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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살 성년 두 극단 화려한 봄나들이

    20살 성년 두 극단 화려한 봄나들이

    극단 미추(대표 손진책)와 극단 아리랑(대표 방은미)은 우리 전통연희 양식의 미덕을 누구보다 잘 지켜내고 있는 단체다. 마당놀이(미추)와 마당극(아리랑)이라는 전통 민족극 형식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현대극, 뮤지컬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유연함이 돋보인다. 어느 작품이든 사회현실의 문제에 깊은 시선을 두는 점 역시 닮았다. 1986년, 같은 해 태어나 올해 스무살 성년이 된 두 극단이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잇따라 기념공연을 올린다. 미추는 17일부터 26일까지 창작 초연작 ‘주공행장’을, 아리랑은 4월1일부터 16일까지 시대극 ‘격정만리’를 공연한다. ●금주령에 얽힌 풍자와 해학극 극단 미추는 연출가 손진책이 연극 동지이자 인생 반려자인 김성녀와 배우 윤문식, 김종엽, 정태화 등 30여명과 함께 만든 단체다.‘추(醜)를 떠난 미(美)가 없고, 미를 떠난 추가 없다.’는 창단 선언처럼 극단 미추는 지금까지 추한 현실에서 희망을 찾고, 외적인 아름다움의 이면에 감춰진 어둠을 드러내는 무대 작업을 끊임없이 해왔다. 해마다 고전을 재해석해 무대에 올리는 마당놀이 풍자극을 비롯해 뮤지컬 ‘정글이야기’‘최승희’, 현대극 ‘허삼관 매혈기’‘벽속의 요정’ 등 숱한 화제작을 남겼다. 20주년 기념작 ‘주공행장(酒公行狀)’(배삼식 작·손진책 연출)은 조선 영조시대 금주령을 둘러싼 갈등과 해학을 담은 코미디극이다. 여러 번안극에서 원작을 뛰어넘는 탁월한 글솜씨를 뽐내온 극작가 배삼식이 ‘오랑캐여자 옹녀’이후 두번째로 내놓은 창작 희곡으로, 공연 전부터 대학로는 물론 충무로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무수리 소생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고민하던 왕은 궁중 연회장에서 술에 취한 신하들이 생모 영전에 올리는 제주(祭酒)를 거론하며 불만을 쏟아내자 금주령을 내린다. 주인공 주호는 애주가인 아버지가 금주령의 폐단을 상소하다 매를 맞고 죽자 왕에게 술을 권하기 위해 자신의 일생을 건 도전을 감행한다. 연극은 왕의 권위에 맞서 기행을 벌인 한 소년의 행적과 그에 대한 기록을 옛 가전체 소설을 빌려 코믹하게 풀어놓는다. 윤문식, 이기봉, 이미숙이 연령대별 주호로 분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극의 묘미를 살린다.1만 5000∼3만원.(02)747-5161. ●격정의 시대를 산 연극인들의 자화상 “우리는 ‘아리랑’이라는 조각배를 바다에 띄운다. 선원 모두가 익사할 때까지 우리의 항해는 계속될 것이다.”1986년 8월22일 신촌의 한 소극장 분장실. 창단 첫 공연을 앞두고 서른 다섯살의 대표 김명곤은 단원들 앞에서 비장하게 말했다. 조각배는 암초와 폭풍우를 헤치며 20년간 항해 중이고, 지난 연말 국립극장장직에서 물러나 현장에 복귀한 초대 선장은 이달 초 문화행정의 수장이 됐다. 연극 ‘격정만리’는 김명곤 문화관광부장관 내정자가 1991년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으로,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격변의 세월을 살아낸 연극인들의 다양한 삶을 담고 있다. 창극, 신파극, 악극 등 한국 연극사의 면면을 고스란히 드러낸 작품 성격 때문에 초연 당시 이념문제를 둘러싼 논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방은미 대표는 “연극의 사회적 책무와 예술적 완성도를 위해 꾸준히 창작극의 길을 고집해 온 지금까지의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 극단이 지향할 방향을 점검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이번 공연의 의미를 설명했다. 지현준, 이승비, 권태원 등이 출연한다.2만∼5만원.(02)762-919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오늘의 눈] ‘웃음바이러스 전도사’ 가는 길에/김미경 문화부 기자

    1980∼90년대를 주름잡던 코미디언들이 언제부터인가 TV에서 사라졌다. 세대교체뿐 아니라, 코미디풍이 빠른 템포의 공개개그 형식으로 바뀌어 중년 코미디언들이 설 자리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11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풍자개그의 대부 김형곤도 그랬다. 80년대 ‘공포의 삼겹살’로 불리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그.‘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등 히트작을 통해 시사개그를 선보였지만 그에게 TV는 제약이 많았다. 그래서 ‘할 말을 하기 위해’ 연극판으로 눈을 돌린 지 올해로 꼭 20년이 됐다.98년에는 ‘여부가 있겠습니까?’를 시작으로 국내 최초로 스탠딩코미디의 장을 열었다. 중년층도 마음 놓고 웃을 수 있는 본격 성인코미디에 도전한 것이다. 지난해 말 스탠딩코미디 제4탄 ‘엔돌핀코드’ 공연에 앞서 그는 같은 제목의 책을 펴냈다. 그동안 금기시됐던 정치와 성(性) 등에 대한 풍자뿐 아니라 ‘웃음이 경쟁력이다.’라는 모토 아래 국민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묘안을 담았다.‘웃음 조기교육’‘웃음의 날 제정’‘대통령 유머특보제’‘웃음경영과 유머구역’ 등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은 공감을 얻기에 충분했다. 인터뷰때 만난 그는 “전국민이 동참하는 ‘빙그레 방그레 벙그레’운동을 펼치고자 한다.”면서 “이렇게 할 일이 생겨 운동도 열심히 해 몸무게를 30㎏이나 뺐다.”며 중년의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런 그가 꿈을 채 펼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이 더 크다.‘엔돌핀코드’ 공연장에서 그는 2시간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웃음과 인생을 나눴다. 공연수입금은 백혈병 어린이 돕기에 내놨고,‘범국민웃기운동본부’ 설립을 위한 서명도 받았다. 서울공연 직후 지방에도 웃음 바이러스를 퍼뜨리러 간다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성인조크의 대중화, 스탠딩코미디 도입, 돈 안 쓰는 선거를 위한 무소속의원 출마, 트랜스젠더쇼의 관광상품화 등 용감함으로 무장한 그의 선구자적 활동이 떠올랐다. 온 나라에 웃음 바이러스를 전파하겠다는 그의 뜻을 앞으로 잘 이어가는 것만이,13일 가톨릭의대에 시신을 기증한 그가 웃으며 눈을 감을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김미경 문화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시사풍자 웃음무대 하늘로 옮기다

    “세상에 웃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인간이 동물에 비해 우월한 이유도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80∼90년대 ‘코미디계 황제’로 불리며 정상의 인기를 누렸던 개그맨 김형곤이 지난 11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46세. 숨지기 하루 전 고인이 미니홈페이지에 남긴 ‘대한민국이 웃는 그날까지’란 글은 세상에 고하는 유언이 되고 말았다. 고인은 1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H헬스사우나에서 목욕을 마치고 러닝머신에서 운동을 한 뒤 화장실에 갔다가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을 발견한 헬스트레이너 등은 심폐소생술을 시도했고 성동소방서 119구급대가 출동했다.11시50분쯤 인근 혜민병원 응급실으로 옮겨졌을 때 고인은 이미 숨져 있었다.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급성 심장마비인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 TBC 개그콘테스트에서 입상하며 데뷔한 고인은 ‘공포의 삼겹살’로 불리며 심형래, 최양락, 임하룡 등과 함께 전성기를 구가했다.KBS ‘유머1번지’ 등의 프로그램에서 정치풍자 개그를 선보였고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코너 등을 통해 ‘잘돼야 될 텐데∼’‘잘될 턱이 있나∼’를 유행시키는 등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연극 ‘등신과 머저리’‘여부가 있겠습니까’‘병사와 수녀’, 뮤지컬 ‘왕과 나’, 영화 ‘회장님 우리 회장님’ 등에도 출연했다.2000년에는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하기도 했다. 지난해 웃음철학을 담은 에세이집 ‘김형곤의 엔돌핀코드’를 출간했으며, 오는 30일 미국 뉴욕 카네기홀 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1987년 KBS코미디대상을 포함, 백상예술대상 코미디언 연기상, 예총예술문화상 연예부문 공로상 등을 받았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11일에 이어 고인의 명복을 비는 수많은 동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12일에는 영국에서 유학중이던 아들 도헌(13)군이 귀국, 조문객을 맞았다. 고인이 생전 함께 호흡을 맞추며 활약했던 김보화 김정렬 등이 조문한 데 이어 90년대 말 뇌경색 판정을 받아 몸 일부가 마비된 조정현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직접 빈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시신은 고인의 뜻에 따라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에 기증된다. 고인은 1999년 3월 가톨릭대학에 시신 기증 등록을 했다. 한편 영결식은 13일 오전 7시 삼성서울병원에서 대한민국 희극인장으로 치러지며 영정과 유품은 개그맨 양종철, 탤런트 김무생, 영화배우 이은주, 가수 길은정 등이 안장된 경기 고양시 청아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이민자 이제 그만” 유럽 장벽 높인다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럽 국가들이 이민자들의 수용조건을 점점 강화하고 있다고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덜란드의 리타 페어동크 이민장관은 공공안전을 이유로 무슬림의 부르카 착용을 금지한 데 이어 지난달 이민 신청자를 대상으로 언어와 문화에 대한 소양 시험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르 피가로는 네덜란드는 강력한 이민차단 정책을 펴 무슬림 사회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지만 독일 등 다른 유럽국가들은 찬사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이미 많은 유럽국가들이 이민조건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호메트 풍자 만화로 혼쭐이 난 덴마크는 이미 주로 무슬림을 겨냥한 이민 정책을 상당히 강화해왔다. 외국인(비유럽인) 파트너와 함께 살려는 사람의 경우 자신과 파트너 모두 최소 24살이 돼야 하고 “덴마크와의 관계가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보다 강해야 한다는 점을 입증하라.”는 조항을 추가했다. 또 지난해부터 이민자들에게 언어 및 생활문화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1년 반 이상의 실형을 산 사람은 국적 취득이 불가능하다.이에 따라 지난해 덴마크로 망명을 신청한 건수는 80% 줄었다. 가족 재결합 신청도 65% 급감했다. 유럽에서 이민자가 가장 많은 독일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고도로 숙련된 노동자에 이민을 한정하는 법률을 시행 중이다. 바덴-뷔르템베르크 지역은 독일 국적을 취득하려는 무슬림을 상대로 사안별 ‘특별 면담’을 도입해 논란이 됐다. 아프리카 대륙으로부터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한 대책에 부심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경우 매년 법령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 수용 규모의 상한선을 정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극우진영은 마호메트 만화 파문을 계기로 무슬림 이민자 억제 방안 마련을 위한 국민투표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도 지난해 망명 관련 법과 위장 결혼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영국 정부는 불법 이민을 막는 한편 외국 기술자를 선별해 이민을 허용하기 위한 기술이민 점수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이외의 국가에서 영국으로 기술이민을 원하는 외국인들은 영국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자신이 가진 기술을 검증 받아야 한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경제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이민자만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이민법안을 마련했다.lotus@seoul.co.kr
  • [주말탐구-폭탄주] 충성주·쌍끌이주·황우석주… 시대 풍자

    [주말탐구-폭탄주] 충성주·쌍끌이주·황우석주… 시대 풍자

    폭탄주는 새로운 제조법이 개발되면서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시중에 알려진 제조법만 수십개에 이른다. 원조 폭탄주는 맥주잔에 양주잔을 넣어 마시는 기초 버전. 이를 맥주잔 양으로 양주를 따르고 양주잔 양에 맥주를 따라 마시는 형태로 변형시킨 것이 일명 ‘수소폭탄주’다. 이후 등장한 것이 대야에 섞어 마시는 형태의 충성주와 같은 이름의 또 다른 ‘충성주’와 ‘회오리주’. 충성주는 맥주잔 위에 젓가락 두개를 걸쳐놓고 그 위에 양주잔을 올린 뒤 머리로 테이블을 강하게 부딪치면 양주잔이 쏙 빠지며 폭탄주가 되는 것으로 주로 신입생 환영회 등에서 쓰였다. 1990년대 중반 영화 타이타닉이 유행하며 ‘타이타닉주’도 등장했다. 이는 맥주를 따른 잔에 빈 양주잔을 띄운 뒤 잔이 가라앉을 때까지 양주를 붓는 방식이다.99년 한·일 어업협상에서 쌍끌이 어로법이 문제된 뒤 양손에 한 잔씩의 폭탄주를 들고 연거푸 마시는 ‘쌍끌이주’도 개발됐다. 이후 맥주를 80%가량 채운 뒤 잔 위에 냅킨을 놓고 그 위에 양주 한잔을 천천히 부으면 양주가 비중의 차이 때문에 맥주와 섞이지 않고 위에 뜨는 것이 금테처럼 보인다는 ‘금테주’, 맥주 대신 붉은 포도주와 최근에는 ‘황우석주’가 등장했다. 양주잔에 양주 대신 ‘맹물’로 채워 폭탄주를 만든 것으로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논문이 알맹이 없는 조작으로 드러난 것을 빗대 만들어졌다. 이밖에도 여러개 겹친 잔 위에 폭탄주잔을 끼워 마시는 색소폰주, 땅콩이나 아몬드의 캔에 양주와 맥주를 넣고 뚜껑을 덮은 뒤 탁 쳐서 뚜껑이 떨어지는 곳에 있는 사람이 마시는 머거본주, 잔을 병의 밑면에 올려놓고 마시는 성화봉송주 등도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3색 푸가 몸의 변주

    3색 푸가 몸의 변주

    전세계 유명 안무가들이 활동의 본거지로 삼고 있는 ‘무용도시’ 리옹의 자존심 프랑스 리옹 국립오페라발레단이 ‘세 개의 푸가’를 들고 한국을 다시 찾는다.1988년 국립극장 무대에서 현대발레와 함께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신(新)탱고(Tango nuevo)를 선보이고 떠난지 18년만이다. 공연은 11일(오후 7시)·12일(오후 4시)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과 15·16일 오후 8시 고양어울림극장. 21세기 표현주의 발레를 표방하는 리옹 국립오페라발레단은 탄탄한 발레 테크닉을 바탕으로 현대춤의 표현 영역을 넓혀온 유럽 무용의 메카다.1687년 두 명의 무용수로 출발한 뮤직 아카데미에서 지금은 현대춤과 발레의 경계를 넘나드는 세계적인 무용단으로 발돋움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자샤 발츠, 안네 테레사 더 케에르스매커, 마기 마랭 등 여성 안무가 3인이 저마다 푸가음악을 사용해 만든 무용을 선보인다. 세 거장들의 공통된 소재는 푸가. 슈베르트·베토벤·바흐의 푸가를 각각 춤으로 풀어낸다. 그런 만큼 이들의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푸가의 형식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푸가는 주제가 되는 선율이 우선 한 파트만 진행되고 이어 두번째 파트가 이에 응답해 주제를 모방하며 등장한다. 다음 파트 역시 주제를 진행시키고 뒤따르는 파트가 거기에 응답하는, 주제와 변주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형식이다. 그런 점에서 일종의 돌림노래라 할 수 있는 ‘캐논’과는 구분된다. 대표적인 푸가 곡으로는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모음곡, 토카타와 푸가 d단조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세계 최정상급 여성 안무가 3인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자샤 발츠, 안네 테레사 더 케에르스매커, 마기 마랭이 그들이다. 피나 바우슈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탄츠 테아터 안무가로 평가받는 자샤 발츠는 ‘코스모나우텐 거리에서’‘육체’ 등의 작품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인물. 이번에는 2006년 신작 ‘환상(Fantasie)’을 내놓는다. 슈베르트의 숭고한 영혼이 담긴 멜로디를 통해 인간의 숙명인 우울함의 정조(情調)를 표현한다.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안무가이자 벨기에를 ‘현대무용의 성지’로 끌어올린 주인공 안네 테레사 더 케에르스매커가 보여줄 작품은 ‘대푸가’(Die Grosse Fugue). 베토벤의 푸가는 그의 말기작품으로 발표 당시에는 “청력을 상실한 뒤 작곡해 너무 난해하다.”는 말을 들었지만, 사후에는 인간의 치열한 고뇌를 다룬 불후의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케에르스매커가 표현해내는 ‘대푸가’ 역시 베토벤이 겪었을 법한 창조적 고통의 흔적을 아련하게 보여준다. 마기 마랭은 2003년 서울세계무용축제에서 자신의 안무작 ‘박수만으론 살 수 없어’로 전석 매진을 기록,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통해 부르주아에 대한 유쾌한 풍자를 시도한다. 작품 제목은 ‘그로스란트(Grossland)’. 육중한 체구를 표현해내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의상을 입은 발레리나들의 뒤뚱거리는 모습이 진지한 웃음을 자아낸다. 이번에 공연될 ‘세 개의 푸가’는 각각 독립된 작품이지만 전체적으론 한 편의 연작을 보는 느낌이라는 것이 발레단측의 설명이다. 입장권 1만∼7만원(고양 공연에는 1만원석 없음).1588-7890,1544-1559.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레니(EBS 오후 11시) 무대에 서면 속으로는 눈물을 흘려도 겉으로는 관객들을 웃겨야 하는 인생. 웃음 뒤에 숨겨진 코미디언의 실제 삶은 할리우드 영화의 좋은 소재가 된다. 가깝게는 앤디 카우프만의 일대기를 다룬 밀로스 포먼 감독의 ‘맨 온 더 문’(1999)이 있다. 짐 캐리가 열연을 펼쳤다. 앞서 1997년에는 외설적인 토크쇼를 진행했던 하워드 스턴의 이야기를 그린 ‘언터처블 가이’가 있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코미디의 왕’(1983) 또한 로버트 드니로를 주연으로 삼아, 코미디언 지망생의 고군분투를 들여다보고 있다. ‘레니’도 같은 맥락의 작품이다.1960년대에 활동하다 마약 중독으로 사망했던 스탠딩 코미디언 레니 브루스의 삶을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길라잡이로 쫓아간다.‘졸업’(1967),‘미드나잇 카우보이’(1969),‘작은거인’(1970),‘빠삐용’(1973) 등으로 날선 연기를 보여주던 더스틴 호프만이 레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수많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연출로 각광받았던 밥 포시 감독이 만들었다. 레니 브루스(더스틴 호프만)는 경계를 넘나들며 사회 문제까지 소재로 삼는 스탠딩 코미디언이다. 그의 화법은 종종 천박하고 외설스럽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아내 허니(발레리 페린)와 어머니 샐리(얀 마이너), 매니저 앝 실버(스탠리 백) 등이 레니를 회상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레니는 미국과 미국인에 대해 풍자하기도 하고 성에 대한 노골적인 묘사로 법적 제제를 받기도 한다. 괴팍하고 자유분방했던 그는 자신을 옭아매는 비즈니스 문제 때문에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되는데….1974년작.111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두사부일체(KBS2 밤 12시5분) 전국 관객 600만명을 넘어서며 한국 코미디 영화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투사부일체’의 전편이다. 이 작품을 접한다면 ‘투사부일체’에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5년 전 작품과 속편이 달라진 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전편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면서도 탄탄한 마케팅을 통해 흥행에 성공했다. 내용에 있어서는 전편만한 속편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조직폭력배 중간보스인 계두식(정준호)은 부하 김상두(정웅인)와 대가리(정운택)를 이끌고 조직 확장에 힘을 쏟는다. 어느날 보스 오상중(김상중)으로부터 특명이 떨어진다. 고등학교에 입학해 졸업장을 따라는 것. 조직에서는 잘 나가는 엘리트였지만 고등학교에서는 낯설고 힘든 생활이 펼쳐지는데….2001년작.98분.
  •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1) 관점의 다양성

    [깨미동과 떠나는 생각여행] (1) 관점의 다양성

    ■ 생각 열기 다음 그림을 보고 떠오르는 단어들을 30초 동안 생각나는 대로 적어본다.※※※※※ 자신이 적은 단어들을 살펴보면 희한한 어휘들이 쏟아져 나온다. 풀밭, 부리, 귀, 눈, 곡선, 꼬리, 다리, 토끼, 오리 등 상상을 초월한 단어들의 집합소 일 것이다. 정답은 무엇일까? 토끼, 오리가 아니다. 여러분이 주목한 요소에 따라서 정답이 된다. 그림에서 길쭉하게 나온 부분을 부리로 보면 오리가 떠오르고, 귀로 생각하면 토끼가 보인다. 이것은 비트겐슈타인-곰브리치의 ‘애매 도형’ 즉, 토끼-오리 그림이다. 물리적 대상인 그림은 변함이 없지만 보는 주체가 가지고 있는 시각적 경험의 내용이 판단에 의해서 토끼나 오리로 결론을 내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 때 그림의 감춰진 의미를 깨닫게 되는데, 이것을 ‘국면의 떠오름’이라고 한다. 마치 여명의 아침 바다에서 붉은 해가 불쑥 떠오르듯 오리로 보았던 그림이 어느 순간 토끼로 갑자기 시각 장에 나타나는 경험을 한다. 이러한 경험은 그림의 감각적 외양이 변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해석이나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요소를 주목했는가에 따라서 오리의 부리나 토끼의 귀로 보인다. 따라서 보는 주체가 보는 관점에 따라서 물리적 대상의 감각적 외양이나 실재를 볼 수도 있고 보지 못할 수도 있다. ■ 생각에 날개달기 요즘 사람들의 주목을 끄는 영화는 연산군 시대 궁중 광대들의 한판 놀음을 그린 이야기 ‘왕의 남자’다. 그 이유는 청소년은 물론 장년층까지 아우르는 세대 공감의 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르신들은 내시 초선의 진중한 선택에 호감을 보내고, 청장년은 시대를 저항하며 살아가는 광대 장생과 불을 뿜듯 활활 타오르는 연산군의 광기에 매력을 느낀다. 또한 청소년은 크로스 섹슈얼 이미지인 공길에 눈길을 준다. 이렇게 관객은 하나의 영화를 구성하고 있는 인물들의 ‘국면의 떠오름’ 을 경험하고 해석의 다양성을 시도한다. 김태웅 원작 이(爾)-왕이 신하를 높여 부르는 호칭어-와 영화 ‘왕의 남자’는 작가와 감독의 관점에 따라서 인물들에 대한 해석이 다르다. 영화 ‘왕의 남자’는 연산군과 장생의 대립적인 구도에 무게를 두고 연극에서 주목을 받지 않았던 장생이 이야기를 이끈다. 장생에게 새로운 감춰진 의미가 발현됨으로써 영화는 해석의 다양성이라는 힘을 얻는다. 또한 연극에는 등장하지 않는 외줄 타기는 현실을 풍자하고 절대 권력의 왕을 조롱할 수 있는 유일한 소도 같은 공간으로 그린다. 장생과 더불어 공길 또한 성격의 대비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인물이다. 영화에서는 공길의 감각적 외양에 치중하면서 화려한 분장과 여성스러운 분위기에 초점을 맞췄고, 게다가 폭군 연산군에 대한 동정까지 품은 감성적인 인물로 영화에서는 캐릭터 중요도가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연극에서 공길은 희락원 대봉 종 4품의 자리까지 올라 광대들을 마음껏 주무르고 정치판에 끼어들어 왕에게 간언을 하는 권력지향형의 인물로 등장하며 극을 이끌어가는 주동적인 인물로 부각된다. 이렇듯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다르게 창조되는 이유는 감춰진 의미를 새롭게 찾아내려는 보는 주체의 바라보는 관점 즉,‘국면의 떠오름’이 갖는 생각의 확장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 생각 주머니 넓히기 1. 일상생활에서 관점의 다양성으로 볼 수 있는 사례를 찾아서 ‘다르게 보기 공책’을 만들어본다. ▶우리나라, 호주, 미국, 영국 입장에서 본 세계 지도를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자국의 관점에서 지도를 그린 것을 볼 수 있다. 2. 코페르니쿠스적 사고의 전환을 가져온 일련의 발명품들을 찾아보고 과정을 탐구해본다. ▶포스트잇은 처음에 뗄 수 없는 접착제로 개발되었다가 만든 이가 생각을 전환해서 붙였다 떼는 용지로 개발한 상품이다. 이규철 성문고 교사·깨끗한 미디어를 위한 교사운동
  • [국제플러스] 루시디등 “이슬람 전체주의 위험”

    소설 ‘악마의 시’로 유명해진 살만 루시디 등 작가와 지식인 12명이 최근 마호메트 만평 파문과 관련, ‘이슬람 전체주의’의 등장을 경고했다.2일 BBC에 따르면 유럽에서 주로 활동하는 이들은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에’에 성명을 내고 “마호메트 풍자 만화로 촉발된 폭력사태는 보편적 가치에 대한 투쟁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작가와 언론인, 지식인들은 종교적 전체주의에 저항하고 자유와 평등, 세속주의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 기억을 둘러 싼 투쟁으로서의 역사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E.H. 카)는 역사에게 너무 태평스런 정의일 지 모른다. 홀로코스트를 부인했다는 혐의로 역사학자를 처벌한 유럽이 정작 마호메트 풍자는 표현의 자유라 부른다. 멀리 갈 것 없이 중국은 동북공정에, 일본은 역사왜곡에 힘쏟더니 한국에는 뉴라이트 바람이 분다. 그래서 ‘대화’보다 ‘기억을 둘러싼 투쟁’으로서의 역사가 더 설득력있을 법하다. 봄을 앞두고 출간되는 학술지들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가 낸 반년간지 ‘시민과 세계’는 ‘해방60년, 다시 대한민국을 묻는다’라는, 다소 포괄적인 기획을 내놨다. 식민지배와 해방, 냉전, 분단, 전쟁을 겪은 남북이 지난 60년간 어떤 길을 걸어왔고, 또 형편이 낫다는 남이 어떻게 북을 껴안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살핀다. 최장집 고려대 교수의 권두논문을 비롯, 진보성향 학자가 쓴 20편의 논문이 실렸다. 계간지 ‘황해문화’ 역시 ‘대한민국의 상처와 희망’을 주제로 한국인 원폭피해, 친일파 문제, 군 의문사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 동성애와 황우석사태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뤘다. 고 이기백 서울대 교수가 실증주의 사학을 내걸고 창간한 반년간지 ‘한국사시민강좌’는 반대편에 서 있다.8편의 관련 논문을 실은 38집의 특집주제는 ‘대한민국 건국사의 새로운 이해’.‘건국자’로서의 이승만을 조명해보겠다는, 뉴라이트적인 설정이다.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20일 TV 하이라이트]

    ●다큐극장-맞수(EBS 오후 9시30분) 패션 일번지 청담동의 한 미용실에서 헤어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연수 과정을 밟고 있는 두사람 김은진과 김미이. 승급 시험을 앞두고 두사람의 신경전은 날카롭다. 그러던 어느날 원장님의 특별지시가 떨어진다. 승급시험에 앞서 패션쇼와 보석쇼에 나갈 기획안으로 두사람을 평가하겠다는데….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고의로 소음을 내서 아랫집 여자를 괴롭힌 행위가 폭행죄에 해당되는지, 양자를 들이며 허위로 한 출생신고를 무효화 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남편은 이혼 후에도 아내 사업체 수익의 일부를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본다. 또 영화 속에서 풍자극을 지시한 신하에게 살인교사죄가 성립되는지도 알아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35분) 이 세상에 과학을 몸소 실천하는 과학자들이 적지 않다. 고려대 박원목 교수는 그런 이 중 한사람. 전공은 생명과학이지만 포도주개론으로 고려대에서 유명하다. 포도주에 관한 것은 물론이고 포도주 마시는 법까지 배울 수 있는 이 강좌는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많다고 한다. 박 교수와 그의 와인사랑을 들여다본다.   ●안녕 프란체스카(MBC 오후 11시5분) 설마했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깨닫는 소피아. 그리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원로회에서는 인성이가 헌터에게 발각되기 전에, 먼저 손을 쓰자고 결론을 내린다. 헌터는 다이아나를 통해 인성을 찾는데 성공한다. 한편, 프란체스카는 인성이 위험한 존재라는 걸 알면서도 인성을 데리고 집을 빠져나온다.   ●별난여자 별난남자(KBS1 오후 8시25분) 종남은 석현이 아팠다는 말에 걱정하고, 인범은 석현에게 전화를 건다. 인범과의 통화에서 석현은 종남과 인범이 함께 허브농장에 간다는 사실을 알고 짜증을 낸다. 큰집에 대한 애증으로 괴로운 석현은 기웅이 봉이 김선달 공모에서 우수상을 받게 된 걸 알고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빼버린다.   ●641가족(KBS2 오후 6시10분) 정인은 자신의 짐을 챙겨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나는 덕우를 보며 눈물을 흘린다. 홍철은 박주임으로 인해 자신이 모든 죄를 뒤집어 쓸 위기에 처하자 박주임을 유인해 경찰에 체포되게 만든다. 한편 선경은 김철기를 찾아가 아버지와 함께 살테니 제발 보복 같은 건 하지 말아달라고 애원한다.
  • [시사 키워드] 마호메트 풍자만화 논란

    마호메트 풍자만화로 인한 서유럽과 이슬람권간의 긴장이 증폭되고 있다. 언론의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는 서유럽과 이슬람에 대한 신성모독이라는 중동권의 문화충돌이다. 이 과정에서 9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 포인트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 풍자만화를 둘러싼 언론의 표현의 자유와 그 한계에 대해 알아본다. ●마호메트는 테러리스트? 문제의 마호메트 풍자만화가 서유럽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9월. 덴마크 일간지 율란츠-포스텐에 폭탄 모양의 터번을 두른 마호메트, 마호메트가 자살폭탄 공격으로 죽어 저승에 온 이들에게 “천당에 처녀가 다 떨어졌다.”고 말하는 장면 등 모두 12컷의 풍자만화가 실리면서부터다. 중동과 유럽 내 이슬람 사회가 격렬히 비판했음은 물론이다. 결국 이 신문사측은 지난달 말 사과했다. 하지만 잠시 잠잠해 보이던 파문은 서유럽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일 프랑스 일간지 수아르를 비롯한 프랑스 권위지인 르 몽드, 이탈리아의 라 스탐파와 스페인의 엘 페리오디코, 독일의 디 벨트 등 10여개 서유럽 언론이 문제의 만화 일부를 다시 게재했기 때문이다. 르몽드는 사설에서 종교는 존중돼야 하지만 자유롭게 분석,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발하는 중동권 이같은 서유럽 언론들의 잇따른 만평게재는 전 세계 이슬람 국가들의 거센 반발을 가져왔다. 인도네시아의 이슬람교인들은 인도네시아 주재 덴마크 대사관에 난입, 덴마크 국기를 찢고 불태웠다. 이번 사건으로 덴마크에서 외교대표부를 철수시킨 국가는 시리아·사우디아라비아·리비아 등 6일 현재 4개국이나 된다. 항의시위가 격화되면서 6일 아프가니스탄에서 경찰서를 습격하려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총을 발사,3명이 사망하는 등 지금까지 시위 과정에서 모두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파문은 외교분쟁에서 경제 분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 시민들은 덴마크와 노르웨이 제품 불매, 이들 국가와의 관계단절 등을 촉구하며 거리시위를 벌였다. 사우디·카타르·쿠웨이트 등도 덴마크 제품 불매운동을 펴고 있다. ●양분되는 서유럽 사태가 확산되자, 일간 프랑스 수아르는 만평을 게재한 자크 르프랑 편집장을 해고했다. 하지만 덴마크 정부는 민주국가에서는 개인의 사상과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이슬람권이 요구하는 정부 차원의 사과를 거부했다. 유럽연합(EU)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아랍세계의 반응은 민주주의에서 필수적인 요소인 언론 자유에 대한 이해의 부족을 드러내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신중한 서구언론이나 국가들도 적지 않다. 프랑스의 우파 일간지 르 피가로는 언론의 자유가 오용될 수 있다며 마호메트 풍자 만화를 보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나 좌파 성향의 가디언도 유사한 입장을 취했다. ●마호메트는 누구? 마호메트는 서기 7세기에 이슬람을 창시했다. 유일신 알라를 믿는 10억명을 넘는다는 이슬람인들은 마호메트를 아담·아브라함·모세·예수를 잇는 마지막 예언자로서, 신의 계시를 인간세계에 전한 대리인으로 섬기고 있다. 마호메트가 인간의 언어로 전한 신의 말씀은 이슬람인들이 최고로 숭상하는 이슬람 경전 코란(꾸란)으로 나타났다. 마호메트가 영감을 얻어 스스로 말하고 행한 것은 하디스(예언자 언행록)로 구체화돼 모든 이슬람교도들의 언행에 준거가 되고 있다. 코란 42장 11절에는 “(알라는) 하늘과 땅의 창조주… 그분과 닮은 것은 아무 것도 없나니…”라는 구절이 있다. 이슬람 교도들은 이 성구를 아름답고 위대한 알라를 사람의 손으로 묘사할 수 없다는 뜻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따라서 알라의 모습을 묘사하려는 시도 자체를 알라에 대한 모독으로 간주한다. 이는 예언자 마호메트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생각 정리하기 이번 파문은 1989년 영국 작가 살만 루시디에게 이슬람권의 사형언도가 내려진 사건과 유사하다. 당시 사건으로 영국과 이란은 국교를 단절했다. 신성모독을 범죄로 생각하는 이슬람인들과 이를 더 이상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서구인들 사이의 근본적인 시각차이가 빚은 충돌이라 할 수 있다. 또 이번 파문은 다른 종교와 문명이 충돌할 때 언론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할 수 있다. 표현의 자유가 가져올 문화충돌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론인은 충분히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리옹의 필립 바르바랭 대주교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모든 종교를 더욱 존중하는 풍토가 조성되길 바라면서 무슬림의 저항 현상을 오히려 환영했다. 하지만 언론의 비판이나 풍자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폭력으로 저항하는 행위 또한 정당성을 인정받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美-이란 ‘만평 파문’ 대리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방언론의 마호메트 만평 게재로 촉발된 무슬림들의 분노가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태의 배후에 이란과 시리아가 있다며 강도높게 비난했고, 뉴욕타임스 등 언론은 ‘이란 배후설’등을 뒷받침하는 기사를 잇달아 내보냈다.●“반미시위로 번질라”백악관 긴장 8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남부 카라트에서 시위대가 미군기지를 향해 행진을 시작하자 경찰이 총격을 가해 최소한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이날 시위에 참가했다 부상을 입은 40대 농민은 “미국은 유럽의 리더이자 이슬람의 적”이라면서 “더구나 우리를 점령했으니 쫓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군이 주둔중인 이슬람 국가에서 사태가 반미시위로 확산될 기미가 보이자 그동안 말을 아껴왔던 미국 정부도 입을 열었다.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압둘라 요르단 국왕과 만난 자리에서 “자유로운 언론 매체가 표현한 내용에 폭력을 사용해 불만을 표시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압둘라 국왕이 “언론 자유는 존중해야하지만 마호메트를 비방하거나 이슬람 교도들의 감성을 공격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응수, 긴장감이 감돌자 부시 대통령은 “언론 자유에도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며 서둘러 분위기를 수습했다.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아예 작정한 듯 이란과 시리아를 지목했다. 그는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과 시리아가 불순한 목적을 위해 무슬림들의 반서방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이란측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이스판디아르 라힘 마샤이 이란 부통령은 9일 유숩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을 만난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것은(미국의 주장은) 100% 거짓”이라면서 “그 발언에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NYT “이슬람 정상회의 이후 파문확산” 하지만 미국 언론은 ‘배후론’을 제기하며 정부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열린 이슬람 57개국 정상들의 회의가 만평파문 확산의 분수령이 됐다.”며 사실상의 ‘기획설’을 제기했다. 신문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등 정상들이 공식의제도 아닌 덴마크 언론의 마호메트 풍자만평에 대한 토론에 열을 올렸다.”면서 “북유럽의 작은 무슬림공동체에 국한됐던 분노가 이 회의 직후 정부 차원에서 공론화되면서 전세계적으로 확산됐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포스트도 “아프가니스탄 시위대 가운데 탈레반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있었고 그가 경찰을 향해 총을 발사하면서 경찰의 대응사격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말레이시아 신문은 무기한 정간 한편 말레이시아에서는 만평을 게재한 지방신문이 정부로부터 무기한 정간조치를 받았다. 일부 무슬림국가에서 만평 게재를 주도한 언론인이 해고된 적은 있지만 신문사가 문을 닫기는 처음이다.국영 베르나마 통신은 이날 압둘라 아마드 바다위 총리가 지난 4일 만평을 실어 물의를 빚은 사라와크 트리뷴지의 발행허가를 무기한 정지시킬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만평을 게재한 유력언론사가 빅토로 유시첸코 대통령의 비난과 독자들의 거센 항의에 공개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앞서 파키스탄 AIP통신은 무장세력 탈레반이 마호메트를 모독한 덴마크 만화가들을 살해하는 자에게 금 100㎏의 현상금을 내걸었다고 보도했다.dawn@seoul.co.kr
  • 부산, IOC총회 유치 실패

    부산이 2009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총회 유치에 실패했다. 부산은 8일 밤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제118차 IOC총회에서 2009년 IOC총회 및 올림픽총회 개최지 결정 5차 투표에서 탈락의 쓴 잔을 들었다. 코펜하겐(덴마크)은 결선투표에서 59표를 얻어 40표에 그친 카이로(이집트)를 제치고 개최지로 확정됐다. 투표는 IOC의 전통 방식인 ‘떨어뜨리기’ 방식에 의해 진행됐다. 유치를 신청한 7개 도시 가운데 과반수를 얻은 도시가 나오지 않자 가장 적은 표를 얻은 아테네(그리스)가 일찌감치 탈락했고,2차에서는 리가(라트비아)가,3·4차에서는 각각 타이베이와 싱가포르가 떨어졌다. 부산은 당초 예상과 달리 결선에도 오르지 못하고 카이로와 코펜하겐에 밀려 5차에서 발목이 잡혔다. 부산의 탈락은 당초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던 덴마크의 ‘마호메트 풍자 만화 사태’에 도리어 역풍을 맞은 결과로 분석된다. 뜻밖에 카이로가 결선투표까지 오르면서 이슬람권 IOC위원들이 부산이 아니라 카이로에 몰표를 던진 때문이라는 것.반면 코펜하겐은 절반이 넘는 유럽파 IOC 위원들의 표를 상당부분 흡수한 것으로 전해졌다.지난달 부산이 IOC 위원들과 개별 접촉, 윤리 규정 위반으로 망신을 산 것도 유치 실패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국내에서 홍역을 앓고 있는 이건희·박용성씨 등 한국의 IOC 위원들이 모두 불참, 막판 로비에 실패했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그러나 부산의 탈락은 총회와 올림픽 등 굵직한 대회를 한 나라에 몰아주지 않는 IOC의 관례에 비춰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는 오히려 득이 될 전망이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아프간 시위대-나토軍 총격전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를 풍자한 서구 언론 만평에 반발한 아프가니스탄 시위대가 7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병사들과 총격전을 벌였다. 또 예멘 대학생 수천명이 격렬한 가두시위를 벌이는 등 이슬람권의 반발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아프간 시위대 200∼300명은 이날 북서부 마이마나 시에서 나토 평화유지군 소속 노르웨이 병사들과 총격전을 벌여 적어도 1명의 주민이 숨지고 여러명이 부상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노르웨이 병사들은 주민들이 기지에 총격을 난사하고 수류탄을 던지자 응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주둔 나토 평화유지군 대변인은 “나토 병사들이 시위대에 최루가스를 발사했다.”고 설명했으나 발포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예멘 대학생 5000여명도 이날 수도 사나에서 가두시위를 벌이고 마호메트 풍자 삽화를 게재한 덴마크 언론을 격렬히 비난했다. 전세계 이슬람권의 반발이 거세지자 덴마크 정부는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자국민들에게 즉각 인도네시아를 떠날 것을 요구했다. 또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이슬람 국가들에 대한 여행을 자제할 것을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한편 마호메트 만평으로 전세계적인 무슬림의 폭력 시위를 촉발시킨 덴마크 신문사 율란츠-포스텐이 3년전 예수를 풍자한 만평은 거부해 이중잣대라는 논란을 낳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6일 율란츠-포스텐이 예수 만평은 독자들의 분노를 살 수 있고, 재미있지도 않다는 판단에 따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쉬어가기˙˙˙] 토리노 ‘마호메트 만평’ 경계태세

    덴마크신문의 마호메트 풍자만평 게재로 촉발된 유럽-이슬람 갈등으로 토리노동계올림픽 개막을 며칠 앞둔 이탈리아 치안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주세페 피사누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7일 치안 대책회의를 소집, 혹시 있을지도 모를 이슬람인들의 항의 시위 및 폭력사태에 대비했다. 당국은 수천명의 경찰에 저격수와 무장 스키부대 등 군 병력까지 동원해 스키 슬로프와 경기장, 선수촌 등에서의 치안을 강화했다.
  • 프랑스 유머·위트의 참맛

    프랑스 유머·위트의 참맛

    프랑스 뮤지컬이 흥행 연타를 날릴 수 있을까. 중세의 노트르담 성당을 배경으로 한 대서사시 ‘노트르담 드 파리’의 내한 공연에 이어 이번엔 몽마르트 언덕을 무대로 한 ‘벽을 뚫는 남자’가 국내 초연된다. 벽을 맘대로 통과하는 신통력을 지닌 남자 듀티율의 모험과 사랑을 그린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1996년 파리에서 처음 막올라 프랑스 최고 권위의 몰리에르상 최우수 뮤지컬상을 수상한 작품. 프랑스 국민작가 마르셀 에메의 탄탄한 원작,‘쉘부르의 우산’을 작곡한 미셀 르그랑의 주옥같은 음악이 흥행 비결로 꼽힌다. 브로드웨이에선 ‘아모르’란 제목으로 공연돼 2003년 토니상 5개부문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헤드윅’제작사 쇼노트가 만드는 이번 한국어 공연의 연출은 프랑스 유학파 출신의 연출가 임도완(45). 서울예대 교수로, 극단 대표로 정신없이 바쁜 그를 제작사가 삼고초려해 영입했다. 20대때 배우로 몇번 뮤지컬 무대에 서기는 했지만 연출은 처음이라는 그는 “볼거리에 치중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달리 프랑스 뮤지컬은 철학과 메시지가 강해 한번쯤 도전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마임교육기관인 ‘자크 르콕 국제연극마임학교’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그는 1996년 사다리움직임연구소를 설립해 ‘보이첵’‘휴먼 코메디’ 등 인물의 움직임에 중점을 둔 독창적인 무대를 선보여왔다.‘벚꽃동산’으로 올해 동아연극상 새개념연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으로 ‘사회현상을 꿰뚫는 통찰력과 뛰어난 상상력’을 들었다. 무사안일한 공무원, 뇌물받는 경찰, 알코올중독자 의사 등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2차 세계대전 직후 프랑스 사회 각계각층 구성원들의 행태를 희화화시켜 풍자한다. 어느날 갑자기 벽을 통과하는 능력을 갖게 된 소심한 우체국 직원 듀티율은 이처럼 부패한 사회에서 서민들의 영웅으로 대접받는다. ‘노트르담 드 파리’와 마찬가지로 ‘벽을 뚫는 남자’도 대사없이 노래로만 극이 진행된다. 때문에 음악의 리듬감을 최대한 살리는 것과 배우의 표정, 움직임, 동작 등으로 무대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것이 관건이다. 단원들과의 집단창작을 중시하는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배우들의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안무가를 따로 두지 않고 배우들 각자가 캐릭터에 맞게 스스로 안무를 만들어가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원작의 묘미를 무대 위에서 어떻게 형상화할 것인지도 관건. 파스텔톤의 색감으로 재현한 몽마르트 거리와 사선으로 기운 무대 세트는 작품 전반에 흐르는 동화적인 분위기를 대변한다. 무엇보다 궁금한 건 듀티율이 벽을 뚫고 지나가는 장면.“진짜 벽을 뚫느냐고요?물론 그럴 수는 없지요. 하지만 관객들이 깜빡 속을 만큼 다양한 장치들을 준비해 뒀습니다.” 듀티율역에 박상원 엄기준이 번갈아 출연하고, 가수 해이와 임수연 등이 참여한다.28∼4월2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4만∼7만원.1588-7890.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gpod@seoul.co.kr
  • ‘反서구 감정’ 폭발 문명충돌 양상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 이세영기자|며칠 동안 비등점을 향해 치닫던 이슬람과 유럽의 갈등이 끝내 폭력 사태를 불러들이고 말았다. 시리아의 덴마크와 노르웨이 대사관 방화에 이어 5일 레바논의 베이루트에서도 덴마크 대사관이 입주해 있는 건물에 시위대가 난입, 방화하는 사태가 빚어졌다.CNN이 이날 긴급뉴스로 전달한 현장 화면을 보면 성난 무슬림들은 닥치는 대로 길거리의 차와 건물 유리창 등을 향해 돌을 던져 파괴하는 무법지대를 연출했다. 시위대는 기독교도 거주지 근처의 성(聖)마룬 교회와 가톨릭 교회에 돌을 던지며 과격한 행동을 시작했다. 경찰과 보안군 2000여명은 최루탄과 물대포로 맞서며 시위대를 저지했지만 끝없이 밀려드는 인파들에 손 들고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시위대원들이 사다리를 이용해 대사관 안에 들어가자 불길과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이틀 전 덴마크 외교관들은 이런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미리 피신해 화를 모면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또 연기에 질식돼 의식을 잃은 시위대원 한 명이 의료진에 의해 구출되기도 했다. 후아드 사니오라 레바논 총리는 “이런 일을 저지른 자들은 이슬람이나 레바논과 전혀 무관한 이들”라며 “이런 식은 우리의 뜻을 드러내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라고 개탄했다.●덴마크와 노르웨이 “현지 교민 빨리 출국하라” 전날 시리아 주재 대사관이 시위대의 공격을 받자 현지 교민들에게 즉각 출국할 것을 권한 덴마크 정부는 레바논 교민들에게도 속히 떠날 것을 권고했다. 코펜하겐에선 무슬림들의 시위와 함께 극우단체의 반(反)이슬람 시위가 벌어져 당국을 긴장시켰다. 사태가 악화되자 시리아의 최고 종교지도자 셰이크 아메드 하산은 관영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결코 폭력적인 방식으로 분노를 표출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모하메드 지야드 종교장관도 “(대사관 난입과 방화는) 우리 권리가 아니다.”고 자제를 요청했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정부는 “시리아 정부가 사실상 테러를 방관했다.”며 외교적 대응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런던의 무슬림 700여명도 덴마크 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교황청 “서구언론 경솔했다” 침묵을 지켜온 로마 교황청도 공식 논평을 내고 “폭력사태는 유감이지만 표현의 자유에는 종교적 신념을 공격할 권리가 포함되지 않는다.”며 서방 언론의 경솔함을 꼬집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가치에는 표현의 자유뿐 아니라 종교의 자유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날까지도 서방언론의 경솔함을 비판했던 미국과 영국은 폭력사태의 책임을 시리아로 돌렸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시리아 정부의 묵인과 지원이 없었다면 폭력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도 “폭력에 대한 어떠한 정당화도 있을 수 없다.”며 시리아 정부를 공격했다. 한편 처음 마호메트 풍자 만평을 그린 작가 12명이 극심한 신변 위협을 느끼면서 24시간 경호 속에 덴마크 곳곳에서 숨죽여 지내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넷판이 전했다.작가들은 지난해 9월 ‘마호메트에 대한 우리들의 시각’을 주제로 만평을 그려 달라는 일간 율란트-포스텐의 요청에 따라 1인당 800덴마크크로네(12만 4000원)를 받고 그림을 그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lotus@seoul.co.kr
  • ‘성난 무슬림’ 덴마크대사관 잇단 방화

    마호메트 풍자 만평으로 촉발된 무슬림들의 분노가 결국 폭력 사태를 불렀다. 지난 4일 시리아 시위대가 수도 다마스쿠스의 덴마크와 노르웨이 대사관에 불을 지른 데 이어 5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도 2만명으로 추산되는 시위대가 덴마크 대사관이 입주해 있는 건물을 방화하고 보안군과 충돌해 최소 30명이 다쳤다. 특히 레바논은 지난 1990년까지 기독교 세력과 무슬림이 15년간 내전을 치른 곳이어서 이날 충돌은 민감한 파장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 내각도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 이날 오후 비상 소집돼 사태 진정책을 논의한다. 한편 같은 날 아프가니스탄 카불과 터키 이스탄불 등 지금까지 반서구 규탄 시위가 발생하지 않은 국가에서도 수천명의 시위대가 결집,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파키스탄이 유럽 9개국에 파견된 대사를 소환하기로 한 데 이어 이란도 덴마크 주재 대사에게 본국으로 돌아오라고 명령했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만평을 실은 유럽 국가들과의 무역협정을 파기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풍자만화/육철수 논설위원

    시사풍자만화에는 좋든 싫든 사회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게 마련이다. 작가에게 촌철살인의 창의력이 필요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미디어 기능이 강한 신문만화·만평의 경우 더욱 그렇다. 풍자의 대상인 현상이나 인물의 정곡을 찌르고, 때론 대상 인물의 속을 벅벅 긁어 놓아야 제맛이 난다. 물론 풍자 대상이나 표현에 성역시되는 부분도 있게 마련이어서 어디까지를 영역에 넣을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수 있겠다. 그런 연유로 만화가의 필화사건은 동서고금에서 숱하게 일어났다. 주로 당대의 권력자를 건드렸다가 생긴 일이다. 시사만화의 도입 초기인 18세기, 화가이자 만화가로 활약한 고야는 자신이 그린 만화로 인해 스페인 군주 페르난도 7세의 미움을 사서 프랑스로 도망가는 신세가 됐다.19세기 프랑스에서 신문삽화가로 활약한 오노레 도미에는 루이 필립왕을 서양배(꼭지 쪽은 가늘고 밑 쪽은 넓은) 모양으로 그려 신문에 실었다가 6개월 금고형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고바우 영감’으로 유명한 김성환 화백이 1950년대 ‘경무대 변소동’(경무대에서는 변소청소하는 사람도 위세가 당당함을 빗댄 풍자만화)을 그렸다가 수난을 겪었다. 불과 십수년전 군사정부시절까지 필화사건은 다반사였고 화백들은 걸핏하면 정보기관에 끌려가 고초를 당했다. 유럽에서는 지금 이슬람교 창시자인 마호메트를 풍자한 만평 때문에 난리가 났다. 지난해 9월 덴마크의 어느 신문이 마호메트의 터번에 시한폭탄을 그려넣어 테러리스트로 묘사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냥 뒀으면 일이 잘 풀렸을 텐데, 지난 1월 노르웨이 신문에 이어 최근엔 유럽 7개국 12개 매체가 게재하는 바람에 ‘문명충돌’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 이슬람에서는 마호메트의 형상이나 조각조차 금기시하는데, 형상에다 조롱까지 해놨으니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벌써 일부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해당국 대사소환과 대사관 폐쇄, 상품불매운동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슬람 무장단체들은 외교공관 공격도 불사하겠다고 한다. 유럽 국가들의 주장대로 신문이 표현의 자유에 제약을 받아서는 안 되겠으나, 이번 일은 아무래도 도를 넘어선 것 같다. 가뜩이나 테러문제로 세계가 살얼음 위를 걷는 판국에, 풍자만화로 한바탕 웃으려다 세계 평화가 깨지는 건 아닌지 조마조마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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