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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은거인들의 맛집 크러쉬, 두 번째 브랜드 전씨술방 구월동에 론칭

    편리하고 풍요로운 시대를 맞이한 가운데 과거의 추억에 대한 향수가 사회적인 화두가 되고 있다. 이에 각종 매체를 통해 20세기를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소재의 콘텐츠가 등장하며 복고 열풍을 부추기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며 이를 모티브로 삼는 비즈니스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명 ‘불량식품’이라 불리던 예전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 같은 간식거리를 소재로 삼아 창업을 하거나 창업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업체들도 많아진 모양새다. 이에 아폴로, 맛기차콘, 쫄쫄이 등 대표적인 문방구 간식거리를 매장 내 이벤트 경품으로 내건 업체가 눈길을 끈다. 1980년대를 재현한 인테리어를 선보이며 지난 5월 25일 론칭한 전씨술방이 그 주인공이다. 맥주전문점 최군맥주로 프랜차이즈 업계에 출사표를 던진 ㈜작은거인들이 인천 남동구 구월1동에서 선보인 꼬치구이 전문점 전씨술방은 각종 꼬치구이를 비롯해 다양한 탕류와 주류를 구비한 가운데 매장 내에서는 오로라공주, 독수리5형제와 같은 추억의 만화가 상시 상영되고 있다. 또한 소소한 이벤트를 통해 ▶5등 불량식품 ▶4등 닭똥집튀김 ▶3등 옥수수구이 ▶2등 전씨꼬치 5종세트 ▶1등 전씨꼬치 8종세트도 제공된다. 대표 메뉴인 꼬치메뉴에는 호롱낙지와 은행을 비롯해 마늘, 은행, 닭스킨, 돼지껍질, 비엔나삼겹살, 파닭파닭, 순수한닭, 마시멜로가 준비돼 있으며 구이메뉴에는 옥수수, 달콤치즈떡, 먹태, 통징어가 마련돼 있다. 이 외에도 달콤꽃빵튀김, 김말이, I’m파인애플 등을 맛볼 수 있다. 전씨술방은 다양한 꼬치요리를 고객들이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는 가운데 즐길 수 있도록 전씨 8종세트(16,000원)과 전씨 5종세트(9,900원)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전씨오뎅탕과 얼큰뻔데기탕에 백마부대찌개, 얼큰짬뽕이 포함된 탕 메뉴와 맥주, 소주를 기본으로 한 칵테일(청포도, 자몽, 망고)맥주와 칵테일소주도 만날 수 있다 전씨술방은 제공하는 안주들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데리야끼, 떡볶이소스, 칠리소스(폭탄), 요거트소스, 치즈퐁듀를 가미해 차별화를 꾀했으며 매운 맛을 선호하는 여성 고객을 위한 호롱낙지꼬치, 닭스킨(껍질)꼬치, 통오징어구이, 김말이에도 특제소스가 적용된다. 탕류의 경우 조리된 상태로 고객들의 테이블에 미니화로와 함께 나오기 때문에 1980년대의 안락한 분위기 속에서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는 평가다 ㈜작은거인들. 전씨술방 관계자는 “30대 이상의 고객들에겐 추억의 공간을, 20대 고객에게는 그 시대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선사하고 싶었다. 말 그대로 문화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설계에 복고 트렌드를 반영했다”면서 “구이류, 탕류, 주류, 튀김류 등 다양한 종류의 식도락을 선보이는 가운데 전씨술방 고유의 풍미를 만끽할 수 있도록 맛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전씨술방을 론칭한 작은거인들 관계자는 “회사의 좌우명을 항상 생각하면서 최군맥주에 이어 두 번째 브랜드를 공개한 가운데 ‘더 맛있게, 더 재밌게, 더 싸게’라는 슬로건을 이어가겠다”며. “앞으로의 참신한 메뉴개발과 더불어 다양한 이벤트 진행을 통해 고객들에게 만족도 높은 구월동맛집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씨술방은 인천 구월동에 위치해있으며, 본사는 맥주전문점 ‘최군맥주’를 론칭한 프랜차이즈 회사 ㈜작은거인들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글로벌 시대] 북한 인권보호를 위한 국제공조/최석영 유엔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

    [글로벌 시대] 북한 인권보호를 위한 국제공조/최석영 유엔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

    몇 해 전 스위스 제네바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고발하는 영화가 인권이사회 참석자에게 상영된 적이 있다. 한국의 독립영화 ‘48미터’였다. 48미터는 북한과 중국 사이를 흐르는 압록강의 최단거리지만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엄중한 공간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 좁은 강폭을 건너지 못해 희생되고 탈출에 성공해도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결국 붙잡혀 강제 북송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탓이다. 그런데도 왜 가족과 고향을 버리고 목숨을 건 탈출행렬이 끊이지 않는 것일까. 유엔은 지난 3년간 북한 인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유엔 인권이사회 결의로 설치된 ‘북한인권사실조사위원회’(COI)는 국제납치, 정치범 수용 및 자의적 구금이 자행되고 자유권과 생존권이 심각하고 광범위하면서도 체계적으로 침해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과거에도 열악한 북한의 인권 상황이 간헐적으로 보고되었지만 수많은 증언과 방대한 분량의 인권 침해 사례를 포괄적으로 정리한 것은 처음이었다. 보고서는 북한 주민의 고통은 물론 이산가족, 납북자 가족, 국군포로 가족들의 애환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국제사회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고 강력하게 대응했다. 인권이사회와 유엔 총회 결의를 통해 북한 주민의 인권 보호를 위한 권고를 채택하고 인권 유린의 책임을 추궁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북한 인권 문제를 정식의제로 채택하여 논의했다. 작년 서울에 설치된 ‘유엔북한인권사무소’는 피해자 인터뷰와 청문회 등을 통해 북한 인권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인권을 도외시하고 대량살상무기의 개발에 혈안이 된 북한을 겨냥한 강력한 제재를 취했다. 미 의회는 북한제재법안에 북한 인권 조항을 포함하여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와 인권 탄압에 연관된 책임자 명단을 파악하도록 했다. 시민단체들도 국제적인 연대를 구성하여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를 고발해 오고 있다. 우리 국회도 올해 3월 북한 주민의 인권 보호와 증진을 위한 국가적 책무를 인정하고 남북 간 인권 대화, 인도적 지원, 북한 인권 실태조사 및 북한인권재단 설립을 골자로 하는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켰다. 이산가족 문제는 시급한 과제다. 작년 10월에 열린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참석자 대다수는 80대 고령이었다. 정식 신고된 이산가족 중 절반이 넘는 6만 4000여 명이 세상을 떠났다. 가족의 행방이나 생사를 알지 못하고 생을 마감해야 하는 이들의 고통을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국제사회는 북한 인권 탄압의 책임자를 선별하고 처벌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압박과 인도적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이다.‘진실이 하나도 없는 곳에서 탈출하여 도착한 한국이 자유와 풍요가 넘치는 것에 놀라고 안도했다’는 한 탈북 작가의 고백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탈북 주민들이 물질적인 지원을 받으면서도 알게 모르게 냉대와 차별을 받고 정착에 애로를 겪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필자는 지난 2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 북한 인권 심포지엄에서 만난 탈북 청년들에게서 희망을 보았다. 그들은 탈북 후 중국과 한국을 거쳐 미국이나 영국 등에 재정착한 학생들로서 자신들의 특수한 정체성을 받아들이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비록 뒤늦게 배운 영어가 서툴긴 했지만 진지한 대화를 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들에게는 낯선 환경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희망과 의지를 북돋우어 주는 일이 더 중요할 것이다.
  • [문경근의 남북통신]평양 사람들은 주말에 뭘 할까

    [문경근의 남북통신]평양 사람들은 주말에 뭘 할까

      2006년 어느 날, 대학교에서 강의를 듣고 나오는데 뒤에서 동기가 “오늘 불금인데 술 한잔 어때”라고 하더니 대뜸 나에게 “북한에서는 주말에 뭐하냐”고 재차 물었다. “뭐하긴 뭐해, 술먹지”. 말을 해놓고 보니 북한에 있을 때에는 주말에 술먹은 기억 밖에 없다. 평양 주민들이 주말에 색다르게 보내는 문화를 소개할까 한다.  초여름 이때쯤이면 평양에서는 물놀이가 최고 인기다. 물놀이 시설로 치면 새롭게 단장한 ‘문수물놀이장’이 주말에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다. 북한 매체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물 반, 사람 반’일 정도로 초만원이다. 이곳에는 다양한 물놀이 시설과 편의점, 식당 등이 갖춰져 있다.  2013년 북한은 김정은의 지시로 평양시내 편의시설들을 확대하며 우선적으로 문수물놀이장을 확장, 보수했다. 문수물놀이장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한 대북소식통은 현재 문수물놀이장 이용가격이 “어른은 2만 원, 학생은 1만 2000원 정도 한다”고 했다. 최근 평양에서 통용되는 환율이 1달러 당 북한돈 약 8000원 이니, 대략 2~3 달러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문수물놀이장 구내 청량음료점에서는 서양식 핫도그, 햄버거, 샌드위치 등이 팔리고 있고, 대동강 생맥주도 판매하고 있다.  최근 평양을 다녀온 한 인사에 따르면 평양에서 사는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과거보다 높아졌다고 한다. 평양시내 위락시설 등의 가격이 비싸도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것을 보면 ‘빈곤 속에 풍요’를 느낄수 있다고 전했다.  평양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진 것은 중국과의 무역을 통해 부를 형성한 신흥 부유층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특히 북한에서 신축중인 아파트 건설비용의 80% 가까이가 민간이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주요 기관과 기업소가 아파트 건설 허가를 따내고, 자금조달 능력이 있는 민간사업자를 브로커를 통해 모집한다. 브로커는 북한 내 민간 자본뿐 아니라 재일교포 출신 돈주(돈 많은 개인), 중국 화교, 조선족 자본을 유치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렇게 모아진 돈으로 아파트를 건설한 뒤 자금을 투입한 민간 사업자들에게 현물(아파트)을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아파트가 개인에게 되팔리는데 대개 구매자들은 다른 신흥부유층 또는 그의 자제나 전문 직업(의사, 한의사, 영어·중국어 과외교사, 외국을 왕래하는 무역업자 및 스포츠분야 종사자 등)을 가진 사람들이다.  평양시내 부동산 개발로 ‘돈주’들이 생겨나고, 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직종들이 늘어가는 등 전반적으로 중산층 비율이 올라가면서 평양의 소비문화도 점차 바뀌고 있다. 지방에서 장사를 통해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대거 평양으로 몰리면서 ‘버는 것 보다 쓰는 데 더 열심’인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얘기도 있다. 평양시내에는 생일케익을 전문적으로 만들어 파는 개인 빵집과 초밥, 스파게티 등 색다른 음식을 만드는 식당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평양 려관, 창광산 호텔, 고려 호텔, 청년 호텔, 서산 호텔 등 평양 내 4~5성급 호텔들에서 파는 생맥주, 냉커피, 아이스크림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다. 최근 북한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커피숍, 피자집 등도 대표적인 ‘명소’다. 과거에는 시내 영화관들에서 북한 정권의 선전용 영화를 보며 남녀가 데이트를 했지만, 이젠 우아하게 호텔로비 또는 커피숍에서 냉커피와 아이스크림을 마시며 객담(담소)을 할수 있고, ‘애정 신파극’도 찍을 수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길을 걸으며(자크 라카리에르 지음, 문신원 옮김, 연암서가 펴냄) 여행자인 저자가 프랑스 보주 지역에서 코르비에르 지역까지 1000㎞에 달하는 도보 여정에서 만난 카페 주인들, 마을 사람들, 산림 감시원 등 프랑스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타인과 자신의 삶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소개한다. 이 책은 세계 첫 실크로드 도보 여행자이자 ‘나는 걷는다’로 널리 알려진 작가 베르나르 올리비에와 ‘걷기 예찬’을 쓴 작가 다비드 르 브르통에게 깊은 영감을 준 여행 문학의 고전이다. 여행은 사전에서조차 잊힌 생소한 어휘들의 발견이기도 하다. 길을 걷다가 끼적인 메모들, 기억이 추려낸 추억들로 이뤄진 이 책은 유유자적하며 떠나는 여행과 타인들과의 대화의 묘미를 알려준다. 332쪽. 1만 5000원. 시가 있는 경제학(윤기향 지음, 김영사 펴냄)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는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이 의미하는 것과 같다? 이 책은 기존 경제학 책들의 형식과 틀을 과감히 파괴한다. 경제학 책인데 총 28편의 영미시와 한국시, 중국시, 일본시 들이 소개된다. 정통 경제학을 다루면서도 거기에 걸맞은 시의 향연도 펼쳐진다. 미국 플로리다애틀랜틱대학(FAU)의 경제학과 종신교수인 저자가 경제학을 딱딱한 논리의 언어가 아니라 말랑말랑한 감성의 언어로 이야기한다. 경제학을 시에 접목함으로써 그동안 경제학에 걸어 놓았던 높은 빗장을 풀고 독자들을 새로운 경제학의 세계로 이끈다. 시를 통해 경제학을 이렇게도 이해할 수 있다는 즐거운 충격을 얻을 수 있다. 596쪽. 1만 9000원. 상처받지 않는 삶(알렉상드르 졸리앙·마티유 리카르·크리스토프 앙드레 지음, 송태미 옮김, 율리시즈 펴냄) 뇌성마비 철학자 졸리앙, 과학자에서 승려로 삶을 바꾼 리카르, 정신과 의사 앙드레 세 ‘절친’이 힘을 모아 인생살이를 논한 책이다. 각자의 사상과 관점이 교차하고 충돌하는 지점에서 삶의 본질적인 문제가 드러난다. 직업의 차이만큼 그들의 대화는 방대하고 풍요롭다. 어떻게 하면 불행을 감소시키고, 다른 사람들과 조화롭게 살 수 있을까.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삶을 보다 잘 이끌어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에 답하는 동시에 ‘왜’보다는 ‘어떻게’를 더 고민하고 있다. 인생의 여러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독자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격려이기도 하다. 488쪽. 1만 9800원. 중국의 슈퍼리치 그들의 생각과 전략(강효백 지음, 한길사 펴냄) 외교관 출신으로 12년간 중국인들과 살아온 중국법 전문가인 저자가 현대 중국 경제를 이끄는 기업가 10인의 성공스토리를 담은 책이다. 중국 현지 자료와 인터뷰를 활용해 이들의 강점과 약점을 균형 있게 통찰하는 동시에 기업가들을 지원하는 중국의 법과 제도가 얼마나 체계적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며 중국이 ‘사회주의국가’라는 고정관념에 일침을 날린다. 저자는 중국이 기업가의, 기업가에 의한, 기업가를 위한 나라가 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사회주의는 수단이고, 시장경제가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법과 제도를 창조하는 ‘중국식 슈퍼 자본주의’의 본모습을 설파한다. 488쪽. 1만 9000원. 복지의 배신(송제숙 지음, 추선영 옮김, 이후 펴냄)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 극복을 최대 과제로 출범했다. 사회 불안과 불평등을 규제하고 최저 생계기준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대한민국 최초의 ‘복지국가’ 체제이기도 했다. 저자는 이를 ‘신자유주의적 복지국가’라고 설명한다. 복지는 국가 입장에서 쓸모 있는 노동인구를 생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얼마나 양질의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따라 복지 혜택 대상이 되거나 제외됐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특이했다. 신자유주의는 그렇게 대한민국에 안착했고, 복지국가는 자격 있는 시민들만 품고 내달렸다. 캐나다 토론토대 인류학과 교수로 있는 저자가 2000년 전후 한국을 방문해 ‘현지조사’를 벌인 결과물이다. 348쪽. 1만 8000원.
  • [메디컬 인사이드] 10대 때 먹은 설탕이 ‘중년 당뇨병’ 부른다

    [메디컬 인사이드] 10대 때 먹은 설탕이 ‘중년 당뇨병’ 부른다

    당뇨병 환자 1000만명 시대 돌입小食·운동·스트레스 관리가 중요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보건의료 핵심 이슈로 ‘당뇨병’을 선정했습니다. 지난 4월 WHO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 당뇨병 환자는 1980년 1억 800만명에서 2014년 4억 2200만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전 세계 인구 중 당뇨병 환자가 8.5%나 된다는 의미입니다. 환자 증가 추세가 꺾이지 않으면 2040년에는 환자 수가 6억 4200만명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병원에서 진료받은 당뇨병 환자는 258만명에 이르렀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전체 인구가 5131만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 국민의 5.0%가 당뇨병으로 진료받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해 환자 치료에 들어간 비용은 7354억원에 달했습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현재 국내 당뇨병 환자가 320만명, 당뇨병 고위험군이 660만명으로 사실상 당뇨병 환자 1000만명 시대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30세 이상 10명 중 1명이 환자이고 2명은 고위험군이라고 합니다. 해마다 환자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심평원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조사해 보니 환자 수는 매년 평균 4.4%, 진료비는 6.1%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범은 ‘비만’… 10대 때 식습관이 발병 좌우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이 짚은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비만’입니다.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5일 “당뇨병 환자는 비만 환자 증가와 비례한다”며 “경제가 성장하면서 잘 먹고 잘 살게 된 반면 운동하는 사람은 적고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은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당뇨병은 중년 이후에 주로 발병합니다. 병원 진료 환자의 95%는 40대 이상입니다. 어릴 때부터 단 음식, 즉 설탕 같은 당류가 많이 포함된 음식을 즐기는 사람이나 자주 과식하는 사람이 중년 이후에 당뇨병 진단을 받는다고 합니다. 정부가 최근 당류 저감 대책을 내놓은 이유도 이런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10대 때 식습관이 중년 이후 당뇨병 발병 여부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뇨병 전 단계인 사람은 철저히 관리하지 않으면 일반인보다 더 빨리 당뇨병 환자가 됩니다. 그래서 자신의 건강 상태가 어느 수준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40세가 넘으면 혈당검사는 필수입니다. 일반적으로 식사 시간과 무관하게 측정한 혈당이 200㎎/㎗이거나 8시간 이상 금식한 상태에서 측정하는 ‘공복혈당’이 126㎎/㎗ 이상인 경우, 포도당 75g을 물 300㏄에 녹여 마신 뒤 측정하는 ‘경구 당 부하 검사’에서 2시간째 혈당이 200㎎/㎗ 이상인 경우, 당화혈색소 수치가 6.5% 이상인 경우 당뇨병 진단을 받습니다. 공복혈당이 정상보다는 높고 진단 기준에는 못 미치는 100~125㎎/㎗인 경우, 경구 당 부하 검사 결과가 140~199㎎/㎗인 경우, 당화혈색소가 5.7~6.4%인 경우는 당뇨병 전 단계입니다. 당뇨병은 심해지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당뇨병 전 단계는 물론 당뇨병으로 진단받았다고 해도 통증이나 피로 등 뚜렷하게 드러나는 증상이 없습니다.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당뇨병 전 단계에서 관리하지 않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세포가 망가져 되돌릴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정 교수는 “당뇨병 전 단계인 사람이 단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가 더 빨리 지치게 된다”며 “그래서 일반인보다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속도가 훨씬 더 빠르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당뇨병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물을 많이 마시는 다음(多飮), 소변을 많이 보는 다뇨(多尿), 음식을 많이 먹는 다식(多食) 등 3가지 전형적인 증상이 나타납니다. 너무 많이 먹어서 생긴 ‘풍요 속 빈곤’입니다. 이우제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이 생기면 혈액 속에 남아도는 당분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많은 양의 소변을 보게 되고 우리 몸은 수분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된다”며 “그래서 갈증이 생겨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음식을 먹어도 포도당이 에너지원으로 이용되지 못하고 빠져나가기 때문에 피로감을 느끼고 체중이 줄며 자꾸 배가 고파 음식을 찾게 된다”며 “눈이 침침하거나 팔다리가 저리고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는 증상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진행이 많이 됐을 때의 증상일 뿐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때가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소변에서 거품이 많이 나는 것을 보고 당뇨병으로 미리 짐작하는 분도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판단일 수 있습니다. 정 교수는 “신장의 기능이 저하되면 단백질이 소변으로 나와 거품이 많이 생길 수 있다”며 “당뇨병을 자가 진단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혈당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10명 중 3명이 뇌경색 등 합병증 경험 당뇨병은 병 자체로 위험한 것이 아니라 합병증 때문에 무서운 병입니다. 그래서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설마 발가락을 자를 정도로 심각한 합병증이 오겠어”라고 자신만만하게 생각하는 분이 있지만 합병증은 비교적 흔하다고 합니다. 당뇨병 환자 10명 중 3명이 하나 이상의 합병증을 경험합니다. 정 교수는 “미세혈관 합병증 중에는 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 눈의 망막 이상, 혈액 투석까지 갈 수 있는 심각한 신장 손상이 있다”며 “발가락 감각이 떨어지거나 따가워 견디지 못하고 안면마비가 생겨 어느 날부터 갑자기 눈이 안 떠지는 신경 이상도 흔하다”고 했습니다. 발가락이 괴사하는 증상이나 뇌경색, 심근경색도 나타납니다. 환자들은 보통 혈당강하제 같은 약에 치료 초점을 맞추지만 전문가들은 ‘생활 습관’을 더 주목합니다. 정 교수는 “아무리 좋은 약을 드려도 환자가 식사 조절과 운동요법을 병행하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평생 약을 먹으며 관리해야 하는 병이지만 철저하게 관리하면 드물게 약을 끊는 분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심지어 인슐린 주사를 맞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환자 중에서도 5~10%는 꾸준히 몸 관리를 해 주사 처방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몸 상태가 회복된다고 합니다. 이 교수는 “가장 좋은 운동은 본인이 재미를 느끼며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라며 “유산소 운동은 한 번에 30~45분, 주 3~5일이 좋고 30분 이상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10~15분씩 3회에 걸쳐 나눠 하거나 최소한 주 3일 이상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금연과 체중 조절도 함께 해야 합니다. 혈당 검사뿐만 아니라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도 정상인지 눈여겨보는 것이 좋습니다. 당뇨병 관리의 3대 수칙인 소식(小食)과 운동, 스트레스 관리는 사실 장수 비결과 똑같습니다. 전문가들은 당뇨병이라고 낙담할 것이 아니라 장수 비결을 실천한다고 생각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정 교수는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꾸준히 약을 복용하고 운동하면서 건강관리를 하면 충분히 장수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글로벌 다큐멘터리(KBS1 토요일 밤 8시 10분·사진) 예측할 수 없는 놀라운 힘을 가진 물이 만들어낸 대자연에 대한 이야기이다. 때로는 소리 없이, 때로는 격렬하게, 시간이 존재하는 그 순간부터 지구를 적셔온 물. 장구한 물의 서사시가 빚어낸 잠비아의 빅토리아 폭포. 이곳에 사는 어부 형제들은 폭포 가장자리에 있는 낚시 웅덩이에 도달하기 위해 악어와 코끼리를 제쳐가며 목숨을 위협하는 거센 물살을 헤치고 나아간다. 또 유럽의 비밀스런 습지대 까마르그에서는 청년 하나가 인간 대 자연의 경쟁을 상징하는 이 지역의 오랜 전통 축제에 참가해 황소와 일대 결투를 벌인다. 세계에서 가장 풍요롭다는 산호초 지대에서는 거센 조류 사이로 거대 가오리를 붙잡아 보호하려는 보호활동가들의 노력이 펼쳐진다. ■가화만사성(MBC 토요일 밤 8시 45분) 현기(이필모)는 자신의 아들에 대한 의료사고 기록을 보다 그 수술을 집도한 의사가 서지건(이상우)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생각지도 못한 사실에 큰 충격을 받은 현기. 해령(김소연)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할까, 아니면 해령과 지건의 사랑을 지켜봐야 할까. ■오! 마이 베이비(SBS 토요일 오후 4시 50분) ‘꽃가족’으로 불리는 정태우·장인희 부부의 두 아들 하준, 하린의 효도 편이 방영된다. 첫째 하준이는 태권도장에서 부모님께 효도를 해야 하는 효도쿠폰을 숙제로 받아온다. 하준이는 동생 하린이와 ‘효도 브라더스’를 결성, 아빠 등도 밟아주고 집 안 청소도 한다.
  • 복잡한 삶… ‘단순함’이 중요한 이유는

    복잡한 삶… ‘단순함’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한 삶/샤를 와그너 지음/문신원 옮김/판미동/240쪽/1만 2000원 현대인은 삶을 편안하게 해 주는 각종 기기에 둘러싸여 있다. 물질적으로는 분명 풍요로워졌지만 삶은 더욱 각박하다. 여유로워지기는커녕 늘 시간에 쫓기는 건 왜일까. 정보는 넘쳐나는데 무엇을 믿어야 할지,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너무 복잡해진 세상에서 우리가 단순한 삶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다. 프랑스의 진보적인 개신교 목사 샤를 와그너는 100년 전에 이미 단순한 삶의 가치를 역설했다. 그는 1895년 파리에서 출간한 책 ‘단순한 삶’(La Vie Simple)을 통해 생각법, 말하기, 라이프스타일, 돈, 인간관계, 교육 등 삶의 전 영역에서 단순함의 가치를 조명하고 구체적인 실천법을 제시했다. 책은 1901년 매클루어 출판사에서 ‘심플라이프’로 번역해 미국에 소개됐으며, 20세기 초 미국에서 심플라이프 열풍을 일으키는 진원지가 됐다. 저자가 전하려 했던 메시지의 핵심은 ‘존재의 행복과 아름다움은 단순함의 정신에 원천을 두고 있으며, 단순한 삶이 곧 가장 인간적인 삶’이란 것이다. 그는 책에서 “단순함은 기술이기에 앞서 마음가짐”이라고 강조하면서 진정으로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지향하고자 하는 삶의 요체를 먼저 이해하고, 이를 일상생활에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그는 서문에서 “단순한 삶을 열망하는 것은 말 그대로 가장 고결한 인간의 운명을 완수하고자 하는 열망”이라며 “더 나은 정의와 빛을 향한 인간의 움직임은 모두 더 단순한 삶을 향한 움직임이었다”고 말한다. 이어 우리의 삶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없는 것 없이 다 가졌으면서도 만족할 줄 모르는, 버릇없는 아이의 투정과도 같은 복잡한 정신 상태”라고 지적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로 인해 본질적인 것과 부수적인 것을 혼동하며 내면의 법칙을 세우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자신이 원하는 존재방식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일 때, 아주 솔직하게 그저 한 인간이고 싶을 때 가장 단순하다”며 본질적인 것과 부수적인 것 사이에서 내면의 법칙을 세울 것을 권한다. 다소 밋밋해 보이지만 책에는 복잡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독자들이 충분히 되새길 만한 성찰들이 가득하다. “음식, 옷, 집에 대한 취향의 단순함은 독립과 안전의 원천이다. 단순하게 살수록 미래는 보장되고, 예기치 못한 사건이나 불운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집과 옷에 기품과 매력을 불어넣기 위해서 꼭 부자일 필요는 없다. 훌륭한 안목과 선의만 있으면 된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반가사유상/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반가사유상/서동철 논설위원

    싯다르타 태자는 벌레가 새에게 쪼아 먹히고, 새는 다시 맹금류에 잡아먹히는 모습을 보면서 삶의 비참함에 눈뜬다. 사람이 늙고 병들어 죽어 가는 모습에서는 더욱 고뇌한다.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깊이 사유하게 됐다. 지금의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의 일부 지역인 간다라에서 나타난 반가사유상은 이렇듯 깊은 고뇌에 잠긴 싯다르타의 모습을 묘사한 것이다. 결국 출가를 결심하는데, 경주 석굴암의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 본존불은 바로 깨달음을 이루는 순간 석가모니의 모습이다. 반가사유상은 가볍게 고개를 숙인 채 오른 손가락을 왼쪽 뺨에 살짝 대어 깊이 사유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반가(半跏)는 아래로 내린 왼쪽 다리의 무릎 위에 오른 다리를 올린 모습을 말한다. 반가는 반가부좌의 줄임말이다. 반가사유상에 ‘미륵보살’이라는 표현을 덧붙였던 시절도 있었다. 일본 오사카의 야추지(野中寺)에 전하는 반가사유상의 발바닥에 ‘병인년’(666년)과 함께 ‘미륵’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어 ‘반가사유상은 곧 미륵보살’이라는 등식이 한동안 통용됐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반가사유상 역시 미륵보살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우리나라 반가사유상의 제작 시기가 삼국시대 말에 집중되어 있는 것도 당시 불교 신앙의 양상과 궤를 같이한다. ‘백제의 미소’로 잘 알려진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불의 왼쪽 협시보살도 반가사유상의 모습이다. 반가사유상이 집중 조성된 6세기 말 7세기 초의 마애불이다. 미륵은 미래 이 땅에 내려와 죽음이 없고 평화로우며 풍요로운 도솔천을 구현하는 존재다. 싯다르타의 고뇌를 극복한 세상이 바로 이런 모습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싯다르타가 고뇌한 이유와 미륵의 역할은 다르지 않다. 하지만 반가상이 꼭 미륵이라고 할 수도 없어 오늘날에는 반가사유상이라는 표현이 지지를 얻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과 일본 국보인 나라 주구지(中宮寺)의 목조반가사유상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현실화되기 어려운 일이 성사된 것이다. 두 반가사유상을 보고 있노라면 닮았으면서도 다른 한·일 두 나라의 미의식 차이를 실감하게 된다. 사실 닮은 것으로 따지면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과 일본 고류지(廣隆寺)의 반가사유상은 쌍둥이만큼이나 닮았다. 개인적으로 두 반가사유상도 우리 것은 우리식의, 일본 것은 일본식의 미의식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함께 전시했다면 특별전의 취지와는 관계없이 불필요한 고류지 반가상의 제작지 논란만 다시 번질 가능성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국보 제78호와 주구지 반가사유상을 특별전에 앞세운 것 역시 고심의 결과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세계 시인선 새 출간

    세계 시인선 새 출간

    “탄광촌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할 때 세계시인선을 읽으며 상상력을 키웠다.”(최승호 시인) “세계시인선은 시가 지닌 고유한 넋을 폭넓고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였다.”(김경주 시인) 1973년 민음사가 첫선을 보인 세계시인선은 시인과 독자들의 영혼을 풍요롭게 살찌웠다. 세계시인선은 박맹호 민음사 회장이 고 김현 평론가에게 건넨 제안에서 뿌리를 내렸다. 당시만 해도 해외 문학 책은 일본어로 번역된 것을 다시 우리말로 옮긴 게 대부분이었다. 박 회장은 “번역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원문과 한글 번역을 나란히 배치해 제대로 번역한 시집을 내보자”고 김 평론가를 부추겼다. 그렇게 해서 1973년 12월 고은 시인이 번역한 이백과 두보의 작품집 ‘당시선’,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검은 고양이’, 로버트 프로스트의 ‘불과 얼음’ 4권이 탄생했다. 시집들은 1966년 서울 종로구 청진동 옥탑방에서 움튼 민음사가 국내 대표 문학 출판사로 자라나는 양분이 됐다. 19일 창립 50년을 맞은 민음사가 일체의 기념행사 없이 세계시인선만을 새로 펴내기로 한 데는 이런 역사가 있다. 지난해 현암사의 70주년, 지난 2월 창비의 50주년 행사에 견주면 다소 초라하다. 민음사는 “지금의 민음사를 있게 만든 세계시인선 재단장을 통해 더욱 기본에 충실하고 또 한 번의 반 세기를 준비하는 출판사로 기반을 튼튼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새 시인선의 목표는 100권 출간이다. 1973년 시작 때 세운 계획이지만 당시에는 80권 완간에 그쳤고 1994년부터 2007년까지 다시 펴냈을 때도 63권에 그쳤기 때문이다. 내년에만 50권을 낼 계획이다. 이번에 출간된 1차분 15권 가운데 새로 펴낸 시집은 9권이다. 서양의 대표적 비극 정전인 ‘욥의 노래’, 라틴 문학의 고전인 호라티우스의 ‘카르페 디엠’, ‘소박함의 지혜’, 김수영의 ‘꽃잎’, 백석의 ‘사슴’, 프랑수아 비용의 ‘유언의 노래’ 등이다. 소설가로 유명한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찰스 부코스키, 극작가로만 알려진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집도 펴내며 그들 안의 시심(詩心)도 느낄 수 있게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50돌 맞은 민음사...재단장한 세계시인선으로 독자 영혼 살찌운다

     “탄광촌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할 때 세계시인선을 읽으며 상상력을 키웠다.”(최승호 시인)  “세계시인선은 시가 지닌 고유한 넋을 폭넓고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였다.”(김경주 시인)  1973년 민음사가 첫선을 보인 세계시인선은 시인과 독자들의 영혼을 풍요롭게 살찌웠다. 세계시인선은 박맹호 민음사 회장이 고 김현 평론가에게 건넨 제안에서 뿌리를 내렸다. 당시만 해도 해외 문학 책은 일본어로 번역된 것을 다시 우리말로 옮긴 게 대부분이었다. 박 회장은 “번역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원문과 한글 번역을 나란히 배치해 제대로 번역한 시집을 내보자”고 김 평론가를 부추겼다. 그렇게 해서 1973년 12월 고은 시인이 번역한 이백과 두보의 작품집 ‘당시선’, 폴 발레리의 ‘해변의 묘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검은 고양이’, 로버트 프로스트의 ‘불과 얼음’ 4권이 탄생했다. 이 시집들은 1966년 서울 종로구 청진동 옥탑방에서 움튼 민음사가 국내 대표 문학 출판사로 자라나는 양분이 됐다.  19일 창립 50년을 맞은 민음사가 일체의 기념행사 없이 세계시인선만을 새로 펴내기로 한 데는 이런 역사가 있다. 지난해 현암사의 70주년, 지난 2월 창비의 50주년 행사에 견주면 다소 초라하다. 민음사는 “지금의 민음사를 있게 만든 세계시인선 재단장을 통해 더욱 기본에 충실하고 또 한 번의 반 세기를 준비하는 출판사로 기반을 튼튼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새 시인선의 목표는 100권 출간이다. 1973년 시작 때 세운 계획이지만 당시에는 80권 완간에 그쳤고 1994년부터 2007년까지 다시 펴냈을 때도 63권에 그쳤기 때문이다. 내년에만 50권을 낼 계획이다. 이번에 출간된 1차분 15권 가운데 새로 펴낸 시집은 9권이다. 대표적 비극 정전인 ‘욥의 노래’, 라틴 문학의 고전인 호라티우스의 ‘카르페 디엠’, ‘소박함의 지혜’, 김수영의 ‘꽃잎’, 백석의 ‘사슴’, 프랑수아 비용의 ‘유언의 노래’ 등이다. 소설가로 유명한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찰스 부코스키, 극작가로만 알려진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시집도 펴내며 그들 안의 시심(詩心)도 느낄 수 있게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신혼부부 위한 최적의 아파텔‥대치2차아이파크 분양홍보관 개관

    신혼부부 위한 최적의 아파텔‥대치2차아이파크 분양홍보관 개관

    삼성역 도보 5분 이내…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코엑스몰 등 다양한 쇼핑-생활-문화 인프라 최악의 전세난을 피해 주거형 오피스텔을 선택하는 ‘실속파’ 1인 가구와 신혼부부가 늘고 있다. ‘아파텔’로 불리는 주거형 오피스텔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바로 계약할 수 있고, 아파트보다 저렴하게 분양을 받을 수 있어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신혼부부에게 ‘딱’이다. 풀옵션 빌트인 주거시스템이 적용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혼수 비용의 부담도 덜 수 있다. 시간이 금인 맞벌이 부부들에게는 교통 여건도 필수 고려사항이다. 대부분의 오피스텔은 임대 수요와 수익률 등을 따져 역세권에 입지를 둔다. 지하철, 버스 등 시내 곳곳으로 향하는 대중교통이 잘 조성돼 있어 직주근접지가 아니더라도 출퇴근이 한결 편리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지하철 노선은 2호선과 9호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서울의 중심인 강남을 통과하는 2호선은 ‘푸쉬맨’이 등장할 정도로 연일 북새통을 이룬다. 바로 이 강남권 2호선 라인에 최고급 사양의 프리미엄 아파텔이 들어선다. 삼성역 초역세권에 위치한 ‘대치2차 아이파크’가 그 주인공이다. 현대산업개발의 계열사인 HDC아이앤콘스가 새롭게 선보이는 ‘대치2차 아이파크’는 1인가구는 물론 2~3인 가구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원룸, 투룸 등 다양한 평면으로 설계됐다. 우물천장 형태로 최대 2.8m까지 층고를 높여 전용면적이 좁더라도 답답한 느낌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넵스(社) 친환경 E0 등급의 최고급 자재를 사용한 수납장을 곳곳에 배치해 공간 활용도도 높였다. 거실창은 로이삼중창 슬라이드 방식으로 시공해 차음과 단열 효과를 높였다. 일반창 대비 열손실량이 1/3에 불과해 냉·난방비를 절감 할 수 있고, 결로수 배출 기능도 뛰어나다. 또 전기쿡탑, 광파오븐, 냉장고, 천장형 에어컨, 일체형 비데 등 최신 빌트인 가전제품들을 풀옵션으로 완비했다. 젊은층을 겨냥한 스마트 라이프 시스템도 관심을 모은다. 다기능 월패드, 전체 LED 조명, 일괄 소등 스위치, 대기전열 차단 스위치/콘센트를 제공해 생활의 편의를 도모할 계획이다. 최상층은 전용면적 70~87㎡의 펜트하우스로 조성된다. 방 2개와 거실로 이뤄진 ‘아파텔’ 구조로, 기본 풀옵션에 와인셀러, 양문형 냉장고, 고급 욕실 등을 갖췄다. 거실 벽면에 이탈리아산 고급 마감재를 사용하는 등 최고급 사양만을 고집했다. 빌딩숲으로 유명한 대치동이지만 단지 앞에는 층수가 낮은 대명중학교, 휘문중-고등학교뿐이라 조망과 채광, 통풍도 탁월하다. ‘대치2차 아이파크’에서 삼성역은 도보 5분 이내다. 코엑스도 걸어서 10분 내에 도착할 수 있고, 테헤란로도 멀지 않다. 강남의 최중심지가 선사하는 생활특권은 풍요로운 쇼핑-문화 인프라다. 비즈니스에 특화된 입지적 특성 탓에 일상생활의 편의를 우려할 수 있지만, ‘대치2차 아이파크’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코엑스몰, 파르나스몰 등과 가까워 원스톱 프레스티지 라이프를 누릴 수 있다. 단지와 인접한 삼성의료원, 탄천공원도 삶의 질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역에는 향후 GTX, 위례신사선, KTX, 삼성동탄광역철도, 남부광역급행철도를 연계한 복합환승센터가 구축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서울시가 추진하는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 (구)한전부지 내 현대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복합단지 건설, 삼성생명-서울의료원 부지 초대형 개발 등 많은 호재가 맞물려 있어, 단지의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대치2차 아이파크’는 지하 5층~지상 14층, 전용면적 21~87㎡ 규모의 오피스텔 159실, 오피스 12실과 상업시설이 어우러진 복합단지로 구성된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며, 오는 20일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2호선 선릉역 4번출구 앞)에 분양홍보관을 개관한다. HDC아이앤콘스는 개관일부터 총 3일간 내방객을 대상으로 ‘3일간의 기다림, 행운을 잡아라’ 이벤트를 진행한다. 관심고객 등록 후 받은 경품 응모권을 제출하면 추첨을 통해 삼성 SUHDTV(50인치) 등 푸짐한 경품을 받을 수 있다. 따뜻한 나눔 행사도 진행된다. ‘대치2차 아이파크’의 분양홍보관 개관을 기념하는 축하 화환 대신 현금을 받아 강남구청을 통해 전액을 지역 내 복지기관에 전달할 계획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무녀도 등 한국 애니, 다양한 소재로 흥미”

    “무녀도 등 한국 애니, 다양한 소재로 흥미”

    국제 애니메이션축제 韓작품 ‘러브콜’ “한국 시장 중요… 세계 4~5위권 들어” “한국 애니메이션은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다루고 있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 다음달 13~18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40회 안시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하 안시)에서 한국 작품의 활약이 대대적으로 예고됐다. 안시는 영화로 치면 칸 영화제 격이다. 경쟁 부문에 초청된 연상호 감독의 신작 ‘서울역’을 비롯해 모두 7편의 한국 작품이 안시의 러브콜을 받았다. 17일 칸국제영화제 현장에서 만난 패트릭 에브노 안시 회장은 “한·불 수교 130주년이지만 그런 것을 의식하지 않았다”며 “국제적으로 내놨을 때 떨어지지 않는 작품을 골랐을 뿐”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한국은 전 세계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나라 중 4~5위권”이라며 “페스티벌, 교육, 산업 등 모든 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단편 경쟁 부문에서는 정다희 감독이 ‘디 엠프티’로 2년 만에 두 번째 크리스털상(그랑프리) 수상을 노린다. 학생 졸업 작품 부문엔 ‘하얀 침묵’(김효미) ‘무저갱’(김지현) ‘죽음 보고서’(김진아)가 이름을 올렸다. 김동리 소설 원작의 국내 첫 창극 뮤지컬 애니를 표방한 ‘무녀도’(안재훈)는 제작 중인 작품 중에 전 세계 애니 업계가 공유할 만한 혁신적인 작품을 소개하는 ‘워크 인 프로그래스’(WIP)로 뽑혔다. 이 밖에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특별전 ‘21세기 한국 애니메이션’을 통해 단편 19편이 소개된다. 그는 늘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다며 “‘무녀도’는 지금까지 보아온 한국 작품과는 또 달라 무척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연 감독처럼 애니메이션 감독이 실사 영화를 찍는 등 애니와 영화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굉장히 흥미로운 현상”이라며 “영화의 시선으로 애니를 만들고, 애니의 시선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이 작품을 더욱 풍요롭게 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애니의 성장을 위한 조언을 청하자 “열린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되 자신의 문화를 간직하며 세상의 소음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게 좋은 작품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칸(프랑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車·항공우주 첨단 체험공간… 5개월 만에 50만명 ‘북적’

    [명인·명물을 찾아서] 車·항공우주 첨단 체험공간… 5개월 만에 50만명 ‘북적’

    “국립부산과학관에서 다양한 과학 체험하세요.” 부산과학관이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과학요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산 기장군 동부산관광단지 안에 있는 부산과학관은 지난해 12월 11일 개관 5개월 만에 이미 50만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100만명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 5개 과학관 중 개관 초기에 100만명을 달성한 과학관은 2009년 문을 연 국립과천과학관이 108만명으로 유일했다. 이처럼 많은 관람객이 단기간에 부산과학관을 찾은 것은 전시물의 82%가 체험형인 데다 우수한 교육프로그램, 자체 보유한 석·박사급 강사와 과학해설사를 활용한 교육이 톡톡히 한몫했다. 이에 힘입어 15일 현재 부산·울산·경남은 물론 대구·경북과 호남, 수도권 학교의 단체 학생 관람객 3만여명이 예약돼 있다. 하태응 홍보실장은 “부산과학관의 관람객 기록은 상설전시장 외에도 가족과학캠프, 학교단체 과학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시관 특색 있는 체험형 전시물로 꾸며 부산과학관은 동남권의 주력산업인 자동차, 항공우주, 선박, 에너지 및 방사선 의학을 주제로 동남권 최고의 지역거점형 과학관으로 180개의 다양한 전시물이 설치돼 있다. 이 가운데 82%인 148개 이상이 기초과학의 원리와 첨단기술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체험형 전시물로 학생들의 과학 지식 습득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또 천체투영실, 어린이관, 야외전시장, 캠프관을 갖춰 전시와 관람, 교육을 위한 공간을 넘어서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의 휴식공간인 과학테마파크로 조성됐다. 과학관 중앙홀의 탑승형 슬라이더는 즐겁게 나아가는 과학으로 항해를 상징하는 전시물로 놀이기구 성격을 겸하고 있어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끈다. 전시관은 자동차·항공우주관, 선박관, 에너지·방사선의학관, 천체투영관, 천체관측소 어린이관, 야외전시관 등으로 구성됐다. 자동차·항공우주관은 고대인들이 발명한 바퀴를 시작으로 엔진과 자동차의 진화와 항공, 우주로 향하는 인류의 끊임없는 도전과 창조를 담은 다양한 전시물이 설치돼 있다. 다이내믹한 음향과 스크린 영상으로 자동차 발달과정과 다양한 기계 움직임을 보여주는 ‘트랜스토피아’ 영상관, 실제로 발사되는 모형 제트엔진, 달의 중력 현상을 체험하는 월면걷기 등의 전시물은 과학 원리부터 첨단 과학기술의 미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선박관에는 과학과 기술, 수학과 해양과학을 연계한 각종 체험전시물이 자리한다. 입구의 거대한 코끼리 모형(애칭 ‘코니’)은 부력과 선박의 관계를 알려주는 상징 전시물이다. 아르키메데스 실험을 통해 부력의 원리를 익히고 무게중심을 배우는 기초과학과 선박의 설계, 조립과 같은 조선공학, 선박의 운항과 항해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를 체험할 수 있다. 4D 영상관에서는 미래 해양기술의 발달로 이루어낼 꿈의 도시를 만날 수 있다. 에너지·방사선의학관은 햇빛과 물과 바람 등 자연에너지를 이용해서 삶을 풍요롭게 만든 인류의 지혜가 앞으로 미래 청정에너지의 발달과 활용기술로 발전하는 과정을 탐구하는 전시관이다. 또 에너지원으로 사용된 방사선을 활용해서 난치병인 암을 치유하는 첨단 방사선 의학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다. 상설전시관에선 더욱 과학적 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게릴라 과학콘서트’를 진행한다. 고리비행기를 만들어 보는 ‘응답하라 베르누이’, 알루미늄캔 세우기 등 무게중심을 알아보는 ‘갸우뚱 기우뚱’, 밴더그래프를 활용한 인형 머리카락 세우기 등 정전기 체험이 진행되는 ‘찌릿찌릿 정전기’가 운영된다. 이 밖에 어린이관은 미취학아동들을 대상으로 쉽고 재밌게 과학을 이해하고 아이들의 신체발달에 자극되도록 100% 놀이를 통한 체험전시물이 들어 서 있다. 야외 전시장은 여름엔 물놀이 시설로 이용되는 워터플레이그라운드, 대형 요요 등이 설치된 사이언스 파크, 무선조종(RC)카를 즐기고 동호인들이 교류하는 공간인 ‘GO!GO! 신나는 레이스장’으로 구성돼 있다. 과학관 나무숲 사이 600m를 시원하게 달리는 꼬마기차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을 위한 과학테마파크임을 알려준다. 천체투영관에서는 120도로 편안히 누워 눈앞에 펼쳐지는 지름 17m의 대형 스크린에서 쏟아져 나오는 밤하늘의 신비를 체험할 수 있다. 국내 과학관 중 최대 규모인 360㎜ 굴절망원경이 있는 원형 돔 형태의 주관측실과 천장이 열리는 슬라이딩 루프 모양의 보조 관측실, 천체교육장 등 국내 최고 수준의 관측시설을 갖춘 천체관측소도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 올 들어서만 8700여명의 관람객이 찾았다. 관측 장비는 주망원경 외에 직경 500㎜의 반사망원경, 태양 관측 전용망원경 등 4대의 보조망원경과 10여대에 이르는 이동식 천체망원경을 이용해 주간에는 태양 및 직녀별과 같은 밝은 별, 야간에는 달과 행성, 성단, 성운 그리고 안드로메다은하 등 다양한 천체를 관측할 수 있다. ●학교단체 및 가족 단위 과학캠프 인기 부산과학관은 자유학기제와 체험학습 등을 위해 학교단체 과학캠프를 마련해 이달부터 운영하고 있다. 일정은 과학관에서 개설한 천체캠프, 이공계 진로캠프, 3D프린터 등을 배우는 엔지니어링과 소프트웨어(EnS) 캠프, 과학동아리를 위한 과학탐구캠프 등으로 짜였다. 여기에다 학교에서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구성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의 흥미와 탐구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학교단체 과학캠프는 수학여행을 위해 부산을 찾는 다른 지역 초·중·고 학교도 이용 가능하다. 비용은 프로그램과 이용시간에 따라 1인당 2만 5000~3만 5000원을 받는다. 식비는 별도다. 자유학기제로 학교 단체 교육에 참여했던 고교 1학년 이지나(17)양은 “이렇게 즐거운 과학관은 처음이다. 평소 과학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단순한 것들에도 과학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만족해했다. 차를 몰고 멀리 가지 않아도 아이들과 함께 별을 찾으며 밤하늘의 낭만과 어린 날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가족과학캠프도 인기를 끈다. 교육과 체험, 숙박을 포함해 1인당 2만 5000원이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온 가족이 숙박할 수 있는 캠프관을 활용해 편안하고 낭만적인 주말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다. 야간 천체관측을 포함한 주말 가족과학캠프를 월 2회 이상 운영한다. 가족과학캠프 정원은 30가족 120명을 기준으로 한다. 캠프관은 과학관 뒤쪽의 2층 건물로 개별 샤워실과 화장실을 갖춘 30개 객실을 이용한다.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가족과학캠프 프로그램은 천체관측과 야간에 과학관 전시실을 엿보는 ‘과학관은 살아 있다’ 등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과학관 4층의 천체관측소에서 국내 최대의 굴절망원경으로 은하와 행성 등 다양한 천체를 직접 관측하고 과학관 2층의 야외 데크에서 이동형 천체망원경을 아이들과 함께 조작하면서 밤새도록 밤하늘의 낭만을 즐기며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다. 프로그램이 충실하다 보니 가족과학캠프는 11회 연속 매진 기록을 세우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가족과학캠프에 참여한 학부모 이영재(45)씨는 “주말에 과학관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재밌고 유익한 프로그램도 즐기고 편안하게 숙박도 해결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남권 최대 국립부산과학관 부산과학관은 미래창조과학부와 부산시가 1217억원(국비 852억원, 지방비 365억원)을 들여 동부산관광단지 11만㎡ 부지에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했다. 정부가 직영하는 국립중앙과학관이나 국립과천과학관과 달리 정부와 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출연하는 특별법인으로 후원회 운영 및 기부금 모집이 가능한 시민참여형 과학관이다. 부산과학관은 충청권에 있는 국립중앙과학관과 수도권의 국립과천과학관, 대구·경북권의 국립대구과학관, 호남권의 국립광주과학관과 함께 5대 권역별 거점 과학관이다. 부산과학관은 매주 월요일과 매년 1월 1일을 제외하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문을 연다. 과학관을 경유하는 시내버스(185번)가 있고, 주말에는 셔틀버스도 운영한다. 이영활 관장은 “국립부산과학관이 최고의 체험전시물을 갖춘 명품과학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과학교육의 장, 놀이와 체험으로 과학을 배우고 익히는 과학테마파크로 만들어 가겠다”며 “이를 위해 지역의 역량과 자원을 한데 모아서 주민 참여형 지역거점 과학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책 읽는 송파의 러브스토리

    ●직원들 책 읽고 이메일 감상문 송파구의 팀장급 이상 전 간부 직원이 ‘어쩌다 한국인’을 읽고 쓴 독후감을 박춘희 구청장에게 이메일로 내는 ‘유쾌한 백일장’ 행사를 했다. 도서관 상호대차 서비스, 학교도서관 개방 등 ‘책 읽는 송파’ 프로젝트를 위해 벌이는 다양한 책 읽기 행사 가운데 하나로 백일장을 연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어쩌다 한국인’은 허태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가 쓴 책으로 부제가 ‘대한민국 사춘기 심리학’이다. 한국인의 심리적 특성을 잘 분석한 책으로 평가받는 ‘어쩌다 한국인’은 한때 ‘한강의 기적’을 자랑하던 한국 사회가 왜 ‘헬조선’으로 바뀌어 버렸는지 알아본다. 주체성, 가족확장성, 심정 중심주의, 관계성, 복합유연성, 불확실성 회피를 한국인의 특성으로 분석한 저자는 이런 특성이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극복하고 경제적인 풍요를 일구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이라고 꿰뚫는다. 박 구청장은 “한국인의 특성 파악은 미래를 예측하는 데 꼭 필요한 자산이란 생각에 백일장 추천도서로 ‘어쩌다 한국인’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우수 독후감으로 선정되어 상을 받은 이춘복 주거재생과장은 “백일장을 통해 씹을수록 맛이 나는 책의 즐거움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매월 2권씩 추천도서 선정 ‘책 읽는 송파’ 사업을 꾸준히 벌인 송파구는 매월 2권씩 이달의 추천도서를 선정해 석촌호수 미디어 게시판 등을 통해 알린다. 전 직원이 추천도서를 소개하는 ‘향기 나는 나의 도서를 소개합니다’ 영상을 제작해 간부회의와 팀장회의에서 상영하기도 한다. 구청 청사 외벽에도 대형 글판을 설치했으며, 석촌호수길에는 시구를 매다는 등 송파구 곳곳에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책 읽는 도시 송파구, 전 직원 대상 ‘유쾌한 백일장’

    책 읽는 도시 송파구, 전 직원 대상 ‘유쾌한 백일장’

    송파구의 팀장급 이상 전 간부 직원이 ‘어쩌다 한국인’을 읽고 쓴 독후감을 박춘희 구청장에게 이메일로 내는 ‘유쾌한 백일장’ 행사를 했다. 도서관 상호대차 서비스, 학교도서관 개방 등 ‘책 읽는 송파’ 프로젝트를 위해 벌이는 다양한 책 읽기 행사 가운데 하나로 백일장을 연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어쩌다 한국인’은 허태균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가 쓴 책으로 부제가 ‘대한민국 사춘기 심리학’이다. 한국인의 심리적 특성을 잘 분석한 책으로 평가받는 ‘어쩌다 한국인’은 한때 ‘한강의 기적’을 자랑하던 한국 사회가 왜 ‘헬조선’으로 바뀌어 버렸는지 알아본다. 주체성, 가족확장성, 심정 중심주의, 관계성, 복합유연성, 불확실성 회피를 한국인의 특성으로 분석한 저자는 이런 특성이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극복하고 경제적인 풍요를 일구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이라고 꿰뚫는다. 박 구청장은 “한국인의 특성 파악은 미래를 예측하는 데 꼭 필요한 자산이란 생각에 백일장 추천도서로 ‘어쩌다 한국인’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우수 독후감으로 선정되어 상을 받은 이춘복 주거재생과장은 “백일장을 통해 씹을수록 맛이 나는 책의 즐거움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책 읽는 송파’ 사업을 꾸준히 벌인 송파구는 매월 2권씩 이달의 추천도서를 선정해 석촌호수 미디어 게시판 등을 통해 알린다. 전 직원이 추천도서를 소개하는 ‘향기 나는 나의 도서를 소개합니다’ 영상을 제작해 간부회의와 팀장회의에서 상영하기도 한다. 구청 청사 외벽에도 대형 글판을 설치했으며, 석촌호수길에는 시구를 매다는 등 송파구 곳곳에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부처님오신날, 공동체 화합 기원”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봉축사

    “부처님오신날, 공동체 화합 기원”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봉축사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불기(佛紀) 2560년 부처님오신날(5월 14일)을 맞아 “서로에게 희망의 길벗이 되어 어려움을 이겨내고 통합의 길을 걸어가기를 기원한다”는 내용의 봉축사를 6일 발표했다. 자승 스님은 “그동안 우리는 문명의 이기가 가져다준 육신의 편안함과 물질의 과도한 소비를 풍요라고 생각해왔다”면서 “물질의 풍요에 머물지 않고 마음의 풍요, 공동체의 풍요로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자승 스님은 특히 “불법(佛法)은 세상 속에서 구현돼야 가치가 있다”며 “절망은 희망으로, 갈등은 화합으로, 불신은 믿음으로 만들어가는 밝은 공동체를 염원한다”고 덧붙였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문화마당] 사랑의 선물/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사랑의 선물/김재원 KBS 아나운서

    지난해 어린이날도 나는 생방송을 했다. 늘 걸어서 출근하는 터라 그날도 여의도 공원을 걸어 회사로 향했다. 여느 날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공원 곳곳에서 꽃잎처럼 흩날렸다. 어린이날을 맞아 나온 가족들이었다. 아이들과 어울린 젊은 부모들을 보자 문득 슬퍼졌다. 아이들이 뛰어노는 단란한 가족의 모습은 이제 내 인생에서는 다시 오지 않을 장면이기 때문이다. 40년 전 부모님과 함께 갔던 창경원 나들이도, 10년 전 아들아이와 함께했던 대공원 나들이도 꿈같이 흘러갔다. 내게 타임머신이 있다면 아들에게 못다 준 사랑을 퍼부어 줄 텐데. 하긴 내게 타임머신이 있다 해도 딱히 과거 세대에 큰 유익을 줄 수는 없다. 조선시대에 간다 한들 내가 그들에게 무슨 도움을 주겠는가. 믿기지 않는 미래 이야기만 들려줄 뿐 나는 그들에게 내가 나오는 텔레비전도 만들어 줄 수 없고, 호환마마 약도 지어 줄 수 없으며, 세탁기도 가스레인지도 심지어 볼펜조차 만들어 줄 수 없다. 이렇게 기술이라고는 하나 없는 문과 출신들은 현재에서 버텨야 한다. 하지만 타임머신이 있다면 1923년으로 돌아가 보고 싶기는 하다. 1923년 5월 1일 당시 24살이던 방정환 청년이 어린이날을 만들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아버지도 아니고, 선생님도 아니던 그가 그 시절에 아이들을 생각했다. 심지어 어린이라는 단어를 생각했으며, 아이들의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그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여자도 대접 못 받고, 계급마저 남아 있던 그 시절에 어린이라니, 우리나라는 아동인권만큼은 일찌감치 새싹을 틔워 냈다. 어린이 잡지를 만들고, 세계명작동화를 번역해 출판했으며, 색동회를 만들었다. ‘사랑의 선물’은 바로 방정환 선생이 처음으로 펴낸 어린이 동화책 제목이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그보다 큰 사랑의 선물이 어디 있으랴. 그는 서른한 살의 나이로 아이들을 이 땅에 남겨 둔 채 떠났다. 수많은 가난하고 무시당하는 아이들이 눈에 밟혀 어떻게 눈을 감았을까. 아마도 그는 천국에서도 어린 나이에 질병과 폭력으로 세상을 떠나오는 아이들을 돌보고 있지 않을까. 요즘 시대의 아동폭력을 개탄하며 그로 인해 희생된 어린이들을 눈물로 돌보고 있을 것이다. 청년 방정환이 그 시절 아이들은 상상도 못 했던 사랑의 선물을 주었다면, 우리가 이 시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의 선물은 무엇일까. 워낙 풍족해진 세대라 이제 어린이날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어른도 있다. 아이들의 마음은 진짜 풍요로울까. 넉넉한 가정에서는 학원으로 몰고, 가난한 가정에서는 차별을 방치하고, 비정상적인 가정에서는 폭력에 희생당하고 있다. 아이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한 청년이 부르짖던 93년 전의 외침은 어디로 간 걸까. 남의 아이는 고사하고 내 아이라도 사랑해 보자. 밥상머리에 앉혀 놓고 이제라도 대화를 가르치며, 학원에서 늦게 오는 아이들 데려다 놓고 넋두리를 들어 주자. 그리고 그 아이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며 꼭 껴안아 주자. 의외로 부모에게 아니 아빠에게 안겨 본 경험이 없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꽤 많단다. 그 아이들은 아무 조건 없이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가슴으로 느껴야 할 귀한 존재들이다.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그 누구의 사랑을 쉽게 받아들일까. 이번 어린이날은 돈 안 드는 사랑의 선물을 마음껏 안겨 주자. 나도 다 큰 아들 한번 안아 보련다.
  • 느낌, 극락(極樂)같은…길상사(吉祥寺)

    느낌, 극락(極樂)같은…길상사(吉祥寺)

    “내가 우둔해서 그런가--- 운장산 가는 길엔 절도 많더군. 이런 절도 구경하고 저런 절도 구경하면서 온갖 불상들을 봤었네만.. 부처님 마음은 못 보았네.” 극작가 이강백(69)의 희곡 중 ‘느낌, 극락 같은’에 나오는 주인공 ‘서연’의 대사다. 작품은 불상의 ‘형태’를 중시하는 ‘동연’, 이와 반대로 상(相)에 집착하지 않고 부처의 마음을 드러내고픈 ‘서연’의 갈등이 주요한 맥락을 이루고 있다. 만약 ‘서연’이 실존 인물이었다면 성북동에 위치한 길상사(吉祥寺)를 둘러보고 어떤 느낌을 지닐까? 과연 부처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절이라고 하지 않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길상사의 주불전은 석가모니를 본존불로 모시는 대웅전(大雄殿)이 아니라 중생들의 자비와 깨달음을 추구하는 아미타불의 ‘극락전(極樂殿)’이기도 하다.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323에 위치한 길상사(吉祥寺). 7000여 평에 이르는 넓은 대지, 연건평 3000평과 지상건물 40여동이 1996년 5월 20일에 조계종 송광사 분원으로 등기이전 되었다. 1997년 12월 14일에 개원법회를 열면서 지금의 길상사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이 개원법회에 천주교의 김수환 추기경이 참석하면서 더더욱 사찰의 이름값을 높이기도 하였다. 원래 3공화국을 대표하는 요정정치의 대명사였던 대원각(大宛閣)이라는 ‘술집’이, 중생을 맑고 밝은 곳으로 교화하는 청정도량인 길상사라는 절집으로 갈음한 것이다. 길상사는 과연 유명세만큼이나 숱한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절집이기도 하다. 남로당의 당수였던 박헌영(1900~1955), 이제는 월북시인이 아닌 재북시인이 된 백석(1912~1996), ‘자야(子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길상사의 공덕주인 길상화(吉祥華) 김영한(1916∼1999), 그리고 길상사의 회주 법정스님(1932~2010), 박헌영의 유일한 남한 생육인 원경스님, 그리고 기생 김소산 등등 실로 한국 근현대사 이면의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런 인물들의 삶이 빚어내는 이야기는 뒤로 한 채 여행지로서, 도심의 선원으로서의 길상사를 방문해보자. 막상 길상사에 들어서면, 눈치 빠른 여행객은 입구부터 이 절집이 심상치 않음을 알 수가 있다. 대개의 선종불교 사찰에는 입구에 문(門)만 따로 있는 일주문(一柱門), 혹은 산문(山門)이 있다. 일주문 밖을 속계, 일주문 안을 진계라고 구분 짓는데 오직 일심으로 부처에 귀의한다는 결심을 갖도록 하는 문이다. 그러나 길상사는 애당초에 ‘술집’이었으니 그윽한 맞배지붕으로 만든 본 모양새의 일주문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들어가는 입구가 경복궁 근정전에서나 볼 수 있는 팔작지붕이 하늘높이 솟구쳐 있다. 원래 팔작(八作)지붕이란 물론 절에서도 쓰이지만, 속가(俗家)에서는 권력을 지닌 고관대작들이 드나드는 문의 모양새로 많이 쓰인다. 이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는 권력의 상징이 길상사의 일주문으로 쓰이니 벌써부터 이 절집의 곡절이 심상치 않다. 여기에 내처 길상사에는 여느 절이나 있는 사천왕상(四天王像)을 모신 천왕문조차도 없다. 팔작지붕 일주문을 지나 불과 30여 미터 오르막을 오르면 관세음보살상이 있다. ‘관세음보살상’을 보자마자 대개의 사람들은 뜬금없이 천주교의 ‘마리아상’을 떠올릴 것이다. 맞는 짐작이다. 이 관세음보살상은 독실한 카톨릭 신앙을 지닌 원로 조각가 최종태 작가의 작품으로 2000년 4월에 조성된 관음상이다. 조각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섯 개의 봉우리가 올라 온 관을 쓰고 왼손에는 진리의 맑은 물을 상징하는 정병(淨甁)이 있고, 오른손에는 중생들의 모든 고뇌를 어루만지는 시무외(施無畏)를 드러내고 있다. 조각을 보는 순간 여느 관음불상의 기본 형태가 아님을 알 수가 있다. 마리아의 형상으로 부처의 마음을 드러내고자 했던 작가의 깊은 고뇌를 짐작할 수가 있다. 최종태 작가는 종교의 형태를 넘어 믿음의 본질인 구원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했기에 굳이 겉모습에 얽매이지 않았던 것이다. ‘구원(久遠)의 모상’이라는 그만의 독특한 구도적인 예술 철학이 오히려 우리에게 부처의 원형, 관음의 원형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관음상을 뒤로 한 채 길상사의 주불전인 극락전으로 다가가본다. 분명 ‘대웅전’이 아니라 ‘극락전’인 것이다. 이 극락전이 길상사의 모양새를 정확히 규정해준다. 과거 요정으로서 대원각의 주연회장이었던 본채가 이제는 아미타부처님을 모신 성스러운 법당이 되었다. 아미타부처님은 대승불교에서 서방정토 극락세계, 즉 저세상에 머물면서 불법을 설한다는 부처다. 길상사를 조성한 법정이 지닌 중생구제의 뜻을 그대로 드러내어주는 본채의 본존불로서는 제격인 셈이다. 수십 년 세월동안 주지육림의 흥성거림속에서 여인의 분내와 부패한 권력의 오취가 스며든 나무 기둥의 껍질을 일일이 벗기면서 법정은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또한 서방정토의 아미타부처님은 현세에서 못이룬 ‘자야’와 ‘백석’의 사랑을 다시금 이어주었으리라. 또다시 극락전의 왼편 길을 걸어 올라가면 바로 선방과 길상선원, 그리고 법정의 진영을 모신 ‘진영각(眞影閣)’이 소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법정은 입적하기 하루 전 날에야,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길상사에서 하룻밤을 보내었다. 그의 유언은 바로 “내 이름으로 번거롭게 부질없는 검은 의식을 행하지 말고, 사리를 찾으려고도 하지 말며, 관과 수의를 마련하지 말고,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 없이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하여 주기 바란다”였다. 그는 사찰에 돈이 넘치면 불성은 깨어진다 하여 늘 풍요로움을 경계하였다. 이에 관한 한 가지 일화는 국수에 대한 것이었다. 국수는 흔히 승소면(僧笑麵:스님을 웃게 만드는 면)이라고 해서 불가에 입문한 스님들에게는 별식 중의 별식이었을 터. 법정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먹는 방법이 극단의 절제였다. ‘맹물국수’, 말 그대로 삶은 소면을 시냇물만을 담은 그릇에 두서너 번 휘휘 가락지어 한 움큼 건져내어 먹는 것을 좋아했다. 법정의 성품이 이렇듯 간장 한 방울 들어갈 틈도 없이 담백하였다. 이러하니 평생을 뭇 남정네 마음을 번철 위 부침개 뒤집는 것보다 쉽게 바꿀 수 있었던 김영한씨도, 겨우 10년이 지나서야 저어하는 법정의 마음을 돌려 대원각을 시주로 바칠 수가 있었다. <사진6. 김영한 님의 사당과 공덕비. 그녀의 마음을 어찌 일반인이 가늠이나 할 수 있을까? > 법정 스님의 진영을 모신 진영각을 뒤로 하고 출입문으로 내려오면 바로 오른편에 계곡이 있고, 작은 시냇물이 흐른다. 이 시내를 건너면 길상사 창건 공덕주 김영한의 사당이 있다. 김영한의 일생에 관하여서는 이견들이 분분하다. 하지만, 그녀가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1916년 종로구 관철동에서 태어나 1932년에 기생이 되기 위하여 조선 권번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1936년 가을, 함경남도 함흥에서 시인 백석을 만나 ‘자야(子夜)’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물론 그녀는 자신이 백석의 여러 ‘자야’들 중의 하나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고 백석이 가장 사랑하는 ‘자야’는 바로 통영 출신의 ‘란(蘭)’이라는 여성임도 이미 짐작하였다. 1938년 백석이 ‘란’과의 실연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을 때 찾았던 사람이 바로 ‘김영한’이었다. 이때 김영한은 ‘ 그대의 아내가 누구이든지 간에 평생 사랑하리라 굳게 결심하였다’라고 술회하였다. 이 만남을 끝으로 두 번 다시 백석을 만나지 못하였고, 그녀는 화수분같은 대원각의 안주인으로 거부가 된다. 하지만, 후일 당시 값어치로 1000억원이 넘은 대원각을 법정에게 시주할 때 그녀의 말 한마디는 지금 살펴보아도 놀라울 따름이다. “백천억도 백석시인의 시 한 줄만 못하다’라고 했던 것이다. 이후 그녀가 영가(靈駕)의 세계에 들어서고 한 달 뒤 놀라운 일이 또 일어나게 된다. 1999년 12월 KAIST에 발신자가 김영한이라고 적힌 한 통의 편지가 전해진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130억 가량의 부동산 전부를 ‘국가과학기술 영재 양성’에 힘써달라는 부탁이었다. 이 정도 크기의 그릇을 지니었으니 대원각을 시주할 당시 주변의 뜨악스러운 눈길과 의혹 따위야 이미 그녀의 삶의 깊이에서는 눈길조차 줄 필요가 없을 정도의 하찮음이었으리라. 사당 앞 공덕비에는 간단한. 그녀의 약력이 있다. 하지만 작은 돌조각에는 조선 말 몰락했던 양반가 출신으로, 기생이 되어버린 한 여인의 품격을 결코 다 드러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외에도 길상사를 찬찬히 둘러보면 설법전, 지장전, 범종각, 길상선원, 적묵당, 청향당, 길상보탑, 정랑(화장실), 청향당 등 작은 요사(寮舍)채들이 있어 도심선원으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또한 서울 도심 한 가운데 있어 지친 마음을 추스르기에 아주 좋은 공간이 될 수가 있으며 템플스테이, 경전강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있어 편안히 다가서기에도 좋은 공간임은 분명하다. < 길상사(吉祥寺)에 대한 사소한 여행 일문일답> 1. 꼭 가봐야 할 곳인가?- 마음에 평화로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굳이 불교신자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홈페이지 주소 : http://kilsangsa.info/ 2. 누구와 함께- 가능하면 혼자. 3. 교통편?- 한성대입구역 6번출구에서 마을버스 성북02번을 타고 길상사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됨. 아니면 천천히 걸어올라오면 큰 길입구에서 약 20분 정도 소요됨. 걷는 것을 추천. 표지판이 잘 되어 있음. 4.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기본적으로 종교시설이다. 짧은 반바지나 치마 등은 삼가길 바람. 주차시설 있음. 5.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더 유명해져서 관광지가 될까 두럽다. 6. 친절도?- 관광지가 아닌 절이다. 신도들끼리 조심하고 서로 친절해야 한다. 7. 전문성은?- 김영한, 백석, 법정스님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가면 좋다. 8. 관람시간은? - 종교시설이다. 관람하는 곳이 아니다. 9. 감탄하는 점?- 이 엄청난 땅과 건물을 무상으로 시주하신 김영한의 인품과 봄이면 흐드러지는 꽃무릇들. 길상사 창건 이면에 있는 거대한 한국 근현대사의 비화와 이에 얽힌 숱한 인물들의 드라마틱한 삶. 10. 아쉬운 점?- 없다. 11. 운영진에게 한마디?- 감히 무슨 말을 하리오. 12. 여행 전 기대감과 후기?- 이미 김영한과 백석, 그리고 법정의 스토리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절을 둘러보면 감동이 배가 될 수 있다. 천천히 둘러보길 바란다. 한 때 우리나라 최고의 요정자리이다 보니 정원의 구성이나 경치는 서울의 여느 공간과 비견할 수 없다. 13. 추천하고픈 사람?- 당신. 14. 비추하고픈 사람?- 비추하면 안 된다. 15. 먹거리 정보- 종교시설이다. 큰 길에 나오면 식당이 많다. 16. 쇼핑매력도- 쇼핑할 돈으로 시주를 하시길. 17. 숙박편의성- 도심 종교시설이다. 18. 인근 관광지 매력도-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이왕 길상사에 온 길이라면 넉넉히 시간을 두고 오면 좋다. 이 주변에 선잠단지, 성락원, 한국가구박물관, 정법사, 우리옛돌박물관, 삼청각, 북정마을, 심우장 등이 있는 데, 이중 한국가구박물관은 생각보다 규모가 있고 볼거리가 풍부하다. 그리고 길상사 여행 꿀팁을 한 가지 드리자면, 길상사 올라가는 길에 ‘누브티스 넥타이 박물관’이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들어가기가 주저하는 곳이지만 실상은 마음껏 들어가서 커피 한 잔을 먹어도 되는 곳이다. 물론 유료이지만 이 근처에 이만한 커피숍은 찾기가 힘들다. 간단한 식사도 판매한다. 19. 꼭 해봐야 할 것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길상사에 가 보는 것을 권유함. 20. 총평- 길상사(吉祥寺)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약간의 공부가 필요한 장소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강남까지 40분, 경기 광역 교통망 갖춘 동화지구 개발계획 눈길

    강남까지 40분, 경기 광역 교통망 갖춘 동화지구 개발계획 눈길

    본격적인 이사철을 맞이하면서 서울과 수도권 일대의 전세, 매매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출규제를 풀었던 정부도 가계부채가 증가함에 따라 대출 조건을 높인다는 계획을 내 놓은 상태다. 이에 경기 지역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경기도 화성시 ‘봉담’ 지역이 눈길을 끌고 있다. 봉담 지역은 북쪽으로는 수원, 동쪽으로는 동탄 제 1, 2 신도시가 위치하고 있다. 수원 광교와 동탄, 안산 등의 지역은 수요가 몰리면서 이미 일정 수준의 주택 매매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반면, 봉담은 위의 지역은 물론, 서울과 비교해서도 경쟁력 있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봉담 지역 아파트에 입주를 원하는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며 다양한 브랜드 아파트들이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과 경기지역의 분당, 강남, 목동 등에서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로 불리는 동양건설산업의 파라곤도 봉담 지역 동화택지개발지구에 들어선다. 동화지구의 경우, 서울 강남까지 40분이면 닿을 정도로 우수한 교통망을 갖췄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동탄-봉담 고속도로에서 인근 봉담 IC(2.6km) 이용이 가능하며, 주변 지역에 신분당선, 수인선 등이 신설될 계획으로 경기도 생활권을 관통하는 입지다. 인근의 이마트, 하나로마트를 비롯해 수원역 롯데백화점과 애경백화점도 생활권 안에 입지해 있다. 단지 인근으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가 신설될 예정으로 자녀 교육 여건도 잘 갖추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파출소와 병원, 문화시설도 갖추어져 있어 풍요로운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봉담 파라곤은 최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59㎡형 596가구, 72㎡형 62가구, 총 658가구로 구성될 예정이다.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동화리 239번지에 5월 중 봉담 파라곤 주택홍보관이 생길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성진 칼럼] 행복지수의 상승곡선을 보고 싶다

    [손성진 칼럼] 행복지수의 상승곡선을 보고 싶다

    도대체 사는 목적이 무엇이냐는 철학적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은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뜬금없이 이런 논제를 꺼내는 이유는 한국의 행복지수가 늘 세계 중하위권이고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달 발표된 유엔의 행복지수 조사에서 한국은 150여개국 중 58위였다. 전년보다 11계단이나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에서는 27위다. 영국 기관의 조사에서는 우리가 100위권 밖이다. 우리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성적을 제일 중요시한다. 마찬가지로 “돈이 전부는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돈을 인생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국가의 위치, 국민의 수준을 나타내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는 국내총생산(GDP), 국민총소득(GNI)과 같은 계량하기 쉬운 경제적, 물질적 지표들이긴 하다. 결국 돈인 셈이다. 그러나 경제적, 물질적으로 풍요롭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풍요로운 국가의 행복지수가 낮고 빈곤한 나라의 행복지수가 높은 예는 얼마든지 있다. 잘 알다시피 1인당 GDP가 세계 120위인 부탄의 행복지수 순위는 그보다 훨씬 높다. 사람, 즉 국민이 추구하는 가치가 부귀영화를 넘어 행복이라고 인정한다면 우리의 정책 당국자들은 세계 바닥권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행복지수 문제를 가벼이 보아서는 안 된다. 1인당 GDP가 세계 28위인 한국이 왜 행복지수는 그보다 훨씬 낮은지 원인을 따지고 해결책을 찾아봐야 하는 것이다. 먼저 해야할 일은 역으로 행복지수 지표를 분석하는 일이다. 국민의 91%가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부탄은 1972년부터 ‘국민행복지수’(GNH·Gross National Happiness)를 기준으로 삼아 통치하고 있다. 그 지표는 삶의 수준, 건강, 교육, 문화 다양성과 회복력, 생태적 다양성, 공동체 활력, 시간 활용, 바른 정치, 심리적 웰빙 등 9개 분야로 나뉘어 관리된다. 유엔 ‘행복보고서’의 6개 지표는 GDP, 건강수명, 사회적 지원, 사회적 신뢰, 선택의 자유, 관대함이다. OECD는 주거환경, 소득, 일자리, 공동체 생활, 교육, 환경, 정치참여, 건강, 삶의 만족도, 치안, 일과 삶의 균형 등 11개 항목이다. 정책 입안자들은 이런 지표들 중에서 특히 우리가 나쁜 점수를 받는 세부적인 지표들을 골라내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대다수 분야에는 이미 방점이 찍혀 주요 정책으로 다루고 있긴 하다. 청년 실업, 노인 빈곤, 부의 양극화, 미흡한 복지체계 등이다. 자살률 세계 1위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게 하고 행복지수를 떨어뜨리는 근본 원인들이다. 물론 낮은 수준의 정치도 빼놓을 수 없다. 그 밖에 공동체 생활이나 주거환경, 생태 보존 등도 정부나 지자체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관점을 바꾸어 궁극적으로 보면 개인의 행복을 국가가 정책적 노력을 통해 100% 보장해 줄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마음가짐과 사회 분위기다.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다. 같은 월급 200만원을 받아도 어떤 사람은 즐거워하고 어떤 사람은 적다고 불평할 수 있다. 이임영 시인은 이렇게 풀이한다. “의식주의 해결과 아픈 곳이 없다면 그건 절대적 행복이다. 삶의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행하다고 느끼는 건 상대적 행복의 결여 때문이다.” 불행은 현실이 그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때 소유욕 충족의 부재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욕심이 불행을 부른다면 행복을 부르는건 희망이다. 지금보다 훨씬 가난했던 1970년대에는 잘 몰라도 행복지수가 지금보다 높았을 것이다. 앞으로 더 잘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었다. 가난해도 희망이 있으면 행복한 것이고 풍족해도 절망을 느끼면 불행하다. 청년이나 노인이나 우리 국민성의 나쁜 점은 너무 쉽게 비관하고 절망하고 포기한다는 것이다. 취업과 결혼을 포기하지 않도록 정부도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지만 개인도 스스로 삶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 사회는 국가, 정부가 못 하는 일을 대신 맡아 주어야 한다. 셋이 삼위일체가 돼 희망을 잃지 않고 애쓴다면 우리의 행복지수는 상승곡선을 타지 않을까.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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