 발표했다. 이 시기의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혁명’(64년) ‘조선백자 마리아상’(71년), 단편 연작 ‘마록열전’(71년) ‘왕조의 제단’(82년),‘광화문’(94년) ‘징비록’(96년) 등이 있다.91년 KBS 사장으로 재직시 평소 즐기는 취미인 낚시 이야기를 수필집으로 엮어 ‘물따라 고기따라’를 펴내기도 했다. 현대문학상(60년), 동인문학상(61년), 한국문학상(75년), 은관문화훈장(96년), 대한민국예술원상(2004년) 등을 받는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현직에서 은퇴한 이후에도 언론계와 문단의 후배들이 줄줄이 고인을 방문, 술자리를 나눌 정도로 포용력과 인간미를 갖춘 이 시대의 지성인이었다. 유족으로는 성기원 여사와 3남1녀.3남 동철(현 사업기획부장)씨가 서울신문에서 기자생활을 하며 고인의 뒤를 잇고 있다. 장남 동준씨는 미국 연방기상청 책임연구원으로, 차남 동한씨는 도시공영 이사로, 사위 조일영씨는 교원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02)2072-2016. 발인 2일 오전 7시. 장지는 충북 옥천 선영.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소설가 이호철의 추모사 서기원 형. 서기원 인(仁)형. 지금 이 시각 저는 지난 50년간 수백 번, 아니 수천 번 노상 스스럼없이 익숙하게 불러왔던 이 호칭을 이승에서 마지막으로 진정 억장이 무너지는 아픔 섞어 당신을 향해 부릅니다. 어찌 하루 사이에 별안간 형과 나 사이가 이승과 저승 사이로 이렇게도 멀어질 수가 있단 말입니까. 이제 이 시각을 끝으로 그렇게 늘 익숙했던 그 호칭,‘기원 형, 기원 형’ 호칭을 이제부터 그 어디에서도 이전처럼 쓸 수가 없다는 이 크나큰 상실감을 대체 무엇으로 채울 수가 있단 말입니까. 몇년 전 황순원 선생과 신동문 형 등 50,60년대 그 어렵던 명동시대를 살았던 선배 동료들이 줄줄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만 이제 서기원 형, 당신이 우리 곁을 떠나고 보니 저 같은 사람으로서는 제 몸뚱이의 어느 반쯤이 뎅겅 잘려나가는 듯 갑자기 싱숭해지지 않을 수 없고 새삼 우리 주위를 휘둘러보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것은 1957년 폐허 속 명동의 돌체 다방이었지요. 시인 박시진의 소개로 형과 첫 대면했을 때, 첫 악수를 나눴을 때 형의 그 따뜻하고 기품 있었던 손아귀의 감각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렇게도 선연하게 떠오르고 약여(躍如)하게 느껴집니다. 그때 형은 26세로 동화통신사에 몸담고 있었으며 저는 24세였습니다. 그 뒤로 거의 매일 저녁 술타령이었지요.4·19,5·16 같은 시대의 소용돌이를 겪으면서도 우리 사이는 별 상흔 없이 이어졌습니다. 형은 언론계에 몸담으며 서울신문 주일특파원으로 혹은 서울신문 사장으로,KBS사장으로, 관계에까지 뻗으며 활동무대가 넓어져 갔고, 저도 저대로 소위 재야에 몸담고 있으면서 경찰서 유치장으로 혹은 구치소를 드나들기도 하였습니다. 웬일이었을까요? 우리는 그 전처럼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50년대에 처음 만났던 그 피차의 인연만은 깊이, 끈질기게 이어올 수가 있었지요. 우리 사이는 본원적으로 전혀 상처를 입지 않았죠. 우리 사이에는 바로 문학이 있었던 것입니다. 서기원 형. 서기원 형. 바야흐로 형을 영겁의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면서 나는 지금 이 순간 저 1957년 명동의 널찍했던 그 지하다방에서 처음 형을 만났을 때의 그 드물게 예쁘고 균형잡혀 있던, 무척 품위있게 생겼던 그 당신의 손, 열 손가락과 그 손톱 끝까지 새삼 절절하게 떠올리고 있습니다. 아픔으로, 그리움으로 떠올리고 있습니다. 부디 좋은 세상으로 가시길 손모아 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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