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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천 LH 우두B2 공공분양주택’ 견본주택에 수요자 몰린 이유는?

    ‘춘천 LH 우두B2 공공분양주택’ 견본주택에 수요자 몰린 이유는?

    지난 11일 견본주택의 문을 열고 분양에 나선 ‘춘천 LH 우두B2 공공분양주택’에 수요자들이 몰리며 주목 받고 있다. 단지는 춘천우두택지지구에 공급되는 처음이자 마지막 공공분양 아파트라는 점과 후분양 단지라는 점에 많은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보여진다. 단지는 강원도 춘천시 우두동 춘천우두택지지구 B-2블록에 들어서며 지하 1층~지상 25층, 9개동, 전용면적 74~84㎡, 총 979가구로 조성된다. 전용면적별로는 △74A㎡ 118가구 △74B㎡ 118가구 △84A㎡ 526가구 △84B㎡ 217가구 규모다. 분양관계자는 “춘천 LH 우두B2 공공분양주택은 지역 평균 분양가 시세 보다 저렴한 합리적인 분양가로 책정돼 내 집 마련을 앞둔 실수요자들의 부담을 줄였다”며 “합리적인 분양가로 책정된 새 아파트에 다양한 특화설계와 시스템을 도입해 주거만족도는 높을 예정으로 많은 이들로부터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춘천 LH 우두B2 공공분양주택’은 전체 남향 위주의 4bay 설계로 구성돼 채광과 일조량을 확보할 수 있으며, 팬트리도 적용돼 수납공간을 최대화 시켰다. 단지 내∙외부로 다양한 첨단 시스템을 배치한다. ‘홈 네트워크 시스템’이 도입돼 월패드 조명 제어, 스마트폰 제어, 엘리베이터 호출 기능, 무인택배 시스템, 공동현관 로비폰을 사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친환경 시스템인 ‘로하스 시스템’도 제공된다. 지하주차장 지능형 LED시스템, 음식물 탈수기, 보안등 및 산책로에도 LED가 적용된다. 커뮤니티와 부대시설도 완비돼 있다. 어린이집과 놀이터가 단지 내에 위치해 자녀 안전 걱정을 덜 수 있으며, 작은 도서관도 갖춰졌다. 피트니스, 실내골프장, 경로당 등 입주민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지원센터도 마련돼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단지 곳곳에 조성되는 테마공원은 마을숲 풍요의 정원, 마을어귀 정원 등의 테마로 꾸며져 소통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예정이다. 단지는 교육시설과 편의시설이 잘 갖춰졌다. 단지와 딱 붙어 조성되는 도보권 내에 초등학교(예정)가 계획돼 있어 아이들 안심 등하교가 가능한 학세권 단지다. 도보 10분거리로에는 중심상업지구와 농수산물도매시장, 벨몽드마트 등이 위치해 있어 멀리 가지 않고서도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춘천 LH 우두B2 공공분양주택’은 우수한 교통망을 갖췄다. 춘천역까지 차량으로 11분이면 이동할 수 있으며, 도보 5분 이내에 버스정류장도 위치해 있다. 동면∙천전∙춘천IC를 통해 춘천 도심은 물론 시내∙외로 빠른 이동이 가능하다. 또, 춘천~속초 동서 고속철도(예정) 등의 교통호재로 교통환경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게다가 단지 앞에 약 1만 6천여 평 중앙 공원이 조성돼 있고 일부 세대 소양강 조망권을 확보해 쾌적한 자연환경을 갖췄다. 인근으로는 강원도립화목원, 육림랜드, 우두산, 우두저수지 등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다수 위치해 생활 환경이 뛰어나다. 또한, ‘춘천 LH 우두B2 공공분양주택’ 주변으로 구 미군기지(캠프페이지)에 평화문화 생태공원이 지어지며, 최근 재개된 레고랜드(예정)가 완공될 시 외부 유동인구 유입을 통해 인근 지역 활성화도 기대해볼 수 있어 미래가치도 높다. 청약 접수는 22일 1순위, 23일 2순위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당첨자 발표는 11월 4일(월), 당첨자 서류접수는 11월 6일(수)~8일(금) 3일간 진행된다. 정당계약은 홍보관 현장에서 12월 16일(월)~18일(수) 진행하며, 온라인은 12월 16일(월) 하루만 받는다. 특별공급의 경우 자세한 내용은 춘천우드분양홍보관(033-244-2300)으로 문의하면 된다. ‘춘천 LH 우두B2 공공분양주택’의 홍보관은 강원도 춘천시 우두동에 위치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일관계 악화… 영화인들 깊이 연대해야”

    “한일관계 악화… 영화인들 깊이 연대해야”

    “몇 년 전 부산국제영화제가 위기에 휩싸여 전 세계 영화인들이 지지 표명을 했을 때 저도 미력하게나마 목소리를 냈습니다. 정치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영화인들이 더 깊이 결속하면서 이런 연대가 가능하다는 걸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창 진행 중인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차 방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57) 감독은 한일관계 악화에 대한 견해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몇 년 전’은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이빙벨’ 상영 논란으로 보이콧 사태를 겪은 일을 말한다. 이번 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한 그는 지난 5일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영화 100주년이라는 경사스러운 해에 감독 데뷔 이후부터 줄곧 같은 세월을 걸어 온 부산영화제에서 상을 받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부산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그가 선보인 신작은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이다.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그가 연출한 데다, 캐스팅이 화려해 화제를 모았다. 영화는 프랑스 영화계 대스타 파비안느(카트린 드뇌브 분)의 자서전 출간을 앞둔 어느 날, 미국으로 떠났던 딸 뤼미에르(쥘리에트 비노슈 분)가 남편(이선 호크 분)과 어린 자녀를 데리고 프랑스로 돌아오며 겪는 격렬한 대립을 그렸다. 10여년 전부터 친분을 쌓은 비노슈에게서 작업 제안을 받았고, 시나리오 구상 단계부터 드뇌브와 호크를 떠올렸는데 “꿈이 이뤄졌다”고 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어느 가족’(2018)에 이어 또 가족을 테마로 한 데 대해 “의도했다기보다 ‘연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사 속에서 빛나고 있는 드뇌브라는 현역배우의 매력을 가능한 한 생생하게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어머니이자 할머니이고, 딸인 모습을요.” “한국의 이창동, 대만 허우샤오셴, 중국의 지아장커 등 동시대 아시아 감독의 작품들에서 자극을 받는다”는 고레에다 감독은 마지막으로 아시아 영화인의 정체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아시아 영화인’이라는 생각은 늘 제 근저에 있습니다. 영화제나 영화 현장 등에서 교류하다 보면 국가나 어떤 공동체보다 훨씬 더 크고 풍요로운 ‘영화’라는 큰 공동체 안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에게 영화는 정치를 넘어선 일인 듯했다. 부산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복지·체육·문화 한곳에… 관악 문화복지타운 국비 21억 확보

    복지·체육·문화 한곳에… 관악 문화복지타운 국비 21억 확보

    서울 관악구의 문화복지타운 건립 사업이 국비 21억원을 확보하면서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정부의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복합화사업에 선정되면서다. 관악 문화복지타운은 사회복지시설과 체육센터, 생활문화센터를 한곳에 모은 게 특징이다. 지하 2층~지상 6층, 연면적 3670㎡ 규모로 내년에 첫 삽을 떠 오는 2022년 완성된다. 총사업비는 168억원이다. 동아리연습실, 공동체 공간 등 생활문화센터와 경로식당, 자원봉사실 등 복지 시설, 탁구장, 헬스장, 국민체력인증센터 등 다목적 체육관으로 꾸며진다. 기존에 있던 선의관악종합사회복지관은 2020년 재개발로 운영이 중단된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주민 생활과 밀접한 시설을 한곳에 모음으로써 세대를 아울러 모든 주민들에게 유용한 종합복지문화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주민의 복지·문화 수요에 적극 부응하고 구의회와도 협력해 주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복지·문화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日 고레에다 감독 “정치적 문제 직면했을 때, 영화인들 더 연대해야”

    日 고레에다 감독 “정치적 문제 직면했을 때, 영화인들 더 연대해야”

    “몇 년 전 부산국제영화제가 정치적 압력으로 위기에 휩싸여 전 세계 영화인들이 지지 표명을 했을 때 저도 미력하게나마 목소리를 냈습니다. 정치적 문제에 직면했을 때, 영화인들이 더 깊이 연대함으로서 이러한 형태의 연대가 가능하다는 걸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일관계 악화로 부산을 찾지 못한 일본의 감독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는 질문에 대한 답이 그랬다. ‘몇 년 전’은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가 ‘다이빙벨’ 상영 논란으로 여러 부침을 겪은 후 겨우 정상화 된 일을 말한다. 지난 3일 개막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상한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57) 감독이다. 5일 방한한 고레에다 감독은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영화 100주년이라는 경사스러운 해에 감독 데뷔 이후부터 줄곧 같은 세월을 걸어온 부산영화제에서 상을 받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올해 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신작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선보였다.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감독 연출에 프랑스의 전설적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와 줄리엣 비노쉬, ‘비포 시리즈’의 에단 호크가 캐스팅 돼 화제를 모은 신작이다. 프랑스 영화계 대스타 ‘파비안느’(카트린 드뇌브 분)의 자서전 출간을 앞둔 어느 날, 미국으로 떠났던 딸 뤼미에르(줄리엣 비노쉬 분)가 남편(에단 호크 분)과 어린 자녀를 데리고 프랑스로 돌아오며 겪는 격렬한 대립을 그렸다. 화려한 캐스팅 비화에 대해 그는 “10여년 전부터 교분이 있었던 줄리엣 비노쉬로부터 함께 영화를 작업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2015년에 시나리오를 완성하면서 구상 단계부터 카트린 드뇌브와 에단 호크를 떠올렸는데 꿈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칸에서 상을 받은 직후, 뉴욕에 에단 호크를 섭외하러 갔는데 그가 만나자마자 ‘콩그래추레이션’(Congratulation) 이라고 하더라고요. 이어서 얘기를 하다가 ‘이런 시점에서 배우가 출연 제안 받으면 거절하기 참 어렵죠’라고 하길래, 그 때 ‘상 받길 잘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영화는 전 남편과 현 애인, 매니저 사이에서 여왕처럼 군림하는 ‘천상 배우’ 엄마와 그 사이에서 버림 받았다고 여기는 딸의 갈등을 주축으로 한다. 엄마가 출간하는 자서전 속 기억은 미화돼있고, 엄마의 새 영화에는 엄마의 라이벌이자 딸 뤼미에르에게는 모성을 느끼게 하는 존재였던 배우 ‘사라’와 닮은 여주인공이 등장하며 갈등은 더욱 심화된다. SF적 설정의 ‘영화 속 영화’에서 엄마 파비안느는 늙지 않는 엄마를 둔 일흔이 넘은 딸로 등장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어느 가족’(2018)에 이어 또 가족을 테마로 한 작품에 감독은 “가족 드라마를 의도해서 만들었다기보다 ‘연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한 영화”라고 했다. “영화사 속에서 빛나고 있는 카트린 드뇌브라는 현역 여배우의 매력을 작품 속에서 가능한한 생생하게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어머니이자 할머니이고, 딸인 모습을요. 때로는 상황이나 입장이 역전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장소에서의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다층적으로 묘사해보려는 것이 처음부터의 컨셉입니다.” 감독은 외국 배우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평소에도 쓰던 손편지를 더욱 길게 썼고, 프랑스에서의 촬영에서는 에펠탑이나 개선문 같은 ‘랜드마크’가 아닌 보통의 장소들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단다. 그는 “한국의 이창동, 대만 허우샤오셴, 중국의 지아장커 등 동시대 아시아 동지들이 만든 작품들에서 자극을 받는다”며 아시아 영화인으로의 정체성을 여실히 드러내기도 했다. “‘아시아 영화인’이라는 생각은 늘 제 근저에 있습니다. 영화제나 영화 현장 등에서 영화인들과 교류하다 보면 국가나 어떤 공동체보다 훨씬 더 크고 풍요로운 영화라는 큰 공동체 안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국적과 상관없이 서로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영화를 통해 연대할 수 있는 그런 감정을 느꼈을 때 정말 행복합니다. 그런 시간을 거쳐오면서 저 역시 영화인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부산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레드냐 화이트냐… 고민 달래주는 오렌지와인 한 잔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술 이야기] 레드냐 화이트냐… 고민 달래주는 오렌지와인 한 잔

    “레드 마실까, 화이트 마실까.” 와인을 파는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메뉴판을 붙들고 위와 같은 고민을 한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물론 “짜장면이냐, 짬뽕이냐”만큼 심오하진 않습니다. 함께하는 음식이 고기류라면 레드와인을, 생선이라면 화이트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는 정답을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산뜻한 화이트와인의 산미와 무게감 있는 레드와인의 타닌을 함께 즐기고 싶은 날도 있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두 와인을 모두 주문해 마셔 버리는 방법밖엔 없는 걸까요. ‘오렌지와인’이라는 멋진 선택지가 있답니다. 이름 탓에 오렌지즙으로 만든 과실주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요. 이 와인은 ‘100% 포도와인’입니다. 와인의 색깔이 화이트, 레드와인과 확연히 다른 오렌지 빛깔을 띤다고 해서 오렌지와인이라고 불리죠. 오렌지와인을 추천하는 건 이 와인의 맛이 화이트와 레드가 가진 장점을 두루 갖추었기 때문입니다. 독특한 개성은 양조 방식에 기인합니다. 화이트와인은 청포도의 껍질과 씨를 뺀 포도알즙을 발효시켜 투명한 색을 냅니다. 반대로 레드와인은 붉은 포도를 껍질째 넣어 발효한 술입니다. ●화이트 품종 포도, 레드 방식 양조… 주황색·오렌지 향기 오렌지와인을 만들 때는 화이트 품종의 포도를 껍질째 넣어 발효시킵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스킨 콘택트(skin contact)라고도 하는데요. 덕분에 화이트와인 특유의 산미와 음용성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으면서도 껍질과 씨앗에서 오는 타닌과 쌉쌀함이 살아 있어 복합적인 맛을 아우릅니다. 화이트와인을 만드는 포도 품종으로 레드와인을 만들 듯 양조하는 셈이죠. 음식도 고기와 생선, 가벼운 샐러드까지 두루 잘 어울립니다. 오렌지와인은 최근 글로벌 식음료업계에 부는 ‘내추럴와인’ 트렌드를 타고 마니아층이 점점 넓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사실 오렌지와인은 ‘전통 방식의 화이트와인 양조법’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실제로 술의 역사를 연구하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패트릭 맥거번 박사는 “기원전 3150년 이집트 항아리에서 화이트와인으로 추정되는 액체가 검출됐는데 껍질과 씨도 함께 나왔으며 노란빛을 띠었다”고 설명합니다. 오래전 화이트와인은 레드와인과 마찬가지로 포도 전체를 사용해 양조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후 화이트와인의 양조 방식이 맑고 투명하고 가벼운 맛을 내기 위한 방법으로 바뀐 것이죠. ●화학 첨가물 없는 내추럴 방식 생산 많아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와인 산업이 글로벌화되고 커지면서 업자들은 일정 수준의 똑같은 맛을 내는 대량 생산에 초점을 맞추게 됐습니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유럽에선 전통 방식으로 돌아가 와인을 만들자는 ‘자연주의 와인’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포도 재배부터 와인을 만드는 양조 과정까지 화학적 첨가물를 넣지 않는 내추럴와인이 인기를 얻었죠. 오렌지와인도 이와 같은 흐름 속에 인지도를 넓혔습니다. 내추럴 방식으로 생산되는 오렌지와인이 많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실제로 국내외에선 내추럴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오렌지와인도 즐깁니다. 하지만 이 매력적인 오렌지와인 앞에서 “내추럴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건 큰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청명한 하늘 아래 선선한 바람이 부는 주말, “레드냐, 화이트냐” 고민이 된다면 오렌지와인 한 병 집어 보세요. 새로운 선택지의 등장에 이번 가을은 좀더 풍요로울 것입니다. macduck@seoul.co.kr
  • [2030 세대] 디아스포라와 청년이 만들어가는 ‘다문화 2.0’/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2030 세대] 디아스포라와 청년이 만들어가는 ‘다문화 2.0’/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4학년

    2003년 무렵, 부모님이 조치원에 김밥천국을 차렸을 때부터 나는 다문화라는 사회 현상을 마주했다. 초등학생 무렵부터 가게에서 시집온 뒤 일을 시작한 베트남 누나, 연탄 공장에서 일하다가 종종 오므라이스를 시켜 먹으러 가게에 오던 파키스탄 형 같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결혼이민자와 이주노동자가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던 것이다. 그로부터 또다시 10년이 넘게 흘렀다. 자연스럽게 변화의 폭도 더 커졌다. 이주민 커뮤니티가 양적으로 팽창하고 일정 기간 이상 뿌리박으면서, 일종의 ‘다문화 2.0’으로의 양질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질적으로 무엇이 달라졌다고 할 수 있을까? 나는 두 가지 중요한 키워드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첫째는 디아스포라의 형성이고, 둘째는 다문화 청년 세대의 등장이다. 디아스포라는 해외에 있는 항구적인 이주 공동체를 의미한다. 고국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결심한 사람들이 아예 한국 땅에 정착하고 뿌리박았다. 그리하여 한국에도 본격적인 디아스포라가 등장했다. 이제는 중국뿐 아니라 중앙아시아, 베트남 등 국적별로 디아스포라가 산재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초창기부터 한국에 와서 시민권을 획득하고 정착한 이들은 단순히 본국에 돈을 송금하는 것을 넘어 한국 내에서 자본을 축적하기 시작했을 것이고, 이민자와 관련된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을 것이다다. 지방 도시에 가면 한국인을 주고객으로 하는 식당이 아니라 그 지역의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을 볼 수 있는데, 그런 곳의 사장들이 아마 이런 디아스포라의 주역을 형성하고 있을 것이다. 최근 다문화의 두 번째 특징은 다문화 청년 세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사실 다문화 ‘학생’들의 이야기는 이전부터 사회적으로 환기가 되곤 했다. 하지만 다문화 2세들이 나이를 점점 먹어가면서, 학생, 교육 문제를 넘어 이제 훨씬 다채로운 문제들이 떠오를 것이다. 군대에 입대하거나 경제활동에 참가하거나, 아니면 방송 등지에 진출하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확실한 것은 성인이 된 이민 2세대들은 이제 수동적인 자세보다는 보다 능동적으로 한국 사회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점이겠다. 디아스포라와 다문화 청년들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참여해 나갈지 섣불리 예단할 순 없다. 하지만 구미의 선례를 통해 보았을 때, 다문화 덕에 우리의 일상이 풍요로워짐과 동시에, 사회적 긴장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에서는 이 사회적 긴장을 관리하지 못해 반이민 정치운동이 크게 약진하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현명한 다문화 정책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여기서 나는 원론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먼저 한국에서 각국별 디아스포라가 어떤 식으로 형성되어 있는지, 또 다문화 2세대 학생과 청년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심도 있는 조사가 필요하지 않을까. 어쨌건 실태를 알지 못하고 행동을 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 동작, 노량진수산시장서 ‘도심 속 바다 축제’

    동작, 노량진수산시장서 ‘도심 속 바다 축제’

    바다의 활기와 풍요로운 맛을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도심에서 펼쳐진다. 오는 12~13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 일대에서 열리는 ‘제7회 도심 속 바다 축제’다. 매년 35만명이 몰리며 서울의 대표 축제로 성장한 동작구 바다 축제는 올해 처음 선보이는 전국 요리경연대회를 시작으로 모의 경매, 활어 잡기, 루프탑파티 등으로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전국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요리경연대회 ‘수산시장을 부탁해’가 축제의 문을 열며 분위기를 달군다. 12일 오후 3시 수산시장 1층 메인 무대에서다. 온라인 레시피로 심사를 거친 20팀의 참가자들이 수산시장의 싱싱한 해산물을 재료로 맛 대결에 나선다. 심사위원과 50명의 시식단 투표 점수로 선정된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 수상자에게 최대 100만원의 상금을 준다. 12일 오후 1시·오후 4시 30분, 13일 오후 1시에 열리는 ‘나도 수산물 경매사’는 시민들이 흥미진진한 경매 과정을 체험하면서 싱싱한 제철 수산물을 도매가격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이다. 시장 2층 중앙홀에 마련된 임시 수족관에서는 맨손으로 활어를 잡는 시간도 마련돼 가족 방문객들의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축제 기간에는 시중가격보다 30~40% 저렴한 가격으로 해산물을 살 기회도 준다. 현장에는 400여개의 테이블이 깔린 먹거리 장터도 함께 열려 풍성한 바다의 맛을 만끽할 수 있다. 12일 오후 5시 1층에서는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이원일 셰프와 개그우먼 이수지 등이 수산시장의 역사를 음식과 엮어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토크 콘서트’를 진행한다. 한강의 낭만적인 야경을 조망하며 음악,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루프탑파티는 젊은 세대의 발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12일 오후 7시 수산시장 5층 하늘나루에서 열리는 ‘노량진 나잇’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협력수업에 팟캐스트 방송까지… 수업 혁신 이뤄지는 학교도서관

    협력수업에 팟캐스트 방송까지… 수업 혁신 이뤄지는 학교도서관

    “아침을 못 먹은 친구들에게 음식을 제공할 수 없을까?” “교복은 왜 이렇게 불편할까?” 경기 가평 청평중학교 3학년 사회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내놓은 질문들이다. 학교생활 속에서 느끼는 불편함들을 ‘협동조합’을 만들어 해결한다는 게 수업의 목표다. ‘실업과 경제생활’이라는 단원은 정부가 운영하는 실업 관련 대책들을 다루고 있지만, 청평중 수석교사인 고선화 사회교사와 이연희 사서교사는 ‘청소년이 학교 안에서 협동조합을 통해 일자리를 만든다’는 아이디어를 수업에서 펼쳐 보기로 했다.이 교사는 학생들에게 ‘죽은 경제학자의 이상한 돈과 어린 세 자매’(추정경 지음/돌베개)라는 책을 건넸다. 부모를 잃은 세 자매가 컨테이너촌과 낯선 경제공동체, 휴대전화 공장을 거치며 겪는 가난과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를 담아낸 작품이다. 학생들은 책 속 주인공들의 삶 속에서 협동조합이 갖는 가치를 이해하고 학교에서 운영할 만한 협동조합을 제안한다. 사회 교과수업에 독서와 정보 활용이 맞물린 ‘학교도서관 협력수업’ 사례다. 학교도서관 협력수업은 교과교사와 사서교사가 수업의 계획부터 마무리까지의 모든 과정을 협의한다. 책 선정과 활동지의 설계, 평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교과교사와 사서교사가 충분히 고민을 나누고 의견을 조율해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청평중에서는 이 교사와 고 교사가 1년 내내 머리를 맞대고 사회 교과에 독서와 정보 활용을 녹여 내는 방법을 고민한다. 두 교사의 협력을 통해 주입식, 강의식 수업에 머물기 쉬운 사회 수업이 한층 입체적이고 풍요로워졌다. 학생들은 사회 교과에서 ‘살기 좋은 도시’를 배우면서 청평면을 살기 좋은 곳으로 설계하는 도시계획 전문가로 변신한다. ‘기후’ 단원에서는 브라질의 열대우림 파괴와 같은 세계 곳곳의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행상품을 개발하기도 한다. 학교도서관에 있는 책과 신문 등 모든 자료가 문제 해결의 바탕이 된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책 안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소통과 협업 능력도 쌓아 간다”고 말했다. 고 교사는 “책을 읽고 그 속에서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가면서 학생들은 강의식 수업에서는 하기 힘든 몰입을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청평중은 사회 교과뿐 아니라 수학과 기술·가정, 국어, 미술 등 다양한 교과에서 학교도서관 협력수업을 진행한다. 기술·가정 교과의 ‘건설기술의 세계’ 단원에서는 세계의 유명 건축물에 대한 자료를 찾아 ‘아름다움’, ‘친환경’, ‘스마트’ 등의 주제에 따라 탐구하고 소개하는 소책자를 만들어 보는 활동을 했다. 수학 교과의 ‘통계’ 수업 일환으로 도서관의 다양한 자료를 활용해 통계 포스터를 그리고 발표하기도 했다. 사서교사는 ‘비(非)교과’ 교사여서 이 같은 협력수업을 진행해도 수업 시수를 인정받지 못한다. 수업을 받은 학생에 대해 평가하는 권한도 없다. 사서교사는 ‘숨은 조력자’인 셈이다. 이 교사는 “학교 현장에 씨를 뿌린다는 생각으로 내 수업처럼 임하는 것”이라며 웃었다. 협력수업뿐 아니라 독서교육 자체도 활발히 이뤄진다. 학생들이 직접 독서를 주제로 진행하는 팟캐스트 방송은 청평중 독서교육의 가장 큰 특징이다. 방송국 라디오 스튜디오를 방불케 하는 녹음실인 ‘미디어 스페이스’가 도서관 한편에 마련돼 있어 학생들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팟캐스트 방송을 진행한다. 학생들이 직접 책을 선정해 읽고 방송 대본도 스스로 쓰며 ‘자발적인 또래 독서’ 문화를 확산시킨다는 게 독서 팟캐스트의 효과라고 이 교사는 설명한다. 학교도서관 활용 수업에서는 책이나 신문 같은 인쇄 매체뿐 아니라 인터넷 뉴스와 유튜브 동영상 등 모든 미디어가 정보의 원천이다. 결국 미디어를 제대로 읽어 내고 이해하는 역량을 키우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학교도서관에서 자연스레 이뤄질 수 있다. 청평중 학생들은 뉴스를 통해 접한 사회 이슈를 소재로 소설을 쓰고 마을의 이야기를 취재해 기사를 쓰며 미디어를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역량도 키운다. 청평중의 학교도서관에서 이뤄지는 수업 혁신은 올해부터 학교도서관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는 경기교육청에서도 손꼽히는 혁신 사례 중 하나다. 경기교육청은 지난 3월 전국 시도교육청 최초로 ‘도서관정책과’를 신설했다. 또 올해부터 도내 모든 초·중·고등학교의 도서관에 사서교사를 배치하는 작업에 나섰다. 지난해 개정된 학교도서관진흥법은 모든 초·중·고교 도서관에 전담 인력을 1명 이상 반드시 배치하도록 하고 있는데, 경기교육청은 한발 더 나아가 모든 학교도서관을 교원자격증을 보유한 사서교사가 담당하도록 한 것이다. 교사 정원은 정부가 관리하고 있어 교육청은 예산을 확보해 정원 외인 기간제 사서교사를 배치하기로 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도내 2080개 학교가 사서교사를 채용해 지난해 30.8%에 머물렀던 사서교사 배치율을 89%까지 끌어올렸다.학교의 교과 수업에 독서와 정보 활용 교육을 융합하는 사서교사는 학교도서관에 없어선 안 되는 존재다. 그러나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 도서관 1만 66곳 중 사서교사나 사서가 있는 도서관은 4424곳(43.9%)에 그친다. 특히 교원 자격증이 있는 사서교사를 둔 곳은 885개(8.8%)에 불과하다. 교육부는 제3차 학교도서관 진흥 기본계획(2019~2023)에서 전국 학교도서관의 사서교사 배치율을 2030년까지 5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올해부터 12년간 사서교사를 총 4000명 이상, 매년 300명 이상 늘려야 하는 셈이다. 사서교사 정원은 지난 2017년까지 500명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839명, 올해 962명으로 늘었다. 그나마 학교도서관을 육성하려는 체계적인 계획보다 정부의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에 기댄 측면이 크다. 청평중에서처럼 학교도서관을 십분 활용한 수업 혁신은 사서교사 확충과 더불어 교원의 전문성 강화와 학교 및 교육당국의 인식 변화 등이 맞물려야 가능하다. 이 교사는 “학교도서관을 활용한 수업은 시스템보다 개별 교사들의 역량에 의지하는 편”이라면서 “이렇다 할 매뉴얼이나 체계가 부족해 교사들이 각개전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교과교사와 사서교사들 간 협력수업이 강조되지만 교사들 사이에 협력수업에 대한 이해와 소통이 부족하다는 게 이 교사의 설명이다. 학교도서관의 고정관념이 여전해 협력수업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같은 학교도서관의 다양한 기능이 주목받지 못하기도 한다. 교육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학교도서관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기로 했다. 제3차 학교도서관 진흥 기본계획은 학교도서관의 역할을 “미래인재의 핵심 역량인 ‘4C’(비판적 사고·창의성·의사소통·협력)를 기르는 곳”이자 “새로운 정보를 창출하고 공동체로 확산하는 장(場)”으로 정의한다. 학교도서관이 학생들 간의 정보 격차를 줄이고 지식을 공유하는 학교 공동체의 중심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교육부는 각 학교들이 연간 교육계획에 ‘학교도서관 활용교육’을 포함하도록 하고 교수학습 자료와 매뉴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교사들의 수업연구 등 전반에 걸쳐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책을 읽는 공간에서 벗어나 창작과 정보 공유가 가능한 ‘미래학교도서관’(가칭) 모델도 개발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서교사 확충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면서 “학교도서관을 활용한 수업 혁신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폭력·차별 못 견뎌 이혼하는 데 11년… ‘코리안웨딩’ 끝은 다시 가난

    폭력·차별 못 견뎌 이혼하는 데 11년… ‘코리안웨딩’ 끝은 다시 가난

    베트남 현지서 본 ‘결혼 이주민 수난사’ 1980년대 후반 우리 정부가 농촌의 인구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결혼을 장려하기 시작한 이후 베트남은 가장 적극적인 상대국이었다. 결혼을 통해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온 인구는 2000년 이후 모두 10만여명. 껀터, 하이퐁 등 주로 가난한 농촌 및 도시 외곽의 어린 여성들이 왔다. 이후 30여년간 많은 이주여성이 ‘코리안드림’을 이뤘지만 적지 않은 여성에겐 악몽으로 끝났다. 남편과 시댁의 홀대와 차별, 학대 등을 견디다 못해 고향으로 돌아갔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건 빈곤과 사회적 낙인이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되풀이되는 이주여성 수난사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은 결혼 이주여성들이 결혼 전후 겪은 속 깊은 이야기를 듣기 위해 베트남에서 이주혼이 가장 활발한 메콩델타 지역을 찾았다. 결혼 피해 여성 4명과 가족을 한국인과 결혼시킨 당사자 13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가난 싫어 택한 황금빛 ‘코리안 웨딩’ “따님이 국제결혼해 한국으로 갔다고 들었는데, 맞나요?”(기자) “아니, 우리 집 딸들은 둘 다 대만으로 갔고 한국은 저기 건너편 집에 가 봐요.”(베트남 껀터 주민) 지난달 13일 베트남 남부 껀터시의 화디엔 마을에서 만난 한 중년 여성은 기자가 국제결혼 여부를 묻자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이 동네에서 국제결혼은 흔한 일이다. 도심에서 차로 달려 50여분 떨어진 곳, 흙길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모여 사는 시골 마을이었다. 결혼이주민 자녀가 있는 가족을 수소문하니 한 집 건너 한 집꼴로 딸을 타국에 시집보냈다고 했다. 껀터 인구는 이 나라 전체의 2.5%(112만명)에 불과하지만, 베트남 결혼이민자 가운데 6분의1이 껀터 출신이다. 이곳에 국제결혼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20여년 전이다. 브로커들이 알음알음 들어와 한국이 ‘잘사는 나라’라며 풍요로운 삶을 미끼로 홍보했다. 최근에는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는 한류 열풍이 코리안드림을 부추긴다. 껀터 안빙 시장에서 만난 응웬쭝응히아(60)는 “10년 전 국제결혼을 해 떠났던 동네 사람이 한국에서 돌아와 2층짜리 집을 짓는 걸 보고 환상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후 응히아의 가까운 친척 중 5명이 한국, 대만 등으로 떠났다. 그는 “조카 한 명이 한국에 잘 정착해 최근에 자기 엄마를 한국으로 모셔 갔다”며 흐뭇해했다. 이 마을에는 이따금 결혼 중개업자가 찾아와 ‘영업’을 한다. 이들의 설명을 듣고 국제결혼을 결심하면 혼인 계약은 초고속으로 성사된다. 지난해 유엔인권정책센터 껀터사무소에서 결혼이민예정 현지사전교육 참가자 16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 입국 전 남편을 만난 횟수는 70%가 1~2회, 21%가 3~4회라고 답했다. 배우자와의 평균 연령 차는 19.5세로 여성 23.5세, 남성 43세였다.이곳 사람들에게 중개 국제결혼은 꼭 딸을 팔아 돈을 버는 행위는 아니다. 국제결혼 때 남성 측이 여성의 가족에게 100만~300만원을 건네기도 하지만 현지인들끼리 결혼할 때 신랑이 신부 쪽에 주는 결혼지참금과 비교해 그리 많은 돈은 아니다. 한 주민은 “브로커들이 영업할 때 가족에게 돈을 약속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받는 일은 별로 없다”면서 “가족들도 결혼이 성사되면 굳이 더 요구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여성은 가난한 친정이 마음에 걸려 남편에게 용돈을 부탁해 송금하기도 한다. 부모들이 바라는 건 돈이 아니라 딸의 ‘더 나은 삶’이다. 호티란(48)은 “일자리가 없는 껀터에서 가난을 물려받아 사는 것보다는 훨씬 잘살고 세련된 나라로 자식을 보내고 싶은 게 부모의 마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세 딸을 모두 국제결혼시킨 팜티프언투(61)는 2년 전 막내딸을 한국으로 보냈다. 딸은 25세, 사위는 40세였다. “종종 들려오는 나쁜 뉴스가 있지만, 딸은 한국에 잘 정착해 종종 화상통화를 걸어온다”고 했다. 비슷한 시기에 딸을 한국으로 보냈던 동네의 한 부부는 얼마 전 한국으로 떠났다. 딸이 한국에서 자리를 잘 잡아 부모를 아예 모시기로 했단다. 그는 “그런 것까진 바라지 않고, 그저 딸이 좋은 데서 잘살았으면 한다”며 웃었다.# 결혼이주자를 보는 복잡한 속내 주민들은 한국으로의 이주 결혼을 좋게 말했지만, 사실 그 속내는 복잡했다. 화려한 삶을 보장하는 듯한 이주 결혼이 내 가족의 이야기가 되는 순간 착잡한 일도 벌어진다. 언니가 국제결혼을 했다는 응웬티란프엉(33)은 “사랑 없이 외국에 가서 결혼하는 여자들이 너무 불쌍하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는 “결국 가난과 일자리 부족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한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언니는 외로움에 떨다 우울증까지 얻었다. 껀터 수상시장에서 만난 당반푹(46)은 “이곳에서 결혼해 외국으로 떠나는 많은 여성의 동기는 가난한 환경을 벗어나 새로 출발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가서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일 것”이라며 “이런 결혼 방식이 근본적으로는 잘못됐지만, 처한 환경을 고려하면 (그런 선택이)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에서 발생했던 베트남 이주여성 가정폭력 사건은 베트남에서도 공분을 일으켰다. 발전한 도시인 다낭에서 만난 응웬쭝히은(40)은 “자기가 마음에 든다고 데려가 놓고 왜 그런 짓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폭행 사건이 반복될수록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진다”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여성을 한국에 보낸 껀터 지역의 분위기는 좀 달랐다. 한국에서 들려오는 안 좋은 뉴스가 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믿는 듯했다. 푹은 “폭행 영상을 봤지만 잘잘못을 속단할 수 없다”면서 “남자가 나쁜 사람이라면 불운한 경우이고 어쩌면 여성에게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주변 사람들은 한국에서 모두 잘산다”고 덧붙였다. 쯔엉티투튀(50)는 “솔직히 자기 자식이 잘사는지 못사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무시당하고 망가진 가정에서 살고 있더라도 고향의 부모에게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는 자식은 드물다”며 “자존심 때문에라도 숨길 것”이라고 했다. 유엔인권정책센터가 실시한 귀환여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돌아온 여성의 약 22%가 ‘가정폭력으로 결혼 생활이 끝났다’고 답했다. # 파경 뒤 쉽지 않은 귀환, 남은 삶도 파국 끝내 한국 생활을 정리한 베트남 여성들에게는 이후에도 고된 삶이 기다린다. 지난해 한국인 남성과 베트남 여성의 이혼 건수는 1570건(한국 가정법원 통계)이었다. 지난 10년간 1만 6840쌍이 이혼했다. 파경을 맞고도 서류상 이혼을 하지 못한 이주여성도 많다. 국제결혼 때 양국에 혼인신고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혼 건수 통계도 양국이 같아야 한다. 그러나 서울신문이 결혼 이주가 가장 많은 껀터 지역의 법원으로부터 입수한 ‘국제결혼 이혼 건수’는 201건에 불과했다. 한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국민과 결혼했다가 이혼한 경우를 모두 합친 숫자인데도 한국 법원의 통계보다 훨씬 적다. 그만큼 서류상으로는 아직 이혼하지 못한 여성이 많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법원 관계자는 “과거에 비하면 최근 이혼율이 매우 늘어난 것”이라고 전했다.귀환여성 응웬티지엠(38·가명)은 17살 차이가 나는 남성과 결혼했다가 2005년 베트남으로 돌아왔다. 그는 “서류상 남편과 이혼하는 데 11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남편과 등진 상태에서 이혼 방법을 알려 줄 사람도, 한국에서 서류를 떼다 줄 사람도 없었다. 처리할 방도를 몰라 정리하지 못한 채 살다가 2016년에야 유엔인권정책센터 껀터사무소의 도움으로 이혼 절차를 밟았다. 중개 결혼 피해자 보띠링(31·가명)은 이혼까지 4년이 걸렸다. 링은 “2013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했지만 한 번도 한국에 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결혼 비자를 준비하던 중 베트남 주재 한국영사관으로부터 “남편의 소득이 기준에 못 미쳐 비자를 내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갈 수도 없는 한국에서 이미 링은 서류상 결혼한 여자였다. ‘법적 남편’과의 연락도 끊겼다. 2016년부터는 비자 취득을 포기하고 이혼을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일방 이혼은 허가되지 않았다. 남편의 정확한 주소, 바뀐 연락처도 없는 상태에서 이혼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유엔인권정책센터 조사 결과 혼인 관계가 깨진 귀환여성 가운데 3분의1(30.1%)은 여전히 법적 혼인 상태였다. 28%만이 양국에서 법적 이혼을 끝냈고, 24.7%는 한국에서만 이혼했다. 껀터법원 당판흥 최고재판관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귀환여성들은 남편과의 연락 두절, 서류 미흡 등으로 이혼 절차에 어려움을 겪는 등 이곳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밝혔다. 급기야 껀터법원은 이혼을 원하는 여성이 베트남 국영 국제방송에 이혼 의사를 밝히는 자막 광고를 낸 후 3개월 내 연락이 없으면 남편 없이 이혼 궐석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광고 비용은 법원이 부담한다. 이주 결혼 경험자들은 괴로운 결혼 생활에서 벗어나면 다시 빈곤에 내던져진다. 귀환여성 가운데 고향에 그대로 거주하는 인원은 절반에 불과했다. 36%는 돈을 벌기 위해 베트남 내 타지로 이동했고, 11%는 외국으로 다시 이주 노동을 떠났다. 귀환여성의 44.1%는 수입이 10만원 미만, 32.8%는 10만~20만원 수준이었다. 20만~35만원 미만은 15.4%였다. 껀터·허우장·다낭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 이주아동이 겪는 각종 문제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할 예정입니다.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아동을 향한 폭언·폭행, 따돌림 등 혐오와 폭력, 부조리를 직접 경험했거나 이를 목격했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 또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임금체불, 산업재해 은폐 강요, 폭언과 폭행 등 부조리에 대한 취재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문화마당] 추천도서는 왜 문학이 중심이어야 하나/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추천도서는 왜 문학이 중심이어야 하나/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얼마 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1세기 가장 뛰어난 책’ 100권의 목록을 발표했다. 2009년 맨부커상 수상작인 힐러리 맨틀의 ‘울프 홀’이 1위에 올랐다. 올리버 크롬웰의 일생을 다룬 이 소설은 늑대가 되는 권력의 무자비한 속성에 대한 뛰어난 탐구이자,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인간성의 심연을 해부한 언어의 혁신이며, 현대 영국(인)의 뿌리를 파고들어 영국적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좋은 작품이다. 뒤를 이은 것은 마릴린 로빈슨의 ‘길리어드’, 스베틀라나 알렉세이비치의 ‘세컨드핸드 타임’,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 마’, W G 제발트의 ‘아우스터리츠’, 필립 풀먼의 ‘황금 나침반’, 타네하시 코츠의 ‘세상과 나 사이’, 앨리 스미스의 ‘가을’, 데이비드 미첼의 ‘클라우드 아틀라스’,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의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 등이다. 10위까지가 모두 문학이다. 논픽션으로는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노동의 배신’이 13위, 엘리자베스 콜버트의 ‘여섯 번째 대멸종’이 15위, 나오미 클라인의 ‘쇼크 독트린’이 18위,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21위, 앤드루 솔로몬의 ‘한낮의 우울’이 23위에 올랐다. 21세기가 스무 해밖에 지나지 않은 만큼, 때 이른 목록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목록의 책들 중 서가에 있는 책들을 훑어 뽑아서 살펴보았다. 하나하나 너무나 훌륭한 책이기에 독서를 권장할까 싶어 길게 옮겨 적고, 떠오르는 생각을 몇 마디 덧붙여 둔다. 먼저, 대답부터. 사서 한 분이 페이스북에 이 목록을 공유하면서 몇 권이나 번역됐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확인해 보니 한국에서 출판되지 않은 책을 세는 게 훨씬 빨랐다. 1990년대 말 편집자 문화가 안정적으로 정착된 이래, 우리 독자들이 읽을 만한 최상급 해외 교양서적이 수년 안에 국내에서 출판되지 않은 경우는 드문 듯하다. 사명감 넘치는 분야별 전문편집자들이 해외 출판 현황을 수시로 조사하고 주요 서적의 출판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을 고려하면 당연하다. 물론 번역에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학술출판의 경우에는 번역을 천시하는 정부와 대학의 형편없는 정책으로 인해 일부 지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나머지 분야에서 주요 서적이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을 가능성은 아주 낮다. 이번 목록만 해도 이름 낯선 작품들 역시 검색하면 이미 한국어판이 나와 있어 편집자로서 무심했다 싶어 부끄러울 정도였다. 다음, 이 목록에서 주목할 부분은 문학작품이 다수라는 점이다. 전체 100권 중 논픽션은 25권 내외에 불과하다. 경제경영·자기계발·실용서적 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나머지 책은 장편소설·시집·회고록·그래픽노블 등 모두 문학이다. 몽테뉴 스타일의 지적 에세이도 있다. 왜 문학이고, 또 문학이어야 할까. 비문학은 독자를 전문가로 만들지만, 문학은 독자를 시민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문학은 우리가 보고 말하고 듣고 느끼는 방식을 정련한다. 우리 시야를 확장하고, 우리 감각을 증강하며, 우리의 어휘를 풍요롭게 한다. 또 문학은 타자의 기쁨과 슬픔에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우리 경험을 늘리고 감정을 풍부하게 만든다. 이러한 목록을 만든 것은 시민들 전체가 함께 읽어 공통의 시민성을 배양하자는 뜻이다. 문학은 무엇보다 감정교육이다. 나름의 직업적 전문성을 가져야 밥을 벌지만 타자와 감정을 제대로 공유할 수 없다면, 함께 살아갈 수 없다. 아우슈비츠의 아이히만처럼 ‘느낄 수 없는 괴물’, ‘멀쩡한 사이코패스’이니까 말이다. 문학은 우리가 아이히만이 되지 않도록 방부한다. 좋은 문학을 읽을수록 시민성에 대한 감각도 늘어난다. 따라서 제대로 된 언론이라면 이런 목록을 만들 때 문학을 중심에 놓는 것이 마땅하다. 게다가 문학 독자는 다른 책도 잘 읽지만, 다른 책 독자는 자기 분야 책만 주로 읽으니, 문학을 진흥하는 것이 곧 독서를 진흥하는 일이기도 하다.
  • 국제사회 압박 거세지자… 푸틴에 손 내미는 마두로

    EU도 정권 관계자 7명 추가제재 표결 마두로 방러… “제3국 직접적 개입 논의” 중남미 석유부국 베네수엘라가 국제사회의 제재에 맞서 러시아와 손잡고 있다. 러시아를 공식 방문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등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이날 베네수엘라 석유를 쿠바로 실어 나르는 파나마 선박회사 등 단체 4곳과 선박 4척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마두로 정권을 “쿠바 경호원의 보호를 받는 쿠바 꼭두각시”라고 비난했다. 유럽연합(EU) 역시 마두로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정권 인사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이날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EU 28개국 대사들은 25일 고문 등 인권 범죄를 저지른 마두로 정권 관계자 7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하는 것을 놓고 표결한다. EU의 제재 리스트에 오르는 베네수엘라 정권 인사는 모두 25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야권은 EU가 마두로 정권 제재에 미온적이라며 제재 강화를 촉구해 왔다. 국제사회가 숨통을 옥죄는 가운데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에 러시아 방문에 나섰다. 그는 이날 러시아 도착 후 트위터에 “우리의 역사적이고 매우 긍정적인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러시아에 도착했다”며 “우리가 수년에 걸쳐 쌓은 형제애는 베네수엘라의 풍요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데 핵심적인 축”이라고 강조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25일 푸틴 대통령과 만나 “중남미 문제에 대한 제3국의 직접적 개입” 등을 논의한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전했다. 러시아는 중국, 쿠바와 더불어 마두로 정권의 가장 든든한 지원자이지만 러시아의 인내는 엷어지고 있다고 FT가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최근 몇 년간 베네수엘라 정부에 추가로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은 주저하고 있다. 이번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새로운 협약이나 계약을 체결할 계획은 없다고 러시아 정부는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아프리카돼지열병, 신화 속의 ‘돼지’를 생각하다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아프리카돼지열병, 신화 속의 ‘돼지’를 생각하다

    1992년 내몽골자치구 츠펑 지역의 싱룽와(興隆?) 유적지에서 발굴된 무덤 하나가 눈길을 끈다. 사람의 유골과 함께 돼지 두 마리의 뼈가 발굴된 것이다. 먹은 후에 아무렇게나 던져 넣은 돼지 뼈가 아니라, 사람과 함께 묻은 것임이 분명한 돼지의 유골이었다. 8000여년 전 사람들이 돼지를 영혼의 인도자라고 생각했던 것일까. 1969년에 러시아 학자가 발굴한 칭수린(靑樹林) 유적지에서는 하늘을 바라보고 누운 암퇘지의 유골이 나왔는데, 그 위에 뼛조각이나 뼈바늘 등을 얹어 놓았다. 마치 암퇘지에게 부장품을 넣어 준 것과 같은 형태였으니 당시 사람들이 특히 ‘암퇘지’를 중요하게 여겼음을 보여 준다고 했다. 농경이 시작된 초창기뿐 아니라 이후 만주 지역에 거주했던 많은 민족이 돼지를 중시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고대 숙신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먹고 돼지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었는데, 읍루나 말갈도 마찬가지였다. 돼지는 영혼의 인도자였으며 그들의 수호신이기도 했다. 춥고 거친 땅이라서 농사를 지어 봐야 옥수수나 좁쌀 등을 얻을 수 있었을 뿐이었던 그곳에서 돼지는 그들에게 고기를 주었다. 돼지기름은 북방의 혹독한 추위를 견딜 수 있게 해 주었으며, 돼지가죽은 옷의 재료가 됐다. 그런 돼지가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가축으로 여겨졌을 법하다. 앞서 소개한 싱룽와 문화는 농경이 막 시작된 때였다. 돼지의 사육이 농경과 함께 시작됐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그 시절의 그들도 야생의 돼지를 집에서 기르기 시작했던 것 같다. 고대사회에서 농경은 주로 여신과 관련된다. 그리고 그 여신은 종종 돼지와 연관성을 갖는다. 아마도 돼지의 왕성한 번식력이 그런 관련성을 만들어 냈을 터. 그리스신화 속 곡물의 여신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도 그러했다. 지하세계에 갔다가 돌아온 페르세포네는 식물의 생장과 죽음, 부활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그런 페르세포네를 상징하는 동물이 돼지다.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에게 잡혀 지하세계로 갈 때 돼지들이 함께 갔다던가. 아테네 인근 엘레우시스에서 성행했던 비의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데메테르에게 바치는 제물로 돼지를 선택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돼지가 여신이나 농경, 풍요와 연결되는 신화는 그리스뿐만 아니라 제주도에도 전승된다. 제주도에는 “돼지고기를 먹지 말라”는 남편의 금기를 어기고 돼지고기를 먹는 여신들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와흘본향당의 서정승따님애기는 임신을 하여 돼지고기를 간절하게 먹고 싶었지만 고기를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돼지털을 뽑아 냄새를 맡았다. 임신한 뒤 허기가 져서 고기를 먹고 싶었지만 먹을 방도가 없어 돼지털 냄새를 맡으며 그 욕구를 해소했는데, 남편은 그것을 용서하지 않았다. 돌아온 남편이 냄새가 난다면서 여신을 쫓아낸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서정승따님애기는 본향당의 동쪽 모퉁이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서정승따님애기는 아기를 낳고 기르는 일과 관련된 삼승할망의 역할을 하고 있다. 월정본향당의 서당할마님 역시 마찬가지다. 사냥꾼 남편이 돼지고기 먹는 것을 말렸지만, 서당할마님 역시 돼지털을 그을려서 먹었고, 결국 일곱 딸과 함께 쫓겨난다. 여기서 돼지고기를 먹는 여신들은 대체로 생육 능력이 뛰어나다. 아이를 낳는 능력은 농경사회의 경우 특히 풍요와 연관된다. 그래서 돼지고기를 먹는 여신들은 생육신의 역할을 하며 동시에 아이들의 병을 치료하는 치병신의 역할을 겸하게 된다. 이처럼 동아시아에서 돼지는 농경이나 풍요와 관련될 뿐 아니라 영혼의 인도자 역할까지 하는 중요한 가축이었다. 지금도 제사에 돼지고기가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런 소중한 돼지가 지금 ‘아프리카돼지열병’이라는 치명적 질병으로 죽어 가고 있다. 태풍이 지나간 후 방역이 걱정이라는데, 무사히 돼지들을 지켜 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
  • `저탄고지‘ 다이어트 방법 아닌 라이프 스타일

    `저탄고지‘ 다이어트 방법 아닌 라이프 스타일

    굶주린 역사를 거쳐 찾아온 현대문명의 풍요로움은 인류에게 ‘다이어트’라는 풀리지 않는 과제를 안겼다. 채집과 수렵을 통한 생존에 최적화된 인간의 신체는 섭취한 영양분을 최대한 지방으로 저장하도록 효율적으로 발달했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먼 미래의 일만큼은 유전자가 미처 예측하지 못했던 탓이다. 절제가 사라진 사회에서 역설적으로 날씬한 몸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은 끝도 없이 불어났다. 원푸드 다이어트, 소식(칼로리 제한) 다이어트, 당질 지수(GI) 다이어트, 고단백 다이어트, 덴마크 다이어트, 디톡스 다이어트 등 수많은 식이요법이 유행처럼 휩쓸고 지나갔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저탄고지(LCHF·Low Carb High Fat) 식이요법이 유행의 바통을 이어 받았다. 일정한 열량을 유지하면서 비교적 지방을 마음껏 섭취하고 탄수화물을 소량으로 제한하는 저탄고지 다이어트의 핵심 논리는 탄수화물로부터 오는 포도당 대신 지방에서 생성되는 케톤이라는 물질을 에너지원으로 써 신체의 지방량을 줄이는 것이다. ‘콜레스테롤의 적’으로 지목되는 지방 섭취를 늘리는 것은 위험하다는 주류학계의 주장과 이를 반박하는 주장이 맞서고 있지만 이 식이요법은 최근 수년간 미국, 유럽, 아시아 전역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편의점에선 저탄고지 식단을 지키는 ‘키토인’들을 위한 방탄커피를 판매하고, 대도시를 중심으로 저탄고지 음식을 파는 ‘키토 프렌들리’ 레스토랑까지 생겨날 정도다. 저탄고지는 과연 비만을 해결해 줄 구원자가 될 수 있을까. 지난 16일 국내 1호 저탄고지 전문 레스토랑인 ‘디라이프스타일키친’을 운영하는 이승훈(57) 대표를 서울 중구의 매장에서 만났다. 그는 “저탄고지로 체중 감량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를 다이어트 방법이 아닌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살을 뺀다는 것은 결국 인간의 본능에 해당하는 식욕을 참는 일인데 본능을 억제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목표가 확실하고 이에 대한 절실함이 있다면 일시적으로 본능을 누를 순 있지만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절실함이 사라져 또다시 본능이 튀어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요요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다이어트 성공의 핵심인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신체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좋은 식이요법을 체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가 ‘저탄고지 예찬론자’가 돼 식당까지 차리게 된 건 저탄고지를 생활방식으로 받아들인 이후 신체의 변화를 직접 겪었기 때문이다. 광고회사와 정보기술(IT)교육업체를 운영하던 그는 2년 전 다이어트에 처참하게 실패했다. 40대까지는 ‘177㎝, 68㎏’이라는 보기 좋은 숫자를 유지했지만 음주를 즐기지 않음에도 50대가 넘어가자 몸무게가 불어나기 시작했다. 헬스를 시작했지만 얼마 후 운동을 그만두고 나니 80㎏ 넘는 체중에 배만 불룩 나온 체형으로 변해 있었다. 확실한 체중 감량을 위해 가족과 함께 다이어트를 하기로 결심하고 내기도 했다. 가장 많이 뺀 사람에게 현금 20만원을 주기로 했는데 한 달 뒤 딱 1㎏을 뺀 그가 부인과 딸에게 돈을 받았다. 무조건 음식 섭취를 줄이려고 하다 보니 배고픔을 다스릴 수가 없었다.그는 다이어트에 관한 책을 닥치는 대로 읽다가 저탄고지 관련 도서에서 시선이 멈췄다. 다이어트의 대부분이 칼로리 제한 방식이었는데 건강한 음식을 먹으면서 살을 뺄 수 있다는 주장과 이를 설명하는 논리가 설득력이 있었다. 당장 실행에 옮겼다. 아침과 점심에는 채소에 올리브오일을 듬뿍 뿌려 단백질, 지방 위주의 무탄수화물 식단을 지키고, 저녁에만 현미밥 3분의2공기를 먹었다. 간식으로는 아몬드에 최상급 버터를 발라 먹었다. 고급 과자 맛이 나 군것질이 생각나지 않았다. 3개월간 지속했더니 몸무게가 14㎏ 빠졌다. 마침 건강식을 파는 외식사업을 준비 중이었던 그는 직원들과 논의해 저탄고지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을 시작하기로 했다. 문제는 누가 먹어도 맛있는 메뉴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당질 제한식이 발달된 일본에 가서 저탄고지 음식들을 둘러봤지만 결정적으로 맛이 없었다. 특히 ‘저탄’의 음식을 만드는 게 도전이었다. 버터, 고기, 올리브오일 등 지방을 쓸 수 있는 재료는 많았지만 밥, 피자, 버거 등에 있는 탄수화물을 대체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맛을 낸다는 건 쉽지 않았다. 6개월간 셰프들과 연구한 끝에 질경이 씨앗의 껍질 가루인 차전자피와 아몬드, 버터를 활용해 피자 도우로, 버거 번으로, 타코 페이퍼로 썼다. 그는 “음식을 개발하면서 밀가루는 정말 위대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웃었다. 비빔밥은 곤약과 현미를 섞어 만들었다. 저탄고지를 하지 않는 일반 손님들을 위해 파이토케미컬(항산화 작용을 하는 채소)과 지중해식 식단 위주의 메뉴도 추가해 지난 6월 식당 문을 열었다. 키토인 손님보다 일반 손님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는 “당뇨로 제한된 음식을 먹어야 하는 환자들이 레스토랑에 방문해 ‘내가 피자와 햄버거를 이렇게 맛있게, 마음껏 먹을 수 있을지 몰랐다’고 말할 땐 정말 뿌듯하다”면서 “우리 음식을 통해 ‘진짜 건강함’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키는 사람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대구보건대학교, ‘웰니스문화산업 최고위과정’ 6기 개강

    대구보건대 웰니스문화산업최고위과정 6기 개강식이 지난 19일 오후 6시 라온제나호텔 5층 에떼르넬홀에서 열렸다. 개강식에서는 남성희 대구보건대총장의 환영사와 함께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송준기 회장, 배성근 대구시부교육감, 5기 원우회장 이중호 대영알앤티 대표이사가 축사를 하는 등 1기·2기·3기·4기·5기 회원과 대학관계자를 포함한 150여명의 내·외빈이 6기 과정생으로 참석한 87명의 회원에게 축하를 건넸다. 이번 6기 회원 과정에는 김영규 신임 대구시 교육청 감사관, 김영애 대구시 시민행복교육국장, 서판길 한국뇌연구원장, 최은주 대구미술관 관장, 박갑상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 노기원 태왕이앤씨 대표이사, 박춘영 인터불고CC 회장 등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개강식 이후에는 재즈공연과 최고위과정 운영팀 소개와 함께 6기 원우들의 대면식이 이어졌다. 12월 12일까지 12회로 계속되는 최고위과정 커리큘럼의 컨셉은‘노후’[KNOW-WHO]다. 교육과정 컨셉은 성공의 비결 KNOW-HOW 의 전문가인 원우들에게 진정한 행복인‘노후’웰니스 실현을 위해 건강, 문화, 예술, 교양, 인문학, 공연 전시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돕겠다는 취지다. 대학측은 전문과정인 만큼 수준 높은 강의와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시대를 앞서는 전문가인 원우들의 네트워크 공유와 함께 인생을 한층 깊이 있고 풍요롭게 발전시킬 뜻을 밝혔다. 또 과정 중 이승엽 (재)이승엽야구장학재단 이사장 겸 KBO 홍보대사,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 건축가이자 여행작가인 오영욱 오기사디자인 대표, 오동호 좋은정책연구원장 등 각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강사를 초빙했다. 남성희 총장은 환영사에서 “세심한 준비와 체계적 교육과정을 통해 회원들이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따뜻한 리더십까지 갖춘 최고의 리더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글로벌 인기 비결 궁금해” 뽀통령 만난 文

    “글로벌 인기 비결 궁금해” 뽀통령 만난 文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콘텐츠는 문화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 중요한 산업이 됐다.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중요한 우리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콘텐츠 인재캠퍼스에서 열린 ‘콘텐츠 산업 3대 혁신전략 발표회’에 참석해 “글로벌 캐릭터 ‘뽀로로’가 전 세계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으며 콘텐츠 제작자들을 격려했다. ‘아이들의 대통령’이라는 뜻의 ‘뽀통령’이라는 별명이 붙은 뽀로로는 140개국에 수출된 글로벌 캐릭터다. 문 대통령은 가상 인물이자 ‘디지털 연예인’으로 불리는 캐릭터 ‘아뽀키’를 제작한 업체 부스도 찾아 캐릭터와 대화를 나눴다. 콘텐츠 정책 발표회에 참석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콘텐츠 산업은 우리 브랜드 가치와 경쟁력을 높이는 부드럽지만 강력한 힘”이라며 “창작자들의 노력에 날개를 달아 드리겠다”고 말했다. 발표회에서 나영석 PD 등 콘텐츠 제작자들은 젊은 제작자 지원 등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콘텐츠 모험투자 펀드’ 등 정책금융, 실감 콘텐츠 육성, 연관산업 지원 등 ‘3대 혁신전략’을 설명하며 전폭적 정책 지원을 약속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文 “한류 생산유발 효과 20조…창작자 노력에 날개 달겠다”

    文 “한류 생산유발 효과 20조…창작자 노력에 날개 달겠다”

    “문화 콘텐츠, 반도체 다음 성장세…정책금융 대폭지원·실감콘텐츠 활성화”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문화 콘텐츠 수출은 반도체 다음 가는 성장세”라면서 “지난해 한류가 만들어낸 생산 유발 효과는 20조원”이라고 콘텐츠 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콘텐츠 인재캠퍼스 내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열린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 발표회’에 참석해 “콘텐츠는 문화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 중요한 산업이 됐다”면서 “콘텐츠는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 중요한 우리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대국민 콘텐츠산업 정책 발표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한류로 대표되는 국내 콘텐츠 산업을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방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문화를 수입하던 나라에서 수출하는 나라가 됐고, 2012년 처음으로 문화산업 흑자 국가로 탈바꿈했다”면서 “문화 콘텐츠 수출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6% 이상 성장하며 작년 한 해에만 100억 달러 수출 성과를 올렸고 세계 7위의 콘텐츠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분야별로는 반도체 다음가는 성장세”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콘텐츠 상품 100달러를 수출할 때 소비재·서비스를 비롯한 연관산업 수출이 그 두 배가 넘는 248달러에 달한다는 연구도 있다”면서 “실제로 작년 한 해 한류가 만들어낸 생산 유발 효과는 무려 20조원에 가깝다”고 강조했다.특히 “고용 면에서도 65만명이 넘는 인재가 콘텐츠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며 일자리 확대의 중요산업이 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창작자에게 대한 지원을 거듭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문화 후진국을 벗어나 콘텐츠 강국이 된 것은 창의성과 혁신적 기술, 기업가 정신을 갖고 도전한 수많은 창작자의 노력 때문”이라면서 “창작자들의 노력에 날개를 달아드리겠다”며 ‘콘텐츠 산업 3대 혁신전략’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우리 콘텐츠의 강점을 살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창작자들이 얼마든지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게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이디어·기술만으로도 새 스타 기업이 되도록 정책금융으로 뒷받침하겠다”면서 “‘콘텐츠 모험투자 펀드’ 신설과 ‘콘텐츠 기업보증’ 확대로 향후 3년간 콘텐츠산업 지원 투자금액을 기존 계획보다 1조원 이상 추가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홀로그램, 가상현실 교육과 훈련 콘텐츠를 비롯한 실감 콘텐츠를 정부와 공공분야에서 먼저 도입·활용해 시장을 빠르게 활성화하겠다”고 언급했다.이와 함께 “창작자·기업은 역량을 강화하고 국민은 쉽게 체감·활용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실감 콘텐츠 인프라를 구축하고 핵심인재를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마음껏 상상하고 도전하길 바란다. 우리가 함께 상상하고 만드는 콘텐츠가 세계를 이끌 것”이라면서 “정부가 기회의 문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순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10월 5일 정기연주회

    순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10월 5일 정기연주회

    순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다음달 5일 오후 5시 순천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낭만! 그 아름다움’이란 주제로 제20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한국예술위원회, 전라남도, 전라남도문화관광재단, 순천문화예술회관이 후원한다. 지휘자는 임흥규다. 모차르트-아이네클라이네나하트무지크, 로벌랜드-유레이즈미업, 몬티-차르다시, 포스터-스와니강, 모차르트-디베르티멘토 제1번으로 해설이 있는 음악회로 진행된다. 아이네클라이네나하트무지크 곡은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익숙한 선율로 만들어진 간결한 작품이다.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사랑받고 있는 곡 중 하나다. “멀리 스와니 강을 따라 내려가면 그리운 고향 사람들이 있다”는 애수가 깃든 망향의 노래가 스와니 강이다. 차르다시는 비애를 띤 노래 도입부와 야성적이면서도 광적인데가 있는 강력한 싱커페이션과 리듬이 특징이다. 오금경 순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단무장은 “가족과 함께 따뜻하고 풍요로운 가을의 정취를 느낄수 있을 것이다”며 “연주회장을 찾아 마음껏 낭만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열린세상] 남북을 위한 용기/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열린세상] 남북을 위한 용기/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2019년에도 한반도엔 수확의 계절 가을이 왔지만 아직은 2018년 맞이한 가을처럼 풍요로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 6월 30일 남북미 판문점 회동 이후 기대와 희망이 가득했건만 북미 실무대화는 말만 무성할 뿐이다. 이 판문점 회동 이후에만 북한은 8차례 미사일과 방사포를 쏘아 올렸다. 은근히 기대했던 남북 관계마저 꿈쩍하지 않고 있으니 올 가을걷이 자루가 더 허전해 보인다. 그래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소식이 끊이지 않았던 2017년을 떠올리면 지금의 가을이 빈곤하다는 말은 사치스럽다. 어려웠던 시절 생각 못하고 근거 없이 욕심만 큰 탓에 희망 고문이 돼 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1년 전으로 되돌아가 보자. 11년 만에 우리 대통령으로는 세 번째로 평양을 방문했다. 2018년에만 세 번째 정상회담이 이뤄졌다. 남북 정상은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했고, 남측 국방부 장관과 북측 인민무력상은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서명하고 평양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를 채택했다. 우리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15만 평양 시민들에게 연설하는 장면이 전한 감동은 아직도 생생하다. ‘평양 정상회담’은 지난가을이 전한 행복한 수확이었다. 남북은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 이후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용기 있는 시간을 보냈다. 특히 ‘군사 분야 이행 합의서’를 통해 우발적 충돌 방지와 DMZ 평화지대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이행한 것은 남북 관계 최고의 성과로 평가받을 만하다. 지상과 해상, 공중에 완충 구역이 생겼고 상호 적대 행위가 중단됐다. 근접한 11개의 감시초소(GP)가 우선 철거됐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비무장화했다. 남북 공동 유해 발굴을 위해 지뢰를 제거하고 도로를 연결해 남북한 군인이 만나는 명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평화, 새로운 미래’라는 평양 정상회담의 어젠다처럼 남북한 주민의 삶에 평화를 일상화함으로써 남북 관계가 되돌릴 수 없는 평화의 시대로 진입하는 역사적 이정표를 그린 것이다. 그런데도 우여곡절 속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지금의 상황은 남북 관계마저 정체된 것이 사실이다. 지난 6월 30일 남북미 판문점 회동 이후 다시 살아날 것 같았던 한반도 정세는 아직 시동조차 걸지 못하고 있다. 주위를 돌아보면 지금 이 시각에도 남과 북의 사람들이 만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평양 시내를 거닐고 있다. 우려와 달리 남북 군사합의 이행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안보태세는 문제없이 유지되고 있다. 남북이 맺은 약속의 생명력은 그리 쉽게 약해지지 않는다. 한반도 평화의 길은 험난한 과정인 만큼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살아 있다. 그러나 평화를 지킬 용기가 보이지 않는다. 향후 열릴 북미 실무회담 결과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그렇다고 더이상 북미 관계가 한반도 문제의 전체를 결정하는 구조는 아니다. 남북 관계는 이제 더이상 북미 관계를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인도하는 길라잡이다. 1년 사이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었던 것도 남북 정상 간 만남이라는 용기가 남북 관계를 넘어 북미 대화를 추동하는 촉진제 역할을 했기에 가능했다. 남북 관계의 발전은 북미 관계를 뒷받침하면서 한반도에서의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를 여는 열쇠와 같다. 지난해 ‘평양공동선언’ 이후 남북 관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면 1년이 지난 지금 또 한번 달라지고 진화해야 한다. 지금 우리가 적지 않은 상실감을 느끼는 것은 하고자 한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간극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과도한 자기충족적 예언은 실현 가능한 정책과 전략 수립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이벤트성 해법과 단기적 치유법에는 한계가 있다. 남북 관계가 먼 길이라면 정치적 고민을 앞세워 가시적인 성과에 연연하거나 급급해할 필요는 없다. 보다 근본적으로 북한의 변화와 선택을 염두에 두고 남북 관계의 자율영역을 확보해 나가는 노력과 함께 정책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촛불을 밝힌 힘은 국민의 용기였다. 우리가 지금도 금강산을 다시 가지 못하는 것은 상상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용기가 없어서다. 지소미아를 종료할 용기, 검찰개혁을 위해 누군가를 지킬 용기가 있었다면 이제 남북을 위한 용기를 가져야 할 때가 아닐까 한다.
  • ‘향수와 현실도피’...음악영화 신드롬 이유는

    ‘향수와 현실도피’...음악영화 신드롬 이유는

    퀸, 비틀스, 주디 갈랜드 등 뮤지션 소재 영화 잇따라 개봉 BBC보도, “올해는 음악영화의 해, 음악 자체가 캐릭터”퀸, 엘튼 존, 브루스 스프링스틴, 주디 갈랜드, 비틀스… 세계 대중음악계에 이름을 남긴 이들이 또다른 공통점은 바로 최근 영화를 통해 재탄생·재조명됐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최근 큰 인기를 끈 음악영화으로 퀸 열풍을 일으킨 ‘보헤미안 랩소디’가 떠오르지만, 올해는 이밖에도 뮤지션을 소재로 한 많은 영화가 관객을 찾고 있다. 영국 BBC는 최근 보도에서 이미 상영됐거나 곧 상영 예정인 음악영화들을 소개하며 이들의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①음악 자체가 ‘케릭터’다 BBC는 영화 관객들에게 2019년은 ‘음악영화의 해’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가 전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며 해를 넘기며 인기를 이어갔고, 이후 음악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했다. 한국 개봉을 기준으로 세계적인 팝 가수 엘튼 존의 생애를 다룬 ‘로켓맨’, 비틀스의 명곡들을 스크린에 녹여낸 ‘예스터데이’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도 미국 고전영화 ‘오즈의 마법사’의 ‘오버 더 레인보우’를 부른 배우 주디 갈랜드를 소재로 한 영화 ‘주디’, 브루스 스프링스턴의 데뷔 싱글 제목이기도 한 ‘블라인디드 바이 더 라이트’, 고(故) 조지 마이클의 노래에서 영감을 받은 ‘라스트 크리스마스’ 등이 해외에서는 올해말 상영이 예정돼 있다.음악영화의 장점은 무엇보다 음악이 하나의 ‘캐릭터’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국내 개봉은 미정인 ‘블라인디드 바이 더 라이트’는 영국계 파키스탄 청소년의 성장기를 다루는데, 스타 배우가 출연하지는 않지만, 대신 브루스 스프링스턴의 멋진 음악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작품의 대본을 쓴 사르프라즈 만주르는 “이 영화의 가장 큰 스타는 바로 스프링스턴이고, 이것이 관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온다”면서 “우리는 음악이 영화의 등장인물이 되도록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②음악은 향수를 자극한다 음악영화가 인기를 얻는 또다른 이유는 바로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10대 때 즐겨 들었던 노래를 들으면 무의식적으로 옛 시절을 ‘소환’한다. 중장년층들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면서 자신들이 학창시절 열광했던 퀸과 프레디 머큐리를 떠올린다. 해외 팬들은 영화를 보며 30여년전 ‘팝의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실제 퀸을 봤던 옛 추억을 스크린을 통해 다시 만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 관계자는 “최근 음악영화의 인기는 복고 트랜드와 연관이 있다”면서 “음악이 향수를 자극한다는 것은 우리 자체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이 된다”고 말했다.③음악은 현실을 잊게 한다. 영국영화협회(BFI)에 따르면 과거 미국에서 뮤지컬 영화가 큰 인기를 누렸던 때는 역설적으로 1930년대 대공황과 2차세계대전 전후였다. 1933년 개봉한 ‘42번가‘, 1952년 제작한 ‘사랑은 비를 타고’ 등이 대표적인 예다. 경제불황이나 정치적으로 불안한 시기에 음악과 영화가 모두 녹아든 음악영화, 뮤지컬 영화가 대중에게 잠시나마 현실을 도피할 수 있도록 하게 한다는 것. 부족한 게 없는 풍요의 시대 때 음악과 영화 등을 즐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인 셈이다. 이같은 분석은 최근 음악영화의 인기가 결국 우리가 지금 ‘불안의 시대’를 살고 있음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 BFI 영상자료원의 헤드 큐레이터 로빈 베이커는 “최근 음악영화가 다시 인기를 끄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며 “기후 변화 문제나, 도널드 트럼프, 정치적 불안정, 나라가 둘로 쪼개진 것 같다는 등 뉴스 속에서 사는 지금 시대에 사람들은 이런 것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고 진단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공연 어때요] 전통춤·뮤지컬·연극…흥겹거나 따뜻하거나

    [공연 어때요] 전통춤·뮤지컬·연극…흥겹거나 따뜻하거나

    공연계는 추석 명절을 맞아 장르 불문, 다채로운 작품으로 가족 관객 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추석 기간을 겨냥한 한국 전통 공연부터 가격 문턱을 낮춘 인기 뮤지컬 등 명절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공연이 연휴 내내 이어진다.●전통무용에 어깨춤이 절로 들썩 국립극장 국립무용단은 전통 무용 8편을 엮은 명절기획시리즈 ‘추석·만월’을 무대에 올린다. 13~15일 서울 남산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리는 ‘추석·만월’은 지난해 추석 첫선을 보이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올해 공연은 창작 춤 ‘기도’를 시작으로 ‘고무악’, ‘한량무’, ‘진도강강술래’, ‘사랑가’, ‘장고춤’, ‘소고춤’, ‘북의 시나위’ 등이 이어진다. 첫 공연 ‘기도’는 추석을 맞아 조상의 음덕과 풍성한 수확에 감사하는 마음을 전통 의식에 빗대 기원하는 춤이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진도강강술래’는 경쾌한 노래에 맞춰 원을 그리며 추는 전통춤으로, 공연은 막바지를 향해 갈수록 흥겹고 강렬한 춤으로 에너지를 더한다. 한복을 입은 관객과 3인 이상 가족 관람객에게는 각각 3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국립국악원은 13~14일 서울 서초동 국악원 연희마당에서 전국 8도 전통 소리와 놀이를 한데 모은 ‘팔도유람’으로 명절 관객을 맞는다. 거북이 길놀이 ‘자진산타령’으로 유람의 시작을 알리고, 경기·충청 민속놀이 ‘경기 비나리와 방아타령’, 영남·황해도 민속놀이 ‘서도 비나리와 방아타령’, 제주·전라 민속놀이 ‘남도 비나리와 방아타령’ 등으로 한가위 흥을 더한다. 유람의 끝은 ‘대동굿-강강술래’가 장식한다.아울러 서울남산국악당은 14일 천하제일탈공작소와 함께 ‘가장무도-숨김과 드러냄’을 공연한다. 공연은 팔도강산에 전해지는 탈춤을 한데 모아 젊은 탈꾼들의 재담과 연행을 통해 누구나 즐길 수 있게 만든 신명나는 탈춤 판이다. ●할인 이벤트로 문턱 낮춘 뮤지컬 평소 뮤지컬 공연 관람료가 부담이었다면 할인 이벤트가 많은 추석 연휴 관람도 좋은 기회다. 명절에도 쉬지 않는 뮤지컬계는 할인으로 가격 문턱을 낮춰 관객에게 손짓한다.주목할 만한 작품은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신작 ‘스쿨 오브 락’이다. 영국 웨스트엔드 오리지널팀의 월드투어 공연으로, 서울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고 지난 1일부터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지역 관객을 만나고 있다. 추석 명절을 맞아 연휴 기간인 12~15일 공연은 최대 20% 할인된 가격으로 티켓을 제공한다.서울에서는 2014년 초연 5년 만에 디큐브아트센터 무대에 오른 ‘마리 앙투아네트’가 추석연휴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14~15일 공연은 전 등급 좌석 30% 할인이 적용된다.●노년의 사랑·가족의 애틋함 담은 연극 가족과 함께 따뜻한 연극 한 편을 본다면 더욱 값진 명절 연휴가 될 것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광림아트센터에서 관객을 맞고 있는 ‘장수상회’는 가족 연극으로 제격이다. 이순재·신구·손숙·박정수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품 배우들이 연극 무대에서 뭉쳤다. 2016년 초연과 동시에 매진 행렬을 기록한 작품으로, 이번 공연은 서울연극제 연출상과 오늘의 극작가상 등을 받은 정범철 연출이 새롭게 단장했다. 노년의 사랑을 그리는 동시에 가족에 대한 애틋함과 삶의 가치를 되돌아보게 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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