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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요영화]

    [토요영화]

    ●제르미날(MBC 밤 12시55분)1884년 프랑스 일간지에 연재됐던 에밀 졸라의 소설 ‘제르미날’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직접 지하 갱도에 내려가 광부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삶을 취재했던 에밀 졸라는 이 소설에서 19세기 말 비참한 광부들의 인생과 애환, 투쟁 의식을 그려내고 있다. 노동자들을 변혁의 주체로 바라보며 이에 대한 헌사를 바치는 작품이다. 클로드 베리 감독은 에마뉘엘 베아르의 아름다움이 빛났던 ‘마농의 샘’(1986년)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감독. 여기에 광부 출신 가수 르누아, 프랑스가 자랑하는 국민 배우 제라르 드파르뒤와 미우미우가 연기력을 보태며 대서사시를 만들어 냈다. 할리우드 영화의 물결에 맞서 프랑스 정부가 대대적인 투자를 한 이 작품은 한국에서 개봉했을 당시 ‘쥐라기 공원’에 밀려 일찍 간판을 내리는 불운을 겪었다.‘제르미날’은 프랑스 대혁명 당시 3월22일부터 4월19일까지를 의미한다. 혁명의 기운이 싹트는 날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프랑스 제2제정 시대 젊은 실업자 에티엔 랑티에(레노)는 프랑스 북부 몽수에서 광산 노동자가 된다. 주위는 가난과 알코올 중독, 불결한 환경과 난잡한 생활로 가득하다. 마유(제라르 드파르뒤)처럼 충직한 사람도, 샤발(장 로저 밀로)같이 교활한 사람도 만나지만 공통점은 자본의 착취로 고통에 허덕이고 있다는 것. 아수라장 속에서도 에티엔과 카트린(주디스 헨리)은 아름다운 사랑을 일구게 된다. 어느날 임금이 깎이자 광산에서는 대대적인 파업이 일어나고 에티엔은 사회주의 투쟁에 나서지만 파업 진압을 위해 군대가 투입되는데…1993년작.170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어바웃 슈미트(MBC무비스 밤 1시)명배우 잭 니컬슨이 연기란 이런 것이라며 원맨쇼를 펼치는 작품이다. 퇴직과 함께 부인과도 사별한 노년 남성의 황혼기를 과장되지 않은 코미디로 그려내며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고등학교 학생회장 선거를 소재로 한 풍자극 ‘일렉션’(1999년)으로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았던 알렉산더 페인 감독이 연출했다. 평생을 바쳤던 보험회사에서 은퇴한 워렌 슈미트(잭 니컬슨)는 갑작스레 부인마저 잃게 된다. 유품을 정리하다 부인이 바람을 피웠다는 것을 알고 충격에 빠진 워렌. 워렌은 매일 73센트를 후원해 주는 6살의 탄자니아 소년에게 편지를 쓰며 삶에 변화를 일으키는데….2002년작.125분.
  • 서울人 하나되어 서울사랑 한마당

    서울人 하나되어 서울사랑 한마당

    ‘열심히 일한 당신, 즐겨라.’ 가정의 달을 맞은 화창한 봄날, 서울이 축제로 들썩입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Hi Seoul 페스티벌’이 5월4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5일부터 7일까지 서울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습니다. 주제는 ‘서울人 서울In’. 서울을 사랑하는 서울 마니아가 서울에서 하나된다는 의미입니다. 서울신문의 수도권섹션과 이름이 똑같습니다. 서울광장과 청계천은 축제내내 변신을 거듭합니다. 4일에는 초대형 설치미술 ‘우리의 꿈, 우리의 서울’이 서울광장 하늘을 수놓습니다. 시민들의 소망 메시지를 담은 대형 삿갓 모양입니다. 어린이날인 5일에는 놀이터로 변합니다.6일에는 서울의 잊혀진 역사를 되새기는 도성밟기와 청계천 시민걷기대회가 열립니다.7일에는 화합과 단결을 다지는 8도 민속대동놀이와 퍼레이드가 펼쳐집니다.2006 독일 월드컵의 선전을 기원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콘서트 대∼한민국’으로 축제는 막을 내립니다. 흥겨운 놀이마당에 몸을 맡겨 보십시오.‘서울인’이 축제속으로 미리 들어가 봤습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100배 즐기기-도성·청계천 걷기 ‘하이 서울(Hi Seoul) 페스티벌 2006’은 종합 문화축제다. 전통과 현대, 한국과 세계가 만나는 서울의 특성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페스티벌을 100배 즐길 수 있도록 색깔별로 행사를 묶었다. ●쇼!쇼!쇼! 서울광장에서는 밤마다 화려한 공연이 이어진다.5월4일 신동엽과 최윤영이 진행하는 전야제 ‘한류와 친구들’로 축제의 서막이 오르고,5일에는 뮤지컬 하이라이트 장면을 모은 최고의 뮤지컬 공연이 펼쳐진다. 윤복희 남경주 김선경 최정원 등 뮤지컬 배우 100명이 명성황후, 사운드 오브 뮤직, 헤드윅 등 18개 작품을 공연한다. 7일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콘서트 대∼한민국’은 임백천과 황현정이 진행한다. 러시아 지휘자 세르게이 고사친스키가 지휘를 맡아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 민요, 한국환상곡 등을 연주한다. 팝 콘서트 형식이다. 프라자호텔에서 쏘아올리는 불꽃놀이가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서울 상암동 월드컵 공원에서는 인디밴드와 록이 어우러진다.5일에는 이상은, 델리스파이스, 뷰렛, 몽라가,6일에는 전인권, 내귀에 도청장치 등이 공연한다. 서울 명동에선 밤새도록 시민 댄스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세계를 품안에 6일 서울은 세계를 만난다. 주한 외국인과 모스크바, 카이로 등 자매도시를 초청해 ‘지구촌 한마당’을 선보인다.80개 부스에서 세계의 음식, 풍물을 체험할 수 있다. 외국인 어린이 그림 283점은 시청 후정에 전시된다. 오후 7시30분 서울광장에서는 ‘지구촌 카니발´이 열린다. 아프리카·터키·라틴아메리카 등 세계 타악공연을 맛볼 ‘소리의 향연’과 삼바·탱고·플라멩코 등 세계 춤을 즐길 ‘몸짓의 향연’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이날 앙카라 공연단이 특별 출연한다. 마무리는 시민이 하나되는 꼭짓점 댄스다. ●전통을 느끼며 경복궁과 덕수궁, 서울숲에서 우리 전통문화를 즐기자. 고궁축제에선 세종대왕즉위식, 종묘제례-어가행령, 수문장 교대의식 등 왕실 문화행사를 관람할 수 있다. 국악 축제 한마당에선 줄타기와 광대놀이, 탈춤, 전통·창작국악, 퓨전 가락 등이 ‘전통과 퓨전, 젊음과 신명’이란 테마로 진행된다. 시민작가가 직접 만든 수공예 작품을 사고 파는 예술장터가 덕수궁 돌담길에서 열린다. 직접 배우거나 만들어 보는 예술체험장이 한쪽에 설치된다. 4일에는 청계천 연등행렬을 따라 나서 보자. 조계사∼광교∼청계광장∼청계천∼삼일교∼인사동∼조계사를 돌며 축제 분위기를 살린다. 또 청계천 복원을 축하하며 4월20일부터 5월7일까지 다산교∼고산자교에 연등을 매달아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한다. ●가족과 함께 5일은 어린이 날. 서울광장은 놀이터로 변한다. 오전 기념식이 끝나면 어린이 댄스, 동요 부르기, 레크리에이션 로봇대회 등 공연이 이어지고, 캐릭터 월드, 모래 놀이터, 페이스 페인팅,4컷 만화 그리기 대회 등 가족 놀이마당이 펼쳐진다. 영화 ‘왕의 남자’ 줄타기 공연은 오후 3시에 진행된다. 경희궁에선 어린이 백일장을, 전쟁기념관에선 문화 축제를 선보인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이번 페스티벌 2006’의 특징은 서울인이 하나되어 즐기는 시민참여축제라는 점이다. 서울광장, 청계천 등 도심 곳곳에서 몸으로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도성 밟기 도성밟기는 끊어진 서울 도성의 성곽을 빛과 그림으로 연결하는 문화프로젝트다. 복원한 도성을 밟다보면 서울의 역사와 문화가 한눈에 들어온다. 성곽을 복원한다는 의미에서 전문 작가들이 흥인지문(300m)과 경희궁(50m), 숭례문(300m) 앞에서 끊어진 성곽을 길거리그림(그래피티)으로 잇는다.5월6일 오전 10시부터 시민 5000여명이 복원된 도성 성곽의 흔적을 밟아 나간다. 이 때 청계천 시민걷기대회도 함께 진행된다. 시민걷기대회는 살곶이 공원에서 출발, 고산자교∼오간수교∼청계광장∼서울광장에 도착하는 코스다.8.5㎞를 2시간 30분동안 걷는다. 오간수교, 청계광장 등 청계천 곳곳에선 문화공연이 펼쳐진다. 도성밟기는 두 코스로 나뉜다. 제1코스는 마로니에 공원∼낙산공원∼동인교회 입구∼흥인지문∼청계천∼광교∼청계광장∼서울광장으로 5.3㎞구간이다. 이 코스는 오전 11시쯤 오간수교에서 시민걷기대회 참가자와 만나도록 기획했다. 제2코스는 사직공원∼인왕산∼창의문∼청운중학교∼연무관 로터리∼정부종합청사∼세종문화회관∼서울광장으로 이어진다.6.1㎞로 2시간 30분가량 걸린다. 참가자 접수는 인터넷으로 하면 된다. 현장에서도 접수를 받는다. ●우리의 꿈, 우리의 서울. 서울광장 하늘에 시민들의 꿈과 환상을 담은 초대형 설치미술이 떠오른다. 시민들이 4월29∼30일 소망 메시지를 적어 서울광장에 놓인 삿갓모양의 망사천 그물망에 매달면 애드벌룬, 열기구 등을 이용해 공중에 떠 오른다. 하늘로 띄우는 퍼포먼스는 5월4일 오전 11시에 진행된다. 밤에는 조명을 밝혀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7일 동화면세점∼덕수궁 대한문에서는 시민화합줄다리기가 열린다.4000명이 북촌팀과 남촌팀으로 나뉘어 당진 기지시 줄다리기(중요 무형문화재 제75호)를 펼친다. 풍물패의 응원으로 흥을 더한다. 이날 서울광장에선 춘천 마임, 안성 바우덕이, 여주 도자기 엑스포, 충주 무술, 전주 소리, 진도 씻김굿, 안동 하회 별신굿, 남해안 별신굿, 제주 민속 예술단, 봉산 탈출 등 팔도민속놀이가 진행된다. 서울인의 어우러짐은 이날 오후에 펼쳐지는 퍼레이드에서 절정에 달한다. 육·해·공군, 해병대 의장대와 군악대, 중국·터키전통공연단, 월드컵 참가국 등 50개 단체 4000여명이 퍼레이드 차량과 월드컵 공모양의 애드벌룬을 앞세우고 종묘∼종로3가∼종로1가∼세종로∼서울광장을 행진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먹을거리·그랜드세일 ‘축제도 식후경’ 이번 페스티벌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먹을거리다. 거리 곳곳에서 서울의 전통 맛을 느낄 수 있는 각종 음식과 세계 음식들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시민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 작품을 구입할 수 있는 ‘서울 3일장’도 열린다. ●서울 ‘원조’의 맛을 뽐낸다 다음달 4∼7일 4일 동안 시청 후정과 원구단, 청계천변, 동화면세점 등에서는 서울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서울사랑 음식축제’가 열려 서울을 대표하는 최고의 맛을 뽐낸다. 서울 원조 음식전과 가족 퓨전 음식전, 청계천변 정겨운 음식마당 등으로 진행되는 음식축제에서는 ‘장충동 족발’과 ‘신림동 순대’‘신당동 떡볶이’‘마포갈비’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유명 음식점 40개를 비롯해 여성단체가 운영하는 29개와 대학생 동아리가 운영하는 4개 등 총 110개의 부스가 설치된다. 1∼7일 북창동 일대 음식점 30여곳에서 음식값의 10%를 할인해 주고, 무교·다동 음식문화거리에서의 음식점 19곳에서도 5%를 할인해 준다. ●지구촌 먹을거리 한자리에 5일과 6일 서울광장과 무교로, 시청 후정에서는 세계의 다양한 맛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음식전은 5일과 6일 이틀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41개국 부스가 설치된다. 6일에 오후 2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는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지구촌 한마당’이 열려 서울 거주 외국인 및 자매도시 초청 공연과 함께 각국 민속공연 등이 펼쳐진다. ●시민들의 수공예 시장 덕수궁 돌담길 주변(우천시 시청앞 지하공간)에서는 5∼7일 오전 10시∼오후 7시,‘서울 3일장’이 열린다 3일장에서는 시민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사고 파는 장터와 함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운영하는 예술체험코너 등이 마련됐다. 특히 환경을 주제로한 작품과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 재활용 물품을 가지고 만든 작품 등이 전시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5000여개 업소 싸게, 더 싸게 페스티벌 기간 중 ‘하이서울 그랜드세일 쿠폰’을 이용하면 5000여개의 업소에서 최대 70%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시내 주요 쇼핑 거리에서는 오는 29일에서 다음달 10일까지 대규모 할인 이벤트인 ‘하이서울 그랜드 세일’이 펼쳐진다. 명동과 남대문, 동대문, 이태원, 북창동 등 관광특구지역 쇼핑점을 비롯해 면세점, 관광호텔 등 5000여곳의 업소에서 대대적인 할인행사가 진행된다. 이태원 450여개 업소에서는 의류와 액세서리, 가죽, 가방, 구두, 잡화, 기념품 등을 10∼70% 할인 판매하고, 동대문에서는 두타와 밀리오레, 청대문 등에서 의류와 잡화 등을 10∼50% 할인해 준다. 남대문은 3만원 이상 아동의류 및 아동용품 구입고객에게 사은품을 증정한다. 롯데·신라·동화·워커힐·SKM 등 시내 5개 주요 면세점도 쿠폰을 소지하면 5∼3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호텔의 경우 코리아나호텔과 타워호텔, 노보텔, 신라호텔, 롯데호텔 등 13개 호텔이 객실 정가의 30∼50%로 묵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김치, 김, 젓갈, 선식, 건과류 등을 10∼20% 할인해주며, 갤러리아 콩코스도 외국인에게 패션잡화와 신사·숙녀의류, 유·아동의류 등을 5∼10%로 할인해 준다. 서울관광기념품판매점에서는 기념품 전체를 5% 할인한다. 종로 3가 귀금속 거리에서는 600여개 업체가 순금제품을 제외한 14K 제품을 5∼1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이 밖에 코엑스 아쿠라리움이 입장료(일반 2000원, 어린이 1000원)를 할인해 주며, 김치박물관도 입장료를 1000원 할인해 준다. 또 남산 N타워 관람료 10%, 정동극장 전통예술무대 공연 10%, 도깨비스톰 난타 공연 10% 할인 혜택이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준비의 주역들 ● 진두지휘 유인촌 서울문화재단 대표 “시민들이 일상에서 벗어나 도심 거리를 자유롭게 거닐며 서울의 역사와 전통을 즐길 수 있도록 축제를 준비했습니다.” ‘하이서울 페스티벌 2006’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유인촌(55)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올해 축제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축제는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것”이라는 그의 생각처럼 이번 축제는 지난해에 비해 시민 참여행사가 대폭 늘었다. 특히 서울의 역사와 전통을 되살려 보자는 취지에서 경건한 ‘의식’도 더해졌다. 지난 21일 축제 마무리를 위해 서울시청을 방문한 유 대표를 만났다. ▶페스티벌의 주제는. -페스티벌의 주제인 ‘서울인(人), 서울인(In)’은 한마디로 서울에서 살아가는 시민들의 ‘삶(Life)´이다. 그래서 서울의 다양한 삶을 축제에 담았다. 주제는 실무위원을 맡고 있는 이영란(41) 작가가 만들었다. ▶페스티벌의 특징은. -축제를 통해 시민들이 차만 다니던 길을 걸어보는 것 자체가 시민들에게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무작정 먹고, 놀고, 마시기에 앞서 서울의 역사와 전통을 한번쯤 생각해 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전야제 때 시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선조들에게 ‘고(告·축제를 알리는 의식)´하는 것이라든지 ‘도성밟기’에 앞서 유실된 성곽을 ‘그래피티(페인트로 그리는 것)’로 잇는 것 등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시민 참여행사가 늘었다. 낙산과 인왕산 등 2개의 코스로 나눠진 ‘도성밟기’ 행사에는 시민 5000여명이 참여하게 되며, 살곶이 공원에서 서울광장까지 걷기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또 다음달 4일 서울광장 상공에 지름 50m의 그물망 형태 초대형 설치미술 작품에는 시민들이 직접 쓴 소망 메시지가 담길 예정이다. ▶프로그램이 많아 다소 산만하다는 느낌을 주는데. -인구 1000만명이 넘는 대도시에서 이뤄지는 축제다 보니 어쩔 수 없다. 소도시에서 이뤄지는 축제에 비해 밀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재단에 ‘축제부’를 만들어 설과 추석, 단오 등 특징적인 주제의 소규모 축제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부터 재단이 주최를 하는데. -장기적으로 볼 때 축제는 민간 주도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래서 지난해 시에서 주최하던 행사를 재단이 맡게 됐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교통통제와 안전관리, 청소, 환경, 위생 등 시와 관계기관의 협조 없이는 어렵다.10회 정도 넘어서면 민간 주도 축제로 정착될 것이다. ▶축제 기간이 짧아졌는데. -축제가 너무 길면 안 된다. 처음에는 10일 가까이 행사를 했는데 길다 보니 밀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교통통제 등으로 시민불편 등을 초래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하루 정도 더 줄일 생각이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행사 준비도 어려웠지만 올해는 지방선거가 있어 신경을 많이 썼다. 축제가 선거와는 거리가 있지만 그래도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도록 음식물 나눠주는 것 등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전문가·50여개 단체·스타 등 수천명 힘모아 하이서울 페스티벌의 화려한 무대 뒤에는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땀이 배어 있다. 페스티벌에는 시민 공모를 통한 자원봉사자와 퍼레이드·프로그램 참가자 등 수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축제를 빛낸다. 인터넷을 통해 지원을 받아 선발한 286명의 자원활동가들이 곳곳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한다. 가장 많은 자원활동가가 투입되는 곳은 서울광장 행사와 도성밟기, 시민화합 줄다리기, 서울 3일장, 서울 매직페스티벌 등 행사별 현장진행보조 요원으로 250명이 활동하게 된다. 종합안내소에서 외국인 안내(영어·일어·중국어)와 매직 페스티벌 통역 등에 8명이 활동하고, 홍보 9명, 사무국지원 5명 등이다. 또 각 분야 전문가들로 축제 실무위원회가 구성돼 축제 준비를 도왔다. 이영란 극작가와 미술가 한젬나씨, 임옥상 우리문화 대표, 유재현 상상공장 대표, 천호균 쌈지 대표이사, 최정화 가슴시각개발 연구소장 등 12명의 실무위원회에 참여했다. 하이서울 그랜드 퍼레이드에는 사가정 풍물단, 한국사자춤보존회, 화성동탄초등학교 어린이외발자전거팀, 유노스클럽, 터키공연단, 미군 치어걸 등 국내외 50여개 단체 4000여명이 참가한다. 춘천마임 축제팀과 안성 바우덕이, 안동 하회 별신굿, 제주 민속예술단 등 전국 8도에서 올라온 민속놀이 팀도 행사에 볼거리를 제공한다. 인기 연예인들도 대거 축제에 참여한다. 전야제 행사에는 동방신기와 보아, 세븐, 장나라, 이효리, 버즈 등이 참여하며, 뮤지컬 하이라이트공연에는 윤복희, 옥주현, 남경주, 김선경, 최정원 등 유명 뮤지컬 배우 100여명이 출연할 예정이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연극·영화·마술축제에 초대합니다 ‘하이 서울 페스티벌’과 어우러져 연극·영화·마술 축제도 펼쳐진다. 1977년부터 전통을 이어온 ‘서울연극제’가 다음달 3∼21일 아르코 예술극장과 아룽구지 소극장, 서강대 메리홀에서 진행된다. 연극인의 창작 의욕을 높이고 한국 연극을 세계에 알리고자 기획했다. 공식 참가작과 자유 참가작, 구립극단 경연대회 등 공연이 다채롭다. 일주일 이상 공연하는 작품은 8편이다. 올해 3회째를 맞은 ‘서울 환경영화제’는 4∼10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개최된다. 28개국에서 출품한 영화 109편을 만날 수 있다. 경쟁부문인 ‘국제 환경영화 경선’에는 14개국 20편이 경합을 벌인다. 장편 극영화와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는 무료다. 감독과의 대화 등도 마련됐다. ‘서울 매직 페스티벌’은 지난해 처음 열려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시민들이 상상력을 자극하고 꿈과 희망을 주는 마술에 매료됐다. 올해는 서울 열린극장 창동에서 펼쳐진다. 세계 최고의 마술인이 펼치는 ‘프로 매직쇼’와 궁금했던 마술의 비밀을 직접 배워보는 ‘매직 강의쇼’, 일반인이 참여하는 마술 경연대회가 기획됐다. 공중부양마술, 신체분리마술, 탈출마술, 신체통과마술 등을 경험할 마술 체험관도 준비됐다. 한편 축제기간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편리하다. 서울광장과 청계천의 교통이 자주 통제되기 때문이다. 서울광장은 오후 5시부터 관람객 수에 따라 프라자호텔, 태평로까지 차량 통행을 제한한다. 한낮에도 시간별로 통행량을 조절한다. 자세한 사항은 표 참조.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봉산탈춤·판소리 참여하면 재미 2배 서울시는 28∼31일 경희궁에서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와 서울시 지정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공연 등 다양한 전통문화 볼거리를 선보이는 서울무형문화재의 축제를 한다. 이번 행사는 단지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체험 가능한 프로그램이 많은 게 특징이다. 참여하면 승무의 정재만과 판소리의 이옥천 등의 공연을 볼 수 있다. 또한 곡물을 곱게 치는 체장을 만드는 최성철, 옻나무 수액 칠의 정제와 도장 등을 하는 신중현 등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보고 배울 수 있다. 첫날인 28일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하는 전야제 때는 영화 ‘왕의 남자’에 나오는 남사당놀이패의 줄타기가 선보인다. 이어 대접돌리기, 땅재주 등 다양한 기예와 함께 가야금병창과 태평무, 선소리산타령 등 흥겨운 한마당이 펼쳐진다.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9일과 30일엔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굿판이 활짝 펼쳐진다. 중랑구 봉화산 일대에서 400년 넘게 전해오는 봉화산 도당굿과 남이장군사당제, 서울새남굿 등이 벌어진다. 또한 지배계층에 대한 풍자와 서민들의 애환으로 해학과 익살을 이끌어내 양반과 천민 등 모든 계층한테 사랑을 받았던 송파산대놀이와 봉산탈춤, 강령탈춤, 북청사자놀음 등을 볼 수 있다. 물론 원하면 직접 춤을 배울 수도 있다. 그리고 경희궁 입구에 있는 시립미술관 경희궁분관에선 전통을 고집스럽게 이어나가고 있는 장인들이 직접 다양한 전통공예품을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연과 옹기, 매듭, 민화 등을 배워 직접 해보기, 시골장터에서 보던 엿장수의 구수한 장단과 함께 윷놀이, 투호놀이, 제기차기, 널뛰기 등 전통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경희궁 곳곳엔 전통 먹을거리 장터가 준비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 뮤지컬 ■ 드라큘라 22일부터 무기한 한전아트센터.잔혹하고 사악한 흡혈귀 캐릭터 대신 시공을 초월한 사랑의 화신으로 부활한 드라큘라 백작.1998년,2000년에 이어 세번째 공연되는 체코 뮤지컬이다. 김덕남 연출, 신성우, 양소민, 윤공주 등 출연. 화∼금 8시, 토 4시·8시, 일 3시·7시.4만∼12만원.1544-4530. ■ 레딕스, 십계 5월9일까지 화∼금 8시, 토·일 3시·7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모세를 통해 온갖 역경을 겪으며 정체성을 찾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4만∼15만원.1588-7890. ■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5월21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3시·6시 대학로 예술마당1관.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이야기를 비튼 아카펠라 창작 뮤지컬. 민준호 연출, 박민정 진선규 등 출연.2만∼3만원.(02)501-7888. ●연극 ■ 노이즈 오프 5월28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누구나 한번쯤 품어봤을 궁금증 하나. 공연중 무대뒤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낫씽온’이란 연극을 준비하는 연출, 배우, 스태프의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통해 그 이면을 속시원히 보여준다. 마이클 프라이언 작·김종석 연출, 정현 안석환 송영창 등 출연. 월, 수∼금 8시, 토·일 3시·7시.2만∼4만원.1544-1555. ■ 클로저 20일∼7월2일 화∼금 8시, 토 4시·7시, 일 3시·6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욕망을 섬세하게 풀어낸 심리 드라마. 패트릭 마버 작·민복기 연출, 김지호 이명호 등 출연.2만∼3만원.(02)764-8760. ■ 내 사랑 히바쿠샤 29일까지 화∼목 7시30분, 금·토 4시·7시30분, 일 4시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피폭자 아버지를 둔 한 여인의 비극적 삶을 다룬 풍자코믹극. 가이홍 작·홍유진 연출, 백성희 김명수 등 출연.1만∼3만원.(02)741-1275. ■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 30일까지 화∼금 8시, 토·일 3시·6시 블랙박스시어터. 주차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대도시 소시민들의 일상. 선욱현 작·권호성 연출, 윤영걸 김경희 등 출연.1만∼2만원.(02)762-0010. ●어린이 ■ 어린왕자 30일까지 화∼일 2시·5시 서울열린극장 창동. 생텍쥐페리의 명작 동화를 각색한 서울시뮤지컬단의 가족뮤지컬.1만원.(02)399-1772. ■ 엄마는 안가르쳐줘 5월27일까지 화∼금 2시·4시30분, 토·일 1시·3시30분 사다리아트센터 세모극장. 춤, 노래, 인형놀이 등 흥미로운 볼거리와 함께하는 성교육 뮤지컬.2만원.(02)744-7304.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4년만에 재기 혼혈가수 박일준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14년만에 재기 혼혈가수 박일준

    떠남과 돌아옴이 무척 길었다. 그 간격에 켜켜이 쌓여진 고독과 시름을 어찌 헤아릴 수 있으랴. 그랬다. 살면서 늘 떠나야 했다. 반기는 사람보다 멀리하는 사람이 많았다. 행복보다 참아야 하는 눈물이 더 기다리고 있었다. 인생길의 유일한 친구는 술이었다. 술과 같이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이제 웃는다. 새로 시작한다. 얼굴엔 술픔이 사라지고 기쁨으로 채워진다. 진정한 행복도 알았기에 사랑의 정열도 생긴다. 노래를 부른다. 경쾌하고 빠르다. 사랑과 진실을 그리워한다.‘누구는 소주먹고/누구는 양주먹고/세상이 왜 이렇게 불공평할까/사랑과 진실은 실종된 지 너무 오래야/왜 왜 왜 왜 그럴까 말도 안돼’ 가수 박일준(52). 혼혈 고아 출신이다.1977년 ‘오 진아’로 데뷔해 ‘아가씨’ 등의 히트곡으로 많은 팬을 거느렸다.20대에겐 다소 낯설지만 지금의 30대 중반 이후에는 여전히 기억된다. 박씨는 91년 7집 앨범을 내고 팬들의 곁을 훌쩍 떠나버려 한동안 기억에서 멀어졌다. 이후 꼭 14년이 지났다. 최근 존재의 이유를 다시 드러내고 있다. 제2의 가수 인생을 시작한 것. 신곡 이름은 앞서 언급된 ‘왜 왜 왜’이다. 앨범 발표 소식은 지난해 있었지만 아직 시중에 내놓지 않았다. 우선 ‘가수 박일준’을 다시 기억하게 하는 일이 먼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궁금해진다. 앞으로의 음악활동과 대중과 멀어졌던 지난 세월이…. 또 혼혈로서 겪었던 많은 사연들, 이제는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에서 박씨를 만났다. ●신곡 ‘왜왜왜´ 양극화된 세상 풍자 먼저 신곡 얘기부터 나왔다.“노랫말처럼 양극화된 세상을 풍자하면서 빈부차이와 못 사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이지요.”라고 설명했다. 친한 후배 형제가 작사(성주)·작곡(성현)을 하면서 권유한 것이 신곡 발표를 앞당기게 됐다고 부연한다. 이어 “원래 저는 쉽게 따라부를 수 없는 ‘팝쪽’이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세월이 오래 가도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곡을 불러보자고 했어요.”라고 덧붙인다. 하지만 방송국에 찾아갔더니 알아주는 PD들이 없어 애를 먹었다.“중고신인이세요?”라는 말만 들어야 했다. 할 수 없이 지방공연부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박씨 자신이 직접 홍보물을 제작하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재기’를 알리는 모든 일을 혼자 도맡아 했다. 이같은 외로운 노력끝에 차츰 반응이 좋다는 소문이 퍼졌다. 최근에는 ‘가요무대’와 ‘가요큰잔치’ 등 전국 공중파 방송에도 얼굴을 내밀어 팬들과 만났다. 다행스럽게도 요즘 들어 각종 가요차트 상위에 랭크될 정도로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아내와 같이 이번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주위에서 ‘박일준이 다시 왔구나’ 하는 얘기를 들으니 행복해요. 모든 것이 고맙죠.” 그동안 노래와 멀어진 이유에 대해 “가수는 후속타가 없으면 서서히 잊혀져가지요.”라고 대답한다. 박씨는 81년부터 3년간 MBC의 간판 코미디 프로그램인 ‘폭소대작전’에 출연했다. 코미디언 배일집씨가 운영하는 햄버거집 종업원 역을 맡았다.4일 연습하고 하루 녹화하다 보니 일주일이 금방 지나간다. 또 영화 ‘상한 갈대’ 등에 출연하다 보니 자연히 노래와 멀어졌다. 아차 싶어 신곡을 내려고 했으나 아무 곡이나 낼 수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서서히 공백이 생겼다. ●간경변으로 쓰러져 “살 확률 50%” 진단받기도 때마침 벌이는 사업마다 실패의 연속이었다. 혼혈인으로서 사업을 이끌어가기가 정말 힘들었다. 자연히 술만 퍼 마셨다.4년전 어느날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간경변으로 식도정맥이 파열됐던 것. 병원에서 살아날 확률이 50%라는 얘기를 들었다. 식구들이 막 울자 “그러면 나보고 죽으라는 얘기냐.”고 하면서 밝게, 또 밝게 마음을 먹었다. 몇달간 입원끝에 다행히 호전돼 퇴원할 수 있었다. 이때 가수의 길을 다시 걷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박씨는 “열다섯때부터 술을 마셨어요.”라고 고백한다. 혼혈이라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늘 혼자 있게 만들어 술에 의지했다. 이렇게 말못할 스트레스를 혼자 떠안고 30년 넘게 술을 마시다 보니 죽음 직전까지 갔던 것. “다시 살아났기에 식구나 모든 사람들이 고맙게 여겨지더군요. 가수로서 국민들을 즐겁게 해주어야 한다고 다짐했지요. 용서하는 마음도 아울러 생겨났습니다. 조금 전 인터뷰하러 오는 도중 자동차 접촉사고가 났어요. 가해자가 젊은 친구였는데 화를 내지 않고 대신 ‘일진이 안 좋으니 조심해서 운전하라’고 타일렀지요.” 부인과도 새로 연애하는 기분이 든단다. 남편이 잘나가던 과거에는 그저 돈을 벌어오는 수준으로 생각했으나 신곡을 준비하면서 같이 발품팔고 고생을 하다 보니 진정한 동반자로 거듭 태어났다며 웃는다. ●代이어 놀림받던 아들 9년간 미국에 보내 박씨는 아들과 딸, 자식 둘을 두었다. 아들이 미국에 가 있지 않으냐고 했더니 “얼마전 9년만에 돌아왔습니다. 정말 보내고 싶지 않았거든요.”라고 한맺힌 듯 말꼬리를 흐린다. 잠시 먼 곳을 응시하더니 “제 아들도 파키스탄이나 인도인, 동남아쪽 사람처럼 생겨 초등학교때부터 놀림을 많이 받았어요.”라고 말을 이었다. 박씨 자신도 어렸을 적부터 혼혈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지낸 터에 아들한테도 똑같이 벌어지자 더는 참지 못했다. 결국 미국 뉴저지에 사는 지인에게 부탁, 아들을 그곳에 등 떠밀듯 떠나보냈다. 세월이 지나 아들이 커서 현지 대학에 진학하자 “얘야, 이젠 견딜 수 있는 나이가 되지 않았느냐.”고 하면서 귀국시켰다. 아들은 목사가 되려고 현재 모 신학대 4학년에 재학중이다. “곁에 두어야 할 자식을 보내는 부모의 마음이 오죽했겠습니까. 장애인이 따로 없어요. 혼혈이라는 편견으로 멀쩡한 사람이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갑니다. 정말이지 우리 대(代)에서 모든 것이 끝나야 합니다.” 박씨는 6·25전쟁이 끝난 직후 54년에 태어났다. 미군이 돌아가면서 아버지도 미국으로 건너갔고 박씨는 세살 때 친어머니에 의해 고아원에 맡겨졌다. 어렸을 때부터 얼굴이 검어 ‘연탄’으로, 머리가 곱슬이어서 ‘라면’이란 별명으로 늘 놀림의 대상이었다. 이후 양부모 밑에서 자랐다. 양부모는 박씨가 가수로 성공을 거둘 무렵인 70년대 후반 세상을 떠났다. 다시 혼자가 된 박씨는 결혼을 선택한다. 하지만 혼혈이란 이유로 거절당한다. 예비 장모가 워낙 완강하게 반대했다. 고민끝에 ‘임신작전’을 썼다. 하지만 예비 장모는 “그래도 안 된다. 애를 떼라.”며 성화가 대단했다. 할 수 없이 예비신부가 산부인과 병원에 갔으나 때마침 점심시간이어서 그냥 돌아오는 바람에 결국 결혼에 골인했다. 처음 낳은 자식이 아들. 장모는 손자를 무척 사랑했다. 미국에 갈 때에도 직접 따라가 온갖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다. 박씨 역시 25년동안 장모(지난해 작고)를 친어머니처럼 극진히 모시고 살았다. 박씨 자신의 팔자에 모두 다섯 부모를 둔 셈이다. “워드가 한국에 왔을 때 워드 어머니의 얼굴을 자세히 봤어요.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 모습이었어요. 저의 친어머니도 아마 그렇게 생겼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워드로 인해 혼혈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나마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냄비처럼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식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베트남의 혼혈아 위한 사업 하고파 혼혈이라는 말은 우리 민족의 슬픔인 6·25전쟁이 있었기에 생겨나지 않았느냐고 반문한다. 남들과 똑같이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죄를 지은 것처럼 차별과 편견의 굴레속에서 살아야 하느냐고.“내 것은 소중하고 남의 것은 장난을 쳐도 되는 건가요?” 잠시 침묵을 지키던 박씨는 혼혈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방법을 제시한다. 부모와 학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쟤 하고 놀지 마라. 시커멓게 된다.’가 아니라 ‘쟤 하고 놀면 영어도 배우고 재미있거든’하고 유도해주면 된다는 것. 이어 “농촌 총각들이 왜 베트남 처녀와 결혼합니까. 우리가 안 봐주기 때문이죠. 자연히 혼혈이 생겨납니다. 늘 내 생각만 하는 쪽으로 가면 안 돼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아닙니까.”라고 호소한다. 박씨는 앞으로 우리 사회에,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는 가수의 길만 걷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어느정도 자리를 잡으면 베트남의 혼혈아들을 위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베트남 전쟁으로 자신의 처지와 비슷하게 살아가는 그들을 한국으로 초청, 서로 부둥켜 안고 반쪽 모국인 한국을 이해시키는 일이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4년 서울 출생 ▲77년 ‘오 진아’로 가수 데뷔 ▲79년 ‘잘가요’ 발표 ▲80년 ‘아가씨’ 발표 ▲81년 ‘누나야’ 발표 ▲81∼83년 코미디프로 ‘폭소대작전’ 출연 ▲84년 영화 ‘상한 갈대’ 출연 ▲83년 ‘너는 지금 어디에’‘닻’ 등 발표 ▲91년 ‘가 가지마’‘사랑은 3.14’ 등 발표(7집 앨범) ▲2005년 9월 신곡 ‘왜왜왜’ 등 8집 앨범 제작 ▲06년 지방공연 및 방송활동 재개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뮤지컬 주연 배우 변신 ‘컬투’ 멤버 김태균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뮤지컬 주연 배우 변신 ‘컬투’ 멤버 김태균

    기상천외한 반전이다. 사회를 뒤집어보는 스릴이 있다. 역설적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뱉어내는 유행어도 간단치 않다.‘그때 그때 달라요’‘생뚱맞죠’‘희한하네’…. 그뿐이 아니다. 황당무계한 영어강좌로 배꼽을 잡는다.‘None of your business’는 원래 ‘네 할 일이나 잘 해’라는 뜻이다. 그러나 ‘난 어부여 빚있어’로 해석해 정책당국을 꼬집고 빚에 쪼들린 어부의 신세를 풍자한다. 인기 개그 듀오 ‘컬투’(정찬우·김태균). 어느날 우스꽝스러운 복장으로 불쑥 나타났다. 처음엔 말 그대로 생뚱맞았다. 하지만 순식간에 팬들이 많아졌다. 단순 코미디가 아닌 사회의 흐름을 민감하게 간파한다. 교육정책의 혼선이나 정치인들의 말바꾸기를 겨냥해 ‘그때 그때 달라요’라는 말로 꽈배기처럼 비비 꼬았다가 풀어놓는다. 이 말은 지난해 우리 사회의 유행어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요즘도 마찬가지. 다른 사람 같으면 소재 빈곤 등으로 잠시 재충전할 법도 한데 여전히 왕성한 활동으로 팬들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한다. 최근에는 음반 준비도 하고 드라마와 뮤지컬에 출연하는 등 갈수록 원숙한 끼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모처럼 강의 듣는 학생된 기분 ‘컬투’ 멤버 중 김태균(34)씨는 요즘 뮤지컬 ‘찰리 브라운’(4월6일∼6월25일) 주연 배우로 변신해 또 다른 면모를 과시한다. 공연장인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김씨를 만났다. 저녁 공연 직전이어서 노란 티셔츠의 무대복 차림이었다. 먼저 뮤지컬로 데뷔한 소감을 물었다.“너무 재미있어요. 배운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모처럼 선생님한테 강의를 듣는 학생이 된 기분이었어요. 생각대로 공연도 잘되고 있고요.” 뮤지컬이란 노래와 춤, 연기력 등 만능의 끼가 두루 갖추어져야 한다. 김씨는 연예계 데뷔 후 거의 ‘개그쪽’이었다. 그래서 낯선 뮤지컬 입문이 어렵지 않았을까.“아뇨, 즐거웠어요. 다른 배우들이 잘 해줘서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어요.(옆에 서 있는 동료 출연자 임철형씨를 가리키며)특히 저 형이 잘 해줘요.”라며 웃는다. 그러자 임씨는 “태균이가 대본 외우는 것을 1등으로 마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합니다.”라고 거들었다. 뮤지컬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평소 원하던 것이었고 때마침 제의가 들어와 선뜻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지난 13년동안의 연예 활동, 즉 개그맨 생활을 하면서 음반도 내고 영화제작에도 참여했던 자신의 끼를 이번 뮤지컬을 통해 기분좋게 중간 점검해보겠다고 의미부여를 했다. 연기인생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경험이 아니냐는 것. 아울러 그동안 코미디만 해서인지 뮤지컬 무대에 막상 올랐더니 저절로 신이 나고 에너지가 넘쳐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거듭 즐거워했다. ●철학적 메시지 담은 성인동화 뮤지컬 ‘찰리 브라운’은 우리에게 강아지 캐릭터 ‘스누피’로 잘 알려진 찰스 슐츠의 단편만화 ‘피너츠(Peanuts)’가 원작. 아이 6명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세상을 그리고 있다. 김씨가 맡은 찰리 브라운은 하루하루가 실수투성이다. 하는 일마다 ‘머피의 법칙’이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김씨는 작품에 대해 “어른들에게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성인동화”라면서 스스로 자기를 찾고, 또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깨달아가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풀이한다. 다시 말해 살면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신세한탄만 하다가 어느날 ‘그래 나야’하고 비로소 깨닫는다는 것. 관객 나름대로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이 홍보해달고 주문한다. 김씨의 음악적 재능은 이미 뮤지컬에서도 단박에 통할 만큼 인정받은 셈.2003년 1월 ‘컬투’를 결성한 후 그해 5월 첫 음반을 출시했다. 이어 노래와 개그를 접목시킨 라이브 개그 콘서트 공연을 최초로 도입했다. 그동안 여섯 차례의 라이브 공연을 펼쳤고 지난해에는 백상예술대상에서 남자예능상을 수상했다. 이번달에는 두번째 음반을 출시한다. 그가 직접 작사한 노래도 여럿 있다. 이소라·김민종의 ‘우리 다시’를 비롯, 컬투로 발표된 노래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쳤다. 어릴 적부터 시 쓰는 것을 좋아할 만큼 작사에도 타고난 소질이 있다. “목소리는 아버님한테, 연기는 어머님한테 물려받은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여섯 살때 세상을 떠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어머니는 활달하고 친목회 모임에 나가기만 하면 항상 사회를 맡아 좌중을 이끌 정도로 끼가 많다고 귀띔한다. “개그 아이디어요? 일상에서 찾아요.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가 얼핏 스치는 게 있습니다.‘웃찾사’에서 찬우형이랑 영어 개그할 때에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순간순간 단어를 가지고 준비했지요. 요즘 영어는 유치원 아이들도 따라 하거든요.” ●깨가 쏟아지는 신혼… 소문난 효자 개그맨이 아니었으면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었을까. 그러자 “직장인만 되지 말자고 했지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예체능계쪽에서 뭔가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방송연예과를 지망했어요.”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고교(서울 동성고)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서울예술대에 들어가서야 확 달라졌다는 것. 갑자기 그렇게 돌변할 수 있느냐고 하자 “입학했더니 다들 미쳐 있더군요. 저도 안 미치면 안될 것 같았어요.”라며 웃는다. 대학졸업후 문선대에서 군복무를 했다.1군사령부 예술단에서 활동했는데 MC면 MC, 노래면 노래, 코미디면 코미디로 가는 곳마다 장병들을 사로잡았다. 제대후 그는 개그맨이 되기 위해 곧바로 MBC 공채시험에 응시, 합격했다.1994년 7월이었다. 정찬우씨도 이때 만났다. 처음엔 각자의 길을 걸었지만 갈수록 궁합이 척척 맞아 ‘컬투’로 의기투합을 한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결혼해 아직은 깨가 쏟아지는 신혼이다.9년 전 김씨가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의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는 부인 이지영씨를 처음 만났다. 서로 좋은 느낌을 받았지만 당시에는 둘다 바빠 진전시키지 못했다. 그러다가 4년 전 한 음식점에서 우연히 만나면서 진지하게 이어졌다. 지난해 여름 한 공연장에서 이씨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무대 위에서 이씨의 이름을 부르며 김현식의 ‘기다리겠소’를 목청껏 불러 사랑의 마음을 전했다. “더 이상의 동반자는 없어요. 너무나 잘 이해해주고 투정이나 칭얼대는 것도 없어요. 또 (부인은)현실적 결단력이 강해요. 사람 많은데 가는 거 싫어하고요.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 가장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에요.” 이들의 보금자리는 성북구 종암동. 친형이 목사로 선교활동 중이어서 바로 옆집에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효자로 소문났다고 하자 “제가 소문냈어요.”라며 즉각 웃어넘긴다. ●내년 봄엔 팬들과 스크린으로 만나 김씨는 이번 뮤지컬에 출연하면서도 ‘웃찾사’에 고정출연하고 또 ‘주주클럽’ 진행을 맡는 등 눈코 뜰 새가 없다. 그러다 보니 새벽 2시에 잠자리에 들 정도. 건강을 염려한 부인이 처음에는 뮤지컬 출연을 반대했으나 요즘에는 오히려 열심히 하라며 격려를 해준다. 부인도 직장에 다녀 맞벌이 부부인 셈. 김씨는 바쁜 일과로 자주 운동을 못하지만 매주 일요일에는 꼭 야구를 한다. 연예인 야구팀 ‘조마조마 클럽’(단장 박상원)에 나가 정찬우씨 등 야구를 좋아하는 동료 연예인들과 야구시합을 벌인다. 끝나면 소주 한두잔 기울이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평소 주량은 소주 2병이다. 돈을 많이 벌었느냐는 질문에 “번 만큼 많이 써요. 투자할 일도 많고요.”라고 대답한다. 이번 뮤지컬 공연이 끝나면 오는 7월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에서 ‘2006컬투쇼’를 펼친다. 또 내년 봄에는 스크린을 통해 팬들과 새롭게 만난다.“유쾌하고 경쾌하면서도 엽기적인 영화가 될 것”이라면서 시나리오도 직접 쓸 작정이라고 했다. 늘 준비된 미소 속에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밝게 비친다. 주말매거진 We팀장 km@so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72년 서울 출생 ▲91년 서울 동성고 졸업 ▲93년 서울예술대 방송연예과 졸업 ▲94년 MBC개그맨 공채 5기로 데뷔 ▲2003년 컬투 결성, 음반 출시, 컬투쇼(서울 대학로 컬투홀) ▲04년 컬투 여름콘서트(서울 성대 600주년 기념관), 크리스마스 콘서트(서울 돔아트홀) ▲05년 독도살리기 ONE콘서트(돔아트홀) ▲06년 4월 ‘찰리 브라운’으로 뮤지컬 데뷔 ▲출연프로 SBS웃찾사, 주주클럽, 라디오 2시의 탈출 외 다수
  • 이탈리아 총선 킹메이커는 경제

    이탈리아 총선 킹메이커는 경제

    오는 9·10일 실시되는 총선을 3일 앞둔 이탈리아 정계가 인신공격과 비속한 설전이 오가는 속에 부동층 끌어안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좌파연합 로마노 프로디 전 총리와 우파연합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현 총리가 3일 가진 TV토론에서는 “술주정뱅이”“이용해 먹기 좋은 바보”와 같은 도를 넘은 설전을 주고 받았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3개의 방송사를 소유한 언론재벌로 TV토론을 적극 이용하고 있어 이번 총선은 ‘베를루스코니 오페라-제리 스프링어 선거’란 풍자도 있다. 제리 스프링어는 저질 폭로 발언이 쏟아지는 유명 토크쇼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베를루스코니는 프로디에 3.5∼5% 뒤지고 있다. 베를루스코니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의 최장수 총리다. 두 사람은 1996년 총선 때 맞붙어 당시에는 프로디가 이끈 좌파연합이 승리했다.10년 만의 재대결에서 베를루스코니의 발목을 잡은 것은 경제. 지난해 이탈리아의 경제는 0% 성장률을 기록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 언론인의 최소 80%가 좌익이라면서 신문의 비난에는 신경을 끄라고 국민들에게 일갈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인들은 “나라가 둘로 나뉘어졌다.”고 한탄했다. 북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업률은 높고 임금은 낮은 남부 이탈리아가 재기하지 못하면, 이탈리아 경제 전체가 수렁에 빠지리란 분석이다. 베를루스코니는 이탈리아 국민 80%가 매년 평균 189유로씩 지불하는 재산세를 없애겠다는 선심성 공약을 내놓았다. 낮은 성장률과 높은 물가와 실업률, 정부 재정적자 확대는 베를루스코니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이는 단지 그의 실정 때문만은 아니다. 프로디의 총리 시절부터 잠재해 온 이탈리아의 고질적인 경제 병폐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탈리아인들은 기업가 출신인 베를루스코니가 경제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믿었다. 게다가 다른 유럽 주변국들과의 경쟁력에서도 뒤처지면서 이탈리아인들의 실망감도 커졌다. 이제 이탈리아인들은 이라크전을 지지한 베를루스코니와 달리 유럽과의 통합을 강조하는 볼로냐대 경제학 교수 출신인 프로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고향을 빗대어 별명이 ‘볼로냐산 냉육’인 프로디의 선거 캠페인은 “진지한 정부”다. TV에서 쏟아지는 베를루스코니의 요설(饒舌)에 시달린 이탈리아인들에게 그의 진지한 정책이 먹혀들고 있다. 이탈리아 최대 재벌인 베를루스코니와 달리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시절에 자전거로 출퇴근했던 서민적 면모도 프로디의 인기 요인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고우영 화백 1주기 추모 작품전 준비하는 두 아들

    고우영 화백 1주기 추모 작품전 준비하는 두 아들

    “이번 추모제를 통해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와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팬들이 함께 웃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만화 ‘삼국지’‘수호지’‘임꺽정’‘일지매’‘초한지’…. 서민 정서가 듬뿍 담긴 그의 해학과 풍자 덕분에 무릎을 탁 치며 웃어보지 않은 대한민국 사람이 어디 있으랴. 지난해 4월25일 귀천(歸天)한 고우영 화백의 삶과 작품들이 1주기를 맞아 팬 곁으로 찾아온다.‘고우영 추모제-나의 삶, 나의 만화’가 열리는 것. 전시회 형식을 띤 국내 만화 작가의 추모제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1일부터 4개월 동안 전시회 형식 추모제 21일(일반 공개는 22일부터)부터 10일 동안 한국일보 갤러리에서, 새달 1일부터 부천만화정보센터 만화박물관으로 옮겨져 4개월 동안 계속된다. 올 초부터 추모제를 준비하고 있는 고 화백의 아들 성우(43)·성언(37)씨를 만나러 경기도 일산 ‘고우영 화실’을 찾았다. 성언씨는 2002년 고 화백이 대장암으로 고생할 때 미국 디자인 유학을 포기하고 돌아와 부친의 작품 활동을 도왔다. 역시 공업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던 성우씨는 지난해 화실에 합류했다. 문을 열자마자 고 화백의 생애가 담겨 있을 종이 상자 수십 개가 눈에 들어왔다.“아버지와 가까웠던 지인들을 모시고 소주파티나 하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하게 됐네요.” 어려서, 그리고 젊은 시절에는 외려 아버지 작품을 자주 접하지 못했다. 학업에다, 군대에다, 유학에다 뭐가 그리 바빴는지 모른다.“50년 동안 쌓인 자료를 정리하다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해엔 제가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나왔던 ‘80일간 세계일주’ 복간 작업을 하며 채색을 맡았었는데 그게 아버지와 마지막 작업이 되고 말았죠.”(성언) “요즘에도 다시 읽곤 하는데 재미있더라고요. 어렸을 땐 이 장면이 좋았는데 커서는 또 다른 장면이 좋아지고 그래요. 아버지 작품의 힘이 아닌가 싶어요.”(성우) 자료를 찾으면 찾을수록 분실된 원고가 많아 안타깝다. 신문 연재 스크랩도 100% 남아 있는 게 없다. 아버지가 활발히 붓을 들던 당시 여건이 어려웠던 점은 알고 있지만 없어진 페이지를 보면 가슴이 허전하다. 그래도 가끔 연락을 주며 격려해주는 아버지 지인들 때문에 힘이 난다. ●박수동·신문수·이정문 화백 등이 적극 도와 이번 전시회에도 당신 생전 낚시를 함께 즐겼던 박수동 신문수 이정문 허어 이두호 윤승운 화백 등 심수회 멤버와 허영만 이현세 화백이 글과 그림으로 힘을 보탠다.‘심술통’으로 유명한 이정문 작가는 고 화백이 자신의 집에 찾아와 벽지에 일필휘지로 그렸던 관우 그림을 내놓기도 했다. 고 화백이 쓰던 책상을 옮겨놓으며 작업실을 재연하고, 생전 모습을 여러 원고와 사진으로 준비하고, 오리지널 원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을 도록으로 꾸미고, 또 그림 따라 그리기 이벤트를 준비하는 등 추모제를 즐겁게 만들기 위해 분주하다. 그래도 열혈 팬들을 생각하면 빈틈이 있어 보일 것 같다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처음이다 보니 허점이 있어 혼날 것도 같아요. 귀엽고 재미있게 봐주시면 아버지도 하늘나라에서 기뻐하시지 않을까 싶어요.”(성언) “아버지 작품은 역사적 유물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대로 사장시킬 순 없죠. 추모제 즈음 ‘오백년’‘연산군’‘서유기’ 등을 내는 등 복간 작업도 꾸준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언젠가 ‘고우영 박물관’을 만드는 게 평생의 꿈입니다.”(성우)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나나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오타니 겐타로/나카시마 미카 줄거리 야자와 아이의 인기만화가 원작. 섬세한 여성적 시각으로 살려낸 두 소녀의 우정. 20자평 만화원작의 압축판이란 점이 장점이자 단점. ●오만과 편견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조 라이트/키이라 나이틀리·매튜 맥퍼딘 줄거리 사랑을 앞둔 남녀의 오만과 편견에 관한 영상 보고서. 20자평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였던 키이라 나이틀리의 성숙한 연기 만점. ●뻔뻔한 딕 & 제인 장르/등급 범죄 코미디/12세 감독/배우 딘 패리소트/짐 캐리·티아 레오니 줄거리 파산직면한 부부가 어설프게 벌이는 좌충우돌 강도 행각. 20자평 짐 캐리의 얼굴표정 만큼이나 풍부한 사회풍자, 유머. ●스윙걸즈 장르/등급 코미디/2세 감독/배우 야구치 시노부/우에노 주리·히라오카 유타 줄거리 시골 학교의 말썽꾸러기 학생들이 밴드를 만들어 벌이는 코믹 드라마. 20자평 청춘스타 우에노 주리가 있어 탐나는 영화. 지나치게 만화같은 설정 ●원초적 본능 2 장르/등급 범죄스릴러/18세 감독/배우 마이클 카튼 존스/샤론 스톤 줄거리 살인용의자로 지목된 여자, 정신과 의사를 주무르며 진실게임을 벌이다. 20자평 전편보다 한참 떨어지는 긴장감. 샤론 스톤의 노익장(?) 섹시미. ●청춘만화 장르/등급 청춘멜로/12세 감독/배우 이한/권상우·김하늘 줄거리 10년 넘은 우정과 사랑이 빚어내는 만화같은 웃음과 눈물. 20자평 배우와 캐릭터 그 찰떡궁합의 조화. ●브로크백 마운틴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리안/제이크 질렌할·히스 레저 줄거리 20여년에 걸친 두 카우보이의 애틋한 사랑의 감정선을 그린 영화. 20자평 베니스영화제와 골든글로브를 휩쓴,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는 진솔한 드라마.
  • ‘개그 프로’ 달라지면 안되겠니?

    ‘식상하고 가벼운 개그는 가라.’ 요즘 ‘개그 마니아’들은 TV를 보고 있자면 짜증이 난다. 지상파들의 개그 프로그램들이 모두 공개형식에다가 빠른 템포의 트렌디 코미디로 이뤄져 ‘그 나물에 그 밥’이기 때문이다. 제2의 ‘개그콘서트’(개콘·KBS)와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SBS)을 꿈꾸며 최근 신설된 SBS ‘개그 ONE’(사진 왼쪽)과 MBC ‘개그夜’는 신인 개그맨들의 말장난 수준의 대사와 엉성한 연기로 코미디의 격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코너들도 서로 비슷해 따라하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개콘’과 ‘웃찾사’에서 검증된 것으로 판단된 코너들을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또 이들 프로그램 모두가 공개형식이다 보니 방청객의 반응에 좌우돼 코너의 생존·방송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 현실이다. 한 신인 개그맨은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개그 아이디어를 제시해도 작가나 PD가 받아주지 않아 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개그 ONE’과 ‘개그夜’는 모두 신인 개그맨을 발굴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그만큼 참신함을 무기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줘야 하지만 상당수 코너들이 유행어 만들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그동안 ‘개콘’과 ‘웃찾사’에 익숙한 시청자들은 한동안 이들의 유행어를 따라하며 즐거워할지 모르지만,‘참을 수 없는 개그의 가벼움’을 느끼면서 또다시 허무해할지 모른다. 한 중견 개그맨은 “요즘 개그들의 템포가 빨라 장수 코너가 없어 안타깝다.”면서 “방청객의 즉석 평가를 받는 공개형식이 아닌, 깊이를 더할 수 있는 비공개 코미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청률 저조로 종방된 KBS ‘폭소클럽’이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와,26일 방송된 MBC 비공개 파일럿 프로그램 ‘코미디 액츄얼리’(사진 오른쪽)에 관심이 쏠린다.‘폭소클럽’도 공개방식이었지만 블랑카의 ‘이게 뭡니까’, 최양락의 ‘올드 보이’ 등 풍자적이면서도 신·구 개그가 어우러진 코너들이 시도돼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홍렬·서경석·이병진·정형돈 등 연기력을 갖춘 개그맨들이 출연한 ‘코미디 액츄얼리’는 60% 야외촬영 등을 통해 가족을 테마로 한 콩트식 개그를 선보였다. MBC 최영근 예능국장은 “젊은층 위주의 공개·트렌디 개그가 코미디의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에 대안을 고민하던 중 비공개 형식의 ‘코미디 액츄얼리’를 시험적으로 기획했다.”면서 “시청자 반응 등을 살펴본 뒤 방송을 계속할 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시론] 국민과 밤 지새우는 총리 보고싶다/박경효 서울시립대 행정학 교수

    [시론] 국민과 밤 지새우는 총리 보고싶다/박경효 서울시립대 행정학 교수

    “잘돼야 할 텐데.” 얼마 전 세상을 떠난 한 개그맨의 정치풍자로 유명해진 말이다. 그러나 이해찬 전 총리의 ‘3·1절골프 파동’ 등 최근의 정치행태를 보면 그의 바람은 여전히 시기상조인 것 같다. 자기 편 감싸기, 말 바꾸기, 무책임한 처신 등 구태가 아직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정치행정적 환경은 지역 등 정치적 안배에 의해 얼굴마담형 총리를 임명하던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사회의 권력구조는 점차 분권화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치는 현실 속에서 총리의 가장 바람직한 역할은 국가정책을 슬기롭게 조정하고, 이를 통해 대통령의 정책의지를 구현하는 일이다. 정부 내적으로는 부처 이기주의를 극복하여 지속적이고 일관된 정책수행을 도모하는 동시에 정부 외적으로는 사회집단간의 이견을 조율하고 정책의 균형성을 유지해야 한다. 조정자 역할의 효과적 수행을 위해선 무엇보다도 21세기형 리더십의 요체인 다양한 집단 또는 개인으로부터의 ‘마음 이끌어내기’가 중요하다. 마음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최소한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비전과 실천전략, 솔선수범의 행동력 및 공과 사의 구분이 그것이다. 그런데 줄곧 개혁과 도덕성을 내세웠던 이 전 총리는 비전은 있었을지 모르나 설득력 있는 실천전략이나 행동력, 공사 구별 능력을 지녔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이 전 총리가 화재, 집중호우, 철도파업 등으로 사회가 어려울 때마다 골프를 친다면, 그것도 특혜, 로비 등의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면 신뢰관계가 형성되겠는가? 자신의 행동이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쳐질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는다면 사회적 조정자의 역할이 가능하겠는가? 골프를 치더라도 시기와 동반상대를 고려하지 못한다면 일반 공직자의 접대골프를 탓할 수 있겠는가? 정치적 술수와 거짓된 약속이 아닌 실천적 행동이 있을 때, 사안을 자신의 입장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을 때 총리는 일반국민이나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신뢰와 존중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제기된 문제에 대해 정확한 입장을 표명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태도 역시 필요하다. 이 전 총리의 골프 파문을 바라보면서 반드시 짚어야 할 또 한 가지가 있다.“등산은 괜찮은데 골프는 왜 문제인가.”라는 단선적 논리를 편 교육부총리, 국정운영의 안정적 추진이라는 명목으로 사퇴에 사실상 반대한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보여준 철저한 자기 식구 감싸기이다. 그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왜 문제인지, 국민이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봤는가를 묻고 싶다. 우리 사회는 개혁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성공적 개혁을 위해선 총리를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이 자신만이 옳다는 독선을 버리고, 일반인보다 엄격한 도덕적 기준에 맞게 절제된 처신을 하며, 사회문제의 현장에 앞서 달려가는 깊은 애정을 지녀야 한다. 이러한 노력과 희생이 뒤따를 때 국민의 마음을 얻고 이해당사자의 협조를 구하는 공간이 생길 것이다. 정책 또는 사회 조정자로서의 총리가 사회 각 구성원의 마음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거창한 구호나 논리가 아닌 자그마한 행동이 우선되어야 함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골프장이 아니라 물난리의 현장에서 함께 걱정하며 밤을 지새우는 총리를 보고 싶은 것이다. 한 개그맨의 바람이 미래형이 아닌 현재형으로 바뀔 수 있도록. 박경효 서울시립대 행정학 교수
  • [15일 TV 하이라이트]

    ●코리아 코리아(EBS 오후 8시5분) 개그맨 김대희와 기상캐스터 출신 안혜경이 통일 전도사로 나섰다.MC들이 직접 시민들을 찾아가 북쪽에 관한 문제를 함께 풀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올라온 4팀. 과연 금강산 여행권을 받을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이번 주는 문화와 예술의 거리 ‘대학로’에서 시민들을 만나봤다.   ●생방송 TV연예(SBS 오후 8시55분) 풍자개그의 제왕, 코미디언 김형곤씨가 지난 11일 운동하다가 심장마비로 돌연 사망했다. 최근 TV연예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유통기한이 많이 남았다며 새로운 삶을 강조하던 모습이 결국 고인의 마지막 방송출연이 되고 말았다. 지난달 있었던 인터뷰의 미공개 화면 등을 통해 그의 개그인생을 되돌아본다.   ●클로즈업(YTN 오후 1시20분)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법개혁이 고비를 맞고 있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경제의 고도성장이나 인권의식의 향상에 걸맞게 사법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사법개혁추진위원회가 출범했는데, 한승헌 사개추위원장과 함께 사법제도 개혁 추진상황에 대해 알아본다.   ●레인보우 로망스(MBC 오후 6시50분) 보라의 후배 슬기는 민기를 보고 한 눈에 반한다. 슬기는 무작정 민기를 쫓아다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보라, 종혁, 민기, 슬기 네 명이 커플 데이트를 하게 되고, 슬기는 민기에게 대시를 한다. 한편, 희철이와 기범이는 ‘철이&범이’라는 팀을 만들어 깜찍한 춤과 노래로 신입생 환영회 분위기를 띄우는데….   ●별난여자 별난남자(KBS1 오후 8시25분) 재옥은 석현에게 종남을 친딸로 입적시키겠다며 마음을 정리하라고 하고, 종남은 석현을 잊으려고 노력한다. 나라는 인범이 종남이한테 프러포즈했다는 얘길 석현에게 하지만 석현은 프러포즈한다고 다 되냐며 되받아친다. 생각 끝에 종남은 인범에게 프러포즈했던 그 반지가 여전히 자기거냐고 묻는다.   ●굿바이 솔로(KBS2 오후 9시55분) 거부하려 해도 거부할 수 없는 수희에 대한 마음을 상담하기 위해 민호는 형 민재를 찾아가지만, 민재는 `니네 엄마에게나 물어 보라.´며 차갑게 대하기만 한다. 수희에게 프러포즈를 거절당한 지안은 생각 끝에 수희뿐만 아니라 민호도 수희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민호에게 진심을 묻는다.
  • [씨줄날줄] 그리다이언 클럽/육철수 논설위원

    이런 상상을 해본다. 노무현 대통령이 어느 모임에서 이런저런 정치이슈를 익살과 재치로 슬쩍 받아넘겨 청중을 웃기는 장면…. ▲대통령이 된 비결:“간단합니다.(손동작을 섞어가며) 이회창 후보는 유권자들한테 언제나 손바닥을 쫙 펴서 흔들더군요. 그래서 저는 늘 손가락으로 V자를 만들어 높이 치켜들었죠.(이 후보가 ‘보’를 자꾸 내기에 자신은 계속 ‘가위’를 내서 이겼다.) ▲요즘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유:“소문을 듣자하니, 세상에서 제일 나쁜 X이 대선 때 노무현 찍고 이민가버린 X이라더군요. 날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나라를 떠나니 당연히 떨어지는 거 아닌가요?” ▲‘역주행’ 소감:“왔던 길 거꾸로 달리니 난리더라고요. 사고로 죽지 않으려면 차를 돌려 저를 따라오는 게 상책이죠.(당황하지 말고 코드부터 맞추는 게 사는 길) 인터넷 등에 떠도는 대통령 관련 유머를 근거로 재구성한 가상시나리오다. 노 대통령이 이런 유머를 대중 앞에서 구사한다면 국민은 솔직하고 유머넘치는 대통령을 더 사랑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뜬금없이 떠올려본 장면이다. 지금 미국 정가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그리다이언 클럽’에 참석해 체니 부통령을 말로 갖고 놀다시피 해서 웃음꽃이 만발했다. 이 클럽은 1885년에 생긴 미국 중견 언론인 모임. 매년 한 차례 각계 유명인사들을 초청해 재담과 촌극 등으로 미국의 현안을 풍자하는 행사다. 대통령과 부통령 등 정부 고위인사는 단골 초청 대상이다. 이들은 조롱을 당해도 이 자리에서만큼은 한바탕 웃고 그냥 넘어간다. 올해로 121회를 맞는 이 행사는 대통령과 국민의 거리감을 좁히는 데도 효과가 그만이라고 한다. 참석자들이 사전에 치밀하게 각본을 짜서 유머감각을 자랑하는 것도 결국은 국민에게 잘 보이려는 속셈이다. 그리다이언(Gridiron)은 ‘석쇠’란 뜻.‘그슬리되, 절대 태우지 않는다’(singe,but never burn)는 모토에 따라 풍자하되 명예를 훼손하지는 않는다는 철칙을 지켜오고 있다. 미국이란 나라, 평소에 죽 쑤고 지지고 볶아도 이래서 건강한 민주주의가 깊게 뿌리내린 게 아닌가 싶다. 우리 정치에는 유머와 웃음이 넘칠 날이 언제쯤 올까.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오늘의 눈] ‘웃음바이러스 전도사’ 가는 길에/김미경 문화부 기자

    1980∼90년대를 주름잡던 코미디언들이 언제부터인가 TV에서 사라졌다. 세대교체뿐 아니라, 코미디풍이 빠른 템포의 공개개그 형식으로 바뀌어 중년 코미디언들이 설 자리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11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풍자개그의 대부 김형곤도 그랬다. 80년대 ‘공포의 삼겹살’로 불리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그.‘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등 히트작을 통해 시사개그를 선보였지만 그에게 TV는 제약이 많았다. 그래서 ‘할 말을 하기 위해’ 연극판으로 눈을 돌린 지 올해로 꼭 20년이 됐다.98년에는 ‘여부가 있겠습니까?’를 시작으로 국내 최초로 스탠딩코미디의 장을 열었다. 중년층도 마음 놓고 웃을 수 있는 본격 성인코미디에 도전한 것이다. 지난해 말 스탠딩코미디 제4탄 ‘엔돌핀코드’ 공연에 앞서 그는 같은 제목의 책을 펴냈다. 그동안 금기시됐던 정치와 성(性) 등에 대한 풍자뿐 아니라 ‘웃음이 경쟁력이다.’라는 모토 아래 국민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묘안을 담았다.‘웃음 조기교육’‘웃음의 날 제정’‘대통령 유머특보제’‘웃음경영과 유머구역’ 등 번뜩이는 아이디어들은 공감을 얻기에 충분했다. 인터뷰때 만난 그는 “전국민이 동참하는 ‘빙그레 방그레 벙그레’운동을 펼치고자 한다.”면서 “이렇게 할 일이 생겨 운동도 열심히 해 몸무게를 30㎏이나 뺐다.”며 중년의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런 그가 꿈을 채 펼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이 더 크다.‘엔돌핀코드’ 공연장에서 그는 2시간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웃음과 인생을 나눴다. 공연수입금은 백혈병 어린이 돕기에 내놨고,‘범국민웃기운동본부’ 설립을 위한 서명도 받았다. 서울공연 직후 지방에도 웃음 바이러스를 퍼뜨리러 간다는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성인조크의 대중화, 스탠딩코미디 도입, 돈 안 쓰는 선거를 위한 무소속의원 출마, 트랜스젠더쇼의 관광상품화 등 용감함으로 무장한 그의 선구자적 활동이 떠올랐다. 온 나라에 웃음 바이러스를 전파하겠다는 그의 뜻을 앞으로 잘 이어가는 것만이,13일 가톨릭의대에 시신을 기증한 그가 웃으며 눈을 감을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김미경 문화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20살 성년 두 극단 화려한 봄나들이

    20살 성년 두 극단 화려한 봄나들이

    극단 미추(대표 손진책)와 극단 아리랑(대표 방은미)은 우리 전통연희 양식의 미덕을 누구보다 잘 지켜내고 있는 단체다. 마당놀이(미추)와 마당극(아리랑)이라는 전통 민족극 형식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서도 현대극, 뮤지컬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유연함이 돋보인다. 어느 작품이든 사회현실의 문제에 깊은 시선을 두는 점 역시 닮았다. 1986년, 같은 해 태어나 올해 스무살 성년이 된 두 극단이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잇따라 기념공연을 올린다. 미추는 17일부터 26일까지 창작 초연작 ‘주공행장’을, 아리랑은 4월1일부터 16일까지 시대극 ‘격정만리’를 공연한다. ●금주령에 얽힌 풍자와 해학극 극단 미추는 연출가 손진책이 연극 동지이자 인생 반려자인 김성녀와 배우 윤문식, 김종엽, 정태화 등 30여명과 함께 만든 단체다.‘추(醜)를 떠난 미(美)가 없고, 미를 떠난 추가 없다.’는 창단 선언처럼 극단 미추는 지금까지 추한 현실에서 희망을 찾고, 외적인 아름다움의 이면에 감춰진 어둠을 드러내는 무대 작업을 끊임없이 해왔다. 해마다 고전을 재해석해 무대에 올리는 마당놀이 풍자극을 비롯해 뮤지컬 ‘정글이야기’‘최승희’, 현대극 ‘허삼관 매혈기’‘벽속의 요정’ 등 숱한 화제작을 남겼다. 20주년 기념작 ‘주공행장(酒公行狀)’(배삼식 작·손진책 연출)은 조선 영조시대 금주령을 둘러싼 갈등과 해학을 담은 코미디극이다. 여러 번안극에서 원작을 뛰어넘는 탁월한 글솜씨를 뽐내온 극작가 배삼식이 ‘오랑캐여자 옹녀’이후 두번째로 내놓은 창작 희곡으로, 공연 전부터 대학로는 물론 충무로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무수리 소생이라는 태생적 한계로 고민하던 왕은 궁중 연회장에서 술에 취한 신하들이 생모 영전에 올리는 제주(祭酒)를 거론하며 불만을 쏟아내자 금주령을 내린다. 주인공 주호는 애주가인 아버지가 금주령의 폐단을 상소하다 매를 맞고 죽자 왕에게 술을 권하기 위해 자신의 일생을 건 도전을 감행한다. 연극은 왕의 권위에 맞서 기행을 벌인 한 소년의 행적과 그에 대한 기록을 옛 가전체 소설을 빌려 코믹하게 풀어놓는다. 윤문식, 이기봉, 이미숙이 연령대별 주호로 분해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극의 묘미를 살린다.1만 5000∼3만원.(02)747-5161. ●격정의 시대를 산 연극인들의 자화상 “우리는 ‘아리랑’이라는 조각배를 바다에 띄운다. 선원 모두가 익사할 때까지 우리의 항해는 계속될 것이다.”1986년 8월22일 신촌의 한 소극장 분장실. 창단 첫 공연을 앞두고 서른 다섯살의 대표 김명곤은 단원들 앞에서 비장하게 말했다. 조각배는 암초와 폭풍우를 헤치며 20년간 항해 중이고, 지난 연말 국립극장장직에서 물러나 현장에 복귀한 초대 선장은 이달 초 문화행정의 수장이 됐다. 연극 ‘격정만리’는 김명곤 문화관광부장관 내정자가 1991년 직접 대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으로,192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격변의 세월을 살아낸 연극인들의 다양한 삶을 담고 있다. 창극, 신파극, 악극 등 한국 연극사의 면면을 고스란히 드러낸 작품 성격 때문에 초연 당시 이념문제를 둘러싼 논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방은미 대표는 “연극의 사회적 책무와 예술적 완성도를 위해 꾸준히 창작극의 길을 고집해 온 지금까지의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 극단이 지향할 방향을 점검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이번 공연의 의미를 설명했다. 지현준, 이승비, 권태원 등이 출연한다.2만∼5만원.(02)762-919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시사풍자 웃음무대 하늘로 옮기다

    “세상에 웃는 것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인간이 동물에 비해 우월한 이유도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80∼90년대 ‘코미디계 황제’로 불리며 정상의 인기를 누렸던 개그맨 김형곤이 지난 11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46세. 숨지기 하루 전 고인이 미니홈페이지에 남긴 ‘대한민국이 웃는 그날까지’란 글은 세상에 고하는 유언이 되고 말았다. 고인은 11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동 H헬스사우나에서 목욕을 마치고 러닝머신에서 운동을 한 뒤 화장실에 갔다가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을 발견한 헬스트레이너 등은 심폐소생술을 시도했고 성동소방서 119구급대가 출동했다.11시50분쯤 인근 혜민병원 응급실으로 옮겨졌을 때 고인은 이미 숨져 있었다.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급성 심장마비인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 TBC 개그콘테스트에서 입상하며 데뷔한 고인은 ‘공포의 삼겹살’로 불리며 심형래, 최양락, 임하룡 등과 함께 전성기를 구가했다.KBS ‘유머1번지’ 등의 프로그램에서 정치풍자 개그를 선보였고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코너 등을 통해 ‘잘돼야 될 텐데∼’‘잘될 턱이 있나∼’를 유행시키는 등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연극 ‘등신과 머저리’‘여부가 있겠습니까’‘병사와 수녀’, 뮤지컬 ‘왕과 나’, 영화 ‘회장님 우리 회장님’ 등에도 출연했다.2000년에는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했다가 낙선하기도 했다. 지난해 웃음철학을 담은 에세이집 ‘김형곤의 엔돌핀코드’를 출간했으며, 오는 30일 미국 뉴욕 카네기홀 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1987년 KBS코미디대상을 포함, 백상예술대상 코미디언 연기상, 예총예술문화상 연예부문 공로상 등을 받았다.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11일에 이어 고인의 명복을 비는 수많은 동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12일에는 영국에서 유학중이던 아들 도헌(13)군이 귀국, 조문객을 맞았다. 고인이 생전 함께 호흡을 맞추며 활약했던 김보화 김정렬 등이 조문한 데 이어 90년대 말 뇌경색 판정을 받아 몸 일부가 마비된 조정현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직접 빈소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시신은 고인의 뜻에 따라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에 기증된다. 고인은 1999년 3월 가톨릭대학에 시신 기증 등록을 했다. 한편 영결식은 13일 오전 7시 삼성서울병원에서 대한민국 희극인장으로 치러지며 영정과 유품은 개그맨 양종철, 탤런트 김무생, 영화배우 이은주, 가수 길은정 등이 안장된 경기 고양시 청아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주말탐구-폭탄주] 충성주·쌍끌이주·황우석주… 시대 풍자

    [주말탐구-폭탄주] 충성주·쌍끌이주·황우석주… 시대 풍자

    폭탄주는 새로운 제조법이 개발되면서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시중에 알려진 제조법만 수십개에 이른다. 원조 폭탄주는 맥주잔에 양주잔을 넣어 마시는 기초 버전. 이를 맥주잔 양으로 양주를 따르고 양주잔 양에 맥주를 따라 마시는 형태로 변형시킨 것이 일명 ‘수소폭탄주’다. 이후 등장한 것이 대야에 섞어 마시는 형태의 충성주와 같은 이름의 또 다른 ‘충성주’와 ‘회오리주’. 충성주는 맥주잔 위에 젓가락 두개를 걸쳐놓고 그 위에 양주잔을 올린 뒤 머리로 테이블을 강하게 부딪치면 양주잔이 쏙 빠지며 폭탄주가 되는 것으로 주로 신입생 환영회 등에서 쓰였다. 1990년대 중반 영화 타이타닉이 유행하며 ‘타이타닉주’도 등장했다. 이는 맥주를 따른 잔에 빈 양주잔을 띄운 뒤 잔이 가라앉을 때까지 양주를 붓는 방식이다.99년 한·일 어업협상에서 쌍끌이 어로법이 문제된 뒤 양손에 한 잔씩의 폭탄주를 들고 연거푸 마시는 ‘쌍끌이주’도 개발됐다. 이후 맥주를 80%가량 채운 뒤 잔 위에 냅킨을 놓고 그 위에 양주 한잔을 천천히 부으면 양주가 비중의 차이 때문에 맥주와 섞이지 않고 위에 뜨는 것이 금테처럼 보인다는 ‘금테주’, 맥주 대신 붉은 포도주와 최근에는 ‘황우석주’가 등장했다. 양주잔에 양주 대신 ‘맹물’로 채워 폭탄주를 만든 것으로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논문이 알맹이 없는 조작으로 드러난 것을 빗대 만들어졌다. 이밖에도 여러개 겹친 잔 위에 폭탄주잔을 끼워 마시는 색소폰주, 땅콩이나 아몬드의 캔에 양주와 맥주를 넣고 뚜껑을 덮은 뒤 탁 쳐서 뚜껑이 떨어지는 곳에 있는 사람이 마시는 머거본주, 잔을 병의 밑면에 올려놓고 마시는 성화봉송주 등도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이민자 이제 그만” 유럽 장벽 높인다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럽 국가들이 이민자들의 수용조건을 점점 강화하고 있다고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덜란드의 리타 페어동크 이민장관은 공공안전을 이유로 무슬림의 부르카 착용을 금지한 데 이어 지난달 이민 신청자를 대상으로 언어와 문화에 대한 소양 시험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르 피가로는 네덜란드는 강력한 이민차단 정책을 펴 무슬림 사회의 공격대상이 되고 있지만 독일 등 다른 유럽국가들은 찬사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이미 많은 유럽국가들이 이민조건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호메트 풍자 만화로 혼쭐이 난 덴마크는 이미 주로 무슬림을 겨냥한 이민 정책을 상당히 강화해왔다. 외국인(비유럽인) 파트너와 함께 살려는 사람의 경우 자신과 파트너 모두 최소 24살이 돼야 하고 “덴마크와의 관계가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보다 강해야 한다는 점을 입증하라.”는 조항을 추가했다. 또 지난해부터 이민자들에게 언어 및 생활문화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1년 반 이상의 실형을 산 사람은 국적 취득이 불가능하다.이에 따라 지난해 덴마크로 망명을 신청한 건수는 80% 줄었다. 가족 재결합 신청도 65% 급감했다. 유럽에서 이민자가 가장 많은 독일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고도로 숙련된 노동자에 이민을 한정하는 법률을 시행 중이다. 바덴-뷔르템베르크 지역은 독일 국적을 취득하려는 무슬림을 상대로 사안별 ‘특별 면담’을 도입해 논란이 됐다. 아프리카 대륙으로부터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한 대책에 부심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경우 매년 법령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 수용 규모의 상한선을 정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극우진영은 마호메트 만화 파문을 계기로 무슬림 이민자 억제 방안 마련을 위한 국민투표 실시를 주장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도 지난해 망명 관련 법과 위장 결혼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영국 정부는 불법 이민을 막는 한편 외국 기술자를 선별해 이민을 허용하기 위한 기술이민 점수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이외의 국가에서 영국으로 기술이민을 원하는 외국인들은 영국 대사관과 영사관에서 자신이 가진 기술을 검증 받아야 한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달 경제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이민자만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주내용으로 하는 이민법안을 마련했다.lotus@seoul.co.kr
  • 3색 푸가 몸의 변주

    3색 푸가 몸의 변주

    전세계 유명 안무가들이 활동의 본거지로 삼고 있는 ‘무용도시’ 리옹의 자존심 프랑스 리옹 국립오페라발레단이 ‘세 개의 푸가’를 들고 한국을 다시 찾는다.1988년 국립극장 무대에서 현대발레와 함께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신(新)탱고(Tango nuevo)를 선보이고 떠난지 18년만이다. 공연은 11일(오후 7시)·12일(오후 4시)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과 15·16일 오후 8시 고양어울림극장. 21세기 표현주의 발레를 표방하는 리옹 국립오페라발레단은 탄탄한 발레 테크닉을 바탕으로 현대춤의 표현 영역을 넓혀온 유럽 무용의 메카다.1687년 두 명의 무용수로 출발한 뮤직 아카데미에서 지금은 현대춤과 발레의 경계를 넘나드는 세계적인 무용단으로 발돋움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자샤 발츠, 안네 테레사 더 케에르스매커, 마기 마랭 등 여성 안무가 3인이 저마다 푸가음악을 사용해 만든 무용을 선보인다. 세 거장들의 공통된 소재는 푸가. 슈베르트·베토벤·바흐의 푸가를 각각 춤으로 풀어낸다. 그런 만큼 이들의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푸가의 형식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푸가는 주제가 되는 선율이 우선 한 파트만 진행되고 이어 두번째 파트가 이에 응답해 주제를 모방하며 등장한다. 다음 파트 역시 주제를 진행시키고 뒤따르는 파트가 거기에 응답하는, 주제와 변주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형식이다. 그런 점에서 일종의 돌림노래라 할 수 있는 ‘캐논’과는 구분된다. 대표적인 푸가 곡으로는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 모음곡, 토카타와 푸가 d단조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세계 최정상급 여성 안무가 3인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자샤 발츠, 안네 테레사 더 케에르스매커, 마기 마랭이 그들이다. 피나 바우슈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탄츠 테아터 안무가로 평가받는 자샤 발츠는 ‘코스모나우텐 거리에서’‘육체’ 등의 작품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인물. 이번에는 2006년 신작 ‘환상(Fantasie)’을 내놓는다. 슈베르트의 숭고한 영혼이 담긴 멜로디를 통해 인간의 숙명인 우울함의 정조(情調)를 표현한다.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안무가이자 벨기에를 ‘현대무용의 성지’로 끌어올린 주인공 안네 테레사 더 케에르스매커가 보여줄 작품은 ‘대푸가’(Die Grosse Fugue). 베토벤의 푸가는 그의 말기작품으로 발표 당시에는 “청력을 상실한 뒤 작곡해 너무 난해하다.”는 말을 들었지만, 사후에는 인간의 치열한 고뇌를 다룬 불후의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케에르스매커가 표현해내는 ‘대푸가’ 역시 베토벤이 겪었을 법한 창조적 고통의 흔적을 아련하게 보여준다. 마기 마랭은 2003년 서울세계무용축제에서 자신의 안무작 ‘박수만으론 살 수 없어’로 전석 매진을 기록,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을 통해 부르주아에 대한 유쾌한 풍자를 시도한다. 작품 제목은 ‘그로스란트(Grossland)’. 육중한 체구를 표현해내기 위해 특별히 제작한 의상을 입은 발레리나들의 뒤뚱거리는 모습이 진지한 웃음을 자아낸다. 이번에 공연될 ‘세 개의 푸가’는 각각 독립된 작품이지만 전체적으론 한 편의 연작을 보는 느낌이라는 것이 발레단측의 설명이다. 입장권 1만∼7만원(고양 공연에는 1만원석 없음).1588-7890,1544-1559.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레니(EBS 오후 11시) 무대에 서면 속으로는 눈물을 흘려도 겉으로는 관객들을 웃겨야 하는 인생. 웃음 뒤에 숨겨진 코미디언의 실제 삶은 할리우드 영화의 좋은 소재가 된다. 가깝게는 앤디 카우프만의 일대기를 다룬 밀로스 포먼 감독의 ‘맨 온 더 문’(1999)이 있다. 짐 캐리가 열연을 펼쳤다. 앞서 1997년에는 외설적인 토크쇼를 진행했던 하워드 스턴의 이야기를 그린 ‘언터처블 가이’가 있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코미디의 왕’(1983) 또한 로버트 드니로를 주연으로 삼아, 코미디언 지망생의 고군분투를 들여다보고 있다. ‘레니’도 같은 맥락의 작품이다.1960년대에 활동하다 마약 중독으로 사망했던 스탠딩 코미디언 레니 브루스의 삶을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길라잡이로 쫓아간다.‘졸업’(1967),‘미드나잇 카우보이’(1969),‘작은거인’(1970),‘빠삐용’(1973) 등으로 날선 연기를 보여주던 더스틴 호프만이 레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수많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연출로 각광받았던 밥 포시 감독이 만들었다. 레니 브루스(더스틴 호프만)는 경계를 넘나들며 사회 문제까지 소재로 삼는 스탠딩 코미디언이다. 그의 화법은 종종 천박하고 외설스럽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아내 허니(발레리 페린)와 어머니 샐리(얀 마이너), 매니저 앝 실버(스탠리 백) 등이 레니를 회상하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레니는 미국과 미국인에 대해 풍자하기도 하고 성에 대한 노골적인 묘사로 법적 제제를 받기도 한다. 괴팍하고 자유분방했던 그는 자신을 옭아매는 비즈니스 문제 때문에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되는데….1974년작.111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두사부일체(KBS2 밤 12시5분) 전국 관객 600만명을 넘어서며 한국 코미디 영화 흥행 기록을 갈아치운 ‘투사부일체’의 전편이다. 이 작품을 접한다면 ‘투사부일체’에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5년 전 작품과 속편이 달라진 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전편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면서도 탄탄한 마케팅을 통해 흥행에 성공했다. 내용에 있어서는 전편만한 속편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조직폭력배 중간보스인 계두식(정준호)은 부하 김상두(정웅인)와 대가리(정운택)를 이끌고 조직 확장에 힘을 쏟는다. 어느날 보스 오상중(김상중)으로부터 특명이 떨어진다. 고등학교에 입학해 졸업장을 따라는 것. 조직에서는 잘 나가는 엘리트였지만 고등학교에서는 낯설고 힘든 생활이 펼쳐지는데….2001년작.98분.
  • [국제플러스] 루시디등 “이슬람 전체주의 위험”

    소설 ‘악마의 시’로 유명해진 살만 루시디 등 작가와 지식인 12명이 최근 마호메트 만평 파문과 관련, ‘이슬람 전체주의’의 등장을 경고했다.2일 BBC에 따르면 유럽에서 주로 활동하는 이들은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에’에 성명을 내고 “마호메트 풍자 만화로 촉발된 폭력사태는 보편적 가치에 대한 투쟁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작가와 언론인, 지식인들은 종교적 전체주의에 저항하고 자유와 평등, 세속주의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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